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du vent et de la mer" from La Mer by Claude Debussy
NBC Symphony Orchestra
Arturo Toscanini, conductor
New York 13.IV.1940

 

 

 

 

 

 

 

 

 

 

 

 

 

 

 

 

 

 

 

 

 

 

 

 

 

문득 궁금중이 생겼다. 간혹 책, 그러니깐 시집을 읽다가 별 내용도 아닌 시구를 보는 순간, 이것과 연상되는 음악의 멜로디가 특정 그림의 이미작가 떠오르는 적이 있으신지..?

 

종종 시집을 읽다보면 정말 멋지고 인상 깊은 시구를 접하게 되는 것도 독서의 소소한 기쁜 일이지만 단 몇 줄의 구절 덕분에 잠시 세월의 망각 속에 잊혀지고 있었던 음악의 멜로디나 그림이 떠오른다면 그 기쁨은 더욱 배가 될 것이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마르셀이 아무 생각 없이 마들렌을 맛 보는 순간 감미로운 행복감에 엄습되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 현재 읽고 있는 시의 문장과 갑작스레 떠올린 과거에 대한 기억의 존재들(좋아했던 음악이나 그림들)과는 연관성이 없어도 시집이라는 매게체를 통해서 또 하나의 익숙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추억을 재회하게 된다. 정말 보고 싶은 친구가 있었는데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면 너무나도 반가우면서도 그를 떠나보내기가 싫을 때가 있다. 추억 속의 재회도 마찬가지다. 우연하게 찾아온 추억이라는 정겨운 손님을 그냥 쉽게 떠나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쉬운 일이다.  

 

 

 

 

 

 

 

 

 

 

 

 

 

 

 

 

 

 

 

 

 

 

 

 

 귀스타브 쿠르베 「파도」1869년

 

 

 

 1


 바다가 감당할 길 없는 불길이라는 걸

 예전엔 물랐었다.

 열광의 도가니요

 광기의 샘이라는 걸 -

 

 

 아마 수평선 때문일 것이다

 그 불타는 무한

 불타는 그 한숨 때문일 것이다

 

 

 저 한없이 열린 공간을

 감당할 생물은 없다

 거대한 용광로의 열기에

 나도 막막히 달아오를 뿐.

 

 

 

 - 정현종 「바다의 열병(熱病)」중에서 -

 

 

 

 

정현종의 「바다의 열병(熱病)」은 총 2부로 구성된 짧은 시다. 특히 이 시의 1부에 해당하는 문장들을 보는 순간, '바다'의 푸른 이미지가 아니라 '바다'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딱 시의 문장들을 보는 순간, 클로드 드뷔시의 [바다]의 멜로디가 생각났다. 신기하게도 멜로디는 정확하게 무엇인지 기억은 안 났지만 문장 속 단어들을 보는 순간, 그냥 드뷔시의 음악이 생각났다.  '감당할 길 없는 불길' , '열광의 도가니', '열광의 샘' , '불타는 무한' . 

 

정말 오랜만에 드뷔시의 [바다]를 인터넷에 검색해서 들어보게 되었는데 3악장인 '바람과 바다의 대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선율의 도입부에서부터 불길함이 감도는 팀파니의 트레몰로는 이제 막 바다 위에 몰려오는 거대한 바람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바람에 의해 파도가 크게 출렁이듯이 음악은 후반부에 진행될수록 점점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지게 된다. 아니, 드뷔시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이 멜로디가 '열광'이라기보다는 '불길함이 감도는 자연의 광기'에 가까우리라.

 

드뷔시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근대 음악가 중의 한 사람이다. 치 인상주의 화가들이 빛이 대상에 비쳐졌을 때의 순간적인 인상을 화면에 포착한 것처럼 대상을 보고 느낀 인상을 음표로 옮겼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듣는 순간 자연스레 이미지가 연상돼 감상자들을 음악과 미술의 이중적 유희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감성은 서로 상반된 이미지의 대상을 통해서 공감각적으로 연계한다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 당시 정형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선율의 입맛에 길들인 사람들에게는 드뷔시의 음악은  낯설게 느껴지는 '소음'에 가까웠을 것이다. 아니, 그가 만들어 낸 '소음'이 단순히 귀로만 듣어서는 안 되며 음감의 공간을 뛰어넘어 또 다른 이미지가 연상되는 시각적 공간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음악'만 듣고 자란 사람들은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멜로디를 '음악' 그 자체로 들으려고만 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바다에 많이 가보지도 못한 편이다. 비록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두 세 번 직접 본 '바다'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누군가는 바다 한 두 번 가는 걸 가지고 '바다'가 떠올리고 느낄 수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몰라서 그렇지 인간이 한 번 경험에 의해서 형성하게 된 기억은 오랫도안 지속될수록 강력하다. 망각의 어둠 속에 남아 있던 기억의 잔상들을 우연찮게 떠올리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 남자는 실패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며 여자는 자신에게 실연의 상처를 안겨 준 못난 사랑을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하고 있는 것 또한 경험에 의한 기억이 우리의 삶에 작용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서 [바다]에 대한 숨겨진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정작 드뷔시는 바다에 가본 적이 딱 한 번뿐이라는 점이다. 그의 유일한 경험은 영국에 갈 때 도버해협을 건넌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그 짧은 경험에 의한 기억만 가지고 3악장으로 이루어진 위대한 음악이 탄생되었던 것이다.

 

오늘 덕분에 정현종 시인의 시 구절 덕분에 내가 좋아했던 드뷔시의 음악을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른한 매너리즘이 감도는 주말에 드뷔시의 푸른 열기에 달아오를 수 있다. '광기의 불꽃'이 아닌 '정열의 불꽃' 속에서 10년 전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을 기억의 숯더미 속에서 찾게 되었다.

 

이런 멋진 시를 만들어주신 정현종 시인님. 정말 고맙습니다.

 

 

... 그리고 이번 경험을 통해서 얻은 또 하나의 결론. 나는 '인상주의자'에 가깝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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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8 17: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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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8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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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 - 수평적 권력은 에너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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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는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았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던 로마 제국의 멸망 원인은 지금도 풀리지 않는 서양사의 수수께끼 중의 하나다. 내부의 부패, 국가기구 비대화, 납 중독 등 수많은 가설을 놓고 역사가들은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로마 멸망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이 많은데 일부 역사학자들은 자연환경적 문제 측면에서 로마 멸망의 원인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로마 제국이 번영했을 당시만해도 국토에는 삼림이 무성했다. 풍족한 자연자원이 산재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로마 제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워 점차적으로 영토를 확장한 이후에는 오랫동안 평화로운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번영기를 누리게 되었다. 당시 로마 제국이 움직일 수 있었던 경제력의 가장 크나큰 원천은 농업에서 비롯되었다. 전쟁으로 획득한 넓은 토지들은 농지로 식민지화함으로써 정부 수입의 90% 이상을 조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력을 형성하게 만드는 로마의 경제구조는 로마의 쇠퇴를 재촉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되고 말았다. 국유화된 토지들은 어느새 로마 귀족들이 잠식하게 되면서 그들이 경영하는 대농장(라티푼디움, Latifundium)이 로마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삼림으로 가득찼던 토지는 점점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최악의 자연환경 상태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농업 생산권을 쥐고 있는 로마의 귀족들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토질이 악화된 상태라도 농사 지을 땅이 있다면 어디든지 간에 자신의 농장을 만들었다. 로마 제국이 전쟁을 통해서 영토를 확장하는 것처럼 귀족들은 자신이 소유한 농장들의 크기를 점점 넓혀만 갔다.  

 

무분별한 라티푼디움의 증대는 안 그래도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토지를 더욱 악화되게 만드는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그리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풍족한 토지가 줄어들게 되자 농업에 종사하던 농민층들은 농경지를 버리고 도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농업에서 비중 있게 수입을 조달받았던 로마 제국의 경제력은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하루 아침에 왕관의 주인이 바꿔 있을 정도로 치열한 권력다툼의 소용돌이로 인해 중앙통제력은 약화되었고, 내부적인 혼란에 틈 타 외부의 침략자들은 호시탐탐 로마를 노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번영을 누릴 것만 같았던 로마 제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 내용 그대로 멸망에 이르고 말았다. 『돈 키호테』를 쓴 스페인의 소설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로마 제국의 황금기를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하지만 대제국답게 멸망하는 과정 역시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았다. 로마 제국은 지속 가능한 자연 환경을 개발하는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간과한 채 그렇게 자멸하고 말았다.

 

 

 

 

 석유 시대의 종말도 멀지 않았다

 

 

다음과 같이 소개한 로마 제국의 멸망 과정설은 제러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에 소개되어 있다. 로마 제국의 멸망이 우리 현대인에게 시사해주고 있는 중대한 교훈은 전해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속 가능한 삶을 전망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자원개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로마 제국의 멸망 사례를 보면서 혹 눈치를 채셨는지...?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로마 제국은 경제 생산 의존도를 농업에만 치중한 탓에 멸망한 것인데 로마 이야기가 우리나라와는 무슨 상관 있느냐고.

 

그렇다면 로마 제국을 '우리나라'로, 국가 경제력 발전에 주요 기반이 되었던 농경지로 사용된 토지를 '석유'라고 바꿔서 생각해보자. 이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딱 답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자원 의존도, 즉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이 '석유'가 우리나라 경제가 작동하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중요한 자원이다. 만약에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석유가 고갈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안 봐도 뻔한 일이다.

 

요즘 국제 관련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면 아시겠지만 '그리스 사태와 유로존' 다음으로 비중 있게 다루는 소식이 바로 '이란 제제'에 대한 것이다.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장기화하고 국방수권법 제제가 더욱 강화될 경우 이란의 석유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이란사태가 악화될 경우 전세계 원유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급등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물가를 올리면서 성장률을 떨어뜨린다. 1979년, 이란의 석유수출 전면중단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 제2차 오일 쇼크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중동 4개국 국빈방문 중 두 번째로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 나이미(Al Naimi) 석유광물부 장관과 접견한 이 대통령. 이 접견을 통해서 우리나라 정부는 사우디 정부로부터 안정적인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2.2.7, 사진출처: 뉴시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불확실한 국제 정서의 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이다.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대응책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란산 원유도입 감축이 최소화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대체물량 확보, 비축유 활용 등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해 2월에 이루어진 이 대통령의 터키와 중동3개국 국빈방문은 '원유·오일 달러 확보'를 목표에 중점을 둔 중요한 외교활동이었다. 이 대통령의 자원외교는 미국의 이란 제제에 따른 비상시 원유수급선 다변화라는 소기의 목표를 일정 정도 달성했다는 성과가 있었지만 문제는 현 정부가 대대적으로 국제적인 성과로서 홍보하고 있는 이 자원외교는 단지 현실적인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한 대안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리스크들이 기다리고 있는 현 시대의 진행과정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와 근거 자료를 통해서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인 미국의 자원 개발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리프킨의 설명에 따르면, 1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다시피 영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증기기관에서 출발한다. 증기기관 기술은 또 다른 기술의 업종들의 발전에도 상쇄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다. 증기기관 기술을 이용한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책과 잡지 등이 빠르게 전파되었고, 이는 글을 아는 '노동인구'를 탄생시켰고, 이들은 한층 복잡해진 문명을 운영하고 체계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차 산업혁명의 근원은 석유와 전기다. 공장에 전기가 들어가고, 석유로 굴러가는 자동차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상업광고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상징'이며 지금까지도 국제 경제는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석유는 유한한 자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석유가 고갈된다면 지구상의 모든 국가 생존에 있어서 위험의 직면에 마주서게 된다. 그리고 석유에 채굴하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경제적 효율성으로 따져 본다면 비효율적이다. 거기에다가 2010년에 발생했던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처럼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한다면 국가적으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화려한 자본주의의 황금기와 함께 했던 석유 시대의 종말도 이제 멀지 않은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부터 채굴 가능할 수 있는 석유량이 한정될 것이라는 주장이 이미 제기되어 왔었지만 '석유'를 통해 국가 경제가 운용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고 있던 서방국들은 애초에 이들을 '회의론자'라고 하여 무시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들이 속속 들어 밝혀지게 되고, 서방국의 이란 체제 이후 불확실성의 경제적 리스크(Risk)가 일어날 수 있는 국제 경제에 또 다시 불길한 기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3차 산업혁명의 청사진

 

 

이러한 불확실한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과 '재생 에너지'. 이 두 가지 요소가 만나 결합해 '3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제안하고 있는 3차 산업혁명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간단하게 축약해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

 2)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가 있는 건물 증축

 3) 수소 저장 기술 및 보존, 보급

 4)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Inter-gtid)

 5) 교통수단을 전기를 이용한 연료전지 차량으로 교체

 

 (p. 59)

 

 

네 번째로 소개한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Inter-gtid)'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창출해 서로 공유하는 것처럼 재생활용할 수 있는 미래의 자원 역시 공유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수 백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집, 사무실, 공장에서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듯이 `에너지 인터넷'을 통해 녹색 전기를 나눠 사용할 수 있으며 수 천 만개의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지구촌 경제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재생 에너지 체계'에 주목했다. 건물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의 일부는 수소로 저장하는 한편 생산된 에너지는 녹색 전기 인터넷을 통해 배분되고 플러그인 자동차에 사용돼 0%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은 '분산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대로 변모할 것이라고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이고 중앙 집중형 수직적인 경제 및 정치조직에서 탈피하여 수평적으로 조직된 '협업'이 핵싱이 되어 인류는 보다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의 시대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러미 리프킨의『3차 산업혁명』은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정부, 시민사회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류들에게는 희망적인 메시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 예측을 보다 설득력 있게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산업혁명의 변천과정을 굳이 '패러다임의 변화에 의한 인과 관계'라는 틀에 맞춰서 설명한 점은 '3차 산업혁명'이라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진부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기업, 정부, 시민사회와 함께 서로 공동으로 '협업'함으로써 수평적 조직관계에서 이루어진 3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할 것을 주장한 그가 EU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자신의 아이다어를 공유하고 제안한다는 것은 그의 생각 속에는 여전히 수직적 조직관계의 영향력에 의한 기성 세세대의 관성이 남아 있는 듯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자의 모순적인 논리의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시대에 유지해오던 특정 기성 세대의 패러다임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보고 싶다. 이전의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사람의 천재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해서 단번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각인되어 있지 않은 이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 중에서는 신구 세대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진통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그가 소개한 사례들에 대해서도 꼼꼼한 지적을 덧붙이자면 리프킨은 '분산 자본주의'를 설명하기 위한 사례 중 하나로 무담보 소액대출로 세계적으로 큰 이목을 집중받은 적이 있었던 그라민 은행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작년부터 그라민 은행의 한계점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서민들을 위해 소액을 저리무담보로 대출해 준다는 그라민 은행의 발상은 분명 좋은 취지인 것은 분명하나 신용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아진다는 금융의 현실적인 본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라민 은행 설립에 대한 세계적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는 은행의 대출지원금 오용 문제를 이유로 불명예 퇴진에 이르게 되었다.  리프킨의 신작이 그라민 은행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던 작년에 출판된 것을 감안한다면 저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현재 몽유병에 걸린 듯하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 시대가 점점 시들어져가고 지구는 잠재적으로 세상을 뒤엎을 기후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는데도 인류는 대체적으로 현실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중독을 달래기 위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화석자원을 찾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 실제로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에 대한 상상을 뛰어넘는 불편한 제안을 피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p. 46)

 

 

이 책에서 리프킨은 친환경적인 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채 여전히 석유의 힘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정부를 겨낭해서 비판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근시안적인 태도가 그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의존했으며 미국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식받은 '자원 의존도' 우리나라도 리프킨이 이 책에서 전달하고 있는 경고와 거시적인 대안을 설명하고 있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아이디어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의 단초들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미국을 끔찍이도 싫어할 정도로 '반미주의자'로 잘 알려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의 애독서 목록에 제러미 리프킨의 책 한 권을 꼭 포함시킬 정도로 재생 가능한 미래의 에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변화의 흐름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거의 석유 산업에서 의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수, 진보를 떠나서 정책결정자, 즉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가의 통치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랜을 구상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천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세상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데, 우리나라는 지금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기도 하다. 올해 치르게 될 대선을 통해서 우리 손으로 뽑게 될 차기 정책결정자가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할 줄 알고, 미래를 준비하는 거시적인 안목을 지닌 사람이기를 원하는 것은 내 개인적인 욕심에 불과한 것일까?  차기 정책결정자가 되려고 하는 대선 후보자라면 애독서 목록에 제러미 리프킨의 책 한 권 정도쯤은 포함되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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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2-05-26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모든 것을 떠나 이렇게 분석하고 예측하는 사람들은 신기합니다. 막연히 이럴 것 같아..가 전부인 저는 그저 부러울 뿐이죠...

재생에너지에 관해서는 리프킨의 예측이 맞으면 좋겠습니다. 석유는 이제 끝을 보이고 있는 게 맞으니까요. 그 결말이 전쟁이 아닌 재생 에너지였으면 정말 좋겠어요.

cyrus 2012-05-27 17:5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꼬마요정님 ^^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이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생각들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좋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실현되면 좋겠지만요 ^^;;

노이에자이트 2012-05-27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프킨이 염려하는 것이 화석에너지 과다사용,쇠고기를 얻기 위해 수많은 숲을 목초지로 바꾸는 것이죠.그래서 채식전도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cyrus 2012-05-27 17: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 책에서도 내용 중간에 <수소 혁명> 때 주장해 온
수소 에너지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나와썽요, 참고로 글 마지마겡
우고 차베스가 읽었다던 리프킨의 책이 <수소 혁명>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2-05-27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유의존도를 줄이자고 우리 정부가 자동차 소유 허가제를 추진한다면 아마 엄청나게 욕을 얻어먹을 걸요.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사람의 인생이란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성공이라는 파랑새를 잡기 위해 무심코 쫓아가다가는
재수 없게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다.
행복은 항상 우리 곁을 지켜주는 오랜 동지가 되지 못한다.
갑자기 그가 등을 돌리는 순간 박복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때때로 우리를 괴롭힌다.

하지만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 앞에서 절대로 무기력해서는 안 된다.
공기 빠진 구멍 난 공처럼.

왜 데이비드 베컴이 프리킥의 달인이 될 수 있었는가?
단순히 선천적으로 뛰어난 신체조건만이 이유가 아니다.
그가 찬 공은 공중 위로 떠올라 골대 안으로 정확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이 좋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없다.
골을 넣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오른쪽 축구화 발 끝에 담은 채
공을 찼기에 가능하다.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으려는 활력에 찬 의지만 있다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삶의 궁극적인 목표지점을 향하여 도약할 수 있다.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울퉁불퉁한 세상 속에서 삶의 목표지점만을 향해
힘차게 튀어 올라 쉽게 떨어지지 않는 Golden boal이 되자.

 

.

.

.

.

.

To. 삶의 권태감과 매너리즘에 빠진 친구에게
      그리고 언제 어디서 튈지도 모르는 울퉁불퉁한 삶을 살고 있는 나
      그리고 친애하는 모든 이들에게...

 


- 2012. 5.20 my facebook & Kakao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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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2-05-2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또 다른 닉이 짬뽕공이어서 말이죠, 이 시 좋아하는데~.
바람 빠지면, 깁고 재정비하면 돼죠, ㅋ~.
잘 지내시죠?^^

cyrus 2012-05-26 10:54   좋아요 0 | URL
이제서야 나무꾼님 댓글 확인하게 되었네요 ㅠㅠ
나무꾼님도 잘 지내고 계시죠? 그런데 왜 닉네임이
'짬뽕공'인지 궁금하네요 ^^
 
The Goal (더 골)
엘리 골드렛 외 지음, 김일운 외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영이론을 품은 소설

 

최근에 제대로 된 경영학 서적을 읽어보게 되었다. 경영학 복수전공을 신청하기 전부터 언젠가는 경영학 서적도 읽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현재 수강 중인 과목 내용과 연계되는 경영학 서적을 읽게 된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은 경영학 전공자라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엘리 골드렛과 제프 콕스가 함께 쓴『The Goal』이라는 책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지 18년 남짓 정도 되었으며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된 지 이제 10년째 접어들 정도로 이미 경영학도 사이에서는 꼭 읽어봐야 할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The Goal』은 CEO, 경영인들만을 위한 경영학 필독서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에게 '가정과 일'이라는 평생에 걸쳐 신경써야 할 부분에 있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 삶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영 소설은 개인의 변화와 개발을 강조하거나 아니면 조직의 문제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은 생산에 관련된 경영이론을 전파하고 정보공유의 의의, 경영자가 갖춰야 하는 자질과 철학 등을 박진감 있게 소설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읽는 동안 TOC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실제 업무 중 흔히 발생하는 팀 내 갈등과 일과 가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이 시대 직장인의 모습을 다루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생산성 악화로 폐쇄 위기에 처한 공장의 공장장인 주인공 알렉스가 3개월의 유예기간에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헤쳐나가 경영혁신을 이루는 과정과 그를 떠나겠다는 아내와의 갈등으로 인한 가정 파탄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재고와 납기지연 등으로 인한 기업 파산의 압박, 가정 불화 등의 혼돈 속에서 은사인 요나 교수의 힌트를 바탕으로 목표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하면서 예측할 수 없던 부분들이 다양한 과정 곳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들과의 하이킹에서 처음에는 행렬을 더디게 만드는 한 아이의 행동에만 집착했지만 배낭의 짐을 다른 아이들에게 덜어내고 행렬을 재배치하면서 마침내 해결의 코드를 찾아 낼 수 있었다. 반복해서 행렬을 지연하게 만든 것을 한 아이 탓으로만 돌렸지 근원적인 문제는 생각해보지 않은 실수를 발견하게 됐다. 또한 이런 모습은 그의 결혼생활에서도 아내와의 본질적인 대화를 피하고 해결만 바라던 점에서 일치한다고 본다.

 

특히 이 책에서는 복잡한 업무개선의 노하우를 쉽게 소개하고 있는데 공장은 운영비용을 줄이는 것으로만 이익에 공헌한다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돈을 벌기 위한 프로세스를 창조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증가된 생산능력으로 최고의 고객을 유지해내는 데도 성공한다고 보고 있다. 이 프로세스의 기본을 '제약조건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이라고 한다. 이 제약조건이론은 제약자원을 발견하고 그 제약자원에 나머지 공정을 종속시키는 것이다. 병목되는 공정에서 내보낼 수 있을 정도의 자원만 가동하는 것이다. 그 이상을 가공해 버리면 그건 재고가 된다. 재고란 투자한 돈이 뭉쳐 있는 것으로 비용만 잡아먹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장이 효율적으로 가동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운영이 된다. 즉 전체 최적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부분은 의도된 비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제약조건이론이란 무엇인가?

 

여기까지 내용만 본다면 경영학에 생소한 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내용으로 이해할거라고 생각이 든다. 사실 엘리 골드렛이 처음으로 제약조건이론을 제안했을 당시만해도 생산관리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처럼 받아들여졌으며 수많은 CEO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생산관리의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 한 권이 단 시간만에 CEO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생산관리 방식, 즉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춘 생산관리에 익숙했던 일부 CEO들에게는 제약조건이론이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당연했다.『The Goal』에 등장하는 주인공 알렉스나 그 밖의 생산업무 담당자들 역시 요나 교수가 전하고 있는 제약조건이론의 필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앞에서도 이 책을 '제대로 된 경영학 서적'이라고 말했던 것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경영학 비전공자 독자들이여, 저자가 전하고자하는 중요 이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괴감이 빠지기 마시길.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들도 쉽게 읽어내는 책이 아니다. 특히 생산관리 업무에 대한 실전 감각이 전무한 채 그저 이론 자체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경영 이론을 소설 형식으로 쉽게 풀어냈다고 했어도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약조건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봐야 한다.

 

 

 

1. 시스템의 제약요인(들)을 찾아낸다.

2. 제약요인(들)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한다.

3. 위의 결정에 다른 모든 것을 종속시킨다.

4. 시스템의 제약요인(들)을 향상시킨다.

5. 만일 제4단계에서 제약요인(들)이 더 이상 시스템의 성과를 제약하지 않게 되면

    다시 제1단계로 돌아간다.

 

※ 경고! 그러나 관성이 시스템의 제약요인이 되지 않도록 한다.

 

 

 - 엘리 골드렛, 제프 콕스『The Goal』동양문고, p 502 -

 

 

 

TOC의 기본 전제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의 목표(Goal)가 무엇인가?" 라는 평범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기업 스스로 그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함으로써 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을 향상시키려 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과(Output)를 늘려야 한다. TOC는 바로 이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모든 기업은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어낼 수 없도록 성과를 제약하는 병목이 반드시 하나 이상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제약 자원들을 파악하고, 개선해야만 기업의 성과(Output)를 향상 시킬 수 있다.

 

TOC의 적용 과정은 맨 처음에 시스템 제약요인, 즉 병목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프로세스의 다양성이 높아진다거나 가동준비시간이 길어지면 병목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병목을 쉽게 찾기 위해서는 작업자나 감독자에게 병목의 위치를 물어볼 수 있거나 또는 작업장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병목이 생산과정에 제한을 준다고 해서 해소하기보다는 이것을 최대한 촉진시켜줘야 한다. 병목의 용량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장비와 시설 확장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주간 가동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또 노동인력을 더 고용한다거나 하루 교대횟수를 늘리는 등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 나머지 비병목자원의 의사결정은 병목자원의 일정을 지원할 수 있게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도 생산과정에서의 병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적용 과정을 반복하여 새로운 병목이 발견하고 관리해야 한다.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경영학 비전공자인 독자에게는 '제약조건이론'의 핵심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결국 저자가 요나 교수의 입을 빌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제약 요소의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를 해결하는 것이 조직 전체, 즉 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조직'이라는 사회의 작고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책의 핵심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직 목표의 달성'이라는 말이 매우 애매하고 막연하게 사용되기는 하지만 하나의 조직체를 이끌어나가는 리더, 지도자뿐만 아니라 그 조직 구성원들 역시 자신들이 속하고 있는 조직의 목표가 달성되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특정 조직체의 존재와 성립 목적 자체를 명확하게 드러나게 해주는 것 또한 조직의 목표이다. 목표 없는 조직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으며 이합집산할 수 밖에 없다.

 

조직의 목표가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 및 과정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조직의 운명은 우수한 지도층의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서 결정된다.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사회 어디에든 성과의 흐름을 방해 하는 제약요소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제약사항을 발견하여 그 요소를 해결 혹은 완화시킴으로써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질적인 발전을 이루게 하는 것도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결정되어진다.  조직의 지도자는 항상 조직 전체 모두 발전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변화, 혁신을 과감하게 할 줄 아는 적극적인 경영자적 마인드(Mind) 또한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업체들이 '효율적인 생산관리운영'과 고수익 보장'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소수의 조직 지도자들의 권한에만 집중되어 있는 엘리트만을 강조하는 조직사회보다는 먼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의식구조의 개선 등 조직 내에 '질병'처럼 자리잡은 제약요소를 발견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제약이론을 조직에 적용시킨다면 생산관리운영의 제약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통과하는 흐름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좀더 빠르게 조직 목표의 달성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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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5-2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의 병폐를 바로잡으려다 좌절하는 과정은 인류역사에 정말 흔하디 흔한 일이죠.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는데 그 조직이 또 결국은 관료주의에 매몰되고...상의하달은 잘 되는데 하의상달은 잘 안 되고...

하하하...Cyrus 님이 너무 전문적인 내용을 써서 그런지 댓글이 하나도 없군요.제약조건이론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 싶은데요.

cyrus 2012-05-26 11: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에서도 조직 내부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볼 수 있어요.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수업시간 과제 때문에 읽게 되었어요.
과제는 이렇게 감상문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핵심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인용해서 그것을 요약 정리하는 것이었어요. 막상
감상문 형식으로 쓰려고 해보니 전문적인 내용을 좀 더 쉽게 설명하는 데
실패한 거 같아요 ㅎㅎㅎㅎ

반응은 없어도 강의시간에 배운 지식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써보는 것도 좋은거 같아요,.사실 제약조건이론이 곧 치게 될 기말고사
시험범위 내용에도 포함되거든요 ^^;;

이번에 제가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한 번은 경영학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페이퍼를 써보는 게 목표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학업 일상에
치이다보니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방학 때 1학기 때 배운
경영 이론들을 주제 삼아 글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이제서야 확인했다.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서재 이웃 한 분이 어느새 몰래 블로그 방명록에

마지막 인사를 남긴 것을...

 

그 분은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셨다.

 

그가 쓴 차분한 글을 더 열심히 느껴보고 

그가 그린 부드러운 데생들을 더 열심히 바라보고

그가 들려주는 감미로운 멜로디에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기억 속에 까마득히 잊혀질 즈음에

잠깐이라도 안부 인사 한 마디라도 남길 걸...

 

나의 메마른 오감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준 그를

나는 우두커니 보내야만 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후회한다, 너무나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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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5-20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는 터라 더욱 공감이 가네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저도 주위에 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그들이 언젠가 내게 먼저 마지막 인사를 하기 전에 제가 먼저 안부 인사를 건네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랜만에 뵈는군요, 시루스님! 요새 알라딘에 저 혼자 있는 느낌이에요... 심심해요 ㅠ

cyrus 2012-05-20 22:58   좋아요 0 | URL
심심하면 가끔 카스토리에 오십시요 ㅎㅎㅎㅎ
근데 저도 요즘 카스토리에 글 쓸만한 소재가 고갈 중이에요.
뭔가 쓸게 많은데 가끔 영양가 없는 내용을 쓸까봐 항상
고민하고 글 써요, 그렇다고 제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요. 쓸게 없다보니
딱히 쓸만한데 시 밖에 없네요 ^^;;
어느새 카스토리도 알라딘 블로그처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차라리 방학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뭐 그 때도 저도
공부에 매진해야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한가로워서 좋아요 ^_^

마녀고양이 2012-05-2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처럼 날아가셨더군요.
서재 홀랑 삭제하고,, 정말 바람결만 남았더라구요.

인연이란게, 머 그런거지 하다가도, 살짝 스산해지기도 하네요. ^^

cyrus 2012-05-21 14: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잘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프네요..

조선인 2012-05-21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결님이 왜 갑자기 떠난 건지, 그 단호함이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러네요.

cyrus 2012-05-21 14:31   좋아요 0 | URL
정든 장소를 단번에 떠난다고 인사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죠.

카스피 2012-05-2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만사 공수레 공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