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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는 1519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동안 수많은 메모와 스케치들을 남겼다. 그가 종이에 기록된 내용들은 한 사람이 알기에 엄청난 양의 지식이다. 자연과학으로 분류하는 해부학, 동물학, 식물학에서부터 토목공학과 기계 등 그의 관심 영역이 광범위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다 빈치 자신의 왼손잡이임을 이용하여 거울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뒤집혀진 문자, 일명 '거울 문자'로 기록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남긴 노트들은 현재 6000여 장, 총 10권이 현존하고 있으며 각각 노트에 붙여진 이름명이 다르다. 다 빈치가 활동하던 중세나 르네상스 시대에는 종이들을 묶어 책으로 만든 필사본을 코덱스(Codex)라고 불렀는데 다 빈치가 남긴 코덱스들은 전 세계 박물관이나 도서관에서 보관되고 있다.  

 

1995년, MS 회장 빌 게이츠‘코덱스 레스터 (Codex Leicester)' 원본을 3500만 달러(한화 약 350억 원)에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구입하기도 하였다. 빌 게이츠 본인 스스로 가장 아끼는 보물 1호로 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노트라고 말할 정도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천재가 남긴 노트의 보존 가치가 높다. 
 

빌 게이츠가 사들인 코덱스 레스터에는 그 유명한 헬리콥터, 잠수함, 낙하산 등의 설계도가 그려져 있다. 그 당시 시대로서는 앞서가는 훌륭한 아이디어들이다. 하지만 다 빈치는 무수히 쏟아낸 아이디어들을 종이에만 기록할 뿐, 직접 설계를 하지 않았다. 왜 설계 하지 않은 것일까? 그 당시로서는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기계라서 그런 것일까? 물론 시대가 15세기이다보니 다 빈치 본인이 직접 만들기에는 약간은 실현이 불가능할 수가 있겠다. 하지만 다 빈치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다. 실제로 다 빈치는 노트에 그렸던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직접 만들어 그의 제자가 시범으로 비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날지 못해 땅으로 추락하여 비행을 시도한 제자는 큰 부상을 입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만약에 다 빈치의 비행기가 성공했더라면 라이트 형제보다 무려 500여 년 정도 앞선 최초의 비행자로 기록될 수 있었을 텐데.....    

 

사실 다 빈치는 자신이 만든 발명품 때문에 세상이 어지럽히지 않기를 바랬다. 당시 다 빈치에게 무한 총애를 주고 있던 밀라노 공작 스포르차 공은 다 빈치의 발명 노트를 보고 크게 감탄을 하였다. 그리고 이 발명품으로 자신의 힘을 확장하는데 이용할 마음까지 갖게 되었다. 다 빈치의 발명품을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발명 노트 하나 가지고 다 빈치와 스포르차 공은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다. 다 빈치는 스포르차 공의 계획이 영 탐탁치 않았다. 자신의 발명품이 전쟁터에서 사용하게 된다면 죄 없는 시민들이 잔인하게 살육당하는 것이 뻔하였으며 그는 이런 무서운 미래가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다 빈치의 노트의 발명품들은 지금까지도 코덱스 레스터 안에서 남게 되었다. 다 빈치가 실제로 발명품을 만들었다면 역사상 보기 드문 천재로 평가를 받는 동시에 르네상스 시대의 권력 구조도 달라졌을 것이다. 

 

   

 
 

 요네하라 마리's 코덱스 퍼블릭(Codex Public)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사후 500여 년 뒤. 일본의 어느 여성 에세이스트가 다 빈치의 코덱스와 비슷한 형식의 노트를 기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요네하라 마리의『발명마니아』이다.  

 

제출 마감이 임박한 상황 속에서 칼럼을 쓰고 있을 때,   

 

집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자신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면서 밥 달라고 보챌 때도, 

 

몸 속에 점점 퍼져나가는 암세포가 자신에게 참기 힘든 고통을 주고 있을 때에도

 

마리 여사는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바로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다 빈치처럼 거창한 발명품도 아니며 마리 여사의 수많은 아이디어 일부에는 도저히 현실 불가능하면서도 황당한 것들도 있다. 그의 그림들을 보게 되면 예전 어렸을 때 에디슨처럼 발명왕이 꿈꾸면서 생각나는 대로 그린 그림이 떠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 역시 다빈치처럼 자신이 기록한 발명품들을 실제로 만들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코덱스는 다 빈치의 코덱스보다 퍼블릭(Public)하다. 그녀의 발명품은 단순히 자신만의 생각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생각해본 고민과 문제들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만든 것이다. 읽다 보면 '아! 나도 살면서 이런 불편을 겪었는데.....' 라고 공감을 일으킨다.   

 

교통 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울트라 초 변신 만능(?) 자동차,  더운 날, 길거리에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에어컨, 코골이를 막는 방법, 남성들 소변기에서 오줌 눌 때 안 튀는 방법, 누워서 책 읽는 방법 등등..... 살면서 겪게 되는 불편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다 빈치의 코덱스가 암호 같은 거울 문자로 이루어져서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없지만, 마리 여사의 코덱스 퍼블릭에는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자신의 발명 아이디어에 대해서 일말의 자랑과 과시를 찾을 수 없다. 자신이 직접 세부적인 도안을 곁들인 발명품 그림들을 손수 그렸는데 항상 그림 서명에는 본명이 아닌 '아라이 야요' 라고 표기하고 있다.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마리 여사의 그림 실력을 볼 수 있으면서도 또 다른 인물을 탄생시킴으로써 숨어 있던 제2의 능력에 대해 겸손한 그녀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그녀 특유의 문체로 아이디어의 탄생 과정을 위트 있게 설명하고 있어고, 그림에서도 그녀의 유머가 묻어나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자연주의자 마리 여사   

 

 

그녀의 발명품은 단순히 인간에게 유익한 발명품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는 핏줄이나 다름없는 자식이며서도 분신인 반려동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도 소개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방법, 집 안에서 바쁘게 일하면서도 모든 반려동물들을 쓰다듬을 수 있는 기계를 제안하기도 하며 그의 그림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반려동물 사랑을 넘어서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인간 중심주의에 빠진 독자들을 일깨워주는 글들도 있으며 대부분 그의 발명품들은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밤하늘의 큰곰자리를 향해 죽은 노라(犬)의 이름을 붙여 '노라자리'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볼 때는 마음 한 구석에 찡한 느낌이 들었다. 인간과 동물 간의 보이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생전에 마리 여사가 염려했던 천국과 지옥에서의 인구 과밀 현상만 안 일어난다면 지금쯤 천국에서 노라와 함께 놀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발명여왕 최후의 발명, 『발명마니아』 

 
이 책의 제일 마지막 글에는 발명왕 에디슨이 밝히는 최후의 발명을 언급하는 일화가 있다.  

(꼭 읽어보시길.....)

어쩌면 마리 여사의 최후의 발명을 꼽으라면 바로 이 책, 『발명마니아』라고 말하고 싶다.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이 그녀가 죽고 난 뒤인 일본에서 2007년에 출간된 걸로 알고 있다. 그녀는 2006년에 난소암으로 사랑하는 노라가 있는 곳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요네하라 마리라는 이름을 모르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 제목만 보고 발명에 대한 과학도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막상 읽어보면 엉뚱하기만한 발명품에 대한 글만 늘어놓고 있으니 황당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최후의 발명품인『발명마니아』는 독자들에게 휴머니즘적 유머를 제공하고 있다.  

  

마리 여사의 글을 사랑하는 마니아 독자들 뿐만 아니라,  

세상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따분함을 느끼고 있는 독자들,   

불치병에 맞서서 투병 중인 독자들,

짧으면서도 재미있는 그림과 글을 원하는 독자들 그리고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반려동물들을 먼저 보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 좋다. 우울한 사람에서부터 웃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까지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자신이 웃고 있는 얼굴을 확인할 수 있으니깐.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900222 

 

마리 여사의 글을 처음 접했던 책이 <대단한 책>이라는 서평 모음집이었다. 마리 여사를 처음 만난 책치고는 그 책에는 암 투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마리 여사를 볼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런 어두운 면을 찾아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책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간혹 암 투병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는 하지만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그림을 그려넣은 마리 여사의 밝고 활기찬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보기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사람들, 동물들에게 유쾌상쾌한 웃음을 전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잠시나마 투병의 고통을 잊게 해준 웃음 안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도 전 세계 사람들은 인류가 살아가는데 이익이 된 발명품을 만들어 낸 토머스 에디슨에게 '발명왕'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붙여주면서 그의 공로를 기리고 있다.  

 

지구의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와 유쾌한 유머가 버무린 아이디어들을 남긴 요네하라 마리 여사에게 이제부터 단순히 발명만 즐길 줄 아는 발명마니아가 아닌 지구상 유일의 '발명 여왕' 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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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2 0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유전학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에 대한 반론
마이클 샌델 지음, 강명신 옮김 / 동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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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키가 작아서 슬픈 남성들이여 
 

작년 말에 ‘루저(Loser)’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다. TV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느 여대생이 키가 180cm 이하 의 남자와는 사귀기 싫으며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을 한 것이다. 이 방송 전파가 되고난 후 관련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졸지에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당한 것부터 시작해서 ‘루저녀’라는 좋지 않은 별칭이 붙여진 발언 여대생은 한동안 곤혹을 치러야 했고, 비난의 여파는 방송 프로그램까지 미칠 정도로 컸다. 남자 시청자들은 해당 관련 방송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신청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고, 결국 방송 프로그램은 폐지되기까지 이르렀다. 그 후에도 ‘루저’는 지금까지도 각종 포털 사이트는 물론이고 방송에서까지 패러디하여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는 유행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키 180 이하 남성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루저 논란이 좀 잠잠하나 싶더니 한 달 전에도 또 한 번 ‘루저’ 논란이 불거졌다. 한 결혼정보회사 2곳이 남성 고객의 키인 158cm가 너무 작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사이트 가입을 거부시킨 것이다. 관련 해당 업체들은 키 작은 남성을 원하는 여성 회원이 적어 주선이 어렵다는 이유로 165㎝ 이상으로 회원가입기준을 정해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키가 작다는 이유로 결혼정보회사가 회원 가입을 거부한 것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 해당 업체에 관행을 개선하도록 권고 조치를 내렸다. 또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신체적 조건으로 서비스 이용을 배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차별행위에 해당 한다”고 말했다. 

 
  

우생학의 그늘에 갇혀버린 현대 의학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습과 능력에 대해서 남들과 비교를 하여 더 우월해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 하나라도 생기게 되면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신체적 콤플렉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성형 의술의 힘을 빌려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란 만족을 모르는 불가사의라는 팔만대장경 속의 격언대로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형 치료를 여러 번 받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외모를 갖출 때까지 얼굴에는 들이대는 메스 질은 수십 번 해야지 직성이 풀린다. 결국, 무리한 성형 의술로 인해서 이전의 용모는 온데간데없고 몰골이 흉해지게 된다. 얼굴에는 온전한 살덩어리는 찾을 수 없고 끔찍한 흉터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신체적 외모뿐만 아니라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의학의 힘을 빌린다.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이 세 사람은 미국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홈런왕이면서도 금지약물 복용이라는 사실이 밝혀져서 ‘약물 슬러거’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새미 소사는 2006년 시즌에 600홈런이라고 대기록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 복용 사실로 인해서 야구팬들은 그를 외면했다. 그는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듬해에 자신의 소속팀인 시카고 컵스로부터 퇴출당하기도 한다. 소사의 쓸쓸한 말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새미 소사가 역대 시카고 컵스 팀에서 배출한 최고의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컵스 구단은 소사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을 시켜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뛰어난 활약을 한 은퇴선수에게 소속 팀에 활동할 때의 등번호가 영구결번으로 지정이 되면 영광스런 훈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새미 소사는 영구결번의 명예를 받을만큼 충분한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복용이라는 야구 인생의 오점 때문에 은퇴해서도 그리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얄궂게도 2007년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의 배리 본즈가 통산 756호 홈런이라는 기록을 남겼으나 일명 ‘BALCO 스캔들’이라고 부르는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으로 인해서 대기록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고 말았다.    

 

 


프랜시스 골턴(1822~1911)
 


아돌프 히틀러(1889~1945)
 

의학 기술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주된 목적은 상실되고 외모와 능력이 뛰어난 우월한 인간 완성의 손쉬운 도구로 전락되었다. 힘이 넘치는 헤라클레스와 영원한 미의 상징 비너스를 되기 위한 인간의 끝없는 집착이 의학 기술의 이용 목적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그러나 어두운 욕망의 집착에는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우생학의 그늘이 있다. 우생학은 유전 법칙을 기반으로 인간 종족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손자인 프랜시스 골턴이 창시한 우생학은 우월한 유전인자를 가진 인간을 육성하고 열등한 유전인자의 인간은 의도적으로 억제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으며 독일의 히틀러가 시행한 극단적인 유태인 학살은 우생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후로 우생학은 인류의 살육과 인권 침해 우려로 인해서 폐기되었지만 아직도 우생학의 흔적은 남아 있다. 유전학적 질병에 걸린 환자를 강제로 피임시키는 우생법안은 부분적으로 세계 곳곳에 남아 있으며 유전인자의 개선에 중점을 둔 기존의 우생학을 뛰어넘어 환경과 교육의 개선으로 인류를 개량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인 우생학인 우경학으로 발전되었다.  
 

  

 

제2의 김연아, 박지성 만들기 : 노력이냐? 재능이냐?  

 

우생학에 사로잡힌 인간의 욕망은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자 앞에서 자신의 부족한 한계를 실감한다. 마이클 샌델은『생명의 윤리를 말하다』라는 책을 통해 우생학에 사로잡힌 인간의 심리를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우월한 능력의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내부적 요소인 재능보다는 외부적이며 인위적인 요소의 노력을 중요시하는 대중의 무지함을 지적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 최고의 기록을 남긴 김연아 선수나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축구선수 박지성을 보면서 대중들은 끊임없는 노력만이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그들이 지금까지 유명 선수로 발돋움하기 전의 활동들을 언급하여 그들의 노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노력이 만든 실력을 강조하고 있다. 김연아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난 뒤에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려는 여자 어린이들이 증가한 점과 박지성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진출한 뒤에 유소년 축구 교실의 학생 수가 늘어난 것을 보면 오직 노력을 통해서 제2의 김연아, 박지성을 꿈꾸는 어린이들, 그리고 그 뒤에는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또 마이클 샌델은 부모들이 노력을 최우선시하는 세상의 틀로 자녀들을 구속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심지어 자녀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생명 공학적으로 조작하는 사례를 언급하기도 한다. 부모가 완벽한 자녀 만들기에 집착, 과잉 교육을 하게 되면 자녀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방해만 될 뿐이라고 말한다. 생명 공학까지 언급하면서까지 부모의 과잉된 자녀 교육을 비판하는 저자의 의견이 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자녀의 재능과 적성을 모르는 채 오직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제적으로 교육시키는 우리나라의 극성적인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 마이클 센델의 지적이 단순히 과장된 것만은 아니다.

 

 

유전공학과 프로메테우스 
 

마이클 샌델은 유전복제 기술이 윤리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들이 옹호하는 이유도 우생학의 흔적이 남긴 산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배아줄기세포가 단순한 세포 덩어리냐 아니면 인간의 일부로 규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배아 복제 기술이 단순히 우월성을 위한 목적의 맞춤형 인간 만들기에는 반대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우월성에 사로잡혀 유전 공학에 의존하다보면 사회 집단 내에서 유지되고 있는 평등과 공정성이 무너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생명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정의하고 겸손이 깃든 인간적 연대감이 형성되는 인간적인 윤리관을 제안하고 있다. 찬반론자 사이에서 인간 복제 문제에 관한 공방은 치열하지만 유전 공학이 단지 인간에게 이로운 점도 있기에 일부 국가에서는 유전 복제를 허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저자의 바림직한 소망은 추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유전 공학에 종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센댈의 제안을 한 쪽 귀로 흘러 보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윤리적 가치관이 확립된 상태에서 좀 더 인간에게 이로운 점을 줄 수 있는 의학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흙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빚어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에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름 그대로 신들의 소유물이었던 불의 유용함을 알고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주다가 제우스가 내린 죄로 독수리들에 간이 뜯기는 벌을 받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의 행동이 자신에게는 불리함을 알면서도 자신이 완성시킨 인간들을 위해 무모하게 불을 훔쳐냈다. 인간은 프로메테우스의 고마움을 모른 채 지구의 주인인 마냥 살고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프로메테우스의 능력까지 훔쳐내고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소유물인 불을 훔치려고 했듯이 말이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죄로 벌을 받았듯이 인간 복제 중심의 유전공학으로 인해서 인간이 해로움을 입지 말라는 법이 없다.시대가 가면 갈수록 유전공학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프로메테우스의 이름처럼 인간 배아복제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과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해로움를 바라볼줄 아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할 때이다. 
 

 

 

 

* 관련기사 인용 출처   

 

[키작은 ‘루저’ 결혼정보회사 가입거부는 차별] 경향신문 2010년 9월 15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9151112541&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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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의인들 - 역사의 땅 사상의 고향을 가다 한길인문학문고 생각하는 사람 2
박석무 지음, 황헌만 사진 / 한길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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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무총리는 언제. . .?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공식 사퇴를 밝힌 지 한 달 만에 9월 16일에 김황식 감사원장이 새 국무총리 후보에 내정되었다. 이번 주부터 추석 연휴로 인해서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는 다음 주인 28~29일로 확정되었다. 김황식 총리 후보자가 내정되기 전까지 여러 명의 총리 후보자들이 거론되었지만 줄줄이 낙마한 이후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는 공식 사퇴 입장을 언급하기 전부터 이미 여당의 6.2 지방선거 패배, 국회에서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운운하며 스스로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전부터 정 총리의 사의 결정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은 정 총리의 사퇴서를 수리하였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정치 실무 감각이 뛰어나며 ‘세대교체’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차기 총리 후보를 내정할 것임을 시사하였다. 그 후로 후보 물색 작업 끝에 김태호 후보와 장관 후보 2명 등이 거론되었으나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국정 이미지에 손상만 입었다. 청문회를 통해서 총리 후보 내정자들의 과거에 있었던 부정적 의혹들이 불거진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이념으로 내세운 '공정한 사회'에 부합하지 못한 채 유력한 후임 총리로 떠올랐던 김태호 후보는 스스로 중도포기하고 말았다. 후임 총리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로서는 ‘공정한 사회’에 적합한 총리를 찾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총리 인선의 기간이 가면 갈수록 길어졌다. 그리고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외교통상부 특채 의혹까지 드러나게 되어서 정부에 대한 국내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게 되자, 여러 명의 정치인들이 총리직 제의를 고사하기에 이른다. 정부의 오랜 고심 끝에 김황식 감사원장이 총리 후보자로 결정되었다.

짧으면서도 기나긴 총리 인선 기간 동안 민심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거 같다. 정부는 여러 명의 총리 후보 카드를 자신 있게 내밀었건만 인사청문회의 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한 사회’ 실현에 부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황식 감사원장 역시 과거에 부동시(不同視)로 인한 병역 면제가 대두되면서 야당이 총리 임명의 동의 여부와 국민들의 냉담한 민심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 추석 연휴가 지나고 지켜봐야할 일이다. 총리 인선에 관한 논쟁이 길면 길수록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커질 우려가 있다. 
 

  

한국인이라면 기억해야 할 조선의 의인들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거느리고 관할하는 아주 중요한 직책이다. 조선 시대의 국무총리와 유사한 직책을 꼽으라면 영의정(領議政)이 있다. 역대 조선 왕조의 영의정 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명한 위인들이 거쳐 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황희, 한명회, 신숙주, 유성룡, 이항복 & 이덕형(舊 오성과 한음) 등이 있다. 이들 중에 유성룡, 이항복, 이덕형은 박석무 교수가 펴낸 『조선의 의인들: 역사의 땅 사상의 고향을 가다』에 소개되어 있다. 조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24명의 의인(義人)들에 대한 기록물이다. 늘그막 생활을 하면서도 학문 수양을 게을리지 않았던 퇴계 이황부터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긴 현실에 대한 울분을 자결로써 생을 마감한 매천 황현까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인물들이다. 
  

 


서애의 소프트 파워, 영재의 하드 파워

22명의 학자들 중에서 정부가 원했던 실무 처리 능력이 뛰어난 국무총리의 모습과 비슷했던 인물은 서애 유성룡(1542~1607)이 있다. 벼슬 생활하는 동안 쌓은 국정 운영의 경험을 통해서 국난들을 처리해나갔다. 특히, 서애가 51세였을 때 발발한 임진왜란 기간 동안 그의 뛰어난 국정 운영 능력이 빛을 발휘하였다. 특히, 서애는 화합의 달인이었다. 그가 주장한 인재 발굴의 10대 원칙에서는 신분이나 가문과 같은 조선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조건들을 따지지 않았다. 오직 학식이 있고, 임무 수행 능력이 뛰어난 호기 있는 인재를 등용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천한 신분 상태이거나 아직까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인재들을 발굴하여 등용하는데 노력하였다. 서애의 안목에서 고른 옥석의 인재는 권율과 이순신 등이 있다. 서애의 탁월한 안목이 이 두 사람을 천거하게 함으로써 전란에 휩싸였던 조선을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애는 뛰어난 학식과 국정 운영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도 옥의 티가 있었다.   

 

 

   서애는 재주나 식견이 높아 임금께 올려 바치는 건의를 잘했다. 더욱이 경연에서  

  아뢰는 내용은 모두가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때로는 일관된 마음으로  

  봉직하지 못하고 이롭고 해로운 점만 따지려는 부분이 있어 식자 들이 단점으로  

  여기기도 했다.

   - 박석무 『조선의 의인들』‘유성룡 편’ p 124, 서애에 관한 율곡 이이의 평 -

율곡 이이는 조선의 ‘미스터 쓴소리’가 못마땅했는가 보다. 서애 본인 입장에서는 간언(諫言)했을 뿐인데 그와 당시 활동했던 학자와 관리들에게 서애의 따끔한 지적이 무서웠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단점으로는 성격이 너무 온화한 나머지 굳센 성품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컸었기에 서애가 활동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도 조선의 위대한 학자로 명망이 높다.    

 

 반면에 유성룡이 성품이 온화한 스마트 파워(Soft Power)형 정치인이었다면, 영재 이건창(1852∼1898)은 서애보다 뜨거운 애국심이 가득 찬 호기 있는 하드 파워(Hard Power)형 정치인이었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부터 관직에 나아가지 않은 재야의 학자였지만, 한창 그의 이름이 조정에 알려졌을 때에는 암행어사로 활약했다. 영재는 자신보다 높은 벼슬자리에 오른 탐관오리일지라도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따져 판결을 냈다. 그의 날카로운 암행어사 실행 능력과 명성은 당시 고종황제의 귀에도 알려져 있었다. 고종황제가 지방의 관리들을 임명하면서 그들에게 ‘만약 잘못한다는 소리가 들리면 바로 이건창을 암행어사로 파견하겠다.’라고 당부했을 정도이다. (『조선의 의인들』‘이건창 편’ p 472) 그의 냉철한 비판 능력은 서양 열강과 일본의 조선 개입에 대해 조정을 향해 강력한 비판을 할 수 있었다. 영재의 지나친 쓴 소리는 고종황제에게 눈 밖에 나서 2년의 유배생활을 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는 소론이면서도 반대파였던 노론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실학자들과도 교류를 하였다. 조선의 당쟁관계사를 기록한 <당의통략>(黨議通略)은 어느 당론에도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공정하게 서술되어 있어, 당쟁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원하는 국무총리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국무총리가 서애 유성룡의 소프트 파워와 영재 이건창의 하드 파워가 조합되어 있는 정치를 펼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국민들이 바라는 훌륭한 국무총리를 임명하기 위해서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 국무총리라는 직함 자체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당의 이익 실현에 급급해 국무총리 자리 하나 가지고 여당과 야당이 논쟁을 질질 끌고 나가면 곤란하다. 국무총리 자리 하나 때문에 시끌벅적한 나라 분위기를 이어가서는 안된다. 혼란의 정세 속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통솔자답게 서애처럼 화합과 조정의 리더십이 발휘해야할 때이다. 정부는 자신들이 천명했던 ‘공정한 사회’라는 모토에 끼워 맞출 수 있는 총리 후보자보다는 ‘공정한 사회’를 원하고 있는 국민들의 민심에 맞출 수 있는 총리 후보자를 선택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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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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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는 자아 성찰의 기록 
 

모든 내용의 한 구절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정독(情讀)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비록 양은 많지 않았지만 가볍게 읽혀지는 내용도 아니었고 문장 하나하나는 

그냥 스치기에는 아까운  주옥같은 명언들이었다. 황제인 아우렐리우스가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기록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전쟁 중임에도 그는 자계(自戒)의 말을  

꾸준히 기록하였다. 그는 인간을 지키고 인도하는 것은 오직 철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우렐리우스가 말하는 철학은 스토아 철학을 가리킨다. 스토아 철학에서 주장하는  

삶의 기술은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이다.『명상록』을 이루고 있는 내용에는 스토아 철학의  

사상이 물씬 풍긴다.  

 

  네 몫으로 주어진 사물들에 적응하고, 운명이 정해준 사람들을 사랑하되  

  진심으로 사랑하라   

                                                -『명상록』천병희 역, 제6권 p 101-


 밑줄 그을 수 없어서 미안하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라서 중요한 구절을 마음대로 좍좍 밑줄 그을 수 없었다. 

『명상록』은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씩 읽고 나면 인상 깊었다거나 중요한  

구절들을 일일이 손으로 베껴 썼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그냥 눈으로 한 번 읽고  

반납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나는 도서관에서 정말 좋은 내용으로 구성된 책을 만나면  

두 번 정도 읽는 편이다. 하지만 또 언제 재회할지 모르는 일이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만 시간은 급류라는 표현처럼 무엇이든지 금방 휩쓸려간다. 

(『명상록』천병희 역, 제4권 p 66)  12권 전체 내용을 한 번 통독하고 나면 구절들을  

기록하기 위해 또 한 번 읽어야 했다. 가끔 번거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반복적으로  

읽으니깐 처음에 읽었을 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숨겨진 문장들을 재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가면 갈수록 기록 작업량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었다. 야간 아르바이트가 

남긴  피곤함을 억누르고 얼마 남지 않은 자격증 공부의 중요성을 제쳐두면서까지 5일  

동안 『명상록』기록에 매달렸다. 지금도 생각하면 미련했던 5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통독을 통해서 제대로 내 자신에 대해서 명상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나름 긍정적인 생각을 포장한다. 그리고 아우렐리우스는 전쟁 중에도 시간이 

나면 틈틈이 기록을 하였는데 나라도 못할쏘냐.  사족일지도 모르겠지만 『명상록』의  

구절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빌려서 읽는 것보다는 구입하는 것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만큼 소장 가치도 있으며 여러 번 읽어도 좋은 책이다. 

   

 너무나 겸손한 안니우스 씨   

아우렐리우스의 생애를 살펴보면 요즘 시대의 엄친아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할아버지는 

집정관을 세 번이나 지낸 사람이다. 집정관은 로마 공화정 최고 관직이다. 그리고 그의  

인척은 왕족이었다. 아우렐리우스가 황제가 되지 전에 원래 정식 이름은 마르쿠스  

안니우스 베루스(할아버지에게 입양되어 개명된 이름)이다. 그는 친가 쪽 할아버지에게  

입양되어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아우렐리우스와의 핏줄이 연결되어 있으며 당시  

황제였던 하드리아누스의 총애를 받았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그런 젊은 아우렐리우스 

에게 ‘안니우스 베리시무스(Annius Verissimus, 진리를 좋아하는 안니우스)’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런 별칭과 소년 시절을 통해서『명상록』에서 표현하고 있는 삶의  

진리들은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공부의 결과가 세월이 흘러 와인처럼 숙성된 것이다.  

라틴 어 Verissimus의 뜻에는 ‘진리를 좋아하는’ 뜻 이외에도 ‘진실한’, ‘진지한’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명상록』천병희 역, 옮긴이 서문 p 5~6) 천성인 진실하고 진지한 

성격 덕분에 문학사적으로 가치가 놓은 자기 성찰의 기록을 남겼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1권에서는 가족들, 소년 시절의 스승부터 자신과 친분이 있었던 철학자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이들 덕분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황제가  

되었다고 말한다. 또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이 좋든 나쁘든 아우렐리우스는 항상  

신에게 감사했다.  

 

우리나라 서적과 다르게 외국 서적의 머리말이나 서문을 살펴보면 항상 감사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글로 마무리된다. 그 내용 기록에 할해하는데에 기본으로  

1장 이상이다. 저자의 가족들의 이름과 저술에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까지 보는 독자들이 

지나치게 생각할 정도로  열거한다. 그리고 저자가 크리스트 교이면 하느님에 대한  

감사도 빠지지 않는다. 목차로 들어가기 전 여백에는 저자가 존경했던 사람이나 친한  

가족의 이름을 넣어 자신이 쓴 책을 그에게 바친다는 식으로 짤막한 헌정사를 남긴다.  

외국 서적에는 그런 공통적인 서술이 보이는데 그런 서술 방식을 맨 처음 시작한 사람이  

아마도 아우렐리우스일 것이다. 그래서 1권을 읽게 되면 서론을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진실한 사람 아니랄까봐 그와 만났던 인물과 신에 대한 감사를 세부적으로  

기록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아우렐리우스가 철학을 공부하게 된 것과 왕이 된 것 등  

자신이 이룩한 성과와 부족함 없는 삶을 누리는 것 모두가 신의 덕분이라고 언급한  

문장이다. 한편으로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1권에는 자신이  

잘났으며 위대하다는 로마 황제다운  기질이 보이지 않는다. 아우렐리우스는 안니우스  

베리시무스인 것뿐만 아니라  안니우스 베르쿤디시무스 (Annius Verecundissimus, 

'겸손한‘이라는 뜻을  가진 Verecundus의 최상급)였다. 즉, 겸손한 안니우스였던  

것이다.  

 

 

 멍청한 건지 아니면 순진한 건지 
 

그런데 1권에서 그의 가족을 언급하는 내용 중에는 너무 겸손한 안니우스 씨가 멍청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진지하고 착한 것인지 알 수 없는 흥미로운 구절이 등장한다.

  내 아내가 그토록 고분고분하고 곰살궂고 검소한 것도, 내 자식들을 위하여  
  유능한 스승들을 구한 것도 신들 덕분이다. 

                                                                -『명상록』천병희 역, 제1권 p 30 - 
 
아우렐리우스의 아내는 그다지 좋은 아내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의 아내도  
아우렐리우스처럼 왕족 출신이지만 아우렐리우스와의 반대로 정숙하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아내와 아우렐리우스 휘하의 장군과의 염문설이 떠돌았음에도  
불구하고『명상록』에는 그녀와 관련된 좋지 않은 언급과 그녀에 대한 악평은 한 줄도  
보이지 않는다. 고대 로마에도 자신의 아내의 행동을 눈감아주는 처용과 같은 대인배가  
있었다니..... 상상하건데 아우렐리우스의 아내는 소크라테스의 마누라 크산티페  

버금가는 악처(惡妻)였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크산티페의 바가지 긁기 덕분에 자신의  

철학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아우렐리우스의 부인도 너무나도 착해빠진 남편에게 바가지를
분명히 긁었을 테다. 하지만 정숙하지 못한 악처를 둔 덕분에『명상록』이라는 훌륭한  
스토아 철학 작품이 탄생되었기에 아우렐리우스 입장에서는 이런 아내를 만나게 해준  
신이 고맙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공평했다. 신은 아우렐리우스에게 엄친아의 능력을 부여해줬지만 아들에게는 
그런 혜택을 주지 않았다. 아우렐리우스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이어받을 아들 3형제가  
있었다. 하지만 장남과 막내는 요절하고 그나마 남은 둘째는 아우렐리우스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지만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암살당하고 만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철인(哲人) 정치인

그는『명상록』, 이 단 한 작품으로 인해서 ‘철인(哲人) 통치자’로 지금까지도 알려지게 

되었다. 비록 그가 남긴 글은 황제로서의 정치적 활동에 별 도움은 주지 않았지만  

‘아우렐리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의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  

터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조선의 왕들은 유교 경전을 통해서 학문 수양을 꾸준히 하였다. 그들의 일과에는
경전 읽기와 학자들 간의 대화는 빠지지 않았다. 왕들에게 공부란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기 위한 왕도정치의 실현 목적이라는 동시에 왕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수양할 수  

있는 정신적 훈련이었다. 우리나라 조선의 왕들뿐만 아니라 좋은 정치를 베풀었던  

외국의 유명 정치가나 황제들의 일생을 살펴보면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2세는 국민의 행복 증진을 우선한 계몽전체 정치를 펼침으로써  

프로이센의 영광을 확고히 다졌다. 독서라는 습관을 가지지 않았다거나 볼테르라는  

걸출한 사상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오늘날의 독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훌륭한 위인으로 칭송받는 조지 워싱턴이나 링컨,  

그리고 영국의 윈스턴 처칠 경과 같은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갑자기 독서로 빠져버리게 되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 갖추기의 중요성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단순히 지적 사고를 형성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 것이며 하나의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살아가는데 인문학 공부는 필요하다. 

가끔 미디어에서는 정치인들이 읽고 있다거나 그들이 추천한 책이 소개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이 읽고 추천한 책은 읽어야 할 훌륭한 책들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도서  

목록을 살펴보면 인문학 관련 책을 찾기란 드문 일이다. 어쩌면 인문학이 정치 활동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인에게는 자기 수양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올바르고 곧은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자기 수양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된다면 아무 생각 없이 성적 발언이나 막말을 해대는 수준 이하의 정치인이 나오기  

마련이다. 가끔 정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책과 관련된 언급을 하게 되면 유심히  

지켜본다. 그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었는지, 그리고 인문학 책 한 권이라고 읽었는지  

확인한다. 지금까지  내가 각종 미디어에서 본 정치인들 중에서는 인문학 책을 읽었다거나 

추천한 사람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인문학 책 한 권이라도 읽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인문학의 인기가 낮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인문학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정치인이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자신의 조국인 슬로베니아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정치인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과연 ‘철인(哲人) 정치인’이 등장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앞으로  

두고 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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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정원
다치바나 다카시.사토 마사루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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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교양 수준

작년에 어느 구인구직 사이트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했다. 그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양의 수준에 관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는 60% 이상인 어느  

정도의 교양을 갖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교양을 쌓는 방법에는 독서가 제일  

많이 꼽혔다. 언뜻 보기에는 설문조사에 관한 이 기사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예전보다  

어느 정도 교양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교양을 쌓기 위해서 독서를 하는 모습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의 문장과 인용 기사를 잘 읽어보면  

썩 좋은 현상이라고 단정을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설문조사는 동일한 질문을 각 방면의  

사람들에게 제시하여 그 회답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교양  

수준을 수량적으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조사 참여 학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양이 어느 수준인지 확실히 모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대학생들이  

한 달에 읽는 책의 권수는 평균적으로 살펴보면 고작 3.5권이란다. 한 달에 3권씩 읽는다는 

가정 하에 계산하면 1년에 36권을 읽는다. 실제로 1년에 36권 읽는 것도 꽤 읽는 것이다.  

지금 대학생들에게는 취업이 혈안이 되어있는 만큼 교양을 쌓기 위해서 그 정도의
책을 읽는 것은 좋은 모습이다. 1년에 3권 이상 읽지 않는 우리나라 사회인들과 비교하면
36권 읽는 대학생들이 낫다. 하지만 여기서 감히 태클을 걸자면 정말 교양을 쌓는데  

그 수준에 걸맞은 책을 확실히 읽었느냐가 문제다. 특히나 대학 도서관 대출 도서  

Top 10 전체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서 장르가 무협소설이나 에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독서 실태가 정말로 개선되어 있는지 불분명하다.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를 한답시고 자기계발이나 실용 위주의 도서를 읽는다면 문제가 있다. 대학생들이  

‘교양’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독서를 하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고전은 독서의 독(毒)인가? 
 

예전에 서울대에서는 대학생들이 고전을 읽기 위한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고전을 위주로 서울대 권장 도서 목록을 만들었다. 목록을 토대로 수업 시간에 활용하여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권장도서 활용 방안도 만들기도 하였다. 서울대가  

추진한 독서 프로젝트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안 봐도 비디오다.  

수업을 통해서 고전 읽기가 어느 정도 학점 관리와 연결되어 있다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오히려 고전을 꺼리게 만드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  학점을 위해서라면 울면서 겨자를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고전을 읽는 셈이다. 결국에는 고전의 참된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면 학생들의  

교양 형성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생각하는 고전은  

그냥 고리타분한 옛날 책일 뿐이다. 학생들은 취업과 돈 버는 것에 도움도 안 되는데  

왜 학교에서는 고전 타령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는 고전은 삶의 이익이 없으며 오히려 읽으면 독(毒)이 되는 분야라고  

인식한다. 교양 형성의 기본이 고전인데 이를 기피하면 분명 심각한 현상이다. 

 

 교양 형성을 위해서는 고전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지(知)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교양 형성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고전을 읽을 필요가 없다, 최신 잡지나 학술서를 읽으면 된다.” (『지의 정원』 

p 108) 다치바나는 인문학에서부터 과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교양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전을 읽을 필요가 없다니? 하지만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 법이다. 

다치바나는 교양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고전을 읽게 되면 정작 현대 사회에서 새로이 생성되는 최신 지식의  

섭렵에 유리되는 것을 염려한 말이다. 그리고 다치바나의 말을 더 깊이 파고들면  

현대에 걸맞은 고전을 읽으라는 숨겨진 뜻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추천 도서  

목록을 살펴보면 ‘현대의 고전’이라고 부르는 도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독서 실태를 생각하면 다치바나의 말 한 마디가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기도 하면서도 괜히 시샘이 나기도 한다. 일본의 독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독서 문화가 더 발달되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의 말은 고전을 읽는 일본 독서 문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나라 대학생부터  

사회인들은 전문적인 학술서나 관련 학술 잡지를 읽지 않는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중적인 인문학과 사회과학 도서가 인기를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정작 어느 정도
수준을 요하는 학술적인 도서는 출판하는 것마저 꺼리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출판  

시장의 현실이다. 다치바나는 과학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식인이기에 그가 말한  

‘최신 잡지’와 ‘학술서’에는 과학 관련 도서들도 포함하고 있다. 과학(이과 계열)도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인문학과 순수 문학(문과 계열) 도서를 지나치게 읽게 되면 균형 잡힌  

교양을 형성하기가 어려워진다. 영국의 소설가 C.P. 스노가 지적한 것처럼 두 문화 

(문과와 이과)간에는 소통이 불가능한 벽이 형성이 되고 결국에는 학문적 교류가  

불가능해짐으로써 진정한 교양이 완성되지 못할 것이다. 

 

 올바른 지식의 나무를 형성하자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교양’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한 지 못한 채
독서를 하게 되면 그것은 공중누각의 교양 일뿐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회인들은
사람이 알아야 할 지식을 아는 것이 교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교양을 영어로 표현하면 ‘Culture’이다. 이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경작하다’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즉, 인간정신을 개발하여 풍부한 것으로 만들고 완전한 지적 인격을  

형성해 간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 다치바나 다카시와 대담을 한 사토  

마사루는 지식과 교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알아야 할 기본 상식이 지식이라면, 교양은 그 지식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이다’(같은 책, p 20)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그리고 알아야 하는 지식만  

머릿속에 채웠다고 해서 교양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두뇌의 밭에 심어놓은 교양을  

경작해야 올바른 지식이 형성되고 진정한 교양인이 될 수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 이 두 사람이 ‘지의 정원’에서 나누는 대화는 서로 어긋날 때도 있지만  

정작 이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있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무조건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교양을 경작하는 방법은 책을 읽는 방법 밖에 없다. 단, 자신의  

수준에 맞으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유익한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읽고 생각해야 한다. 지식의 나무를 자라기 위해서 물만 주게 된다면
그 나무를 제대로 자랄 수가 없다. 햇빛과 적당한 비료가 있어야 훌륭한 나무가 되듯이  

인문학, 과학, 종교, 문학이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란 나무를 그대로 보기만 해서는 안된다. 다 자란 나무의 열매를 따던가 아니면  

나무의 그늘을 이용하여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식의 나무를  

관상용으로 만들지 말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생각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인용 관련기사 출처 및 링크

[대학생 60%, 자신이 교양 갖췄다고 생각...교양 쌓는 방법은 독서]  

시사서울 2009년 9월 4일자 입력
http://www.sisaseoul.com/news/articleView.html?idxno=9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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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0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 의 팬인데도 아직 이 책을 못 읽었어요

읽게도ㅣ면 같이 감상 나누면 좋겠네요 ^^

cyrus 2010-11-06 16:05   좋아요 0 | URL
이 책에 대한 매버릭꾸랑님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비로그인 2010-11-0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책. 책상 위에 두고 계속 미뤄두고 있네요 ^^

도쿄대생..은 나름 의미있게 읽었는데.. 이상하게 그 이후로 다치바나 다카시관심이 좀 적어져 버렸네요~ (근데 이 책은 왜 있냐능..^^)

cyrus 2010-11-06 23:32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을 소장하고 계시네요, 요즘 국내에 나온 책들이
일본과 긴밀하게 관련있다보니,, 약간 읽기에는 쉽게 다가서기
힘든거 같습니다. 그의 글이 우리나라 독자들이 알면 중요하지만요.
저도 다카시 노인의 저작중에 좋았던 책을 고르라면,,
국내 베스트셀러였던 <도쿄대생은~> 과 <나는 이런 책을~>을 꼽고
싶네요, 다시 읽어도 지금도 유효한 책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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