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 파워 - 인간과 세상을 조종하는 선전의 힘
데이비드 웰치 지음, 이종현 옮김 / 공존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2001년 9·11 사태 때 미국 언론들은 ‘테러’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사태가 발생한 맥락에 대한 논의는 아예 생략해버렸다. 부시 정부가 "세계의 자유를 주도하는 미국은 테러 공격의 목표물이 되었다"고 발표하자 주류 언론들은 이 성명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왜 미국 언론은 무비판적이고 부정확한 분석만 내놓았을까? 놈 촘스키에 따르면 세상은 기업권력을 축으로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프로파간다(선전)에 의해 움직인다. 기업 자본주의의 영향 아래 있는 언론은 그럴듯한 거짓말로 권력과 공생하며 프로파간다를 확대 재생산한다. 이런 문제는 워낙 구조적인 것이어서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양상과 쟁점은 사뭇 다르지만, 한반도도 ‘프로파간다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한 이념이나 주장을 의식적으로 퍼뜨리려는 프로파간다가 흔하다. 남한 사회의 담론공간은 보수진영에 유리한 기울어진 경기장이며, 보수 세력의 ‘종북’ 프레임은 반대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킨다. 북한은 자주통일을 강조하는 프로파간다 포스터들을 새롭게 선보인다. 북한의 관영 매체는 주체사상에 입각한 김씨 일가 우상화를 위한 프로파간다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파간다 파워》의 저자 데이비드 웰치는 선전을 ‘선전가의 이익에 부합하게 의식적으로 생각해내고 계획한 모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을 전파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정치선전의 출발점은 정치권이나 언론이 주도하는 의제설정이다. 의제설정은 ‘대중이 어떤 이슈를 생각하게 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세상 풍경을 그리게 한다. 의제설정 과정에서 현실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 프레임이 형성된다. 한번 프레임이 형성되면 쉽게 깨지지 않는다. 언어를 반복사용하면 인간의 심리 저변에 무의식적으로 프레임이 고착되기 때문이다. 정치선전의 성패는 의제설정과 프레임 형성에 달린 셈이다.

 

프로파간다는 로마제국 시대에 이와 같은 선교활동의 의미로 쓰였으나 십자군 전쟁 때는 상대방의 잔학행위를 들추어낼 목적으로 이용됐다. 종교개혁 때는 신교도와 구교도 사이에 활발한 선전전이 이루어졌다. 20세기에 들어와 선전활동은 비약적 발전을 보였다.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전쟁 당사국들 사이에는 온갖 방법을 통한 대내선전과 대적(對敵)선전이 난무했다. 소비에트연방의 성립과 함께 공산주의 선전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히틀러는 공산주의와 나치스의 국가사회주의가 상극이었음에도 레닌의 선전술을 훌륭하게 계승 발전시켰다. 이를 위해 중용된 인물이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다. 그는 라디오가 대중선동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라디오를 널리 보급했다. 라디오의 2차 대전 전황 소식은 전부 거짓이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독일인은 연합군이 베를린을 함락시킬 때까지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이런 극단적 선전은 다 옛날얘기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선전은 심하게 왜곡되고 오인된 말이다. 일반인들은 이 말을 저급하거나 아주 비열한 것을 의미하는 데 사용한다. 선전이라는 말은 항상 뒷맛이 쓰다.” 괴벨스의 경구를 기억해야 한다. 선전이란 사람의 생각을 휘두르는 조작 방식이라는 의심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까다롭고 냉소적으로 일관하더라도 사람들은 결국 반응하게 된다. 광고ㆍ홍보 전문가, 정치인, 컨설턴트 등 대중을 유혹하고자 하는 이들은 많다. 어떤 경우 ‘가만히 있는 것’이 프로파간다가 되기도 한다. 바나나맛 초코파이 사례가 대표적이다. SNS에 올라온, 바나나맛 초코파이를 먹어본 사람의 인증샷이 바나나맛 초코파이의 폭발적 인기를 견인했다. 정부는 대중이 기꺼이 수용할 만한 방법을 통해 존재와 목적을 알린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왜곡된 프로파간다가 승리하는 일이다. 그래서 《프로파간다 파워》는 프로파간다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정치와 선전은 불가분의 관계다. 선전에서 언어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요체는 사람들과 정보를 쌍방향으로 주고받고, 공유하며, 공감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노골적이고 은밀하게 인간의 신념과 행태에 영향을 미치고 조종하려는 선전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정보 과잉의 대중미디어 시대에 수용자는 이성적 사고와 판단력 미비로 선전에 취약하다. PR,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이 ‘대중의 무의식’을 교묘하게 이용하지만, 대중은 이런 기술에 점차 무감각해지고 있다. 어느 사회, 어느 체제에서나 권력을 가진 자, 가진 권력을 지키려는 자들에겐 여전히 큰 유혹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매일 공론장에서 제기되는 의제와 담론경쟁의 배경과 메시지, 선전논리와 기법, 수사적 언어, 프레임의 형성과정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다면 선전에 쉽게 넘어가기에 십상이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치고 미사여구로 덧칠하지 않은 것이 드물다. 화려한 문구로 포장하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 ‘프로파간다의 시대’라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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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04 16:28   좋아요 1 | URL
특정 정당 편파 방송에, 대놓고 간접 광고까지... 프로파간다의 모든 걸 보여주고 있어요. ㅎㅎㅎ

표맥(漂麥) 2016-05-03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대 사기의 시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cyrus 2016-05-04 16:2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사기죠. ㅎㅎ


stella.K 2016-05-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나나 맛 초코파이 먹어보니 어떠니?
말에 의하면 지네들도 그렇게 인기가 있을 줄 몰랐다며
생산을 늘릴 거라고 했다던데.
그 소식 한 달쯤 전에 들은 것 같은데 지금쯤 인기가 좀
줄지 않았나? 버터 허니칩도 지금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잖아.

cyrus 2016-05-04 16:32   좋아요 0 | URL
허니버터칩 가격이 일반 감차칩보다 조금 높아서 그렇지, 동네 가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어요. 지금은 흔한 고급 감자칩입니다. 요즘 유자맛, 딸기맛 초코파이도 있어요. 한 박스 가격이 4800원 정도합니다. 어마어마한 가격이죠. ㅎㅎㅎ 그래도 바나나 맛 초코파이가 생소해서 이거 한 번 맛보려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저는 정말 운 좋게 샀어요. 어머니 심부름 갔다고 그냥 한 박스 샀어요. 일주일 뒤에 다시 가보니까 다 팔리고 없었어요.

바나나 맛은 나긴 나는데, 맛이 밋밋해요. 초코 맛이 덜해요. 그런데 크기는 일반 초코파이보다 두툼합니다. 막상 먹어보면 별거 아니에요. ^^
 

 

 

 

 

 

 

 

 

 

 

 

 

 

 

 

 

 

지상의 모든 생물은 자연적인 과정을 거쳐 멸종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지상에 등장한 이래 생물들의 멸종은 더욱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특히 섬 지방에 사는 동물들의 멸종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서식지역이 제한돼 그 수가 적음으로써 한 가지 사건이나 원인만으로도 멸종됐을 가능성이 크다. 멸종의 비운을 맞은 동물 가운데 상당수는 순진하게도 인류에게 너무 많은 호기심을 가졌거나, 적어도 경계심이 부족했던 것이 탈이었다. 사람은커녕 박쥐를 빼면 포유류라고는 없던 모리셔스 섬에 도도는 사냥이라고는 당해본 적 없던 터라 공포를 모른 채 살아왔다. 도도는 사람들의 사냥감이 돼 멸종되고 말았다. 호기심이 죄다.

 

 

 

 

 

 

‘포클랜드 늑대’도 인간의 탐욕으로 비명도 없이 사라진 멸종 동물이다. 포클랜드 늑대는 포클랜드제도에서만 자란 유일한 개과 포유류다. 겉모습만 보면 여우와 닮았다. 1833년 찰스 다윈이 포클랜드제도에 머물렀을 때 포클랜드 늑대를 ‘늑대같이 생긴 여우’로 봤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클랜드 늑대는 흔하게 목격되었다. 다윈은 운이 좋았다. 포클랜드 늑대는 18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점 감소하였고, 1876년 이후 멸종되었다. 학자들은 포클랜드 늑대가 개에 가까운 습성을 지녔다고 추정한다. 포클랜드 늑대도 도도처럼 호기심이 많았다. 사람들은 자신에 다가오는 포클랜드 늑대가 공격성이 있는 동물로 간주했다. 늑대처럼 생긴 것도 죄다. 아니다. 여우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죄다. 비싸고 귀한 여우 가죽을 노리는 사냥꾼들은 늑대 멸종에 동참했다.

 

다윈은 포클랜드 늑대와의 만남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다윈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조그만 땅덩어리에 고유의 네발 동물이 있는 경우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다. 늑대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 제도(포클랜드 제도-글 작성자 주)에 정식으로 사람이 살게 되면 몇 년 안에 이것들은 도도새처럼 지구 상에서 사라진 동물 중 하나가 되고 말 것이다. (찰스 다윈 《비글호 항해기》, 올재, 269쪽)

 

 

멸종이 심했던 곳은 인류가 오랫동안 다른 동물과 함께 살아온 아프리카나 아시아가 아니라 신대륙이다. 동물이 인류의 생존방식을 이미 잘 터득하고 있는 곳에서는 미리 대처해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신대륙에 사는 동물들은 침략자를 처음 만나자마자 몰살의 길로 들어서기 쉽다. 인간의 무서운 탐욕은 ‘개발’이라는 가면을 쓰고 더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생명을 멸종시키고 있다. 탐욕을 멈추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우리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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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03 16:45   좋아요 0 | URL
지금도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합니다. ㅎㅎㅎ

yamoo 2016-05-03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글호 항해기...이거 올재에서 나와서 사 놨어요. 조만간 읽을 듯합니다..ㅎㅎ

cyrus 2016-05-04 16:37   좋아요 0 | URL
저는 중간에 읽다가 재미없어서 요약한 글만 따로 읽었습니다. ^^
 

 

 

알라딘 서점에 책을 고르면 상태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가끔 서점에 겉표지가 없는 양장본을 만난다. 겉표지는 양장본을 위한 특별한 옷이다. 옷이 없는 양장본은 벌거벗은 상태다. 책 내부 상태가 깨끗해도 겉표지가 없으면 허전하다. 완전체 느낌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겉표지 없는 양장본이 절판된 것이라면 안 살 수가 없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안 사면 나중에 후회한다.

 

 

 

 

 

 

 

오늘 알라딘 서점에서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 공저의 《지의 정원》(예문)을 샀다. 예전부터 사고 싶은 책이라서 잔뜩 기대를 많이 했다. 책 품질 등급이 ‘최상’이라서 새 책에 가까운 양장본일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겉표지가 없었다. 겉표지만 있었으면, 진짜 새 책으로 보일 수 있었다. 내부 상태는 훌륭했다. 낙서가 없고, 찢어진 부분도 없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에게 퀴즈를 내겠다.

 

 

 

새 책 같은 양장본인데 겉표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의 품질 등급은 무엇일까? 객관식이다. 정답을 맞히면 상품이 없다.

 

1번 최상

2번 상

3번 중

4번 매입 불가

5번 아, 몰라! 이딴 퀴즈를 내가 왜 풀어야 하는데?

 

 

 

정답은 3번이다. 새 책인데 겉표지가 없는 양장본은 ‘중’ 등급을 받아야 한다.

 

품질 등급 기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온라인 중고샵’의 ‘알라딘에 팔기 간단 안내’에 들어간다. 그러면 ‘자주 묻는 질문’ 게시판이 나오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중고상품 품질 등급 판정 기준은 무엇입니까’라고 되어 있다. 그걸 클릭하면 ‘중고상품 품질 등급 판정 가이드’가 나온다.

 

 

* 중고상품 품질 등급 판정 기준 (링크)

http://www.aladin.co.kr/ucl_editor/usedshop/c2b/popup_guide.html

 

 

나만 어렵게 찾은 것인가? 품질 등급 판정 가이드를 찾느라 한참 헤맸다.

 

 

 

 

품질 등급 판정 가이드에 이런 내용이 있다. 겉표지가 없는 양장본 상태가 새 책처럼 깨끗하면, ‘중’ 등급을 받는다고 나와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지의 정원》은 ‘중’ 등급을 받아야 하고, 판매가를 조금 내려야 한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서점 계산대에 있는 직원에게 ‘최상’으로 매겨진 품질 등급에 대해서 따지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돈을 덜 내려는 치졸한 속셈이 있었다. 하지만 그냥 참고 넘어갔다. 헌책방에 책 살 때 책값을 깎아달라고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알라딘 서점을 자주 가는 편이라서 품질 등급 가지고 직원과 말싸움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책을 사고 난 후에 다시 생각해봤다. 내가 품질 등급 판정 가이드를 잘 몰라서 ‘최상’이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있다. 십 분간 차분하게 생각해 봐도, 《지의 정원》의 품질 등급이 ‘최상’을 받아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책 상태는 새 책이나 다름없다. 종이 변색 흔적, 접힌 흔적이 전혀 없다. 책이 심하게 변형되지도 않았다. 책 뒤쪽 면지에 희미한 얼룩이 조금 남아 있다. 여기까지만 봐도 책 상태가 좋아서 중고 품 등급은 ‘최상’이다. 그렇지만, 겉표지가 없어서 ‘중’ 등급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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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북 2016-05-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표지 없는 책은 절대 최상급이 아닙니다~ 저까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cyrus 2016-05-03 12:58   좋아요 0 | URL
네. 당연한 생각입니다. 중고책 품질 등급 판정에 대한 불만사항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따로 개설되었으면 좋겠습니다.

syo 2016-05-0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기준이랑 니네 기준이랑 다르다 뭐 이런건 아니었음 좋겠어요.

cyrus 2016-05-03 12:59   좋아요 0 | URL
제가 만약 직원에게 품질 등급에 대해서 따졌으면 직원이 그 말을 했었을 겁니다. 기준의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렸을 거예요.

돌궐 2016-05-01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날개까지 고스란히 남겨둔 책을 팔면 직원들이 책날개를 빼서 버리더군요. 책 날개는 그 책이 어떤 맥락으로 홍보가 됐는지, 형태는 어떤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갈피로 만들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버리지 않는데, 중고서점에선 그렇지 않더라구요.

cyrus 2016-05-03 13: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하긴 책날개가 그대로 남아있는 책을 알라딘 서점에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헌책방은 책날개나 띠지를 버리지 않습니다. ^^

건조기후 2016-05-01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졸해보이지 않는데요. 저렇게 품질판정 규정까지 있는데 정확하게 하는 게 좋죠. 말싸움까지 날 일은 아니었을텐데, 이야기를 하고 가격을 다시 책정해서 사오셨으면 좋았을 뻔했네요. ㅎ 이유없이 그냥 깎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기준과 달라서 지적하는 건데.

중고책 품질판정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다 아르바이트생들일텐데 책이 원래 껍데기가 있었는지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거 같기는 해요.

cyrus 2016-05-03 13:04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서 대처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서점을 자주 편이라서 따졌으면 직원들에게 찍혔습니다. ㅎㅎㅎ

2016-05-01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03 13:05   좋아요 1 | URL
박스가 있어야 새 것처럼 보여요. ^^

나비종 2016-05-01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이 되지 못한 벌거벗은 최상, 그 과정에 대한 원인 유추~ㅎ
1.원래의 소유주가 중고로 판매한 시점이 등급 판정 가이드가 정해지기 이전이 아닐까요?
<지의 정원> 출판년도가 2010년이고, 1만여 명의 중고 등급 판정 고객위원회의 인터넷 설문 조사 시기가 2014년 6월이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품질 등급 판정 가이드가 만들어졌다면 그 이후일 것입니다.
새 책에 가까우니 출간되자마자 구입하여 읽은 후 바로 되팔았다면, 판매시기가 2010년 하반기~2014년 이내일 것이고, 그 당시 알라딘의 기준으로는 이 책이 `최상`이었을 겁니다.
2. 그 후 알라딘 수원점에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모든 도서들에 다시 이 기준을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여름에 가까워지는 날씨에 헐벗은 만큼 무게감은 줄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가뿐하게 읽으시면 좋겠네요ㅎㅎ

cyrus 2016-05-03 13:06   좋아요 0 | URL
그럴 수도 있겠어요. 아마도 지역별마다 품질 기준에 차이가 있을 거예요.

nia 2016-05-01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중고서적에 붙이는 등급이 의심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지요. 아무래도 사람 손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오차가 있는게 아닐까,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넘어가곤 합니다. 그럼에도 조금 더 꼼꼼히 신경써 줬으면 하는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cyrus 2016-05-03 13:07   좋아요 0 | URL
저도 책값에 대해서 마음 속으로 아쉬워도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갑니다. ^^

yamoo 2016-05-0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의 정원...알라딘 잠실점과 일산점 그리고 합정점에서 봤습니다. 저번 주에요. 저는 소장하는 관계로 패쑤했지요..ㅎ

책 날게 없는 거....전엔 몰랐는데, 전집류 장만해 나갈 때 무척 거슬리더군요~ 전 그래서 전집류 모으는 거 있으면 표지 없는 거 안 삽니다. 물론 애정하는 거는 매우 망설입니다만..--;;

cyrus 2016-05-03 13:10   좋아요 0 | URL
야무님은 `책고잘알`입니다. `책 고르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의 줄임말입니다.

전집류나 시리즈로 구성된 책을 고를 때 먼저 겉표지 유무를 확인합니다. 전집을 다 모았는데 중간에 겉표지가 없는 책 한 권이 있으면 이빨 하나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5-05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없는 책은 그렇게라도 구해야 합니다.. 암요..ㅎㅎ 저도 그런 책이 꽤 있습니다...

cyrus 2016-05-05 15:16   좋아요 0 | URL
단권책은 괜찮은데, 전집이나 시리즈물이면 고민됩니다. ㅎㅎㅎ
 

 

 

 

 

 

 

 

 

 

 

 

 

 

 

 

 

 

 

어제 썼던 글에 요네하라 마리의 이솝 우화 재해석을 소개한 적이 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에서 태양이 바람을 이겼다는 우화가 있다. 요네하라 마리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나그네는 태양의 의지를 자기 자신의 의지로 착각하여 옷을 벗었다. 그녀는 정신의 자유가 유지되려면 외부의 속박을 자각하고 있는 상황이 더 낫다고 말한다. 요네하라 마리의 해석은 비판적인 독서에서 비롯된 사고능력이다. 어떤 책을 읽고 예전에는 당연하게만 받아들였던 것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분명히 그 책은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독서의 목적은 단지 지식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자신의 주체적 관점을 세우는 데 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자신의 눈을 갖는 일이다. 중국 명대의 사상가 이탁오는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따라 짖고, 왜 짖느냐고 물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며 자신을 비판한다. 고전은 서평으로 작성하기가 어려운 책이다. 왜냐하면 ‘모두’의 생각을 내 생각인 것처럼 쓰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독서회를 만들면 안 된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꼭 봐야 직성이 풀리는 동물이지만, 기존의 해석에 쉽게 지배받는다. 서평을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처음 고전 작품을 읽고 서평을 썼을 때, 정답에 가까운 해석을 찾으려고 했다. '정답'에 얽매이면 남이 했던 생각을 내 생각으로 착각하면서 쓴다. 이러한 독서와 글쓰기는 정형화된 답만 외워서 옮겨 적는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때는 정답을 요구하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고전을 읽는 방법을 몰랐다.

 

 

 

 

 

 

‘인문 고전 독서 붐’이 일어나면서 독서 전문가들은 고전 도서 목록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읽으라고 권한다. 이지성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를 움직여온 위대한 개인, 조직, 국가 뒤에는 항상 탄탄한 인문고전 독서 전통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인문 고전 독서가 ‘천재의 두뇌에 직접 접속하는’ 행위, 즉 인류의 스승들과 지속해서 정신적 대화를 나누는 일에 비유한다. 과연 고전은 천재의 두뇌가 낳은 위대한 책일까? 책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전이 어떻게 우상화되어 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거의 읽히지 않은 책이었다. 그 당시 파리지앵들은 루소의 책 대신에 루이 세바스티앵 메르시에의 《파리의 풍경》을 읽었다. 메르시에의 책은 혁명 전의 파리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논픽션에 가깝다. 이 책이 불티나게 팔렸을 때, 루소와 볼테르는 평범한 작가에 불과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은 책의 위치가 크게 달라졌다. 아무도 메르시에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의 책을 읽어 본 사람도 없다. 생전에 메소니에보다 인기를 많이 얻지 못했던 루소와 볼테르의 책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다.

 

《논어》는 공자가 남긴 말을 정리한 것인지,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다.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보존하기 위해서 편집한 책이다. 그러면 공자의 제자들이 자신의 입맛대로 스승의 생각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제자의 생각이 개입될 수 있다. 문장 하나만 가지고 제자들의 해석이 서로 충돌했을 것이다. 그래도 공자는 복 받은 사람이다. 생전에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해 전국을 떠돌았던 실패한 사람이다. 제자들의 노력 덕분에 공자는 ‘성인’으로 추앙받는 동시에 《논어》는 불멸의 고전이 되었다.

 

고전을 삐딱하게 읽으려면 가장 먼저 고전을 대하는 자세부터 ‘리모델링’해야 한다. 일단 고전을 무조건 읽어야 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통념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인류 역사를 관통한 위대한 생각도 현실과 맞지 않은 점이 분명히 있다. 고전은 저자가 당대에 던진 발언이며, 완벽한 책이 아니다. 고전에도 약점이 있다. 독자는 그 약점을 공약하면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맹목적 수용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고전 읽기에 정답은 없다. 하나의 현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생각이 다양하듯, 고전을 바라보는 눈 역시 제각각이다. 특정한 답은 없다. 고전 해석에 정답이 없으므로 우리는 고전에 대한 무수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이다. 서툴지만 진지하게 무언가를 찾아 끊임없이 자기 생각을 구축하는 것. 그게 바로 고전 읽기의 매력이다.

 

 

 

※ 서평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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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30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30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찔레꽃 2016-04-3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목적 수용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 참, 공감가는 말입니다.

cyrus 2016-05-01 15:00   좋아요 0 | URL
긍정적인 면만 계속 보면, 잘못된 상황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있어요. 지식인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요.

나비종 2016-04-30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책표지의 그림처럼 책을 관통하는 것은 꽂혀있는 열쇠를 쥐고 돌리는 자신의 몫이로군요.
저 역시 고전이 무조건 훌륭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을 거쳐온 만큼 그것을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구요.
독서모임에 대한 cyrus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얼마 전에 「공부할 권리」 를 가지고 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했는데요, 독후감을 낭독하니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우리 같은 책 읽은 거 맞냐고요^^; 사실 그 책의 대주제는 ˝공부˝인데, 저는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썼거든요. 다양한 관점은 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줍니다. 제가 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ㅎㅎ

cyrus 2016-05-01 15: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고전을 받아들이는 나비종님의 입장이 제가 생각한 것과 비슷합니다. 가끔 독서 모임을 하면 기존에 알려진 해석을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설명하는 사람이 있어요. 본인은 그렇게 말하면 남들한테 유식하게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해요. 책을 깊이 읽은 사람은 저 사람의 생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얄팍한 속임수로 책을 대하는 자세를 좋아하지 않죠. 사실은 제가 독서 모임을 처음 나갔을 때, 남의 생각을 내 생각처럼 말한 적이 있어요. 그땐 독서 모임 분위기가 낯설었고, 철없는 마음에 남들 앞에 똑똑하게 보이고 싶었어요. 계속 그런 자세로 독서 모임에 나간다면, 시간 낭비입니다. ^^

yamoo 2016-05-01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근데, 비판적으로 읽기가 힘듭니다. 2-3번은 정독하여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기에..^^;;

그나저나 정말 꾸준하게 이벤트에 응모하시는군요!ㅎ

cyrus 2016-05-03 13:1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책 한 번 완독한다고 해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그런 착각에 잘 빠져듭니다. ^^

transient-guest 2016-05-05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지성의 책은 결과적으로 이지성을 `가진 자`로 만들어 주었지요... 애초에 작가로 들어선 계시가 돈도 벌로 잘 되려고 한 것이니까, 성공했지요... 제가 한때 이지성의 책을 꽤 열심히 읽었더랬습니다. 초기의 리뷰엔 평가도 좋게 했구요..그런데 책을 읽고 생각할 수록 이건 그냥 인문학을 가장한 성공학이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cyrus 2016-05-26 16:20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T-guest님. 댓글을 지금 확인했습니다.

제가 군 전역을 하고 난 후에 이지성을 처음 알았습니다. 군인이었을 때 출판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어요. 군 생활 절반 정도 하고나니까 독서에 대한 욕망이 높았습니다. 전역하자마자 책을 많이 읽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지성의 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읽고 싶었던 책을 골라 읽었어요. 지금까지 책을 많이 읽어놓고선 제대로 읽고 있는지 지금도 제 자신을 의심합니다. 알라딘에 독서 감상을 올리면 허접한 내용이 있고, 그 이유로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방식은 서툴러도 독서를 즐겁게 하면서 좋은 내용은 많이 배우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대로 유지한다면 이지성의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날씨의 맛 - 비, 햇빛, 바람, 눈, 안개, 뇌우를 느끼는 감수성의 역사
알랭 코르뱅 외 지음, 길혜연 옮김 / 책세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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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바람이 누가 힘이 더 센가를 두고 내기를 했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쪽이 이기기는 것으로 했다. 바람이 먼저 시작했다. 센 바람을 불어 나그네 외투를 벗기려고 했다. 하지만 바람의 강도가 셀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더욱 단단히 여밀 뿐이었다. 이번엔 태양이 나섰다. 태양은 따뜻한 볕을 나그네에게 내리쪼였다. 나그네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나그네는 외투를 벗었다. 내기에 진 바람은 얼굴이 빨개져 도망갔다.

 

이솝 우화의 태양과 바람이야기다.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데는 외부의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따뜻한 감화가 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일본의 작가 요네하라 마리는 이 우화의 교훈을 뒤집는다. 그녀는 내기에 패배한 바람을 옹호한다. 나그네는 외투를 벗게 하도록 만든 태양의 의지를 마치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한다. 볕이 너무 강해서 더운 건데, 나그네는 길을 오래 걸어서 땀이 생겼다고 믿는다. 반대로 차가운 바람을 맞아 외투를 여미는 나그네의 행위는 자신의 의지를 자각한 것이다. 나그네는 태양, 아니 찬바람을 피하고 싶어서 외투를 벗지 않는다. 외부에 속박된 개인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외부의 힘을 인식하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 외부의 속박에 대응할 줄 아는 개인의 자각이 더 좋을 수 있다. (요네하라 마리 교양 노트, 마음산책, 2010)

 

날씨의 맛은 날씨라는 자연적인 속박에 맞춰 살아간 인류의 자각사(自覺史)를 그려낸 책이다. 알랭 코르뱅을 비롯한 열 명의 학자들이 날씨에 대한 사람들의 감성 변화를 추적했다. 기후 변화에 따라 감정이 예민한 인간은 기상학적 자아가 강하다. 대체로 사람들은 비가 내리는 날에 기분이 축 처진다고 생각한다. 스탕달은 며칠 동안 계속 비가 내리는 날씨를 매우 싫어했다. 그는 고약하고 밉살스러운 비라고 경멸적인 표현을 썼다. 스탕달이 유독 비를 싫어했을 뿐, 작가들은 비를 슬픔’, ‘우울과 연관 있는 소재로 자주 사용했다.

 

태양은 이솝 우화에서 바람을 이긴 승리자가 되었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태양을 피하고 싶어 했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사람들은 햇빛을 싫어했다. 1793년의 폭염을 피부로 느낀 어느 의사는 햇빛이 불쾌하다고 썼다.

 

햇빛에 노출된 사물들은 만지면 몹시 뜨거울 정도로 달구어졌다. 사람과 짐승은 질식사했고 야채와 과일은 햇빛에 시들거나 벌레가 먹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져서 몸은 땀으로 줄곧 목욕을 하는 것처럼 무척 불쾌했다.” (57, 서평 작성자가 임의로 편집해서 인용했음)

 

 

 

 

근대에 들어오면서 햇볕의 살균 작용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여전히 일광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었지만, 프랑스 공화정은 햇볕을 이용한 공공 위생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당시 수많은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 결핵이었다. 결핵균을 사라지게 하는 일광욕 치료법이 유행했다.

 

 

 

바람은 양면성을 가진 날씨다. 바람은 인간이 생존하게 만드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만든 풍차가 쉴 새 없이 움직여야 밀가루를 만들 수 있다. 이 밀가루로 빵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바람은 변덕스럽다. 바람이 세지면 빗방울이 거칠게 흩날린다. 바다에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파도가 일어난다. 급격하고 불안정한 날씨의 위험성을 아는 인간은 파괴적인 바람의 힘을 두려워했다.

 

롤랑 바르트는 날씨만큼 이데올로기적인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표출했다. 가끔 날씨는 우리 일상을 불편하게 하거나 목숨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드러낸다. 처음에 인간은 대자연의 힘에 무력했다. 그렇지만 점점 두려움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기후현상을 본격적으로 이해하려는 의지가 생겨났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자각하게 되었다. 내일 날씨를 예측해서 언젠가 찾아올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대비책을 준비한다. 비 내리는 날에 어묵, 라면, 짬뽕 생각에 절로 생각나는 것은 날씨에 따른 긍정적인 정서 변화다. 비가 매일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가 싫어도 뜨끈뜨끈한 짬뽕 국물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가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열대성 기후였으면, 이 얼큰한 짬뽕의 맛을 알지 못한다. 인간과 날씨는 과거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밀당(밀고 당기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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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4-29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의외로 비내릴때를 좋아합니다.ㅎㅎㅎㅎ
비내릴때 감성은 한 열배는 업되고
사진 찍을 것도 열배 이상 보이는 현상..^^..

특히 비오는 주말은 더더욱 ^..

즐거운 휴일 되시구요 ^^

cyrus 2016-04-30 15:57   좋아요 0 | URL
비 내리는 날이면 집에 쉴 수 있어서 좋아요. 유레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transient-guest 2016-04-3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역사는 날씨와 밀당의 역사이기도 하네요.ㅎ 작년에 윌리엄 터너 영화가 나오고 SF Palace of Legion of Art였나...드영박물관이었나..둘 중 한 곳인데, 월리엄 터너 전시가 있어서 가봤지요..미술엔 까막눈이지만, 영화를 보고 가니 느낌이 다르더군요..

cyrus 2016-04-30 15:58   좋아요 0 | URL
터너의 그림을 본 t-guest님의 눈을 제가 사겠습니다. ㅎㅎㅎ

stella.K 2016-04-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을 것 같군!^^

cyrus 2016-04-30 16:01   좋아요 0 | URL
비, 햇빛, 눈, 안개, 바람을 언급한 작품이나 그림을 소개하면서 당대 사람들의 반응을 정리한 책이에요. 그런데 책 내용이 프랑스적이라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

나비종 2016-04-30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린 날, 맑은 날, 비오는 날, 눈오는 날, 안개낀 날. .날씨는 물의 순환으로 결정이 되고, 물을 순환시키는 근원적인 에너지는 태양복사에너지이므로, 결국 인간은 태양과 밀당 중이기도 한 것이네요^^

cyrus 2016-05-01 15:10   좋아요 1 | URL
정말 그렇게 볼 수 있겠군요. 날씨의 순환까지 생각하지 못했어요. 재 생각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좋으십니다. ^^

나비종 2016-05-01 15:30   좋아요 0 | URL
좋다기보다는 음. .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겠죠.^^ 독서 생각 교류의 바람직한 예!랄까요.(저만 주장합니다ㅎㅎ)
cyrus님의 글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주제로 뜨개질되어 얽혀있어요. 또 다른 책을 읽는 마음으로 마주하죠. 한참을 생각하다 제 생각을 댓글로 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전 포스트들 중에 댓글 제한을 풀어주시면. . 가끔 잠이 안올 때 님의 글을 읽곤 하는데, 얼마 전에는 글을 읽고 며칠 생각하다 다시 들어가보니 댓글쓰기가 안되더군요^^; 뭐 엄청난 댓글을 자신할 수 없어 말씀드리기 좀 뻘쭘하긴 합니다만ㅋㅋ

cyrus 2016-05-01 15:59   좋아요 1 | URL
나비종님 같은 분이 댓글을 달면 정말 기쁜데, 가끔 시비 거는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어서 한때 댓글 기능을 막았습니다. 제 블로그가 다른 분들의 블로그와 비교하면 댓글 수가 적어요. 댓글 창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는지 생각도 한 적 있었고요. 사실 저도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으면 댓글을 뭐 남겨야할지 고민해요. 그래서 댓글 없이 ‘좋아요’만 누르기만 하는데, 이게 무조건 좋다고 보지 않아요. ‘좋아요’ 하나가 진짜 공감을 증명해주는 것이 아니잖아요. 글 안 보고 ‘좋아요’를 누를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칭찬보다는 저와 다른 관점의 생각이거나 제 글을 비판하는 댓글을 보는 게 더 편안하게 느껴져요. 후자의 댓글을 쓰는 분은 제 글을 꼼꼼하게 읽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

나비종 2016-05-01 16:27   좋아요 0 | URL
제 블로그도 황량한 사막과 같아 아주 가~~~끔 선인장에 물 주듯 달아주시는 댓글들은 저를 아주 반갑게 한답니다. 글은 업로드되는 순간 제 손을 떠나 객관적인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리뷰의 댓글은 그닥 신경을 쓰지 않지만, 시를 올린 후에는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제 문장은 시보다는 호흡이 짧은 산문 쪽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데, 시에 매력을 느껴 몇 년 전부터는 시에 집중하고 있거든요.ㅎㅎ
`좋아요`에 대한 cyrus님의 생각이 `좋아요!`(당최 이 썰렁한 유머의 발원지는 어딘지ㅋㅋ 아! 혹시. . 유머인줄 모르셨습니까?^^;) 저 역시 `좋아요`가 진짜 공감의 증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땀 한 땀의 댓글이 제게는 더 소중하구요. 이런 생각에`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때에는 짧게나마 발자국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