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시작해서 매주 한 편씩 외국 공포문학 작품을 소개해볼까 한다. 우선 단편소설 위주로 작품을 찾아볼 생각이다. 기록한 글의 양이 어느 정도 축적되면, 장편소설 쪽에도 눈을 돌려보겠다.

 

 

 

 

No. 1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 원숭이 손 (The Monkey’s Paw)

 

 

 

 

영국 출신 작가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는 화려한 부를 누리는 삶에 욕심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동료 작가 아놀드 베넷은 제이콥스가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집필하면서 얻는 수입을 거절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작가로 활동하기 전 제이콥스는 우체국의 저축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서기였다. 그는 꽤 이른 나이인 열여섯 살 때부터 우체국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었으니 슬슬 우체국 일이 따분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제이콥스는 남아도는 시간에 틈틈이 글을 썼을 것이다. 1899년에 우체국 서기를 그만두었는데, 글만 쓰면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제이콥스는 자신이 쓴 단편소설 한 편이 지금까지도 널리 회자할 줄은 꿈에 몰랐을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쓴 단편소설이 1980년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영문학 걸작 50대 작품 목록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소설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원숭이 손>이다. <원숭이 손>1902년에 나온 단편소설집 The Lady of the Barge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요 소재는 원숭이 손이 아닌 세 가지 소원이다. <원숭이 손>은 사랑스럽고 닭살 돋는 노랫말로 알려진 이승환의 세 가지 소원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원숭이 손은 미라 상태가 된 동물 사체의 일부다. 그런데 원숭이 손은 특별한 힘을 지녔다. 세 가지 소원을 빌면 실제로 이루어진다. 화이트 씨는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으로부터 원숭이 손 미신을 듣게 되었다. 손님은 원숭이 손을 탐내는 화이트 씨를 향해 무슨 일이 벌어져도 후회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화이트 씨는 첫 번째 소원으로 집값을 충당할 수 있는 생활비 200파운드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200파운드가 화이트 씨의 수중으로 들어왔다. 화이트 씨의 외아들이 직장에서 일하던 도중, 기계에 끼여 사망하고 말았다. 아들 회사로부터 받은 위로금 액수가 200파운드였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정신적 충격으로 울부짖는 화이트 씨의 아내가 남편에게 두 번째 소원을 빌어서 아들을 되살리자고 말했다. 원숭이 손의 섬뜩한 분위기에 혼란스러웠던 화이트 씨는 아내의 소원에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그렇게 두 번째 소원을 빌기로 했다. 그러자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내는 아들이 돌아왔다는 생각에 기쁨의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리고 문을 열어 아들을 반갑게 맞아들일 준비를 했다. 그 순간, 화이트 씨는 이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과연 죽었던 아들이 살아서 돌아온 것일까? 화이트 씨는 두 번째 소원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믿지 못했다. 그는 분명히 끔찍하게 손상된 아들의 시체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소설 마지막에 화이트 씨는 세 번째 소원을 빈다. 그 마지막 소원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소설을 읽어보시라.

 

 

 

 

 

 

 

 

 

 

 

 

 

 

 

 

 

 

 

 

<원숭이 손>의 원제(The Monkey’s Paw)에 있는 ‘Paw’는 동물의 발톱이 달린 발 또는 사람의 손을 뜻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제목이 원숭이 손이다. <원숭이 손> 플롯은 영화로 만들어지고 했으며, 스티븐 킹의 단편소설 <신들의 워드프로세스><원숭이 발>을 모티프로 한 것이다.

 

<원숭이 손>은 미신이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서서히 파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미신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해버리지만, 가끔 확신적 믿음을 버리지 못하기도 한다. 미신은 미래를 점치고 규명하는 형태로서 마술과 같이 무조건적인 직관과 행동으로 대처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미신은 막연한 기대와 허상을 좇는 데서 비롯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모호성, 위기나 위험 증대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압박이 클수록 미신을 믿고 의지하게 된다. 미신이 미신을 낳는 상황은 주술을 탄생시킨다. 미신으로 불안과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많을수록 주술사가 번성한다. 삶의 불안과 운명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미신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윌리엄 W. 제이콥스의 작품이 있는 번역본>

 

 

* 원숭이 손 (The Monkey’s Paw, 1902)

 

 

 

 

 

 

 

 

 

 

 

 

 

 

 

 

 

 

 

공포특급 5 : 세계편정태원 엮음 / 한뜻 (1996, 품절)

 

 

낡은 극장에서 생긴 일 : 세계환상문학 걸작선알베르토 망겔 엮음 / 문학세계사 (1997, 절판)

 

환상과 공포의 세계명작괴담문화사랑 (1998, 절판)

 

세계 호러 걸작선정진영 역 / 책세상 (2004)

※ 제목을 <원숭이 발>로 옮겼다. 작품 발표 연도를 '1920년'으로 잘못 소개했다. (327쪽)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1자유문학사 (2004, 품절)

 

 

 

* 세 자매 (The Three Sister, 1914)

 

 

 

 

 

 

 

 

 

 

 

 

 

 

 

 

세계 호러 단편 100정진영 역 / 책세상 (2005)

 

 

 

* 훼방 (The Interruption, 1926)

 

 

 

 

 

 

 

 

 

 

 

 

 

 

 

단편 걸작 환상 문학판도라북스 (e-Book,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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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2016-05-17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악! 세번째 소원이 무엇인지요???

cyrus 2016-05-18 16:27   좋아요 1 | URL
결말을 스포일러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원숭이 손’, ‘제이콥스 원숭이의 손’이라고 입력하면, 줄거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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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꽂혀있는 책을 꺼내 펼친다. 몇 년 전에 읽은 책이다. 펴보니 군데군데 밑줄까지 그어져 있다. 어떤 쪽에는 연필로 끼적여 적은 나름대로 주석도 있다. 그런데 당혹스러운 것은 책의 내용이 생소하다. 책 속의 기록은 남아 있어도 머릿속 기록은 이미 지워지고 없다.

 

사람은 누구나 기억과 망각 사이의 균형을 잡으면서 살아간다. 잊지 못하는 것도 무서운 고통이지만 너무 잘 잊는 것 또한 끔찍한 일이다. 남들은 생생하게 떠올리는데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덜컥 겁이 난다. 인간이 어떤 일을 지각할 수 있는 건 단 2초에 불과하다. 그 이후는 기억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도 기억 덕분이다. 단기기억은 금방 사라진다. 반면 같은 정보가 반복되거나 개인적 감정과 얽히면 장기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는다. 또 시각과 감성, 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경험이나 지식일수록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망각의 늪에 허우적거리는 불상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온전한 의식과 정신을 말살한다. 자그마한 회복의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는 완벽한 불치병이다.

 

사랑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만큼 애절한 게 있을까. 치매로 과거를 잃어가는 이와 어떻게든 그것을 막으려는 사람의 사투는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백혈병과 더불어 멜로영화의 단골 소재다. 리베카 솔닛의 에세이 《멀고도 가까운》은 알츠하이머병이 소재다. 그러나 수많은 로맨스에서 반복된, 닳고 닳은 얘깃거리가 아니다. 하얗게 지워져 가는 기억과 그것을 붙들고 싶은 욕망,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생의 원초적 의문을 매만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에세이는 답이 아니라, 질문을 그려낸다.

 

솔닛은 자신의 어머니 곁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알츠하이머란 놈을 만났다. 그렇게 어머니의 뇌는 잠들어버렸다. 마다가스카르 섬에 사는 나방은 잠든 새의 눈물을 마신다고 한다. 나방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든 새의 눈물에 접근한다. 그 눈물엔 뭔가 달콤한 유혹이 있는 것 같다. 새와 나방은 솔닛과 어머니의 관계를 떠올리는 비유다.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불청객을 맞게 된 그녀는 버텨내야만 할 슬픔에 천천히 자신을 적신다. 슬픔을 먹으면서 지낸다. 그런데 그 슬픔은 결코 달콤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것’들이 점점 잊힌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메마르면서 사라지는 눈물 한 방울을 훔치려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힘겨운 고통의 나날을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솔닛은 어머니의 망각을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했다. 망각의 미로 속에 강제로 유폐된 기억의 조각들을 찾기 위해 이야기의 실타래를 끊임없이 푼다. 그녀의 이야기는 살구 열매부터 시작해서 프랑켄슈타인, 체 게바라 등 어지러이 오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전혀 소란이 느껴지지 않는다.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이야기의 마름질 솜씨가 뛰어나다. 그녀의 글에서 생의 무상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읽기, 쓰기, 듣기 행위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삶을 긍정한다.

 

 

우리는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사랑하라고, 미워하라고. 두 눈으로 보라고 혹은 눈을 감으라고. 종종, 아니 매우 자주, 이야기가 우리를 올라탄다. 그렇게 올라타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찍질을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 주면,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그걸 따른다.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추고, 침묵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에 이름을 지어 주고, 그런 다음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15쪽)

 

 

이야기가 있는 삶은 생동감이 넘친다. 솔닛은 ‘이야기가 우리를 올라탄다’고 말한다.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걸수록 깨어 있는 상태는 유지된다. 그렇게 우리는 이야기꾼이 된다. 망각의 그림자를 피해 새로 발견한 일상의 세계 속에 발을 딛게 되어 거기에 정착하려는 여행자다. 기억을 잃어버린 이야기꾼은 ‘짐 없는 여행자’다. 망각과 함께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험난하다. 기억들이 최근의 것부터 서서히 삭제되고, 남의 얘기를 듣는 행위조차 너무나 피곤하다. 말과 글이 엉키고, 소리와 이미지가 뒤섞이는가 하면, 환각과 환청이 찾아온다. 일기장과 약이 아니면 오늘이 며칠인지도 알 수 없다.

 

각자의 찬란한 기억들은 누구나 한번은 지나왔음직한 과거의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 들어 있었다. 그 특별하지 않은 ‘과거의 것’들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 때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현재를 이룬 과거를 관조하고 촘촘히 기억해내는 과정은 현재와 미래만을 주시하는 일상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세상에는 잊어야 할 것과 잊어도 될 것,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많이 잊는다. 겪은 일을 모두 기억한다면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살 수 없기에 인간은 선택적 망각을 감행한다. 그러나 망각이 주는 부재의 고통은 극복되거나 잊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 어떤 것들도 왔다가 언젠가는 사라진다. 이야기라는 생의 한 조각 하나하나 잘 모아서 거대한 인생의 모자이크를 완성해갈 도리밖에 없다.

 

 

 

※ 딴죽걸기

 

* 파멸로 이어졌던 유럽 세계와의 접촉, 1972년 부활절에 시작된 그 접촉 이후에 이스터 섬의 원주민이던 라파누이는,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그 의식을 좀 더 삶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94쪽, 초판 1쇄)

 

⇒ 이스터 섬은 1722년 부활절에 처음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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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7 12:51   좋아요 1 | URL
사소한 것들의 기억이 너무 쉽게 잊히는 과정이 죽음보다 더 두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터넷 속어 중에 ‘세호야, 또 속냐!’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속아서 당한 일을 또 다시 당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줄여서 ‘세또속’이라고도 한다. ‘세또속’의 유래에 관한 설명은 ‘나무위키’ 링크로 대체한다. (링크: '세호야 또 속냐' 나무위키 항목)

 

 

 

 

 

 

 

 

 

이와 관련된 바리에이션이 많다. ‘구라야, 또 속냐!’, ‘중일아, 또 속냐!’ 등이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책의 날’ 질문 이벤트 관련 글을 작성하면서 독서 습관을 한 번 되돌아봤다. 읽다가 포기한 책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때까지 한 번이라도 다 읽으면 된다. 다시 읽을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그렇지만 그 기회를 놓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읽고 싶은 책에 눈길을 주면 끝까지 다 읽어내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특히 2권 이상 책일 경우, 완독 실패 확률이 높다. 작년에 완독 성공률이 낮은 독서 습관을 자조적으로 비유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때 ‘2권 계왕권’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시리즈로 된 책 2권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하는 저질 집중력을 의미한다.

 

‘2권 계왕권’의 전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기로 결심한다. 이 소설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2) 일단 시작은 좋다. 1권을 열심히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3) 1권 150~200쪽까지 읽었다. 여기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책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슬슬 잠이 온다. 잠시 책을 덮고, 스마트폰으로 알라딘 어플에 들어간다. 신간도서나 온라인 중고샵, 알라딘 서점에 있는 책들을 확인한다. 사고 싶은 책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4) 《장미의 이름》 1권을 계속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책을 읽고 있다.

 

(5) 다른 책으로부터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장미의 이름》 1권을 다 읽었다. 소설의 절반이 남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6) 그리고 다른 책을 읽는다. 《장미의 이름》 2권에 거들떠보지 않는다. 아예 포기한다. 완독 도전은 다음으로 기약한다.

 

(7)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난 뒤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기로 결심한다.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무한 루프가 반복되는 패턴을 잦아지면, 완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다른 책에 관심을 주지 않고, 시리즈 책 완독에 집중하면 길어야 일주일 내에 다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무한 루프를 빠져나오지 못하면, 몇 달 혹은 일 년이 지나서야 완독이 달성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장미의 이름》한 번 완독하는 데 걸린 시간이 6년이나 걸렸다. 《장미의 이름》을 2008년에 교보문고에서 샀다. 군 입대 한 달 전에 책을 샀는데, 여기서부터 6년 동안 이어지게 될 무한 루프가 시작되었다. 1권 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훈련소에 들어갔다. 전역할 때까지 《장미의 이름》을 다시 펼쳐보지 않았다. 전역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봤지만, 역시나 2권을 펼치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 과정만 수차례나 반복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무한 루프에 걸리기 쉽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다 읽지 못한 채 반납한다. 시간이 지나서 같은 책을 또 빌린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완독에 실패한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다. 생각나면 또 책을 빌려서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중간에 읽어야 할 쪽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쪽수를 알아도 읽었던 부분의 내용이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귀찮지만, 처음부터 읽을 수밖에 없다. 이래서 한 번 읽은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하는 법이다.

 

주말에 《아라비안나이트》를 1권부터 다시 읽었다. 작년에 읽다가 만 책이다. 시간이 많다고 해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완독하지 못한 책에 오래 매달리면, 읽고 싶은 책을 읽을 기회가 없다. 그래서 책을 읽어도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나 자신의 안일한 성격 탓에 다 읽지 못한 책에 매번 집착한다. 어리석은 나에게 이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

 

‘사이러스야, 또 읽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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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6 20:33   좋아요 0 | URL
님이 읽은 책은 제가 읽어볼 생각도 안한 것들입니다. 《돈의 철학》 그 책 엄청 두껍잖아요. ㅎㅎㅎ

표맥(漂麥) 2016-05-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가 싶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꼭 제 모습 같아서 혼자 킥킥~ 거립니다.
1권만 읽고 다 읽은 양 하는 책, 그러다가 1권부터 다시 읽어야 할 책 더러 있습니다.^^

cyrus 2016-05-16 20:34   좋아요 0 | URL
중간부터 읽으면 되는데, 그러면 다 읽은 것 같지 않더라고요. ^^

syo 2016-05-16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자란 제 친구놈은 나탈리 앤지어의 `원더풀 사이언스`를 도서관에서 빌리고 못 읽고 반납, 분개하여 다시 빌리고 또 못 읽고 반납, 다시 분개하여......를 5번 반복했으나 처절하게 패배했습니다. 시리즈물도 아니고 천 단위 책도 아닌데 말이죠.

그 친구를 지금은 `오패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cyrus 2016-05-16 20:36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다섯 번 빌렸으나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아요. 《원더풀 사이언스》 책이 궁금해서 방금 확인해봤습니다. 400쪽 넘네요. 사실 저도 400쪽 이상 책을 끝까지 읽는 게 힘들 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찔레꽃 2016-05-1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 ^

cyrus 2016-05-17 12:54   좋아요 0 | URL
책 읽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이 있을 거예요. ^^

그리고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며칠 전에 찔레꽃님이 언급하신 `그 책`이 그것인 줄 몰랐습니다. ^^;;

찔레꽃 2016-05-17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잉, 서운해라. ^ ^

아, 지난 번 님께서 페이퍼 작성하신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를 읽고 냉큼 책을 샀는데, 딱 제 취향입니다.


cyrus 2016-05-17 15:36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셔서 다행입니다. ^^

블랑코 2016-07-0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질 집중력, 제 얘기네요. 그래서 요즘 아는 분들과 함께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간 정해놓고 읽고, 다 읽으면 스포 포함해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안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혼자 읽었다면 벌써 나가떨어졌을 책들 완독해서 기뻐요. ^^
 

 

 

Q0. ‘책의 날’ 질문 이벤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제야 ‘책의 날’ 질문 이벤트에 응모하는 거죠? 뒷북치는 건가요?

 

 

 

네, 제가 뒷북(book)을 잘 쳐요. 유행에 둔감해요. 유행이 지나가서 사람들 반응이 잠잠할 때 뒤늦게 따라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그래요. 남들이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몇 개월 혹은 일 년 지난 뒤에 읽어요.

 

 

Q1. 말장난 그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책 한 권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다 좋습니다. 책 단 한 권도 없는 장소에 혼자 있으면 지루하고 허전해요. 조용한 밤에 소파에 앉아 책을 읽을 때가 좋아요. 그러면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잠이 스르르 옵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싶어요. 책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유익한 최고의 수면제입니다. 아, 그리고 변비로 고통받는 분이라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보세요. 일단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골라보세요. 그러면 장 속에 그토록 원하던 신호가 와요. 책이 많은 곳에 가면 화장실 생각이 나요. 저는 변비에 걸리지 않았지만, 배변 기간이 불규칙합니다. 뱃속이 찝찝하고 그럴 때 도서관에 가서 책 구경을 하거나 책을 읽어요. 신기하게도 뱃속에서 신호가 옵니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이 많아져야 합니다. 변비 환자들을 위한 치유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Q2. 조금 지저분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제대로 된 독서 이야기 좀 합시다.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제 별명이 ‘책성애자’입니다. 새 책이든 헌책이든 종이책이 제 손으로 들어오면, 냄새를 맡는 특이한 습관이 있어요. 새 책에 나는 냄새와 헌책에 나는 냄새. 확실히 달라요. 냄새의 느낌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힘들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헌책 냄새 한번 맡아보셨어요? 어렸을 때 시골집에 가면 맡을 수 있었던 오래된 이불 냄새 기억하십니까? 그거랑 조금 비슷해요. 눅눅한 습기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헌책방에 자주 가게 되니까 헌책 냄새가 좋아졌어요. 헌책방 내부로 들어가면 헌책 가게 사장님보다 헌책 냄새가 먼저 저를 반깁니다. 마음이 편해져요. 헌책 냄새 없는 헌책방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책 읽을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전자책은 종이책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전자책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우리나라 전자책이 읽을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잘 찾아보면 우리나라에 덜 알려진 외국 작가의 작품이나 장르문학 작품을 번역한 전자책이 있어요. 예전부터 ‘페가나북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페가나북스는 1인 전자책 전문 출판사입니다. 러브크래프트와 함께 환상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로드 던세이니의 작품을 번역했어요. 아무도 관심 없는 작가의 작품을 혼자서 번역 출간한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이런 출판사와 직원이 있기에 함부로 전자책을 ‘읽어볼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요.

 

 

책 읽으면서 메모하는 것을 싫어해요. 책을 대할 때는 결벽증 환자가 됩니다. 깨끗해야 합니다. 책을 접는 것도 안 좋아해요. 한 번은 동생이 제가 산 책을 읽다가 한 번 종이를 접은 적이 있어요. 저는 동생에게 그렇게 읽지 말라고 핀잔을 줬어요. 그렇지만 헌책은 예외입니다. 종이에 낙서가 남아 있고, 물에 젖은 흔적이 있어도 가지고 싶은 책이라면 삽니다.

 

 

 

 

Q3. 말씀하시는 자세가 진지한데요. 마음에 듭니다. 혹시 지금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저는 3번 질문이 마음에 안 들어요. 침대 없는 사람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잖아요. 저는 침대가 없어요. 맨바닥에 이불을 깔고 잡니다. 자기 전에 배 깔고 책을 읽어요. 이미 말했듯이 책은 종이로 만든 수면제입니다. 잠이 안 오면 일부러 재미없고, 어려운 내용의 책을 읽습니다. 지난주에는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읽었습니다. 그 책은 좋은 수면제였습니다.

 

 

 

 

Q4. 애서가라면 늘 괴로워하는 고민이 있어요. 그 고민이 바로 바로 장서 관리 문제입니다.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맞아요. 처음에 책을 살 때 하늘 위로 날아갈 정도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다가 집에 돌아와서 샀던 책을 책장에 꽂으려고 하면 갑자기 우울해져요. 책이 너무 많아서 보관할 자리가 없거든요. 책을 분야별로 구분해서 배열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요. 보관 공간을 확충하는 일이 시급하니까요. 책 욕심이 많아서 책을 가져야 기분이 좋아져요. 알라딘 서점에 책을 팔아서 받은 돈으로 다른 책을 삽니다. 이러면 책을 줄이지 못합니다. 최근에 30권 정도의 책을 종이 상자에 담아 다른 방에 옮겼습니다. 책장에 빈자리가 생겼는데, 그것만 보면 다른 책을 사서 채워 넣고 싶어요. 책에 대한 탐닉이 무서워요.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세계명화백선》이요.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 100점을 모아놓은 도록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명화 도록과 비교하면 선명도가 떨어지는 편이에요. 그래도 전 이 책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이 책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줬어요. 여기서 밝히기가 부끄럽지만, 사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으면 마네의 <올랭피아>만 봤어요. 비록 그림 속 여인이지만, 올랭피아의 육체가 아름다웠어요. 그때는 올랭피아가 엄청난 그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당연히 마네가 누군지도 몰랐죠. 올랭피아는 소년의 마음을 홀리는 야한 여자였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서양미술사에 ‘입덕’하게 된 계기가 《세계명화백선》이었어요.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서양미술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여자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진짜 충격적이었어요. 아시죠? 올랭피아가 매춘부라는 사실요. 그리고 훌륭한 그림을 그저 야릇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으로 봤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그림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되니까 올랭피아가 야한 그림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이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놀랄 만한 책' 몇 권 가지고 있습죠.

 

 

 

 

 

JTBC 보도 담당 사장 겸 ‘뉴스룸’ 진행자인 손석희 씨도 오래 전에 책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이 바로 《풀종다리의 노래》입니다. 2014년에 제가 운 좋아서 JTBC 사옥 내부를 구경하고, 손석희 씨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특별한 날을 위해서 한 달 전에 《풀종다리의 노래》를 샀습니다. 절판본이라서 가격이 비쌌어요. 그래도 이 희귀 도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저는 이 책을 가지고 JTBC에 갔습니다. 손석희 씨의 친필 사인을 받으려고요. 손석희 씨는 자신의 책을 본 소감으로 구하기 힘든 책을 가진 사람을 십 년 만에 봤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음으로 소개할 ‘놀랄 만한 책’은 오늘 처음 공개합니다. 《세계고전삽화백과》라는 책입니다. 자연, 기술,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도안 삽화가 실려 있습니다. 1851년 독일에 출간된 그림 백과사전에 수록된 삽화를 옮긴 겁니다. 즉, 19세기 판 《세계만물 그림사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19세기 당시 지구상에 알려진 모든 지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죠. 책에 있는 그림들을 보면 눈이 즐거워요. 세밀한 표현에 감탄하게 됩니다. 책에 있는 그림들을 조금만 공개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상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Q7. 정말 놀라운 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홍윤 님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분이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분은 ‘물만두’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요. 추리소설을 많이 읽고, 천 편이 넘는 서평을 남겼습니다. 제가 너무 늦게 알라딘 서재를 알게 돼서 홍윤 님과 댓글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습니다. 홍윤님의 서평집을 읽어봤어요. 그녀는 혼자서 광활한 추리문학의 세계를 자유롭게 거닐면서 수많은 탐정과 범인들을 만났습니다. 홍윤 님은 그 만남의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서평으로 기록했습니다. 홍윤 님의 서평집은 저 같은 추리문학의 세계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한 한 권의 지도입니다. 저는 홍윤 님의 발자국을 믿고 서평의 지도를 보면서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헌책방에 가면 홍윤 님의 서평집을 참고합니다. 헌책방에 홍윤 님이 읽었던 절판된 추리소설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녀처럼 문장으로 된 발자국을 많이 남기고 싶습니다. 홍윤 님이 생전에 읽지 못한 추리소설은 많습니다. 만약 홍윤 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제가 헌책방에서 찾아낸 추리소설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리고 추리소설 읽기의 재미를 알려준 홍윤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굳이 꼭 한 권만 골라야 됩니까? 저는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잘 때까지 끊임없이 책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고 나면 새 책이 나옵니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습니다. 이럴 때 정말 괴롭습니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이것도 많은데요. 중간에 읽다가 만 책도 언젠가 다시 읽게 됩니다. 그래서 끝까지 다 읽지 않은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끝내지 못한 책’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죽을 때까지 완독하지 못한 책이 있으면, 그 책이야말로 진짜 ‘끝내지 못한 책’입니다.

 

 

 

 

Q10. 음, 갑자기 대답이 점점 짧아지는데요. 이제 끝나갑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그런데요, 정말 무인도에 가면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왠지 무인도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책 읽을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무인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가정에 따라 세 권의 책을 가져가겠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우울과 몽상》, 최인자 씨가 번역한 마틴 가드너 주석의 《앨리스》, 그리고 앵거슨 디턴의 《위대한 탈출》 구판입니다. 세 권 모두 오역과 발췌 번역으로 논란이 있었던 책입니다. 무인도에 살아남으려면 몸의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세 권의 책은 불쏘시개로 쓰기에 좋습니다. 아니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해도 됩니다. 옛날에 방영된 추억의 일본 만화 <빨강머리 앤>에 보면 앤이 추위를 이겨내려고 책의 종이를 찢어서 뭉친 뒤에 몸 안에 넣더군요. 실제로 몸 안에 종이나 낙엽 뭉치를 넣으면 체온이 올라갑니다. 절대로 읽으면 안 되는 엉터리 책도 가끔 쓰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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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의 날이벤트포스팅 글 최고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질문과 대답의 각색이 대단하네요...ㅋ

cyrus 2016-05-14 19:08   좋아요 0 | URL
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분량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비의딸 2016-05-1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풀종다리의 노래는 저도 있어요. 으쓱~!!
물론 중고로 샀구요.

cyrus 2016-05-14 19:10   좋아요 0 | URL
동지를 만난 기분입니다. 저는 희귀 도서를 가지고 있는 분을 보면 반갑게 느껴져요. ^^

stella.K 2016-05-1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난 네가 이거 한 줄 알았는데 안 했단 말이냐? 와, 진짜 손석희 씨 책은 특종이다.ㅋ 너도 침대가 없구나. 왠지 동지 같다. 배 깔고 읽는 건 좋지만 팔이 금방 아프지 않냐?ㅋㅋ

cyrus 2016-05-14 19: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팔이 저려서 불편한 점이 있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어요. ^^

syo 2016-05-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질문과 대답에 관하여 사뭇 진지하게 궁서체로 뭐 하나 여쭤봅니다.

참여정부시절이었습니다.

대학 도서관은 처음이었는데, 시립도서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스펙터클이 참 사람 왜소하게 만들더라구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며칠째 지지부진 답보상태이던 장과 변 사이의 소통구조가 일시에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후로도 희한하게 서가를 기웃거리노라면 꼭 어느 시점부터는 괄약근이 열일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왜일까를 한참을 고민하던 어느 날, 별일 없는 제 인생에 손꼽을만한,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역시 의미없이 서가를 방황하며 읽지도 않을 책 괜히 뺐다 꽂았다 하며 시간을 때우는 중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알살 혁명의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폭발 상태는 아니었던지라, `아 도대체 책과 똥 사이의 상관관계는 뭐란 말인가,`라고 생각하며 눈 앞에 있는 아무 책이나 꺼내서 펼쳤는데, 세상에 바로 그 책에, 거기다 바로 그 페이지에, 도서관이나 서점 같이 책이 대량으로 진열되어 있는 곳에 가면 장활동이 활발해지는 이유가 설명되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기적같은 만남이! 저는 그 어마어마한 우연이 전해주는 감동에 소스라치게 전율하면서 그야말로 소스라치게 쾌변했다는 소스라치게 더러운 이야기가.....

여하튼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이게 저만 겪는 일이 아니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맞닥뜨린 인간의 온몸이 떨리듯이 책 더미를 맞닥뜨린 인간의 대장이 떨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그렇다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몇달 전, 우연히 친구 둘과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제 이야기를 들은 그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이 자기네들은 그런 경험이 없다며, 그건 너의 대장이 coward라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삼십 평생 남한테 피해 한 번 안주고 살아온 제 선량한 대장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책 앞의 똥 현상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 관련해서 언급해놓은 책도 있다, 내가 봤다, 고 진술하였는데, 이 베니스의 사악한 고리대금업자 같은 친구놈이 책의 제호를 대 보라며 따지고 들자, 10년도 더 전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흐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네이버를 통해 저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증언을 증거로 제시하려 하였지만, 도대체 뭐라고 검색해야 할지 그저 앞이 캄캄한 겁니다. 차마 이 자리에서는 언급하기 힘든 부끄럽고도 유치하고도 적나라한 문장을 입력하여 검색을 시도해보았으나 비극적이게도 만족할만한 결실을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시체뜯는 하이에나 같은 친구놈들의 시선을 등 뒤로 한 채, 저는 점차 위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갔습니다.......

그러다, cyrus님의 이 글을 만났습니다. cyrus님의 독서력과 식견을 믿고 염치 불구 도움을 요청합니다. 혹시 참여정부시절 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그 이름 모를 책의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아니면, 책 앞의 똥 현상의 과학적 근거를 증명할 만한 논문이나 문헌에 대한 정보라도.......

도와주세요.
저 적그리스도의 졸개 같은 친구놈들로부터 제 대장의 잃어버린 명예를 복권해주세요.....

cyrus 2016-05-14 19:14   좋아요 0 | URL
저도 모르는 책 너무 많습니다. 죄송하지만, syo님이 찾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도서관과 배변 욕구의 관련성은 옛날에 스펀지라는 방송을 보면서 알았어요. 이를 증명하는 학술논문은 보지 못했습니다.

시이소오 2016-05-13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이야말로 애서가십니다 ^____^

cyrus 2016-05-14 19:16   좋아요 0 | URL
구입한 책을 바로 읽지 않는 나쁜 버릇이 있어요. 안 읽으면서 사들이는 건 병입니다. ㅎㅎㅎ

:Dora 2016-05-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ㅋㅋㅋㅋㅋ사진은 어디서 어떻게 뽑으시는 검뉘까 ??아놔 ㅋㅋㅋ

cyrus 2016-05-14 19:17   좋아요 1 | URL
그냥 검색하면 웃긴 사진들이 나옵니다. 글로 웃기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재미있는 사진으로 글을 보는 분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

:Dora 2016-05-14 19:20   좋아요 0 | URL
덕분에 많이 웃네요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보물선 2016-05-1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뚝뚝 묻어납니다!

cyrus 2016-05-14 19:18   좋아요 0 | URL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문제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문십답 가운데 가장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애서가 인정..

cyrus 2016-05-14 19:19   좋아요 0 | URL
곰발님의 글이 더 재미있었어요. 곰발님이라면 질의응답식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실 것 같습니다. ^^

nomadology 2016-05-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께. 그런 분들이 한 20%된다는 글이 있네요.

http://dvdprime.donga.com/g5/bbs/board.php?bo_table=comm&wr_id=6163530

다행히 저는 그 20%에 해당하지 않나봅니다.

cyrus 2016-05-16 16:12   좋아요 0 | URL
진짜 예민한 사람은 화장실 출입이 많다고 하더군요. 책이 많은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장도 편해지는 것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6-05-1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이야, 뒷북!

아유, 이 페이퍼 정말 잼나네요. 그리고
사이러스님 진짜 책 많이 읽으시네.... 애서가 완전 인정. 멋져요~

근데 진짜루 손석희 님의 사인 받았어요, 그 책을 가지고 가서?
진짜, 완전히, 제대로, 확실히, 그대는 멋집니다.

cyrus 2016-05-16 16:14   좋아요 0 | URL
읽다가 중도에 포기한 책이 많아요. 생각해보니까 다 읽지 못한 책이 다 읽은 책의 수보다 많을 거예요.

2014년에 손석희 님의 사인 인증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

http://blog.aladin.co.kr/haesung/6818267
 
닳지 않는 칫솔
서민 지음 / 장문산 / 1998년 4월
평점 :
절판


 

 

2016년은 특별하다. 2016년은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이다. 다시 한 번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난 《돈 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를 빼놓을 수 없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근대문학의 문을 열어젖힌 두 거장을 향한 관심의 열기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우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2016년은 ‘우리의 스타’가 이 세상에 등장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의 스타’가 누구냐고? ‘마침내 태어난 우리의 스타’를 잊으셨는가? 슬프다.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으로 위대한 작가를 모르시다니. 이제부터 1996년 9월 15일을 기억하시라. 엄청난 소설이 나왔던 날이다.

 

 

 

 

 

《소설 마태우스》. 이 소설은 놀라운 힘을 가졌다. 《소설 마태우스》 3대 의혹을 아시는가. 그중 하나가 《소설 마태우스》의 저주와 관련되어 있다. 《소설 마태우스》를 읽은 사람 대부분 서민 교수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한다. 서민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을 멀리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소설 마태우스》의 실패, 원인을 알 수 없는 인간관계 단절, 스타를 알아보지 않는 사회에 대한 실망감. 저주 같은 나날을 보내면서 인생의 쓴맛을 본 서민 교수는 《소설 마태우스》 2권을 출간하기로 한다. 아들의 글쓰기를 응원했던 어머니가 극구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 교수는 재기를 노린다. 이때 나온 책이 바로 ‘삐삐소설’ 두 번째 이야기로 알려진 《닳지 않는 칫솔》이다.

 

 

 

 

 

 

 

 

 

《닳지 않는 칫솔》은 《소설 마태우스》보다 구하기 힘들다. 서민 교수는 《소설 마태우스》가 자신의 아들이면, 《닳지 않는 칫솔》은 둘째 아들이라고 말했다. 서민 교수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아들을 직접 만나고 싶은 독자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면서 숨기려고 한다. 《닳지 않는 칫솔》은 형과 닮았다. 작가의 경험담, 재미있는 이야기, 사회 현상을 소재로 한 칼럼 그리고 소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전작보다 못한 후속작’의 저주를 《닳지 않는 칫솔》도 피하지 못했다. 《닳지 않는 칫솔》은 형보다 못한 아우다.

 

서민 교수는 소설 창작에 대한 쓰라린 실패가 두려웠던 것일까? 《닳지 않는 칫솔》에 수록된 소설의 수가 많지 않다. 고작 네 편에 불과하다. 썰렁한 개그로 무장한 ‘형사 마태우스’가 등장하는 소설도 없다. 《소설 마태우스》 2권답지 않다. 《닳지 않는 칫솔》에 삐삐소설 두 편(‘성탄절 밤의 고등어’, ‘외다리 정육점의 비밀’), 가상소설(‘올챙이의 꿈’), 음모소설(‘호랑이는 무얼 알고 있었을까?’) 한 편씩 수록되었다. 그래도 가상소설 「올챙이의 꿈」은 읽어볼 만하다. 무정자증 남자들이 증가하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일종의 공상과학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정자무(精子無)’다. 정자무의 아내 이름은 ‘난소유(卵巢有)’다. 마태우스는 무정자증 치료법을 개발한 박사로 언급된다. 서민 교수는 세계 최초로 정자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썼다. 소재가 황당하지만, 「올챙이의 꿈」은 남성 불임 환자가 급증하는 사회를 예언한 소설이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늦은 결혼과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30대 후반 남성 불임 치료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출산율이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무정자증 환자 급증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할 수 있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26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1996년 베스트셀러였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런데 26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모은 편집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단 글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 서민 교수의 글은 간결한 분량을 유지하면서, 재치 있는 유머가 독자 앞에서 번쩍 드러날 때가 매력이 있다. 어떤 이야기는 재미있다가도, 그 다음에 나온 이야기가 생각보다 재미없을 때가 있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26가지 이야기」는 ‘재미’와 ‘노잼’을 반복하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빵 터지면서 웃다가도 진지한 내용의 글이 나오면 웃음이 싹 사라진다. 이렇다 보니 독자는 작가가 무얼 말하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책의 정체에 혼란스러워한다. 《닮지 않는 칫솔》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서민 교수는 책의 관심을 끌려고 ‘닳지 않는 칫솔’이라는 특이한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원래 제목은 ‘눈 비비다 눈 빠진 사나이’였다고 한다. ‘닳지 않는 칫솔’도 범상치 않은 제목인데, ‘눈 비비다 눈 빠진 사나이’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아무튼,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 ‘닳지 않는 칫솔’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목이다. ‘닳지 않는 칫솔’의 정체가 궁금해서 이 책을 고르는 독자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책의 내용에 실망한 독자가 많았다.

 

 

 

 

 

서민 교수의 글은 재미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기생충, 더러운 화장실 내부, 방귀 등 우리가 평소 불결하게 생각하는 대상을 소재로 쓴 글이 있다. 서민 교수는 《닮지 않는 칫솔》에 ‘유령선’이라는 삐삐소설을 실을 생각이었다. 이 소설 내용 역시 독특하다. 사람이 벽을 본 채 가부좌를 튼다. 침을 몇 시간 동안 모은 뒤에 한꺼번에 삼켜 배고픔을 잊는다는 설정이다. 침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독자가 있을까 봐 아쉽게도 책에 수록되지 못했다. 서민 교수는 침과 방귀로 소재로 한 이야기를 저급 유머로 여기는 교양주의의 ‘꼰대’를 지적한다. 그의 저항심에 동의한다. 저급 유머에 눈살 찌푸리는 사람 중에 과연 내실이 청결한 이가 얼마나 될까? 여전히 우리는 편협하고 주관적인 기준으로 대상을 판단한다. 기생충을 더럽기만 하고,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생각한다.

 

 

 

 

 

‘닳지 않는 칫솔’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칫솔이 뭔지 알 것 같다. ‘닳지 않는 칫솔’은 서민이다. 두 명의 아들이 쫄딱 망한 이후로 서민 교수는 긴 세월 동안 글쓰기 훈련에 매진했다. 어려운 세파에 시달렸어도 그의 마음은 약해지지 않았다. 집념과 끊임없는 노력의 세월 끝에 서민은 마침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서민은 닳지 않은 인간이었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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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6-05-12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책사냥꾼의 탄생이네요.

cyrus 2016-05-13 16:24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입니다. ^^;;

stella.K 2016-05-12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 글 보는 순간 마태우스님 TV 특강 때 나와 하신 말씀이 생각나
한참 웃었다.
와, 근데 넌 어떻게 이 책을 손에 넣었냐? 부럽다!!!

cyrus 2016-05-13 16:25   좋아요 0 | URL
이 책 찾느라 매일 헌책방 사이트를 접속했어요. ^^

2016-05-12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3 16:28   좋아요 0 | URL
교수님이 대구에 강연하러 오셨을 때 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소설 마태우스>를 들고 와서 사인도 받았습니다. 제가 교수님의 책의 어설픈 점을 지적했지만, 오히려 그게 이 책의 매력이었어요. 진짜 서민 교수님은 마음이 순수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마태우스 2016-05-13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cyrus님....제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시다니 ㅠㅠ 근데 전 갠적으로 이 책이 마태우스보다 좀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cyrus님은 다르게 생각하시는군요 하기야 뭐, 도토리 키재기죠 하하하하. 더 낫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덜 한심하다, 이런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는걸요. 근데 이 글이 좋아요가 20개나 되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보겠군요 ㅠㅠ 으으.... 역시 바르게 살아야 하는가봐요

cyrus 2016-05-13 16:34   좋아요 1 | URL
저는 형사 마태우스가 나오는 이야기가 좋았어요. <닳지 않는 칫솔>에도 나올 줄 알았는데, 마태우스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어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교수님 유머에 많이 웃었습니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을 많이 보고 싶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5-13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이 귀한 무림기서를 얻으셨군요..이로써 cyrus님의 내공이 일갑자는 더 올라가겠습니다.ㅎㅎ

cyrus 2016-05-13 16:34   좋아요 0 | URL
아직 못 찾은 서민 교수님의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이제 그 책만 찾으면 됩니다. ^^

페크pek0501 2016-05-13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누르겠습니다. 열 번 누르고 싶으나 물의를 일으킬 것 같아 한 번만 누르겠습니다.
마태우스 님도, cyrus님도 웃음을 주셨습니다. 웃음은 우리 삶의 활력소지요.
무엇보다 감동을 주셨습니다.

˝두 명의 아들이 쫄딱 망한 이후로 서민 교수는 긴 세월 동안 글쓰기 훈련에 매진했다.˝
- 본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저를 느낍니다. 저도 매진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cyrus 2016-05-13 16:37   좋아요 0 | URL
절판된 서민 교수님의 책을 모든 사람들이 읽지 못한다는 게 아쉽습니다. <소설 마태우스>와 <닳지 않는 칫솔>가 복간되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이 매진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페크님이라면 좋은 성과가 올 거라 믿습니다. ^^

yamoo 2016-05-1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이러스 님이 마태우스 님을 제대로 디스 했네요...아, 정말 신랄한 디스입니다. ㅎㅎ 마태우스 님...어떡해요..^^;;

저도 좋아요를 누를께요. 100번 누르고 싶으나 물의를 일으킬 거 같아 한 번만 눌러써요~~ㅎㅎ

아, 사이러스 님은 도체 이런 책을 잘도 구하신다는! 진짜 <닳지 않는 치솔>은 희귀본인데 말이죠. 더군다나 1000원..OTL

cyrus 2016-05-13 16:39   좋아요 0 | URL
신랄한 디스의 대가 곰발님이 하셔야 더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운이 좋았어요. 책이 없었으면 저는 진짜 재미없는 인생을 살았을 거예요. ^^

마녀고양이 2016-05-15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저도 TV 특강에서 마태우스님이 이 얘기를 하시길래
엄청 웃었는데. 그리고 경향 신문의 마태우스님 칼럼 읽으셨어요? 캬캬캬.....
그 반어법에 끝까지 머리 굴리며 낄낄 대고, 이후 댓글을 읽으면서 또 낄낄 대고.

참, 매력적인 분들이 많아요, 알라딘 동네는~

cyrus 2016-05-16 16:16   좋아요 0 | URL
칼럼이 나올 때마다 꼬박 챙겨 보고 있습니다. 평범한 소재로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는 게 교수님 칼럼의 매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