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어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의미의 말을 했었죠.

 

 

“신체 장애인들보다도 더 한심한 사람들은…‥ 아, 제가 말을 잘못했습니다. 더 우리가 그 깊이 생각해야 될 사람들은 정신 장애인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말 하는 것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처]

 

 

이 대표가 ‘정신 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정신 장애인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구분 지어서 정치인을 비판하는 발언이 잘못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신 장애인을 ‘포용하기 쉽지 않은 존재’로 규정한 이 대표의 생각은 장애인을 배제하는 인식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두 달 전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로 비유했습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행보(자기 생각과 다른 국민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가 문제 있다면 의학적 용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만, 그녀의 발언을 두둔하는 네티즌들도 있었습니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은 각각 장애인과 환자를 ‘정상과 거리가 먼 사람’, ‘무능력한 사람’과 같은 의미로 설정하여 정치인을 비판했습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사회적 소수자인 장애인과 만성 질환 환자를 ‘병리화(pathologizing)하여 그들의 비정상성, 결함, 오류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하는 ‘장애 혐오’를 재생산하게 만듭니다.

 

이번 주 월요일에 진행된 페미니즘 스쿨 세 번째 강의 주제 중 하나가 ‘병리화’였습니다. 병리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단어를 종종 보곤 합니다만, 이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전혜은 선생님은 병리화의 의미를 아주 쉽게 설명했습니다. ‘정상성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기제’라고요.

 

과거에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동성애를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1990년에 동성애를 질병 분류 목록에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은 여전히 동성애를 ‘정신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동성애를 질병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성애 혐오를 부추깁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내민 구원의 손길을 받은 동성애자는 탈동성애자로 ‘치유’될 수 있다면서 ‘전환치료’를 주장합니다. 동성애자를 질병으로 병리화하게 되면 헤테로섹슈얼(heterosexual: 이성애)이 ‘정상적인 섹슈얼리티’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동성애는 ‘비정상적인 사랑’으로 낙인찍히는 거죠. 장애 문제를 병리화하는 것은 성소수자 배제의 논리와 비슷합니다.

 

 

 

 

 

 

 

 

 

 

 

 

 

 

 

 

 

 

*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동녘, 2019)

 

 

 

 

정상성을 강조하는 병리화는 건강과 질병을 각각 ‘정상 대 비정상’으로 구분 짓게 만듭니다. 건강한 몸이 정상성의 기준이 되면, 아픈 몸은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일어날 수 있는’ 몸으로 취급받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지속되면 우리는 질병 문제의 원인을 사회가 아닌 개인에서 찾게 됩니다. 그리고 병리화는 환자를 ‘불행의 아이콘’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어느 페미니스트의 질병 관통기’라는 부제가 달린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동녘)는 건강이 ‘성공적인 자기 관리’의 기준이 된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든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아픈 몸에 대한 혐오에서 벗어나는 삶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몸이 아픈 것이 곧 불행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며, 아픈 사람은 그 불행을 극복할 힘을 가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 피터 콘래드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후마니타스, 2018)

 

 

 

오늘날 우리 사회와 문화는 정상, 건강에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 사람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준을 내세운다는 명분상의 우위를 점하면서 자신과 타자를 구분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타자에게 무언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상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회는 비정상성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종류의 치료적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인간의 유형, 습관, 행동, 특성, 성향들을 ‘병리화’하여 수많은 진단명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후마니타스)는 기존에는 질병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증상들이 치료받아야 하는 의학적 문제로 규정 받는 ‘의료화(medicalization) 현상을 다룬 책입니다. 과잉 병리화와 과잉 의료화를 별다른 생각 없이 수용하게 되면, 장애인과 환자, 성소수자는 비정상적인 존재로 남아 비인간화됩니다. 병리화는 타자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 개인의 삶을 제대로 보고, 각각 개인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그/그녀들을 타자화하지 않게 만듭니다.

 

 

 

 

[출처] [이해찬, 장애인 앞에서 ‘장애 비하’ 발언 논란] (프레시안, 2018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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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9-07-2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때 아프다고 할 때마다 안 받아들여지거나 심하게 혼나기도 해서 ‘아픈 것‘ 자체가 나쁜 줄 알고 아파도 참고, 친구들이 아파서 학교를 조퇴하거나 양호실을 가면 그래도 되나 이상하게 생각하고, 아픈 건 나쁘기 때문에 어떤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 했거든요. 그런데 사회에 나와보니 아니더라구요. 누구나 아플 수 있고, 아픈 건 당연하고, 아프면 쉬어야 하고 그렇더라구요. 아픈 것 역시 정상인거죠. 사실 정상, 비정상 개념 자체가 무섭긴 하지만요.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얼마나 다양하고 얼마나 많은데, 그 각각의 존재 자체가 다 특별하고 다름을 어떻게 한 두가지 잣대로 범주화 할 수 있을까요.

cyrus 2019-07-27 10:35   좋아요 0 | URL
아픈 몸은 ‘노동을 할 수 없는 몸’, ‘나태한 몸’으로 연상되기 때문에 부정적 낙인으로 찍히기 쉬워요. 그래서 여전히 사람들은 조퇴, 결근, 생리 공결, 출산 휴가 등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죠. 아프다는 핑계를 내세워 일을 적게 하면서 임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정말 비양심적인 사람들도 있긴 해요. 하지만 그런 이유만 가지고 휴식 차원에서 일을 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9-07-2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이 발달하면서 개인은 몸의 주체성을 많이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나처럼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9-07-27 10:38   좋아요 1 | URL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의사들이 ‘질병’으로 분류하게 되고, 여기에 제약 회사들이 가세해서 약을 만들어 팔아요. 이런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아픈 사람들은 병원 치료나 약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됩니다.

Conan 2019-07-27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주째 몸이 아파서 치료를 받으며 휴가와 복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 스스로에대한 무력감과 동료에대한 죄의식이 생기더군요... 주변의 부정적 인식도 있구요...

cyrus 2019-07-29 16:46   좋아요 1 | URL
Conan님이 느낀 그 심정, 저도 이해합니다. 우리나라는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과 근로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요. 몸이 아프면 무조건 일을 그만두어야 하죠. ㅠㅠ

2019-07-27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29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29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플갱어의 섬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4
에도가와 란포 지음, 채숙향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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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MC이상(약칭 ‘이상’): 안녕하세요. ‘이상한 책’의 이상한 진행자 MC이상입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무더위를 식혀줄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올여름 피서지 대신에 으스스하고 기괴한 섬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바로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의 소설 《도플갱어의 섬》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깐깐하게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한 깐죽 아니, ‘깐독의 달인’ 사이러스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사이러스(약칭 ‘사이’): 안녕하세요. 사이러스입니다. 방금 저를 소개하면서 ‘깐죽’이라고 말씀하신 거 같은데, 사실 소설에 대해서 깐죽거릴 게 많아요.

 

 

이상: 네, 선생님. 벌써 긴장되기 시작하는데요. 《도플갱어의 섬》이 어떤 소설인지 먼저 소개해주신 다음에 선생님만의 날카로운 의견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사이: 《도플갱어의 섬》은 1927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원제는 ‘파노라마 섬 기담(パノラマ島綺譚)입니다. 이 소설이 우리나라에 번역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에도가와 란포’는 필명입니다. 란포의 본명은 히라이 다로(平井太郎)입니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에서 따온 것이죠. 란포는 서양 추리소설의 영향을 받아 여러 편의 추리소설을 썼을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 발전과 보급에 앞장을 섰던 작가입니다. 그래서 그를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도플갱어의 섬》은 ‘도서(倒叙)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도서’란 시간의 흐름을 역순으로 전개하는 서술 방식을 뜻합니다. 영화 용어로 많이 쓰이는 ‘플래시백(flashback)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먼저 밝힌 다음에 그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여주는 방식이죠. 그러면 도서 미스터리가 어떤 장르인지 이해가 되죠? 독자는 처음부터 범인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범인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발단과 그 과정을 지켜보죠. 여기까지만 보면 완전 범죄가 됩니다. 그러나 탐정이 등장하면서 완전 범죄로 남을 뻔한 범행이 탄로 나게 되면서 사건이 해결됩니다. 《도플갱어의 섬》에 나오는 범인은 ‘극단적인 몽상가’인 히토미 히로스케입니다. 히로스케는 자신의 이상향인 ‘파노라마 섬’을 만들기 위해 아주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전략을 실행합니다. 자신을 자살로 위장하여 ‘히토미 히로스케’에 관한 모든 삶의 흔적들을 모조리 지웁니다. 그런 다음 자신과 닮았지만, 이미 망자가 된 고모다 겐자부로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히로스케는 매장된 고모다가 죽다 살아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고모다가 되어 혼신의 연기를 펼칩니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서 히로스케는 완벽하게 고모다가 되었습니다. 그는 고모다 가문의 재산을 물려받아 그 돈으로 본격적으로 파노라마 섬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파노라마 섬은 현실 세계와 다른 곳입니다. 그곳은 거대한 기계가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섬입니다. 파노라마 섬이 얼마나 기괴한지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직접 봐야 합니다.

 

 

이상: 란포가 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미스터리 소설인 《도플갱어의 섬》도 포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 볼 수 있을까요?

 

 

사이: 네, 그럼요. 현실과 완전히 다른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려는 주인공의 모습은 포의 단편소설 『애른하임의 영토』에 나오는 주인공과 비슷합니다. 둘 다 몽상가이고, 그들이 세우려고 하는 이상향은 오로지 자신들을 위한 안식처이기도 하거든요. 우리가 보기에는 그들의 이상향은 헛된 꿈으로 보이겠지만, 몽상가들은 이상향에서 사는 일이 현실이며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세는 꿈, 밤의 꿈이야말로 진실’이라는 란포의 좌우명이 어쩌면 몽상가들이 좋아할 만한 말일 수 있겠군요. 그리고 몽상가들은 자신을 ‘몽상가’라고 스스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눈썰미가 좋은 독자라면 ‘포를 위한 오마주(hommage)로 볼 수 있는 소설 속 장면들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이상: 포를 위한 오마주라니! 흥미로운데요. 어떤 장면인가요?

 

 

사이: 히로스케가 매장된 고모다의 시체를 파헤치기 전에 ‘가사(假死) 매장’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히로스케는 죽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매장된 사례를 잘 알고 있는데요, 이때 히로스케의 범행을 관찰하듯이 서술하고 있는 화자는 포의 단편소설 『때 이른 매장』을 언급합니다. 아마도 이 이름없는 화자의 정체는 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일 것입니다. 고모다의 아내 치요코는 남편 행세를 하는 히로스케를 의심합니다. 결국 히로스케는 자신의 정체를 안 치요코를 죽입니다. 그는 치요코의 시체를 콘크리트 기둥 안에 숨깁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포의 대표작 『검은 고양이』가 생각났어요. 이 단편소설에 나오는 남편도 아내를 죽이고 맙니다. 그도 아내의 시체를 지하실 한쪽 벽 속에 숨깁니다. 이 남편과 히로스케는 시체를 완벽히 숨겼다고 확신하지만, 아주 사소한 실수로 인해 범행 사실이 발각됩니다. MC 양반, 히로스케가 치요코를 죽인 다음에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십니까?

 

 

이상: 글쎄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사이: 책을 제대로 안 읽었구먼. 책을 펼쳐서 221쪽을 보시오. 치요코를 죽인 이후로 히로스케는 더욱 더 망상에 가까운 광기를 드러내요. 이때 그는 자신을 ‘파노라마 왕국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신이 죽인 치요코를 ‘파노라마 왕국의 여왕님’이라고 스스로 선포합니다. 저는 소름 돋는 히로스케의 말을 보면서 그가 『애너벨 리』에 나오는 ‘바닷가 왕국’의 남성과 너무나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 ‘애너벨 리’라면…‥ 포가 쓴 시 아닌가요?

 

 

사이: 네, 맞아요. 『애너벨 리』는 죽은 아내를 위한 애가(哀歌)입니다. 이 시의 화자인 남성은 바닷가 왕국에 영원히 잠들어 있는 애너벨 리를 잊지 못해 늘 그녀의 곁에 누워 있어요. 만약 그가 이 바닷가 왕국의 주인이라면, 애너벨 리는 이 왕국의 여왕입니다. 그러나 화자의 마음속에는 왕국이 아닌 오로지 애너벨 리에 대한 일편단심만 있을 뿐입니다. 그에게 애너벨 리는 단순히 사랑했던 연인이 아니에요. 에너벨 리는 그녀를 사랑했던 소중한 기억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면서 화자를 살아가게 만드는, 화자만을 위한 진짜 ‘왕국’인 거죠. 그는 죽은 애너벨 리가 다시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한 담보로 이 왕국을 바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히로스케는 바닷가 왕국의 남성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인간이죠. 히로스케는 치요코를 ‘파노라마 왕국의 여왕님’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치요코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는 치요코를 왕국의 여왕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녀가 섬의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나체상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히로스케는 그녀를 자신의 왕국을 아름답게 만드는 부속품으로 취급합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직접 만든 왕국인 파노라마 섬을 사랑합니다.

 

 

이상: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히로스케가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선생님은 지금까지 《도플갱어의 섬》을 긍정적으로 평하면서 소개해주셨는데요, 이 소설에 대한 선생님의 비판적인 견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이: 일단 작품 평을 하기 전에 이 책에 있는 오자 하나를 지적하고 싶소.

 

 

이상: 네? 저희가 만든 《도플갱어의 섬》에 오자가 있었어요?

 

 

 

 

 

사이: 내가 읽은 책은 초판이에요. 111쪽에 보면 ‘무가유향’이라는 말이 나와요. 무가유향을 한자로 쓰면 ‘無可有鄕’입니다. 《도플갱어의 섬》의 일본어 텍스트에 보면 ‘無可有鄕’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번역본에는 무가유향의 한자어가 ‘無何有鄕’으로 되어 있어요. 이 한자어를 읽으면 ‘무하유향’입니다. 무가유향과 무하유향 모두 유토피아(utopia)를 뜻하는 한자어죠.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증거를 보여줄 수 있소.

 

 

이상: 아, 정말이네요. 다음 쇄가 출간되면 이 오자를 고치겠습니다.

 

 

사이: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도플갱어의 섬》의 최악의 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저는 히로스케가 치요코를 죽이는 장면을 언급할 것입니다.

 

 

이상: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그 장면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히로스케의 잔인한 광기가 ‘펑’하면서 폭발하는 절정의 순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이: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이 이상하네요. 출판사 이름이 ‘이상’미디어라서 그런가?

 

 

이상: 네? 뭐라고요?

 

 

사이: 아, 아닙니다! 책 이야기를 해보죠. 저는 란포의 소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가끔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역겹다고 느껴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 장면은 제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히로스케가 치요코를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문장에 나오는 표현 몇 개를 인용해보죠. 인용된 표현들은 모두 220쪽에 있습니다.

 

 

 “벌거벗은 남녀의 도취된 몸짓”

 

“죽음의 유희”

 

“히로스케와 치요코 모두 어느새 고통을 잊고 황홀한 쾌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에 빠져들었습니다.”

 

“치요코의 창백한 얼굴과 그 위에 흐르는 실처럼 가느다란 피, 붉은 옻칠을 한 것처럼 윤기가 흐른 한 줄기 피는 얼마나 고요하고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릅니다.”

 

 

히로스케와 치요코는 전라 상태입니다. 히로스케는 강압적으로 치요코를 덮친 상태에서 교살을 시도합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불쾌감이 느껴졌어요. MC양반, 치요코가 죽어가는 과정을 ‘죽음의 유희’라고 표현한 문장이 좋다고 생각하오? 피해자인 치요코가 죽어가면서 황홀한 쾌감에 빠진다는 묘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이 장면을 ‘미학’이라고 주장할 수 있나요? 저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미학으로 과대 포장하면서 해석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작년에 이상미디어 출판사에서 나온 《단발머리 소녀》사토 하루오(佐藤春夫)의 단편소설 『불의 침대』가 수록되어 있어요. 혹시 그 소설을 읽어보셨습니까?

 

 

이상: 네, 당연히 읽었죠.

 

 

사이: 『불의 침대』에 벌거벗은 여인이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단발머리 소녀》 리뷰를 쓰면서 그 장면을 비판한 적이 있어요.[주] 온몸에 불이 붙은 여인이 쾌락을 느끼면서 죽어가는 것처럼 묘사했거든요. 포는 『상상력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추한 것도 상상력의 재료가 될 수 있으며 아름답다고 썼습니다. 란포는 《도플갱어의 섬》에서 기괴하고 섬뜩한 것을 상상력의 재료로 쓰는 포의 작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죠. 하지만 기발한 란포의 상상력은 가끔 정도를 넘어설 때가 있어요. 히로스케의 망상이 위험하듯이, 란포의 상상력도 위험해요. 우리는 그 점에 대해 의구심을 품어야 하고 비판적으로 봐야 합니다.

 

 

이상: 좋은 쪽으로 말씀하신 것은 아니지만, 저희 출판사에서 나온 《단발머리 소녀》도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이: 고맙긴. 시간이 더 있었으면 《단발머리 소녀》까지 비판할 수 있었소. 그나저나 《단발머리 소녀》에도 오자가 있던데, 고치긴 했소?

 

 

이상: 정말요? 그 책에 오자가 있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사이: 허, 이런…‥.

 

 

이상: 오늘은 여기까지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도플갱어의 섬》은 표제작 이외에 세 편의 소설이 수록된 란포의 작품 선집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언급되지 못한 세 편의 소설도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인터뷰 때 뵙겠습니다. (속마음: 다음 인터뷰를 할 땐 저 사람 부르지 말아야겠어)

 

 

 

 

[주] “파격으로 가장한 문학의 성 착취를 보고 싶지 않다” (2019년 1월 28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0639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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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7-2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참 재미있는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에도가와 란포는 본래는 에드가 앨런 포우에서 필명을 따올정도로 처음에는 정통파 본격 추리로 출발했는데 중간에서 이른바 변격물로 변신해간 작가죠.아무레도 일본인 특유의 뭐랄까 좀 음습한 감성과 암울했던 군국주의 시대의 합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cyrus 2019-07-25 11:49   좋아요 0 | URL
예전에 란포 특유의 음습한 묘사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란포의 단편소설 <애벌레>에 묘사된 장애인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진 이후로는 란포의 소설을 읽을 때면 양가적인 느낌이 들어요. 재미있으면서도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들어요. ^^;;

2019-07-24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7-25 11:51   좋아요 0 | URL
여자 도둑이 탐정 아케치와 사랑에 빠지는 전개가 별로였어요... ㅎㅎㅎ
제 리뷰에 작품과 출판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안 뽑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7-2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cyrus님께서 평소 대화에서도 ‘~했소‘하는 문어체를 많이 사용하시는지 궁금해집니다 ㅋ

cyrus 2019-07-25 11:53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저는 옛날 사람이 아닙니다! ㅎㅎㅎㅎ 저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기 위해서 옛날 사람 어투를 써봤습니다... ^^;;

syo 2019-07-2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글도 잘 쓰시면 어떡해요. 왜 혼자서 칼국수도 잘하고 피자도 잘 만들죠?

cyrus 2019-07-25 11:55   좋아요 0 | URL
나름 재미있게 쓴 리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저조하네요. 스포일러 표시 때문에 글을 안 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네요. 그런데 지금 이 글을 다시 보니 분량을 조절하는 데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오늘 날씨가 습하면서 흐린데 따끈한 칼국수가 먹고 싶네요.. ㅎㅎㅎ

syo 2019-07-25 13:42   좋아요 0 | URL
요즘 전체적으로 알라딘이 좀 휑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그런 걸거예요.

칼국수 한그릇 하시죠. 저 서울 올라가면 또 기약없이 못 만날 텐데.

cyrus 2019-07-27 10:48   좋아요 0 | URL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휑하다기보다는 온라인 관계가 파편화되었다고 생각해요. 이 곳 알라딘 서재에 크게 두 가지 유형의 회원이 활동한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유형은 혼자서 책 읽고 글 쓰는 일에 몰두하는 분들, 두 번째 유형은 특정 회원들을 중심으로 친분을 맺는 분들이에요. 그 전에 syo님과 만나면서 얘기했었지만, 제가 읽는 책들이 쉽고 재미있는 분야나 주제의 내용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책을 매개로 저와 친하게 지내기 어려워할 거예요. 책에 대한 공통된 관심이 온라인 회원들 간의 친밀도를 높아지게 만드는 원인이거든요. 제 블로그가 다른 분들의 블로그와 비교하면 친밀도를 형성하기 어려워요.

서울에 언제 가세요? 서울 가기 전에 한 번 뵙죠. ^^

syo 2019-07-29 11:57   좋아요 1 | URL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가을의 한복판은 서울에서 보내게 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그 전에 한번 봐요. 사이러스님이 바쁨쟁이니까 여유내서 알려주세요.
 
자궁이 아이를 품은 날 - 여성의 생물학과 건강에 대한 진화론적 관점
그라지나 자시엔스카 지음, 김학영 옮김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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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피트니스 센터는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 수영장, 사우나, 라운지 등 여러 가지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런 곳에서 열심히 운동하면 몸이 더욱 건강해질 것만 같다. 우리나라에서 ‘피트니스(fitness)는 흔히 ‘체력’ 또는 ‘건강 상태’와 같은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피트니스는 원래 ‘적합성’, ‘적응도’를 뜻하는 단어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말하는 적합성과 적응도는 어떤 개체가 환경의 변화에 맞춰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성질 또는 적응하는 능력을 뜻한다. 사실 진화론에서 ‘적응’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원문은 ‘adaptation’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적응해 진화된 모습으로 지구 곳곳에 오랜 세월을 버텨 살아왔다.

 

그렇다면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진화해온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생물인가? 왠지 이런 말을 들으면 마치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승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인간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인간이 진화상 가장 성공한 존재라는 당연한 믿음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남은 인간은 성공의 축배를 들 자격이 없다.

 

진화는 늘 예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변하는 단선적인 과정이 아니다. 아직도 당신이 진화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진화’를 ‘진보’의 동의어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진화가 모두 진보는 아니다. 다윈이 생각한 진화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할 뿐이다. 그런데 다윈의 후계자로 자처하는 진화론자들은 진화를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하는 일관된 과정인 것처럼 설명했다. 이러한 진화의 의미에 대한 오해는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가 만든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용어가 퍼지면서 시작됐다. ‘적자생존’이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사회학자가 제시한 진화론이 생물학자 다윈이 제시한 진화론(자연 선택과 성 선택)을 완전히 제쳐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적자생존을 뜻하는 원문에 ‘fittest’가 들어 있다. ‘적자(適者)’는 ‘적당한 사람’ 또는 ‘적합한 사람’을 뜻하지만, 종종 적자생존을 ‘약육강식’의 동의어로 보는 사람들은 ‘적자’를 ‘환경에 잘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강력하고 우수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 탓에 대부분 사람은 환경 적응도가 높은 강력한 존재는 반드시 살아남으며 그렇지 않은 존재, 즉 환경 적응도가 떨어지는 존재는 퇴보하게 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고 오해한다. 적자생존 이론은 인간을 ‘진화에 성공한 고등 생물’로 등극시켜준 이론적 기반이 되었다.

 

지금도 다윈주의자들은 ‘진화=진보’라는 잘못된 등식을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진화=건강’이라는 등식도 해제해야 한다. ‘진화=건강’ 등식을 믿는 사람은 현대인이 과거 선조들보다 몸이 더 튼튼하며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궁이 아이를 품은 날》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서문에 이런 내용이 있다.

 

 

‘건강’과 진화적 ‘적응도(fitness)’는 동의어가 아니다.  (10쪽)

 

 

저자의 말이 맞다. 진화는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진화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겪어야 하는 경험이다.

 

《자궁이 아이를 품은 날》은 여성의 몸과 생식(reproduction) 활동을 진화생물학 관점으로 설명한 책이다. 흔히 생식을 ‘암수가 만나 짝짓기를 해서 자손을 낳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생식을 ‘번식’과 같은 의미로 보기도 한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너무 단순한 설명은 생식의 의미를 협소하게 보게 만든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여성의 생식은 임신과 출산까지 보는 것이 아니라 ‘출산한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도 포함한다. 여성의 몸은 자손의 출산과 양육에 초점이 맞춰진 채 진화해왔다. 그러나 여성이 아이 한 명을 낳고 키우기 위해 할당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다. 여성은 생식과 생존, 두 가지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진화한 여성의 몸은 건강 상태가 나빠지기 쉽다. 따라서 저자는 여성에게만 특정 질환(자궁암, 유방암, 산후우울증 등)이 일어나는 이유를 진화의 결과에서 찾는다. 과거의 여성은 한평생 적어도 평균 잡아 3회 이상 임신을 경험했다. 임신과 수유 중에는 배란 과정이 중단되고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나오지 않는다. 과거 여성보다 임신 횟수가 적은 현대 여성은 여성 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된다. 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된 여성의 생식기관 세포들은 변이를 일으키고 암세포로 변형될 수 있다.

 

여성의 몸과 생식 활동을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낡은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가 아니다. 이 글에 있는 “여성의 몸은 자손의 출산과 양육에 초점이 맞춰진 채 진화해왔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내가 ‘여성을 아이만 낳는 기계’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또 여성의 몸이 건강이 나빠지기 쉽다고 해서 ‘여성은 남성보다 생물학적으로 약한 존재’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혹시나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진보’를 생각하지 말고, ‘진화’의 진짜 의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진화’에 겹쳐진 ‘진보’라는 프레임을 걷어내라는 말이다.

 

우리 몸은 현대인의 생활방식보다는 과거 원시인의 삶의 방식에 맞추어져 있다. 선사시대 이래 20세기 직전까지도 보통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루 끼니 걱정하고 농사짓고 아이들 키우며 고되게 살아왔다. 산업혁명과 근대화 이후 인간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너무나 빠르게 변화시켰다. 그러나 우리 몸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진화의 과정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생활습관을 원시인의 생활방식에 근접하게 맞추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며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우리 몸은 늘 건강한 상태로 완벽하게 유지하면서 진화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이 자명한 진리를 접한 사람들은 삶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 몸에 대한 진실이 오히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삶을 행복과 성공의 필요조건으로 삼는 건강 중심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몸’은 없다. 완벽한 몸은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개념에 불과하다. 현실의 몸은 변화하는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위태로운 몸(precarious body)[주]이다.

 

 

 

[주] ‘위태로운 몸’은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쓴 글의 제목 ‘위태로운 삶(precarious Life)’을 변용해서 만든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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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7-24 06:01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게 되면 목, 허리에 변형이 생긴다고 해요. 몇 십년 후에는 거북목 아닌 사람 찾기가 힘들거예요.. ^^;;

2019-07-24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3년 동안 (대구) 침산동에서 자리를 지키던 책방 ‘서재를 탐하다’가 새로운 곳에 정착했습니다. 책방은 고성로(원대동)에 있는 달성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에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서재를 탐하다’를 입력하면 책방의 정확한 위치와 책방의 내부 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요. 사진으로만 봐서는 새 책방의 내부 크기가 예전보다 넓어 보여요(제 블로그에 올린 책방 사진은 네이버 지도에 등록된 사진입니다). 얼른 가보고 싶어요.

 

 

 

 

 

 

 

 

 

이번 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진행될 일흔 여섯 번째 ‘나를 관통하는 책읽기’ 모임 장소는 ‘서재를 탐하다’ 책방입니다. 이번 달에 읽을 책은 웬다 트레바탄(Wenda Trevathan)《여성의 진화》(에이도스)입니다.

 

 

 

 

 

 

 

 

 

 

 

 

 

 

 

 

 

 

 

* [나를 관통하는 책읽기 7월의 책] 웬다 트레바탄 《여성의 진화》 (에이도스, 2017)

 

 

 

《여성의 진화》는 여성이 평생 겪는 몸의 변화와 건강을 진화의학에서 나온 연구 성과를 토대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진화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현재 여성들이 가장 많이 시달리는 각종 질병과 질환―유방암, 자궁암, 월경전증후군 등―이 일어난 원인을 ‘진화에 적응하지 못한 몸’에서 찾습니다. 여성의 몸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주변 환경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급격하게 변한 주변 환경과 생활방식에 몸이 적응하지 못합니다. 진화하는 몸과 주변 환경이 서로 맞지 않아서 생겨난 것이 바로 여성들이 자주 걸리는 질병인 거죠.

 

현재 우리는 과거에 살았던 선조들보다 풍족하게 사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상황에서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합니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 상황과 같은 거죠.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여성의 몸은 생활환경에 맞추어 변합니다(진화합니다). 그러면서 현대 여성의 초경이 앞당겨지고, 월경 횟수가 많아지고, 완경(폐경)이 늦어집니다. 현대 여성의 몸에 있는 여성 호르몬 수치는 과거 여성들보다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여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발병률도 높아집니다. 현재 여성들은 과거 여성들보다 더 많이 유방암, 자궁암에 걸립니다.

 

 

문과에 익숙한 독자는 《여성의 진화》가 어려운 과학 책 같아 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단순히 ‘어려운 과학 책’이라기보다는 ‘나를 관통하는 과학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는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최신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여성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원인과 잘못 알려진 정보들까지도 알려줍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희 어머니의 건강에 대해 좀 더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어머니가 왜 그렇게 아파했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여성의 진화》를 읽으면 내 주변에 있는 여성(어머니, 할머니, 아내, 딸)의 몸과 건강에 대한 생각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여성의 건강권(right of health)을 보장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우리 시대의 화두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 달 독서 모임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이 바로 저거든요. 독서 모임 발제를 정할 겸 예전에 읽은 책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봤어요. 《여성의 진화》는 내용상 두 시간 안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면 독서 토론을 한 달 동안 진행해야 돼요. 따라서 《여성의 진화》를 함께 읽고 싶은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안 읽으셔도 돼요. 각자 관심 있는 책의 내용만 골라서 읽으셔도 됩니다. 이 책에서 꼭 정독해야 할 글은 ‘들어가는 글’과 11장입니다.

 

 

 

발제는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발제에 대한 의견을 내주실 분은 발제와 관련된 내용이 나와 있는 책의 쪽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정한 발제를 중심으로 토론하지 않아도 되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자유롭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1. 우리 사회에 있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 기준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을 줄까요?

(발제와 관련된 내용: 27쪽, 101쪽)

 

 

2. 월경과 완경은 왜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생리현상으로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발제와 관련된 내용: 294~295쪽)

 

 

3. 너무나도 친숙한 단어인 ‘건강’의 의미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봅시다. 건강하게 살면 정말 성공한 인생이고, 건강하지 못하면(만성 질환에 안고 가야할 사람, 장애인) 실패한 인생일까요? 시간이 나면 ‘여성의 건강권’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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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7-2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으로 좋은 독서 모임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대구라서 갈 수 없지만...
응원합니다!!!

cyrus 2019-07-22 07: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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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브(Booktube)는 ‘책’과 ‘유튜브’의 합성어로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뜻한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을 ‘북튜버’라고 한다. 현재 가장 유명한 북튜브는 ‘겨울서점’이다. 겨울서점의 운영자는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펴낸 작가인 김겨울 씨다. 사람들은 이제 ‘싱어송라이터 겸 북튜버 김겨울’보다는 ‘작가 겸 북튜버 김겨울’이라고 부르는 게 더 익숙하다.

 

작년에 나온 김겨울 작가의 첫 번째 책 《독서의 기쁨》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 좀 늦은 감은 있다. 나는 다른 독자들에 비해 신간도서에 대한 반응이 둔한 편이다. 어떤 독자들은 신간 도서 출간 소식을 접하자마자 이 책에 관심 있다는 식으로 블로그에 소개한다. 그런데 새 책에 관심이 있다면서 정작 그 책에 관심 쏟은 것에 대한 기록(서평, 리뷰)을 남기는 독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들은 새 책이 나오는 데만 너무 관심을 보여서 책 읽을 시간이라든가 리뷰를 쓸 시간이 없던 것일까? 새 책을 소개하는 일에 몰두한 독자들의 글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이 글도 장점이 있다. 신작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 블로거는 신작에 관심 가질 시간이 없는 독자들을 위해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책 소개’만 가지고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만한 건지 판별하기 어렵다. 어떤 블로거는 온라인 서점이나 출판사의 홍보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신간도서를 소개한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책을 직접 살펴보면서 소개한 거 맞아요? 그렇게 책을 편하게 소개하니까 좋으세요?” 최소한 완독은 아니더라도 책을 직접 만져보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난 뒤에 독자들에게 권하고 것이야말로 책을 올바르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신간 도서 소개를 열심히 하는 블로거를 부지런하고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책을 직접 보지도 않고, 출판사가 만든 책 홍보 문구를 베껴서 쓰는 것은 근면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사람은 부지런한 게 아니라 게으른 것이다. 그들이 정말 새 책에 관심이 많다면 당장 서점에 가서 직접 살펴보거나 책을 주문해서 훑어보는 일 정도는 해야 한다. 발품 드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신간 도서를 무조건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아마도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글을 자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책을 읽지 않고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 뿌듯해할 것이다. 과연 이런 사람들은 정말 책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책을 매개로 해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일까?

 

김겨울 씨의 책을 소개해야 하는데, 갑자기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블로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런데 내가 앞서 말했던 것은 《독서의 기쁨》 리뷰와 전혀 무관한 입장이 아니다. 홍보, 칭찬 일색의 책 소개를 하는 블로거들이 많아지면 겨울책방과 같은 북튜브가 더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겨울책방에 향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겨울책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의 방송이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겨울책방 구독자들도 그렇게 느꼈을 거로 생각한다. 그녀의 방송을 보면 자신이 직접 구입한 책이라든가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을 만져보고, 훑어보면서 책을 소개한다. 김겨울 씨는 ‘책에 대한 애정’, ‘책을 읽는 노력’, ‘신뢰감’,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춘 매력을 지닌 북튜버다. 이러한 매력은 그녀의 방송을 본 구독자와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한 초보 독자들의 지지를 얻게 만드는 비결이다.

 

《독서의 기쁨》을 읽으면 책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책의 1부의 첫 번째 주제인 ‘물성(物性)은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종이책의 물리적 속성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나는 한 번 읽고 만 책들을 다시 만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만약 나와 같은 독자가 있다면, 과거에 만난 책을 살살 어루만지다가 어느덧 그 책을 펼쳐서 읽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독서의 기쁨》의 부제가 ‘책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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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7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7-17 17:25   좋아요 1 | URL
시청자들은 언박싱을 보면서 일종의 간접 경험을 하게 됩니다. 택배 상자를 여는 순간에 설레는 마음이 들거든거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 하고요.. ㅎㅎㅎ 언박싱을 보는 건 재미있긴 한데 이제는 식상한 소재가 되어버렸죠... ^^;;

블랙겟타 2019-07-1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이 몇년 전에 올리신 북튜버를 소개한 페이퍼를 보고 ‘겨울서점‘이라는 채널을 처음 접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cyrus님 덕분에 알게된.. ㅋㅋㅋ

그후로 구독도 하고 꾸준히 보다가 작년에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책을 샀는데 1부의 주제가 물성이었나요? 웬걸? 저는 이 책을 E북으로 사버렸...;;;; (안 읽은거 티 나네요.ㅜㅜ)
다시 cyrus님 글을 통해 겨울님의 책을 만나니 반갑네요.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하하하..

cyrus 2019-07-17 17:26   좋아요 1 | URL
책의 1부 제목이 ‘물성과 정신성’입니다. <독서의 기쁨>은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 독서 슬럼프가 올 때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레삭매냐 2019-07-17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아마 북플과 인스타의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

인스타로는 이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구분이 가지 않더라구요.

읽지 않은 책을 리뷰할 수는 없을 테
니까요. 그래서 저는 디테일을 중요
하게 생각합니다. 최소한 세 가지 정
도의 디테일은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마 패스할 것 같네요 :>

cyrus 2019-07-17 17:3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이 미흡한 (작가나 역자의) 주석을 발견하게 되면 부연 설명을 덧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런 것도 리뷰에 써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

stella.K 2019-07-1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겨울이 싱어송라이터였구나.
이 사람은 다른 거 안하고 책 읽고 방송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부럽더군.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본인도 쉽지는 않지만.
너도 북트뷰하면 좋을 것 같은데. 콘텐츠가 확실하잖아.ㅎ

cyrus 2019-07-17 17:36   좋아요 0 | URL
대학생 시절에 자비로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했대요. 방송에 나오는 김겨울 씨의 모습을 보면 책을 사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을 막 사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나름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책을 살 것 같아요.

제가 말을 능숙하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방송 체질이 아니에요.. ㅎㅎㅎ 저는 글 쓰는 일에 만족하려고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 님도 북튜버 함 도전해 보세요 ~

cyrus 2019-07-17 17:38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보다는 글 쓰는 게 편해요. 독서모임에 참석하면서 느낀 건데 글 쓰는 일에 익숙해서 그런지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을 말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어요. 내가 생각한 것을 글로 써서 정리하는 게 편해요. ^^

blanca 2019-07-17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겨울 유튜브 꼭 챙겨봐요. 사실 이런 유튜버들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좀 복잡스러운 책장도 그냥 자연스럽게 공개하는 모습도 좋아요. 외국에는 자기가 읽은 책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유튜버들이 많더라고요.

cyrus 2019-07-18 11:36   좋아요 0 | URL
북튜버하고 하면 기본적으로 자신이 읽을 책을 소개하는 일인데, 우리나라 북튜버 중 일부는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을 소개하기도 해요. 물론 출판사가 홍보 목적으로 북튜버에게 무료로 책을 제공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북튜버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문제가 되죠.

transient-guest 2019-07-1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부터 차분하고 뭔가 팔려는 듯 시끌법적하지 않아서 듣기 좋더라구요 예전에 이분 어학연수 다녀간 곳이 UC Davis로 추정되는데 제가 아는 곳이고 같은 UC출신이어서 그런지 괜히 반갑더라구요 ㅎ

cyrus 2019-07-18 11:38   좋아요 0 | URL
네, 겨울 씨의 목소리가 좋아요. 그 분의 독서 취향이 저랑 거의 비슷해서 그런지 방송이 친숙하게 느껴져요. ^^

여름숲 2019-07-1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겨울서점 즐겨들어요. 다방면에 걸친 좀 무거운 책 리뷰라서 좋은데 특히 철학책을 다루어주어서 더욱 좋아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고...무튼 묵직한 책들 리뷰라서 더 좋다는^^

cyrus 2019-07-18 11:40   좋아요 0 | URL
겨울서점을 구독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겨울 씨의 독서 취향 때문이에요. 저랑 비슷하거든요. ^^

페크pek0501 2019-07-21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체로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리뷰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1) 내가 좋아하는 책일 것.
2) 내용과 관련하여 내가 할 말이 많을 책일 것.


cyrus 2019-07-22 07: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두 가지 조건에 적합한 책의 리뷰를 쓰면 술술 써나갈 수 있어요. 1번 조건에 부합되지 않은 책의 리뷰를 쓰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