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근처에 있는 제일서점이 폐점되었습니다. 책방이 완전히 문을 닫기 시작한 시점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중순 제일서점 옆에 있는 동양서점에서 책을 샀습니다. 그날 제일서점의 문도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봤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책들을 가지런히 진열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책방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 전혀 몰랐습니다.

 

간판만 덩그러니 남은 책방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책방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동양서점을 운영하는 어르신에게 제일서점의 근황을 여쭈어 봤습니다. 어르신은 제일서점 주인장님이 장사를 그만두었다고 짤막하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제일서점에 본격적으로 드나들기 시작한 지 겨우 1년 됐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책방과의 만남을 생각하면, 폐업 소식은 정말 충격적인 일입니다. 제일서점은 대구시청 주변의 헌책방들과 비교하면 꽤 많은 책을 보유했습니다. 책을 건물 3층까지 채울 정도였죠. 제일서점 건물 2층 창문에 적힌 모던북은 제일서점 주인장님이 운영한 온라인 헌책방 웹사이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일서점이라는 이름의 북코아 미니북샵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모던북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지만, 그 많던 도서 목록들이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모던북 운영을 그만두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홈페이지 상태를 봐서는 제일서점 주인장님이 온라인 헌책방 운영마저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코아 미니북샵 역시 모든 도서목록 정보가 삭제되어 있습니다.

 

저는 동양서점 어르신에게 제일서점이 문을 닫은 이유를 여쭈어 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런 말을 차마 꺼내기 싫었습니다. 동양서점 어르신은 연세가 많고, 한쪽 다리가 불편한 상태입니다. 혼자서 책 무더기를 옮기고, 정리하는 어르신이 존경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어르신이 더 이상 책방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동양서점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선 알라딘 중고서점을 찾는 바람에 헌책방의 소중함을 한동안 모르고 지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주는 허전한 마음이 어떤 건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헌책방에서의 시간이 아주 사소한 일상이라 할지라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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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mii 2016-10-18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네서점 문 닫는 건...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에요 ...가끔 저희동네 **문고를 드나들때마다 머리희끗한 사장님께 맘속으로 응원드려요

cyrus 2016-10-18 18:19   좋아요 0 | URL
동네서점이 처한 현실도 안타까워요.. ㅠㅠ

alummii님 같은 분이 많이 있어야 동네서점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6-10-1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동네서점 문 닫은지 오래됬어요.. 있는 서점에는 참고서와 학습서만...
정말 안타까워요~

cyrus 2016-10-18 18:27   좋아요 1 | URL
간판은 `서점`인데, 안에 들어가면 문구점인 곳이 많습니다. 정부의 도서정가제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0-18 18:52   좋아요 1 | URL
동네서점살린다고 정부 지원금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려면 속해있는 동네서점에서 구입하라고 하는데 도서정가제하면서 실제로 도서관 도서구입이 줄어버렸습니다. 도서관 구입도서도 10프로 할인이다보니 거의 절반정도 줄은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우리동네 서점은 이미 문구점내지는 참고서가 더 많은곳이고.. 동네 독점서점이기도 해서 가끔 이미 배부른 서점 대 배불리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ㅠㅠ
그렇다고 구입을 안 할수도 없고..

cyrus 2016-10-19 11:23   좋아요 0 | URL
정부가 서점 이용 횟수를 늘리는 정책을 내놓아하는데, 도서관 대출권수 확대 제도를 추진하더군요. 이러면 책 읽는 사람들이 신간도서를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제가 지금 도서관에서 신간도서를 빌려 보고 있습니다. ^^;;

fledgling 2016-10-18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에도 서점이 있어서 가봤는데요.(꽤큼) 베스트셀러 위주와 중고딩 참고서, 문제집이 가장 많더랬죠. 제가 찾는 책은 거의 없는 편... 동네서점을 살리기위해 구매하고 싶긴하지만(주문하면 될것 같지만) 저의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않아서 그냥 알라딘에서 삽니다. ㅠ지난 3월달쯤 추운 봄겨울에 간 이후로 안갔네요... 시급이나 나올런지 모르겠어요. 부부 두분이서 아침부터 출근해서 운영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핑계같지만 돈좀 벌면 정말 이용하려구요... 동네서점 살리기 시급한데...

cyrus 2016-10-18 18:31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서점의 암울한 현실을 생각해주고 싶어도 일단 우리들 사정 또한 여의치가 않습니다. ㅠㅠ

북프리쿠키 2016-10-1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만의 착각인 듯 싶어요
제 주위를 둘러봐도
책 읽는 사람이 거의 없네요

도서정가제가
동네서점 살린다더니
어찌된 일인가요~



cyrus 2016-10-18 18:32   좋아요 1 | URL
북플을 모르더라도 책을 읽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진짜 이러다가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만 남게 될 것 같습니다.

stella.K 2016-10-18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를 오프 서점에서 하고
온라인은 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
뭐든 대기업이 잠식하잖냐. 서점도 그짝이지 뭐.ㅠ

cyrus 2016-10-18 18:46   좋아요 1 | URL
심각한 점이 너무 많은데도 정부는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ㅠㅠ

아무 2016-10-1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 시장에 대형서점이 하나둘 뛰어드는 걸 보면서 큰일이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저도 주변에 헌책방이 없기도 하고, 편리 때문에 알라딘 중고를 자주 이용하지만..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출판 외적인 부분부터 개선이 돼야 하는데,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도서정가제(그것도 구멍이 많은)만 덜컥 실시한 후유증이 점점 커지는 듯 싶습니다..ㅠ

cyrus 2016-10-19 11:26   좋아요 0 | URL
동네서점뿐만 아니라 출판사 역시 도서정가제 이익을 못 받고 있어요. 정말로 어디부터 개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에서는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의 문제점을 보도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관심이 없습니다. 도서정가제를 발의한 최재천 의원은 침묵하고 있고요.

yureka01 2016-10-18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그 섭섭한 마음..

아마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섭섭한 마음..

소규모 서점의 숙명이라는 것이, 이 세대의 지성 등대가 꺼지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cyrus 2016-10-19 11:28   좋아요 1 | URL
지성의 등대,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헌책방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던 학생들에게 한 줄기 지식의 빛을 선사해주는 등대였습니다.

2016-10-19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10-20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사라지는군요. 쓸쓸하 사진도 그렇고 맘이 아프네요.

cyrus 2016-10-21 14:11   좋아요 0 | URL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직접 보고나서야 허전한 마음이 어떤 건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 전부터 몰래 북플에 접속해서 이웃님들의 글을 봤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태안에서 노느라 북플에 댓글을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북플은 데이터를 너무 많이 잡아먹습니다.

 

이웃님들의 글을 보다가 ‘솔불곰’이라는 낯선 회원의 닉네임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생전 처음 보는 회원의 닉네임을 발견하면 평소에 무슨 글을 쓰는지 확인합니다. 알고 보니 솔불곰님은 제 계정을 ‘팔로워’한 회원이었습니다. 솔불곰님의 북플 계정에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책이 ‘읽은 책’으로 입력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고나서 이 사람이 누군지 대번 알았습니다. 다이이몬드의 《총.균.쇠》가 자신의 애장도서라고 말하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면, 자기 서재에 댓글을 남겨 달라고 구걸하던 ‘부풀’이었습니다. 과거 닉네임으로 쓰던 댓글이 삭제되지 않은 이상, 닉네임을 변경해도 댓글 내용은 그래도 남아 있습니다. 솔불곰님이 과거 ‘부풀’이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했을 때 어떤 댓글을 남겼는지 보십시오. 저와 주고받은 댓글들은 지금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haesung/8352586)

 

 

 

 

 

 

 

 

 

 

 

 

 

 

 

 

 

 

저는 솔불곰님의 댓글에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제가 자기를 비하했다는 식의 내용으로 말도 안 되는 어그로를 끌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잠잠해지다가 솔불곰님이 ‘안뇽?’이라는 댓글을 달았어요. 저는 무시가 답이라는 생각에 그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솔불곰님은 올해 3월부터 쭉 제 계정을 ‘팔로워’한 상태였습니다. 어제 제 계정의 ‘팔로워’를 확인해보니까 솔불곰님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그 사람이 ‘팔로워’ 상태를 해제한 것이죠.

 

 

 

 

 

 

 

그렇지만 저는 솔불곰님이 부풀과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솔불곰님의 서재 이름이 ‘이동현님의 서재’인데, 부풀의 서재 이름도 ‘이동현님의 서재’였어요. 이동현이 제 친구의 이름이라서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이웃님들의 글에 친절하게 댓글을 남기는 솔불곰님의 태세 전환을 보니 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닉네임을 변경해서 착한 척 코스프레하는 그의 모습이 꼴불견입니다. 진짜 마음 같아서 이 글을 ‘전체 공개’하고 싶었습니다만, 서재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질까 봐 참았습니다. 만약 솔불곰님이 저나 이웃님들에게 허튼짓을 하면 그땐 가만히 두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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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18 17:44   좋아요 0 | URL
‘부풀’ 닉네임으로 썼던 글은 다 삭제되고 없어졌어요. 댓글로 반응해준 유일한 사람이 저뿐인데, 고맙게 생각하기는커녕 어그로를 시전했어요.

2016-10-18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18 18:14   좋아요 0 | URL
평소에 댓글을 많이 남기는 분들의 서재에 가서 친한 척하는 것 같습니다.

2016-10-18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18 18:17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중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이 무섭습니다.. ^^;;

블랑코 2016-10-1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네요. 전 유리 멘탈이라 저런 댓글 보면 삭제하고 잠수할 듯해요. ^^;

cyrus 2016-10-18 18:21   좋아요 1 | URL
저런 회원 만나면 가만히 있지 않고 도와드리겠습니다. 일단 만나면 캡처 사진 찍고 서재지기님에게 알려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새끼 한번 조지고 싶네요.. 글구 보니 어맛 !!!!! 내 글에도 남겼네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떻게 할까요 ?

cyrus 2016-10-18 18:24   좋아요 0 | URL
정말요? 와, 진짜.. ㅎㅎㅎ

솔불곰이 저만 유독 싫어하는군요.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10-1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글에도 남겼던데.. 그것도 글도 아니고 읽은책에... ㅎㅎ

cyrus 2016-10-18 18:28   좋아요 0 | URL
솔불곰, 진짜 너무하네요. 저만 따돌림 당한 기분이 들어요. ㅎㅎㅎ

북프리쿠키 2016-10-18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서운케 내한테는 안달아주고잉
솔불곰님 미워요ㅋㅋ

cyrus 2016-10-18 19:18   좋아요 0 | URL
요즘 이웃님들의 사랑을 받는 쿠키님을 무시하다니... 솔불곰 아재 너무 하시네요.

북프리쿠키 2016-10-18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곰발님과 솔불곰님 댓글 주고 받은거보고
배꼽 잡았네요~곰발님 돌직구에 수그리는 솔불곰님ㅋㅋㅋㅋ

cyrus 2016-10-18 20:00   좋아요 0 | URL
곰발님한테 한 번 물리면 꼼짝 못합니다.

제대로 활동? ㅋㅋㅋ 저렇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뻔뻔하게 반응하는 회원은 처음 봅니다.

AgalmA 2016-10-18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서재 문 닫고 갔던 결정적인 이유가 저 비슷한 스토커에 시달려서 돌아 버릴 거 같았거든요. 잡아서 처리하자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서재 문닫고 쉬어 버렸어요.
솔불곰은 귀여운 수준. 제 경우는 알라딘 외부 계정 만들어 알라딘 서재 음모론 조장해서 사람들 끌여 들이고 자기 불리한 상황되니 계정폭파하고 튀었죠. 아직도 여기 활동하고 있는 걸로 알아요. 이 글 볼 수도 있겠군요.
이 외에도 어떤 일이든 가능하겠죠.
저런 사람들 서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접근합니다. 저 말고도 이런 말 못할 일 당하신 분 계시던데요.
알라딘도 yes처럼 블랙리스트 기능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실명 계정 인증 절차를 만들던가. 너무 나이브한 시스템. Yes는 실명가입에 비밀글도 아예 못 달게 해놓았죠. 불편만큼 이런 일들은 없죠.
다른 쇼셜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개인적 얘기들은 서재에 안 올리시는 게 좋을 겁니다.

cyrus 2016-10-19 11:39   좋아요 0 | URL
제가 이 글을 전체 공개를 해서 문제 회원을 비난했으면, 앙심을 품은 문제 회원은 제2의 계정을 만들거나 비회원 계정으로 어그로를 끌 수 있습니다. Agalma님 말씀처럼 알라딘은 실명 계정 인증 절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알라딘은 중고서점 사업 확장에 매달려서 그런지 알라딘 내부의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북플 런칭 이후로 회원들의 수가 증가했을 겁니다. 그러면 악의적인 활동을 하는 회원도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회원이 복수 계정으로 만들어서 분탕질하지 않도록 실명 계정 인증 절차 도입이 정말 필요합니다.

2016-10-1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19 11:40   좋아요 1 | URL
솔불곰이 댓글을 많이 남기거나 회원 댓글이 많이 달린 회원의 서재에만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 조만간 ***님의 서재에 댓글을 남길 수도 있어요.

transient-guest 2016-10-20 0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또라이일정비율의 법칙이 알라딘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을 봅니다. 저는 서재활동 초기에 이상한 표현으로 비난형 댓글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는데, 깔끔하게 무시했습니다. 한번은 제가 낮게 평한 책에 대해 이 좋은 책을 그렇게 평가한 것에 대해서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초딩스런 글도 있었고, 영어랑 국문 섞어쓴다고 `잘난척`하냐는 식의 댓글도 있었습니다.ㅎㅎ

cyrus 2016-10-21 14:08   좋아요 0 | URL
비판하려면 본인 계정으로 떳떳하게 밝히면 받아주는 척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비판을 할 줄 모르고, 비난만 잘 하는 사람들은 비회원 계정으로 불만을 드러냅니다. 그냥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번 올재 클래식스 20차 세트 발간 소식이 조금 늦었습니다. 어젯밤에 ‘사단법인 올재’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문을 보고 알았습니다.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는 매 분기 4권씩 선보이곤 했는데요, 이번 20차 세트는 그 관례를 깨뜨리고 다섯 권으로 구성된 《열국지》를 펴냈습니다. 《열국지》를 단 한 번도 읽지 않은 관계로 책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을 긁어모으면서까지 《열국지》를 읽은 척하면서 소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열국지》 번역은 21세기 정경연구소 신동준 소장이 했습니다. 올재 클래식스 13차 《장자》, 14차 《춘추좌전》, 17차 《시경》 역시 신동준 소장이 번역했습니다. 종편 방송에 나와서 (우파) 시사 평론가 코스프레를 하는 신 소장은 좋아하지 않지만, 방대하고도 까다로운 동양 고전을 번역하는 신 소장의 노고는 인정합니다.

 

 

 

 

    

 

신 소장은 작년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그동안 번역한 고전들을 전자책(e-Book)으로 따로 펴내고 있습니다. 전자책 출판사는 ‘학오재’입니다. 신 소장은 항상 책의 머리말을 마무리할 때 ‘정릉 학오재(學吾齋)에서 신동준’이라고 씁니다. 아마도 학오재는 신 소장이 세운 1인 전자책 출판사로 추정됩니다. 이번 주 금요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선보이는 《열국지》가 벌써 전자책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사단법인 올재는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일정 기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신 소장이 번역한 고전은 이미 학오재 출판사의 전자책으로 판매되고 있는 터라 무료 전자책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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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6-10-18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아침에 올재에서 문자 받았네요.

글항아리 풍몽룡 아저씨 버전이 마음에 들던데.
어려서 만화로도 보고 책으로도 읽은 책인데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가지고 있는 책도 못 읽는 마당에 올재 버전
은 아무래도 패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나이 정도 먹었으면 이제 새 책은 고만 사고
가지고 있는 책을 다시 읽으라는 글을 바로 어제
읽었네요 ㅋㅋ

cyrus 2016-10-18 11:49   좋아요 1 | URL
저도 오늘 오전에 문자 받았습니다. 저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공지 문자가 판매일 2, 3일 전에 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판매일 1주 전에 문자 오곤 했었거든요. 판매일이 점점 다가올수록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ㅎㅎㅎ
 

 

 

 

 

 

 

 

 

 

 

 

 

 

 

 

 

 

 

인간이 행성 탐사를 위해 우주선을 쏘아 올린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행성탐사는 주로 금성과 화성에 집중돼왔다. 1977년 8월 20일 보이저 2호가 발사되었고 9월 1호가 우주를 향했다. 이 무인 탐사선에는 외계인과 만날 것에 대비해 ‘지구의 속삭임’이라는 타임캡슐 레코드가 들어있다. 내년 8월이면 보이저 1, 2호에 타임캡슐 레코드를 실어 보낸 지 40년이 된다. 보이저를 우주로 보냈던 칼 세이건이 지구 사진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렀던 게 벌써 20여 년 전이다. 보이저 1호의 카메라가 작동이 중지되기 전, 그 유명한 ‘창백한 푸른 점’ 사진을 찍었다. 보이저 1호는 더 이상 태양에너지에 의해 지배받지 않는 태양계의 먼 외딴 지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레코드에는 지구의 자연과 문명을 소개하는 115개의 이미지 그리고 파도, 천둥 및 동물의 울음 등 각종 자연의 소리를 담았고 55개국의 인사말도 녹음되어 있다. 바흐, 모차르트,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일본, 중국 등의 음악도 외계 생명체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담았다. 이 레코드는 망망한 우주를 떠다니다 혹시 만날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병 속에 든 편지’다. 생명체가 사는, 최소한 살 수 있는 환경을 지닌 행성의 존재 여부는 인간이 우주에 관심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랜 의문의 하나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로는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과 달리 행성은 항성의 빛을 받지 않는 이상 어둠 속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설령 빛을 받고 있다고 해도 지구와의 거리가 수천 광년 이상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아무리 좋은 성능의 천체망원경으로도 그 모습을 감지하기 어렵다.

 

 

좀 엉뚱하긴 하지만 《지구의 속삭임》은 하늘을 쳐다보며 사색하는 책이다.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던 1970년대에 세이건은 인간이 우주 유일의 문명을 가진 생명체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생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바로 ‘그리움’, 그리고 ‘고독’이다. 세이건은 인류에게 우주가 무엇인지, 우주에서 인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특히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의문 중 하나다. 이 질문에 여러 가지 대답이 존재할 수 있다. 종교에서도 대답하고 있다. 세이건은 가장 과학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대답했다. 그는 시끄럽고, 분주하고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인간을 ‘별의 자녀’라고 말했다. 인류는 명백히 우주의 산물이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137억년 전 대폭발 이후 수소와 헬륨이 뭉쳐져 1000억 개 이상의 은하가 만들어졌고 그 은하 속에서 각각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태어났다. 그 별 중 하나가 태양이고, 태양 주변에 생긴 행성 가운데 하나가 지구다.

 

우주는 무한하다. 무한이란 의미는 아주 미세한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끝없음. 즉 무한의 의미이다. 세이건은 우주에 우리를 외로움에 떨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존재가 있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무한한 우주, 검은 공간에 점점이 떠 있는 별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창백한 푸른 점’ 즉 지구이다. 우리는 그렇게 끝없이 넓은 우주의 한편에 놓인 창백한 점에 불과한 지구란 행성에 사는 존재일 뿐이다. 닐 암스트롱과 함께 달에 착륙한 버즈 올드린은 어느 인터뷰에서 달 착륙 순간 ‘장엄한 고독’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세이건의 두 번째 부인 린다 살츠먼 세이건은 지구인을 지구라는 섬에 좌초한 외로운 로빈슨 크루소로 비유했다.

 

 

우리는 지구라는 섬에 좌초한 로빈슨 크루소다. 창의적이고 꾀바르고 창조적이지만, 어쨌든 외톨이다. 혹시 별이 총총한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있을까 싶어서, 우리는 저멀리 수평선을 살핀다. 누군가와 접촉하고 싶은 바람에서, 막막한 공간 너머로 외쳐 본다.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여보세요, 거기 누가 없습니까?" 답이 없으면 어떡하지? 우리는 황야에 대고 외치는 것뿐일까? 우리가 우주에 내지른 외침이 우주 공간의 계곡에서 메아리칠 뿐 협곡 건너편의 누구에게도 가 닿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의 인사말만 들릴 것이다. 다정하고 진심 어린 그 소리가, 유리병에 떨어지는 동전 소리처럼 공허하게 메아리칠 것이다. (린다 살츠먼 세이건, 《지구의 속삭임》 174쪽)

 

 

광활한 우주에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는 건 고독한 상상이다. 보이저호의 우주 탐사는 인간이 고독한 상상에 해방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보이저호는 이 광막한 우주에서 얼마나 오래 날아가야 외계 생명체를 만날 수 있을까. 아마 못 만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레코드판에 수록된 정보의 수명은 10억 년은 된다고 하니, 그 사이에 외계 생명체를 만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인류가 멸종되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은 외계 생명체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보이저호의 우주 탐사가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만으로 따지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타임캡슐 레코드는 우리 눈과 머리로 새기기 힘든 우주와 인류의 조화가 함축된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이 우주와 인류의 조화가 바로 세이건이 강조했던 ‘코스모스(Cosmos)’이다. 타임캡슐 레코드 속에 담긴 메시지들은 지구적 관점이 아닌 우주적인 관점으로 지구 내부의 풍경을 바라봐야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지구에 관한 정보들이 우리의 일상사일 뿐만 아니라 우주와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식》의 저자 루이스 다트넬은 과학이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의 나열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알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371쪽)라고 말했다. 다트넬의 말은 내가 지금까지 보이저호의 ‘골든 레코드’를 ‘타임캡슐 레코드’로 명명한 이유의 근거를 받쳐준다. 《지구의 속삭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의 지적 유산’의 나열이 아니라 ‘어떻게 인류가 지적 존재가 되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인류가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현대 기술 문명을 구축한 것은 불과 지난 수백 년간의 일이다. 이러한 인류의 시대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그야말로 찰나적인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인류는 마치 기적과 같이 같은 행성에서 같은 시대에 함께 시작점에 놓여 있다. 먼 미래에 인류 문명이 진보할 것인지 현재로썬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인류는 이 소중한 행성에서 제 살길 찾느라 때때로 파괴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게 되면 보이저호가 우주 한가운데에 소멸되는 것보다 인류가 먼저 사라지는 일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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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4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한대의 우주 속에서 인간은 뭘 그리 욕심이 우주만큼 넓어서 여기서 서로와 싸우고 지지고 뽁고 하는지 참 어이없는 탐욕들이 많아요..딱하루만이라도 무기 내려놓고 서로 손이나 한번 잡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10-15 16:44   좋아요 1 | URL
탐욕이 많은 사람들은 지구를 인류 공동의 땅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이들을 비판하고 맞서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AgalmA 2016-10-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켑틱 3호 보면 우주로 보낸 메시지들은 혹 있을 위험을 대비해 외계인에게 탐지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골든 레코드의 진실은 뭘까요. 지구인의 자기 만족?

cyrus 2016-10-15 16:49   좋아요 0 | URL
《지구의 속삭임》의 역자 김명남 씨의 후기에 따르면 《스페이스 미션》이라는 책에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의 최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밝혔어요. 사실 《지구의 속삭임》이 70년대에 나온 책이라서 외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에 관한 최신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문헌이 되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스켑틱 3호도 참고해서 읽어봐야겠어요. ^^

페크pek0501 2016-10-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 우주 이런 것 생각하면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이상하게 생각되어요.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이상하고 말이죠.
달나라를 여행하는 시대가 와서 제가 갔다 온다면 저의 인생관, 가치관도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cyrus 2016-10-17 11:19   좋아요 0 | URL
우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요. ^^
 
친일과 망각
김용진.박중석.심인보 지음 / 다람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 강점기 35년에 비하면 해방 후 지금까지의 71년이 훨씬 긴 세월이다. 36년의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그 후의 71년은 더욱 뼈아프다. 친일청산 문제는 아직도 풀지 못한 우리의 숙제였다. 1948년 반민족행위처벌법을 근거로 반민특위가 구성돼 단죄활동이 이루어졌으나 2년 만에 흐지부지됐다. 친일파를 정권의 큰 축으로 삼았던 이승만 정권은 이 문제에 확고한 의지가 없었다. 친일 청산은커녕 친일파가 오히려 득세할 수 있었다. 그른 것이 옳은 것을 몰아냄으로써 가치 전도 현상을 초래해 우리 사회에서 민족과 국가보다는 오로지 개인의 영달을 위한 부정과 비리가 끊이지 않게 만들었다.

 

어느 사회나 이익집단은 있다. 개인이나 기업의 집합인 이들 이익집단은 일단 형성되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익집단은 지배 권력을 향해 조직적으로 타협, 협상 등의 방법을 통해 이익에 매진한다. 이익집단이 지나치게 많으면 그만큼 그 사회는 폐쇄적일 가능성이 높고 발전의 기회는 줄어든다. 문제는 그 이익집단의 형성 과정에 청산하지 못한 우리들의 부끄러운 과거가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다. 광복 이후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도 온갖 이익집단이 성쇠를 거듭했지만, 친일 인사들은 이후 새로운 이익집단들 속에서 이합집산을 반복했다.

 

376. 우리는 지금까지 이 숫자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 무슨 숫자일까? 기업인으로 활동하는 친일파 후손들의 숫자다. 탐사보도 전문 언론 뉴스타파는 1,177명의 친일파 후손들을 찾아내서 굳건한 인맥으로 형성된 기득권 세력의 실체를 조사했다. 친일파는 사라졌어도 그들의 후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내려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 반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가난은 숙명이 됐다. 친일파 후손들은 광복 후에도 최적의 교육환경을 누리면서 잘살고 있지만,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해방 후에도 배우기는커녕 빈곤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사회 지도층의 일부가 여전히 친일의 전력에서 문제가 되는 사회이다 보니 민중의 기득권 사회에 대한 냉소적 경향이 남아 있다. 명예, 부, 권위 등에 대해 존경하기보다 뭔가 구린 것이 그 배후에 있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의 눈길이 남아 있는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회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강력한 기득권의 주류로 자리 잡은 친일파 후손들의 힘은 참으로 막강하다. 그들을 따르는 추종자들의 힘도 무시 못 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아직도 색깔론, 민족 전체 책임론을 들먹이며 과거사 청산을 저지하려는 세력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일제와의 협력이 불가피했다거나 아니면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다소간 친일했다’는 식의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친일 세력 옹호론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친일파들은 대세에 영합해서 실리를 찾은 사람들이다. 대세를 따른 친일파들은 민족자치를 얻어낸다는 명목으로 일제에 협력해 수많은 아들, 딸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이게 바로 대세론자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대세론자들이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비열한 삶을 살아간다. 대세를 따르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세론의 영향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강자들을 향한 줄서기이다. 친일파의 권력에 기생한 자들도 대세를 따르면서 강자에 빌붙어 살아왔다. 친일파 청산 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 역시 대세론과 무관하지 않다. 대세를 좇는 이 나라의 많은 학자님이 친일파의 후손들을 친자식처럼 감싸주고, 공격을 가로막아주는 호위병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가질 것은 다 가진 그들에게 맞서 역사의 진실 하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현재의 과거사 청산은 어느 의미에선 어른과 아이의 싸움처럼 힘겨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일본의 태도를 볼 때마다 그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사죄를 요구할 당당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객관적이고 엄정한 친일청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친일파의 후손들은 고백의 성사를 보이지 않았다. 이준식 친일재산조상위 상임위원은 친일파 후손들이 선대의 친일 행적을 인정한다면, 비난 대신에 격려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넬슨 만델라는 흑백 자유 총선에서 승리한 후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인종차별의 역사를 청산했다. 먼저 진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면 사면을 했다. 만델라는 “진실 규명만이 과거를 편히 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죄보다 진실이 중요하다. 단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과 반성에 바탕을 둔 올바른 역사를 후손에 물려주어야 한다.

 

친일 세력 옹호론자들로부터 변명을 듣는 것은 관용의 낭비다. 그들의 궤변은 가치의 혼란이며 정의의 포기다. 그들은 옛날 일을 왜 끄집어 내냐고 반박한다. 과거사 청산운동은 결코 과거에 얽매이는 퇴행적 사고에서 추진되는 작업이 아니다. 과거를 따지는 것은 과거의 노예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정지 작업이다. 자랑스럽든 치욕적이든 역사의 진실 규명은 새로운 출발과 변화를 위한 선결조건이다. 이제 묻혀진 역사, 왜곡되고 감추어진 부끄러운 역사를 과감히 발굴하여 온전한 민족사로 복원해야만 한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어떤 사람의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그 사람이 걸어 온 자취를 거슬러 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의 미래 역시 그 사회의 역사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지난 역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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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6년이란 시간이 너무 길었죠..프랑스가 독일치하에서 비씨 정부에 가담한 자들을 철저히 응징한거랑 많이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cyrus 2016-10-14 14:15   좋아요 1 | URL
친일 청산 반대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의 사례를 인용하는 것조차 무시합니다.

transient-guest 2016-10-14 0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옹호론을 펼치는 부류는 크게 두 개로 보는데요, 하나는 조상이 직간접적으로 친일을 한 경우고, 또 하나는 남북대립의 이념전의 연장선상에서 이들과 loose하게 또는 아주 강고하게 함께 온 사람들 같습니다. 물론 둘 다 똥덩어리라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 합니다만, 후자의 부류가 좀더 고약한 것 같습니다.

cyrus 2016-10-14 14:19   좋아요 0 | URL
반민특위가 해체되기 전에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 청산 작업을 공산주의자의 계획으로 선전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색깔론을 내세우는 모습은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