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 고생물학자 굴드 박사의 자연사 에세이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동광.손향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추억의 소년소녀 과학만화 시리즈

초등학생 때 가장 즐겨 읽었던 책이 삼성당이라는 아동도서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소년소녀 과학만화 시리즈였다.  그 시절에 장래희망이 에디슨 버금가는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게 꿈인 이유도 있었지만 삼성당에서 나온 과학만화 시리즈가 잘 만든 것도 있었다. 화려한 색상은 기본에다가 어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올컬러 사진은 한 번 읽게 되면 눈을 절대로 땔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어린 독자들을 겨냥한 과학만화 시리즈 내용이 다 그렇듯이 이 책에도 똑똑한 박사가 등장하여 자신의 과학지식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참여한 감수자들도 과학계에서 알아주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 아폴로 박사 ' 故 조경철 박사와 우리나라 1세대 물리학자인 故 김정흠 교수 등이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로 이 분들이 감수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는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박사가 등장하면 항상 박사의 설명을 듣는 남녀 학생이 꼭 등장하기 마련이다.  옛날 교과서에 나오는 남녀 주인공 이름이 철이와 순이인 것처럼 이 책에 나오는 학생들 이름도 ' 철이, 순이, 영희 ' , 이런 식이다.  한 번 들으면 잊지 않은 통상적인 이름들인 것이다.  

소년소녀 과학만화 시리즈에는 물리학, 화학, 천문학, 생물학, 의학 그리고 정보와 컴퓨터(그 당시과학만화 시리즈에 소개된 최신 컴퓨터가 DOS였다) 등 다양한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으면 반복해서 읽을 정도였다.  지금은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 읽은 과학만화 시리즈 덕분에 지금도 과학에 대한 관심이 남아있게 되었고, 과학도서를 꾸준히 읽고 있다.   
 

 

  ' 천재 ' 레오나르도 & ' 바보 새 ' 도도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머릿 속 기억들이 조금씩 사라진 것도 있지만 소년소녀 과학만화 시리즈를 읽으면서 본 내용들 중에는 지금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 것도 있다. 
 

과학만화 시리즈 중에는 ' 지구와 화석 ' 에 대한 내용이 있다. 지구상에 남아있는 다양한 화석을 통해서 지구의 역사를 살펴본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 책에는 화석 연구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이 소개되고 있는데 여기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일화가 언급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산책을 하는 도중에 우연히 조개화석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는 조개화석을 통해서 화석의 원인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야말로 세계 최초로 지구의 역사를 탐구한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탐구를 하여 텍스트로 남긴 만능인이다.  그가 텍스트에 남긴 헬리콥터, 비행기 등은 시대를 앞서간 그의 천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과학만화 시리즈를 읽으면서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도도새에 관한 것이다.    

' 새의 생활 ' 이라는 제목의 시리즈가 있다. (재미있게도 이 시리즈의 감수자는 ' 새 박사 ' 로 유유명한 윤무부 교수이다) 그 책에는 새에 관한 모든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그 중에 지구상에 멸종한 새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도도새의 사진과 함께 옆에는 이 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도도는 마다가스카르에 위치한 모리셔스 제도에 살았던 새였는데,  작은 날개에다가 비대한 몸집 때문에 날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리셔스 제도에 정착한 네덜란드 선원들이 도도를 식용 목적으로 마구 잡은 탓에 세상에 알려진지 얼마 안 가 멸종되고 말았다.   

' 날지 못하는 새 ' 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 새의 생김새를 보면 알겠지만, 참 웃기게 생겼다.  어떻게 보면 바보 이미지가 물씬 풍기기도 한다. 

  

 

  레오나르도가 조개껍질 연구에 매달렸던 이유   

인문학적 관점으로 과학 에세이를 쓰기로 유명한 스티븐 제이 굴드는 새로운 관점과 시선으로 대중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기존의 과학 지식과 법칙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이라는 에세이집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레오나르도의 화석 연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레오나르도의 화석 연구가 15세기 때 이루어졌다는 점은 분명 그가 시대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레오나르도가 활동하던 당시만해도 화석의 존재는 그저 그런 돌조각에 불과했으며 당연히 화석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다. 사람들은 성서에서 언급되는 ' 노아의 홍수 ' 때문에 죽은 생물들의 잔유물이 화석이 되었다고 생각했으며 신플라톤주의자들은 화석이 바위가 저절로 자연 유기체를 모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다에 있어야할 조개껍질이 산 속에서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레오나르도는 화석에 대한 오류투성이 이론들을 반박하기 위해서 화석 연구에 몰입하기 시작했으며 연구의 노고로 발견한 사실들을 자신의 텍스트에 기록하였다. 
 
그런데, 스티븐 제이 굴드는 레오나르도도 중세의 전근대적 가치를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분명, 그의 화석 연구는 과학사에서는 새로운 시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조개껍질 화석 연구 결과를 텍스트에 남기면서까지 천착했던 이유는 정작 따로 있었다. 
 
레오나르도의 두뇌 속에는 지구를 인간의 신체로 비유, 동일시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의 내용과 유사하기도 하다. 지구를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가이아 이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레오나르도는 이미 수백년 전에 벌써 가이아 이론을 생각해냈다는 것인가?   
 
아쉽지만, 레오나르도의 생각은 한정적이었다. 그의 생각은 지구를 인간의 신체로 동일시하고 있는 아주 단순하기만 하다.    
 

고대인들은 사람을 소우주로 불렀다. 인간이 흙, 물, 공기 그리고 불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정말로 제대로 들어맞는 것이다. 지구의 몸도 같은 것이다.  사람이 살덩어리를 위한 버팀목인 골격으로 뼈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는 흙을 지탱해줄 암석을 가지고 있다.  
 
(중략) 
 
혈액을 보내는 정맥과 그 가지들이 인간육체 곳곳에 퍼져 있듯이 무한히 많은 물줄기가 지구의 몸뚱이를 덮고 있다.  
 
 -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레스터 사본] 중에서, p 46 -

  
 
오늘날, 화석을 통해서 지구의 과거 모습을 알 수 있다. 산 속에서 조개껍질 화석이 발견되었다면 과거에 이 곳은 바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화석을 집중적으로 연구를 했지만 미처 거기까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에게 화석이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 지구 = 인간의 신체 ' 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증명일뿐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도 정작 조개껍질 화석이 산 속에서 발견되는 이유를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마무리짓고 말았다.   
 
다음과 같은 레오나르도의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훌륭한 사고를 거쳐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는 과학자들도 사회적인 맥락을 벗어날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천재' 라고 여기는 인물들도 가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하기도 한다.  
 
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 '윈도 95' 를 출시함으로써 PC 운영체제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 왔으며,  컴퓨터의 급속한 확산과 더불어 세계 컴퓨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였다.  
 
하지만, 머리가 좋고 시대를 앞서는 생각을 할 줄 아는 그도, 지금도 회자가 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실언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1981년, PC 개발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그는 무식한(?) 명언을 남기게 되었다.  
 
 " 메모리 640KB 정도면 모든 사람들에게 충분하고도 넘치는 용량이다." 
 
그가 이 말을 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컴퓨터 사용자들은 당시 빌 게이츠가 `호언`한 메모리의 40배가 넘는 용량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신기술의 등장으로 컴퓨터 메모리 용량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  자신이 만든 컴퓨터가 앞으로 인간의 삶에 끼치게 될 파급 효과를 빌 게이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열등한 동물, 도도 & 나무그늘 , , , ?

도도의 어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는데  ' 게으름뱅이 ' 라는 뜻의 네덜란드 어인 도도르(dodoo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도도를 ' 발크포겔(Walgvogel) ' 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 ' 욕이 나올만큼 맛없는 새 ' 라는 뜻이다.  미국에는 ' Dead as a dodo ' 라는 관용어구가 있는데 ' 완전히 죽었다 '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도도가 살았을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 새를 그리 호감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모리셔스 제도에 정착한 네덜란드 선원들은 이 ' 바보 ' 와 같은 새를 마구 잡아들였다. 도도의 특정 부위가 진미라는 말에 날지 못하는 새를 잡았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도도가 단시간내에 절멸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선원들이 길렀던 개와 돼지 등 가축 때문이었다.  도도는 알을 1개만 산란하는데 가축들이 도도의 알을 잡아먹었다.  도도가 거의 절멸되다시피한 상태에서 뒤늦게 박제 표본을 만들 수 있어서 지금도 우리는 도도라는 과거에 살았던 새를 볼 수 있다.   
 
도도는 인간의 무자비한 살상으로 멸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박물학자들은 멸종의 원인과 책임을 도도의 불완전함으로 돌렸다.  작은 날개 때문에 날지 못한 특성 때문에 도도는 천적의 위험을 벗어날 수 없었으며 도도의 종족 보존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생물을 열등하게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은 도도뿐만 아니었다. 나무늘보 역시 인간의 냉담한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행동이 느릿느릿하며 땅 위에서는 걷지 못하는 나무늘보의 특성은 과거의 박물학자들에게는 지구상에서 가장 열등한 동물이라고 생각하였다.  박물학자 조르주 뷔퐁은 <자연사> 라는 책에서 나무늘보에 대해서 경멸조로 기록하고 있다.  
 

자연은 원숭이를 만들면서 생동감 있고 힘차고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무늘보는 느리고 어색하고 우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략) 
 
느림, 멍청함, 자신의 몸에 대한 무심함, 심지어 슬픈 습성까지 이상하고 모자라는 형태에서 기인한다.  공격이나 방어를 위한 무기도 없고, 몸을 지키는 일조차 할 수 없다.  도망칠 수단도 없다. 
  
치욕스러운 나무늘보는 자연이 학대한 유일한 생물 , 선천적으로 비참한 이미지를 타고난 유일한 생물일지도 모른다.  
 
-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조르주 뷔퐁의 [자연사] 중에서, p 473~474 -  

  
   
그러나, 뷔퐁의 생각은 잘못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나무늘보 특유의 느릿느릿한 행동 때문에 게으르고 느릿한 사람들을 ' 나무늘보 ' 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나무늘보가 그렇게 행동이 굼뜬 동물은 아니다.  
 
나무늘보가 땅 앞에만 있으면 걷지 못하는 것은 기다란 발톱 때문이다. 하지만, 발톱 때문에 나무늘보는 나뭇가지에 오랫동안 매달릴 수 있다. 그리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기도 하는데 평소 행동과는 다르게 날렵하게 방어한다. 재미있게도 나무늘보는 물 속에서 헤험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뷔퐁과 그 당시 박물학자들은 나무늘보도 얼마 안 가 도도처럼 멸절하리라고 예상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나무늘보를 볼 수가 있다. 비록, 멸종위기 상태이지만 인간들의 보호 덕분에 종족 유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신항로 개척 이후로 유럽인들은 본격적으로 식민지 확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리고 다른 민족을 ' 열등 ' 으로 기인한 착취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도도와 나무늘보를 향한 인간의 시선에는 동물마저도 우성과 열성으로 분류하려는 편협적인 사고 방식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 사고 방식 때문에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신대륙의 원주민들뿐만 아니라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던 동물들은 우성적인 인간들의 칼날에 힘 없이 쓰러져야만 했다. 
  
  
   
  
  진보가 만들어낸 편견에 사로잡힌 과학의 역사  
  
레오나르도의 조개껍질 화석과 도도 & 나무늘보 이야기 이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역사 뒤에는 인간적인 행동 범주을 벗어나지 못한 편견과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 인간 ' 이라고 구분짓게 하는 행동 범주가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 진보 ' 라는 허울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학의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인류가 이룩한 진보의 결과물들은 자칫 인간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일종의 인간중심주의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구상에는 인간만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존재하고 있다. 레오나르도가 고대에서 전해 내려온 생각에 사로잡혀 있듯이 ' 인류가 최고이며 우주의 중심 ' 이라고 생각 역시 진보가 만들어낸 편견에 불과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토요일의 즐거움, <무한도전>과 <세.바.퀴>

 

  

 

평소에 TV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 가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무한도전><세.바.퀴>다.  (공교롭게도 같은 M 방송사이다)   

내가 <무한도전>과 <세.바.퀴>를 즐겨 보는 결정적인 이유는 이 두 프로그램에서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연예인의 입담과 유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찮은'  박명수 옹 때문에 시청률이 저조하든 말든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단 한 가지 이유이다. (<세.바.퀴>에서는 '조자룡' 조혜련을 좋아한다. 그녀의 입에서 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배꼽을 빠지게 한다) 

박명수는 '호통 개그' 로 스타덤에 오른 코미디언이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은 방송에 같이 출연하는 동료 연예인들 앞에서 예의를 보여주지만 박명수만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막말' 작렬은 물론이고, 고래고래 호통을 치는 까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평소의 방송 이미지가 ' 악마의 아들 ' 이라는 못된 별명을 가지게 되었으며 몇 달 전에는 '부당거래' 할 것 같은 연예인 1위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예의에 어긋나 보이는 행동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박명수의 개그에 웃기도 하며 재미있어 하기도 한다. 그의 이런 유머가 비호감으로 느껴져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박명수식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며 나 역시 박명수의 개그를 무척 좋아한다.  괜히 다른 연예인들에게 무섭게 호통을 치면서 허세를 부리지만, 자기 입으로 했던 말과 다르게 어수룩한 행동을 한다. 호통을 치고 있는데 말을 더듬거리기도 하며 무식한 소리 들을 정도로 잘못된 단어들도 내뱉고 한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별명 중에는 '하찮은' 이라는 것이 있다. 방송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하찮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모습으로 일관되는 그의 개그 코드를 재미있어 한다.  

  

 

  MC 유가 없으면 웃기지 못하는 하찮은  

그런데, '박명수' 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된 또 다른 이유에는 '유재석' 이라는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박명수가 확실한 버라이어티 방송인으로 뜰 수 있었던 시기의 프로그램이 <무한도전>과 한 때 출연했던 <놀러와>와 <X맨>이었고, 그 때 같이 출연한 유재석과의 아웅다퉁하는 모습은 박명수에게 ' 무한도전 2인자 ' 라는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게 하여 박명수라는 존재를 부각시켜주었다. <무한도전> 외에도 <해피 투게더> 역시 '유재석-박명수 콤비' 덕분에 높은 시청률이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유독 박명수는 유재석이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예능감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  한창 그의 인기가 승승장구했을 때, 단독 MC로써 방송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저조한 시청률 성적만 나온 채 조기종영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뜨거운 형제> 이외에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2개에 출연하고 있어서 뒤늦게나마 그의 예능감이 폭발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전만해도 박명수는 '2인자' 라는 별명답게 유재석에게 가려진 연예인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유재석만 없으면 결코 뜨지 못하는 연예인이라는 (본인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소리일 수 있겠다) 좋지 못하는 평가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박명수의 개그가 활짝 필 수 있는 근원에는 유재석의 존재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예가 작년에 <세.바.퀴>에 출연했던 그의 방송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 때는 같은 <무한도전> 출연동료인 정준하, 정형돈과 함께 출연하였다. 박명수는 지금까지도 밀고 있는 자신의 ' 호통+ 막말 ' 개그를 <세.바.퀴> 스튜디오에도 펼쳤다.  그런데, <세.바.퀴>에 고정으로 출연하는 연예인들에게는 박명수의 개그가 먹히지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박명수의 호통 개그가 쉽게 웃음으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박명수는 자신의 방송 선배인 이경실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했었다.  

박명수는 선배 이경실 앞에서 X가지 없으며 센 척하는 후배 이미지로 웃음을 유도하였지만 이경실은 도리어 후배 박명수에게 정색을 하며 꾸짖는 애드리브를 하였다.  이 때 방송에서 보였던 이결싱과 박명수의 모습이 실제인지 아니면 웃기기 위한 연출인지 모르겠지만, 박명수는 이경실의 개그를 받아치기가 어렵다고 스스로 속내를 밝혔다.  <무한도전>의 유재석 같은 경우에는 박명수의 호통과 막말을 부드럽게 다그쳤지만 이경실은 유재석과는 정반대로 강인한 느낌이 드는 개그로 응수하였다. 이렇다보니, 이경실-박명수의 대화는 재미있는 만담이라기보다는 실제로 서로에게 감정 상하는 대화로 끝나고 말았다. <무한도전>에서는 ' 악마의 아들 ' 로 방송 분량을 확보하던 그가 <세.바.퀴>에서는 정말 '하찮은' 박명수가 되어버려서 TV에서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없었다.

이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던 나 역시 두 코미디언의 만담이 재미있게 다가오지 못했다. 상대방이 박명수처럼 행동을 하게 된다면 재미있어 하기보다는 오히려 빈정이 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박명수는 방송에서는 바르지 못한 행동으로는 웃길 수 있는 연예인이다. 그리고 웃기기 위해서는 유재석은 그의 개그를 빛나게 해줄 수 있는 존재이다.  

   

 

  진화심리학으로 풀어낸 웃음의 유래  

전중환이 펴낸 <오래된 연장통>은 일상적인 행동과 생활에서 발견한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진화심리학을 전공하는 유일한 학자이기도 하며 권위 있는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의 제자이기도 하였다. (알라딘 검색창에 ' 데이비드 버스 ' 를 검색하면 국내에 소개된 그의 책을 볼 수 있다.  한번쯤은 눈 여겨 본 책일 것이다)  

 

        

데이비드 버스의 대표적인 저서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는 최근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의 저작물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심리를 찰스 다윈의 진화 이론을 통해서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진화심리학 이론을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자연선택이다.  자연선택은 생물 개체들 간의 생존경쟁 속에서 자연환경에 따라 적응하는 생물 개체가 오래 생존하고 종족을 번영한다는 다윈이 주장하는 진화론의 기본적인 이론이다.

이 책에는 남녀의 서로 다른 심리와 행동, 여성이 쇼핑을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이 육식을 즐기는 이유, 동성애의 기원 등 일상 속에 숨겨진 진화심리학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웃음' 과 관련된 진화심리학 이론을 통해서 진화심리학적인 시선으로 웃음의 기원과 웃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웃음의 유래는 인류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확인된다. 수백만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날짐승로부터 불의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종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남자들은 짐승들을 사냥해야 했는데 운이 없으면 짐승들로부터 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빼앗기기도 한다. 그리고 동굴에 터를 잡아 정착 생활을 한다고해도 언제 들어닥칠지 모르는 날짐승의 출현과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질병이 조상들의 삶을 위협하였다. 이들이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면서 살아갔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삶은 일상적인 삶의 일부일뿐이다. 그들도 살다가 편안한 휴식을 취할 때도 있을 것이다. 휴식은 이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었으며 안정의 즐거움을 웃음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웃음이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약이었을 것이다. 남들이 웃기 시작하면 자신도 따라 웃게 되는 것이 웃음의 전염적인 특징이다. 상대방이 웃는 것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라 웃게 된다.   

결국, 웃음은 즐겁고 긍정적인 정서를 전달해주는 사회적 신호로 진화하였다. 처음에는 휴식을 취할 때 내는 이해불가한 소리가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의 감정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신호로 진화한 것이다. 

 

 

  박명수의 호통과 막말을 보면서 사람들이 웃는 이유 

사람들이 웃는 이유는 즐겁고 유쾌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 진짜 ' 웃음과 ' 가짜' 웃음으로 구별하는 과학 이론이 있다.   

TV 속에서 등장하는 개그맨들의 개그를 보면서 ' 너무 웃기다 ' . ' 재미있다 ' 라는 감정이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저절로 웃음이 나오게 되는데, 동시에 얼굴의 입 주변이나 눈가의 근육에 변화를 주게 된다.  이를 '뒤셴 웃음' 이라고 학계에서 부르고 있는데 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한 생리학자의 이름에 따온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뇌에서 발현되는 즐거운 감정 때문에 웃게 되는 뒤셴 웃음이 '진짜 웃음' 인 것이다.  반대로 웃기지도 않는데 억지로 웃는다거나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이미지상 어쩔 수 없이 웃어야 하는 웃음은 '비(非) 뒤셴 웃음' 이라고 한다.  즉, ' 억지' , ' 가짜 ' 웃음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웃긴 개그맨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뒤셴 웃음이 유발 되게 하는 상황은 아니다. 서로 모순된 관계의 상황 역시 사람들에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막말과 호통을 일삼는 까칠한 이미지이지만, 유재석은 박명수과 정반대로 방송 진행을 능숙하게 하며 '국민 MC'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들로부터 호감을 주는 바른 이미지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는 유재석의 진행에 대해 시기하면서 막말을 퍼붓는다. 하지만 유재석은 박명수의 말과 행동에 대해 꾸짖어 지적하기보다는 항상 웃으면서 진정시킨다.  만약. 유재석이 이경실처럼 웃지도 않은 채 지적하였다면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들의 만담을 재미있어하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스럽게 여기게 된다.  <세.바.퀴>에서의 이경실과 박명수의 만담을 보는 것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웃으면서 나긋이 지적하는 유재석의 진행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이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박명수의 막말과 호통이 우습게 보이는 것이다.    

즉, 원래는 정색하면서 꾸짖어야 할 상황을 유재석은 반대로 웃으면서 지적하여 시청자가 예상하고 있는 상황을 비틀어서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웃음의 중요성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웃음이 나오는 근원적인 유래와 진화 과정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수많은 이론들 중에서 ' 성선택설 ' 이라는 것이 있다. 유머와 웃음은 성선택에 의해서 진화되었다는 내용의 가설이다. 쉽게 말하자면,  여성은 유머 센스가 넘치는 남성을 선택하여 종족을 보존한다는 내용이다.  남성에게 '유머' 란 여성에게 과시를 하면서 유혹할 수 있는 짝짓기를 위한 수단인 것이다.  

비록 가설이지만 성선택설은 실제 사례에서 입증이 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성은 자신을 웃기게 해주는 남성을 배우자로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남성은 여성의 입장과 반대이다. 남성은 자신의 유머에 대해 바로 반응하고 웃어주는 여성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개그맨의 유머에 웃음을 잘 떠뜨리게 되고 일부 여성들이 선호하는 이상형에도 유머 센스가 있는 남성형이 있다.  얼굴이 그리 잘 생기지 않은 유재석이 왜 대한민국 호감 연예인에다가 신랑감 1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남성은 상대방의 유머와 개그에도 잘 웃지 않는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보다 웃음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성선택설은 가설일 뿐이다. 웃음은 짝짓기를 위한 수단만으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편안한 감정을 만들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선택설 이론 뒤에는 남녀차별적 시선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남성은 여성보다 유머 센스라는 유전적 특질을 가지고 있는 월등한 존재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여성 코미디언, 개그우먼이 브라운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남성들 중에서도 남을 잘 웃기는 여성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 남성 배우자와 결혼하는 개그우먼과 여성 코미디언이 있다. (조혜련, 박경림)   

웃음의 진화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들이 많이 있지만 몇 몇 이론의 내용들은 우리 일상 생활이 방식을 통해서 그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결국, 웃음은 자연선택에 의해서 진화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라는 말이 전해내려 오고 있다. 웃음이 많은 집은 복이 온다는 뜻이다. 뜻을 더 깊게 풀이하자면 웃음이 많은 사람은 복이 많이 들어오고 결국에는 남들보다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조상들은 진화심리학으로 밝혀지기 전에 훨씬 전부터 웃음의 진화를 이해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이조부 2010-12-1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연장통은 책 내용 보다도 표지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드문 경우에요~
무진장 관심 많은 분야인 예능과 관련된 리뷰를 썼네요.ㅋ 평소보다 10배는 눈을 부라리고
보게 되네요.ㅋㅋ 무도 는 그럭저럭 좋지만, 저는 세바퀴는 도저히 못 보겠어요. 김구라의
열혈팬을로 의리로 보고 싶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힘들더라구요 ㅎㅎ
여자..섹스..저자의 이름이 데이빗 버스 군요. 한 번 들으면 잊혀지기 쉽지 않은데요 ㅋ

cyrus 2010-12-10 22:5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서 이번 글의 댓글에는 길게 쓰셨군요.
제 친구 같은 경우에는 세바퀴가 아저씨, 아줌마들이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제대로 보게 되면 꼭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뭐,, 사람마다 좋아하는 유머의 취향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저희 어머니도 세바퀴 열혈 시청자이신데 평소 이미지와는 다르게
조권의 깝을 떨 때 무척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군대 가지 전에는
그런거 좋아하는 분이 아니었는데,,, ^^;;

아,, 그리고 참고로 이 책은 진화심리학 이론을 일상 생활을 통해 풀어내서
약간은 전문적인 내용들로 채우고 있지 않답니다.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심도 있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덮고 데이비드 버스나 다른 진화심리학자들의 책을 읽으라고 경고(?)하고 있답니다.

사실은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진화심리학 관련 책을 리스트로 작성하려고 했었는데 제가 이제 일 하러 가야되서 내일 쯤이나 리스트를 올려야겠네요. ^^;;


다이조부 2010-12-1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바퀴가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될줄은 몰랐어요.

뻔한 구성에 고만고만한 출연자들... 한달에 1번 봐도 그 나물에 그 밥 같은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말이죠~ 세바퀴가 나쁜 저질 프로 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시시하고 안일하다는 생각은 종종 들었는데, 그러니까 그걸 보고 난 다음에는
기분이 나빠지는....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면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만 스쳐 지나가서요 ㅋ

cyrus 2010-12-11 16:14   좋아요 0 | URL
저도요ㅎㅎ
군대에 있을 때는 몰랐었는데, 전역하고 나서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부모님이 재미있게
보시길래 저도 한 번 보게 되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꾸랑님 말씀대로 이제는 식상한 면이 있긴 있지만,,,
중년층분들에게는 젋은 10대 연예인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세바퀴의 특성 때문에 즐겨 보는거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2-11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경실 아줌마가 좀 무섭게 생겨서...박명수와 이경실은 둘 다 전북이 고향이라 친할 것 같은데도 어쩐지 이경실 기에 박명수가 눌리는 것 같아요.


cyrus 2010-12-12 00:04   좋아요 0 | URL
네, TV 속 이경실이 좀 기가 세 보이긴 하죠. ㅎㅎ
이경실이랑 박명수랑 데뷔 년도 차이는 10년도 채
안 된걸로 알고 있고,,, 며칠전에 방송에서 자신에게 버릇 없이
굴었다는 연예인 후배에 대한 소식이 나온 걸로 봐서는
연예계에서 '경력'이 주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거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12-1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선택설이라고 시작하셔서,깜짝 놀랐어요.
진화심리학은 성선택설이죠~

데니얼 대빗이랑 제프리 밀러는 좀 다른 시각에서 얘기하는 데,이것도 흥미로워요~
암튼 전중환에서 웃음 코드를 추려내시다니,,,멋지십니다~^^

cyrus 2010-12-13 12:48   좋아요 0 | URL
사실, 자연선택설이랑 성선택설의 차이가 궁금하기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자가 진화심리학을 설명하는 시작 부분에서
자연선택설의 개념에 대해서 언급하다가, 중반부에 성선택설이
자연선택설의 일종이라고 설명하더군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애매하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서문에서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자신의 책보다는 제프리 밀러나 데이비드 버스가 쓴 책을
읽어라고 하더군요. ^^

마녀고양이 2010-12-13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네요. 흥미진진합니다.

진화심리학 재미있죠?
특히 자신의 유전자 전달을 위해, 성 선택을 하는 부분... 참 생각 건덕지가 많죠.
그런데 유머가 배우자 선택의 한 요소가 된다는 가설은 첨 들어보네요?
여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을 위해 헌신해 줄 남성이 필요한데,
유머는 바람둥이의 요소가 될거 같단 말이죠. 흠. 조금 더 열심히 생각해보겠습니다!


cyrus 2010-12-13 23:28   좋아요 0 | URL
저도 읽으면서 유머의 진화 가설에 대해서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남녀 코미디언끼리 결혼하고 잘 사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_-
어쨌든 진화심리학은 흥미로운 학문인거 같습니다.^^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 신의 존재에 관한 한 과학자의 견해 사이언스 클래식 16
칼 세이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적인가, 사기인가

 

3년 전에 ' 피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 상 ' 진실 여부의 문제가 유명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게 되었는데 과학 이론으로 풀 수 없는 이 미스터리한 현상에 대해서 취재를 한 것이었다.  

' 기적인가, 사기인가 - 나주성모동산의 진실 ' 이라는 제목으로 타이틀을 내걸고 전파된 방송에는 문제의 성모 마리아 상뿐만 아니라 동산 곳곳에 ' 예수의 피와 살점 ' 이라는 주장하는 신비로운 현상들에 대해 심도있게 조명하였다. 그리고 그런 초현상 논란의 중심에는 ' 윤 율리아 ' 라는 인물이 있었다. 윤 율리아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기적수를 이용하여 병들고 눈 먼 신자들을 치유했다고 주장하였으며 피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있다고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소문을 듣고 국내는 물론 해외 천주교신자들까지도 성모 마리아 상의 피눈물을 보기 위해서 나주성모동산으로 모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주성모동산에서 100일동안 취재했던 방송 제작진들 앞에서는 마리아 상에는 어떠한 기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성당 관계자들의 의견들과 속속들이 밝혀지는 허위 정보들을 토대로 해서 나주성모동산의 기적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해 나주성모동산 측은 방송 제작팀을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이 됨으로써 취재 내용은 전파를 탈 수 있었고, 이와 관련된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게 되자 천주교 광주대교구 측에서는 피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 상 문제는 ' 허황된 맹신이 만들어낸 비신앙적인 행위 ' 라고 공식입장을 밝혔으며 나주성모동산과 관련된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성직자에게는 파문 조치를 하기로 했다.

  

  

  신(God)이 출몰하는 세상

이 세상이 과학의 진보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자연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잠시 시끄러웠던 이런 종교적인 기적 현상은 전 세계 곳곳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었으며 간혹 해외토픽감으로 등장하기도 하다. 이와 유사한 기적 현상으로는 일상 속 평범한 물건이나 자연물 속에서 발견하는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의 형상이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형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봇대 기둥을 타고 자란 포도나무 덩쿨이 만들어낸 착시현상이다. 

관련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105&aid=0000013957  


사진을 보는 순간,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라고 보일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게 되면 포도나무 덩쿨로 뒤덮인 전봇대 기둥이다.  만약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사진 속 형상을 직접 목격했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당연히  ' 어라!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형상이다! ' 라고 신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중에 이런 신기한 형상을 자세히 살펴본 후에는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 에이, 이거 전봇대 기둥의 나무덩쿨이잖아. ' 라고 말이다. 이렇게 생각의 변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런 생각의 변환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간혹, 어떤 이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 아니! 왜 저기에 예수의 형상이 있지. 이건 분명히 예수님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증명이다 ."  포도나무 덩쿨이 무성한 전봇대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기도를 하는 광신적인 기독교신자들을 볼 수 있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런 광신적인 기독교신자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에는 우리 주변의 자연현상들은 다 하느님의 영적인 힘이 만들어낸 것이며 하느님이야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위대한 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들은 하나의 자연현상을 근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과학 이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나무성모동산 문제를 예로 들자면, 신비로운 기적을 행하게 한다는 윤 율리아의 기적수(그녀는 그 기적수를 율신액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오줌이다)를 공개하는 꺼리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리고 제작진이 ' 예수의 피와 살점 ' 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물체에 대해서 과학적인 검사를 제의했지만 윤 율리아 측에서는 이는 '성체(聖體) 중의 일부' 라고 주장하면서 끝까지 거절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과학 이론은 종교인들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설명 불가능한 말이 되어버리며 과학이야말로 하느님의 성령에 위배되는 이단적인 학문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기독교, 천주교만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불교 경전에서 언급되는 3천년 만에 피운다는 신령스러운 꽃인 우담바라의 발견 역시 지나친 종교 신앙이 만들어낸 오류적 사고를 용인하게 만든다.   

 
 

아파트 출입구에 있는 벽시계 밑에 핀 우담바라. 

그러나 대부분은 풀잠자리의 알이다. 

관련기사 http://www.ccdailynews.com/section/?knum=173743  

 

우담바라는 ' 부처 ' 를 의미하는 상상의 꽃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담바라가 피게 되면 길조(吉兆)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신령스러운 우담바라는 전국 곳곳에서 활짝 피우고 있다. 아니 꽃이 피우고 있다기보다는 심심찮게 어느 물건에나 달려있는 물체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우담바라' 를 검색하면 자동차, 건물 등 어디곳이든 우담바라가 발견했다는 뉴스의 양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령스러운 꽃이라면 정말 일 년에 한 번 나와야 정말 신비스럽게 느껴지는데 말이다. 사실은 우담바라라고 하면서 발견되는 하얗고 미세한 물체는 실은 풀잠자리가 낳은 알이다. 그러니, 신기한 전설의 꽃을 봤다고 너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면서 풀잠자리 애벌레가 낳은 알을 두 번은 봤다. 한 번은 시골에서, 또 한 번은 군대에서. TV에서 보던 것을 직접 보게 되니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담바라라고 불리우는 그 풀잠자리 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했다. 이번 올해는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대로 되지는 않았다. 처음 시골에서 본 건 2006년이었고, 두번째 군대에서 본 해가 2년 뒤, 2008년이었다. 2006년 11월에 쳤던 수능시험은 아주 보기좋게 말아먹었고, 2008년에 그 풀잠자리 알을 본 지 두 달 뒤인 유격훈련 중에 오른발에 골절상을 입게 되면서 3개월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만했다.  

  

 

  과학자와 종교인들이 서로 싸울수 밖에 없는 이유

그러나 이런 현상들을 언급하면서 '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 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무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 그리고 무신론자라고 해서 인류에게 보편적인 종교의 교리에 대해서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사실 지금 이 세상에는 '신' 이 있다고 증명하는 이론이 없거니와 '신' 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해주는 이론도 없다.   

종교는 인류의 정신적인 활동이므로 올바른 종교적 교리와 신앙을 전파하는 것이 기본적이면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근거 없이 신야말로 지금의 모든 현상들을 만들어낸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말하면서 '과학' 을 내쫓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구가 태양 주위에 돈다는 것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증명을 했으며 나무가지에 달려있던 사과가 갑자기 땅바닥으로 툭 떨어진 이 자연적인 중력의 원인은 아이작 뉴턴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도 이 모든 현상들이 창조주가 행하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에서 칼 세이건은 이들에게는 과거에 쭉 이어져 있던 교리의 전통이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자연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칼 세이건의 주장을 유추하면 역사 속 과학과 종교 간의 대립이 지금까지도 이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과학의 역사 속에는 등장하는 과학의 이론들은 그 전에 확립되고 있었던 패러다임을 변화화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하나의 자연현상에 대해서 끊임없는 탐구욕과 학계를 지배하고 있던 기존의 이론들에 대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설명할 수 없거나 혹은 과학 이론에 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밝혀내려고 한다. 하지만 종교는 과학과는 정반대이다. 기존의 교리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발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자인 칼 세이건은 종교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 인류에게 참된 정신적 가치와 희망을 전달하는 종교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학문으로 지금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연현상의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과학자들도 인간이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들이 습득한 과학적 지식을 내세워면서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을 제대로 검증 없이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는 태도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신이 있든 없든지간에 과학자들에게는 자연현상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검증하려는 자세를 가질 것을 강조하였으며 과학의 영역에 침범하여 헛된 이론을 가지고 대중들을 오도하는 종교를 비판하고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할 때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코스모스(Comsmos)' 적인 거대한 우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칼 세이건의 책 제목처럼 우주 밖에서 본 지구는 정말 '창백한 푸른 점' 이다. 하지만 인류는 자신보다 더 거대한 우주와 자연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즉, 세상에 대한 무한한 탐구욕은 인류 고유의 전형적인 본성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생전에 칼 세이건의 강연 내용을 토대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이 강연의 제목은 '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탐색  ' 이었다.   

지금까지 신이 존재하다거나 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증명이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는 이상,  '신' 에 대한 인류의 최대 논쟁은 무의미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는 '신' 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옳다 아니다라고 으르렁거리는 동안에 정작 '우리'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에 대한 탐색을 점차 외면하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여기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삶이란 불가능하다.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중에서, 칼 세이건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p 275 재인용 -

 
   

톨스토이의 소설 속 한 구절처럼 지금 우리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다면 지금의 삶 자체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맨 처음 돌을 가지고 동물들을 샤낭할줄 밖에 몰랐던 원시인은 지금은 직접 기계들을 만들어 조작하면서 하늘을 날기도 하고 빠른 시간 내에 이곳저곳 이동하는 만능인이 되었다. 지금까지 이룩해온 인류 진보의 성과 뒤에는 지능이 있기에 가능했으며 지금도 뛰어난 지능 덕분에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 이라는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는, 직접 지각할 수 없는 존재 여부에 지나치게 매달리기보다는 '우리' 라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1-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적이 믿음의 수단이 된다는 자체가 얼마나 딱한 노릇인지...
나약한 믿음이라는 증거니까요.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진실되게 사는 것...그것이 기적이고 믿음입니다^^

cyrus 2010-11-22 21:11   좋아요 0 | URL
댓글이 명문장인데요. maggie님^^
알라딘이 없어지지 않는 한 maggie님 댓글도 잊혀지지 않을거 같네요.

2010-11-23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3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덕환의 사이언스 토크토크 - 세상 모든 유혹에 대처하는 명쾌한 과학 사용법
이덕환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건강을 위해서 좋은 식품 먹는 것은 좋다지만 , , ,

우리 엄마는 우리 가족 건강 전도사이다. 올해 들어서 알라딘을 통해서 건강 관련 도서를 구입한 권수는 10권이 넘는다. 나랑 내 동생이 읽을 책를 구입한 권수만 합해도 아마도 20권은 족히 넘을 것이다. 건강에 무엇보다도 관심이 많은만큼 돋보기 안경을 쓰면서까지 열심히 책을 들춰보고 노트에 기록도 하신다. 그리고 노트 기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 위주의 식생활로 바꾸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이미 짠 맛에 길들여져버린 아버지와 동생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가끔 밥상머리 투정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가족들에게 올바른 건강 정보 한 마디 날려주신다.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있어서 시력에 좋고,  현미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 , , 

  효소 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  유산균이 가득한 요구르트를 먹어줘야 한다 등등.   

이런 어머니의 따끔한 일침에 아버지와 동생은 궁색한 변명 한 마디 못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음식을 만들어줘도 잘 안 챙겨 먹는다. 반면에 나는 이미 이른 나이에(?) 건강 관리를 우선시하는 마인드가 갖춰져있다보니(아마 어머니의 영향이 있었기에 형성되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알려주는 건강 정보는 항상 귀담아 듣고, 맛이 없어도 건강에 좋은 식품이면 꼭 챙겨 먹는다. 금쪽같은 아들의 호응이 좋아서그런지 어머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 건강에 대한 좋은 내용이 있는 책이 <동의보감> 이라던데, 알라딘에도 그런 책 파냐 ? " 

아이쿠, 대중적인 건강 도서를 넘어서 이번에는 허준의 <동의보감> 까지 섭렵하시려고 한다. <동의보감>이 우리나라 최고의 의학서적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그렇다고 그 책에 담긴 모든 내용들이 지금의 생활 방식과 비추어보면 대부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동의보감>은 현대의학의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학서적이 될 수 없다. 그 책에는 단지 조선 시대에서만 통용된 의학 지식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설명해주자 어머니는 내 말에 수긍을 하셨다.  사실 알라딘에서 시간에 출판되고 있는 <동의보감>이 있는지 검색해봤는데, 두꺼운 책 값이 무려 10만원(!)에 가까웠다. 만약에 내가 충고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돈이 비싸든지 간에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구입을 했었을 것이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항상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은 우리나라 모든 어머니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 음식은 어디에 어디에 좋더라' 식의 정보는 귀동냥으로 얻은 것이라 잘못된 건강 지식들도 쉽게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 자신과 가족 구성원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음식들을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가 있다.  

 

  

  <동의보감>에 대한 대중들의 지나친 믿음

이덕환 서강대 화학 교수의 신간인 <사이언스 토크토크>에서는 TV과 언론에서 주장하는 잘못된 과학 지식에 지나치게 맹신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중들의 오해와 무지를 지적하고 있다. 책 제목에는 '사이언스' 라고 떡하니 표시하고 있어서 과학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에게는 벌써부터 겁을 먹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전문적인 과학 지식에 대한 언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디지털타임스>에서 연재되었던 칼럼들을 모은 책인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짤막한 칼럼들은 우리나라 사회적 이슈를 통해서 살펴본 실용적인 과학 지식에 대한 내용으로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에서도 허준의 <동의보감>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시작하면서 <동의보감>에 대한 평가의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 저자는 <동의보감>의 의학적 가치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동의보감>을 무조건 신비화하는 것도 올바르지 못하며 <동의보감>은 조선 시대에 편찬된 전통의학 서적일뿐이라고 딱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TV나 언론에서 소개한 건강 식품 정보를 보게 되면 꼭 이 말이 빠지지 않는다.  

 " 400여 년 전에 쓰여진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이 식품의 효과가 증명되었다 "  

<동의보감>이라는 문구만 들어가 있으면 보는 이들에게는 이 식품에 대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이미 <동의보감>에서 증명된 의학 지식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 엉터리 의학 식품이 판매되는 세상이다보니 <동의보감>이 언급된 문구를 보고 무조건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믿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는 TV 속 잘못된 과학 정보들

지금까지 TV, 언론, 그리고 수많은 건강서적에 알려주고 있는 의학과 과학 정보들은 대부분 과장되어 있다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다. 그리고 대중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정보들을 무비판 없이 수용한다.  

요즘에는 친환경 제품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환경과 건강이라는 화두를 마케팅에 내세워 대중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샴푸, 린스 등이 모발과 피부에 좋지 않은 인공 화학물질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친환경' 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제품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친환경 샴푸나 인공 화학물질 샴푸냐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머리를 감고 나서 머릿결을 한층 더 부드럽고 빛나게 보이기 위해서 친환경 샴푸에도 인공 화합 성분을 첨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환경 샴푸가 무조건 피지와 비듬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TV 속 샴푸 제품 광고를 보게 되면 자사가 소개하고 있는 신상 샴푸를 쓰고 난 뒤의 모발 상태와 다른 샴푸를 사용하고 난 뒤의 모발 상태를 서로 비교하는 장면을 삽입하곤 하는데, 이것은 자신들의 제품의 상품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광고 수단일 뿐이다.   

샴푸 광고뿐만 아니라 우리가 TV를 통해 접하고 있는 제품 광고들에도 잘못되고 과장된 정보를 흘러 건강을 중요시하는 심리를 맞물리게 하여 대중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에 천연치클껌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 제품과 관련된 TV 광고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광고 속 남녀는 멋진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때마침 이들은 오붓한 식사를 마쳤다. 식후에는 껌을 씹기 위해서 남자는 자신이 씹고 있는 껌을 여자에게 내미는데 , , ,  갑자기 여자는 남자에게 귀싸대기 한 방 날려준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뺨이 기습 공격을 당한 남자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는 여자에게 뺨 맞을 짓을 하긴 했다.  그가 내민 껌은 인공 화합물인 '초산비닐수지' 로 만든 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광고 마지막에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천연치클껌의 성분에 대해서 1초 정도 자막으로 소개한다.  이 광고를 통해서 식품 회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천연치클껌이 건강에 좋은 친환경 껌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 광고에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인공적으로 합성된 화학 물질로 만든 껌이 무조건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광고 속 남자는 여자로부터 억울하게 따귀를 맞은 셈이다. 그리고 천연 성분의 껌이 좋은 것이기는하나 천연치클껌 소비가 너무 늘어나게 되면 또 다른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치클을 얻기 위해서는 중앙아메리카에서만 서식하는 고무나무의 일종인 '사포딜라(Sapodila)' 의 수액이 필요하다. 껌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재료인 수액을 얻기 위해서는 칼로 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포딜라 나무의 보존이 보장되기 어려워진다. 지나치게 천연 껌을 공급하게 되면 사포딜라 나무가 절멸될 수 있으며 자칫하면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씹을 수 있는 껌도 사라지는 제품이 될 수도 있다.    

  

 

  과학은 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것

이 책에는 친환경 샴푸, 천연치클껌뿐 아니라 미네랄 워터, 유산균 요구르트, 식용화된 숯 등 대중들을 알고 있는 건강에 좋은 식품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을 저자는 여러 가지 과학 이론을 근거로 오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엉터리 광고에 등장하는 과학용어는 대부분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 지식만 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넘쳐나는 광고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절대 남에게 맡길 수가 없다. 과학은 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 <이덕환의 사이언스 토크토크> 이덕환, 프로네시스, p 126 -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주장이 인용된 문장에 잘 나타나 있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과학자들과 이공계 전공자들만을 위한 학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과학은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체험하고, 볼 수 있는 학문이다. 과학을 외면함으로써 생기게 된 과학에 대한 무지는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해서 올바르게 판단하고 접근할 수 있는 사고력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과학이라는 학문을 싫어하면서도 과학자들이 말하는, 우리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들만 귀담아 듣는 것이 아니다. 더욱 문제가 있는 것은 비 과학자들의 엉터리 정보에도 쉽게 현혹당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은 남들에게 알아라고 지적 허영심을 뽐내기 위한 학문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오류와 과장이 가득한 세상에서 속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런 세상 앞에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과학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10-11-16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학 고전이라면 예를 들어 퇴계나 이이의 사상이 훌륭하다고 해서 그들이 노비제도를 용인한 것까지 본받자는 말은 안 할 겁니다.그런데 동의보감 같은 책은 그 시대적인 한계는 고려치 않고 만능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고 방식이 강해서 문제지요.거기다가 한국특유의 민족정서까지 결합하니까요.

cyrus 2010-11-17 13:22   좋아요 0 | URL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
된 이후, 한의학계에서는 이 책을 세계 최고의 의학서적인마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하네요. 자이트님 말씀대로
이런 한의학계의 홍보 뒤에는 민족정서 강조가 더욱 큰 거 같습니다.

2010-11-17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7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계의 논란의 중심, 스티븐 호킹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또 한 번 학계와 독서계에 논란을 일으킬만한 책을 발표했다. <위대한 설계 The Grand Design>. 이번 신작에는 이전과 다르게 무신론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로 랭크되었고,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이 창조론자들에 대한 '결정적 한방' 이라고 말하면서 책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름이 있는 석학이다보니 그가 책 한 권을 세상에 공개했을 때, 그리고 그가 말한 발언과 가십은 항상 언론에 기사화되어 이슈가 된다. 몇 년 전에는 자신이 발표한 블랙홀 이론이 틀렸음을 스스로 밝히면서 이론을 수정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호킹 박사가 부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한 기사가 보도되었는데 결국은 루머로 판명되었다. 일반적으로 헐리우드 연예인들에게 생길법한 소식을 물리학자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이채롭기만 하다.  

<위대한 설계>가 발표되기 전에는 호킹 박사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주에 1000억개의 은하계가 존재하는 만큼 다른 별에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믿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였고, 외계인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좋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유가 특이하다. 외계인과 지구인이 만나면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이후 원주민들이 탐험대들에게 몰살당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하였다. 평생 4차원에 대한 물리학 연구에 몰두해서 그런 것일까?  그가 말하는 이유 역시 참 4차원적이다. 나는 그의 주장을 신문에 접하면서 물리학자다운 근거를 밝혔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단순히 은하계가 광대하니 외계인 존재는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그이 주장이 논리적이지 않아서 무척 실망했다. 원래 호킹의 발언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하였는데 이 다큐멘터리에는 호킹의 입장에 대한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은 우주를 만들지 않았다

이번 책은 스티븐 호킹과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와 함께 썼다.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 역시 대중적인 과학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그의 저작이 소개되기도 했다. 믈로디노프보다 호킹이 지명도가 높기 때문에 언론은 책에 대한 소개에 '스티븐 호킹' 이라는 이름을 자주 언급한다. 그래서 학계뿐만 아니라 독자들 사이에서도 과학의 무신론에 대해서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사실, 나도 종교를 믿지 않으며 무신론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호킹과 믈로디노프의 주장이 무조건 맞다고 보기보다는 과연 이 책에 자신들이 밝히고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지금까지 밝혀온 과학 이론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모든 과학의 법칙들이 성립하기에 지금 돌아가고 있는 우주의 메커니즘이 신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대부분 책 소개에서는 호킹이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과학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과 전공이 아닌 나는 그가 설명하는 이론들을 여러 번 읽어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저자가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하다. 과학의 법칙에 신이 개입할 필요가 없으며 지금까지 증명된 법칙과 이론들만으로 우주의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우주는 무(無)에서 스스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지 인간에게는 행운인 위대한 설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약간의 당혹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예전에 접했던 외계인 존재에 대한 호킹의 주장이 자꾸 떠올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호킹과 믈로디노프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 이 책의 7장 [가시적인 기적]에서 이심률에 대한 설명에는 자신들의 무신론에 대한 근거를 얼버무리는 경향이 보인다.  이심률이란  행성의 공전궤도를 형성하고 있는 수치를 말한다. 즉, 다시 말하자면 궤도를 형성하고 있는 타원형이 얼마나 찌그려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이심률인 것이다. 이심률의 수치는 최소는 0, 최대는 1까지 정하고 있다. 이심률이 0에 가까우면 궤도의 타원형이 원과 유사하다는 뜻이며 1에 가깝다는 것은 반대로 타원처럼 찌그러진 모양이라는 것이다. 행성 궤도는 거의 원에 가까운 것으로 증명되고 있는데 이 사실에 대해서 호킹와 믈로디노프는 '대단한 행운'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태양계는 다른 "다행스러운" 속성들로 지녔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발전된 생명 형태들은 절대로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략)  그러나 지구의 궤도는 이심률이 약 2퍼센트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지구의 궤도는 거의 원이다. 이 사실은 알고 보면 대단한 행운이다.  

 - <위대한 설계> p 188~189 -  

 
   

이심률에 1에 가까운 궤도가 타원형이라면 지구 내 온도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이심률의 수치가 크면 클수록 그 행성에서는 생명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이심률이 0에 가까운데 두 저자는 이 현상 역시 행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7장에서는 유난히 '행운' 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우리 태양의 질량과 우리가 태양에서 떨어진 거리 사이의 관계도 우리에게 행운이다. 왜냐하면 별의 질량은 별이 내뿜는 에너지의 양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중략) 만약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지금과 동일하고 태양의 질량은 지금보다 20퍼센트 많거나 적다면, 지구는 현재의 화성보다 더 차거나 현재의 금성보다 더 뜨거울 것이다.  

  - p 190~ 191 -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게 만드는, 아주 최적의 위치인 우주 공간을 '골디락스 구역' 이라고 하는데 영국의 전래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인 골디락스가 좋아한 수프가 차갑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는 아주 적당한 온도의 수프에서 유래되었다. 여기서도 '행운' 예찬이 등장한다. 

   
 

  지구가 그 좁은 구역 안(골디락스 구역 안)에 있다는 것은 지적인 생물인 우리에게 참 행운이다!  

 - p 192 -    

 
   

호킹와 믈로디노프는 우주 내 지적인 생물인 인간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최적의 환경조건으로 만들어진, 정말 '행운' 이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이 우주의 메커니즘이 위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내용의 부분에 대해서 종교계가 이들의 주장을 반발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두 과학자들도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행운적인' 우주의 설계 원리에는 신을 비인격적인 존재로 바라보고, 우주는 단순히 인간이라는 생물이 존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중첩된 법칙의 결과물이며 인간 스스로 중첩된 법칙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대문이다.  

어떻게 보면 두 저자의 주장은 과학이라는 학문이 이 모든 세상의 메커니즘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장 [존재의 수수께끼] 에서도 우주의 창조에 대한 질문을 담당하고 있는 철학 영역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우주에 대한 지식을 좀 더 확장하고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은 과학자들이라고 말한다.  호킹과 믈로디노프가 인간은 '지적인 생물' 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만 현실은 그렇지만 않은게 사실이다. 지금도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알기에는 인간의 지적 능력은 너무 부족하기만 하다. 우주의 본질은 양파껍질과도 같다. 얇은 껍질 한꺼풀 벗기면 또 얇은 껍질들이 남는다. 이 지구상에 있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우주의 본질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이론과 법칙을 발견, 증명을 거듭해도 거대한 우주가 탄생할 수 있게 하는 그 근본의 씨앗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의 존재 기원에 대한 뜨거운 논쟁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다.   

 

  

* 스티븐 호킹의 외계인 존재 관련 기사          

http://www.cocanews.com/doc=news/read.htm&ns_id=4699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딧불이 2010-11-1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의 가장 끝자리에 '행운'이라는 단어가 놓여있다는 것이 놀랍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요즘 들여다보고 있는 책인데 여기서 읽은걸로 다 아는 척~ 해야할 듯 싶군요.

cyrus 2010-11-12 12:57   좋아요 0 | URL
네, 그런 거 같습니다. 과학자들이라도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기에는
어려운거 같네요. 그리고 분량이 얇은데도 제가 물리학 전공이 아니라서
좀 읽는데 어려웠습니다.^^;;

다이조부 2010-11-1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이라는 매체에 관심이 많아요. 한때 취미로 생각했던게 신문읽기 라고 여길정도로...

주인장이 스티븐 호킹의 주장에 근거 없음에 실망했다고 했는데, 확률이 높은 가설 중에

하나는 신문제작 여건상 지면제약의 한계 때문에, 책에 대한 리뷰가 소홀할 가능성과

핵심 주장도 옮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걸 이야기 하고 싶네요.

스티븐 호킹은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게으른 독서로 아직 접해 보지 못했어요.

리처드 도킨슨은 만들어진 신 을 구입했는데, 책 내용을 접하기 전부터 그 사람의

주장에 공감했던 상황이라 책읽기 가 시시하더군요.


cyrus 2010-11-13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려고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많은 언론에서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한 것을 미리 봐서 그냥 skip할려고요,
스티븐 호킹의 외계인 발언이 있는 다큐를 보고 싶었으나,,,
영어 실력이 안습이네요 ㅠ_ㅠ 그 다큐를 보면 호킹이 외계인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한 이유를 알 수 있을텐데 말이죠. 부족한 글에 대해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이조부 2010-11-13 21:53   좋아요 0 | URL


저도 영어 실력 캐안습 ㅋㅋㅋ

근데 말이죠~ 시간 날때 비비시 에서 제작한 리처드도킨슨이 참여한

다큐가 있어요. 2부작인데 종교(특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철철 넘쳐

흐르는 영상인데, 책 보다 저는 더 좋더군요.


cyrus 2010-11-13 23:2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딱딱한 전문적인 책보다는 영상이 보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철나무꾼 2010-11-14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런 종류의 책들 중에선 스티븐 호킹이 가장 흥미롭고 쉽게 쓰지 않나요?
골디락스 구역도 흥미롭구요.

저도 이 책은 가지고만 있지 아직 못 읽었는데...'만들어진 신'이후 크게 비껴가진 않았네요~^^

cyrus 2010-11-14 20:34   좋아요 0 | URL
네, 책 분량도 생각보다 두껍지 않고, 역시 호킹의 책인만큼
과학 이론에 대한 화보도 곁들어있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0-11-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첨 뵙습니다, 사이러스님(이렇게 불러드리는게 맞나요?)..

뒤늦은 댓글이기는 하나,
제가 관심있는 책이라 주의깊게 리뷰 읽었습니다. 일단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지구 생성 및 생명체 생성이 행운이라 하는 점은
이미 리처드 도킨스의 초기 저서부터 나온 이야기들인지라, 그다지 새롭지는 않습니다.
거기다.. 과학 메커니즘으로 모든 것이 가능할거라는,
스티븐 호킹의 말은.. 흠.. 저희 뇌 작동에서 작은 인간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뇌의 여러 기능을 총괄하는 자는 누굴까? 라는 문구가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구요.

그러나 사이러스님의 리뷰를 읽으니, 꼭 제가 읽고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날 되셔요~

그리고.. 궁극의 리스트 책 소개를 통해
이달의 당선작인 리뷰 읽었습니다. 역시 멋진 리뷰였습니다. ^^

cyrus 2010-11-17 17: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마녀고양님^^ 나무꾼님이랑 다른 분들 서재 댓글에서
자주 마주치곤 했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되었네요. 반갑습니다.^^
그리고 당선작 칭찬해주신거 감사합니다.
저도 고양이님 서재 자주 들릴께요^^

저도 약간 이번 책에서 밝힌 호킹의 주장이 실망스러웠지만, 위에
매버릭꾸랑님에서 말씀하셨듯이, 하나의 언론과 책으로 주장이
옳다 나쁘다 정하기에는 위험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니, 이 책 말고도
다른 과학자들의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