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니데이님, 선물로 주신 티코스터 잘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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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6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뿌죠?
알라딘 머그컵이랑 잘 어울리네요 ~~^^

cyrus 2016-07-06 13:22   좋아요 2 | URL
정말 잘 만들었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티코스터에 어울릴만한 컵이 보이지 않아서 급하게 알라딘 컵을 구했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6-07-06 14:0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알라딘컵 잘 어울려요!

단발머리 2016-07-06 14:08   좋아요 2 | URL
선 티코스터 후 알라딘컵이네요~~~ ㅎㅎ
아주아주 예뻐요~~

서니데이 2016-07-06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cyrus님 편하게 써주세요.^^

cyrus 2016-07-07 08:31   좋아요 0 | URL
소중히 잘 보관하면서 사용하겠습니다. 다음에 제가 선물을 보내드릴께요. ^^

북프리쿠키 2016-07-06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세트처럼 어울립니다요~!!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마다의 꿈을 안고 사람들은 그렇게 도시로 모여들었다. 무작정 상경한 이들은 도시에서 성공과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이한 건 획일화된 성공과 행복의 공식. 이에 맞춰 남들과 비교해보니 자신의 모습은 언제나 불행하다. 행복을 찾아온 이상향에 행복이 없음을 발견하다니, 아이러니다. 화려함과 풍요로움 같은 우리 기준의 행복을 걷어차고 사는 싱글 여성이 있다. 그런데 본인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행복 찾기에 성공한 그녀를 우리는 별종으로 본다. 또 한 번 아이러니다.

 

도쿄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간 서른다섯 살의 번역가 하야카와. 그녀가 경품으로 받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도쿄에서는 주차하기 힘들게 되자 과감하게 시골로 떠난다. 약간은 어설픈 전원생활이지만 동네 노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전원생활을 배워 간다. 풀 한 포기 심을만한 땅도 없는 도시인에게 자연은 전원생활을 동경하게 한다. 도쿄에 사는 친구 마유미와 세스코는 주말마다 하야카와의 집을 방문한다. 세 여자는 하이킹도 가고, 호수에서 카약까지 즐기는 등 숲의 생활을 즐긴다.

 

마스다 미리의 《주말엔 숲으로》는 소박하면서도 알찬 책이다. 꾸밈새 없이 차분한 만화를 읽다 보면 마음과 눈이 모두 시원해진다. 마치 하야카와 일행과 함께 숲을 다녀온 느낌이 든다. 하야카와는 자기 마음대로 살리라 결심하고 한적한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연에 안겨 살며 배운다. 숲 속의 단순한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눈 속에 피는 물파초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숲에서 새소리가 나면 나뭇잎 소리에 귀를 대고 자연의 노래를 감상한다. 아무런 불빛도 없이 한밤중 숲길을 걸어보기도 한다. 그리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 일상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직접 해보지 않았고, 느껴보지도 못한 것들이다.

 

세상이 옛날보다 훨씬 발전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발전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결코 더 큰 행복을 누리는 건 아니다.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로 자동차, 수치가 올라간 월급 액수, 풍성한 음식 등 든다. 그런데 우리는 늘 내가 가진 것이 적다고 불평한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애쓰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행복을 저 멀리 있는 것, 어떤 복잡하고 얻기 힘든 것으로 생각하고 행복에 대해 조건을 다는 순간 스스로 불행해진다.

 

숲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숲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것이 사람이라는 교만한 마음을 버리라고 일깨워 준다. 자만심을 버리고 보면 이 세상에 하찮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작은 열매 하나, 나뭇가지에 막 돋아나기 시작한 싹도 때로는 내 삶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숲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그러하다. 우리 모두는 오래된 존재인 동시에 매 순간 새롭게 깨어나는 존재이니까.

 

 

 

 

 

일상의 전원을 잠시 끄고, 저 놀랄 만큼 아름다운 연초록 숲으로 걸어 들어간 적이 언제이던가. 굳이 멀리 큰 산에 가지 않고 동네 야산의 잡목 숲만 찾아도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잊고 지내는 건 억울하다. 진정한 행복은 크거나 오래 지속하는 것이 아니다. 섬광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서 행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주말엔 숲으로》에 깃든 숲의 빛깔과 소리, 냄새는 불현듯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전원생활은 때로 외로울 테지만, 그래도 마음에 그리움이 들어찰 여유가 생긴다. 그리움이 그립다. 이럴 땐 숲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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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5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꿈이 시골로 가는 거랍니다...시골에서 살고 싶어요..
시골에 터전을 만들려니..아....모조리 돈이더라구요..
은퇴하면 꼭 가고 싶어요..흐!~

cyrus 2016-07-06 09:13   좋아요 0 | URL
시골에서 안정적으로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아이러니... ㅎㅎㅎ
지금 저희 부모님은 벌써 시골 생활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시골을 왕래하면서 채소밭, 약초밭을 가꾸었습니다.
돈이 꽤 많이 들었습니다. ^^;;
 
아름다움의 구원
한병철 지음, 이재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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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자본주의는 어떤 관계일까. 시장경제는 과연 음악과 문학 그리고 미술의 성장을 장려하는가, 아니면 위축시키는가.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원칙은 창조성의 추구에 도움이 되는가, 혹은 폐해가 되는가. 예술은 자고로 가난과 삶의 고투 속에서 꽃핀다는 생각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자본주의에 편입된 미술계 안에서 모든 미술품은 시장원리에 따라 거래되고, 미술품의 가격이 가치의 척도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자본주의 상업화 논리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작품 마케팅에 나서는 아티스트들도 적지 않다.

 

 

 

 

 

뉴욕에 혜성처럼 나타난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의 힘과 이미지, 대중 스타들의 막대한 영향력을 간파했다. 캠벨 수프 통조림과 코카콜라 병과 같은 대량 생산물을 그려 주목받고 엘비스 프레슬리, 메릴린 먼로 등의 이미지를 소재로 삼았다. 워홀을 자신의 히어로로 동경하는 제프 쿤스는 워홀의 뒤를 잇는 대중미술의 대표적인 주자다. 그가 설치한 대형 조각품인 주황색 풍선 개(Ballon Dog)는 생존 작가 작품 경매가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거대한 풍선 오브제. 거울같이 매끄러운 풍선 개의 주황색 표면에 전시장과 관람객이 비친다. 그리고 관객 움직임에 따라 매끄러운 표면 속 이미지는 기묘하게 일그러지며 요술을 부린다. 한병철은 풍선 개의 매끄러운 표면, 스마트폰의 매끄러운 화면,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본다. 그는 이 매끄러운 대상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징표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피부가 까끌까끌한 거친 표면에 접촉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긴다. 매끄러운 표면을 만져야 기분이 좋아진다. 노출의 계절 여름을 맞아 매끄러운 피부를 갖기 위해 제모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잔털 없는 매끄러운 피부는 청결하고, 보송보송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매끄러운 아름다움이 유지되려면 부정성을 제거해야 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대상은 ‘긍정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우리는 부정성의 존재를 잊은 채 매끄러운 대상의 아름다움을 긍정한다. 이로써 부정성을 제거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긍정사회’가 된다. 모든 것들은 소비와 향유의 공식에 맞춰 매끄럽게 변한다. 즉각적인 만족을 누리는 대중은 주체적인 미의 경험이 마비되었다. 진짜 아름다움의 의미를 찾지 않는다. 오로지 부정성이 없는 매끄러운 대상에 환호하고, ‘좋아요’ 중독에 빠져나오지 못한다. 한병철의 눈에는 매끄러움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긍정사회가 아름다움이 철폐되어가는 위기의 시대로 본다.

 

한병철이 아름답게 생각하는 대상은 부정성을 간직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아름다움을 표출하면 보잘것없는 포르노그래피다. 반면 비밀과 은밀한 은유로 점칠 된 대상은 깊은 여운을 주는 매력이 있다. 한병철이 선호하는 아름다움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다. 건강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생명력이 없다. 이런 아름다움만을 먹고 살았던 우리는 ‘좀비(das Untote)’가 된다.

 

 

건강함은 매끄러움의 표현형식이다. 건강함은 역설적으로 병든 것, 생명이 없는 것을 발산한다. 죽음의 부정성이 없다면 삶은 굳어져 죽은 것이 된다. 그리고 매끄럽게 다듬어져 좀비가 된다. 부정성은 생명을 활성화시키는 힘이다. 그것은 또한 미의 정수이기도 하다. 미에는 허약함이, 연약함이, 부서짐이 내재한다. 미가 매력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이 부정성 덕분이다. 이에 반해 건강한 것은 매력이 없다. 그것에는 어떤 포르노그래피적인 성질이 있다. (69쪽)

 

 

한병철이 긍정적으로 보는 미는 허약하고,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속성이 있다. 이러한 유한성 때문에 한병철의 미는 베일에 싸여 있어야 하고, 은신처에 숨어 있다. 한병철의 미는 낭만주의자들의 특색을 조금 닮았다. 종종 낭만주의자들은 신비화 대상으로서의 자연에서 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병약하고 퇴폐적인 취향에 골몰했다. 허약하고, 불쾌감을 주는 부정성을 포괄하는 한병철의 미가 얼마나 아름답고, 건강한지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한병철의 미학은 다소 현실의 미를 외면하는 관념론적인 성향이 느껴진다. 한병철은 예술과 ‘소비와 투기에 종속시키는 자본주의’의 결별을 시도한다. 상업주의로 인해 미가 타락하고 몰락해 가고 있다는 비관론적인 입장을 취한다.

 

 

 

 

 

오늘날 젊은 예술가들이 미의 가치를 잊은 채 상업적 조류에만 휩싸이는 풍토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현대예술은 자본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예술적인 미와 상업성의 이항대립에서 미는 선이고 상업성은 독이라는 위계적 이분법은 현실과 무척 동떨어진 발상이다. 예술의 상업화는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은 예술가의 창작욕을 북돋워주고, 그 속에서 예술가는 자본주의에 향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올해 5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등장한 저 매끄러운 황금 변기를 보시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패배한 직후 버니 샌더스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고 있을 때 부자는 황금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본다”라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샌더스의 발언에 영감을 얻어 모든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황금 변기를 공개했다. 그는 매끄럽게 빛나는 황금 변기를 설치하여 소수 특권주의로 변질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조롱했다.

 

아름다움에 위기와 찾아왔다고 주장하는 한병철의 진단은 절반은 틀렸다. 카텔란의 황금 변기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러니까 매끄러운 아름다움 속에도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부정성이 내포될 수 있다. 이 부정성은 비판의식과 윤리적 성찰을 활성화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다. 아직 미의 위기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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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로사회, 심리정치, 시간의 향기, 투명사회..이 4권이 저서가 한병철 철학가죠...
이책 찜하겠습니다..

cyrus 2016-07-05 10:24   좋아요 1 | URL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전작보다 내용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미학에 관심 있다면 `부정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북다이제스터 2016-07-0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별철과 애증의 관계 있으시죠? ㅎㅎ

cyrus 2016-07-05 10:26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보셨나요? ㅎㅎㅎ 이번에 나온 책, 많이 기대했습니다. 결론에 드러난 한병철의 생각을 동의하지 않지만, 읽어볼만한 책이었습니다. 수준이 평이했습니다. ^^
 

 

 

 

인기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하는 일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캐릭터가 있다. 이들을 민폐 캐릭터라고 한다. 본인들은 정작 순진한 얼굴을 하고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아 얄밉기까지 하다. 심지어 자신이 남에게 피해를 줬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가만히 있기만 해준다면 고마울 지경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도 민폐 캐릭터가 나온다. 책 속에 나오는 대사로 민폐 캐릭터를 소개해본다.

 

나는 어젯밤에는 모술의 상인이었지만, 지금은 영광스러운 압바스 왕조의 일곱 번째 칼리프이며, 위대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자리를 계승한 하룬알라시드요!” (앙투안 갈랑 천일야화1296)

 

잠깐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오류 두 가지가 있다. 천일야화는 하룬 알 라시드(Hārūn al-Rashīd)하룬알라시드로 붙여 썼다. 역자가 칼리프의 이름을 왜 붙여 썼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칼리프는 자신을 아바스 왕조의 일곱 번째 칼리프라고 잘못 소개했다. 하룬 알 라시드는 아바스 왕조의 다섯 번째 칼리프다. 그의 아버지 알 마흐디는 제3대 칼리프이며, 알 라시드의 형이 칼리프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알 라시드가 즉위했다(786).

 

하룬 알 라시드는 셰헤라자드, 알라딘, 신드바드, 알리바바와 함께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알 라시드가 등장하는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바그다드의 전성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알 라시드와 함께 등장하는 대재상 자파르와 왕궁 호위대 대장 메스루르도 실존 인물이다. 아라비안나이트가 어린이용 동화로 축약되는 과정에 알라딘, 신드바드 등의 캐릭터가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룬 알 라시드의 존재가 잊혔다. 축약본 아라비안나이트를 기억하는 독자는 당연히 하룬 알 라시드가 누군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러분이 읽었던 축약본에 이름 없는 과 재상이 나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면, 그 왕이 하룬 알 라시드다.

 

 

 

 

 

 

 

 

 

 

 

 

 

 

 

 

 

 

 

 

 

 

 

 

 

 

 

 

 

 

 

 

 

 

 

 

 

 

 

    

 

 

열린책들 출판사의 천일야화에 알 라시드가 나오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 1왕의 아들 세 탁발승과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이야기, 2세 개의 사과이야기, 3알리 이븐 베카르와 하룬 알 라시드의 총비 솀셀니하르의 이야기, 4눈 뜬 채 꿈꾼 아부 하산 이야기, 5하룬 알 라시드의 모험이 전부다. 사실 프랜시스 버턴의 무삭제판에는 알 라시드가 등장한 이야기가 많다.

 

 

 

 

 

 

 

 

 

 

 

 

 

 

 

 

 

 

 

알 라시드는 성격이 조급하다. 그리고 호기심이 쓸데없이 많다. 그는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서 귀족으로 분장하여 바그다드 시내를 돌아다닌다. 칼리프가 외출하는 날에 재상 자파르와 호위대장 메스루드를 동행한다. 밤에 거리를 걷다가 칼리프는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집을 발견했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한 칼리프는 나그네인 척하고 문제의 집을 방문했다. 재상은 칼리프의 호기심을 막으려고 했지만, 왕명을 어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집에는 조베이드와 아민느라는 자매가 살고 있었다. 자매는 칼리프 일행을 극진하게 대접했다. 마침 집 안에는 세 명의 탁발승도 머물고 있었다. 그녀는 칼리프 일행과 세 명의 탁발승에게 자신에 관해서 궁금하더라도 절대로 묻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 눈치 없는 칼리프는 자매의 정체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눈치 빠른 재상은 칼리프를 차분하게 타이른다. “폐하, 몹시 궁금하더라도 저 여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이를 어기면 우리들의 정체가 탄로 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칼리프는 자신의 신변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재상의 진심을 몰랐다. 끝내 호기심을 누르지 못해 조베이드와 재상의 뒤통수를 아주 시원하게 쳤다. 분노한 조베이드는 약속을 어긴 대가로 그 자리에 칼리프 일행과 탁발승 일행을 죽이려고 했다. 칼리프의 경솔한 호기심 때문에 한참 잘 먹고 푹 쉬던 사람들 모두 목숨이 잃을 상황에 부닥쳤다. 다행히 세 명의 탁발승들이 자신들의 기구한 사연을 이야기한 덕분에 칼리프 일행은 살아남았다. 조베이드의 분노가 거의 사라지자 알라시드는 자신은 상인이 아니라 위대한 칼리프라고 떳떳하게 고백했다. 그래서 세 탁발승 이야기는 칼리프로 시작해서 칼리프로 끝난다.

 

 

 

 

 

 

 

 

 

 

 

 

 

 

 

 

 

 

 

알 라시드는 80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랍 제국을 지배했다. 그가 제국을 다스리던 시기는 바그다드의 황금기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바스 왕조를 엎으려는 반대파들의 음모가 사그라지지 않았고, 복잡한 분쟁 해결을 거의 재상 자파르에게 맡겼다. 사실 자파르가 제국을 통치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알 라시드는 시를 쓰고, 술을 즐기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런데 알 라시드는 갑자기 자파르와 그의 일가들 모조리 죽여 버렸다. 공교롭게도 재상의 처형을 담당한 사람은 호위대장 메스루르였다. 칼리프가 무슨 이유로 재상을 제거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일설에 따르면 칼리프가 재상을 질투해서 죽였다는 설이 있고, 자파르 일가(바르마크 가문)가 오랫동안 권세를 누린 것이 멸족의 화근이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자파르가 처형당한 이후 알 라시드 혼자 정세를 살피게 되었다. 오히려 이때부터 반대파들의 불만이 거세졌다. 자파르의 부재가 너무 컸다. 알 라시드가 사망한 후, 그의 세 아들이 칼리프 자리를 둘러싼 권력 투쟁에 휘말렸다.

 

 

 

 

 

 

 

 

 

 

 

 

 

 

 

 

 

 

 천일야화2세 개의 사과편에 보면 재상을 향한 칼리프의 본심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다. 칼리프가 참혹하게 살해된 여인의 시체를 보고 재상에게 벌컥 화를 낸다. 무엇보다도 웃긴 것은 재상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고 호통 치는 칼리프의 모습이다. 여인을 살해한 범인을 잡지 못하면 재상과 마흔 명의 일족들을 처형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칼리프는 정말 재상이 마음에 안 들어 했던 것일까? 알 라시드는 놀고먹고 지내느라 나라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면서 자신의 잘못을 재상에게 덮어씌웠다. 이쯤 되면 알 라시드는 진짜 민폐 캐릭터다. (우리나라에도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측근들 탓으로 돌리고, 측근들이 대신 대국민 사과하게 만드는 민폐 캐릭터 그분이 있다. 그분은 외국에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버턴 무삭제판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을 때 알 라시드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유심히 지켜보시라. 다만 그의 행동을 보다가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앞날을 꼬이게 하는 엄청난 민폐력 덕분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하룬 알 라시드. 그는 좋은 민폐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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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월드북판 천일야화에 드는 의문^^;;;
    from 퀸의 정원 2016-07-06 00:20 
    cyrus님이 아라비안 나이트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군요.저도 책을 읽으면서 하룬 알 라시드란 술탄에 대한 기억이 나는데 cyrus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그러면서 알라딘에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 책을 올려주셨더군요.맨처음에는 그냥 스치듯 책을 봤는데 아무래도 한개의 삽화가 눈에 상당히 익습니다.5권의 삽화가 상당히 눈에 띠는데 바로 제가 가지고 있던 69년에 동서에서 간행된 무삭제 비장본 천일야화에 수록된 삽화입니다.<ㅎㅎ 똑같
 
 
yureka01 2016-07-0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문득..여기도 알라딘이었네요..ㅋㅋ 긴 글 잘 읽었씁니다!~

cyrus 2016-07-04 20:31   좋아요 1 | URL
조만간 알라딘 까는 글을 쓸 생각입니다. ㅋㅋㅋ

표맥(漂麥) 2016-07-0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왜? 도대체 제가 읽은 천일야화는 뭐였는지 모르겠다는...^^

cyrus 2016-07-05 10:28   좋아요 0 | URL
아라비안나이트 판본이 여러 개 있어서 내용마다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판을 제대로 읽으려면 여러 판본을 다 읽어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힘든 일입니다. ^^;;

transient-guest 2016-07-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2년에 김영삼 대통령 취임 후 갑자기 출판계에서 `성`이 해금된 적이 있죠. 이때 나온 책들을 보면 본문과는 무관하거나 억지로 성관계 장면을 넣은 것들이 꽤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책도 좀 그런 듯 한데, 원저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성애의 묘사는 그 노골적인 수준이 거의 야설에 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도 제대로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이렇게 다양한 판본을 구해야하는 지난함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군요.ㅎ

cyrus 2016-07-05 12:21   좋아요 0 | URL
프랜시스 버턴은 아라비안나이트를 편집할 때 선정적인 장면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버턴의 아내는 남편 사후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삭제한 축약본을 다시 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와 원본을 비교하면 많은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다른 분의 서평을 참고하면서 알아봤는데요,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총 5권의 프랜시스 버턴 무삭제판이 있는데, 버턴의 주석까지 꼼꼼하게 옮겼습니다. 단점이라면 글자 폰트가 작고, 이야기가 너무 많은 점입니다. 읽다가 지루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

무삭제판 읽기가 부담스러우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앙투안 갈랑 판본이 좋습니다.
 

 

 

* 임프린트(Imprint, 출판사 내 독립 브랜드)

 

** 이미 폐업해서 사라진 회사나 제가 실수로 빠뜨린 회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고 계신 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웅진북스)

웅진주니어, 웅진지식하우스, 리더스북, 갤리온, 걷는나무, 웅진문학프린트 곰, 펭귄클래식코리아, 웅진리빙하우스, 엘도라도, 재미주의, 생각주의, 과학쟁이, 엄마는생각쟁이, 사막여우, 웅진서가, 웅진윙스, 뉴런, 웰북, 오후세시, 봄엔, 노블마인, 씽크하우스, 씽크큐브, 뜰, 호박꽃, Y브릭로드, 오멜라스(폐업), 문학에디션 뿔(2012년 11월 이후 출간 소식이 없음)

 

 

(문학동네)

교유서가, 글항아리, 나무의마음, 난다, 달, 루페, 문학동네어린이, 벨라루나, 북노마드, 싱긋, 아우름, 아템포, 아트북스, 애니북스, 앨리스, 에쎄, 엘릭시르, 오우아, 이봄, 이콘, 차이, 톨, 포레, 휴먼큐브

 

 

(민음사)

까멜레옹, 고릴라박스, 민음인, 반비, 비룡소, 사이언스북스, 세미콜론, 판미동, 황금가지, 펄프(2012년 12월 이후로 출간 소식이 없음)

 

 

(다산북스)

놀, 다산라이프, 다산어린이, 다산에듀, 다산책방, 다산초당, 스토리3.0, 오브제

 

 

(KPI출판그룹)

고릴라북스, 비즈니스맵, 사흘, 생각연구소, 스타일북스, 지식갤러리, 책읽는수요일, 피플트리

 

 

(위즈덤하우스)

스콜라, 역사의아침, 열번째행성, 예담, 예담friend, 잉크, 조화로운삶

 

 

(북하우스)

키득키득, 해나무

 

 

(김영사)

비채, 스쿨김영사, 스쿨라움, 포이에마, 헤르메스

 

 

(휴머니스트)

아카이브, 휴먼어린이, 휴먼사이언스, 휴먼아트, 휴먼주니어

 

 

(열린책들)

미메시스, 별천지

 

(RHK)

두앤비컨텐츠, 북박스, 주니어랜덤

 

 

(두란노)

긍정의힘, 꽃삽, 두란노키즈, 두란노아카데미, 비전과리더십, 예꿈

 

 

(한겨레출판)

한겨레아이들, 한겨레에듀, 휴

 

 

(열림원)

문학판, 물구나무, 수박영어, 시냇가에심은나무, 오래된미래, 파랑새, 행복한만화가게

 

 

(시공사)

시공주니어, 검은숲, 미호, 시공아트, 알키, 음악세계, 지식채널

 

 

(21세기북스) 달궁, 아울북, 을파소, 이끌리오, 지식노마드

 

 

(원앤원북스) 소울메이트

 

(더난) 북로드

 

(길벗) 길벗이지톡, 길벗스쿨

 

(길벗어린이) 아름드리미디어

 

(은행나무) 보물상자, 팬덤

 

(미래엔) 북폴리오, 아이세움, 아이즐, 와이즈베리, 휴이넘

 

(성안당) 사이버출판사, 업투, 황금부엉이

 

(왕의서재) 마젠타, 헤리티지

 

(동양북스) 일본어뱅크, 중국어뱅크, 홍익미디어플러스

 

(현대문학) 폴라북스

 

(청림출판) 레드박스, 청림아이, 청림라이프, 추수밭

 

(문학수첩) 계간문학수첩, 문학수첩리틀북

 

(한국경제신문) 마시멜로, 프런티어

 

(안그라픽스) 컬처그라퍼

 

(토토북) 탐, 큰솔

 

(아카넷) 북스코프, 아카넷주니어

 

(파고다북스) 위트앤위즈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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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0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가 무슨 브렌드를 이렇게 많이 만들까요...브렌드 보고 책을 더많이 사는지 궁금하네요...

cyrus 2016-07-02 20:28   좋아요 1 | URL
제 생각인데 글항아리가 문학동네 계열사인지, 비룡소가 민음사 계열사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진짜 출판업계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평범한 독자들은 이런 정보를 알 리가 없죠. 그런데 저는 이렇게 계열사가 너무 많아지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계열사 확장으로 너무 과도하게 투자를 하다 보면 비용이 많이 들 것이고, 출판사 운영이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계열사가 하나씩 사라집니다. 저기 웅진북스의 오멜라스 출판사는 장르문학 작품을 출간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나왔을 때 당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사라지는 바람에 오멜라스 출판사에 나온 책들도 한꺼번에 절판되었습니다.

카스피 2016-07-03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오멜라스가 폐업을 했나요? 나름 SF등 장르 소설을 꾸준히 출판하던 출판사였는데 역시나 돈이 되질 않아 봅니다ㅜ.ㅜ

cyrus 2016-07-04 13:00   좋아요 0 | URL
2011년 이후로 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웅진북스 홈피에 들어가면 자사 임프린트 명단에 오멜라스가 삭제된 상태입니다. 장르소설 마니아들만이 폐점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오멜라스에서 나온 책 대부분은 절판되었습니다. ㅠㅠ

리드먼 2016-07-2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한국 임프린트 뭉텅이의 대표주자 웅진답군요;; 최근까지 그룹이 흔들렸는데 오멜라스가 그래서 없어진 걸까요.... ㅠㅠ 근데 애초에 임프린트는 계열사와 다른 걸로 알고 있어요. 편집자에게 전권을 주는(예산 정도는 제외하고) 개인 주도의 브랜드에 더 가까운 거라고 들은 것 같아요. 전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이 임프린트를 통해 소개되는 것은 긍정적이에요. 임프린트 엘릭시르 없이 퇴마록이나 십이국기가 나왔을리 없을 것 같고, 현대문학에서 폴라북스 없이 필립 K 딕의 전집이 나왔을리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양질의 그래픽 노블을 소개하는 미메시스도 그렇구요. 다만 오멜라스 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죠. 성격이 유사한 노블마인이라는 임프린트도 있는데 왜 그렇게 후다닥 절판을 ㅠㅠ 그리고 제보하나 하겠습니다. 민음사의 펄프도 거의 폐점 상태입니다. 2012년 이후 신간이 한 권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cyrus 2016-07-26 16:25   좋아요 0 | URL
네, 웅진 본사가 휘청거렸던 시기에 오멜라스가 폐업했습니다. 저는 오멜라스가 사라지고 난 뒤에서야 오멜라스의 가치를 알았습니다. 그리고 `문학에디션 뿔`도 책을 내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ㅠㅠ

임프린트와 계열사, 두 단어가 동등하게 써야할지 아니면 차이가 있는 건지 확실히 모르겠어요. 그냥 저는 같은 의미로 봤습니다. 임프린트가 생기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많이 소개돼서 좋은데, 출판시장이 너무 안 좋아서 임프린트가 하나둘씩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르문학 도서는 나올 때마다 사들이는 것이 좋아요. 언제 절판되는지 모르니까요. ^^;;

리드먼님이 알려주신 내용 반영해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0-01-02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