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일박(一泊)

 

토마시 일행은 프라하를 벗어나 온천으로 간다.

 

토마시가 운전을 했고 옆자리엔 테레자가 있었다. 뒷좌석에 탄 카레닌은 가끔 고개를 빼고 그들의 귀를 핥으려고 했다. 두 시간 뒤 그들은 조그만 온천 도시에 도착했다. 오륙 년 전 며칠을 보낸 적이 있던 곳이었다. 그들은 거기서 하루를 보내려고 차를 멈췄다.

그들은 차를 광장에 세우고 내렸다.”(271)

 

토마시가 운전을 했고 옆자리엔 테레자가 있었다. 뒷좌석에 탄 카레닌은 가끔 고개를 빼고 그들의 귀를 핥으려고 했다. 두 시간 뒤 그들은 조그만 온천 도시에 도착했다. 오륙 년 전 며칠을 보낸 적이 있던 곳이었다. 그들은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했다.

그들은 차를 광장에 세우고 내렸다.”

 

프랑스어 원문: Ils voulaient s'y arrêter pour la nuit.

 

온천에서 하룻밤 묵어가겠다는 내용.

 

하지만 작은 소련으로 변해 버린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없었다.”(273)

 

s’arrêter = ‘머물다’, ‘체류하다중지하다’, ‘멈추다로 읽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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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테레자는 프라하의 산 정상에 이른다. 거기서 발견한 남자 여섯 명.

 

그녀는 마침내 그들 곁에 바짝 다가섰다. 여섯 명 중 셋은 낯익은 사람이라고 테레자는 확신했다. 그들도 그녀처럼 똑같은 역을 연기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그들은 머뭇거렸고 뭔가 많은 질문거리가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폐를 끼칠까 봐 입을 다물었고 궁금한 게 많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만 있었다.”(241)

 

그녀는 마침내 그들 곁에 바짝 다가섰다. 여섯 명 중 셋 파악했다고 테레자는 확신했다. 그들도 그녀처럼 똑같은 역을 연기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그들은 머뭇거렸고 뭔가 많은 질문거리가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일에 방해가 될까 봐 입을 다물었고 궁금한 게 많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만 있었다.”

 

프랑스어 원문: Parmi les six hommes, elle fut certaine d’en reconnaître trois qui étaient venus ici pour jouer le même rôle qu’elle : ils étaient intimidés, ils donnaient l’impression de vouloir poser des tas de questions mais d’avoir peur de déranger [...]

 

여섯 명 모두 초면이다. 테레자는 단지 여섯 남자의 행동, 태도, 표정을 보고 세 사람을 구분해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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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락(2)

 

제네바를 떠나, 파리에 사는 사비나. 그곳에 전해진 토마시와 테레자의 사망 소식.

 

충격에 찾게 된 집 근처 공동묘지.

 

우연히 참여하게 된 장례식. 헌화.

 

그녀는 장례 행렬에 끼어들었다. 묘비석 사이에 깊게 팬 구덩이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 묘지 장식물을 돌아가야만 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내려다보았다. 구덩이는 아주 깊었다. 그녀는 꽃을 던졌다. 꽃은 작은 나선을 그리다가 관에 부딪혔다. 보헤미아에는 이처럼 깊은 무덤이 없다. 그녀의 시선이 [...]”(203-204, 부분삭제 인용)

 

그녀는 장례 행렬에 끼어들었다. 묘석이 아직 덮이지 않은 무덤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 묘지 장식물을 돌아가야만 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내려다보았다. 무덤은 아주 깊었다. 그녀는 꽃을 던졌다. 꽃은 작은 나선을 그리다가 관에 부딪혔다. 보헤미아에는 이처럼 깊은 무덤이 없다. 파리에서는 건물이 높은 것만큼 무덤도 깊다. 그녀의 시선이 [...]”

 

프랑스어 원문: [...] pour parvenir à la fosse libérée de la pierre tombale. [...] A Paris les tombes sont aussi profondes que sont hautes les mai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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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또는 암소

 

신이 정말로 인간이 다른 피조물 위에 군림하길 바랐는지는 결코 확실하지 않다. 인간이 암소와 말로부터 탈취한 권력을 신성화하기 위해 신을 발명했다고 하는 것이 더 개연성 있다. 그렇다, 염소를 죽일 권리, 그것은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 와중에도 전 인류가 동지인 양 뜻을 같이 한 유일한 권리다.”(465)

 

신이 정말로 인간이 다른 피조물 위에 군림하길 바랐는지는 결코 확실하지 않다. 인간이 암소와 말로부터 탈취한 권력을 신성화하기 위해 신을 발명했다고 하는 것이 더 개연성 있다. 그렇다, 사슴이나 암소를 죽일 권리, 그것은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 와중에도 전 인류가 동지인 양 뜻을 같이 한 유일한 권리다.”

 

프랑스어 원문: [...] le droit de tuer un cerf ou une vache [...]

 

어려운 단어도 아닌데, 왜 엉뚱하게 번역되었을까?

 

편집자는 원문 대조 작업을 한 것일까?

 

밀란 쿤데라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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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의 배설물

 

소설에는 건축과 건축물에 관한 통찰이 꽤 등장한다.

 

다음은 화장실 변기에 관한 관찰.

 

현대식 변기가 하얀 수련 꽃처럼 바닥 위로 솟아 있다. 변기 끈을 잡아당겨 물이 꾸르륵 소리를 내며 휩쓸려 내려가면 육체는 자신의 추한 꼴을 잊고 인간은 자기 내장의 배설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도록 건축가가 불가능한 일을 실현한 것이다. 하수관은 아파트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지만 우리 시선으로부터 세심하게 감춰져 있다.”(256)

 

현대식 변기가 하얀 수련 꽃처럼 바닥 위로 솟아 있다. 수조(水槽)에서 나온 물이 꾸르륵 소리를 내며 휩쓸려 내려가면 육체는 자신의 추한 꼴을 잊고 인간은 자기 내장의 배설물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도록 건축가가 불가능한 일을 실현한 것이다. 하수관은 아파트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지만 우리 시선으로부터 세심하게 감춰져 있다.”

 

프랑스어 원문: [...] l’homme ignore ce que deviennent les déjections de ses entrailles quand l’eau tirée du réservoir les chasse en gargouil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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