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차 - 산과 들을 마신다
이용성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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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일과를 시작하면서 마시는 차 한잔은

그날의 업무를 좌우할 정도로 몸과 맘에 편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주로 녹차 등 티백으로 된 제품만 이용해

진정한 차의 묘미를 제대로 느껴보진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연을 벗하며 살면서 야생초를 이용해

직접 야생초차를 만들어 마시는 저자의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야생초차를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오히려 식물도감이면서 에세이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이름은 알지만 직접 봐도 구별하지 못하는 야생초들과

이름도 본 적도 없는 야생초들과의 만남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실 요즘은 산과 들에서 야생초들과 만날 기회조차

쉽사리 만들기 어렵다. 물론 바쁘다는 핑계가 있긴 하지만

우리의 삶은 점차 자연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다.



저자는 야생초를 채취해서 만들고 보관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야생초차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따라 가면 우리나라 사계절의 야생초들을 대부분 만날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리고 어여쁜 야생초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야생초차도 각기 즐길 수 있는 계절이 다른 것처럼

잎, 줄기, 뿌리, 열매 등 차를 우려낼 부위도 각기 달랐다.

그만큼 각각의 용도가 다르고 그걸 대하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차맛의 깊이가 달라진다.

다도라는 말이 있듯이 차를 만들고 마시고 대접하는 것도

철학과 사상과 종교가 녹아있는 문화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차를 채취하고 만들고 보관하고 마시는 과정에 얽힌

저자의 사연은 그 어떤 에세이 못지 않게 맘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누구나 따뜻한 차 한잔을 함께 나눌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역시 정성이 담긴 차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차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연과 사람과의 교감을 회복하자는 게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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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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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비셰프라는 과학자에 대해선 이 책을 보기 전에 알지 못했다.

그의 이름도, 그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도 몰랐는데

시간의 정복자라는 책의 제목이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시간을 정복한다는 건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시중에 수많은 시테크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바로 사람들의 이런 열망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에 시간만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남녀, 빈부, 국적, 종교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하루, 한시간은 동일하다.

하지만 똑같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천차만별이다.

시간을 활용하는 게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류비셰프라는 인물이 과연 시간을 어떻게 정복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는 그만의 시간통계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든 시간을 계획적으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록과 통계를 내면서 끊임없이 확인하고 개선하였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시간에 대해 자신이 지배하는 삶을 살았기에

그는 다른 사람이 그냥 무의미하게 흘러보내는 짜투리 시간에도

독서 등을 통해 의미있게 활용하였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오직 연구 등으로만 소비된 삭막한 삶이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시간을 아껴 쓰면서도 문화생활도 누릴만큼 누렸다.

그리고 그가 남긴 논문은 과연 한 사람이 평생동안 할 수 있는 일일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양이었다.

역시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이 그런 결과를 가져 온 것 같다.

시간의 효율적인 활용의 예로는 머리가 맑은 오전 시간에는

주로 창의적인 업무를 하고 능률이 떨어질 때는 좀 더 즐길 수 있는

문화 생활(소설 등의 독서)을 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이 휴식시간이라

할 시간에도 독서 등으로 유용하게 보냈다.

 

또한 그는 매일 일기를 썼다. 그것도 26살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전쟁 중에도, 아들이 죽었을 때도 그는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

하지만 그의 일기는 보통 사람들의 일기와는 달랐다.

하루의 일상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는 보통의 일기와는 다른

그가 사용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었다.

기본적인 수면,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한 모든 일과를 분 단위로까지 기록한

그의 일기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마치 암호같았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의 기록이었다.

시간의 통계를 통해 자신의 하루를 반성함으로써

그 누구보다도 자신과 자신의 삶을 더 잘 이해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계획적인 삶은 정말 보통 사람을 넘어선 초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만약 한 우물만 팠다면 다윈, 파블로프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과학자 중의 한 명이 되었을 것 같다.

시간에 대한 그의 투철한 계획과 실천은 똑같은 시간을 부여받았음에도

그의 삶이 훨씬 더 가치있고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맨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상은 시간이 충분하면서도

킬링 타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모범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처럼 모든 시간을 기록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은 시간의 지배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훨씬 더 충만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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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회사 - 교양인을 위한 13가지 기독교 신앙 이야기
이성덕 지음 / 살림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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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이 아니지만 교양 수준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았던 책

하지만 크리스찬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좀 어려웠다.

역시 성경 등의 기본적인 지식이 전제가 되야 술술 읽을 수 있을 책이었다.

 

이 책은 기독교에서 대중적인 13가지 소재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성경, 사도신경의 형성, 부활절의 기원과 의미, 성탄절의 유래, 세례, 성만찬의 의미,

주일과 안식일의 차이, 주기도문의 유래와 의미, 십계명, 십일조, 교회의 직분, 성상 등

기독교와 관련해 일반인들도 쉽게 접하고 궁금해 할 소재들을 골라 설명하고 있는데

역시 어느 정도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있는 크리스찬이 아니고선

그다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컬러 사진을 많이 실어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것

주로 기독교와 관련한 인물화로 미술관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종교서일뿐만 아니라 미술서의 역할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역시 오늘날의 종교는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기독교도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따르는 종교지만

그에 대한 해석을 가지고는 여러 파로 갈라져서 통일된 해석을 내놓는데는

그리 성공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가 따로 없다.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신의 뜻을 명확히 알기는 어려운 것 같다.

 

개인적으론 중학교도 미션스쿨을 다녀서 강제적으로(?) 종교시간에

성경 공부도 하고 예배도 하고 그랬다.

대학교야 자기가 선택해서 가니깐 뭐라 할 수 없지만

선택권이 없고 추첨(일명 뻉뺑이)으로 가는 중고등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특정 종교를 교육시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종교를 안 믿는 사람들에겐 고통의 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종교단체들과 종교사학의 문제점이 바로

타 종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맹목적인 배타성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기독교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의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역시 비크리스찬으로서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겐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믿음이 없는 제3자의 시선으로는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종교가 아닌가 싶다.

가장 선교를 열심히 하는 기독교에서 자신들의 종교에 관해 이해시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얼마 전의 아프간 사태처럼 다른 사람들의 종교도 존중해주는 맘을 좀 더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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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상식사전 - 비범하고 기발하고 유쾌한 반전, 대한민국 1%를 위한 상식사전
롤프 브레드니히 지음, 이동준 옮김, 이관용 그림 / 보누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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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상식사전이라는 어찌 보면 너무 거창한 제목을 달고 있지만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내용이 많은데 저자가 인터넷 등을 이용해

나름 재밌는 얘기거리들을 수집해 놓은 책이라 그런 것 같다.

남녀, 인종, 종교, 국적 등을 소재로 한 유머 속에서 그냥 한 번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속에 숨은 진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어떤 집단의 특성을 희화화하거나 빈정거리는(?) 풍자적인 유머가 많았는데

공감이 가서 '맞아, 맞아'하는 경우도 있고 '이건 좀 아닌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위트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청량제이며

빡빡한 인간의 삶이 부드럽게 돌아가게 만드는 윤활유 같은 존재이다.

정곡을 콕 찌르며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촌철살인의 유머는

그 어떤 훌륭한 연설이나 문장과도 맞먹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 요즘 세상에서

재밌으면서도 메세지를 담은 위트나 유머는 상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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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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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에리히 프롬의 진지한 성찰이 담긴 책

제목만 보면 요즘 흔한 연애 기술(?)을 가르쳐 주는 책 같지만

그런 책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랑과 기술은 왠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 같다.

기술이란 단어가 주는 불순함(?) 때문에 순수해야 할 것 같은

사랑이 오염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일 것 같다.

하지만 에리히 프롬이 이 책에서 전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우리가 왜 그동안 사랑에 실패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먼저 사랑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생각부터 지적한다.

먼저 우리는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문제가 아닌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즉 자기가 사랑을 줄 생각은 안 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 못 만났을 뿐이라는 착각

즉 사랑의 대상만 나타나면 언제든지 사랑할 수 있다는 근거없은 믿음이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사랑에 빠지는 처음 그 순간과 사랑을 지속하는 과정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을 배워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다.

그가 제시하는 사랑에 대한 세가지 잘못된 생각은

대부분 사람들이 겪고 있는 오류이며 특히 나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랑을 받기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풍덩 사랑에 빠질 수 있음을

믿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에리히 프롬은 우리가 사랑을 원하는 이유를 분리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우리는 태아시절 어머니와 합일된 상태에 있다가

출생과 동시에 불안한 분리의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분리상태를 극복하고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합일을 추구하는데

진정한 합일상태를 이루는 방법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여러 유형을 제시하며

진정한 사랑의 기술과 그 실천에 대한 소중한 조언을 들려 주었다.



이 책은 마지막에 출간 50주년을 기념하여 에리히 프롬의 러브스토리를 들려 준다.

이 책을 읽으면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전문가(?)로 생각되지만

그도 수많은 사랑의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진정한 사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만 있으면 저절로 찾아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거란 나의 막연한 환상을 무참히 깨주었다.

사랑은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통해 사랑의 기술을 갈고 닦은 자에게만

허락되는 선물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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