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 개정판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4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001-148] 80일간의 세계일주

 

 

 

 


 오늘날의 세계 일주 여행

16살의 나이로 최연소 단독 세계 항해일주에 도전했던 미국의 애비 선덜랜드라는 소녀가
도전 5개월 만에 실종되었다. 원인은 거친 파도에 의해서 배가 좌초되었던 것.
다행히도 이틀 뒤에 다른 선박에 구출되었다. 일부 항해 전문가들은 자식의 무모한 도전을  

방치한 부모의 행동이 무책임하고 비난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자신의 블로그에 반박에  

나섰다. 몇 살부터 모험에 나설 수 있냐고 반문하였다. 그리고 소녀의 부모들은 자식의  

모험심을 막는 부모의 과잉보호가 더 문제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식을 옹호하였다.
통신과 장거리 교통수단의 발달에 힘입어 요즘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하는 세계 일주를  

많이 하고 있다. 배뿐만 아니라 자전거, 자동차 등 본인들이 직접 작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세계 일주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세계 여러 나라를  

이동하는 것만 아니다.  

 

세계 일주에도 테마가 있다. 지구 환경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도 있으며 세계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여행자들에게 위험한  

분쟁 지역의 국가들까지도 세계 일주의 여정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이 어린  

소녀처럼 기네스 북 기록이라는 세계 최고의 기록자가 되기 위해서 세계 일주를  

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자신 인생의 큰 목표로 세계 일주를 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는 어린 시절부터 부자가 되면 그 돈으로 세계 일주를 하는  

소원을 가지고 있었다. 제철 사업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얻게 된 카네기는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 여러 마리 준마가 끄는 호화 마차로 세계 일주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강철왕, 세계 최고의 부호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서 각인시켜주었다.
이렇듯 자기 PR의 목적을 가진 세계 일주도 있다. 세계 일주는 단순히 모험심 강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다. 모험심 이외에도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강인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세계 일주를 해야만 하는 자기만의 특정한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러면 동시에 전 세계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자기 PR 효과가  

불러오게 된다.  

 

 

 

 과거의 세계 일주 여행 : 오리엔탈리즘의 기원  

하지만 예전의 세계 일주는 지금과 완전히 다르다. 15~17세기에 콜럼버스와 마젤란 등
탐험가들의 등장으로 지리상의 발견이 이루어졌던 항해 시대부터 인간은 미지의 영역에  

대한 탐색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근대의 시대로 오게 되면서 나날이 증가하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하여 비(非) 서구지역에 대한 정치지배 및 교역통상 등의 체계가 

이루어져 식민지 건설이 유행하였다. 그리고 서양에서 동양 문화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고 동양 문화를 반영한 풍습과 문화가 유행하였다. 서양 화풍에 일본의 양식인  

우키요에가 유행하여 반 고흐나 드가 등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폴 고갱은  

당시 서구에게는 미개인의 나라였던 타히티에 직접 가서 그 곳에 정착하게 된다.  

영국의 라카프디오 헌은 일본에 귀화하여 일본의 민담 문학을 서구에 소개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나중에 동양과 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이나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동양에 대한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가지게 되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 형성된다.  

단지 서구의 문화적 유행이 오리엔탈리즘의 근원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서양 제국주의의 역사를 비추어보면 서양인들은 동양 문화에 대한 동경 뒤에는  

자신보다 아래인 동양 국가를 지배하고 싶은 이중적인 욕망을 내재하고 있다.
만약 유럽에서 일본의 우키요에가 유행하지 않고, 아예 바다 건너에 있는 일본을 모르고  

있었다면 일본 내의 서양인 진출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을 근대적 국가로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이지 유신도 성립되지 못했을 것이다. 
 

 

 

 쥘 베른의 등장 : 경이적 여행의 탄생 
 

세계에 대한 서양의 동경은 단순히 동양 문화의 유행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자연과학의 발달도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겼다. 19세기 후반에 과학이 크게  

발달함에 따라, 자연과학의 지식을 이용한 소설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문학적 유행의  

대표주자는 프랑스의 근대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인 쥘 베른이었다. 그는 여행을  

좋아하는 성격이었지만 고작 그가 가본 나라는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였다.  

그러나 여행 경험으로 많은 여행가와 지리학자들을 알게 되었다. 그들과의 지적 교류를  

통해 얻은 지식에다가 풍부한 상상력을 더하여 일종의 과학모험 소설을 발표한다.  

작품 속에 나오는 여행들은 당시 독자들에겐 경이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였다.  

바다 밑을 여행하는 <해저 2만리>, 달나라를 여행하는 <달세계 일주>, 지구의 내부를  

여행하는 <지저 여행>, 그리고 세계 일주라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경이적 여행 형식을 

낳게 한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나머지 소개한  

작품들보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영화로도 리메이크하기도 하였다.
소설 장르가 모험과 과학이 결합된 소설이다 보니 아동용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아동용 모험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단순히 아동용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도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아동용 소설이라고 알고 있는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어린이들은 단순히  

모험 이야기에 혹해서 이 작품을 읽고 있을 것이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오리엔탈리즘의 시선 
 

나도 초등학생 때 집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아동문학전집의 한 권으로써 쥘 베른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다. 그 때의 작품도 <80일간의 세계 일주>였다. 2만 파운드의 내기가 걸린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와 그의 하인인 프랑스 인 파스파르투와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세계 일주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인도, 중국, 미국, 대서양 등 세계 각지의 인정과  

풍물들이 소개되어 있어 여행을 좋아한다거나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은 이 작품을  

한 번 읽게 되면 빠지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포그 일행과 세계 일주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마지막에 갈수록 포그가 세계 일주를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2만 파운드의 

내기에서 진 장면에서는 안타까워하다가 결말에 파스파르투가 내기에 승리하였음을  

증명하게 됨으로써 어린이 독자들은 해피엔딩에 대해서 무척 기뻐하게 느낄 것이다.  

책을 덮으면 포그 일행이 세계 여러 나라를 거쳐 갔던 여행의 장면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어 보니, 이 작품을 아동용으로 치부하기에는 

껄끄러운 점이 있다. 아니, 이 작품을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기 위한 단순한 아동  

모험소설로만 볼 수가 없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뿐만 아니라 여러 민족이 가지고 있는 풍습과 성격에 대해서도 묘사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우다 부인은 남편이 죽게 되면 부인도 남편 따라서 죽어야 하는 인도의 풍습에 따르게  

되어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된다. 풍습의 진행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포그 일행들은  

인도의 잔인한 풍습에 대해서 미개하다고 비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인도를 지배하고  

있는 영국 정부는 왜 이런 잘못된 풍습을 막지 못하고 있냐고 한술 더 뜬다. 분명히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습은 잘못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풍습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나라의 풍습에는 문화적, 역사적 근원이 있기  

마련이다. 인도 사회를 지배하는 힌두교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었기 때문에  

인도인의 종교생활과 사회생활은 서로 때래야 땔 수 없는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다른 나라의 풍습을 미개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릇된 시각이다. 그리고  

그런 식민지 국가의 미개한 풍습을 지배하고 있는 서양 국가가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 국가들을 억압하기 위해 사용하던 통치 체제의 특징이다. 

작가는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의 식민지 정책에 긍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의 문화 통치는 독립을 바라는 있었던 인도의 힘을 무마시키기 위한
일종의 회유책이다.

  영국 정부는 인도의 종교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아주 사소한 관습까지도  

  존중하고, 그것을 어기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엄격히 처벌하는 현명한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 『80일간의 세계 일주』p 77 -

등장인물들의 타 민족 문화에 대한 무지함은 파스파르투의 행동에 대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인도의 일부 사원에는 기독교인이 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과 사원에  

들어가게 되면 무조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하는 풍습이 있다. 하지만 파스파르투는  

그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멋도 모르고 금단의 구역인 힌두 교 사원 안으로 들어간다.
힌두 교 사원 안의 승려들은 이방인의 출입을 목격하게 되면 당연히 경계심을 느끼게 된다. 

세 명의 승려들은 파스파르투를 구타하지만 오히려 파스파르투는 승려들을 때려 눕히면서 

간신히 사원 밖으로 빠져나온다. 파스파르투는 참으로 운이 좋은 사나이다.
만약에 도망치지 못했더라면 그들의 금단을 어긴 죄로 그들만의 형벌을 받았을 것이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한다는 말이 있듯이 다른 나라에 오게 되면
그 나라의 풍습을 인정하고 지켜야하는 법이다.

작품 속에 미국을 여행하는 장면에서도 독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미국 대륙을 횡단하기 위한 열차를 타고 있었던 포그 일행은 수 족 인디언의 습격으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된다. 어린 독자들은 이 장면을 읽게 되면 인디언에 대한  

고정된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오류의 소지가 생길 수가 있다. 인디언들은 사람들을  

죽이는 야만인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인디언들이 백인들을 죽여야 하는  

그들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된다면 그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사실 미국의 땅은  

인디언들의 땅이었다. 그러나 1620년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온 박해받았던 영국의  

청교도 인들이 이 땅에 정착하게 되면서 미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백인들은 이 거대한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이전에 생활하고 있었던 인디언들과의 대립을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디언들이 자기 땅을 뺏으려고 하는 백인들을 내쫓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들의 터전인 땅과 자연을 지켜내기 위하여 이들이 타고 다니는 열차를
습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인디언과 백인 간의 피 튀기는 살육의 역사는  

곧 미국이라는 제국이 탄생한 역사이기도 하다. 결국에는 백인들이 승리하게  

되면서 그 승리의 대가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수많은 인디언 족들은 몰살당하게  

되었으며 생존한 인디언들은 백인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지금까지도 인디언들의  

후예들이 살고 있어서 명맥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복지와  

과거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숨어있는 주인공, 파스파르투

최근에 다시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또 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필리어스 포그이다. 그는 영국 사람이다. 반면에 그의 하인은 프랑스  

사람이다. 그런데 작가 쥘 베른은 프랑스 사람인데 왜 작품 속 주인공인 신사를  

영국 사람으로 그려 넣은 것일까? 그리고 왜 영국 신사의 하인은 자신의 나라  

사람이였을까? 영국의 부유한 신사의 하인이 프랑스 사람이라.....
당시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프랑스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민족적 수치감을 가졌을 법도 한데 말이다. 아동문학전집의 해설과 최근에 읽은  

쥘 베른 컬렉션  시리즈의 해설에는 내가 궁금했던 내용에 관한 자세한 언급이 없다.  

아마도 쥘 베른의 고국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서 수치감을 갖지 않았을 것이며  

이에 대한 커다란 물의도 빚지 않았을 것이다. 뜻밖에도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는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찾아낼 수 있다.  

 

작품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독자들의 눈에 띄게 활약을 했던 인물은 단연코  

파스파르투이다. 인도에서 화형당할 위기에 처한 아우다 부인을 구하였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수 족 인디언들이 열차를 습격했을 때 과거에 직업이었던  

광대 생활에서 생긴 유연성과 민첩성으로 기차 아래 사이에 매달려서 기관차와  

객차를 분리시켜 인디언들의 추격을 따돌리게 하였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포그가 80일 안으로 세계 일주에 성공했음을 증명을 하게 되어
파산할 위기에 처해 있던 포그를 기사회생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결국 파스파르투는 세계 일주의 성공의 숨은 주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포그와 파스파르투의 성격을 비교하면 독자들은 당연히 파스파르투에 정감이  

가게 된다. 아우다 부인을 구한 공로를 주인인 포그에게 돌리기도 하며 포그를  

현상수배범인 줄 알고 일행을 따라다니던 픽스 형사를 포그를 미행하기 위한  

스파이라고 생각을 하여 주인을 지키려는 노력을 한다. 파스파르투는 주인을 위한  

충성심이 강하며 인간적이다. 반면에 포그는 기계 인간이라고 칭해도 어색하지가  

않은 원칙주의자다. 시간의 지배자 류비셰프처럼 자신이 정한 시간대로 일과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세계 일주하는 장면에서는 파스파르투가 중요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칭찬의 말을 표현하지 않는 괴팍한 독신 신사의 성격을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파스파르투가 세계 일주 성공을 증명하는 이야기를 해도 처음에는  

믿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무조건 자신의 말이 옳다고 우긴다.  

그러다가 주인이 답답했던 모양인지 파스파르투는 주인의 멱살을 잡고 자신의 말을  

증명시키려고 한다. 마지막 이 장면은 원칙주의자의 고리타분한 획일적인 사고(思考)를  

은근히 희화화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에서 파스파르투는 남의 나라의 신사의 하인이지만
그가 주인공인 필리어스 보그보다 독자들의 눈에 띌 수 있는 활약을 하도록 함으로써 
위험한 행동을 직접 나서는 용기가 가득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인간미가 넘치는 대인배적 인물로 만들게 하였다. 이 프랑스 인이야말로 작품 속에  

숨어있는 주인공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프랑스 독자들은 자신의 나라 사람이  

영국인을 수발해야하는 하인이었지만 그의 훌륭한 활약상 때문에 이에 대한 수치감은  

느끼지 않았고 작가의 인물 설정에 불만의 목소리도 없었던 것이다. 
 

 

 

 위험한 독서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  
 

쥘 베른의 대표작에 대해서 평을 정리하자면, 이 작품이 아동 독자들을 위한 포맷이  

설정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아동용 소설이라고 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작 쥘 베른은 이 작품을 단지 어린이들을 위해서 쓴 것은 아니다. 단지 당시 근대  

사회의 서양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었던 모험심을 자극하기  

위한 통속소설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동양을 포함한 다른 세계에  

대한 편협된 오리엔탈리즘적 시각도 드러나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모험소설의 고전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그의 문학적 공로는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작품을 올바르게 읽게 하기 위해서는 자식들에 대한  

부모님들의 독서 교육이 중요하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은 먼저
아이들을 위한 책들을 읽어보고,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이 이 책을 읽게 만들어야할지
고려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게 하는 추천도서나 어린이들의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자신들도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을 무작정 읽으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린이들이
독서라는 활동을 꺼리게 만드는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아동용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뭣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이 작품을  

읽으라고 권하게 되면 아이들은 평생 다른 민족의 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지게 된다. 결국에는 아이들에게는 위험한 독서가 되고 만다. 아이들이 읽기 전에  

부모들은 작품을 먼저 읽어보고, 아이들이 작품을 다 읽으면 아이들과 함께 독서  

토론을 해본다. 그리고 아이들의 의견 중에서 잘못된 점이 있으면 부모가 고쳐주고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사고력을 가지게 된다. 부모의 올바른 교육이 어린이들은  

평생 독서 습관이 몸에 배어 자라게 되면서 올바른 인격과 의식 함양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인용 관련기사 출처 및 링크 

 

[한때 실종 ‘16세 소녀의 세계 항해일주’… 책임소재 논란] 뉴시스 6월 15일 입력 

http://news.donga.com/3/all/20100615/291124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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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겨레고전문학선집 10
정철.박인로.윤선도 지음, 김하명 옮김 / 보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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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관동별곡'을 배우는 시간

내 친구 중에 재수생 한 명 있다. 수능시험까지 남은 날이 100대로 들어서게 되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찾아가 열심히 수능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친구가 우리 집 근처 동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점심식사를 같이할 겸하여   

주말에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수능 공부를 하면서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나의 질문을 듣자마자 마치 이 말은 꼭 나에게 말하고 싶었다는 듯 대답하였다. 

요즘 언어 영역에서 비문학과 고전 시가에서 점수를 까먹어서 걱정된다고 토로하였다. 

비문학은 언어 영역에서 점수 받기가 가장 어려운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필이면 고전문학 중에 시가를 어려워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시험 지문으로 등장하는  

시가 속의 한자어와 고어(古語)들을 해독하는데 시간을 허비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언어 영역에서 출제 가능성이 높으며 아주 중요한 고전 시가들을 계속 보고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도 정작 시험 문제를 풀 때 교과서나 EBS 교재에서
배우지 못했던 시가가 등장하면 난감하다고 한다. 내 친구의 심정, 이해가 간다.
이 친구뿐만 아니라 지금 수능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도 그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전 시가를 공부하면서 제일 짜증나게 만들었던 작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정철의 <관동별곡>이라고 말했다.

관동별곡..... 나도 이 유명한 시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
고등학교 2학년 문학 시간에 <관동별곡> 전문을 배우게 되었다. 그 때가 송강 정철의
작품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작품에 대한 첫 만남으로 두근거려야 할  

문학 시간에 <관동별곡>의 시간만은 지루함과 피곤함이 몰려오는 시간이었다.  

확실하지 않지만 교과서에 등재되어 있던 <관동별곡> 전문이 총 6페이지 정도 걸쳐서  

되어있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이 길다는 것이다. 그리고 6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던  한문과 고어들은 학생들에게 수면을 불러오기에 충분하였다. 당시 담임선생님이  

문학 선생님이었는데 <관동별곡>을 담임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배웠다.
우리 반 남학생 절반은 담임선생님의 <관동별곡> 수업 시간에 대놓고 엎드려 자거나
눈 감고 졸고 있는 사람이 많았던 장면이 떠올린다. 나는 그 때 수면 욕구를 참아내며
억지로 수업에 경청하였지만 지금은 <관동별곡>에 대해서 딱히 떠올리는 것도 없고,
다시 그 <관동별곡>의 시간은 생각하기가 싫어진다. 
 

 

 

 긴장감 가득했던 50분 동안의 문학 시간

정철 선생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은 윤선도의 작품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윤선도라고 하면 제일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어부사시사>이다. <어부사시사>의  

내용에서 풍기는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것도 있고, 이 작품도 예전의 학창  

시절을 또 한번 떠올려주기도 한다. 이 때 <어부사시사>를 배웠던 문학 시간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웠는데 우연하게도 이 때 수업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나중에 3학년 때 나의 담임선생님으로 만나게 되었다. 교과서 속의  

<어부사시사>가 <청산별곡>,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한 단원 안에 구성되어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특별 과제로 이 세 가지 작품을 모두 외우라고 하셨다. 

리고 정확히 다음 주 첫 시간에 외운 것을 무작위 테스트한다고 자신이 낸 과제를  

힘주어 강조하셨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지만 고등학교 때보다 공부하기가 편했고 

성적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던  학생의 때가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걸까?
나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은 선생님의 과제에 아연실색하였다. 앞으로 테스트하는 날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시간은 많게 보였지만 여러 가지 과목들의 과제들에 파묻혀 사는 
우리들에게는 5일은 짧은 시간이었다. 안 외운다고 해서 안 걸린다는 보장은 없다.
선생님이 지적하는 학생은 선생님이 이 작품 한 편 낭송해보라고 하면 선생님과 학생들  

앞에서 낭송하는 것이다. 만약 못하게 되면 그 대가로 선생님의 잔소리와 회초리질이었다. 

그리고 수행평가 태도 점수에 감점이라는 이제 막 입시전쟁에 뛰어든 우리들에게  

무시무시한 패널티가 주어졌다. 나는 틈만 나면 작품들을 외우고 외웠다.  

<진달래꽃>은 이전에 마야의 노래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외워졌지만  

<청산별곡>과 <어부사시사>는 외우기 쉽지 않았다. 평소에 쓰이지 않은 고어와  

한자말이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다 외웠어도 중간에 고어와 한자말 한 두 개가 틀리곤 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벽히 숙지하도록 노력하였다.

D-day 문학 시간.

선생님이 교실 문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교실 전체는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다 외우고 있었지만 내가 걸리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였다.
50분의 시간동안 그렇게 긴장된 것은 처음이었다. 반 학생 전체 42명이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내가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만약 완벽히 외운 학생들만 걸리게  

된다면 50분 시간동안에 반 학생 모두 다 선생님 앞에서 암송을 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운 좋게도 나는 다행히 걸리지 않았다. 8명의 친구들이 불행하게도  

선생님의 사랑의 체벌과 태도 점수 감점을 받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암송을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어부사시사>와 <청산별곡>이었다. 그 때 선생님은 참으로  

지능적이었다. 맨 먼저 쉬운 <진달래꽃>을 시켰다가 성공하면 이번에 고전문학 한 편  

외우라고 하였다. <진달래꽃>을 제대로 암송했다고 해도 고전문학에서 막히게 되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결국 선택받은 8명은 고전작품 하나 때문에 그들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문학 시간이 되고 말았다.  

지금 <어부사시사>를 외우라고 하면 암송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그 때의 긴장감이  

가득했던 문학 시간 덕분에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마도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우리나라 고전문학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옛 우리말과  

한국적 정서, 그리고 고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기 위하여 암송 과제를  

부여했을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선생님의 뜻 깊은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정작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의 고전에 관심을 가지자는 것이다. 선생님은 수많은 교사
생활동안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이 자기 나라의 고전문학을 어려워하고  

고전문학이 단지 입시 성적을 위해서 배워야하는 글로 여겨지는 것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시조 한 편에 담아낸 자연의 변화

<어부사시사>는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어부의 생활과 경치를 읊은 작품이다.  

자연 속에서 소박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느끼는 감흥과 정취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경치 속에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각 계절마다 출항에서 귀항까지의  

어부의 일과를 시간 순서로 나타내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한 편의 어부의 일생을 보는 것  

같다. 문학 시간에 배운 교과서 속 <어부사시사>는 각 사계절마다 한 편씩만 등재되어  

있다. 간혹 학생들이 이 작품을 배우면 <어부사시사>는 교과서에 나온 4수가 전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울텐데 <어부사시사>는 총 40수, 한 계절마다 10수씩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에게는 <어부사시사> 원문이 수록되어 있어서 사계절의 변화를 표현한
다양한 문장들을 볼 수 있다. 봄을 나타내는 춘사에는 봄 아침에 어부들이 배를 띄어
강촌을 떠나 고기 잡는 광경을, 여름을 나타내는 하사에는 소박한 어부의 생활을,
가을을 나타내는 추사에는 풍요로운 계절에 느끼는 흥취와 자연에의 몰입을,
마지막 겨울을 나타내는 동사에는 눈이 쌓인 겨울 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한가로운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외울 수 없다고 해도 이 작품 한 번
읽으면 후렴구는 기억에 남게 된다. 모든 작품의 중장과 종장 사이에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라는 여음이 있다. 이 여음은 뱃노래의 여음에도 사용하는데
노 젓는 소리의 의성어이다. <어부사시사> 속의 어부의 생활을 상상해보면
‘지국총’은 바다 위의 배가 움직이는 소리를 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로 만든 배를 노를 저어가면서 움직이면 찌그덕거리는 소리가 나게 된다.
참고로 나는 ‘지국총’이라는 후렴구의 단어를 배가 움직이는 소리로 상상하여
쉽게 외웠다. 그리고 ‘어사와’는 배를 저으면서 어부들이 내는 ‘어영차’라고 외치는
소리를 차음한 것이다. 후렴구를 통해서 자연을 사랑했던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애국심을 노래한 노익장 박인로

3인 3색의 유명 시조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책들을 읽으면서 이 세 작가들에 대해  

나의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정철은 자연을 노래하고 있지만 결국은 임금에 대한 충성을 

표현한 작품들이라서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작품이다. 그리고 무수히 

등장하는 한자어는 작품 읽기를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윤선도의 작품에서도  

정철과 비슷한 충신파의 작가이지만 그나마 <어부사시사>만은 순수 자연만을 노래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또 읽어도 거북스럽지가 않다.
박인로 역시 충신파이지만 이 두 사람과 비교하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정철과 윤선도와 비교하면 그의 가사들은 감상적이지가 않다.
특히 <선상탄>에는 임진왜란 종결 이후, 왜적에 대한 비분강개(悲憤慷慨)와  

나라의 태평성대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 <선상탄>을 쓴 지 400여 년이  

지났지만 작품 속에는 박인로의 호쾌하고 결의에 찬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본사 6수에는 비록 늙은 몸이지만 손빈이나 제갈공명과 비교하면 몸이 성하니  

왜구가 전혀 두렵지 않다는 무인(武人)의 기개를 보여주고 있다.

  분하게 여기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장한 기운은 늙어 가면서  

  더욱 씩씩하다마는,
  조그마한 이 몸이 병중에 있어서,   

  분함을 씻고 가슴에 맺힌 원한을 푸는 것이 어려울 듯하건마는,
  그러나 죽은 제갈도 살아 있는 중달을 멀리 쫓고,
  발이 없는 손빈도 그 발을 자른 방연을 잡았는데,
  하물며 이 몸은 손과 발이 갖추어 있고
  목숨도 있으니,
  쥐나 개 같은 왜구를 조금이라도 두려워하겠느냐? 

  [원문]
   慷慨(강개) 계운 壯氣(장기) 老當益壯(노당익장) 다마,
   됴고마 이 몸이 病中(병중)에 드러시니.
   雪憤伸寃(설분신원)이 어려올 듯 하건마는, 
  
그러나 死諸葛(사제갈)도 生仲達(생중달)을 멀리 좃고,
   발 업슨 孫臏(손빈)도 龐涓(방연)을 잡아거든,
   하믈며 이 몸은 手足(수족)이 가자 잇고
   命脈(명맥)이 이어시니, 
   鼠竊狗偸(시절구투)을 저그나 저흘소냐. 
 

                                     - 박인로『선상탄(船上嘆)』본사 6수 전문 -

 

작품의 흠이라고 말하면 이 작품 역시 한문 투의 문장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중국의 고사(故事)들을 인용하고 있어서 처음 읽게 되면 어려움이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한문과 고사들이 있어서 작가의 애국심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선상탄>만으로도 박인로를 단순히 충신파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독락당>과 <소유정가>에는 명승지에 대한 경치를 찬양했고 <노계가>과 <누항사>에는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이상적 삶을 노래하면서도 궁핍하고 누추한 현실에서 오는  

갈등과 괴로움을 사실적으로 노래하였다. 그래서 그가 남긴 시가들의 내용과 주제는  

다양하다. 시가 이외에도 시조에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자연 예찬부터 시작해서  

사회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상 깊은 점은 유명  

명승지를 보고 난 후 느꼈던 통찰을 시조로 잘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입암 28경’을  

그린 작품 중 하나인 ‘구인봉(九仞峯)’에는 작가는 구인봉이라는 산봉우리를 빗대어  

학문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말하고 있다.

  높고 큰 구인봉이 여러 산 중에 빼어나구나.
  아랫 사람에게 배우는 공부 과정이 산을 쌓는 것 같건마는
  이제 산 쌓기는 맨 마지막에 실패를 하는 것이오.

  [원문]
   巍巍(외외)한 구인봉이 중산 중에 수이코야
   下學 功程(하학 공정)이 이 산 하기 갈건마는
   어찌타 이제 위산은 功虧一簣(공휴일궤) 하는 게오 
 

                                                           - 박인로『구인봉(九仞峯)』전문 -

책에는 원문 그대로 쓰여 있어서 밑의 주석을 이용하여 우리말로 해석하였다.
그래서 마지막 구절의 해석은 조금은 어설프면서 빈약하다. 하지만 두 번째 구절에는
사람이 공부하는 과정은 산을 쌓는 과정과 동등하게 표현하면서
만약에 공부를 게을리하게 되면 전에 배웠던 것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처럼 
평생 쌓았던 산이 마지막에 무너지게 되어 실패하게 됨을 역설하고 있다.
즉, 항상 공부의 처음과 끝을 잘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라는 뜻이다. 
 

 

 

 난 벌써 그 감정을 이미 느끼고 있었어

사실 고전시가와 시조가 주는 자연에 대한 특유의 감정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전문학을 즐겨 읽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이 읽는 사람들은(읽고 싶은 의도는  

없겠지만) 수험생들일 것이다. 이번 리뷰가 너무 감상적으로 기울어져서 자칫 세 명의  

대가(大家)들이 남긴 작품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거 같다.  

정철에 대한 소개가 부족한데 그렇다고 정철의 작품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철보다는 윤선도와 박인로의 작품에 더 많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정철의 작품이 쉽게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부족한 문장력으로 세 명의 문학적 특징들을 간략히 압축한 점도 있고,  

이들의 작품 제재가 다양해서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문장력을  

키우기 위한 연습을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마지막까지 나의 재수생 친구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무리하겠다.  

이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재수생 친구는 4년 만에 언어 영역을 공부하면서 4년 전 공부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하였다. 나는 그 감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언어 문제집에 나오는 작품들의 지문을 계속 보고나니 그 작품에 빠졌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적 감정이라고 생각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감명 있게 읽었던 시가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고 말하였다.
나는 그 친구 말을 듣고 웃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했다. 

‘난 벌써 그 감정을 이미 느끼고 있었어. 이 친구야.’ 
 

그러고는 그 친구에게 수능시험을 다 치고 나면 문학 작품을 읽어보도록 권유하였다.
사실 이 녀석은 독서와 담을 쌓고 지내고 있었다. 그와 만난 지 7년째 되어서
그 녀석의 성격을 꿰뚫고 있는 나로서는 그가 느끼고 있는 문학적 감정은 일시적일뿐이며, 

수능시험 끝나고 나면 공부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했던 지나간 세월들의 한(恨)을  

푼답시고  정신없이 놀 것이다. 그리고 독서는 안중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지금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을 전국의 수험생들 중에서도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교과서와 교재들을 통해 접하면서 조금이라도 문학적 감정들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나고 그 감정의 분위기를 이어서 독서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년과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수험생들이 11월 18일에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내 재수생 친구도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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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파괴자
그레고리 번스 지음, 김정미 옮김, 정재승 감수 / 비즈니스맵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모두가 안 된다고 했을 때, 그들은 해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강 회사라고 하면 단연 포스코이다. 세계 2의 철강 회사이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 2개의 제철소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용광로를 준공하였으며 현재는 총 5기의 용광로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2800만t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한강의 기적’으로 칭해지는 경제 성장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조선업 등 각종 산업들은 포스코에서 공급하는  

철강 제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1970년대 이후 40년간의 급속한 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공업화를 위한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포스코 건설도 당시 엄청난 반대여론에 부딪쳤다. 참담한 경제 상황에서 제철소  

건립의 꿈은 국내외의 회의적인 여론으로 벽에 부딪쳤다. 경제학자들은 자원 낭비이며  

오히려 국가부채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우리도 산업의  

쌀을 만들어야 한다"며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거기에 다가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소의 초대 회장이었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도 제철소 건설 찬성에 가세하여 

박 전 대통령의 힘을 입어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 정부에게  

식민통치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자금과 은행차관을 조달하여 1970년에 착공하였다.  

포항제철소 착공 이후 철강 산업이 발달하면서 국가 경제도 성장하게 되자  

반대론자들은 입을 꾹 다물게 되었다.

4일 전, 7월 7일에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경부고속도로도  

공사 당시에도 반대 여론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 성장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책 사업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초창기에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4대강 사업 찬성론자들은 4대강 사업을 ‘제2의 경부고속도로’라고 비유하면서  

반대 여론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과연 경부고속도로와 포스코만큼  

먼 훗날에 국가 경제 성장에 큰 힘이 될지 두고봐야할 일이다.  

 

   

 

 

 왜 그들은 반대를 했을까?

그레고리 번스의 <상식파괴자>에는 세상을 바꾼 창조적인 사고의 사람들의  

성공 사례가 나오는데 모두 다 외국인들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상식파괴자를 꼽으라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현대건설 초대 회장인 故 정주영 회장, 그리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일 것이다. 이들이 지금까지도 최고의 경영인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변화와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경영 마인드이다. 책에 의하면 사람들이  

창조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정의한다. 인간의 뇌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반면 낯선 것을 싫어한다는 것, 자신의 낯선
아이디어가 무시당할까봐 생기게 되는 공포증,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했지만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여 이를 현실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사람. 즉, ‘상식파괴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문제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포스코와 경부고속도로 건설 초기에 반대여론이 많은 것도 이유가 있다.  

당시 6.25 전쟁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살았던 국민들은 하루 세 끼 제대로  

밥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들을 먹고 살릴 수 있는 식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농업 발달이 시급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거꾸로 산업이야말로 국민을 먹고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빈곤한 경제와  

사회에 익숙해진 여론과 국민들은 낯선 정책에 대해서  당연히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스스로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자신의 정책을 성립시키기 위하여  박태준과 같은  

미래의 안목을 갖추고 있었던 경영인들에게 정책의 취지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경영인들을 포용하여 국책 사업에 끌어들였다. 그리하여 결국  

우리나라는 가난함의 이미지를 벗어내고 산업 국가로 변신하였다.  
  

  

 

 배보다 배꼽이 컸던 책

책의 감수한 사람이 권위 있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에다가 요즘 출판 시장이  

창조적 경영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는 만큼 이 책에 대한 매스컴에서의 홍보가 

같은 분야의 책인 <혼.창.통>과 <오리진이 되라> 다음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홍보에 비하면 내용은 참신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상식파괴자들의 사례와 창조적 사고를 막는 세 가지 요인들에 관한  

연구 사례와 이론적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리처드 파인먼이나 스티븐 잡스,  

마틴 루터 킹과 같은 사례는 그 인물에 대한 평전과 관련 도서를 읽어 보면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우리에게 생소한 다양한 분야의 상식파괴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사례에 관한 내용이 끝나면 사례가 주는 교훈으로 상식파괴자가 되는 조건들에  

관한 내용이 설명된다. 그리고 인간의 사고에 대한 다양한 실험 사례들은 뇌 연구 관련  

도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각 장마다 이루고 있는 이 두 가지의 이야기 덩어리를  

다 읽어야지 독자가 원하는 중요 내용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독특한 점은  

마지막 장에는 창조적 사고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한,
즉, 대놓고 말하면 창조적 사고를 위한 약들과 호르몬들이 소개하고 있다.
창조적 사고를 증진시키기 위한 조건의 하나로 굳이 약까지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소개되는 약들은 남용하게 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것들이다.
감수자 정재승 교수의 찬사의 글로 시작하여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획기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약에 관한 마지막 장의 내용 때문에 막판에 김새는  

느낌이 든다. 화호유구(畵虎類狗)란 말이 있듯이 호랑이를 그리려다 결국에는  

개를 그리는 꼴이 된 셈이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읽을 만한 가치는 있지만 정작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중요한  

내용보다 거기에 덧붙이는 사례가 많아서 내용 구성이 아쉽기만 하다. 시간 부족으로  

인해 실용적인 독서를 원한다면 책 시작을 알리는 ‘들어가는 말’을 읽는다거나  

각 장의 끝 부분을 읽으면 되겠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대해서는 그냥 뇌의 작용을 촉 

진시켜주는 약과 호르몬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괜히 창조적 사고를  

가지기 위해서 의사의 상의도 없이 약을 복용했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작년에 <아이코노클라스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출간하였다.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상식파괴자’를 뜻하는 영단어이다. 작년에 나는 군 부대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서 당시 <아이코노클라스트>라는 제목으로 나왔을 때는 독자들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알 수가 없다.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독자들에게 이 책에 대해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의 현상을 비교하면  

아마도 작년에는 낯선 영어 제목으로 인해서 독자들의 반응이 미미했을 것이다.  

책 제목의 하나만으로 그 책이 판매량이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독자들은 8글자로  

이루어진 영어 단어의 제목에 대해서 읽고 싶어진다는 생각보다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낯설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낯선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인간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책의 감수자와 번역자는 동일하다. 신판으로 <상식파괴자>가 출간되어서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알라딘에서는 절판된 상태이다. 이 책을 읽고 싶다면 동네  

도서관에서 <아이코노클라스트>를 찾아서 읽으면 된다. 
 

  

 

 상식의 돌덩어리를 파괴하자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에는 5m 이상의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가 있었다.
사실 이 대리석 덩어리는 옛날에 다른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려고 준비해두었던   

것이었는데 대성당에 50년 동안 방치되고 있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간 것도 있었고,  

이 대리석은 결이 좋지 않아 조각가들은 이 돌덩어리를 가지고 조각품으로 제작하고  

싶지 않았었다. 그러자 26세의 한 청년이 자신이 직접 이 돌덩어리로 조각 작품을  

만들겠다고 나선다. 주위 사람들과 조각가들은 크기만 클 뿐이지 불량한 상태의 돌로  

제대로 조각을 만들 수 있겠냐면서 청년을 비웃었다. 하지만 청년은 주위 사람들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3년 만에 5.49m의 거대한 남자의 조각상을 완성하였다.

그것은 바로 남자의 완벽한 신체를 잘 표현한 <다비드 상>이다.
그리고 그 26세의 청년은 바로 훗날 위대한 예술가인 미켈란젤로이다. 
 


  
사람들은 그 거대한 돌덩어리에서 이런 조각품이 나왔다는 것에 대하여 감탄하였으며
무엇보다도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조각의 새로운 형태에 대해서 놀라워했다.
이전에 제작된 다비드 상들은 보통 골리앗의 머리를 발밑에 두고 손에 칼을 쥔 승리한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미켈란젤로도 처음에는 그런 모습의 다비드 상을 생각하고  

그 데생을 그려보았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이전의 다비드 상들을  

사상적으로나 형태적으로 능가하는 새로운 모습의 조각상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은 골리앗에게 막 돌을 던지려고 하는 역동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당시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다비드 상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시도하여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서 두려움도 없었다. 골리앗에게 돌을 던지는 다비드처럼
미켈란젤로도 자신들을 비웃었던 사람들에게 상식파괴의 돌을 던졌던 것이다.
그의 상식파괴의 도전이 결국에는 훌륭한 작품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책의 내용이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단지 이 책을 폄하하기 위해서 쓴소리를 한 것은  

아니다. 제2의 이건희 회장이나 스티븐 잡스를 꿈꾸는 미래의 CED들이나 보다 나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 배움의 욕구가 강한 경영인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정작 나쁜 것은 책을 읽고 나서 독자들이 실행을 안한다는 점이다.  

창조성을 가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평소와 다르게  

사물을 통찰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보고 직접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약만 먹는다 해서 아이디어맨이 되는 것도 아니다.
미켈란젤로가 불량이라고 생각했던 돌덩어리를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듯이
우리도 미켈란젤로처럼 상식파괴자가 되어서 우리 머릿속에서 뭉쳐있던 생각과  

상식 덩어리들을 파괴하여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자. 언젠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상식파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굳이 유명한 사람으로 될라는 것도 아니며 안 된다고 해서 크게 낙담하지 말자.
자신의 아이디어가 스티븐 잡스가 만든 아이폰처럼 상품성과 관련 없어도 좋다.
미켈란젤로와 같이 미래에 자신 이름을 알릴 필요도 없다. 기존의 습관과 사고만으로  

일상생활을 안주하지 말고 남다른 생각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삶을
살아보는 것이야말로 상식을 파괴하는 첫걸음이다.

수많은 생각과 상식들이 뭉쳐 있는 덩어리를 돌처럼 굳게 놔둘 것인가,  

아니면 상식파괴자가 되어 그 돌덩어리를 파괴하여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재창조할 것인가. 그것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독자가 정해야 할 몫이다.


 

 

 인용 관련기사 출처 및 링크  

 

[ [국책사업은 `반대의 역사`] "철 만들어 어디 쓰나…차라리 밥 해결" ]  

한국경제 7월 6일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70687931 

 

[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기념행사 열려] YTN 7월 7일 입력 

http://www.ytn.co.kr/_ln/0102_201007071406228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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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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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있고, 금오신화는 없다?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서 모 사이트의 블로그들을 검색하고 있었다.
우연히 들어간 어느 블로그에 서울대 권장도서 목록 발견하였다.
역시 좋은 대학교는 뭔가 다른 거 같다. 서울대 소속의 권위 있는 교수들이 모여서
총 100권의 도서들을 동, 서양 문학과 과학, 사상 등으로 분류하였다. 권장도서  

목록 작성 취지는 대학생들의 다양한 분야를 읽게 하는 독서 활동을 증진시키는  것과  

더불어 동, 서양 고전을 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목록에 선정된 100권의  

도서들 대부분은 사람들이 많이 읽지는 않지만 제목과 저자만 들어도 아는 고전들로  

선정되어 있다. 그런데 목록을 훑어보니 실망감이 조금 느껴졌다.
정말로 서울대 교수님들이 심사숙고 끝에 논의를 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읽으라고  

목록을 만든 건지 의문이 들었다. 100권의 도서들 중 서양에서 출간된 도서가 
많이 차지하였다. 그리고 분야로는 서양 문학, 그 다음에는 서양 사상이었다.
사실 동, 서양 지성사를 통틀어 비교를 하면 서양의 지성이 역사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은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전과 더불어 균형적으로 선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고전이라고 하면 질겁을 하는 판에 우리나라의 고전들도  

안 읽는 것도 당연지사다. 무엇보다도 권장도서 목록에 대해서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문학 분야의 권장도서였다. 내 생각이지만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국어 수업 시간 중에 제일 싫어할 때가 고전시가를 배울 때일 것이다.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암호 같은 옛 말을 해석하는 것이 고역일 것이다.  

선생님들은 직접 시들을 우리말로 해석하고 제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열심히 그 뜻을 설명해줘도 학생들은 딴청을 피우거나 너무 졸린 나머지
두 눈은 내려앉으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전시가가 다 어렵고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작품성이 갖추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옛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한국적인  

멋이 깃들어진 한시들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한시들을 쉽게 우리말로 풀어낸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는데 원문인 한자와 함께 뜻을 배치하여 읽기가 쉽다.  

그런데 권장도서에는 대충 ‘고전시가전집’이라고만 되어 있다.  

도대체 어떤 고전시가전집을 말하는 것인가. 인터넷 도서에 '고전시가전집'이라고 

검색만 쳐도 관련도서만 수십 권 이상 나오는데.....

딱 제목만 봐도 읽고 싶어지는 생각이 안 들게 된다.
고전 산문에는 고작 5권(연암산문집, 춘향전, 구운몽, 한중록, 청구야담)밖에 없다.
고전 소설이 고작 2편 밖에 없다. 나머지는 수필과 이야기 모음집이다.
아쉬운 것은 그 작품의 이름이 목록에 없었다는 점이다.
목록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있었지만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없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전문가 및 신문이나 교육 단체에서 선정하는 추천 도서 목록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들 목록의 단점이라면 도서 선정 기준이 선정 단체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정작 유명 단체와 전문가의 추천도서를 읽고 싶다면 되도록 다양한 단체와 분야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도서를 균형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 
 

 

 소설이야? 한시야? 
 

학창 시절의 문학 시간에 직접적으로 김시습의 작품에 대해서 공부한 적은 없다.
당시 학교에서 배우고 있던 교과서에도 없었으며 따로 보충 시간에 부교재로 사용하는
문학 문제집에서나마 <금오신화>에 수록되어 있는 ‘만복사저포기’만 접하였다.
주인공 양생이 부처님 앞에서 주사위 내기에 이겨서 소원으로 여자를 얻게 되는 내용은
나뿐만 아니라 교실에 있던 남학생들의 부러움을 사게 만든 장면이었다.  

평소에 신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 당시 그리스 로마 신화에 푹 빠져 있어서
<금오신화>라는 제목만 봐도 나머지 4편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최근에 ‘민음사 문학 전집 읽기’라는 거대한 독서 목표를 실천을 하고 있는 중이라서
이번 기회에 <금오신화>를 읽게 되었다.

<금오신화>가 중국의 <전등신화>를 본뜬 것이라고 국문학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전등신화>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김시습이 단순히 <전등신화>를 모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신화의 등장인물들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통한  

능력을 소유한 초인들이다. 중국 신화의 허구적인 전개 방식을 읽다보면 우리가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한편으로는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금오신화>도 신화의 전형적인 특징인 허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 신화와 비교하면 전혀 과장스럽지가 않다. 5편 모두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였으며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건들이 조합되어 있다. 제목은 신화이지만 내용면으로는 고전  

소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금오신화> 작품들 모두 학식을 갖춘 재주 있는 남자  

주인공과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재자가인(才子佳人)적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 구성은 전형적인 우리나라 고전 소설 주인공들의 특징이다.
그리고 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한시들은 <금오신화>만의 색다른 구성이다.
다른 고전 소설 속에서도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 내용 중간에 
한시나 노래가사가 나온다. 모든 고전 소설들과 비교하면 <금오신화> 내용의
절반은 한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황하게 이어지는 고전 소설의 문체를 읽다보면
지루한 감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금오신화>의 한시들은 독자들에게 보다 쉽게  

전개 상황과 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함으로써 지루한 감 없이 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김시습은 어렸을 때부터 한시에 타고난 재능을 보인 신동이라고 한다.
소설 속 한시들은 천재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훌륭한 내용 전개를 갖춘  

소설과  아름다운 한시가 절묘하게 결합된 고전 문학사상 보기 드문 걸작이다. 
 

 

 5인 5색,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  

 

<금오신화>는 서로 관계가 없는 '~생' 이름을 가진 남자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먼저 <만복사저포기>는 앞에서 언급을 했듯이
양생이라는 남자가 부처님과의 주사위 내기에 이겨서 아리따운 여인을 얻게 되지만
사실 여인은 귀신이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실망한 양생은 지리산으로 들어가서
약초를 캐러 간 후 소식이 끊겼다는 이야기이다. <이생규장전>은 ‘주인공 이생이 담  

넘어 엿보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 작품도 <만복사저포기>의 전개와 조금 유사하다.  

이생은 담 넘어 양반집 처녀 최랑에 보고 한 눈에 반해 사랑하게 된다. 양쪽 집안의  

부모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극복하고 혼인을 맺게 되지만, 홍건적의 난으로  

인하여 양가의 부모는 물론 부인 최랑마저 살해되고 만다. 간신히 살아남은 이생은  

최랑의 죽음에 슬퍼하지만 이생 앞에 최랑이 환생하여 나타난다. 그리고 이 둘은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최랑은 이승의 인연이 다했다고 말하며 사라지게 되어 그 뒤로  

이생은 시름시름 앓다가 병을 얻어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취유부벽정기>는 주인공  

홍생이 평양의 부벽루에서 자연의 흥취를 즐기고 있다가 기자의 후예라고 말하는  

선녀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밤새도록 그들은 시로 화답하여 놀았으나,
새벽이 되자 옥황상제의 엄명이라고 하여 선녀는 하늘로 돌아간다. 그 후로 홍생은  

그녀를 못 잊어서 병에 걸리게 되고 그도 다른 작품의 남자 주인공처럼 꿈에서  

죽음의 계시를 받고 곧 그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은  

설명한 세 작품과 다른 전개의 작품이다.
<남염부주지>는 염라국, <용궁부연록>은 용궁을 배경으로 하는 사회 비판 소설이다.  

이 두 주인공은 꿈 속에서 각각 염라국인 남염부와 용궁의 왕들을 만나 사회 현실에 대해 

대담을 펼친다. 꿈에서 깬 뒤 그들은 꿈 속 별세계가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맞이할 죽음을 두려움없이 받아들여 그곳에서  

왕이 된다는 내용이다.
 

다섯 편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의 공통점은 벼슬에 오를 정도의 학식을 갖추어 있으나
부당한 사회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일명 재야인사들이다. 김시습도  

작품 속 남자 주인공들처럼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시 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한 불만으로 벼슬길을 사양한다. 이런 작품들은 ‘방외인(方外人) 문학’이라고 한다.  

방외인이란 세상 바깥에 있는 인간들, 즉 아웃사이더를 말한다. 벼슬에 관심이 없으며  

기존의 권위와 규범을 지키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김시습 본인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펼치지 못한 불행한 인생을 살다 갔지만 아웃사이더의 기질과
시각으로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되어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고전 문학 체제가  

구축될 수 있었다.  

  

 <금오신화>에 김시습이 있다?

<금오신화>는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방랑 생활을 하는 도중에 쓴 작품이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몰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통분하여 김시습은 승려  

신분으로 전국을 방랑하였다. 김시습을 포함한 기존 사회에 반발하여 벼슬을 버리고 

절개를 지킨 여섯 명의 선비들은 생육신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부당한 사회를 타파하기  

위해 단종 복위를 꾀하다가 끝내 사형을 당한 여섯 명의 신하들은 사육신이라고 한다.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통해 세조의 시대를 은근히 조롱하였다. 그리고 벼슬길을  

사양함으로써 끝까지 절개를 지키려고 하였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평가하면 우리는  

생육신보다 사육신을 절개를 지킨 충신들로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세조의 왕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육신이라고 하면,  

생육신은 살아 있으면서 귀머거리나 소경인 채, 또는 방성통곡하거나 김시습처럼 두문불출하여 단종에 대한 절개를 지키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서 소극적인 삶을 선택하였다.
김시습은 직접적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마저도 말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방랑이라는 사회 도피적인 자신의 모습에 대해 사육신들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낀 걸까?   반역자들이었기 때문에 사형당한 사육신의 시신들을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시습이 직접 시신들을 수습하여 장사를 지냈다고 한다.  

생육신으로서의 삶을 선택하면서 얻게 된 죄책감을 풀기 위해
자신이 직접 사육신의 넋을 기리려고 했을 것이다. 어쩌면 김시습은 <이생규장전>의  

이생을 통해 그 죄책감을 평생 잊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홍건적의 무리들이 침입을  

하였을 때 이생 자신만은 살아남고, 최랑과 양가 집안사람들이 죽게 된다.  

독자들에게는 이생이 사랑하는 최랑을 버리고 자신만 살아남는 장면에 대해서 수긍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생의 행동은 자신이 살아남는 것에 급급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지 못하는 대장부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작품 속의 화자는
잔혹한 장면을 간략하면서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이생에 대한 일체의 비난도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은 이생이 작가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생의 행동은  

옳지 못하지만 환생한 최랑의 영혼과 만나게 되면서 최랑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이생은 최랑이 살해당했던 곳으로 가서 자신이 직접 최랑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를  

치르게 한다. 부당한 사회 권력 앞에서 작아지는 김시습은 자신의 모습을 작품 속  

이생을 통하여 사죄의 마음을 표현하고 사육신들의 넋을 기리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금오신화> 
 

국문학사적으로 소설의 발달 과정을 보게 되면 <금오신화>에 이르러 소설이라는  

문학 양식이 확립되었으며 그 이후 고전 소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소설을 꼽으라면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 등  

누구나 다 읽었으며 알고 있는 작품들이다. <금오신화>는 이들 작품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 작자 미상인 고전 소설이 많은 반면에
<금오신화>는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작가의 이름이 분명하게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내가 알고 있는 작가가 알려진 고전 소설은 <홍길동전>(허균 작)과 <구운몽>, 

<사씨남정기>(이상 김만중 작), 그리고 연암 박지원의 소설들 밖에 없다.
<금오신화>가 우리나라 고전 소설에 큰 영향을 끼쳤음에 불구하고 다른 작품들로 인하여
그 빛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불명예스럽게도 서울대 권장도서 축에도 끼지 못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소설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금오신화>의 영향을 받은 듯한 유사한 플롯이 눈에 띈다. 
 

 

 <금오신화>의 영향을 받은 유명 고전 소설들

<남염부주지>의 결말에는 꿈속에서 염라국인 남주부에 갔다 온 박생은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사회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이상향인  

남염부로 가서 염왕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남염부의 왕인 박생은 현실 세계에서는 벼슬에 오르지 못하고 있던 제한적인 인물이었다.
허균의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도 박생과 흡사하다. 신분 차별과 부당한 사회  

현실 속에서 자신이 비범한 능력을 펼치치 못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율도국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그 곳의 왕이 된다. 허 균 역시 사회 개혁을 꿈꾸지만 결국에는  

반역 음모로 인해 처형당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두 작품 다 사회 개혁에 대한 작가의  

좌절을 소설 속 이상향으로 도피함으로써 자기 위안을 삼고 있다.

<이생규장전>최랑은 이생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랑을 표현한 끝에  
양가 집안 부모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이생과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홍건적의 침입으로 인해 이생과 최랑 부부와 양가 집안사람들이 도망치는 도중에
이생만 살아남고 최랑은 그 자리에서 정절을 지키려다가 결국 도적들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최랑처럼 계급 차이를 벗어난 사랑을 하였으며 정절형 인물이라면 춘향이 밖에 없다.
기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춘향은 사대부 집안의 아들인 이몽룡과 자유로운 연애를 한다.
그리고 정절을 지키기 위하여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게 되어 온갖 고초를 받고 옥에  

가두게 된다. 최랑과 춘향을 통하여 봉건사회의 도덕률을 파괴한 남녀 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용궁부연록>은 주인공 한생이 꿈속에서 용궁에 갖다오는 장면을 그린 작품인데 인간이  

용궁에 갖다오는 작품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심청전>이다. 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용궁, 옥황상제, 선녀는 선(仙) 사상에 등장하는 배경이다.  

그리고 <용궁부연록> 이외에도 나머지 네 작품 속에서도 전체적으로  

유교, 불교, 선 사상이 혼합되어  반영하고 있다. <심청전>도 내용을 살펴보면  

유, 불, 선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심청은 아버지 심 봉사의 눈을 뜰 수 있게 공양미  

삼백 석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삼백 석을 얻으려면 인당수에  

뛰어들어야 한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여 인당수에 뛰어들게 된다.  

심청의 희생을 통해 조선의 유교 사회에 강조하는 효의 덕목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공양미 삼백 석을 부처님 앞으로 사주를 하면 신통력으로 눈을 뜰 수 있다는  

말하는 장면에서는 불교적 사상이 드러나고 있다. 

 

 <TV 고전 문학관>이 방영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우리나라 사람들 고전은 잘 안 읽어도 고전을 패러디한 영화나 드라마는 잘 본다.
최근에 개봉했던 <방자전>은 <춘향전>의 등장인물들을 색다르면서도 파격적인 해석을 

시도하여 적지 않은 관객 수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이제 슬슬 여름이 시작되면 항상  

TV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전통 귀신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납량특집 드라마  

<구미호>이다. 이번 작품에는 <구미호>의 기본 포맷을 유지하고 있으나 구미호의  

딸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추가하게 되어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시도는 좋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던 고전들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에만 해석의 시도는 해서는 안 된다.  

<금오신화>도 <춘향전>과 <구미호>처럼 귀신과 같은 비현실적인 존재가 등장하며  

남녀 간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의 감정과 풍속을 묘사하고 있어서 드라마로 만들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요즘 심야 시간에 90년대에 방영했던 <TV 문학관>이 방영되고  

있다. <신 TV 문학관>으로 이름이 바뀌어 작년 12월 말에 이문열 원작 <사람의 아들>  

방영 이후로 올해에는 새로운 드라마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아마도 또 한 편의 현대  

소설을 각색하여 드라마화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인데 이번 기회에 

<TV 고전 문학관>으로 새롭게 방영하면 어떨까? 역사적인 첫 화는 <금오신화>로  

말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고전을 읽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감도 가져본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 목록]이 있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henda?Redirect=Log&logNo=108096549 

* '서울대 권장도서' 라고 검색창에 치게 되면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음  

 

관련도서 

<권장도서 해제집>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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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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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칼럼과 사랑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사랑도 칼럼도, 물론 우리를 지금 행복하게 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의 아름다움과 힘은
우리 영혼에 얼마나 깊이 인상을 남겼느냐에 따라 평가되지요."-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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