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글목을 돌다 - 2011년 제3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공지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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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에서 온 문자 메시지 한 통   

며칠 전, 야근 때문에 낮에 잠 자고 있을 때 내 휴대폰에 문자 한 통이 왔다.  

원래는 휴대폰의 전원을 꺼놓고 잠을 자곤 했었는데 그 날만은 깜빡한 채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휴대폰 문자 알림 소리에도 쉽게 깰 정도도 잠귀가 밝은터라 점심 먹고 잠든지 2시간만에 깨고 말았다.   

 ' XX, 쓸데없는 스팸 광고 문자가 오기나 해봐라 , , , '     

다음부터는 배터리를 빼고 자야겠다. 머리속에 멍하게 맴도록 있는 피곤함이 가지 않은채 힘겹게 휴대폰의 문자를 확인했다.    

다행히 그 망할 스팸 광고 문자는 아니었다.  알라딘에서 온 문자 메시지였다.   

최근에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한 적이 없어서 갑자기 알라딘에서 문자가 오니 생뚱맞았다. 그런데 졸린 눈 비비고나서 다시 문자 메시지 내용을 확인해보니 , , ,   

2011년 제 35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공지영 ' 맨발로 글목을 돌다 '   

. . . 라는 문자 메시지였다.  알라딘에도 이런 문자 서비스를 보낼줄이야 , , ,     

평소에 이상문학상에도 특별히 관심도 없었고, 한국소설도 그리 즐겨 읽는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 공. 지. 영 '  이 세 글자를 본 순간, 피곤함이 싹 가셨다.  알라딘 검색창에 바로 ' 이상문학상 ' 을 검색해보니 벌써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편소설 한 편만으로 삶의 고통을 치유한 ' 진지한 여자 '  -  

  공지영 <맨발로 글목을 돌다>

일본의 종군위안부, 수많은 유대인들에게 ' 지옥 ' 이나 다름없었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리고 북한의 일본 민간인 납치 사건.   시대와 나라는 각기 다르지만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힘없고 죄 없는 인간의 삶을 거대한 권력으로부터 잔인하게 유린당해야만했던, 다시는 재현되어서는 안 될 역사의 오점들이다.    

그런데 공지영은 북한으로 강제 납치된 적이 있는 H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는 역사적 사건들을 연관시켜서 H에 겪어야했던 고통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철하고 있다. 그녀가 성찰하는 과정은 자신이 살면서 마주하게 된 일련의 고통과 절망을 이입하면서 교차시키고 있다.  거기에다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난민 생활을 체험한 적이 있는 프리모 레비의 삶을 잠깐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는 오랜 성찰 끝에 결론을 내린다.  

희망이 절망적인 유혹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희망을 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는 몰랐다.  

- 공지영 <맨발로 글목을 돌다> p 37 -

결국에는 인간이 마주하게 될 운명은 무조건 일어난다고 할 수 없는 자의적인 동경이 담긴 ' 희망 ' 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마주쳐야 될 인생의 시련 또는 불행마저도 운명의 한 부분으로 포용하고 있다.  

H와의 만남 이후로 소설 속에서 등장한 작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희망을 버린 채 앞길을 알 수 없는 인생의 길목을 돌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그녀는 그동안 겪었던 작가로서의 슬럼프를 포함한 인생의 고통스러웠던 슬럼프들을 이 단편소설 한 편으로 치유하고 있다. ' 맨발로 글목을 돌다 ' 라는 소설 제목처럼 공지영은 자신이 지어낸 글목(글의 모퉁이를 도는 길목)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대상 수상 선정 기념으로 자선 대표작으로 1991년에 발간된 소설집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에서 수록되었던 [진지한 남자]를 선정하였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성격이지만 자신들을 둘러싼 타인들의 시선에 의해 예술가적 기질뿐만 아니라 삶마저 죽어가는 비극적인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인데 한편으로는 그녀의 인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쓴 수상 소감에는 자신의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게 한 심사위원들 덕분에 자살(!)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며 ' 문학적 자서전 ' 에는 그녀가 겪어야했던 남모를 인생의 고통사들이 술회되고 있다.   공지영이라는 작가에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여성 작가라는 이미지 이외에도 이혼녀, 출중한 외모 등과 같은 좋지 않은 이미지도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이런 대중들, 즉 곱지 않은 타인들의 시선 때문에 그녀는 오랜 기간동안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학가적 기질마다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글을 써내려갔다. 다시는 불행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특히, [맨발로 글목을 돌다] 를 집필햇을 때는 행복하다고 밝혔다.

결국, 단편소설 한 편이 완성하게 되었고, 이 소설로 인해서 한때 ' 진지했던 ' 그녀는 '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 의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녀에게 이 단편소설은 자신의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소설 한 편이 그녀가 지금까지 겪었던 삶의 고통들을 단번에 치유한 쓴 약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지영은 인생의 길목을 도는

 

  

  그녀의 세 번의 기다림 - 김 숨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이번 수상작품들 중에서 공지영의 소설과 함께 치열한(?) 대상 선정 경쟁을 벌인 작품이다.  만약에 공지영의 소설이 발표되지 않았더라면 대상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하게 된다.   

소설 속의 ' 나 ' 는 남편과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이들의 관계는 인간적인 삶에서 느끼게 되는 사랑, 정, 서로에 대한 관심이라고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단절된 관계이다. 그녀는 속으로 시아버지와 단 둘이 있는 생활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 정도이다.

시아버지는 며느리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지 않으며 말없이 산책을 나간다거나 혼자서 하루종일 오리 뼈를 고아 먹는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 나 ' 의 남편은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노인은 ' 나 ' 에게 202호 여자가 자신에게 30만 원을 빌려갔으니 꼭 받으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 나 ' 는 그 30만 원이 자신에게 유일한 공돈이라는 희망을 가진 채 202호 여자를 기다려보지만 갚아야되는 날에 여자는 얼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으며 직접 202호에 찾아가보지만 결국에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결국, ' 나 ' 는 하루종일 이들을 기다린다. 시아버지, 남편 그리고 202호 여자.  그러고는 소설은 그녀의 학수고대하는 장면을 끝으로 결말을 맺는다.  

이번에 심사위원을 맡은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심사평에서 이 소설은 이호철의 <닳아지는 살들>오정희의 <저녁의 게임>과 유사한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나는 평소에 외국문학만 접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읽는 순간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연상되었다. 

베케트의 희곡에 나오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꼭 만나야하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처럼 김 숨의 소설 속에 나오는 ' 나 ' 역시 생의 활력을 주는 요소가 부재한 시간 속에서 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불편하는 시아버지를 기다리는 장면은 언젠가는 마주해야 될 부정적 존재에 대한 일종의 초조감이며 남편을 기다린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다거나 잊혀지고 있었던 부부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 사랑 ' 을 갈망함에 따른 기다림이다.  그리고 202호 여자를 기다리는 것은 숨막혔던 일상생활에서 숨통이 트이길 바라는 ' 삶의 희망 ' 에 대한 기다림인 것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의 폭력성 - 황정은 <猫氏生 (묘씨생)>

황정은은 이번에 함께 우수상 작품이 선정된 김태용과 함께 2005년에 등단한 작가이다. 문학 이력이 짧아서 그런 탓일까?  나는 나름 이 소설도 인상 깊게 읽었음에도 심사위원 총평에서는 단 한 명도 황정은의 소설에 대한 한 줄의 평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인간의 욕심과 그릇된 마음 때문에 희생되는 고양이의 생애를 그리고 있는데 오늘 봤던 모 동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모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어서일까?   

소설 속 고양이가 냉소적으로 인간들을 바라보고 있는 묘사는 너무 무력하게 인간의 손에서 무참하게 죽어가야만했던 너구리가 생각이 났다. 단지 인간이 입는 모피가 되기 위해서 이 생에 너구리로 태어난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너구리는 자신의 머리에 가하는 몽둥이를 맞으면서 소설 속 고양이처럼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인간에게 배를 걷어차며 일생을 마쳤다.  

배를 걷어차인 아픔도 느낄 틈 없이 달아났으나 멀리 가지 못했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고 피를 조금씩 뱉어내다가 주목나무 덤불 밑에서 죽었다. 아침에 납작해졌다가 오후에 부패한 배 덕분에 다리를 들었다가 밤에 되살아났다. 약간은 어리둥절했어도 고양이란 본래 그런 생물이라고 생각했다. 

- 황정은 <묘씨생> p 282 -

  

동물보다 더 잔혹한 인간의 폭력을 눈 앞에 목격하면서 이렇게 허무하면서도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해야하는 삶에 대한 고양이의 자조 섞인 절망은 TV 브라운 관에서 비춰진 죽어가는 너구리의 모습이 떠올려서 읽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생애 처음으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   


권위 있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생애 처음 읽어보는 것도 있었지만 그녀가 쓴 단편소설을 읽어보는 것 역시 처음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공지영의 소설은 <봉순이 언니><우행시><도가니>뿐이다. 한국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닌 것도 있지만 공지영 작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쁘게 보지도 않는다.   그냥 나에게는 단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소설가일뿐이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 각인되고 있었던 공지영에 대한 대중적 인기와 명성 때문인지 이번에 나온지 얼마 안 된 수상작품집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문단 데뷔 23년 차에 접어든 중견 작가가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작가의 명성에 걸맞은 뒤늦은 명예훈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 한 사람 때문에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게 된 것이다.   

단지 올해 수상한 이상문학상 작품들을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든건지 아니면 공지영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읽기 위해서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게 된건지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독서가 되고 말았다.    

나쁘게 말하자면,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인지도 있는 유명 작가에 대한 편향된 선호 탓인거다.   사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상 작가들중에는 김언수, 김숨은 많이 들어봤지만 나머지 작가들은 생소하며 심지어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한 권이라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소설의 무관심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고 이번에 수상하게 된 작가들뿐만 아니라 내년의 이상문학상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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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31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31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31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시간에 알라딘에서 문자를 받았었던 것 같아요.
잠귀 밝고 예민하신 분들은 밤일을 하시면 몸이 많이 축날 거예요.
건강 잘 챙기세요~^^

여기저기서 이 책 리뷰를 보는데요.
사실 공지영은 궁금하지 않은데요, 김숨은 궁금해서 말이죠.

요즘 공지영, 손석희 시선집중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종종 등장해서 안 궁금한가 봐요~^^


다이조부 2011-01-31 13:52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 들은 받는 메시지를 나 만 못받은거 보니까

알라딘 은 내가 그 책을 구입하지 않을걸 이미 안건지~

아니면 주요고객이 아님을 미리 파악한건지 ㅋㅋㅋㅋ

cyrus 2011-01-31 14:36   좋아요 0 | URL
다음달 설날 지나고 다음주까지만 하고 아르바이트 그만두기로 했어요.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답니다. ^^;;

공지영 때문에 이 책 읽게 되었는데 덕분에 김숨이라는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순오기 2011-01-3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과 이상문학상도 인연이 있었구나, 안도하게 되어요~ ^^
공지영은 이상문학상으로 자신의 문학성을 인정받고 싶었을...그 마음이 헤아려져요.
오랜동안 이상문학상수상집을 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녀를 위해 이 책을 사봐야겠어요~

cyrus 2011-01-31 14:38   좋아요 0 | URL
정작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도 문학성에 대해서 호불호가 제대로
엇갈리는 현상이 그녀를 길고 긴 슬럼프의 원인이라고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stella.K 2011-01-3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알라딘에서 그런 문자가 오긴 하던데 그래도 역시 스팸이라고 생각해요.
뭘 그걸 굳이 문자로까지 보내는 건지...ㅠ
얼마전 공지영 씨 TV에서 봤는데 그녀도 늙는구나 했어요.
예전의 미모가 퇴색된 느낌이 들더군요.
하긴 남자나 여자나 40이 넘으면 외모의 평준화가 이루어지죠.ㅋ
그렇다면 그녀는 아마도 요즘이 글쓰기 가장 좋은 때를 맞고 있는 것일겝니다.ㅎ

cyrus 2011-01-31 14:40   좋아요 0 | URL
ㅎㅎ 생각해보니 스팸이라고 할 수 있네요.
제가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신간알리미로 신청했다면 상관 없지만요.
사람은 40이 넘으면 인생의 완숙기라고 하나요..?
아마도 작가도 그런 시기를 겪고 있겠네요.

잘잘라 2011-01-3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뒤 맥락을 짚어봐야겠지만, 심사위원들 덕에 자살하지 않았다, 라는 수상소감은 참.. 거북하네요.

오래전 얘기지만.. 가까운 사람이 자살했어요. 그를 알던 사람들은 많든 적든 어떤 죄책감(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미안한 마음)을 느꼈어요. 특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우울증세로 아무 대책없이 자기 자신을 위험한 상황(목숨이 위태로운)에 방치하는 일까지 생기는 걸 보고 오랫동안 신경썼던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자살을 하지 않았다, 라는 소감이 거슬리는 이유는, 거꾸로 생각하면 '자살'했다면 그 또한 누구탓이 될 수 있는 거니까... ㅜㅜ

cyrus 2011-01-31 14:46   좋아요 0 | URL
제가 문제의 그 내용을 왜곡한건지 모르겠지만,, 직접 읽어보시고
판단하시는게 나을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 너무 고맙게 여기고 있더라구요.
시어머니랑 불화를 겪었는데 다행히 풀렸다고 하면서
그리고 자살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더군요.

참,, 저도 소감문을 읽으니 메리포핀스님처럼 거북한 기분이 들었어요.
자신이 겪었던 고통스러우면서도 내밀한 감정들을 자신의 소설에서
형상화할 수 있다고해도 굳이 소감문에서도 밝힐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소설을 좋았는데 소감문은 좀 아니더라구요 ^^;;

마녀고양이 2011-01-3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쩔까, 저는 공지영 작가 좋아하지 않아요, 저랑은 영 코드가 안 맞아요.

그래서....... 그 문자 짱났어요. 아하하.

cyrus 2011-01-31 14:48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그 날 자다가 문자메시지 알림소리 듣는 순간부터
쌍시옷 욕이 저절로 나오더라구요,, ^^;;

전호인 2011-01-3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공지영 팬인 분들도 상당히 많죠.
제가 직접적으로 아는 분도 상당한 팬입니다.
저야 뭐 누구를 팬으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책이 좋아서 닥치는 대로 읽어치우는 잡식성인지라 ㅋㅋ
알라딘에서 날라오는 문자메시지가 늘 이벤트 당첨을 알리는 내용이었으면 하고 바랄때가 많답니다. 이러다 주변머리 다 빠지는 것은 아니겠죠 흐흐

cyrus 2011-02-01 01:07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그 날 이벤트 당첨 알리는 메시지인줄 알았어요.
평소 알라딘이라면 그냥 메일로 보내는건데 말이죠 ^^


2011-02-01 0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1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arover 2011-02-0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 문자가 오다니, 정말....... 그래도 스팸이 아니라서 다행인 것 같아요.

cyrus 2011-02-01 16:03   좋아요 0 | URL
문자가 생뚱맞더군요 ㅎㅎ 평소에 이상문학상에도 관심이 없었거든요

아이리시스 2011-02-0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대중적이니 혼자만 피해갈 수 없어 소설을 꼬박꼬박 읽긴 하지만 좋아하진 않아요.
에세이는 언젠가 한 번 읽다가 진짜 집어던질 뻔,,ㅠㅠ
여느 문학소녀들처럼 학창시절 딱 그때까지만 그녀의 소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공지영이나 신경숙이 좋았던 건 여류작가라는 부러운 위치지 작품 자체는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상문학상 수상했다는 얘기에 놀라긴 했어요. 안 그런 사람 있을까요?,ㅋㅋㅋ
예전에 제가 수업듣던 교수님은 대중성에 기댄 여작가를 작가취급 안했는데, 공지영이나 신경숙이 그런 맥락이죠. 요즘도 문학계에서 쭉 그런 비판을 듣고 있고, 그래도 꾸준히 잘 팔리고..

그녀들 또한 치열하게 썼는지는 모르지만 2000년도 들면서 나온 작품들은 그냥 이름 덕에 팔렸다고 해도 정답이죠. 무릎팍 도사에 나온다고 하던데, 아직 방송 안했죠?

어쨌거나 저도 이거 찜했는데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읽어야지 맘먹거든요.
시루스님은 너무 빨라요, 아하하.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네, -_-;

cyrus 2011-02-01 23:23   좋아요 0 | URL
네, 아직 방영 안 되었어요. 이번달 중순에 방영된다고 하네요.
공지영 작가 방송이 어떻게될지 은근히 기대가 되네요 ^^
알라딘 문자만 아니었으면 저는 이 책 못 읽었을거에요.
생뚱맞은 문자 덕분에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이상문학상 작품집
읽게 되었네요. 설 연휴 잘 보내세요. 아이리시스님 ^^

2011-02-02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3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1-02-0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꼭 읽고는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뜸해졌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공지영작가가 수상을 했군요. 작품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이래저래 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관심은 갑니다. 저 또한 다양한 이유에서 :)

설 연휴 잘보내세요~

cyrus 2011-02-03 21:05   좋아요 0 | URL
네, 심사위원 총평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공지영 작가의 대상 선정에 대해서 많이 고심한거 같더군요.

blanca 2011-02-0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리뷰 잘 읽었어요. 같은 책을 비슷한 시기에 읽고 리뷰를 올려서 더 공감이 되네요. 제가 읽은 것들을 들여다 보게도 되고요. 저도 공지영 작가랑, 김숨, 김언수 작가의 작품이 좋더라구요. 기성 작가들의 필력과 소설 구성력의 안정도 때문일까요. 공지영 작가가 글을 쓰며 원인이었든 결과론적이었든 여자로서의 고달픈 삶의 여정도 참 안타까웠어요. 여러모로 의미있는 책이었답니다.

cyrus 2011-02-04 19:41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작가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햇빛눈물 2011-02-05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알라딘에 나오는거 보고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cyrus님은 말씀하셨듯이 외국작품에 관심이 많으신듯 한데, 이렇게 국내작품도 읽으셨군요. 저도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생각하면 참 묘한 생각이 듭니다. 그게 일정 부분 그녀의 사적인 특성에 기인한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그것 말고도...뭔가...?? 저도 기회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아, 무릎팍도요.
ps .: 그리고, 김정운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의 책에 보면 김정운 교수가 <토니 크뢰거> 애기를 하더군요.(전 어떤 책인지 잘 모르지만) 자기가 예전에 읽은 책인데, 자기 기억과 책의 내용이(아니면 책 자체가) 다르더라 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급 기억이 났습니다.

cyrus 2011-02-05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공지영 작가의 소설은 많이 읽지 않는 편이라 작가에 대해서
딱히 뭐라고 말할게 없지만,,^^;;
소설 덕분에 토마스 만의 소설과 프리모 레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2011-02-07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02-06 14:31   좋아요 0 | URL
이전에 공지영 작가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교고쿠도님 말씀에도 일리가 있는거 같아요. 이번 이상문학상 대상은
독자들 사이에서 호불호의 명암이 엇갈리는 논쟁거리가 될거 같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2-0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씨에 관한 글을 보니...평생 몸도 못움직이는 곳에서 태어나 도축당하기 위해 끌려나올 때만 잠깐 철창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식용견의 눈으로 본 세상사를 소재로 글을 쓰고픈 생각이 듭니다.제가 개농장의 실체에 대해 잘 알거든요.

cyrus 2011-02-06 16:2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어느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개농장의 잔혹한 실상을 본 적이 있는데
끔찍해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더군요. 개들도 우리처럼 똑같이
숨 쉬고 하나의 생명체인데 말이죠. 거기에다가 최근에 동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가죽 모피를 만드는 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인간의 폭력성은 어디까지인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언더 더 돔 2 밀리언셀러 클럽 11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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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 <언더 더 돔 1> ' Be the day of Doom '  

 

현실은 그야말로 암흑 판타지였다. 

- 스티븐 킹 <언더 더 돔 2> p 339 -  

 

 

 


  ' 루카스 영감님, 당신마저도 , , , '   

2012년 종말론이 전세계인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정말 대단한가보다.

이번에는 어느 과학자가 올해안에 지구에서 태양이 2개 뜨는 것처럼 보이는 신비한 장면이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성 주장에 전세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2012년 종말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베텔기우스라는 별이 폭발하게 되면 (초신성) 그 밝기 때문에 지구에선 1~2주 동안 밤이 낮으로 바뀌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블랙홀까지 생길 수도 있다고 하는데 , , ,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동물들의 떼죽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이번에 화제가 된 ' 2개의 태양 ' 설을 가지고 2012년 종말론과 연계시키는 것은 섣부른 상상인거 같다.   베텔기우스라는 별은 지구에서 640광년이나 떨어져 있지만 직경은 태양의 900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베텔기우스가 지구가 있는 태양계쪽으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폭발한다하더라도 지구에게 미치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이 기사가 뜨고 난 후에 얼마 안 되어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작한 감독 겸 영화제작자인 조지 루카스가 2012년에는 지구가 종말할 것이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금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루카스의 발언에 대한 진위 논란에 휩싸여있다.  

루카스 본인이 직접 말한 것이 아니라, 최근에 개봉한 영화 <그린 호넷>의 배우 세스 로건의 진술을 통해서 매스컴에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루카스의 충격적인 발언이 나왔던 대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도 그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는데 세스 로건의 진술에 의하면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처음에는 루카스의 발언을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계속되는 진지한 열변에 무척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조지 루카스에게 커다란 명성을 안겨주었던 <스타워즈>에서 영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 행성 ' 타투인 ' 에는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 , ,  기사 등장 타이밍이 참 묘하다.  루카스는 ' 2개의 태양 ' 설에 대한 내용의 뉴스를 접하고 난 뒤에 종말론을 예상했는 것일까?   발언 논란에 대해서 조지 루카스 본인이 직접 입을 열어 해명을 해야할 될 거 같다.

2012년을 1년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도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종말론의 전조라고 말하는 이상 현상들은 단지 쓸데없는 기우이며 루카스 영감님의 종말론 발언은 희대의 ' 개드립 ' 으로 남게 될지 내년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 - - - - - - - - - - - ( 스포일러 주의 ) - - - - - - - - - - - - - -

 

  ' 암흑 판타지 ' 의 세상으로 변한 체스터스밀

쓸데없이 긴 종말론 이야기는 각설하고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 2권 이야기로 넘어가야겠다.  

사실, 2권 내용은 1권과 별 다를게 없다. 2권의 전체적인 내용은 돔으로 뒤덮이기 시작한 돔 데이(Dome day) 이후 커다란 혼란으로 치닫는 체스터스밀 마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체스터스밀 마을 시의회 부의장인 빅 짐 레니의 횡포는 갈수록 극악해지며 돔으로 뒤덮이고 난 뒤에는 마을 곳곳에서는 살인, 강간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비상 사태나 다름없는 체스터스밀 마을의 치안을 다스려야할 판에 빅 짐 레니는 자신의 권력을 확장시키는데 주력을 다하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차례차례씩 제거하기 시작한다.  

빅 짐 레니의 음모를 간파한 바비는 그가 과거에 저질렀던 부정적인 사건들의 기록이 남겨진 베이더 파일을 자신의 손에 쥠으로써 정체불명의 돔의 원인을 파악하는 동시에 빅 짐 레니의 독재와 횡포를 막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빅 짐 레니는 벌써부터 바비를 음해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과 함께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그들은 바비를 체스터스밀 마을에서 일어난 강간 및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게 하여 체포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왕에 바비를 두둔하는 인물들까지 제거하기 위해서 언론을 조작하여 바비를 체스터스밀 마을의 치안을 불안하게 만드는 자로 매도하게 한다.  

빅 짐 레니의 치밀한 계략에 의해 졸지에 수감되어 갇혀버린 바비는 어떻게든 위기의 체스터스밀 마을을 구하기 위해서 탈출을 시도하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 , ,  

과연, 바비는 빅 짐 레니라는 악의 손아귀에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빅 짐 레니와 그의 무리들이 마을을 활개를 치고 다닐수록 거대한 돔은 더욱 더 견고해져만 가고 있다. 아직 2권에는 희망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돔으로 뒤덮인 체스터스밀 마을은 한순간에 악의 무리들이 돌아다니는 지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이 ' 지옥 ' 임에도 불구하고 몇 몇 사람들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채 실없는 농담이나 하면서 보내고 있다.

 

  

  주황색 불빛의 정체는?  

2권에서 스티븐 킹은 독자들을 위해서 돔의 원인에 대한 여러가지 실마리 혹은 ' 떡밥들 ' 을 제공해주고 있다.

바비와 그 밖의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추측해볼 수 있는데 종말론이 대두되면 항상 먼저 떠오르게 되는 ' 정부의 비밀 연구설 '  이다. 바비와 함께 돔의 정체를 파악하는 콕스 대령은 사람들이 정부가 꾸민 비밀 연구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하게 되자 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거나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에 체스터스밀의 돔이 정부가 꾸민 거대한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면 좀 뻔한 결말이 될 수 있겠지만 , , ,   일단 완결판이 3권에서 결말의 단서들이 언급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지구를 다스리기 위한 외계인들이 돔을 만들었다는 추측도 언급하고 있는데, 외계인설이야말로 나에게는 정말 원치 않은 결말이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갑자기 생뚱맞게 외계인이 등장하게 된다면 , , ,  정말 할 말이 없다 , , ,   

500페이지에 가까운 책 3권을 읽었던 시간이 아까웠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2권에서 가장 잊지 못하는 장면이 밤하늘에 뜬 분홍색 별과 사람들이 목격한 주황색 불빛이다. 분홍색 별들을 본 사람들은 돔의 투명한 막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 , ,  

글쎄 , , ,   왜 밤하늘의 별이 유독 분홍색을 띄고 있으며 갑자기 유성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소설의 결말과는 상관 없을지 모르겠지만 분홍색 별들이 떠 있다는 것은 분명 기이한 현상인 것은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2권에서 자주 묘사되는 주황색 불빛의 정체가 무척 궁금하다.  

조는 도랑까지 비틀비틀 걸어가 고무처럼 흐느적거리는 팔을 뻗었다. 손으로 노란색 계수기를 쥐고 뒤집었다. 바늘이 빨간색 위험 구역 바로 아래의 +200까지 치솟아 있었다. 조는 눈금을 확인하고 곧바로 주황색 불꽃이 넘실거리는 검은 구멍으로 빠져들었다.  그 불꽃은 산더미처럼 쌓인 호박들로부터 솟아오르는 듯했다.  

- <언더 더 돔 2> p 323 -

 

검은능선 꼭대기, 체스터스밀 전체를 굽어보는 사과 과수원에서, 눈부시게 밝은 연자주색 불빛이 깜박거렸다.    그 불빛은 15초마다 한 번씩 깜박였다.  

- <언더 더 돔 2> p 328 -  

 

맨 처음으로 의문의 불빛을 목격한 조는 이 불빛이 돔을 발생시키는 장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불빛이 생기는 지점에 가까이가게 되면 계수기의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는 현상이 생기는 걸 봐서는 정부가 은밀히 실행하고 있는 방사선 실험 프로젝트 같은 생각이 든다.  

  

 

  결국 찾아내지 못한 희망의 실마리

2권을 읽고 있는 내내 답답한 기분은 떨칠 수가 없었다.    

빅 짐 레니와 그의 똘마니들이 판을 치면 칠수록 체스터스밀 마을에는 악한의 희생양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바비가 짐 레니에 의해 궁지에 몰리게 됨으로써 돔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한 과정은 산 너머 산이다.  많은 내용에다 워낙 많은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하다보니 거대한 돔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과정의 이야기 전개는 안드로메다로 향하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혼란에 빠진 체스터스밀 마을 못지 않게 이야기 전개마저도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이렇다보니, 2권에는 위기의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그 어떤 희망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2권을 읽기 전에도 이미 예상했었지만 1권보다 빅 짐 레니의 횡포가 더욱 심해질뿐 체스터스밀 마을은 살인과 불신으로 가득한 ' 암흑 판타지 '의 현실이 되어버렸다.  

거기에다가 돔의 원인마저도 오리무중으로 빠져버리고 말았으니 , , , 체스터스밀 마을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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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over 2011-01-3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스티븐 킹의 소설이네요. "현실은 그야말로 암흑 판타지였다"....... 어쩌면 우리 현실을 지적하는 구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봅니다.

cyrus 2011-01-30 17:16   좋아요 0 | URL
소설을 읽다보면 미국의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묘사가 많이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은근히 비판하기도 하구요.

노이에자이트 2011-01-3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을 보니 역시 스티븐 킹은 단순한 대중추리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사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으로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시각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지요.킹은 성직자나 정치가의 독선을 은근히 잘 묘사하는 것 같아요.직접 그런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 아니라도...그리고 거기에 휘둘리는 평범한 인간들이 모르면서도 저지르는 범죄도...

cyrus 2011-01-31 00: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소설에는 정치가뿐만 아니라 마을의 성직자도 등장하는데
이 인물 역시 그렇게 정상적인 인물로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더 더 돔 1 밀리언셀러 클럽 111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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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로니무스 보스, <쾌락의 정원> 제단화 판넬 덮개 부분, 1480~1490년 경
 

  

 

 

  종말의 전조  , , , ? 

2009년에 2012년의 인류 멸망을 그려낸 <2012>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일명 ' 마야인의 예언 ' 이라고도 불리우는 종말론은 고대 마야 문명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에 멈춰져있는 내용에서 유래되어 온 것이 지금까지 ' 2012년 종말론 ' 으로 회자되어온 것이다.   마야인들이 정말로 2012년을 종말의 날로 예측했는지에 대해서 지금도 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있지만 몇 몇 학자들은 마야인들이 남긴 문헌의 내용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수온과 해수면이 상승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는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인해 겪는 피해 사례들이 2012년 종말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여론의 대세가 감도는 시기에 이번에는 새와 물고기가 한꺼번에 떼죽음당하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천둥을 동반한 폭풍우, 혹한, 기생충 감염 등 여러가지 자연적 원리로 인해서 생긴 떼죽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추측만 나올뿐이다.  인터넷에서는 비밀정부의 실험 때문이라거나, 고대 마야인의 2012년 예언의 조짐이라는 등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자들은 동물의 떼죽음 현상을 이구동성으로  ‘ 세상의 종말 ’ 로 보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례적인 한파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당하는 사례가 나오는 걸 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변화가 떼죽음의 원인으로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된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더워지게 만드는 기후변화는 결국 지구환경을 외면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가득찬 인류가 만들어낸 인과응보적 재앙이기도 하다.  2012년 종말론의 전조라고 단정하기에는 과장된 감은 있지만 인류 스스로 만든 재앙의 전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멀쩡하던 이웃이 내 눈 앞에서 갑자기 죽는다면 , , , ?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동물 떼죽음 현상 소식은 주로 해외토픽으로 접하다보니 실제로 접하지 않았다거나 한 번도 보지도 못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특별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 종말론의 조짐 ' 인마냥 떠들어대는 뉴스 멘트에 콧방귀를 뀔 것이다.  실제로 목격한 현지인들에게는 아무런 이유 없이 동물들이 죽어나가는 현상에 무서워서 벌벌 떨었겠지만.  

그런데 만약에 우리 집 주변 길가에 수많은 새들이 떼죽음당하여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니면, 길을 걷다가 내 옆에서 멀쩡히 지나가던 동물의 몸이 갑자기 두 동강 나면서 잔인하게 죽어간다면, , , ? 

이제 좀 현실의 심각성이 느껴지는가?    이 정도의 상상에도 별다른 느낌이 오지 않은 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것보다 좀 더 심한 과장이 있는 잔인한 상상을 해보자.  

방금 전에 대화를 나누었던 내 이웃이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붉은 피를 뿜어내면서 심하게 다친다거나 혹은 끔찍하면서도, 너무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 것을 바로 그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면,  이 기이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런데, 이런 잔인한 상상은 스티븐 킹<언더 더 돔> 1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 피 ' 가 난무하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있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 분주히 돌아다니던 마멋은 도끼로 자른듯 몸이 두 동강이 나 잔인하게 죽게 되고,  구름 한 점 없는 고요한 하늘 위를 날아다니던 경비행기는 무언가에 충돌한 것처럼 갑자기 폭발하고 만다.  그리고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인 바비는 자신의 눈 앞에서 갑자기 두 동강이 나 죽은 마멋의 시체와 경비행기 폭발로 인해 공중에서 떨어져나간 죽음 사람의 신체 부위를 동시에 봄으로써 확률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기이한 죽음을 동시에 목격하게 된다.  

바비의 주변에는 바비 이외에는 마멋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멀쩡하게 잘 날아가던 경비행기는 왜 갑자기 추락한 것일까?   하늘에는 경비행기와 충돌할만한 그 어떤 거대한 비행기 한 대도 없는데 말이다.    

바비처럼 내 눈 앞에서 끔찍한 죽음의 장면을 목격한다면 당혹스러움을 물론이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기현상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죽음의 현상이 계속 반복되어 일어난다면 , , , ?   

이 소설에서도 갑자기 날아다니던 새들이 떼죽음맞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불가사의하면서도 연속적인 사건에 대해서 지구 멸망의 징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은 2012년 지구 멸망론과는 전혀 관련은 없지만, 평화로웠던 체스터스밀 마을에는 분명 원인과 과정마저 전혀 알 수 없는 재앙의 조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평범한 마을, 체스터스밀에 거대한 돔(Dome)이 생긴 날  

스티븐 킹의 소설에는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등장하여 각자만의 이야기들을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붉은 피에다가 잘려나간 신체 일부가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장면과 달리 소설은 전개될수록 체스터스밀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자신 눈 앞에 펼쳐진 불가사의한 죽음의 현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바비는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공포감을 가졌다치더라도 죽음 소식을 뒤늦게서야 접한 마을 사람들과 사고 현장을 찾은 경찰 그리고 마을 의회 사람들은 이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마을에 정체불명의 거대한 돔(Dome)이 생겼음에도 불가사의한 현상들을 타개할 어떤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구경꾼들. 그 사람들도 정상이 아니기는 마찬가지였다.   

, , ,   사람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 커다란 무리를 이루어야 정상이었다. 구경꾼들은 늘 그랬다, 죽음의 현장에서 위안을 찾기라도 하듯이. 그런데 이 사람들은 두 덩어리로 모여 있었고, 게다가 마을 경계 저편의 모튼 쪽 구경꾼들은 불타는 트럭에 끔찍이도 가까이 서 있었다.  

- 스티븐 킹 <언더 더 돔 1> p 103~104 -

 

특히, 소설에서 비중 있는 인물인 체스터스밀 마을 부의장 빅 짐 레니는 사고 현장을 미숙하게 처리한다거나 체스터스밀 마을 비상 사태와 관련하여 치안 유지를 위한 인력을 마을의 문제아들을 충원하는 등 무능하고 권력욕에 가득찬 권력자로 등장한다.   

그의 좌우명은 ' 경쟁에서는 늘 앞설 것. '   범상치 않은 좌우명에서부터 그의 권력지배적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마을 시 의회의 2인자이면서도 1인자인 마을 의장 앤디 샌더스에 대해서 은근히 무시를 하며 (앤디 샌더스 역시 무능한 마을 지배자로 등장하고 있지만)   마을에서 일어난 일은 무조건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거대한 돔이 생기고난 이후부터 이제서야 체스터스밀 마을 사람들은 불가사의한 현상들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자, 이를 발판삼아 마을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마을의 1인자라면 갑작스레 일어난 불가사의한 현상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하고 불안감에 휩싸인 마을 사람들이 진정시켜 마을 내의 치안을 유지해야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빅 짐 레니는 대충 처리하고 있다.  그의 머리속에는 마을을 통치하는 권력을 손에 얻는 것이 먼저이다.   

소설 속에는 짐 레니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그의 아들 짐 레니 주니어 역시 부전자전이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아버지 못지 않는 못난 인물로 등장한다.  돔이 생기고 있었던 그 날에 짐 레니 주니어는 자신의 소꿉친구였던 두 여자아이를 살해한다.  그는 엄연히 말하면 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주니어는 아버지 덕분에 체스터스밀 경찰 임무를 맏게 된다. 그러고는 경찰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제멋대로 권력자인마냥 마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막장을 보여준다.    

1권에서 잠깐 등장하는 로리라는 인물은 투명 돔의 심각성을 모르는 인물치고는 그가 맞는 최후는 불행하면서도 현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하다.  그는 자신만의 치밀한 수학적 계산(?) 으로 투명 돔을 깨부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방법만 있으면 ' 체스터스밀을 구한 영웅 소년 ' 이 될 것이라는 과대망상에 빠지게 되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상태에서 돔을 부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 , ,   그가 맞이하게 될 최후는 비극적이다.   

 

 

 

  거대한 돔보다 더 무서운 것은 , , ,   

<언더 더 돔> 1권에서 중점적이면서도 압권적인 장면이라면 바로 체스터스밀 마을에서 생기는 거대한 돔이 생기는 장면일 것이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을 이루고 있는 판넬 덮개 그림은 아직은 해와 달이 만들어지기 전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해와 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곧 혼돈의 세계인 것이다. 그래서 보스가 그린 세계는 어두우면서도 생명이라곤 전혀 살지 않을거 같은 황량하고 무서움이 감돈다.

투명 유리처럼 생긴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체스터스밀 마을은 보슈가 그린 세계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돔이 생긴 이후로부터 평화로웠던 마을이 점점 혼돈의 마을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을 전체가 커다란 돔으로 둘러싸인 이상 마을 밖으로 절대로 나갈 수 없으며 외부 사람들(모튼 마을 사람들)도 체스터스밀 마을로 통과할 수 없는, 그야말로 ' 단절의 벽 ' 인 것이다.   

돔의 벽이 눈 앞에 있는줄 모르고 아무 곳이나 뛰어가다간 투명 벽에 부딪혀 얼굴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거나 심하면 목숨까지 앗아가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것보다 더 불가사의한 것은 휴대폰이나 워크맨을 소지한 사람은 목숨을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그 물건을 소지한 채 돔 앞에 서 있는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이처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함으로써 돔과 관련된 끔찍한 의문의 사고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돔의 공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바로, 갑작스런 환경 변화 속에서도 대수롭게 여기는 너무 무심한 사람들, 그리고 끔찍하고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재앙으로 여기지 않는 체스터스밀의 자칭 파수꾼 빅 짐 레니의 모습,  그리고 돔이 생기고 난 이후부터 예전에 평화로웠던 체스터스밀의 모습은 살인과 죽음, 이기심으로 가득찬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스터스밀 사람들은 돔(Dome) 속에 갇힌 마을이 지옥이 될 최후의 날(the day of doom)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서야 종말의 조짐을 알게 된다.  

체스터스밀 마을 사람들에게 돔은 자신들의 목숨, 전체적으로 보면 마을의 운명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처형대이다.  처형대 같은 돔이 자신들의 눈 앞에 떡 하니 서있고 자신들의 목숨을 조여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듯이 일상 생활을 한다.   

피테르 브뢰겔의 그림에 있는 교수대 근처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구석에 똥을 누는 사람들 처럼 체스터스밀 마을 사람들은 돔에 대한 어떠한 공포심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동안 미처 몰랐던, 원인 모를 현상 앞에서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두려워하기 시작하는 반면에 아직도 제 욕심만 채우려는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도 있다.  

돔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돔으로 둘러싸인 이후로 자신들도 모르게 변해버린 체스터스밀 마을과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과연 체스터스밀 마을은 다시 원래대로 평화의 시절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지옥과 같은 같은 최후의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다음 2권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피터르 브뢰겔, <교수대 위의 까치>, 1568년
   

   

 스티븐 킹 <언더 더 돔 2> ' 보이지 않는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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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28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언제부턴가 스티븐 킹 안 읽었어요.
아마 ‘스탠드’부터 멀리 했나봐요.
근데 별 다섯 개를 꽉꽉 채워주셨단 말이죠~?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림도 등장해 주시고, 시도해 봐야겠는걸요~

cyrus 2011-01-28 14:5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스티븐 킹 소설 중에서 <캐리>와 단편선집들만 읽어서
스티븐 킹의 이번 소설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보기에는 내용이 좋았어요. 이 소설도 영화 아니면 드라마로
제작한다던데,, 제 생각에는 오히려 영상물이 더 재미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녀고양이 2011-01-2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의 작품은 항상 비슷한 맥락의 공포를 표현하죠...
초기작 캐리부터 일관성 있어요. 사람들의 무심함에서 비롯하여, 악의,
거기서 뻗어나가는 공포. 무관심과 악의와 공포가 뭉쳐서 거대한 악을 형성하죠.
필요한건 자그마한 도화선 뿐............ ^^

그런 면을 멋지게 그리는 페이퍼를 쓰셨네요.
거기다... 추가해주신 그림도 아주 멋집니다.
돔 안에 갇힌 우리 자화상이군요.. ^^

cyrus 2011-01-28 14:57   좋아요 0 | URL
그런거 같아요, 그나마 읽은 장편소설이 <캐리>뿐이지만요,,^^;;
책 표지를 보면서 보스의 그림이 생각났었어요.

전호인 2011-01-2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꽂이에 꽂힌 채로 나만 바라보고 있네요.
읽게되는 날이 오겠죠?ㅎㅎ

cyrus 2011-01-28 14: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전호인님 ^^
사실 글 쓰면서 안 읽어보신 분들에게 스포가 되지않을까봐
조심해서(?) 썼는데,, 괜히 제 글이 호인님에게 스포가 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

2011-01-28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8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1-2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 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테 브뤼겔.. ㅎ 양철님 말씀처럼 관심 팍팍 입니다. ^^

cyrus 2011-01-29 17:42   좋아요 0 | URL
그냥 소설 읽다가 이들의 그림이 생각난거 뿐이에요.
이 소설의 재미는 저도 보장 못한답니다. ^^;;
읽는 사람들마다 재미의 기준이 다르니까요 ㅎㅎ
 
염소의 축제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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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964] 염소의 향연

 

 

활자는 반짝거려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 김수영 <사령(死靈)> 중에서 -

 

 

  혼돈의 격랑 속에 빠져든 튀니지     

견고히 유지될줄 알았던 23년 간의 ' 철통 ' 독재정권은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만성적인 실업률 문제와 높은 물가에 시달려온 튀니지 국민의 억눌려 있던 불만이 한 청년 노점상의 분신으로 폭발한 것이다.  그의 분신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번 시위에는 벤 알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이번 민중 봉기의 도화선인 된 요인도 있었다. 튀니지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국민의 시위를 강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강력한 진압으로만으로도 민중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결국, 벤 알리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난 뒤에 23년간 쥐고 왔던 정권의 지휘봉을 놔둔 채 해외로 도피하고 말았다.   

대통령의 도피 소식을 듣은 수천 명의 시위대들은 독재의 억압에서 벗어났다는 기쁨에 일제히 환호하였다.  공석이 된 대통령직은 무하마드 간누시 총리가 임시로 맏게 되었으며 여야 통합정부 추진 및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할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튀니지 전역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어 있지만 약탈과 방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옛 집권여당의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임시 대통령직을 맡은 간누시 총리는 벤 알리 독재정권 하에서 10여 년간 총리를 지냈기 때문이었다.   

많은 튀니지 국민들은 독재정권을 붕괴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다시 중용되었다는 점에서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간누시 총리는 튀니지 최초의 민주적 대선을 치르고 난 뒤에 정계에서 물러날 것을 시사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선 날짜가 확정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번 튀니지 사태는 튀니지에서 흔한 꽃인 ' 재스민 ' 의 이름을 따서 ' 재스민 혁명 ' 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 민주화 ' 로 상징되는 재스민 꽃이 독재정권에 대한 상처만 남은 튀니지의 척박한 땅에 완전히 피우고 자라날 수 있을까?  현재 튀니지의 상황을 봐서는 재스민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며 미완성이다.  

 

    

 

  도미니카 독재자의 암살 = 혁명 , , , ?   

 

 


라파엘 레오니다스 트루히요 몰리나 (1891~1961)
 

그렇다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장편소설 <염소의 축제>의 소재가 된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 라파엘 레오니다스 트루히요의 암살은 과연 민주화를 위한 ' 혁명 ' 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트루히요의 오랜 독재정권의 압력에 시달려온 도미니카 국민들 입장에서는 독재자의 암살은 기존 사회를 변혁하는 하나의 ' 혁명 ' 으로 상징하며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소설 제목 그대로 ' 염소 혁명 ' 이라고 불러줘야 할까?   아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는 ' 염소 ' 는 도미니카 국민들이 혐오하는 트루히요를 가리키는 은어이다. 뭣도 모르고 사용하면 트루히요의 집권을 상징하는 엉뚱한 뜻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 염소 사망 혁명 ' 이라고 해야 되나?  

이 소설에서는 ' 염소 ' 트루히요를 향한 도미니카 국민들의 분노가 묻어나 있다. 한 때 독재자의 총애를 받았던 각료의 딸인 우라니아 카브랄은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 없는 늙은 아버지를 향해 그동안 품어왔던 독재자의 증오를 드러내고 있으며 트루히요를 암살하는 목적을 가진 암살자들은 트루히요 독재 정권에 의해 삶 전체가 파멸당한 아픈 과거의 상처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1권에서는 트루히요의 통치를 혐오하는 이들에게는 기존의 체제에 대한 분노 그리고 전복하고 싶은 열망은 가지고 있지만 ' 혁명 ' 이라는 실천적인 행동을 제대로 꿈 꾸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무려 32년이라는 독재자의 군림 기간을 오랫동안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려야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에게 ' 혁명 ' 이라는 단어와 행동은 그림의 떡일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우라니아와 트루히요의 암살을 꿈꾸는 이들의 머리 속에는 트루히요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있는게 아니라 트루히요가 국민들에게 선사했던 영광의 기억들도 잊지 못한 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우라니아 카브랄 - ' 염소 ' 에게 뺨 맞고 ' 아버지 ' 에게 가서 눈 흘긴다      

우라니아는 트루히요가 암살되기 전에 미국으로 떠났다가 35년 만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여인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병상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재자 밑에서 충성을 바쳐야만 했던 각료의 딸로 자라야했던 우라니아는 그동안 쌓아 두고 있었던 불쾌한 기억과 독재의 마력에 사로잡혔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함을 뱉어내고 있다.     

" 아빠는 불쾌한 것들을 기억에서 제거했어요. 나에 대한 불쾌한 기억,  우리에 관한 불쾌한 기억도 이미 지우셨나요?   난 아니에요.  하나도 지우지 않았어요.  지난 35년 동안 단 하루도 잊지 않았어요.  아빠, 난 결고 잊지 않았고, 아빠를 용서하지 않았어요.  

 (중략) 

내가 왜 아빠를 용서할 수 없었는지 아세요?   , , ,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수령님에게 봉사했던 탓에, 아빠는 양심의 가책이나 감성, 그리고 최소한의 청렴성과 최소한의 판단력도 상실했어요.  아빠 동료들처럼 말이에요. 아마 온 나라가 그랬을지도 모르죠.  그게 역겹게 죽지 않으면서 권력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필수조건이었나요?  아빠의 수령님처럼 비정하고 괴물 같은 인간이 되고, 로살리아를 강간하고서 마리온 병원 앞에 내팽개친 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즐거워하는 인간이 되어야 했나요? "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80~181 -

 

' 아버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 고 말하고 있는 우라니아의 강경한 입장은 트루히요의 독재정권에 무참히 짓밟혀야만했던 그녀의 불우한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에 의해서 발현되고 있다. 권력욕에 눈이 먼 아버지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어린 우라니아를 트루히요의 희생물로 바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 아버지 ' 를 원망한다고해서 독재정권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대화할 때 항상 트루히요를 ' 수령님 ' 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독재자에 대한 조롱을 담은 뜻에서 말한 것일수도 있지만 그녀 역시 트루히요 정권의 혜택을 입고 성장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그녀의 독재자에 대한 비판과 분노는 과연 정당성이 있을까?  그것도 이미 이성 능력이 상실된 늙은 아버지에게.  분명, 그녀의 아버지도 트루히요의 통치를 묵인한 것도 그의 인생에서 커다란 과오라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 염소 ' 트루히요에게 뺨 맞은 것을 우라니아는 괜히 ' 아버지 ' 에게 가서 눈을 흘기고 있다.   이미 죽고 없는 천하의 악질 ' 염소 ' 를 탓하면 뭐하랴.  독재정권에 대한 원망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표출하고 있지만, 우라니아나 그녀의 아버지나 독재자에게 상처받은 불행한 인물이다.   

    

 

  트루히요 -   정말 ' 염소 ' 같았던 독재자     

출간 당시 트루히요주의자들의 항의가 거셀 정도로 <염소의 축제>에 등장하는 트루히요는 이중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군중이나 수많은 군인과 각료들 앞에서는 ' 조국의 아버지 ' 라고 불리우는 위대한 수령님이지만 전립선 문제로 가끔식 소변이 새기도 하며 발기도 잘 되지 않은 별 볼일 없는 노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성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해 수많은 여자들과 거리낌없이 동침한 호색가였다.    

' 독재자 ' 로서의 트루히요의 모습뿐만 아니라 ' 인간 ' 으로서의 트루히요의 모습까지 묘사하고 있다.  비록, 작가의 묘사가 허구적이지만 잔혹한 독재자의 실상을 폭로하는듯한 효과를 낳고 있다. 바르가스 요사는 이 소설을 통해서 트루히요주의자의 분노를 사게 만든 것에 만족한다고 밝힐정도였으니 트루히요를 제대로 조롱이 담긴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암살자들 사이에서 그를 가리킬 때 은밀히 사용하는 ' 염소 ' 라는 별명답게 트루히요는 은근히 자신의 권력이 전복될까봐 두려워하기도 한다.  분명, 자신은 국민들을 분노케하는 비윤리적인 정치를 펼쳤음에도 그는 ' 조국 ' 도미니카 공화국을 위해 열심히 했다고 자부심 같지 않은 자기 위안을 삼는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의 동지라도 예민하게 의심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적을 경계하면서 풀을 뜯어먹는 염소처럼 독재자 트루히요도 ' 염소 ' 처럼 마음 속에는 언젠가는 혁명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암살당하여 죽을 때까지 독재자로서의 권력을 마음껏 누려왔다. 
  

 

 

  살바도르, 아마디토 외 트루히요의 암살자들 - ' 염소 ' 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  오늘 밤에는 못 오겠다는 얘기겠지?  /  소년: 네.  

블라디미르:  하지만 내일은 온다는 거고?  /  소년: 네.  

블라디미르:  내일은 틀림없겠지?  / 소년: 네. 

   침묵.  

-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제2막중에서 , 민음사, p 153 - 

 

1961년 5월 30일. 살바도르, 아마디토, 안토니오 임베르토, 안토니오 델라 미사 등은 트루히요를 암살하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러나, 독재자 ' 염소 ' 를 암살하기가 마냥 쉽지가 않다.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는데 불구하고 염소가 나타나지 않자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몇 명은 과연 거사를 치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 과연 염소는 등장할 것인가? '  

염소가 등장할 때까지 이들은 지루함을 때우기 위해서 염소의 시대를 회상한다. 암살자들은 과거를 기억하기 싫어하지만 와신상담하는 심정으로 자신들의 체험담을 고백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한 때 트루히요 밑에서 일한 적이 있는 숨길 수 없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살바도르는 트루히요 덕분에 중위로 승진했으며 안토니오 델라 마사는 진심으로 트루히요 신봉자가 되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역시 트루히요 밑에서 군 경호원으로 활동하였다.  

안토니오 델라 마사는 진심으로 트루히요 신봉자가 되어본 적이 없었다.  (중략) 

그는 역겨움을 참지 못해 이를 악물었다. 한 번도 그를 위해 일하지 않은 때가 없었기 때문이다. 군인 신분이건 민간인 자격이건, 그는 자선가이자 새로운 조국의 아버지의 재산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20년 넘게 이바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다. 그는 결코 트루히요가 그에게 내민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를 증오하면서도, 심지어 타바토가 죽은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그를 위해 봉사하고 있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46 -

 

그리고, 안토니오는 4년 전에 트루히요를 암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수를 살해하지 못했다.  염소를 살해하고 난 뒤에 찾아오게 될 후환이 두려워서 죽이지 못한 것이 아니다.  오랜 독재 체제동안 염소를 봉사해온 탓에 자신도 모르게 ' 혁명 ' 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이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안토니오는 그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다. 

 (중략) 

그것은 두려움보다 더 난해하고 딱히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마비 상태,  즉 결단력과 이성과 자유의지가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중략)

날조된 연국의 유일한 관객이었던 안토니오 역시 그 순간 마비 상태가 되어 그런 뻔한 거짓말을 잠자코 듣기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를 죽이지 못했고, 국가의 역사가 되어버린 악마의 연회도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1> p 158 -

 

결국, 암살자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 염소 ' 트루히요는 1권이 끝나는 무렵에 등장한다. 그리고 암살자들은 도미니카의 운명이 달린 회심의 총알 한 발을 자신의 사냥꾼인 염소를 향해 날린다.    

1권에서 암살자들의 묘사는 트루히요를 살해하기 위해서 계속 기다리는 장면만 쭉 이어져있다.  

이들에게 ' 염소 ' 를 기다린다는 것은 조국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거사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들은 반드시 트루히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다리는 동안에 트루히요의 집권 시절에 대해서 대화만 나누는 장면은 트루히요 정권에 대한 기나긴 절망 그리고 트루히요 암살 이후 겪게 될 암살자 혹은 국가의 운명에 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가득찬 도미니카 공화국 국민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트루히요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대화를 나누지만 과거의 아픈 기억들만 들춰내는, 암살자들 입장에서는 기억하기 싫은 씁쓸한 내용들이다.  결국, 1권 전체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염소를 기다리면서 나눴던 대화는 암살자들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다.   

과거에 대해 나눈 무의미한 대화는 오히려 이들의 염소 암살 계획에 방해하는 작용이 되기도 한다. 살바도르는 자신이 원하던 암살이 수포로 돌아갈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32년이나 유지된 트루히요의 독재정권 그리고 트루히요를 살해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시간 때문에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은 혁명에 대한 결단성마저 상실되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 혁명 ' 을 꿈꾸지 못한 도미니카 공화국 국민들 앞에 독재자는 어리석게 ' 혁명 ' 앞에 겁을 먹고 불안에 떨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의 염소 ' 트루히요 ' 는 1961년 5월 30일, 암살자들의 총탄에 쓰러졌다. 그리고, 도미니카 공화국은 드디어 독재자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설의 1권만 읽어도 독자들은 소설 속 중심인물인 독재자가 암살되었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권만 읽고 이 책을 덮어서는 안 된다.  

독재자 ' 염소 ' 가 죽었다고 해서 2권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독재자의 암살사건을 주제로 해서 독재자의 어두운 면모만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독재자 ' 염소 ' 밑에 32년 간 인권과 자유를 유린당한 채 살아야했던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들의 분노와 애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직은 도미니카 공화국에는 트루히요가 남긴 흉물스러운 역사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고 난 지금도 도미니카 공화국은 여전히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도 국민들 중 대부분은 트루히요 시대를 추억하고 과거의 향수에 젖고 있을 것이며 또 어떤 국민들은 트루히요를 증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 트루히요 ' 라는 유령 하나 때문에 국민들 간의 단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역사에 대해 한번씩 가정을 해보게 된다. 만약에 도미니카 공화국도 튀니지처럼 국민들이 칼과 무기를 들고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혁명을 일으켰다면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된다면, 트루히요는 튀지니 대통령처럼 해외로 도피할 수도 있을 것이며 오랜 혼란 끝에서야 민주화를 향한 과도기적 정부가 세워졌을 것이다.  그리고, 해외로 망명 간 트루히요는 살아서도 세계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포악한 독재자라는 이름으로. 

그런데, 도미니카 공화국의 정권 재정립 과정은 허무하면서도 어정쩡하게 되어 끝나버린 감이 있다.  독재자 ' 염소 ' 가 암살당함으로써 도미니카 공화국에도 일시적으로나마 평화와 안정이 찾아왔겠지만 32년 간의 독재정권 시절을 생각하면 도미니카 국민들 스스로 독재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마땅한 비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재정권이 자신들에게 주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들은 ' 혁명 ' 을 꿈꾸지 않았다.   만약에 ' 염소 ' 암살자들이 트루히요를 살해하지 않았으면 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 발칸의 도살자 ' 라고 불렸던 구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 밀로셰비치는 자신이 저질렀던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비록 재판이 진행되는 기간 중에 복역 중에 사망하였지만)  ' 크메르루주의 수장 ' 캄보디다의 폴 포트는 공개재판에서 반역죄를 선고받았으며 오늘날에도 그가 이룩한 피 비린내 나는 살육의 역사는 잊혀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역사 속 독재자들은 국민들이 일으킨 혁명에 의해 무너졌으며 자신들이 저지른 죄만큼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트루히요는 , , , ?       

지금도 도미니카 공화국에 사는 국민 아무나 한 사람 붙잡아서 묻고 싶다.  

 " 라파엘 트루히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  

과연, 그 사람은 트루히요를 찬양할 것인가, 아니면 증오할 것인가?    

정말, 도미니카 공화국이란 나라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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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25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이 작가 책 새엄마찬양 읽었는데 잘 읽히더라~

오늘 축구 어떻게 될까? ㅋ 한창 경기중이겠군 ㅎㅎ

cyrus 2011-01-26 14:07   좋아요 0 | URL
그래요. 이 책 두권짜리라서 처음엔 겁먹었는데,,
내용만 좀 길뿐 읽어볼만했어요. 형이 말한 그 소설도 읽어봐야겠어요^^
어제,, 축구 경기 생각하면,, 어휴~~~ -_-;;

blanca 2011-01-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어요. cyrus님, 저는 이런 사회비판적이고 저돌적으로 욕먹을 각오를 하고 쓴느 작가들이 부럽고 좋더라구요. 노벨문학상이 괜히 간 게 아니군요.

cyrus 2011-01-26 14:0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자세한건 모르겠는데 이 작품 덕분에 노벨상을 수상한거 같아요.
이 작가의 정치활동 때문에 비판받는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작가의 이력을 떠나서 문학성은 대단한거 같습니다. ^^

2011-01-26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6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6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1-2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소가 독재자를 가리키는 거였군요~ 이런 리뷰 쓰는 분, 부러워요!^^
우리도 바숫한 상황을 겪었음에도 그를 기리고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다는...
더구나 대를 이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네요.ㅜㅜ

cyrus 2011-01-26 14:16   좋아요 0 | URL
소설 속 도미니카 공화국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나라 시절을 보는거
같았어요. 소설 속 주변인물들 중에는 아직도 독재자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마녀고양이 2011-01-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이상한 나라, 그거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는 두고두고 이상한 나라잖아요.

일제 정산도 이루어지지 않고, 군사 독재 정권에 대한 정산도 이루어지지 않고,
거기다....... 지금 정부도 압도적인 투표로 뽑아준 나라잖아요. 크크.

cyrus 2011-01-26 14: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새벽에 2권을 읽었는데, 독재자를 암살한 인물들의
최후가,,, 이거 알려주면 스포니까,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

꽃도둑 2011-01-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리뷰 응모했어요. 상품에 눈이 멀어서,,,ㅡ.ㅡ
이렇게라도 자극제가 없다면 리뷰 쓰기 정말 힘들거든요.
신간평가단 끝나면 아마도 절필에 가까운 만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리뷰 이벤트 많았음 좋겠네요...^^

cyrus 2011-01-26 14:19   좋아요 0 | URL
저는 상금에 눈이 멀어서,, ^^;;
하지만, 이런 이벤트도 좋은 점이 많은거 같아요.
꽃도둑님 말씀대로 자극제가 되니까요. 그리고 덕분에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작가나 책을 읽게 되구요. ㅎㅎ
꽃도둑님에게도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요 ^^

아이리시스 2011-01-2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상금에 눈멀었어요? 저도 예전에..
한동안 많이 응모했는데 이제 자신 없어요. 5만원, 10만원은 여러번 걸렸는데 이제 진짜 대단한 리뷰쓰는 분이 많아요, 무서워요.ㅠㅠ

저의 진짜 대박은 <1Q84>로 50만원 상금탔던 거예요.(갑자기 자랑질로 돌변 -_-;) 그때 1등은 100만원이었거든요. 제가 2등이었어요, 크크.

그것보단,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시루스님 리뷰보니 반가워요. 노벨상수상작을 읽을 때는요, 해당국가 역사공부부터 해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문학 대신 역사서 먼저 읽고나서 읽어야..^^

저도 이거 보고 싶었지만 어려웠어요. 어려운 책 보기 싫었어요.(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모드로) 시루스님은 어려운 책 많이 보시니까 거뜬하셨네요, 리뷰 보니까, 아하하. 어느 나라나 투쟁은 있었네요. 우리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대를 담아내는 문학가들은 여전히 너무 멋있어요. 좋은 결과 기대하겠습니다.^^

다이조부 2011-01-27 15:39   좋아요 0 | URL


50만원짜리 ~ 대박 ㅋ

cyrus 2011-01-27 19:32   좋아요 0 | URL
와~~~!! 대박!! 2등 50만원도 꽤 적지 않은 액수인데,,
대단하세요. 작년에 무라카미 하루키 이벤트 했던거 기억이 나요.
전 <1Q84>을 읽어보지 못해서 참가 안 했어요.
저는 정말 자신 없어하는 이벤트는 아예 쳐다보지 않거든요,,^^;;
<1Q84> 책 자체가 1권짜리가 아닌 것도 있구요.. ㅎㅎ;;


이 책 읽기 전에 어려울줄 알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분량이 많아서 중간에 지루한거 빼고는 괜찮았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1-01-2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튀니지와 도미니카 독재자를 연결하여 아주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글입니다.아이티의 뒤발리에와 함께 도미니카의 트루히요는 악명이 높았지요.얼마 전 모 신문은 튀니지의 피플파워를 전하면서 북한에 어서 대북심리전을 전개해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하더군요.

cyrus 2011-01-28 21:01   좋아요 0 | URL
이런게 도미노 현상이라고 하나요..?
튀니지 혁명 이후로 이집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더군요.
생각보다 지구촌에는 장기집권을 누리는 권력자들이
아직도 많은거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1-28 21:48   좋아요 0 | URL
무바라크 그 양반도 30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지요.상상외로 시위가 크게 번지고 있더군요.

starover 2011-01-3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 트루히요....... 그 사건을 소재로 하다 보니 나름의 역사적 지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염소' 같은 트루히요가 벌이는 '축제'....... 그러나 정작 그 축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염소'....... 뭔가 의미심장한 제목 같습니다.

cyrus 2011-01-30 17:15   좋아요 0 | URL
직접 읽어보시면 제목의 ' 축제 ' 라는 의미에 대해서 알 수 있을거에요.
분량이 좀 많고 재미있다고 말할순 없지만,,^^;; 주제나 내용면에서는
대단한거 같습니다. ^^
 
<리영희평전>을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불우한 시대에 태어난 사상의 은사    

리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난지도 이제 막 한 달하고도 20여 일이 지났다. 조금 있으면 두 달을 채우게 된다.  12월 5일. 유난히도 시끌벅적한 2010년의 마지막 끝자락에 리 교수의 죽음은 어두운 장막으로 가려진 시대의 등불이 꺼졌음을 알리는 슬픈 날이었다.  부고 소식이 모든 매스컴으로 전파되자마자 끝이 없는 추도의 물결이 이어졌던게 엊그제같은데 지난 주 토요일에 봉은사에서는 리영희 교수 추모 49재가 열렸다.     

하지만,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이 위대한 인물을 진심으로 추모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매정했다. 아니, 그가 이 세상을 떠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었고 시기가 좋지 않았다.  리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일어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행위는 전쟁이라는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공포에 국민들은 또 한 번 몸을 떨어야했고,  정부는 천안함 도발 사건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함으로써 대북 관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리 교수의 업적에 대한 그 어떤 뚜렷한 대중적인 평가를 할 기회가 없었다. 그의 사상이 제공해준 영향분을 먹고 자란 후대의 지식인들은 대선배 아니 은사의 업적을 재조명했을 뿐이다.  

젋은 사람들에게 ' 리 영 희 ' 이 석자의 이름은 생소했으며 바쁘고 먹고 사는게 중요한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의 불꽃을 피워준 시대의 은인은 쉽게 잊혀져가고 있었다.

리 교수는 생전에 독재, 군부정치세력들이 왜곡한 시대에 정면으로 맞선 공로로 실천적인 지식인이라는 명예로우면서도 뒤늦은 훈장을 달게 되었지만, 그 훈장을 달기까지에는 여러 번 고초를 겪어야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3권 정부 시절동안 세상의 진실을 알리고자한 지식인과 사회운동가들은 억울한 누명을 씌운채 감옥을 드나들었는데, 연속으로 감옥살이를 한 이는 유일하게도 리영희뿐이다.   

리영희는 ' 친북 좌파 ' , ' 빨갱이 ' 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들은채 그렇게 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복역한 이후에 권력의 음모로 인해 빼앗겨버린 자신의 명예를 복권했지만, 자신의 등 뒤에 권력이 붙여 놓은 ' 친북 좌파 ' 라는 명함은 리영희 본인 스스로도 죽기 전까지 떼어내지 못하고 말았다.  

     

 

  때 늦은 사상의 은사와의 만남   

' 불운 '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그의 운명은 혼이 떠나가버린 육체가 되어서도 이어지는가 보다. 공교롭게도 리영희가 세상을 떠난 후 5일 뒤에 초판 1쇄가 발행된 것이다.  이 책의 출판사인 책보세의 발행인 김이수 씨는 리 교수가 그토록 고대하던 책을 접하지 못한채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편집후기 말미에 뒤늦은 안타까움이 묻어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부고 소식 덕분에 뒤늦게나마 평전으로나마 그의 활동 이력과 사상을 알아본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 불운 ' 이기도 하다.   

지금도 대중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 최고의 불온 도서 ' 로 회자되고, 우리 시대에 잊혀서는 안 될 최고의 명저로 손꼽히는 <전환시대의 논리>와 그 밖에 <우상과 이성><새는 ' 좌우 ' 의 날개로 난다>를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내가 감히 사상의 은사의 업적을 함부로 논하고 있다는 것이 불경스러운 일이 아닌가 모르겠다.   

평전과 더불어 리 교수의 마지막 책이 되고만 대담짐 <대화>를 읽었지만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그의 생의 이력과 일화들이 눈에 띌 뿐이다.  <리영희 평전>에는 이전에 리 교수의 업적을 조명한 책들뿐만 아니라 생전에 리 교수가 쓴 책과 칼럼 그리고 대담집의 내용들을 인용하여 ' 리영희 사상의 정수 ' 들을 담아냈지만, 평전만으로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시대비판의 목소리의 울림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 책에 마지막 부분에 있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 저자 김삼웅과의 인터뷰 내용이 그나마 저자의 생생한 육성을 느낄 수 있다.

노래 실력 좋은 가수는 라이브로 부르는 무대 현장에서 직접 가봐야 그 가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배우고 알려고 하는 지성의 사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그가 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우선이다. 저자가 쓴 책이야말로 저자의 목소리인 것이다.  

  

  

  리영희, 굴곡의 대한민국 현대사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

제대로 그가 쓴 책들을 접해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영희 평전>이 리영희 사상의 진면목을 보여주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영희 선생이 자신에 대한 평전을 직접 읽어보셨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리영희 평전>을 쓴 김삼웅은 리영희와 관련된 수많은 책들과 자료를 무작위로 인용하지 않았다. 시대적인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로 인용, 배치되었음을 물론이고 나 같은 리영희 사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정수들을 가려 뽑았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리영희라는 ' 굴곡 ' 의  현대사를 살다간 노학자의 업적을 띄워주려는 평전의 일반적인 서술 방식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리영희가 살았던 ' 굴곡 ' 의 현대사까지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리 교수가 바라본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모습은 지금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점이다. ' 부정 ' , ' 왜곡 ' , ' 최악 ' 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해 서슴없이 지적하고 비판했던 그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남한은 북한이라는 형제와 싸우기 위해서, 미국이라는 억센 사내를 집안에 불러들여, 안방 아랫목에 모셔놓고 수십 년간 알몸으로 시중들어 왔다. 북한이라는 형제가 남한보다 강하고 우월했던 1970년대 후반까지라면, 그 사내가 이마를 살짝 찌푸리기만 해도 만면에 아양을 떨면서 치마를 걷어 올리는 것은 살기 위해서였다. 사내는 지난날의 상황을 교묘히 이용하여 성적 사디즘을 즐겼다. 지금은 그에 그치지 않고 집주인의 목숨 보호자를 자처하게 되었다. 

- 김삼웅 <리영희 펑전> p 146 -  

* 리영희 <새는 ' 좌우 ' 로 날개로 난다> [한미 관계의 본질을 알면] p 143 에서 재인용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하면 ' 붓이 너무 곧다 ' 라는 최준기의 표현대로 호전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리 교수의 문장은 보는 이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리 교수는 30년 전부터 이미 왜곡되어버린 한미 관계를 정확히 꼬집어 내고 있었다.   리 교수는 김삼웅과의 인터뷰에서 MB 정부는 ' 미국의 노예정권 ' 이며 지금의 실상은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빼앗긴 1905년의 대한제국 시대와 흡사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반공 사상으로 가득찬 극우 세력의 망명을 떨치지 못한 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994년 5월 4일 영변 원자로에서 연료봉 추출을 시작했고, 6월 13일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탈퇴하는 등 위기를 고조시켰다. 김영삼은 거듭된 강경발언으로 긴장을 증폭시키고 북한에서 ' 서울 불바다 ' 발언이 쏟아졌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검토하는 등 전쟁의 분위기가 한반도를 휩쓸었다. 존 샬리카슈빌리 미 합참의장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 90일 이내 북한 제압 가능하다 " 는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가 보고되고, 한국군 45만 명과 민간인 100만 명 사상, 경제적 피해 1조 달러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자 이 계획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삼웅 <리영희 평전> p 476 - 

* <경향신문> 2010년 5월 28일

   

전쟁의 위기가 한반도에 고조되고 있었던 16년 전에 리영희는 <전쟁을 부추기는 자들이 있다> 라는 시론에서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과거의 군사정권이 만들어낸 고착화된 분단 및 극우 이데올로기와 미국의 군사적 예속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얕궂게도 16년 전의 한반도 정세는 정권이 여러번 바뀌고 난 지금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천안함 호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 취한 MB 정부의 강경한 대북노선은 전쟁 위기론이 고조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함께 서해에서 대대적인 모의 합동훈련을 실시함으로써 군사력을 과시하였다. 말로는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모의 훈련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부닥치게 될 북한과의 전면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리영희의 비유대로 미국은 한국에게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 목숨 보호자 ' 인 셈이고 지금도 ' 목숨 보호자 '  라는 든든한 ' 빽 ' 을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미 관계 때문에 ' 한국 & 미국 & 일본 vs 북한 & 중국 & 러시아 ' 로 갈라진, 냉전체제의 구도가 재현되고 있다.  결국, 오늘날의 한국의 행보는 우리도 모르는 동안에 역사를 거꾸로 가는 퇴보의 시대를 걷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문은 역대 정권과의 관계와 존재양식에서 ' 무법 ' 적인 강한 정권에겐 한없이 약하고 총칼을 차지 않은 문치성 정부에는 폭력적으로 포악했다. 같은 하나의 정권에게도 양면적으로 대응했다. 그 권력집단이 눈을 부라리면 언론(인)은 두 손을 비벼가며 정권을 찬송했다. 그토록 찬송을 바쳤던 권력이 기울기 시작하면 (금세 안면을 싹 바꾸고 누구보다 열렬히) 비방과 매도를 일삼았다.   

- 김삼웅 <리영희 평전> p 160 -  

* 리영희 <새는 ' 좌우 ' 로 날개로 난다> [끝내 변할 줄 모르는 언론인들의 기회주의]  

p 316~317에서 재인용

 

정치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해야지 어느 특정 집단또는 단체의 이익만을 대변해서는 안된다.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만을 위한 사회나 특정 기업 집단을 위한 사회나 모두 편향된 가치관이다.오늘날 ' 조중동 ' 으로 대표되는 언론 매체는 과거의 유신, 군부 정권 시절에 어떤 정치적인 편향이나 기업에 편향된 가치관을 심기위해 의도적으로 글을 올린다거나 일부러 삭제하기도 하였다. (재미있게도,  정권을 두둔한 ' 조중동 ' 의 편파적인 보도 내용과 이와 관련된 리영희 선생이 겪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특히, 오늘날의 ' 조중동 ' 은 정권이 달라질 때마다 정권의 대세에 따른 편파적인 이중잣대식 보도는 지금도 여전하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지난 토요일에 진행된 리영희 교수 추모 49재에서 명진 스님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하면서 " 리영희 선생의 극락왕생을 바라지 않는다, 선생이 형형한 눈길로 바라보다가 우리가 잘못을 하면 ' 이러면 안 되지 ' 하고 꾸짖어주시길 바란다 " 고 말했다. 리영희 교수와 같은 존재가 대한민국 땅에 꼭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강조함으로써 " 그 때까지 눈감지 마십시오 "  라는 말로 추모사를 마무리하였다.   

명진 스님의 말에는 잘못 돌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실상을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사회의 잘못된 실상을 지적할 줄 아는 참된 지식인 한 명을 떠나 보내야한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절실히 배어나고 있다.  

그런 신문기사를 보고 난 뒤에 느낀 기분 탓일까?   

굴곡이 심했던 자신의 활동을 회상하는 담담하면서도 겸손한 감회를 술회하는 리영희는 이미 자신의 학문 생활을 마무리짓는거나 다름 없는 ' 절필 선언 ' 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소는 외람되고 조금은 자화자찬적인 평가지만 1980년대에서는 나의 글과 책은 거의 무용지물이 되었다. 60~70년대에 나의 글들이 지녔던 일정한 의미와 역할은 거의 지향되고 초극되었다. 얼마나 반가운 발전인가!  이를테면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의 역할을 했다는 셈일까?  그렇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냐!  

- <리영희 평전> p 407 -  

* 리영희 [30년 집필의 회상], <한길문학> 1990년 5월 창간호

자신 스스로 선고한 ' 절필 선언 ' 은 어떻게보면 운동 기능은 상실되었지만 호흡 기능은 유지되는 식물인간이라고 자처하는 거나 똑같은 것이다.  리영희에게 운동 기능이란 불의와 맞서 싸워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민주화의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그동안 금서로 지정되었던 사회사상 서적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다. 이렇다보니, 70~80년대까지 민주화 운동권 인사들과 진취적인 사고를 가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 경전 ' 이나 다름 없었던 리영희의 저서들은 시대가 변할수록 영향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병마와 절필 선언 속에서도 노학자는 ' 우상 ' 에 갇힌 대중들의 ' 이성 ' 을 일깨워주는데 온 힘을 다했다.  자신의 사상적 지주였던 루쉰 의 말을 인용한대로 '  자신의 혀로 몸에 난 상처자국을 핥아내는 하이에나처럼  '  노구를 이끌고 불의와 몽매가 판치는 세상의 전투에 다시 뛰어들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플루타르코스의 말을 빌리자면, 리영희 교수가 고통 없는 극락으로 갔다는 것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처럼 받아들어서는 안 된다.  그가 이승의 고통을 모른다고 해서 우리에게 해로울게 없다.  이미 우리 곁을 떠나간 이에 대해서 아쉬움 속에 슬픔과 미련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모진 고난을 숱하게 겪으면서 살다간 리영희 선생이 이승보다 더 나은 곳으로,  그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가기 위한 것인 만큼 우리는 이를 위안으로 삼고 위로하는 것이 떠나간 고인을 위한 것이다.   이제 고인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축원해줘야 한다.

사상의 은사를 추모하고 위로할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은 그가 떠나면서 남긴 수많은 유산들, 그가 쓴 수많은 글들은 다음 후손들에게도 읽혀져야하며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서 ' 우상 ' 에 갇히지 않고 ' 이성 ' 을 통해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식견을 갖추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1974년, 대한민국 사상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한 <전환시대의 논리>는 출판되자마자 금서 도서로 지정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주화 운동권 학생들은 정부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해가면서 몰래 읽어나갔다.  그리고, 후배들이 대학에 들어오게 되면 선배들이 가장 먼저 권하는 책이 바로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였다.  이런 독서의 되물림은 그 당시 냉전 이데올로기의 편견의 장막에 장님이 되다싶이한 대중과 지식인들의 눈을 확 뜨게 해주었으며 민주화 운동의 불길을 지펴준 기름 역할을 해주었다.

정치에 냉소적인 무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연예인들을 추종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리영희는 듣도 보지 못한 이름일 것이다.

1970~80년대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갓 대학에 입학한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필독서라고 한다면 대담집 <대화>와 이 <리영희 평전>은 오늘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우리 젊은 세대들, 특히 리영희라는 지식인의 사상을 모르고 있다거나 그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필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리영희의 사상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저작들을 먼저 읽는 것이 당연한 상례이지만, 그의 사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알 수 있으며 그의 육성이 남아있는 대담집과 평전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리영희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의 사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곱씹는 것이야말로 그가 이승을 떠나면서 남기고 간 정신을 추모하고 유지할 수 있는, 고인을 진심으로 기리는 우리들의 자세이다.   


 
' 리영희 선생님, 이제 이승의 미련을 버리시고 부디 극락왕생하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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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25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솔직히 어떤 말도 늘어놓을 수가 없더군요.
근데 님의 이런 멋진 리뷰라니 말이죠.

전 명진스님의 추모사 때문에 삐질삐질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을 흘렸는데, 님의 리뷰 마지막 구절을 보니...그래도 다행이네요.
<신과 함께>를 읽은 전력도 있고, 넘 슬퍼 어쩌지 못하겠더라구요~ㅠ.ㅠ

cyrus 2011-01-25 19:12   좋아요 0 | URL
혹시 49제 추모사에 참석하셨나요? 신문기사를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기리기 위해서 찾아왔더군요.
저는 평전을 읽고난 뒤에 정말 이 훌륭한 분의 사상이
오랫동안 쭉 전해내렸으면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starover 2011-01-2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정말 우리 시대의 거장들이 우리 곁을 떠나셔서 안타깝습니다. 최근의 박완서 선생님이나 리영희 선생님, 그리고 앙드레 김 같은 분들....... 또 덧붙여서 물만두 님(홍 윤) 같은 훌륭한 리뷰어들의 죽음 같은 것 말이죠.

cyrus 2011-01-25 19: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도 모르게 좋은 분들이 하나씩 우리 곁을 떠나는거 같아요.

굿바이 2011-01-2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작하건데, 선생님은 이승의 미련따위는 걷어치우셨을 것 같습니다.
책을 선물받았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선뜻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우상과 이성>은 벼락이었고, 천지개벽이었습니다. 그나마 사람모습을 하고 살 수 있는 것은 다 선생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빚진 마음은 그래서 늘 괴롭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1-01-25 19:15   좋아요 0 | URL
그래도 굿바이님 같은 분이 계셔서 아직 리영희 선생의 사상의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았다고 느껴지네요. 앞으로도 쭉 리영희 선생 추모제나
학술대회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해봅니다.

아이리시스 2011-01-2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영희 선생님의 부고소식 후,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책제목을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맺히던 눈물은 뭐였을까요?

늘 무언가를 마음 먹기보다, 행동하기보다, 신념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일이 가장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앞서 가신 분들의 과제를 이어받아 우리가 고민해나갈 수 있을까요?

cyrus 2011-01-25 19:1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지금 돌아가고 있는 세상 봐서는 우리가 가지고 신념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게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마음 먹고 고민해나가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다이조부 2011-01-2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하는 분이 별로 없는데 존경하는 어른이 돌아가셔서 나도 한동안 먹먹해지더라~

근데 이렇게 성의있는 리뷰를 쓰다니 ^^ ㅎㅎ

난 전에도 말했지만, 이 책을 쓴 분의 글이 이상하게 잘 안 읽혀서 아마 이 책은 패스할듯~

우선 리영희 프리즘 부터 읽을라고~

cyrus 2011-01-25 21:32   좋아요 0 | URL
글은 못써도 일단 한 번 쓰면 성의있게 쓰잖아요,,^^;;
저도 형이 소개한 <리영희 프리즘> 읽어보려고 해요. ^^

다이조부 2011-01-2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생각하는 지점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거 같네 ㅋ

리뷰를 성의있게 쓰는것 에 난 별로 관심이 없거든~ ㅎㅎ

모든 일을 열심히 하자는 주의 도 아니고 말이지 ㅋㅋ


2011-01-26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6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암향부동 2011-02-1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이 책을 읽고 리뷰 썼습니다. 나름 고인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정성을 다해 쓴다고 썼지만 cyrus님의 리뷰를 보니 제 리뷰가 많이 부족해 보이네요….

그리고 저도 cyrus님처럼 [대화]를 제외하고 고 리영희 선생님의 저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평전만 읽고 서평 혹은 리뷰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형식으로 쓸까 고민 많이 하다가 책 평가쪽에 치우친 리뷰가 나오고 말았네요. 고인의 저작을 전부 읽고 다시 한 번 평전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cyrus 2011-02-15 10:55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이 부족한걸요. 평전에 보면 선생의 저작 내용이 인용되어서
이번 기회에 한길사에서 나온 저작집 읽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최근에
선생이 썼던 산문을 모인 <희망>이라는 책이 나왔더군요. 일단
도서관 희망신청은 했는데, 편집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꽃도둑 2011-02-1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 사이러스님이 책 읽고 리뷰 써내는 게 거의 빛의 속도 같이 느껴져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그저 놀랍고 신기해요. 진기명기전에 나가도 상 탈 것 같아요,ㅎㅎ 게다가 리뷰가 부실하지도 않고 튼튼하니 말입니다.
아무튼 대단한 재능과 성실성,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1-02-18 14:06   좋아요 0 | URL
작년에는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런거였구요,, 다음 달부터는 하루에 포스팅
하는 것도 이제는 힘들거 같아요. 요즘에는 복학 기간이 슬슬 오고 있어서
그런지 블로그 관리도 소홀히하는 것도 있구요, ^^;; 그리고 간혹 쓴 글
보면 부실한 것도 많답니다. 며칠 전에 올렸던 <7인의 미치광이> 같은
경우에는 인물을 잘못 소개해버린 적도 있었구요,, 어쨌든 능력과 재능은
크게 미치치 못하더라도 성실성만큼은 저 스스로 인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