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현대미술
마이클 윌슨 지음, 임산.조주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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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관련 서적들을 종종 보곤 하지만 대부분 중세 이후의 미술작품들을 다룬 게 대다수이고

가장 최근이라고 해봐야 20세기 중반 정도의 작품들이라 정작 지금 현재는 어떤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예전에 '현대미술 : 대중성과 다양성의 예술'이란 책을 보긴 했지만

솔직히 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만큼 현대미술은 가장 최근의 미술작품들이면서 낯선 느낌이

없지 않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알파벳 순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겨우 아는 사람이라고는 데미안 허스트와

얼마 전에 봤던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에서 등장했던 '베트남전 참전 용사 기념비'의

마야 린 정도가 전부였다. 그만큼 현대미술과는 친하지 않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는 생소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경향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었다.

사실 현대미술은 설치미술이나 미디어나 영상매체를 활용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익숙한

미술작품들과는 많이 달라 난해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도 어렵고 친절한

설명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 나오기가 쉬운데 이 책에선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의

컬러 사진과 간략한 해설이 있어 그나마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쉽지 않았다.

영상작품들은 사진만 봐서는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알 수 없었고 언급은 있는데 사진 등이 실리지 않은

작품들도 적지 않아 솔직히 작가별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기존에 잘 알던

작가나 작품들이 좀 있었으면 그래도 보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 같은데 거의 전부 초면이다 보니

어색한 첫만남의 긴장감이 적지 않아 각 작가들이 그리 인상에 남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모르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나다 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같고 막 헷갈리기도 해서 한 번 봐서는

절대 기억을 못할 것 같고 몇 번은 만나야 작가와 작품의 진가를 알아볼 것 같았다. 국내 작가로는

김수자라는 작가가 유일하게 소개되는데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한국인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되니 진짜 반가웠다. 이 책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해 느낀 소감은 형식이나 소재,

표현방식에 아무런 구애없이 자유분방하게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현대미술과 별로 친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중들과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듯 싶었다. 그동안 몰랐던 많은 현대미술가들과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까진 그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아보진 못했는데 좀 더 친해지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미술작품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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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술의 모든 것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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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끔씩이나마 미술 관련 서적들을 통해 나름의 안목과 지식을 기르고 있는

중인데 대부분 특정한 주제로 관련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책들이라 미술 전반의 역사에 대한 개론서를

보면 좀 더 미술사의 큰 흐름과 체계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차에 딱 제격인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동양미술도 당연히 역사와 전통이 있고 우리 선조들의 작품도 포함되니까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에게 더 친숙한 것은 서양미술이 아닐까 싶다.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선 구석기시대의 동굴벽화부터 시작해서

표현주의, 추상표현주의, 신표현주의 미술까지 최신 현대미술까지를 총망라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작품들을 컬러사진으로 싣고 있어서 왠만한 미술교과서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원시 사회와 고대국가 형성기 미술, 고대 그리스 미술, 중세와 근대 이행기 미술, 근대 미술, 현대 미술의

다섯 시대로 크게 구분하여 당대의 미술사조가 어떠했고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변천했는지와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었다. 구석기 시대의 그림이

원시 공동체라는 사회적 특징을 반영한다면 신석기 시대의 미술은 사실성과 상징성의 조화를 추구했다.

솔직히 고대미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시대별, 국가별 경향과 주요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해설해놓아서 작품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 사실 그냥 보면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상세한 설명으로 작품들의 가치와 진면목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의 미술솜씨가 점점 좋아져 인체나 움직임의 묘사력이 날로 발달했다.

과장되거나 이상화된 모습에서 자연스럽고 역동적이며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진화되었는데

중세에 이르러선 모든 분야가 종교의 지배하에 있다 보니 미술의 소재도 온통 종교로 도배된다.

르네상스 시대에 오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화가와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얼마 전에 읽은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에도 다뤄졌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시작으로 거장들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이후 바로크, 로코코 미술 등을 거쳐 근대 미술에 접어들어서는 좀 더

자유분방한 소재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인상주의 미술을 필두로 한 현대 미술에서는 사실주의,

입체주의, 표현주의 등 우리가 미술시간에 배운 여러 사조들을 대표작 중심으로 잘 정리했다.

이 책 한 권을 보고 나니 대략이나마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알 수 있었고 다양한 작품들을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았는데 서양미술사 전반을 정리하는 교양미술서로서는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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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 예술작품의 위대함은 그 명성과 어떻게 다른가?
존 B. 니키 지음, 홍주연 옮김 / 올댓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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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걸작이라는 기준을 과연 누가 정하는가 하는 의문이 종종 들 때가 있다.

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판단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 같은데 순수한 천재성과

독창성, 표현력으로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에게 걸작이란 명예가 부여된다.

하지만 현재 걸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탄생과 동시에 걸작의 반열에 오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진 않다.

이 책은 이집트의 대스핑크스를 시작으로 인류 역사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걸작 20편이

어떻게 걸작이 되었는지 그 배경에 숨겨진 다양한 얘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첫 테이프를 끊은 대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 신화에 등장하는 등 여러 전설들로 유명하지만

국제적인 관심을 얻게 된 것은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정복하고 돌아온 후였다. 

스핑크스와 함께 이집트를 대표하는 유물인 피라미드와 관련해선 각종 저주담들이 떠돌고 있는데

'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 에서도 다뤄졌지만 이 책에서는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겪은 불행을 미라의 저주로 치부하기는 어려움을 잘 보여주었다.

이집트의 대표 유물들은 정치적인 용도로 자주 해외 순례길에 올랐는데 이 책에서 선정된 여러 걸작들이 

전세계 팬들에게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극도의 보안 속에 종종 해외여행을 떠났다. 벨베데레의 아폴로처럼 명성이 점점 하락세에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처럼

작가 생전에는 빛을 못 보다가 사후에 각광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는 도난사건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내가 루부르 박물관에

갔을 때도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특별 대접을 받고 있던 '모나리자'는 애초에는 많은 사랑을 받거나

세계적으로 알려 있지도 않았는데 여러 사람들이 언급을 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1911년에 일어난 도난사건은 단숨에 '모나리자'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요즘도 그렇지만 사건사고로 언론에 노출되는 순간 인지도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명성을 얻게 되는데 '모나리자'가 딱 그런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악평도

유명세를 타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가 출품되었을 때

받은 비난은 나중에 오히려 그의 선구자적 입지에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작품 중에

과연 걸작인가 싶을 정도로 낯선 작품도 적지 않았는데 렘브란트의 '호메로스의 흉상을 바라보는

아리스토텔레스'도 그의 다른 작품보다 덜 유명한 게 아닌가 싶었고,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이나

도로시아 랭의 '이주민 어머니'는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진가를 알게 된 작품들이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예술작품들이 걸작이 되거나 유명세를 얻게 되어 고가로 거래되느냐 하는 것은

상당히 우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아기자기한 다양한 사연들을 만나볼 수 있어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작품들과 좀 더 친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현재 우리가 걸작이라 평가하는

작품들도 한때 평범한 작품으로 취급받은 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평가와 인기가 후세에도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작품들이 계속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남을 수

있고 어떤 작품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며, 어떤 작품들이 새롭게 부각될 것인지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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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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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하지만

그들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 뭔지는 알기 쉽지도 않고 그다지 관심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바로 구미가 당겼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가 전에 읽은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의 나카노 교코로 그림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주는 전문가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기독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몰두한 화가들, 왕과 고용관계를 맺은 궁정화가들,

새로운 세계를 이끄는 시민계급에 바짝 다가간 화가들로 나누어서 시대의 흐름에 따른 미술사조의

변화와 함께 대표적인 화가들의 삶과 작품, 특히 마지막 작품에 주목하며 15명의 화가들을 다룬다. '비너스의 탄생' 등으로 르네상스 초기를 수놓은 보티첼리로 시작했는데,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으며 화려한 누드화로 인기를 끌었던 보티첼리는 무미건조한 교과서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인기가 식었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라파엘로는 당대는 물론

19세기 전반까지도 서양미술사에서 최고로 여겨졌지만 이후 신격화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라파엘로는 37살이라는 한창인 나이에 요절하게 되면서

마지막 작품인 '그리스도의 변용'은 결국 본인 손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공방에서 완성된다.

그래도 마지막 작품을 통해 날카로운 명암 대비와 대담한 구도를 선보이며 바로크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라파엘로와 달리 명확하진 않지만 100세 가까이 장수했던 티치아노는 마지막 작품인 '피에타'를

그릴 때까지 결코 노쇠를 모르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욕을 보여서 행복한 화가라 할 수 있었다.

화가는 물론 외교관, 경영자로서도 성공을 거뒀던 루벤스는 만년에도 평온하고 풍족하게 보냈는데

그의 마지막 작품인 '댐이 있는 풍경'이 그의 말년을 잘 반영해주는 것 같았다.

 

2부에서는 궁정화가들이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들이다 보니 왕과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되었다. 에스파냐 왕실의 궁정화가였던 벨라스케스는 왕의 총애를 받으며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데 근친결혼으로 상태가 안 좋았던 왕실 가족들의 모습을 잘 담아내었다.

프랑스 혁명의 격동기를 살았던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어용화가라 불릴 정도로 나폴레옹 시대에 최고 전성기를 누리지만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해외로 망명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시민사회가 도래하면서 일부 특권층만이 누리던 미술작품을 대중들도 즐기게 되자

표현대상도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작품들이 늘어나게 된다.

소설과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페르메이르가 그 대표적인 작가라

할 수 있는데, 그의 삶 자체가 미스터리한 데다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버지널 앞에 앉아 있는

여인'도 진품인지 위작인지 논란이 있어 작가의 삶과 꼭 닮았다고 할 수 있었다.

낭만파와 인상파 사이에 낀 짧은 시기에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던 밀레의 마지막 작품 '야간의

새 사냥'은 노동의 성스러움을 줄곧 그려온 작가답게 농촌 생활의 현실을 잘 표현했고,

생전에 단 한 작품만 팔았던 불우한 화가 고흐의 마지막 작품 '까마귀 나는 밀밭'은

광기와 열정 사이를 오고 갔던 그의 삶을 대변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대부분 친숙한 화가들이어서 낯설지 않아 그들의 삶과 작품들을 즐길 수 있었는데

표지를 장식한 '부인의 초상의 비제 르브룅과 '호가스가의 여섯 하인'의 호가스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화가들이었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남긴 최후의 작품에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낯선 작품을 남긴 경우도 있었다. 

요즘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화두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데, 유명 화가들의 

마지막 작품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잘 정리해 그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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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그림으로 읽는 한 점의 인문학 사고뭉치 12
공주형 지음 / 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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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문명을 시작한 이래 미술은 늘 인류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자연스레 미술로 승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미술은 당대 사회의 시각과 인식을 반영하는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후기 인상주의까지 시대별로 대표적인 미술 양식을 소개하면서

그 시대와 미술이 어떠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인류 최초의 미술작품이라 할 수 있는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굴 벽화들은

인간의 우월한 지위를 확인하고 맹수에 대한 공포심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본다. 결핍과 불안의 시대를 살면서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던 당시 인류에겐

미술이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었다.

고대 4대 문명의 발생지 중 하나인 이집트에선 사후 세계에 관심을 두고 영혼불멸의 세계를 

미술에 담아내려 했는데 '사자의 서'나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 등이 대표적인 유물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오면서 좀 더 인간을 둘러싼 사물들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는데,

조화와 균형을 통해 외부 세계를 이상적으로 모방하고자 하는 미술작품들이 등장했다. 

좀 더 사실적이고도 실용적인 이 시대의 미술 사조는 이후 인본주의와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미술의 근간을 확립하게 되었다.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중세 시대에는 미술도 성경의

주요 사건을 시각화하고 교회를 장식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중세 미술은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의 세 시기로 나뉘는데, 비잔틴 미술이 서양의 규모와 동양의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모자이크로 대표된다면 로마네스크 미술은 프레스코화로,

고딕 미술은 스테인드글라스로 대표된다. 표현 양식은 각기 달랐지만 이 시대에는 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인간이 주연이었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를 동경하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세계관이 대두되면서 소위 3대 천재라 할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등장하여 르네상스 미술은 화려한 절정을 맞이하는데

이들을 후원한 메디치가나 프랑스 왕실 등의 역할도 상당했다.

이후 종교개혁으로 권위가 땅에 떨어진 가톨릭은 미술로 이를 회복하고자 했는데,

루벤스로 대표되는 종교화가들이 맹활약했고, 스페인 왕실의 펠리페 4세 등 절대 군주들도

자신들의 권력과 위엄을 드러내고자 궁정화가를 고용하는데

스페인 왕실의 벨라스케스가 고용주의 의도를 잘 실현했다.

독립을 이룬 네덜란드에서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초상화, 정물화 등 실용적인 미술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렘브란트, 페르메이르(베르메르) 등이 대표적인 화가였다.

현실 세계의 행복을 추구했던 쾌락적인 귀족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로코코 미술과

혁명의 시대를 맞아 로코코 미술의 지나친 향락주의를 거부하고 혁명과 현실을 이상적으로 표현한

신고전주의 미술, 계몽주의에 반발하여 인간의 감성과 주관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 낭만주의 미술,

산업혁명의 시대의 고단한 현실을 그대로 담고자 한 사실주의 미술,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가속화된 시점에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포착하려 했던 인상주의 미술, 마지막으로 산업화, 도시화의 심화로 인간 소외도 심화되던 시대를 표현했던 후기 인상주의 미술까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를 담아낸 미술 사조의 변화를 차근차근 잘 설명했다.

물론 이 책으로 미술사의 큰 흐름을 모두 완벽하게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술이 그 시대의 얼굴임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미술의 변천사를 정리하여

암기식으로만 공부하던 미술 사조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미술은 천재 화가의 고립된 독백이 아닌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와의 소통이란 저자의 메시지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 사조와 작품들과 함께 압축적으로 잘 정리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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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6-04-2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unny 2016-04-24 00:04   좋아요 0 | URL
네. 시대별 미술 사조를 잘 정리한 책입니다. 아마 청소년용인 것 같긴 한데 성인이 봐도 충분히 괜찮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