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한창우 감수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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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거인의 어깨에 서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아이작 뉴턴 -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

 

지난 해, 세계적으로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 소식이 있었다. 현대물리학의 절대 진리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천재들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이론이 '실험실의 기계'를 앞세운 학자들에게 도전받는 형국이다. 만약에 특수 상대성 이론의 오류가 사실이라면 20세기 이후 생성된 대부분의 물리학 이론과 가설은 정도에 상관없이 원초적으로 오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소립자인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는 측정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빛보다 빠른 물질이 없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것이다. 현대물리학은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옳다고 전제한 뒤 쓰여졌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발표에 주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예외적으로 반응이 시큰둥했던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이과 학생들을 제외하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원리를 제대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고 그런 과학 원리가 먹고 살기가 바쁜 실생활에서는 많이 동떨어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전세계적으로 과학자들이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물리학계의 판도를 뒤집을만한 위대한 발견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에 빛보다 빠른 물질이 실재할 경우 소설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타임머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비견할 정도로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이 될뻔한 이 연구 결과는 실험 오류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졌다. 맥이 풀리게도 관측장치의 전선을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생긴 잘못된 결과였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과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물질에 대해서 검증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절대적인 이론이 흔들릴뻔한 위기를 겪은 과학자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타임머신의 등장을 바라왔던 대중들에게는 잠깐이나마 기대치를 한껏 높여준 해프닝으로만 남게 되었다.  

 

 

 

 E=mc2는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E=mc2, E(에너지)는 m(질량)에 c(속도)를 2제곱한 값과 같다. 상대성원리의 정확한 내용을 설명할 수 없더라도 우리는 기호상으로 말할 수 있는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를 바꾼 이 유명하고도 간단한 공식이 갑자기 하늘에서 아인슈타인의 두뇌 속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다. 이 간단한 공식 속에는 뉴턴, 라부아지에, 패러데이 등이 통찰한 과학적 발견의 역사와 원자폭탄, 원자력 발전, 각종 첨단기기의 발전 등 이 공식이 만들어낸 엄청난 역사적 파장이 함축돼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고 들어보는 '에너지'라는 단어는 20세기 초, 그러니깐 현대에 들어서면 등장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에너지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하나하나씩 탐구, 증명되어 오기 시작했다. 에너지라는 단어의 개념이 탄생하는 데는 마이클 페러데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페러데이는 전기와 자기 그리고 구리선이 움직이는 힘을 가역적인 양으로 측정할 수 있음을 밝혀 포괄적인 에너지라는 개념이 정립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화약이 폭발하게 되는 화학 에너지나 추위에 양손을 문지르면 발생하는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따뜻함도 에너지 개념으로 정리됨을 알게 되었고 에너지가 변화 될 뿐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법칙 측 에너지의 합이 불변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었다.

 

질량(m)의 대한 개념은 아이작 뉴턴의 법칙이 영향을 미쳐 개념화되기 시작했다. 그의 저서『프린키피아』에서 제시한 법칙은 운동의 법칙이 지구상에서뿐 아니라 보이는 모든 행성에까지 보편적으로 적용되므로 필연적으로 전 우주적인 물질에 동일한 무엇이 존재해야했다. 그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은 물체가 힘을 통해 운동량을 교환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며 훗날 특수상대성이론에 적용될 수 있었다. 모든 물질이 같은 법칙에 의해 지배를 받고 모든 물질의 연관성이 있어야했는데 이러한 작업에 공헌한 사람이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였다.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결합하거나 압축을 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 변화를 가하더라도 질량의 총량은 불변하다고 주장했다.

 

'빛의 속도'(c)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측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시대상으로는 빛의 측정을 할 수 있는 실험 환경을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 후 과학자들은 빛의 속력이 무한할 것이라는 심증을 가지게 되었다. 몇 십 년이 지난 후 빛의 속도는 덴마크의 뢰머에 의해 계산되었다. 그는 목성 측정을 통해 빛의 속도가 유한하며 300000km/s임을 계산해냈다. 놀랍게도 뢰머의 측정은 현재 측정할 수 있는 빛의 속도와 근사한 수치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리고 빛의 속도 측정이 190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중요한 상수로 에너지와 질량을 연결하는 환산인자가 되었다. 앞에서 쭉 설명하는 내용을 비추어 본다면 아인슈타인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과학의 모든 성채들을 결합시켜 과학사의 위대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다.  

 

하지만 E=mc2 공식이 발표되었을 때 처음에는 거의 무시를 당했다. 에너지와 질량이 같다는 아인슈타인의 통합은 당시의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 방향과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인슈타인은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했던 고전물리학을 대표하는 뉴턴의 어깨 위에 올라 간 것이다. 그것도 아마추어에 가까울 정도로 과학을 전공했고 스위스 특허국 직원이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움직이는 물체를 다루는 전자기학에서는 뉴턴의 고전역학과 패러데이의 법칙이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기존의 전자기학에 내재하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빛의 속도 불변의 원리'를 바탕으로 등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관측자들에게 전자기 법칙이 불변으로 유지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물체가 고속으로 가속되면 질량이 증가한다. E=mc2이 말하는 것은 질량에 광속의 제곱을 곱하면 에너지 값이 된다. 따라서 두 물리량은 언제든지 상호 변환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이 핵분열 하거나 수소가 핵융합 한 후 질량은 반응 전의 질량에 비해 적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하나의 공식 속에 숨겨진 강력한 세상의 힘

 

E=mc2는 간결하지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불과 몇 개의 기호로 이뤄진 수식이지만 그것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로부터 작용되는 현상부터 까마득히 멀고 광활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에너지 변환을 설명하는 방대한 과학 지식을 담고 있다. 원자폭탄은 이 공식이 적용방법에 따라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극명하게 나타낸 지극히 현실적인 수식이다.

 

스티븐 호킹은 무(無)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의 E=mc2는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색(色)과 모든 존재의 근원자리인 공(空)은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질량은 에너지로 바뀔 수 있으며, 이 에너지는 허공(空)에 퍼져 있게 되니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과 자연, 우주에 대한 인식의 확대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된 것이 우주이다. 자연과 우주는 신비의 영역이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그 베일이 벗겨져 왔다.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 그리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꾸준히 축적되어 온 것이 오늘의 과학문명이다. 알고 보면 과학이란 학문은 우주와 삼라만상의 법칙을 파헤치는 커다란 정신의 활동이기도 하다.

 

1세기의 과학기술은 인류 문명과 삶에 또 다른 기적 같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비록 실험 오류에 의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오랫동안 절대적인 원리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뒤흔들 새로운 원리들이 발견하는 날이 오는 것도 곧 멀지 않은 것 같다. '아인슈타인'이라는 위대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과학자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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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2-03-07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은 시루스님 따라읽기 좀 해야겠어요. 맘먹어도 잘 안되고요, 막상 책을 펼쳐도 잘 모르겠어요. 이건 또 뭡니까!!! -_-;; 자꾸 한걸음 두걸음 시루스님과 멀어지는 이 느낌은;;

cyrus 2012-03-08 15:34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은 재미있는데(^^;;) 제가 리뷰를 좀 어렵게 쓴거 같군요.
사실 과학도서 리뷰가 제일 쓰기 어려운거 같아요. 쓰다보니
과학 법칙들만 기록한 내용만 남게 되었네요 ^^;;

반딧불이 2012-03-0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미있지요? 내용도 형식도. 우주의 원리를 하나의 수식으로 나타내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참 지나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cyrus 2012-03-08 15:35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처음 책 제목 보고 아인슈타인을 중심으로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
책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과학사의 뒷이야기도 재미있었고요 ^^

차트랑 2012-03-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과학의 세상이여...
스티븐 호킹의 말은 무극과 태극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또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니..
글을 읽으니 과학은 분명 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심증이 이는군요^^
멋진 페이퍼입니다~

cyrus 2012-03-08 15:36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쓰다보니 과학 법칙만 설명하는 글이 되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 내용만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과학이
세상을 돌아가는 데 있어서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2-03-0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헌책방 가보시면 소련이나 동구 쪽에서 교과서로 쓰던 변증법적 유물론 번역본을 구입해 보세요.물리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을 변증법에서 어떻게 접근하는지도 나와 있어요.

cyrus 2012-03-14 17:07   좋아요 0 | URL
간혹 헌책방 가면 변증법이라는 제목이 달린 책을 발견하곤 해요.
다음에 들리게 되면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겠어요 ^^
 
바보의 벽
요로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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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해의 바보'는 이미 따놓은 당상

 

한 해가 저물 무렵엔 가끔 언론매체와 단체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큰 논란을 부르거나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 또는 단체'를 관행처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 제목과 의미만 놓고 본다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을 비꼬는 듯한 의도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을 시상하거나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을 되살림으로써 우리의 자각을 다지자는 의미가 강하다. 지나 간 잘못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한 해에는 이제 다시는 그런 인물들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도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외국처럼 사회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인물을 직접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없지만, '올해의 사자성어', '올해의 망언' 등을 통해 한 해동안 문제의 인물들이 펼친 활약(?)을 간접적으로 부각시켜준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작년 한 해를 빛내 준 '올해의 인물'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 명만 선정하기에는 너무 적다. 선정 후보를 들자면 안철수 소장부터 시작해서 개그맨 최효종을 법적으로 고소하다가 도리어 대중들로부터 망신만 당했던 강용석 전 의원, 일명 '따먹수'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춘향전'을 왜곡한 발언을 했고 119 상황실의 소방관들에게 경기도지사로서의 위엄을 드러내는 데 고집했던 김문수 그리고 야당과의 상의도 없이 국가의 중대에 걸린 FTA를 날치기한 한나라당(아니다. 이제는 새누리당이다) 그리고 MB. 그야말로 후보들이 남긴 업적들이 쟁쟁하다. '올해의 인물'이라는 단어만 보자면 한 해동안 대중들이 기억해야 할 좋은 활동을 한 인물들이 선정되어야 당연하거늘 우리에게 씁쓸한 웃음과 분노를 안겨 준 세 사람들 중에서 올해를 빛낸 인물을 선정해야 된다니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차라리 '올해의 인물' 대신에 '올해의 바보'라고 하는게 선정 의도에 가장 부합할 거 같다. 일반적으로 바보의 의미는 가정이나 사회 안에서 무용지물인 대상 또는 존재를 가리킨다. 하지만 요로 다케시에게 '바보'란 명석한 두뇌를 가지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바보로서의 의미보다는 자신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 귀를 닫아버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요로 다케시가 제안한 '바보'의 의미를 우리 사회와 부합한다면 '올해의 인물' 세 명의 후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직 흑룡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2012년이지만 벌써부터 '올해의 바보'가 되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법원에 고소하는 것을 즐긴다는 강 전 의원은 타깃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군 복무 면제 경력이 있는 그의 아들에게 향했지만 검사 결과 발표로 인해 또 한 번 '바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강 전 의원보다 남의 말 듣지 않는 더 한 '바보'가 있으니 바로 MBC의 김재철 사장이 아닐까 싶다. 정상적인 방송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김 사장의 사퇴을 요구하는 총 파업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두문불출하면서 노조들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사장의 뚝심 있는 고집에 원인이 있다. 아직 2012년 후반기가 많이 남아 있고, 또 한 번 정치계의 '바보'들의 활약이 예상되기에 벌써부터 선정을 운운하기에는 이르지만 방송 파업이 장기화가 된다면 김 사장이 '올해의 바보'로 선정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왜 '바보'가 되는가?

 

남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한 여성이 임신에서 출산까지 겪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난 후, 남녀 대학생들의 반응과 대답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 남학생과 여학생의 대답은 서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다큐멘터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남학생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전혀 새로운 게 없다"며 따분해하는 반응 일색이었다.

 

요로 다케시의『바보의 벽』에 소개된 실험 사례인데 여기서 우리 사회에 왜 똑똑한 사람들 중에 간혹 '바보' 한 두명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남녀 학생들 간에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다케시는 남자는 출산에 대해 공감하고 싶은 의지가 없기에 여자처럼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없고, 발견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정치인 혹은 지성인들을 비유하자면 이들은 미리 알고 있든 간에 자신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미리 차단해 버리고 아예 상종도하지 않으려는 모습과 유사하다. 이러한 상태를 만드는 것을 다케시는 '바보의 벽'로 비유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바보의 벽'으로 인해 상대방의 주장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고 하며 심지어 그들과의 대화조차 함께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해부학 전공자답게 인간이 스스로 '바보의 벽'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 머릿속에 있는 뇌를 주목하고 있다. 뇌는 지식, 환경 등 다양한 존재 대상에 대해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면 지루해하는 성향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영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습성에 익숙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사고의 습성을 수식화하는 내용이 이채롭다. 뇌에 들어오는 정보를 x라 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y라고 하면 'y= ax'가 된다. '마음의 문의 열림 정도' 또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등으로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편해지고 싶으면 뇌 속의 계수인 a를 고정시켜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익숙한 현상으로부터 얻게 되는 평안함과 안정감 그리고 낙관적인 사고와 감정은 나태함으로 변하게 되며 그러한 인간은 생각을 고정시켜 놓고 일원적 사고로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되도록 편하게 살고 싶어 하고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스스로를 바보의 벽에 가두는 것이다.

 

그래서 '바보의 벽'은 똑똑한 사람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생활하면서 만들게 되는 생각의 장애물이다. '바보의 벽' 만들기에 너무 길들어져 있게 된다면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쉽게 믿어버리고 이면에 존재하는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으며 진실에 다가서려고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문제는 잘못된 태도가 우리가 생활하는 삶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보의 벽이 전쟁, 테러, 종교간 분쟁 등의 사회 문제로 발전하는 원인이 된다. 종교에만 빠지는 바보가 되면 극단주의자가 되어 자신의 종교 이외 다른 종교는 모두 배척하게 되고, 이는 국가 간, 또는 종교 간 분쟁을 야기 시킨다. 그리고 그러한 분쟁과 갈등이 심화될수록 거기에 휘말리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3자의 대상 또는 집단들에게도 피해의 악영향이 끼칠 우려가 있다. 스스로 '바보의 벽'을 만들어 노조들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장의 고집 때문에 이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게 되었고. 방송국 내의 장기화된 갈등에 의한 피해는 MBC를 시청하는 국민들에게도 확산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집단적 불통 극복하기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편견과 위선 그리고 세상의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런 벽 때문이며, 이 벽을 스스로 허물 수 있어야 비로소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서운 것은 바로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도시화된 현대 사회를 이미 뇌화(腦化)된 사회라고 말한다. 그것은 의식중심 사회이며 정보중심 사회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정보로 규정한다. 매순간 변화하는 생명체인 자신을 불변의 정보로 파악해 버린다. SNS의 영향력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줄 아는 '집단지능'의 시대가 도래되었다고 하지만 매일마다 새로운 기종, 새로운 기능들이 셀 수 없이 쏟아지고 있는 정보기술의 범람에 의해 사회는 점점 더 뇌화되어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온라인 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은 리트윗을 통해 거대한 망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적 관계 네트워크에 따라 전달된다. 하지만 이러한 트위터의 기능은 자신의 의견을 독단적으로 고수하려는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하물며 트위터 속 내용이 현상의 본질을 왜곡했다거나 사실과 전혀 다른 심각한 오류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오히려 잘못된 트위터의 사용이  '잘못된 정보들만 공유하는 네트워크'라는 오명 하에 검열 또는 통제 대상으로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보는 지식이 아니며, 지식의 양이 사유의 질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단답형과 수치와 뻔한 정답의 도출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교육은 당연히 사고력을 위축시키며 심지어 사고할 동기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만 아니라 자신과 서로 다른 상대방과의 소통마저도 불가능하게 되는 집단적 불통 사회가 형성된다.

 

저자는 세상과 사물을 '움켜쥐고 만져볼 수 없는 애매함'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자신의 인식과 판단이 항상 옳다고 오해한다. 평생동안 햐얀 백조를 봤던 사람들이 검은 빛깔을 띈 백조 한 마리를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명쾌하지 않고 애매한 세상의 속성 탓에 같은 사건이나 사물을 접했을 때 반응이 제각각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자신은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으며 알려고 하면 모두 알 수 있다고 자만한다. 자신의 판단이나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회의를 품는 법이 없다. 집단적 불통은 사회의 진보와 화합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2010년에는 정의, 2011년은 복지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듯이 (지금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2012년에는 '소통'이 강조되는 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갈등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생의 대안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집단적 불통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모두 각자 가지고 있는 바보의 벽을 깨트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지 않는 나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변하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매일, 매 시간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발전하면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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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2-03-0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박 정부는 바보의 벽으로 만리장성을 쌓아 놓고 있는 중이지요?...
이제 그벽이 무너지려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금씩 갈라지고 있는 것 같긴 한데...거기다 접착제를 갖다 들이부을까 걱정입니다.

cyrus 2012-03-07 16:03   좋아요 0 | URL
조그만 참으세요. 곧 MB 정부도 끝나가니까요 ^^
문제는 차기 권력자를 잘 뽑아야할텐데 말이죠 ㅎㅎ
 

 

 

 #1  비 오는 날의 금요일

 

 

 

 

 

 

어제 새벽에 비가 내렸다. 너무나도 조용할 정도로 가느다란 빗방울이었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쌀쌀했다. 하필 어제가 개강하는 날이라서 학교를 안 갈 수가 없었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따사로운 햇살을 좀처럼 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린 날씨였지만 그 날 따라 기분은 좋았다. 기간상으로는 3월의 둘째날이지만 일정상 2012년도 1학기를 시작하는 뜻 깊은 날이다. 그리고 이제 막 3월이 시작되는 날에 내리는 이 비는 이제 곧 봄이 멀지 않았음을 느껴지게 만드는 봄비이기도 하다.

 

때마침 비가 오는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학교 가는 버스 안 라디오에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흐르고 있었다. 강인원, 권인하, 김현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원곡이었다. 내가 아기(!)였을 때 나온 추억의 노래이지만 SG워너비의 리메이크 곡과 '나가수' 경연 때 부른 박정현 버젼보다 더 좋아한다. SG워너비의 리메이크 곡은 오히려 과한 바이브레이션 때문에 원곡에서 묻어 나오는 비가 오는 날에 느껴질 수 있는 행복한 기분이 나지 않는다. 박정현 버젼은 박정현의 목소리에서만 묻어 나올 수 있는 애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역시 비 오는 날에 느껴지는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원곡 같은 경우에는 노래의 도입부과 마지막에 나오는,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강인원의 음색과 클라이맥스에서 등장하는 김현식과 권인하의 고음은 절묘하게 어울린다. 시작할 때 나오는 강인원의 음색이 이제 막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려준면서 우리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다면 중간에 나오는 김현식과 권인하의 음색은 비 내리는 날에 느껴지는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흠뻑 적셔주게 만들어 준다.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렛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불 아랜 보라빛 물감으로
세상 사람 모두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마치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클라이맥스의 노랫말처럼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이런 날을 즐겁고 행복하게 받아들이길 바랬지만 오히려 비가 오고 쌀쌀하기만한 날씨에 대해서 불평, 불만을 늘어놓은 채 얼굴을 찌푸렸다. 비가 오고 있는 이 날에 좋아하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강의실에 드나들게 되면서 비에 젖은 우산을 펼치다가 또 다시 접어야 하는 식으로 보관하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친구도 있었다.

 

 

 

 

 #2  알라딘, 보고 있나?

 

오늘 아침에 듣었던 강의가 '마케팅원론'이다. 수업 첫 날이라서 간략하게 수업 방식과 추후 하게 될 과제에 대해서 소개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과목의 과제다. 과제 주제가 기업의 마케팅에 대한 불평, 불만사항을 직접 편지나 메일로 전달하여 기업으로부터 받은 사항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일종의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처음 과제 주제를 듣는 순간, 벌써부터 난감해졌지만 머릿속에 순간 그 유명한 '기업'이 떠올렸다.  알라딘!!!!!!!!!   유레카~~~   그나마 나에게 친숙한 유일한 기업이라고는 알라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알라딘을 '기업'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렇지만, 어쨌든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도 영리를 위하여 책을 판매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아직 마케팅의 '마'자도 모른 상태이고 알라딘 서재 블로그를 시작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난 터라 알라딘이 펼치고 있는 마케팅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다. 간혹 알라딘에 대한 불만, 문의사항을 게시판에 작성할 수 있는 '서재지기 서재'를 확인하곤 하는데 일단은 그 곳에서 알라딘 기업에 대한 고객의 불만사항들을 토대로 계량적인 분석 과정을 통해 공통적인 내용의 표본을 추출하여 조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알라딘 블로그에서만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알라딘의 모든 마케팅 활동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하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팅 수업을 열심히 들을 수 밖에. 마케팅의 기본도 모른 채 불만을 제기하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비록 과제를 위한 목적에서 하는 것이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서 알라딘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으로 되었으면 좋겠다.

 

알라딘 서점을 오래 이용해 본 분들에게는 알라딘 마케팅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크게 고쳐져야 할' 커다란 문제점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며 서점을 이용하면서 이렇다 할 불이익을 겪지 못했다.

 

알라딘 서점을 5년 이상 애용하신 분들 중에 알라딘 마케팅에서 불만사항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로 보내주신다면 내가 과제 작성하는 데 있어서만이 아니라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이 크게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대학교재' 등골 브레이커  

 

 

 

 

 

 

 

 

 

 

 

 

 

 

 

 

 

 

 

나는 항상 주위 동기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교재를 구입하느냐 안 하는냐에 따라 성적의 결과가 달라진다.'   멋진 명언처럼 보이게 썼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직접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공부하는 데 있어서 교재구입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이미 학창 시절을 경험한 어른들은 공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교재를 구입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말하시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어른들의 말에 동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대학교재 구입은 어려울 수도 있다. 안 그래도 대학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고생하는 마당에 교재 두, 세 권 사는데 5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바쁜 시간 쪼개가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판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 입장에서는 직접 공부할 교재를 구입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다.

 

나 역시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대학교재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작년 학기 때부터는 제본을 하기 시작했는데 직접 교재를 구입하면서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에 구입해야 할 대학교재는 총 4권인데 알라딘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으로 합산하면 10만 원이 넘는다. 사실 대학교재를 무단으로 복사하거나 제본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불법이다. 하지만 경기 불황은 대학가 캠퍼스도 피할 수 없다. 혹자는 불법으로 교재를 제본하거나 일부 복사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라고 볼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싫어서. 교재 사는 비용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작 공부를 하고 싶은데 대학교재를 구입하지 못할 정도로 저소득층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4  스터디메이커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가정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 학생일수록 학구열에 대한 열망이 강하며 비용이 아까워더라도 대학교재를 꼭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에 왠만하면 내가 사용한 교재는 되도록이면 팔지도 않고 보관한다거나 친한 동기들에게 물려주는 편이다. 한 번 배운 강의 교재는 언젠가는 훗날 써먹을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내 방의 서재에 항상 꽂아둔다. 그리고 가끔 행정학을 복습할 기회가 있을 때 요긴하게 사용하곤 한다.

 

작년에 3학년 과목인 '법과 사회' 강의를 미리 듣은 적이 있게 되어서 이번에 이 수업을 듣게 되는  

동기를 위해서 강의 시간에 썼던 교재를 물려주기로 했다. 그 한 권의 교재 덕분에 그 교재를 받게 된 동기뿐만 아니라 가지고 역시 그 수업을 듣게 되는 4명의 동기들도 제본을 할 수 있었기에 교재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물려준 이 한 권의 교재가 5명의 학생들을 구제했던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 교재를 물려주기에는 조금은 망설인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필기가 워낙 잘 했고 중간, 기말고사 시험 출제 내용까지 너무나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제본된 교재를 이용하는 공부의 단점이다. 미리 밑줄이나 메모가 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는 학생 입장에서는 자기만의 주도적인 학습을 유발하기가 어려우며 결국에는 남이 먼저 한 공부를 그대로 흉내낸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세서가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러한 문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해야 할 공부들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내가 5명의 친구들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이 교재에 중간, 기말고사에 출제되는 모든 시험 범위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더할 나위 없이 공부하기 편한 교재를 사용한다면 당연히 A+를 받아야 되고, 못 해도 최소 A학점은 나와 줘야 한다. 만약에 이 과목에서 B- 학점 이하의 성적이 나오게 된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이런 내기를 제안함으로써 은근히 친구들이 공부하려는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자극을 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학교 다니면서 만나고 있는 남자 동기 20명 중에 한 두명 정도는 달랑 한 과목만 A+ 학점을 받을 뿐 나머지는 B+ 학점 이하를 받거나 심할 때는 F 학점을 맞은 경험이 있다. 정말 오랫동안 공부와 담 쌓은 철 없는 놈들이다.

 

개강 첫 날, 학기를 시작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친구들로부터 공부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이들을 지켜본 친구로써 이들의 마음이 제발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들의 바램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험에 나오는 정보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공부 방법을 전수해주고 싶다. 나도 잘 되면서도 남도 잘 되면 좋지 아니한가. 과연 이들의 노력이 학기 말에는 성과의 결실을 맺으면서 누가 최후의 웃음을 짓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이번 2012학년 1학기의 대학생활,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면서 기대된다.  

 

 

 

 

 

P.S> 알라딘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페이퍼에 동영상을 올려 봤다.

 

며칠 전에 유투브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신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좋은 정보를 알려주신 다락방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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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3-0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구나. 유투브 정말 너의 서재에선 처음 보네.
나도 아직 잘 모르는데. 가끔 알고 싶은 때도 있지만 기계에 별 흥미가 없어
알고 싶다가도 그만 둔다.

알라딘을 상대로 마케팅 실습(?)을 하는구나.
서점이 불만이 많아봤자 얼마나 많겠니? 옛날에 동네 서점 이용할 때 마일리지가 있었냐? 적립금 준다는 마케팅이 있었냐? 불만이 있다면 그건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일 거야.
재작년이던가? 그때 그 사건 알지? 초상권. 물론 1차적인건 그 출판사에 있지만 적극 대응 못한 알라딘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 그리고 난 정신적 보상을 요구했지만 형식에 그친 것. 지금도 그것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으니 애매해.
내가 말하려 하는 건 알라딘 뿐만 아니라 각 기업마다 고객에 대한 그 어떤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 궁금해.

그리고 내가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지. 하는 불만. 더구나 영화 서비스 없어지면서 영화 리뷰에 대한 당선작을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어. dvd로 대체되는 건가?
그리고 리뷰대회는 타사에 비해 참 적게 여는 것 같아. 뭐 이건 불만이라기 보단 아쉬움에겠지. 그런 등등.ㅋ

아, 근데 네 서재엔 봄이 왔구나.
나도 뭔가 새로 옷을 입혀줘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옷이 없네.ㅋㅋ

cyrus 2012-03-03 14:43   좋아요 0 | URL
아직 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어요. 그래도 누님이
언급하신 정신적 피해 보상에 관련된 부분은 참고해볼께요. ^^

저도 서재 바탕화면 10분 정도 고른 끝에 바꾼거에요 ㅎㅎ
서재 바탕화면도 새로운 걸로 업데이트되었으면 좋겠어요 ^^

아이리시스 2012-03-0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강했군요! 이번 학기에는 연애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시 장학금도요.^^

cyrus 2012-03-03 14:44   좋아요 0 | URL
연애는,, 모르겠어요. 올해도 그냥 조용히 지나갈 거 같아요 ^^;;

이진 2012-03-0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그 한글로 인하여 모든 알라디너들이 도움을 받으셨다니 왜 제가 다 흐뭇하고 기쁠까요 ㅎㅎㅎ
이것이 대학의 수준이군요. 알라딘으로 마케팅 실습을 벌이다니 뜻깊은것 같아요. 저도 아직 입성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그닥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부디 멋진 보고서 써내시길 바라며 ^_^

cyrus 2012-03-03 14: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블로그를 통해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고 행복한 일이죠.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모든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함께 듣는 것도요. ^^


카스피 2012-03-0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제 알라딘 마케팅팀은 좀 고생하시겠는데요^^

cyrus 2012-03-05 14:46   좋아요 0 | URL
고생시키려면 제가 마케팅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오히려
제가 더 고생할거 같아요 ^^;;

blanca 2012-03-0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재는 여전히 비싸군요. 제가 대학 다닐 때도 한 권 사는 것도 참 부담이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대학때 산 교재들이 친정에 있답니다.^^;; 알라딘의 마케팅 분석이라니 의미도 있고 여러 모로 잘 선택하신 것 같아요.

cyrus 2012-03-05 14:48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대학교재들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졸업 후에도
언젠가는 다시 들춰보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남에게 팔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에 공부할 의지가 있는 친구나 후배가 있다면 기꺼이
줄 의향은 있어요 ^^

반딧불이 2012-03-0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질(?)을 이렇게 학구적으로 하시다니....all A학점 받으실만 하십니다.
마케팅론 수업에 도움이 될만한 불만이 생기면 당장 이리로 달려오겠습니다.

cyrus 2012-03-05 14:4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반딧불이님 ^^

마녀고양이 2012-03-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시루스님, 이번 학기에는 알라딘을 타켓으로 마케팅 과제를?
넘넘 흥미로운데요. 잼나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고... 머..... ^^
저는 그냥 포기니까요. 큭큭.

여하간 나중에 꼭 결과를 페이퍼를 통해 공개하시기예요. 화이팅!

cyrus 2012-03-05 14:4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긴 해요. 괜히 램프 건드리다가는
여기서 퇴출당하는건 아닌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드네요. ^^;;


다락방 2012-03-1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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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의 법칙 - 왜? 직원 수가 늘어도 성과는 늘지 않을까
노스코트 파킨슨 지음, 김광웅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다진 이후로는 공무원 채용 인원 모집과 채용 증가에 대한 소식과 관련된 뉴스를 하나도 지나치지 않은 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며칠 전에 접한 정보에 의하면 올해 2012년도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은 총 10,330명으로 전년 대비 436명이 증가되었는데 지방공무원 직종별 채용규모면에서 살펴보자면 이번 채용 인원 증가는 사상 최대 파격적인 규모라고 한다. 이러한 정보에 맞춰 공무원 고시학원에서는 공개채용시험 일정에 맞게 빠르게 시험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공시족이 되려는 젋은 청춘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달 전에 대구에서 알아주는 유명 공무원 고시 학원에 상담 차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상담원에게 듣은 적이 있었다. 올해에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이 증가했기 때문에 대구 본적으로 되어 있는 내가 대구 등의 지방에 위치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 채용 인원 수가 늘어났다고 해도 공무원이 되는 길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2, 30대들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최근에는 공무원 시험에 40대 이상 고령자들은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고용 불안이 가중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20대부터 40대 이후까지 전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직장을 그만두고서라도 공직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에 의해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해마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채용 경쟁률이 72.1대 1이다. 선발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 보다 경쟁률이 소폭 완환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 증가는 비단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공시족들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공무원 채용 인원의 수가 과다하게 되면 신규 인원을 받아들여야 하는 공무원 집단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자동차가 고속도로 위에 올라서면 질주본능에 빠지기 쉽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됐든 기업이 됐든 조직은 끊임없이 커지려는 확장본능을 갖고 있다. 조직이론에서는 '관료제의 폐해'나 '대기업병'을 조직의 병리현상으로 다룬다. 조직이 거대화하고 전문화하면서 관료화와 분업화, 공식화, 집권화의 늪에 함몰하곤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규모를 무한히 확대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움을 설명할 때 단골로 나오는 것이 '파킨슨의 법칙'이다. 영국의 역사학자였던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관료제의 본질을 꿰뚫는 이 법칙을 창안했는데 제1법칙과 제2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1914년 영국 해군의 병력은 15만 명이었고, 군함 수리창 관리와 사무원이 3천 200명이었다. 여기에 근로자가 5만 7천 명 가량 딸려 있었다. 그런데 14년 뒤인 1928년에는 해군 병력이 10만 명으로 감축되고 군함 역시 62척에서 20척으로 줄었음에도 수리창 관리와 사무원은 1천200명이 오히려 더 늘었다. 해군본부의 관리자 또한 2천 명에서 3천560여 명으로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발표 당시엔 흥미로운 사회생태학적 가설 정도로 인식되던 이 법칙은 이후 큰 정부의 비효율성을 논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공직사회엔 출세기회 확대와 조직 보호를 위해 부하를 늘리려는 경향이 있어 일의 유무나 경중과 관계없이 공무원 수가 매년 증가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밝혀낸 그의 통찰력은 지금 봐도 놀랍다.

 

국내에 번역된『파킨슨의 법칙』이 알라딘에서는 '경영' 분야의 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러한 법칙이 꼭 경영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공무원 신규 채용 현황을 비추어 본다면 역시나 조직으로 이루어진 공직 사회에서도 파킨슨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학도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이 법칙을 꼭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정치인들과 납세자들은 공무원 수가 많아지는 만큼 업무량도 당연히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믿음에 의문을 품은 냉소주의자들은 공무원 수가 증가하면 반드시 빈둥거리는 사람이 생기거나 아니면 근무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양측의 믿음과 의심은 모두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공무원 수와 업무량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체 공무원 수의 증가는 파킨슨의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그 수는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혹은 업무가 아예 없어져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 노스코프 파킨슨 『파킨슨의 법칙』에서, 21세기북스, pp 25 -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이란 주어진 역할이나 업무와는 상관없이 항상 사람을 증가시키려는 속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관료제에 적용시켜 본다면, 공무원의 수는 업무 양에 무관하게 증가하고 출세를 위해서는 부하가 많아야 하므로 숫자를 자꾸 늘린다. 이것을 파킨슨의 제1법칙 또는 부하배증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리고 업무가 과중할 때 부하의 수를 늘리긴 원하지만 라이벌은 원하지 않는다거나 공무원은 서로 자기들을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것이 파킨슨의 제2법칙 또는 업무배증의 법칙이다. 부하가 배증되면 과거 혼자서 일하던 때와는 달리 지시, 보고, 승인, 감독 등의 파생적 업무가 창조되어 본질적 업무의 증가 없이 불필요한 업무량만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파킨슨의 법칙은 기업에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효율성 추구와 이윤 극대화를 최대목표로 삼는 기업일수록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어 내실을 뒤로 미룬 채 규모 확대의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성장지상주의에 몰입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조직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급기야 '대기업병'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조직이 비대해짐에 따라 내부의 경고와 대처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조직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거액의 돈을 들여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요란을 떨지만 2~3년이 지나면 혁신은 사라지고 별다른 내용의 변화없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경우가 적지 않다. 조직을 설계할 때는 오로지 기능과 업무량만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존의 조직을 참조하거나 특정한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많다. 그 결과 거듭되는 개편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체질은 그 나물에 그 밥마냥 별다른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공무원 조직 사회에서는 아직 파킨슨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예전 참여정부 시절 말기 때 중앙과 지방, 가릴 것 없이 공무원이 마구 늘어 100만 명에 육박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넌 여론으로부터 '공공기관 몸집 불리기'라는 지적을 받곤 했었는데 참여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취직자리 늘리는 사회복지 개념에서 접근한 것이 오히려 조직 관료제의 문제점을 낳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하지만 파킨슨의 저주는 과거 참여 정부 시절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아니다. 경기가 장기적으로 불황기를 겪게 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들이 나오게 된다. 특히 안정적인 공무원 직종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신규 채용을 늘리면 늘릴수록 취업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기회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인한 공직 채용 증가를 추진하는 현 정부의 모습이 전 정부가 했던 것을 그대로 절차를 밟게 되는 우려가 있다.

 

한국사회는 그동안 성장에 있어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개인에겐 출세와 부가 공통의 지상과제처럼 여겨졌다. 근면 성실 이데올로기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조직을 다그친 결과 이만큼이나마 잘 살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대세이지만 '더 크게, 더 빠르게'에 너무 경도돼왔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성찰의 눈길을 주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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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03-0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저는 지금은 공무원 숫자를 좀 더 늘려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데..꼭 일자리창출을 위한 차원에서 보다는,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상당수 늘려야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물론 불필요한 업무를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요. 조직이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프로세스의 문제이지, 숫자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cyrus 2012-03-03 01:01   좋아요 0 | URL
사실 공무원 인원 증원에 대해서 파킨슨의 법칙을 들어서 반대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늘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답니다. 맥거핀님 말씀처럼
조직의 비효율성은 그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 프로세서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어떻게 본다면 좋은 의도로 일자리를 늘리면
좋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대한 문제점도 같이 발생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

아이리시스 2012-03-0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킨슨 법칙을 설명한 책도 있네요! 시루스님은 행정학과라서 별 걸 다 알아요^^

맥거핀님 말이 맞아요. 선진국 그러니까 OECD 국가 중에서 공무원 1인당 국민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에요. 그래도 자꾸 공무원 줄이자고 나서는데, 이것저것 다 이해는 되지만 분명한 건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씀대로 조직 내의 '번문욕례' 같은 문제가 행정비용을 더 상승시키는 거죠. 정작 책상놀음으로 일하는 데에는 공무원수가 분명 많지만 직접 발로 뛰어다니게 되면 분명히 모자란 숫자이기도 하거든요.

이 책 흥미로워요.^-^

cyrus 2012-03-03 14:51   좋아요 0 | URL
OECD 통계는 저도 모르고 있었던 내용이에요. 번문욕례,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

이 책에는 파킨슨의 법칙에 대한 사례가 많아요, 이 법칙을 강의시간에
가르쳤을 때 교수님들이 이런 책을 소개하면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훨씬 쉬웠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저처럼 이제 3학년이 행정학과 학생들 중에서
파킨슨의 법칙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공부를 제대로 안 하니까요 ^^;;
 
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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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571] 시계태엽 오렌지

 

 

 

 

 

 폭력과 범죄 행위가 많아지고 있는 우리 사회

 

요즘 뉴스를 보면 종종 엽기적인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한 중년 여성이 슈퍼마켓 안에서 여중생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을 가한다거나 지하철 안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노인에게 반말로 막말을 하는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경제의 호불황과 사람들의 분노에는 어떠한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우리나라 사람들이 표출하는 분노의 형태가 도가 지나치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살인이라는 단어도 뉴스나 언론에서 볼 수 있다. 어마어마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의 친가족들을 살해하고 마는 가장에서부터 아무 죄도 없는 자식들을 무참히 폭행한 끝에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 마는 일까지. 다행히도 요즘은 그런 사건이 터지지 않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묻지마 살인', '연쇄 성 범죄 사건'으로 인해 전국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이런 끔찍한 사건들은 일본 또는 다른 나라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지극히 정상적인 사회라고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만약에 한 사회에 '도덕' '윤리'. 이런 가치들이 영원히 사라진다면 그 사회는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는 고담 도시보다 더 심한 생지옥처럼 변할 것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저주받은 사회의 모습은 배트맨이 살고 있는 고담 도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앤서니 버지스의『시계태엽 오렌지』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시계태엽 오렌지』는 원작 소설보다 스탠리 큐브릭의 동명 영화가 더 유명하다. 소설 속 엽기적인 장면들을 영상으로 담아냄으로써 원작보다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평이 많았으며 개봉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강한 폭력 묘사와 약물복용, 강간장면 등을 이유로 영국에서는 수십년간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 유명한(?) 영화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그 영상의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원작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엽기와 충격 역시 무시 못한다. 충격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윤리적인 만행만큼이나 읽는 독자들을 분노케 할 수 있다.

 

 

 

 폭력성 짙은 소설로만 볼 수 없는 『시계태엽 오렌지』

 

원작 소설에서도 과도한 폭력과 노골적인 성 묘사가 등장한다.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나고 무비판적으로 그러한 사회폭력의 일부로서 작용하는 16세의 알렉스는 환락과 성(性), 물질적 욕망의 본성에 충실하게 폭행, 강도, 마약, 강간 등을 서슴지 않고 자행한다. 특히 소설 초반부에 알렉스와 그의 일행등인 소설가의 부인을 윤간하는 장면은 아마도 세계문학 사상 최악의 장면일 것이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원칙에 반발하려는 악동 기질이 보이고 있는 알렉스의 모습은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홀든 콜필드를 연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알렉스에 비하면 홀든의 악동 기질은 새 발의 피다. 알렉스는 자신이 하는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리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매번 비행을 저지를 뿐이다. 급기야 살인을 저지르고 14년 형을 언도받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교도소에 수감된 알렉스는 교도소 생활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요량으로 국가에서 시험적으로 시도하는 새로운 교정 방법에 자원하게 된다. 루도비코 요법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실험은 일종의 조건 반사적인 세뇌훈련을 통해서 인간의 폭력성을 억제하는 강력한 거부반응들을 알렉스의 몸에 각인시켜 놓는다. 짧은 시간내에 범죄자들을 '개조'하여 교도소에서 방출시키고 남는 공간에 사상범들을 수용하려는 루도비코 프로젝트는 인간의 자유의사와는 무관한 국가 권력의 인간 의식영역에 대한 지배기제에 다름 아니다. 알렉스 개인의 자기반성과 교화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그저 마치 감겨진 시계태엽처럼 외부의 공권력에 의해 주입되어지고 프로그램 되어진 것일 뿐이다. 범죄적 속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국가권력의 극단적인 믿음이 만들어 낸 무시무시한 형벌인 것이다. 이처럼 강요된 선(善)은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앗아가버린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인생을 개척해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은 파괴하게 된다.

 

제목인 '시계태엽 오렌지'(Clockwork Orange)는 '시계태엽'과 과일 '오렌지'를 합친 말로, '조직화된 사회에서 마치 기계의 일부분처럼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나타나는 폭력과 그것을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국가의 인권침해, 인간의 본성마저도 바꾸려는 현대의학의 오만함과 정치행정의 부도덕함, 그것을 놓칠세라 이용하는 현대 언론의 선정주의를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제목이 말해주고 있듯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바라보는 버지스의 시선은 무척 냉소적이다.

 

 

 

 

 위험한, 너무나도 위험한 사회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개조'하거나 '무력화'해서 아예 범죄를 저지를 생각도 못하게 하는 루도비코 요법은 이제는 소설 속 엽기적인 치료 방법이 아니다. 성 범죄자들이 더 이상 재발 범죄 행위를 일어나기 않기 위해서 화학적 거세를 시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지금도 논란이 남아 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당연한 일이지만, 격분하게 된다. 처참하게 희생당한 피해자를 생각하면 짐승 같은 범죄자에게 어떤 처벌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화학적 거세는 물론 만일 세상에 실제로 존재한다면 '루도비코'를 병째 투약하고 싶은 심정이 든다. 그러나 성폭행 범죄자에 대한 대중적 증오감에 편승한 법제화는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비판적인 입장도 있다.

 

버지스에게 있어서 루도비코 제도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침해하고 억업하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소설 속 알렉스보다 더 악랄하고 지능적인 범죄 행위가 일어나고 이상 그에 대한 상응한 처벌 수단도 필요하다. 그야말로 루도비코의 역설이다.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규제를 도입하느냐 안 하느냐에 떠나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모든 인간은 제 아무리 강력한 외부 통제를 받더라도 완벽한 개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과거에 수 차례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오랜 복역 생활 후에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비록 전과자 이력이 사회 진출에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는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반성하거나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범죄자에 대한 통제가 재발 범죄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더라도 잊지 말아야하는 것은 그 사람을 완벽하게 '착한 사람'으로 변하게끔 만들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은 금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선과 악, 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실체를 분명하게 구분하려고 한다. 특정 사람의 행동을 통해 우리는 저 행동에 대해서 '선하다, 악하다'라고 구분할 수 있다. 한 여자가 갑자기 옆에 지나가는 사람을 무심코 폭행을 가한다면 분명 그 여자는 잘못된 행동이며 악의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가 폭력을 가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과연 선한지 악한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결국에는 행동에 의한 실천에 의해서 구분할 뿐이다.  공동체의 규범이나 법률적 규칙은 인간이 오랜 세월동안 실천을 통해 체득한 결과를 형상화한 것이다. 결국 선이라 함은 인간이 다수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통제 장치가 고도화된 현대에서는 개인들이 점차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유 공간이 좁아지게 된다면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그만큼 박탈된다. 주체적인 반성의 능력을 잃어버린 사회는 윤리와 도덕에 무감각해지게 된다.

 

'처벌'과 '통제'가 옳다고 보는 대중의 인식은 범죄자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만 박탈되는 것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그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범죄자가 된다. '막말녀', '폭행녀'로 한 번 낙인찍힌 가해자는 수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을 뿐더러 강제로 옷이 발가벗겨지는 것처럼 개인 신상 정보마저도 낱낱이 공개되고 만다. 자신들이 이러한 행동들인 비윤리적이면서도 악의적인 행동에 대한 마땅한 처벌이라고 인식하지만 한낱 익명성을 이용한 '언어'로 이루어진 폭력이다.  범죄자라고 해도 그 사람의 신상 정보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은 엄연히 인권 침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적 통제는 개인의 자유 의지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완전한 삶을 송두리째 박탈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잇단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는 사회도 '위험한 사회'이지만 대중의 증오 감정에 휩쓸려 외부 통제만 가지고 범죄자의 인권은 묵살하거나 침해해도 좋다는 식의 사회 흐름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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