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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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나 세계의 상황을 보면 극단적인 인간들끼리의 극한 대결이 점입가경이라 할 수 있다.

내편은 옳고 네 편은 틀렸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횡행하면서 과연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모를

지경인데 이 책은 이러한 맹목적인 잘못된 믿음에 어떻게 빠지게 되는지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서문에서 쓰면서 자신이 겪은 실제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강요해서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누명을 쓰고 온갖 공격을 받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마가 되어 있었다는 웃픈

얘기로 흥미를 자극한다.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워낙 판을 치다 보니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알기가 어려운 세상인데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 속으로 빠져드는

요소를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한다.


감정적 요소, 인지적 요소, 성격적 요소, 사회적 요소를 차례대로 소개하면서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는

신뢰 감소의 사회적 소용돌이임을 증명하는데 먼저 감정적 요소로는 역시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복잡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부당하게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느끼면 화풀이를

할 악당을 찾게 되는데 여기서 혐오와 증오가 커지게 된다. 인지적 요소로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으로 인해 점점 상태가 악화일로를 겪게 된다. 성격적 요소로는 잘못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고

거짓 회상과 거짓 인식의 함정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 잘못된 믿음에 특히 취약한데 자기 직관에 대한

지나친 신뢰나 의사결정 편향, 나르시시즘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요소로는 따돌림이 잘못된

믿음을 추동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사회적 매력, 사회적 유지, 사회적 가속화로 나눠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렇게 잘못된 믿음의 네 가지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얘기

하는데 이미 너무 깊은 불신의 늪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과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지만 맹신의 늪에 빠진 오신자들에 대해 좀 더 학문적인 관점에서 그 원인과 해법을 생각해

보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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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밤 - 문명이 풀지 못한 미스터리를 읽는 밤
기묘한 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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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딱 미스터리 추리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미스터리'가 포괄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로 그동안 다뤄진 콘텐츠 내용들을 정리해 책으로 내놓았다. 주로 우리가 '세계 7대

불가사의' 등으로 알고 있는데 고대 역사 속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데 어릴 적 호기심에 관심을 가졌던

얘기들이 좀 더 상세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총 5장에 걸쳐 인류 고대사 속 흥미로운 미스터리들이 소개되는데 뒷 부분에선 아틀란티스(4장)와 

고대 이집트(5장)에 집중한다. 먼저 1장에선 필론의 7대 경관을 다루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체계적으로 목록화한 인물이 바로 필론임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세계 7대 경관에는

이집트 쿠푸왕 피라미드, 바빌론 공중정원, 로도스 섬 거상, 에페소스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

카르나소스에 있는 마우솔루스 왕 능묘,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파로스 등대, 제우스 신상으로 피라미드

외엔 모두 현재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장에선 피라미드와 공중정원을 제외한 5개를 다루는데 다양한

사진 자료들을 수록하고 있어 좀 더 그 실체에 대한 추측이라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각 테마마다 끝에

기묘한 밤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 큐알코드로 수록해놓아 바로 복습(?)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각

장마다 끝에 함께 보면 좋을 콘텐츠 큐알코드까지 있어 이 책에서 다루지 못한 흥미로운 미스터리들까지

섭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2장 세계 곳곳의 불가사의에선 진시황릉을 필두로 모아이, 마추픽추,

앙코르와트까지 단골 손님들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마야 문명지인 치첸이트사는 조금은 생소했다.

3장 고대 도시 속 미스터리는 더 낯선 곳들이 등장하는데 그나마 첫 번째로 나오는 괴베클리 테페는

전에 본 여러 책에서 다루고 있어 친숙한 반면 나머지 곳들은 전부 초면이어서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잃어버린 대륙 아틀란티스의 존재와 위치에 대해선 여러 매체에서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선 유력 후보지를 제시하고 검증한다. 마지막 고대 이집트편에선 피라미드와 아크나톤, 클레오

파트라를 다루는데 특히 아크나톤 외계인설은 정말 흥미로웠다. 각 장의 끝에는 기묘한 밤이 뽑은 

미스터리 베스트 5까지 추가하여 더욱 풍성한 내용을 소개했다. 한동안 이런 미스터리들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 상태였는데 다시 미스터리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제대로 붙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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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 위대한 발명은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다!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 안희태 그림, 최경남 옮김 / 레몬한스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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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발견이나 행운을 뜻하는 이 책의 제목은 예전에 존 쿠삭과 케이트 베켄세일이 주연으로 등장한

영화와 같아 약간은 설렘이 담겨 있는데 이 책에선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 다양한 음식들의 얘기를

다룬다. 총 48가지의 세렌디피티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여전히 음료의 대표주자인 코카콜라로 포문을

연다. 


각 에피소드마다 관련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는데 코카콜라편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CEO로 있었던 무타르 켄트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코카콜라가 처음엔 약으로 탄생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 예전에 읽은 '오리지널의 탄생'과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등에서 이미 접했던 내용이라 그리

새롭진 않았다. 그러나 다음 타자인 초코잼 누텔라 등은 제품 자체가 친숙하지 않아(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은 들지만) 나름 흥미롭고 신선했다. 커피도 여러 책에서 자주 다루는 얘기인데 에디오피아의

칼디라는 양치기가 염소들이 먹던 열매를 가지고 최초의 커피를 만들었다는 얘기로 뜬금없이 작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갔던 칼디 커피 매장이 생각났다. 요거트는 칭기즈칸의 병사 물병에 적군이 우유가

상해서 중독되라고 채워준 것이 발효가 되면서 칭기즈칸 병사들의 에네지 음료가 되었다는 그야말로

세렌디피티 얘기를 들려준다. 브라우니는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 400주년 기념(1892년) 세계 만국

박람회에 초대받은 여성들이 작은 디저트를 먹은 후 손가락을 닦으러 화장실에 달려가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파머 하우스 호텔 주인이 자신의 파티시에게 주문해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브라우니는 특별히

세 가지 버전의 레시피까지 소개하고 있다.   


초반부에는 감자튀김, 고추, 팝콘 등 친숙한 음식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아이스크림을 누구나 맛볼 수

있게 해준 사회적 평등의 상징인 아이스크림콘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흔히 돈가스로 즐겨 먹는

빵가루를 입힌 커틀릿이 기원이 밀라노라는 생소한 얘기와 함께 나폴리식 커틀릿이 등장하는 등 주로

이탈리아의 음식 얘기가 많이 나와 좀 낯선 측면도 없지 않았는데 이탈리아 중심의 서양 음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구색(?)을 맞추려고 두부가 등장한다. 마지막은 최고의 세렌디피티인 '인류'를 등장시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하는데 이 세상에서 인간보다 더 우연하고 불완전한 방식으로 창조되고 자율적으로

형성된 것도 없다고 말하며 우주의 탄생부터 현재 인류까지 인간에게 일어난 세렌디피티를 압축적으로

소개한다. 의심과 실수가 만들어낸 세렌디피티의 다양한 사례들을 음식을 위주로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우연이 만들어낸 행운의 결과도 결국 열정과 노력의 산물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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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러시아 - 유라시아 대륙으로 안내하는 인문 교양서
이의찬.육명근.서진영 지음 / 자유문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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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도발로 세계 최고 전쟁광(?)으로 등극한 이상한 러시아(이 책의 제목임)에 대해선

예전에 읽었던 '러시아역사 다이제스트 100' 등을 통해 방대한 역사를 정리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러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까지 전반에 대해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전쟁광 푸틴의 독재를

열렬히 지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러시아 국민들에 대해 이 책의 해답을 가르쳐 줄 것 같았다.


먼저 러시아가 지금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 책에선 지정학적 생존전략이라 평가한다. 그동안

대부분 서방의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았다면 이 책은 러시아의 관점을 제공하는데 분쟁의

핵심 지역인 크림반도는 사실 1954년 우크라이나에 이양되기 전까지 200년 가까이 러시아 영토였고

인구의 60%가 러시아계다 보니 러시아 입장에선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1990년대 이후의 러시아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하는데 역시 핵심은 2000년 푸틴이 대통령으로 등장하면서 그가 내세운 모토인

'강한 러시아'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소련 해체 이후 극도의 혼란 속에 

무기력했던 러시아를 다시 일으켜 세운 푸틴에게 러시아 국민들이 열광하는 게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사회주의 독재에 길들여진 러시아 국민들 입장에선 어느 정도의

사회경제적 안정만 유지된다면 서방쪽 나라들이 내세우는 자유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거나 

지도층의 부정부패도 묵인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고 이 책은 분석한다. 결국 선을 넘지

않는 정도는 눈 감아준다는 러시아 국민성이 푸틴과 그 일당의 20년 넘게 해먹는 걸 용인하는 꼴이

되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가 막무가내로 나갈 수 있는 데는 역시 그들이 가진 엄청난 천연자원의 힘이

크다고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여러 가지 흥미로운 러시아 문화에 대해 소개를 하는데 러시아의 주도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토스트'라고 부르는 건배사라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술자리 문화였다. 커피보다 차를 선호한다 거나

초코파이 인기의 비결,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절대평가이며 대학 인문계열은 거의 모든 시험을

구두로 보는 점, 러시아인들의 종교인 정교회의 특징 등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로 이주해야 했던 한인의 디아스포라 역사를 다루는데 한인 디아스포라 인구가 약

750만 명으로 인구 수 대비 이스라엘,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 규모라니 놀라운 사실이었다. 러시아

출신 한인들의 문제에 대해 상세히 다루는데 그들의 여러 어려운 입장들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갔지만

중국 출신 한인들처럼 너무 핏줄 타령만 하다가는 여러 가지 문제만 일으킬 수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암튼 이 책을 통해 이상한 러시아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많은 부분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여전히 별로 상종하지 않고 싶은 나라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의 폭이 넓어진 건

분명한 것 같다. 러시아가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지만 러시아를 잘 알고 상대해야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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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성당, 거룩한 신비의 빛
강한수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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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가면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가 건축물들인데 그중에서도 역시 성당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여행자의 성당 공부'라는 책을 통해 유럽 성당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았다면 이번엔

현직 가톨릭 신부인 저자의 관점에서 고딕 성당을 제대로 정리할 기회가 생겼다. 저자 이력을 보니 

독특하게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사제가 된 이력의 소유자로 건축 분야의 전문성도 겸비해

더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이 책에선 시대순으로 초기 고딕, 전성기 고딕, 후기 고딕을 차례로 살펴본 후 지역별로 영국 고딕, 

독일 고딕, 이탈리아 고딕을 둘러본다.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고딕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기의 

레세의 삼위일체 수도원 성당을 필두로 여러 성당들이 차례로 소개되는데 고딕 양식의 탄생 배경에는

프랑스 카페 왕조의 등장과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강력한 권한, 일 드 프랑스 지역의 지리적 집중화가

크게 기여했다. 고딕이 건축 양식으로 각광을 받던 시기에 철학에선 스콜라철학이 전성기를 맞이하며

서로 영향을 주었다. 고딕 성당의 첫걸음으로는 상스 대성당을 들고 누와용 대성당과 랑 대성당을 거쳐

노트르담 대성당에 이르러 어느 정도 기본적인 형태를 갖춘다. 고딕 양식의 기본적인 세 가지 요소로

포인티트 아치, 리브 그로인 볼트, 플라잉 버트레스를 들고 있는데 잘 몰랐던 고딕 성당의 구조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과의 연결고리에 대해 상세히 논한다. 전성기 고딕의 대표작으론

샤르트르 대성당을 필두로, 부르주, 랭스, 아미엥, 오세르 대성당을 소개한다. 후기 고딕에선 플랑부아양

양식이 돋보이는데 루앙의 생마클루 성당 등이 소개된다. 이제 지역별로 고딕 양식의 특성을 소개하는데

영국에선 켄터베리 대성당, 웨스터민스터 수도원 성당 등을, 독일에선 쾰른 대성당 등을, 이탈리아에선

피렌체 대성당, 밀라노 대성당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 고딕 성당의 구조적인 특성과

그 변천사, 각국 고딕 성당의 특색들을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그동안 대략 느낌으로만 알았던 고딕 

성당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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