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
캐롤린 라마자노글루 지음 / 문예출판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무슬림 여성들은 다양한 종류의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스카프는 국가와 민족에 따라 그 명칭과 모양이 다소 다르다. 크게 히잡(hijab), 질밥(jilbab), 니캅(niqab)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스카프는 머리와 얼굴을 가린다. 머리에서 발목까지 가리는 것은 부르카(burka). 이란에서는 차도르(chador)라고 부른다. 무슬림 여성들의 관점에서 그녀들이 히잡을 착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히잡은 식민지 세력에 반대하는 저항의 상징이다. 특히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많은 여성이 히잡 착용을 선호했고, 무슬림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전통적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무슬림 여성은 성적인 유혹을 피하고, 정숙하게 보이도록 얼굴을 가리기 위해 히잡을 착용한다. 이 점에서 히잡 착용은 명예를 중요시하는 이슬람문화에서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방어수단이다.

     

오늘날 이슬람권에서도 여성들의 인권 보호나 사회참여 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히잡을 비롯한 전통의상이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이라 하여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슬람권에서는 아직도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들이 노출방지를 위해 히잡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히잡이 여성 억압의 상징이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페미니스트의 견해와 문화적 전통이므로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다.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무슬림 여성이다. 여성의 계층은 히잡의 종류 또는 옷차림 등을 기준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인 관습을 따르려는 상류층 무슬림 여성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는 아직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주민들이 가져온 이슬람 문화 중 우리 사회의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페미니즘이 다문화사회의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구 중심의 페미니즘만을 지향해선 안 된다. 인종 및 문화적 순혈주의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으며 협력적 규범, 열린 마음, 인간뿐만 아니라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인정 등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급진적 페미니즘은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좀 더 급진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목소리를 더 높여야 한다. 백인 중산층 여성이 주도한 급진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흑인 페미니즘(Black Feminism)’을 주도한 바버라 스미스(Barbara Smith)는 모든 여성을 포용하지 못한 급진적 페미니즘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녀가 지적한 것은 급진적이지 않은 급진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의미한다.

     

내가 정말로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인종, , 계급, 성적 정체성 모두를 단 한 번에 다루려는 적이 더 급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전에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급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216~217)

     

급진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바버라 스마스의 입장은 급진적 페미니즘의 내부 모순을 확인한 벨 훅스(Bell Hooks)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벨 훅스는 아프리카의 할례 의식을 아프리카 여성을 억압하는 미개문화로 규정하는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식민지주의의 그늘에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 이후에 등장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여성들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을 억압하는 원인에 대해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성해방을 추구하는 방식이 달랐다. 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의 저자 캐롤린 라마자노글루(Caroline Ramazanoglu)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여성들 사이에 존재하는 분리(division)’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분리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보이지 않는 분리를 해소하지 못하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조차 페미니즘을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면 내부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특권층 여성은 남성 중심의 기득권사회에 안주한다. 그녀들은 페미니즘 운동에 소극적이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자매애는 강하다(Sisterhood is Powerful)”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으나 기득권층의 권력에 익숙해진 일부 여성들은 이 구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가 남성 권력을 가능하게 해주며 여성을 억압하는 보편적 문제로 바라봤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에는 약점이 있다. 가부장제는 남성 권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부장제에 여성 권력도 포함된다.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이 계급 · 인종 · 문화 등을 기준을 내세워 또 다른 여성을 억압하기 때문이다.[1] 그러므로 가부장제를 비판하려면 좀 더 다각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캐롤린 라마자노글루는 가부장제를 단순하게 바라보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해석이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력을 약화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한남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남은 여성을 혐오하고, 페미니스트들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일부 남성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적합하지 않다. 여성 혐오 남성이 한국에만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여성 혐오 남성들이 전 세계 곳곳에 살고 있다. 여성 혐오는 한국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각종 혐오 범죄가 발생한다. 미국은 심각하다. 매년 유색 인종 여성과 소녀들이 강간당하고, 살해당한다. 유색 인종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더 많이 경찰 공권력에 희생당한다.[2] 현재 미국에서는 인종과 계급을 떠나서 모든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여성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문학동네, 2017) 서평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남성과 연대하는 페미니즘을 지향한다. 여성 혐오와 여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모든 한국 남자를 한남이라고 부르면서 등 돌릴 수 없다. “오빠들이 허락한 페미니즘은 필요 없다라고 주장하는 메갈리아들이 있다.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메갈리아를 가짜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고 싶지 않다. 메갈리아들이 남성의 연대를 환영하는 페미니즘을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와 동등한 의미로 받아들여 비난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 여성의 입장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페미니즘 지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페미니즘을 가짜 페미니즘으로 오해하거나 비난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페미니스트가 또 다른 페미니스트를 의심하고, 서로 싸우는 일이 지속한다면 모든 여성이 인정하는 페미니즘으로 발전할 수가 없다.

 

 

 

 

 

 

[1] 부르주아 여성과 노동계급 여성 간의 계급 차이가 극심했던 19세기 영국 사회에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었다. 19세기 영국 사회를 고찰한 필자의 졸문 [“왓슨, 하녀를 해고하지 말게.”]을 참고하면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2] [“여성 행진의 선언 원칙] (ㅍㅍㅅㅅ, 201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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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6-08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도 페미니즘 책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말년에 결혼을 한 것만 봐도 페미니즘은 여성 내부에서도 많이 문제가 있는 이론인 듯합니다. 드리고 싶은 요점은 페미니스트 이론서들은 드럽게 재미없다는 거에요..--;;

cyrus 2017-06-09 08:11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 이론서가 재미없는 건 맞아요. 특히 제3세계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그래요. 그래서 모든 독자들이 페미니즘에 다가설 수 있는 쉬운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출판 상황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3세계, 마르크스주의, 이슬람, 에코페미니즘 관련 책들도 나와야 하는데,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페미니즘의 분리 현상이 심해집니다.

박균호 2017-06-08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초는 아니지만 소위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자들을 극협하는 사람으로서 페미니즘이 들어가는 책들은 무조건 패스합니다...ㅎㅎㅎ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을 남자와 여자와의 투쟁으로 몰고 가고 일방적으로 여자는 피해자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cyrus 2017-06-09 08:13   좋아요 1 | URL
일부 페미니스트들도 박균호님이 지적한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너무 나쁘게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박균호 2017-06-0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좋은 하루 보내세요

cyrus 2017-06-09 08:47   좋아요 1 | URL
균호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원문 :

 

“I went and saw him. At first, of course, he denied everything. But when I gave him every particular that had occurred, he tried to bluster and took down a life-preserver from the wall. I knew my man, however, and I clapped a pistol to his head before he could strike.”

 

(The Adventure of the Beryl Coronet, 녹주석 보관)

    

 

 

* 시간과 공간사 (구판, 432) :

나는 찾아가 그를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러나 사건의 전말을 차근차근 설명하자, 벽에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를 들고 위협해 왔습니다. 그러나 나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를 쳐서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 황금가지 (2, 456) :

저는 그자를 찾아갔습니다. 물론 그는 처음에는 딱 잡아뗐지요. 하지만 내가 사실을 조목조목 들이대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벽에서 호신용 지팡이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자의 사람됨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미리 준비해 간 권총을 머리에 들이댔지요.”

 

* 현대문학 (주석판, 502) :

나는 놈을 찾아가서 만났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딱 잡아떼더군요. 하지만 그동안 일어난 일을 조목조목 들이대자, 놈이 발악을 하며 벽에서 호신용 몽둥이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인간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그가 몽둥이를 휘두르기 전에 그의 머리에 잽싸게 권총을 들이댔죠.”

 

* 엘릭시르 (466~467) :

나는 그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모든 사실을 부인하더군요. 하지만 내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따지자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벽에 걸린 호신용 지팡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나는 그자를 잘 알죠.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권총을 머리에 댔습니다.”

 

* 문예춘추사 :

나는 그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딱 잡아떼더군요. 그러나 내가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이야기하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나를 협박할 생각으로 벽에 있던 호신용 지팡이를 쥐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녀석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그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밀었습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저는 직접 번웰 경을 만나러 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전부 잡아떼더군요. 하지만 제가 사건의 경위를 낱낱이 이야기하자, 번웰 경은 악을 쓰며 벽에서 호신용 무기를 들어 저를 내리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상대하는 악당이 어떤 놈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번웰 경이 저를 내려치기 전에 권총을 번웰 경의 머리 옆에 들이댔습니다.”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그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자기가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런데 사건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벽에 걸려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로 협박했습니다. 나는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저는 그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자기가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런데 사건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벽에 걸려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로 협박했습니다. 저는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잽싸게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홈즈는 도난당한 보석을 되찾기 위해 조지 번웰 경(Sir George Burnwell)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다. 궁지에 몰린 번웰 경이 무시무시한 흉기로 홈즈를 위협해보지만, 악당의 간계에 당할 홈즈가 아니다. 홈즈 이야기의 삽화를 담당한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은 홈즈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번웰 경의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에 번웰 경이 들고 있는 흉기를 주목해보자. 흉기의 끝이 둥그스름하면서 뭉툭하게 생겼다. 이 부분을 머리에 맞으면 두개골이 깨져 죽음에 이를 수 있다.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번웰 경의 흉기는 호신용 단장(短杖, 지팡이). 원문의 life-preserver’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 단어를 다르게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을 물 위에 떠오르게 하는 구명 도구를 뜻하지만, 영국에서는 호신용 단장을 의미한다. 실버 블레이즈(The Adventure of Silver Blaze)에 호신용 지팡이의 정식 명칭이 나온다.

 

묵직한 납을 넣은 그의 페낭로이어 단장, 여러 차례 가격해서 조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끔직한 상처를 낸 것으로 보이는 바로 그 무기였어.”

 

(현대문학 주석판, 25)

 

페낭로이어 단장(Penang lawyer)은 말레이 반도의 서쪽에 있는 섬 페낭(Penang)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손잡이 부분에 납이 채워져 있어서 형태가 굵직하다. ‘페낭은 영국의 식민지 시절에 사용된 명칭이고, 지금은 피낭(Pinang)’으로 부른다. 호신용 지팡이에 변호사(lawyer)’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있다. 피낭 섬에는 판결을 내릴 때 죄를 지은 사람에게 지팡이로 매질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페낭의 변호사라는 독특한 이름이 생긴 것이다.

 

글로리아 스콧 호(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빅터 트레버(Victor Trevor)의 아버지는 신변에 위험을 느껴 손잡이 부위에 납을 채운 단장을 집에 보관한다. 이것 역시 페낭로이어 단장으로 볼 수 있다.

 

 

 

 

 

그리스어 통역사(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의 악당 해럴드 라티머(Harold Latimer)가 들고 다니는 무기도 페낭로이어 단장이다. 그가 그리스 인 통역사 멜라스(Melas)에게 협박조로 통역 일을 의뢰할 때 단장을 슬쩍 보여준다. 단장이 나오는 이 세 작품 모두 셜록 홈즈의 회상록(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에 수록됐다.

 

칼날이 부착된 호신용 무기도 있다. 하지만 정전에 나온 호신용 무기는 칼이 달린 지팡이가 아니다. 시드니 패짓의 그림만 봐도 life-preserver’가 몽둥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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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0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께서는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서신 것 같네요^^:

cyrus 2017-06-08 13:59   좋아요 1 | URL
‘전문‘에 이르는 수준은 아니에요. 미흡한 내용이 많습니다. 새로운 의견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2017-06-08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8 14:00   좋아요 0 | URL
완독하면 그때 칭찬 많이 해주세요.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어요. ^^;;

qualia 2017-06-08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 인용해주신 각 출판사별 번역문을 비교·대조해 읽어보니까 정말 재미있네요. 그런데 저걸 번역·출간된 순서대로 인용하신 건가요? 각각 번역·출간된 년월일을 적어줘서 시간에 따라서 번역문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정말 흥미로울 듯합니다. 저렇게 번역판이 많을 경우, 후속 번역가들은 사실상 최초 번역가와 선대 번역가들의 어깨에 올라타고 작업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해서 번역의 정확도와 매끄러움, 가독성 등을 더 좋게 끌어올릴 수 있죠. 해서 출간년도 순으로 인용해놓으면 그 변화 양상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흥미로울 수 있을 겁니다. 출간년도 순으로 인용은 해놓으신 것 같은데, 읽는 즉시 파악하기 좋게 출판사 표기 옆에 출간년도도 적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9 08:48   좋아요 0 | URL
qualia님,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9종의 번역본을 순서대로 쓴 것에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가 구 판본과 황금가지 판본이 가장 많이 알려진 번역본이라서 항상 이 두 번역본의 문장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출간 연도순으로 써야겠습니다.

yamoo 2017-06-0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에는 이달의 당선작 상금을 줘야 하지요^^

cyrus 2017-06-09 08:50   좋아요 0 | URL
글을 잘 쓴 분들이 많아서 이 글이 당선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 미술에 대한 오래된 편견과 신화 뒤집기, 개정판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지음, 박이소 옮김 / 현실문화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 전에 개장된 서울로 7017’에 엄청난 양의 신발 더미가 등장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신발 더미가 만든 장관에 놀라게 된다. 신발장 속에 잠들어 있던 녀석들이 주인을 찾는 듯 떼로 지어 기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발 더미의 정체는 설치미술가 황지해 씨가 만든 조형물이다. 이름은 슈즈트리(Shoes Tree)’. 황지해 씨는 신발 더미를 커다란 나무줄기로 형상화해서 도시 재생의 의미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서울로 개장 소식을 듣고 찾은 시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쓰레기 더미’, ‘흉물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슈즈트리 설치 기간 내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진중권 교수는 슈즈트리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슈즈트리가 고급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도발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 여러분은 슈즈트리를 보고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슈즈트리는 미술 작품일까, 아니면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 흉물일까. 진 교수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슈즈트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진 교수의 주장에 동의한다. 슈즈트리는 고급스러운 기성 예술에 대한 인식을 부정하는 반 예술(anti-art)’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현대미술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반 예술적 시도를 하나의 예술적 행위로 받아들이고 발전시킨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에 뒤샹은 하얀색 화장실 변기를 예술 작품으로 출품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더럽고 냄새날 것 같은 변기를 처음 봤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지만 뒤샹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슈즈트리와 은 작가로부터 미술또는 예술이라는 자격을 부여받은 기성품이다. 그래도 이것들은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슈즈트리와 의 창작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또 슈즈트리와 이 미술을 모욕한 심각한 흉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현대미술은 정말 어렵고, 보면 볼수록 머리 아프게 만든다. 사실 미술이라는 단어조차도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시도를 해야 한다.[1] 미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미술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진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현실문화, 2011)는 미술과 그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 사이의 틈을 메꿔주는 책이다.

     

옛것에서 사람들은 향수(鄕愁)를 느낀다. 옛날에 만들어진 물건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다. 미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보고 싶어 하고, 선호하는 미술 작품들은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를 그리워할수록 우리의 감각을 취하게 만드는 향수의 농도는 더욱 짙어진다. ~ 향수에 취한다! 향수에 완전히 취하면 옛것을 미화한다.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도 과거를 미화하고 신비화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만들어진 미술 작품이 아름다워 보인다. 우리는 그 작품들을 명작이라고 칭송한다. 그런데 과거 미술에 대한 우리의 호의적인 반응은 착각(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의 저자는 오해라고 표현했다, 82)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명작 중 일부는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을 몇 개 예를 들면,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올랭피아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장에 세워진 에펠 탑(Eiffel Tower)이 있다. 비평가들은 올랭피아를 불쾌한 그림이라고 비난했다. 올랭피아를 옹호한 소설가 에밀 졸라(Emile Zola)는 에펠 탑 건설을 반대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졸라가 올랭피아와 에펠 탑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미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관점과 방식은 고정적이지 않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미술을 보는 눈이 결정되고, 시대가 달라지면 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술을 한 마디로 규정하고, 정의 내리기가 참 쉽지 않다.

     

예술이라는 단어는 18세기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 예술의 의미는 천재적 개인의 독창적인 산물’(111)이었다. 21세기인 지금도 우리는 예술의 근대적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미술을 어려워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미술 작품이 천재가 만들어낸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재와 미(). 이 두 가지 개념이 미술의 고급화 전략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미술은 특별해야 하며 무조건 아름다워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뒤샹, 피카소(Picasso), 앤디 워홀(Andy Warhol) 등은 고급 예술을 거부했고, 대중의 생각을 지배하는 그것을 뿌리째 뽑으려고 했다. 이들은 미술뿐만 아니라 세계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보려고 했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를 읽는다고 해서 독자들이 동시대 미술의 난해함을 이해할 거로 믿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추상미술이 소수의 지식인만이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아는 주제로 전락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193쪽). 저자의 지적은 현대미술의 한계에 정곡을 찌른 분석이다. 현대미술은 과거 미술이 지향했던 것을 조금씩 따라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술작품이 세상에 가장 비싼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미술 작품이 특권층만 소유할 수 있는 기성품이 된다. 안타깝게도 미술을 고상한 취미로 인식하는 생각이 아직 미술계를 지배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반인도 공유할 수 있는 미술의 즐거움마저 잊힌다. 미술, 그것을 가까이하기에 너무 멀기만 하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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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7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8 08:29   좋아요 1 | URL
낚이셨군요. 글 제목을 다시 보세요. ‘짝퉁‘에 주의하세요. ㅎㅎㅎ

2017-06-07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8 08:3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술가가 활동하기에 힘든 곳입니다. 표현의 자유에 제약받죠, 그리고 기성예술의 선입견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시도가 무시받습니다. 요즘은 붓과 캔버스를 사용하지 않는 예술가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들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슈즈 트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장편소설 4, 단편소설 56편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홈즈의 활약은 미미하다.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덜리(Victor Hatherley)는 수압 기계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술자다. 독일인 출신의  라이샌더 스타크(Lysander Stark) 대령은 비밀을 지켜달라는 조건으로 해덜리에게 일을 의뢰한다. 스타크 대령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거대한 수압 기계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거기에 해덜리가 평소 받는 수리비보다 엄청 높은 금액까지 제시한다.

 

 

 

대령의 달콤한 제안에 혹한 해덜리는 의심 없이 그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해덜리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정체불명의 여인이 불쑥 등장하여 해덜리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말을 되뇐다. 해덜리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다.

 

 

 

 

대령은 해덜리에게 고장 난 수압 기계가 있는 방을 안내한다. 해덜리는 방의 내부에 있는 수압 기계를 살피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는 수압 기계가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해덜리는 대령에게 자기 생각을 대령에게 얘기했고, 해덜리가 알아선 안 될 사실을 알아챘다고 느낀 대령은 해덜리가 있는 방을 잠근다. 기계가 작동되면서 철로 된 천장이 슬슬 내려온다. 꼼짝없이 방 안에 갇혀버린 해덜리는 천장 판에 압사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는 운 좋게 방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해덜리는 정체불명의 여인을 또 다시 만나게 되고, 여인은 해덜리의 탈출을 돕는다. 대령은 해덜리를 육중한 칼을 든 채 뛰쳐나오고, 해덜리는 살아남기 위해 창문으로 빠져 나온다. 그러나 대령이 휘두르는 칼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당한다. 해덜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부상당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왓슨(Watson)의 병원을 찾는다. 기술자가 겪은 일을 전해들은 왓슨은 홈즈에게 알린다.

 

사건이 해결된 후에 해덜리는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리고, 보수를 받지 못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벌이치고는 더러운 일이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잃었고, 50기니의 보수는 날아갔고, 대체 내가 얻은 게 무엇인가요?”

 

(정태원 역, 셜록 홈즈의 모험구판 351)

 

홈즈가 나오는 소설은 항상 홈즈의 말로 마무리된다. 어느 기술자의 엄지손가락의 마지막 대사는 홈즈가 해덜리에게 위안하는 말이다.

 

 

* 원문 :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시간과공간사 (구판, 351) :

경험입니다.”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당신을 크게 도와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그 일을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사는 동안 여러 사람한테서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 황금가지 (2, 371) :

경험이지요.” 홈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앞으로 귀중한 자산이 될 거요. 우선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시오.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될 명성을 얻을 거외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7) :

경험이죠.” 홈즈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그건 간접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이야기로 써내기만 하면, 남은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동서문화사 (310) :

경험입니다.”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경험은 어디엔가 반드시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은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제부터 일생 동안 훌륭한 이야기 상대라는 평판을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엘릭시르 (379~380) :

경험이죠. 이번 일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앞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 문예춘추사 :

경험이죠. 해설리 씨. 이번 사건은 당신에게 퍽 값진 재산이 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그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당신은 훌륭한 사장으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경험이죠.” 홈즈가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크나큰 간접 자산을 얻은 거죠. 이 일화를 이야기로 써내기만 한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더클래식 (구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 다른 사람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멋진 친구라는 평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겠죠.”

 

* 더클래식 (개정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걸 이야기로 써서 책을 펴내면 남은 인생은 훌륭한 회사를 꾸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qualia님은 원문을 이렇게 번역했다. qualia님의 댓글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의견을 남겨주신 qualia님 감사합니다)

    

 

 

[1] 201765645분 작성된 댓글

 

저는 해당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뒤 문맥이나 배경을 전혀 모릅니다. 해서 위 물음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원저자가 뜻한 의미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문맥과 배경을 모르는 상태에서 위 문장들만 가지고 함 직역 혹은 의역을 시도해보죠.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시겠지만, 경험이란 어떻게든 그 값어치를 발휘하죠.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put it into words = 경험을 말로 표현하다, 경험을 글로 옮기다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 훌륭한 친구(동반자)라는 명성(평판)을 얻다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남은 삶을 위한, 당신의 여생을 위한, 당신의 여생 동안 [for가 기간을 뜻하는 용법으로 쓰인 듯함. remainder를 남은 삶의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음.)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여생을 위한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직역: 말이 잘 안 됨.] 당신의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자연스런 의역]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위에서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가 직역하면 당신 존재의 나머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당신의 남은 삶 혹은 당신의 여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는 당신이(you) 훌륭한 친구라는(being) 명성·평판·인기 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2] 2017651348분 작성된 댓글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가 기술자로군요.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이 해더리의 직업인 engineer에서 유추해 company를 회사 혹은 심지어 사장이라고 번역했군요.

 

그런데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라는 문장 구조상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라는 문구에서 the reputationbeing excellent company는 동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친구인 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죠. 이 문구에서 전치사 of는 동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제쳐놓고 company를 회사로 해석한다면 문장 구조상 명성을 얻는 자훌륭한 회사가 동격이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원저자가 문법적 파격을 적용해 company로써 친구와 회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중의법을 썼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건 문법을 어겨 약간 억지스럽게 해석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저한테 주어진 정보와 문법적 지식만으로는 of를 동격 전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동반자)로 해석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더리가 엄지 손가락을 잃고 목숨을 건진 경험담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압기계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해석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여요. 말도 잘 안 되고요.

 

아무튼 제 의견은 제 의견일 뿐이니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네요.

 

 

원문이 어떻게 번역되든 간에 홈즈의 말이 탐탁해 보이지 않는다. 남이 겪은 불행한 일을 웃으면서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는 홈즈의 태도가 놀랍다. 왓슨은 해덜리의 명성을 가로챘다. 작중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을 기록한다. 그런데 왓슨은 해덜리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사건을 공표한다. 그렇게 되면 해덜리는 홈즈가 말한 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쓰지 못한다. 왓슨이 기묘한 사건을 먼저 알리는 바람에 해덜리가 명성을 얻을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해덜리는 홈즈와 왓슨이 만난 사건 의뢰인 중 제일 불행한 사람이다. 그가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건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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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0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cyrus님의 요즘 페이퍼를 읽다보면 ‘오늘의 영어 문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ㅋ 그나저나 동일한 원문에서는 홈즈의 성격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반면, 번역된 문장을 통해서 홈즈의 성격을 넘겨짚게 되네요. 특히 문학에서 번역은 이런 이유로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7 18:28   좋아요 0 | URL
원문을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심지어 문체에 따라 홈즈의 나이도 달라져요. ‘~하게나’ 같은 예스러운 말투를 자주 쓰는 번역이면 홈즈는 ‘아재’가 되는 겁니다. 새로 나온 번역본들을 보면 홈즈의 말투에서 젊은이다운 느낌이 나요. ^^

2017-06-07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7 18:30   좋아요 0 | URL
문법도 공부해야 합니다. qualia님의 댓글을 보면서 문법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제 작업이 끝나려면 한참 멀었어요. ^^;;

sslmo 2017-06-0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래서 한때, 장르소설에 심취했었을때,
장래희망이 번역가였습니다.
읽다보면 이해 안되는게 너~어~무 많아서~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7-06-07 18:34   좋아요 0 | URL
어색한 문장을 보면 몰입도가 깨져요. 지금도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번역한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정태원 씨가 정말 장르문학 번역의 최고봉이었는데, 그 분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그 분이 지금도 살아계셨더라면, 장르문학 출판의 판도가 바뀌었을 겁니다. 그 분의 안목이라면 아직까지 번역되지 않은 장르 문학 작품들이 벌써 나왔을 거예요.

2017-06-08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원문 :

 

“I can quite understand your thinking so,” I said. “Of course, in your position of unofficial adviser and helper to everybody who is absolutely puzzled, throughout three continents, you are brought in contact with all that is strange and bizarre. But here” 

 

(A Case of Identity, '신랑의 정체' 편)

  

 

* 시간과공간사 (구판, 92)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 알아. 자네는 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는 사립 탐정이니까 신기하고 불가사의한 사건만 겪어 왔을 거네. 그러나-”

 

* 황금가지 (2, 97) :

자네의 그런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네. 물론 자네는 세 개의 대륙에 걸쳐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제공하다 보니 이상하고 기괴한 사건들에 자주 접하게 되었지. 하지만 이걸 보게.”

 

* 현대문학 (주석판, 169) :

그런 생각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냐. 세 개의 대륙에서 완전히 미궁에 빠진 온갖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주고 있는 자네 입장에서는, 기묘하고 이상야릇한 온갖 일을 접하게 마련이지. 하지만 이 자리에서.”

 

* 엘릭시르 (56) :

그렇게 생각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네. 세 개 대륙에 걸쳐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도움과 조언을 주는 자네 입장에서야 이상하고 기묘한 사건들을 많이 접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이걸 좀 보게.”

 

* 문예춘추사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해. 자네는 어려움에 빠진 전 세계 사람들을 돕는 사립탐정이니까. 그들에게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면서 언제나 이상하고 기괴한 일들만 경험해왔겠지. 그래도 말일세…‥.”

 

* 코너스톤 (개정판) :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만해. 자네 일이라는 게 세 개의 대륙을 돌며 미궁에 빠진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니 별 희한하고 기이한 온갖 일을 접하기 마련이지. 하지만 이걸 봐.”

 

* 동서문화사 (49) :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 알겠네. 자네는 온 세계의 곤경에 처해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 사립탐정이니까 이상야릇한 사건에만 부딪쳐 왔을 걸세. 그러나…‥

 

* 더클래식 (구판) :

자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세 개 대륙에 걸쳐 위험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다 보니 이상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겠지. 하지만 이것 좀 보게.”

 

* 더클래식 (개정판) :

자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세 개 대륙에 걸쳐 위험에 빠진, 혹은 완전히 수수께끼에 빠진 사람들에게 비공식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는 자네 입장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이상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겠지. 하지만 이것 좀 보게.”

 

 

Comment :

직역과 의역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번역본 9종에 있는 문장 전부 인용했다.

 

 

 

 

 

* 원문 :

 

“I do not know whether the spotted handkerchiefs which so many of them wear over their heads might have suggested the strange adjective which she used.”

 

(The Adventure of the Speckled Band, ‘얼룩무늬 끈)

 

 

* 시간과공간사 (구판, 288) :

언니는 얼룩이란 이상한 형용사를 사용했는데, 집시가 곧잘 머리에 감고 있는 물방울무늬의 네커치프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 황금가지 (2, 305) :

“‘얼룩이라는 이상한 표현은 혹시 집시들이 쓰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을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 현대문학 (주석판, 366) :

얼룩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지만, 많은 집시들이 얼룩덜룩한 수건을 머리에 쓰고 있어서 그런 말을 썼을지도 몰라요.”

 

* 동서문화사 (254) :

집시들이 머리에 감고 다니는 점 있는 수건을 보고, 얼룩진 끈이라는 이상한 형용사를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엘릭시르 (313) :

“‘얼룩이라는 이상한 표현을 쓴 건 집시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이 떠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 문예춘추사 :

그렇게 보기에는 얼룩이라는 말이 걸리지만, 어쩌면 집시들이 곧잘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얼룩무늬 수건을 말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 코너스톤 (개정판) :

“‘얼룩이라는 말을 왜 붙였는지는 의아하지만, 집시들이 머리에 두르는 얼룩무늬 손수건을 얘기하려고 한 말일 수도 있어요.”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

언니는 얼룩이란 표현을 썼는데 집시들이 머리에 쓰고 있는 물방울무늬 수건과 관계있는 게 아닐까요?”

 

 

 

* Comment :

‘kerchief’머리를 덮는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 유래된 말이다. ‘kerchief’는 착용하는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목에 두르면 네커치프(neckerchief), 손에 두르면 행커치프(handkerchief)가 된다.

 

정태원 씨는 원문의 ‘handkerchief’를 네커치프로 번역했다. 오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행커치프와 네커치프 둘 다 머리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번역자들은 전부 하나같이 수건으로 번역했다. 바른번역 팀(코너스톤 개정판)얼룩무늬 손수건으로 정확하게 번역했다. 커치프는 장식용수건이다. 우리는 보통 수건이라면 하면 세면용수건을 생각한다. 장식용 수건과 세면용 수건은 엄연히 다르다. 행커치프는 장식과 실용을 겸할 수 있어서 손수건에 가깝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몸을 닦기 위해 쓰는 수건을 ‘towel’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수건으로 번역한 문장은 원문의 단어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오역이다.

 

 

 

 

 

* 원문 :

I took it up and glanced at it. “Mr. Victor Hatherley, hydraulic engineer, 16A, Victoria Street (3rd floor).”

 

(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 ‘기사의 엄지손가락)

    

 

* 시간과공간사 (구판, 319) :

나는 명함을 집어 들었다. ‘빅터 하더리, 수력 기사, 빅토리아 가 16A(4)

 

* 동서문화사 (281) :

나는 명함을 집어들고 보았다. ‘빅터 해저리, 수력기사, 빅토리 거리 16번지 A(4)

 

 

* Comment :

시간과 공간사(구판)’동서문화사판본에는 ‘3이 아닌 ‘4으로 되어 있다.

 

 

 

 

 

 

* 원문 :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The Adventure of the Engineer’s Thumb, ‘기사의 엄지손가락)

    

 

* 시간과공간사 (구판, 351) :

경험입니다.”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당신을 크게 도와줄 겁니다. 또한 당신은 그 일을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사는 동안 여러 사람한테서 훌륭한 친구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 황금가지 (2, 371) :

경험이지요.” 홈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앞으로 귀중한 자산이 될 거요. 우선 당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시오. 그러면 앞으로 훌륭한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될 명성을 얻을 거외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7) :

경험이죠.” 홈즈가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그건 간접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이야기로 써내기만 하면, 남은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동서문화사 (310) :

경험입니다.”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경험은 어디엔가 반드시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은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제부터 일생 동안 훌륭한 이야기 상대라는 평판을 얻을 수가 있을 겁니다.”

 

* 엘릭시르 (379~380) :

경험이죠. 이번 일은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앞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겁니다.

 

* 문예춘추사 :

경험이죠. 해설리 씨. 이번 사건은 당신에게 퍽 값진 재산이 될 겁니다.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 그 이야기를 풀어놓기만 하면 당신은 훌륭한 사장으로 인정받을 테니까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경험이죠.” 홈즈가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크나큰 간접 자산을 얻은 거죠. 이 일화를 이야기로 써내기만 한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겁니다.”

 

* 더클래식 (구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 다른 사람에게 들려줌으로써 앞으로 멋진 친구라는 평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겠죠.”

 

* 더클래식 (개정판) :

흔치 않은 경험이겠지요.” 홈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험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걸 이야기로 써서 책을 펴내면 남은 인생은 훌륭한 회사를 꾸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 Comment :

이 문장은 번역을 전문적으로 해본 사람들이 검토해야 한다. 번역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을 보류한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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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5 06:52   좋아요 0 | URL
번역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글 쓰는 일보다 더 힘들 겁니다. ^^;;

qualia 2017-06-05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위 문장들을 정확히 번역하려면 우선 앞뒤 문맥을 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아래 사항을 사전에 파악해야 할 듯합니다. 각 출판사의 번역문을 참고해 함 물어봅니다.

① Holmes는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것인가요?
② 그 상대방이 현재 어떤 회사를 경영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가요?
③ 그 상대방이 작가인가요?
④ 위에서 경험은 어떤 경험을 말하는 것이죠?

저는 해당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뒤 문맥이나 배경을 전혀 모릅니다. 해서 위 물음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어야 원저자가 뜻한 의미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문맥과 배경을 모르는 상태에서 위 문장들만 가지고 함 직역 혹은 의역을 시도해보죠.

“Experience,” said Holmes, laughing.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Indirectly it may be of value, you know;
⑴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⑵ “아시겠지만, 경험이란 어떻게든 그 값어치를 발휘하죠.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put it into words = 경험을 말로 표현하다, 경험을 글로 옮기다
▷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 훌륭한 친구(동반자)라는 명성(평판)을 얻다
▷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남은 삶을 위한, 당신의 여생을 위한, 당신의 여생 동안 [for가 기간을 뜻하는 용법으로 쓰인 듯함. remainder를 남은 삶의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음.)
▷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 = 당신의 여생을 위한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직역: 말이 잘 안 됨.] → 당신의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다 [자연스런 의역]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위에서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가 직역하면 당신 존재의 나머지, 자연스럽게 의역하면 당신의 남은 삶 혹은 당신의 여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는 당신이(you가) 훌륭한 친구라는(being) 명성·평판·인기 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company를 회사로 번역하기는 어려워 보여요.

하지만 배경 문맥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위 짤막한 문장만 가지고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틀렸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걍 재미로 번역해보았으니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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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안]

“경험이죠.” 홈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실 테지만, 경험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당신은 그 경험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여생 동안 훌륭한 친구라는 명성을 얻을 것입니다.”


cyrus 2017-06-05 07:22   좋아요 0 | URL
1. 홈즈가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에게 한 말입니다.

2, 3. 수압기계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기술자입니다.

4. ‘경험‘은 빅터 해더리가 겪은 기묘한 일을 말합니다. 독일 출신의 대령이 빅터를 찾아가 수압 기계를 수리하는 일을 의뢰합니다. 대령은 비밀을 보장해달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빅터는 대령의 집에 설치된 수압 기계의 용도를 의심합니다. 대령은 빅터가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껴 그를 살해하려고 합니다. 빅터는 가까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령이 휘두르는 칼에 맞아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습니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 ‘기사의 엄지손가락‘입니다)

홈즈는 빅터가 겪은 불행한 일을 ‘경험‘이라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홈즈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홈즈는 빅터에게 위안의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잃어버렸지만, 불행한 일이 언젠가는 당신(빅터)의 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qualia 2017-06-05 13:48   좋아요 0 | URL
cyrus 님, 자세한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건 의뢰인 빅터 해더리가 기술자로군요.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이 해더리의 직업인 engineer에서 유추해 company를 회사 혹은 심지어 사장이라고 번역했군요.

그런데 《you have only to put it into words to gain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 for the remainder of your existence.》라는 문장 구조상 《the reputation of being excellent company》라는 문구에서 the reputation과 being excellent company는 동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즉 ‘명성을 얻는 자’와 ‘훌륭한 친구인 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죠. 이 문구에서 전치사 of는 동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반면 위와 같은 해석을 제쳐놓고 company를 회사로 해석한다면 문장 구조상 ‘명성을 얻는 자’와 ‘훌륭한 회사’가 동격이 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원저자가 문법적 파격을 적용해 company로써 친구와 회사를 동시에 의미하는 중의법을 썼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건 문법을 어겨 약간 억지스럽게 해석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저한테 주어진 정보와 문법적 지식만으로는 of를 동격 전치사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company를 친구(동반자)로 해석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무리 없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더리가 엄지 손가락을 잃고 목숨을 건진 경험담을 사람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압기계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해석은 너무 억지스러워 보여요. 말도 잘 안 되고요.

아무튼 제 의견은 제 의견일 뿐이니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17-06-07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력은 모든 발전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ㅎ 저도 예전에 홈즈를 여러 번 읽으면서 번역이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ㅎㅎ

cyrus 2017-06-07 08:32   좋아요 0 | URL
제가 만약에 번역본 한 권만 읽었으면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