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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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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라고 하면 영화로도 제작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의 제목은 익히

알고 있는 대작들이 떠오르지만 솔직히 이런 작품들은 책으로 아직 보지 못했고 그나마 그의 작품 중

직접 읽은 건 단편집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밖에 없어서 그의 작품들의 진가를 제대로 안다고

하기는 아직 요원한 일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실려 있는 단편들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톨스토이는 단순히 대작가를 넘어서 영적인 스승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에서도 그의 말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톨스토이의 대표 작품들을 통해 그가

우리에게 전하려고 했던 인생의 교훈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톨스토이의 대표작들인 '안나 카레니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체르

소나타', '부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각 한 챕터씩을 할애하며 각 작품 속에 나오는 문장들과 내용들로

톨스토이의 메시지를 저자 나름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첫 작품으로 선택된 '안나 카레니나'에선

유명한 첫 문장으로 얘기를 끌어나간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다 서로 비슷한 것이고, 불행한 가정은

어느 경우나 그 불행의 상태가 다른 법이다'라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서도 인용되는데,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이유가 제각각이라는 이론을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라고 명명해서 이 문장의

파급력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보통 책으로는 못 본 작품도 영화로는 봤는데 이

작품은 영화로도 여러 번 만들어졌지만 봤는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레타 가르보, 비비안 리

등 과거의 여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들은 몰라도 소피 마르소나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작품은

봤을 법한데 나중에 꼭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나마 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다루는 부분에선 훨씬 공감이 갔는데 아직 못 본 작품들은 제목만

알고 있었지 이 책에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내용도 낯선 경우가 많았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인 사랑을 다뤘다면 제목에도 들어가 있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선 죽음을,

'크로이체르 소나타'에선 결혼을 다루는 등 이 책에서 다룬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줘 톨스토이가 예술가를 뛰어넘은 철학자임을

명확하게 알려주었다. 비록 각 작품마다 짧은 문장들만 소개되어 그 작품들의 진가를 제대로

맛보았다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이 책을 보니 각 작품이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다만 저자가 '전쟁과 평화'를 읽다가 포기했다는 것처럼 톨스토이의 작품을 완역본으로 제대로

읽으려면 정말 큰 마음을 먹어야 해서 쉽사리 엄두가 나진 않는데 이 책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알게 된 톨스토이의 가르침을 내것으로 만들려면 역시 원전을 통해 저자 직강(?)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톨스토이라는 대작가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는데 톨스토이 작품들의 진가와 그의

삶을 압축적으로 잘 전달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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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 법정의 산중 편지
법정 지음, 박성직 엮음 / 책읽는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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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법정 스님의 새로운 글은 더 이상 만나볼 수 없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도 꾸준히

그가 남긴 글이나 그와 관련된 얘기들이 책으로 엮여져 나오고 있다.

성철 스님과의 문답을 다룬 '설전'이나 법정 스님과의 인연이 있던 사람이 찍은 불일암의 사진과

법정 스님의 기존 글들을 함께 실은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등의 책을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의 명성에 기댄 상업적인 목적의 일들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의 유지에 따라

그의 책들이 절판되어 기존에 출간된 책들마저 만나기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반가운

생각이 앞선다. 이번에는 법정 스님이 사촌 동생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은 책이 출간되었는데 왠지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이나 지인과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이 연상되었다.

 

이 책에선 법정 스님이 출가한 1955년부터 1970년까지 사촌동생 박성직에게 보낸 편지들을 싣고 있는데

군데군데 법정 스님의 육필 편지까지 실려 있어 그의 흔적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전반적인 내용은 속세와의 인연을 떠나 승려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사촌 형으로서의 가족들에 대한

안부와 사촌동생에 대한 조언, 그리고 책을 보내달라는 부탁 등이 주를 이루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한 환경이 아닌 1950년대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편지가 가장 중요한 소통수단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출가를 했지만 속세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진 못한 법정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책의 제목으로도 쓰인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는 법정 스님의 사촌 동생에게 하는 충고는 막 출가한 상태임에도 그가

앞으로 큰 승려가 될 재목임을 잘 보여주었다. 가족들을 두고 출가한 데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 등이

편지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가 굉장한 독서가임을 여러 편지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승려로서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시에 명수필가로서의 재능도 곳곳에서 묻어 나왔는데

법정 스님과 사촌동생 두 사람 사이의 각별한 애정이 편지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법정 스님의 유일한 세상과의 연결통로였던 사촌동생과의 편지를 보면서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과 감동을 주는 스님이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는데 더 이상 스님의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가 과거에서 보내온 편지는 소식이 끊겼던 친구로부터 받은

반가운 편지처럼 정겨움과 삶의 흔적이 가득 담긴 선물이라 할 수 있었다. 

출가란 살던 집에서 몸만 떠나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순간순간, 하루하루 새롭게 시작하고 익히면서 거듭거듭 태어남으로써 새로운 삶을 이룰 때 ‘집착과 갈등의 집‘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 23쪽

죽는다는 건, 죽는다는 건 이 지상을 유지하던 하나의 의식이 꺼져 버리는 것. 촛불처럼 꺼져 버리는 것. 아! 이것은 해결이 아니다. 다만 중단일 뿐.

울지 마라. 울지를 마라, 몇 백 전 상하고 다치면서 괴롭고 절망하고 울부짖는 동안에 인간은 자란다. 자라면서 모든 것을 얻고 또 잃어버리고 그러는 동안에 인생을 알게 된다.

울지 마라. 행복은 사금처럼 가벼이 날아가 버리지만 불행은 두고두고 네 마음속에서 인생의 문을 열어 주는 귀한 열쇠가 되리라. 부디 불행에 굽히지 말고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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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 불일암 사계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최순희 사진 / 책읽는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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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홀로 사는 즐거운' 등 법정 스님이 남긴 책들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 지친 몸과 마음에 대한 위로를 받곤 한다.

이제 법정 스님의 새로운 글은 만나볼 수 없지만 전에 읽은 '설전'과 같이

법정 스님의 생전 일화를 다룬 책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법정 스님의 거처였던 불일암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아낸 사진과 함께

법정 스님이 남긴 여러 책에서 좋은 글들을 발췌해서 싣고 있다.

법정 스님의 주옥같은 글들이야 이미 수많은 독자들에 의해 검증된 것이지만 이 책에 실린

사진을 찍은 최순희라는 사람은 과연 누군지 궁금했는데 법정 스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당시로는 엘리트 신여성이었던 최순희는 사회주의자였던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갔다가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에서 남부군으로 활동하던 중 국군에 생포된 전력의 소유자였다.

속칭 빨치산으로 혼자 살아남은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과 북한에 두고 온 아들로 인해

고통스런 삶을 살던 최순희는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한 달이 멀다 하고 법정 스님이 거쳐했던 불일암을 오르내리며 암자 구석구석, 화장실 청소도

마다하지 않고 각종 허드렛일을 하면서 '번개처럼 왔다가 번개처럼 간' 최승희가 틈틈이 찍은

불일암의 사계절 풍경을 보면서 아마도 힐링이 된 것 같은데, 자신의 마음 속에 쌓였던 고통을

법정 스님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 풀었던 최순희의 한 많은 사연까지 곁들어져

이 책에 실린 글과 사진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없었다.

대부분 자연과 불일암에서의 일상을 담은 글들과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불일암에서 생활하는

것 같이 몸과 마음이 맑고 향기롭게 정화되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세상사의 온갖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의 변화를 돌아보고 감상할 마음의 여유도 잃은 채 뭔가에 쫓기 듯 살아가면

결코 인식조차 못하고 깨닫지 못할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었는데,

바쁜 일상에 허덕이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을 벗삼아 몸과 마음을 여유롭게 살아가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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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고전을 탐하다
고영규 지음 / 경향BP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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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한 관심은 늘 가지고 있지만 쉽게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논어'는 얼떨결에 읽었지만 '맹자'를 비롯해 고히 모셔놓고 있는 책들이 있는 상태인데

언제 마음을 독하고 먹고 책을 손에 들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고전을 소개한 책은 종종 읽어서 고전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데

고전을 소재로 한 책은 크게 고전 전체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하는 책과

고전 속의 중요한 문장들을 발췌하여 그 의미를 전하는 책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으로 중국의 대표 고전인 사서 삼경을 비롯하여

노자, 장자, 순자, 열자, 묵자, 한비자, 사기, 십팔사략 등 대부분의 고전 속에서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는 문장들을 뽑아내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전달한다.

'마음 다스리기', '사람 사귀기', '맥락 읽기', '세상 열기'의 네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어 보니

'삼십육계'에 나오는 '주위상'이나 '장자'의 '호접몽' 등 친숙한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은 들지만 정확히는 몰랐던 내용들이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짥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고전과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유는 고전들이 보통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 책은 고전 문장들의 의미를 풀어 해설해주는 것은 물론 그 현대적인 의미와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가르침도 담아내고 있어 고전에 대한 울렁증이 있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읽고 고전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게 해주었다.

문제는 읽을 때는 고전 속 문장들의 주옥같은 의미가 와닿고 배운대로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덮으면 금방 잊어버리고 책을 읽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고전도 역시 자기 것으로 완전히 소화를 해야 내 것이 되는 것이지

그냥 설렁설렁 읽어서는 제대로 마음의 영양분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고전과의 꾸준히 관계를 맺고 내 삶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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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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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다 보니 각종 단체에서 선정한 우수도서 목록이나

유명 인사들이 추천한 도서 목록에 늘 관심이 간다.

그 목록들이 나중에 읽을 책을 선택하는데 나름 도움이 되곤 하는데

어떨 때는 나완 전혀 취향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암튼 다른 사람들의 독서 취향을 엿보는 재미가 솔솔한데

이 책은 대놓고 가까이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빨간 책'에 얽힌 사연들을 얘기한다.

'빨간 책' 하면 왠지 음란하거나 불온서적이 아닐까 싶은데 꼭 그런 책들은 아니지만

보통 권장도서라 꼽을 수 없는 책들도 간간히 포함시켜 색다른 구성이라 할 수 있었다.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을 진행하고 있는 세 명의 라디오 피디가

자신들을 사춘기 소년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준 불온서적들과 이에 얽힌 사연들을 담은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이 소개하는 자기 인생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책들이 등장하곤 한다.

대표적인 책이 우노 고이이치로의 '황홀한 사춘기'와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월간 핫뮤직이 아닐까 싶은데, 앞의 두 책은 혈기왕성한 남자청소년들의 성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기에 나름 이해가 되었는데 월간 핫뮤직은 나도 한때 정기적으로 구입해서 봤기에

애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닌 데다 

팝 전문지도 없던 상황에서 팝을 즐겨 듣던 내겐 핫뮤직이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했는데

음악으로 먹고 살 생각을 했던 저자에겐 교과서와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소개한 책들 중에 내가 읽은 책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정도가 내가 읽은 책이어서

이 책들을 다룬 대목에서는 좀 더 공감이 갔다.

흥미로운 건 어떤 책에 얽힌 얘기를 하더라도 대부분 한 책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된 여러 책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나왔다.

질풍노도의 사춘기에 영향을 준 책들은 감수성에 영향을 주는 자극적인(?) 책들이거나 장래희망에

영향을 준 책들이 많은 반면 어른으로 성장에 도움이 된 책들은 세상을 비판적으로 다룬 책들이 많았다.

물이 100도에 끓듯이 사람도 100도에 끓는다는 최규석의 '100 ℃'나 정현웅의 '마루타',

실비아 플라스의 '아빠' 등은 쉽게 손이 안 갈 책이긴 하지만

내가 모른 채 살아왔던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잘 드러낸 책들이라 할 수 있었다.

만화책인 아다치 미츠루의 'H2'나 국내 장르문학를 대표하는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

시드니 셀던의 '최후 심판의 날의 음모'처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장르문학이나 만화 등도

다루고 있는 점에서 유연하고 폭 넓은 취향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세 명이 고른 책들임에도 왠지 한 사람이 고른 책인 것 같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구성상으로 세 명이 번갈아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선택한 책인지 의식하지 않고 보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아무래도 비슷한 성향이라 같이 책도 내고 방송도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런 책들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느낌을 가지는구나 하는 걸 몰래 엿보는 듯한 재미도 있고

어떤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준 책들에는 과연 어떤 책들이 있는지 알게 되는 재미도 솔솔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은 전형적인 고전들과는 좀 거리가 먼, 그야말로 사심이 가득 담긴 책들인 데다

세 명 모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로 보여 나와는 뭔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간접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빨간 책'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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