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시각으로 페미니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거라서 본의 아니게 내용의 의미가 잘못 표현했을 수 있습니다. 제 글에서 ‘맨스플레인’ 느낌이 조금이라도 느끼셨다면 양해 바랍니다. 여성 멤버가 쓴 ‘공식 후기’가 조만간 ‘레드스타킹 인스타그램’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공식 후기’를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에 공개된 강연 관련 사진들은 '레드스타킹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 페미니스트 최고의 원투 펀치를 꼽으라면 저는 권김현영 님과 정희진 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제 원투 펀치 중 한 분인 권김현영 님의 ‘강력한 한 방’을 맞을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제 권김현영 님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습니다. 아니, ‘한 방’이 아니라 연속으로 펀치 두세 방 맞았을 것입니다. 어제는 페미니즘 공부가 부족했다는 점을 여실히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몇 주 전에 이미 언급했듯이 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 강연을 주최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강연 준비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강연에 신청한 레드스타킹 멤버들도 수강료를 냈습니다.

 

멤버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꽤 많은 분이 강연에 오셨어요. 레드스타킹 인스타그램을 통해 강연 신청한 분 56명 중 53명이 참석했습니다(레드스타킹 멤버 포함). 현장 접수한 분 3명, 그리고 소우주성문화인권센터(대구 달서구에 있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관계자 4명, 고등학생 1명을 포함하면 어제 강연에 총 61명이 참석했습니다.

 

 

 

 

 

 

 

강연 제목은 ‘급진 페미니즘의 오래된 미래’입니다. 오래된 미래. 이게 무슨 뜻일까요? 이 표현 속에 급진 페미니즘(Radical Feminism)의 긴 역사를 보여주는 함축적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급진 페미니즘은 흔히 ‘제2 물결 페미니즘’이라고 말합니다. 급진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페미니즘(Liberal Feminism, 제1 물결 페미니즘)이 방치한 가부장제의 뿌리를 완전히 캐내어 버릴 기세로 등장했습니다.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강경한 투쟁 노선을 지향하여 뼛속까지 침투한 가부장제의 의식을 바깥으로 들추어내려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우월주의 및 남성 중심의 섹슈얼리티 등에 투항하여 여성의 주체성을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1968년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신좌파 학생운동, 즉 ‘68혁명’은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여성 운동의 촉매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급진 페미니스트 대부분은 신좌파에 속합니다. 하지만 급진 페미니스트는 여성 문제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 신좌파와 결별하여 독자적인 노선을 걷습니다.

 

 

 

 

 

 

 

 

 

 

 

 

 

 

 

 

 

 

* 앨리스 에콜스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 2017)

 

 

 

 

권김현영 님의 강연 참고도서인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 2017)의 부제는 이렇습니다. ‘급진 페미니즘의 오래된 현재, 1967~1975’입니다. ‘오래된 현재’라는 표현에 눈길이 갈 것입니다. 미국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이 만든 쳇바퀴 사회에 저항하기 위해 ‘나쁜 여자’가 돼 목소리를 냈습니다. 《나쁜 여자 전성시대》는 미국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전성시대’부터 시작해서 분열, 쇠퇴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비록 그들의 행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들(‘현재’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로부터 무시당했지만, 오늘날 페미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급진 페미니즘은 과거, 즉 자유주의 페미니즘 이후부터 시작된 대중적이면서도 실천지향적인 사상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동시대적인 여성 문제를 즉발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필요한 이론입니다. 권김현영 님은 급진 페미니즘은 지금도 유효하며(‘오래된 현재’) 지금보다 더 나은 급진 페미니즘으로 발전하기 위해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오래된 미래’). 이 ‘고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되어 페미니즘 계보 속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을 당신이 급진 페미니스트가 된 이상, 이 ‘고민’을 뿌리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 하면 자유주의 페미니즘과 급진적 페미니즘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그저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을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여성의 위치’를 의심합니다.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유리천장 허물기’를 주장합니다. 그러나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그들의 주장에 반문합니다. “만약 유리천장을 허무는 데 성공한다면 모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가?”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주류 기득권 여성들(백인 부르주아 여성)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입니다. 그런데 권김현영 님은 서로 다른 노선을 선택한 두 페미니즘은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급진 페미니스트도 간혹 자유주의 페미니즘 노선에 가까운 입장을 피력합니다. 또,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였다가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급진 페미니즘 노선으로 변경하는 페미니스트도 있습니다.

 

 

 

 

 

 

 

 

 

 

 

 

 

 

 

 

 

 

* [절판] 베티 프리단 《여성의 신비》(이매진, 2005)

* [절판] 케이트 밀렛 《성 정치학》(이후, 2009)

* 애너매리 야고스 《퀴어 이론 : 입문》(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2)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에서 급진 페미니스트로 돌아선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케이트 밀렛입니다. 그녀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함께 급진 페미니즘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밀렛은 베티 프리단이 설립한 전미여성기구(NOW,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에 소속되어 여성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프리단은 여성 운동 역사의 흐름을 바꿀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프리단은 선배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의 목적에 충실히 따랐으며 낙태와 피임 문제를 부각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행보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전미여성기구의 이름으로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의 여성 운동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심지어 프리단은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들을 ‘연보라색 골칫거리(Lavender menace)’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프리탄의 폭탄 발언 이후로 그동안 점점 축적되어온 자유주의 페미니즘과 급진 페미니즘의 갈등이 한꺼번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밀렛은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을 배제하는 프리단의 자유주의 여성 운동에 반발했고, 전미여성기구를 탈퇴했습니다. 전미여성기구를 탈퇴한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연보라색 골칫거리’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프리단과 전미여성기구 소속 페미니스트들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 불시에 등장하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와 레즈비언이 가세한 급진 페미니스트의 첨예한 갈등은 ‘라벤더 논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라벤더 논쟁’이 촉발된 이후 급진 페미니즘의 입지는 좁아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밀렛은 ‘라벤더 논쟁’에 휘말리면서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을 하게 되었고, 그녀의 명성은 순식간에 떨어졌습니다. 급진 페미니즘의 인기도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주류가 된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의 역공과 동성애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급진 페미니스트들을 압박하는 ‘샌드위치 공격’으로 작용했습니다.

 

 

 

 

 

 

 

 

 

 

 

 

 

 

 

 

 

 

* 수잔 팔루디 《백래시》(arte, 2017)

 

 

 

페미니스트들 간의 내부 분열로 인해 여성 운동은 이미 소강상태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페미니즘과 여성 운동을 대대적으로 비판하는 ‘백래시(backlash)’가 나타납니다. ‘백래시’의 의미를 쉽게 설명한다면 ‘반페미니즘’이라고 보면 됩니다. 백래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에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레이거노믹스’를,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은 ‘대처리즘’을 내세워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조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사회적 · 경제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백인 남성들, 친정부 우파 언론들, 그리고 보수적인 기독교들까지 나서서 페미니즘을 ‘해롭고 위험한 사상’으로 둔갑시켜 공격합니다. 백래시 세력들이 페미니즘을 공격할 때마다 항상 사용하는 레토릭(rhetoric)이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이 사랑받을 권리를 빼앗는다!”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꾸리에, 2016)

 

 

 

 

뻔하고 뻔한 백래시 세력의 레토릭을 이미 간파한 급진 페미니스트가 있었습니다. 미국 급진 여성 운동단체 ‘레드스타킹’의 수장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입니다. 그녀는 《성의 변증법》(꾸리에, 2016)에서 남성 중심으로 치우친 ‘이성애’를 거부했습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이성애는 여성이 남성에게 인정받는 형태의 불평등한 사랑입니다. 과거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버림 받거나(이혼) 혼자 살게 되면(독신, 과부) ‘사랑받지 못한 존재’가 되어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보지 않았었죠. 그리하여 파이어스톤은 이성애를 완강히 거부하는 도발적인 선언을 합니다. “남성들은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 오랫동안 남성은 연애, 결혼, 가족 문제가 있을 때면 주도권을 장악했습니다. 가부장적 주도권을 쥔 남성은 자신들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성의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만약 남편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는 처지가 되고, 사회는 그녀에게 ‘사랑에 실패한 여자’ 또는 ‘가족의 화목을 깨뜨리는 불량한 여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런 불명예스러운 비난을 듣지 않고 싶은 과거 여성은 무조건 ‘사랑’을 해야 했고, ‘결혼’을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성 중심 사회에 익숙한 남자들은 연애와 결혼이 ‘남성이 사랑받아야 하는 일방적인 권리’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비혼주의 여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결혼하지 못한 이유를 ‘연애를 못 해본 못생긴 페미니스트들의 선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백래시’가 형성되면서 페미니스트는 ‘못 생기고 연애 한 번 안 해본 성격이 드센 여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 앤디 자이슬러 《페미니즘을 팝니다》(세종서적, 2018)

* 조디 래피얼 《강간은 강간이다》(글항아리, 2016)

* 수잔 브라운밀러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오월의봄, 2018)

 

 

 

 

백래시를 부담스러워 하는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들은 ‘개인의 자아실현’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고 맙니다. 그리하여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들은 선배 페미니스트들의 과격한 투쟁 노선을 무시하거나 우습게 봤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은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사회가 강요하는 ‘아름다움’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일단 외모가 예뻐야 남성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서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고 외친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는 점점 잊히고, 오늘날의 페미니즘, 즉 (앤디 자이슬러가 말한) 시장 페미니즘은 ‘탈정치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성폭력, 즉 ‘강간 문화’를 조장하는 대중문화에 침묵하거나 심지어 강간 피해자를 비난하는 젊은 페미니스트들도 등장했습니다. 시장 페미니즘(저는 ‘신자유주의 페미니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들은 개인의 권리만 챙기는 데 급급한 여성 운동을 ‘급진적’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합니다.

 

권김현영 님은 급진 페미니즘의 계보를 쭉 훑어보면서 과거 선배 급진 페미니스트들이 끊임없이 외쳤던 구호의 의미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여성 개인이 겪고 있는 문제는 집단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면 ‘여성 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급진 페미니즘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게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여성의 힘은 사라집니다. 그 힘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되찾으려면 선배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흔적을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 ‘뿌리’ 없는 페미니즘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저는 급진 페미니즘이 발전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여성 운동 집회에 동참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게 ‘남성 페미니스트’인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은 권김현영님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남성 페미니스트들은 ‘칭찬(인정)받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가 아는 것을 열심히 말합니다. 스트레이트 펀치와 같은 권김현영 님의 말씀을 듣고 녹다운(knock down)이 됐습니다. 너무 세게 맞은 나머지 강연이 끝나고 집에 와도 마음이 얼얼했습니다. ‘남성 페미니스트의 한계’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여전히 머리와 마음속에 남아있는 ‘남성적 특권’의 흔적을 끊임없이 지워야 합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서 신중하게 말할 땐 “I know”가 아니라 “I don’t know”로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아는 게 맞는지 검토해야 하고, 모르면 먼저 답을 찾을 때까지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해야 합니다. 정 안 되면 여성 페미니스트에게 질문합니다. 다만 질문도 잘 해야 합니다. 결론 내리기 힘든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고민 없이 무턱대고 질문하는 건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저는 페미니즘 공부에도 ‘왕도가 없다’고 생각해요. 페미니즘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고, 그런 식으로 공부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페미니즘은 남녀 모두에게 고민을 안겨주는 학문입니다. 남성 페미니스트는 우리 일상에 만연한 성차별, 남성 중심 문화 등에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하며 여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단, 여성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남성 연대를 고발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부단히 자기 검열과 고민을 하고, ‘책 밖의 세상’에 뛰어들어 남성 중심 사회를 바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움직여야겠습니다.

 

아직은 서툴지만 저를 ‘책 밖의 세상’으로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 레드스타킹 멤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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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8-04-17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무엇이 쉬운 공부가 있을까 싶지만 페미니즘 만큼 어려운 공부가 있을까요..
제대로 해 본적도 없지만 얼핏 보기만 해도 갈 길이 참 멀구나 생각이 들어요~ 잘 따라가보겠습니다

cyrus 2018-04-18 11:4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해요. ‘책에서 본 페미니즘’과 ‘책 밖의 페미니즘’은 확실히 다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 간에 첨예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그런 상황을 독서모임 멤버들로부터 듣게 되는데, 듣는 것만으로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책만 봐서는 페미니즘의 복잡한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psyche 2018-04-18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에 쏙 들어오게 정리를 너무 잘해주셨네요!

cyrus 2018-04-18 11:51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쓴 글의 내용이 긴데, 이것도 나름대로 강연 내용을 줄인 것입니다. 책과 관련 없는 내용도 쓰고 싶었지만 글이 더 길어질 것 같아서 더 이상 쓰지 않았습니다. ^^;;

AgalmA 2018-04-18 0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제 많은 남성 페미니스트들은 ‘칭찬(인정)받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가 아는 것을 열심히 말합니다.˝

현장에 있지 않아서 이 말을 정확히 해석하기 어렵네요. cyrus님이 이 말에 스스로 찔려 하신 건 본인의 알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면서 이런 운동에서 남성으로서 선구적 역할을 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는 말씀이시죠? 그런데요. 여성이라고 다를까요? 페미니즘 운동은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사람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 남성, 여성 다 마찬가지의 교집합인 점입니다. ˝진보˝도 비슷한 양상이죠.
‘문제 많은 남성‘이란 카테고리로 묶을 게 아닙니다. 그렇게 지정하고픈 권김현영님의 의향이 깊이 담겨 있죠. 이런 식의 배제, 규정의 틀을 만드는 페미니즘의 단어 선택이 저는 정말 못마땅합니다.
지금 저는 남성 입장도 이해하자거나 연대를 위해 넓은 포용이 필요하다 뭐 그런 뜻으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네, 남성의 뿌리깊은 차별의식, 이런 위계와 질서를 만든 폭력성과 착복 당연히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에 저런 말의 칼날을 ‘할(喝)‘로 쓰고자 하는 건 잘 알겠습니다.

이번엔 허를 찔러서 상대를 제압하고 이겼지요. 그러나 다음에 허점이 잡히면 소용없어요. 말을 무기로만 쓰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페미니즘이 쓰는 언어들이 제게는 금방 매력을 잃어요. 선도부장 같은 내지름 말고 스미게 만드는 그런 사유와 언어와 행동력을 만나길 바랍니다. 현실이 이러니까 이렇다? 글쎄요.
암튼 저도 참 고민이 많고 그렇습니다.


cyrus 2018-04-18 15:07   좋아요 1 | URL
AgalmA님이 인용한 제 문장을 이해한 것은 맞습니다. 저는 그동안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글을 쓰면서 표현한 생각들을 ‘독자적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성 문제를 바라보면서 느낀 것들은 과거 페미니스트들이 먼저 생각했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나는 알고 있어!”라는 식으로 글을 써왔던 거죠. 이게 권김현영 님이 지적한 남성 페미니스트의 한계입니다.

‘문제 많은 남성 페미니스트’라는 표현은 권김현영 님이 직접적으로 말한 표현이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표현한 ‘문제 많은 남성 페미니스트’를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한계’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권김현영 님은 그 날 강연에서 ‘문제 많은 남성’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또 남성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도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해의 여지를 주는 ‘문제 많은’이라는 표현을 지워야겠습니다. 제가 강연을 정리하면서 단어를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선택하여 표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저는 페미니스트들이 말을 ‘무기’로 삼아 행동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이 내지르는 듯한 발언을 하게 된 심정을 이해합니다. 과거 페미니스트들은 온건한 방식으로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했어요. 19세기~20세기 초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을 교화하기 위한 목적의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운동 효과는 미미했고, 여기에 반대한 진영이 급진 페미니스트입니다.

만약 미러링을 시도하는 메갈리아가 나오지 않았고,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처럼 여성 운동이 진행되었다면 페미니즘은 어떠한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요? 페미니즘 책을 쓰면 남자들이 읽어줄까요? 그리고 페미니스트가 교육 기관을 통해 전국 순회 강연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찾으러 올까요? 지금과 마찬가지로 백래시가 있었을 것이고, 여성 운동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남자들이 여성 문제에 계속 외면하니까 결국 페미니스트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기 위해 말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가 주목받게 되자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나서기 시작했어요. 물론, 이 언어가 여성 문제와 무관한 사람 또는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위험한 무기로 사용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제가 페미니스트들을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모든 페미니스트들이 선도부장처럼 행동하면서 남자들에게 심하게 내지르는 건 아닙니다. 워마드를 반대하는 여성 페미니스트도 있어요. 그리고 여성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해서 진지하게 사유하고 고민하는 여성 페미니스트들도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말만 내지를 줄 아는 감정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雨香 2018-04-18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투운동을 보며 다시 한번 페미니즘 읽기를 생각하며 책들을 좀 고르고 있습니다.
오늘 Cyrus님 글을 읽으며 공부하고 갑니다.(꾸벅)

두 해전인가 페미니즘 관련 몇 권의 책을 읽게 된 것이 말씀하신 바로 “I don’t know” 였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I don’t know”하고 있어 독서목록을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SNS 등에서 몇몇 남성혐오분들과의 괴리, 그리고 사회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괴리
속에서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현 시점에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cyrus 2018-04-18 15:13   좋아요 1 | URL
저도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라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책에서 본 페미니즘과 현실에서 말하는 페미니즘과 거의 달라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도 몰랐던 페미니즘도 많고요. 이렇게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고, 새로운 문제에 접근할 때가 좋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레삭매냐 2018-04-1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공식 후기라니~ 열정들이 대단하십니다.

저희도 모임하고 나서 열심히 후기를 써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책 읽기와 책 밖으로 세상과의 조화 정말
멋집니다. 뜬금 없이 빠이팅 !!!

cyrus 2018-04-18 15:19   좋아요 0 | URL
먼 곳에서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과 말들이 서로 주고받고 부딪히는 순간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특히 상대방의 의견을 내 언어로 다시 표현할 때가 어려워요. 상대방의 말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의 주관적 감정이 개입될 수 있고, 말의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독서모임, 특히 페미니즘 독서모임 공식 후기를 다 쓰면 먼저 멤버들에게 보여줍니다. 글에 문제되는 표현이 있는지, 아니면 제가 누락한 내용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오늘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4년째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저녁 7시‘꽃보다 페미니즘’ 첫 번째 강연(권김현영)이 진행됩니다. 장소는 대구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 2층 상상홀입니다.

 

 

 

 

 

 

 

현장 접수도 가능합니다. 오늘 첫 번째 강연 참가비는 1만원입니다. 다음 주 토요일(4월 28일)에 진행될 두 번째 강연(나영) 참가비도 1만원인데, 두 강연 모두 신청하면 5천 원 할인된 1만 5천 원의 참가비를 내면 됩니다.

 

청소년은 무료입니다. 자녀를 동반하여 강연에 오셔도 됩니다.

 

강연이 진행되는 과정의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이 부담스러운 분은 레드스타킹에 촬영 거부 의사를 전달하면 참고하겠습니다.

 

잠정 합계이지만, 현재 첫 번째 강연 신청자는 총 50명입니다. 거짓말 아닙니다. 레드스타킹이 생각한 목표 수치를 넘었습니다. 오늘 강연자가 더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에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꽃보다 페미니즘’ 강연은 레드스타킹이 단독으로 주최했으며 한 달 동안 강연 준비를 해왔습니다. 저도 그렇고, 대부분 멤버들은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고퀄리티 강연을 만들기 위해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강연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대구에 페미니즘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레드스타킹’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시고, 많이 알려주십시오.

 

생생한 강연 현장을 실시간으로 사진 촬영해서 북플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오후 4시에 강연 장소에 가서 막바지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여력이 된다면 강연 시작 전 상황도 사진을 통해 공개하고 싶습니다.

 

사진은 ‘친구 공개’입니다. 사진 게시물이 얼마만큼 나올지 모르겠지만, 막 찍다 보면 사진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자정이 지나면 사진 게시물을 삭제할 테니 ‘좋아요’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편안하게 사진만 보셔도 됩니다. 저랑 ‘친구’인 분은 북플 사진을 볼 수 있지만, ‘팔로워’에 속한 분은 사진을 볼 수 없어요. 사진을 보고 싶은 ‘팔로워’는 댓글로 알려주세요. ‘페미니즘’ 자체를 싫어하거나 사진 게시물을 연달아서 보는 게 부담스러운 분은 ‘친구’에서 '팔로워'로 변경 설정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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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월요일에 카페 스몰토크에서 상영된 <위로 공단> 공식 후기입니다. 후기 작성자는 바로 접니다. 상영회에 오신 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분들 각각 말씀했던 내용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내용이 많군요. 또 후기 대부분이 영화를 비판한 내용입니다. 영화를 먼저 본 후에 이 후기를 참고하시기를 권합니다.

 

멤버들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으면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멤버들은 이 조용한 블로그에 찾아오지 않아요. 그렇다고 블로그 주인장인 제가 그분들의 의견을 대신해서 말할 수 없어요.

 

정말로 이 후기 속 내용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매주 월요일 저녁에 레드스타킹 독서 모임이 진행되는 카페 스몰토크를 방문해주십시오. 해치지 않아요!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면 불청객처럼 ‘월요병’이 찾아옵니다. 월요일만 되면 무기력하고 피곤해집니다. 레드스타킹도 월요병의 습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몸이 아파서 월요일 모임에 오지 못한 분들이 많았어요. 어제는 모임에 자주 오시는 분들과 함께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 공단>을 봤습니다. 영화 보기 전에 멤버들은 ‘꽃보다 페미니즘’ 강연 준비 및 홍보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위로 공단 >은 저마다의 꿈을 위해 열심히 묵묵히 일해 온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한국 산업화의 빛과 그림자가 집약된 1970년대 공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 김진숙 《소금꽃나무》 (후마니타스, 2007)

 

 

 

영화는 평화시장 여공, 1979년 YH무역 사건, 1985년 구로공단 동맹 파업, 2005년 기륭전사 사태 등 우리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노동 운동의 역사를 언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노동 현장에서 악전고투하면서 싸웠던 수십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중반부에 2011년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했던 김진숙 님의 인터뷰 장면도 나옵니다.

 

 

 

 

 

 

 

 

 

 

 

 

 

 

 

 

 

 

 

 

 

 

 

 

 

 

 

 

 

 

 

 

 

* [절판] 전순옥 《끝나지 않은 시다의 노래》 (한겨레출판, 2004)

* 김원 《여공 1970, 그녀들의 反역사》 (이매진, 2006)

* 조영래 《전태일 평전》 (아름다운전태일, 2009)

* 신순애 《열세살 여공의 삶》 (한겨레출판, 2014)

 

 

 

 

여성 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운동 역사의 큰 축이었습니다. <위로 공단>은 노동에 관한 영화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동안 ‘노동’은 남성 노동자 중심의 일터에 어울릴만한 단어로 쓰였어요. 하지만 일터에는 여성 노동자들도 있었습니다.

 

 

 

 

 

 

 

평화시장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여공들은 ‘공순이’라고 불렸습니다. 중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상경한 어린 여공들은 대부분 ‘시다(수습생)’로 취직했습니다. 사실 ‘공순이’는 좋은 의미의 말은 아닙니다. 그녀들은 ‘공순이’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일을 했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중심축이 돼왔지만, 그로 인해 억압과 희생을 강요당하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 중반 구로단지 근로자의 60%가 여성 근로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가난을 피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15~16세 전후의 미혼여성들이었습니다. <위로 공단>은 묵묵히 일해 온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과 땀방울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자면, <위로 공단>은 여성 노동자들을 위한 영화로 볼 수 있어요.

 

여성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요? <위로 공단>은 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생생한 인터뷰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낸 뛰어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영화’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한계가 보였습니다. 레드스타킹은 <위로 공단>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방향으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소재는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영화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 영화 중간중간마다 얼굴에 하얀 천 또는 눈가리개를 쓴 두 명의 여성(여공 또는 자매)이 등장합니다. 그녀들은 말없이 녹색이 우거진 숲을 걷거나 황량한 장소(공장 옥상, 여공들이 묵었던 오래된 여인숙) 한가운데서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합니다. 이 두 명의 여성은 꿈과 행복에 눈이 멀어 일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감독은 여성 노동자의 삶을 미술적 장치들과 결합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관객은 이 영화 속에 삽입된 감독의 의도적인 미술적 장치를 해석합니다. 하지만 환상(또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속 미술적 장치에 거부감을 느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진○ 님은 영화가 시작되는 장면이 무섭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는군요. 히피 님은 미술적 연출에 치중한 감독의 연출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예술적 감수성이 엿보인 연출 방식에서 ‘감독의 자아도취’가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얼굴에 하얀 천이 덮인 두 여성의 모습을 보고, 감독이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속 여성의 모습과 마그리트의 그림을 비교해보시죠.

 

상○ 님은 노동운동 관련 사건들을 간략히 언급한 영화의 연출 방식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기○ 님은 노동 운동가, 대중 모두가 불만족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관객이 한국노동운동사에 관한 배경지식 없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히피 님은 이 영화가 여성노동자의 수난을 훑어 내리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여성 노동’이 어떤 구조적인 문제에 놓여 있는지 어떤 권력과 위계 관계 속에서 차별받고 있는지 짚어내는 것을 교묘하게 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의 보여주기식 연출에서 감독이 생각하는 위로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에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굿(무속의 종교 제의)을 치루는 장면이 나옵니다. 은○ 님은 이 장면도 비판했습니다. 아마도 감독은 무당 굿 장면을 통해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보여주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은○ 님은 노동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무당 굿이 ‘한국적인 정서’에 잘 들어맞는 ‘한국적인 위로’에 그쳐서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혜○ 님은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가 여성 노동자들의 감정 표출에 치중되는 바람에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의식이 눈물에 의해 희석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은○ 님은 이 영화에서 진취적이고 주도적으로 보여야 할 여성 노동자들이 ‘패배와 좌절’을 겪은 것만 보여준 것에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또, 이 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명의 여성’이 ‘치마를 입은 여성’으로 묘사된 장면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남성의 시선에 의해 ‘박제화된 여성성’입니다. 젠더 인식이 부족한 남성 감독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문제의 장면이었습니다. ○정 님은 영화 엔딩 자막에 공개된 감독의 헌사를 비판했습니다.

 

 

“40년간 봉제공장에서 일한 어머니, 백화점 의류매장과 냉동식품 코너 판매원으로 일한 여동생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정 님은 여성 노동자를 ‘어머니’, ‘여동생’으로 일반화한 감독의 표현이 거슬렸다고 말했습니다. 파업 시위 도중에 큰 부상을 입어 세상을 떠났거나 직업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여성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 모두 결혼을 했을까요? 개인의 건강권과 생명권에 달린 파업에 동참한 여성 노동자를 여성의 주체적인 목소리와 삶 자체를 희미하게 만드는 ‘어머니’와 ‘여동생’으로 한정해서 표현한 헌사에 젠더 고정관념(gender stereotypes)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레드스타킹은 여성 노동권 문제를 환기할 수 있는 여성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로 공단>처럼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면 안 됩니다! 여성 노동권 문제를 제대로 건드린 여성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면 남녀 노동자 간의 경제적 불평등을 일으킨 구조적 문제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위로 공단>은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 섞인 하소연을 보여주는 데 치중했습니다. 스크린을 구경한 관객들은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에 일시적으로 공감하고, ‘위로’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잊히죠. 여성 노동권 보장은 (남성 중심) 노동 운동가나 좌파 정치 운동가들만이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노동운동사와 여성 노동자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면 여성 노동에 대한 기존의 (남성 중심) 시각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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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8-04-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공단과 소금꽃나무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cyrus 2018-04-12 12:22   좋아요 0 | URL
<위로공단>에 나온 김진숙 님 인터뷰가 슬펐습니다.

목나무 2018-04-12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개봉했을때 감독과의 토크도 함께 했었는데요. 저역시 뭔가 찜찜했던 터라 감독의 의도가 궁금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그 자리에서는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던 기억도. . . ㅡ.ㅡ

cyrus 2018-04-12 12:2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 영화가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도로 만들어졌으면 작품성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
 

 

 

 

책 읽는 레드스타킹은 내일 쉽니다. 하지만! 내일은 여성 영화를 보는 날입니다. 내일 상영작은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2015)입니다.

 

 

 

 

 

 

 

<위로공단>은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 수상작입니다. 40년 넘게 봉제공장에서 일한 여성들의 삶이라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아시아 여성노동이라는 역사의 한 장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등 국외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어 신자유주의 세계의 노동 변화에 따른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적 불안을 포착했습니다. 레드스타킹과 함께 <위로공단>을 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보이지 않은’ 여성 노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상영회 장소는 카페 스몰토크입니다. 저녁 7시부터 영화가 시작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카페에 오시면 됩니다. 영화 시작 전에 일찍 카페에 오셔서 음료를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화가 시작된 후에 음료를 주문하면 커피 머신에서 생기는 소음이 생깁니다. 영화 보는 데 방해가 되겠죠?

 

 

 

 

 

 

4월 16일 월요일, 4월 28일 토요일에 열릴 페미니즘 강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연 신청은 여기로! → https://www.instagram.com/feminism_talk/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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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4-10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엔 늦은 밤이어서 페미니즘 강좌에 못 간 대구 친구가 있었는데
이번엔 7시, 3시라서 그 친구가 갈 수 있겠네요. 좋은 정보 꼭 전하겠습니다.

cyrus 2018-04-10 12:05   좋아요 0 | URL
그분께 말씀이라도 전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레드스타킹이 처음으로 강연회를 준비하는 거지만, 이 두 날을 위해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강연자 두 분은 대구에 모시기 힘든 분이라서 대구에서 이런 강연을 접하기가 쉽지 않아요. 페크님 친구 분이 강연에 꼭 오셨으면 좋겠어요. ^^
 

 

 

 

레드스타킹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 되면 놀랄만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두 달 전에 제가 처음으로 독서모임에 참석했던 날에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다음 달에 독서모임이 있었던 월요일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혐의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김생민이네요. 김생민이 방송 스태프를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했다는군요.

 

 

 

 

 

 

 

 

 

 

 

 

 

 

 

 

 

오늘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마지막으로 읽는 날입니다. 책 한 권 다 읽고 나니 한 달이 금방 지나가버렸네요. 독서모임에 참석하지 못했으면 학술적인 페미니즘 책을 혼자서 다 못 읽었을 거예요. 지난주에 이미 완독했지만, 오늘 모임을 위해 6장과 7장을 다시 읽었어요. 4, 5장을 함께 읽었던 지난주 모임의 공식 후기를 공개합니다. 여성이라면 이 글을 꼭 읽어보셔야 해요. 이 글의 마지막 부분이 제일 중요해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세 번째 모임!! 4,5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충주에서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는 두 분을 이나영 교수님 강연장에서 만나서 급! 모임을 참관하러 오셨답니다. 인스타에서 보고 저희 모임을 알고 계셨다고 하셔서 신기하고, 너무 반가웠어요. 말씀하셨던 여성 인터뷰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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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4장의 내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자본이 제3세계 여성을 발견하였다.”라는 것입니다. 국가가 ‘포주’처럼 나서서 “아시아 여성은 고분고분하고, 손이 야무지고, 순종적인 노동자들입니다.”라고 다국적 기업에 홍보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과거 상황과 연결되었어요. 저희 어머니 세대만 해도 오빠와 남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딸들은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공장에 가야 했습니다.

 

 

 

 

 

 

 

 

 

 

 

 

 

 

 

 

 

* [읽을 예정인 책] 실비아 페데리치 《혁명의 영점》 (갈무리, 2013)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혁명의 영점>과 공통되는 부분도 많지만, 마리아 미즈는 소위 말하는 ‘제3세계 여성’과 ‘1세계 백인 여성’의 연대를 더 고민하는 것 같다고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다들 3세계라는 표현이 싫다고 했지만, 대체할 언어가 부족한 것이 슬프네요.) 미즈는 1장에서 ‘자매애’로 모든 여성을 퉁쳐 버리는 것에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요. 4장을 읽으니 결국 중요한 건 각각 다른 위치에 있는 여성들 간의 차이나 공통점 그 자체가 아니라 페미니즘이 어떻게 이 모두를 떠안을 수 있는 정치 운동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억압받지만, 결국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는 제3세계와 1세계 어딘가에 끼여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위치에 서 있습니다. 어머니 세대는 ‘제3세계 여성 노동자’로 불리다가 지금 우리 세대는 ‘번식자’이자 ‘소비자’로 강요당하는 급격한 변화가 아이러니했어요.

 

그리고 여성은 전 세계 노동의 2/3를 해내지만, 언제나 일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당합니다. 남편과 같이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 여성은 무보수로 일하며 노동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또 한 분의 할머니는 평생을 농사일, 자녀 양육으로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했지만 직장에 안다녔기 때문에 “나는 평생 일해본 적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신다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에서 전부 여성은 끊임없이 노동하고, 남자들은 빈둥거리고, 자본은 착취하고.....무한 반복. 또 미군 기지촌에서 한국 여성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필리핀, 러시아 여성들이 채운다는 것에 다들 절망했어요. 제조업 공장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또 베트남으로.... 과연 끝이 있을까요? 자본은 언제까지, 어디까지 여성들을 착취할 수 있을까요?

 

5장에서는 인도의 결혼 지참금 살해 이야기가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돈을 더 가져오지 않는다고 불태우고, 자살로 위장하고, 독살하고. 여성이 심지어 ‘돈을 내고’ 결혼해서 평생을 일하고, 학대받으며 고작 얻는 건 ‘아내’라는 허울뿐인 지위라는 게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혼 지참금 살해는 ‘근대화되지 않은’ 인도의 시골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발생하고 우리나라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혼정보 회사도 여자들 돈으로 굴러가고, 혼수 문제도 심각하니까요.

 

마지막은 역시나 ‘미투’ 이야기였습니다. 가해자 처벌 강화와 정책 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건 가정, 직장, 사회에서 저평가 되고 있는 여성노동입니다. 은○씨가 나영 님이 이어말하기 대회에서 하신 발언을 적어 와서 읽어주셨어요.

 

“놀고먹는 아내, 집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모습이 그렇게 놀고먹는 아내로만 계속 여겨지는 사회에서 어떻게 여성들이 자신의 위치를 이야기하고 그런 성적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저평가되고 있는 여성노동, 또 사회 곳곳의 보이지 않는 노동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한 것 같습니다. 여성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일하는 존재였습니다. 취집한다, 남자들 군대 가는 동안 여자들은 쇼핑하고 논다, 집에서 남편 돈으로 브런치나 먹으며 수다 떠는 아줌마들 타령하는 새끼들아! 제발 이 책 좀 읽어라!

 

다음 주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6, 7장 읽고 만나요. 제가 책 안 읽어온다고 막 너무 뭐라고 해서 죄송해요...... 안 읽어도 오세요! 여러분 ㅋㅋㅋㅋ

 

 

 

 

 

 

 

 

 

 

 

지난주 토요일에 진행된 ‘본격 월경 토크’는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이날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합니다.

 

 

 

 

 

 

 

 

 

 

 

 

 

 

 

 

 

 

 

* 김보람 《생리 공감》 (행성B, 2018)

*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마이 리틀 레드북》 (부키, 2011)

 

 

 

저는 이 행사 준비에 많이 한 건 없지만, 《생리 공감》(행성B, 2018)《마이 리틀 레드북》(부키, 2011)을 기증했습니다. 《생리 공감》 속표지에 책의 저자인 김보람 감독님의 친필 사인이 있습니다. 《마이 리틀 레드북》은 지금도 저랑 친분이 있는 알라디너가 제게 직접 주신 선물입니다.

 

 

 

 

 

 

 

이번 달 선정도서와 레드스타킹 내부 행사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4월 9일 월요일에 영화 상영회가 있습니다. 상영작은 미정입니다. 레드스타킹이 ‘봄맞이 페미니즘 강좌’를 주최합니다. 강좌명은 ‘꽃보다 페미니즘’입니다. 잘 지었죠? :)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꾸리에, 2016)

* [읽을 예정인 책] 앨리스 에콜스 《나쁜 여자 전성시대》 (이매진, 2017)

* [읽을 예정인 책] 수전 팔루디 《백래시》 (아르테, 2017)

 

 

 

4월 16일 월요일 오후 7시에 권김현영 님의 강연이 있습니다. 이 날 강연에 맞춰서 《성의 변증법》(꾸리에, 2016),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 2017), 《백래시》(아르테, 2017)를 미리 읽고 오신다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강연이 될 것입니다. 얼른 신청하세요!

 

4월 28일 토요일 오후 3시에 나영 님의 강연이 있습니다. 이 날 성, 노동, 동의, 권력, 폭력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성폭력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강연 장소는 대구 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입니다. 각 강좌 당 수강료는 1만 원입니다. 16일, 28일 두 강연 모두 신청하면 5천 원 할인된 1만 5천 원의 수강료를 내면 됩니다. 수강 신청은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하면 됩니다.

 

 

 

* 강연 신청하기

https://www.instagram.com/feminism_talk/

 

 

 

 

 

 

 

 

 

 

 

 

 

 

 

 

 

 

 

 

 

 

 

* [레드스타킹의 선택]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교양인, 2018)

 

 

 

책은 4월 23일 월요일부터 읽습니다. 레드스타킹이 선정한 4월의 책은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교양인, 2018)입니다. 요즘 많이 주목받고 있는 책이죠. 벌써부터 이 책을 사서 읽고 있는 레드스타킹 멤버들이 있어요. 저도 곧 이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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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4-03 16:41   좋아요 0 | URL
결혼해도 배우자를 하대하는 언행을 할 것 같아요. 사람은 완벽할 수 없잖아요. 머리와 입에 밴 잘못된 사고방식과 말버릇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요. ^^;;

sprenown 2018-04-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금과 일자리문제, 상품의 가격 등으로 1세계와 3세계의 여성들간 자매애로 뭉치기가 어려운 상황인거 같아요.소비자 불매운동도 이런 문제와 관련되고...

cyrus 2018-04-03 16:46   좋아요 0 | URL
어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마지막 모임 중에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저자가 내세운 대안은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요. 자급 중심의 경제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강조하는 것이 공정 무역입니다. 그런데 이 공정 무역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공정 무역도 제3세계 여성을 착취하는 구조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요.

독서괭 2018-04-0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줌마들 타령하는 새끼들아! 제발 이 책 좀 읽어라! - 이 부분 아휴 통쾌하네요!!>O<

cyrus 2018-04-03 16:48   좋아요 0 | URL
이 후기를 읽은 레드스타킹 멤버들도 열광했습니다.. ㅎㅎㅎㅎ

AgalmA 2018-04-04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OECD 전체에 걸쳐 상근직의 남녀 보수 격차가 가장 큰 국가는 대한민국이며(36.6퍼센트)에서 격차가 가장 작은 국가는 뉴질랜드(5.6퍼센트)로 조사됐다. OECD 국가의 경우, 비슷한 상근직에 대한 성별 보수 격차는 감소했지만, 여성은 유급직을 가질 확률이 16퍼센트 더 낮았고, 비정규직에서 일하는 남성의 비율은 25퍼센트이지만 여성은 40퍼센트다. 또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의 유형을 제한한 법을 가진 국가가 79개국이며, 15개국에서는 남편이 아내가 외부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
빈민구호 단체 옥스팜Oxfam International은 현재의 속도로 진전이 이루어진다면 G20 국가에서 남녀가 동일한 직업에 동일한 보수를 받게 되는 데까지 75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ㅡ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미래보고서 2018> 내용 중

이렇다고 합니다. 아이고, 한숨이야....

cyrus 2018-04-04 12:27   좋아요 1 | URL
의미 있는 자료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75년이라... ㅠㅠ 비관적인 생각이지만, 백 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

AgalmA 2018-04-04 12:29   좋아요 1 | URL
사회나 생각들이 질 나쁜 이데올로기에 젖어들지 않게 함께 노력해야 될 일이죠....
요즘 빅데이터, 알고리즘 맹신도 문제가 있어요. 사유의 폭이 는다고 보기 어려워요.

레삭매냐 2018-04-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투 활동의 활발한 전개와 확산에는 대찬성입니다.

다만 왜 타이밍이 항상 어느 기업의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기가 막히게 딱 맞아 떨어지는지
미스터리입니다.

cyrus 2018-04-04 19:03   좋아요 0 | URL
정치인 비리 같은 사건들이 터질 때면 연예계에서도 굵직한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나거나 알려지죠. 미디어 선동이 아닌 이상 우연히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는 상황은 설명하기 어렵네요.. ^^;;

kiddie 2018-04-0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 잘 봤습니다^^

cyrus 2018-04-05 15:09   좋아요 0 | URL
긴 글을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