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Odysseus)는 고향으로 향하는 긴 항해 중에 여러 난관을 통과한다. 우리는 어려운 고비를 난관이라고 말하지만, 이 단어에 지나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뜻도 있다
















* 호메로스,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도서출판 숲, 2015)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 오디세이아 12권에 그 유명한 세이렌(Siren) 자매가 등장한다. 세이렌은 매혹적인 목소리로 사람을 유혹하는 존재다. 키르케(Kirke)는 오디세우스 일행의 귀향을 돕기 위해 세이렌의 유혹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밀랍으로 귀를 막고 재빨리 지나칠 것. 그런데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용맹함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한다. 그대 자신은 원한다면 (세이렌의 목소리를) 들으세요.”[주] 산전수전 겪은 오디세우스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난관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그는 아내도 자식도 잊어버리게 만든다는 세이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부하들은 귀를 막고 오디세우스 자신은 돛대에 묶은 채 귀를 열어 두도록 했다.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오디세우스의 무모한 행동이 지적 호기심또는 알려고 하는 본능적인 욕구에 의해서 발현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목숨을 걸면서까지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거나 낯선 존재를 직접 봐야 직성이 풀리는 묘한 심리. 그것은 모험가 기질이 다분한 오디세우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오디세우스를 신에게 사랑받는 영웅이 아닌 우리와 어느 정도 비슷한 인간으로 바라보자. 우리는 미지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면서 살아왔다. 마르지 않는 호기심은 거대하고 복잡한 세상을 몸과 머리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원동력이다. 호기심을 충족하려면 모든 감각을 동원하면서 경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스스로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 다이앤 애커먼, 백영미 옮김 감각의 박물학(작가정신, 2023)




감각의 박물학은 감각을 이용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일생일대의 모험을 하면서 살다 간 과거 오디세우스들, 그리고 떠나고 없는 오디세우스들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지구에서 모험을 시작한 현재 오디세우스들의 이야기다. 이 책을 쓴 이야기꾼 다이앤 애커먼(Diane Ackerman)은 인문학과 과학을 주제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감각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레이더망이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불확실한 세상을 향해 각자만의 레이더망을 내민 채 모험하고 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사는 우리는 난관이 산적한 세상 한가운데에 뛰어든 오디세우스요, 모험가다


후각을 선호하는 오디세우스는 향수에 관심이 많다. 미식가 오디세우스에게 식당은 그들이 꼭 거쳐야 하는 섬이다. 미식가 오디세우스는 섬과 같은 식당을 어디든지 경유한다. 대담한 미식가 오디세우스는 잘못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음식 재료를 맛보고 싶어한다. 심지어 맛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오물처럼 보이는 괴상한 음식까지도 먹는다. 그들에게는 별미가 보물이다
















* 올리버 색스, 장호연 옮김 뮤지코필리아: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알마, 2012)




호메로스가 묘사한 오디세우스의 후예들은 좋은 노래를 듣기 위해 남들보다 귀가 더 크게 여는 모험가다. 우연히 듣게 된 멜로디를 잊지 못하면 그 멜로디가 나오는 곡을 어떻게든 찾아낸다. 더 나아가 그 곡을 부르거나 만든 가수 또는 음악가의 또 다른 곡까지 듣는다. 음악은 쉴 틈이 없는 인생 모험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수많은 오디세우스를 위로해주는 힘이 있다.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Oliver Sacks)가 말한 대로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음악을 사랑하는(Musicophilia) 본능이 있다.

 

감각은 지구에 거주하는 오디세우스들의 동반자다. 하지만 이 동반자에게도 약점이 있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때론 엉뚱한 결정을 하도록 유도할 때가 있다(착시, 환청, 기억 왜곡 등). 심하면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중독).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감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든다. 오디세우스가 된 우리는 모든 감각이 열려 있어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을 즐기듯이 모험할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모험하지 않는다. 인생 모험의 궁극적 목적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맞춰 성장하면서 확장하는 라는 존재를 찾기 위한 것이다. 감각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 오뒷세이아1249, 천병희 옮김, 2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 - 저명 신경과 의사가 감각 이상에서 발견한 삶의 진실
기 레슈차이너 지음, 양진성 옮김 / 프리렉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평점


4점  ★★★★  A-







이 한세상 산다는 거 생각하기 달렸는데

무얼 그리 안타깝게 고개 숙여 앉아 있소.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 송골매 1집 수록곡 <세상만사>(1979) 중에서 -

 


이러구러: 정해진 방법 없이 이렇게 저렇게 일이 진행되는 모양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아무리 백번 반복해서 듣는다고 해도,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인식할 때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에 얼마나 깊이 의존하는지를 시사한다. 오감 중에 살아가는 데 절대로 없으면 안 되는 감각 하나만 떠올려보자. 아마도 대다수 사람은 시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봐도 정확하게 보지 못할 때가 있다. 눈으로 보는 시각 이미지가 실제 사물의 모습과 다르게 보이는 것을 착시라고 한다. 1976년에 NASA가 공개한 화성 표면 사진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에 찍힌 화성 표면에 얼굴 형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화성의 얼굴이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고화질 사진으로 촬영한 화성 표면에는 얼굴이 없었다. 얼굴의 정체는 자연적으로 생긴 바위 또는 언덕이다. 화성에 얼굴이 있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제대로 속았다. 그것도 자신들의 눈과 뇌에 속은 것이다. 그들은 왜 화성의 암석 덩어리에서 얼굴 형상이 보였던 것일까? 이러한 심리 현상을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고 한다. 우리는 모호하거나 불규칙한 형상의 물체를 볼 때마다 자신에게 친숙한 형태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만 기묘한 형상이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레이돌리아가 빚어낸 형상은 허구이며 가짜에 가깝다.

 

눈으로 보는 것이 착각과 오류를 불러일으킨다고 해서 청각이 시각보다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 하듯이 듣는 것만 듣고 싶어 한다. 1994년에 발표한 댄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3집 수록곡 <교실 이데아>에 사탄의 메시지가 있다는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음모론을 믿은 사람들은 <교실 이데아>를 역재생하면 피가 모자라라는 말이 들린다고 했다. 몰상식한 개신교 인사들은 <교실 이데아>를 만든 서태지가 의도적으로 사탄의 메시지를 심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교실 이데아>는 사탄과 전혀 관련 없는 노래다. <교실 이데아> 음모론은 귀에 익은 발음을 떠올리려는 뇌와 청각 기관이 함께 일으킨 착각의 산물이다.


감각 인식 오류는 세상의 진실을 불신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 먹어보면서 맛을 느끼고, 어떤 소리를 듣고, 직접 만져보면서 주변 세상을 인식한다. 오감을 총동원하여 느낀 세상을 진짜라고 믿는다. ? 당연히 내가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했고, 먹어봤으니까. 하지만 우린 항상 크고 작은 감각에 속으면서 살아간다. 오감을 통해 인식하는 세상은 정확하지 않다. 개인의 경험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런데도 그 경험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뇌는 생소한 경험보다 친숙한 경험을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는 여러 감각기관을 통해 접하는 복잡한 정보를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해석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세상은 뇌가 만들어낸 환상에 가깝다.

 

감각의 거짓말: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는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감각의 한계와 특이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신경과 전문의다. 이 책에 소개된 환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감각을 가지면서 살아간다. 몸에 상처가 있는데도 통증을 느낄 수 없는 희소 질환인 선천성 무통각증을 겪는 사람, 향수 냄새가 지독한 악취로 느껴져서 괴로워하는 사람, 모든 것이 알록달록한 빛깔로 채워진 왜곡된 형태로 보이는 사람까지. 이들은 모두 이상한 감각이 만들어낸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과장되고 왜곡된 현실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환자가 있는 반면에 갑자기 찾아온 감각 이상 반응으로 인해 예전의 일상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진찰한 환자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현실 속에서 살아가면서 느꼈을 그들의 복잡한 심경까지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서술 방식은 전문 지식과 다양한 환자들을 만난 경험으로 무장한 의사나 학자들이 선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환자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만 하는 전문가 입장에 서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는 건강하고 똑똑한 의사와 이상한 감각으로 인한 질환과 장애를 안으면서 살아가야 하는 환자를 철저히 구분하게 만드는 경계를 무너뜨린다. 저자는 매우 솔직하다. 자신 또한 감각의 거짓말에 당한 적이 많다고 고백한다. 자기도 언젠가는 감각기관이 제 기능하지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질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환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서 삶의 진실을 깨닫는다. 감각의 거짓말에 속는 우리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다고.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오감은 없다는 것. 우리는 감각이라고 믿고 있던 착각속에서 살고 있다.

 

저자는 감각의 속임수로 만들어진 세상과 진리를 지나치게 확신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감각의 한계, 즉 인간으로 살면서 피할 수 없는 한계가 불편하더라도 외면해서 안 된다. 의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감각 이상과 오류를 무조건 고쳐야 할 비정상적인 문제로만 봐야 하는 건 아니다. 고치는 건 불가능하다. ‘이상한 감각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건강하지 않고 불행하게 사는 장애인으로 규정할 수 없다. 어떤 환자는 감각 이상을 질병과 장애라기보다는 세상을 색다르게 보게 만드는 특별한 창()으로 여긴다. 감각의 거짓말을 피할 수 없는 우리는 똑똑하지 않지만, 살아갈 가치가 없을 정도로 무능하지 않다. 이 세상을 무기력과 자책의 늪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감으로 해석한 각자만의 경험이 녹아든 감각의 제국(諸國)’ 속에서 살아간다. 이 많은 사람 중에 누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부질없다. 다른 사람이 구축한 감각의 제국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개입하고 지배하려는 사람을 감각 제국주의자(帝國主義者)’라고 불러야 하나. 이 한세상 산다는 건 오감으로 느끼기에 달렸다. 오감으로 만들어진 가짜 세상이라는 이유로 고개 숙여 앉아 있지 말자. 그런대로 한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야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3-04-06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간간이 자주 보이네. ㅎ
난 눈을 못 믿겠으면 청각을 믿어보라고 할 참이었는데.
사람이 죽으면 맨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게
청각이라잖아. 그런데 그것도 못 믿겠구만.
이건 딴 얘기지만, 송골매하면 배철수지만 세상만사는 구창모가 불렀지.
지난 3월말에 류이치 사카모토가 71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배철수 씨가 그와 동갑이라더군. 세월 참 빨라.
나에겐 영원한 오빠지. ㅋ

cyrus 2023-04-06 19:49   좋아요 1 | URL
계속 글을 써서 남기다가 또 갑자기 조용히 사라질 수 있어요. 이제는 정말 예전처럼 책 읽고 꾸준히 글을 쓰고 싶어요. 세월이 지나니까 체력과 집중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네요. 시력은 정말 안 떨어졌으면 좋겠어요.. ^^;;
 




전망 좋은 []

 

EP. 18


환상문학







<환상문학>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enre.fiction/





애서가는 책방지기와 친하게 지낼수록 좋다. 책방지기는 동종업계 소식에 관심이 많다. 전국의 특색 있는 책방뿐만 아니라 생긴 지 얼마 안 된 아가 책방까지 알고 있다. 작년 말에 나의 주말 친구인 <직립보행> 책방지기는 방천시장 안에 있는 책방 <북셀러>를 소개해줬다(한 번 방문한 적 있다. 방문 후기는 다음에 공개하겠다). <일글책> 책방지기는 동성로에 새롭게 문을 연 <환상 문학>을 알려줬다.

 

<환상문학>장르문학 전문 서점이다. 장르문학의 범주는 정해진 건 없지만, 대체로 추리(미스터리), SF,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호러(공포문학), 그래픽노블, 라이트노벨 등이 포함된다. 장르문학 도서만 만날 수 있는 대구 책방은 <환상문학>이 처음이다. 올해 213일에 연 아가 책방이다.

 

대부분 책방은 가 오픈(임시 개장)’ 기간 동안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이한다. 책방지기는 책방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임시 개장 사실을 알리는데, 완전하지 않은 형태의 책방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책방의 임시 개장은 예행연습(리허설) 또는 스포츠의 시범 경기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환상문학>은 임시 개장 없이 212일에 정식 개장 사실을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공지했다. 책방지기가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거의 완벽하게 갖춰진 책방을 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직접 가보니 신생 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미비한 점들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미 <환상문학>에 다녀간 몇몇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엽기부족이라는 닉네임의 장르문학 전문 파워블로거가 <환상문학>에 다녀갔고, 그분이 <환 문학> 큐레이션을 좋게 평가한 후기를 남기셨으니 내가 책방의 좋은 점을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일단 너무 좋다. 대구에도 장르문학 마니아를 위한 책방이 생겨서.

 

<환상문학>나만 아는 공간이 아니라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를 위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기적으로 자주 가야겠다. 대낮보다는 저녁에 찍힌 책방 사진이 확실히 멋져 보인다. 밤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밤에 열린 책방은 사진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매력적이다. <환상문학>은 정기 휴무일인 목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에 밤 9시까지 연다


재미있게도 내가 자주 가는 이자카야가 <환상문학>에서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런, 카드값이 확 올라가는 지점이 또 생겼다. 여기에 한 번 오면 책에 취하고, 술에 취하겠구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3-04-03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좋은 책방이 많은거 같아요. 장르문학서점이라니 궁금하네요~!!

cyrus 2023-04-05 21:22   좋아요 1 | URL
다른 지역에 비하면 책방 수가 적은 편이지만, 일 년마다 새로운 책방이 하나둘씩 생겼어요. 제가 아직 안 가본 대구 책방이 몇 곳 있어요. ^^

바람돌이 2023-04-0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cyrus님덕분에 또 좋은 서점을 알았네요.
장르문학 전문서점이라니, 이렇게 장르별로도 특화된 서점이 생기는거 너무 좋은거 같아요. 저런 서점들이 곳곳에 많이 생기고 장사도 잘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저는 우리 동네 서점으로 일단 갑니다. ^^

cyrus 2023-04-05 21:26   좋아요 0 | URL
<환상 문학>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환상 문학>은 책만 파는 곳인데 커피를 팔지 않고서 책 팔기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환상 문학>이 생긴 덕분에 최근에 장르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소설을 안 읽은 지 꽤 오래됐는데 책방이 제 독서 욕구를 부추기네요. ^^
 
이교도 미술 - 신과 여신, 자연을 숭배하는 자들을 위한 시각 자료집
이선 도일 화이트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협찬받고 쓴 서평이 아닙니다.



평점


4점  ★★★★  A-





기독교그리스·로마 신화는 서양 문명이라는 유서 깊은 나무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두 개의 뿌리다.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나무에 흘러나오는 양분을 이용할 줄 알았다. 그 양분은 각각 미술과 음악, 그리고 문학을 탄생시킨 원천이 되었다. 예술가와 작가들은 성서와 신화에 묘사된 인물과 사건을 작품의 소재로 다뤘다. 따라서 서양 문화를 이해하려면 기독교와 신화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와 대조적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는 다신교적 문화의 색채가 짙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은 각양각색 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화를 창조했고, 신들을 숭배하기 위해 신전을 세웠다. 시민들은 그곳에 가서 공물을 바쳐 신의 축복을 빌었다. 다신교를 근간으로 한 그리스·로마 신화는 일신교인 기독교 정신과 반대되는 이교도(pagan) 또는 이교 신앙(paganism)이다. 전 세계에 현존하는 대다수 다신교는 수많은 신의 존재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무, , 바위 같은 자연물에도 신성(神性)이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인들은 자연을 숭배 대상이 아닌 신의 창조물로 여겼다. 그래서 초기 기독교는 자연 숭배를 이교도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이교도는 기독교 중심주의적 용어다. 과거 기독교인들은 유일신교인 이슬람마저도 이교로 분류했다. 그런 다음 다신교 신자들 앞에 칼과 성경을 내밀면서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했다. 서구 중심주의를 해체하는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가 유행하면서 ‘pagan’은 잘 쓰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생소한 종교 및 신앙을 이교도로 분류하려는 편견은 여전히 살아 있다. 특정 지역에만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전통 신앙 및 종교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이교도를 생산한다. 공포 영화 속 이교도는 외부와 오랫동안 단절된 채 생활하는 폐쇄적인 공동체다. 그들은 종교적 전통을 지키기 위해 산 자를 희생 제물로 바친다. 소름 끼칠 정도로 집단 광기에 빠진 이교도를 묘사한 대표적인 영화가 <위커 맨>(The Wicker Man, 1973)<미드소마>(Midsommar, 2019). 광신도에 가까운 이교도가 등장하는 영화는 이교도의 부정적인 면만 과도하게 부각한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에 무관심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무신론자들은 사실과 다른 영화 속 이교도를 그대로 믿을 가능성이 크다.

 

이교도 미술: 신과 여신, 자연을 숭배하는 자들의 시각 자료집은 본격적으로 문화사적 관점에서 이교도를 다룬 책이다. 이 한 권의 책에 동서양과 고금을 아우르는 이교도의 역사와 문화가 도판과 함께 담겨 있다. 이도교와 관련된 도판이 많이 실려 있어서 미술 도서로 분류할 수 있지만, 종교 도서로 봐도 무방하다. 종교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무신론자와 비종교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도 이교도 문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산에 올라가 신성한 바위에 기도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갈피라도 잡는 심정으로 점집을 계속 찾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사주학이나 타로 점성술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듯 자연물을 신성시하는 태도에서부터 점을 보는 행동까지 이교도 문화는 우리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이교도는 영화에 묘사한 것과 다르게 개방적이었다. 그들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으며 여기에 맞춰 독특한 문화 유산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기독교인과 비종교인들이 잘 모르는 전 세계 이교 신앙의 특징과 이교도의 문화적 산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이교도 미술의 장점이다. 이 책은 신과 여신, 자연을 숭배하는 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교도 미술은 종이로 만든 <이교도 특별전 박물관>이다. 이곳에 종교라는 문턱이 없다. 열린 마음으로 이교도 문화를 이해하려는 비종교인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박물관이 잘 유지하려면 전시품과 관련된 내용 그리고 용어와 명칭이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이교도 특별전 박물관에 사소한 옥에 티가 있다.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변신 이야기 Metamorphoses[주1] 

247행 


(29)



[주1] 사실 이건 옥에 티가 아니다. 그래도 독자를 위한 부연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Lucius Apuleius)변신 이야기오비디우스(Ovidius)변신 이야기와 제목만 같을 뿐, 다른 내용의 작품이다. 아풀레이우스가 쓴 작품의 국역본 제목은 황금 당나귀(송병선 옮김, 현대지성, 2018).







4. 아폴로 → 4. 아폴론/아폴로 [주2]


(33쪽)



[주2] 33쪽에 그리스 ·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이 있다. 왼쪽 이름은 그리스식, 오른쪽 이름은 로마식 표기다. 그런데 아폴로만 유일하게 그리스식 이름이 없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폴론(Apollon)’으로 표기되며 아폴로(Apollo)’가 로마식 이름이다.





* 71







하인리인 하인라인






* 104






 고대 로마에서 베스타를 섬긴 처녀들은 여신 헤라[3]의 사제들이다. 이들은 사제로 일하는 동안 순결을 지켜야 했다.



[3] 베스타(Vesta)는 로마에서 가정과 국가의 수호자로 숭배된 화로의 신이다. 베스타는 그리스의 헤스티아(Hestia)와 같다. 헤라(Hera)와 헤스티아는 크로노스(Cronus)와 레아(Rhea) 사이에 태어난 자매이다. 따라서 베스타를 섬긴 처녀들은 여신 헤스티아의 사제들이다.





* 색인 255





테니스, 앨프리드 테니슨, 앨프리드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4-02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처음부터 이렇게 오탈자를
보게 되면 책 자체에 대한 신뢰
가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
습니다.

대단하시더라는.

cyrus 2023-04-03 05:04   좋아요 2 | URL
책 만드는 사람들(역자와 편집자)이 오탈자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큰 잘못이라고 여기지는 않아요. 그런데 제일 나쁜 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검토하지 않은 점이에요.

대부분 사람은 가짜 뉴스, 편견이 반영된 개인적 견해, 한쪽으로 치우친 견해, 거짓 정보가 퍼트리는 원인을 유튜브나 언론에서 찾아요. 맞긴 하는데, 책 속에도 잘못된 내용이 엄청 많아요. 그런 내용을 보면 책과 책 만드는 사람(저자, 역자, 편집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요. 아무리 책의 주제나 만듦새가 좋다고 해도 그런 문제점이 노출되어 있다면 평점을 박하게 줍니다.

사람들은 왜 유튜브에서 떠도는 가짜 정보를 좋아하지 않고, 경계하면서도 정작 책 속에 버젓이 실려 있는 가짜 정보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을까요? 출판사와 책 만든 사람들은 책에 대한 비판적 서평에 침묵으로 일관해요. 어떠한 해명이나 반박 견해를 내놓지 않아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여전히 대다수 출판사 관계자와 독자들은 칭찬 같지 않은 비판적 서평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책 속에 가짜 정보를 비판하는 서평이 많이 나와야 해요. 예전부터 그래왔고, 그런 서평을 쓰는 일이 제 목표이며 의무입니다.

korhoil 2023-10-11 0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감사합니다.
 




내 주말은 오전 10, 책방 <일글책>에서 시작한다. 서양 인문 고전 읽기모임<일글책>에서 진행된다









<일글책>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w_book/




<일글책> 책방지기는 고전 읽기 모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파이데이아 회원이다. 파이데이아(paideia)고대 그리스식 교육을 뜻한다. 고전 읽기 모임 명칭은 위대한 저서(great books) 읽기 프로그램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은 학생들의 교양 교육을 위해 읽어야 할 위대한 저서100권의 서양 고전 도서 목록을 만들었다. 도서는 연차별로 나누어져 있으며 12년에 걸쳐 읽어야 한다. 학생들은 위대한 저서에 포함된 모든 책을 전부 읽어야 졸업할 수 있다. 독서와 토론을 병행한 시카고 대학의 커리큘럼은 오늘날 시카고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 호메로스, 천병희 옮김 일리아스(도서출판 숲, 2015)

* 호메로스,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도서출판 숲, 2015)




<일글책> ‘서양 인문 고전 읽기모임은 파이데이아 독서 토론 프로그램 방식과 같다. 위대한 저서’ 1년 차에 포함된 도서를 읽는 중이다. 올해 1, 2월에 호메로스일리아스를 완독했다. 3월부터 오뒷세이아를 읽기 시작했다.


오뒷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을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서사시다. 오디세우스는 귀향하는 과정에서 온갖 기이한 일들을 겪는다. 오뒷세이아9에 오디세우스 일행은 로토스라는 열매를 먹는 부족이 사는 섬에 닿는다. 부족은 오디세우스 일행에게 자신들이 먹고 있던 열매를 먹어보라고 권한다. 열매를 먹은 부하들은 꿀처럼 달콤한 맛에 중독되어 귀향하기를 잊어버리고 만다. 오디세우스가 억지로 부하들을 함선으로 데려오면서 일행은 다시 바닷길에 오른다.


나는 로토스와 관련해서 발제문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반복적인 쾌락에 빠지게 만드는 로토스가 있었나요? 실제로 그런 로토스가 있었으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쾌락 중독에 벗어나는 비결이 있나요? 아니면 오디세우스처럼 로토스를 먹지 못하도록 도움을 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요?”



새벽에 발제문을 만들다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이라는 로토스를 10대부터 먹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먹고 있다. 책을 너무 많이 샀고, 너무 많이 읽는 바람에 독서보다 재미있는 다양한 경험(영화 보기, 여행, 연애 등)을 하지 못했다. 남들이 보기에 외골수 같은 내 삶이 단조롭고 지루하게 보였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책만 보는 나랑 대화하기가 쉽지 않고, 친해지기가 어려운 특이한 사람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서글픈 내 과거가 묻은 발제문을 가슴에 품은 채 <일글책>으로 갔다. 내 이야기를 모임을 통해 풀어헤치려고 했다. 아니, 그런데 모임에 참석한 분들 모두가 자신들의 로토스가 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책을 너무 좋아하면서 느꼈던 고충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그분들이 꺼내놓은 이야기가 다 내 이야기라서 내 발언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재미있게도 대화가 옆길로 샜는데, 어느새 자신들이 가본 책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는 20여 분 동안 책방 이야기만 계속했다. 역시‥…. 애서가는 독서가 힘들고 괴롭다고 투정 부려도 책을 손에 놓지 못하며 책을 더 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뭔가에 홀리듯이 책방으로 향한다. 나는 발제문에 관련된 내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고, 딱 이 말 한마디만 했다. “우리 언젠가는 알라딘 서점이나 다른 책방에서 만날 거예요.”


주말이면 꼭 가는 책방이 <직립 보행>이다. <직립 보행> 부부 책방지기는 내 주말 친구다. 정말 이 두 분이 없으면 내 일요일은 책만 읽는 날이 되었을 것이다. 대구의 인문학 전문 책방을 꼽으라면 나는 <일글책><직립 보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글책>이 있어서 나는 고대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직립 보행> 덕분에 근현대 철학을 접할 수 있었다.
















* [절판] 오에 겐자부로, 정수윤 옮김 읽는 인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위즈덤하우스, 2015)




<직립 보행>에 가면 무조건 세 권의 책을 산다. 그런데 가방 안에 이미 알라딘 서점과 다른 책방에 구매한 책들이 있어서 딱 한 권만 샀다그 책은 바로 오에 겐자부로읽는 인간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이 마크 트웨인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고 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허클베리 핀의 애칭)흑인 노예 짐을 그의 주인 노부인에게 돌려주려고 생각했다. 짐은 노부인의 재산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헉은 짐을 돕기 위해 남의 재산을 훔치면 지옥에 간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거부한다. 그 순간 헉은 마음속에 되뇌던 말을 내뱉는다. 그래,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All light, then, I’ll go to hell).”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고 있던 오에는 그 구절을 읽은 이후로 지옥으로 가겠다라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부터 나는 책만 사는 인간으로 살아오고 있다. 진짜 내 모습, ‘읽고 쓰는 인간이 그리워졌다. 무의미한 일상을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을 때, 어느 분이 내 알라딘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다. 그분은 책을 비판한 서평을 쓴 내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 댓글을 보면서 마음속에 했던 말을 내뱉었다. “그래, 나는 로토스를 먹겠다.” 


내 곁에 책 읽는 내 욕망을 벗어나게 해줄 오디세우스 같은 구원자는 없다. 그러면 내가 만든 욕망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나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써야 한다. 독서가 욕망이라면, 서평 쓰기는 의무다. 좋은 책을 고르고 싶은 독자를 위해서 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독서는 중독이 아니다. 중대한 행위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짜라투스트라 2023-04-01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파이데이아 모임을 몇 번 해봤습니다. 해보고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혼자서 고전 읽기를 계속 하게 됐죠.^^;;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저 시카고 플랜 자체가 너무 서양 고전 책들만 가득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양고전은 한 권도 포함되지 않았죠. 그래서 저 혼자서 동양고전도 찾아 읽어봤습니다. 읽어보고 나서 깨달은 건데, 동양고전이 서양고전보다 제게 훨씬 더 익숙하고 제 지금까지의 삶에 더 친근하더군요. 다른 말로 하면 더 와 닿는다고 해야할까요? 서양고전은 낯설고 이해하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파이데이아 모임을 하신다니 부디 잘 읽어나가시를..

cyrus 2023-04-02 08:2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파이데이아에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들이 읽기 프로그램에 변화를 꾀해보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예를 들어서 동양고전이 포함된 목록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여성 저자와 작가들이 쓴 책도 더 추가해야 해요.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동양고전에 대한 관심과 독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

blanca 2023-04-01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마음입니다. 저도 쓰는 일을 게을리했는데 읽지만 말고 쓰기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책이 로토스인 사람들의 모임 저도 관심 가네요. 저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좀 쓸쓸할 데가 있더라고요. 저는 책이 있어 삶의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어요. 글 잘 읽고 갑니다.

cyrus 2023-04-02 08:31   좋아요 0 | URL
주변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이 꽤 많아요. 그렇지만 오히려 독서 모임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도 있어요. 독서 모임을 통해 만나는 분들이 정말 성품이 좋아야 해요. 성품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가 무조건 옳다면서 고집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아요. 게다가 다른 사람의 독서 취향을 가볍게 보거나 무시하기도 해요.

레삭매냐 2023-04-01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welcome back bro~

cyrus 2023-04-02 08:32   좋아요 1 | URL
인스타에서도 만나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3-04-02 09:02   좋아요 1 | URL
책만 사는 닝겡, 여기 1인 추가요 ~~~

바람돌이 2023-04-01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전읽기 모임에 매주 서점에 가시는 cyrus님
와 진짜 진정한 독서가이자 애서가이십니다. cyrus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 꼼꼼한 읽기에 감탄하는데 오늘 글에서 그런 꼼꼼하고 세심한 글이 나오게 되는 이유를 살짝 엿본거 같네요.
저는 뭐든지 좀 대충대충인 사람이라 이런 자세를 보면 막 반성하게 됩니다.

cyrus 2023-04-02 08:37   좋아요 1 | URL
반성하지 않으셔도 돼요. 너무 꼼꼼하게 책 읽으면 피곤해요. 책 읽을 때 집중하다 보면 느끼지 못하다가, 책 다 읽고 나면 피곤함이 확 몰려와요.. ㅎㅎㅎ 제가 책 읽는 방식이 피곤한 스타일이라서 서평 한 편 쓰는 데 오래 걸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동안 서평을 안 쓰고 책만 읽었어요. 그런데 서평을 쓰긴 써야겠더라고요. 요즘 엉터리로 만든 책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정작 좋은 책들을 독자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어요. 이런 상황을 그저 지켜볼 수 없어서 다시 글을 쓰기로 했어요. ^^

페넬로페 2023-04-02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참가하고 있는 도서관 동아리 모임 이름이 ‘클래식‘인데 거의 5년동안 고전을 읽어 와 올려주신 책들이 반가워요. 코로나 시국에도 1년동안 줌으로 만나 지금까지 한번도 빼먹지 않고 만나고 있어요.
책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
든든하네요^^

cyrus 2023-04-03 05:07   좋아요 1 | URL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독서 공동체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런 독서 공동체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책을 더 잘 읽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고요, 같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 좁았던 제 생각의 폭과 식견이 조금씩 넓혀질 수 있어서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