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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3월의 세계 문학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라스트 울프

알마

2021

 



2026년 3월 27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장소: 인더가든









3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북 큐레이터(도서 추천)]

정현정, 김성현, 조약돌



[진행북클럽투르기윤색]

최해성



[사진]

김성현, 최해성










[곁두리(간식과 음료)]

(버터떡을 만드는 수제 디저트 카페) 인더가든

(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 김성현



[<세계 문학> 독자]

정현정, 조약돌, 김성현, 향기, 히시마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

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327 금요일은 문학 애호가들에게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021)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1월의 세계 문학]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2025년 12월의 책]

퍼시벌 에버렛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




2024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s) 소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은 전해에 영어로 출간된 책 중 최우수 도서에 수여하는 미국의 문학상입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월의 세계 문학 지정 도서였던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제임스작년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이었습니다. 2022년에 발표된 에버렛의 소설 <Dr. No>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지만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제임스는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지 못했지만, 2024년 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소설 부문), 2025년 퓰리처상(소설 부문)을 받았습니다.









27일에 ‘DMZ 세계문학 페스타가 파주에서 개막했습니다.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문학 축제입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개정판 1001번째 책]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김하은 옮김 붉은 인간의 최후: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이야기장수, 2024)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 2015)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를 포함한 해외 작가들이 참석합니다.

 


















* 캐시 애커, 장한길 옮김 무의미의 제국(문학과지성사, 2025)




<서점 극장 라블레>서울에 있는 세계 문학 전문 서점입니다. 27일 저녁, 그곳에서 캐시 애커(Kathy Acker)의 소설 무의미의 제국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무의미의 제국을 우리말로 옮긴 장한길 번역가와 이 책을 추천한 박솔뫼 작가가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고르고 싶을 때 <서점 극장 라블레>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이곳에 가면 ‘독자들이 모르는 작가들이 쓴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책들은 생각보다 잘 팔리지도 않고, 소수의 문학 애호가만 찾아서 읽죠. 저는 비주류 작가들의 책, 특히 ‘19세 미만 구독 불가판정을 받은 문학 작품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지정 도서로 읽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혼자 음지에 숨어서 읽은 책을 양지의 독자들에게 권장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워크룸프레스, 2014, 사드 전집 1)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50번째 책]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워크룸프레스, 2018, 사드 전집 2)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 소설(워크룸프레스, 2025, 사드 전집 3)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53번째 책]

*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미덕의 불운(열린책들, 2011)

 

* D. A. F. 사드, 이충훈 옮김 규방철학(도서출판b, 2018)

 

* [절판] D. A. F. 사드, 정해수 옮김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민음사, 2011)

















*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소돔의 120(동서문화사, 2012)

 

*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악덕의 번영(동서문화사, 2011)


















* [절판] D. A. F. 사드, 역자 미상 소돔 120(고도, 2000)

 

* [절판] D. A. F. 사드, 오영주 옮김 사랑의 범죄(열림원, 2006)

 

* [절판, No Image]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사랑의 죄악(장원, 1993)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들에 ()과 폭력, 암울한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한 내용이 많고, 정상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나옵니다이들은 안정적인 사회 질서와 도덕에 반기를 들고, 더 나아가 파괴하려고 시도합니다그래서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찬사보다 많은 비난을 받고 있어요.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소수의 독자는 저주받은 명작으로 치켜세우지만, 대다수 독자는 쓰레기 작품이라면서 비난을 퍼붓습니다. 독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의 최고봉은 단언 사드 후작(Marquis de Sade)의 작품일 것입니다.









성과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캐시 애커의 무의미의 제국》도 출간 당시 독자와 비평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독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문학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목이 뛰어난 독자와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도 비주류 문학 작품들은 여전히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주목받기가 어렵습니다. 고상한 책끼리 모여서 멋을 부리는 고전 목록에 제외되고, 읽으면 위험할 것 같은 불온 도서로 취급받으니까요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점 극장 라블레>무의미의 제국》 북토크가 세계 문학 애호가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327일이 특별한 날인 이유는 세계 연극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연극이 극장 무대 위에서 자라는 나무라면 희곡은 씨앗입니다연출가, 드라마투르기, 배우, 무대 제작자들은 다 같이 희곡을 읽으면서 어떻게 희곡을 무대에 표현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극인들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싱그러운 나무를 가꾸는 정원사입니다. 


독서 모임 후기의 첫머리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번 달에 만난 작가의 이름도 길어요. 헝가리의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입니다


올해 1월 모임 때 정현정 님이 제일 먼저 라슬로를 언급했어요. 라슬로의 책 중 가장 얇은 라스트 울프를 읽었다고 했어요그런데 도통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읽기 힘든 라스트 울프를 다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했어요사실 저도 여러 번 읽어봤는데, 줄거리를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요약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라고 느낄 정도로 머리 위로 물음표들만 쏙쏙 솟아올랐지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조원규 옮김 사탄탱고》 (알마, 2018)


* 조원규, 정성일, 정은수, 금정연, 고영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알마, 2026)




『라스트 울프(The Last Wolf)는 2009년에 발표된 중편 소설입니다. 번역본에 작가의 초기작인 두 편의 단편소설 헤르먼사냥터 관리인(Herman: The Game Warden)과 기교의 죽음(The Death of a Craft)이 실려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198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85년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출세작인 사탄탱고가 나온 해이기도 합니다.









라슬로의 소설들을 읽다가 머리가 막힌다면 최근에 출간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를 읽어보시면 좋습니다라슬로의 글을 만난 사탄탱고의 번역자 조원규 시인, 영화평론가 정성일, 서평가 금정연, 극작가 고영범, ‘읽기 중독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감상문을 모은 책입니다. 다섯 편의 감상문을 읽으면 라슬로 문학 세계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요.








고영범 극작가는 고정된 회오리의 세계_마지막 늑대라는 글에 라스트 울프』의 줄거리를 요약했습니다. 라스트 울프전직 철학 교수인 ’, 와 대화를 나누는 바텐더가 등장합니다는 바텐더에게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라는 곳에 마지막 늑대를 사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숨 쉴 틈이 없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읽은 고영범 극작가는 각자 자기 말만 하고, 전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흐지부지하게 흘러가는 대화를 나선형으로 부는 회오리로 비유했습니다.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 시 전집(민음사, 2022)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 소설 전집(민음사, 2012)




현정 님은 라슬로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이상의 시와 소설이 떠올렸다고 했어요이상이 쓴 시 중에 가장 난해하기로 유명한 오감도시제 2운동(運動)구두점과 단락 없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져 있어요









이상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희망 없는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암울한 식민지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지식인들의 불안과 절망감이 스며들어 있어요. 라슬로의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라슬로가 만든 인물들은 종말이 임박한 세계 안에서 저항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 바츨라프 스밀, 강주헌 옮김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김영사, 2023)




성현 님도 라슬로의 문체에 적응하지 못해서, 이번 달에 읽기 시작한 과학책이 더 쉽게 읽혔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갑자기 가방에 있던 과학책 한 권을 불쑥 꺼내서 소개했어요! 에너지 연구 전문가이자 환경 과학자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이 쓴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나타나면서 대화가 잠깐 옆길로 샜어요. 사실 우리 모임은 문학 외에도 정치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대화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저는 독서 모임 지정 도서와 전혀 관련이 없어도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불쑥 큐레이팅을 좋아해요.








 











* 클레어 키건, 홍한별 옮김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2023)


 

[대구 책방 <일글책> ‘북 앤 필름’ 2026년 3월 도서]

* 시그리드 누네즈, 정소영 옮김 어떻게 지내세요(엘리, 2021)




우리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분들은 저처럼 다른 독서 모임 활동도 병행합니다. 그래서 성현 님처럼 여러 권의 책을 다독하고, 각자 읽었던 다른 책들을 소개합니다. 조약돌 님라스트 울프』에 나온 일부 장면을 본인이 읽은 두 권의 소설,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시그리드 누네즈(Sigrid Nunez)어떻게 지내세요와 엮어서 설명했어요. 작가와 내용이 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을 엮어서 자기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은 정말 멋지고, 흥미롭습니다저는 이런 형식의 큐레이팅을 최대한 정확하게 쓰고 싶은데, 문제는 제가 안 읽은 책을 접하면 그 책의 줄거리나 핵심 내용을 못 써요. AI가 한 권의 책을 아주 빠르게 요약해 주지만, 저는 아직도 손으로 종이책을 툭 건드리고 두 눈으로 문장을 만지는 일이 익숙해요이처럼 사소한 것들어떻게 지내세요》는 제가 읽지 않은 책이라서 약돌 님의 큐레이팅을 기록하지 못했어요.


다른 독자들이 추천한 책은 제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당장 만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로 독서 모임 활동을 한 지 15년 되었어요. 취향과 관심사가 제각각 다른 애서가들을 만나면서 아주 잠깐 스치듯이 마주친 책들도 많았는데요, 그 책 중 몇 권은 시간이 지나서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독서 모임 후기를 쓸 때 다른 독자가 추천한 책 제목과 작가 이름을 기억해두고, 기록합니다.


라슬로가 묘사한 인물들은 결국 소멸에 이르게 됩니다. 현정 님은 인간 존재의 취약함을 생생하게 드러낸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화에 대해 생각했다고 합니다. 노화는 차분하게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힘(헤르먼: 사냥터 관리인, 103)’입니다.








민음사에서 나온 이상 시 전집의 얼굴(앞표지) 그림오감도시제 4입니다. 0부터 9까지 숫자가 나열된 입니다. 오감도시제 4호는 오감도에 맞먹을 정도로 난해한 이상의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일부인 진단 0:1’을 개작한 것입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진단 0:1’을 분석한 어느 수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숫자판은 위에서 아래로 한 줄씩 내려갈 때마다 1/10씩 곱해지는 등비수열입니다. 결국 이 수열은 0으로 수렴됩니다. 수학자는 이상이 만든 숫자판이 소멸하는 세상을 상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라슬로의 소설은 모든 존재가 소멸하여 ‘0으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소멸의 공포를 그린 라슬로의 소설이 거북하다면 읽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라슬로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은 언젠가는 만납니다.



(0). (One, 1). 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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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6-03-30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 큐레이터라...명칭이 좋네요. 사이러스님은 꾸준히 독서토론 참여하시는 거 같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한동안 하지 않다가 다른 모임에 참가하면서 모임사람들의 부탁으로 3개 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역할이 여기 정확히 나와 있네요..ㅎㅎ 북 큐레이터...제가 책을 선택하고 발제하고 진행하고 보충설명하고..ㅎㅎ 첨에는 몰랐는데 되게 부담이 되더라구요. 공지하면 1시간도 되지 않아 순식간에 마감됩니다. 이런 독토는 처음이라 제가 좀 당황스러운데...참여자들 만족도가 아주 높아 계속하게 되는 동인이 되는 듯합니다.ㅎㅎ

cyrus 2026-04-07 06:40   좋아요 0 | URL
대부분 독서 모임 진행자들은 독서 모임 선정 도서를 공지할 때 간단하게 책 소개를 하고 날짜, 장소를 공지해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못 하겠더라고요. 내가 왜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함께 읽으면 좋은지 주절주절 설명하고 싶어져요. 그래서 분량이 길어지면, 공지 글이 (제 눈에는) 서평과 북 큐레이팅 글처럼 돼요. 그래서 공지 글 한 편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이번 달 독서 모임 지정 도서에 관한 공지 글을 써야 하는데 시작도 못 했어요.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를 부를 땐 입술과 혀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서둘러 부르면 발음이 아스러진다. 성(姓)을 떼고 이름만 부르자. . . .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3월의 세계 문학]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라스트 울프(알마, 2021)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조원규 옮김 사탄탱고(알마, 2018)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839번째 책]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저항의 멜랑콜리(알마, 2019)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노승영 옮김 벵크하임 남작의 귀환(알마, 2024)




라슬로가 태어난 헝가리 문학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설다헝가리 문학의 매력을 알아보고 싶어서 라슬로의 소설을 선택했다간 책 읽는 뇌가 헝클어진다.



















* 버지니아 울프, 최애리 옮김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열린책들, 2022)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미국 소설이라는 에세이에서 외국 문학으로의 소풍은 해외여행과 닮았다고 했다









여행지에 사는 주민은 주변 풍경이 편하다. 그러나 이곳에 처음 발을 딛는 여행자는 풍경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기분이 들뜬 여행자는 여행지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친숙하지 않은 것을 찾아다닌다.










라슬로의 소설은 헝가리 문학을 즐기기 위한 첫 여행지로 적합하지 않다라슬로가 안내하는 헝가리 문학 여행을 한다면, 불길한 종소리가 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단 농장 마을(사탄탱고)에 가보고 싶으신가? 사냥꾼과 도보 여행자들이 피할 정도로 위험한 원시림, 레메테 숲(Remete wood, 라스트 울프에 수록된 단편 헤르먼-사냥터 관리인)은 여행금지 구역이나 다름없다황량한 분위기가 가득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라슬로의 장황한 이야기에 친숙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그렇다면 헝가리 문학을 여행하려면 독자는 어떤 여행지에서 시작해야 할까

















* [절판] 한경민 헝가리 문학사(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 2004)




우리말로 번역된 헝가리 작가들의 작품 수가 적다. 여행지가 많지 않다한참 오래전에 나온 번역본은 절판되었다. 헝가리 문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은 한 권뿐인데, 12년 전에 출간되었다. 









헝가리 문학사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어를 가르치는 한경민 교수가 썼다이 책이 나왔을 때, 한 교수의 직위는 강사였다저자가 소속된 대학교 출판사가 만든 책이라서 공공도서관에서 만나기 쉽지 않다.

















[절판] 한경민 엮음 《가난한 사람들》 (문학과지성사, 1999)




한 교수가 처음으로 번역한 헝가리 문학 작품은 헝가리 작가들의 단편 선집 가난한 사람들이다. 9명의 작가, 그들이 쓴 단편 소설 17편이 수록되었다한 교수가 처음으로 번역한 헝가리 문학 작품은 헝가리 작가들의 단편 선집 가난한 사람들이다. 9명의 작가, 그들이 쓴 단편 소설 17편이 수록되었다. 이 중에 모리츠 지그몬드(Moricz Zsigmond)의 단편 소설은 총 5편으로 제일 많다단편 선집의 이름으로 정해진 가난한 사람들은 모리츠의 작품이다. 코스톨라니 데죄(Kosztolányi Dezső)의 단편 소설은 4편으로 지그몬드 다음으로 많다









모리츠와 코스톨라니는 20세기 헝가리 문학을 접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작가. 두 사람은 1910년대에 활동했다새로운 문학을 추구하는 젊은 작가들의 시선은 헝가리 국경을 훌쩍 뛰어넘어 서유럽(영국, 프랑스 등) 문학으로 향하고 있었다. 모리츠와 코스톨라니는 서쪽을 뜻하는 <뉴거트>(Nyugat)라는 문학잡지를 만들어 자신들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때부터 헝가리 문학은 근대에서 현대로 한 걸음 발돋움했다외르케니 이스트반(Örkény István)1950년대에 활동한 극작가다그가 쓴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일 분짜리 소설이 수록되었다내가 이 세 사람만 콕 집어서 언급한 이유는 현재 그들의 다른 작품이 번역되었기 때문이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688번째 책]

* 임레 케르테스, 유진일 옮김 운명(민음사, 2016)

 

* [절판] 임레 케르테스, 박종대 · 모명숙 옮김 운명(다른우리, 2002)


















* 임레 케르테스, 이상동 옮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민음사, 2022)

 

* [절판] 임레 케르테스, 정진석 옮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다른우리, 2003)

 

















* 임레 케르테스, 한경민 옮김 좌절(민음사, 2018)

 

* [절판] 임레 케르테스, 한경민 옮김 좌절(다른우리, 2003)




한 교수는 200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케르테스 임레(Kertesz Imre)의 소설 좌절을 번역했다케르테스 임레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작가다헝가리에 정착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는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Holocaust)를 피하지 못했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운명 3부작을 쓰기 시작했다의 대표작이자 운명 3부작의 시작점 운명은 노벨상의 후광을 받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래 유지했다. 좌절은 운명 3부작의 마지막 소설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운명 3부작은 절판되었고, 케르테스의 다른 소설 청산(정진석 옮김, 다른우리, 2005)을 제외한 운명 3부작 모두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으로 재출간되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409번째 책]


[서재를탐하다 읽다익다 <우주지감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102번째 지정 도서 (2022년 3월)]


* 산도르 마라이, 김인순 옮김 열정(솔출판사, 2016)




케르테스 임레가 노벨 문학상을 받기 일 년 전에, 마라이 샨도르(Márai Sándor)의 소설 열정 유언》(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01년)이 출간되었다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인 샨도르는 독일어도 쓸 줄 알았다. 민주화와 창작의 자유를 갈망한 그는 헝가리의 사회주의 정권에 실망하여 유럽으로 망명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가 글을 쓰기 위해 늘 가슴속에 품고 있던 모국어는 독일어가 아니라 헝가리어였다열정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이후로 샨도르의 장편 소설들이 출간되었으나 현재 살아남은 책은 열정 산문집 하늘과 땅》(김인순 옮김, 솔출판사, 2015년)이다.

 



















* 페퇴피 샨도르, 처코 프렌츠(그림), 한경민 옮김 용사 야노시(알마, 2024)

 

* 페퇴피 샨도르, 한경민 옮김 민족의 노래(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 2023)

 



이미 지나갔지만, 315일은 헝가리의 국경일이다. 1848년 헝가리 혁명을 기념하는 날이다. 19세기 초반 헝가리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서유럽에서 불기 시작한 혁명의 바람은 독립을 염원하는 헝가리 사람들의 가슴에 불꽃을 피우게 했다. 헝가리 지식인과 작가들은 혁명의 필요성을 민중에게 호소했고, 함께 힘을 합쳐서 자유를 찾자고 외쳤다.

 

페퇴피 샨도르(Petőfi Sándor)315일 혁명 시위에 참여한 시인이다.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란 젊은 시인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시 민족의 노래를 썼다. 315일에 처음으로 낭독된 민족의 노래는 민중 집회의 시위 구호가 되었고오늘날 헝가리 혁명의 독립선언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 교수는 샨도르 탄생 200주년인 2003년에 샨도르의 시 선집 민족의 노래를 펴냈다. 이듬해에 서사시 용사 야노시를 번역 출간했다. ‘야노시(János)’는 서사시의 주인공인 양치기의 애칭이다. 야노시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험난한 모험에 뛰어든다. 용사 야노시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서사시다. 번역본의 삽화는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Sand art)의 거장이 만들었다.






[제목에 붙인 cyrus의 주석]



제목을 ‘간략한 안내서(평)’으로 정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 내가 모르는 헝가리 작가와 작품들이 많다. 두 번째 이유, 여성 작가를 소개하지 않았다. 이 글을 쓰면서 헝가리 문학사를 많이 참고했는데, 이 책에 여성 작가의 생애와 주요 작품을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이 없다. 세 번째 이유, 두 명의 헝가리 시인 어디 엔드레(Ady Endre)어틸러 요제프(Attila József)를 언급하지 않았다. 두 시인의 작품은 우리말로 번역되었는데, 안 읽은 책은 소개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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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가는 칵테일 바가 있어요. 바 이름은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칵테일 바 사장님이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 감명 깊게 읽어서 가게 간판에 소설 제목을 새겼습니다. 이곳러시아에서 온 바텐더가 일하고 있습니다. 바텐더의 이름은 율리아입니다. 사장님과 동료 바텐더들은 그녀를 리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리아 님이 저에게 책 한 권을 추천했어요. 이 작가의 책’, 정말 재미있어서 세 번이나 읽었다면서요. 리아 님이 추천한 책은 러시아 작가의 소설이었어요. 이 소설은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문학 전문가들이 걸작으로 손꼽는 작품입니다.


리아 님은 러시아 소설을 아주 좋아해서, 원작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도 봤다고 했습니다. 이 작가’를 좋아해서 모스크바에 있는 이 작가’ 박물까지 방문했답니다도스토옙스키(Dostoevskii)와 톨스토이(Tolstoy)가 지루하다면서 이 작가를 추켜세웠어요.


러시아를 가본 적이 없는 저는 내심 러시아에서 이 작가가 정말로 대단한가?’라고 느낄 정도로 믿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 작가생전에 글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굴욕적인 삶을 살았거든요. ‘이 작가스탈린(Joseph Stalin) 정권을 풍자하는 희곡을 썼습니다. 스탈린의 검열관들은 그가 쓴 문제의 희곡을 무대에 오르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소설마저 출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탈린에 아부하는 작가와 비평가들은 이 작가의 명예를 난도질하는 수준의 평론을 쓰면서 공격했습니다.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박탈된 이 작가스탈린에게 직접 전화를 겁니다. 작가는 스탈린에게 망명을 요청했고, 러시아에 남아야 한다면 일자리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조국을 떠날 결심을 확고히 하지 못한 작가는 망명 요청을 철회했고, 스탈린은 그에게 새 직장을 주선했습니다. 작가는 모스크바 예술 극장의 조감독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스탈린은 작가의 작품 해금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가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식했고, ‘소련에 출판할 수 없는 소설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이 소설 자신의 마지막 작품임을 직감했던 것일까요? 병마와 싸우고 있던 작가는 죽기 3주 전까지 이 소설을 쓰는 데 열중했습니다. 결국 작가는 이 소설을 완성했고1940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출판할 수 없는 소설은 작가가 죽은 지 26년 후에 처음으로 인쇄되었습니다. 1966, 월간 문학 잡지 모스크바 소설의 일부가 실렸습니다. 잡지에 실린 소설은 완전한 원본이 아닌 검열관의 가위질을 심하게 당한 반쪽짜리 글이었습니다. 이랬던 이 작가가 지금은 러시아인들이 즐겨 읽는 작가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출판할 수 없는 소설은 러시아 문학 교과서에 실렸고, 연극과 TV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2월의 세계 문학]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609번째 책]

* 미하일 불가코프, 정보라 옮김, 거장과 마르가리타(민음사, 2010)




러시아 출신 바텐더 율리아가 추천한 소설. 출판할 수 없는데도 작가가 죽을 때까지 집필에 전념했던 소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월의 세계 문학 작품미하일 불가코프(Mikhail Bulgakov)거장과 마르가리타입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진 소설입니다. 두 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야기는 시간상으로 간격이 큰 두 개의 장소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는 1930년대 소련의 모스크바, 또 다른 하나는 예수(예슈아 하-노츠리)에게 십자가형을 내리게 되는 빌라도(Pontius Pilate) 총독이 살고 있는 예루살렘(예르샬라임)입니다.


모스크바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작가입니다. 소설 제목의 거장(master)’은 이 익명의 작가를 가리킵니다. 작중의 거장은 예수와 빌라도에 관한 소설을 씁니다. 계속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예루살렘 이야기는 거장이 쓴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예루살렘 이야기는 소설 속의 작은 소설입니다. 거장이 쓴 예루살렘 이야기는 비평가의 혹평을 받고, 실망한 거장은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갑니다.


마르가리타(Margarita)는 거장의 연인이자 조력자입니다. 소설 제목만 보면 두 사람의 애정 관계를 묘사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가코프는 독자들의 예상을 깨고, 이야기에 비현실적인 존재를 등장시킵니악마 볼란드(Woland)와 그를 따르는 수행원들입니다. 소설의 구조가 복잡해졌습니다. 두 개의 이야기(모스크바와 예루살렘), 인간(거장과 마르가리타)-악마(볼란드 일행)-소설 속 인물(빌라도와 예수/예슈아 하-노츠리)’로 이루어진 3중의 작중 인물이 나옵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437번째 책]

괴테, 전영애 옮김《파우스트》 (도서출판 길, 2019)


* 괴테정서웅 옮김《파우스트》 (민음사, 1999)







거장과 마르가리타괴테(Goethe)의 장편 운문 희곡 파우스트를 모티프로 한 소설입니다. 거장은 파우스트(Faust), 마르가리타는 그레트헨(Gretchen), 볼란드는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와 비슷합니다재미있게도 파우스트거장과 마르가리타두 작가가 죽을 때까지 여러 번 고쳐 쓴 필생의 역작입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4년 12월의 세계 문학]

* 보리스 사빈코프, 정보라 옮김, 창백한 말(빛소굴, 2025)

 


* 보리스 사빈코프, 정보라 옮김, 테러리스트의 수기(빛소굴, 2025)

 


* 보리스 사빈코프, 연진희 옮김, 검은 말(빛소굴, 2025)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번역자소설가 정보라입니다. 정보라 작가는 지금도 러시아와 동유럽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꾸준히 번역하고 있습니다









2024<세속> 12월의 문학 작품이었던 보리스 사빈코프(Boris Savinkov)창백한 말은 정보라 작가가 번역했습니다. 작년에 표지가 바뀐 창백한 말, 이 소설의 프로토타입으로 알려진 테러리스트의 수기》(국내 초역)가 출간되었고, 절판되었던 검은 말이 복간되었습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4년 8월의 세계 문학]

안톤 체호프강명수 옮김 갈매기》 (지만지드라마, 2019)








러시아 희곡 하면 대부분 독자는 체호프(Anton Chekhov)를 먼저 떠올립니다2024년 <세속> 8월의 문학 작품은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였습니다.



















* 미하일 불가코프, 강수경 옮김, 백위군 (희곡)(지만지드라마, 2019)

 

* [절판] 미하일 불가코프, 유승만 옮김, 백위군(열린책들, 1996)



















* 미하일 불가코프, 정막래 옮김, 조이카의 아파트(지만지드라마, 2019)

 

* [절판] 미하일 불가코프, 김혜란 옮김, 조야의 아파트. 질주(책세상, 2005)

 

















* 이현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현암사, 2017)

 

* 이현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현암사, 2014)

 

* 이현우, 로쟈의 세계 문학 다시 읽기: 세계 명작을 고쳐 읽고 다시 쓰는 즐거움(오월의봄, 2012)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지금도 세계 문학 강의를 하는 서평가 로쟈이현우 님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가 체호프와 불가코프라고 했습니다













불가코프의 희곡 백위군동명의 장편 소설을 개작한 작품입니다. 소설 백위군번역본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고, 희곡 버전의 백위군은 출간되었습니다. 1926년 초연 당시 제목은 <투르빈 가의 나날>이었습니다. 백위군은 스탈린이 열다섯 번이나 봤을 정도로 불가코프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희곡입니다. 그러나 불가코프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조이카의 아파트(조야의 아파트)질주(도망) 공연 이후로 불가코프는 반 소비에트 작가로 비판받기 시작했고, 앞에 언급한 대로 스탈린의 눈밖에 나고 말았습니다.



















* 이현화, 불가불가(지만지드라마, 2019)

 

* 양승국 엮음, 한국 희곡선 2(민음사, 2014)

<불가불가>가 수록되어 있음

 

 


불가불가(不可不可)’라는 독특한 제목이 붙은 국내 희곡이 있어요. ‘불가불가작품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중요한 대사이기도 합니다. 불가불가극중극이 나옵니다. 극중극에 등장하는 왕은 결단력이 부족해서 대신들의 견해에 의존합니다. 왕이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대신들은 불가불가라고 대답합니다왕은 대신들이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불가불가에 혼란스러워합니다.







[배우 2] 

경은 어떠시오?

 

[배우 5] 

, 소신 말씀이오니까?

 

[배우 2] 

경의 의견을 듣고 싶소.

 

[배우 5]

불가불가(不可不可)하온 줄 아뢰옵니다.

 

[배우 4] 

? 무어라하셨소?

 

[배우 5] 

불가불가

 

[배우 3] 

아니, 대감, 불가불, , 아니면 불가, 불가?

 

[배우 5] 

불가불가



(이현화, 불가불가중에서, 14)




극 중 대사 불가불가 쉼표를 어느 위치에 쓰고, 띄어쓰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불가불, 가는 어쩔 수 없이 찬성할 수밖에 없다라는 뜻입니다. 불가, 불가는 강한 부정에 가까운 결사반대를 뜻합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처음 접한 <세속> 독자님들의 본심은 불가불, 일까요, 아니면 불가, 불가일까요?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읽기 어려운 소설입니다. 저는 1월 중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요, 적응하기가 쉽지 않군요. 읽었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 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으셨으면 합니다.

 

읽다가 재미없으면 책을 덮고,완독 불가, 불가코프(불가코프의 소설 완독하기 싫다)’를 하시면 됩니다. 저는 이야기가 지루하고, 어려워도 완독 불가불, 가코프(어쩔 수 없지만, 불가코프의 소설을 완독해야겠다)’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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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6-02-17 0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불가불가 완독불가
세상에 이런 책이 수두룩하네요.
적어주신, 스탈린에게 전화한 내용의 희곡이 있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요.

cyrus 2026-02-23 06:52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이 언급한 희곡이 후안 마요르가의 《스탈린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입니다. 이 책도 샀는데,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다 읽지 못한 상황이라서 펼쳐보지도 못했어요.. ^^;;
 






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월의 세계 문학








퍼시벌 에버렛

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




2026년 1월 30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20분

장소: 인더가든









<1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북 큐레이터(도서 추천)]

정현정, 조약돌, 최해성

 


[진행북클럽투르기윤색]

최해성



[사진]

김성현, 최해성



[<세계 문학> 독자]

정현정, 조약돌, 김성현히시마

꽃잎(첫 참석), 윤지현(첫 참석)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인더가든>(In the Garden)은 널따란 카페입니다. 수제 케이크와 쿠키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세속’)매달 마지막 금요일 밤이 되면 번화가에 있는 널따란 정원으로 갑니다. <세속>이 정원에 드나든 지 정확히 일 년이 되었어요. <세속>을 위해서 대화하기 편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인더가든> 모녀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최근 <인더가든>두쫀쿠를 만들었어요. 두쫀쿠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입니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들도 알 정도로 아주 유명한 디저트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만든 케이크와 쿠키를 자주 먹을 정도로 디저트를 좋아합니다책을 읽거나 서평을 쓸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먹습니다. <인더가든>의 두쫀쿠도 먹어봤어요. 올해 첫 모임을 만든 <세속> 독자님들을 위해 독서 모임장인 제가 두쫀쿠를 샀습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170번째 책]

* 마크 트웨인, 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민음사, 1998)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장편소설 제임스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대표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안티테제(Anti these)’입니다. ‘테제가 명제라고 한다면, 안티테제는 명제와 대립합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허클베리 핀(Huckleberry “Huck” Finn)톰 소여(Thomas “Tom” Sawyer) 탈출한 흑인 노예 (Jim)을 도와주는 동료입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나는 숨을 죽이고는 잠시 생각한 끝에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북 찢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끔찍스러운 생각이었고 무서운 말이었지만 벌써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뱉은 말을 취소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었지요. 그러고는 이제 두 번 다시는 마음을 고쳐먹는 일에 대해서 신경을 끄기로 했습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중에서, 김욱동 옮김, 461)

 

 

허클베리 핀은 도망친 짐을 신고하는 대신 침묵을 선택합니다그는 짐의 우정과 자유를 위해 지옥에 가기로 결심한 것이죠탈출한 노예를 방조하는 일은 노예제에 반하는 비도덕적 행위입니다. 하지만 허클베리 핀은 노예제를 옹호하는 가짜 도덕을 송두리째 무시해 버립니다허클베리 핀의 지옥행은 국가와 학교, 교회가 합심해서 만든 노예제를 뛰어넘어 자유로 도약하는 중대한 전환점입니다.


제임스에서 지옥으로 가기로 결심한 사람은 허클베리 핀이 아니라 짐입니다. 짐은 백인들이 어리숙하게 행동하는 그를 부를 때 쓰는 이름입니다. 흑인 노예들은 주인인 백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또는 가혹한 학대를 피하려고 일부러 스스로 낮췄습니다. 은 흑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백인들의 시선이 뭉쳐져서 생긴 가짜 이름입니다. 주인공에게 어울리지 않은 가명(家名)인 거죠.


제임스의 흑인 노예는 제대로 말할 줄 알고, 생각이 깊습니다. 그리고 글을 쓸 줄 압니다. 그의 진짜 이름은 제임스입니다그는 자신도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자유와 평등을 말로만 강조하는 백인 철학자들의 위선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각성한 제임스는 팔려 간 가족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합니다.


<세속> 독자들은 제임스가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읽혔다고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전에 제가 추천한 문학 작품들은 대체로 문장이 어렵고, 난해했고, 이야기의 분위기가 엄청 무거웠거든요


조약돌 님백인들의 기분을 맞추는 대로 살아간 흑인 노예들의 삶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노예로 태어나서 노예로 생을 마친 흑인들은 평생 자신의 진짜 능력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똑똑했지만 온통 하얀 세상 앞에서 좌절하여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한 흑인들도 있을 거예요. 교육을 제대로 받은 흑인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으려고 백인의 언어를 습득해 보지만, 점점 더 백인 같은 인간이 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백인은 언어에 능통하고 똑똑해진 흑인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기묘한 존재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흑인은 백인들이 칠해놓은 하얀 세상 속에 갇혀서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 프란츠 파농, 노서경 옮김 검은 피부, 하얀 가면(문학동네, 2022)

 

* 프라모드 K. 네이어, 하상복 옮김 프란츠 파농 새로운 인간(앨피, 2015)

 

* 이경원 파농: 니그로, 탈식민화와 인간해방의 중심에 서다(한길사, 2015)

 

* [절판] 알리스 세르키, 이세욱 옮김 프란츠 파농(실천문학사, 2013)





저는 약돌 님의 견해에서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의 탈식민주의 철학을 덧붙여보려고 합니다파농이 누군지 소개하기에 앞서, 제임스에서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Voltaire)평등의 의미를 언급한 대목을 기억하십니까? 제임스는 꿈속에 나타난 볼테르와 철학적 논쟁을 펼칩니다. 그는 볼테르가 말한 평등의 한계를 비판하고 거부합니다. 제가 그 문장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아프리카인도 유럽인의 방식으로 쉽게 교육받을 수 있을 거야. 인간은 본래 타고난 모습을 넘어서 예절과 기술을 배움으로써 동등해질 수 있다네.”

 “그게 평등의 의미. 바로 동등해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거라네. 마르티니크에 있는 흑인이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인이 되듯, 인간은 평등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동등해질 수 있다네.”

 “난 당신이 싫어요.” 내가 열과 오한 속에서 말했다. [중략]

 “어쨌든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네. 그게 내 요점이고, 하지만 우리가 악마라고 부르는 모습이 자네 아프리카인들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하네.” 


(제임스중에서, 72)





저는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인이 되려는 마르티니크 출신 흑인을 언급한 볼테르의 말을 보는 순간, 프란츠 파농이 떠올렸습니다. 마르티니크(Martinique)는 카리브해에 있는 섬으로, 프랑스의 영토입니다. 과거에 프랑스 식민지였고, 이 섬에 파농이 태어났습니다. 파농은 프랑스에서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정신과 의사입니다. 그는 프랑스어를 배운 흑인들의 정신을 분석했습니다. 파농의 분석에 따르면 백인의 언어를 쓰는 흑인은 자신을 백인이라고 믿었습니다. 백인 행세를 하면 검은 피부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흑인 정체성을 탈피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들은 착각했습니다. 여전히 백인은 프랑스어에 유창한 흑인을 차별했습니다. 파농은 백인의 삶, 백인의 언어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흑인의 종속된 삶을 하얀 가면으로 비유했습니다. 파농의 저서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은 흑인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면서까지 하얀 가면을 쓴 흑인의 정신적 파산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임스는 대처 판사(Judge Thatcher)의 서재에 몰래 들어가서 책에 담긴 유럽 백인 철학자들의 생각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노예제에 비판하는 그들의 생각에 공감했지만, 제임스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자유와 평등에 대한 유럽 철학을 섭렵하면서도 철저히 비판적으로 접근합니다. 제임스가 볼테르와 존 로크(John Locke)의 견해에 반박하는 태도는 프랑스 유학 시절 파농의 삶과 일치합니다. 파농은 하얗게 칠한 유럽 철학의 장점을 흡수하되, 흑인 차별과 흑인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는 유럽 백인 우월주의를 경계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철학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러한 치열한 탐색 끝에 나온 철학이 바로 탈식민주의입니다. 탈식민주의는 제국주의와 서구 중심주의에 대항하는 철학입니다.


<세속> 독자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펼쳤습니다. 정현정 님 다름을 인정하는 방식이 서투르면 타자를 배제하거나 배척하는 상황이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남성 중심적 사고가 많이 반영된 사회일수록 남성의 언어는 세상을 바라보는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오랫동안 남성의 언어는 여성을 통제하는 권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번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한 윤지현 님남성 언어의 권력화를 지적했고, 이에 따라 여성은 남성의 언어에 종속된 채 스스로 말하기를 검열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한다고 말했습니다.































* 유진 피터슨, 김순현 · 윤종석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모세오경(복있는사람, 2023)

 

* 유진 피터슨, 김순현 · 윤종석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신약(복있는사람, 2023)

 

* 크리스틴 헤이스, 김성웅 옮김 구약 읽기: 역사와 문헌(문학동네, 2022)

 

* 데일 마틴, 권루시안 옮김 신약 읽기: 역사와 문헌(문학동네, 2019)




이번 모임은 다른 모임에 비하면 종교에 관한 대화의 비중이 컸습니다. 소설에서 제임스는 자신을 (Ham)의 저주를 타고난 희생자라고 표현합니다(80). ‘함의 저주구약성경》 『창세기 920~27을 뜻합니다.

 

함은 대홍수를 피하려고 거대한 방주를 만든 노아(Noah)의 세 아들 중 한 사람입니다. 노아는 방주에서 나온 후 포도밭을 가꾸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재배한 포도로 술을 만들었고,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버리는 바람에 벌거벗은 상태로 잠들고 말았습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이 함입니다. 그는 큰형 (Shem)과 막내 야벳(Japheth)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두 사람은 적나라하게 드러난 아버지의 하체를 천으로 가렸습니다. 잠에서 깬 노아는 벌거벗은 자신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형제들에게 알린 함을 저주했습니다. 노아가 내린 저주로 인해 함의 후손들은 두 형제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 김형인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살림, 2003)




노예제를 옹호하는 보수적인 미국 기독교인들은 함의 저주를 자주 인용했습니다. 그들은 성경 속에 노예를 지배해야 하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서 과장된 견해를 내세웠습니다. 이에 맞서서 노예제를 비판하는 기독교 종파신약성경마태복음712, 누가복음631을 인용했습니다













* [절판]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새 한글 성경과 시편(대한성서공회, 2021)



* 대한성서공회, 《새 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 마태복음 712절, 16쪽

 

 “그러므로 남들이 여러분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여러분 자신들도 그대로 남들에게 해주세요.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핵심이니까요.”



대한성서공회, 《새 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 누가복음 6장 31절, 155쪽

 

 남들이 해주기를 여러분이 바라는 대로똑같이 남들에게 해주세요.”



* 유진 피터슨, 메시지 묵상 신약55쪽(마 7:12), 168쪽(누 6:31)

 

 “여기, 간단하지만 유용한 행동 지침이 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는지 자문해 보아라. 그리고 너희가 먼저 그들에게 그것을 해주어라. 하나님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설교를 다 합한 결론이 이것이다.”




두 구절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와 맞닿아 있습니다. 노예제에 반대한 기독교인들은 노예제가 양심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어기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어떤 분은 독서 모임에 종교를 너무 많이 이야기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무신론자이고 비종교인입니다. 그러나 종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지성적인 태도로 종교를 과격하게 비난하는 태도를 경계합니다. 저는 성경이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서양 문학과 기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종교적 영향이 짙게 나타난 문학 작품이 상당히 많이 있고요, 작가들은 성경 속 구절을 인용하여 문장을 쓰기도 합니다.

 






























* 유진 피터슨, 김순현 · 홍종락 · 이종태 · 양혜원 옮김 메시지 묵상 시가서(복있는사람, 2023)

 

* 김동훈 옮김 욥의 노래(민음사, 2016)

 

* 에라스뮈스, 김남우 옮김 우신 예찬(열린책들, 2011)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류시화 옮김 기탄잘리(무소의뿔, 2017)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장경렬 옮김 기탄잘리(열린책들, 2010)

 

* 아우구스티누스, 성염 옮김 고백록(한길사, 2025)




구약성경》의 시가서에 해당하는 『욥기(Book of Job)욥의 노래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정현정님이 기독교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에라스뮈스(Erasmus)우신예찬은 권위에 취한 기독교를 우화 형식으로 풍자한 작품입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Tagore)기탄잘리는 고전 목록에 포함되는 작품이며 비종교인이 읽을 수 있는 종교 문학 작품입니다(현정 님은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기탄잘리를 추천했습니다). 조약돌님은 최근에 <일글책> 고전 읽기 모임 지정 도서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고백록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중세 문학사와 중세 철학사에도 거론되는 기독교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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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6-02-02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cyrus님!
독서 모임의 리더는 이 정도로 깊은 것을 알고 계시고 탐구하시는군요.
대구에 살면 꼭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두쫀쿠 먹어 봤는데
그냥 한 번이면 될 것 같았어요.

cyrus 2026-02-15 18:03   좋아요 1 | URL
독서 모임 대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책과 무관해서 독서 모임 후기를 쓸 땐 제가 아는 책에 대한 정보를 추가해요. 그래야 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 분위기가 나거든요.. ㅎㅎㅎ

서울 두쫀쿠 한 개 가격이 7천 원이던데 다음에 사서 먹기 망설여지는 가격이에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I’m on your side

When times get rough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저는 당신 편이에요.

힘든 시간이 다가오고

친구를 찾을 수 없을 때

험한 물 위에 있는 다리처럼

제가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



-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

Bridge Over Troubled Water(1970) 노랫말 -







니체(Nietzsche)의 철학적 분신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는 인간이 위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인간을 다리(bridge)’에 비유합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민음사, 2004)

 


* 프리드리히 니체, 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어느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아카넷, 2025)

 


[카페 스몰토크 <니체 읽기> 지정 도서(2022)]

* 프리드리히 니체, 김인순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열린책들, 2015)

 


[펭귄클래식 독서 모임(<달의 궁전> 전신) 20113월의 책,

발제자: cyrus]

* 프리드리히 니체 · 레지날드 J. 홀링데일 서문, 홍성광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펭귄클래식코리아, 2009)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하는 데 있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19)




목적에 맞춰서 행동하는 인간은 안정적으로 살아갑니다. 목적에 완전히 벗어난 삶의 경로를 피해 다닙니다. 반면에 다리형 인간은 유동적입니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를 추구합니다. 그러려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과거의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다리형 인간은 몰락을 간절히 원합니다초인(Übermensch)이 되고 싶은 몰락하는 자는 과거가 된 세계관과 가치관을 해체합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는 다리와 같은 독서 모임입니다. 과거에 읽은 책을 소환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읽습니다. ‘재독(rereading)’은 과거에 책을 보면서 느낀 것과 생각을 되돌아보는 행위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거나 한 해 동안 한 번 완독한 책들의 목록을 만들려는 목적형 독서는 다시 읽을 수 있는 시간적인, 정신적인 여유가 부족합니다.

















[서재를탐하다 & 읽다익다 <우주지감

이 작가의 책’ 20195월의 책, 추천 독자읽는 인간’ 천성은]

* [절판] 오에 겐자부로, 정수윤 옮김 읽는 인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위즈덤하우스, 2015)



 

[서재를탐하다 & 읽다익다 <우주지감

이 작가의 책’ 20196월의 책, 추천 독자읽는 인간 천성은]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54월의 세계 문학

추천 독자: 정현정]

*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을유문화사, 2009)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는 천성은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천성은 독자의 별명은 읽는 인간입니다. 독서를 주제로 한 오에의 강연들을 엮은 책의 제목 읽는 인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책에서 오에는 예전에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전신운동을 하고 난 뒤의 상쾌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재독은 과거에 읽었을 때보다 더 깊이, 더욱 치열하게 읽어야 합니다. 다시 읽기는 과거에 읽으면서 몰랐던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대구 독서 모임 <고라니 울고> 202511월의 소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749번째 책]

* 앨리스 워커, 고정아 옮김 컬러 퍼플(문학동네, 2020)

 


* [절판] 앨리스 워커, 안정효 옮김 컬러 퍼플(청년정신, 2007)









<고라니 울고>는 김성현 독자와 정현정 독자가 소속된 독서 모임입니다. <고라니 울고>의 작년 11월 지정 도서는 미국 소설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컬러 퍼플이었습니다워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입니다. 소위 말하자면 흑인입니다. 젊은 시절에 흑인 민권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잊힌 흑인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컬러 퍼플은 열네 살에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흑인 소녀가 정신적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이 소설이 성공하면서 워커는 1983년에 전미도서상과 흑인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소설가로도 활동한 안정효가 번역한 컬러 퍼플을 읽었는데요, 이 책은 절판되었어요. 이 책의 앞표지에 소설 속 주인공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어요. 실루엣의 출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컬러 퍼플> 포스터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처음에는 맞춤법과 문법이 어색한 흑인 토속 영어로 말합니다. 안정효 번역가는 흑인 영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맞춤법이 틀린 우리말로 번역했습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1월의 세계 문학]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2025년 12월의 책]

* 퍼시벌 에버렛, 송혜리 옮김 제임스(문학동네, 2025)

 


[그라디언트 <이 작가의 책>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7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170번째 책]

* 마크 트웨인, 김욱동 옮김 허클베리 핀의 모험(민음사, 1998)

 


* 마크 트웨인, 이화연 옮김 톰 소여의 모험(펭귄클래식코리아, 2009)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올해 1월의 세계 문학 작품의 주인공은 흑인 노예 남성입니다. 이 남성의 이름은 제임스(James)’입니다. 백인들은 그를 (Jim)’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모험심이 강한 백인 소년들이 구출한 흑인 노예로 기억합니다. 짐의 탈출을 도와준 소년들이 바로 허클베리 핀(Huckleberry “Huck” Finn)톰 소여(Thomas “Tom” Sawyer)입니다.


1월의 세계 문학은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소설 제임스입니다. 작가는 앨리스 워커와 같은 조지아주 출신 흑인입니다. 제임스마크 트웨인(Mark Twain)허클베리 핀의 모험흑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두 백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흑인 짐과 노예제도를 바라본 고전입니다. 이와 반대로제임스의 제임스는 흑인 노예가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를 관찰합니다.


제임스도 백인 앞에서 의도적으로 맞춤법이 틀린 채 말합니다. 소설에서는 흑인 영어를 노예 말투라고 번역했습니다실제로 흑인 노예들은 백인들에게 잘 보이려고 우스꽝스럽게 말했습니다. 우월감에 빠진 백인들은 문맹인 척하는 노예들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202011~12월의 책]

 

[그라디언트 <이 작가의 책>

미국 근대 문학 읽기’ 202612월의 책

추천 독자: ‘읽는 인간천성은]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811번째 책]

* 토니 모리슨, 최인자 옮김 빌러비드(문학동네, 2014)












천성은 독자가 이끄는 독서 모임 <이 작가의 책>의 올해 큐레이션은 미국 근대 문학 읽기입니다. 7월 지정 도서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고, 12월 지정 도서는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빌러비드입니다. 제가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에 활동했을 때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빌러비드였습니다.

 

제임스지금까지 소개한 다른 독서 모임 지정 도서들을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컬러 퍼플빌러비드를 다시 읽고 싶거나 예전의 독서 경험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독자를 위해서,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빌러비드를 읽으려는 독자를 위해서 제임스를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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