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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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려는 게 아니라면 말과 글을 제대로 가리는 게 배운 사람의 도리다. 애써 말과 글을 깨우치는 목적이 그렇다. 어설픈 지식을 뽐내고자 함이 아니다. 사리를 제대로 분별하기 위함이다. 이제 학사 학위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만큼 배운 사람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 말과 글의 오용이 차고 넘쳐 외려 사람을 짐승보다 못하게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가장 저급하게 오용된 말과 글은 한마디로 ‘개소리(Bullshit)’라고 할 수 있겠다. 국어사전에서는 개소리를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을 저속하게 부르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형태와 소리는 글이고 말이겠으나 그것은 개 짖는 소리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철학자 해리 G. 프랭크퍼트(Harry Gordon Frankfurt)는 개소리와 거짓말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개소리가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 진지하게 분석한다. 그가 쓴 책 《개소리에 대하여》의 요점은 진리 또는 진실에 무관심한 사람일수록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정규재 TV’와 단독 인터뷰를 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사과에 대해서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냥 사과를 하면 안 된다. 그냥 잘못해도 버텨야 한다.”[1]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한 대통령에게 ‘잘못해도 버텨야 한다’라고 충고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순진하게 이 말 한마디를 믿고 있다. 그리고 검찰과 특검 수사로 밝혀진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모든 범죄행위를 부정했다. 모든 탄핵사유를 인정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촛불 민심 자체도 부정하고 나섰다.

 

 

“국민들께서 응원을 해주시는 것에 대해서 제가 힘들지만 그 힘이 납니다.”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2]

 

 

대통령이 자신을 응원해준다고 믿는 ‘국민’이란 누굴까? 설마 돈 받고 친박 집회에 모인 박사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2016년 11월부터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아무리 무너져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유일한 희망인 ‘콘크리트 보수층’이 건재해도 대다수 국민의 뜻을 철저히 무시하는 대통령의 인식은 문제가 있다. 특히 명절 인사는 아예 가관이었다. 석 달 동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사회가 혼란스럽고 경제마저 팍팍해서 국민은 분노하는데 대통령은 천하 태평한 소리를 했다. 이 판국에 국민의 ‘분노’를 한가하게 ‘걱정’과 ‘루머’로 치부해 버리는 상황인식은 정말이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정말 심각하게도 대통령은 현상을 분별해서 인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규재 주필은 대통령이 ‘여전히 총기가 있는 분’이라고 아부성 발언을 했는데, 그의 말은 거짓말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개소리’를 대단하게 받아들이거나 쉽게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 거짓말은 의도적으로 진실을 왜곡한다. 정 주필은 크게 떨어질 대로 떨어진 대통령의 인지도를 다시 올리기 위해서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직접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해서 크게 문제 삼고 싶지 않다. 다만, 대통령의 직무유기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정 주필의 태도가 훨씬 심각하다. 그는 대통령의 ‘개소리’를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개소리하는 사람이나 개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둘 다 공통으로 자기반성의 능력이 약하다.

 

프랭크퍼트는 사람들은 거짓말에 분노를 일으키거나 비판을 하는 반면에 개소리는 관대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사람들이 개소리를 거짓말보다 관대해지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것을 우리 독자들을 위한 연습문제로 남겨뒀다. 사실 나는 거짓말과 개소리를 구분하는 프랭크퍼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실에 무관심하거나 진실 앞에서 미적거리는 반응이 거짓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똥이니 된장인지 구분하는 아이들도 개념과 상식을 집에 놔둔 채 내뱉는 공인의 개소리에 분노할 줄 안다. 그래서 우리는 어이없고, 주먹을 부르는 개소리를 ‘망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 정치 분야에만 있겠는가. 양심을 저버리면서까지 불편한 진실 앞에 눈감은 언론인과 지식인들, 장병이 된 대한민국 청년들을 ‘나라의 아들’로 치켜세우면서 병들거나 다치면 온갖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회피하는 군대. 더 열거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1] [2] 다섯 가지로 추려본 박 대통령 인터뷰 ‘문제의 발언’ (JTBC, 2017년 1월 26일)

 

※ 글 제목의 유래 : “야!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링크 참고: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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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7-02-02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발 다음엔 말과 글을 바로 쓸 수 있는 사람이 국가 원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cyrus 2017-02-02 19:19   좋아요 0 | URL
말을 똑바로 하고, 글을 잘 쓰고, 이 언어들을 실천으로 잘 옮기는 국가 원수를 보고 싶습니다.

캐모마일 2017-02-02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제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였고 전에 한번 회원분의 서평을 읽고 넘어갔는데, 오늘은 가려운 등을 누가 긁어준 기분이 듭니다. 그만큼 제목과 서평에 공감이 가네요. 요즘 시국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개인적인 주변에서 왜 이렇게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아는 것인양 두루뭉술하게 말하고, 진짜 자기가 그렇게 믿어서 말하는건지 임시변통으로 둘러대는건지 사람들과 대화할 때 답답한 적이 많아서

캐모마일 2017-02-0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럴까 안타까웠습니다. 스스로도 많이 돌아보게 됐구요. 주제가 시국과 어울리고 개인적으로도 놀랐습니다. 좋은 서평 읽고 갑니다.

cyrus 2017-02-02 19:25   좋아요 2 | URL
캐모마일님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밖에 나가면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특히 정치나 페미니즘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 보면 답답한 사람들을 보게 되죠. 여기 온라인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진리를 알고 있는 것처럼 글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제가 잘못한 사실을 알린다면 그 잘못을 인정하여 바로 잡고 싶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런 대화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해피북 2017-02-02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순실이 억울하다며 고성을 지르는거나 아직까지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국민이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대통령이나 사람의 마음이란게 얼마나 단단하면 저렇게까지 버티고 할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요즘 어른들은 툭하면 최순실도 그렇게 뻔뻔하게 하고 사는데 너희는 왜 그렇게 못하니 좀 세상을 뻔뻔하게 살어 라는 말씀 자주하셔요. 그래서 우스겟소리로 모든 이야기는 순실이로 끝난다고 하죠. 무튼 저도 시원한 글 잘 읽고갑니다^~^

cyrus 2017-02-02 19:51   좋아요 0 | URL
더 웃긴 건 여자 배구 선수가 올스타전에서 최순실 패러디했다고 그녀를 ‘좌빨‘이라고 비난한 사람들입니다. 그 선수는 최순실 패러디를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올스타전을 주관한 배구연맹이 선수에게 하라고 지시했을 뿐입니다. 그냥 웃고 넘기면 될 일을 이념의 색안경으로 보는 사람들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개소리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

2017-02-02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2-02 19:59   좋아요 0 | URL
둘 다 나쁘지만, 그래도 가장 나쁘고 위험한 부류가 후자입니다. 기회주의자들입니다.

꼬마요정 2017-02-0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철판입니다. 반성하고 자중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한 푼어치의 동정도 아깝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인 줄도 몰랐습니다ㅠㅠ

cyrus 2017-02-03 12:33   좋아요 0 | URL
네. 죗값을 받아도 용서하고 싶지 않습니다.

레삭매냐 2017-02-03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지부조화와 자기합리화를 원없이 보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요.

비정상이 정상을 대신하는 현실이 초현실적입니다 정말로.

cyrus 2017-02-03 17:28   좋아요 0 | URL
비정상적인 생각과 언행을 하는 지도자를 여전히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초현실적입니다. 가면 갈수록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주 친밀한 폭력 -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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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역에서 지금도 10분에 한 명꼴로 매 맞는 아내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넓은 의미의 ‘아내 폭력’ 즉 언어와 정서적 폭력(욕설, 혐오 발언, 위협 등), 성적 학대까지 포함할 경우 더 커지리라 생각된다. ‘아내 폭력’의 문제를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결국 ‘아내 폭력’에 대한 우리의 안일한 생각이 폭력의 악순환을 더욱 부추기기 때문이다.

 

흔히 폭력을 쓰는 남편은 심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정 폭력 전문가들은 남편이 분노의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해 자신의 좌절감과 스트레스를 손쉬운 가족 구성원에게로 향한다고 주장한다. 만만한 대상을 찾아 그 대상에게 자신의 상처(분노나 좌절감)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내 폭력’은 단순히 분노조절 능력 결여로 생기는 형태가 아니다. 남편은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가장으로서의 권력과 통제의 힘을 드러내겠다는 무의식적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편은 자신이 가정 내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폭력 남편은 자신의 행동이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지 못한다. 폭력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일은 아내를 통제하기 위한 가부장제의 의무다.

 

폭력 남편을 처벌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로서의 인권 보호에 대한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고소당한 ‘아내 폭력’ 가해자들의 입장은 이렇다. 아내를 때리지 못하게 하는 법의 개입이 가정을 파괴할 수 있고, 남편의 권리를 무시한다. ‘아내 폭력’뿐만 아니라 성폭력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고, 왜 가해자의 입장(또는 인권)을 존중하는 이유는 뭘까? ‘아내 폭력’을 피해 정도가 심한 ‘부부싸움’으로 인식하면, 남편 폭력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심정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내 폭력’을 “아내가 맞아도 싸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가장인 남편이 가정을 다스리는 차원에서 어쩌다 폭력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남편의 폭력으로 사망하는 아내들이 있다. 그녀들의 죽음이 어쩌다 일어난 과실치사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내들은 죽음의 위협 속에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피해 아내들은 폭력이 두려워 남편의 비위를 최대한 맞추려 한다. 자신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무력감, 짓밟힌 자존심, 자녀들 앞에서의 수치감 등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한다.

 

피해 아내들이 폭력 남편과의 이혼을 망설이는 가장 주된 이유가 ‘자녀 문제’이다. 아이들로부터 아버지를 빼앗는다는 죄의식과 아이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때리는 남편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정희진은 남편에게 맞고 사는 아내 자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체면 문화’가 ‘아내 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이혼하는 여성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선입견이 차츰 사라지고 있으나 여전히 ‘아내 폭력’으로 이혼하는 여성에 향한 선입견은 피해 아내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혼 뒤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가정을 파탄하게 한 여성’으로 비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아내 폭력’의 실태는 가부장제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반영한다. 남편이 가장으로서 모든 식솔을 통제하고, 그 가장의 권위에 도전할 때 가차 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일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은폐된다. 여성의 몸이 남성의 소유라는 인식 때문에 여성 폭력은 범죄로 인식되기 어려웠다. ‘아내 폭력’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고통 그 자체로 감싸 안지 못하고, 아내로서의 자격상실 문제로 받아들이는 논리 속에 함축된 의미는 위험하다. 혈연 및 부계 중심의 가족에 익숙한 사람들은 가정의 외형의 틀이 유지되면 가정을 지키는 것이고, 그 틀을 해체하는 것이 가정파괴라고 믿는다. 가정 유지가 여성으로서의 인권이 폭력에 희생된 아픔보다 우선해도 좋다는 것을 은연중에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가정은 일상생활을 오랫동안 같이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나 힘이 미치기 어려운 그 공간이 폭력적일 때 개인이 받는 상처는 더 깊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만들고 지켜야 할 가정은 육체적 · 정신적으로 폭력적이지 않고 가족 구성원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다. 평화로운 가정을 만드는 데 기여한 아내를 상처 입히고, 그 가정마저 파탄시킨 남편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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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2-01 2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일 찌질한 놈이 자기 와이프에게 폭력 쓰는 놈입니다.그런 놈은 또 강자에겐 비굴하게 굴거든요.

cyrus 2017-02-02 10:1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아내를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도 싫습니다. 이런 사람은 아내가 자신을 타일러도 크게 언짢아합니다.

푸른희망 2017-02-02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에서 읽다가 일단 멈추고 집에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폭력이 왜 자꾸 반복될까요?

cyrus 2017-02-03 12:36   좋아요 0 | URL
‘가정폭력‘ 문제를 아내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인식이 사라져야 합니다. 가해자와 제3자가 피해자에게만 폭력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면 법적 처벌이 약해집니다. 그래서 ‘가정 폭력‘이 비일비재합니다.
 

 

 

어제 알라딘 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있었습니다. 책을 검색하는 데 로딩 시간이 좀 오래 걸렸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류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 날 바로 고객센터에 문의했는데요, 알라딘 고객센터 측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센터 직원이 접속 장애의 원인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설 연휴 이후로 사이트에 접속한 방문자 수가 갑자기 많아지는 바람에 기존의 서버가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알라딘 서버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글 쓰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새로 알게 된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글수레라는 중고 책 전문 서점입니다. 서점 이름이 정말 예쁩니다. 태전삼거리를 지나 운전면허시험장사거리에 가면 서점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중고 책이라는 글자가 적힌 간판이 보입니다. 문 앞에 소포로 포장된 책들이 놓여 있습니다. 손님들이 주문한 책들입니다. 서점에 전화해서 원하는 책이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아동용 전집 같은 양이 많은 책을 팔 때 직접 가지고 오는 것보다 서점 사장님에게 전화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러면 사장님이 직접 방문하여 그 자리에서 책을 매입합니다.

 

서점 안에 들어가면 왼쪽에 아동용 도서가, 오른쪽에 성인 독자들을 위한 단행본이 꽂혀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대구 글수레를 검색하면, ‘글수레를 소개한 블로거의 글을 볼 수 있는데요, 서점 내부 전체를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책 상태는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책에 낙서가 있는 경우, 사장님은 작은 포스트잇 종이에 낙서가 있다는 사실을 적어 책 표지에 붙입니다. 이 정도면 알라딘 중고매장 뺨치는 수준입니다. 알라딘 중고매장에 팔기 힘들어 보이는 책도 몇 권 보였습니다. 이곳에 책을 팔아본 적이 없어서 서점 사장님의 매입 기준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책 상태가 비교적 좋으면, 출간연도가 꽤 오래된 책도 매입할 것 같습니다.

 

 

 

 

두 시간 동안 서점을 이리저리 둘러본 결과, 사고 싶은 책이 열 권 넘었습니다. 그중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들을 골랐습니다. 헌책방이나 중고 책 서점에 가면 책을 고르는 우선 조건이 구하기 힘든 절판본입니다. 이곳에 제가 원하는 책들이 몇 권 발견했지만, 가격이 정가보다 비싸게 매겨져 있어서 아쉬운 입맛만 다셨습니다. 참고로, 서점에 법정 스님의 책 두 권 있었습니다. 두 권 모두 이미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권은 만 원 조금 넘었고, 다른 한 권은 만 원 이하의 가격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비싼 편은 아닙니다.

 

 

 

 

 

 

 

 

서점 출입문 오른쪽, 사장님이 앉아있는 계산대 위에 명함이 놓여 있습니다. 책을 파실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서점에 방문할 때 명함을 꼭 챙기세요. 서점 영업 종료 시간은 오후 9시입니다.

 

 

 

 

 

 

어제 글수레에서 구입한 책들입니다. 예상보다 좋은 수확이었습니다. 네 권 모두 합한 구매 가격은 15,400원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문학평론가 조르주 풀레(Georges Poulet)프루스트적 공간과 존재의 변증법(동인, 1994)의 발견은 의외였습니다. 이 책은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심지어 네이버 책 정보에도 없습니다. 이 책은 프루스트적 공간존재의 변증법이라고 역자가 이름 붙인 발췌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프루스트적 공간1963년에 발표된 ‘L'Espace proustien’를 완역한 것이고, 존재의 변증법은 'Études sur le temps humain'의 표제 프루스트’를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

 

장 뤽 다발의 사진예술의 역사(미진사, 1991)는 낙서가 조금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고르니까 사장님이 책에 낙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알라딘에는 초판 출간 연도가 1999년으로 되어 있는데요, ‘1991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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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2-0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스펙트럼 시리즈 또 한 권 겟~ 하셨네요^^
조르주 풀레 책은 저도 보고 싶네요. 웬만한 도서관에도 없는! 정말 득템~ 지만지에서 나온 조르주 풀레 <비평적 의식>도 읽어볼 만한 책이겠더군요.
80년대야 그렇다치고 90년대 책도 희귀책에 들어가는 건 한국 출판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cyrus 2017-02-01 16:40   좋아요 0 | URL
운이 좋았어요. 서점에 문지 스펙트럼 두 권이 있었습니다. 모옌의 <붉은 수수밭>과 발레리의 <말레르메를 만나다>였습니다. 원래 두 권을 살려고 했었는데, 모옌의 소설이 완역본으로 나왔기 때문에 발레리의 책만 구입했습니다. 발레리의 책을 읽기 위해서 문지에 나온 말라르메의 <시집>도 사야할 판입니다. ㅎㅎㅎ

교보문고나 예스24는 검색되지 않은 책을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거로 압니다. 알라딘도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었는데, 미등록 도서라서 ‘마이리뷰’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

2017-02-01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2-01 16:45   좋아요 0 | URL
어제 알라딘 웹사이트는 먹통이었고, 북플은 아무 문제없었던 점이 불만스러웠습니다. 고객샌터 직원이 어제 저녁에 서버량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원 상태로 복구된 것 같습니다. 사실 명절 기간에도 알라딘 서버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특히 모바일로 ‘알라딘 중고 매장’에 책을 검색했는데, 특정 지역 매장에 판매되는 책만 찾는 기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오류 현상 때문에 데이터가 날라갔습니다... ^^;;

stella.K 2017-02-0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로 그 책이 있는지 알아 볼 수도 있다니 아날로그적이네. 칠판 입간판도 그렇고. 구석을 살피는 거 보니 역시 헌책방 고수네.^^

cyrus 2017-02-01 16:47   좋아요 0 | URL
일요일에 심심해서 ‘대구 헌책방’으로 검색하니까 글수레 서점을 방문한 블로거의 글 세 편을 발견했어요. 첫 번째 글이 작년 10월에 작성되었으니까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

:Dora 2017-02-0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틀비가 되고 싶다.. ㅡㅡ;˝

cyrus 2017-02-01 20:22   좋아요 0 | URL
가끔 바틀비처럼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7-02-0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저자의 모르는 책들이라 어렵게만 보입니다ㅎㅎ 역시 헌책방 고수, 책 고수시군요! 좋은책 발견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cyrus 2017-02-01 20:28   좋아요 0 | URL
운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독서 문화가 빈약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애서가 선배들이 아니었으면 헌책방을 방문하면서 책 사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분들이 남긴 기록들, 리뷰나 헌책방 방문기 같은 글들을 보면서 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유익한 정보는 널리 알리면서 공유해야 합니다. ^^

2017-02-2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뿔레의 변증법 책은 저도 논문때문에 구하려고 했던 책인데 어디에도 없더군요. ㅜㅜ

cyrus 2017-02-28 13:08   좋아요 0 | URL
문학 관련 분야를 공부하셨군요. 원서마저 구하기 힘들어요.
 

 

 

 

사회에 어떤 이슈가 생기고 새로운 관심사가 생길 때마다 유행하는 것이 패러디다. 패러디는 가장 보편적인 표현의 방식이다.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유머로서의 패러디가 아니라, 패러디에 대한 추가적인 패러디나 대응 표현을 하거나, 패러디 속에서 메시지를 읽어내는 진지한 반응도 보인다. 패러디를 통한 풍자와 우회적 표현으로 원래 사실적 내용에 담긴 길고 딱딱하고 어려운 얘기도 재미있고 쉽게 표현할 수 있다. 이제 누구나 패러디 컨텐츠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고, 패러디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물론 패러디가 때론 악의적이거나 인신공격적일 수도 있다.

 

 

 

 

 

이번 주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풍자 그림 『더러운 잠』 국회 전시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솔직히 알라디너 누군가가 이 주제에 대한 글을 쓰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직까진 풍자 그림 논란에 관한 글을 보지 못했다. ‘서재통합검색’으로 ‘표창원’, ‘더러운 잠’을 입력해 봐도 관련 글이 나오지 않는 거로 봐서는 글을 쓴 사람이 없는 듯하다. 이번 해프닝은 ‘표현의 자유’, ‘여성 혐오’가 겹쳐 있어서 풍자 그림이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분별 있게 판가름하기 어렵다.

 

 

 

 

 

 

 

 

 

 

 

 

 

 

 

 

 

 

나는 『더러운 잠』 그림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에 풍자는 가득했으나 해학이 눈곱만큼 보이지 않았다. 풍자는 기성문화의 정통성과 근엄함을 비웃으면서 폭로하는 방법이라면, 해학은 다양한 표현 수단을 통해 사람을 웃게 하여 편안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예리한 풍자로 해학 넘치는 비판의식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다. 『더러운 잠』 원작자는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를 패러디하여 통렬한 풍자나 해학, 파격을 담아내려고 했으나 그 지나친 패기가 독이 되고 말았다. 아시다시피 『올랭피아』는 전시 당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작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알라딘 서재에서 『올랭피아』를 언급한 글을 참 많이도 썼다.

 

* [음란과 예술 사이] 2011년 8월 3일 작성

* [근대회화의 혁명을 알린 진정한 선구자, 마네] 2012년 12월 27일 작성

* [그녀도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2014년 5월 26일 작성

* [마네가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본 순간] 2015년 5월 6일 작성

* [《세계 명화 백선》 계몽사(1989년 중판)] 2015년 5월 10일 작성

* [고양이가 만만하니?] 2016년 4월 12일 작성

 

 

 

 

 

 

 

 

 

 

 

 

 

 

 

 

 

 

 

 

 

『올랭피아』는 전시장을 찾는 남성 관객들의 관음증적인 욕구를 충족시킨 누드화의 전통에 반기를 든 그림이다. 남성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누드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 모델은 수줍은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의 신체 일부를 가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마네가 묘사한 벌거벗은 매춘부는 액자 밖에서 자신을 훔쳐보는 남성 관객들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남성 관객들은 자신의 관음증적 시선이 들켰다는 생각에 화풀이하는 식으로 마네의 그림을 조롱했다. ‘이게 그림이냐? 이러려고 전시장을 찾았나 자괴감이 든다’

 

 

 

 

 

 

 

 

 

 

 

 

 

 

 

 

 

 

 

 

 

하지만 『올랭피아』가 수동적인 여성이 그려진 누드화 표현을 거부한 혁신적인 그림이라고 해서 남성 중심적인 관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마네는 침대에 누운 벌거벗은 주인공을 신성한 비너스 대신 매춘부로 바꿨을 뿐이다. 『올랭피아』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파리를 뒤흔들었던 충격의 진동은 이제 전설처럼 회자하는 옛이야기일 뿐이다. 충격의 진동이 사라진 지 수백 년이 지났고, 그 파격적인 아우라가 시들시들해졌다. 『올랭피아』를 처음 본 파리의 남성들은 아우라에 흥분했겠지만, 원작을 복제한 이미지로 접한 오늘날의 남성들은 아우라를 느낄 수 없다. 아우라가 상실된 『올랭피아』는 애석하게도 ‘관찰자로서의 남성’을 위한 구경거리가 되었다. 매춘부와 꽃다발을 들고 있는 흑인 하녀의 대조적인 구도는 남성의 사랑을 원하는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벨 훅스 같은 제3세계 페미니스트는 흑인 하녀의 표정에서 흑인이자 여성이 겪은 인종적 · 성적 불평등의 이중적 고통을 읽었을 것이다.

 

 

 

 

 

 

그림 오른쪽 구석에 관객들을 노려보는 검은 고양이가 있다. 바짝 올라간 고양이의 꼬리는 ‘팔루스(Phallus)’다. 오늘까지도 이 고양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은밀한 본성을 숨긴 채 근엄한 척하는 파리의 신사들을 도발하는 의미(가운뎃손가락을 내밀 때 하는 욕설 ‘Fuck you!’을 떠올려보시라)일 수 있고, 벌거벗은 매춘부조차 피할 수 없는 남근중심주의의 상징으로 볼 수도 있다. 여성을 남성 시선의 수동적 대상으로 만드는 남성 중심의 권력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아무튼, 여성중심주의의 시선으로 『올랭피아』를 바라보면 남성으로부터 완전히 갇힌 여성성이 보인다. 그래서 이런 원작을 패러디한 『더러운 잠』은 ‘더러운 풍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표정이 한편으론 남자들 앞에 수줍은 척해야 했던 누드모델의 표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검은 고양이를 다른 대상으로 가리든지 아니면 없애야 했다. 원작에 있는 고양이를 그대로 옮긴 것은 『더러운 잠』 원작자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어쩌면 원작자는 패러디에 나타난 고양이를 박근혜와 최태민 목사의 부적절한 관계로 해석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다만 사실적 근거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불확실한 루머가 패러디 소재로 사용되면 도리어 풍자와 해학의 맛을 떨어뜨린다. 혹자는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 확대하여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옳은 말이다. 표현의 자유가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도 원론적으로는 맞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따지자면, 해학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더러운 잠』은 인식공격에 가까운 그림이 되었고, 표 의원 가족을 악의적으로 묘사한 ‘질 나쁜 패러디’까지 나오고 말았다. 그림 하나가 서로 비난을 일삼는 정치적 갈등의 불을 지른 것이다. 사실적 근거에 기초하고 공익에 도움 되는 패러디라면 법적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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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1-26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패러디가 잘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굳이 <올랭피아>로 패러디를 하겠다면 저 그림에서 박근혜와 최순실의 위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순실이 그 뻔뻔한 얼굴로 침대 위에 눕고 흑인 하녀 자리에 박근혜가 있어야죠. 웃기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오히려 저 사특한 무리에 공격의 빌미만 준... 그런 헤프닝 아니었나 싶습니다.

cyrus 2017-01-26 17:28   좋아요 0 | URL
하필 이 해프닝 생긴 이후에 최순실은 끌려갈 때 개소리하고, 권한 정지된 대통령은 인터넷 녹화 방송에서 나와서 개소리하고... 이번 주에 별 희한한 장면 다 봅니다... ^^;;

yureka01 2017-01-26 16: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더군요.
문제는 풍자의 장소가 국회 로비였으니 풍자의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더군요.
결국 얼마나 좋은 빌미꺼리를 제공한 셈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차라리 저 풍자화가 겔거리에 걸렸더라면 모를까...풍자적 장소의 오류는 있다고 보여지더군요.

표의원은 그림내용은 모르고 단지 전시를 도왔다고 하던데요.
모르고 도운 것도 문제였죠.
괜히 끍어 부스럼 만들었던 건 아닌가 싶어요.

웃자고 내걸었을지는 모르나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불쾌하게 볼 것이 너무나도 뻔한 상황인 형국입니다.

cyrus 2017-01-26 17:33   좋아요 1 | URL
제 생각에는 문제의 그림이 국회 로비가 아닌 다른 곳에 전시됐어도 친박근혜 세력은 인신 공격이라고 비난했을 겁니다. 대통령이 심한 모욕을 받을 정도로 불리한 코너에 몰려 있다는 뉘앙스를 주면서 탄핵 심판을 피하고, 나이 든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거죠. 애초에 그림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촛불집회 때 시민들이 준비한 패러디가 좋았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1-27 00: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규재 인터뷰중 ‘더러운 잠‘ 에 대해 ‘여성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었을 것‘ 이라는 박근혜의 대답을 보며
왜 이 문제를 여성 비하. 여성 혐오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지 화가 났습니다

새누리. 바른정당 여성 의원들이 표창원 의원을 윤리위 제소 한다고 하던데, 그들이 분노했어야 했던 시점은 새누리 의원들의 끊임없었던 성추행. 성희롱 사건들이 일어났을때. 그때 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01-26 17:38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아주 예리한 지적입니다. 지금 표 의원을 비난하는 정치인들은 진심으로 페미니즘을 이해하면서 문제 삼는 것이 아닐 겁니다. 정치적 역공을 위해서 ‘여성 혐오’ 프레임을 잠시 끌어들인 것뿐입니다. 나와같다면님이 말씀하신대로 정작 남성 정치인의 불미스러운 일에 침묵한 새누리당 여성 정치인들의 태도는 문제 있습니다.

yureka01 2017-01-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즐거운 연휴 되시라는 인삿말 못남겼네요..ㅎㅎㅎ새해 복많이 만나시길~~~

cyrus 2017-01-26 17:41   좋아요 1 | URL
유레카님도 설 연휴 잘 보내세요. 사실 유레카님은 따로 전화로 설 인사드리려고 생각했었습니다. ㅎㅎㅎㅎ

stella.K 2017-01-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표창원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그러나 했더니
여기서 풀렸네. 표창원은 교수했을 때가 그나마 좀 났었는데
그놈의 국회라는 곳이 뭐길래 사람이 저리 엉덩이에서 뿔이나는 짓을
하는 걸까 싶기도 해.

cyrus 2017-01-26 19:31   좋아요 0 | URL
표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 두 번이나 이미지 타격을 입었어요. 첫 번째 경우는 장제원 의원과의 말다툼. 좋게 넘어갔는데, 그림 때문에 또.. ^^;;

2017-01-2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26 19:33   좋아요 0 | URL
시도는 좋았는데, 너무 많은 걸 담으려다가 역효과만 생겼어요. 이번 해프닝을 기점으로 친 박근혜 세력들 기 좀 살았을 겁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7-01-2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러디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패러디를 잘 하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요~ 좀 안타깝더군요.. 몰라서 조심하는것이 아닌데.. 괜히 빌미만 준듯 해서..
어지간한 사람들이어야 말이죠...

연휴 잘 보내세요~^^ 새해복도 많이 받으시고요~^^

cyrus 2017-01-26 20:03   좋아요 0 | URL
원작과 분위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면 웃음을 주기는커녕 불쾌감을 유발합니다. 저도 재미를 주려고 글 쓸 때 패러디를 시도하는데요, 신중하게 생각하고 해야할지 말지 판단해야겠어요.

행복하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우민(愚民)ngs01 2017-01-2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을 떠나서 하나같이 정치라는 곳에 들어서면
비정상적으로 이성을 잃게 되는 곳인 것 같아
안타깝네요...
강석훈교수도 부역자 노릇을 하고 있으니...

cyrus 2017-01-26 20:06   좋아요 0 | URL
정말 정치인은 극한직업입니다. 잘 해도 욕 먹고, 못해도 욕 먹는. 정치인들이 뭘하던 욕 먹을 거로 당연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생각이나 언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 ^^;;

레삭매냐 2017-01-26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법을 유린한 이들이 법 타령을 하는
전도와 일탈의 시대에 달 대신 손가락을 보라는
선전이 여전히 먹힌다는 사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cyrus 2017-01-28 08:17   좋아요 0 | URL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은 자신이 불리할 때 ‘민주주의‘를 찾습니다. 화가 나는 일입니다.
 
반기문과의 대화 -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하여
톰 플레이트 지음, 이은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리더십을 보게 되면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토머스 모어가 오버랩 된다. 반 총장은 개인으로서의 삶보다는 공무가 우선이며 솔직하고 정직한 청렴한 공직자 이미지다.

 

(《반기문과의 대화》 독자 서평, http://blog.aladin.co.kr/haesung/6611173)

 

 

2013년에 펴낸 톰 플레이트의 《반기문과의 대화》 독자 서평 일부입니다. (2013년에 나온 책은 ‘구판’이고, 작년 9월에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제가 읽은 건 구판입니다) 서평을 작성한 독자는 이 책에 최고 평점인 별 다섯 개를 부여했습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이라서 반 전 총장에 향한 찬사로 일관했습니다. 서평 작성자는 토머스 모어의 고뇌를 소재로 한 영화 『사계절의 사나이』를 언급하면서 반 전 총장을 토머스 모어와 동등한 인물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정직하고 청렴한 공직자로 치켜세웠습니다. 서평 작성자는 요즘 반 전 총장의 행보를 지켜볼 때마다 이불킥 할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을 겁니다.

 

 

 

 

 

서평 작성자는 무슨 약을 했기에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어딜 감히 반 전 총장을 모어의 숭고한 인격에 비비려고 합니까? 이 문제의 서평은 ‘좋아요’ 1개 받았습니다. 댓글이 한 개도 없어요. 서평 작성자 입장에서는 천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반 전 총장을 찬양하는 글이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무수히 달리지 않은 게 신기합니다. 그러나 이 불편한 진실도 언젠가는 수면 위에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을 서평 작성자는 과거에 썼던 찬사 일색의 서평을 삭제하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 서평을 조용히 삭제한다고 해서 자신의 오판이 완전히 깨끗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일이 부끄러워서 숨기는 비겁한 자세에 가깝습니다. 서평 작성자는 과거에 좋게 봤던 책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때 보지 못했던 책의 단점 혹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없는 문제점이 보입니다. 양심 있는 서평 작성자는 찬사 일색의 서평을 썼던 사실을 인정하고, 내가 저지른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솔직하게 고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엄격한 자기 수양의 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자기 수양의 글쓰기는 결점이 많은 자신에게 말 거는 동시에 (서평을 읽는)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아까부터 저는 반 전 총장에게 찬사를 보낸 2013년의 ‘나’에게 말 걸고 있었습니다. 2013년의 ‘나’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서 최근에 《반기문과의 대화》를 펼쳐봤고, 예전에 썼던 서평도 다시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평을 보는 내내 민망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그땐 제가 반 전 총장을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또 ‘출판사에서 받은 책’이라는 이유로 반 전 총장의 말과 생각에 대해 반론을 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옛날에 썼던 글들은 부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그중에 2013년에 썼던 《반기문과의 대화》 서평은 최악의 흑역사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 전 총장은 왜 UN 결의안을 무시하면서까지 대선에 출마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UN 결의안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총장직 퇴임 직후에 어떤 정계 공직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대선 출마 의사를 끝까지 철회하지 않는 반 전 총장의 행보를 보고 있을 톰 플레이트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톰 플레이트 :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치고 나면 반기문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거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아니다. 반기문은 이제 쉴 거다’라고요.”

 

그가 즐거운 듯 호탕하게 웃는다.

 

: “맞습니다. 저를 아시네요! 교수님 말이 맞습니다!”

 

톰 플레이트 : “아마도 회고록을 쓰고, 아내와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고, 멋진 강연을 하러 다닐 거라고 얘기했죠.”

 

(《반기문과의 대화》 133~134쪽)

 

톰 플레이트는 이 인터뷰를 통해 반 전 총장으로부터 자신을 잘 안다고 칭찬받을 정도로 반 전 총장과 깊은 유대감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반 전 총장은 톰 플레이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장기 집권하는 세계 정상들을 만나면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영원한 유산을 남기는 것이다. 좋은 유산을 남겨라’고 늘 말했다고 합니다.[1] 반 전 총장 본인이 이렇게 말했는데요, 인제 와서 대통령이 되어보겠다는 마음에 어설픈 유세를 펼치는 그의 행보를 보면 ‘권력에 매달리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만약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상당히 복잡한 외교적 차원의 한일 간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과연 그가 일본 앞에서 단호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반 전 총장은 UN 내의 일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노무현 정부의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에 한일관계에 둘러싼 문제와 현황들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반기문과의 대화》에서 반 전 총장은 한국과 일본이 공존해서 동북아시아 평화를 유지하려면, ‘한국이 과거를 정리하고 과거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2]

 

일본이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고 인정해야만 한일 간 관계가 원만하게 형성됩니다.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덮으려고 10억 엔을 내놓은 것이 ‘진심 어린 사과’로 보기 어렵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10억 엔짜리 사과를 거절했습니다. 과거를 정리하고, 과거를 벗어나야 할 국가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입니다. 지금 일본의 극우세력들은 위안부 관련 역사적 증거자료를 날조라고 주장하면서 세계 유산 등재를 막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과거사를 은폐하려고 합니다.

 

“한일합방이 이뤄진 지 100년째 되는 2010년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저는 일본 고위 관료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기회에 일본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진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과거사를 놓고 너무 많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과거를 정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내다보는 것이다. 그러니 총리, 즉 일본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일본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했지요.”

 

(《반기문과의 대화》 240쪽)

 

 

일본 총리가 사과 한마디 했다고 해서 오랫동안 깊게 파인 과거사의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베 신조 총리는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국제적 합의라는 이유로 위안부 문제 거론을 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더 이상 한국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언급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위안부 할머니의 한(恨)을 풀어준다는 합의의 근본정신이 무의미해집니다.

 

저는 《반기문과의 대화》를 다시 읽은 이후로 반 전 총장의 달라진 태도에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왜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는지, 그리고 그가 대통령 자격이 불충분한 이유를 확실히 알았습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은 알라딘 오프라인 매장에 팔 수 없습니다. 책을 팔 수 없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1] 《반기문과의 대화》 133쪽

[2] 같은 책,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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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1-24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qn
불태우는 퍼포먼스 어떻습니까 ?

cyrus 2017-01-24 15:52   좋아요 2 | URL
좋은 생각입니다. 설 연휴에 시골에 가서 폐휴지와 함께 불태워야겠습니다.

새아의서재 2017-01-2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름다운 디스네요.. 저 역시 발음보단 어휘다, 하면서 고급영어를 강조할 때 반기문을 들먹였는데 요즘 저희 아이들에게 참 머쓱합니다.

cyrus 2017-01-25 10:25   좋아요 1 | URL
우리가 국내 언론에 속았습니다. 반 총장 재임 시절에 국내 언론이 반 총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내용을 보도하니까 여태까지 문제점을 보지 못했어요.

잠자냥 2017-01-2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러셨군요. 저도 가끔 과거에 찬양했던 책 중에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책이 좀 있습니다. 보통 정치인들 책이 그런 것 같네요. 하하하. 저는 그런 책으로 <안철수의 생각>을 꼽으렵니다. (지금 찾아보니 북플에 읽은 책으로 표시도 안해놨군요. 하하하하. 그냥 안하겠습니다; 책꽂이에 있는데 내다 팔기도 뭐하고 원...ㅋㅋ)

cyrus 2017-01-25 10:27   좋아요 1 | URL
역대 정치인 관련서적 4대 폐기물을 꼽으라면 이명박 자서전, 박근혜 자서전, <안철수의 생각> 그리고 <반기문과의 대화>로 하겠습니다.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처리 곤란한 책입니다.. ^^;;

레삭매냐 2017-01-24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반반치킨 총장님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서
정말 벼라별 이야기들이 다 나오더군요.

예전에도 좋아하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어느 대선
유력 주자처럼 하늘에 떠다니다가 지상에 내려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싶네요.

어쨌거나 씁쓸하네요 정말.

cyrus 2017-01-25 10:31   좋아요 0 | URL
오늘 탄핵 결정 관련 속보가 떴는데, 늦어도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반 전 총장은 이 점을 염두하고, 귀국하자마자 대선 준비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어설픕니다.

2017-01-24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25 10:35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박근혜 권한 정지 이후 김 시인께서 공식적인 입장이 없군요. 게다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말 한 마디도 없고요.

시이소오 2017-01-24 1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도 이상하게 진보적인 친구들도 반기문에 대한 기대를 갖고있길래 반기문은 기대할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다니곤했는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의 실체를 알게 돼 다행입니다.

이런 반성의 글을 쓰는게 쉬운일이 아닌데 좋네요. ^^

cyrus 2017-01-25 10:42   좋아요 1 | URL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 탄생한 UN 총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부 진보 세력들이 반 전 총장을 좋게 봤을 겁니다. 국내 언론이 반 전 총장의 업무를 과대 포장한 것도 문제였어요.

서니데이 2017-01-26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yrus 2017-01-26 15:42   좋아요 1 | URL
새해 인사말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연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즐겁게 연휴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