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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권희정 지음 / 꿈결 / 2013년 5월
평점 :
독서습관을 알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과 취향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36권의 고전과 명저를 소개하는 책이었다.
나름 다양한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좋은 책을 소개하는 책에 실린 책들은 내가 알지만 읽지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책 중에 처음 들어본 책도 몇 권 있지만
대다수는 익히 알고 있지만 좀처럼 읽을 기회가 없던 책이거나
심지어 '문명의 붕괴'처럼 엄청난 분량에 집에 고히 모셔놓고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책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는 책은 푸코의 '감시와 처벌'밖에 없으니
아직도 갈 길이 멀었음을 실감했다.
이 책에선 총 36권의 책을 6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도둑맞은 미래', '문명의 붕괴', '인구론'과 같이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책들,
'털 없는 원숭이', '이타적 유전자', '호모 루덴스' 등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준 책들,
'혁명의 시대', '창조가들' 등 인류 문명이 진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들,
'맹자', '감시와 처벌', '유토피아' 등 정치가 인간 사회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지를 논의한 책들,
'명상록', '장자' 등 올바르게 사는 것의 참된 의미를 밝히는 책들,
마지막으로 '문명의 공존', '신의 가면' 등 충돌과 공존에 대해 얘기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데,
각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물론 그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한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보니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박식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책마다 끝에 '함께 읽을 책'까지 소개하고 있어
특정 주제를 심도 있게 공부할 사람에게 좋은 정보도 제공해주었다.
이 책은 저자가 '독서평설'에 연재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봤던 '독서평설'이 아직까지 있다니 반가웠다.
그 당시에도 시간이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중요 서적의 핵심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해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여전히 그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요약본만 보고 마치 원전을 읽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문제점도 있다.
이 책이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안내서로서는 훌륭한 역할을 하지만,
소개된 책들을 직접 찾아 읽게 만들지는 의문이다.
내가 책을 소개하는 책들을 즐겨 읽곤 하지만 소개된 책들,
특히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찾아본 적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 책 제목처럼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우리의 독서교육이나 독서환경은 아직 고전이나 명저들과 친하게 지내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고전을 꾸준히 소개하는 이런 책들이 있기에
그나마 고전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안도감을 느끼며,
나도 고전과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