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공식 - 개정판
리오넬 살렘 외 지음, 장석봉 옮김 / 궁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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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단어가 세상에 처음 태어났을 때의 모습말밑이라고 한다. 말밑과 비슷한 뜻의 단어는 어원(語原)’이다. 아름답다의 말밑은 어떻게 생겼을까?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내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가설은 아름의 말밑이 이라는 가설이다당신은 아름다워를 말밑으로 풀어 써보자. 당신을 알아가 된다상대방을 잘 알면 그 사람의 매력이 아름다워 보인다.


어떤 수학자는 수학 공식이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그들의 눈에는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학 공식이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수학을 공부할 때 알아야 할 49개의 수학 공식을 소개한 책이다이 책을 펼친 독자가 알아야 할 것은 수학 공식의 기원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학 공식이 탄생하는 과정까지 달달 외울 필요 없다수학 교과서에 갇힌 수학 공식은 딱딱하다. 전혀 아름답지 않다.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수학 교과서에 갇히지 않은 수학은 자유롭다. 그래서 교과서가 정해준 대로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수학 공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나면 수학이 부드러워진다. 반면 수학 교과서는 학생을 가르치듯이 수학 지식을 알려준다. 일단 먼저 수학 공식을 처음 만든 수학자를 소개한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수학 공식을 이용해 문제를 푸는 방식을 알려준 다음에, 이를 응용해서 문제를 풀어보라고 지시한다. 이러니 수학이 딱딱하고 재미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콩트 형식으로 수학 공식을 소개한다. 수학 콩트의 주인공은 수학자가 아니다. 수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호기심이 많은 소년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해바라기>가 그려진 포스터에 접힌 자국을 우연히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포스터의 면적을 구한다. 이 과정에서 소년은 피타고라스 정리(직각삼각형 정리)를 발견한다. 존 네이피어(John Napier)라는 수학자가 고용한 정원사는 정원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 계산하다가 훗날 로그(log)’라고 불리게 될 수학 개념을 도출한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스스로 발견한 소년과 네이피어의 정원사는 허구 인물이다. 왜 이 책의 저자는 왜 수학 콩트의 주인공을 수학자가 아닌 사람으로 내세웠을까? 수학은 상아탑 안에서만 놀기 좋아하는 수학자들을 위한 학문이 아니다. 수학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수학은 실생활에 가까이 있다. 이 책은 수학 공식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호기심과 인내력이 있으면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도 수학의 매력에 빠진다.


저자는 수학적 사실을 왜곡하는 문제를 피하면서 허구를 가미한 수학 콩트를 썼다. 책 끝부분에 저자는 수학 콩트를 쓰면서 자기가 지어낸 장면을 상세하게 설명했다그래도 책 속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 저자는 화가들이 황금비가 적용된 아름다운 사각형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그림 <수태고지> 속에 숨겨진 황금비를 보여준다(70~71). 황금비의 아름다움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예술가들이 황금비에 맞춰 그림을 그렸거나 건축물을 세웠다고 믿는다. 하지만 근거가 없는 믿음이다. 예술 작품에서 황금비를 측정하는 방식은 오래전에 수학자들도 지적한 수학적 왜곡이다.


이 책에 수학자들의 일화가 나오는데, 대부분은 허구이며 후세에 지어진 것들이다. 러시아의 황제 예카테리나 2(Ekaterina II)는 프랑스의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에게 신이 존재하느냐고 물었다. 종교를 비판한 계몽주의자 디드로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황제에게 총애받아 러시아에 체류하게 된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는 아주 간단하게 수식을 제시하면서 신은 존재한다고 대답했다. 수학 공식을 알지 못하는 디드로는 오일러의 주장에 반박하지 못했다.







저자는 오일러, 디드로, 러시아 황제가 나눈 대화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한다(190)천재 수학자로 평가받는 오일러의 영특함을 보여주는 이 일화는 수학사에 많이 언급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다. 일화의 원전에 오일러가 아닌 러시아 출신 철학자가 나온다. 일화가 변형된 채 와전된 것이다.[주]







뉴턴(Isaac Newton)이 땅에 떨어진 사과나무를 보는 순간,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했다는 일화(192쪽)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이 책의 39장은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건너기문제에 관한 이야기다. 쾨니히스베르크는 과거에 독일의 영토였다. 쾨니히스베르크를 지나가는 강에 일곱 개의 다리가 있었다. 누군가가 이 일곱 개의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러한 방식을 한붓그리기라고 한다. 오일러는 한 번에 모든 다리를 건너가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증명했다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원래는 일곱 개의 다리가 있었다.






칼리닌그라드의 다리가 있는 현재 지도.

녹색으로 표시된 다섯 개의 다리는 현재 남아 있는 다리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두 개의 다리는 전쟁 중에 파괴되어 사라졌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쾨니히스베르크는 러시아(당시 국명은 소련)의 영토가 되었다. 현재 지명은 칼리닌그라드. 저자는 여덟 번째 다리가 새로 건설되어서 이제는 한 번에 건너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150).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다리의 개수는 총 다섯 개다. 두 개의 다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폭파되어 소실되었다. 현재 다섯 개의 다리로 한붓그리기가 가능하지만, 무조건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없다.





[주] 참고문헌: 박부성 천재들의 수학 노트(향연,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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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 - 당신이 수학을 사랑하게 만들 책 : 젠더·인종·국경을 초월한 아름답도록 혼란스럽고 협력적인 이야기
케이트 기타가와.티모시 레벨 지음, 이충호 옮김 / 서해문집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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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역사는 미완성이다. 절대로 완성할 수 없다. 다시 써야 한다과학사도 마찬가지다과학은 꼼꼼한 실험과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 학문이다. 과학사는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기록된 역사라고 할 수 있을까과학이 객관적인 학문이라 해서 과학사도 객관적인 역사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과학은 가치중립적인 학문’이라는 믿음은 환상에 불과하다. 과학은 편견에 물들기 쉬운 학문이다. 연구 주제를 정하는 일부터 실험 방식 설계, 실행, 실험 결과 평가까지 과학 활동의 모든 단계에 편견이 스며든다역사는 정확한 사실들이 차곡차곡 모이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배운 역사에 간혹 불순물이 들어 있다.


빌 브라이슨(Bill Bryson)거의 모든 것의 역사(이덕환 옮김, 까치, 2020)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은 겉으로는 우아하게 보이면서도 사실은 매우 너저분한 학문이라고 했다(194). 과학적 진리는 완벽하지 않다.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할 때도 있다과연 물리학만 그럴까? 깔끔하게 계산해서 군더더기 없는 논증을 펼치는 수학 역시 너저분하다







정확한 진실만 추출해서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지저분한 역사를 이대로 둘 수 없다앞서 언급했듯이 역사는 완성할 수 없는 이야기다계속 고쳐 써야 한다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는 이러한 시도로 만들어진 책이다이 책을 쓴 두 명의 저자는 지저분한 수학사를 고쳐 쓰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 책의 서문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도의 진실을 언급하면서 시작된다정밀하게 계산하고 측정해서 만들어진 지도는 정확하지 않다지도에 묘사된 유럽의 땅덩어리는 거대하다그러나 실제로 남아메리카의 땅덩어리가 유럽보다 넓다수학사는 수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지도와 같다수학사에도 역사가의 머릿속에 나온 불순물이 섞여 있다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의 불순물은 진실로 변질된다. 어떤 수학자의 일대기는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진다특정한 수학자를 편애하는 역사가가 역사를 기록하면 그 수학자 한 명만 바라보는 바보가 된다자신이 좋아하는 수학자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참신한 방법으로 문제를 푼 다른 수학자가 있는데도 역사가는 그 이름을 지워버린다.


유럽 땅덩어리를 과장되게 묘사한 지도처럼 수학사는 유럽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수학자들의 업적만 진열되어 있다직각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와 관련된 공식을 발견한 수학자는 피타고라스(Pythagoras). 그가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알려져서 공식의 정식 명칭이 피타고라스 정리가 되었다. 수학사를 의심 없이 받아 적은 수학 교과서는 피타고라스가 증명한 방식 하나만 가르쳐준다. 그러면서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이 방식을 외우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피타고라스 정리를 도출할 수 있는 증명 방식은 다양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증명 방식이 400개가 넘는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수학자들은 이미 직각삼각형 정리를 알고 있었다. 중동과 아시아 출신 수학자들은 독자적으로 직각삼각형 정리를 증명했다그러나 바보가 만든 수학사는 피타고라스 밖에 모른다.


가장 오래된 수학 교과서는 유클리드(Euclid)기하학 원론이 아니다. 기원전 1550년경 고대 이집트의 수학자이자 필경사인 아메스(Ahmes)가 남긴 린드 파피루스(Rhind Papyrus)’. 린드는 아메스의 파피루스를 처음으로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다. 아메스의 파피루스는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수학 교과서는 유럽에만 있는 건 아니다. 구장산술(九章算術)은 동아시아 수학을 집대성한 고대 중국의 수학 교과서다. 이 책에도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직각삼각형 정리가 나오는데, 중국에서는 구고(勾股) 정리라고 부른다구고는 수학자 이름이 아니다. 직각삼각형을 뜻하는 단어다.


수학의 역사를 쓰는 어리석은 바보는 백인 중심 남성 수학자를 우대한다그들은 여성 수학자를 홀대한다소피야 코발렙스카야(Sofia Kovalevskaya)는 세계 최초의 여성 수학 교수다. 하지만 그녀와 동시대에 활동한 수학자들은 코발렙스카야의 업적을 깎아내렸다. 남성 천문학자들이 천문대의 망원경을 독점하고 있을 때 인간 컴퓨터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여성들은 방대한 관측 자료를 수작업으로 분석했다. 천문학자들은 계산과 관측의 달인인 인간 컴퓨터를 아마추어로 취급했다. 인간 컴퓨터에 소속된 연구원 중에 과학의 유리 장벽을 깨뜨린 과학자가 있다. 그녀가 바로 헨리에타 스완 레빗(Henrietta Swan Leavitt)이다. 레빗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는 미완성이다역사를 계속 고쳐 쓰지 않으면 어느새 불순물이 낀다. 이 불순물에 역사를 쓰는 사람의 편견, 이데올로기, 취향 등이 섞여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에 진실만 온전히 남을 수 있도록 깨끗하게 만들자는 건 아니다어떤 사료와 누구의 해석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정하는 기준도 이념과 편견의 압력을 피하지 못한다결국 겸손한 역사가가 역사를 고쳐 써야 한다. 겸손한 역사가는 자신도 편견이 시키는 대로 역사를 바라보는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안다자신이 고쳐 쓴 역사가 오류로 밝혀지면, 실패를 떳떳하게 인정한 후에 다시 고쳐 쓴다현명한 바보가 역사를 써야 한다.






<cyrus의 주석>





* 89





 

 아주 유명했던 지식인 살롱을 운영한 아스파시아가 있는데, 소크라테스 같은 유명한 철학자들이 그 살롱에 드나들었다. 아스파시아의 이름은 플라톤의 글[주1]에도 등장하는데, 플라톤은 그녀의 지성과 위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한다.



[1] 아스파시아(Aspasia)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Pericles)의 애인이다. 아스파시아의 지성을 언급한 플라톤(Plato)의 글메넥세노스(이정호 옮김, 아카넷, 2021). 플라톤의 대화편의 주인공 소크라테스(Socrates)는 자신에게 연설 기술을 가르친 선생님이 아스파시아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페리클레스도 아스파시아에게 연설 기술을 배운 제자였다고 주장한다(메넥세노스》 235e). 메넥세노스페르시아와 맞붙은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위한 페리클레스의 추모 연설문이 실려 있는데, 아스파시아가 연설문을 썼다고 전해진다.





* 126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이 공간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시공간은 하나의 일관성 있는 4차원 공간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런데 시공간은 중력에 의해 구부러질 수 있고, 따라서 시간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 349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거대한 물체가 그 질량으로 시공간을 구부러뜨리는 효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공간의 굴곡으로 인해 시공간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질량이 연관된 가속적 힘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두 개의 문장 모두 다시 쓰는 수학의 역사에 있다. 두 개의 문장 중에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정확하게 설명한 것은 349이다. 저자가 두 사람이라서 126쪽 문장을 누가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중력을 잘못 설명했다. 중력은 시공간을 휘는 힘이 아니다. 시공간 한가운데에 있는 물체가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공간이 휘어지면서 중력이 생긴다. 중력은 휘어진 시공간의 부산물이다(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149).





* 323

 

 펠릭스 클라인은 코발렙스카야가 살아있을 때 그녀의 연구를 스승의 수학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끊임없이 무시하고 깎아내렸다. 1926년에 클라인은 19세기 수학사를 다룬 책[주2]에서 같은 주장을 반복하면서 코발렙스카야의 연구가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주2] 번역본: 펠릭스 클라인, 한경혜 옮김, 19세기 수학의 발전에 대한 강의 (나남출판, 2012)




 

* 324~325



 



 에릭 템플 벨은 수학을 만든 사람들[주3]에 예상 밖으로 그녀를 포함하면서 눈부시게 아름답고 젊은 여성으로 묘사해 수학 실력보다 외모가 더 출중했다는 이미지를 영속시켰다.

 


[주3] 번역본: 에릭 템플 벨, 안재구 옮김, 수학을 만든 사람들 (미래사, 2002, 2, 초판 출간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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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11-05 14: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역사는 미완성, 과학은 가설^^

cyrus 2024-11-10 11:59   좋아요 0 | URL
완성할 수 없는 것들이 오히려 아름다우면서도 인간적으로 느껴져서 보기 좋아요. ^^
 
세 개의 쿼크 - 강력의 본질, 양자색역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김현철 지음 / 계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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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괴상한 유령이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 쿼크(quark)라는 유령이.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가속기 LHC(거대 강입자 충돌기)와 검출기가 이 유령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신성한 과학 동맹을 맺었다.[주1] 괴상한 유령을 처음으로 언급한 물리학자는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이다. 그는 강입자(hadron) 속에 괴상한 작은 입자가 세 개나 있다고 가정했으며 쿼크라는 특이한 이름을 붙였다물리학자들은 당혹스러웠다원자보다 훨씬 작은 입자를 어떻게 찾는담?”


원자(atomos)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뜻이 담긴 입자다. 과거에 원자가 만물의 기본 입자로 여겨졌다. 그런데 원자는 쪼개질 수 있다! 원자를 쪼개면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들이 나온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 중성자,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가 있다물리학자들은 이 세 개의 입자가 모든 물질의 기원이라고 생각했다폴 디랙(Paul Dirac)은 한 시간마다 말 한마디 할 정도로 과묵하기로 유명한 물리학자다. 그런 그가 동료 학자들 앞에서 꾹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 디랙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가 있을 거라고 예언했다. 그 입자는 훗날 전자의 반입자(antiparticle)인 양전자로 밝혀진다. 모든 입자는 반입자를 가지고 있다. 반입자는 전하(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를 제외한 모든 입자의 성질을 닮았다


계속해서 새로운 입자들이 하나둘씩 발견되었다. 혼돈에 빠진 물리학자들은 기본 입자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는 지경에 이르렀다쿼크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겔만도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겔만은 청중들 앞에서 쿼크를 언급할 때마다 자신이 미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운을 떼었다. 하지만 기본 입자를 찾는 일에 미친 젊은 물리학자들은 가속기와 검출기를 작동시켜서 괴상한 유령의 정체를 밝히기 시작했다.


세 개의 쿼크는 쿼크를 찾는 과학 동맹군의 실험 방식을 되짚어보고, 입자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 장치인 가속기가 어떻게 변화하면서 작동됐는지 보여준다이 책은 2021년에 나온 강력의 탄생의 후속작이다강력(strong force)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결합하게 만드는 힘이다강력의 탄생은 철학자들의 머릿속에서 돌아다니던 관념적인 물질로만 알려진 원자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강력이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시점까지 다루고 있다.[주2]


입자는 크기가 아주 작을 뿐만 아니라 마치 유령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이런 입자를 공명 입자(resonance particle)라고 한다가속기는 입자들끼리 서로 충돌시켜서 나온 물질들을 분석하는 장치다LHC가 설계되기 이전에 거품상자사이클로트론(cyclotron)이 과학 동맹군의 든든한 무기가 되어주었다.


우리는 왜 쿼크를 볼 수 없을까? 두 개의 쿼크가 서로 가까워질수록 힘은 약해지고 결합력은 낮아진다. 이러한 현상을 점근적 자유성이라고 한다. 반대로 두 개의 쿼크가 멀어지면 힘은 커진다. 쿼크는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항상 두 개 이상의 쿼크가 합친 상태로 돌아다닌다쿼크는 강입자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강입자 밖으로 절대로 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두 개 이상의 쿼크를 합치게 만드는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쿼크와 강입자가 한 몸이 되다시피 하는 관계를 쿼크 가둠(quark confinement)’이라고 한다. 쿼크는 강입자라는 아주 작은 감옥에 영원히 갇힌 유령이다. 그래서 쿼크를 볼 수 없다.


쿼크는 물리학자를 웃고 울렸다. 겔만은 발견되지도 않은 쿼크를 이야기할 때마다 쓴웃음을 지었다. 쿼크가 있다고 믿은 젊은 물리학자들은 입자의 정체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기쁨의 웃음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울었다. 크기가 엄청 작은데다가 분해되면 금방 사라지는 입자들을 검출하려면 성능이 향상된 가속기와 검출기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과학 동맹군이 풀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많다. 물리학자들은 강력을 설명하기 위해 세 개의 쿼크가 각각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을 띠고 있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탄생한 학문이 양자색역학이다지금까지 과학 동맹군은 겔만이 예측한 세 개의 쿼크를 포함해서 6개의 쿼크를 발견했다. 쿼크를 이해하는 일은 만물의 근원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1] 마르크스(Karl Marx)엥겔스(Friedrich Engels)공산당 선언의 첫 문장을 패러디했다. 번역본마다 문장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내가 참고한 공산당 선언펭귄클래식 판본(권화현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절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 227쪽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 유럽의 모든 세력들,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Metternich)와 기조(François Guizot),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 밀정이 이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신성한 동맹을 맺었다.



[2] 책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는 내가 쓴 강력의 탄생서평을 참고하면 된다. [원자핵 속에 있는 힘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2021719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2790459



<정오표>

 


* 371



 


 그러니까 쿼크 두 개가 아주 가까워지면, 서로의 존재를 점점 더 희미하게 느낀다는 말이다. 이것을 점근적 자유성라고[주3] 한다.

 


[3]점근적 자유성라고 점근적 자유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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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물고기
레오노르 콩피노 지음, 임혜경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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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점  ★★★★☆  A





동심은 신이 나서 팔딱거린다. 어린이는 놀기 좋아하는 동심이 이끄는 대로 세상을 여행한다. 어린이는 새로운 것과 친해지고 싶어 한다. 지칠 줄 모르는 동심을 품은 어린이는 놀면서 한 뼘씩 계속 자란다. 동심은 어린이가 어른으로 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은 동심을 가두는 감옥이다. 꼼짝 없이 어른에 갇힌 동심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어른으로 변한 어린이는 자신의 가슴속에 살고 있었던 동심이 죽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프랑스 극작가 레오노르 콩피노(Léonore Confino)의 생각은 다르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본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의 흔적을 찾으려고 했다. 비록 동심을 만나지 못했지만, 콩피노는 동심 찾기를 실패로 단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기 안의 어린아이가 아직 죽지 않았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콩피노의 희곡 벨기에 물고기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을 다시 만나라고 부추긴다벨기에 물고기에 나오는 인물은 40대 중년 어른과 10대 어린아이. 그랑드 므시외(Grande monsieur)는 혼자 사는 크로스드레싱(Crossdressing)이다. 생물학적 성별은 남성이지만, 평소에 여성의 옷을 입는다. 그랑드 므시외는 잊을 수 없는 불행한 과거를 안고 살아간다. 그는 과거에 한 명의 자식을 둔 유부남이었다. 아내는 여성의 옷을 입는 동성애자 남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린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프티 피유(Petit fille)는 정신분석가로 활동하는 부모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그랑드 므시외를 만난다. 친한 성소수자 외에 타인을 경계하는 그랑드 므시외는 프티 피유를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아이를 양육한 경험이 없는 그랑드 므시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티 피유의 말과 행동에 쩔쩔맨다프티 피유는 특이한 인물이다. 자신이 물고기라고 주장한다. 그녀의 양쪽 옆구리에 아가미가 있다그랑드 므시외는 프티 피유의 부모가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고아가 된 프티 피유는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데, 한 번 나온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프티 피유가 흘린 눈물은 어항을 한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 극작품에 튼튼한 금붕어가 나온다. 그랑드 므시외는 프티 피유를 위해 특별한 상중 의식을 치른다.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눈물로 채운 어항에 집어넣는다. 일주일 동안 물고기와 함께 산다. 일주일이 지나면 물고기를 방망이로 한 번에 때려서 기절시킨다. 빈사 상태가 된 물고기를 튀겨서 먹으면 상중 의식은 끝이 난다. 하지만 그랑드 므시외와 프티 피유는 튼튼한 금붕어를 죽이지 못한다. 빗자루로 여러 번 내려쳐도 금붕어는 죽지 않는다. 두 사람은 금붕어와 함께 산다.


벨기에 물고기에 묘사된 시공간은 어른어린이의 경계가 없다. 그랑드 므시외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성장하는 인간이다. 그랑드 므시외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독한 어른이다. 프티 피유를 만난 이후부터 그는 가족과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의 소중함을 느낀다죽지 않는 튼튼한 금붕어살아서 움직이는 동심을 상징한다. 동심은 단순히 어린이만 가지고 있는 백지상태의 마음이 아니다. 어린이와 함께 책을 읽는 일을 하는 작가 김소영동심을 어린이의 세계’라고 표현한.[어린이의 세계는 계속 커진다. 어린이의 세계 안에는 어린이가 세상을 만나면서 얻게 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속에 즐겁고 유쾌한 추억만 있는 건 아니다. 눈물과 상처도 있다. 어린이의 세계는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자양분이다. 성장이 멈춘 어른은 어린이의 세계를 잊어버린다. 하지만 어린이의 세계를 소중히 간직하는 어른은 날마다 달라지는 세상과 친해지려고 열심히 배우는 인간이다. 낯설고 새로운 것을 환대할수록 그들의 정신은 끊임없이 성장한다. 따라서 동심은 계속 자라는 마음이다.


벨기에 물고기희미해진 어린이의 세계로 향하는 거울과 같은 희곡이다. 그랑드 므시외와 프티 피유가 주고받는 대화를 읽으면 우리가 어린 시절에 했던 말버릇과 행동을 발견할 수 있다.맞아, 나도 저랬었지!’라고 느꼈다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동심이 꿈틀거릴 것이다. 동심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사계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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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를 쓰는 철학 연구자들은 ‘AD’위대한 전환이 이루어진 시기로 강조한다. 철학사의 ‘AD’는 예수가 태어난 해(Anno Domini)를 뜻하는 서력기원의 약자가 아니다. 데카르트 이후(After Descartes)’를 뜻한다. 데카르트 철학이 등장한 이후부터 철학은 신학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개인의 주체성과 이성의 가치를 강조한 데카르트 철학은 계몽주의 시대의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AD’를 높이 평가한 철학 연구자들은 데카르트를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여겼다


















* 르네 데카르트, 이재훈 옮김 방법서설: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서 진리를 찾기 위한(휴머니스트, 2024)

 

* 르네 데카르트, 이현복 옮김 방법서설: 정신지도 규칙(문예출판사, 2022)




코기토(cogito)’는 데카르트 철학의 핵이다이 단어 하나로 데카르트는 진리 앞에서 생각하고 의심하는 인간의 존재를 처음으로 깨달은 철학자로 알려지게 된다예전에 철학을 철학사 겉핥기식으로 배운 나(예전에 내가 쓴 글에 이런 유형의 사람을 철학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썼다)는 데카르트를 근대 철학의 출발점에 서 있는 철학자로만 알고 있었다그렇지만 데카르트 철학을 제대로 읽어보면 데카르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그의 이름에 항상 따라붙던 최초또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떼어내야 할 낡은 꼬리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데카르트의 주저 방법서설생각하는 나’, 즉 데카르트 본인 스스로 철학을 하는 과정을 우화 형태로 쓴 책이다. 기존 철학사는 개인의 주체성을 처음으로 주목한 책으로 방법서설를 언급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데카르트가 말한 는 완벽에 가까운 합리주의적인 주체의 동의어가 아니다. ‘생각하는 나는 무지와 편견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이용할 줄 아는 존재이다데카르트는 방법서설6부 막바지에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지성은 유한하므로 모든 자연법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인정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진리를 생각해 온 본인 역시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면서 솔직하게 밝힌다.



 나는 사람들이 내 글들을 검토한다면 기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를 위한 기회를 더 많이 가지게 하려고 나는 내 글들에 관해 반대한 것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 반론들이 수고스럽더라도 나의 출판사로 보내주시기를 간청한다. 출판사가 내게 그 반론들을 알려준다면 나는 나의 답변을 거기에 동시에 첨부하려고 애쓸 것이다. 이를 통해서 독자들은 두 가지를 함께 보면서 그만큼 더 쉽게 진리를 판단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답변을 길게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내가 나의 오류를 인식한다면 그것을 아주 솔직하게 인정하겠다고 약속하며, 내 오류를 깨닫지 못한다면 내가 쓴 것을 변호하기 위해 요구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간단하게 말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방법서설》 중에서, 163쪽, 이재훈 옮김)

 


방법서설에서 묘사된 생각하는 나는 합리주의적 인간이 아닌 회의주의적 인간에 더 가깝다전자는 너무나도 똑똑해서 이성을 사용할 줄 아는 존재라면, 후자는 무지해서 이성을 제대로 사용해야 하는 존재이다.

















* 미셸 드 몽테뉴, 심민화 · 최권행 옮김 에세(민음사, 2022)





신학과 고대의 고전 문헌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진리에 대해 검토하고 숙고하는 일을 실천한 철학자는 데카르트가 처음은 아니다. 데카르트보다 먼저 태어난 몽테뉴(Montaigne)가 이미 생각하는 나의 중요성을에세에 언급했다.


















* 미셸 옹프레, 곽동준 옮김 《바로크의 자유사상가들》 (인간사랑, 2011)


* 미셸 옹프레, 변광배 · 김중현 옮김 《아리스토텔레스의 악어들: 그림으로 읽는 철학사》 (서광사, 2022)




피에르 샤롱(Pierre Charron)은 몽테뉴와 데카르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의 철학자다. 그는 몽테뉴와 교류를 맺었는데, 이로 인해 샤롱이 1601년에 발표한 저서 <지혜에 대하여>는 몽테뉴의 에세의 아류작 또는 모방작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철학자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철학 세계로 이루어진 () 철학사를 쓰는 미셸 옹프레(Michel Onfray)<지혜에 대하여>세속 도덕의 출생 신고서라고 평가한다. 이 책의 글머리에 샤롱은 신의 지혜가 아닌 인간의 지혜를 위해 글을 썼다고 밝힌다. 샤롱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이 출간되기 30여 년 전에 신학과 구분되는 철학을 지지했다.


반 철학사를 쓰는 철학자답게 옹프레는 프랑스 철학의 시조 격으로 평가받는 데카르트에 낀 거품을 제거한다. 이 거품은 주류가 된 철학자들만 모여있는 철학사가 만든 것이다. 이 두꺼운 거품에 둘러싼 데카르트가 많이 주목받은 바람에 데카르트 이전에 태어난 몽테뉴가 철학자였다는 사실이 잊혔다.







몽테뉴와 데카르트는 고전을 꾸준히 탐독했지만, 그 속에 담긴 진리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진리를 의심했다. 주류 철학자들만 기억하는 철학도들은 데카르트를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우대했고, 몽테뉴를 은둔하는 수필가로 취급하여 철학자들의 전당에 초대하지 않았다. 철학사를 사랑하는 철학 공부는 철학자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철학사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맞지 않는 철학자들을 무시한다자신의 입맛에 맞는 철학자들만 졸졸 따라다닌다반면에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철학자를 숭배하지 않는다. 철학이 현재 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의심하고 숙고한다소크라테스(Socrates)가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리를 검토했듯이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주류와 비주류로 구분 짓지 않고, 철학자들의 글을 두루두루 만난다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안다. 몽테뉴와 데카르트가 순수하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Philosopher)’이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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