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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곶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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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총 9권인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검은숲에서 국내 최초로 완간하여 선보인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내가 첫 작품인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처음 읽은 것도 확인해 보니 2013년이니 전 작품을 

완독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 서평단을 비롯해 신간들을 먼저 읽다 보니 읽을 신간이

없을 때에야 야금야금 한 권씩 꺼내 보았더니 거의 1년에 한 권 꼴로 읽은 셈이 되곤 말았는데 드디어

마지막 작품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왓슨 역할을 해오던 엘러리 퀸의 부친 리처드 퀸 경감이 등장하지 않고 대신 매클린 판사란

인물이 등장해 왓슨 역할을 수행한다. 가는 곳마다 사건이 발생하는 엘러리 퀸은 이번에 매클린 판사와

스페인 곶에 있는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가 이곳에서 벌어진 기이한 살인사건과 만나게 된다.

스페인 곶의 주인인 고드프리가의 손님이었던 존 마르코라는 남자가 망토만 걸친 채 알몸으로 죽은 

것인데, 그 이전에 키드 선장이란 남자가 집주인인 월터 고드프리의 처남인 데이비드 쿠머를 존 마르코로

잘못 알고 마침 같이 있던 고드프리의 딸 로사와 함께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져 쿠머의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로사만 감금되었던 집(엘러리 퀸이 휴가때 쉴 집)에서 구출된다. 본의 아니게 사건에 

휘말리게 된 엘러리 퀸과 매클린 판사는 사건 담당인 몰리 경감을 도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참여하게 된다. 안주인인 스텔라 고드프리의 초대로 온 손님들인 로라 컨스터블이나 문 부부는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역력하고, 난봉꾼이었던 존 마르코가 로사도 유혹하려 해서 로사의 약혼자

얼 코트와 갈등을 빚는 등 수상한 인물들이 많은 가운데 스텔라의 하녀인 피츠가 사라지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진다. 존 마르코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로라 컨스터블이 협박 전화를 받은 후 

자살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이하고 존 마르코의 악행이 드러나면서 그와 연루된 여자들의 과거가 

주목받게 된다. 여자들을 협박하던 인물을 체포하면서 존 마르코가 죽던 당시 상황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은 엘러리 퀸은 전매특허인 독자에의 도전에 나서는데 이번에는 왠지 딱 느낌이 왔다. 


'왜 존 마르코는 망토만 걸친 채 알몸으로 죽었는가'가 핵심이다 보니 생각보다 쉽게 범인의 윤곽이

드러났는데 피해자가 죽어 마땅한 악당이다 보니 범인에 대한 단죄보다는 범행 과정에 대한 논리적인

추리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 책으로 국명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고 하니 뭔지 모를 아쉬움이

더 컸다. 이 책의 다음 작품인 '중간의 집'도 '스웨덴 성냥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었음에도 국명을 붙이지

않은 건 엘러리 퀸이 이제 국명 시리즈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는데

이후 라이츠빌 시리즈 등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그래도 국명 시리즈의 논리적인 두뇌 싸움의 묘미는

좀 사라진 듯해 본격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나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9권의 국명 시리즈를

연속해서 읽진 않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엘러리 퀸의 도전에 응하면서 회색 뇌세포를 맹렬히 가동했던

즐거운 기억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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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원두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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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필두로 총 9권인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출간 순서대로 읽기 

시작한 지 벌써 7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 드디어 9권을 모두 

소장하게 되면서 딱 중간인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부터 가속도가 븥기 시작했는데, 이후 읽은 '미국 

총 미스터리'나 '샴 쌍둥이 미스터리'는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없지 않은 터라 이 책은 과연 어떨까

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챈슬러 호텔 22층 대기실에서 정체불명의 남자가 둔기에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추리소설 속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것이야 필수 양념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책 속의 살인사건이 다른

작품 속 사건과 다른 점은 한 마디로 '거꾸로 범죄'라는 사실이다. 피해자가 옷을 거꾸로 입은 상태인 

것을 비롯해 난장판이 된 방안의 가구나 책장, 카펫 등이 모두 벽을 향한 채 거꾸로 되어 있어 기괴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신원미상의 남자가 기이한 모습으로 죽은 사건에서 엘러리 

퀸은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 있던 현장에 뭔가 사건의 단서가 있음을 알아차리지만 그게 뭔지는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우표와 보석 등을 수집하며 사건 현장 옆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던 도널드 커크와 그의 가족들은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하나씩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무슨 

양파도 아니고 까도 까도 의심만 갈 뿐 확실한 한 방이 드러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자잘한 의혹들은

밝혀지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정체나 범인의 윤곽은 잡히지 않는데 피해자가 뉴욕 출신이 아니라면

어딘가에 짐을 맡겨놓았을 거란 생각에 찾아가지 않은 짐을 수소문해서 범인이 나타나길 기다리지만

낌새를 눈치챈 범인이 등장하지 않고 결국 모든 것은 엘러리 퀸의 추리에 달린 상황이 되면서 피해자

모형을 만들어 갖은 실험을 해본 엘러리 퀸이 드디어 피해자와 범인의 정체를 밝혀낸다.


전작인 '샴 쌍둥이 미스터리'에서 빼먹었던 '독자에의 도전'이 다시 등장해 반가웠는데, 이번에도 

빼먹을 뻔 하다가 교정이 끝난 뒤 출판사 직원이 발견하고 알려줘서 부랴부랴 추가하면서 전작에서 

빼먹은 사실도 알게 되었다니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엘러키 퀸이 좀 느슨해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범인이 거꾸로 상황을 연출해야 했던 동기는 충분히 예측한 바이지만 뭘 숨기려고 했는지는 그쪽을 

잘 모르다 보니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었고, 특히 범인이 만든 트릭은 사실 추리해내기 어려웠지 않나 

싶었다. 전작과 같이 이번에도 범인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서 뭔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라 

할 수 있었는데 범인을 밝히는 과정이 단순 명쾌하지는 않았지만 '거꾸로 범죄'라는 기상천외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제 국명 시리즈도 단 한 권만 남겨두었다. 마지막이 다가와서 그런지 

좀 아껴둬야 할 것 같은데 국명 시리즈와의 아름다운 이별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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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 쌍둥이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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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며칠 전에 쌍둥이 트릭을 대놓고 선보인 '살인의 쌍곡선'을 읽고 나니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 중

읽을 차례인 이 책이 바로 떠올랐다. 이 책도 제목에 대놓고 샴 쌍둥이를 등장시켜 쌍둥이가 중요한

소재인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데 기존에 봤던 국명 시리즈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먼저 국명 시리즈인데 국명이 어디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샴'이

예전 태국의 명칭이었다고 한다(이 책이 처음 출간된 해가 1933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명 시리즈의 

트레이트 마크인 '독자에의 도전'이 없다는 게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라고 하기엔 너무 아쉬운 부분

이었다. 책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쯤이면 도전장이 등장해야 하는데 하고 계속 기다렸는데 그냥

쑥 넘어가버려서 이건 국명 시리즈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도전장을 받아야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하는데 그게 없다 보니 바로 진실과 결말로 치닫고 말아서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시작은 다른 작품보다 강렬했다. 아버지 퀸 경감과 함께 애마 듀센버그를 운전하면서 울퉁불퉁한 산길을

달려가던 엘러리 퀸은 애로 산에 발생한 산불에 쫓겨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산 

꼭대리를 향해 계속 운전을 하며 산불로부터 도망가다가 산 정상에 있는 기이한 저택에까지 이른다.   

유명한 과학자인 존 사비에르 박사가 주인인 저택에는 뭔가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는 듯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불청객인 퀸 부자가 하룻밤을 보내는 사이 존 사비에르 박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산불로 인해 사실상 고립된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서 존 사비에르 박사는 오른손에 반으로 

찢어진 스페이드 6 카드를 쥐고 있었고 이를 단서로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데 처음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었던 인물이 오히려 범인의 누명을 쓴 것으로 밝혀지고 범인을 숨겨주고 있다는 의심

속에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저택에 손님으로 와서 숨어 있던 여자와 샴 쌍둥이 형제가 등장하고

퀸 부자가 산불을 피해 산 꼭대기를 향해 올라갈 때 반대로 내려가던 차를 운전하던 남자도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 가운데 범인이 왼손잡이임을 밝혀내자 이에 당황한 누군가가 도망을 가다가 퀸 

경감의 총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마는데... 


범인으로 의심받던 의식불명의 사람마저 범인에게 당하고 범인은 다시 다이아몬드 잭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밖에서는 산불이 기어이 저택까지 다가와 정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모두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가운데 엘러리 퀸은 범인을 지목한다. 내일 지구에 종말이 와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가 무색할 정도로 당장 죽어도 범인을 밝히고야 말겠다는 엘러리 퀸의 투철한 직업 정신이

빛난 순간이었는데 드러난 범인의 정체나 동기는 조금 의아하달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결국

사필귀정과 기적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기존의 국명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라 

색다른 느낌을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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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예진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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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를 본 김에 후속작인 이 책을 바로 손에 들게 되었다. 마침 숙제도 

밀린 게 없어서 딱 타이밍이 맞았다고 할 수 있는데 국명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인 이 책은 '그리스

관 미스터리'와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로 연이은 걸작을 내놓은 이후라 그런지 엘러리 퀸이 조금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었다. 미국 작가임에도 로마,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스. 이집트를 

찍고 드디어 미국에 본격 상륙하게 되었는데 딱 미국에 어울리는 총과 지극히 미국적인 로데오 쇼를 소재로 한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준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은 소위 클로즈드 서클이라 칭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져 한정된 용의자 중 누가 

범인인지를 맞추는 게 본격 미스터리의 기본 공식이라 할 수 있다. 국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로마

모자 미스터리'에서 로마 극장이라는 수많은 관객들이 있던 장소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무려 2만명의 관중이 가득 찬 콜로세움이라는 경기장에서 로데오 쇼를 하던 중 대담하게도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2만명의 용의자이자 목격자가 있다 보니 사건 수사가 결코 녹록하지 않는데 

사건 발생 즉시 아무도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통제를 하고 일일이 소지품 검사를 했지만 피해자를 죽인 총은 결국 발견되지 않는다. 귀신처럼 말을 타고 달리던 피해자를 단 한 발로 저격한 살인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퀸이 열심히 수사를 하지만 또다시 열린 로데오 쇼에서 첫 번째 사건과 판박이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한참 후에야 그동안 종적도 찾을 수 없었던 총을 찾아낸 엘러리 퀸은 트레이드 

마크인 독자에의 도전을 한다. 쉽게 짐작도 가지 않던 사건의 진실은 총의 발견과 함께 급물살을 타게 

되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놀라운 진실을 보여준다. 국명 시리즈가 작가와 독자와의 공명정대한 

두뇌 싸움이라 한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진실에 이르는 과정은 좀 비약이 있다랄까 뭔가 명쾌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총을 숨기는 방법 등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이 있어 트릭으로서는 좀 

우연에 의존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암튼 예상하기 어려운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의 

정체는 의외성이란 본격 미스터리의 반전 묘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는데 전작들에서 많은 것들을 

쏟아내다 보니 점점 더 기상천외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듯한 느낌도 드는 작품

이었다. 이제 단 국명 시리즈가 단 3권 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은 작품들에서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얘기가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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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주영아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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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추리소설에 입문하던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으로 시작해서 

애거서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 등으로 확장해나갔는데 특히 해문의 아동용 추리소설 시리즈인 팬더

추리걸작시리즈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이 시리즈의 6권이었는데 아동용이라 앞에 삽화가 들어가

있어 목 잘린 시체가 T자형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이 여전히 뇌리에 남아 있다. 지금이야 온갖 섬뜩한(?)

장면들을 많이 봐와서 목 잘린 정도로는 끄떡도 안 하지만 순진했던(?) 그 시절에는 이 책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이 상당히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다. 암튼 그 당시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었고 특히 

본격 미스터리에 있어 이 작품만큼 명쾌한 작품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강산이 몇 번 지나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예전 기억도 새록새록 나면서 가물가물해진 스토리들을 다시 맞춰보는 재미를 맛보았다.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이 책에선 책 제목처럼 이집트 십자가라 불리는 T자형 

십자가에 목이 잘린 채 매달린 시체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사실 정확하게는 이집트 십자가도 아니지만

충분히 상징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자가 과연 누구인지 천하의

엘러리 퀸도 속수무책이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곳에는 항상 광신도 집단이 주변을 맴돌고 피해자

사이에 숨겨진 관계와 그들이 저지른 악행이 낳은 원한이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낳게 되었다지만 과연

피해자들 주변에 숨어 있는 살인범의 정체가 누구일지는 범인과 결정적인 트릭을 알면서 봐도 정말 

흥미진진했다. 아동용 판본에선 사이비 교주 하라크트가 이끄는 신도들이 나체촌을 만들고 벌어지는 

해프닝(?)이 생략되었던 것 같은데 나름 감초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여러 사연과 비밀을 간직한 

인물들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려 하지만 이미 알고 보는 내가 속아 넘아갈 턱은 없고 

앞부분이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세 번째 살인 이후는 정말 진도가 급물살을 탔다. 

마지막에 광활한 미 대륙을 횡단하는 숨가뿐 추격전은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봤다면 정말 같이 

쫓아가면서 누굴지 궁금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따라갔다. 국명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독자에의 도전이 알고 보면 정말 우스울 정도인데 모르고 볼 땐 머리를 쥐어 

짜내야 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새삼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다시 봐도 이 책은 본격 미스터리의 

손꼽히는 명작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시켜주면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직 안 읽은 4권의 국명 시리즈가 남아 있어 

시간 날 떄마다 한 권씩 꺼내보는 재미를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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