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스캔들 - 내 심장은 그댈 향해 뛰고 있소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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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부분 거장들의 삶에는 그들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 바와 같이

처절한 사랑의 얘기가 담겨져 있다.

보통 사람들의 사랑도 열 사람이면 열 가지 사랑의 모습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과 거장들의 사랑의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거장들은 자신들의 감정에 보다 충실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사랑의 열정을 불태웠던 거장들의 사랑이 결국 위대한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문학사를 장식했던 8명의 대문호의 처절했던 사랑 얘기를 담고 있다.

 

 

빅토르 위고, 루 살로메, 에드거 앨런 포, 단테, 괴테, 도스토옙스키, 보들레르,

보부아르&사르트르 커플까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작가들(비록 루 살로메를

잘 몰랐지만ㅋ)의 로맨스를 엿볼 수 있다니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했다.

얘기 중에 제일 재밌는 얘기가 바로 남의 로맨스(스캔들이면 금상첨화지ㅎ)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되는 8명의 로맨스는 상당히 파격적인 경우가 많았다.

 

여러 가지 유형의 로맨스가 등장하는데 먼저 빅토르 위고와 괴테는

그야말로 천하의 바람둥이라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여자들을 갈아치우는 여성편력을 자랑하는 이들 두 사람은 잠시라도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치는 유형의 인물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심지어 괴테는 72살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손녀딸의 친구인 17세 소녀에게 반해

청혼까지 하는 추태를 부린다.

그럼에도 그들이 주책바가지로 불리지 않고 대문호로 남아 있는 것은 늘 누군가를 사랑했고
(유효기간은 비록 짧았지만) 그런 마음을 담아 명작을 남겼기 때문일 것 같다.

 

 

에드거 앨런 포와 도스토옙스키의 경우 불행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에드거 앨런 포는 자신보다 14살 어린 13살의 사촌동생 버지니아 클램과

결혼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이는데 그래도 두 사람은 찢어질 듯 가난한 환경 속에

에드거 앨런 포의 경제적 무능력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진실되게 사랑했다.

24살의 젊은 나이로 버지니아가 요절하자 포가 폐인처럼 망가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도스토옙스키의 경우 유부녀를 사랑한 잘못으로(사랑보단 동정일 가능성이

크지만) 의붓아들에게 등골을 빼먹히는 꼴을 당하지만 나중엔 필생의 반려자를 만나

비교적 풍요로운 말년을 맞을 수 있었다.

 

 

 

운명적인 첫사랑 베아트리체를 평생 잊지 못해 불멸의 작품 '신곡'을 남긴 단테와 니체,

릴케, 프로이트 등 세기적인 인물들과 사랑을 나누면서도 그 누구의 소유도 거부했던

루 살로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시달리며 진실한 사랑을 하지 못했던 보들레르,

마지막으로 계약결혼의 원조였던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커플까지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사랑을 보여줬다.

역시 경험이 가장 중요한 밑천이랄까 치열한 사랑을 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작품들에

이를 고스란히 담아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는데

사랑만큼 사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제가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작가들의 처절한 사랑을 몰래 엿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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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 -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창용 외 지음 /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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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야기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재밌는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구는 결코 만족되지 못하고 있다.

굳이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셰에라자드가 천일 동안 이야기의 힘으로 목숨을 건진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인 동시에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요즘처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야기의 힘을 얘기하는 이 책은    

실제 시나리오를 통해 좋은 이야기의 조건과 실제 재밌는 얘기를 만드는 과정을 잘 보여주었다.




'호모 나랜스'라고 부를 정도로 인간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를 이 책에선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기억을 잡아두고,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좋은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이 책에선 재밌는 이야기의 조건으로 탄탄한 구성 속에 사람들이 충분한 매력을  

느낄 만한 캐릭터들이 설정되어야 하고, 그 캐릭터들이 엮어나가는 갈등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을 뒤집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비극적인  

요소와, 우리만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아이러니의 요소가 반드시 들어 있어야 한다며

이들 다섯 가지 요건을 갖춰야 사람들이 이야기의 매력에 푹 빠져

심지어 현실과 이야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는데

임경업 장군의 얘기를 들려 주던 전기수(조선시대 이야기책을 읽어 주는 사람)를 죽인 사건이나

스웨덴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마리카에 관한 진실'이란 드라마의 사례가 딱 그러했다.



역사 속에서도 아리아 민족의 우월성에 대한 신화를 만들어 유대인을 학살했던 히틀러나

나라를 탄생시킨 각국의 건국신화가 이야기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들이라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실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 차례차례 소개되는데

캐릭터. 시간과 배경 설정, 주인공과 적대자를 명확하게 설정하기, 

또 다른 장애물로 보조인물 설정, 갈등 해결을 위한 조력자 등장시키기, 복선과 결말에 의미  

부여하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지를 잘 보여준 좋은 교재라 할 수 있었다.



이야기란 '어느 순간 삶의 균형을 잃은 주인공이 그 균형을 회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것이 대단이 어렵다'는 것을 다루는 것인데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게 좋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는 요즘 비즈니스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영혼이  

바로 스토리라 할 수 있어 어떤 스토리를 가졌느냐가 상품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기의 발달로 잠시도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요즘 서로의 상상력과 감성을  

주고받는 소통의 한 방식인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EBS 다큐프라임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야기의 힘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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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역사
아서 마윅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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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인류가 존재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요즘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져 미모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현실에서 과연 미모가 인류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미모의 기준이 시대나 지역마다 다르고 변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선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류사에 있어 이데올로기, 제도, 계급 구조 등의 변화와  

비교해 볼 때 미모의 기준은 '상대적으로' 일정하고 보편적이라고 얘기하는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물론 아름다움이란 게 주관적인 기준이 상당히 작용해서 동일한 외모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단순한 유행이 아닌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하는 절대

지존의 미모도 존재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 다루는 미모는  

이러한 대다수가 공감하는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있다.



이후 역사상 미모의 소유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미모의 여자들이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어떻게 안락한 삶을 살았는지가 소개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미모가 세상의 관심과 주목을 받게 만드는 건 확실하지만 그게  

바로 행복이나 성공과 직결되진 않는데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보통은 미모의 여자가 권력이나 부를 가진 남자의 정부 등이 되는 방법이 자주 사용되었는데  

반대로 남자가 미모를 이용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었지만 예카테리나 2세처럼  

여자가 권력이나 부를 가졌던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었다.



결혼에 있어서도 아름다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지만 역사적으론 오랫동안 큰 비중을 차지하진  

못했다. 아무래도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나 폭이 제한되고 다른 기준들, 예컨대 건강이나 재산,  

지위 등이 더욱 중요한 기준이었기에 미모는 일종의 덤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고  

중매결혼보다 연애결혼이 늘어나면서 미모의 중요성은 대폭 증대된다.  

즘에도 미모는 상대의 호감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에  

미모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개인적인 차원에서 미모가 신분 상승 수단 등으로 이용되다가 미모를 활용한  

일종의 직업(?)들이 등장한다. 상류계층의 남자들을 상대로 하는 고급 매춘부가 대표적인데  

이후 직업 모델, 영화배우 등 미모를 밑천 삼아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심지어 정치인들조차 미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이 되었다.  

아름다움의 영향력은 대중매체의 발달로 날로 증대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름다움이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되는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는 소중한 가치임을 강조한다.  

아름다움도 수학이나 음악적 재능과 마찬가지의 하나의 재능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름다운 외모가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한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 가치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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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의 고백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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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언어학자 등 여러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의  

젊은 소설가로서의 고백이 담긴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미 70대 후반인 저자가 '장미의 이름'을  

내놓으며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기 시작한 지가 28년밖에(?) 안 된 관계로  

스스로 젊은 소설가로 칭한 게 흥미로웠다. 사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움베르토 에코의  

새로운 소설 또는 에세이집인 줄 알았지만 제목의 '젊은 소설가'가 본인을 지칭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ㅋ




70대 젊은 소설가의 고백은 사뭇 진지했다. 이미 5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지만 여전히 창작 의욕을

불태우고 있음을 잘 보여줬는데 그가 글을 써나가는 과정을 여러 작품을 예로 들면서 소개하는

부분들은 솔직히 그리 쉽지 와닿지는 않았지만 창작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기자들이 소설을 어떻게 쓰냐고 물으면 농담조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고 했지만

단초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설계하는 작가의 창작과정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과정에 다름이 아니었다. 특히 '나는 어떤 학문에 대한 책이건

일종의 추리소설, 즉 어떤 종류의 성배를 찾는 탐구보고서처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라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은 딱 내 취향에 맞는 얘기라 할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작가들이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실천에 옮겨 책을 쓴다면 나같은 사람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책 읽기의 재미에 푹 빠지지 않을까 싶다.



움베르토 에코는 독자들이 현실의 얘기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얘기에 더 큰 공감을 하는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 현실에서 수백만명이 기아로 사망하는 상황에는 별로 불행해하지
않으면서 베르테르나 안나 카레니나의 죽음에는 크게 비통해하는데 이는 허구적 텍스트가 비록

명백히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사건에 대한 얘기지만 충분히 개연성 있는 사실이면서 우리의 인식

속에 변하지 않는 사실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이란 것들이 그 진실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에 반해 허구적 인물들은 텍스트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구불변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데 움베르토 에코는

이를 기호학적 관점에서 잘 분석한 것 같다(물론 내가 이해하긴 쉽지 않았다ㅋ).

허구적인 인물들이 허구의 텍스트 속 불완전한 세계에서 살면서 겪는 일들을 우리도 겪을 지

모른다는 점에서 '허구적' 등장인물은 사실적 인간의 조건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허구적 등장인물에 그토록 공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장에서 움베르토 에코는 궁극의 리스트라며 문학작품에 등장한 각종 리스트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작품을 쓰기 위해선 어떤 분야를 총정리할 정도로 세밀하게 분석되고 분류된 리스트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는데 솔직히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술술 읽을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창작의 과정 역시 나같은 보통 사람이 도전하기엔 쉽지 않은 산고의 과정임을 알

수 있었는데 책 자체는 솔직히 난해한 부분들 투성이라 이해가 어려웠다.

하지만 70대 후반임에도 스스로 젊은 소설가라 생각하며 창작의 열의를 불태우는 노작가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아직도 한창 젊은 소설가에게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주옥같은 작품을 계속 발표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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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 평범한 인간에게 숨어 있는 괴물의 그림자, 증오
로버트 J. 스턴버그 & 카린 스턴버그 지음, 김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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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되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게 인간관계가 아닌가 싶다.

좋았던 관계가 한순간에 불편한 관계로 변하는가 하면 별로였던 사람이 뜻밖의 계기로 좋아지기도 한다.

후자야 긍정적인 변화니까 바람직하다 할 수 있겠지만  

전자의 경우 쉽게 원래의 관계를 회복하기가 정말 어렵다.

요즘 더욱 절실히 이런 문제가 와닿던 찰나에 이 책의 제목이 확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다고 적이 생긴 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하면 증오의 실체가 무엇인지, 증오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증오의 이중 이론'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흔히 애증관계라고 하는데 사랑과 증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 꼴이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 생각하지만

사랑과 증오가 감정의 극과 극이라는 점에서 통하면서  

둘 다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삼각형 구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이 친밀감, 열정, 헌신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증오는 친밀감의 부정, 열정, 헌신으로 이뤄져

친밀감만 역관계이고 나머지 두 가지 요소는 방식만 다를 뿐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8가지 형태의 사랑과 증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사랑과 증오에 대한 나름의 적절한 유형화라 할 수 있었다.

증오의 이중 이론은 이렇게 증오의 삼각형 이론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증오 이론으로

나눠지는데 어떻게 증오심이 형성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선 그 동안 그다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증오에 관한 이론적인 고찰을 통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는 증오가 발현된 사건들의 해결 방안까지 다루고 있다.

증오가 표출된 대표적인 사례인 나치의 홀로코스트, 르완다의 대량학살,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는 물론  

9.11. 테러의 주범인 모하메드 아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잘못된 증오심이 끔찍한 비극을 낳게 되는

과정을 잘 설명해주었는데 국가나 개인이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선전으로 특정 집단

구성원들에게 증오를 심는 모습은 정말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 할 수 있었다.

서로를 증오하게 만들어 자신의 탐욕을 채운 인간들은 그야말로 인류 공동의 적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끔찍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증오를 없애기 위해선 편견의 축소, 지혜와 용서의 증진 등

증오의 삼각형 이론의 구성요소들을 바탕으로 한 중재가 필요한데  

한없이 이어지는 증오의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내기 위해선  

역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 존중 등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증오까지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맘에 안 들거나 싫어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증오심을 불태울 정도의 그런 대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를 괴롭히기 때문인 점도 있고

싫은 사람은 아예 상대도 안 하고 관심을 끊어버리는 무심한 성격 탓도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누군가를 싫어하거나 증오하는 감정은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아직 마음의 수련이 되지 못해서 쉽게 마음이 상하고 상한 마음이 잘 아물지 않아서 힘들 때가 있는데

보통은 이 책에 나오는 선전과 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감정을 키워나간 탓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통해 증오라는 괴물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은데 더 이상 증오나

그 부하들의 노예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쓸데없이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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