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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본 발전사전 - 자본주의의 세계화 흐름을 뒤집는 19가지 개념
볼프강 작스 외 지음, 이희재 옮김 / 아카이브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 왕이 만난 두 명의 백성   

아일랜드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소설 <어린 왕>을 보게 되면 화려한 세상의 이면 뒤에 숨겨진 비참한 현실을 깨닫게 되는 어린 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가 안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권력자로 상징되는 존재가 바로  ' 왕 ' 이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는 이 어린 왕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왕이라는 인식과 상반되고 있다.  

어린 왕은 이상한 꿈들을 꾸게 되는데 그 증 첫번째 꿈에서 초라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직공을 만나게 된다. 어린 왕은 직공에게 말을 걸게 되는데 직공은 자신이 처한 불우한 상황을 탄식조로 늘어 놓기 시작한다.  

 

" 전쟁터에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노예로 삼고, 전쟁이 없는 곳에서는 부유한 자가 가난한 자를 노예로 만들지.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오. 부자들은 우리에게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돈을 주지. 우리는 하루 종일 그들을 위해 일하고, 그들은 금고에 금을 쌓아 올리고 있소.  [.....]  

포도를 밟아 으깨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그 즙을 포도주로 마시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고, 옥수수를 심고 거두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우리 식탁은 텅 비어 있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다오. 사람들은 우리를 자유롭다 하지만 우리는 노예나 다름없소. " 

- 오스카 와일드 [어린 왕] 중에서, p 108, <별에서 온 아이들>, 펭귄클래식코리아 -

 

꿈 속에서 만난 직공의 말을 들은 왕은 자신이 지금까지 꿨던 꿈 속의 내용들이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사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이한 내용의 꿈을 꾸고 나서부터 왕은 파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자신의 몸에 두루고 있는 화려한 의상을 벗어 던지고 과거에 왕이 되기 전에 염소지기 시절에 입었던 남루한 옷을 입기 시작하였으며 자신의 머리 위에 씌어 있던 황금 왕관 대신에 들장미가지로 만든 왕관을 씌웠던 것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말 못하는 고통을 공감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이러한 왕의 파격적인 복장을 본 신하와 귀족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섬기는 왕인줄 몰랐거나 혹은 일부는 왕의 행동에 대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거지나 다름없는 서민의 옷에다가 장미가지 왕관을 씌우고 있는 왕의 모습에 몇 몇 신화들은 수치감을 느끼기도 한다. 국가의 권력을 상징했던 왕이 돌연 가난한 거지 행세를 하는 모습에 못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신화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 왕은 의상은 변했어도 자신이야말로 이 나라를 다스리는 위대한 왕이라는 위엄이 어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왕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수많은 군중 속의 한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전하, 전하께서는 가난한 자들이 부유한 자들의 호사스러움 덕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정녕 모르시옵니까?  전하의 허영 때문에 우리가 먹고 살 수 있으며, 전하의 부도덕함 때문에 우리가 빵을 얻을 수 있는 것이옵니다.  가혹한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도 힘들지만, 봉사할 주인이 없는 것은 훨씬 더 힘든 일이옵니다. " 

- 오스카 와일드 [어린 왕] 중에서, p 118,  <별에서 온 아이>, 펭귄클래식코리아 -

 

남자가 어린 왕에게 한 말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백성들에게 어린 왕이라는 존재는 강력한 힘을을 가진 권력자라는 의미를 넘어서 화려한 부(副)의 상징이다. 부유한 자들 덕분에 가난한 자신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반대로는 자신들이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이유가 ' 강한 자 ' 들의 존재 때문이라는 원망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자신들과 같은 ' 약한 자 ' 들은 그들을 위해서 죽을 때까지 노예로 살아가야 한다는 정신적 무력감을 가지고 있는 부유한 자들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부유한 자를 향한 가난한 자들의 이중적인 시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올리버 트위스트> (2005년 작)  

오스카 와일드는 어린 왕이 다스리고 있는 나라의 백성들의 모습을 통해서 영국 전역에서 불어닥쳤던 산업 혁명의 여파가 여전히 감돌고 있었던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다.   

기계의 등장으로 공업화 사회로 이행되면서 자본의 위력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하였다. 자본을 어느 정도 소유하느냐에 따라서 부유한 자(부르주아)그렇지 못한 자(프롤레타리아)계급이라는 경계선으로 나눠지게 되었으며 이들 간의 대립과 격차는 날로 심해져만 갔다. 특히 프롤레타리아로 대표되는 노동자들은 궁핍한 환경 속에서 불만족스러운 처우를 받으면서까지 일을 해야만했으며 그렇게 일을 해도 빈곤의 삶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안락한 삶을 누리는 것이 가난한 서민들이 바라는 꿈이였지만 자신들 앞에서 떵떵거리며 다니는 부유한 자들의 삶을 내심 동경하고 있었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대중적인 인가를 한 몸에 받았던 찰스 디킨스<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동명 주인공처럼 서민들은 선량한 부자가 내민 도움의 손길을 은근히 바랬을지도 모른다. (가난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데델라가 되려는 꿈은 실제 영국 사회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기에는 힘들었지만)  그리고 와일드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군중 속의 남자처럼 부유한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카 와일드가 빅토리아 시대 사회상에서 볼 수 있는 양면성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볼 줄 아는 남다른 혜안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독자가 느끼게 되는 더 놀라운 사실은 와일드가 바라 본 영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흔한 현상이며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부유한 자들끼리 누리는 부당한 삶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나름 부유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명품을 고집하며 언젠가 자신도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될 수 있다는 헛된 꿈 때문에 가능성 없는 희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부유한 상류층들이 보여주는 사회적 능력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강대국이 되는 방법  

자본주의의 꽃이 만발했던 유럽의 산업혁명 시기에 부르주아 기득권 지배층들은 자신들의 자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산업 육성의 발전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층 간의 극심한 빈부 격차 같은 자본주의의 병폐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부르주아 지배층들은 산업 발전이 가져다주는 장밋빛 희망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을 향한 프롤레타리아의 불만을 쉽게 잠재우려고 했다.  지금보다 더 경제가 좋아지며 빈곤층들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이야말로 곧 강대국이라는 단순화된 도식도 등장하게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강대국으로 갈 수 있는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 제국 열강들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식민지 획득을 통해서 자원의 수탈이나 착취를 노골적으로 행하였다. 이들에게는 어떤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든지간에  ' 발전과 개발 ' 만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이었던 것이다.  나라를 지탱할 수 있는 부도 축적했겠다 식민지 개발을 통해서 얻은 부를 통해서 ' 강한 나라 ' 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인해 주춤했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으며 강대국으로써 보이지 않는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덕분에 경제적인 호황을 누리는 동시에 세계 패권의 지휘봉마저 잡게 되었다.  

식민지주의가 빛바랜 1949년 1월 20일에도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이 날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의 시대로 들어섰음을 선포하기에 이르게 되며 그의 선포문에는 미국의 세계적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자신들 스스로 강대국이 되었다는마냥 자만심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과학 진보와 산업 발달의 수혜가 저발전 지역의 향상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롭고 과감한 사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이익을 수탈하는 낡은 제국주의는 우리 계획 안에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구상하는 것은 공정한 민주적 거래에 토대를 둔 발전 사업입니다.  

- <반자본 발전사전> p 36 -

  

오늘날에는 중국의 등장으로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누리고 있지 못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세계화의 유행 속에서도 세계를 향한 미국의 패권은 여전하다.  거기에다가 중국은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패권을 가진 나라로 성장하게 되었고 그 뒤를 위어 인도, 일본 등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 인도, 일본 등과 같은 나라들도 세계화로 이어지는 경제 발전과 개발을 강조하고 있으며 작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한국도 강대국으로 가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발전 비관론자들이 보는 ' 발전과 개발 '  

그러나 발전 비관론자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가 더 좋은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세계의 빈곤만 더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백년동안 지속된 ' 공업 문명 = 강대국 ' 이라는 자본주의적 도식 때문에다 다원적이었던 세계의 가치관이 점점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개발 도상국들은 자신의 수준에 걸맞기 않게 강대국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적 도식을 억지로 도입하다보니 도리어 빈곤 문제를 가속화하게 만든 역효과만 불러 일으켰으며 개발 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경제적 수준의 격차는 더 이상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발전과 개발 ' 을 부르짖었던 강대국식 자본주의의 탄생 배경과 그 문제점을 총 19명의 발전 비관론자들이 모여 총 19개의 항목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 비관론자들의 주장과 분석을 엮은 볼프강 작스에서부터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의 제도화를 비판했던 故 이반 일리히,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반다나 시바까지 <반 자본 발전사전> 은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 안티(Anti) ' 발전론자들의 향연인 것이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발전과 개발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낱낱이 자본주의의 허물을 벗겨내고 있는 19명의 석학들의 날카로운 주장이 썩 달갑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글이 시작되기 전에 명시한 일러두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읽기 전에 일러두기를 먼저 봐야한다. 19명의 석학들이 말하고 있는 ' 개발 ' 은 긍정적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자연으로 대표되는 천연자원을 이용함으로써 인간의 생활을 유용하게 만든다는 건전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 발전 ' 이라 쓰고 ' 빈곤 ' 이라 부른다

<반 자본 발전사전>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 사전 ' 답게 적지 않은 분량이며 자본주의라는 집합의 원소들로 구성된 개념들을 반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에서부터 기술까지 총 19가지의 개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다.   

평소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의 장면을 마주치게 되는 것처럼 <반자본 발전사전>도 평소와 다른 독서를 하게 되면 발전과 개발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의외로 발견할 수 있다.  

볼프강 작스가 쓴 [서문]은 발전 비관론자들이 말하고 있는 사상적 맥락을 간략히 이해할 수 있는 독서의 준비운동이다. 역시 볼프강 작스가 쓴 제1장 [발전] 챕터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자주 사용하고 듣게 되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제일 중요한 핵심내용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1장부터 시작해서 제4장 [도움], 11장 [빈곤], 15장 [과학], 2장 [환경] 순으로 읽어나갔는데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만큼 서로 관련이 없어보이는 발전 비관론자들의 주장들이 결국에는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트루먼의 1949년 선포 이후로 ' 발전 ' 이라는 기준으로 강대국, 개발 도상국으로 본격적으로 구분짓기 시작하였으며 (1장 ' 발전 ')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개발 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의도의 개발 원조라는 이름 아래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권력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개발 도상국은 강대국이 만들어낸 진리를 철석같이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 도움 ' 으로 이해하게 된다. (4장 ' 도움 ' )    

그러나 강대국이 제시한 도움에 지나치게 맹신하는 개발 도상국은 자신이 처한 빈곤의 상황에 대해서 무력감 또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 쉬우며 자신의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에 대해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부유한 나라라는 기준에 대해서 항상 강대국의 시선과 그들이 만들어낸 기준을 잣대로 바라보는 빈곤에 대환 획일화된 관점을 가지게 된다. (11장 ' 빈곤 ')     

그리고 강대국은 과학이야말로 산업 위주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더 좋은 삶을 위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고 있으며 (15장 ' 과학 ' )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으로 탄생된 것이 생태학이다. 생태학을 통해서 ' 지속 가능한 발전 '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하여 빈곤의 불평등과 극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2장 ' 환경 ')  

 

이런 순서의 독서를 통해서 자본주의에서 강조하고 있는 발전의 장점은 강대국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용어였으며 새로운 개념들과의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는 ' 발전 ' 의 위력은 지금도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그 힘은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더욱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판 MB 정부의 자본 발전사전

 


이명박 대통령의 2011년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 (출처: 연합뉴스)
  

올해 이명박 대통령 신년사에 관련된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서 역대 대통령의 신년사를 분석하여 키워드로 분류한 것인데  지금까지 대통령들이 국민들에게 강조했던 정치적 키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키워드 분석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말은 경제, 성장, 복지, 일자리 등이었다. 그 수많은 키워드 중에는 유독 경제, 성장이 눈에 띈다.  작년에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기세등등한 것일까 ?   국운융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자는 대통령의 당찬 포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화두는 경제 성장인 것이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 눈여겨 봐야할 키워드는 개발, 기업, FTA, 녹색이다. FTA는 굳이 말할 것도 없듯이 지금까지도 국정 운영에서의 뜨거운 감자로 지금도 논란의 열기가 여전하다. 그리고 개발(Development)이라는 단어는 경제 성장에서 절대로 땔래야 땔 수 없는 단어이다.   한국형 뉴딜 사업으로 표방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MB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대표적인 개발 정책이다.   

만약에 볼프강 작스, 이반 일리히 등과 같은 세계의 저명한 발전 비관론자들이 MB 신년사 키워드 그래프를 보았다면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   19명의 ' 안티(Anti) ' 발전론자들이 만들어 낸 <반자본 발전사전>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MB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 그래프는 ' 자본 발전사전 ' 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구제역보다 무시무시한 자본주의의 돌림병  

MB 정부의 신년사 키워드 그래프를 통해서 한국 역시 발전과 개발만을 강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흐름에 이미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당시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가 앞으로 마주해야 할 현실에 대한 마하트마 간디(모한다스 간디) 의 경고는 발전 비관론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작은 섬나라 하나(잉글랜드)의 경제 제국주의가 지금 세계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인구가 3억인 나라가 하나같이 그런 경제 수탈에 나선다면 메뚜기 떼처럼 세계를 깡그리 벗겨먹을 것이다.  

- <반자본 발전사전> 개정판 서문중에서, p 21 -

간디의 경고에서 말하고 있는 주요 단어들을 살짝 바꿔서 표현하자면 미국' 발전 '자본주의가 지금 세계에 족쇄를 채우고 있으며 현재 13억이라는 육박한 인구 기록을 가진 중국까지 그런 경제의 대열에 나선다면 모든 국가들도 일제히 따라 나서게 되고 세계는 또 다른 불화와 사회적 질병들이 생겨날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 사회적 질병 ' 은 단순히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빈곤 문제만이 아닌 모든 나라가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에 집단적으로 시달리는 것이다.  '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 라는 속담이 있듯이 개발 도상국이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에 지나치게 맹신하는 나머지 빈곤과 저성장 문제는 더 심화되는 동시에 자신들이 빈곤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자죄감에 빠지기 쉽다.  그들은 그런 자괴감 속에서도 언제나 강대국이 내세우는 ' 발전 ' 이라는 명목의 원조와 도움만이 자신들의 상황을 구제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은 여전히 버리지 안않는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잇따라 퍼지는 돌림병처럼 제2, 제3의 개발 도상국으로 전염되어 악순환이 반복, 유지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통치 하의 식민지 지배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뼈아픈 역사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으며 초고속 경제 성장이 준 달콤한 맛에 들인 대한민국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환상의 돌림병의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돌림병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있으며 선진국들이 먼저 발 벗고 나서지 않는 이상 돌림병을 치유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마나 돌림병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은 그동안 긍정적으로 여겨져왔던 자본주의의 또 다른 이면을 살펴보아야 하며 근본적인 이해를 통해서 강대국이 만들어낸 ' 발전 ' 에 대한 환상과 신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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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2-2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평가단 도서인가 보군요.
MB정권을 일컬어 '자본 발전 사전'이라고 칭한 것도 흥미롭구요.
안 읽어도 님의 자상한 리뷰덕에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겐 개발 뿐만이 아니라 많은 긍적적인 단어들이 반어법으로 읽히는게 문제에요~ㅠ.ㅠ

cyrus 2011-03-01 12:36   좋아요 0 | URL
저는 오히려 더 좋은 점에만 생각해서 문제인거 같습니다. ^^;;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좋든 싫든 간에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봐야하는데,,
저는 개발과 발전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의 발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딧불이 2011-02-2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의 <어린왕>에 나오는 말(118쪽)은 정말 의미심장한 말이네요. 어린왕과 올리버 트위스트, 반자본 발전사전, 이명박...사이러스님 생각의 지도가 보이는듯 합니다.

cyrus 2011-03-01 12:43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개발 원조가 유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빈곤] 챕터 내용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어요. 강대국의 개발 원조가 오히려 빈곤문제를
부추기고 있었다는 사실이요,

꽃도둑 2011-02-2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박의 자본발전 사전은 발전과 토목을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한 눈에 보이네요.
아 여기서 녹색, 젊은이, 추진, 행복, 도움, 미래, 자유ㅡ등등
죄다 가짜 논리라는 거죠.
[반자본발전사전]은 그러한 가짜논리에 속지 않도록 개념 정의를 다른 각도에서 한 거라고 생각돼요.

구제역보다 무시무시한 자본주의 돌림병! 맞아요. 백신보다 다원주의식 치료법이 더 중요하죠. 느리게 길들이기....그리고 자본주의 힘 빼기, 발전 전문가를 불구자로 만들기 등등..

cyrus 2011-03-01 12:46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책이 선정되어서 나름 뿌듯한거 같아요,, <반자본 발전사전>도
저에게 의외로 수확(?)이었던 책이었습니다. 언제나 읽어봐도 괜찮을거
같아요 ^^;;

이런 자본주의의 환상이 한국은 이미 빠진 것이나 다름없고 또 다른
개발 도상국들에게 퍼진다는게 위험한 일이죠. 오히려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또 다른 빈곤을 더 생길꺼 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뭐가 문제인지 아세요?
한탕주의 이죠, 비단 금전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측면에서..
꾸준히 노력하거나 고민하거나 하나씩 해결하지 않고, 아니 아예 이런저런 사유로 시도조차 않고 무조건 한탕으로 해결나기를 바란다는거죠... 그러니 자본주의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겠어요? 특히 무한경쟁 시장에 발을 놓은 자본주의가....

사람은 도리어 선택 조건이 없을 때, 너무 취약한 상황만 아니라면 더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참 모순적이죠.....

사이러스님. 제가 제일 두려운건요, 책을 읽고 아 이제 조금 알거 같아 하는데
다른 책이나 지식에 접하고, 또다른 측면이 있구나 하면서 내내 헤매는거....
이게 평생갈까봐 무서워요. 세상이 너무 넓어요. ㅎㅎ

cyrus 2011-03-01 12: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인간은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익숙한 지식이 완전히 부정되어
폐기된다면 새로운 지식에 대한 인식을 두려워하기 마련이죠.
저도 그동안 발전, 개발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읽는 내내 발전 비관론자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심 불편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마고님 말씀처럼 번거롭더라도 천천히,, 조금씩 사유나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게 옳은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도
너무 넓기도 하고요 ^^

잘잘라 2011-02-2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박2일 멤버들이 복불복 게임하면서
너무나도 솔직하게, 너무나도 자주, 너무나도 큰소리로 외치는 한마디
"나만 아니면 돼!"

그리고 술자리에 가면 심심챦게 들을 수 있는 외침
"인생 한 방!"

들을 때마다 섬뜩 섬뜩해요. ㅜㅜ

cyrus 2011-03-01 12:5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정부도 약간 그런 성향이 있는거 같아요. 나만 아니면 돼!
일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각없이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들이대는거 같습니다 ^^''

herenow 2011-02-2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그럴싸하게 보이는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의 예쁘장한 단어들이
실제론 어떤 의미인지 속속들이 밝혀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었죠.
더 쉽게 읽히도록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그러면 더 많이 읽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사회적 영향력이 생길텐데요.

복학생의 개학날, 어땠을까 궁금하군요. ㅎㅎ

cyrus 2011-03-01 12:55   좋아요 0 | URL
네, 몇 몇 내용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쓴 글이라서 몇 몇 독자들은 쉽게 읽혀지지 않았을거 같네요. ^^

맥거핀 2011-02-2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의 <어린 양> 읽어보고 싶네요. 이 리뷰에서 또다른 책을 배우고 갑니다.^^

cyrus 2011-03-01 12:56   좋아요 0 | URL
펭귄클래식 시리즈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선집인 <별에서 온 아이>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아주 좋은 이야기가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

교고쿠도 2011-03-0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생각하면 군사독재 시대보다도 지금이 더 막장(!)이라 생각됩니다. 그때는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였으나, 지금은 부조리에 저항하는 모습조차 거의 볼 수가 없으니까요...

cyrus 2011-03-01 13: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요즘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서 이렇다 할 저항에 대한 사고와
생각이 실종된거 같아요. 아무래도 돈과 자본이 강조되는 자본주의의 단맛에 우리나라 사회가 이미 빠져버린 것이 원인인거 같습니다. 몸에
안 좋은 불량식품이면서도 불량식품 특유의 맛에 빠져드는 것처럼
자본주의를 쉽게 부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일이기도 하고요.

아이리시스 2011-03-0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는 일단 늘 멋지니까 뒤로 하고,
개강 하셨습니까? 개강하셔도 이렇게 멋진 리뷰 보여주실 겁니까?
개강계획은 뭡니까, 장학금입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cyrus 2011-03-01 16:02   좋아요 0 | URL
글쎄요... 책 읽고 글 쓸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몇 권씩은 꾸준히 읽으려고 해요. 그리고 아이리시스님
한 발 늦으셨네요, 아까 방금 어제 있었던 개강날에 대한 페이퍼 올렸는데,, ^^;;
 

  

 

 

 

 

 

 

 

  

 

요즘 내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두꺼운 책 두 권이 있다. 이번달 신간평가 선정도서인 <반자본 발전사전>과 작년 말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한하운 전집>이다. 

이번 달 신간평가 선정도서는 분량면이나 내용면이나 어메이징하다.  지금도 [인문/사회] 평가단원분들은 합치면 벽돌 두 개만한 무게의 책 두 권을 마감기한 내까지 읽고 리뷰를 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 역시 압박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반자본 발전사전> 리뷰만 올리면 되는데 며칠전에 서재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그만 썼던 글들이 한순간에 날라가버린 좌절감에 가까운 일을 겪어야했다.  한참 잘 쓰다가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버린 것이다.  컴퓨터가 날려버린 잃어버린 내용들의 파편을 찾느라고 요 며칠 내 개고생이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재독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기에는 적지 않은 분량을 다시 읽기에는 시간상 너무 아깝기만 하다.   그래서 이 책만 보면 저절로 짜증이 나기도 한다.  

 

봄이 되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기 위해서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봄 나물 무침을 먹는다. 입 안에 감도는 향긋한 봄 나물의 맛이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듯이 요즘과 같이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간결하고 감동의 여운이 감도는 시를 읽으면 감성이 자극 되어서 좋다. 

그래서 나름 시를 읽어보려고 <한하운 전집>을 골랐는데 <반 자본 발전사전>보다 분량이 더 많다.  <한하운 전집>은 무려 800페이지 정도나 된다. 이미 <리영희 평전>을 읽어서 망정이지 만약에 이 책마저 안 읽었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한하운 전집>도 읽게 되면 마음이 심란해지기도 한다. 문둥병 환자로써 살아야했던 한하운 시인의 삶은 그가 쓴 시 못지 않게 안타까우면서도 애처롭기만 하다. 특히 R양과의 러브 스토리는...   

봄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시작하는 시기이면서도 우리의 감성을 포근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행복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봄 바람을 한하운 시인에게는 자신의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무더운 여름 햇볕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조금씩 문둥병 증상이 오고 있음을 인지한 한하운 시인은 그 이후로부터 하루하루를 절망과 비탄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특히 무서운 증상을 발견하기 전까지 짝사랑하고 있었던 R양과의 관계가 무너질까봐 두려웠다.    

그러나 한하운 시인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R양에게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R이야말로 자신의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진 삶을 구원할 수 있는 애인이라고 고백하였고 그동안 마음 속에 억누르고 있었던 회한의 감정을 시로 읊었다. 

 

외톨리 푸른 잎 하나가
심산벽수 시냇물 흰 구름 위로 떠나갑니다.
어느 사랑의 찢어진 화전이라 할까.

천도(天桃)빛 꽃송이 하나가
검은 밤 시냇물에 별 사이로 흘러갑니다.
어느 실연의 주검이 떠나는 것이라 할까.
  

- 한하운 <낙화유수>, 시인이 중학생 때 쓴 시 -


그러나 시인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인의 고백과 시를 묵묵히 듣고 있던 R은 오히려 그의 진심 어린 사랑을 알아주었다.   시인은 시를 통해서 자신을 ' 외톨리 푸른 잎 하나 ' 와 ' 천도빛 꽃송이 하나 ' 로 비유하여 문둥이로 살아야하는 자신의 심적 고통과 R를 향한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절실히 표현하고 있다.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시면 저는 슬퍼져요.

저는 H씨는 일생의 '허즈' 로서 언약한 이상 H씨가 불운에 처했다고 버리고 가는

그런 값싼 여자가 아닙니다. "
 

(중략)
 

R은 사람의 일생이란 똑같은 과정을 가는 것이 아닌가고 - 다만 자기가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 - 또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하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참된 행복된 삶이 아닌가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 <한하운 전집> [나의 슬픈 반생기] p 228 -

  

이 때부터 한하운 시인과 R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으며 문둥병을 고치기 위해서 시인이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 바로 R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가 있었기에 한하운 시인은 수시로 자신을 덮쳐온 자살이라는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었다.  한하운 시인에게 R양은 생(生)의 의지와 재생의 용기를 북돋아준 동시에 수많은 작품을 탄생하게 해준 뮤즈(Muse)였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두껍기만한 <한하운 전집>을 틈틈이 읽게 되면 유독 p 228를 자주 들춰 보게 된다.  자기가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R양의 말을 보면서 한 사람에 대한 지고지순한 그녀의 사랑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의 힘을 통해서 R이 인생의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던 시인의 삶을 구원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단하다. 

요즘 무척 바쁘다보니 시인과 R양의 러브 스토리의 피날레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슬픈 피날레로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극이 막을 내릴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결말이 좋든 안 좋든 간에 한하운 시인의 글이 읽고 싶어진다.  당분간 봄 기운이 가득한 3월달에는 두꺼운 <한하운 전집>이나 끼고 살아야될거 같다.

  

  

 

 

 

 

 

 

 

 

 

 

P.S> 요즘 봄이 되어서 그런지 단테<새로운 탄생>도 읽고 싶어진다. 작년에 읽었을 때도 단테가 쓴 소네트 구절이 참 좋았는데 시간이 있으면 이번에도 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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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2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런 사랑이 있군요.
저도 R양인데 (아니. 이니셜은 그런데 '양'은 아니군요.ㅎㅎ)
저 같은 사람은 꿈도 못 꿀 용기와 사랑이네요.
그나저나 신간평가단 책이 그렇게 두껍고 저렇게 어려운 책이라면(!!)
신간평가단 하시는 분들은 다가오고 있는 봄도 못 즐기고 계시는거 아니예요! 책 읽느라.

cyrus 2011-02-27 18:59   좋아요 0 | URL
그래서 다음달 마지막 선정도서가 분량이 얇았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도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 될거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드네요^^;;

마녀고양이 2011-02-2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컴퓨터 날아가면 정말 화나죠, 그걸 다시 쓰려고 하면.. ㅠㅠ
그런데 신간 평가단의 책들이 장난 아니네요, 저는 평생 꿈도 안 꿀랍니다...
아냐아냐, 그러나 사이러스님과 히어나우님을 뵈면 막 욕심이.. 인문쪽으로.. ^^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네요. 나두 그런 책 하나 골라 읽을까..
갑자기 가슴이 흘러내리려는데,, 책임지세요!

cyrus 2011-02-27 19:00   좋아요 0 | URL
신청해보세요. 마고님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거 같습니다.
음,,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는 맞는데,, 엄청난 분량의 양을 감당하셔야
됩니다. ^^;;

꽃도둑 2011-02-2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다가 왜 웃음이 나는거죠? 남의 불행에 너무 행복(?)해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받은 책 두 권이 어메이징하다는 표현 재밌어요, 거기다가 800쪽에 이르는 한하운 전집까증? 벽돌 세 장이네요...ㅎㅎ

저도 시 참 좋아하는데...그 생각도 했어요. 서재를 관리할 시간이 된다면 '내 맘대로 시 읽기' 코너를 만들어야지...이긍 리뷰 쓰기도 바쁜 이 망할넘의 생활....ㅜ.ㅜ
사이러스님 덕분에 이 봄, 생의 환희를 느끼게 해 줄 시집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1-02-27 19:01   좋아요 0 | URL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대학생의 삶을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예전처럼
책을 많이 못 읽을거 같으니 이번 기회에 시집이라도 읽어볼까 생각중이에요.
시간과 내용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니까요. ^^

양철나무꾼 2011-02-28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한번 신간평가단 신청했다가 물먹었었는데...물 먹기를 다행이다 싶네요.
진짜 어메이징하군요~^^
근데 한하운 전집은 심히 땡기네요~

cyrus 2011-03-01 12:34   좋아요 0 | URL
다음 기수 때 나무꾼님이 신청하신다면 당연히 되실거 같아요. 특히 소설, 비문야, 실용/취미 분야에 신청하시면요 ^^

2011-03-02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에 미치다!  이 말이야말로 언어의 중복!  사랑이란 이미 광기인 것!   

 

- 하인리히 하이네 <아타 트롤> 중에서,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 2> p 228 재인용) -

    

  

 

  단편소설 속에 볼 수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       

 

 

 

 

 

 

 

 

 

오스카 와일드의 유명한 단편소설인 <행복한 왕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감동적인 동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아동 독자들을 위한 이야기 모음집에서도 <행복한 왕자>를 읽었을 정도이니 어떻게 보면 작품 전개상 어린이들의 정서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도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유미주의란 ' 예술을 위한 예술 ' 을 강조하며 감각과 형식, 관념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세기말에 유행되었던 예술 사조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유미주의를 주창한 대표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19세기 말 유행한 유미주의 열풍은 그 당시로서는 퇴폐적이다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를 받았지만 기존에 유지되고 있었던 부르주아적인 문화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전위적인 예술 활동을 펼쳤다.   

<행복한 왕자> 이야기에는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금과 보석을 차례로 물어다 준 제비는 결국 따뜻한 이집트로 가지 못한 채 이미 소진해버린 체력과 추위 때문에 죽음을 맞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죽기 전에 동상에게 남기는 제비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 제가 가는 곳은 이집트가 아니에요.  저는 죽음의 집으로 간답니다.  죽음은 잠의 형제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  

-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 중에서, <별에서 온 아이> p 42 -  

  
' 죽음 ' 의 고대 그리스어 표기는 θάνατος  이다. ' 타나토스 ' 라고 부르는데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이 의인화된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용어에서 유래되어 오늘날에도 ' 죽음 ' 을 Thanatos 라고 사용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인들은 사람이 죽을 때 ‘ 수면(잠, 히프노스 Hypnos) ’ 과 함께 와서 죽은 자의 영혼을 운반해 간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밤에 취하는 수면의 행위를 죽음과 동일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은 곧 일시적인 죽음이며 결국 죽음은 단지 생(生)의 종말로 영원히 정지되는 것이 아닌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비는 자신이 겪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 자체를 느끼지 않는다. 단지 죽음을 안락한 집이며 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비가 얼어 죽은 후에 왕자는 예전의 화려했던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낡은 납덩어리로 되어버린다. 쓸모 없어진 왕자는 용광로 속으로 들어갈 처지에 놓여짐으로써 왕자 역시 ' 죽음 ' 을 맞게 된다. 도시 사람들은 낡은 동상이 아름답지가 않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쓸모가 없으니 용광로에 녹이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하느님은 왕자와 제비를 자신의 천국으로 불러들임으로써 선행을 위한 이들의 희생을 찬미하면서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 잘 골라 왔노라.  이제 이 작은 새는 내 천국의 정원에서 영원히 노래할 것이며, 행복한 왕자는 내 황금의 도시에서 영원히 나를 찬미할 것이로다. " 

- 같은 책, p 43 - 

 

왕자와 제비는 현실 세계에서는 이미 죽은 존재이지만 하느님이 있는 천국으로 향하게 되면서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지닌 현실 세계를 초월하는 존재가 된다.   죽음이라는 이미지 자체에 드러나고  있는 공포와 상실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죽음 자체에도 아름다움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와일드가 강조한 유미주의와 연관성이 있다.  현실에서 추구하는 일반적이면서도 고전적인 기존의 아름다움이 아닌 죽음과 천국으로 대표되는 공상의 영역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적 감각에 대한 와일드의 찬미를 소설 속 하느님의 대사에서 볼 수 있다. 

결국은 <행복한 왕자>는 도덕적 가치를 내세우는 사랑을 위한 자기희생 자체에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으로 상징되는 자기희생은 다른 단편소설들에서도 볼 수 있다.

<나이팅게일과 장미꽃>이라는 단편소설 속에서 나이팅게일이라는 새는 자신이 연모하는 학생을 위해서 자신의 가슴에 가시를 찌르는 희생을 선택하게 되는데 심장에 가시를 찔러대는 나이팅게일의 묘사 속에서도 사랑을 위한 희생을 강조하고 있다. 

나이팅게일은 몸을 가시에 더 깊숙이 눌렀다. 마침내 가시가 나이팅게일의 심장을 찔렀다. 나이팅게일은 온몸을 관통하는 격렬한 고통을 느꼈다.  고통이 커질수록 노랫소리도 더 커져 갔다. 사랑은 죽음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사랑은 무덤 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나이팅게일과 장미꽃] 중에서, 같은 책 p 51 -  

나이팅게일이 죽어가면서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하얀 장미꽃을 붉은 장미꽃으로 만들어버리는데 학생은 이 붉은 장미꽃을 아름답게 여긴다.  학생은 붉은 장미꽃을 교수의 딸에게 고백하면서 바치게 되지만 되레 퇴짜를 맞게 된다. 교수의 딸은 장미꽃 한 송이보다는 오히려 보석이 낫다면서 학생을 깔보게 된다.  비정한 현실을 깨닫은 학생은 장미꽃을 내다버리고 사랑이라는 것은 쓸모 없는 헛된 것이며 오직 진리야말로 세상에서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  

여기서 학생은 자신을 향한 사랑을 위한 나이팅게일의 희생의 숭고함을 알지 못하며 교수의 딸은 보석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결정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소설 속에서의 학생과 교수의 딸은 진리와 보석이라는 현실적인 아름다움에만 사로잡혀 있으며 유미주의자들을 비판한 보수주의자들을 상징하고 있다.  비록 결말은 현실적인 아름다움의 승리로 끝나게 된지만 이 소설을 통해 와일드는 피와 고통으로 가득한 나이팅게일의 자기희생을 한 차원 높은 사랑을 위한 숭고미로 격상시키고 있다.    

 

    

  진정한 퇴폐적 미(美)를 보여주다 

 

 

 

 

 

                

 

    

 

* 국내에 <살로메>가 온전히 소개된 책은 단 두 권뿐인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권의 책에도 오브리 비어즐리의 유명한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민음사판에서는 요한을 ' 요카난 ' 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요카난은 요한의 히브리식 이름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는 관능적인 유미주의로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신약성서 의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언급되는 세례 요한의 처형 묘사를 오스카 와일드가 새롭게 재구성하였는데유대 왕국의 왕 헤롯의 의붓딸인 살로메는 우물에 갇힌 세례 요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헤롯 왕 앞에서 아름다운 춤을 춘 대가로 요한의 머리를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의붓딸의 완고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헤롯 왕은 세례 요한을 잡아 처형을 시켰으며 살로메는 잘려나간 세레 요한의 머리를 바라보면서 기묘한 아름다움에 홀리는듯한 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로메> 삽화 중 일부, 오브리 비어즐리 作 

<살로메> 출판 당시 비어즐리가 일러스트를 담당했는데  

와일드의 유미주의를 한층 더 돋보여 주는 동시에  

살로메 특유의 광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아!  당신은 당신에게 입 맞추지 못하게 했지.  요카난.  흠!  이제 나는 당신에게 입 맞출 거야. 잘 익은 과일을 깨물 듯이 내 이로 당신 입술을 깨물 거야. 그래,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요카난.  내가 그렇게 할 거라고 말했잖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그렇게 말했어. 아! 이제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하지만 어째서 나를 보지 않는 거지, 요카난?   

(중략) 

나는 당신의 아름다움에 목말라 있어.  나는 당신의 몸에 굶주려 있어.  포도주도 사과도 내 욕망을 달랠 수 없어.   

(중략) 

나를 보았다면 당신은 나를 사랑했을 거야. 틀림없이 나를 사랑했을 거야. 사랑의 신비는 죽음의 신비보다 위대하지.  

 

- 오스카 와일드 [살로메] 중에서, 민음사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 p 208~210 -

 

   

 


<살로메> 삽화 중 일부, 오브리 비어즐리 作

 

살로메는 요한에게 쉴새없이 음란적인 구애를 펼쳐보았지만 빈번이 퇴짜를 맞은 살로메는 사랑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요한의 머리을 따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리고 요한의 머리 앞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자신의 광기 어린 사랑의 욕망을 토해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살로메의 광적인 사랑을 수긍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긴, <살로메>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도 상연 중지까지 나올 정도로 오스카 와일드와 비어즐리가 재구성한 살로메의 모습은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으니 당연지사다.   

이런 살로메의 광기를 지켜보마자마자 두려움을 느낀 헤롯 왕은 살로메를 죽이고 만다. 헤롯 왕은 살인 앞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살로메가 두려운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살로메는 요한을 향한 사랑에 미쳐버린 나머지 요한의 죽음 자체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잘린 머리에 키스를 퍼부으려고 하고 있으며 사랑은 죽음보다 위대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집착의 모습은 헤롯 왕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비극의 결과를 맞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살로메의 묘사를 통해서 퇴폐적인 관능미를 강조하고 있다.  오브리 비어즐리의 인상적인 일러스트까지 더해져서 ' 죽음 ' 이라는 잔혹한 행위 속에서 우러나오는 광기 어린 사랑의 기괴한 아름다움을 강조해주고 있다. 

    

   

  와일드가 바라 본 ' 사랑 '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감정은 이성 간에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의 상태에서 이루어지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 눈에 콩깍지가 씌우기 쉽다고 말하는데 정말 사랑에 빠지게 되면 역경과 한계를 뛰어넘는 위대한 정신적인 힘이 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눈 앞에 보이는 대상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다거나 혹은 왜곡, 과장하기가 쉬워진다.   

어떻게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나이 차와 신분 차를 극복하여 결혼을 하는 연인들도 있는 반면에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상대방을 24시간 쫓아다니는 스토커가 나올 수도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들 중에서는 유독 사랑에 빠지게 되는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깊게 사랑에 빠졌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사랑에 미칠 정도로.

<행복한 왕자>에서 제비는 불행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왕자의 모습에 감복한 나머지 다른 제비 무리들처럼 이집트로 건너가지 못한 채 왕자 옆에서 죽고 만다.  <나이팅게일과 장미>에서는 작은 새에 불과하는 나이팅게일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을 사랑하게 되어 자기의 가슴을 찌르는 희생을 자처한다.  <살로메>에서 세례 요한은 성서 속 위대한 성인이며 살로메는 유대 왕국의 공주이다.   

독실한 성인과 공주의 사랑이라,,, ?     

원효 대사 & 요석 공주, 온달 & 평강 공주 커플은 그렇다치더라도 세례 요한과 살로메,,,   신분 차가 많이 날 뿐더러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도 다른 애초부터 결합할 수 없는 최악의 궁합이다.  

어쨌든 이 세 작품 속에서 죽음을 맞는 인물들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푹 빠졌으며 그들의 지나친 사랑은 결국 자신마저도 죽음으로 몰아 넣고 말았다.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사랑을 초월하는 죽음에 대해서 찬미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사랑의 감정과 과정 그리고 결말이 우리에게는 기이하고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와일드는 평범하기만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사랑의 이면을 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와일드를 읽고 또 읽으며 나는 그의 신봉자들이 생각도 못한 사실을 깨달았다. 본질적이며 또한 분명한 이 사실은 바로 와일드가 언제나 옳았다는 것이다.  

- 호르헤 보르헤스 -

 
   

 

이번에 <별에서 온 아이>를 두 번째 읽는 동시에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도 함께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오스카 와일드의 문학을 평한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호르헤 보르헤스의 말에 공감했던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사랑이라는 감정 뒤에 숨겨진 광기라는 이면을 수백 년 전부터 이미 주장했으며 결국은 그의 말이 옳았다는 사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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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3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1-02-2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오면 읽으려고 했던 시리즈가 오스카 와일드,입니다. 여기서 미리보니 반가워요.

cyrus 2011-02-23 19:00   좋아요 0 | URL
무슨 작품 읽으시려고 해요? 저는 아직 <도리언 그레이>는
안 읽어봤는데 단편소설집도 좋아요 ^^

stella.K 2011-02-23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로메라는 희곡이 있었군요.
근데 왠지 섬뜩합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아직 안 읽어봤는데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늘 주저하게 만들죠.
물론 다른 책 때문에 밀려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ㅋ
쓰신 글이 좋아 일단 별찜했네요.^^

cyrus 2011-02-23 19:01   좋아요 0 | URL
사실 살로메 일러스트가 19금이라서,,, 그나마 유명한 일러스트만
포스팅했습니다. 그래도 단편소설집을 읽어볼만해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해야되나요? 참 좋아요 ^^

꽃도둑 2011-02-2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 하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먼저 떠오르죠... 살로메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덕분에 알게 됐네요...^^
데카당 문학의 정수! 라는 글귀에 마음이 화라락~~ 안깁니다. 양성애자인 오스카 와일드의 삶 자체도 유미주의적이지(혹은 데카당적인) 않았나 싶은데요,,, 삶과 죽음의 양날에 키스하는 와일드의 삶은 그야말로 금기를 넘어서는, 경계를 넘어서는 삶이었던 것 같아요.

cyrus 2011-02-23 19: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와일드의 삶 자체 역시 유미주의적이었죠. 자신의 사상을
행동으로 실천했을뿐인데 당시 주류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죠.

아이리시스 2011-02-2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도둑님 댓글 보면서 생각했는데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늘 고루한 고전같이 느껴져서 주저주저했었는데
<살로메>와 단편집은 왠지 모르게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상념을 확 뒤집어주세요.
섬뜩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이예요. 전에도 본 일러스트인데 무섭네요.
뜬금없지만 미술관 가고 싶어요, 루브르면 더 좋겠고, 이제 좀 알 것도 같은데 말이죠!^^

cyrus 2011-02-23 19:04   좋아요 0 | URL
네, <살로메>는 19금, 단편소설집은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동화 정도로 보시면 되요. 비어즐리와 같은 아르누보 일러스트도
참 좋은거 같아요. ^^

hnine 2011-02-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 희곡중의 살로메는 그 살로메군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서 추리소설을 능가하는 오싹함을 느꼈었던 기억이 나요. 오스카 와일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면서도 이 사람은 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어쩌면 그 사람 자체가 평정 보다는 광기의 상태로 살았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cyrus 2011-02-23 19:0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hnine님 ^^

와일드의 삶 자체가 정말 wild(?)적이기도 하죠, 시대를 앞서갔을뿐인데
말이죠..^^;; 저는 아직 <도리언 그레이>를 안 읽어봤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읽으니
서재 한구석에 있는 오스카 와이들의 단편선을 읽어봐야겠다는 조급증이 도지네요.
동화로 밖에 못 읽었는데, 사이러스님의 글을 읽으니
그의 글 세계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치밀어오르네요.

참 좋은 리뷰예요.

cyrus 2011-02-23 19:07   좋아요 0 | URL
펭귄클래식이란 민음사에서 나온 거 두 권 다 읽으면 좋아요.
<행복한 왕자>만 같은 책에 똑같이 수록되었을뿐 와일드의 단편소설들을 읽을 수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2-23 19:46   좋아요 0 | URL
제가 가진 책은
이레 출판사의 오스카 와일드 환상 동화예요... ^^
아아, 읽어봐야징.

노이에자이트 2011-02-2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일드 작품은 은근히 잔인한 장면이 많지요.심지어 동화에서도...피흘리고 뜯기고...역시 압권은 살로메! 참수한 모가지를 쟁반에 받쳐들고...으...변태 같았어요.그런데 은근히 끌리기도 하구요.

cyrus 2011-02-23 21: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비어즐리가 살로메를 실감나게 묘사했지요.
그래서 원작보다 삽화가 더 유명해진거 같아요.

blanca 2011-02-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로메 내용을 처음 제대로 알았어요. 그저 악녀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읽어 보셨어요? 오스카 와일드는 탐미주의를 대중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교묘하게 가장 잘 알고 있는 작가가 아닌지. 잘 읽고 가요.

cyrus 2011-02-23 21:36   좋아요 0 | URL
사실 살로메를 악녀로 설정한 것은 당시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도 작용한 것도 있었죠. 아직 <도리언 그레이>는 안 읽어봤어요. 유명한 소설인데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2011-02-24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4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벌써 3월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나왔다.  3월 선정도서 역시 만만치가 않다. 하필이면 그 유명하고도 악명 높은(?) 니체의 책이 끼여 있다. 

니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책은 단연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 신은 죽었다 ' 라는 유명한 말과 초인(위버멘쉬) 사상 이외에는 더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게 없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 독서모임이 3월 12일인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 날 발제를 내가 하기로 한 것이다!!!

발제라고 하는 것은 그 날 모임을 주도하여 사회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모임이 잘 운영되려면 발제자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선정도서에 대한 사전 배경지식 습득은 필수이며 모임이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해야한다.  

나름 자신 있게 자진해서 발제자로 나서게 된 것인데 , , ,  내심 부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매는 먼저 맞아야 한다고 차라리 발제자를 먼저 하는게 낫다는 심산에서 한 것이니 지금 후회를 해봤자 이미 늦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니체의 사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은근히 학구열이 높아지는 느낌도 마구 샘솟는다.   

오늘을 포함해서 3월 12일 <차라투스트라> 모임까지는 단 20일 남았다.  20일동안 니체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뭐  , , ,   요즘에는 니체에 관련된 책들이 많아서  

       어떻게 보면 국내에 소개된 관련자료가 전무한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를 생각하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그나마 무난한 편이다.   

 

       다만, 그 수많은 니체 관련 연구서 중에서 신뢰할 만한  

      내용을 고르되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내가 습득한 내용들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발제를 할 때 정확하면서도 쉽게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아무리 니체 관련 책을 100권 읽었다해도 정확하지 않으며 어려운 용어를 써가면서 설명해봤자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에게 하여금 니체의 사상을 더 난해하게 만들 뿐이다. 마음 같으면 저 위에 있는 책처럼 30분만에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고 싶지만 성격상 수박 겉핧기식으로 하기 싫다.   저런 책은 그냥 간단한 입문용으로 부수적으로 읽어보면 좋을거 같다. 

 

 

 

 

 

 

 

 

  

사실 나는 <차라투스트라>를 민음사판과 펭귄클래식판 둘 다 가지고 있다. 당연히 민음사판 역시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_-;;  

국내에 번역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판본 중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 민음사판과 책세상에서 나온 니체 전집 판본일 것이다. 특히 책세상 판본은 2006년 교수신문 선정 최고의 번역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판본이 이전까지 ' 초인 ' 으로 번역했던 개념을 ' 위버멘쉬 ' 로 음역한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역자가 니체로 학위를 받았으면 니체 전문가라고 하는데 책세상 판본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펭귄클래식판도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은 펭귄클래식판에도 니체 전문가의 서문이 수록되어 있어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서문을 담당한 사람이 레지널드 홀링데일인데 ' 영국 최고의 니체 전문가 ' 라고 불리며 영국 니체학회의 명예 회장에도 역임한 경력도 있다.

그리고 우연히 니체 관련 책을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되었는데  

니체에 관한 레지널드 홀링데일의 책이 예전에 국내에도 번역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절판 상태이다.   

  

일단 현재로써는 <차라투스트라> 위주로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접근 방식으로 니체를 이해하기 위한 옳은 발걸음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투스트라>와 관련된 니체 관련 연구서나 관련 책을 검색해봤는데 그나마 읽어볼만한게 수유+너머 소속 연구원이면서도 니체 전문 연구가로 잘 알려진  고병권의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뿐이었다.  나머지는 번역본, 축약본이다. 

 

 

    

 

 

 

 

  

(좌) 을유문화사판       

(우) 동서문화사판

 

그리고 마음 같아서는 쇼펜하우어<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독서에도 도전하고 싶지만 민음사 판본 <차라투스트라>마저도 읽으려는 판에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을 수 있을런지 , , ,    니체가 대학생 시절에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을 정도로 쇼펜하우어는 니체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만약에 니체의 사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면 본격적으로 니체의 다른 책들도 섭렵하고 싶다.   단순히 독서모임 발제를 위한 수박 겉핧기식 독서보다는 깊이 있으며 나의 정신적인 성장을 위한 거쳐야할 어려운 공부라는 마음으로 독서를 하고 싶은 것이다.  혼자서 어려운 고전을 공부한다는게 무모한 일이지만 스스로 즐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P.S      

이 책들 이외에도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읽어볼만한 책들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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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2-2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어려운 책이 한가득이군요!
이 책들을 다 읽으시게요?
어떤 발제가 될지 무지 궁금합니다!
무척 잘 하실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들어보고 싶어지는데요~ ^^

cyrus 2011-02-22 19:52   좋아요 0 | URL
제가 발제하는 날까지는 다 못 읽을거 같구요,, 일단은
기본적으로 니체의 사상을 간략하게 숙지하고 <차라투스트라>를
읽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관련 도서들을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해요. ^^;;

아이리시스 2011-02-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 란 말이죠, 다음 발제자는 시루스님이고.
저도 니체는 여지껏 못읽어서 많이 부럽네요, 대단하고.^^
개강이 얼마 안남았는데 마지막까지 한결같은 시루스님,
화이팅입니다.^^

cyrus 2011-02-23 18:57   좋아요 0 | URL
요즘 복학 때문에 노는데 정신 없어서,,-_-
과연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1-02-2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20일만에 차라투스투라를 읽고
발제자까지 하신다구요? 와아........... 대단하시당.
하기사 사이러스의 리뷰 쓰시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여하간, 노력하시는 모습 멋지세요.

cyrus 2011-02-23 18:58   좋아요 0 | URL
그냥,, 간략하게 니체의 사상을 기본적으로 숙지하려고 해요.
그 다음에 천천히 깊게 알고 싶습니다. 천천히~~ ^^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백승종 지음 / 푸른역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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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천, 그는 누구인가? 

오늘날 역사학계에서는 정조를 개혁 정책과 탕평책을 통해 대통합을 추진하고자 한 개혁군주로써 평가받고 있으며 24년 재위 기간을 일명 ' 정조 르네상스 ' 라고 일컫으면서 세종 시대와 함께 조선의 태평성대로 알려져 있다. 

정조 시대와 관련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다산 정약용연암 박지원이다. 정약용은 자신이 개발한 거중기를 통해 화성 건설에 참여, 주도하였으며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부국강병을 주장한 실학자로써 정로의 총아였으나 정조 사후에 불거진 천주교 탄압에 의해서 유배 생활을 해야했다.  박지원은 청나라 여행을 통해 보고 듣은 견문들을 <열하일기>에 기록하였으며 청나라의 문물을 배워야한다는 이른바 북학파의 영수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렇듯 정조 시대는 정약용과 박지원이라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인재의 등장 그리고 화성 축성을 통해서 문예부흥을 이끌고자 하였으며 중국으로부터 고증학, 천주교 등 다양한 학문들이 성리학으로 견고히 다져진 조선으로 유입되는 등 오늘날에도 수많은 역사가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연구대상이 되는 동시에 양면의 역사적 평가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TV 속 사극이나 영화를 통해서 정조 시대의 미시사가 재해석되고 있다. 

올해에도 정조 시대와 관련한 흥미로운 역사책이 발간되었는데 <정감록>으로 대표되는 조선의 예언서에 대한 역사적 탐구로 유명한 백승종 씨의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이다.  그런데 이 책이 유독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제목에 있는 ' 불량선비 강이천 ' 이다.  하필 그냥 선비도 아닌 ' 불량 ' 선비다. 그리고 강이천이라는 이름 역시 낯설게 느껴진다. 강이천이라는 자가 정조 시대 때 어떠했길래 불량선비라고 불리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백과사전에 ' 강이천 ' 을 검색해봤는데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768~1801, 조선 후기의 천주교인. 본관은 진주. 자는 성륜(聖倫), 호는 중암(重菴). 아버지는 흔(俒)이다.

1779년(정조 3) 12세 되던 해부터 임금의 총애를 받고 궁궐에 출입하면서 응제시(應製詩)를 지어 올렸다. 일찍이 진사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입학하였으며, 이기설(理氣說)을 토대로 하는 당시의 보편적 학문성향을 탈피하여 고증학적(考證學的)인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구명(究明)하는 데 전념하여 전도가 촉망되었다.

그러나 1797년 돈령부도정(敦寧府都正) 김정국(金鼎國)에 의하여, 주문모(周文謨)와 접촉하면서 천주교교리를 배우며, 요언(妖言)으로 민심을 혼란시킨다고 보고되어 형조의 탄핵을 받아 그해 11월에 제주도로 유배되었다. 이어 1801년(순조 1) 신유박해 때 옥사하여 주문모와 함께 효수(죄인의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달아 놓음)되었다.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는 간략하게 강이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포털 사이트가 운영하고 있는 검색 사전에서는 이보다 더 간략하게, 그것도 단 네 줄로 설명하고 있었다.    

 

강이천 ( ? ~ 1801 ) 

조선 후기의 천주교인. 본관 진주, 호 중암(). 진사()로서 문명이 높았으나, 1797년(정조 21) 천주교인이라 하여 사학죄인()으로 몰려 흑산도에 유배되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중국인 신부 주문모()와 함께 효수되었다. 문집에 《중암고(稿)》가 있다.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


강이천의 출생연도를 불분명으로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거슬렸지만 강이천이라는 사람이 조선 후기 때 활동했던 천주교인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사전 속 내용을 통해서 강이천이 왜 불량선비라고 불리우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사교(邪敎)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받았던 역사적 사건의 희생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조선 사대부들 입장에서는 성리학과 위배되는 사교에 가입한 강이천을 불량 선비마냥 바라봤을 것이다.  

 

  

 

  강이천 - 조선의 이상적 공상주의자 

백승종 씨의 책에서는 수많은 문헌들을 통해 밝혀진 강이천이라는 천주교인의 생애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사전 속에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강이천의 삶은 그리 평범하지가 않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후손이라는 강이천이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병으로 인해 애꾸눈이 되었으며 심한 종기 때문에 한쪽 다리를 쓸 수 없는 장애인이었다.  하지만 강이천은 죽을 때까지 평생 안고 가야 할 신체적 불편함을 이겨내고 어린 나이에 정조로부터 재능을 촉망받았으며 박지원도 그의 능력을 눈여겨 볼 정도였다.  이 정도 능력이라면 강이천은 신체적 역경을 이겨낸 조선 최고의 학자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강이천이 향하는 곳은 양반 집안 자제라면 거쳐야 할 사대부가 되는 길이 아니었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성리학적 이념과 정반대인 천주교였다.  당시 천주교 전파에 나섰던 주문모 신부와의 교류를 통해서 천주교에 대해서 관여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정조와 박지원으로부터 사대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강이천은 왜 그 당시로서는 사학으로 규정되었던 천주교로 전회했던 것일까?  

정조 시대는 근대화의 물결이 한반도로 밀려 들어왔던 과도기적 시대이기도 하다. 서양인들은 선박을 타고 시시때때로 바다에 출현하였으며 이 때부터 천주교가 들어오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평성대의 시대 속에서도 혼란의 시류가 있기 마련이다.  조선 중기 이후에 떠돌기 시작한 <정감록>은 민중들 사이에서는 조선의 말세예언에 대해서 운운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이런 불안정한 시국은 강이천의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강이천은 성리학으로 대표되는 유교적 사회로는 조선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전망하였다. 개혁적인 정책 도입한 정조마저도 나날이 불안정과 혼란으로 거듭되는 민생을 안정시킬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강이천은 조선의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여 새로운 조선의 모습에 대해 꿈꾸기 시작하였다. 그는 성리학적 이념에서 벗어나 단지 가난한 평민들이 잘 살 수 있는 건전한 사회의 조선을 만들고자 하였다.    

비록 그가 꿈꾸는 세상은 민속 신앙과 <정감록>의 예언적인 내용이 가미된 이상적인 유토피아였지만 번영을 위해서 민중들의 평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특히 강이천의 유토피아는 빈민 구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백승종 씨는 강이천을 ' 이상적 공상주의자  ' 라고 규정하고 있다.   

놀랍게도 강이천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의 공상적 사회주의에서 볼 수 있는 유토피아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구제에 중점을 둔 유토피아를 건설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강이천의 사상을 이들의 사회주의 사상과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계급상으로 힘이 없는 서민들을 구제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강이천은 조선 사회에 걸맞는 이상사회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조 - 개혁군주냐 보수군주냐    

 

   

이덕일 <조선 왕을 말하다 2> &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전 2권) 

 

이런 강이천의 비전(Vision)을 지켜본 정조가 이를 그대로 방관할 리가 없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전국 방방곳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정감록>이라는 책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민심이 불안정하고 있는 마당에 강이천의 비전 역시 정조의 눈으로 봤을 때는 민심의 불안정에 더욱 부채질하는 위험한 사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필이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고증학의 등장까지 더해지면서 조선 사회는 성리학 이외에 여러가지 사상들이 존립하고 있는 방향으로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정조는 내심 이런 사상들의 등장 때문에 조선 왕조 성립의 기틀로서 대대로 내려온 성리학적 이념이 붕괴될 것이며 성리학의 붕괴는 곧 조선의 멸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조선 사대부 권력을 공고히 확립, 유지하기 위해서 문체반정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정조는 문체반정의 일환으로 사대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관소설과 소품문을 금지하였으며 아예 문체와 문장 작성마저도 전통적인 한문체를 고수할 것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성리학에 반하는 천주교를 ' 서학 ' 이라고 몰아 붙이면서 배척하기 시작하였다.  정조가 아꼈던 인재들, 정약용과 박지원도 정조의 문체반정을 피할 수가 없었다. 정약용은 자신의 셋째 형 정약종이 천주교인이라는 이유,  박지원은 <열하일기>가 잡문이라고 규정받게 됨으로써 두 사람은 문체반정 때문에 잠시나마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렇듯 정조는 <정감록>, 천주교, 바다에 자주 등장했던 서양인들 그리고 패관소품을 성리학을 배반하는 하나의 반체제적인 요소로 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반체적인 사상에 심취하고 있는 강이천이 정조에게는 불량스러운 선비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백승종 씨는 정조를 성리학 이념을 유지하려는 보수군주였으며 반면에 강이천을 기존의 사회 체제를 유지하려는 상황에 맞선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을 저자는 조선의 ' 문화투쟁 '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조에 대한 백승종 씨의 평가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개혁군주라는 이미지를 뒤엎는 새로운 주장이기도 하다.  특히나 문체반정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정조와 철인시대의 정치>와 작년에 출간되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조선 왕을 말하다> 2권의 저자인 이덕일 씨의 평가와 사뭇 다르기도 하다.  이덕일 씨는 당시 지배층이었던 노론 세력을 막기 위한 명목으로 천주교를 탄압하기 시작했던 것이고 성리학이 아닌 중국에서 들어온 고증학과 같은 학문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 사대부들의 태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정조를 둘러싼 두 역사가들의 서로 다른 평가에 대해서 누가 옳다고 판가름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어떤 시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약용 & 박지원 - 지식인의 두 얼굴       

 

 

 

문화의 격동기에 들어선 18세기 조선 후기의 사회 모습을 단순히 정조와 강이천뿐만 아니라 그 시대 속에서 활동했던 정약용과 박지원의 모습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크게 비중을 두고 있지 않지만 읽으면서 정약용과 박지원에 대한 언급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특히 정조의 문체반정이라는 비난의 화살로부터 겨냥을 받았던 이 두 인물의 모습이 흥미진진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정조와 강이천 간의 문화투쟁으로 인해 정약용과 박지원에게도 충돌의 불똥이 튀어졌다.  정약용은 정조에게 보내는 반성문에서 자신이 천주교와 관계한 점에 대해서  ' 아이들의 장난 ' 과 같은 일이었으며 자신의 입신이 무너지지 않게 해달라고 정조로부터 동정심을 유발하는듯한 내용을 쓰기도 하였다.  정조는 박지원으로 하여금 천주교 탄압에 앞장 설 것을 종용하기도 하였으며 이에 박지원은 자신이 군수로 부임하고 있는 지역의 천주교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이 두 지식인들은 정조의 문화투쟁의 부메랑이 자신들에게 날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문헌에 기록된 내용만을 가지고 정약용과 박지원이 벼슬을 통한 정계 진출의 영달을 위해서 정조의 정책에 동조했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오늘날 실학 사상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알려진 정약용과 박지원 역시 성리학의 이념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알 수 있다.   

 

 

  조선의 이카로스, 강이천  

18세기 조선 한반도에서 발생한 문화투쟁으로 인해 강이천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비록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이상사회는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채 그렇게 역사의 먼지로 남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가 있다. 아들인 이카로스와 함께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을 탈출하기 위해서 발명가인 다이달로스는 밀랍으로 새의 깃털들을 모아 붙여 날개를 만들어 탈출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카로스는 뜨거운 태양 가까이 너무 높게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채 너무 높게 난 나머지 날개의 밀랍이 녹아버려 바다에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이카로스는 자신이 겪고 있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도전에 대한 기쁨에 너무 도취한 나머지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렇게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이카로스를 자신의 역량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으로 상징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의 세계에 과감히 한발짝 더 나아가려는 그의 도전 정신은 훗날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들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

태양과 구름으로 이루어진 하늘이라는 광활한 미지의 세계에 뛰어든 이카로스처럼 강이천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사회를 뛰어넘을 수 있는 무모한 도전에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내던졌다. 그것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는 조선의 시국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리고 서민들을 위한 그의 이상사회에 대한 염원은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사회의 문제적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신체적, 사회적 역경 속에서도 희망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강이천의 ' 이카로스 드림 ' 이 단순히 문헌 속으로 남아 있기에는 너무 아쉽기만 하다.  강이천은 불량선비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남들보다 더 먼저 앞서간 생각을 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대담했던 진정한 선비였다. 그의 시대적 도전 정신은 눈여겨 볼만하며 앞으로도 강이천에 대한 꾸준한 역사적인 연구가 필요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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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2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교가 연결되면, 머리 속이 복잡하면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단 말이예요. ㅠㅠ
천주교 전파가 순수한 의도만 있는 거라면 상관없는데,
제게는 서양의 시커먼 속을 지나칠 수가 없다는거죠. 그러니
천주교에 헌신했던 분들에 대해서도 평가가 복잡해지고, 그로 인해
<공상적 이상주의자>에 대해 무조건 수용이 어렵다는거죠.
물론 제 기질 상으로, 이상주의자나 몽상가가 아닌 것도 한 몫 합니다만.

cyrus 2011-02-21 19:21   좋아요 0 | URL
제가 리뷰에서 설명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강이천과 교류가 있었던
천주교인들도 자신들이 남긴 문헌에 강이천의 사상에 대해서
그렇게 호의적으로 보지 않더군요. 아마도 천주교인들도 강이천만의
생각에 대해서 수용하기 어려웠을겁니다. ^^

양철나무꾼 2011-02-21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지원 관련 부분, 제 생각은 틀려요.
박지원이 강이천의 능력을 눈여겨 봤을지는 모르지만, 강이천의 성품이나 인간성은 폄훼하죠.
이 정도 능력이라면 강이천은 신체적 역경을 이겨낸 조선 최고의 학자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을까요?
그러기엔 강이천의 꿈이 너무 크지는 않았을까요?

암튼 확실한 건...리뷰가 엄청 멋지다는 것과,
강이천에게 있어 정감록과 천주교는 종교를 넘어서는 그 어떤 것이었을거라는 생각~

cyrus 2011-02-21 19:25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댓글을 보고나니 당쟁으로 치열한 진흙탕의 정계라는
커다란 사회적 장벽 때문에 강이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나무꾼님
말씀대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에는 힘든 현실일 수도 있었구요. ^^

아이리시스 2011-02-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이천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ㅠㅠ

어느 시대든 세상을 바꾸려는 소수세력은 있기 마련인데, 자신의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려놓고 무언가를 시도했던 인물들에게는 안쓰러움 같은 것들이 깃들어요. 공개적으로 이름 붙여진 천주교 박해 네 번 있을 동안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어이없는 이유로 죽어나갔는데 리뷰 읽으면서 교과서적인 것들의 뒤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이해하게 되네요. 팩트 말고 왜 그랬지? 하는 학자정신이 나온다고나 할까.

cyrus 2011-02-21 19:27   좋아요 0 | URL
저도 강이천이라는 인물을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어요.
기존에 알려져 있는 역사나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교과서 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주류 역사나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겁니다. ^^

반딧불이 2011-02-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과 나란히 리뷰를 올려주셨네요. 우리가 살펴볼 수 있는 강이천의 글이 있는건가요?

cyrus 2011-02-21 19:31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참고문헌들을 보게 되면 문체반정에 대한 언급이 있는
글과 책들은 많이 있는데 강이천이 쓴 글은 없는 거 같습니다.
강이천과 관련된 문헌들도 대부분 강이천 사건 당시 기록된
옛 문헌들이기도 하구요,, 아마도 강이천이라는 인물을 대중적으로
알리게 된 책이 백승종 씨의 책이 유일하다고 생각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2-2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체반정에서 정약용은 정조의 편에 섰고 박지원은 제대로 벼락을 맞아버렸죠. cyrus 님의 글이 정약용과 박지원은 문학을 보는 시각에서 정반대 진영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더라면 더 좋았을 겁니다.백승종 씨도 정조는 물론 정약용에 대한 세간의 무비판적인 숭배열에도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요.

cyrus 2011-02-21 19:3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몰랐던 사실인데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18세기 조선사에 대해서 급 관심이 생겼습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부터 시작해서 정민 교수가 쓴 18세기 조선사에
관한 책까지,, 읽을거리거 더 생겼네요. ^^

잘잘라 2011-02-2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앞에는 서너번 읽어봐도 잘 모르겠더니, '조선의 이카로스, 강이천' 이라는 설명에는 뭔가 안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결국 제 기억엔 '조선의 이카로스, 강이천'만 남겠죠.^^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무튼 엄청 적절한 비유인듯..

cyrus 2011-02-21 21:37   좋아요 0 | URL
제가 건성으로 책 소개와 관련 없이 썼다보니 읽는데 애먹으셨군요. ^^;; 그래도 책 내용은 읽어보면 좋답니다. ^^

2011-02-23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2-22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랐던 인물을 알게 되었네요.
관심도서로 찜해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