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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

 

EP. 25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수르채그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때론 나에게 새로운 책방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 작년에 인스타그램 알고리즘 나침반이 서울 연희동에 있는 희곡 전문 가게 <인스크립트>를 알려줬다면, 이번에는 <수르채그>라는 책방을 가리켰다.


책방 이름이 특이하다. 발음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책방 간판을 보면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다. ’, ‘를 합치면 이 된다. 그렇다. <수르채그>술과 책을 파는 책방이다. 읽고, 쓰고, 말하고, 마시는 곳이라고 소개된 <수르채그>대구 서구에 새로 생긴 책방이다.


<수르채그>는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대구에 책을 보면서 술을 마실 수 있고, 늦게 문 닫는 심야 책방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간절히 원했던 책방이 뜻밖에도 서구에서 생겼다! 서구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온 일이 뿌듯하게 느낀 건 처음이다.


8시가 지났을 무렵에 책방으로 향했다. 책방이 있는 길에 들어서는 순간 술에 취한 남자 두 명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다른 술집을 찾으러 이동하는 것일까,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심야 책방에 취객들이 안 찾아왔으면 좋겠는데‥… 벌써 괜한 걱정을 해본다.









<수르채그>의 생일은 36일이다. 커피, 무알코올 칵테일,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판다. 위스키를 섞은 하이볼도 판다. 작년 추석 연휴에 방문한 <책 바>와 비슷하게 <수르채그>에도 앉아서 술을 마실 수 있는 (bar)’가 있다.

 

책방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서가를 살펴봤다. 도 좋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책이다. 내 취향이 잔뜩 묻은 책들이 생각보다 많았다서가는 가게 안에서만 볼 수 있는 비 판매용 도서구매할 수 있는 책들로 채워져 있다.

     













국내외 희곡을 전문적으로 펴내는, 보랏빛 표지가 인상적인 지만지 드라마출판사의 책, 오스트리아의 작가 토머스 베른하르트(Thomas Bernhard)의 책들워크룸프레스 출판사의 사무엘 베케트 선집,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책들을 만나게 될 줄이야. 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책들이다.

 







내가 책방에 들어오기 전에 주인장은 베른하르트의 희곡 연극쟁이(연극과인간, 2021)을 읽고 있었다. 어? 이 책 처음 보는데‥…. 주인장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책들로 큐레이션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책들을 소개하려는 주인장의 패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요즘 롤랑 바르트의 글에 푹 빠져 있어서 소소한 사건들(포토넷, 2014)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강의(민음사, 2015)를 골랐다. 그리고 이번 달 초에 사서 한정판(휴머니스트, 2021)를 완독한 기념(?)으로 묵자해설서인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시대의창, 2015)를 선택했다. 주인장이 말하길, 내가 <수르채그>에서 책을 처음 산 손님이란다.











<수르채그>의 서가를 충분히 살펴보고 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술을 마셨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마셨다. 가볍게 하이볼로 시작해서 책방지기가 추천한 위스키를 맛보았고, 달짝지근한 무알코올 칵테일까지 마셨다. 사실 이곳에 오면 술 마시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일 생각은 잠시 제쳐두고 술을 마셨다.


책방 안에 혼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쓸 수 있는 방이 무려 세 개나 있다. 주책잡기(酒冊雜記: 술 마시고, 책 읽고, 잡문을 쓰는 일)의 밤을 보내기 딱 좋은 곳이다. <수르채그>는 정오에 열어서 자정까지 연다. 평일에 내가 늦게 퇴근해도 방문할 수 있고, 가볍게 술 한 잔 마실 수도 있다. 조만간 독서 모임을 <수르채그>에서 진행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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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03-22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곳 좋네요.
집 근처 있어서 더 좋으실 듯해요^^

cyrus 2024-03-24 20:12   좋아요 1 | URL
집에서 밥 먹고 도보로 책방에 가니까 10분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에 자주 가려고요. 걷는 것도 운동이잖아요.. ㅎㅎㅎ

은하수 2024-03-24 21:20   좋아요 0 | URL
바야흐로... 걷기의 계절이 돌아왔죠^^ 밤산책..생각만해도 낭만적이네요! 술 한잔 홀짝이며 책 보러 밤산책이라니 ... 넘흐 좋아요~~

새파랑 2024-03-22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좋은 독립서점들이 많은거 같아요. 부럽습니다~!! 술과 책이라니 환앙의 조합이네요~!!

cyrus 2024-03-24 20:13   좋아요 1 | URL
매년 대구에 책방이 한 곳 생기는 것 같아요. 다 가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

stella.K 2024-03-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냥 생각없이 발음하면 수그르책으로 나오는데 이름 한번 절묘하네. 늦게까지 하는 책방이 있다니 우리동네에도 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나는 막상 가게될 것 같지는 않다. 밤늦게 돌아다니는 거 안 좋아해서. 밤엔 일찍 씻고 자는 게 장땡이야. ㅋㅋ
그래도 그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될 것 같다. 희곡 전문 책방이 있다는 것도 첨 알았다. 아고, 책이 그리도 좋냐? ㅋ

cyrus 2024-03-24 20:16   좋아요 0 | URL
제가 혼자 놀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책방이에요. 편안하게 책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장소가 하나둘씩 늘어나서 좋아요. ^^

자성지 2024-03-2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가면 꼭 들를고 싶은 수르채그입니다. 가볍게 술 한 잔 마시며 이웃들과 독서 모임을 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cyrus 2024-03-24 20:17   좋아요 0 | URL
대구에 오신다면 서대구역에 내려서 수르책방으로 가는 길이 빨라요. ^^

blanca 2024-03-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대구라니 아쉽네요. 저는 무알콜 칵테일로 하겠습니다. ^^

cyrus 2024-03-24 20:18   좋아요 0 | URL
무알콜 칵테일 마셨봤는데 달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4-03-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 여행을 부르는 책방입니다!

cyrus 2024-03-24 20:21   좋아요 1 | URL
공간이 쾌적해서 혼자 머물기 좋아요. 책방 안에 손님이 저 혼자 있으면 진짜 조용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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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4



2023년 2월 24일 토요일

하나의 시선






밤이 되면 책은 살쪄요. 열두 시가 넘으면 책의 무게가 늘어나기 시작해요. 밤에 살찐 책을 읽으면 내 눈꺼풀이 무거워져요. 이런, 책에서 자장가가 나오네요. 그럴 땐 사탕과 초콜릿을 항상 즐겨 듣던 노래처럼 꺼내 먹어요.[주] 조용히 있던 입과 혀가 바빠져요. 새벽이면 주전부리가 심해요. 새벽만 되면 지치는 눈을 흔들어 깨우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예전부터 고민해 왔어요. 그렇다면 이번에 향수로 코를 잡아서 흔들어 볼까?


대구 앞산에서 멀지 않은 동네에 <하나의 시선>이라는 책방이 있어요. 이곳에서 평일과 주말에 책 향수를 만드는 수업이 진행됩니다. 저는 어제 1130분에 시작되는 주말 수업을 신청했어요.


<하나의 시선>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 ‘11에 문을 엽니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책방에 도착했는데, 책방 내부는 조용했습니다. 어제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오전 수업을 신청한 사람이 저 혼자였거든요.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책 향수 수업을 일등으로 신청했고, 책방지기 하나가 만든 책방에서 하는 일일(One day)’ 수업, 아로마 테라피스트 선생님과 일 대 일로 했어요제 수업을 선생님의 반려견이 간식을 먹으면서 지켜봤어요<하나의 시선>반려동물이 들어올 수 있는 책방입니다.







책 향수를 만들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향을 알아야 해요. 스무 가지 에센션오일을 하나씩 맡아 봅니다. 저는 오렌지 향, 레몬 향, 삭힌 홍어에 나는 암모니아 향을 좋아해요향을 한 번 맡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다른 향을 맡아야 합니다. 아주 잠깐 코를 쉬게 해주는 거죠. 너무 빨리 향을 맡으면 에센션오일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없어요. 스무 가지 에센션오일의 향을 다 맡으면, 코를 잠시 쉰 다음에 2차로 향을 다시 맡습니다. 처음 향을 맡았을 때 느낌과 다시 맡은 향의 느낌이 다를 수 있대요.


제가 고른 에센션오일은 레몬그라스, 페퍼민트, 유칼립투스, 시더우드(cedarwood), 프랑킨센스(Frankincense)입니다. 다섯 가지 에센션오일이 향수의 재료가 되는데, 이들을 조합하면 만족스러운 향이 나오는지 코로 확인해야 합니다. 두 가지 향을 동시에 맡아봅니다. 조합해 보니 페퍼민트 향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페퍼민트 향을 덜어내기 위해 향수를 만들 때 페퍼민트 오일을 단 두 방울만 넣었어요완성된 향수는 일주일 지난 후에 사용할 수 있어요. 일주일 동안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향이 더 좋아집니다.


집에서 향수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서 선생님에게 질문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 명함을 주셨는데 선생님 이름이 책방지기 이름과 비슷한 하나였어요. 세상이 이런 .







선생님이 향을 신중하게 맡고 있는 저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사진을 보는 순간 내가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일에 몰입하면 엄지손가락을 살짝 지켜 드는 버릇이 있어요. 이때 손의 모습이 엄지척하는 형태와 비슷한데, 어제 수업은 엄지척을 할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 [구판 절판] () 미셸 투르니에, (사진) 에두아르 부바, 김화영 옮김

뒷모습(현대문학, 2002)

 

* [개정판] [예술 책 읽기 모임 두루미’ 세 번째 선정 도서] 

뒷모습(현대문학, 2020)




에두아르 부바(Edouard Boubat)라는 프랑스의 사진작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사람들의 뒷모습을 주목했어요. 산책하는 사람, 연인, 무희 등 여러 사람의 뒷모습만 사진에 담았어요.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는 뒷모습을 찍은 부바의 사진에 자신의 글을 곁들였어요. 두 사람의 글과 사진이 만나서 태어난 책이 뒷모습입니다투르니에는 뒷모습의 매력을 이렇게 표현했어요.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뒤쪽이 진실이다.’







<두루미> 세 번째 모임 선정 도서는 뒷모습입니다. 독서 모임 도서는 제가 예전에 읽었던 것입니다. 뒷모습2002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2012년에 제가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썼어요. 그때 쓴 뒷모습서평이 이달의 당선작이었네요. 12년이 지나서 오랜만에 뒷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구판이에요. 구판 표지는 상반신만 탈의한 여성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었어요. 지금 나온 뒷모습앞표지는 구판과 달라요. 표지만 다를 뿐 내용은 같습니다.






 

책 속 사진과 내용은 같아도, 20대 때 읽었을 때 느낌과 30대인 지금 읽었을 때의 느낌은 달랐어요. 책에 눈으로만 맡을 수 있는 향기가 나요. 처음 책을 보면서 느낀 향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느껴지는 향은 달라요당신의 책장에 과거에 만난 책이 있으면 한 번 펼쳐보세요. 오랜만에 만난, 오래된 책이 새 책처럼 보일 거예요.




[]그럴 땐 이 노래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자이언티의 <꺼내 먹어요> 노랫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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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4-02-2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향수 만들기라니! 저도 배워보고 싶네요.

cyrus 2024-02-27 06:52   좋아요 0 | URL
제가 책 향수를 사용하는 법을 언급하지 않았네요. 책갈피에 뿌리면 돼요. 주말에 원데이 클래스 열리면 또 만들어 보고 싶어요. ^^

햇살과함께 2024-02-2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삭힌 홍어 향이라니 ㅎㅎㅎㅎ 상상만으로도!
저는 우디 향, 스모키 향이 좋습니다~
초집중하면 엄지척 하신다니 재밌네요! 사람마다 집중할 때 버릇이 다 있죠 ㅎ

cyrus 2024-02-27 06:56   좋아요 1 | URL
오일 향 맡느라고 저의 뒷모습을 누가 찍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책방지기와 아로마테라피 선생님 둘 중 한 분일 거예요. 제가 집중력을 높여주는 향에 취했나 봐요. ^^;;

stella.K 2024-02-2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오늘 글은 좀 느낌이 다른 것 같아. 네가 쓴 글 맞지? ㅋ 홍어 삭힌 냄새를 좋아하는구나. 독특한데?
맞아. 뒷모습에서도 그 사람이 드러나기도 하지. 목소리나 억양에서도 그렇고. 향수에 관심 많은 줄 몰랐네.^^

cyrus 2024-02-27 07:02   좋아요 1 | URL
당연히 제가 썼죠... ㅎㅎㅎㅎ <하나의 시선> 책방지기가 제가 쓴 독서 모임 공지 글을 보더니 ‘학술적’인 느낌이 나서 쉽게 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독서 모임 공지 글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봤어요. ^^

감은빛 2024-02-2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산 근처 책방이라는 안내를 읽으니, 환경운동 판에서 저와 인연이 있던 분들이 한때 대구 앞산 개발 반대 운동을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정작 저는 한번도 앞산을 가 본 적은 없는데, 마치 잘 아는 동네 뒷산 같은 기분이 들어요.

[뒷모습] 저도 예전에 읽었던 책이예요. 지금도 책장 어느 한 구석에 있을텐데. 그렇죠. 같은 책이라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서 집중하는 지점도 다르고, 감상도 다르죠.

cyrus 2024-03-01 09:58   좋아요 0 | URL
앞산이 다른 동네에 있어서 자주 가는 산은 아니에요. 어렸을 때 한 번, 학창 시절에 소풍으로 한 번 간 적 있어요. <뒷모습>의 사진작가 에두아르 부바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데, 자료가 많지 않아요. 사진작가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은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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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3







환상 문학

마르틴 베크 시리즈 완간 기념 굿바이 북토크

2024128일 일요일 오후 2시~4시





일하다가 작업복 안주머니 속에 있는 휴대폰을 몰래 꺼냈다. 집중력은 단 1초 만에 내 엄지손가락을 지나서 인스타그램 앱을 가리켰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장르 소설 서점 <환상 문학> 계정의 게시글이었다. 그 글은 <환상 문학>에서 진행되는 북토크 홍보물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할 텐데, 하고 봤다. 엄지손가락에 머무르던 내 집중력이 홍보물에 적힌 이름을 가리켰다. 김명남. 김명남? 김명남! 아니, 이분이 <환상 문학>에 오신다고! OMG!


김명남 님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했다. 과학 도서, 에세이, 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번역했다. 이분이 번역한 책들의 저자는 다음과 같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진화론에 관해서 도킨스와 치열하게 논쟁했던 스티븐 제이 굴드(여덟 마리 새끼 돼지), 글 잘 쓰는 뇌과학자 올리버 색스(고맙습니다), 미셸 오바마(비커밍), 페미니스트 리베카 솔닛(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역자님은 마이 버자이너, 질의응답 등 여성 의학 관련 책들도 번역했다





[내가 읽고 서평을 쓴 김명남 역자의 책들]

















* 리베카 솔닛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창비, 2018)

 

* [절판] 에릭 셰리 일곱 원소 이야기: 주기율표의 마지막 빈칸을 둘러싼 인간의 과학사(궁리, 2018)

 

* 옐토 드렌스 마이 버자이너: 세상의 기원, 내 몸 안의 우주(동아시아, 2018)

 
















* 율라 비스 면역에 관하여(열린책들, 2016)

 

* 칼 세이건, 앤 드루얀 외 지구의 속삭임(사이언스북스, 2016)

 

* 조 슈워츠 똑똑한 음식책: 귀 얇은 사람을 위한(바다출판사, 2016)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창비, 2016)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창비, 2015)

 

* [절판] 베른트 하인리히 생명에서 생명으로: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궁리, 2015)










 








* 리처드 C. 프랜시스 쉽게 쓴 후성유전학: 21세기를 바꿀 새로운 유전학을 만나다(시공사, 2013)

 

* 닐 슈빈 내 안의 물고기: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김영사, 2009)

 

*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김영사, 2007)

 




역자님의 책들을 읽었고, 서평과 에세이를 썼다. 서평을 쓰지 않았지만, 완독했거나 읽다가 만 역자님의 책들도 가지고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10]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함께 씀, 김명남 옮김 테러리스트(엘릭시르, 2023)




그런데 역자님이 범죄소설을 번역한 사실을 <환상 문학> 공지글을 보고 알았다. 더 놀라운 건 범죄소설 한 권이 아니라 시리즈로 된 열 권을 전부 번역했다! 스웨덴 출신의 마이 셰발(Maj Sjowall)페르 발뢰(Per Wahlöö)라는 두 작가가 쓴 <마르틴 베크>(Martin Beck) 시리즈







마르틴 베크는 범죄소설 시리즈의 주인공인 형사 이름이다. 셰발과 발뢰는 연인 관계다. 두 사람을 이어준 건 글쓰기와 마르크스주의였다. 두 사람이 함께 쓴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부르주아 사회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사회파 범죄소설이다작년에 마르틴 베크 시리즈 마지막 작품 테러리스트가 출간되었다.

     

사회파로 분류되는 범죄소설과 추리소설 주인공은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명탐정이 아닌 발로 뛰어다니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사회파 범죄 · 추리소설에 나오는 범인 역시 주인공이다. 사회파 범죄 ·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범인이 죄를 저지르는 동기를 상세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자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죄를 저지른 범인에게 무조건 욕하면서 손가락질해야만 하는가? 사회파 범죄 · 추리소설은 독자들의 분노를 유도하기 위해 범인에게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인간을 삐뚤어지게 만드는 사회 문제를 제대로 보라고 가리킨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4]

마이 셰발페르 발뢰 함께 씀김명남 옮김 《웃는 경관》 (엘릭시르, 2017)




<환상 문학> 책방 주인장은 <마르틴 베크> 시리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웃는 경관을 내게 추천했다. 그러면서 북토크에 오라고 권유했다. 책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랑해지는 나는 북토크에 참석하기로 했다.



















* [절판] 장경현, 김봉석, 윤영천 탐정 사전: 역사상 중요한 탐정의 목록과 해설(프로파간다, 2014)




솔직히 말하자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었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웃는 경관을 읽는 것보다 역자 님의 친필 사인을 받고 싶었다. 비록 책을 읽지 않았지만,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어떤 내용인지 확인했다







전 세계 범죄 · 추리소설에 등장했던 탐정과 형사들을 소개한 탐정 사전을 참고했다. 이 책에 마르틴 베크를 소개한 항목이 있다.








북토크는 추리소설가 김세화 님이 진행했다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분답게 <마르틴 베크시리즈의 작품성이 높은 이유를 설명했다. <마르틴 베크시리즈는 북유럽 범죄소설의 시초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알려지자헨닝 만켈(<쿠르트 발란데르 경감시리즈)과 스티그 라르손(<밀레니엄시리즈)이 나올 수 있었다
















김세화 기억의 저편》 (몽실북스, 2021)




방송 기자로 일한 적이 있는 작가님은 <마르틴 베크> 시리즈 속 형사들의 성격 및 말투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 역시 사회파로 분류할 수 있는 장편 기억의 저편을 썼으며, 올해 여름에 새 장편소설을 발표할 거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역자님도 추리소설 마니아다. 그래서 역자님은 중년 형사가 등장하는 하드보일드 소설(사건과 인물을 냉정하게 묘사한 소설.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문학 유파이며 가장 유명한 작가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레이먼드 챈들러)을 좋아한다고 했다.






 

두 시간 동안 작가님과 역자님의 대화를 가까이서 듣고 나니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다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열 권을 다 안 사도 되겠‥…. 다 살 수 없어도 시리즈 첫 번째 책부터 읽어봐야지. Hej, Martin Beck! 

     



‘Hej’는 스웨덴어로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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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2-0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좋았겠구만. 번역작이 꽤 많네. 열심히 사시는 분이시네. 그럼 영어는 기본이고 스웨덴어 전공이신가? 난 김봉석 님 보니까 반갑네. 이분 책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탐정사전 절판이라니 품절의뢰하면 알라딘이 찾아 줄랑가 모르겠구만.
근데 OMG는 무슨 뜻이니?

cyrus 2024-02-03 05:55   좋아요 1 | URL
역자님이 영어 전공이라서 영어로 번역된 마르틴 베크 시리즈로 번역을 시작했대요. 그런데 영어 번역본이 스웨덴 원서를 제대로 번역하지 않은 거라서 결국 원서를 대조하면서 번역했다고 해요. OMG는 ‘Oh, My God’의 줄임말이에요. 유행한 지 꽤 오래된 신조어에요. ㅎㅎㅎ

blanca 2024-02-0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역자 번역서 중 <면역에 관하여>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기회가 되면 헨닝 만켈 책 읽어보고 싶어요. 유익한 시간 보내셨네요.

cyrus 2024-02-03 06:00   좋아요 0 | URL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게 영향을 받은 작품이 헨닝 만켈의 발란데르 경감 시리즈라고 합니다. 그래서 두 작가의 책을 동시에 읽으면 소설에 묘사된 주인공의 성격과 태도가 비슷한 걸 확인할 수 있대요. ^^
 



전망 좋은 []

 

EP. 22







희곡 가게 인스크립트

2023년 12월 9일 토요일





스마트폰 화면에 뜬 인스타그램 광고 대부분은 불필요한 정보다. 하지만 책방 광고는 좋아한다. 내가 많이 팔로우한 계정은 책방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은 다른 지역에 있는 책방 관련 광고를 내게 보여준다.

 

624일 토요일은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정기 모임 날이었다. 금요일 새벽에 책을 읽다가 잠깐 인스타그램을 확인했다. 책방 광고 하나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희곡 전문 서점 <인스크립트>(Inscript)가 처음으로 문을 연다는 광고였다. 특정 분야의 책만 파는 책방을 운영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소설보다 더 안 팔리는 희곡 전문 서점이 생기다니. <인스크립트>가 어떤 곳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이 서점을 차린 주인장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다. 책방 주인장은 아마도 연극 공연 일에 종사한 분일 거로 예상했다.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인스크립트>로 갔다.

 

<인스크립트>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다. 희곡뿐만 아니라 영화 관련 서적도 판다. 서점이 활짝 열기 전에 이미 연희동에 도착했다. 처음 와본 동네라서 서점 주변 골목을 걸었다. 아침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프긴 했지만, 서점에 대한 호기심이 식욕을 누그러뜨렸다. 10시가 되자마자 서점으로 향했다. 나는 희곡 전문 서점 <인스크립트>에 첫 번째로 방문한 손님이 되었다.









 

<인스크립트> 주인장은 젊은 부부다. 부부는 날 처음 만났을 땐 대학로에서 연극 공연을 보러 다닌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나는 두 분이 희곡 읽기와 연극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는 마니아인 줄 알았다. 사실 부부는 연극 배우였다. 어쩐지 부부의 외모가 출중했다그날 이후로 서울에 가면 무조건 <인스크립트>에 들렀다. 서울에서 추석 연휴를 만끽했던 기간에도 <인스크립트>에 갔다.

















* 이예본, 임선영, 윤소정 외 2023 봄 작가겨울 무대 희곡집》 (지만지드라마, 2023년)


[책 소개] 신춘문예 희곡 부문 등단 신진 극작가 9명의 작품 수록. 이예본의 제로쉴드제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가 황폐해지고, 거주지가 사라진 2053년을 배경으로 한 희곡이다. 제로쉴드는 기후 열대화시대에 상용화된 공기 청정기의 이름이다. ‘제로쉴드가 없으면 사람은 숨을 쉴 수 없다.

 


남은 모든 날 중에 오늘이 가장 맑은 날씨일지도 몰라.

 

(이예본, 제로쉴드제로중에서

2023 봄 작가, 겨울 무대 희곡집수록)




서울 날씨가 제대로 미쳤던 지난주 토요일, 마지막으로 방문한 책방이 <인스크립트>였다. 책방에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고, 남편이 책방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대화 주제는 희곡과 연극이었다. 요즘 연극 감상문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배우로 활동 중인 책방 주인장에게 연극 감상문 쓰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분은 내가 책을 좋아하니까 공연을 보고 느낀 것을 책 내용과 연관해서 써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연극 감상은 결국 보는 사람이 느끼는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써도 된다고 했다.







남편 주인장이 내게 희곡 두 권을 추천했다. 포르투갈 극작가 티아구 호드리게스(Tiago Rodriguese)소프루아핏차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태양과의 대화(이계성 옮김, 미디어버스, 2023).


















* 티아구 호드리게스, 신유진 옮김 소프루》 (알마, 2023년)




소프루는 포르투갈어로 을 뜻한다. 이 희곡의 주인공은 프롬프터(prompter). 프롬프터는 무대 뒤에서 배우를 위해 대사를 불러주거나 알려주는 사람이다. 남편 주인장의 설명에 따르면 외국에는 전문 프롬프터가 많이 활동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극작가로 알려지기 전에 프롬프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점점 프롬프터가 사라지는 추세란다소프루의 프롬프터는 마지막 숨을 모조리 내쉬는 듯한 심정으로 연극과 함께 살아온 과정을 말한다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태국의 영화감독이다. 태양과의 대화는 챗GPT와 함께 만든 희곡이다.







* 이오진 연애사(자큰북스, 2015)

 

* 나탈리 사로트 아무것도 아닌 일로(지만지드라마, 2023)

 

* 콤 드 벨시즈 너 자신이 돼라(지만지드라마, 2022)

 




남편 주인장이 추천한 희곡 두 권과 내가 고른 희곡 세 권을 샀다소프루》를 제외한 나머지 책들은 완독(나에게만 적용되는 완독의 조건에 서평 쓰기가 포함되어 있다. 책을 다 읽었어도 책에 대한 견해를 담은 글을 쓰지 않았으면 안 읽은 거로 간주한다)하지 않은 상태라서 책 사진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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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1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대가 있었구나. 몰랐다. 덕분에 약간 두근거린다.ㅋ

cyrus 2023-12-18 06:42   좋아요 0 | URL
공간은 좁지만, 희곡과 영화 관련 책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요. ^^

서니데이 2023-12-1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다녀가셨다고 하셔서, 회사 일로 출장 오셨다고 생각했는데,
독서모임이나 서점에 가는 일로 오셨을 수도 있겠네요.
어제 비가 와서 조금 날씨가 좋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주말부터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그 전에 다녀가신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겠어요.
내일부터 기온 많이 내려갑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cyrus 2023-12-18 06:44   좋아요 0 | URL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 연차라서 목요일은 서울에서 보냈어요. 그날 밤에 엄청 비가 많이 내렸어요. 밤 12시 되기 전에 대구에 도착했는데, 대구에도 비가 많이 내렸어요. ^^;;
 




전망 좋은 []

 

EP. 21





 


철학 서점 소요서가

2023년 12월 9일 토요일





지난 추석 연휴인 9월 27일에 <철학 서점 소요서가>에 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그곳에 절판본 몇 권이 책장에 꽂혀 있다. 이런 책들은 판매 불가능한 열람용 책이다. <소요서가>에 꽂힌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문학의 고고학(허경 옮김, 인간사랑, 2015)도 서점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책이다. 절판본에 눈이 먼 나는 열람용 책’ 표시를 확인하지 못한 채 그 책을 계산대에 들이대고 말았다








그날 저녁에 <소요서가직원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어떤 출판사가 문학의 고고학》 개정판을 제작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깊은 실망감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그리고 한 달 후에 거대한 낯섦(허경 옮김, 그린비, 2023)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단 책이 나왔다.









새 책 출간 소식을 알려준 <소요서가> 대표와 직원이 고마웠다. 책이 다시 나오면 직접 서점에 가서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소요서가>가 직접 출간한 첫 번째 책 소크라테스(루이-앙드레 도리옹 저, 김유석 옮김, 2023년)도 알라딘으로 주문하지 않았다. 마침 <소요서가>의 두 번째 책 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정영목 저, 2023년)도 나온 터라 겸사겸사 샀다. <소요서가>에 방문해서 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을 구매하면 화가 장욱진의 그림이 있는 엽서 5종 세트를 받을 수 있다.








내년이면 ‘<일글책토요일 고전 읽기 모임’ 2년 차로 접어든다본격적으로 서양철학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철학자가 플라톤(Plato)이다. 플라톤의 스승 소크라테스(Socrates)는 생전에 글을 남기지 않았다그래서 플라톤의 대화 편은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내년에 읽을 책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글책주인장의 도서 목록에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향연그리고 국가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 플라톤, 천병희 옮김 국가(도서출판 숲, 2013)



서평

 

국가

<국가란 무엇인가?> 2013428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6336460





국가10년 전에 읽었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그때 당시 알라딘 신간평가단제도가 있었다. 신간 도서를 읽고 정해진 기간 안에 서평을 등록하는 일이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은 기수별로 진행되었다. 나는 8, 12, 13에 활동했다. 도서 분야는 인문/사회/과학/예술이었다.

 

국가2013년 상반기에 진행된 12기 인문/사회/과학/예술신간 도서였다. 천병희 교수의 책을 무료로 받는다는 소식에 친하게 지낸 블로거 한 분이 엄청나게 부러워했던 반응이 기억난다. 이때 출간된 국가플라톤 전집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2013국가초판 표지는 플라톤 전집에 속한 지금의 책과 다르다초판 속 본문의 위치가 지금 인쇄된 책과 같은지 확인해 봐야 한다. 너무 많이 차이가 나면 독서 모임 때 읽기 힘들어진다. 이러면 책을 또 사야 한다!


















* 플라톤, 김주일 · 정준영 옮김 알키비아데스 I · II(아카넷, 2020)


* 투퀴디데스, 천병희 옮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도서출판 숲, 2011)





최근에 관심 있는 철학자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다. 철학자는 아니지만, 소크라테스에게 총애를 받은 제자 알키비아데스(Alkibiades)도 관심 대상이다.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와 함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참전한 정치가이다. 투키디데스(Thucydides)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알키비아데스의 시라쿠사 정벌 실패가 아테네의 쇠퇴를 불러온 재앙으로 평가한다. 결국 알키비아데스는 아테네와 대립하고 있던 스파르타로 피신한다알키비아데스는 향연에 등장하지만, 한동안 위작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저평가받은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에서는 스승과 진지하게 대화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 글에서 소크라테스는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 신전의 글귀를 언급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알키비아데스, 이 세 사람의 관계를 좀 더 깊이 바라보고 싶어서 플라톤의 그리스 문화 읽기(이학사, 2020)를 골랐다고대 그리스 문헌 번역 일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강대진과 김주일 등 <정암학당> 소속 연구자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한 책이다. 


















* 미셸 푸코 외, 심세광 · 오르트망 · 전혜리 공역 마네의 회화(그린비, 2016)

 

* 미셸 푸코, 심세광 · 오르트망 · 전혜리 공역 비판이란 무엇인가? 자기 수양(동녘, 2016)



서평

 

마네의 회화

<푸코의 침묵> 2016420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8442364

 

비판이란 무엇인가? 자기 수양

<너 자신을 돌보라> 2017118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9063551





소피의 세계에 나오는 철학 교사 알베르토 크녹스(Alberto Knox)철학에서의 이성의 장점을 은근히 강조한다읽는 내내 거부감을 느꼈다다른 철학자들은 이성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까? 그래서 이성을 중점적으로 논한 책이 필요해서 이성의 역사(프랑수아 샤틀레 저, 심세광 옮김, 동문선, 2004)을 골랐다알라딘에 독자 서평이 단 한 편도 없고, ‘판매 지수(세일즈 포인트)’가 100을 넘기지도 못할 정도로 잘 팔리지 않는 책이다. 이 책의 역자는 미셸 푸코 전공자이며 푸코의 책들도 번역했다(이중에 내가 읽은 책은 마네의 회화》와 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이다).









내가 고른 책을 계산한 직원은 <소요서가첫 방문 때 뵈었던 분이다. 첫 방문했던 날에 그분은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저, 박이소 옮김, 현실문화, 2022년)를 읽고 있었다직원이 내게 도서 구입 카드가 있느냐고 물어봤다그런 것도 있어요? 몰랐어요! 도서 구입 카드의 존재를 그날 처음 알았다.

 






<소요서가도서 구입 카드는 손님이 구매한 책 목록인데도서 구입 카드를 다 채우면(11권을 사야 한다다음에 책 살 때 할인이 적용된다다행히 서점을 방문했던 모든 날들의 기록이 남아 있어서 어떤 책을 샀는지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요서가도서 구입 카드 할인이 적용된 가격으로 다섯 권의 책을 구매했다이 정도면 많이 산 건 아닌데어째서인지 가방이 무거웠다하긴 이미 가방 안에 읽으려고 들고 온 책 세 권, <과학책방 갈다>에서 산 책 두 권여기에 노트북까지 있어서 어깨에 가방의 무게감이 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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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12-1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의 책, 절판이라고 하니 왠지 탐이
나서 일단 장바구니로...

그런데 그O비 출판사는 직원들 갈아
넣기로 유명한 출판사라... 그것 참 -

cyrus 2023-12-14 11:28   좋아요 0 | URL
기억나요. 알라딘 서재 내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었고, 저도 문제 삼은 글을 공유한 적이 있었어요.

stella.K 2023-12-1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여기저기 책 있는 곳이라면 너의 DNA를 남기는군.
얼마나 좋아했을지 눈에 선하다. 눈에서 꿀 떨어졌겠어.
책이 저리도 좋을까? ㅎㅎ
근데 철학 전문 서점이 있다니...
우리나라 좋은 나라야.^^

cyrus 2023-12-14 11:31   좋아요 0 | URL
서울에 특색 있는 전문 서점이 많이 있어요. 추리 소설 전문 책방도 있던데요. 거기 가본 적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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