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LE - Single Spark (2disc)
박광수 감독, 문성근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 주 '노사관계론' 수업시간에는 노사관계의 현실적인 문제와 관련한 시청 자료로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에 이어서 박광수 감독의 1995년 작「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보게 되었다. 전태일. 그 이름 석 자는 수없이 많이 들어봤어도 짧은 인생을 자신과 함께 했던 노동법 책과 함께 화염에 온 몸을 던졌던 그 유명한 죽음 이외에는 정확히 그의 삶에 대해서 몰랐다. 故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도 한 번이라도 읽은 적도 없었다.

 

지금 내가 수학하고 있는 '노사관계론' 수업은 경영학과 3학년 전공과목이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이라면 10학번, 즉 1991년에 태어났다. 영화를 시청하기에 앞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사관계론' 수업을 펼쳐지고 있는 강의실 안에 있는 10학번 중에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2년 전에 전태일 사망 30주년을 맞아 그의 삶, 그리고 열악한 노동현실 속에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죽음으로 고발하고자 했던 뜨겁기만한 족적들을 다시 한 번 기리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시기라서 전태일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노동문제에 대한 현실고발은 그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은 여전히 노동자들의 삶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산업화 시대가 진행됨으로써 생겨나는 물질만능주의 팽배와 빈부 격차의 문제를 다룬 조세희의 연작소설 『난쏘공』이 지금까지도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할 정도로 읽혀지는 것처럼 전태일이 고발하고자 했던 현실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태일이라는 인물은 故 조영래 변호사의『전태일 평전』 출간, 1995년에 그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그리고 최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사망 30주년에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조명받게 된 2010년을 제외하고는 '전태일'의 삶과 업적에 대해서 대중적으로 깊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부각받은 적은 없었다. 단지 '비정규직'이나 극단적으로 파국에 치닫는 노사투쟁 관련 문제가 불거질 때면 이 세상에 없는 그의 이름을 빌어 노사관계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켜주는 데 그치는 하나의 상징으로만 남게 되었다. 정작 자신의 몸을 불사르면서까지 절규에 가까운 현실고발적인 그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려주지 않은 채 말이다.      

 

 

 

 

 

 

 

'전태일'에 대해서도 모르더라도 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제일 기억 남는 장면을 꼽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이구동성 전태일이 분신하게 되는 영화 마지막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온 몸에 화염에 휩싸이는 전태일을 목격했을 뿐, 전태일이 그 당시 자본가들 그리고 노동문제에 무관심한 채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무지의 관객들에게 향하는 규탄의 목소리, 더 나아가 그가 왜 극단적인 결심을 하게 되는 이전의 과정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잊혀져 버리게 된다.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 30분 청계천 평화시장 한가운데서 22살의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를 외치며 시장 한가운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청년은 다음날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모든 것은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날,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신의 몸을 불사르기 전까지 대한민국에 '노동자'는 없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듣는 '노예'가 있었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가 있었을 뿐이다. 전태일이 '불꽃'이 된 순간 모든 게 변했다.

 

1970년은 박정희 정권이 개발이란 이름으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였다. 표면적으로는 개발에 따른 경제성장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개발에 따른 경제성장은 많은 노동자들에 인간적 삶을 담보로 진행되었던 보이지 않는 착취에 의한 성장이었다. 전태일의 분신자살은 당시 암묵적으로 이루어 졌던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와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한 노동현실을 죽음이란 수단으로 고발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당시의 청계천에서는 닭장 같은 좁은 공간에서 열서너 살의 어린 여공들이 졸음을 참아가며 14시간 이상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한참 성장할 나이에 여공들이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수 없는 작업장에서의 일한 대가는 고작 50원뿐이었다. 돈을 벌어 공부를 하고 싶어했던 전태일의 가슴엔 어린 여공들의 현실이 언제나 남아 있었다. 자신의 차비를 털어 점심도 변변히 먹지 못하는 여공들을 위해 풀빵을 사주고 청계천에서 미아리까지 걸어 다녔던 청년이었다.

 

어느 날 피를 토하며 쓰러져 그냥 버려지는 여공을 보면서 사회적 모순에 눈을 뜬다. 영화 속에서는 비록 짧게 지나갔지만 전태일은 피를 토하면서 몸이 망가질 때로 망가져버린 자신의 처지에 비탄한다. 특히 양손에 검붉은 핏덩어리를 씻어내지 못할 정도로 공장 내 수도시설마저 갖춰지지 않은 현실 앞에서 절망에 찬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이러한 소녀의 절망을 몰래 훔쳐보는 전태일의 장면은 그가 노동 개선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는 중요한 극적인 장면일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청계천 노동현장에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그는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법적으로 자신들의 노동시간과 휴일 시간, 건강 지침이 마련돼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어렵사리 구한 근로기준법 책을 밤새 읽고 또 읽었다. 제대로 공부를 해본 적이 거의 없어 밤새 읽어도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근로기준법 조문을 해석하는 게 유일한 하루의 낙이었다. 이후 생각이 맞는 재단사를 모아 바보회를 결성하기도 하고, 노동청에 건의를 하며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사업장 안에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노동청과 신문사를 찾아가지만 전태일과 청계천의 노동자들은 그들의 관심 밖이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분신이란 극단적 방법을 통해서 당시 인간다운 대접도 못 받는 노동자들에 현실을 고발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현재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70년대의 노동자들은 성장의 결과에 대한 분배 및 재분배에서도 정당한 수혜를 받지 못했으며,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인격적 대우 또한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렇듯 전태일의 외침은 바로 산업화의 위용에 가려지고 억눌려온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현실이 참혹했던 만큼 그 절규에 담긴 아픔과 공감, 그리고 설득력 또한 결코 작지 않았다. 전태일이 외쳤던 '8시간 노동'과 '휴일 보장'은, 일하고 또 일해야 했던 당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요구였다. 노동운동가이기에 앞서 사람답고자 했던 한 인간의 '인간선언'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부당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고 또 노동할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물론 노동환경은 달라졌다. 국민소득이 오른 만큼 노동자의 임금은 올랐다. 적어도 배를 곯는 사람은 대부분 사라졌다. '보릿고개'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도 완화됐다. 근로기준법이 부분적으로 정비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허울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는 짙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한층 각박해졌다. 해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기 더 힘든 세상이다. 전태일이 우리에게 외치고자 했던 그 목소리를 기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부유한한 환경에서 물질적 도구로 전락한' 노동자들의 닿지 않는 외침을 온몸으로 불태운 그의 비장한 투쟁은, 비장해야 할 순간에 더없이 온순한 우리들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남긴다. 비록 그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목소리를 들을 순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중들이 '전태일' 이름 석 자 그리고 그의 강렬했던 죽음보다는 그가 우리에게 외쳤던 그 목소리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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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05-08 15:52   좋아요 0 | URL
글을 읽다보니 소시적에 보았던 <전태일 평전>의 내용들이 생각이 납니다.(영화는 안봤지만요.) 최근에 전태일의 어머님 이소선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어머니>라는 영화도 나왔었지요. 이제는 전태일도 그 어머님도 이 세상에 없습니다만...

cyrus 2012-05-10 01:06   좋아요 0 | URL
영화를 보고난 뒤에 <전태일 평전>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어요,
요즘 과제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으로 미뤘지만요, ^^;;

꽃도둑 2012-05-10 15:03   좋아요 0 | URL
전태일 평전 읽고 진짜 많이 아주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암튼 책 내용은 너무 아팠어요..ㅡ.ㅡ

cyrus 2012-05-12 21:29   좋아요 0 | URL
전태일 평전도 꼭 읽어야겠군ㅇ. 역시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이
꽤 많으시네요. 사실 영화만으로 전태일의 온전한 삶을 알기에는
부족한 감이 들었거든요. 평전 꼭 읽어봐야겠어요 ^^
 

 

 

 생얼이 뭐 어때서?

 

며칠 전에 모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공지영 생얼' 이 있는 걸 보게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고백하자면 '공지영 쌩얼'이라는 단어를 맨 처음 본 순간, '공지영'을 '공서영'으로 착각했다. '공서영'은 KBS N 스포츠 채널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이다. 이쁜 외모를 뽑내는 아나운서가 생얼을 공개했나 싶어서 무심코 클릭해서 확인해봤는데 뒤늦게서야 소설가 '공지영'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여성 소설가의 생얼이 무슨 연유로 인해서 인기 검색 순위 상위권에 위치했는지 궁금했었는데 알고보니 지난 4월 대선에 자신의 트위터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투표 인증샷을 찍은 것에 대해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가 막말을 한 것이 네티즌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변희재 대표는 공 작가의 투표 인증샷과 관련하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50 먹은 여자가 생얼을 올린 것을 보고 진짜 토할 뻔했다' 라고 글을 남긴 것이 논란이 되었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이자 그는 공 작가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얼 인증샷으로 투표 독려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정신상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변희재는 공 작가의 외모를 겨냥해서 '50 먹은 여자의 생얼'이 역겹다고 표현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써도 좋지만 외모를 비하하는 그의 발언은 내가 생각해봐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토할 뻔 했다는 여자의 생얼'이 '생얼로 투표 독려 인증샷을 찍는 50살 먹은 여자의 정신 상태'라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말의 요지를 분병히 밝혀두었지만 만약에 공 작가 말고도 평범한 50살 여자가 생얼로 투표 독려 인증샷을 찍었다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을까? 50살이 아니더라도 40살, 30살 그리고 20살의 여자들도 생얼로 투표 인증샷을 찍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몇 몇 여자 연예인들도 쌩얼과 소탈한 옷차림으로 투표 독려의 의미를 담은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들이 '생얼'을 공개한다는 것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에 꽁꽁 숨겨두었던 몸매를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드러내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화장기 없는 정직한(?) 맨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없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여성들은 연예인들처럼 화장 없이도 화장한 것처럼 하얀 꿀피부를 유지하면서도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외모를 추구한다. 그리고 화장술이란 여성의 외모룰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는 일종의 '패션'이다. 요즘에는 외모의 단점을 보완해주기 위해서 '성형 화장술'도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드는 성형 수술 대신에 간단히 화장술 한 번으로 외모 콤플렉스 극복은 물론이고 전보다 더 아름다운 미모를 가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다보니 TV에서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여성 연예인이 화장기 없는 생얼을 공개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망신살을 받기 쉽상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연예인들의 미모가 다 '화장빨'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이다.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화장술의 유행 그리고 생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결국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문화적 유행이면서도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만들어지게 되는 일종의 '금기'라고 볼 수 있다. 화장기 없는 생얼은 곧 외모가 뒤떨어진다고 인삭하게 되며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친구라도  화장하는 모습과 전혀 다른 자신의 생얼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프로필에 사진을 올리지 않는 이유

 

'공지영 쌩얼에 대한 변희재 막말' 논란에 대한 네티즌들의 공방전이 뜨거웠던 그 날에 나는 처음으로(!) 페이스북을 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서부터 별 별 새로운 경험을 다 하게 된다. 카카오스토리를 하게 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내갸 페이스북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사실 페이스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별 과제 때문에 하게 된 것이지 자발적으로 하게 된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특정 과제와 관련된 자료 및 정보들을 조원들과 원활하게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카카오스토리를 미리 경험했기 때문에 처음에 페이스북의 다양한 기능들이 낯설지 않았지만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만나게 되었다.

 

페이스북 프로필에 자신의 얼굴이 있는 사진을 업로드해서 올리는 것이었다. 현재 친구 추가를 통해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프로필에는 거의 자신의 얼굴이 있는 사진이 많았다. 이렇다보니 나 역시 그러한 분위기에 맞춰 증명사진이라도 올림으로써 '나 자신'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너는 취업 준비나 국가공인기관에서 주관하는 시험 접수 등이 아닌 이상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SNS에는 내 증명사진을 올리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다. 나 역시 내 평범한 외모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외모를 극복할 수 있는 셀카 찍는 방법도 잘 모른다.

 

사실 예전에 한 번은 내 얼굴이 사진에 찍히면 어떻게 나오는지 너무 궁금해서 혼자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시도를 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두 세번 정도 찍었는데 사진 속 내 모습에 나 스스로 충격을 받았다. 평소에 거울을 볼 땐 모르고 있었는데 근접 셀카로 찍은 내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양쪽 눈의 형태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짝눈인 것이다. 평상시에 생활할 때는 자세히 보지 않는 한 짝눈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다지만, 점점 발달하고 있는 고성능 사진기술 덕분에 얼굴에 드러나 있는 콤플렉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르네 마그리트 「교장」 1955년

 

 

 

 

 

 

 

르네 마그리트 「사람의 아들」1964년

 

 

 

 

 

그래서 처음에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할 때도 그렇고, 최근에 페이스북을 개설했을 때 프로필에 내 얼굴 대신에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미지를 업로드했다. 카카오스토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프로필 사진이 예전에 알라딘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 메인사진으로 사용했던 마그리트의 「교장」이었고 현재 내 페이스북 계정의 프로필 사진에는 마그리트의 「사람의 아들」이미지로 되어 있다.

 

그러자 카카오스토리에서 자주 댓글로 대화를 나누는 모 교수님께서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프로필 사진에 대해서 유독 궁금해하셨고 남들과 달리 자신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내가 특이했나보다. 오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마그리트의 「사람의 아들」이미지를 업로드하자마자 1분도 채 안 되어 모 교수님은 내 페이스북에 이렇게 댓글을 남기셨다.  '잘 생긴 얼굴 좀 공개해라'

 

 

 

 못 생겨서 슬픈 자화상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 그리고 자조적인 비하는 대중매체에 의해 미(美)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오늘날 사회구조에 살고 있는 개인에만 인식하는 건 아니다. 인류가 등장하게 되는 원시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본다면 미의 기준이 시대 및 지역에 따라서 달라지고 변화되었을 뿐 그러한 미의 기준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 스스로 외모에 대해서 생각해봤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이나 외모를 강조하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서구의 신식 문화가 유행하게 되는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 여성의 외모 가꾸기가 점차 강조되기 시작했다. 1920년대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인 박가분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여성들은 전통적인 한복 대신에 서구 여인들처럼 원피스를 입으면서 신식 교육을 받고 자란 '모던 걸(Modern Girl)'로 변신했다. '모던 걸'이 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식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서양식 드레스를 입고 구두를 신고, 얼굴에 화장을 하면 나름 '모던 걸'로 보일 수 있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점점 여성의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견디다못한 어느 여성 시인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을 시로 표현하기에 이른다.  

 

 

 

 

 

 

 

 

 

 

 

 

 

 

 

 

 

 

 자화상

 

                                                 노천명

 

 

 

  5척 1촌 5푼 키에 2촌이 부족한 불만이 있다. 부얼부얼한 맛은 전혀 잊어버린 얼굴이다. 몹시 차 보여서 좀체로 가까이하기 어려워한다.

  그린 듯 숱한 눈썹도 큼직한 눈에는 어울리는 듯도 싶다마는...

  전시대(前時代) 같으면 환영을 받았을 삼단 같은 머리는 클럼지한 손에 예술품답지 않게 얹혀져 가냘픈 몸에 무게를 준다.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는 성격은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을 게다.

  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 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 세 온스의 '살'만 더 있어도 무척 생색나게 내 얼굴에 쓸 데가 있는 것을 잘 알건만 무디지 못한 성격과는 타협하기가 어렵다.

  처신을 하는 데는 산도야지처럼 대담하지 못하고 조그만 유언비어에도 비겁하게 삼간다. 대[竹]처럼 꺾어는 질망정

  구리[銅]처럼 휘어지며 구부러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


 

 

 

시인은 작은 키, 복스럽지 못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짙은 눈썹 등 조화를 이루지 못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 '사슴'에서는 갸날프고 여린 동물을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고 표현했건만 '자화상'에서는 자신의 부족한 외모에서 드러나는 성격에 대해서 서글퍼하고 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세상과 화합하지 못하게 된다고 직설적으로 고뇌를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외모로 인한 열등감이 짙은 성격 탓에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는 고뇌를 표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시인은 '언어적 자화상'에 자신의 부족한 외모만 표현하지 않는다. '자화상' 속에는 외모나 성격의 일면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에 대한 거부감도 담겨 있다. 즉, 그러한 세상과의 부조화를 인정한 채 살아가겠다는 곧은 의지의 자존심 역시 드러나 있다.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

얼굴이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얼굴이 잘났으면 앞줄에 섰을텐데
풍채라도 좋았으면 어깨라도 폈을텐데
그래도 남자라고 울지도 못하고
가슴에 쌓인 한을 풀기 위해서
이제는 조용히 조용히
뭔가 보여주고 싶습니다.
뭔가 보여주고 싶습니다.  ♩♪

 

 

 - 이주일 노래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1절 -

 

 

코미디의 황제 故 이주일 씨의 수많은 인기 유행어 중에 '얼굴이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유행어의 인기를 힘입어 동명 유행어을 제목으로 딴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이주일 씨는 20여년의 무명시절을 보낸 뒤에 본격적으로 방송에 데뷔하여 MBC '웃으면 복이 와요'로 늦깍이 인기를 얻게 된다. 못 생긴 얼굴로 인해 정상적인 방송의 데뷔가 어려웠던 그는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끌어내 80년대를 주릅잡는 코미디의 황제로 군림하게 된다. 사실 그는 어린시절부터 못 생긴 외모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과 멸시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노래 가사처럼 '남자라고 울지도 못하고 가슴 속에 쌓인 한을 풀기 위해서'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고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를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외모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 어렵지가 않다. 간단하게 성형수술로 보완하면 된다. 아름다운 외모를 돋보일 수 있다면 성형수술에 투자하는 비용에 높더러다도 개의치 않는다. 이뻐질 수 있다면 수술하고 난 뒤 며칠동안 얼굴에 감도는 진통을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 역시 중요하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다. 꽃은 피어도 열흘을 못 넘긴다. 꽃이 금방 지게 되는 것처럼 그 아름다운 외모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내면 속 아름다움은 무한하며 이를 가꾸기 위해서 굳이 비싼 비용이 들지 않을 뿐더러 간단하기까지 하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내면적 아름다움'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념적인 대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자신과는 다른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기 보다는 항상 겸허한 자세로 임하여 거리낌없이 손을 내밀 줄 아는 선(善)의 마음이야말로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다.

 

나는 이주일 씨처럼 못 생긴 외모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만의 개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자신있게는 못하겠다. 하지만 진정한 내면적 자아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보여주고 싶다. 얼굴이 좀 못 생겨서 그렇지 마음만은 잘 생기고 성품이 좋은 훈남이자 꽃미남이다. '꽃미남'이 아니라 '곧미남'이 될 사람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훈남'이 될 '흔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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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5-0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워낙 내 개인정보도 내것이 아니지만, 얼굴을 공개해서 너나없이 다 본다는 것도 썩 흔쾌한 일은 아니죠. 르네 마그리트로 주욱~밀고 가셔도 좋을 듯해요.^^
곧미남과 흔남님께 박수를!!

cyrus 2012-05-07 21:21   좋아요 0 | URL
사실은 저도 나름 잘 생겼다는 소리 듣는다면 당당하게 얼굴 사진을
올릴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마그리트 그림으로 밀고 나갈려고 해요 ^^;;

노이에자이트 2012-05-0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일 씨 이야긴데...좀 오래된 일이라서 가물가물하지만 이주일 씨는 전성기 때 엠비씨에서 못봤어요.이주일 씨가 한참 영화에 나오고 그럴 때 포스터가 나붙던데 호남지방에선 방송으로는 못본 것 같아요.이주일 씨는 TBC로만 볼 수 있었다 하고 TBC는 수도권과 부산 일부에서만 볼 수 있었거든요.혹시 부모님이 50대 이상이면 이거 한 번 확인해서 알려주세요.

cyrus 2012-05-07 21:23   좋아요 0 | URL
저는 이주일 씨 활동을 두 눈으로 본 적이 없는 나이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제가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웃으면 복이 와요'를 통해서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는 사실과 하춘화를 구했던 이리역 사고
외에는 저도 모르는게 많습니다. 일단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2-05-06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남이거나 미녀면 아무래도 좋은 점이 있지요.
하지만 미남미녀나, 돈이 많다는 것이 행복과는 거리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역시 중요한 것은 매력이고, 자신만의 독특성을 살릴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두 하구요.

흐흐... 사진 올려주시면, 꽃미남인지 훈남인지, 아님 흔남인지 의견을 알려드릴게요~

그런데, 공지영씨 생얼에 대한 표현, 참..... 내참나....

cyrus 2012-05-07 21: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만의 매력이 중요하죠. 하지만 제 스스로도 나만의 매력이
뭔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사진은,, 쪼금,, 곤란하네요. ^^;;
죄송해요 ㅜㅜ ㅎㅎㅎ

이진 2012-05-07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마고님처럼 어이없을 뿐이에요.
공지영이 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걸보고 클릭했는데 한참을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있었죠.
뻔히 공인이라는 사람이(어찌보면 공인이겠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인간이 어쩜 사람을 보고 토할 것 같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지.

프로필 사진에 지금껏 두 명의 남자 사진을 했는데 두 남자 모두 잘생겼고, 저로 오해를 받아서 난감했지요. 저는 잘생기지도 탁 튀지도 않는 외모이기에 부풀려지는건 원치 않거든요. 마음이 잘생겨야 꽃미남이라는 말 훈훈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ㅎㅎㅎ

cyrus 2012-05-07 21:26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냥 품위 있게 '싫다'라고 말하면 크게 논란으로 점화되지 않을
작은 해프닝으로 끝날텐데 말이죠.

한 때 이진님 서재 메인사진에 올렸던 남자 사진,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카스토리에 올리신 사진, 이진님 맞죠? 눈이 매력적인데요 ^^

stella.K 2012-05-0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생긴 것도 능력일지는 모르나 그게 진짜 능력은 아니지.
우리나라 꽃미남, 꽃미녀들 좀 확일화된 느낌 있잖아.
난 요즘 그 사람의 생김 보단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많아졌어.
좀 못 생겨도 헤어스타일이나 매너에서 먹고 들어가는 게 8,90%이라고 생각해.
그러므로 시루스나 소이진 전혀 꿀릴 거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진짜 못 생긴 사람 못 봤다.
그러니 사진 올려 보아라. 감정해 보고 알려줄게.ㅋㅋ

난 사람 생김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 진짜 그런데
저딴 망발을 하는 게 매스컴의 영향이 많은 것 같아
개그의 소재로 잘 쓰잖아.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도 많고.
그게 개그라고 무책임하게 뭉개버리는 거.
개그가 한 차원 놓아지면 저런 망발도 수치가 좀 낮아지지 않을까? 쩝

cyrus 2012-05-07 21:27   좋아요 0 | URL
헤어스타일,, 사실 최근에 외모 고민하면 헤어스타일도 꼭 생각하거든요.
제가 직모라서 머리가 길어지면 지저분해보이고 뭔가 답답해보여요 ^^;;
그래서 항상 파마 스타일로 유지하려는데 머릿결 상할까봐 파마를
매번 할 수도 없고,, 정말 멋진 헤어스타일 찾는게 쉽지 않네요.

조선인 2012-05-0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남과 곧미남이 뭘까 하고 들어왔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cyrus 2012-05-07 21:28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

감은빛 2012-05-0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역시 온라인 상에서의 개인정보 노출 문제 때문에
페이스북 이용을 망설이다가,
꼭 써야할 일이 생겨서,
결국 실명이 아닌 필명(감은빛)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살면서 적을 많이 만들고 살았기 때문에 실명을 쓰기가 꺼려지더라구요.)
당연히 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보니
제 사진이 누군가에 의해 올려지고, 유통되더라구요.
또한 제 의지와 상관없이 본명도 여기저기 알려지고,
또 요구하는 분들이 자꾸만 생기더라구요.

여기 알라딘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
제법 오랫동안 블로그 이웃으로 지내던 한 분이,
트위터에 누군가가 올린 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도 있었습니다.
(아마 너무 못생겨서 깜짝 놀랐겠죠? ^^)

저도 조선인님처럼 흔남과 곧미남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그런 뜻이었군요. ^^

cyrus 2012-05-07 21:31   좋아요 0 | URL
네. 요즘 외모지상주의만 강조하다보니 그와는 반대인 '흔남'(흔히 볼 수 있는 남자), '곧미남(곧 미남이 될 꽃미남이라고 할 수 없는 남자)'라는
단어가 온라인상에서 유행했었습니다.

저도 감은빛님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얼굴 사진을 나와 관계를 맺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본다는 게 좀 꺼림칙하긴 해요. ^^;;

비로그인 2012-05-07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흔남이지만 곧미남!!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카메라에 얼굴이 찍히는 걸 무지무지 싫어해요. 그런데 아름다운 얼굴을 보는 건 좋아하니, 이건 참 모순 같기도 하네요. 잘생긴 걸 떠나서 아름다운 얼굴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덕성과 기운이 흘러나온다고 하나요? 저도 그런 얼굴로 늙었으면 좋겠어요.

cyrus 2012-05-07 21:33   좋아요 0 | URL
제 친구 말로는 사진 찍기 싫어도 한 번씩 자신의 얼굴을 담은 셀카 정도를
한 두 장 정도는 찍어줘야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살다보면 셀카 찍는
시간이나 기회도 없을거고, 인생의 절반을 살고 난 뒤에 보면 정작 '나'의
온전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없다면 서글프다나 뭐라나.. 하긴
그 친구 말도 일리가 있다고 봐요. 유명한 화가가 아무리 수많은 그림을 그렸어도 자화상 한 점 없으면 이상하잖아요 ㅎㅎㅎㅎ

끼라 2012-05-13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사람들의외모지상주의는세계일등이다.몇년전외국에서생활할때국제학교에다니면서수업시간에우리나라성형대국에대해발표한적이있다.그때알았던사실로 이미히틀러시대부터독일군인이외모가뛰어난사람이진급도훨씬빨라서그때이미얼굴에칼을대었다고한다.미
남미녀가되고싶은인간의원초적인속성을배제하고싶진않지만난누구보다도내면세게의아름
다움을중요하게생각한다.거기서내공이 나오 고제대로된삶의철학이나온다.미용성형으로 삶이윤택해지고긍정적으로 산다면좋지만과유불급이라고 절제속에서적절한조화를이룰수있으면좋겠다.
 

 

거칠게 읽습니다.

폴 오스터의 한글 번역본 읽습니다.

폴 오스터 영어원서 읽기와 혼동하시면 아니 됩니다.

일단 한번 제 손을 잡으셨다면 놓기 쉽지 않으니 잘 결정하시고 들어와주세요. 쿠후훗.

거대한 괴물

폴 오스터 |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02.10.05

리딩 모집 기간. 2012년 5월 1일 ~ 5월 11일

함께 읽는 시간. 2012년 5월 13일 ~ 6월 15일

함께 읽을 사람. 폴 오스터의 문학 세계를 성실하게 탐구하실 분들

혹은 폴 오스터 잠깐 맛보고 싶은 변덕스러운 분들.

리딩 참여 방법. 이 게시물 스크랩 후 링크 주소와 참여하고픈 소망을 댓글로 간절하게 내비친다.

(블로그 없는 분들은 본인의 SNS에 참여글 작성 후 댓글을 남긴다).

멋진 그대들 짱. [거대한 괴물]을 자유롭게 읽는 동안 달궁 카페에서 성실하게 활동한

그대들에게 소소한 선물 준비!!!

성실하고 발랄하고 발칙하게 읽는 회원분들은 달궁의 다른 활동 지원시 가산점이 붙습니다.

2012년 5월 12일 함께 읽을 이들 발표합니다.

어떻게 읽을지 역시 12일 함께 발표합니다.

 

 

 

 

 

 

 

 

 

 

 

 

 

 

 

 

 

 

 

 

나는 특정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면 먼저 처녀작부터 읽는 것을 철칙으로 여겼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스터의 작품 발표 연보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출판된 작품이 『뉴욕 3부작』(1986년)다. 하지만 '폴 오스터'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에 무명시절에 '폴 벤자민'이라는 가명으로 1976년에 『스퀴즈 플레이』를 집필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스퀴즈 플레이』를 먼저 읽으려고 했는데 내가 가입했던 '달의 궁전'에서 진행할 독서 프로젝트에서는 『거대한 괴물』을 첫 번째 선정도서로 선정하는 바람에 폴 오스터 읽기의 첫 작품으로『거대한 괴물』을 읽어보려고 한다.

 

『거대한 괴물』은 무명시절에 쓴 처녀작을 포함해서 오스터가 쓴 7번째 작품이다. 거의 '폴 오스터' 특유의 문학적 성숙도가 완성되어가는 시점에서 발표된 소설이라 오스터 문학을 이제 접한 나 같은 '초짜'에게는 좀 이른 감은 있지만 일단은 속는 샘 치고(?)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원작이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모티브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홉스의 책도 읽어봐야하나...?   독서를 하게 되면 그 책과 연관되는 내용까지도 알아아하는 성격이라 이왕이면 홉스의 사상도 알아둘 겸 읽어보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지금 이 책 말고도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일단 sk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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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5-0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사진이 안 보이네.
이거 재밌겠다. 하긴 선물이 있어야 참여할 맛도 나지.ㅎ
그래서 폴오스터 전작을 다 훑는 건가?

cyrus 2012-05-04 22:36   좋아요 0 | URL
다시 수정했어요, 그냥 드래그해서 복사해서 붙여넣으니깐
액박이 뜬거 같네요. 전작을 다 읽는건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나온
오스터의 작품 중에 소설만 해도 수십권 넘으니까요. 활동이
유지된다면 전작읽기가 불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봐요 ^^

지민맘 2012-05-05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네- 폴 오스터의 전작 다 훑습니다.
사이러스님의 이웃분들은 모두 다 참여해주세요~~~~~~~~~~

수이 2012-06-2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이제 곧 읽기 시작할 예정이랍니다.
확인 댓글 부탁드려요. :)
 

 

 

 

 

 

 

 

 

 

 

 

 

 

 

 

 

 

 

 

 




                                        김광규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삶은 끊임없는 연속입니다
쉴 새 없이 뛰는 심장
숨 쉬는 허파
가슴 속에 품은
사랑도 그렇지 않은가요
산책을 하다가 피곤하면
길가의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듯이
우리의 삶도 사랑도 그렇게
가끔 쉴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하루 또 하루가 그렇게 지나가버렸다.
항상 이렇게 살아왔었지만 지금이야말로 제일 바쁜거 같다.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뭐... 지금 남은 생애동안 수많은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우리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바지런하게 박차를 가하는 것도 좋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 지쳐버린 정신의 영혼을 위해서 한번쯤은 쉬는 것도 중요하다.





사족) 요즘 카카오스토리에 푹 빠져서 그런지 짧은 글쓰기에 재미 들렸다.

가끔씩은 이렇게 짧은 글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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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5-0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토리에 올리신 글에는 친구분과 이야기중이신듯 하여 선뜻 댓글을 옷 달았는데 여긴 달겁니다. 그때 올린 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좋았고 이 시도 좋아요. 기분좋은 심장박동의 떨림과 소리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설레네요..루스님이 뽑아주시는 시들도 좋아요.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있고 그리 어렵지 않지만 아름다운, 예쁜 시들. 어린 제 연령에 딱 맞아요.

cyrus 2012-05-03 22:2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막상 이진님에게 안부인사라도 남기고싶었는데 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참에 이진님이 댓글 달 수 있게 좋은 시나 책 인증샷 올려야겠군요 ^^

카스피 2012-05-03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카카오 톡이라 아직도 2G를 쓰는 저에게는 마치 딴나라 이야기 같네요^^

cyrus 2012-05-03 23:06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얼른 3G로 갈아타시는게 좋을듯해요 ^^
 

 

 

4월에 알라딘 블로그를 뜸하게 활동했던 이유가 중요한 시험 때문인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호기심을 가진데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향하고 싶은 성격이라서(그렇다고 내가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는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인맥을 가리킬 뿐이다) 어느 정도 적당한 선에서 교류에 적을 두는 몇 몇 인터넷 카페가 있다.

 

 

2년 전만 해도 이름만 들어보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출판사의 인터넷 공식 카페에서도 알라딘 블로그 못지 않게 글을 쓰고 댓글을 다면서 열심히 활동하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접속이 뜸해졌다. 간간이 접속해서 들어와서 카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팅만 잠깐 할뿐이다. 안 그래도 학업 때문에 카페 활동에 점점 소홀히 하다보니 어느새 그림자 회원이 되고 말았다. 카페에 글과 댓글을 남기지 않은 채 몰래 접속해서 확인해보는 회원이 된 것이다. 비록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이지만 카페에 활동하다보면 친한 회원들이 늘어나게 되며 친분 관계가 돈독해지만 직접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술 한 잔 할 때도 있다. 작년부터 모 출판사 카페 몇 몇 회원분들과 친분을 맺기 시작하면서 내가 직접 서울에 상경하여 만나기도 했었다. 친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대구에서 서울까지 왕래하는 데 드는 비용쯤은 아깝지가 않았다. 하지만 복학하고 난 뒤부터는 서울에 갈 수 있는 교통비 한 번 마련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내가 운전을 잘 하고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었다면 서울쯤이야 틈만 나면 갈 것이다.

 

 

 

 

 

 

 

 

2012년 5월 1일. 참으로 특별한 날이다. 따뜻한 5월을 시작하는 첫날이면서도 근로자의 날이다. 그리고 울 학교 개교기념일이다.(^^;;)  즉,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그것뿐만 아니라, 카페 활동 덕분에 친분이 있었던 분들이 따로 모여 새로운 카페를 창설했다.

 

 

 

 

 

 

 

 

 

 

 

 

 

 

 

 

 

 

 

온, 오프라인 독서모임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카페인데 이름이 '달의 궁전' 이다. 평소에 폴 오스터의 소설을 즐겨 읽은 독자라면 카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카페명답게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고난 후 자유롭게 글을 남기거나 댓글을 달 수 있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분들 중에는 폴 오스터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있다. 아무래도 폴 오스터의 소설을 출판하는 열린책들 출판사를 제외하고 폴 오스터의 소설을 좋아하는 매니아 독자팬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는 '달의 궁전'이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폴 오스터의 소설만 읽는 것은 아니다.

 

 

 

 

 

 

 

 

 

 

 

 

 

 

 

 

 

'달의 궁전' 회원분들이 나처럼 새로운 것을 원하고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을 함께 읽기도 한다. 내가 읽고 있는 세계문학의 범위가 너무 고전에만 한정되어 있다보니 폴 오스터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번 기회에 폴 오스터 읽기에 도전하고 싶은데, 번역된 작품들만 해도 수십권 정도 되니 과연 몇 권까지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작년까지 읽다만 도스또예프스끼 읽기도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달의 궁전'은 단순히 한 권의 책을 읽고 만나는 단순한 독서모임이 아니다. 책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화 리뷰를 읽으면 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냥 카페 BMG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 된다. 이 곳에는 각양각색의 취미를 가진 이야기꾼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요즘 학업에 열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간절한 욕망이 들 때가 많다. 각끔 내 자신 스스로조차도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 기회에 '달의 궁전'에서 관심의 폭을 넓혀보고 싶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  

 

2012년 5월 1일,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기에 딱 알맞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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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 2012-05-0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재미있는 일을 하시는 군요! 제목만큼 산뜻합니다. 저도 이사 준비 중인데 새로운 마음으로 부지런한 일상을 가꾸어 나가야겠네요 ㅋㅋ

cyrus 2012-05-03 19:4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새로운 걸 시작해도 늦지 않죠 ^^

비로그인 2012-05-0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와중에도 새로운 경험의 간이역을 발견하셨군요, cyrus님! 북카페 이름이 참 마음에 들어요. 문펠리스, 달의궁전. 주인공이 달걀 떨어뜨리는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아요. 폴오스터의 다른 작품은 별로 안 읽어봤지만요. 저도 요새 새로운 문학 커뮤니티가 없을까 찾고 있는데, 지금 진행중인 커뮤니티를 더 돈독하게 하는 걸 우선으로 삼아야겠어요. 얇은 문어발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잖아요 ㅎㅎ

cyrus 2012-05-03 19:43   좋아요 0 | URL
저도 최대한 많이 가입하지 않되, 깊으면서 오랫동안 활동하는 것이
카페 활동의 철칙입니다. 사실 말이야 쉽지 바쁜 일상에 치인다거나
또 다시 새로운 것에 몰두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

이진 2012-05-0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판타지 소설카페에서 벌써 4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어요.
이 카페에서만큼은 저도 한 권력(스탭까지는 되지 못했더라도)했었는데 중학교 3학년에 접어들고 나서는 친한 사람들 모두가 학업에 치중한터라 저도 자연스레 뜸해지게 되고 친한 분들이 7~8명 정도 있는데 그 중 한 사람하고만 매일 연락하고 지내요. 그 친구는 제가 서울에 올라갈때마다 만나서 놀기도 하지요 ㅎㅎㅎ

cyrus 2012-05-03 19:44   좋아요 0 | URL
와~~ 4년 대단하시네요. 저 같은 경우에는 가입해서 길게 활동해봤자
간신히 1년 채웠어요 ^^;; 이진님도 온라인에서 만난 회원분들을
실제로 만나고 하셨군요. ^^

blanca 2012-05-01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되게 낭만적인 까페네요. '달의 궁전'이라니요. 저는 아직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cyrus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 얘기를 하는 풍경이 그려져 따뜻해집니다.

cyrus 2012-05-03 19:4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기회에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어보려고 해요. 취향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한 번 시도해보려고요 ^^

stella.K 2012-05-0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폴 오스터 읽다가 포기했는데. 저 달의 궁전 같기도 하고...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몰라. 예전엔 미국 문학이 그렇게 안 읽혀지더라구.
근데 요즘은 간간이 읽으니까 나름 좋더라구.
네가 딱 좋아할만한 거네. 열심히 잘해 봐.^^

cyrus 2012-05-03 19:46   좋아요 0 | URL
뭐랄까요? 제 생각이지만 미국문학 중에 시기상 포스트모더니즘을 포함시키는
현대 문학들이 뭔가 어려우면서 읽혀지기가 쉽지 않은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