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도마이드(thalidomide)1957년 서독에서 개발된 수면제다. 이 약을 개발한 제약 회사 그뤼넨탈(Grünenthal)은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그뤼넨탈은 수면제를 투여한 흰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치사량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에 흡족한 제약 회사는 인체에 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세계산부인과학회에 참석한 어느 산부인과 의사는 수면제가 입덧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산부인과 의사들은 입덧이 심한 임신부에게 탈리도마이드를 처방했다.

 

제약 회사의 안이한 판단으로 인해 탈리도마이드는 부작용이 없는 약으로 알려진 채 전 세계에 판매되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세계산부인과학회에서 처음 보고된 수면제의 또 다른 효과를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들은 회의적인 의심을 하지 않았고, 철저한 과학적 검증도 요구하지 않았다.


결국 제약 회사와 산부인과 의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수면제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팔다리가 짧거나 아예 없는 신생아들이 태어났다. 독일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등에서도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을 겪은 신생아들이 태어난 사실이 알려졌다. 그뤼넨탈은 처음에 수면제의 부작용을 부인했으나 1961년에 판매 금지 및 수입 중단을 결정했다.

















* 막달레나 허기타이 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 직접 만나서 들은 여성 과학자들의 생생하고 특별한 도전 이야기(해나무, 2019)





유럽이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진통을 겪고 있을 때, 미국에서 단 17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근무한 프랜시스 올덤 켈시(Frances Kathleen Oldham Kelsey)는 탈리도마이드가 임산부에게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대다수 의학자와 산부인과 의사는 태반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태반이 모체와 태아 사이에 있는 장벽이라고 생각했다. 장벽과 같은 태반은 모체로부터 오는 위험물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태반은 태아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서 임산부는 의약품을 복용해도 괜찮다고 믿었다.


하지만 켈시는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서 유행한 태반의 잘못된 통념을 반박하는 실험을 했다. 그녀는 태반이 모체와 태아 모두를 위한 영양분을 교환하는 통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위험물질 역시 태반을 통과할 수 있다. 태반의 기능을 잘 알았던 켈시는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을 의심했다. 그리고 탈리도마이드의 안전성을 확실히 밝히기 위해 수면제를 수입 제조하는 미국 제약 회사에 임상 실험 결과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FDA의 일부 고위층 인사와 그들에게 로비를 펼친 제약 회사는 켈시를 압박했다. 그러나 켈시는 반복된 실험을 통한 검증을 중시하는 회의주의적 자세로 일관했고,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이 공로로 J. K. 케네디(J. F. Kennedy)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은 약리학자인 켈시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까치, 2018)




탈리도마이드 사건또는 그뤼넨탈 스캔들로 알려진 탈리도마이드 부작용 사례는 과학자의 윤리적 및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때마다 반드시 언급되는 과학적 재난이다. 폴란드 출신의 미국 화학자 로얼드 호프만(Roald Hoffmann)은 화학의 양면성을 균형 있게 서술한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The Same and Not the Same, 1995)라는 책에서 탈리도마이드 사건의 경과에 대해 한 장을 할애하면서 분석한다. 탈리도마이드는 의약품이기 전에 화학 물질이다. 호프만은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과학 윤리가 명백하게 깨진 사례로 평가한다. 그는 또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있는지 의심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검증을 소홀히 한 당시 엉터리 과학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 사건은 탈리도마이드에 노출된 신생아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 뛰어든 과학자들에게도 커다란 후유증을 안겨주었다. 호프만은 탈리도마이드 사건 이후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창조성이 짓눌러버렸다고 지적한다.


















[레드스타킹 7월에 읽은 책] 

임소연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여성과 과학 탐구》 (민음사, 2022)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을 쓴 과학기술학자 임소연은 여성을 몰이해한 과학을 비판하기 위해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언급한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기점으로 태반은 장벽이라는 통념이 깨지기 시작했고, 과학자들은 태반의 실질적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앞서 소개한 로얼드 호프만과 임소연처럼 대부분 과학 전문 저술가는 의약품의 부작용을 외면한 과학의 문제점을 강조하기 위해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예시로 든다이러한 서술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독자들은 탈리도마이드에 관한 또 다른 진실을 보지 못한다탈리도마이드가 FDA 승인을 거쳐 혈액암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 정진호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푸른숲, 2017)


* 박종현 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평범한 일상 변화하는 사회 속 유쾌한 과학(북적임, 2020)





탈리도마이드는 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태아의 몸에 혈관이 생겨야 팔다리가 형성된다. 태아는 신체 부위가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혈관으로 공급받는다. 탈리도마이드에 노출되면 몸속에 혈관이 생기지 않게 되고, 신체 부위가 자라지 않는다암세포는 직접 혈관을 만들어 영양소를 흡수한다. 이러면 혈관 주변에 암 덩어리가 생긴다. 탈리도마이드는 혈관 생성을 막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 활동까지도 억제한다.


브라질에서는 탈리도마이드가 한센병(나병)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로 인해 브라질에서도 팔다리 없는 신생아가 태어나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탈리도마이드를 한센병 치료제로 쓰는 남미와 아프리카에 약품의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임산부에게 처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남성에게 피임을 권장하기도 했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에 대한 분석과 한때 금지 약물이었던 탈리도마이드가 한센병과 암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설명한 저자의 책이 많지 않다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이 두 권의 책을 쓴 저자는 탈리도마이드의 새로운 효과를 언급했다. 찾아보면 더 나올 수 있다.


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의 저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을 응용해서 새로 개발된 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를 소개한다. 레날리도마이드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사용된다. 저자는 레날리도마이드가 다른 약과 같이 먹으면 다발성 골수종 치료 성공률이 올라간다고 주장한다(195). 사실 레날리도마이드도 부작용의 위험성이 크다. 당연히 임산부에게 처방하면 안 된다. 게다가 레날리도마이드를 적혈구 조혈(적혈구를 만들어내는 것) 촉진제나 심장약을 함께 투여하면 부작용이 일어난다.[주] 


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래, 문제 있다! 독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은 채 과학을 너무 쉽게 쓰면 안 된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저자가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과학적 검증이 좀 더 필요해 보이는 실험 결과나 유사 과학을 확실한 정보인 것처럼 전달하는 블로거와 다를 바가 없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다룬 글에 또 하나의 공통된 문제점이 있다. 팔다리 없는 신생아의 몸을 찍은 사진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로얼드 호프만은 자신의 책에 사진 대신에 팔다리 없는 아기가 그려진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José de Goya)의 그림을 실었다팔다리 없는 사람은 장애인이다. 비장애인 저자는 팔다리 없는 아기를 피해자의 틀에 가둬 놓는다. 여기에 기형아라는 단어를 여러 번 붙인다. 장애인의 몸은 의약품의 부작용이 낳은 사건의 심각성과 부실한 과학의 문제점을 거론할 때마다 책과 인터넷에서 전시된다(인터넷에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로 검색하면 관련 사진이 나온다). 장애인 사진을 동원하면서 탈리도마이드 사건을 설명하는 글쓰기 방식 속에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 남아 있다. 장애인은 건강하지 않다. 그렇기에 그들은 평생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편견이이런 편견은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글 속에서 되살아난다. 그러면서 그 글을 읽는 독자의 머릿속으로 스며든다.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부실한 과학이 초래한 최악의 사례로만 언급되어야 하는 주제가 아니다. 여기에 과학적 회의주의(프랜시스 켈시)과학자의 사회적 책임(로얼드 호프만), 여성을 몰이해한 과학 비판하기(임소연), 동물권(탈리도마이드 개발을 위해 실험실에서 죽어간 흰쥐는 몇 마리일까?), 장애학(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해 태어난 장애인은 정말 불행한가? 그들이 건강하지 않다고 해서 낙태시켜야 하는가?) 등과 관련된 주제가 섞여 있다.





 

[] 네이버 <약학 용어 사전> 레날리도마이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817200&cid=59913&categoryId=5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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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2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탈리도마이드 사건 ebs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동물실험이 정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로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부모에게 아이들을 빼앗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강제수용당하기도 했더라고요. 이렇게 언급된 책들 소개에 연관된 주제들까지! 참 좋습니다 *^^*

cyrus 2022-07-24 15:47   좋아요 1 | URL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장님들이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보기 쉬운 사례입니다. 예전에 저는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만 알고 있었고, 이 약이 암 치료제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

윤희권 2023-07-2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윤희권 2023-07-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녀 화학도서 찾아보다 읽게되었습니다.

윤희권 2023-07-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어제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을 사고 결제했는데, 판매원이 계산대 밑에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나는 판매원이 내게 줄 할인 쿠폰을 찾고 있는 거로 생각했다. 판매원이 계산대 밑에서 찾은 건 홍삼 녹용 진액이었다. 책을 사면 주는 사은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받은 것은 마음에 든다. 홍삼 녹용 진액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 매리케이 윌머스 서평의 언어: 런던 리뷰 오브 북스편집장 메리케이 윌머스의 읽고 쓰는 삶(돌베개, 2022)

 

* 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자기계발 수업: 인류의 성장 열망이 이끌어낸 열 가지 핵심 주제(디플롯, 2022)

 

* 캐럴린 머천트 인류세의 인문학: 기후변화 시대에서 지속가능성의 시대로(동아시아, 2022)

 

* 이윤희 불편한 시선: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아날로그, 2022)

 

* 존 캐리 시의 역사: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소소의책, 2022)

 

* 뉴필로소퍼 2022 19: 사랑이 두려운 시대의 사랑법(바다출판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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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0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ㅋ 책보다 사은품이 더 비싼거 아닌가요? ㅎㅎ
혹시 독서광 cyrus님에게 마음이 있어서 판매원의 개인적 선물이 아닐까요? ^^

cyrus 2022-07-10 13:58   좋아요 2 | URL
사심이 들어간 선물은 절대로 아니에요.. ㅎㅎㅎ

기억의집 2022-07-10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통으로 주네요. 사은품이 쌈박합니다!!! 어제 저도 우리집 보양으로 흑삼인가 뭔가 샀거든요~ 책값을 보니… 한통 정도는 받을 만 하시네요!!!

cyrus 2022-07-10 13:59   좋아요 1 | URL
사진이 작게 나와서 그렇지, 안에 10개 들어있어요. 매일 먹으면 금방 다 먹어요.. ㅎㅎㅎ

stella.K 2022-07-10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첨 본다. 홍삼이라닛! 왕건지다.
근데 제목이 바뀐 거 아냐? 힘이 되는 사은품과 묵직한 책쯤으로.ㅎㅎ
대신 책을 한 10만원어치 정도는 사야하는 것 아니니?
나도 서평의 언어는 읽어보고 싶어.^^

moonnight 2022-07-1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교보문고 사랑이네요^^
 





202264일 토요일




1. 서울로 가는 KTX를 서대구역에서 탔다. 내가 탔던 기차는 서대구역에 정차해서 641분에 출발했다. 서대구역에 가기 전에 미리 주문한 마카롱 세트를 챙기려 카페 클리어에 갔다. 제이 님은 일찍 일어나 가게에 와 계셨다. 내가 아는 제이 님은 가게에 일찍 가서 일할 분이 아닌데‥… 숙성된 마카롱을 최대한 오래 냉장 보관하기 위해 제이 님은 자기 집에 있는 큰 보냉백을 챙겨왔다. 덤으로 서울 가면서 먹으라고 쿠키 한 개 줬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보냉백이 요긴한 아이템이 될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14번 에피소드로 이어짐).

 






2. 아슬아슬하게 출발 시간 3분 전에 서대구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탔다. 예매한 자리는 특실 1인석이다.

 


3. 840분에 서울역 도착. 아주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서울에 갔던 날이 20149월이다. 무려 8년 만에 서울에 갔다. 20대 시절에 서울역 버스종합센터(버스 정거장)에서 버스 타면 10분 정도 서성거리고, 노선도를 여러 번 확인했다. 여전히 서울 버스 정거장은 낯설다. 코엑스로 가는 버스(401)를 찾느라 한참 헤맸다.

 


4. 서울에 가면 항상 버스를 탄다. 지하철을 타면 목적지에 금방 도착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버스가 편하다.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창밖에 펼쳐진 서울 풍경을 보는 게 재미있다. 하지만 버스에 타면 방심은 금물. 환승을 하지 않더라도 버스에서 내릴 때 카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어야 한다. 나는 교통카드 찍는 것을 깜빡 잊어버릴까 봐 머릿속에 내릴 때 교통카드 찍기를 여러 번 되뇌었다.

 


5. 서울역 버스종합센터에서 버스를 탄 지 50분 만에 코엑스에 도착했다. 코엑스 맞은편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현대자동차 사옥이 들어선다고 한다.



















부스 사진 출처: ‘서재를 탐하다 & 탐프레스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서재를 탐하다

https://www.instagram.com/bookstore_seotam/


탐프레스

https://www.instagram.com/tampress_studio/





6. 서울국제도서전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했다. 주말이라서 도서전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대구 책방 서재를 탐하다의 출판 스튜디오 탐프레스(tampress)’를 운영하는 정희 쌤과 이도 쌤이 판매자 자격으로 올해 도서전에 참가했다. 두 분을 서울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두 분에게 마카롱 세트를 전달했고, 부스에 진열된 책 두 권을 샀다. 두 분은 고맙게도 내 가방을 맡겨주셨다.





 


7. 올해 도서전의 큐레이팅 주제는 반걸음(one small step)’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과한 우리가 언젠가는 내디뎌야 하는 9가지 사회적 지점과 관련된 책들을 전시했다. 9가지 사회적 지점은 (1) 디지털 네트워크로 가속화된 불평등, (2) 한국의 불평등, (3) 청년세대, (4) 사는 공간 이야기, (5) 성차별, (6) 젠더, (7) 장애, (8) 아픈 사람들, (9) 함께 사는 지구(환경)이다. 이번 북 큐레이팅 전시회에 올해 도서전 부스에 참가하지 못한 출판사의 책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8. 도서전을 찾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부스를 둘러보다가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자기 갈 길을 가느라 바쁜 사람들 속에 갇혀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 장애인은 반걸음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도서전 진행요원들이 장애인을 안내했으면 좋았을 텐데. 물론 그 상황을 지켜봤으면서도 못 본 척 지나간 나도 잘한 건 아니다.

 


9.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 도서전이 열린 해는 2013년이다. 그 당시에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디자인하우스출판사 직원 한 분을 직접 만났다. 올해 도서전에 디자인하우스 출판사는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인 열린책들’, ‘오월의봄’, ‘바다출판사 도서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2013년 도서전에 도서상품권으로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 책을 많이 사서 캐리어에 담고 했었지(아련). 그런데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모 출판사 부스는 도서상품권과 문화상품권으로 책을 사지 못하는 규정을 내걸었다. 왜 그러지? 다른 출판사 부스도 그런가?








10. 출판사 부스들을 쭉 둘러보면서 다섯 권의 책을 더 구매했다(구매 도서 총 7).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선릉역 쪽으로 갔다. 걸어가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다. 선릉역으로 향하는 마을버스 강남 7을 탔다. 선릉역 주변에 최인아 책방이 있다. 처음 그곳에 가봤는데 도심 속에 있는 비밀의 서재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문을 활짝 여는 순간, 천장에 닿을 만한 높이의 커다란 책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 시간 남짓 그곳의 큐레이팅 방식을 눈여겨보면서도 사고 싶은 책이 있는지 살펴봤다. 네 권의 책을 샀다(구매 도서 총 11).






 


11. 밥 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이자카야 나무를 발견했다. 낮술을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12. 정희쌤과 이도쌤이 맡긴 가방을 찾으러 코엑스로 들어가기 전에 별마당 도서관에 들렀다. 역시나 그곳은 사진 맛집이었다.

 


13.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코엑스 근처 투썸플레이스에 갔다. 매장에 사람이 많아서 휴대폰 충전기가 있는 자리에 앉지 못했다. 다행히 빈 자리를 발견했다. 내 옆에 앉은 노인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묵묵히 자기 공부에 매진하는 노인의 모습이 고고했다. 내 미래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14. 제이님이 준 보냉백 덕분에 11권의 책을 다 담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책 두세 권 더 사서 보냉백에 넣을 수 있겠는데.

 


15. 코엑스에서 서한용 님을 만났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알게 된 분이다. 그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볼 때마다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하다라는 걸 느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우린 만나자마자 책과 독서 모임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16. 우리는 일식집 부타이에서 저녁을 먹었다. 벌써 입구에 손님들이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마제소바 매운맛과 모리와세카츠를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음료는 진저 하이볼과 크랜베리 하이볼을 주문했다. 내가 마신 건 크랜베리 하이볼이다. 음식이 줄어드는 양이 느릴 정도로 우린 계속 대화를 나눴다. 이야기하면 할수록 나와 한용님의 공통 관심사가 하나둘씩 나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는데, 가게 영업이 종료되는 시간(830)이 다 돼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 이반 일리히 텍스트의 포도밭: 읽기에 관한 대담하고 근원적인 통찰(현암사, 2016)

 

* [절판] 에리카 배너 여우가 되어라: 마키아벨리가 전하는 강자와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17가지 삶의 원칙(책읽는수요일, 2018)




17. 우리의 대화는 내가 갔던 투썸플레이스에서 이어졌다내가 음료를 주문하고 있을 때 한용 님이 책탑 사진을 찍었다. 사실은 최인아 책방에서 산 책 중에 한용님 생일 선물이 포함되었다.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고른 게 이반 일리히의 텍스트의 포도밭이었다. 그런데 한용님은 그 책을 사서 읽었다고 했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해설서인 여우가 되어라 선물로 줬다. 알라딘에 절판된 책인데 다행히 한용님은 마음에 들어 했다. 우린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11시경에 헤어졌다.

 


18. 최인아 책방 건너편에 24시간 운영하는 클럽K 찜질방’이 있다. 그곳에 디저트 카페, 전시 공간, 고급 사우나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해서 엄청나게 기대하면서 갔다. 그런데 찜질방이 있는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경비원이 영업 종료(!)했다고 알려줬다. 이럴 수가. 결국 정릉역 주변의 모텔촌에 갔고, 무인 모텔에 체크인하는 데 성공했다. 특실인데 숙박비가‥…. 그래도 푹신한 침대에 푹 잘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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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06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국제도서전 가시려고 KTX에 1박 까지 하셨군요. 좋은 사람 좋은 책방 많은 맛집 가신거 같아 부럽습니다~!!
최인아 책방은 가보고 싶네요. 사진이 완전 혹합니다 ^^ 구매하신 책탑도 멋지네요~~!!!

mini74 2022-06-06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바쁘셨겠어요. 11권 무거우섰겠어요 ㅎㅎ 실물을 만져보고 책을 사 본지가 정말 오래된거 같아요. 사진들로 보는 것만으로도 넘 좋네요. ㅎㅎ 포켓몬마카롱도 눈에 들어옵니다 ~~

청아 2022-06-06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국제도서전에도 가시고 종일 즐겨우셨을거 같아요! 읽는동안 좋은 기분을
전달받았습니다 클럽K찜질방은
검색해보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곳으로 보입니다^^

Meta4 2022-06-06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던 일을 겨우 하게 되어서 나름 좋구나, 그렇게 받음.

stella.K 2022-06-06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한풀 꺾인 게 화악 느껴지는 페이퍼다.ㅎ
오랜만에 서울 올라와서 서울 구경하는 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근데 우리나라는 몇몇 군데를 빼놓고 어딜가나 비슷한 것 같아.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잘 먹고 잘 지내다 간 것 같아 내 마음도
웬지 흡족한 느낌이다. 마카롱도 앙증맞고. 받으신 분이 기뻐했겠다.
귀가는 잘 했겠지?^^

yamoo 2022-06-06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도서전시회 보려고 서울로 상경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ㅎㅎ

페넬로페 2022-06-06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 오신 이유가 국제도서전 관람이 목적이셨군요~~
역시 책쟁이는 다르네요.
마카롱 너무 예뻐요.
보닝백이 이 예쁜 마카롱을 그대로 잘 보존한 역할인줄 알았더니 책을 담기에 넘 좋았군요^^
언제나 책을 가까이에 두고 공부하고 계시는 미래의 cyrus할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한데요^^

서니데이 2022-06-06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 국제도서전 다녀가셨군요. 매년 더워지는 시기에 했던 것 같은데, 몇 년 가지 않았더니, 잘 모르겠네요.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마카롱은 보냉백에 넣어야 할 것 같은데, 보냉백에 책은 생각 못했어요.
이번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 드시고, 좋은 시간 되셨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파이버 2022-06-06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 국제도서전 다녀오셨군요. 부럽습니다. 최인아 책방은 예전에 저도 가보았는데 정말 좋았어요. 마카롱도 너무 귀엽고 하이볼도 너무 시원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그레이스 2022-06-06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뉴욕은 교열중 재밌게 봤어요
 








이번 달 최해성 책장의 큐레이팅 주제는 ‘이상한 책장의 앨리스. 31일 분홍색 책장에 앨리스와 관련된 책들을 비치해두었다. 동시에 앨리스 컬렉션으로 선정된 책들을 소개한 글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했다. 그렇지만 인스타그램에 긴 글을 쓸 수 없어서 책 한 권 한 권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래서 3월이 지나가기 전에 앨리스 마니아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고, 끝내 목표를 달성했다막상 써보니 3월의 독서를 결산하는 글 같군그나저나 다음 달 책장 주제는 뭐하지일단 글을 마무리 지은 다음에 생각해보자.


올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약칭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탄생 190주년이다. 대부분 사람은 루이스 캐럴을 동화 작가로 알고 있다. 앨리스가 어린 소녀를 위해 만들어진 동화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앨리스가 단순히 동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앨리스는 후대의 작가와 예술가, 심지어 철학자와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준 위대한 고전이다.

















* [품절] 스테파니 로벳 스토펠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만나다(시공사, 2001)

   




앨리스를 제대로 읽으려면 캐럴의 삶과 앨리스의 탄생 과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루이스 캐럴은 필명이다. 작가의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이다. 캐럴은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했는데, 그가 제일 친하게 지낸 아이가 바로 앨리스 리들(Alice Liddell)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수학을 전공한 캐럴은 수학 강사가 되었다. 캐럴은 대학 학장인 헨리 리들(Henry Liddell)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리들 세 자매와 친해졌다. 캐럴이 유독 아낀 앨리스는 세 자매 중 둘째다. 캐럴은 말을 더듬는 편이었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멋진 이야기꾼이 되었다.


캐럴은 앨리스 단 한 사람을 위한 선물을 공들여 만들었고, 그 선물이 앨리스. 하지만 이때 만들어진 앨리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제목과 달랐다. 첫 제목은 땅속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Under Ground)였다. 캐럴은 삽화도 직접 그렸다. 그러나 정식 출판을 위해 제목이 변경되었으며 캐럴의 그림 대신에 만평 전문 삽화가인 존 테니얼(John Tenniel)의 그림이 포함되었다. 캐럴은 본인의 그림에 만족하지 못했다. 지인의 소개로 존 테니얼을 만났다. 테니얼은 캐럴의 제안에 수락했으며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삽화를 제작했다. 앨리스가 성공하자 테니얼은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 약칭 거울 나라’) 삽화도 그렸다. 거울 나라삽화가 그려지는 과정에서 가발을 쓴 말벌(The Wasp in a Wig)’이라는 제목의 글이 삭제되었다. 테니얼은 말벌을 그리지 못해서 캐럴에게 이 글을 빼자고 제안했다. 결국 캐럴은 가발을 쓴 말벌을 삭제했고, 삭제된 이야기가 있는 원고의 행방이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4년에 원고가 발견되면서 거울 나라무삭제판이 출간되었다.
















* [절판] 마틴 가드너, 존 테니얼 그림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북폴리오, 2005)





앨리스거울 나라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알려졌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이 난해하다. 앨리스와 여러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 속에 말장난과 난센스가 가득해서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앨리스에 매료된 독자와 학자들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단어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주석을 만들고 있다. 이 주석의 양이 어마어마한데, 수학자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의 주석이 달린 앨리스거울 나라》(The Annotated Alice)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 마틴 가드너, 루이스 캐럴 The Annotated Alice: 150th Anniversary Deluxe Edition(W W Norton & Co Inc, 2015)





가드너의 주석이 있는 앨리스거울 나라에 삭제된 가발을 쓴 말벌도 수록되었다. 하지만 번역본은 절판되었다가끔 알라딘 중고도서 서점에 정가의 반값으로 매겨진 번역본이 심심찮게 나온다. 정말 앨리스 상급 마니아가 아닌 이상 이 책을 사지 마라절판된 번역본은 1999년에 나온 개정 2판이다. 2015년에 앨리스초판본 출간 150주년을 맞아 개정 3판이 나왔다. 여기에 새로운 주석이 추가되었으며 다른 삽화가들이 그린 그림들도 포함되었다잡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앨리스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는 주석 달린 앨리스를 선호하겠지만, 방대한 양의 주석을 하나하나 쫓아가면서 읽는 일이 상당히 버겁다나처럼 오역이나 오탈자 찾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석 달린 앨리스》를 여러 번 천천히 읽는 것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나는 고작 오역이 확실한 문장 한 개 찾았다.

















* 루이스 캐럴, 존 테니얼 그림, 정병선 옮김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의 놀라운 세상 모험(오월의봄, 2015)

 

* 구와바라 시게오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K커뮤니케이션즈, 2017)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쉽게 쓰인 앨리스해설서다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만나다도 내용이 충실한 앨리스해설서이지만, 알라딘에서는 품절도서로 나온다캐럴이 어린이를 너무 좋아해서 그를 소아성애자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독자에게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권하고 싶다존 테니얼의 그림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캐럴이 땅속 나라의 앨리스를 쓰면서 그렸던 그림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림과 사진으로 풀어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캐럴의 삽화 몇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앨리스 설탕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전 세계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을 찾아서(난다, 2021)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블랙 라벨 특별판)

살바도르 달리 그림 / 문예출판사 (20222)

※ 블랙 라벨 특별판은 YES24 한정 판매

 

* 토베 얀손 그림, 한낙원 · 한애경 옮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창비, 2015)

 

* 쿠사마 야요이 그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문학수첩, 2015)

 

* 리스베트 츠베르거 그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어린이작가정신, 2009)

 

* 앤서니 브라운 그림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살림어린이, 2009)

 




앨리스가 출간된 이후로 전 세계의 삽화가와 예술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앨리스를 새롭게 창조했다.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는 다양한 앨리스초판본 삽화를 시대별로 소개한 책이다. 이 책에 무민(Moomin)’ 시리즈로 유명한 토베 얀손(Tove Jansson)앨리스삽화 일부와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가 그린 삽화가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도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 리스베트 츠베르거(Lisbeth Zwerger)의 삽화를 만나 볼 수 있다.

















* [품절] 로버트 휴즈 마그리트 명작 400(마로니에북스, 2008)

 

 

요즘 내가 눈길이 가는 앨리스는 앤서니 브라운의 삽화가 있는 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앨리스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그림을 패러디한 삽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 쓰고 싶은 글은 앤서니 브라운의 앨리스삽화에 관한 주석이다. 마그리트는 앨리스를 주제로 한 그림을 몇 점 남기기도 했다. 이 그림들은 마그리트 명작 400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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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3-26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각같아서는 이 책들 모두 한번씩은 들여다보고 싶네요!
사이러스님 인스타그램도 하시는군요.ㅎㅎ
‘앨리스마니아‘다운 글입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cyrus 2022-04-03 17:08   좋아요 1 | URL
제 책장에 꽂힌 책 말고 루이스 캐럴과 앨리스에 관한 책이 몇 권 더 있어요. 나머지 책은 따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

프레이야 2022-03-26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일단 달리, 토베, 앤서니의 앨리스 그림책 모두 보고 싶네요. 무려 61가지나 있군요.
쿠사마 야요이까지. 이상한 책장의 앨리스! 멋집니다!

cyrus 2022-04-03 17:09   좋아요 1 | URL
이번 달에 어떤 책을 채워야 할지 고민입니다... ^^;;

mini74 2022-03-26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 저도 다 사고싶어요. ㅎㅎ 저는 모자장수가 제일 이상한 캐릭터라 생각했는데, 그 당시 모자를 비버털로 많이 만들었고 그걸 주로 수은을 이용해서 부드럽게 했기에, 모자장수들이 대부분 수은중독 상태라고 하는 글을 읽고 헉. 앨리스가 애들 책은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ㅎㅎ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들은 명화 패러디도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 좋지요 *^^*

cyrus 2022-04-03 17:11   좋아요 2 | URL
앨리스 이야기에 생각해 보면 잔혹한 진실과 의미가 숨겨져 있는 내용이 곳곳에 있어요. 저는 그런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
 



지난 주말에 작성한 니체의 우상의 황혼(박찬국 역)에 대한 비판적인 서평에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 그 내용은 정오표니체의 한계를 지적하는 데 열을 올리다 보니 정오표 쓴다는 걸 깜빡 잊어버렸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20년에 나온 1판 4쇄다. 






 빵과 서커스는 독재자들이 대중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 제공하는 음식과 오락을 가리킨다. 키르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마녀로, 자신의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물에 빠져 죽게 했다.

 

(역주 25, 18)



[1]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한 존재는 키르케가 아니라 세이렌(Siren)이다. 키르케는 마법에 능숙했으며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변하게 했다.







 쾨니히스베르크는 독일 북부의 도시로 칸트가 일생을 산 곳이다.[주2] 인간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고 현자가 이미 사는 세계는 아니지만, 약속된 세계였던 참된 세계는 칸트 철학에 와서는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존재하는지 인식될 수 없는 세계로서 한갓 희망 사항, 이념이 된다. [생략]

 

(역주 79, 51)



[2] 칸트가 살았던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erg)는 독일의 영토였다. 동프로이센의 수도였으나 독일이 제2차 세계 대전에 패전하면서 소련의 영토로 합병되었다. 현재 러시아 땅이 된 쾨니히스베르크의 명칭은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







 치통을 막기 위해 치아[3] 뽑아버리는 치과의사들을 우리는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다. (55)

 

 

[3] 치아를의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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