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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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다. 남 잘되는 상황을 볼 수 없다는 욕심, 한발 나아가 경쟁심과 시기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 속담에 벼농사 문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우리나라 벼농사 문화는 농촌 특유의 연대 의식으로 똘똘 뭉친 공동체가 구심점이 되어 발전해왔다. 서로 협력하여 함께 농사일하는 풍습으로 두레라는 조직이 있었다. 벼농사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하기 때문이다만약 이웃이나 친족이 새로운 땅을 산다면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두레가 그 땅에 농사짓는 일을 도울 것이다. 두레 구성원에 친족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사촌의 밭일을 돕는 일손이 된다. 이때부터 친족은 배가 살살 아파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땅 넓이와 벼 수확량을 사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이철승의 책 쌀 재난 국가를 다 읽고 나면 상부상조 정신의 벼농사 문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쌀 재난 국가는 벼농사 문화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자라게 만든 오래된 씨앗임을 증명한 책이다책 제목은 불평등의 기원과 그 구조를 함축한 핵심 단어다두레는 협업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공동체다. 농촌은 비단 한국인의 주식 쌀만 생산하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 태어난 사회구성원에게 농사일과 협동 정신을 가르치는 교육적 장소이기도 했다. 농촌에 오래 살면서 농사일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아랫사람들을 가르쳤거나 그들에게 과업을 부여했다. 농촌의 위계적인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로 뻗어 나갔고, 연공제로 발전했다.


저자는 협업과 공동 노동을 중시한 벼농사 체제를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두레 일손이 친척, 친구, 이웃의 밭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수확량에 관심을 가진다. 내 수확량이 남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경쟁심이 생기면서, 농민들은 수확량 경쟁에 돌입했다.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문화는 기업이나 공장에 이식되었다. 도시의 노동자들은 가족 같은 동료와 함께 일하면서도, 동료보다 잘살고 싶어서(동료보다 높은 직급에 오르고 싶어서) 쉬지도 않고 일했다.


벼농사는 농촌 사람들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인생 프로젝트이다. 흉년이 들면 식량이 줄어든다. 허약해진 농민들은 굶어 죽는다. 그래서 농민들은 재난에 민감하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불안하고, 비가 많이 오지 않아도 불안하다. 쌀 맛에 익숙한 선조들은 벼농사가 불리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협업의 기술사회적 조율을 통해 재난을 극복했고 벼농사를 고집했다. 농촌 주민들은 재난이 닥치면 개인의 권리를 기꺼이 포기했고, 공동체 규약을 지키면서 각종 생활 문제를 함께 해결했다따라서 협업의 네트워크속의 농촌 주민은 태어나면서부터 위계적인 협업의 네트워크와 규약에 따라 움직이는 마을 공동체 조직의 부속품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자료들을 동원해서 연공 문화와 다양한 불평등 문제의 기원을 추적한다. 협업과 위계 중심의 벼농사 문화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키는 구체제 유산이다. 이 오래된 유산은 자본주의 체제와 만나면서 도시에 정착한다. 저자는 전작 불평등의 세대》(문학과지성사, 2019)에 이어 쌀 재난 국가에서도 연공제를 비판한다. 연공제에 기반을 둔 위계적 질서가 지속할수록 비정규직 노동자의 한숨은 깊어지고,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막는 유리 장벽은 두꺼워진다.


저자가 지적한 불평등의 기원에 만족스럽지 못한 독자들이 있으리라.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 사람은 농촌 사회의 상부상조 정신을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오던 미풍양속이라고 배우면서 자라왔다. 어떤 사람은 농촌 공동체 문화가 복원되면 농촌이 자본주의 체제에 지친 도시인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농촌을 병든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인 이상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인데, 내가 보기에 순진한 발상이다. 불평등 문제를 양산하는 사회적 구조를 재구축하지 않는 이상 농촌은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시스템이 일상화된 위성 도시가 될 수 있다(그렇다면 이곳을 유감스러운 도시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유감스러운 농촌이라고 해야 하나?). 농촌 주민들이 착하다는 생각은 농촌에 살아본 적 없는 사람의 착각이다. 친척이나 이웃이 잘 살면 배 아픈 사람들은 농촌에도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협업과 조율의 문화를 벼농사 체제와 함께 공진화한 시민사회의 잠재력이라고 평가한다(170). 공진화(coevolution)는 둘 이상의 종이 서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영향을 받으면서 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공진화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진화의 기본적인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는 원숭이 사회가 경쟁을 조장하는 위계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위계 구조는 경쟁을 조장한다.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조직이나 그룹 내부에 위계에 따른 자리를 만들고, 높은 자리일수록 더 많은 보상과 노력을 보장하면 우리 인간들은 원숭이 사회로 돌아간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쪽이 패배를 인정하거나 죽을 때까지 치고받고 싸운다. 자연히 이 위계가 보장하는 보상과 권력의 크기가 클수록, 원숭이들은 더 극렬하게, 더 잔인하게 싸울 것이다


(23~24)



점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간 사회가 원숭이 사회로 돌아간다고? 저자의 견해에 인간이 퇴화하면 원숭이로 돌아간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공진화를 쓴 저자는 진화론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견해를 내세우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의 견해는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주 하는 오해에 가깝기 때문이다. 진화론을 좀 안다는 사람들도 원숭이를 인류의 조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대로라면 인류는 원숭이가 진화해서 생긴 존재이다. 그러나 원숭이를 인류의 조상이라고 보는 견해는 진화론에 부합하지 않는다. 원숭이, 즉 전문 용어로 표현하자면 유인원은 인류의 조상이 아니라 친척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독립적인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원숭이는 무조건 동족과 치고받고 싸우면서 살지 않는다. 이 편견을 뒤집은 책이 바로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침팬지 폴리틱스(바다출판사, 2018). 저자는 동물원에서 침팬지 무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이 정치적 권력 관계와 위계질서를 형성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침팬지들의 모습도 확인했다. 치고받고 싸운 침팬지들은 나중에 서로 껴안으면서 키스하거나 서로의 털을 매만졌다. 원숭이 사회는 이익을 위해서 싸울 줄 알고, 타협도 하는 인간 사회와 거의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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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1-02-14 19:10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이 도시와 농촌 간의 불평등 문제를 다룰 줄(조금이라도 언급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알고 싶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어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1-02-1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좀 궁금했는데 드디어 리뷰를 보네요.
음 근데 협업과 위계 중심의 벼농사 문화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키는 구체제 유산이다.라는 문제 제기를 보니 좀.... 이런 식으로 과거의 어떤 특정한 문화를 현재의 문제와 연결짓는 진단법들이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하더라구요. 지나친 도식화랄까?
책을 볼까 말까? 고민 좀 더해봐야겠습니다. ^^

cyrus 2021-02-14 19:13   좋아요 0 | URL
다른 독자의 서평을 참고하시면 좋아요. 저도 저자의 주장에 빈틈이 있는지 찾아보면서 읽어봤는데요, 저자가 제시하는 통계 자료와 데이터에 두 손 들고 말았어요.. ㅎㅎㅎ 사회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니까 ‘벼농사 문화의 영향’은 불평등 문제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2011212일은 토요일이었다. 10년 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2011212일은 생애 처음으로 책 모임에 참석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모임 이름은 펭귄클래식 독서 모임이었다. 이 모임은 한 달에 두 번(토요일) 진행되었고, 모임 필독서는 펭귄클래식출판사에서 나온 고전 작품이었다. 2011212일은 펭귄클래식 책 모임 첫 번째 날이었다. 첫 모임 장소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있었던 북 카페 정글이었다. 십년 전 나는 서울 물정에 어두웠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글은 홍대의 명소 중 한 곳이었다. ‘정글2018년에 새로 단장해서 디북스페이스가 되었고, 현재 이 가게는 예술 책 전문 서점 디자인북이 되었다.

 

내가 이날 책 모임 후기를 그다음 날에 썼다. 서울에 갔다 오고 나면 피곤할 법한데 20대의 나는 전날 모임 후기를 바로 썼을 정도로 쌩쌩했었구나. 30대의 나는 게을러서 모임 후기를 빌빌 쓰고 있다. 모임 후기는 내 알라딘 블로그에 있다. 옛날에 쓴 글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문체는 유치하고 오자가 너무 많다. 게다가 문장은 너무 길다.
















 

 

* 로베르토 아를트 7인의 미치광이(펭귄클래식코리아, 2008)

 

 


모임 필독서는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로베르토 아를트(Roberto Arlt)의 대표작 7인의 미치광이였다. 지금은 이 소설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는다. 책 모임 이후로 이 책을 다시 펼쳐본 적이 없다. 그리고 7인의 미치광이는 읽기 쉬운 책이 아니다.








 

책 모임 반장을 맡은 분은 무당광대님이었다. 당시에 그분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그 후로 송승헌, 임지연, 조여정이 출연한 영화 <인간 중독> 조감독이 되었고, 현재 대학교 영화 수업에 출강하고 있다. 무당광대님은 서울에 태어나고 자랐으면서도 야구팀 삼성 라이온즈를 가장 좋아했다. 책 모임 반장 무당광대님은 A4 3장 분량의 자료를 준비해서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때 받은 자료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책 모임을 마치고 난 후에 무당광대님은 7인의 미치광이씹어 먹듯이 읽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권의 책을 열심히 읽었다는 뜻이다. 7인의 미치광이의 후속편 화염 방사기에 이야기의 결말이 나온다. 책 모임에 참석한 출판사 편집자는 후속편 출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도 후속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무당광대님은 7인의 미치광이와 유사한 소설 작품으로 도스토옙스키(Dostoevskii)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언급했다. 십년 전의 나는 후기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언급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으면 7인의 미치광이를 다시 읽을 거라고. 과거에 한 약속을 잊고 있었다. 잘 됐다. 올해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이라서 어차피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포함한 그의 소설들을 읽으려고 했다. 이참에 7인의 미치광이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십년 전의 나는 왜 모임 장소 내부를 사진으로 찍지 않았을까? 정말로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은 반박 불가능한 인생의 진리다반장을 맡은 무당광대님을 제외한 모임에 참석했던 분들의 이름이 후기에 적혀 있지 않다. 아마도 참석자들의 이름을 남겨야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몇 명의 참석자의 얼굴과 닉네임은 기억한다. 이분들은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고 있다. 수연님은 어린 지민이를 안고 모임에 참석했고, 레샥매냐님은 참석했었나? 지금은 서재 활동이 뜸해졌지만, 박식하고 서평을 잘 쓴 헤르메스님도 모임에 참석했다.









이래서 후기는 꼼꼼하게 써야 한다. 모임 분위기가 팍 떠올릴 정도로 말이다. 뒤풀이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볼수록 2011212일이 더욱 그리워진다. 꿈이라도 좋으니 아주 잠깐이라도 그 날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수정했습니다.

 

 추억에 제대로 푹 빠져버린 필자가 연도를 착각했다. 2011년이 아니라 ‘2012이다.




다시 수정했습니다.

 

 무당광대님이 만든 프린트물에 날짜가 ‘2012212로 되어 있다. 아마도 무당광대님이 날짜를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 북플이 과거에 쓴 글을 소환해줬는데, 분명히 모임 후기는 2011213일에 작성되었다. 그렇다면 모임 날짜는 전날인 2011년 212일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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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1-02-12 1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참 빠르네요 제가 서재를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2011년이고 아마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 했지요 여전히 우린 책과 함께 나이를 먹고 사람과 교류하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네요 다음 10년의 반이면 반백이네요 ㅎㅎ

cyrus 2021-02-12 19:12   좋아요 3 | URL
제가 알라딘 블로그에 오랫동안 글을 쓰고 있을 줄 생각하지 못했어요. 여러 명의 이웃들과 교류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남기면서 지내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ㅎㅎㅎ

얄라알라 2021-02-12 1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10년전의 모임,
핸드폰 기종이 2011년임을 증빙해주네요. 사진만으로도 너무나 훈훈해 보여요. 책 읽고, 얼굴 마주하며 이야기하는 시간 너무나 그립습니다.

cyrus 2021-02-12 19:16   좋아요 3 | URL
죄송해요, 북사랑님. 제가 모임 연도를 착각했어요. 2011년이 아니라 2012년이었어요.. ^^;;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이번 달까지 지속될 것 같아요. 이러면 대면 책 모임은 취소돼요. 대면 모임이 뜸해지니까 지나간 시간들이 더욱 그리워져요. 정말 사진 몇 장 남겨두길 잘했어요.

페넬로페 2021-02-12 14: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년된 독서모임은 지금도 건재하나요?
8년된 저의 독서모임은 삐걱대고 있어요~~
다들 책읽기를 벗어나 그냥 놀고 싶어하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1-02-12 15:11   좋아요 3 | URL
요즘엔 랜선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모임 제한 풀리면 바로 고고씽~입니다.

cyrus 2021-02-12 19:20   좋아요 3 | URL
죄송해요, 페넬로페님. 제가 책 모임 연도를 착각했어요. 2011년이 아니라 2012년이었어요. 구년 전의 일이에요.. ^^;;

펭귄클래식 책 모임 멤버 일부(레삭매냐 님 포함)가 따로 나와서 ‘달의 궁전’이라는 책 모임 서클을 만들었어요. 멤버들이 폴 오스터의 소설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폴 오스터의 소설 제목 ‘달의 궁전’에 따와서 서클 이름을 지었어요. 네이버 카페가 있고요, 레샥매냐님이 말씀했듯이 지금은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

blanca 2021-02-12 1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그 모임에 없던 저도 더불어 추억 돋는 페이퍼네요. 이젠 저런 모임을 가지기 힘든 현실이니 더 그립고 무언가 슬픈 느낌이...

cyrus 2021-02-12 19:21   좋아요 2 | URL
구년 전에 작성한 모임 후기에 blanca님의 댓글이 있어요. 정말 오래됐죠? ^^

stella.K 2021-02-12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맨밑의 사진은 나도 본 기억이 난다.
대구 청년이 독서 모임을 위해 서울까지 온다고 해서
그 열정이 대단하다 싶었는데 그게 벌써 10년 전 얘기구나.

팽궨 클래식 하니까 생각나는데 언젠가
너 이벤트 했을 때 내가 참가해서 책을 보내준 적이
있는데 그게 <제인에어>랑 안톤 체홉의 <사랑에 대하여>란
책을 보내준 적 있었어. 그때 보내면서 칼국수집 상호가 있는
포스트잇에 간단한 인사 맨트를 써서 보내줬지.
최근 체홉의 책을 다시 보게 됐는데 거기 붙어있어
어찌나 웃었던지. 그땐 누나 동생할 때도 아니더라.ㅋㅋ

cyrus 2021-02-12 19:24   좋아요 3 | URL
죄송해요, 누님. 제가 모임 연도를 착각했어요. 2011년이 아니라 2012년이었어요. 이 감동적인 글은 내년에 써야 하는데.... ㅎㅎㅎ 제가 추억에 너무 취해버렸어요. ^^;;

맞아요. 기억이 나요.. ㅎㅎㅎ 이벤트 글도 남아 있어요. 가끔씩 추억을 소환해야겠어요. ^^

얄라알라 2021-02-12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지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던 책모임에 꾸준히 참여했는데,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도 한 번도 안 만났어요 1년을 안 만나니, 사실상 해체된 듯....상황이 변하더라도 꾸준해야 하나봐요.

cyrus 2021-02-12 19:27   좋아요 2 | URL
맞아요. 꾸준함! 당연한 말인데도 실제로 지켜지기가 힘들어요.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니까 아주 잠깐 책 모임 참석을 미루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책 모임에 참석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돼요. 책 모임이 생기면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참석하시는 분들은 정말 존경스러워요. ^^

얄라알라 2021-02-12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1이건 2012건 기억력이 대단하세요. 게다가 모임 끝나고 당일에 저렇게 후기 남기신 건 대단한 열정과 애정이 아니고서야^^ 멋지십니다!

cyrus 2021-02-12 19:31   좋아요 2 | URL
책 모임이 끝나면 항상 뒤풀이가 있어요. 저는 대구행 마지막 기차 시간이 오기 전까지 뒤풀이 자리(술집, 식당)에 있다가 부랴부랴 서울역에 가곤 했어요.. ㅎㅎㅎㅎ 신기하게도 막차를 놓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KTX를 타면 금방 대구에 도착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일부러 무궁화, 새마을호 입석을 예매하기도 했어요. 그거 타면 새벽 3시 넘어서 대구에 도착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이죠.. ^^;;

붕붕툐툐 2021-02-1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이런 글 넘나 좋아요~ 20대의 쌩쌩했던 사이러스님~ㅎㅎ
대구에서 서울까지 가는 열정도 최고~👍 사이러스님과 수연님이 왜 누나, 동생 하는지도 알게 되었네요~ 저도 올해 <지하로부터의 수기> 읽을거에욤!!

cyrus 2021-02-13 18:26   좋아요 1 | URL
수연 누님을 펭귄클래식 공식 네이버 카페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닉네임이 ‘지민맘’이었어요. 지민이 엄마.. ㅎㅎㅎ 그러다가 우리가 알라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

수이 2021-02-12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참 젊었다 ㅋㅋㅋ 신기하네. 아주 옛날 기억인지라 이렇게 마주하니 꿈 같네.

cyrus 2021-02-13 18:24   좋아요 1 | URL
첫 책 모임 때 지민이도 같이 있었죠?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

Angela 2021-02-12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12년에 이렇게 재미있게 지내셨군요. 멋진추억이네요~

cyrus 2021-02-13 18:23   좋아요 1 | URL
다시 확인해보니 2011년이 맞았어요. 프린트물에 적힌 날짜(2012년 2월 12일)가 잘못되었어요... ^^;;

바람돌이 2021-02-13 0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책모임인데 그 책모임의 인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도 정말 좋네요.
저는 워낙에 중구난방으로 읽어대고 책을 정해서 읽는걸 잘 못해서 -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숙제도 잘 못했다는 ㅎㅎ - 책모임 같은건 못했어요. 잠시 해볼까 했던 모임도 실패. ㅠ.ㅠ

cyrus 2021-02-13 18:22   좋아요 3 | URL
내가 만족하는 책 모임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아요. 책 모임 멤버들의 열정이 식으면 나 또한 책 모임이 재미없게 느껴지고, 모임 참석에 소극적인 멤버들에 대한 불만이 생겨요. 모든 멤버들이 만족하는 책 모임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자유롭게 책을 읽고 싶은 멤버가 있는 반면에, 책 한 권을 공부하듯이 읽는 진지한 멤버도 있어요. 두 사람들이 한 자리에 만나면 모임 분위기가 이상해져요.. ㅎㅎㅎㅎ 분명 한 쪽이 모임 진행 방식에 실망감을 느껴요.

이현미 2021-09-2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염방사기 너무 보고 싶어요!! 출간되면 좋겠네요!!

2025-03-10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0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든 파티 -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에디션F 6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정주연 옮김 / 궁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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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 때 총을 묘사했으면, 그 총은 무조건 발사되어야 한다. 러시아의 작가 체호프(Anton Chekhov)는 이야기꾼이 복선을 활용하지 않으면, 복선에 몰입한 독자를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복선으로 활용된 문학적 장치를 체호프의 총이라고 한다. 복선은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때로 작중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 변화를 더욱 부각해준다


영국에서 활동한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는 체호프의 영향을 받은 단편소설을 남겼다. 캐서린은 동성 연인인 폴란드 작가를 통해 체호프의 단편을 접하게 된다. 1910년 초에 캐서린은 체호프의 단편소설을 개작한 이야기를 썼다. 아마도 캐서린은 습작기를 보내면서 복선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 체호프의 필력에 주목했을지도 모른다.


차 한 잔(A Cup of Tea, 1922)가든파티(The Garden Party, 1922)와 함께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캐서린의 대표작이다(번역본 후미에 수록 작품의 원제명이 있다제목 옆에 적힌 연도는 집필 연도이자 처음 소설이 발표된 연도이기도 하다. 이 서평에 적힌 연도는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근거로 한 발표 연도이다차 한 잔체호프의 총이 있다. 다시 말해, 그 이야기 속에 역설적인 결말로 이끄는 복선이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로즈메리 펠(Rosemary Fell)은 결혼한 부르주아 여성이다. 그녀는 앤티크 상점에 마음에 드는 작은 에나멜 상자를 발견하지만,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구매를 포기한다.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로즈메리는 최고급 차를 마시면서 씁쓸한 순간을 잊으려고 한다. 행색이 남루한 스미스(Smith)라는 여자가 로즈메리에게 갑자기 다가와서 차 한 잔 값을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은 로즈메리는 스미스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차를 대접한다. 로즈메리의 남편은 낯선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 로즈메리의 행동을 꾸짖으면서도 스미스가 예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스미스에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어봐달라고 부탁한다. 로즈메리는 스미스에게 관심을 보인 남편의 태도에 충격을 받는다. 남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로즈메리는 스미스에게 현금을 주고 돌려보낸다그녀는 남편에게 앤티크 상점에 진열된 작은 상자를 사도 되냐고 허락을 구한다. 남편은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지만, 로즈메리는 작은 상자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사랑받는 예쁜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작은 상자는 로즈메리가 소유하고 싶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그녀가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복선이다. 나는 이 문학적 장치를 맨스필드의 작은 상자라 부르고 싶다. 캐서린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 속의 소품을 잊지 않았다. 캐서린은 이야기 초반부에 묘사한 상자를 결말에 다시 언급한다. 남편은 상자를 갖고 싶은 로즈메리를 돈 잘 쓰는 우리 자기라고 부른다독자는 잠시 잊고 있었던 상점의 작은 상자를 떠올린다. 그러면서 로즈메리가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작은 에나멜 상자는 로즈메리의 소유물이 되지만, 결말을 전체적으로 보면 로즈메리는 남편의 소유물이다.


차 한 잔이 독립적인 존재로 살지 못한 여성의 상황을 그린 소설이라면, 죽은 대령의 딸들(The Daughters of the Late Colonel, 1921)은 주체적이고 욕망 있는 삶을 살지 못한 여성의 심리 상태를 잘 보여준 소설이다죽은 대령의 딸들은 가부장적 분위기에 짓눌려 살아온 자매이다어린 가정교사(The Little Governess, 1915)는 여성 혼자서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없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소설로 읽힐 수 있다. 가정교사가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과장된 허구가 아니라 오늘날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들이다. 


이 단편 선집에 수록된 브레헨마허 부인, 결혼식에 가다(Frau Brechenmacher Attends a Wedding, 1910), 나는 프랑스어를 못합니다(Je ne parle pas français, 1917), 서곡(Prelude, 1918), 뜻밖의 사실(Revelations, 1920)은 국내 초역 작품이다. ‘Prelude’전주곡을 뜻하는 단어다. 역자는 우리말 제목을 서곡(overture)’으로 정했다.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캐서린의 소설에 관심 있는 학자와 독자들이 혼동하지 않으려면 하나로 통일된 소설 제목으로 불러야 한다. 나 같으면 프렐류드라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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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2-1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책 처음 나온 거 아니지?
암튼 설 잘 지내라. 맛있는 것도 마이 묵고.ㅋㅋ

cyrus 2021-02-12 11:54   좋아요 0 | URL
네, 맨스필드의 단편 선집의 가장 흔한 제목이 ‘가든파티’에요. 누님도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막시무스 2021-02-10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 마음이 무거우시겠지만 설명절은 행복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cyrus 2021-02-12 11:57   좋아요 0 | URL
위로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위독할 정도로 크게 편찮지 않아요. 위장에 있는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요. 이틀 입원하고 퇴원해요. 그런데 현재 혹의 상태가 악성이라면 심각해요. 그런 최악의 진단 결과가 안 나오길 바랄 뿐입니다. 막시무스님도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미주(尾註)알 고주(考註)

 

EP. 6

 

 



미주알고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미주알: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

 

고주알: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의미 없는 단어

 

미주(尾註): 논문 따위의 글을 쓸 때, 본문의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하거나 풀이한 글을 본문이나 책이 끝나는 뒷부분에 따로 달아놓은 것

 

고주(考註): 깊이 연구하여 해석하거나 풀이함 또는 풀이한 주석

















[주석을 단 책]

 

* [절판] 캐럴린 머천트 자연의 죽음(미토, 2005)



















[레드스타킹 2020년 9월의 책]

* 여성환경연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프로젝트P, 2011)


















[레드스타킹 2020년 10, 11월의 책]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05)




















[레드스타킹 2021년 1, 2월의 책]

*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에코페미니즘(창비, 2020)





자연의 죽음은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 멤버 한 분이 추천한 책이다. 그분은 예전에 읽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침묵의 봄 비대면 독서 모임에 나올 때마다 자연의 죽음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분이 왜 자연의 죽음을 추천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해봤다.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에코페미니즘자연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에코페미니즘서론 72,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181). 그분은 이미 에코페미니즘을 다 읽었고, 관심사를 좀 더 넓히기 위해 자연의 죽음도 읽었을 것이다.






1

 

 

* 33

 

루카스 크라나치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 루카스 크라나흐(1472~1553)는 독일의 화가이다.






2

 

 

* 34

 

니콜라스 푸생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 니콜라 푸생(1594~1665)은 프랑스의 화가이다.






3

 

 

* 43

 

 인간 생식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우주에 투사되기도 했다. 16세기에는 보다 높은 하늘의 남성적 천국에 의한 결혼과 여성적 지구의 임신이 자연 속의 생물학적 세대에 대한 흔한 설명이었다. 하늘 천국의 움직임이 정액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이슬과 비의 형태로 잘 받아들이는 여성적 지구에 떨어져 내린다.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1]가 쓴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1943)[2]에 있는 유명한 문구는 태양 중심적 가설의 부활인데, 남성적인 천국과 여성적인 지구 간 결혼을 묘사하고 있다.

 

 

[1] 니콜라우스로 써야 한다. (니콜라: Nicolas, 니콜라우스: Nicolaus)

 

[2]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는 코페르니쿠스가 사망한 해인 1543에 출간되었다. ‘1943’은 오자.






4

 

 

* 52

 

투리우스 시세로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5

 

 

* 75

 

부의 신 매먼

 

마몬(Mammon)






6

 

 

* 97

 

그로닝겐

 

흐로닝언(Gronigen)

 

 

[] 네덜란드 북부에 있는 주()이자 도시. 그로닝겐은 영어식 발음이다.






7

 

 

* 127

 

보딘

 

보댕(Jean Bodin)

 

 

[] 국가론(국역본 제목: 국가에 관한 6권의 책)을 쓴 프랑스의 법학자 겸 정치학자(1529/1530~1596).






8

 

 

* 143

 

타이초 브라흐



* 204


타이코 브라흐 



튀코 브라헤(Tycho Brahe)

 

 

[] 덴마크의 천문학자(1546~1601). 시세로(4번 주석 참조)’를 본 순간 실소가 나왔는데, ‘타이초 브라흐’와 타이코 브라흐를 보면서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9

 


* 158

 

스키너(B. F. Skinner)발도 2

 

월든 2(Walden Two)

 

 

[주]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가 쓴 책. 스키너의 월든 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되었다.






10

 

 

* 163

 

뮈르

 

뮤어(John Muir)

 

 

[]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자연주의자, 작가(1838~1914). 그가 쓴 몇 권의 책이 번역되었다.  






11

 


* 168

 

 천문학자 존 디(John Dee, 1527~1628)[] 별들과 황도대 궁들에서 나오는 천체의 빛들이 상호 작용하여 각각의 자연물들에 차이나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우주를 미리 가정하였다.

 

 

[] 존 디는 천문학자가 아니라 점성술사(astrologer). 사망연도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1608년 또는 1609년으로 추정된다. 으로 고쳐야 한다.






12

 

 

* 185

 

메이사적 비전

 

메시아적 비전

 

 

* 303

 

민중들의 메시야

 

민중들의 메시아






13

 

 

* 187

 

리어 왕콜델리아

 

코델리아(Cordelia)

 

 

[] 자연의 죽음32쪽에 코델리아라고 표기되어 있다.






14

 

 

* 213

 

 반페미니스트적인 소책자 말레우스 메일피카룸(Malleus maleficarum, 1486)이나 독일의 도미니카 수도원의 하인리히 인스티터와 제이콥 슈프랭거의 마녀의 망치(Hammer of Witches) []

 















* 야콥 슈프랭거, 하인리히 크라머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마녀 사냥을 위한 교본(우물이있는집, 2016)




[] 제목이 다른 두 책 모두 동일한 내용이다. 한때 말레우스 메일피카룸은 저자 미상의 책으로 알려졌다.


 





15

 

 

* 277~278


 진보의 개념을 발전시킨 16세기의 집단들은 현재까지도 성장과 발전으로만 몰아붙이는 우파와 비슷한 집단들이다. 기업가, 군사 기술자, 학계의 인문학자, 과학자와 기술자들. 자신들의 저서에서 진보의 관념을 받아들이고 있는 17세기 명장 수공업자들과 기술자들은 다음과 같다. 제라드 메르카터(Gerhardus Mercator)[1], 니콜로 타르타그리아(Niccolo Tartaglia)[2], 사이몬 스테빈(Simon Stevin)[3]. 인본주의자의 관심은 기술 발전을 통해 인간의 조건을 향상하는 것과 온전히 일치할 뿐 아니라, 자연의 희생 위에 인간으로 가득 찬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였다.

 

 

[1] 메르카토르(1512~1594). ‘메르카토르 도법을 만든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2] 타르탈리아(1499~1557). 3차 방정식의 근을 구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발견한 이탈리아의 수학자. 그러나 사기꾼이자 도박꾼인 카르다노(Girolamo Cardano)에게 속은 바람에 타르탈리아의 3차 방정식 해법은 카르다노의 공식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3] 시몬 스테빈(1548~1620). 네덜란드의 수학자, 물리학자.






16

 

 

* 298

 

피에르 가센디

 

피에르 가상디(Pierre Gassendi)

















* 미셀 옹프레 바로크의 자유사상가들(인간사랑, 2011)




[] 프랑스의 철학자, 물리학, 수학자(1592~1655). 미셀 옹프레(Michel Onfray) 반 철학사시리즈의 한 권인 바로크의 자유사상가들에 한 장(章)을 할애하면서 가상디의 삶과 철학을 소개했다.






17

 

 

* 301

 

플라톤의 타마메우스

 

→ 《티마에우스(Timaeus) [1]

 

 


피시노

 

마르실리오 피치노(Marsilio Ficino) [2]

 

 

[1] 가장 잘 알려진 제목은 그리스어 제목 티마이오스(Timaios)’.

 

[2]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자(1433~1499). 플라톤이 남긴 문헌에 대한 주석 작업 및 연구로 명성을 얻었다.






18

 

 

* 314

 

사티로스(Satyrs, 옮긴이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 바쿠스를 따르는 숲의 신) []

 


[] 사티로스는 숲의 정령이다.






19

 

 

* 316

 

에피크로스주의

 

에피쿠로스주의






20

 

 

* 318

 

데카르트의 명상(Meditations)

 

성찰






21

 

 

* 334

 

피터 브루겔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

 

 

[] 네덜란드의 화가. 자연의 죽음213쪽과 339쪽에 브뤼겔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22

 

 

* 346

 

호이겐스

 

하위헌스(Huygens)

 

 

[]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천문학자, 수학자(1629~1695).






* 351

 

나피어

 

네이피어(John Napier)

 

 

[] 로그(log) 함수를 만든 영국의 수학자(1550~1617).






23

 

 

* 380

 

 17세기 생태학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관리주의적인 생태학은, 자연을 장기적 계획을 위한 이성적 분석 대상으로 가주한다.[] 식물군을 하나의 생태계로 환원시킴으로써, 물리학적 기술 및 정량적인 분석을 통해 물리적이고 생물적인 구성요소들의 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 간주한다의 오자.






24

 

 

* 415

 

아이작 뉴튼수학 원리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자연 철학의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 원제: 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25

 

 

* 418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아이작 뉴턴가트프리트[] 빌헬름 본 라이프니츠로부터 전해진 것이다.

 

 

[] 고트프리트(Gottfried)’라고 써야 한다.






26

 


* 437

 

핵물리학에서의 구두끈 이론

 

구두끈 가설(bootstrap hypothesis)






27

 

 

* 439

 

 17세기의 자연철학자들이 발전시킨 기계론적 세계관은 플라톤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서양의 철학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과학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자연관은, 자연은 부분으로 분할할 수가 있고 또 그 부분을 다시 배열함에 다라[1] 다른 종류의 존재를 만들어 낸다고 가정한다. ‘사실혹은 정보의 조각들은 주변 상황에서 추출할 수 있고, 논리적, 수학적 작업에 기반을 둔 일련의 법칙에 따라 다시 배열할 수 있다. 결과물을 자연으로 되돌림으로써 그 궁극적인 판단을 검증하고 입증할 수 있다. 수학적 정식화가 합리성과 객관성의 기준을 부여하고, 경험적 타당성 혹은 그 이론을 수용해야 하는가 아니면 거절해야 하는가의 기준을 자연이 부여한다.

 과학사[2]와 과학철학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의 세계에서는 근대 과학이 외부 세계에 관한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며 상황중립적인 지식이라고 광범위하게 간주되고 있다. 과학은 이러한 기계론적, 수학적 모델로 환원할 수 있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좀 더 과학으로서 권위가 있는 것이 된다.

 

 

[1] 따라의 오자.

 

[2] 과학자의 오자.






28

 

 

* 514

 

로랭 롤랑 


로맹 롤랑(Romain Rolland)

 

 

[] 프랑스의 소설가. 책 마지막에 나온 역자의 글에도 오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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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04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대구는 눈이 왔는지 모르겠네요!ㅎ 에코페미니즘은 침묵의 봄을 읽고난 후 저도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다름 아니라 침묵의 봄에서 제시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에코페미니즘에서 문제를 구체화하거나 어떤 해결의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cyrus 2021-02-10 15:24   좋아요 1 | URL
죄송해요. 답변이 늦었어요. 설 연휴 끝나자마자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야 돼서 수속 절차라든가 여러 가지 알아보느라 며칠 간 서재에 들어오지 못했어요. 2월 4일 대구에 눈은 오지 않았어요. 날씨가 추운 날이었어요. <자연의 죽음>은 과학우월주의를 비판한 에코페미니즘 고전이라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책이에요. 새로운 번역본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

막시무스 2021-02-10 15:5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버님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은빛 2021-02-04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야말로 고유명사를 제대로 체크 안 한 번역자와 편집자의 실수 결정판 같은 것이로군요. 앞의 몇 개를 읽으면서는 좀 꼼꼼하게 봤으면 좋았겠다. 안타깝네. 이런 마음이었는데, 점점 내려올수록 맙소사! 헐! 이럴수가! 이렇게 바뀌네요.

시루스님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네요. 이걸 다 찾아내시다니!

cyrus 2021-02-10 15:25   좋아요 0 | URL
지인이 추천한 책이라서 끝까지 읽었어요. 오자가 어디까지 나올지 궁금하긴 했어요. 그런데 번역 상태가 안 좋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
 
자연의 죽음
캐롤린 머천트 지음, 이윤숙.전규찬.전우경 옮김 / 미토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원서 평점


4점   ★★★★   A-




번역본 평점

(평점을 준 이유에 대한 설명은 미주알고주알’ EP. 6 참조)

 

1점   ★   F






태초의 신 가이아(Gaia)는 우주의 어머니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 바다의 신 폰토스(Pontus), 산의 신 우로스(Ouros)는 가이아가 낳은 자식이다. 헤시오도스(Hesiodos)의 서사시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가이아는 단성생식(처녀생식)으로 세 명의 자식을 낳는다. 지리를 뜻하는 ‘geo’의 어원이 ‘Gaia’.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관점이다. 살아있는 지구는 생물체가 살기에 적합하도록 능동적으로 환경을 조정한다. 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일고, 화산이 폭발하는 현상이 지구의 신진대사인 셈이다. 가이아 이론은 주류 학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가설이다. 회의적인 사고를 가진 학자는 가이아 이론이 경계과학(fringe science)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 문제와 지구 온난화가 인류 최대의 현안이 돼버린 지금 살아있는 자연은 주목해볼 만한 개념이다.
 

지구에 정착한 가이아의 자식들은 살아있는 자연을 칭송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과학이 발전했고, 자연친화적 신화는 뒷전에 밀려났다. 가이아의 가호를 잊은 자식들은 지리학(geography)에 열광했다. 똑똑해진 이들은 지리학자와 탐험가, 선교사가 되었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대항해 시대, 정복과 확장의 시대였다.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가이아의 자식들은 아메리카 대륙과 같은 새로운 땅을 개척한 자신들의 업적을 뿌듯하게 여겼다. 기고만장한 유럽인들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을 침범했고, 그곳에 살고 있던 가이아의 자식들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노예로 만들었다. 이 모든 일은 불과 두 세기 동안(16~18세기)에 일어났다.


자연의 죽음: 여성과 생태학, 그리고 과학 혁명(The Death of Nature: Women, Ecology, and the Scientific Revolution)은 자연을 죽게 만든 과학 혁명(scientific revolution)의 어두운 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캐럴린 머천트(Carolyn Merchant)는 미국의 에코페미니스트다. 저자의 주요 연구 주제는 지구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된 여성 문제, 과학사, 환경의 역사 등이다. 캐럴린은 고대의 세계관인 살아있는 자연’이 인류에 지배받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전환된 시기를 과학 혁명이 일어난 16~17세기로 보고 있다. 과학 혁명 촉발에 기여한 과학자와 철학자들의 업적을 언급하고 있는 자연의 죽음은 과학사를 주제로 한 기존의 책과는 달리 균형 잡힌 서술이 눈길을 끈다.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등을 근대의 포문을 연 인류의 영웅처럼 그려지는 백인 남성 중심적인 역사관에서 벗어나 과학의 힘에 취해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과정에 나타난 침략과 착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자연을 살아있는 유기체가 아닌 기계로 보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과 여성의 착취를 허용하는 학문으로 발전한다. 그 학문이 바로 과학과 철학이다. 그래서 저자는 베이컨과 뉴턴뿐만 아니라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와 같은 근대 과학 건설의 아버지들이 남긴 유산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이 아버지들은 시대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지만, 그들의 업적은 자연의 죽음을 초래했다.


자연의 죽음에서 저자는 생태주의 관점을 통해 과학진보의 이름으로 착취당한 채 죽어간 자연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 책의 서론 여성과 생태론은 페미니즘과 생태주의가 손잡으면서 함께 나아가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자본주의 경제학에서 파생된 경쟁과 침략, 지배의 비용을 비판하는 관점이 저자가 생각하는 여성 운동과 생태주의 운동의 공통점이다. 그리고 여성 운동과 생태주의 운동은 성장지상주의와 과학기술의 힘에 기대는 낙관적인 진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자는 자연의 죽음문제가 재난으로 번진 사건으로 1979년에 일어난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원전 사고를 거론한다. 과학기술의 혜택을 지나치게 믿는 과학지상주의는 결국 인간의 죽음까지 초래한다자연의 죽음이 나온 이후에도 가이아의 자식들은 못된 버릇을 버리지 않았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재난을 일으켰고, 여전히 지구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중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 재난을 일으킨 가이아의 자식들은 정말로 나쁜 자식()들이다. 저자는 자연과 인간이 모두 공존하려면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의존하면서 살아 간다고 보는 생태주의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자연의 죽음이 나온 해는 1980년이다. 40년이 지난 지금 환경운동가와 에코페미니스트들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여러 갈래의 길을 열심히 찾고 있다. 사실 자연의 죽음은 초판 출간 40주년이 된 작년에 개정판으로 나와야 했다. 내가 읽은 번역본은 절판되었다. 나온 지 오래된 책은 절판되기 마련이지만, 역자의 무성의한 번역도 책의 수명을 짧게 만든다. 이 책에 세 명의 역자가 참여했다. 그런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책에 오자가 많고, 외국 인명 표기도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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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04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가 좋은데 번역본 별로나니!ㅠ 관심있는 주제인데 아쉽네요!ㅠ

cyrus 2021-02-10 15: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이 책의 공동 역자 중 두 사람은 현재까지도 책을 쓰거나 역자 일을 하고 있어요. 이 좋은 책을 최악의 상태로 방치한 채 글을 쓰고 있는 두 역자의 행보가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