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놀 - 도덕적 선입견에 대한 생각들 세창클래식 15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동용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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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얼굴은 얼(정신)이 뭉쳐진 신체 부위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은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매일매일 성장한 얼굴에 한 사람이 생각하고 느낀 것들이 그대로 드러난다책의 얼굴도 그렇다서문독자가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책의 얼굴이다. 책은 자기 얼굴을 절대로 숨기지 않는다. 책이 독자에게 알리고 싶은 본문의 핵심이 얼굴에 다 나타난다. 서문이 책의 얼굴이라면 본문은 책의 몸통이다대부분 글쓴이는 책을 쓸 때 서문부터 쓴다. 그런데 니체(Nietzsche)는 정반대의 순서로 책을 쓴 철학자다. 그는 본문을 먼저 썼으며 서문은 몇 년 지난 후에 썼다. 니체에게 서문은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마침표다.


아침놀: 도덕적 선입견에 대한 생각들은 니체가 1880년부터 쓰기 시작한 책이다. 이듬해에 나온 초판은 서문이 없다아침놀》은 얼굴이 없는 책으로 태어난다. 니체는 1886년에 아침놀서문을 쓴다. 초판이 나온 지 6년이 지난 뒤에 얼굴 있는 아침놀》 재판이 나온다니체는 책을 쓸 때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항상 글을 천천히 썼다. 곡을 직접 만들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 니체는 자신과 본인의 책을 느리게 연주하는 방식인 렌토(lento)’로 비유한다아침놀》은 잠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아침놀》이 음악이라면 잠언은 음표다. 니체의 짧은 글을 단번에 읽으려고 하면 글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 성급하게 읽으면 엉뚱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니체는 도덕을 숭배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거부한다. 그에게 도덕은 뜨겁게 빛나야 할 인간의 삶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해로운 밤안개다. 도덕으로 흐릿해진 사회 속에서 인간은 도덕의 노예’가 된다. 도덕은 자신을 따르는 노예에게 명령한다. 생각해서는 안 되고 말도 적게 하라. 여기서는 오로지 복종만 해야 한다!”[주1] 도덕의 노예는 솔직한 감정과 욕망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억누른다도덕에 짓눌린 인간의 얼굴에 나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니체는 아침놀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도덕과의 한판 전쟁을 선포한다.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보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니체의 책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이 사람을 보라, 도덕의 계보, 우상의 황혼이다. 이 세 권의 책 또한 니체의 주저라서 아침놀니체 철학 필독서 목록에 끼지 못하고 겉도는 책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아침놀은 니체 철학을 이해하는 데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에 권력에의 의지(힘에의 의지)’초인(위버멘쉬)’의 의미를 설명한 잠언이 나온다니체가 아침놀》 서문을 쓰기 직전인 1885년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이미 완성된 연도다1885년과 1886년은 천천히 만들어진 니체 철학이 충분히 무르익은 시기다.


아침놀느리게 읽어야 할 책이다. 니체는 천천히 읽으라고 당부한다. 아침놀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책이기도 하다. 니체는 독자에게 아침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아침놀가끔 펼쳐서 읽기 위한 책이다. [2] 니체는 서문에서 완벽한 독자와 문헌학자가 이 책을 원한다고 했다. 그의 말에 부담을 갖지 말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니체는 논리성을 포기한 채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잠언을 썼다. 니체에 맞서는 독자는 아침놀을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읽을 수 있다. 잘못 읽는 최악의 독서를 한다고 해도 결국 스스로 읽어야 한다. 인간은 방황을 거듭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끔찍한 방황과 연습을 경험하면서 지식을 얻는다.[3]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면서도 언제나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줄 아는 존재. 자신이 직면하는 오류와 한계를 스스로 넘어서는 인간이야말로 니체가 아침놀에서 강조하는 초인이다.





[1] 아침놀서문, 16.

 

[2] 아침놀잠언 454, 479.

 

[3] 아침놀잠언 452, 478.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 39, 옮긴이 주 43

 

 『아침놀에서 권력에의 의지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것은 1906년에 출간되는 유고집[4]의 제목이 되기도 한다. 특히 권력으로 번역된 ‘Macht(마흐트)’에 대한 논쟁이 격렬하다. 권력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턴가 근대적인 어감이 더 강하다는 이유로 흔히 으로 번역됐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나, 그것만이 진리라고 틀을 정해 버리면 문제가 된다. 니체는 후기에 들어서 주인 도덕을 노예 도덕과 비교하면서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초인은 이런 주인 도덕과 주인의식으로 충만한 존재다. 니체는 그러니까 자기 삶에 주인이 되는 그런 도덕을 요구했다.



[4] 니체의 유고집 권력에의 의지(Der Wille zur Macht) 초판은 1901년에 초판이 출간되었고, 1906년에 증보판이 출간되었다. 니체의 누이 엘리자베트(Elisabeth Förster-Nietzsche)와 니체의 친구 페터 가스트(Peter Gast)니체의 유고를 임의로 엮은 책으로, 니체의 저작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 279, 잠언 192 

 




 그리고 또 예를 들어 프라피스트[주5] 수도회의 창시자가 된 사람도 있다. 이 수도회의 창시자는 기독교의 금욕적 이상을 예외적인 프랑스인으로서가 아니라 바로 진정한 프랑스인으로서 정말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구현하고자 했던 사람이다.

 

[원문]

 

 Da steht der Gründer der Trappistenklöster, er, der mit dem asketischen Ideale des Christenthums den letzten Ernst gemacht hat, nicht als eine Ausnahme unter Franzosen, sondern recht als Franzose.



[5] 트라피스트의 오자박찬국 교수가 번역한 아침놀(책세상, 2004) 206 참조.





* 340, 잠언 237 





 거의 모든 정당에는 우습기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벼이 넘길 것은 것은[6] 아닌 그런 곤경이 생겨날 수 있다.


[6] 넘길 것은 것은 것은





* 344, 잠언 240 

 




 죄 그 자체와 그 죄로 인해 발생한 나쁜 결말 따위는 셰익스피어나 아이아스, 필록테테스, 오이디푸스의 소포클레스[주7] 같은 시인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죄 자체를 연극의 지렛대로 삼는 것은 상당히 쉽겠지만, 이런 시인들은 그런 일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비극 시인도 삶에 대한 자신의 비극적 형상을 통해 삶에 등을 돌리려 한 것은 아니다!



[주7] 아이아스(Aias), 필록테테스(Philoctetes), 오이디푸스(Oedipus)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Sophocles)의 작품 제목이자 작품의 주인공이다. 홑낫표(「 」)는 작품 제목을 나타날 때 사용하는 문장 부호다. 따라서 아이아스와 필록테테스에도 홑낫표를 표시해야 한다.






* 360, 옮긴이 주 335

 




 루터는 당시 황이었던 루이 10[주8]에게 반항적이면서 교훈적 의미로 헌정했던 그리스도인의 자유(Von der Freiheit eines Christenmenschen, 1520)에서 구속의 자유라는 이념을 펼쳤다.



[주8] 루이 10(Louis X, 1289~1316)프랑스 왕이다. 1520년에 활동한 교황은 레오 10(Leo X, 1475~1521, 재위: 1513~1521).





* 558, 옮긴이 주 529

 

 콜럼버스는 1492년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탈리아의 항해사다. 그는 항해를 떠나기 전에 부호들로부터 후원받을 요량으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려 주고 또 설명하기 위해 탁자 위에 달걀을 세우는 퍼포먼스를 보여 줬다고 한다. [주9]



[주9]콜럼버스의 달걀로 알려진 이 일화는 이탈리아의 역사가이자 탐험가인 지롤라모 벤조니(Girolamo Benzoni)1565년에 발표한 <History of the New World>에 언급되었다. 하지만 벤조니의 책이 나오기 15년 전에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르네상스 미술가 평전(한길사 번역본 기준으로 2)에 콜럼버스의 달걀과 비슷한 일화를 언급했다. 달걀을 세운 주인공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세운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대성당 돔의 설계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달걀을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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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탕아 2024-09-02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놀을 아직 안 읽어봤습니다. 이 번역본은 읽을 만 한가요?

cyrus 2024-09-04 22:01   좋아요 1 | URL
네, 가독성이 좋았고 옮긴이의 주석이 책세상 번역본보다 많았어요. 주석에 니체 철학을 설명한 내용이 많았어요. ^^

오후즈음 2024-09-02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읽어야 한다니까 뭔가 마음이 놓이네요. 구입해서 천천히 읽어 보겠습니다!

cyrus 2024-09-04 22:04   좋아요 0 | URL
<아침놀>을 천천히 읽으면 인용하기 좋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요. ^^
 




이번 독서 모임은 잘하셨나요?” 몇몇 분이 제게 독서 소모임이 잘 진행되었는지 묻곤 합니다. 저는 짤막하게 대답합니다. , 어수선하게 진행되다가 잘 마무리되었어요.”

 

어수선하다. 표현은 사물이 얽히고 뒤섞인 상태를 뜻해요. 제가 생각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의 독서 모임은 책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삼천포로 빠지는 상황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독서 모임 선정 도서가 어땠는지 얘기를 나누다가 또 다른 책이 언급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저는 여러 권의 책이 언급되는 어수선한 이야기를 즐깁니다. 상대방이 언급하거나 추천한 책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가 한 번도 읽지 않은 책이라든가 제가 모르고 있었던 작가의 책도 제 머릿속에 있는 책장에 꽂아둡니다. 언젠가 읽게 될 책들이죠.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소모임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 ‘HJ’라는 분이 있어요. ‘HJ’ 님은 독서 편력이 넓은 분입니다. 본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다른 독서 모임에 참석하면서 읽은 책을 종종 얘기합니다. HJ님은 첫 번째 소모임이 있던 날에 그 작가’를 말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작가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작가가 쓴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았어요. HJ님은 이번 달 소모임에서도 그 작가의 글이 정말 좋다고 추천했어요. 당연히 제 머릿속 서재에 그 작가의 책들이 있어요. 이제 그 책들을 내 눈앞에 펼쳐야 할 때가 왔다고 느꼈어요. 저는 HJ님이 추천한 그 작가의 책을 다음 달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소모임 선정 도서로 정했어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9월의 작가는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입니다. 2022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입니다. 국내에 번역된 에르노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에르노의 책들은 거의 분량이 얇아요. HJ님은 에르노의 문장에 제대로 푹 빠지기 시작하면 에르노의 책 두 권을 단숨에 읽게 된다고 했어요. 에르노의 대표작은 단순한 열정(문학동네, 2012)입니다. 사실 다음 달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선정 도서를단순한 열정으로 정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독서 소모임을 진행해 보고 싶었어요.

 

독서 소모임에 참석하는 모든 분이 에르노의 책 한 권을 읽고 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에르노의 책 한 권을 선택해서 읽는 것입니다. 독서 소모임 참석자는 자신이 읽으려고 하는 에르노의 책 제목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9월 소모임은 상대방이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독서 모임으로 진행됩니다. 각자가 고른 에르노의 책에 집중하면 됩니다. 각양각색의 감상이 모여서 새롭게 만들어진 아니 에르노는 어떤 모습일까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에르노의 책을 두 권 이상 읽고 오셔도 돼요. HJ님은 추석 연휴 기간에 에르노의 책 여러 권을 잔뜩 읽을 거라고 하셨어요. 과연 HJ님은 다음 달에 에르노의 책을 몇 권까지 완독할 수 있을까요?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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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9-01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블라인드 독서 모임‘ 이라니 게다가 아니 에르노의 책이라니 참석자분들이 부럽습니다.^^ 사이러스님은 머릿속에도 책장이 있었군요. 👍

cyrus 2024-09-01 22:25   좋아요 1 | URL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지 않아요. 제 머릿속 서재에 임시 보관한 다음에 책을 살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는 순간이 오면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서 구매해요. ^^

stella.K 2024-09-01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모임 잘 안 된다고 징징대더니 그래도 그동안 뭔가했구나. 축하해! 그렇지. 원래 책은 책을 불러오는 법이지. 잘하고 있는거야. 앞으로도 쭈~욱 번창하길 바라. 홧팅이다! 👍

stella.K 2024-09-01 15:38   좋아요 1 | URL
아, 근데 읽어서 세계문학속으로 이름 잘 지었다. HJ닝 누군지 궁금하네. 사실 내 본명 이니셜이 같아시 말이지. ㅋㅋ

cyrus 2024-09-01 22:32   좋아요 2 | URL
감사하게도 첫 번째 모임에 오신 분들 모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주셨어요. 하지만 이분들이 개인 사정이 있거나 취향이 변하면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어요. 기존 회원만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 한계가 생길 거고, 이를 극복하려면 신입 회원이 참석해 줘야 하는데 현재까지 독서 모임에 참석하길 원하는 분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어요. ^^;;

구름모모 2024-09-01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라인드 독서모임이라 솔깃해지네요.^^

cyrus 2024-09-01 22:32   좋아요 1 | URL
이 모임 진행 방식이 괜찮으면 또 한 번 시도해보고 싶어요. ^^
 
만들어진 세계사 -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탐나는책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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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역사는 원래 색이 없다. 역사가와 정치가는 역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에 손을 갖다 댄다.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에 얼룩이 생긴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은 역사는 얼룩덜룩 더럽혀져 있. 지저분한 역사는 정치색을 띠고 있다짙은 정치색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정치색은 사실을 지워버린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낙서 쟁이다그들은 역사가 된 사람들의 얼굴에 끼적끼적 낙서한다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다.’,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 특수 부대가 주도한 폭동이다.’,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덕분에 우리가 잘 살 수 있었다. 두 대통령을 독재자로 헐뜯는 사람들은 전부 빨갱이다!’ 낙서로 뒤덮인 역사는 누렇게 녹이 슬어 있다녹은 사실을 갉아먹는다. 하지만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낙서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낙서 쟁이들은 자신이야말로 사실을 올바르게 기록하는 역사가라고 믿는다그들은 항상 오른손으로만 펜을 쥐면서 역사에 낙서한다오른손에서 나온 낙서는 역사에 거짓과 편견을 덧칠하는 오록(誤錄)이다낙서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오른손에 있던 펜은 성난 칼이 된다. 날카로운 칼날로 변한 펜은 낙서를 열심히 지우는 역사가들을 공격한다낙서 쟁이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정치인을 좋아한다. 낙서는 정치색과 무척 잘 어울린다. 


역사는 연약하다. 그래서 역사 속에 있는 사실은 오랫동안 살아남기 힘들다. 시간이 지날수록 역사는 물렁물렁해지고, 조그만 틈이 생긴다사실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 역사적 진실이 담긴 목소리는 다시 들을 수 없다. 역사의 증언이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다행이지만, 기록 또한 역사와 마찬가지로 항상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지 않는다의미 있는 사건은 수많은 역사가와 호사가를 만나면서 과장되고, 각색되고, 조작된다. ‘진실로 꾸며진 사건은 역사가 된다우리가 배운 역사 대부분은 만들어진 것이다.


만들어진 세계사 정치색과 편견, 오해와 거짓으로 물들인 역사를 모아놓은 책이다역사 속 정치인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선정을 베푼 위대한 정치인 대 최악의 독재자사람들은 역사책에서 훌륭한 정치인을 만나면 그 사람의 좋은 점만 보려고 한다. 반면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독재자를 만나면 눈에 거슬리는 미운털만 보인다


독일을 통일하여 강력한 제국으로 건설한 비스마르크(Bismarck)의 별명은 철혈 재상이다. ‘(, )’은 비스마르크가 연설 중에 언급한 단어다. 철은 무기, 피는 군대를 뜻한다. 이러한 별명으로 인해 비스마르크는 무자비한 전쟁광으로 비난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비스마르크는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적대국인 프랑스와 외교 협상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프랑스를 고립시키는 데 성공했다. 히틀러(Hitler)의 나치 정권은 비스마르크가 세운 독일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했다. 히틀러는 자신이 제2의 비스마르크라고 선동했다한술 더 떠서 비스마르크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분명히 자신의 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치 정권은 비스마르크를 왜곡했다. 비스마르크는 반유대주의와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경계한 정치인이다.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는 방대하고 지루한 역사를 최대한 줄여서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러나 역사를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이 과정에서 진실이 축소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에 총을 든 카우보이가 항상 등장한다. 서부극에 나오는 악당은 은행을 털거나 이주민을 습격하는 강도단이거나 백인을 잔혹하게 죽이는 호전적인 아메리카 원주민이다서부극의 서부 개척 시대는 재미있게 만들어진 역사. 총을 소유한 카우보이는 많지 않았다. 권총이 비쌌기 때문이다. 백인이 주인공인 서부극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악역을 맡는다서부극은 미지의 땅을 개척한 백인을 찬양한다서부 시대의 백인들만 주목하는 역사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비참한 처지를 은폐한다. 백인들은 도시와 철도를 만들기 위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쫓아냈으며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았다.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는 역사를 냉소적으로 정의한다. 그의 말은 이 책의 시작을 알리는 제사(題詞)로 나온다.



역사란 당시 그곳에 없었던 사람들이 말하는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한 거짓말 모음이다.

 


역사가 거대한 모래밭이라면 진실은 진주다. 귀중한 진실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문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렵다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시야를 넓혀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좁아진다. 여기에 진실을 차단하는 색안경까지 끼게 되면 역사의 얼룩진 부분만 도드라져 보인다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는 연약하고쉽게 변질되고거짓이 잘 섞인다. 진실 순도 100%인 완벽한 역사는 없다. 흠집이 생기기 쉬운 역사를 알아야 하는 우리 또한 완벽하지 않다그렇다고 해서 의문과 검토를 멈춘 채 역사를 그대로 지켜만 볼 수 없다역사를 방치하면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우리가 보는 역사는 요지경 속에 있다. 요지경 속 역사는 상당히 복잡하다.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진실, 좀처럼 인정하기 힘든 불편한 진실. 두 개의 진실은 떼어내기 힘들 정도로 포개져 있다. 우리는 역사의 양면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복잡한 역사를 단순하게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역사 전체가 아닌 반쪽짜리 역사만 골라서 본다. 보기 좋은 진실만 무조건 찬양하는 역사관은 반쪽 역사를 미화하는 일이다. 유독 불편한 진실만 건드려서 무조건 비난하는 역사관은 반쪽 역사를 무시하는 일이다만들어진 역사의 원래 제목은 ‘Bad History’. 역사는 나쁘지 않다. 역사는 억울하다. 진짜로 나쁜 건 역사에 편견과 거짓이라는 불순물을 섞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색을 칠하여 제 입맛에 맞는 역사를 만들려는 사람들이다. 역사책인 척하는 그들의 책은 거짓말 모음집이다.






<cyrus의 주석과 정오표>









만들어진 세계사2013년에 나쁜 세계사: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매일경제신문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두 책의 역자는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역자는 나쁜 세계사에 있는 오탈자와 오역을 고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세계사를 펴냈다.










(21) 이안 몰타이머(22) 이안 몰타이어 

→ 이언 모티머(Ian Mortimer)




* 24





종교 개혁과 종교 개혁가






* 86





 철 가면의 전설은 수많은 소설의 소재가 됐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알렉산더 듀마1850년에 발표한 대하소설 삼총사에 나오는 내용[주1]이다.


[원문]


 The legend of the masked prisoner has spawned countless novels and films, most famously the third instalment of Alexandre Dumas’s 1850 saga The Three Musketeers.



[1] 알렉산더 듀마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삼총사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부작의 원제는 <달타냥 로맨스>(d’Artagnan Romances). 1부는 국내에 많이 알려진 <삼총사>(Les Trois Mousquetaires). 2<20년 후>(Vingt ans après), 3<브라즐론 자작: 10년 후>(Le Vicomte de Bragelonne Dix ans plus tard)는 번역되지 않았다.


뒤마가 쓴 철 가면1부가 아닌 3부 <브라즐론 자작>에 있는 내용이다. 3부 분량이 많아서 영문판은 3부작으로 출간되었는데, <브라즐론 자작> 3부가 바로 철 가면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 88




 

 죄수가 철 가면을 썼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은 철학자이자 작가였던 볼테르였다. 그는 1770년과 1772년 사이에 발행된 백과전서[2]에서 죄수는 턱 아랫부분이 용수철로 고정된 철 가면을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원문]


 It was the writer and philosopher Voltaire who first claimed that the prisoner wore an iron mask ‘a movable, hinged lower jaw held in place by springs in his Questions sur l’Encyclopédie, published some time between 1770 and 1772.



[2] 백과전서(Encyclopédie)는 디드로(Denis Diderot), 달랑베르(d’Alembert), 볼테르(Voltaire),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등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편찬한 책이다. 1권은 1751년에 출간되었고, 1772년에 도판이 포함된 총 30권의 백과사전이 완성되었다. 볼테르가 철 가면을 언급한 저서는 백과전서가 아니다. 정확한 제목은 <백과사전의 질문>(Questions sur l’Encyclopédie)이다.






* 126




 

 1959년 마오쩌둥이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주고 있다면 방법이 없다. 전체 인민의 절반이 죽으면 나머지 절반은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



굶어주고 굶어죽고






* 141





 정리하자면 최초의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의 발명품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최초의 증기기관은 고대 그리스인이 만든 수증기를 이용하는 원시 장비[주3]라고도 할 수 있다.



[3] 최초의 증기기관을 만든 사람은 알렉산드리아의 헤론(Hero of Alexandria)이다. 알렉산드리아는 헤론이 태어난 곳이다.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에 있으나 로마 제국에 속한 영토였다.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한 로마인들은 그리스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였고, 자신들을 그리스인이라고 여겼다.






* 146





로데지아 로디지아(Rhodesia)






* 159




 

포리피린 증상 포르피린 증상(porphyria)






* 177





 갈릴레오가 1613년에 출판했던 태양 흑점에 관한 서한교황 바오로 3에게 헌정된 책[4]이었다.



[4] 교황 바오로 3(Paulus III)1468년에 태어나서 1549년에 사망했다(재위 기간: 1534~1549). 태양 흑점에 관한 서한(Letters on Sunspots)이 발표된 시기에 활동한 교황은 바오로 5(Paulus V, 1550~1621, 재위 기간: 1605~1621).






* 181





매리를 여왕으로 인정했다. 메리를 여왕으로 인정했다.






* 200





패탱 원수 페탱(Pétain) 원수

구판에는 페탕으로 표기되어 있다.






* 203




 

프랑스와 미테랑 프랑수아 미테랑(Francois Mitter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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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성과 무한: 외재성에 대한 에세이는 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대표작이다. 이 책에 레비나스 철학의 코어(Core, 핵심)’가 들어 있다그래서 레비나스 철학을 공부하려면 반드시 전체성과 무한를 만나야 한다문제는 철학이 단순한 코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레비나스 철학은 하드코어(hardcore)’. 책을 펼치자마자 이해하기 어려운(hard) 문장들이 튀어나온다.  눈빛은 당혹스러워서 굳어진다(hard). 문장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페이지를 좀처럼 넘기지 못한다. 책을 잠깐 덮고 나는 자책한다. 내 머리는 철학과 친하게 지낼 수 없는 딱딱한(hard) 돌머리인가 봐.’









 








[레비나스 철학 읽기 모임]

* 에마뉘엘 레비나스, 김도형 · 문성원 · 손영창 함께 옮김

전체성과 무한: 외재성에 대한 에세이(그린비, 2018)





전체성과 무한은 난해한 책이다. 하지만 이런 책을 못 읽는다고 해서 자신의 무지함을 꾸짖지 말자. 전체성과 무한독자에게 불친절한 책이다. 전체성과 무한을 우리말로 번역한 역자는 세 명이다. 그들은 전체성과 무한철학 전공자도 힘겹게 읽는 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그러므로 번역자는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좀 더 친절하게 글을 써야 한다. 레비나스 철학과 관련된 용어가 어떤 뜻인지 알려줘야 한다. 레비나스가 왜 이런 문장을 썼는지도 주석을 통해 설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전체성과 무한1(‘동일자와 타자’, ~149)를 읽었는데, 주석이 있어야 할 단어와 인명이 있다서문에 레비나스는 프란츠 로렌츠바이크(Franz Rosenzweig)라는 학자가 쓴 책을 자주 참고하면서 전체성과 무한》을 썼다고 언급한다. 어떻게 보면 프란츠 로렌츠바이크는 이 책을 태어나도록 도움을 준 철학의 산파이며 레비나스는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프란츠 로젠츠바이크가 구원의 별에서 전체성 관념에 반대하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 저작은 이 책에 자주 인용되어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빌린 발상들을 제시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모두 현상학적 방법이 사용되었다. 지향적 분석은 구체적인 것에 대한 탐색이다. 자신을 정의하는 사유의 직접적 시선에 포획된 개념은, 그 순진한 사유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사유가 생각지도 못했던 지평들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임이 드러난다. 이 지평들이 그 개념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이 바로 후설(Edmund Husserl)의 본질적인 가르침이다.

 

(서문, 18)



독자는 로렌츠바이크가 누군지 모른다. 나도 모른다. 우리는 책을 읽다가 낯선 용어나 사람 이름이 만나면 스치듯이 보면서 지나간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을 눈앞에 보고도 놓칠 수 있다.















* [절판] 마리 안느 레스쿠레, 변광배 · 김모세 함께 옮김 레비나스 평전(살림, 2006)




로렌츠바이크는 독일의 유대인 철학자다. 그는 헤겔(Hegel)을 전공했으며 첫 번째로 쓴 책이 <헤겔과 국가>. 로렌츠바이크는 1916년부터 <구원의 별>을 쓰기 시작한다. ‘구원의 별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을 뜻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 , 세계의 관계성을 다윗의 별기호를 가지고 설명한다. 레비나스는 로렌츠바이크에 대한 글을 여러 편 썼다. 로렌츠바이크는 레비나스가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철학자다. 레비나스는 <구원의 별>이 헤겔 철학의 한계를 넘어서서 반전체주의를 주장한 책으로 평가한다레비나스 철학은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를 비판한다. 따라서 레비나스 철학과 로렌츠바이크의 연관성을 아무런 설명 없이 지나간다는 것은 레비나스와 블랑쇼의 철학적 교감을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관점과 같다.


레비나스는 존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 헤겔 철학(존재론)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래서 전체성과 무한에 헤겔이 심심찮게 언급된다.



 결국 행복과 욕망을 분리하는 거리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 정치는 상호 인정을, 즉 동등성을 향한다. 정치는 행복을 약속한다. 그리고 정치적인 법은 인정 투쟁을 완성하고 신성화한다. 종교는 욕망이지 결코 인정 투쟁이 아니다. 종교는 동등한 자들이 이루는 사회에서의 가능한 잉여다. 즉 영광스러운 비참함의, 책임의, 희생의 잉여다. 이것은 동등성 자체의 조건이다.

 

(79~80)

 


인정 투쟁(Anerkennungskampf)은 헤겔 철학의 핵심 용어다헤겔은 인간이 서로 사랑하면서 인정하는 행동을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헤겔이 바라보는 자아는 그 타자가 자기 자신을 자립적인 가치로 인정해 주길 원한다. 그것은 인정에 대한 욕구. 헤겔은 상호 인정 행위를 정신현상학에서 주인과 노예로 비유하면서 설명한다
















* 헤겔, 임석진 옮김 정신현상학(한길사, 2005)


* 스티븐 홀게이트, 이종철 옮김 헤겔의 정신현상학입문(서광사, 2019)




주인은 노예에게 인정받고 싶다. 하지만 주인은 불안하다. 노예가 나를 제대로 주인으로 대접해 주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복종하는 노예의 태도는 과연 진심일까. 그래서 주인은 노예를 따뜻하게 대하면서 그에게 자유로운 생활을 하도록 허용해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인은 또 불안감을 느낀다. 자유민이나 다름없는 생활에 익숙한 노예가 나를 섬기지 않으면 어쩌지? 자유민이 된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해방되는 동시에 자립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자기의식을 발견한다. 노예는 예전처럼 주인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노예가 아닌 내가 주인인나답게 살려고 한다. 그런데 과거에 노예로 살았던 그가 막상 주인이 돼서 살아보니, 자신을 인정해 주는 노예, 즉 타자가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결국 모든 사람은 타자를 만나면 내가 주인이요!’라고 외치면서 생사를 건 투쟁(Kampf auf Leben und Tod)’을 벌인다.

















* 악셀 호네트, 이현재 · 문성훈 옮김 인정 투쟁: 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사월의책, 2011)

 

* 악셀 호네트, 강병호 옮김 인정: 하나의 유럽 사상사(나남출판, 2021)

 

* 이현재 악셀 호네트(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레비나스가 언급한 인정 투쟁은 헤겔 철학 용어다악셀 호네트(Axel Honneth)는 헤겔의 용어를 좀 더 확장해서 논의한다.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면 생사를 건 인정 투쟁을 한다. 그들의 인정 투쟁은 자기 존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주목하게 만든다. 기득권층과 사회적 약자 간의 갈등 관계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그것은 사회적인 약자가 해야만 하는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한 저항이며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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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4-08-22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비나스를 공공정책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것이 제 주요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책만 들입다 읽는다고 세상이 나아지진 않으니까요. 오히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지요.

cyrus 2024-08-26 06:48   좋아요 1 | URL
오장원님이 레비나스 독서 모임에 오시면 좋겠어요. 오장원님의 견해가 궁금해요. ^^

yamoo 2024-08-21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레비나스 책은 정신현상학보다 10배는 쉬워요~~ㅎㅎ 지젝 보다 훨씬 읽기 수월합니다. 읽어서 이해가 안되는 건 역자들이 깜양이 안되어도 마구 번역하여 한국어 문법규정을 초월한 문장을 사용해서 그래요. 전혀 자책할 필요가 없어요~~ 현상학을 이해하고 보면 좀더 수월합니다..

cyrus 2024-08-26 06:49   좋아요 0 | URL
시간이 지나니까 적응됐어요.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헤겔의 <정신현상학> 읽는 것보다 낫네요.. ㅎㅎㅎ
 




안녕하세요, 여러분. 갈매기를 읽고 계시나요? 아니면, 다 읽으셨는지요? 희곡이 소설과 달라서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실 저는 갈매기를 처음으로 읽었을 때 적지 않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단번에 파악하기 힘들었어요. 여러 번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대사들도 있었어요. 어렵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세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세 번째 선정 도서]

안톤 체호프강명수 옮김 갈매기》 (지만지드라마, 2019)




발제를 공개합니다. 아마도 조금은 낯설 거예요. 여러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 발제]

희곡이나 연극을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요. 갈매기전에 희곡을 읽었거나 연극 공연을 본 적이 있었나요? 인상 깊게 읽었던 희곡 또는 잊을 수 없는 연극이 있었으면 한 편 소개해 주세요.

 


[두 번째 발제]

체호프는 갈매기희극이라고 했어요. 희극에는 웃길 만한 사건이 나옵니다. 어째서 체호프는 불행한 사람들이 나오는 갈매기를 희극으로 여겼을까요? 갈매기를 읽으면서 웃음이 나온 대사나 장면이 있었어요?

 


[세 번째 발제]

트레플료프는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예술관이 어떤지를 보여주기 위해 직접 대본을 쓰고, 공연 연출을 맡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아르카지나는 아들의 연극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결국 굴욕을 느낀 트레플료프는 공연을 중단시킵니다. 여러분이 보기에 갈매기의 극중극은 어땠어요? 여러분이 트레플료프라면 대본을 어떻게 쓰고 싶으세요?


 

[네 번째 발제]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은 열망이 강한 니나는 트리고린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결심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부부 생활은 너무 빨리 마침표를 찍게 되고, 니나는 트리고린에게 버림받습니다. 삶이 만신창이가 된 채 쓸쓸하게 소린 저택으로 돌아와서 트레플료프를 만납니다. 니나는 다시 그와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떠납니다. 여기서 니나는 유명한 대사를 남깁니다. 저는 갈매기예요... 아니, 그게 아니에요.” 니나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다섯 번째 발제]

갈매기를 읽으면서 인상 깊은 인물의 대사가 있었나요? 그 인물의 감정 속으로 들어간 배우가 돼서 낭독해 봅시다. 무성의한 로봇 연기’, 국어책을 읽는 듯한 낭독은 금합니다







훌륭한 연기를 하신 분에게 연극쟁이인 제가 다음 독서 모임 혹은 <수르채그>에 방문하실 때 크림치즈 크래커와 음료 한 잔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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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19 0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네가 사주는 크림 치즈 크래커를 먹으려면 대구까지 가야하는 거구나. 에고, 언제고 가는 날 있겠지. ㅋㅋㅋ

cyrus 2024-08-20 23:28   좋아요 2 | URL
제가 서울에 가게 되면 꼭 만나요. 기다려보세요. 🤭

stella.K 2024-08-21 09:57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이모티콘 붙인 게 웃겨! ㅎㅎㅎㅎ

청아 2024-08-27 13:36   좋아요 2 | URL
저도 거기 끼고 싶어요! ^^

cyrus 2024-09-01 08:08   좋아요 1 | URL
모임 추진해 보겠습니다. 좋은 모임 장소는 찾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