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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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 이야기 
 

  그레고리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 <변신> p 9 -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시작하는 첫 구절이다.
카프카는 첫 구절부터 그레고르 잠자라는 인물을 언급하는 동시에
이 인물이 벌레로 변해있음을 알려주면서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벌레 그레고리에 관한 묘사는
서술자가 환상적인 사건을 지켜보고 있듯이 자세히 표현하고 있어서
독자들은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첫 구절의 당황함을 가라앉히고 앞으로 일어나게 될 그레고리 가족들의 소동을 보게 된다.
그레고르는 자신의 변한 모습으로 인해 가족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봐  

두려움에 떨게 된다.
평상시대로라면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있어야하지만,
그는 방에서 나올 자신감은 상실되었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도 그레고르가 나오지 않게 되자,
결국에는 그레고르가 일하는 회사의 지배인과 그에 대한 걱정을 느낀 가족들이
그의 방으로 모인다. 그레고르는 방문을 잠그고, 밖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가족들과 지배인은  

무언가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잠근 문을 열쇠로 열리는 순간, 몇 시간 전에 자신을 걱정했던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보자 태도가 돌변한다. 소름 끼치는 벌레 보듯이
가족들은 그를 피하게 되며 이 집에서 쫓아내버리려고 한다.
가족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게 된 그레고르는 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유지하려 하지만,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을 위한 자기의 희생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되고,
열등감, 고통에 시달리다가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상처를 입은 채
자신의 방에서 쓸쓸히 죽고 만다. 그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슬퍼하기는커녕
오히려 평온을 되찾았다고 생각하여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교외로 산책을 나간다. 
 

 

 

 방어기제의 환(環)

<변신>의 상징적 의미는 현대인의 소외 현상과 삶의 부조리이다.
그레고르가 변신하기 전과 변신한 후에 가족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변신 전에는 그를 따뜻하게 대하지만, 변신 후에는 그레고르를 구박하고 소외시킨다.
비록 소설은 짧고 우화적이지만 한 인간이 벌레라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소외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레고르의 삶은 현재 우리 삶에도 그레고르가 존재하고 있기에
작품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작품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지금 우리 삶이다.
물론 그레고르의 삶이 우리 현대인들의 삶과 일치하는 것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소외는 그레고르의 경우와 다른 특수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옆집에 살던 이웃이나 친구, 그리고 한 집에 살던 가족이  

겉모습이 벌레로 변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벌레로 변하여 자신의 주관적이며 잘못된 감정에  

사로잡혀 자신들 스스로 상대방을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서민으로 상징되는 세탁소의 딸인 금잔디가
부잣집 자식들만 모인다는 명문고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자 부잣집의 학생들은 집단적으로
금잔디를 왕따 시키며 날달걀과 밀가루를 쏟아 붓는다.
명문고 학생들은 명문고라는 사회 집단 속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자라왔다. 그런 사회 속에서 부자와 정 반대인 서민 학생이  

명문고에 들어왔다고 생각해봐라.  

자신과 다른 이질적인 존재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 들어옴으로써
금잔디는 자연스럽게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된다.
그러나 금잔디가 세탁소의 딸로 태어나고 싶은 것도 아니며  

서민으로 자라고 싶은 것도 아니다.
금잔디가 명문고 왕따로 만들어버린 큰 원인은 명문고 학생들 자체에 있다. 
 

명문고 학생들 내면에 자리 잡은 ‘종족의 우상’ 이 그녀를 왕따 시킨 것이다. 
‘종족의 우상’ 은 인간 본성 속에 잠재하는 선입견이다.
서민의 이미지는 돈 없고 빈곤함이다. 부자의 이미자와 완전히 다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금잔디=서민’ 이라는 감정으로 시작된
‘서민 ≠ 부자’ 라는 방어기제의 환(環)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레고르의 소외도 ‘종족의 우상’ 의 희생양이다.
작품 속의 그레고르는 벌레 이전에 한 가족의 일원이었으며, 벌레가 된 이후에도
자신의 정신과 마음만은 그레고르라는 근본적인 주체성아 남아있어서
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어필한다.
비록 모든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외면하였지만, 누이동생은 소설 중반부에서야
그레고르를 곤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누이동생만은 왜 다른 가족들보다 늦게 그레고르를 곤충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는가?
누이동생을 제외한 그레고리의 부모들은
벌레로 변한 아들을 보자마자 

뇌에서 벌레에 대한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퀴벌레가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바퀴벌레에 대한
불쾌감을 느끼게 되어 벌레를 기피하고 죽이려고 한다.
그레고르 부모의 심리에도 ‘벌레=무서움 & 불쾌감’
‘벌레가 된 그레고르 ≠ 자식’ 이라는 방어기제의 환이 작용하게 된 것이다.
단지, 누이동생은 방어기제의 환이 뒤늦게 작용되어 일시적이지만  

오빠 그레고르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작품 속 사과의 의미

그레고르를 죽음을 이르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은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는 것이다.
사과가 몸에 박힌 채 그래도 놔두다가 상처가 악화되어 죽게 된다.
왜 하필이면 그레고르는 사과에 맞아 죽게 되었을까?
그의 비극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방에서 홀로 쓸쓸히 죽는 설정도 괜찮은데 말이다.

근본적으로 <변신>의 그레고르는 결국 작가 자신 프란츠 카프카이다.
그도 그레고리처럼 실제로 누이동생 3명과 어린 시절을 자라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카프카와 누이동생들과 나이 차가 많아
누이동생들과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그래서 몹시 어두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레고르처럼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소외를 느끼고 있었다.
성장하면서 문학을 좋아했으나, 아버지는 아들이 법학을 공부하여 
좋은 직장에다가 결혼을 하는 성공적인 가장이 되기를 원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법학을 공부하여 법학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지만,
문학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글을 쓰느냐 아니면 아버지가 원하는 안정적인 삶을 사느냐.
그의 일기에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이 보인다. 

   조상도 없이, 결혼도 안하고, 자손도 없이.
  조상에 대한, 결혼에 대한, 자손에 대한 강렬한 욕망만을 지닌 채.
  조상, 결혼, 자손.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손을 잡는다.
  그러나 그들은 내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 1921년 1월 21일 일기 내용 중에서 - 
 


결국은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문학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일기에 알 수 있듯이 카프카는 자신의 인생에 놓인 두 길 중에
어느 길에 가야할 지 꽤나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남긴 메모에는 자신이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아버지와의 결별 과정, 즉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문학가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문학을 반대하는 아버지를 원망하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카프카는 자신이 원하던 문학가가 되어서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의 기대감을 저버린 결과의 죄책감이 묻어난다.
카프카는 <변신>의 그레고르를 통해 죄책감에 대한 벌(罰)을 암시하고 있다.

자신의 분신인 그레고르는 아버지의 사과를 맞아 죽게 한 것이다.
비록 작품 안이지만 카프카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를 맞음으로써 벌을 받게 되고,
자신의 몸에 박힌 사과는
<주홍 글자>에 등장하는 헤스터가 간통죄로 A라는 글자를 달고 살듯이
아버지를 어긴 죄의 대가를 평생동안 짊어지겠다는 자조적인 반성이다. 
 

 

 

 고독한 까마귀

‘카프카’ 의 체코 어로 직역하면 ‘까마귀’ 라는 뜻이다.
그만큼 카프카라고 하면 대표작인 <변신>뿐만 아니라
고독, 불행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그는 죽기 직전 2개월간의 요양 기간과 짧은 국외 여행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자신이 태어난 프라하에서 지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심하게 내면적이며 고독과 불행을 홀로 짊어진 그의 성격 탓도 있지만
카프카는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특이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이중적인 정체성으로 인해 그는 천성부터 극단적인 내면성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타인과의 교류를 거부하여
평생 자신의 고향 프라하에서 지낸 프란츠 카프카.
그레고르가 흉측한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방문을 잠그듯이
카프카에게는 프라하라는 곳이 타인에 의한 두려움을 기피하기 위한 

‘자기만의 방’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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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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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계부 작성의 목적 
 

재테크의 기본은 돈을 부족함 없이 유지하면서도 잘 쓰고 잘 버는 것이다. 

재테크의 달인이 책을 펴내거나 아니면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들의 노하우를 알리게 되면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나   

이전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
그런데 재테크의 달인의 노하우에는 항상 공통점이 있다. 가계부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달인들의 가계부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기록하는 가계부와는 천지 차이다.
커피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는 것부터 시작해서 현금 입출기 수수료, 
본의 아니게 돈을 쓰게 되었던 것들까지 상세히 기록하였다.
오늘 지출 용도와 비용 등을 꼼꼼히 기록하여
자신의 소비 습관을 파악하면 써서 안 될 소비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가계부를 매일 꾸준히 작성한다는 점이다.
가계부 두 세 줄 쓰는 것도 귀찮아하는 일반인과 비교하면
그들의 돈에 대한 남다른 경제적 관념을 알 수 있다.
가계부 기록하는 작은 일이 그들에게는 돈이 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시(時)테크의 달인, 류비셰프 
 

가계부를 작성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게 되어 돈을 아껴 쓰는 습관이 확립된다.
그렇다면, 돈이 많으면 좋을수록 ‘이것’ 도 많으면 좋지만,
그 점을 알면서도 생각 없이 막 쓰는 ‘이것’ 도 가계부처럼 작성하면 아껴 쓸 수 있을까? 
 

‘이것’ 이란 바로 시간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돈과 더불어 아껴 써야하는 것이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쓸데없는 일에 허비하게 되고,
나중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된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시간에 패배하기 싶어서일까?  

러시아의 어느 학자는 돈 쓰는 것을 가계부에 기록하듯이
자신이 시간을 썼던 것들을 일일이 기록하고 통계를 냈다. 
 

그 사람은 바로 곤충학자인 류비셰프이다.
단순히 곤충학자이며 이름이 생소하다고 해서 그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책 제목 그대로 그는 시간을 정복한 남자였다. 

 곤충분류학 연구 2시간 20분, 논문 집필 1시간 5분, 편지 3시간 20분,
 프라우다 지 15분, 이즈베스티야 지 10분, 문학신문 20분, 톨스토이 책 1시간 30분..... 
 

철저한 시간 관리를 실천했으며 하루를 마무리 지을 때 통계 내듯이 꼼꼼히 기록을 남겼다.
이러한 습관으로 인해 자신의 전공인 곤충학뿐만 아니라 곤충분류학, 동물학, 농학,
생물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학문과 분야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지적 활동은 학문의 경계는 넘는 다양한 저작물을 남겨
지금까지도 그가 남긴 수많은 저작물들은 연구 가치가 높다. 
 

재테크의 달인이 꾸준히 가계부를 작성하여  

결국에 어마어마한 재산을 얻고 유지하는데 기여를 했듯이
류비셰프도 시간을 썼던 것들을 통계표로 작성하여 자신의 지적 능력 발달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학문을 집대성하는데 기여하여  

후세에도 그의 지적 활동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간의 지배자, 류비셰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자신의 권력이 상실된다는 두려움에
자식들인 포세이돈, 하데스, 헤라 등을 차례대로 삼켜버린다.
크로노스가 자식을 삼키는 행위는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버리고,
시간 앞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사라진다는 속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크로노스의 자식들 중에서 유일하게도 살아남은 제우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뱃속에 있는 신들을 부활시켜 자신이 신들의 왕으로 군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세밀하게 기록된 류비셰프의 시간 기록표를 보면,
그가 인간을 가장한 제우스처럼 느껴진다.
제우스가 시간의 신 크로노스를 죽이는 것이 시간의 영속성을 거부하는 행위로 보듯이
류비셰프도 시간들을 기록하여 자신의 삶이  

시간의 영속성에게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비록 그도 시간이 흐르면서 찾아오는 죽음만은 피할 수 없었지만,
제우스가 크로노스를 제거하여 신들의 지배가가 되었듯이
류비셰프는 시간을 정복한 지배자가 되었다. 
 

 

 

 인간, 류비셰프

평소에 가계부라곤 안 쓰던 우리가 재테크 달인의 방식대로 무작정 가계부를
쓰려고 하면 귀차니즘에 못 이겨 작심삼일로 그치고 만다.
그러는 마당에 류비셰프처럼 시간을 일일이 기록하면서 살아간다고 상상해봐라.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시간 기록들을 살펴보면
시간의 틀에 박혀 사는 병(病)적인 완벽주의자와 같은 느낌이 든다. 

버나드 쇼는 '학자란 연구를 하느라고 시간을 허비하는 게으름뱅이' 이라고 말했다. 

뉴턴이 식사를 거르면서까지 연구에 몰두하거나, 

에디슨이 뜬눈으로 밤을 새면서 전구 개발에 시도를 했듯이,

천재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학문 연구 이외에는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가정 생활에나 인간 관계에는 무관심하는 게으름뱅이가 된다.  

 

그러나  류비셰프는 학자라는 명함 때문에 학문에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학문과 연구는 '직업' 을 위한 것이 아닌  

인간으로서 자연적으로 가지게되는 앎과 탐구욕을 그래도 충실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시간 기록을 무척 즐거워했다.
그는 시간에 얽매지도 않았으며, 자신이 생각 하에 시간에 쫓길 거 같은 일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넘어갔다. 잠도 충분히 잤으며, 아침에 일어나 산책과 운동을 하고,
자신의 직업인 연구 활동을 하면서 웬만한 음악회나 연극 공연도 관람하고.....
사람이 하고 싶은 거 대부분을 못 하고 생을 마감하는 반면에  

류비셰프는 죽을 때까지 할 거 다 해본 셈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만 매달리는 이기주의자는 아니었다.
그의 하루 일과 중에는 편지와 일기 쓰기는 빠지지 않는다.
다른 곤충학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살펴보면 자신의 연구 성과를 내세우기보다는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연구 내용의 의미를 더욱 확장시키려고 하였다.
그리고 일기에는 전쟁 중에 전사한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책의 앞 페이지에는 생전 류비셰프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그 중에 손자와 같이 찍은 흑백 사진이 있다.
사진 속의 류비셰프는 학자가 아닌 손자를 귀여워하는 푸근한 할아버지가 되어 있다.  
 

 

 

 가서 후회 없었다고 말하리라

류비셰프의 삶을 읽다 보면 천상병의 시 ‘귀천’ 마지막 구절이 생각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류비셰프도 죽으면서 하늘로 가면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어린아이가 소풍을 좋아하고 즐기듯이 그는 이승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삶의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그리고 하늘에서 그 때의 세상이 아름다웠고
후회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가 류비셰프의 일대기를 펴낸 의도는 단순히 그의 독특한 시간 통계 기록과
박학다식을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니다.
류비세프의 삶을 통하여 시간에 쫓겨 수동적인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시간이 돈이다’ 라는 말이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시간도 돈처럼 아껴 써야한다는 뜻이지만
시간과 돈은 큰 차이점이 있다.
돈은 쓰고 나면 어떻게 해든 다시 벌 수가 있다.
하지만 시간은 그렇지가 않다. 시간은 역설적이다.
‘시간은 많다’ 라면서 느끼게 되는 무한 자원이면서도
막상 시간을 쓰게 되면 ‘시간이 없다’ 라고 느끼게 되는 유한 자원이 되는 것이다.
즉, 시간은 한 번 쓰게 되면 다시 되돌아올 수 없다.

 

류비셰프처럼 완벽하게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좋을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게 되고,
거기서 자신이 즐거워했던 일들을 찾게 되면 좀 더 활기찬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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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드™ 2013-08-1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시간관리에 대한 부분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평을 하는데, 님은 류비셰프라는 인물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고 리뷰를 남겨 주었네요. 잘 보았습니다. ^^

cyrus 2013-08-19 21: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제 막 알라딘 블로그에 글 남기기 시작했을 때 썼던 건데, 제로드님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되네요. 부족한 글인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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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가 끝난 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6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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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든파티 (반양장)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한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4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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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 문학가들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책을 살펴보면
맨스필드의 작품들도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라는 기라성 같은 여성 작가들이
많이 알려져서 그런지, 맨스필드의 작품들은 그닥 빛을 못 보는 거 같다.
메피스토
클라우스 만 지음, 오용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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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하나 발견!
토머스 만과 클라우스 만은 부자(夫子)지간이다.
토머스 만의 작품 중에 최근 민음사 전집으로 나온 <파우스트 박사>가 있다.
반면 그의 아들의 작품에는 <메피스토>가 있다.
서로 내용에 관해서는 연관성은 없어보일거 같지만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연상시키는 메피스토.
부자라는 관계로 대비가 되는 작가와
선약으로 대비가 되는 두 인물이라..... 신기하기만 하다.
정키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올리버 해리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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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클래식은 영국의 유명한 페이퍼백 출판사인 펭귄 그룹과 합작하여  만든 시리즈이다. 

 펭귄 그룹은 이미 전세계로 펭귄 메이커를 내건 시리즈들을 수출하여 출판하였다. 

 우리나라에도 펭귄 시리즈가 나온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세계의 권위 있는 출판사와 완전 계약을 맺고 출판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일이다. 

 펭귄 시리즈는 내용의 충실함뿐만 아니라 깔끔한 커버와 그 유명한 펭귄맨이 그려진 마크로 

 전세계의 독자를 사로잡았으며, 최근에는 회사 창립부터 지금까지의  

 펭귄 북스의 모든 책 디자인을 볼 수 있는 책도 나왔다.

 펭귄 북스는 많은 아티스트들을 책 표지 디자인 제작에 참여하게 하여  

 북 디자인의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주었다. 

  

 그래서 펭귄클래식코리아는 속과 겉이 알찬 책이기에  

 그만큼 소장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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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마크 트웨인 지음, 남문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1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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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미치광이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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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로베르토 아를트가 우리에게 크나큰 대패를 안겨준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 출신이다-_-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아르헨티나 작가의 문학 작품들은 우리나라에
잘 소개되지 않은 거 같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명한 작가들도
자세히 모른다. 이번 리스트 작성을 계기로
아르헨티나의 문학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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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숀 코너리가 출연하는 <젠틀맨리그>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본인은 죽음이라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자신의 분신인 사진은 늙어가고 있는 독특하면서도 불행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젠틀맨리그>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야간 비행 / 남방 우편기
생 텍쥐페리 지음, 앙드레 지드 서문, 허희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9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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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이번달에 구입할 도서 목록 중 하나이다.
서문을 쓴 사람이 앙드레 지드라는 점도 눈에 띄며
작가의 직업인 비행기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펭귄클래식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과연 이 작품들도 <어린왕자>의 감동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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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 유일하게 소장되어 있는 을유세계문학전집(이하 '을유 문학전집')은

 <루쉰 소설전집> 뿐이다. 을유 문학전집 말고도 지금 많은 문학전집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있는 펭귄클래식부터 우리나라 자체 문학 전집 중 제일 많이 나온  

  민음사 문학전집, 그리고 나름 세계문학 출간에 앞장섰던 열린책들, 그리고  

  문학동네까지 전집이 출간되고 있다. 문학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와서 좋지만, 사고 싶은게 많아서 걱정이다.  

  이미 출판사마다 중복 출판된 것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보기에는 을유 문학전집 한 권을 민음사 한 권과 비교하면 양으로 따지면  

  을유 전집이 Win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단점이라면 주석이 뒤에 있다는 거..... 

  민음사처럼 그 페이지에 바로바로 주석이 있는 것이 보기 편해서 좋다. 

  그러나 을유도 그런 거 빼면 내용과 퀼리티 면에서는 민음사 앞에 꿀리게 없다. 

  을유도 과연 민음사처럼 100권을 돌파할 수 있을지 민음사 다음으로 제일  

  기대되는 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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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후안 외
티르소.데.몰리나 지음, 전기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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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다. 카사노바 버금가는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에 관한 작품이다. 사실 카사노바는
너무 알려져 있어 돈 후안의 입지도가 좀 밀리는 감이 있다.
그래서 그의 일대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좁은 문, 전원 교향곡- 을유세계문학전집 24
앙드레 지드 지음, 이동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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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유명한 작품~~ 민음사 전집에 없기에 사고 싶은 책
사형장으로의 초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박혜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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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라고 하면 <롤리타>라고 떠오르기 쉽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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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방송국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코너를 방영하는 프로그램에서
오에 겐자부로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정말 자신의 정신 지체아인 아들과
관련된 개인적인 체험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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