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We are going well,” said he, looking out the window and glancing at his watch. “Our rate at present is fifty-three and a half miles an hour.”

“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 said I.

Nor have I. But the telegraph posts upon this line are sixty yards apart, and the calculation is a simple on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0) :

순조롭게 달리고 있군. 시속 53마일 반이야.” 그는 창밖을 보고는, 시계를 언뜻 보면서 말했다.

“4분의 1마일 표식이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말했다.

나 역시 못 봤어. 하지만 이 선로의 전주는 60야드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아주 간단해.”

    

 

* 동서문화사 (중판) :

순조롭게 달리고 있는 모양이군.”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보면서 홈즈는 말했다. “지금 시속 86킬로미터야.”

40미터 표지를 보지 못했는데.”

나 역시 보지 못했지. 하지만 이 선로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지극히 간단하네.”

    

 

* 더클래식 (구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

선로의 전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문예춘추사 :

그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열차 속도가 꽤나 빠른 것 같네, 왓슨. 지금 시속 9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고 있어.”

“400미터 지점을 나타내는 표식은 보지 못했는데.”

나도 못 보았네. 하지만 이 철도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하지.”

    

 

* 현대문학 (주석판, 14) :

잘 달리고 있군.” 그가 창밖을 내다보기가 자기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현재 속도는 시속 53.5마일이야.”

“400미터 푯말을 못 봤는데?”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전봇대가 60야드 간격으로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해.”

 

* 더클래식 (개정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나는 400미터마다 서 있는 푯말을 못 봤는데?”

나도 세어 보진 않았어. 하지만 선로의 전신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황금가지 (2, 10~11) :

잘 달리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고 시계를 흘끗거리더니 말했다. “지금 시속 88킬로미터로 가고 있네.”

“4백 미터 푯말들이 있었나? 나는 못 봤는데.”

그건 나도 못 봤네.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55미터 간격으로 서 있어서 계산하기가 간편하지.”

    

 

* 코너스톤 (개정판) :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시속 약 8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다네.”

“4분의 1 지점 이정표를 못 봤네만.”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선로에 전신주가 약 55미터마다 서 있으니까 간단히 계산했어.”

    

 

* 엘릭시르 (11) :

잘 달리는군. 지금 기차의 속도는 시속 팔십육 킬로미터일세.” 그는 창밖을 계속 보다가 시계를 힐끔 보며 말했다.

나는 사백 미터 표지판을 하나도 못 봤는데.”

나도 그래.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오십오 미터마다 서 있거든. 그러니 간단한 계산으로 알아낼 수 있지.”

 

    

 

Comment :

quarter-mile’‘4분의 1’을 의미하는 명사다. 나는 영국 단위(마일, 피트)를 미터나 킬로미터로 환산하는 방법을 모른다.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더클래식 구판>은 원문에 있는 왓슨의 말(“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를 무시하고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라는 문장을 썼다. 이렇다 보니 왓슨의 말에 동조하는 홈즈의 말(“Nor have I.”)도 생략되었다.

 

 

 

 

 

* 원문 :

I lay back against the cushions, puffing at my cigar,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 gave me a sketch of the events which had led to our journey.

“Silver Blaze,” said he, “is from the Somomy stock, and holds as brilliant a record as his famous ancestor.”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2) :

나는 좌석 쿠션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홈즈의 이야기를 들었다. 홈즈는 몸을 내밀고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면 가늘고 긴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들을 여행하게 만든 사건의 개략을 이야기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게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동서문화사 (중판) :

나는 좌석의 쿠선에 등을 기댄 채 시가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내밀고 길쭉한 집게손가락으로 요점을 말할 때마다 왼쪽 손바닥을 쿡쿡 찔러 가며 우리들의 여행의 원인이 된 사건을 대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은성호는 아이소노미 계의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은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좌석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홈즈는 무언가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 항상 하던 버릇대로 가늘고 긴 오른쪽 검지로 왼쪽 손바닥에 사건의 개요를 써 가며 설명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서 깊은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그 명마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문예춘추사 :

나는 좌석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웠으며 홈즈는 길고 가느다란 검지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를 여행으로 인도한 사건의 요점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

은점박이는 그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고, 자신의 조상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기록을 남겨 왔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 :

나는 쿠션에 기대앉아 담배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길고 여윈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손바닥 위에 요점들을 체크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을 내게 스케치해주었다.

“‘은점박이는 유명한 경주마인 권리평등의 후예인데, 선조인 그 말만큼이나 찬란한 우승 기록을 갖고 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12) :

나는 시가를 피우며 좌석에 몸을 묻고 있었고 홈즈는 상체를 내밀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에 요점을 정리해 가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주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는데 그 조상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내고 있다네.”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길고 가는 오른쪽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짚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의 개요를 들려주었다. 나는 홈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쿠션에 기대어 시가를 피웠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인 소모미의 후손인데, 그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5년차 경주마야.”

 

 

* 엘릭시르 (13) :

나는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좌석의 쿠션에 편하게 몸을 기댔다. 한편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홈스는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가늘고 긴 검지로 왼손 손바닥을 눌러가며 우리를 아침부터 다트무어로 이끈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라는 유명한 경주마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이라네. 대단한 조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기록을 자랑하는 경주마지.”

 

 

 

Comment :

 

대부분의 미국 판본에는 이 경주마 이름이 ‘Somomy(소모미)’라고 되어 있는데, 그 까닭은 알 수 없다. (‘Somomy’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서, 경주마 작명 전통으로 볼 때 오식일 가능성이 매우 놓다. 아니면 권리평등(isonomy)이라는 말을 편집자나 발행인이 두려워했거나-옮긴이)

 

(<현대문학 주석판> 16)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는 두 가지 형태의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다.

 

첫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를 툭툭 두드리면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 문예춘추사)

 

두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에 글을 써가며 체크하듯이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더클래식 구판, 더클래식 개정판, 현대문학 주석판, 황금가지 2)

 

 

 

 

 

* 원문 :

“At a few minutes after nine the maid, Edith Baxter, carried down to the stables his supper, which consisted of a dish of curried mutton. She took no liquid, as there was a water-tap in the stables, and it was the rule that the lad on duty should drink nothing else. The maid carried a lantern with her, as it was very dark and the path ran across the open moor.

    

 

* 시간과 공간사 (13) :

아홉 시 조금 지나서 메이드 이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곁들어 있지 않았지.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고, 일할 때 물 외에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지.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황야를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메이드는 랜턴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9시 조금 지나서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서 양고기로 카레이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없었어.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기 때문인데, 당번인 마부는 물 외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되는 규칙이 있었어. 굉장히 컴컴한 밤이었고 넓은 황야를 가로질러 가야 했으므로 하녀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더클래식 (구판) :

아홉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 문예춘추사 :

“2, 3분쯤 지났을 무렵, 하녀인 이디스 백스터가 남아 있는 젊은이를 위해서 마구간으로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고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네. 마구간에는 수도가 들어오는데 불침번은 밖에서 반입되는 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거든.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길은 널따란 황야를 지나야 했기에 하녀는 램프를 들고 있었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17) :

“9시 몇 분 후 에디스 백스터라는 하녀가 그의 저녁 식사를 마구간으로 갖다 주었어. 그건 양고기 카레였지. 마실 것은 갖다 주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꼭지가 있었고, 마구간을 지킬 때는 그 물 말고 다른 것은 마시지 못하게 돼 있었거든. 하녀는 랜턴을 가져갔는데, 날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툭 터진 황야에 길이 나 있었기 때문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아홉 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마구간에 마실 물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네. 게다가 보초를 서고 있는 동안은 물 말고 마시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는군. 시간이 늦어 매우 어둡고, 길이 넓은 황무지를 가로질러 나 있었기 때문에 그 하녀는 등을 가지고 갔지.

    

 

* 황금가지 (2, 14) :

아홉시가 좀 지나서 하녀 에디스 백스터는 마구간으로 헌터의 식사를 가지고 갔네. 그건 양고기 카레였어.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지. 근무자는 밖에서 반입된 음료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대신 마구간에는 수도가 있네. 밤이라 어두운 데다가 길이 그대로 황야로 통해 있기 때문에 하녀는 등불을 들고 갔지.

    

 

* 코너스톤 (개정판) :

“9시가 조금 지나자,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마구간에 가져다주러 갔지. 마구간에 수도 시설도 있었고, 근무 중인 마부는 물 말고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 술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더군. 아주 어두웠던 데다 탁 트인 황무지에 난 길을 따라 걸어야 했기 때문에 하녀는 랜턴을 들고 갔다고 했어.

    

 

* 엘릭시르 (15) :

“9시 직후에 조교사 집의 하녀 이디스 백스터가 마구간으로 헌터의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지. 음료수는 따로 가져가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거든. 게다가 일꾼들은 근무중에 물 이외의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네. 밖이 너무 어두워서 하녀는 등불을 가지고 갔어. 조교사의 집에서 마구간까지 황무지에 난 좁은 길을 따라갔지.

 

      

 

Comment :

<더클래식 구판>에 굵게 표시한 문장이 통째로 생략되었다. 다행히 <더클래식 개정판>이 나와 구판에 빠진 문장이 번역되었다. <동서문화사>의 직원들은 교정 업무를 소홀히 하는가 보다. 카레의 옛 표기법 카레이를 고치지 않은 채 전자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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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6-1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제목 : 셜록 번역에 대한 역저의 비교연구...논문 만들어도 될듯.^^..집념 최고네요 ~

cyrus 2017-06-19 09:52   좋아요 1 | URL
제 글이 논문으로 나올 수준은 아니에요. ^^;;

피오나 2017-06-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한 비교 분석..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 셜록 홈즈 완전 팬이라고 자부했는데..명함도 못내밀겠네요..하핫..

cyrus 2017-06-19 09:54   좋아요 0 | URL
현대문학에서 나온 <주석 달린 셜록 홈즈>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 책을 읽었을 때 어디 가서 함부로 홈즈 팬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셜록 홈즈의 회상 동서 미스터리 북스 4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조용만.조영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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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 출판사의 책은 의혹투성이다. 고인이 된 지 오래된 번역가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도 모자라 실체가 불분명한 이름만 번역가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번역문을 고집하며 사소한 오역을 고칠 생각을 안 한다.

 

동서미스터리북스 43번째 책 셜록 홈즈의 회상은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수준 이하다.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올드(old)한 중역은 동서문화사의 전매특허(?). 이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동서문화사의 셜록 홈즈의 회상정태원 씨가 번역한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문장 일부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정 씨의 번역본 초판 발행일은 20027월이고, 동서문화사 판본은 20031월에 중판된 것이다. 동서문화사는 70년대에 홈즈 시리즈를 펴낸 적이 있고, 1984년에 홈즈 시리즈와 아르센 뤼팽 시리즈로 구성된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를 펴냈다.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번역에 참여한 사람이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중판으로 나온 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지능훈련 뤼뺑이냐 홈즈냐> 전집 일부를 가지고 있다. 전집 중에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이 있다. 이 책의 번역문과 (조용만 씨와 조민형 씨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 중판본의 번역문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출판사는 동서미스터리북스를 펴내기 위해 번역문을 전면 개정하고, 예전 번역가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조용만 씨가 번역을 새롭게 다듬었는지 의문이다. 조용만 씨는 1995년에 별세했다. 공동 번역자로 알려진 조민형 씨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이 어렵다. 추측이지만 조민형 씨는 유령 번역가일 가능성이 있다.

 

정 씨의 번역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장이 상당히 많다. 한 두개가 아니다. 여기에 일일이 옮겨 적어 소개하기가 힘들 정도다. 무엇보다도 어이없는 것은 문제투성이, 오류투성이의 책을 전자책으로 유통한 동서문화사의 뻔뻔한 상술이다. 동서미스터리북스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 가격보다 싸다. 여기에 혹해서 전자책, 특히 셜록 홈즈의 회상은 종이책으로든, 전자책으로든 절대로 사지 마시라. 필자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산 게 후회된다. 나를 화나게 하고, 전자책 구입을 후회하게 만든 문제의 번역문을 확인해보시라.

    

 

 

* 시간과 공간사 (구판, 79) :

  홈즈는 이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 늦게, 내가 촛대를 들고 침실로 가려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과신하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아끼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벨리라고 속삭여 주게. 그렇게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어.

    

 

* 동서문화사 :

  홈즈는 이 사건에 관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날 밤 늦게 촛불을 가지고 침실로 갈 때 말했다.

  “왓슨, 내가 내 힘을 너무 믿거나 사건에 대해서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띄거든, 내 귓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 주게나. 그렇게 해준다면 대단히 고맙겠어.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1~142)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으리라. 우리들은 돈을 벌었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다가 부유한 개척자로 영국으로 돌아왔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냈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니 그 선원이 나를 찾아왔을 때 조난 당시 살려 준 남자인 것을 알고 나의 마음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줄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내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고 있는 공포에 조금쯤 동정을 해줄지…….

 

아래에 판독할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했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 동서문화사 :

그 밖의 일에 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거다. 우리들은 성공했고, 여기저기로 이동하여 한밑천 잡은 식민지 개척자로서 영국으로 돌아가 시골에 땅을 샀지. 우리들은 20년 남짓 평화롭고 유익한 생활을 보내 왔다. 그리하여 과거가 영원히 매장되기를 바랐지. 그러므로 찾아왔던 수부를 보고 즉각 그 조난시 살려 준 사나이임을 알았을 때 나의 가슴속이 어떠했었는지 상상해 주기 바란다. 그는 우리들의 행방을 끝까지 수소문해 찾아냈고 우리들의 두려움을 밥으로 삼고자 작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하고 다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너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가 나의 집을 떠나면서 언제라도 무서운 일을 폭로하겠다는 듯이 또 한 사람의 먹이를 찾아간 지금, 너는 이 아버지의 가슴을 채우는 공포에 조금쯤은 동정해 줄 수 있을는지…….

 

아래에는 읽을 수 없을 만큼 떨린 필적으로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네. 베도즈는 암호로 허드슨이 모든 걸 폭로시켰다고 써 보냈다. 신이여, 우리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2~143) :

뱃사람과 베도즈에 관한 소식은 그 경계의 편지가 날아온 다음부터 전혀 들을 수가 없었지. 두 사람 모두 아주 자취를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언뜻 본 사람이 있다고도 해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운 뒤 도망쳤다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일 것 같네. 베도즈는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챙겨서 해외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네. 왓슨, 자네의 사건 수집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대로 이용하게나.”

    

 

* 동서문화사 (중판) :

수부와 베도즈해서는 그 경계의 편지가 다음부터 전혀 소식이 없었네. 두 사람 모두 아주 모습을 감추고 말았던 거야. 경찰에 보호 의뢰가 제출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베도즈는 협박을 진짜로 받아들였는지도 몰라. 허드슨이 그 근방에 잠복하고 있는 것을 흘긋 본 자가 있다고 하므로, 경찰에서는 그가 베도즈를 해치우고, 그리고 나서 도망친 것이라고 믿고 있다네. 내 생각으로는 진상은 전혀 반대라고 여겨지네. 베도즈는 자포자기가 될 만큼 궁지에 몰려 과거의 죄상이 폭로된 줄로만 알고서 허드슨에게 복수를 하고,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몽땅 가지고서 나라 밖으로 달아났다고 하는 편이 아무래도 진상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 이상이 이 사건의 자초지종이라네. 왓슨, 자네의 콜렉션에 도움되는 거라면 좋을 대로 이용해도 좋아.”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1)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누구의 것이 될 것인가?

 올 사람의 것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몇 걸음이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동서문화사 :

 그건 누구의 것인가?

 떠나가신 사람의 것입니다.

 그걸 얻는 건 누구인가?

 이윽고 찾아올 사람입니다.

 몇 월이냐?

 처음부터 여섯 번째입니다.

 태양은 어디에 있느냐?

 떡갈나무 위에.

 그림자는 어디에 있느냐?

 느릅나무 아래에.

 어떻게 재느냐?

 북으로 열 걸음, 또 열 걸음. 동으로 다섯 걸음, 또 다섯 걸음. 남으로 두 걸음, 또 두 걸음. 서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하여 아래로.

 그러기 위해 우린 무엇을 바쳐야 하나?

 우리들의 것인 모든 것을.

 무엇 때문에 바치느냐?

 신의를 위해서.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3~164) :

이 나무는 자네 가문에서 처음 의식을 지낼 때부터 여기에 있었겠군.’ 마차가 그 옆을 지나칠 때 내가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 노르망디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역주) 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야. 나무 둘레가 23피트나 되니까.’ 그가 대답했지. 이것으로 나의 기준 측량의 하나가 확인되었네.

이 집에는 느릅나무 노목이 있나?’

저쪽에 아주 오래 된 것이 있었는데, 10년 전에 벼락을 맞아 베어 버렸지.’

    

 

* 동서문화사 :

저 나무는 의식서가 씌어졌을 무렵부터 저기에 있었겠군요.’ 마차가 그 앞을 지나칠 때 나는 물었네.

노르만 정복(1066년 노르만디 공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움)때부터 있었던 모양이에요라고 그는 대답했네. ‘나무 둘레가 7미터나 된답니다.’ 이것으로 나의 정점(定點)하나가 확보된 셈이었지.

느릅나무는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나는 또 물었네.

저 편에 아주 오래된 고목이 있었는데,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

    

 

역주의 문장이 비슷한 점에 표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머스그레이브 가의 의식(The Musgrave Ritual)의 사건 의뢰인 레지널드 머스그레이브(Reginald Musgrave)는 홈즈의 대학 동창생이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본은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높임말로 썼다. 그리고 동서문화사 판본의 20년쯤 전에 벼락을 맞아 버렸어요라는 문장은 오역이다. 원문은 “It was struck by lightning ten years ago, and we cut down the stump.”이다.

 

 

 

 

* 시간과 공간사 (구판, 279) :

왓슨,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아야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 형이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내가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 동서문화사 :

왓슨.” 그는 말했다. “나는 겸손을 미덕의 하나로 치는 사람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네. 논리가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지 않으면 안 되지. 자기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자기의 능력을 과장하는 것과 같을 만큼 진실에서 벗어난 일일세. 그러므로 내가 마이크로프트가 나보다 뛰어난 관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면, 정확히 문자 그대로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해 주면 좋은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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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18 1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리뷰 쓰시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것 같네요.^^: 추리소설은 조금 가볍게 읽으셔도 ㅋ

cyrus 2017-06-18 20:46   좋아요 2 | URL
추리소설을 가볍게 읽으려면 번역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번역을 바라지 않습니다. 의역이든 직역이든 가독성이 좋아야 합니다. 동서문화사의 작품 초이스는 좋은데, 번역이 작품을 살리지 못해요. 그리고 번역에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요. 표절이 의심되는 동서문화사 번역본이 이번에 두 번째입니다. 동서미스터리북스가 추리소설 마니아들이 알아주는 책이라서 그런지 과대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syo 2017-06-18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노력글이 등장할 때 마다 제 알라딘 마일리지라도 기부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cyrus 2017-06-18 20:50   좋아요 1 | URL
땡스투 적립금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처럼 책을 잘못 사는 독자들이 나오지 않으려면 잘못된 건 널리 알려야합니다. ^^

보슬비 2017-06-18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목만 보고 웃음이 났어요.
cyrus님의 빡침이 확 다가왔거든요. ㅋㅋㅋ

cyrus 2017-06-18 20:51   좋아요 2 | URL
정말 화가 났어요. 원래는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제가 주말 첫날이고, 날씨가 더워서 외출하기가 귀찮았어요. 그래서 전자책을 사고 말았습니다.. ㅠㅠ

2017-06-1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8 20:52   좋아요 2 | URL
류 감독 사진이 ‘돈 내놔라, 먹튀야!‘ 드립 때 같이 쓰는 웃긴 짤방입니다. ^^

dys1211 2017-06-1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진정성을 많이 느끼고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요즘 필요한 Grit인거 같습니다.

cyrus 2017-06-18 20:55   좋아요 1 | URL
제가 집념은 강한 편입니다. ^^;;

stella.K 2017-06-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현재 작업중이란 게 이건가 보구나?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은 괜찮은 것 같던데...
미스터리는 표지도 올드해서 별로 읽을 생각이 안나다군
범우사도 그렇고.

cyrus 2017-06-18 20:58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 월드북 시리즈도 제대로 파헤쳐 읽으면 문제점이 있을 거예요. 예전에 동서문화사의 막심 고리키 번역본 보고 크게 실망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님(약칭 곰발’)의 글 선동과 증언 사이에 비회원 계정으로 남긴 댓글 3개가 달렸습니다. 몇 분 후에 댓글 작성자는 자신이 쓴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다행히 삭제되기 전에 3개의 댓글 모두 확인했습니다. 자신이 쓴 (악성) 댓글을 직접 삭제해놓고선 모른 척하는 사람들을 종종 봤어요. 그런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자세로 나올까 봐 문제 있는 댓글은 무조건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놓습니다. 제가 인용한 문장은 곰발님의 글에 달린 댓글 내용입니다. 토씨 하나 안 빼놓고 그대로 썼습니다.

    

 

정리하죠. 이 세상이 이 꼬라진 건 남성의 잘못을 아무리, ~무리 높게 봐도 52% 이하라고 봅니다. , 여성들 잘못이 최소 48% 이상이라는 거지요. 물론, 수천만을 평균낸 거니 최대 4% 차이가 나는 거라면 적은 차이는 아니지요.” (첫 번째 댓글, 2017년 6월 15일 1331분 작성)

 

 

댓글 작성자는 남성의 잘못은 52% 이하’, ‘여성의 잘못은 48%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저분이 들고 나온 수치의 출처는 무엇일까요? 해당 수치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주장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수치 결과가 편향적입니다. 수치 결과를 그대로 해석하면 여성이 잘못한 일의 비중이 남성이 잘못한 일의 비중보다 높다는 의미가 됩니다. ‘52% 이하라고 하면, 최대 수가 ‘52%’입니다. 반면 ‘48% 이상48을 포함한 최대 수를 의미합니다. 이러면 수치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여성의 잘못한 일의 비중을 ‘48%’로 볼 수 있고, 52보다 더 높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치 결과가 부정확한 정보라고 생각했습니다.

    

 

“p.s. 어쩌면, 님은 한국 남성을 비판하는척 한국 여성의 안타까운 현실을 위로하는 듯 제스쳐를 취하지만 그 기저에는 남성 우월주의가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닌가란 의심이 든다는 얘길 수도 있겠네요. (첫 번째 댓글, 여기서 말하는 '님'은 곰발님을 지칭한 명칭)

 

 

제가 어느 분의 글에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를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분이 저 보고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 내면에는 남성 우월주의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제 의견에 남성 중심적 가치관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하겠습니다.

 

 

메갈들이 잠재적 가해자란 개념을 만들어 낸 머리로, 왜 잠재적 이타자란 개념은 못 만들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성들의 가정폭력은 분명 급속이 줄어들어 왔습니다. 한국 남성이 선한존재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겁니까?? 여성의 경제력 향상이 핵심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성들의 인식전환이지요.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은 쓰레기로 보는 문화를 정착시킨 게 이게 가장 중요하지요.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더라도 타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남자라면 우선 배제해버리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자리 잡혔기 때문에 웬만큼 인생 막사는 남성 아니라면 여성에게 손을 대는 건 상상하기 힘든 문화가 됐지요.” (두 번째 댓글, 2017년 6월 15일 1338분 작성)

    

 

남성들의 가정폭력이 급속히 줄어들었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기사 전문 :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455546

    

 

 

남편이 아내를 학대하는 가정폭력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가 남편을 학대하는 가정폭력 건수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전체 가정폭력 피해자 중 아내가 절반을 넘습니다.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생각과 행동 방식 등을 말합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을 쓰레기로 보는 문화를 정착하는 일에 주도하지 않았습니다.

 

 

 

 

 

 

 

 

 

 

 

 

 

 

 

 

 

 

* 토니 포터 맨박스(한빛비즈, 2016)

 

 

 

저는 남성들의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성성에 대한 틀에 박힌 편견을 지워야 합니다. 그리고 여성 혐오, 여성 폭력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대부분 남자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자를 배제하는 동시에 여성을 잘 대해주는 착한 남자로서의 위치를 선점합니다.여성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범죄야. 죗값을 무겁게 받아야 해.” 당연히 남자들은 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자신의 친구가 애인이나 아내를 학대한 사실을 알게 되면 모르는 척할까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까요? 전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남자들끼리의 동맹은 여성 폭력을 묵인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원인입니다. 그러므로 남성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다른 남성을 배제하는 사고방식이 용인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남성이 폭력을 행사한 남성을 '쓰레기'라고 손가락질하고, 거리를 둔다고 해서 여성 폭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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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6-15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간 베스트‘이후 페미니즘 물결이 더 활발했는데, 반면 지난 5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은 더 증가했다. ; 는 것이 사실이라면 페미니즘 (운동,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었는지, 오히려 역상관관계라면 페미니즘은 남녀차별의 현상으로 존재한다는 결론이 되는군요.

나와같다면 2017-06-15 23:01   좋아요 2 | URL
제 생각은 가정내 폭력이 5년간 5배 증가
했다는 거는, 가정사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내 마누라에게 폭력을 행한게 무슨 문제냐?
라는 인식에서

이제는 가정내 폭력이 범죄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기 때문에

그 범죄가 더 드러나는거는 아닐까요..?

마립간 2017-06-15 23:20   좋아요 1 | URL
질병에 대한 진단률이 높아지면서 유병율이 높아지는 착시 현상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래 고양이라디오 님도 같은 의견을 주셨네요.)

만약 두 분의 의견이 옳다면, ‘가정폭력 5년간 5배 늘었다‘는 선동적인 왜곡된 기사 제목이고, 그 기사에 근거에 주장한 cyrus 님의 주장도 잘못된 것이죠.

cyrus 2017-06-16 09:55   좋아요 1 | URL
여성 폭력이 늘어났다고 해서 페미니즘의 노력이 물거품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성 폭력 증가의 원인을 페미니즘에 대한 역반응(ex.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남성을 차별한다)으로 찾는 마립간님의 해석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여성 폭력은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페미니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피해자만 두둔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통계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은 동의합니다. 통계 착시가 부른 결론은 왜곡된 게 맞습니다. 어제 제가 인용한 기사와 이 기사를 통해 내린 결론도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7-06-19 04:44   좋아요 0 | URL
제 댓글에 오해가 있는 듯하여 답변드립니다.

상관관계는 원인을 수도 있지만,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성 폭력의 증가를 페미니즘의 역반응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언급한 것은 페미니즘이 남녀차별의 반응일 수 있다는 것이죠.

아래 댓글을 보니, 남성이 여성 배우자에 대한 폭행이 신고 건수가 늘은 것이지, 실제로는 늘지 않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 같은데, cyrus 님은 페미니스트의 노력을 남성 배우자 폭력이 감소했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대로라고 보시나요?

cyrus 2017-06-19 08:42   좋아요 0 | URL
제가 마립간님이 표현한 ‘남녀차별의 현상(반응)‘을 잘못 이해했군요. 그렇다 보니 남편의 아내 폭행 신고 건수와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의 상관성을 단순하게 해석했습니다.

2017-06-1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6 09:54   좋아요 1 | URL
작년에 어떤 사람이 저한테 댓글로 시비를 걸었어요. 그 사람이 나중에 자기가 쓴 댓글을 삭제하고, 모른척할까 봐 사진으로 캡처했어요. 만약에 캡처하지 않았으면 그 사람의 정체를 몰랐을 거예요. 그 사람, 닉네임을 바꾸고 다른 사람한테는 친한 척 행동하더군요.

고양이라디오 2017-06-15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가정폭력이 늘었다는 기사는 충격이군요. 하지만 자료가 가정폭력 검거 현항이니 과거에는 신고나 검거가 되지 않았던 가정 폭력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과거에는 가정 폭력을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갈수록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그로인해 가해자들이 처벌받게 되는 건 아닐까요?

나와같다면 2017-06-15 22:41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스켑틱 SKEPTC 잔뜩 전시된거 보고 고양이라디오님 생각났어요
근데 그 말을 할 수가 없어서 ㅋ

고양이라디오 2017-06-15 22:54   좋아요 0 | URL
저를 떠올려 주셨다니 감사하네요^^ 나와같다면님도 <스켑틱> 좋아하시나요ㅎ?

나와같다면 2017-06-15 22:57   좋아요 1 | URL
ㅋ 아뇨 스켑틱 잘 알지도 못해요. 댓글에 사진이 안 올라가죠.. 저 오늘 올린 글 사진 봐주실래요?^^

cyrus 2017-06-16 09:59   좋아요 1 | URL
마립간님과 고양이라디오님의 의견을 듣고 보니 통계 수치만으로 어떤 현상이 증가했다고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7-06-15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6 10:00   좋아요 0 | URL
자식이 보는 앞에서 남편 또는 아내를 폭행하는 것은 정말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그건 자식에게도 정신적 상처를 안겨 줍니다.

나와같다면 2017-06-1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팩트체크를 저는 좋아해요.
사회현상에 대한 견해, 세밀한 번역에 대한 의견이라던지..
집요하고 예리하고 섬세한 시선이 매력 있으십니다

cyrus 2017-06-16 10:01   좋아요 1 | URL
제가 예리한 분석을 할 정도의 능력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집요한 것은 맞습니다. ^^;;

:Dora 2017-06-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팩트체크성 글을 올리시고 혹여 공격받지나 않으실까 걱정이 드는 건 ... 페미니즘이 사라지는 완전 평등의 그날이 아직도 머나먼 일임을 역설적으로 알게됩니다. 가정폭력은 여성과 남성의 문제로 국한하기보다 폭력이라는 관점에서도 용인되어서는 절대 안 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06-16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잘못 해석했거나 제대로 알지 못한 점이 있으면 떳떳이 인정하고, 수정하면 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면 비판 받는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

:Dora 2017-06-16 10:26   좋아요 0 | URL
멋진 글 감사요^^ 계속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17-06-16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양이라디오님의 의견과 같은데요.

‘네 잘못이 아니다‘, ‘나쁜 놈은 가해자다‘ 같은 인식이 점차 퍼지면서 신고와 검거가 기존보다 활발해진 게 아닐까 싶어요.

그나저나 인용하신 댓글은 댓글의 의미 자체가 없네요. 저도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만 알려드리면 여성의 의무군복무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면 됩니다
그런데 페미니스트 분 가운데 여성의 군복무, 최소한 공익근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분은 한 분도 없는게 페미니즘 발전의 가장 큰 장벽이예요] 이런 댓글 받고 어이상실 했는데요. 누가 누구한테 페미니즘 인정 방법을 말하고 있는건지, 페미니스트가 왜 인정을 받아야 하는지... 하아-


갈 길이 진짜 아주 먼 것 같아요.

cyrus 2017-06-16 10:09   좋아요 0 | URL
어제 다락방님이 곰발님의 서재에 달린 댓글을 보셨다면 또 한 번 어이상실 했을 겁니다. 어제 댓글 작성자도 ‘페미니즘이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거든요. 납득이 되지 않았고, 논리 비약이 심했습니다. 그 분의 논조가 ‘페미니즘이 잘못했으니, 페미니즘이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이렇게 해라’ 식이었습니다.

나는달걀 2017-06-16 10:51   좋아요 0 | URL
여성군복무가 도입된다해도 그분은 달라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뭔가 다른 공격 이유를 찾겠죠. 역시 갈길은 멉니다 ㅎㅎ

다락방 2017-06-16 11:14   좋아요 0 | URL
네, 별로 달라질 거란 생각은 안들어요. 한숨만 나요. 갈 길이 너무 멀어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6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11 ㅎㅎㅎㅎㅎㅎㅎ
이야, 사이러스 님의 수집력에 감탄을 보냅니다.
사실은 댓글이 5개 정도 되었습니다. 혼자 흥분해서 막 횡설수설하다가
나중에는 자삭하는 걸로.. ( 나중에 한줄짜리 댓글 하나 남겼길래 불쌍해서 제가 고것은 삭제했습니다. )

cyrus 2017-06-16 10:58   좋아요 1 | URL
원래 계획은 댓글 작성자의 의견을 반박하려고 사진을 찍어둔 것이었습니다. 댓글 2개도 봤습니다. 하나는 곰발님의 댓글이었고, 또 하나는 문제의 댓글 작성자가 ‘조한일보’라는 닉네임으로 단 것이었죠. 댓글을 처음부터 끝가지 읽어봤는데, 급하게 쓴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블랙겟타 2017-06-16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들의 인식 전환, 저도 공감하는 바 입니다.
저도 이쪽에 관심이 많지만 ‘착한 남자‘로 선점하기 위함인지 진짜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건지 제 자신에게 의문이 있을때도 있습니다.
아직 제 안에 내재되어있는 편견이 있거나 알게모르게 ˝동맹˝을 용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저 조차도 조금 더 노력해야겠어요.

cyrus 2017-06-16 10:54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마음이 혼란스럽지만, 내 생각 속에 남아있는 편견을 끄집어내려면 성차별, 여성 혐오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내 의견이 비판 받으면 수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전에 저지른 착오를 또 다시 반복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하라 2017-06-17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내학대의 고발율이 높아진건 아마도 페미니즘이 확장하면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노력들이 있어왔기에 그런 것 같네요, 오히려 남편학대, 아동학대, 노인학대 등은 숨겨진 채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cyrus 2017-06-18 12:1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가정폭력, 특히 아내 학대의 고발율과 검거율이 높아진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페미니즘 운동의 노력을 꼽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편의 아내 학대만 가지고 문제 삼지 않습니다.

마립간 2017-06-19 04:21   좋아요 0 | URL
≪이웃집 살인마≫를 포함한 몇 권에 책에 의하면 여성 배우자에 의한 배우자 폭행 및 학대는 남성 배우자에 의한 폭행 학대보다 신고 건수가 훨씬 낮다고 합니다.

또한 남성의 강간 피해 사례 역시 여성의 강간 피해 사례보다 신고 건수가 훨씬 낮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의 가해자는 남성입니다.)
 

 

 

 

 

 

 

 

 

 

 

 

 

 

 

 

 

 

 

 

 

 

 

 

 

 

* 토마스 다비트 나는 영혼의 표정을 그린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마루, 1998, 구판)

* 토마스 다비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영혼의 표정을 그린 화가(RHK, 2006, 개정판)

* 댄 브라운 다 빈치 코드(문학수첩, 2013, 개정판)

    

 

 

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Vitruvius)<건축 10>라는 책에서 건축의 아름다움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그는 건물 치수가 비례를 이루고 있으면 건물 외관이 우아해진다고 서술했다. 그는 그리스 신전은 모두 비례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 비례는 인체에서 얻어진다고 했다. 비트루비우스는 인간의 몸이 아름다운 비례를 이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트루비우스의 이론을 그림에 적용한 사람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그의 소묘 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도는 기하학 지식을 동원해 사람의 몸을 그려낸 작품이다. 여기서 표현된 비례는 바로 고대와 중세 때 이상적인 건축물을 짓는데 적용됐다.

 

 

 

 

 

다 빈치 코드를 보면 루브르 박물관장 자크 소니에르(Jacques Saunière)가 죽으면서 레오나르도의 수학적 흔적을 남긴다. 소니에르는 누구나 눈에 익었을 레오나르도의 인체 비례도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남성과 같은 모양으로 몸을 만들고 죽어갔다. 소니에르는 자신의 흉부 위에 펜타 그램(pentagram)을 그려 놓았다. 펜타 그램은 기하학에서 황금비를 설명할 때 언급되는 오각형이다. 정오각형의 한 변과 그 대각선의 비를 구해보면 황금비인 1:1.618이 된다.

    

 

 

 

 

 

 

 

 

 

 

 

 

 

 

 

 

* 마틴 켐프 레오나르도(을유문화사, 2006)

* 마틴 켐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유문화사, 2010)

* 토비 레스터 다 빈치, 비트루비우스 인간을 그리다(뿌리와이파리, 2014)

    

 

레오나르도는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봤다. 그래서 그는 인체의 완벽한 구성이 우주에 감춰진 자연의 원리와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을 일컬어 소우주라고 부르는 것은 참 적당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물, , 공기, , 네 가지라고 보면, 바로 자연을 이루는 네 가지 구성 요소와 똑같기 때문이다. 몸속을 순환하는 피는 자연의 바다에 해당한다. 사람의 허파는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면서 부풀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이것은 밀물과 썰물이 주기적으로 드나들면서 육지와 바다가 번갈아 날숨과 들숨을 쉬는 것과 같다.”

 

(토마스 다비트 나는 영혼의 표정을 그린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82)

    

 

레오나르도는 산, , 바위 등을 관찰하여 지구의 몸이 작동되는 방식을 유추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았다. 자연과 인간을 동일한 유기체로 보는 소우주론설계자로서의 신이 만들어 낸 자연 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레오나르도와 르네상스(Renaissance) 시대의 화가들은 자연을 거울에 비추어 낸 것처럼 있는 그대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레오나르도는 눈을 영혼의 창이라고 했다. 그가 가장 중시했던 오감 중 하나가 바로 시각이었다. 그는 눈으로 보는 행위를 세상의 모든 형태를 이해하고, 자연을 모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봤다. 그래서 레오나르도는 평생 자연과 인간을 조사하고, 그림과 글로 기록하는 일에 매진했다.

 

 

 

 

 

 

 

 

 

 

 

 

 

 

 

 

* 로버트 루빈슈타인, 미셸 루번스타인 생각의 탄생(에코의서재, 2007)

    

 

자연 세계에 대한 레오나르도의 유추 방식은 패턴 인식을 이용한 발상이었다. 뇌는 어떤 대상에서 패턴을 찾아 인식하려는 욕구가 있다. 레오나르도의 패턴 인식은 여러 가지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여 조합하는 능력이다. 패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각 현상을 서로 연계하는 것이다. 그는 인체의 비례를 연구하여 인간의 움직임을 역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 인체의 움직임과 새의 비행을 비교했다. 레오나르도는 새의 날개에 착안해 비행기를 구상했다.

 

 

 

 

 

 

 

 

 

 

 

 

 

 

 

 

* 김대식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21세기북스, 2017)

    

 

레오나르도는 눈을 천문학의 지휘자라고 극찬했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바라보는 눈의 능력 덕분에 위대한 예술이 탄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부정했다. 그는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진짜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데카르트는 감각 기관으로서의 눈을 의심했다. 그는 악마가 인간의 인식을 기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데카르트는 악마의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데카르트가 두려워했던 악마가 누군지 안다. 악마의 정체는 바로 뇌 앞부위에 있는 전두엽이다. 뇌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면, 지휘자는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여러 뇌 기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감정을 조절하고, 이성적 판단을 한다. 인간의 특징이 바로 고도로 발달한 전두엽이다. 이때까지의 전두엽은 '천사'다. 그런데 간혹 전두엽이 눈앞에 있는 사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전에 뇌의 편도체(감정을 조절하는 부위)가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부터 전두엽은 짖궂은 '악마'로 돌변하고, 착시 현상이 생긴다.

 

레오나르도의 패턴 인식법으로 도출한 소우주론은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거리가 멀다. 레오나르도는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확인된 것들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이 문제다. 레오나르도는 관찰한 것 중에 유사한 정보 요소들을 선택, 조합해서 하나의 우주론을 만들었다. 소우주론은 비과학적인 내용이지만, 그의 탐구 정신은 선택의 정당화를 건설적으로 사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1] 관찰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상적인 현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은 어렵다. 레오나르도는 표면적인 분석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추구한 예술가였다. 그래서 전 세계의 모든 것,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부터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이는 그를 과학적인 사고를 하도록 이끌었으며 과학은 그의 예술을 완성하는 수단이자 목적이 되었다. 레오나르도는 예술에서 혁명을 이루었고, 과학에는 혁신을 불러왔다.

    

 

 

[1]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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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5 18:2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전두엽은 사람의 감정을 지배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전두엽의 기능이 일반 사람보다 떨어져있습니다.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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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뇌 속에 저장한다. 대부분 사람은 뇌가 있다는 걸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1.4kg에 불과한 회백색 단백질 덩어리는 깊이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지구상에 사는 인구는 75억 명이지만 한 사람의 뇌 속에 살아 움직이는 신경세포의 수는 140억 개에 이른다. 지구는 넓고 크지만, 우리의 뇌는 그보다 더 크고 무한하다. 뇌를 해부학적으로 연구한 과학자들은 고도의 사유 능력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를 핀셋으로 집어내듯 밝혀내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 수준 높은 사고는 뇌의 여러 부위가 협력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게 최근 연구의 잠정적 결론이다.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은 절대 서로 무관하지 않은 뇌과학과 인간의 행위 간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추적한다. 호흡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 생명 활동에서부터 복잡한 감정의 표현들, 학습과 기억, 상상 그리고 자아 성찰까지 뇌가 하지 않는 일은 없다. 뇌는 인간의 신체 중에서 물질이면서 정신을 가진 유일무이한 부위이다. 김대식 교수는 철학적인 질문인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과학적으로 궁구한다. 이 책의 주제가 과학과 철학의 접목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지도 모른다. 진정한 의 정체성은 우리가 아는 상식과는 달리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성자(聖者)들은 흔히 진정한 나는 내 안에 있다, 깨달음이 진정한 나를 찾는 길이라고 안내한다. 그러나 뇌과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가 여태껏 생각하던 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뇌의 총체적인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순전히 덕분이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굳게 믿는 이 기억은 거의 만들어진 것에 가깝다. ‘· 우뇌의 기능 분화설을 발표한 과학자 로저 스페리(Roger Sperry)는 뇌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아보지 못하며 나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기계[1]라고 주장했다. 뇌를 뛰어난 기계 혹은 컴퓨터에 비유하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착각일 뿐이다. 상황에 대처하는 이성적 사고라는 것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얻는 반응의 일종이다. 인간은 뇌에 저장된 우연한 경험들을 결합하여 필연의 이야기로 만들어 낸다. 지식과 체험을 통해 뇌 속에 담긴 정보는 오늘날의 를 규정짓는다. 스페리의 주장은 우리의 뇌가 우리를 속이고 인간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식 교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데카르트(Descartes)의 철학적 명제를 나는 뇌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과학적 명제로 바꾸어 놓았다. 데카르트의 명제가 갖는 효과는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가 됐다는 점이다. 이성을 가지고 세계를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 파악한 것을 무기 삼아 세계를 지배할 힘이 인간에게 생긴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묻는다. ‘는 어디서 나온 거야? 내가 생각하는 것이 과연 내 생각이야? 뇌를 활용하는 주체는 인데, 그 정보가 거꾸로 를 통제한다. 이런 에게서 뇌를 빼면 시체 또는 좀비다.

 

이 책을 읽다가 멀쩡한 를 잃어버릴 듯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의 뇌를 인식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꾸는 사고 전환이다. 뇌는 신체의 한 기관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온전히 활용해야 할 소중한 대상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바란다면, 자신의 뇌를 어떻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뇌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 나의 뇌 속에 있는 숱한 고정관념과 편견 등을 하나씩 걷어내면, 그동안 살면서 의식하지 못한 본질적 자아를 발견한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탐색의 여정은 자신을 성찰하는 행위. 뇌의 본질적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온갖 정보 속에 덧씌워진 를 올바르게 보는 길이다.

  

 

 

[1]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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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6-1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뇌과학에 관한 책이 쏟아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데카르트의 존재론을 비판하는 데서부터 인지부조화 그리고 실수에 대한 주제까지... 저두 이 분야의 책을 주섬주섬 모으다 보니 책의 주제가 한 3부류 정도 나눠지는 듯합니다. 어쨌거나 일독하면 매우 유익한 책들인 것만은 분명하고 읽고 나면 내가 아주 유식해진 기분이 들곤하는 책들이죠~^^

cyrus 2017-06-14 20:04   좋아요 0 | URL
한 번 본 지식을 다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도 뇌가 일으키는 자기정당화 경향인 것 같습니다. ^^

2017-06-14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4 23:3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인간이 다가 오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뇌의 발달에서 비롯된 인간 고유의 사고 행위입니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생존 방식을 늘 생각해야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 종교를 만들었어요. 이 모든 일이 뇌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죠. ^^

AgalmA 2017-06-15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명제 참 잘 지은 듯ㅎ
생각 좀 한다하는 분들 이 문장 응용하지 않고는 못 배기나 봐요.
바바라 크루거 -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I shop therefore I am) ˝ 등등ㅎ

cyrus 2017-06-15 09:46   좋아요 0 | URL
바리에이션이 많은 명언입니다. 아무나 끼워 맞춰도 문장을 만들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