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Nietzsche)는 자신이 태어난 독일의 문화와 교양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독일이 닿은 문화는 부패한다면서 신랄하게 표현했다(이 사람을 보라, 왜 나는 이토록 현명한지). 니체가 선호한 유럽 국가는 프랑스였다1870년에 일어난 보불전쟁을 기점으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깊어진 관계를 생각하면 니체의 후기 저작 이 사람을 보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의 프랑스 사랑은 자못 흥미롭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어떤 변화를 겪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세창출판사, 2019)


* 프리드리히 니체 바그너의 경우.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 디오니소스 송가. 니체 대 바그너 (1888~1889)(책세상, 2002)




니체는 오직 프랑스적 교양만을 믿었고,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적 교양은 전부 오해라고 간주했다. 자신이 독일에서 발견했던 몇 가지 교양은 모두 프랑스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이 사람을 보라, 왜 나는 이토록 현명한지)니체는 파리(Paris)호기심이 많고 동시에 섬세한 심리학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한 심리학자들은 프랑스의 문인들이다. 니체가 이 사람을 보라에서 언급한 심리학자들폴 부르제(Paul Bourget, 1852~1933), 피에르 로티(Pierre Loti, 1850~1923), 지프(Gyp, 1849~1932)[주1], 메일락(Henri Meilhac, 1830~1897)[주2],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 1844~1924), 쥘 르메트르(Jules Lemaître, 1853~1914).

















베르너 슈텍마이어 니체 입문》 (책세상, 2020)




니체가 특별히 호감을 갖고 있는 프랑스 문인은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이다. 니체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연에 해당하는 인물이 스탕달(Stendhal)이라고 밝혔다. 그의 평가에 따르면 스탕달은 프랑스에서 드물고 거의 발견되지 않는 유형의 정직한 무신론자. 그는 또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오페라 카르멘(Carmen)의 원작자인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erimee)에도 존경을 표했다니체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 비제의 카르멘을 네 번 들었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 곡을 좋아했다(베르너 슈텍마이어, 니체 입문). 니체에게 카르멘원기를 되찾게 해주는” 곡이다(바그너의 경우).


니체는 모파상의 어떤 점에서 특별한 호감을 느꼈을까? 우리는 모파상의 작품에서 니체 철학과 비슷한 것을 읽어낼 수 있을까? 호기심 많은 독자라면 니체와 모파상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위한 독서를 해볼 수 있겠다. 일단 이 글에서는 니체와 모파상의 삶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을 조명해보려고 한다. 




















* [절판] 데버러 헤이든 매독매독 그리고 어둠 속의 신사들》 (길산, 2004)




니체와 모파상은 매독 환자였다. 이 두 사람 모두 정신 발작과 착란 증세를 보였다니체의 친구 페터 가스트(Peter Gast)는 정열을 중시하는 니체의 디오니소스(Dionysos) 철학이 그가 미쳤기에 나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니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1888년 10월~12월) 쓴 후기 저서야말로 그가 매독에 걸리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한다그들이 언급한 니체의 후기 저서는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바그너의 경우, 이 사람을 보라.


모파상은 20세 때부터 여자들과 함께 센 강에서 보트 놀이를 즐겼다. 아마도 여러 여자를 만나면서부터 매독에 걸렸을 수 있다. 1877년에 모파상은 자신이 매독에 걸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당시 매독은 하늘이 내린 벌’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료하기 쉽지 않은 병이었다. 불치병에 걸린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파상은 한동안 우울증에 빠졌지만, 어떻게든 매독 환자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활발해 보이려고 애썼다모파상의 발작과 착란 증세가 더욱 심해지자 1893년에 친구들은 모파상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그는 자신이 성모 마리아의 둘째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병실의 벽을 핥는 이상 행동을 보였고, 자신의 소변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면서 그걸 병에 담아 모아 두었다.


역사학자 데버러 헤이든(Deborah Hayden)은 처음에 니체의 매독 증상에 대해 조사하다가 매독이 유명 인물들의 창작 활동에 미친 영향까지 살펴보게 된다그녀는 자신이 확인한 조사 결과들을 매독(Pox, 2003)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그녀가 조사한 유명한 매독 환자 중에 보들레르(Baudelaire), 플로베르(Flaubert),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등이 있다. 흥미롭게도 세 사람 모두 니체와 모파상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니체는 보들레르를 좋아했지만, 바그너에 등 돌린 이후에 그를 최초의 지적인 바그너 숭배자라고 비판했다(이 사람을 보라). 플로베르는 모파상이 작가의 길을 걷게 해준 스승이다. 니체는 작곡가로 활동했을 때 슈만을 모범으로 삼았다(니체 입문). 매독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매독의 희생자였다는 내용이 잠깐 나오는데(모파상 편, 166쪽), 하이네는 니체가 좋아한 독일의 문호다. 그는 후세 사람들이 자신과 하이네를 독일어를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들이라고 평가할 거로 확신했다(이 사람을 보라).


하지만 저자는 매독으로 고생한 유명 인사들이 남긴 작품들 모두 매독과 관련 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저자는 창작 활동이 매독과 무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유명한 매독 환자들의 삶에 신중하게 접근한다

 



[1] 지프는 필명이다. 본명은 시빌 리케티 드 미라보(Sibylle Riqueti de Mirabeau).

 

[2] 네이버 두산백과에 등재된 이름은 앙리 메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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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1-09-02 19:41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니체가 매춘부와 관계를 맺어서 매독에 감염되었다는 설에 반박하는 주장도 있어요. 그래서 니체가 매독에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미미 2021-09-01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모파상의 작품을 읽은 덕에 흥미롭게 읽었어요! 모파상 작가설명 (커버 안쪽)에는 매독 이야기는 없길래 그저 정신병인줄 알았는데... 놀랍네요.😳

cyrus 2021-09-02 19:43   좋아요 2 | URL
저도 정신병을 앓았다고 생각했어요. 발작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이미 매독에 감염되었고, 모파상의 몇몇 동료는 그가 매독 환자임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새파랑 2021-09-02 0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니체가 모파상에 호감이 있었다니 신기하네요. 왠지 다른 성향일거 같은데~게다가 공통점이 매독이라니 약간 섬뜩하네요 🙄

cyrus 2021-09-02 19:44   좋아요 2 | URL
그렇죠? 니체가 모파상을 언급한 대목이 흥미로웠어요.
 





알베르토 망겔(Alberto Manguel)끝내주는 괴물들이 나온 사실을 처음 확인했을 때, 나는 이 책이 보르헤스(Borges)상상 동물 이야기와 비슷한 유형의 책일 거로 생각했다.


















* 알베르토 망겔 끝내주는 괴물들: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현대문학, 2021)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마르가리타 게레로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민음사, 2016)




하지만 기대와 달리 망겔의 책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괴물들을 주제로 한 책이 아니었다. 고전문학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저자의 주관적인 감상을 독후감 형식으로 풀어쓴 책이었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제목과 다른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 [절판] 알베르토 망겔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열여섯 소년, 거장 보르헤스와 함께 책을 읽다(산책자, 2007)

 



망겔은 시력을 잃은 보르헤스의 부탁을 받아 4년 동안 그를 위해 책을 읽어준 성덕(성공한 덕후)’이다196416세의 망겔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영어 및 독일어 전문서점의 직원으로 일했다. 서점 단골이었던 보르헤스는 망겔에게 저녁에 할 일이 없으면 자신의 집에 와서 책을 읽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망겔은 그의 부탁을 수락했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보르헤스의 집을 방문했다망겔은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에서 문호를 만나면서 나누었던 대화와 그 밖의 일화들을 소개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보르헤스의 관심사가 반영된 문학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 망겔은 보르헤스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독자라고 칭송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문호의 결점까지 언급한다. 망겔은 보르헤스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무심코 내뱉으면 지적인 독자에서 한순간에 멍청이가 되어버린다고 지적한다.











* [절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마르가리타 게레로 상상 동물 이야기(까치, 1994)




상상 동물 이야기는 보르헤스의 대표작으로 내세우기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신화와 전설에 관심 있는 독자가 좋아할만한 이 책은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동서양 환상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 분더캄머(Wunderkammer, 경이로운 방)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문학 작품에 묘사된 상상 동물들의 이야기도 진열되어 있다.


상상 동물 이야기는 1994년에 까치출판사에서 나왔으나 절판되었고, 12년 후에 민음사에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구판과 개정판의 역자는 동일인이다. 그런데 개정판(민음사)은 1967년 아르헨티나 초판을 번역한 것이고, 구판(까치)은 1969년 미국에서 출간된 증보판을 번역한 것이다상상 동물 이야기초판에 총 116[주]의 글이 수록되었다. 증보판은 기존의 116편에 네 편의 이야기가 추가된 판본이다. 구판에 있는 네 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17. 카번클 


118. 1964년에 제인 리드 부인이 런던에서 알았고 보았고 만났던 것에 대한 경험적 보고


119. 칠레의 동물들


120. 과거 숭배자들






[] 역자는 까치 번역본 후기에 116편의 이야기가 1967년 초판에 실렸다고 했다. 그런데 민음사 번역본 후기에서는 초판이 117으로 구성되었다(304쪽)라고 썼다. 직접 세어본 결과, 총 116편의 글이 수록되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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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24 2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의 상상동물이야기>궁금하네요~♡
사이러스님 글을 수정 중이신지
구판의 이야기 일부만 떴습니다🖐 😊

cyrus 2021-09-01 21:56   좋아요 1 | URL
책 내용이 생각보다 별로일 수 있어요... ^^;;

새파랑 2021-08-24 2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와 망겔은 항상 같이 나와서 아버지와 아들 느낌이 나요 ㅋ 그래서 제목도 비슷한가 봐요 ㅎㅎ 내용은 다르다지만~!! 역시 덕질의 최고는 성덕인거 같아요 😆

cyrus 2021-09-01 22:03   좋아요 1 | URL
보르헤스를 만난 망겔이 세상에서 제일 성공한 서점 직원일거라 생각했어요. ^^;;
 




 나는 독자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어떻게 내가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나는 나를 기록한다나를 위해서.


(니체, 유고(1887년 가을-1888년 3), 138쪽)





미국의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H. P. Lovecraft)는 성격을 규정하기 힘든 사람이다. 러브크래프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분석한 프랑스의 소설가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도 러브크래프트를 이해할 수 없으며, 그가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다.

















* 미셸 우엘벡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필로소픽, 2021)




러브크래프트는 세상이 역겹다고 느낀 염세주의자다. 그에게 세상은 지옥이나 다름없는 악의 세계이며 이런 구역질 나는 곳에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러브크래프트의 염세주의는 점점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인종차별주의로 확대된다. 그는 유대인을 포함한 타민족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유색인종에 대한 러브크래프트의 두려움과 혐오는 그가 쓴 작품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에 등장한 유색인종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는 러브크래프트가 상당히 까다롭고,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와 편지를 주고받은 작가들은 그를 친절한 신사로 기억한다. 러브크래프트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은둔자였지만, 동료 작가나 후배 작가들이 보낸 편지를 진지하게 읽었다. 그는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후배 작가들이 쓴 소설 초고를 꼼꼼하게 다듬어주었고, 후배 작가들을 독려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후배 작가들의 재능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러브크래프트였지만, 정작 본인은 재능이 부족하고, 상업적으로 실패한 작가로 인식했다. 낙담한 러브크래프트는 대중에게 인정받는 소설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계속 글을 썼다.


내가 보기에 러브크래프트는 쇼펜하우어(Schopenhauer)와 니체(Nietzsche)의 인생관이 반쯤 섞인 사람이다. 혼혈 자체를 거부했던 러브크래프트의 극단적 순혈주의를 생각하면 반쯤 섞인 사람이라는 내 표현을 엄청 싫어할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어떤 변화를 겪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세창출판사, 2019)


* 프리드리히 니체 유고(1887년 가을-18883(책세상, 2000)




라이프치히에서 대학 생활을 한 니체는 헌책방에서 우연히 쇼펜하우어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견했다. 이 책을 만나면서부터 니체는 쇼펜하우어를 지지했지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에 공감하지 않았다니체의 표현에 따르면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비참과 낙담의 철학에 가깝다(이 사람을 보라). 쇼펜하우어가 보는 삶은 한마디로 말하면 고뇌’다. 고통스러운 세상 속에 살아가기 위한 삶의 의지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은 결국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불쾌감으로 전환된다니체는 비참과 낙담의 철학’인 허무주의에 맞섰.



 자기 자신을 다시 바로 세우려는 본능은 내게 비참과 낙담의 철학을 금지시켰다.


(《이 사람을 보라, 36쪽)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려는 본능은 고뇌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힘이다. 이 힘은 언제 올지 모르는 불행한 상황에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해주며, 견딜 수 있게 해준다삶의 고통을 조금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자기 극복의 힘을 강조한 니체의 철학은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해준다.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쓸데없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염세주의에 쉽게 끌려가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 니체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철학자가 되었다. 그에게 철학은 불시에 기습하는 염세주의에 맞서기 위한 무기였다. 그는 철학을 무기로 삼아 글을 썼다어떠한 고난과 고통 속에서 의연하게 사는 방식을 깨달은 니체는 자신의 글을 이해하지 못한 세상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신경 쓰지도 않았다.


지독한 염세주의자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이 위대한 소설가가 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러브크래프트는 니체처럼 대중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은 채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글을 썼던 것일까? 그가 니체의 사상에 심취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와 자주 편지를 주고받은 미국의 작곡가 앨프리드 갈핀(Alfred Galpin)은 그에게 니체의 사상을 소개한 사람이다니체를 소개한 갈핀의 편지가 지독한 염세주의자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 있다니체는 살기 위해서 철학을 했다면, 러브크래프트는 살기 위해서 소설을 썼다. 러브크래프트가 소설이나 동료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순간 염세주의자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삶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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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8 0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 중 바르지 못한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부지런한 사람요. 갑질하면서 부지런한 사람 생각하면 완전 짜증남. 인종차별주의자가 동료나 후배들에게 친절하고 세심하다면 그의 인종차별주의가 더 퍼지는건 아닐까 뭐 그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

cyrus 2021-08-18 21:30   좋아요 0 | URL
친구의 결점을 알고도 못 본 척하면 문제가 있죠. 친구가 친절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점을 덮을 수 없어요. 저라도 그런 거 못 봅니다. 친구가 문제 있으면 주의를 줍니다.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어요.
 

 




고대 이집트의 수학자 히파티아(Hypatia)와 관련된 자료를 찾던 중에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Voltaire)가 자신의 책에 히파티아를 평가한 입장을 밝힌 사실을 확인했다.

 















 

* 볼테르 광신의 무덤(바오, 2019)

* 볼테르 불온한 철학사전(민음사, 2015)

 

 


볼테르는 1736년에 발표한 광신의 무덤(Examen important de Milord Bolingbroke ou le tombeau de fanatisme)에서 히파티아가 기독교 광신자들에게 살해된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히파티아의 죽음을 야만적인 살인으로 규정하면서 광신에 물든 기독교를 전면 비판한다. 볼테르는 죽을 때까지 이성과 종교의 자유를 박해하는 기독교를 비판해왔다. 그는 철학 사전(Dictionnaire philosophique)’이라는 책의 개정판에 히파티아의 죽음에 얽힌 전설을 다시 언급했다. 개정판은 1772년에 출간되었고, 초판은 1764년에 나온 ‘Dictionnaire philosophique portatif’이다. 이 책은 불온한 철학 사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사실 초판 제목을 직역하면 휴대하기 편한 철학 사전이다(프랑스어 ‘portatif’의 뜻이 휴대 가능한이다). 볼테르는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철학 사전을 만들려고 했다.


불온한 철학사전은 사전 형태로 구성된 책이지만, 철학과 관련된 용어뿐만 아니라 일상에 많이 쓰이는 단어의 의미를 볼테르 특유의 시각으로 풀어쓴 에세이집으로 봐도 무방하다볼테르는 이 책에서 편견과 맹목적인 사고방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완벽할 수 없다. 책 곳곳에 있는 그의 고리타분한 견해를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여자항목에 여자가 남자보다 열등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시아인을 뛰어난 작품을 내놓지 못한 민족이라고 주장했으며(‘취향항목, 325),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기 때문에 늙으면 흉측해진다고 했다(‘인간항목, 349). 그는 또 마호메트(Muhammad)와 이슬람을 부정하는 입장을 드러냈는데, 마호메트를 협잡꾼으로 묘사한 희곡을 쓴 적이 있다.

 

불온한 철학사전》에 나온 외국 인명 표기를 새로 교정 필요가 있. 영어와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모임 사이에불온한 철학사전의 번역을 맡았는데, 여기에 참여한 역자는 총 일곱 명이다



* 28쪽, 역주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남편 헤파이토스가 아닌 전쟁의 신 아레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에로스를 낳았는데, 에로스는 로마 신화에서 큐피드 또는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로 불렸다.

   

헤파이토스헤파이스토스(Hephaestus)의 오자다




* 62, 역주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신 헬로스의 아들인 파에톤이 아버지의 전차를 타고 하늘의 궤도를 벗어나 낮게 달리는 바람에 온 세상이 불탄다.


헬리오스(Helios)’라고 써야 한다.



71쪽의 소포니스바 안귀슬라소포니스바 안귀솔라(Sofonisoba Anguissola)’로 쓰는 게 맞다익명의 역자는 베엘제붑(Beelzebub)에 관한 주석에 복음서에 등장하는 귀신의 왕이라고 썼다. ‘귀신이 아니라 악마로 써야 한다.


402쪽의 조지프 에디슨조지프 애디슨(Joseph Addison)’으로 써야 한다. 애디슨은 영국의 시인이자 수필가다. 미국의 발명가 ‘Thomas Alva Edison토머스 에디슨이라고 쓴다. 몇몇 역자는 ‘Addison에디슨(Edison)으로 쓰는 실수를 저지른다.










395쪽에 있는 도판이 잘못 나왔다. 도판은 뒤러(Albrecht Dürer)의 작품이 아니라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작품이다. 책에 있는 블레이크의 그림 제목은 욥의 시험: 욥에게 역병을 들이붓는 사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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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6-0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dison는 ˝에˝보다 더 큰 실수네요. 갑자기 William의 LL, L 두 개를 유심히 보고 갑니다. 남의 이름 잘못 적고 쓰면 굉장한 결례인데, 더군다나 오래 남을 책에서라면.
 





크툴루 신화 대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봤다. 생소한 용어가 나온 항목은 대충 보고, 관심 있는 항목만 정독했다. 대충 보기와 정독을 반복했다. 오자와 오류를 살펴보기 쉽게 항목과 쪽수를 표시했다21~28번 오식은 부록에서 발견한 것이다. 국내 번역본 제목을 표기하지 않은 작품명들도 보였.

















* 히가시 마사오 크툴루 신화 대사전(AK커뮤니케이션즈북스, 2019)






1

 

 

* 공포 문학의 매혹, 16

 




모파방 모파상(Maupassant)

 





2



* 네시, 37

 



 

프레시오사우루스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us)







3

 

 

* 드쟌의 책, 66

 



 

블라바츠키 부인(1831~1891) 저서인 블라바츠키 부인 저서인







4

 

 

* 레이 존스, 74

 



 

이상한 우물에 모인 물을 마시고 이상한 우물에 고인 물을 마시고






5



* 로드 던세이니, 77

 




메텔랑크 메테를링크(Maeterlinck)







6

 

 

* 바람을 타고 걷는 것, 123

 



 

알저넌 블랙우드 앨저넌 블랙우드(Algernon Blackwood)







7



* 브라이언 럼리, 141

 



 

스페이스 히로익 판타지 스페이스 히로인 판타지







8



* 싱긋 웃는 구울, 175

 




로버크 블록 로버트 블록







9



* 아우구스티누스, 185

 




고백론 고백록







10



* 어빈 S. 코브, 216

 




S. T. 요시 S. T. 조시(S. T. Joshi)



403, 406, 414쪽에도 요시로 표기되어 있다.






11



* 에드거 앨런 포, 218

 




19491849







12



* 에리히 잔, 221

 




비올라 비올(viol)







13



* 웬디고, 247




 

알샤넌 블랙우드 앨저넌 블랙우드







14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63

 



 

개구리 사내 개구리 하인






15



* 찰스 로버트 매튜린, 295

 



 

바자익 발자크(Balzac)







16



* 패트릭 라프카디오 헌, 344

 



 

야크모 야쿠모


블르와 릿튼 불워 리턴(Edward Bulwer Lytton)







17



* 페렌치 남작, 346

 




에드워드 핫친슨 에드워드 허친슨 (사전 220~221쪽 참조)







18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367

 



 

폴라북스 북스피어







19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377

 



 

황금가지 민음사


 


황금가지, 민음사: 우리가 남이가?

(황금가지 출판사는 민음사 출판 그룹에 속해 있다)






20



* 홈즈, 로웰 그리고 롱펠리우가 붉은 산에 묻혀 잠들다, 379

 



  

롱펠리우 롱펠로우(Longfellow)







21



* <다른 차원의 인간-러브크래프트의 생애와 문학> 384

 




애셔 가의 붕괴 어셔 가의 몰락







22



* <다른 차원의 인간-러브크래프트의 생애와 문학> 388, 394

 






애드거 앨런 포 에드거 앨런 포







23



* <다른 차원의 인간-러브크래프트의 생애와 문학> 395

 




19981898







24



* <다른 차원의 인간-러브크래프트의 생애와 문학> 412

 




나이트 나이트 곤







25



* <그 후의 크툴루 신화> 428

 




드루즈 들뢰즈(Gilles Deleuze)







26



* <그 후의 크툴루 신화> 429

 




카뮤 카뮈(Albert Camus)






27



* <그 후의 크툴루 신화> 434

 




브라바츠키 부인 블라바츠키(Blavatsky) 부인







28



* <러브크래프트가 있는 일본 문학사> 446

 




늙은 바이올리니스트 늙은 비올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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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3-19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물에 모인.....바자익....휴우....바자익...^^:; 그런데 황금가지가 민음사라는 걸 저는 어째, 이제 알았어요^^;;;

cyrus 2021-03-20 12:46   좋아요 0 | URL
문학동네 그룹에 속한 출판사들도 있어요. 대형 출판사 계열에 속한 출판사 브랜드가 많아서 저도 헷갈려요. ^^;;

얄라알라 2021-03-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상 하권이 있거든요^^ ㅋㅋ 저는 [황금가지] 책도 ˝황금가지˝에서 펴낸 줄 알았는데, 어제 이 글 보고 확인했더니 ˝까치˝더라고요. 까치 책 좋은 거 많았는데 요새 안 보이는 출판사네요. 출판사 관계자분들은 어쩌면 이렇게 네이밍을 잘 하시는지, 하위 이름들이 예쁜게 참 많네요

cyrus 2021-03-20 15:28   좋아요 1 | URL
지금도 까치 출판사의 책들이 나오고 있어요.. ^^;; 순우리말로 된 출판사 이름은 정감이 느껴져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