그날 밤 집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나는 ‘오늘 수녀님 통해 받은 게 정말 은총이면요. 그거 선배님 몫으로 주세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요’ 신에게 빌었다.
─이소영, 경향신문, 2018. 4. 25.
정문에 들어서면 정면에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우뚝 솟아 있다. 수령은 백오십 년, 아니면 좀더 됐을지도 모른다. 밑동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은 그 초록 가지에 완전히 가려져버린다.
─무라카미 하루키(2014:9-10)
고요한 정자에 밤눈이 내리면 다투어 책 읽는 소리가 들리고, 아침 해가 맑게 갠 창문을 비추면 이러저러한 시상이 절로 떠올랐다.
─심노숭(2014:84)
앞으로 죽기 전까지 몇 년을 이렇게 지내야 할는지.
─심노숭(2014:53)
반쯤 열린 문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에 보랏빛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느슨하게 소용돌이치며 피어올랐다.
─서승(20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