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온종일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과 놀았다.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시간이었. 지젝이 쓴 책 잉여향유가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진행되었던 서울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지정 도서라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읽었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열여덟 번째 모임(12) 지정 도서]

* 슬라보예 지젝, 강우성 옮김 잉여향유: 당황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길잡이(북스힐, 2024)




어영부영 이 책, 저 책 읽는 못된 독서 습관 때문에 독서 모임 지정 도서에 열심히 눈길을 주지 못했다결국 잉여향유》 를 끝까지 다 읽지 못했다지젝이 많이 인용하고 언급하는 헤겔(Hegel), 마르크스(Karl Marx),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사상을 깊게 이해하지 못해서 읽는 속도가 더디었다.

















































* 이찬용, 배세진 감수 마르크스주의 입문: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기 위해(오월의봄, 2025)


* 피터 싱어, 노승영 옮김 마르크스》 (교유서가, 2019)

 

* 한형식 마르크스 철학 연습: 세상을 직시하게 하는 한 권의 철학》 (오월의봄, 2018)

 

* 미카엘 뢰비 · 엠마뉘엘 르노 · 제라르 뒤메닐 함께 씀, 배세진 옮김 마르크스주의 100단어(두번째테제, 2018)


* 양자오, 김태성 옮김 《자본론을 읽다: 마르크스와 자본을 공부하는 이유》 (유유, 2014)


* 김수행 자본론 공부: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 이야기(돌베개, 2014)


* 존 몰리뉴, 천형석 옮김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 입문(책갈피, 2013)




잉여향유는 라캉이 고안한 정신분석학 용어다. 잉여는 마르크스의 경제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잉여가치(Mehrwert, surplus value)와 관련이 있다.








노동자가 일을 해서 상품을 만드는 시간은 상품의 가치와 동일하다. 상품이 팔리면서 나온 이익은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다. 그런데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은 고정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자를 고용한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윤을 더 많이 얻기 위해 노동 시간을 늘린다. 노동자의 일이 늘어날수록 상품의 가치가 증식된다. 이것이 바로 자본가가 획득하는 잉여가치. 자본가는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생기는 잉여가치로 이익을 얻는다.






























* 칼럼 닐, 이미라 옮김 라캉을 읽기 위한 기본(yeondoo, 2025)

 

* 숀 호머, 김서영 옮김 라캉 읽기(은행나무, 2014)


* 브루스 핑크, 이성민 옮김 라캉의 주체: 언어와 향유 사이에서(도서출판b, 2010)

 

* 김석 에크리: 라캉으로 이끄는 마법의 문자들(살림, 2007)

 

* 딜런 에반스, 김종주 옮김 라깡 정신분석 사전(인간사랑, 1998)




향유(jouissance, 주이상스)쾌감을 뜻하는 용어다. ‘향락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주이상스는 우리말로 번역하기 애매한 개념이다소크라테스(Socrates)가 시민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철학을 했듯이 라캉은 자신의 사상을 말로 설명하는 강의와 세미나를 중시했다. 그의 이름이 저자로 표기된 저작물은 강연과 세미나 내용을 편집해서 만든 것이다.









주이상스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고통스러운 과도한 쾌락이다지나치게 쾌락에 빠지면 자기를 파괴하는 상황에 이른다. 극단적인 욕망의 끝은 죽음 충동과 맞닿아 있다따라서 주이상스는 죽음으로 향하는 통로이면서도 동시에 죽도록 즐기고 싶은매혹적인 쾌락이다


지젝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잉여향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한다그가 자본주의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된 사상의 도구 틀이 너무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헤겔, 마르크스, 라캉을 자주 사용하며 이 세 사상가를 다르게 해석한 동시대 학자들의 견해까지 가지고 온다.

















* [절판] 자크 라캉, 홍준기 · 이종영 · 조형준 · 김대진 함께 옮김 에크리(새물결, 2019)




잉여향유1장에서 유심히 읽은 내용은 <과학 없이도 자본주의도, 자본주의에서의 탈피도 없다>라는 소제목의 글이다. 이 글에서 지젝은 라캉의 에크리의 제일 마지막에 있는 <과학과 진리>라는 강연 글의 한 대목을 인용한다.







 과학에는 기억이 없다. 일단 구성되면, 과학은 자신이 존재하게 된 순환 경로를 조작한다. 달리 말하면, 과학은 정신분석이 진지하게 작동시키는 진실의 차원을 망각한다


(잉여향유, 88)


 과학을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과학은 구성되었을 때는 태어날 때의 우여곡절을 망각한다. 즉 정신분석이 거기서 명백히 작용시키는 진리 차원을 말이다


(라캉, 에크리, <과학과 진리> 중에서, 1029)



라캉이 바라본 과학은 합리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반면에 정신분석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주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으며 주체의 무의식에도 주목한다. 따라서 정신분석학은 무의식적 주체를 규명하는 과학이다


지젝은 라캉이 표현한, ‘기억 없는 과학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과학을 비판한다. 그의 비판 지점들을 열거하자면, 주체의 차원을 폐제하는(폐지해 없애 버린다) 과학진실로 둔갑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외면하는 과학의 태도, 연구 결과가 오용되는 상황에 신경 쓰지 않는 과학자들의 문제, 그리고 자본주의에 복무하는 과학이다.


과학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것에 우려하는 심정으로 과학을 강도 높게 비판한 지젝의 견해에 동의한다. 하지만 기억하지 않는 과학은 사실이라고 규정한 라캉의 견해에 반대한다.


라캉의 의도와 다를 수 있지만(오독할 가능성이 높지만), 나는 기억하지 않는 과학을 이렇게 해석한다. 미신과 종교를 비판하면서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학문으로 자리매김한 과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와 문제점들을 드러냈다. 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많다. 우생학, 성차별, 실험 조작, 비윤리적 실험, 원자 폭탄이나 무기 개발에 협조한 과학자들, 담배 회사와 손잡고 흡연의 해로움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과학자들. 그런데도 여전히 과학은 과거의 문제점들을 답습한다. 따라서 라캉이 말한 기억하지 않는 과학은 성찰하는 주체가 없는 학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결국 지식을 성찰하는 주체가 없는 상태의 과학은 자본주의와 인종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에 휩쓸린다.


하지만 오늘날의 과학은 연구실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어서 생각이 완전히 멈춰진 학문이 아니다연구실 안에서든 밖에서든 과학을 성찰하는 과학자들이 있다이들은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과학의 치명적인 한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른 과학자들이 잊고 싶은 과학의 어두운 면을 누누이 언급하고, 대중에게 알린다. 그러면서 예비 과학자들에게 과학적으로 성찰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당부한다.

















* 스티븐 제이 굴드, 홍욱희 · 홍동선 함께 옮김 다윈 이후(사이언스북스, 2009)

 

*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 옮김 인간에 대한 오해(사회평론, 2003)




미국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과거에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포장된 사이비 학문, 양심을 저버린 과학자들, 우생학을 지지한 과학자, 성차별을 옹호한 과학을 비판한 글을 주로 썼다. 굴드처럼 과학의 약점을 기억하는 과학자는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인간다운 삶과 자연과 공생하는 관계를 모색하는 과학을 지향한다. 그리고 과학이 성숙해지려면 과학을 비판하는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젝은 오늘날 과학은 어느 때보다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과학 그 자체가 이 일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잉여향유》, 92쪽). 그는 여기서 또다시 라캉을 인용한다. 기억이 없고, 진실의 차원을 무시하는 오늘날의 과학은 자본주의에 저항하지 못한다. 지젝은 과학이 개선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과학과 진리>1965년부터 1966년까지 진행된 라캉의 세미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에 라캉이 생각한 과학은 너무 오래됐고 낡았다. 그때의 과학은 오늘날의 과학은 다르다. 그런데도 지젝은 과학에서 비롯된 문제점들을 허심탄회하게 인정해 왔고, 개선하기 위해 자성의 목소리를 낸 과학의 노력마저도 불신한다. 과학을 오해하고 있는 듯한 지젝의 냉소적 태도가 불만스럽다.







<끔찍한 오역에 관한 cyrus의 주석>









잉여향유의 번역자는 지젝이 인용한 라캉의 에크리문장을 직접 번역했다. 캔터는 무한을 연구한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그 칸토어(Georg Cantor)를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독일인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어설프게 표기한 것은 가볍게 봐줄 수 있어도 끔찍한 오역은 지나칠 수 없다.






* 잉여향유89

 

 그는 무한이라는 개념의 혁명으로 인해 내적 혼란을 겪어 광기의 극한으로 치닫고 심지어 식인 행위를 하게 된 캔터를 언급한다.



[원문]

 He mention Cantor whose revolutionizing of the notion of infinity triggered an inner turmoil which pushed him to the limit of madness and even led him to practice coprophagia.

 


 

89쪽의 ‘식인 행위를 하게 된 캔터는 오역이다. 칸토어는 혼자서 무한집합론을 연구했는데, 당시 동료 수학자들은 칸토어의 무한 연구를 평가절하했다.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칸토어는 말년에 우울증과 조현병에 시달렸고, 이상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coprophagia는 대변을 먹는 식분증을 뜻한다



















* D. 배로, 전대호 옮김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가없고 끝없고 영원한 것들에 관한 짧은 기록(해나무, 2011)

 

* [절판]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함께 씀,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 애니 디 도나 함께 그림, 전대호 옮김 로지코믹스: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RHK, 2011)

 

* 아미르 D. 악젤, 승영조 · 신현용 함께 옮김 무한의 신비: 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승산, 2002)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무한의 신비칸토어의 삶과 업적을 상세하게 다룬 책으로, 무한을 주제로 한 연구가 정신 나간 연구로 취급받게 된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다







로지코믹스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을 수학자로 유명하게 만든 저서 <수학의 원리>의 탄생 배경을 그래픽노블로 구성한 책이. 이 책에 러셀이 태어나기 전에 활동한 수학자들이 나오는데정신 질환에 걸린 칸토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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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15번째 선정 도서]




 


피에르 다르도, 크리스티앙 라발, 피에르 소베트르, 오 게강

정기헌 옮김

내전, 대중 혐오, 법치: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원더박스

2024






 

   

2025517일 토요일

오전 10~오후 1

장소: 컬처플렉스 더숲(노원구 상계동)


 

 



<생각이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를 돌리고 

책에 불꽃을 피운 독자들>









 

서한용(진행, 발제, 참여, 간식)

김지용(서평)

이진범(발제, 참여)

보람(발제)

최해성(발제, 참여, 북클럽투르기 · 윤색)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자유란 무엇일까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자유라고 합니다. 자유의 반대말결박구속입니다. 이 두 개의 단어는 우리의 삶을 더욱 비좁게 만듭니다. 결박은 자유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차꼬입니다. 구속은 자유를 가두는 감옥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유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은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말합니다. 자신이야말로 자유를 정말 정말,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하네요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 없어요. 자유를 괴롭히고 있는데 자유를 사랑한다는 자유주의자라? 다시 생각해 봐도 무언가 잘못되었어요. 그러나 자칭 자유주의자는 뻔뻔합니다. 오히려 자유를 괴롭히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하네요. 자칭 자유주의자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야말로 자유를 짓밟는 이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까지도 자유를 무시하는 적으로 몰아세웁니다


도대체 그들이 사랑하는 자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경제적 자유입니다. 자칭 자유주의자는 개인과 기업이 이익을 더 많이 얻으려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은 자칭 자유주의자는 기업의 자유를 더 좋아합니다. 그들이 말하길 기업이 잘 돌아가면 나라가 잘 돌아간다나 뭐라나. 거대한 자본주의 마당 안에서 기업이 알아서 돈을 벌면 모든 사람이 풍요로워지고 잘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자유는 누구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단어입니다. 자유의 의미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자칭 자유주의자는 자유를 독차지하고 있어요. 그들은 자유를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믿는 자신의 태도가 자유를 괴롭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그들이 자유를 여러 번 떠들고 다닐수록 자유는 점점 더러워지는 단어가 됩니다. 자유는 이기적이고 건방지고, 오만한 단어가 되고 말았어요.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자칭 자유주의자를 가리켜 신자유주의자라고 말합니다


신자유주의자는 정직하게 생각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주의자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자유주의자는 자유를 방해하는 권력을 비판하고 저항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상식에 반하는 권력에 아부하지 않습니다. 반면 신자유주의자는 자신의 자유를 문제 삼는 타인을 굴복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합니다. 특히 기업과 친한 정부 앞에서는 아부를 잘합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광장의 민주 시민들, 노동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기업의 경제 활동에 동참하지 않는 노동조합. 신자유주의자가 보기에 민주주의와 노동조합은 자유를 침해하는 세력들입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는 정부와 기업에 반하는 생각들을 결박하고 구속합니다. 심지어 그들이 더 이상 살아나지 못하도록 폭력을 쓰기도 합니다.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김이석 옮김 노예의 길(자유기업원, 2024)


* 밀턴 프리드먼 · 로저 프리드먼 함께 씀, 민병균 외 옮김 

선택할 자유(자유기업원, 2022)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 루트비히 폰 미제스 외, 전용덕 옮김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 이론(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 [절판] 애덤 테블, 이화여대 통역 번역 연구소 옮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아산정책연구원, 2013)

 

* [절판] 이근식 신자유주의: 하이에크, 프리드먼, 뷰캐넌(기파랑에크리, 2009)




내전, 대중 혐오, 법치는 자유를 왜곡하면서까지 기업과 권력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신자유주의자들은 대체로 하이에크(Hayek)라는 경제학자의 신념을 따릅니다하이에크는 1947년 스위스 몽펠르랭에서 반공주의 지식인들이 모인 몽펠르랭 협회(Mont Pelerin Society)를 설립합니다. 여기에 모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비판하고, 시장의 순기능을 강조하는 일명 오스트리아학파경제학자입니다








하이에크는 사회주의와 노조의 기세가 오르면 자유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마저 무너진다고 진단했습니다. 그가 쓴 책 중 가장 유명한 노예의 길사회주의로 인해 자유가 억압받으면, 개인은 결국 노예가 된다고 경고한 책입니다. 하이에크의 자유 지상주의기업과 친한 보수주의 정치인들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자유에 미친 하이에크는 민주적인 목소리를 내는 시민마저 자유를 반대하는 적대 세력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릅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유주의적 독재 정권의 반민주적 정치를 눈감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신자유주의자와 보수 우파들은 나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자유를 위한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평등을 지향하는 좌파와 사회 진보적인 운동은 신자유주의자들의 적이 됩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물불 안 가리는 분노와 뒤돌아볼 줄 모르는 폭력입니다.


































* 존 스튜어트 밀, 김만권 옮김 자유론(책세상, 2025)

 

* [구판 절판]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자유론(책세상, 2018)

 

* [절판]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여성의 종속(책세상, 2018)

 

* [절판] 이근식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기파랑에크리, 2006)

 

* 이사야 벌린, 박동천 옮김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아카넷, 2014)





저는 자유주의자, 온건 보수주의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자유주의 사상가는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사야 벌린(Isaiah Berlin)입니다. 이 두 사람은 다른 생각과 사상을 존중했고, 자유주의의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할 줄 아는 겸손한 자유주의자였어요







밀은 시대를 앞서 나간 진보적인 자유주의자입니다. 지적인 동지인 아내 해리엇 테일러(Harriet Taylor)를 만나면서 여성의 평등을 옹호했습니다. 이사야 벌린은 한 사회 안에서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는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사회 문제를 오직 단 하나의 방식으로만 해결하려는 태도를 반대했습니다.


자유주의자인 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만 쏙 빼놓고 민주주의를 논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볼 때마다 늘 아쉬웠습니다. 신자유주의자들에게 더럽히진 자유를 원래의 올바른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면 자유 또한 민주주의 못지않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편, 서한용 작가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가 극우마저 함부로 쓸 정도로 흔해졌고,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수록 경제적 평등에 초점을 맞춘 사회민주주의가 주목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권력에 아부하는 신자유주의는 정부와 자신들의 세력에 유리한 법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들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진보적인 정당의 정치 행위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거나 이를 규제하는 행정 기관을 설치합니다. 결국 자기들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는 거죠. 보람 님은 작년 정부의 퇴행적인 계엄령과 탄핵 과정을 지켜본 이후로 헌법에 관심을 가져서 공부를 시작했다는데요, 본격적으로 대선 시간에 접어들수록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7월의 도서]

* 스티븐 레비츠키 · 대니얼 지블랫 함께 씀, 박세연 옮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어크로스, 2024)





한 번 만들어진 헌법은 영원히 좋은 법으로 남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소수의 극우 정치 세력들은 잘 만들어진 법을 정적을 공격하거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라는 책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헌법을 점진적으로 고치거나 수정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합니다. 헌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정치인은 헌법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헌법을 제대로 뜯어고쳐야 하는 일에 소극적입니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를 쓴 미국 출신 두 명의 저자는 미국 헌법이 민주주의 세상에서 가장 수정이 힘든 헌법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고 봐요. 개헌 논의가 점점 미뤄지거나 잠잠해지면 미국처럼 개헌에 소극적인 여론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어요.


진범 님은 신자유주의자의 생각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지만, 왜 주변 사람들이 보수주의자로 살아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고 말했어요. 자유주의자 또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개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합니다. 진범 님이 만난 보수적인 사람들(우파 성향의 정치적 보수주의자가 아닌, 정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은 개인의 이익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최대한 더 많이 누리기 위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타인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거나 타인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개인의 이익을 제한하는 상황을 마주하면, 갑작스러운 변화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믿어 왔던 생각과 신념이 현실에 맞지 않거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순간, 당황하게 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듯한 불안과 두려움이 클수록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타인의 의견을 필사적으로 거부하고 반대하는 성향이 더 커집니다.






 












* 디디에 에리봉, 이상길 옮김 랭스로 되돌아가다(문학과지성사, 2021)


* 디디에 에리봉, 박정자 옮김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 2012)




서한용 작가는 본인을 포함한 진보적인 사람들의 마음속에 크고 작은 보수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 작가는 보수성을 무조건 숨겨야 하고 나쁘다고 봐야 할 성향이 아니라 내 안의 모순과 불일치를 인정할 수 있는 인생의 한 지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내 안의 모순복잡한 개인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과 같아요. 이 거울이 불편하다고 해서 부술 순 없어요.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거울을 잘 들여다본다면 자신의 정체성과 정치적 신념이 부딪힐 때 제대로 고민할 수 있어요. 







내 안의 모순을 탐사하는 일을 긍정한 서 작가는 이와 관련해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Didier Eribon)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추천했어요. 이 책에서 디디에 에리봉은 동성애자로서의 성 정체성과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서의 사회적 정체성이 교차하면서 생기는 내적 갈등을 분석합니다. 여담으로, 디디에 에리봉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평전을 쓴 저자로도 유명한데요, 내전, 대중 혐오, 법치푸코의 신자유주의적 통치술 분석에 바탕으로 만든 책이에요.


신자유주의자와 극우 과두제를 비판한 내전, 대중 혐오, 법치의 공동 저자들은 신자유주의에 제대로 저항하려면 이미 과거에 실행된 중도적인 대안 정치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의 진단에 따르면 자유주의가 조금이라도 가미된 좌파의 중도 정치는 좌파 정책을 지지하는 인민 계급들을 뒤돌아서게 했으며, 신자유주의에 날개 하나 더 달아준 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이 바라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새로운 좌파의 모습은 교차성(Intersection)에 초점을 맞춥니다. (), 인종, 민족 등 여러 정체성의 평등이 보장되면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좌파 안에서의 정체성 내전또는 계급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신자유주의에 저항할 수 있는 결집력이 약해집니다. 저자들은 기성 정당 중심의 사회운동이 아닌 소규모 사회운동 플랫폼, 협동조합, 노동조합 등이 서로 연결된 사회운동을 제안합니다. 김지용 님은 내전, 대중 혐오, 법치서평에서 저자들이 제시한 급진적인 대안 역시 한물간 실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내전, 대중 혐오, 법치신자유주의를 미워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싶은 좌파라면 꼭 읽어봐 할 책입니다. 그리고 참된 자유의 의미를 인지하고, 자신과 다른 견해에 경청하고 토론하는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독자들도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신자유주의자는 기고만장한 상태입니다. 이 기세라면 온건한 보수주의자들도 신자유주의자가 일으킨 내전에 휘말릴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점진적인 개혁마저 시도하지 못하게 됩니다.


내 인생에 깊이 새겨진 단어 자유가 극우로 더럽혀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생각하고, 공부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에 똑바로 경청해야겠어요. 누구나 인정하는 진짜 자유주의자가 되고 싶지 않고요,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유주의자로 살아가고 싶어요신자유주의자들이 네가 생각하는 자유는 틀렸어!’라고 비난해도 개의치 않습니다틀렸으면 이를 인정하는 자유주의자. 나와 모든 사람에게 유익한 일이라면 익숙한 과거를 거부하고,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를 만들 수 있는 변화에 동참하는 자유주의자. 제대로 생각하지 않으면 뇌는 굳어지고, 변화를 거부합니다. 생각을 멈춘 뇌는 자유와 반대되는 비상식적 상황에 침묵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를 보호해 주며 편안하게 해주는 폭신한 이불과 같은 권력에 복종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거대한 이불 속에 갇힌 자유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희곡 전문 서점 <인스크립트> 낭독서 모임: 연기 실험실’ 5월의 희곡]

* 에드몽 로스탕 원작, 김태영 각색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제철소, 2024)

 

* [절판] 미셸 옹프레, 곽동준 옮김 바로크의 자유사상가들(인간사랑, 2011)


 


연극과 뮤지컬에서 연애편지를 잘 쓰는 낭만적인 시인으로 묘사된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Cyrano de Bergerac)는 실제로 자유를 사랑했고, 자유를 억압한 권력을 비판하는 글을 쓴 바로크 시대의 지식인입니다







비록 창작물에서 나온 가상의 말이지만, 시라노의 연설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일깨워줍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다시 힘 있는 보호자를 찾아 그를 주인으로 섬겨야 합니까? 혼자 힘으로 날아오르는 대신 나무 둥지를 휘감아 돌며 껍질을 핥아대는 덩굴처럼 술수로 기어올라야 합니까? 재력가에게 찬미의 시구를 지어다 바쳐야 합니까? 아니면 어릿광대처럼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길 바라는 천박한 희망을 품어야 합니까? 매일 밥 먹듯 굴욕을 삼켜야 합니까? 허리를 더 유연하게 굽히는 연습을 해야 합니까? 아니, 그것도 나는 싫습니다


 나는‥… 노래하고, 꿈꾸고, 웃고, 지나가고, 혼자 있고, 자유를 즐기고, 똑바로 보는 눈과 떨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마음이 내킬 때 이 펠트 모자를 비스듬히 쓴 채 찬성 혹은 반대를 위해 싸우거나 시를 쓸 겁니다. 명예나 부를 위해 일하지 않고, 달라나 여행을 꿈꿀 겁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어이, 친구. 참나무나 떡갈나무는 못 되더라도 

그에 빌붙어 사는 덩굴이 되진 말게!”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중에서,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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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5-19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투르기! 네가 붙인 직함인감? 암튼 꽤 괜찮게 들린다. 아무나 뭣할 것 같고 너 같이 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급료는 받나? ㅋㅋ

cyrus 2025-05-25 21:02   좋아요 1 | URL
네, 제가 만든 직함, 직업명이에요 ㅎㅎㅎ 급료는 없지만, 독서 모임 참석자분들이 사 오는 간식과 음식을 얻어먹을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

Comandante 2025-05-19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자유주의 통치의 무서운 점은 대다수 사람들을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나는 책도 많이 읽고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니 좋은 일을 하고 있겠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들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현실에 서서히 굴복하게 만들지요.
소위 3차원적 권력의 작동입니다.
시장 영역 외의 모든 영역도 하나의 이데올로기 국가기관처럼 만들면서, 충실한 복종을 저항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점, 이게 신자유주의 통치의 용서할 수 없는 점입니다.

cyrus 2025-05-25 21:09   좋아요 1 | URL
실제로 신자유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페미니스트들도 있어요. 이들 중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에 신자유주의가 스며든 것을 모를 수도 있고, 또 다른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신자유주의 전략을 취하기도 해요. 신자유주의적 페미니스트도 여성을 위한 자유를 강조해요.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강조하는 자유는 친기업 자본주의를 위한 것이고, 여성 빈곤이나 경제 불평등 문제에 무관심해요.
 




옐로스톤(Yellowstone)엄청 뜨거운 국립공원이다. 이곳 지하 밑에 엄청난 양의 마그마 덩어리가 있다. 옐로스톤의 온천과 간헐천은 섭씨 100도에 이른다. 특히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간헐천은 최대 50m까지 온천수를 뿜어낸다전 세계 관광객들은 지구가 내뿜는 뜨거운 분수 쇼를 보기 위해 옐로스톤을 방문한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열두 번째 모임(11월) 선정 도서]

*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 2020)





빌 브라이슨(Bill Bryson)거의 모든 것의 역사 15장 제목은 위험한 아름다움이다. 이 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옐로스톤의 화산 지대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들의 이야기다. 빌은 옐로스톤에 근무하는 폴 도스(Paul Doss)라는 지질학자를 만난다. 폴은 지질학을 연구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 옐로스톤이라고 주장한다온천에 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달걀 썩는 냄새와 비슷한 황 냄새가 나는 온천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62쪽). 폴은 옐로스톤을 사랑하는 지질학자다. 

















* 스켑틱 협회 편집부 SKEPTIC 23: 과학의 시대, 종교를 생각한다(바다출판사, 2020)




과학자들은 종종 자신들이 연구하는 대상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특히 수학자들은 수학 공식을 아름답다고 한다도대체 과학자들은 과학의 어떤 점에 매료되었기에 아름답다고 표현할까과학의 아름다움을 무조건 미학적 관점으로 국한해서 이해해야 할까? 


지난번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의 선정 도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였다. 나는 앞서 언급한 폴 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름다운 과학’의 의미를 자유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발제문을 만들었다<수레바퀴와 불꽃> 소속 회원 지용 님은 과학 잡지 스켑틱 SKEPTIC23호에 실린 글 한 편을 추천했다글 제목은 <실험의 미학에 대하여>이다. 글쓴이는 분자생리학자 전주홍 교수.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는 과학 연구는 이렇다. 가설 설정으로 시작해서 가설을 확증할 수 있는 실험을 반복해서 수행한다. 이렇게만 보면 과학이 객관적인 학문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전 교수는 실제로 진행되는 과학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정확성이 떨어질 정도로 뒤죽박죽으로 진행된다몇몇 과학자는 가설의 오류를 보여주는 실험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처음으로 제시한 가설이 틀렸는데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설이 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실험 단계를 수정한다. 이러면 실험 과정이 번잡스러워진다그렇지만 전 교수는 과학자들의 실패와 오류가 빈번히 생기는 비과학적인 실험이 아름답다고 말한다왜냐하면 과학자들은 실패와 오류를 즐기면서 과학을 배우기 때문이다


<수레바퀴와 불꽃> 회원 진범 님은 시를 좋아하고평소에 시를 쓰는 분이다. 진범님은 과학이 끝내 증명하지 못한 것들이 언급된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흥미롭다고 했다. 진범 님이 느낀 과학의 아름다움과학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이해하기 위해 계속 질문하고 실험하는 과학자들의 태도.


예전에 내가 쓴 글에서 인용된 빌의 말을 다시 떠올려보자.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은 겉으로는 우아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너저분한 학문이다(거의 모든 것의 역사194)우리가 알고 있는 우아한 물리학은 정확하다. 우리는 실험하지 않아도 이미 증명된 법칙으로 과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너저분한 물리학은 비논리적이며 오류투성이다. 실험은 과학자의 계획대로 착착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설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성능이 뛰어난 실험 장비를 마련해야 한다과학자가 처음에 지정한 실험 장비만 가지고 실험을 반복할 수 없다. 더 나은 실험을 수행하려면 연구비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김현철 세 개의 쿼크강력의 본질양자색역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계단, 2024년)

 



입자 가속기의 한 종류인 사이클로트론(Cyclotron)의 초기 형태는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그래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실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입자보다 아주 더 작은 입자를 찾기 위해 사이클로트론을 꾸준히 개량했다. 그러면서 사이클로트론은 점점 거대해졌다. 사이클로트론의 변천사는 과학이 실험 장치의 개선을 통해서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험실의 장치화[주]는 과학자들의 연구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실험 장치가 많아지자, 과학자가 혼자서 실험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다수의 과학자가 함께 연구하고,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도 함께 쓴다

 








 












김재영 상대성이론의 결정적 순간들세계에 대한 관점을 뒤바꾼 가장 유명한 이론의 탄생과 발전》 (현암사, 2023)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은 아프리카 프린시페섬에서 개기 일식을 관측해 태양 주변의 별빛이 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별빛이 태양의 중력 때문에 휜 것이다. 1919년 아서 에딩턴의 개기 일식 관측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관측으로 증명해 낸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관측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에딩턴이 주도한 관측대 팀이 얻은 데이터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지지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프린시페섬 관측대 팀과 브라질 소브라우 관측대 팀은 같은 시간에 개기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브라질 팀은 스물여섯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프린시페 팀은 단 일곱 장의 사진만 가까스로 건졌다. 관측 사진을 찍는 날에 프린시페섬의 날씨는 좋지 않았다. 아침에 심한 천둥이 쳤고, 오전 내내 하늘에 짙은 구름이 드리워졌다. 운이 나쁘게도 프린시페섬 팀이 찍은 사진 전부 화질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쓸모 있는 사진 일곱 장을 건졌지만, 이 사진들만 가지고 태양 부근에 지난 별빛은 휘어진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증명할 수 없었다.

 

반면에 브라질 팀이 촬영한 사진들은 화질이 좋았고, 사진으로 확인 가능한 측정값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1911년 말에 영국왕립학회와 영국왕립천문학회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 입증되었다는 사실을 공동 발표했다. 에딩턴을 비롯한 영국 과학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소원해진 영국 과학계와 독일 과학계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국 과학계는 자신들의 대선배나 다름없는 뉴턴(Newton)의 역학을 뒤집어버린 독일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양국의 평화를 위해 에딩턴이 브라질 팀의 측정값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브라질 팀이 촬영한 사진의 측정값은 뉴턴 역학에 근접한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일반 상대성 이론과 크게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에딩턴의 개기 일식 관측 결과와 일반 상대성 이론이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는 과정에 논란이 있었으나 1979년에 일반 상대성 이론의 효과로 별빛이 태양 근처를 지난다는 사실이 재확인되었다개기 일식 관측은 에딩턴의 임기응변이 아니었으면 실패한 실험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수레바퀴와 불꽃> 회원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박하신 님은 과학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감정을 반복된 경험이 만든 후천적 감정이라고 했다. 과학자는 실패와 실수를 늘 반복하면서도 이를 배움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면서 실험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과학자에게 무수한 실패와 실수는 좌절감이 기다리는 종착점이 아니라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마르지 않는 출발점이다. 그래서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과학의 미학은 간결성과 완벽성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완벽하지 않아도 과학은 아름답다.




[] 전주홍, <실험의 미학에 대하여>, SKEPTIC 23: 과학의 시대, 종교를 생각한다125.





cyrus의 변명

 

이번 달 초에 있었던 <수레바퀴와 불꽃> 독서 모임의 두 번째 후기. 독서 모임 후기를 두 편 연달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기에 모임 때 언급하지 못한 내 생각이 덧붙여졌다. 결국 두 번째 후기의 분량이 길어졌다.

 

분량이 많은 글은 지저분한(너저분한) 글’, 그러니까 한마디로 실패한 글이다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에 나온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독자는 귀하다(이런 분이 있으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최근에 읽은 책의 내용이 포함되었고, 이때부터 실패가 내 눈앞에 어슬렁거리면서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이 글을 썼을 때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후기를 쓰겠다고 박하신 님에게 얘기하는 바람에 안 쓸 수가 없었다. 인스타그램에 이 글을 편집해서(분량을 줄여서) 올려야 하는데, 귀찮아서 다시 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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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11-18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학을 읽는 모임인가봅니다.
흥미있는 책이 많이 있네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후 빌 브라이슨의 책은 다 사서 보는 편입니다. 유머러스 한 사람이란 생각했습니다.^^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도 비슷한 류, 재밌었어요.

cyrus 2024-11-19 06:51   좋아요 1 | URL
제가 요즘 과학을 주제로 한 글을 써서 <수레바퀴와 불꽃>이 과학책 읽는 모임으로 보일 수 있겠어요.. ㅎㅎㅎ <수레바퀴와 불꽃>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모임이에요. 내년 1월 도서는 페미니즘 책이에요. ^^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는 아직 안 읽어봤어요. 과학사를 다룬 책이 의외로 재미있어요. 어려운 내용이 많지 않아요. ^^

syo 2024-11-19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사이러스님 글을 보니 역시 여기가 알라딘이로구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성의 있는 레이아웃하며 알찬 구성하며...

cyrus 2024-11-24 22:00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syo님.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예전에 비해 독서량이 줄어들었어요. 글 한 편 쓰려면 최소 2~3일 걸릴 때가 있어요. 알라딘 서재는 글을 올릴 때만 방문하지 자주 들어오지 않아요. 서재 방문이 뜸해지니까 예전에 친했던 서재 이웃분들과 교류가 줄어들었어요. 그래도 알라딘 접속 시간을 줄이니까 독서와 글쓰기에 집중이 잘 돼서 좋아요. ^^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의 모임 장소는 서울 노원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더숲세미나실입니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됩니다. 어제가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요, 이번 달 모임은 특별히 성동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성수동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모임 장소인 성수지앵에 제가 먼저 도착했어요. ‘성수지앵2층에 세미나실이 있는 카페입니다. 이곳에 가면 하루에 80잔만 판다는 민트 라떼를 마실 수 있어요.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열두 번째 모임(11월) 선정 도서]

* 빌 브라이슨, 이덕형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 2020)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열 번째 모임(7월) 선정 도서]

* 제니퍼 프레이저, 정지호 옮김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심심, 2023)





<수레바퀴와 불꽃> 열두 번째 모임 선정 도서빌 브라이슨(Bill Bryson)거의 모든 것의 역사입니다. 7월 모임(열 번째 모임)에 이어 두 번째 과학 도서입니다.


책에 대한 감상문과 발제문을 제일 먼저 공개한 보람 님은 이 책에 소개된 과학자들의 다양한 삶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보람 님은 139쪽에 저자가 쓴 각주에 주목했어요각주는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의 불행한 삶을 요약한 것이었어요플랑크의 딸들은 출산 중에 사망했고아들들은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 휘말려 사망했습니다한편 이 책을 거의 모든 남성 과학자의 역사처럼 읽혔다고 했습니다책에 나온 과학자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으면 이 책의 뒤쪽에 있는 찾아보기를 참고하면 됩니다.


















* 하워드 마르켈, 이윤지 옮김 생명의 비밀: 차별과 욕망에 파묻힌 진실(늘봄, 2023)

 

* [절판] 브렌다 매독스, 진우기 · 나도선 옮김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DNA(양문, 2004)




이 책에 언급된 여성 과학자가 몇 명인지 세어보지 않았어요.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Antoine Lavoisier)의 아내는 남편과 함께 실험한 과학자입니다(121). 그녀의 이름은 마리안 폴즈 라부아지에(Marie-Anne Paulze Lavoisier)입니다. 제가 찾은 여성 과학자는 메리 애닝(Mary Anning, 104~105)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 455~459)입니다. 애닝은 화석 발굴에 나선 영국의 고생물학자입니다.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수집한 영국의 물리학자입니다두 사람 모두 훌륭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남성 과학자들의 명성에 가려져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보람 님이 남성 과학자 중심의 과학사를 지적했다면, 지용 님은 영어권 국가 출신 과학자 중심의 과학사를 지적했습니다. 지용 님은 스웨덴의 화학자 카를 셸레(Carl Scheele)가 명성을 얻지 못한 점(119~120)을 예로 들었는데요, 셸레는 수많은 원소와 화합물을 발견한 화학자입니다. 하지만 셸레의 성과는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 출신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빌은 세상에 좀 더 정의로웠다면, 그리고 스웨덴어를 쓸 줄 아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았으면 셸레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과학적 성과를 먼저 발견하는 일에 매달린 과학자들은 종종 엄격한 검증을 지나치거나, 자신의 견해에 반증하는 견해를 무시했습니다. 지용 님은 그런 과학자들의 모습이 비합리적으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과학자 대부분은 객관적인 검증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험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 관념론에 상당히 거부감을 느낍니다. 그렇다 보니 몇몇 과학자는 상상력의 중요성을 간과하기도 합니다이러한 과학자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한용 님은 철학을 알아야 하는 과학을 제안했습니다한용 님은 과학이 철학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학문과 만난다면 어떠한 현상을 교차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한용 님은 과학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가치 종합성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모임이 끝난 후에 보람 님의 남편이 일하는 태국 전문 음식점에 갔습니다. 그린치앙마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서울숲 공원으로 향하는 성수도 골목길 안에 있어요. 오랜만에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했어요. 주말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다 보면 식사를 거르거나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거든요. 태국 음식이 제 입맛에 맞았어요. 제가 독서의 고수(高手)라서 향신료 고수를 좋아합니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열한 번째 모임(9월) 선정 도서]

* 박하신 여기까지 한 시절이라 부르자(문학수첩, 2024)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의 남자는 서울숲 공원을 산책했어요. 어제는 산책하기 정말 좋은 날씨였어요








서한용 님과 박준혁 님은 소설가로 등단했어요. 한용 님의 데뷔작은 올해 6월 문학잡지 <현대문학> 6월 호에 신인 소설가 추천작으로 실렸어요, 소설 제목은 성대모사는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입니다. 박준혁 님은 박하신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젊은 소설가입니다. 소설집 여기까지 한 시절이라 부르자를 출간했어요. 이 책은 9월에 진행된 <수레바퀴와 불꽃> 열한 번째 모임의 선정 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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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1-1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까지 오셔서 독서모임 하시는군요
👍👍
책보다 성수동의 민트라떼가 눈에 뜁니다.
한 번 가봐야겠어요^^
독서모임 필수품은 백팩? ㅎㅎ

cyrus 2024-11-17 20:55   좋아요 0 | URL
백팩이 책을 매우 좋아하는 남자들의 필수템입니다.. ㅎㅎㅎ 저도, 한용 씨도 백팩 안에 책 두 권 이상은 들어있어요.. ^^

stella.K 2024-11-11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수라는 배우 좋아하는데. 넘 썰렁한가? 으하하하~
얼마전 궤도가 EBS에 나오던데 난 과포자지만 뭔지는 몰라도 들을만하더군. 저렇게 여성과학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 좀 도움이 될까? 괜히 끌리네. ㅋ

cyrus 2024-11-17 20:57   좋아요 0 | URL
여성 과학자들의 업적을 소개한 책들이 있어요. ‘과학책방 담다’의 북큐레이션으로 ‘여성 과학자 열전’이라는 주제로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

그레이스 2024-11-1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레스코드가 블랙인가요?
백팩도 ...!
기본 세권은 들어가 있죠?!
그린 치앙마이 가보고 싶네요.

cyrus 2024-11-17 21:28   좋아요 1 | URL
남자들 옷이 온통 검정색이라는 사실을 그레이스님의 댓글을 보면서 알았어요.. 🫢 책바보 남자의 클리셰가 검정색 옷에, 검정색 백팩을 매고, 그 안에 책이 들어있어요.. ㅎㅎㅎ 😅
 



<수레바퀴와 불꽃>서한용 님(예전에 서울의 최해성’, 줄여서 서해성이라고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는 애서가다)김지용 님이 만든 독서 모임이다. 두 분은 절친한 친구 사이이며 책 읽기를 좋아한다. 만나면 책 얘기를 했고, 독서와 대화의 폭을 더 넓히기 위해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두 분이 책 이야기를 하기 위해 주로 만나는 곳은 서울 노원구에 있는 카페다.

 

내가 한용 님을 20226월 강남 코엑스 근처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제일 먼저 꺼낸 단어가 수레바퀴와 불꽃이었다. 그날 책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면서 언급했는데, 친구가 바로 김지용 님이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아홉 번째 도서]

* 김지효 인생샷 뒤의 여자들: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오월의봄, 2023)



 

4월 27일 토요일 <수레바퀴와 불꽃> 아홉 번째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선정 도서는 인생샷 뒤의 여자들: 피드 안팎에서 마주한 얼굴이다. 모임 참석 인원이 2명 이상이면 독서 모임은 세미나실이 있는 <더 숲>이라는 브런치 카페에서 진행된다. <더 숲>은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문화 복합 공간이다.






 

나는 객원 회원 자격으로 독서 모임에 처음 참석했다. 그날 모임에 특별한 손님 두 분이 오셨다. 인생샷 뒤의 여자들의 저자 김지효 님<오월의 봄> 출판사 편집자 임세현 님이다.


인생샷 뒤의 여자들20대 여성들이 셀카 찍는 행위와 그에 따른 심리적 반응을 분석한 책이다. 20대 여성들이 주도한 셀카 문화가 페미니즘과 어떻게 맞닿아서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저자는 셀카 찍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녀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페미니즘은 남성의 시선에만 맞춰진 아름다움의 기준을 비판한다. 그녀가 만난 젊은 페미니스트는 셀카를 즐기면서도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셀카 문화의 문제점을 인식한다. 또 다른 여성은 자신을 좀 더 예쁘게 나올 수 있게 보정을 하기보다는 본인의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난 셀카를 찍는다.







인생샷 뒤의 여자들은 원래 저자가 쓴 대학원 학술 논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논문이 셀카를 즐겨 찍는 페미니스트들과 그녀들을 분석하는 연구자들 모두 읽히길 바랐다. 그래서 논문을 직접 출판사에 투고했다. 대학원생과 학자들만 공유할 수 있는 저자의 논문은 모든 독자가 볼 수 있는 한 권의 단행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열두 번째 도서]

* 정희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교양인, 2023)

 

* [절판]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교양인, 2005)




독서 모임 전에 모임 참석자들은 책 감상문과 발제를 단톡방에서 공유했다. <수레바퀴와 불꽃>의 진행 규칙이다. 저자는 모임 참석자들의 감상문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말했다저자는 자신의 책이 남성 독자들이 읽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흥미롭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의 책을 읽고 페미니즘에 입문한 독자들이 있다고 했다. 내가 만난 페미니스트들 대부분은 정희진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을 읽고 나서 본격적으로 페미니즘을 알기 시작했다. 작년에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라는 제목을 단 두 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5월 21일 오전 6시 50분에 내용 수정]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페미니즘의 도전의 두 번째 개정판이 아니다. 페미니즘의 도전과 다른 별개의 책이다.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 어떤 책인지 제대로 확인해 보지 않고, 책을 잘못 소개했다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열 번째 도서]

* 제니퍼 프레이저, 정지호 옮김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심심, 2023)


[독서 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열한 번째 도서]

*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 2020, 개역판)




5월이 지나가기 전에 오월의 봄에 나온 책들을 읽어야겠다.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이 많다. 7월 초에 있을 <수레바퀴와 불꽃> 열 번째 모임 선정 도서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모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레바퀴와 불꽃> 열한 번째 모임 선정 도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고, 열두 번째 모임 선정 도서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다. 세 권 모두 가지고 있는 책들이라서 다음 모임에 안 나올 수 없다. 주말 일정을 잘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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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5-20 1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이름이 뭔가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수레바퀴 하면 저는 헤세가 떠오르고,불꽃은 이스크라가 떠오르는데 이 둘이 또 참 어울리기 힘든 조합이네오.ㅎㅎ
cyrus님 객원 회원에서 곧 정식회원이 되실거 같은데요. 소개하신 책들 중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얻어갑니다. 궁금하네요.

cyrus 2024-05-21 06:46   좋아요 1 | URL
모임 첫날에 모임 이름의 의미가 뭔지 물어봤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요. 다음 모임에 참여하면 다시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

건수하 2024-05-20 14: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개정판이 아니고 최근의 한국 상황에 대해서 낸 별도의 책이랍니다. <인생샷 뒤의 여자들>을 사놓고 못 읽고 있었는데 cyrus 님 후기를 보니 책장에서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모임 후기들도 기대하겠습니다 ^^

cyrus 2024-05-21 06:48   좋아요 1 | URL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사놓고도 머리말을 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이 책을 <페미니즘의 도전>의 개정판이라고 착각했어요. 책 정보 수정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