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 주인아, 내가 정 때문에 산다

 

 

 

 

 수강신청, 첫 날

 

 

오늘부터 수강신청을 하는 기간이다. 2월 중순, 그러니깐 이 시기 즈음에 모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OO대학교'가 상위권에 있다면 '아.. 오늘이 대학생들이 수강신청하는 기간이구나'하고 생각하면 된다.

 

대학생의 수강신청은 좋은 수업을 듣기 위해서 마우스와 컴퓨터 자판기를 동원하는 '속도전'이다. 빨리 클릭하고, 입력하는 자만이 원하는 수업을 듣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기간만 되면 아침 늦게 일어나는 학생들도 일찍 일어나게 된다. 일찍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학교 홈페이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대체로 수강신청은 아침 9시(학교마다 다를 수 있음)부터 가능한데 그 때까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너무 일찍 접속한 채 가만히 놔두면 자동으로 로그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9시가 되는 순간, 바로 수강신청을 한다. 마우스를 빨리 클릭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다.

 

오늘 아침 8시 30분~9시 경에 N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D 대학교'가 1위였는데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서 미리 접속하려고 하는 수많은 대학생들의 위력이다.

 

수강신청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아시다시피 수업 시간이 한 시간이라도 중복되어도 원하는 수업을 듣을 수 없다. 그리고 학생들이 많이 듣는다는 인기 수업을 듣는 것도 쉽지 않다. 접속한 지 1분도 채 안 되 신청인원이 차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이미 예비로 신청해두었던 경영학 과목 3과목이 인원 초과되는 바람에 다시 시간표를 편성해야했다. 문제는 2학년 과목을 넣고 싶은데 내가 현재 3학년이라 2학년 과목을 넣지 못했다. 왜냐하면 해당 학년 학생들이 다른 학년 학생들의 신청 때문에 정작 해당 학년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오늘은 해당 학년 과목을 신청을 할 수 있고 내일부터는 전 학년별로 과목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원했던 2학년 과목이 인원이 꽉 차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오늘 하루종일, 그러니까 수강신청 시간이 마감되는 오후 8시까지 수강계획서 일일이 확인하고 시간표를 다시 만들었다. 복수전공을 겸한 수강신청이라서 그런지 주전공 수업시간만으로 시간표를 만드는 것보다 힘들었다. 주전공 수업 시간에 중복되어서 복수전공 과목을 신청하는 데 여러모로 골치 아팠다. 이미 신청된 주전공 수업 시간을 유지한 채 남은 시간을 복수전공 과목을 신청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시간표가 완성되었다. 내가 처음에 원했던 시간표는 아니었지만 최대한 내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 위주로 편성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따름이다. 게다가 다행히도 수요일은 수업이 없어서 좋다. 하지만 화요일에는 세 과목 수업이 있고 하루에 세 과목이나 시험을 쳐야 한다. ^^;;

 

 

 

 

 등록금 3% 인하했다고 학교 신문을 폐간한다?

 

가뜩이나 오늘 시간표 짜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우연히 학교 게시판을 통해서 씁쓸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내가 다니고 있는 D 대학교가 점점 호감이 가지 않다.

 

국가등록금 확충 발표 이후에 성적우수장학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 재원 보충이라는 명목으로 수혜 범위를 갑자기 축소시킨 것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는 등록금 인하 이유만으로 학교 신문까지 폐간한단다. 등록금 인하 이유로 학교 신문을 폐간하는 학교는 우리 학교가 처음일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 내 소식이라서 그런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직접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봤는데 관련 소식을 접한 언론매체를 단 한 곳 빼고는 없었다. 대구, 경북에 사는 사람들도 이 소식을 모르리라.

 

학교 측은 등록금 3% 인하에 대한 예산 절감 차원 조치로 학교 신문을 폐간하고 대신에 인터넷 신문 형태로 전환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학교 측은 종이 신문을 만드는 신문 편집부 쪽에게 어떠한 의견도 물어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 통보해버린 것이다. 종이 신문 낼 때마다 드는 비용이 120만원이 드는데 학교가 충당하는 재원치고는 많지 않은 액수이다. 신문 낼 때마다 드는 비용보다 수천만원을 소비하는 건축 공사를 안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다만... 그리고 종이 신문 대신에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하는 데만 적지 않은 비용도 들어가게 된다. 등록금 인하만 가지고 학교 신문을 폐간한다는 학교 측의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문제의 학교를 다니는 일부 혹자의 학부생은 학교신문 폐간이 일종의 언론통제 효과를 노린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D 대학교는 몇 년 전부터 사학비리 재단 반대 여론이 들끊었고 최근에는 등록금 인하 문제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학교의 문제점에 대해서 소신 있게 문제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 게시판에 옳은 지적을 한다거나 제안을 해도 학교 측에서는 그런 학생을 달가워 하지 않게 여긴다.

 

게시판에 학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글을 많이 남기는 학생에 의하면 학과 사무실에서 직접 전화가 와서 게시판에 글 남기는 것을 자중하라는 일종의 경고도 받았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현재 학교의 모습은 국민 간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정부나 MBC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며 자신들이 내세운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려는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학교 측과 학교 신문 편집부 간의 회의 끝에 종이 신문 폐지가 아닌 신문 발행 주기 수정 및 온라인 신문 병행으로 결정났다. 끝내 등록금 인하로 인한 예산 삭감 결정은 유지된 채 말이다.

 

 

 

 

 미운 정, 고운 정

 

종종 학교 게시판에는 곧 졸업을 앞둔 학부생들이 글을 남기곤 한다. 인생의 선배로써 아직 학생 신분인 후배들을 위해서 충언의 글도 남기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그동안 쌓고 쌓였던 학교에 대한 실망스러운 마음들과 불만들을 쓰곤 한다.

 

그런 글들을 읽게 되면 올해부터 3학년인 나도 졸업생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내가 군대 가기 전 때보타 학교의 이미지가 더욱 나빠진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대구, 경북에 위치한 다른 4년제 대학교에 비해 발전이 더디고 있다. 아직까지 결론의 매듭 짓지 못한 사학 비리 재단 문제는 학교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불거진 등록금 문제는 학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또 정작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야 할 학생회는 이렇다 할 힘도 쓰지 못한 채 죽만 쑤고 있으니 학생들로부터 신뢰감을 잃은지 오래다. 더욱이 학생들의 진심을 보지 않으며 아예 그들의 소통마저도 차단시키려고 하는 모교의 태도는 학생들 간의 반목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마음 같으면 내가 다니고 있는 모교보다 더 좋은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고 싶다. 한 때 편입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미운 정 고운 정'이라고 했던가. 편입하기에는 이미 모교에 대한 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학교도 언젠가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 불투명한 희망이 내가 졸업하고 난 뒤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내 주위에는 친한 동기,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 다닐 맛이 난다. 이들과 함께 술잔을 부딪혔고, 함께 공부를 했고, 함께 장래에 관한 꿈을 꾸었다. 서로 챙겨주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집보다 한 시간이나 먼 학교에 불평, 불만을 늘어 놓으면서도 다니고 있다.

 

이제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도 시간표 때문에 몇 몇 동기들과 전화 통화를 많이 했다. 이제야 개강이 앞두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아직 겨울의 찬 바람은 남아 있지만 내 가슴 속에는 벌써부터 기분 설레게 만드는 봄 기운이 이미 감돌고 있는 듯하다.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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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2-16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들도 어제 아침에 수강신청하고 1받 2일 OT갔어요~
학교에 불만이 있다는 건 애정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재단들이 큰돈을 펑펑 쓰면서 작은 돈에 연연하는 걸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내세우는 이유야 허울뿐이고 속내는 따로 있다는 게 다 보이는데...

cyrus 2012-02-16 21:52   좋아요 0 | URL
아드님이 꽤 일찍 수강신청을 하셨네요. OT도 그렇고 새내기 대학생으로서
아드님께서 무척 마음이 설레셨겠어요 ^^ 저도 그 기분 알죠 ㅎㅎ


stella.K 2012-02-1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치 않아도 오늘 아침 뉴스에 대학교들 적립금이 그렇게 많은데
겨우 3% 인하에 그것도 과목을 축소하거나 수업 일수를 줄이는 대학이 글케
많다더라. 참 기가막혀 3%라봤자 16만원 정돈데 한 학기 차비도 안 빠지는
액수잖아?
반값은 멀기만 한 걸까? 이러고 나오는 것 같으면 집단으로 등록금 내는 거 거부
해 보면 안 되는 건가 싶기도 하더라. 그놈의 대학이 뭔지...흐

cyrus 2012-02-16 21:54   좋아요 0 | URL
오늘 제가 본 신문에서는요,, 모 학교는 등록금 인하 핑계로
학교 도서관에 지원되는 경비마저도 삭감했대요. 학생들을 위해서
지식의 장을 만들어줘야할 대학이 발전은커녕 오히려 발전에
역행하는 꼴을 보이고 있으니 씁쓸해요. 반값 등록금 문제는
쉽게 해결할 사안이 아닌거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02-1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의 잔머리 굴리는 소식은 우울하지만 저 강아지는 정말 귀엽네요. 으~ 안아주고 싶어~

cyrus 2012-02-16 21:56   좋아요 0 | URL
ㅎㅎ 귀엽죠, 비글은 강아지 시절이 무척 귀여운데 반려견주 사이에서는
'3대 악마견' 중의 한 종으로 악명 높다죠 ^^;;
TV 동물농장에 봤는데 완전 집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더군요ㅎㅎ

차트랑 2012-02-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갈 때 쯤이면
입학금 등록금이 얼마나 되지
걱정이 앞섭니다.

cyrus 2012-02-16 21:57   좋아요 0 | URL
지금이라도 반값 등록금이 학교와 학생들 간의 합의 하에 이뤄져야하는데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을거 같네요. 그대로 미온적으로 놔두다가는
다음 세대들에게 되물림될까봐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카스피 2012-02-1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꼴랑 3~5%정도 수업료 내리는 대학들을 보면 쇼도 그런 쇼가 없단 생각이 듭니다.모 대학은 등록금 3% 내리면서 1주일 수업시간을 없앴다고 하더군요.1주일을 없애면 학교측에서 십몇%가 이득이라고 하니 참 대단한 잔머리지요.이런 뒌장할~~~

cyrus 2012-02-18 14: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오늘은 또 인터넷 기사에 봤는데 대학교 등록금 줄인답시고
이번에는 대학'원' 등록금을 올렸다는군요. -_-;;

saint236 2012-02-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학교는 등록금 인하를 핑계로 16주짜리 수업을 15주로 단축했다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어째 이런 쪽으로만 머리가 돌아가니. 저도 졸업한 다음에는 학교에 안가게 됩니다. 간혹 가게 되더라도 학교 서점 주인 아주머니와의 친분 때문이지 학교가 그리워서는 절대로 아닙니다.

cyrus 2012-02-18 14:13   좋아요 0 | URL
요즘 등록금 인하로 학교들 꼼수 쓰는거 보면 웃기면서도 씁쓸하네요 ^^;;
 
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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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115] 보바리 부인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김기림「바다와 나비」-

 

 

 

 

 

『마담 보바리』가 출간된 1857년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현대'가 시작된 시기다. 마담 보바리는 사랑의 현대적 의미를 묻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결혼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주제와 소재가 통속적일 수도 있지만 일상의 지루함, 즉 '권태' 앞에서 무력해지는 군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적이다. 중세적 전통에서 시작한 시민적 결혼의 이상이 결코 소시민적 이상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소설은 출발한다.

 

엠마는 여느 귀족이나 부르주아 가정의 딸처럼 사춘기를 수녀원에서 지내면서 정숙한 가정 생활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교육을 받는다. 그 당시 여성들에게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교육이 정숙한 부인이 되는 방법 또는 예절이었다.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샤를 보바리라는 의사가 농장으로 왕진을 오고 엠마의 평범한 일상에는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엠마는 사를 보바리와 결혼을 하지만 시골 구석에서 앞날 없는 왕진 생활에 만족해 하는 그는 아내의 욕구를 채워줄 수도, 소설적 환상을 함께 나눌 수도 없는 인물로 무력감으로 가녀린 비상을 꿈꾸는 나비를 또다시 권태의 거미줄에 옭아매고 만다. 그러던 중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멋진 청년 레옹을 만나며 그가 열정적인 사랑을 고백해오기를 기대하고, 세련된 바람둥이 로돌프가 자신을 데리고 먼 곳으로 떠나주기를 바라지만 엠마를 기다리는 것은 일상으로부터의 구원이 아니라 배신과 환멸로 가득찬 현실이었고, 환상을 채우기 위한 애정 행각으로 생긴 엄청난 경비 목록과 고리대금 업자로부터의 빚 독촉뿐이었다. 환상을 좇다 날개가 찢긴 나비, 엠마 보바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자신에게 환상의 날갯질에 대한 불먕을 불러일으켰으면서 그 날갯질을 허용하지 않는 삶을 저주하며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땅에 묻히는 것뿐이었다.

 

 

 

 

 

 

라몬 카사스 이 카르보  <무도회 이후>  1895년

 

 

 

 

그녀의 일탈은 더 이상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었고, 그녀의 순수한 갈망은 그녀가 탐독하던 낭만적인 삼류소설 속에서만 읽혀질 수 있었다. 자유분방한 애정행각이 수반한 과소비로 인해 경제적 파탄에 이른 엠마 보바리가 택한 해결책은 음독자살이었다. '소설'과 같은 낭만적인 삶을 동경하고, 일상의 단조로움을 떨쳐버리는 사랑을 항시 찾아헤매던 에마는 죽음으로서 자신의 삶을 교정하고 있는 셈이다.

 

『마담 보바리』가 출간될 무렵에는 중세적인 계약 결혼의 풍속이 사라지고 남녀의 사랑에 기반한 결혼 풍속이 이미 자리잡은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일상이 낭만과 명확하게 구분되어지는 시기였다. 낭만적인 결혼관을 키워온 엠마 보바리에게 샤를과의 결혼생활은 현실이었고, 그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였던 엠마가 저지른 불륜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도덕적인 시민사회에서 그녀가 서 있을 자리를 빼앗아갔다.

 

이 소설로 인해 그 유명한 '보바리즘'(bovarysme)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과거에 대한 추억, 미래에 대한 꿈이 현재를 지배하는 심리적 성향으로, 과거에 대한 추억 때문에 미래가 이상화되어 현재란 끝없는 환멸과 기쁨의 연속이며 현실 도피의 세계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현실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동시에 인간의 비극이다. 보바리부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보바리즘'이 일정 정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권태로움을 견디지 못해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선 보바리 부인 그리고 그녀가 권태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것과 반대로, 권태를 그대로 받아 안고 있는 샤를 보바리처럼 '권태'라는 것을 누구나 경험한다. 자신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마담 보바리의 자유로운 삶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현실의 냉엄함에 너무 무능한 현대인의 자기연민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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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1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어봐야 할 것 같네.
나이 들수록 권태가 문젠 거 같아.
예전에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씨였나? 배삼룡 씨였나,
하루는 너무 빨리 가는데 세월은 너무 지루하고 했는데
그말 참 이해해.
그런데 책이 좀 지루하다고 해서 읽어줄 자신이 없더라구.
이거 읽다 권태로워 엎어버리면 어쩌지?ㅋ

cyrus 2012-02-15 22:46   좋아요 0 | URL
그러면 읽지 마세요. 위험해요 ^^;;
저는 플로베르의 사실적인 문장 때문에 조금은 지루했어요ㅎㅎㅎ

아이리시스 2012-02-1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보바리즘. 그러면 저도 가끔 보바리즘에 시달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 가끔 모든 현실에 심드렁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해요. 요즘 좀 나아졌는데 한때는 재미 없으면 읽다 던져놓고 읽다 던져놓고 그런 적도 있도 이제는 끝내는 거에 강박관념이 생겨가지고 끝까지 붙잡고 읽기도 하고. 파멸로 가면 문제겠지만 권태를 이겨보려고 책이든 뭐든 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니까요. 보바리 부인이 살던 시기는 참 그렇기도 했고요^^

cyrus 2012-02-15 22:48   좋아요 0 | URL
앙드레 지드가 말했듯이 가끔은 읽고 있는 책을 내던질 필요가 있어요 ^^
이제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디 여행이라도 가고 싶어요.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네요 ^^;;
 
이중나선 - 생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DNA를 발견한 이야기 궁리하는 과학 1
제임스 D. 왓슨 지음, 최돈찬 옮김 / 궁리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세포는 하나의 우주와 같다. 세포 안에서 참으로 다양한 생명활동이 일어나고 있고 생명활동의 중심에는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는 세포의 생명활동을 지배한다. 즉 유전자는 생명의 정보인 셈이다. 유전자에 숨겨져 있는 수수께끼를 아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생명의 신비를 아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에는 생물의 세포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담겨 있고 생식을 통해 자손에게 유전된다. 유전자의 물질적 실체는 바로 DNA인데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DNA 안에 유전정보가 보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날에는 DNA의 유전정보를 통해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분석하는 데 단 며칠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제는 유전자가 질병의 발병 가능성이나 기질 등의 근본이라는 사실이 상식이 됐지만, 그 구조가 밝혀진 것은 불과 50년 전 일이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에 대한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유전자 게놈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당시엔 DNA가 어떻게 유전정보를 갖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 비밀을 풀기 시작한 과학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왓슨이 쓴 그 유명한『이중나선』이다.

 

 

 

 DNA의 구조를 둘러싼 과학자들 간의 질투와 경쟁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EBS에서 방영중인 최재천 교수의 '공감의 시대' 강연이었다. 강연 제1부에서 최재천 교수가 대학생 시절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과학 도서라고 추천했다. DNA의 구조를 밝혀내는 탐구의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책만 가지고 DNA의 구조에 대한 과학적 내용을 기대해선 안 된다. 사실 이 책은 그 발견을 둘러싼 과학자들의 이야기이다. 생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왓슨과 크릭이 DNA의 구조를 밝혀내가나는 과정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이과계가 아닌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이 과학 고전으로 알려진 이유에는 DNA의 구조를 발견하게 되는 탐구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어려운 생물학 지식을 대중들을 위해 쉽게 소개하고 있는 왓슨의 과학적 글쓰기 능력도 한 몫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이 책의 화자인 왓슨, 자신을 둘러싼 과학자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요소이다. 왓슨의 동료 과학자들이 연구했던 다양한 주제뿐만 아니라 연구실 밖 일상까지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궁리에서 번역한 『이중나선』앞표지에는 '생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DNA 구조를 발견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있다.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자연의 법칙을 탐구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소임이다. 하지만 『이중나선』에 등장하는 왓슨과 크릭 그리고 DNA를 연구한 과학자들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

 

그들은 고리타분한 연구 주제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학계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을만한, 흥미를 느끼는 분야만 좇아 다녔고, 다른 연구자들이 조금이라도 진전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곧 경쟁심과 질투심에 들떠 어쩔 줄 몰라 했다. 위대한 발견을 함께 한 동료로서 크릭의 모습과 성격을 묘사한 왓슨의 증언이 너무나도 솔직하다.

 

 

 

 

자신들이 만든 DNA 모형 앞에 선 제임스 왓슨(左)와 프랜시스 크릭(右)

 

 

(『이중나선』pp 224)

 

 

내가 보기에 프랜시스 크릭은 그리 겸손한 사람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가 겸손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중략)   당시 그는 35세의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 과학자였다. 그와 친한 몇몇 동료들만이 크릭의 빠른 머리 회전과 통찰력을 알았고 가끔 조언도 구했지만, 대다수는 그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고 그저 말 많은 수다쟁이로만 대할 뿐이었다.

 

 - 제임스 왓슨 『이중나선』중에서, 최돈찬 역, 궁리, pp 25~26 -   

   

 

친한 동료 아니랄까봐 책의 첫 장부터 크릭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왓슨은 자신의 동료 크릭이 그동안 연구했던 과정과 결과가 다른 동료 학자들 앞에서 떠벌리고 다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겼다. 크릭의 오지랖 때문에 연구 성과가 다른 동료들에게 빼앗길까봐 걱정했던 것이다. 사실 왓슨의 걱정은 단순히 성과 집착에 대한 지나친 기우가 아니다. 실제로 크릭은 자신의 오지랖으로 인해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겅험이 있었다. 자신이 독립적으로 연구한 과학적 아이디어가 대학 지도교수였던 로렌스 브래그로부터 도용당하고 만 것이다.

 

 

브래그 경은 크릭의 이론을 미리 알았다는 사실을 단호히 부인하고, 다른 과학자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말은 자신에 대한 더 없는 모욕이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크릭 자신이 그토록 떠들고 다닌 아이디어를 브래그 경이 몰랐을 리 없다고 대들자, 브래그 경 또한 이를 맞받아쳤다. 대화가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10분도 채 안 돼 크릭은 교수실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pp 74)

 

 

 

아이디어가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허락도 없이 도용한 점에 대한 이의를 둘러싼 두 학자 간의 다툼은 이 책에서는 그저 사소한 일화로만 지나갈 수 있지만 과학자들은 자연의 호기심을 해결하는 데 만 좇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성과와 그에 대한 보장 역시 간과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왓슨이 '네이처'라는 과학 잡지를 통해 DNA의 이중나선을 밝힌 나이는 불과 25세다. 책에서 스스로 그리고 있는 당시의 왓슨은 불투명한 앞날로 인해 방황하는 대학생과 다름 없다. 화학은 전혀 모르는 데다, 학교에서 지급되는 장학금과 연구 성과,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방법을 고민했다. 결국 그가 평생 바치기로 선택한 연구 주제가 바로 아무도 알아내지 못한 DNA의 구조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한 그가 DNA 연구에서 한발 앞서 있었던 모리스 윌킨스(DNA 구조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왓슨과 크릭과 함께 1962년에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한다)와 당시 유일한 여성 DNA 연구자였던 로잘린드 프랭클린, 화학의 대가로 꼽히는 라이너스 폴링과의 경쟁에서 승자가 된 이유는 바로 그 질투심과 경쟁심 때문이었다.

 

 

 

 

 『이중나선』그리고 왓슨의 과학적 글쓰기에 대한 평가 

 

왓슨의 『이중나선』은 과학도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독자들마다 이 책에 대한 평과 인상이 차이가 있을 것이다. 최 교수도 이 책을 소개하면서 언급했지만 오늘날에도 동료들에 대한 왓슨의 적나라한 모습이 담긴 이 책이 과학 고전으로 읽혀져야하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남아 있다.

 

왓슨의 과학적 글쓰기는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DNA의 구조에 대해서 쉽게 설명했다는 점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솔직하게 고백했다는 점에서는 높히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 책이 실제로 일어난 일을 소개하고 있는 위대한 과학 논픽션이라고 하더라도 『이중나선』의 저자 왓슨의 주관적인 관찰과 감상으로 이루어진 글이라는 것을 염두하여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모리스 윌킨스의 동료였던 로잘린드 프랭클링은 DNA 이중나선 발견에 결정적인 공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나선』에서는 그의 활약을 미진하게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로잘린드 프랭클린에 대해 왓슨은 성격 괴팍하고 데이터 분석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묘사 때문에 '숨은 주연'이나 다름없는 로잘린드 프랭클링은 왓슨과 크릭이 성취한 과학적 성과의 발견을 더욱 돋보이게끔 만드는 '엑스트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그녀는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 여성 최초의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불행하게도 놓치고 말았다. 혹자는 왓슨의 행동이 동료 과학자의 성과를 가로 챈 행위이며 『이중나선』을 통해 동료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폭로함으로써 유명세를 얻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왓슨은 나중에서야 후기를 통해서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숨은 공로를 인정했지만 지금도 대중들은 DNA의 이중나선을 발견하는 사람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공동으로 노벨상을 받은 모리스 윌킨스 그리고 2004년에 세상을 떠난 동료 크릭마저도 왓슨의 인지도에 묻혀지고 있다. 『이중나선』이 책 한 권 덕분에 왓슨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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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2-1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과학도들에게 필독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상당히 불편했던 점등을 생각하면
이중나선을 과학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크릭을 겸손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왓슨도
사실은 절대로 겸손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인문학적 측면에서는 별로인 책이 확실하거든요^^

왓슨이 로잘린드 플랭클린의 공로를 매우 축소시켜 소개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공로를
행간에서는 절대로 숨길수가 없었다고 봅니다.

위 글에서 지적해주신대로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살아 있었다면
왓슨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가질지는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2-02-13 22:0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과학자들 간의 대화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지만 로잘린드 프랭클린에 대한 왓슨의 차별이 좀 불편했어요.
랑공님 말씀대로 이 책이 고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hnine 2012-02-12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슨이 최근에 낸 책으로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라는 책이 있습니다. 원서 제목은 Avoiding boring people 인데, 왓슨이 얼마나 치밀하고 야망이 많은 사람인지 아주 자세하게 나와있어요. 천재성을 지닌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과학에 있어서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우리는 과학 이외의 다른 것도 은연중에 기대를 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로는 그 사람의 과학적 업적, 왓슨의 예에서 보면 DNA의 구조에 대한 것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DNA 구조를 밝혀내기 까지 그 뒷배경이 어떠했을까 하는 점에 더 관심이 많이 쏠리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 좀 아쉬워하는 쪽입니다.
로잘린 프랭클린, 윌킨스 와 왓슨, 크릭, 이런 사람들 사이의 일화는 뭐,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만,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싶어요.
리뷰를 참 성실하게 잘 쓰십니다.
잘 읽었어요.

cyrus 2012-02-13 22:08   좋아요 0 | URL
왓슨이라는 사람이 은근히 과학 대중서를 많이 썼더라고요.
그런데 <이중나선>이 고전이라고 손가락 치켜세우기에는 불편해고
조금은 부족한게 있었어요. 저자의 주관적인 느낌도 강했고요.
로잘린드 프랭클린 평전이랑 크릭 평전도 출간되었던데 그 책도 겸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절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1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최종술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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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소설

 

나는『절망』에서 나의 다른 책들에서처럼 어떠한 사회적 논평도 제시하지 않고, 어떠한 교훈도 입에 담지 않는다. 이 책은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키지도 않고, 인류에게 올바른 출구를 제시하지도 않는다. 

 

 - V. 나보코프,『절망』1965년 영문판 서문 중에서 (최종술 역, 문학동네, pp 239)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단 한 권의 소설로 문학사에 기록되는 몇 안 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롤리타 콤플렉스'로 알려진 ,『롤리타』의 성공을 통해 문학사에 기록된다. 그러나 소설뿐만 아니라 시, 희곡, 비평 등을 남길 정도로 엄청난 다작 능력을 지닌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번역된 나보코프의 소설들은 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널리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 출세작인『롤리타』가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누리게 되는 바람에 그의 다른 작품들의 문학적 가치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최근에 출간된 나보코프의『절망』은 국내에 번역된 그의 소설들 중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집필된 것이다. 그동안 소개되지 못했으며 흔하게 잘 알려진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그리고 이제 막 작가적 재능을 펼치기 시작하려던 그의 초창기 문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보코프의『절망』은 읽혀질 가치가 있다.

 

하지만 흔한 작가의 소설치고는 『절망』의 문장과 줄거리 전개 방식은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흔하지 않다. 나보코프 특유의 서사 구조적 치밀함과 언어적 유희가 텍스트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데다 주인공 화자와 그를 닮은 또 다른 분신이 등장하여 사건을 전개해나가는 줄거리라서 이 소설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는 작품 속 서사의 흐름이 더욱 복잡하게 느껴질 것이다. 소설 속 주주인공인 게르만 카를로비치가 자신과 닯은 분신 펠릭스를 살해하는 과정을 고백 형식으로 서술하는 방식은 서로 닮은 게르만과 펠릭스의 실체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얇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난해한 서사 구조 때문에 읽을 때 집중력을 요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보코프'를 패러디를 한 블라디미르 시린  

 

나보코프는『절망』영문판 서문에서 이 소설은 어떠한 교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유희적 텍스트 읽기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사 구조 때문에 독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명망 있는 프랑스의 지성 사르트르조차도 나보코프의 문학적 유희에 된통 당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나보코프는 이 소설을 그저 재미있게 읽혀지기를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잘못된 해석으로 망신을 산 사르트르의 경우만 가지고 이 소설을 더욱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유희적 텍스트는 독자들마다 각기 다른 의미의 해석을 만들 수 있다. 독자들은 자신만의 관점으로 텍스르를 이해함으로써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절망』의 '분신' 주제는 게르만과 펠릭스라는 서로 닮으면서도 다른 양면적인 인물를 통해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게르만과 펠릭스의 실체를 분간하기가 쉽지 않는 것처럼 게르만이 직접 서술하고 있는 모든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난 현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게르만은 자신이 일으킨 행동과 생각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일어난 일들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지만 그의 행동들, 즉 분신 펠릭스를 살해하는 행위를 실행하고 마는 과정과 그에 대한 결과들은 실제로 일어난 현실이 아닌 상상 속의 현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펠릭스를 살해함으로써 불행했던 이전의 인생의 굴레를 벗어나 또다른 제2의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어떻게 그들은 자신을 만났는가?』 1864년

 

 

 

서양에서의 분신의 출현, 즉 도플갱어는 실제적 존재의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 게르만의 입장에서는 분신 펠릭스는 행복한 삶을 원하는 자신의 소원을 방해되는 존재이다. 게르만은 도플갱어의 저주를 극복하는 것, 즉 펠릭스를 살해하는 것만이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인식하게 된다. 부질 없는 자기합리화적 몽상의 늪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펠릭스는 예술가들에게 발견할 수 있는 창조적이면서도 허구적인 자아와 현실적 자아 간의 갈등에서 야기되는 괴리감을 상징하고 있다. 펠릭스를 살해하고 난 뒤에도 게르만은 자신의 존재을 끊임없이 부정적으로 여김으로써 본인 스스로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분신 살해에 의한 도플갱어의 무서운 저주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분신을 주제로 하는 한 편의 우화 소설로 볼 수도 있겠지만『절망』의 주인공 게르만에는 절망적 인물을 창조시킨 장본인, 작가 나보코프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

 

나보코프는 초창기 창작 활동 당시, 잘 알려져 있는 본명 대신에 '블라디미르 시린'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시린'이라는 필명 속에는 나보코프의 인생과 연관된 두 가지의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전자는 귀족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이름과 혼동을 피하기 위한 것과 후자는 정착하지 못한 채 방랑 생활을 하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고대 러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시린을 의미한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지낸 18년 간의 러시아에서의 유년 시절은 나보코프에게는 행복한 삶의 기억이었다. 유복한 귀족 집안에서 자랐기에 부족할 것이 없었던 화려한 시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볼셰비키 혁명으로 인해 러시아의 귀족들은 몰락하게 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마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나보코프의 인생에 있어서 일대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생활고가 찾아오는 동시에 나보코프는 행복한 유년 시절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조국 러시아를 떠나게 되었다. 그 후로 나보코프는 유럽과 미국을 전전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고 다시는 러시아로 돌아갈 의향도 없었다. 결국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고국의 땅을 다시 밟아볼 수 없게 되었다.

 

갑작스런 시대의 변화에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행복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 그러한 정신적 상처로 인해 고국 러시아를 외면한 채 나보코프는 스스로 '문학적 경계인'으로서 삶을 선택했다.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는 시린이라는 상상 속 동물의 이름으로 필명을 정함으로써 나보코프는 또다른 분신을 만들어 '문학'을 통해서 과거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경계인으로 겪어야 할 양면적인 정체성의 갈등을 극복하고자 했다.

 

'블라디미르 시린'이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시작된 작가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러시아 문학 비평가들로부터 '러시아적이지 않다'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그러한 비난을 맞서기 위해서는 나보코프가 택한 방식은 아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인'으로서의 고독을 문학 창작의 필요조건으로 내세운다.

 

행복한 삶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자신의 비도덕적 행위마저 '예술'로 승화시키며 자기합리화하는 게르만의 행위과 그가 겪는 절망은 결국에는 고독한 문학적 경계인이 되어 작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던 나보코프 아니, 블라디미르 시린이 만들어 낸 절망적 분신이었다. 자신의 불행했던 삶의 경험을『절망』을 통해 '시린' 그리고 '나보코프'를 패러디하고 있는 것이다. 또는 자신이 직접 분신이 되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소설가 그리고 실존적인 존재 '나보코프'가 되고 싶었다. 그러한 창작 의도가 만들어 낸 성공의 결과물이 바로 『절망』이었다. 결국 그는 이 소설을 통해서 이전에 그를 비난했던 러시아의 문학 비평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절망』,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고자 한 문학적 경계인의 수기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젊은 시절, 자신에게 실연의 아픔을 남겨 준 샤를로테로 인해 정신적인 절망에 사로잡혀 혼자서 거리를 방황하던 도중에 자신과 닮은 분신을 목격했다. 그야말로 도플갱어를 체험한 것이다. 세월이 지나 유명한 소설가로 성공한 괴테는 젋은 시절에 살았던 고향의 거리를 다시 찾게 되는데 그 곳에서 그동안 잊혀지고 있었던 젊은 시절의 도플갱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젋은 시절, 자신과 빼닮은 분신이 입었던 복장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괴테의 경험담은 실제로 일어난 사례인지 출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도플갱어를 소개할 때 자주 소개하는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서양에서의 도플갱어는 죽음의 징조로 여겨지고 있지만 반대로 유대인들은 이러한 신비한 체험을 선지자가 될 수 있는 길운의 징조로 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분신을 '또 다른 나라고 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로 생각했다.  

  

괴테의 일화를 비추어 볼 때 절망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나보코프는『절망』의 성공 덕분에 소설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그는 소설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가수는 노래제목 따라 간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가수가 부른 노래제목이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그 노래를 부른 가수도 제목처럼 부정적인 운명을 맞이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나보코프는 '절망'이라는 소설 제목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게르만처럼 절망적인 삶의 운명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게 되었고 그 후부터 성공의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절망』에는 현실과 상상을 분간하지 못하는 게르만의 자아 분열 양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숨긴 '블라디미르 시린' 그리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라는 두 자아의 정체성이 숨겨져 있다. 전자는 소설가로서의 제2의 인생을 꿈꾸는 현실적이면서도 예술가적 정체성이며 후자는 러시아에서의 행복한 유년 시절의 기억이 간직하고 있는 내면적 정체성이다. 

 

나보코프는 이 소설을 통해서 문학적인 성공을 얻을 수 있었지만 러시아에서 남겨 둔 잃어버린 행복의 추억들 그리고 러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게르만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듯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 소설가 나보코프'가 되지 못했으며 그러한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고자 했다. 그리고 『절망』은 아무런 의미도, 교훈도 없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난해한 소설을 작가 스스로 어떠한 교훈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가볍게 치부하기에는 작가의 평가가 진중하지 않다. 현실과 상상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드는 게르만의 이중적인 속임수와 분신 모티브는 자신의 의도대로 독자와 사르트르를 혼란케 만드는 데 성공했겠지만 '시닌'과 '나보코프'로 구분되는 정체성의 실존적 고뇌 그리고 러시아의 추억에 대한 향수를 숨길 수가 없었다. 소설의 문맥 곳곳에는 러시아 문학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고, 소설 속의 소설은 게르만이 쓴 미친 일기가 아니라 '문학적 경계인' 나보코프가 쓴 수기(手記)다. 

 

 

 그래요, 난 전부 의심하게 되었소. 핵심을 의심하게 된 거요. 그리고 길지 않은 여생을 온전히 단 하나, 이 의심과는 헛된 싸움에만 쏟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아버렸소. 나는 사형수의 미소를 지었소. 그리고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러대는 뭉특한 연필로 첫 페이지에 재빨리 그리고 단호하게 '절망'이라는 단어를 썼소. 이보다 나은 제목은 찾을 수 없소.

 

 - V. 나보코프 『절망』중에서, pp 226 -

 

 

 

나보코프는 양면적인 정체성의 자기 모순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했지만 결국에는 헛된 싸움이라는 것을 인식했던 것일까?  완전히 분리된 자아 정체성에 대한 합일의 시도를 하지 못한 채『절망』 이라는 제목처럼 '절망'이라는 단어로 성급하게 결론을 짓고 만다. 그리워했을 러시아의 땅을 밟아보지 못한 채 '미국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로 남게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은 나보코프가 세상을 떠난지 9년 뒤에 그가 남기고 간 문학적 결과물들만이 러시아에 갈 수 있었다. 물론 '블라디미르 시린'이라는 이름으로 쓴『절망』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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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2-1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글을 읽고 책꽂이에 있는 <절망>을 다시 흘겨보고 있습니다^^
선물받은 책인데 그대로 있네요.
여튼 롤리타,에 가려 다른 작품들을 더 읽어 볼 생각을 못했던 것 아닌가 싶네요.
주말에 이책을 슬쩍 읽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cyrus 2012-02-11 19:38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롤리타>를 읽어보려고 해요. 유명한 소설을 드디어
읽어보게 되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굿바이님 ^^

stella.K 2012-02-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끌렸는데 난해하다니 역시 망설여지는군.ㅠ

cyrus 2012-02-11 19:41   좋아요 0 | URL
현실과 상상을 복잡하게 설정하고 있는 내용이라 읽는 내내 어려웠어요.
누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꼬마요정 2012-02-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어려워서 혼났더랬죠... 하지만 표현력이 너무 대단해서 열심히 읽었구요,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다 읽었더라구요... 50페이지만 지나면 흡입력 대단한 소설이었어요. 그런데.. 정말 게르만이 펠릭스를 살해하는 과정이 망상이었던거에요? 왜 저는 몰랐을까요 ㅠㅠ
 

 

 

 

 

 

 

 

올해가 찰스 다윈이 사망한 지 130주년이 된다. 때맞춰 EBS에서는 최재천 교수가 진화론에 관한 특별기획 강의가 방송되고 있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교양 관련 프로그램이다. 이 강연 덕분에 요즘 진화론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작년에 '자음과 모음'이라는 출판사에서 주최한 리뷰대회를 통해 책 상품을 받게 되었는데 '교양과학 오디세이'(전 12권)라는 과학 관련 시리즈물이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뇌 과학, 양자물리학, 화학, 천문학, 생태학 등 과학의 모든 분야를 소개하고 있는 입문서 시리즈이다. 물론 진화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진화론 입문'이라는 부제를 단 두 번째 시리즈인 <앵무조개와 사피엔스>이다. 기본 입문서답게 분량도 얇은데다 부록으로 진화론과 관련하여 더 읽어야 할 책들의 목록과 본문에 언급되고 있는 용어를 정리했다. (이 시리즈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라면 부록에 소개된 더 읽어야 할 책들이 대부분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원서라는 점이다)

 

이 책과 더불어 읽고 있는 것이 장대익의 <다윈의 식탁>(김영사)이다. 예전에 과학 도서를 즐겨 읽으시던 알라딘 서재 이웃께서 추천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웃은 진화론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하셨다.

 

이 책으로 진화론에 입문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은 버거울 수도 있지만 진화론을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관점들을 토론식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문 중간에 학자들이 쓴 책들도 소해하고 있어서 참고, 보충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2002년 5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식당에 내로라하는 진화론의 대가들이 양편으로 갈라 앉았다.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J. 굴드를 대표로 시작해서 도킨스 편에는 스티븐 핑커, 에드워드 윌슨, 에른스트 마이어 등이, 굴드 편에는 리처드 르원틴 그리고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까지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다윈의 후예를 자처한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의 이론을 발전시키고 보충했다. 그 외에는 진화심리학, 유전학, 발생학 등 각자의 텃밭도 다양하고, 견해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도킨스와 굴드는 '진화 무림의 양대 고수'로 서로 숙적이다. 이들이 일주일 동안 진화론의 쟁점들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데 역사적인 토론의 시작을 여는 첫 번째 주제가 너무 세다. 강간을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으로 봐야 하는 것인가 상이한 관점을 지닌 진화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기 시작한다.

 

진화론은 다윈이 주장한 자연선택을 옹호하는 적응주의자와 이와 반대로 그것을 부정하는 반적응주의자로 갈려져 있다. 책 속에 소개된 토론을 펼치게 될 진화론자들 역시 '적응주의자 대 반적응주의자'로 대립하고 있다. 토론에 참여한 인사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적응주의자: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에드워드 윌슨, 에른스트 마이어 등

 

 

반적응주의자: 스티븐 J. 굴드, 리처드 르원틴, 데이빗 슬론 윌슨, 데이비드 라우프,

                    노엄 촘스키 등

 

 

 

이런 역사적인 토론을 이 책의 저자가 서기로 참관하게 되어 그 것을 토대로 기록했다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도 생생하게 서술되어져 있다.진화론 입문서치곤 픽션을 가미한 재미있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 안에 소개된 진화론에 관한 또 다른 책들을 한 권씩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 덕분에 3년 전에 구입해 놓고는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구판이지만... 이 참에 개정판도 구입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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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식탁- 진화론의 후예들이 펼치는 생생한 지성의 만찬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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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유래 1
찰스 다윈 지음, 김관선 옮김 / 한길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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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유래 2
찰스 다윈 지음, 김관선 옮김 / 한길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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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2010년 전면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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