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131일 두 번째 글쓰기 모임. 스몰토크에서 이 글을 쓰다

 

 

 

내가 지금까지 산 페미니즘 도서가 몇 권인지 잘 모르겠다. 사 모은 책들은 모두 내 방에 있다. 이제는 책을 꽂아둘 공간이 없다. 그래도 어머, 저건 사야 해!’라고 생각하는 책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사들인다. 책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가끔 서점이나 책방에 가서 책을 사는 꿈을 꿀 때가 있다. 나는 예지몽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서점에 가는 꿈을 꾼 날에는 반드시 책을 산다. 왠지 서점이나 책방에 가면 사고 싶은 책이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니까. 실제로 예감이 들어맞은 경우가 많다. 오늘도 책을 사는 꿈을 꾸면서 아침에 일어났고, 저녁에 헌책방에 갔다. 그곳에서 네 권의 책을 샀는데 모두 다 만족스럽다.

 

나는 이동진처럼 수집한 책들을 분야별로 분류해서 보관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많은 책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책을 꽂을 수 있는 빈칸만 있으면 좋다. 빈칸이 보이는 대로 책을 꽂는다. 내 서재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무질서한 상태로 놓인 책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도 페미니즘 책은 항상 내 눈에 보이는 곳에 둔다. 특정 분야의 책을 보려는 특혜는 아니다. 페미니즘 독서 모임에 참석하면서 페미니즘을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페미니즘 책에 더 많이 눈길을 주게 되었다.

 

내 방에 동생이 가끔 들어온다. 동생은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에 동생의 빈 자리가 길어지게 되면서 동생의 방은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그곳은 어머니가 자주 드나드는 창고가 되었다. 그래서 동생이 대구의 집에 오는 날이면 내 방은 남매의 방이 되기도 한다. 동생은 내가 샀거나 도서관에 빌린 페미니즘 책을 보면 항상 오빠는 진짜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네라고 말한다. 그 말의 의도가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페미니즘에 관심 많은 오빠가 대견스러워서 하는 말인지 아니면 페미니즘에 관심 많은 오빠가 평소와 다르게 이상하게 느껴져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나는 그런 말을 듣는 게 부담스럽다. 다행히도 동생은 내가 어떤 이유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인지 꼬치꼬치 캐물은 적이 없다.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난감하다. 진지하게 설명하기도 귀찮고, 아무리 열심히 말해도 내 독서의 목적을 이해해줄 리 만무하다. 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페미니즘을 모르면 안 되잖니라는 식으로 말한다.

 

과연 페미니스트들은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떤 반응을 보일 거고, 어떻게 대응할까? 가족이나 친구가 페미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페미니스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페미니스트도 서운하거나 외로운 감정을 느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약이 된다고 했던가. 주변 사람들의 참견을 한 쪽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 넘기는 페미니스트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가족이나 친구가 나의 페미니즘 공부에 왈가왈부한다면 일단 듣는 척하고 무시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이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책을 읽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페미니즘 책을 나만 아는 비밀 공간에 따로 보관하려는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공간에 또 다른 책(솔직히 고백하자면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 책들이다)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대구에 페미니즘 전문 책방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페미니즘 책방이 생긴다면 내가 사 모은 페미니즘 책들을 기부하고 싶다. 그러면 책장에 빈 곳이 생기고, 그 자리에 새로운 책들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당연히 새로 들어온 책 중에 페미니즘 책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또 책장에 책을 꽂아둘 자리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애서가라면 죽을 때까지 마주해야 할 악순환이다. 일단 고민을 잊고 책을 안으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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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2-0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 분동안 쓴 글!
훌륭하십니다^^

cyrus 2020-02-02 14:41   좋아요 1 | URL
별말씀을요. 저는 가벼운 에세이를 썼는데요. 사실 그날 글쓰기 모임에 참석한 멤버는 소설을 썼어요. 미완성 상태이지만,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

stella.K 2020-02-02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남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게 뭐 문제가 될까 싶기도한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가부장이 지배하는 나라니
페미니즘을 읽는다는 이유만으로 따나 안 시키면 그것도 다행이겠다 싶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깨 피고 읽을 날이 꼭 오리라고 믿는다.^^

cyrus 2020-02-02 21:42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남자들의 모임에 대한 신문기사를 봤는데요, 거기에 달린 댓글에 페미니즘 공부하는 남자들 욕하는 내용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친구들에게 페미니즘 공부한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
 

 

 

누구에게나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없으면 창작에 대한 욕망을 유보한 채 살아가게 된다. 글 쓰는 행위는 자신이 살면서 느낀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일이다. 창작의 욕망에는 작품이 되는 자신의 글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욕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라는 존재를 드러내는 욕망도 한데 섞여 있다. 이러한 욕망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글쓰기란 타인의 시선들이 겹겹이 쌓여서 만들어진 라는 외피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일이다. 대부분 사람은 글쓰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글 쓰는 일을 주저한다. 그러나 타인이 만든 외피를 입지 않은 진짜 내 모습을 공개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한때 필자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글을 쓰게 되면 상대방에게 겉으로 밝히지 못한 내밀한 감정 또는 치부를 드러낼 때가 있다. 상대방이 확실히 편한 존재이거나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글을 쓰려면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고 글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보다 제일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글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하며 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최적의 환경이라면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글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달 20일에 (대구 페미니즘 북 클럽) 레드스타킹 멤버들이 처음으로 글쓰기 모임을 진행했다. 이 역사적인 모임에 나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날 모임에 불참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때까지 나는 진짜 내 모습을 드러내는 글쓰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고, 혼자 있을 때 글 쓰는 일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글을 쓰거나 완성된 글을 그 자리에 공개한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다.

 

첫 번째 글쓰기 모임에 참석한 분들은 글 쓰고 낭독하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두 번째 글쓰기 모임에 오라고 부추겼다. 결국 어제 있었던 글쓰기 모임에 참석했다. 나는 모임 전날에 뭘 써야 할지 고민했고,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글이 잘 써질지 걱정했다. 모일 당일에도 글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글을 쓰게 되니까 그런 근심과 고민은 싹 사라졌다. 언제 그런 생각을 했냐는 듯 문장들이 줄줄이 나왔다. 글 쓰는 시간은 50분이 주어졌는데, 제시간 안에 글이 완성되었다. 어제 모임에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이 참석했는데, 각자가 쓴 글을 낭독했다. 이 글쓰기 모임의 목적은 정해진 시간에 글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모임이다. 우리 모임에는 글이 완성되지 못한 멤버에게 벌칙을 주지 않는다. 완성되지 못한 글도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글을 못 썼다고 해서 비판하지도 않는다. 레드스타킹 글쓰기 모임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온다.

 

내가 어제 모임에 쓴 글의 제목은 남매의 방이다. 글 제목은 글쓰기 모임에 참석했던 분들이 정했다. 어제 쓴 글에는 예전에 썼던 글의 일부 내용이 들어가 있다. 블로그를 통해 내 글을 봤던 분들은 아는 내용일 것이다. 글에 나오는 오늘은 어제를 뜻한다. 글쓰기 모임 시작하기 전에 오랜만에 책방에 간 건 사실이다. 남매의 방전문은 오늘 밤에 공개하겠다.

    

 

 

 

 

 

 

 

역시 금요일 밤에 있는 모임은 정말 즐겁다. 모임이 끝나고 나면 뒤풀이가 있으니까. 다음 글쓰기 모임이 있는 날은 다음 주 토요일이다. 당연히 독서 모임도 진행하고 있으며 나는 그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요즘 내가 글 쓰는 일이 뜸해지는 바람에 작년 연말부터 독서 모임 후기를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레드스타킹 모임 후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글을 안 썼을 뿐이지 독서 모임에 매일 참석하고 있다.

    

 

 

 

 

 

 

 

 

 

 

 

 

 

 

 

 

 

* 헨릭 입센 인형의 집: 예술의 전당 에디션(민음사, 2018)

* 헨릭 입센 인형의 집(민음사, 2010)

* 헨릭 입센 인형의 집(열린책들, 2018)

    

 

 

사실 연말에 레드스타킹 멤버 한 분이 연극에 출연했고, 나는 처음으로 연극 공연을 보게 됐는데 그 특별한 하루를 글로 기록하지 못한 게 아쉽다. 그 연극의 제목을 언급하자면, 페미니즘 연극의 고전이 된 헨릭 입센(Henrik Ibsen)인형의 집이다. 레드스타킹 멤버(내가 이 블로그에서 그 분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내 블로그에 자주 방문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가 작품의 주인공 노라 역을 맡았다. 연극과 예술을 사랑하는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쯤은 노라가 되어 연기해보고 싶을 것이다.

    

 

 

 

 

 

 

 

 

 

 

 

 

 

 

 

* 미조구치 아키코 BL 진화론(길찾기, 2018)

    

 

 

이번 달 독서 모임 일정은 둘째 주 금요일과 넷째 주 금요일인데, 둘째 주 금요일은 밸런타인데이. 2월 14일에 읽을 책은 BL 진화론(길찾기)이다. 이성애자들의 날이라고 여겨지는 밸런타인데이에 남자들끼리의 사랑을 에로틱하게 묘사한 장르에 대해 논하게 된다. BL을 즐겨 읽는 레드스타킹 멤버들이 이 책을 선택했다. 역시나 책표지를 확인하자마자 흥분하는 멤버들이 있었다. 나는 BL를 즐겨 읽지 않지만, 작년에 이 책을 읽었고 리뷰를 썼다. 그 리뷰는 이렇게 끝이 난다.

 

 

 페미니스트들은 BL 진화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들이 모여서 토론하기에 딱 좋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내년에 레드스타킹멤버들과 다 같이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추천해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이 책을 추천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내 소원이 이번 달에 이루어진다. 벌써 이 책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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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0-02-01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cyrus님, 멋져용!!

cyrus 2020-02-01 22:15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툐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얄라알라 2020-02-02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먼저쓰신 글의 댓글에 ˝50˝분이 들어가는군요. 역순으로 읽다보니^^

cyrus 2020-02-02 14:42   좋아요 1 | URL
원래 ‘남매의 방‘ 전문을 이 글에 포함할려고 했는데, 글 내용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분리했습니다. ^^;;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대구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비가 내렸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하지 않다)에는 책방 서재를 탐하다에 간다. , 수요일 저녁에 문을 여는데 아쉽게도 이번 주가 책방의 마지막 야간 영업이 있는 주일이다. 밤에 책방을 찾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야간 책방을 찾은 유일한 손님이다. 주로 밤에 오는 책방 단골손님은 우주지감 회원들인데, 내가 가장 많이 책방에 왔다. 책방에 파는 음료는 한 번씩 다 마셔봤다.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커피를 최근 들어 많이 마셨다. 오늘 주문한 음료는 시나몬이 들어간 유럽 카푸치노.

 

수요일에 책방을 찾는 우주지감 회원 두 분이 있다. 그리고 밤에 책방을 지키는 우주지감 회원의 남편도 책방에 온다. 수요일은 이 세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다. 총 네 명이 한주씩 번갈아 가면서 밥을 샀는데, 지금까지 먹은 음식으로는 짬뽕, 찜닭, 물회, 돈가스 등이 있다. 미식까지는 아니지만, ‘수요 음식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은 저녁 식사를 같이하기 위해 책방에 모인다. 식사를 마치면 다시 책방으로 돌아와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책방의 문이 닫을 때까지 담소를 나눈다. 별일 아니지만,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런데 내일이 수요 음식회마지막 날이다. 과연 내일 최후의 만찬이 될 음식은 뭘까? 내일은 내가 밥을 사는 건 아니니까 조금 비싼 음식을 선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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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0-01-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그럴듯한 소설이 나올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ㅎㅎ 책보고 밥먹고 ㅎㅎ 정말 좋네요

cyrus 2020-02-01 17:43   좋아요 0 | URL
제가 소설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책방에서 리뷰를 쓰고 싶은데, 결국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네요.. ^^;;

카스피 2020-01-2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을 읽으면서 함꼐 식사도 하는 분들이라니 넘 부럽습니당^^ 그나저나 큰 서점이 아닌 동네서점에서 야간에 책손님이 드는것은 요즘은 거의 없지 않나 싶어요ㅜ.ㅜ

cyrus 2020-02-01 17:43   좋아요 0 | URL
네, 없죠. 밤에 커피 사러 책방을 찾는 손님도 많지 않아요... ㅠㅠ

Angela 2020-01-3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식사 그리고 사람들. 글에 기쁨이 보이네요. 그런 분위기 좋아요~

cyrus 2020-02-01 17:44   좋아요 0 | URL
요즘 제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글 쓰는 일이 뜸해졌어요.. ^^;;
 

 

 

아주 오랫동안 잊힌 작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름은 안토샤 체혼테(Antosha Chekhonte). ‘체혼테’는 필명이다. 그는 1860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체혼테는 모스크바대학교 의대생이었는데,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1880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주로 쓴 글은 서너 장 분량 정도 되는 단편소설이었고 싸구려 잡지에 실렸다. 체혼테의 단편소설은 러시아의 사회 문제나 특정 계급의 인물을 풍자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형식이다. 일 년에 그가 쓴 단편소설의 수는 100편 이상이었다. 이 정도면 글을 대단히 많이 쓰는 편이다. 체혼테는 돈을 벌기 위해 짧은 글을 계속 썼다.

 

 

 

 

 

 

1886년에 체혼테는 그리고로비치(Grigorovich)라는 작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는다. 그리고로비치는 당시 러시아 문단에서 알아주는 중진 작가였다. 편지에는 젊은 작가가 더 잘 되길 바라는 선배 작가의 진심 어린 충고가 있었다. 그리고로비치는 체혼테에게 가벼운 분량의 글을 빨리 쓰는 습관을 버리고, 진지하게 사색을 하면서 글을 써보라고 충고한다. 이 편지는 체혼테의 작가 활동에 큰 전환점이 된다. 1887년부터 발표된 체혼테의 작품들은 코믹한 소품 형식의 글에서 점점 멀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밝은 일상 속에 가려진 어둡고 무거운 삶의 한 단면을 소재로 쓴 글이 늘어났다. 이때부터 체혼테는 자신의 본명을 내세워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체혼테의 본명은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

 

이 글을 읽으면서 체혼테의 정체를 일찍 간파한 독자가 있을 것이다. 장난으로 체혼테라고 소개한 체호프의 사진이 결정적인 힌트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로쟈 님이라면 이 글의 제목만 보고 체혼테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챘을 것이다.

 

체호프는 너무나도 유명한 단편소설의 대가이자 극작가다. 어떤 사람은 이 글을 쓴 의도가 궁금할 것이다. 내가 체혼테와 체호프를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소개한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다. 체혼테와 체호프는 분명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체혼테와 체호프의 작품은 따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체혼테는 문학적으로 깊이가 있고 성숙한 글을 쓴 체호프가 되기 전 단계인 프로토타입(Prototype, 초기 모델)이다.

 

대부분 사람은 체호프가 누군지 알고 있어도 그가 체혼테라는 필명을 썼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처음부터 체혼테를 잊힌 작가라고 언급한 이유가 있다. 사실 체호프는 초창기에 작가 활동을 할 때 필명을 여러 개 사용했다. ‘체혼테는 가장 많이 알려진 체호프의 필명이다. 그 밖에 체호프가 사용했던 필명은 내 형의 동생’, ‘쓸개 빠진 놈이다. 체호프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필명을 내세워 유머 작가로 활동했다. 문학 연구자들은 체호프가 짧은 분량의 유머 소설을 많이 쓴 1880년에서 1885년까지의 시기를 체혼테 시대라고 이름 붙였다. 체호프의 초기 작품들은 체혼테 시대에 나왔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나온 작품들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초기 작품들이 중기와 후기 작품들에 비해 문학적 우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혼테 시대의 작품 형식은 단조롭다. 어떤 장소에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나거나 어리숙하고 무지한 인물이 등장하여 비웃음을 살만한 말과 행동을 한다. 이러한 형식의 글을 러시아에서는 스쩬까라고 한다. 스쩬까는 일정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을 소재로 한 글을 뜻한다. 체호프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이미 스쩬까가 유행했고, 대중은 잡지에 유통되는 짧고 유머러스한 글을 선호하고 있었다.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글을 쓴 체호프는 사회 문제를 살짝 건드리기만 하지 엄할 정도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저 웃음을 나오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만 보여준다. 체혼테 시대의 작품들을 보면서 나오는 웃음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빨리 증발한다. 웃음마저 금방 사라지니 급속도로 전개되는 짧은 이야기들도 기억 속에 잊히게 된다. 이런 독자의 반응은 크게 웃을 정도로 재미있지만, 아주 빠르게 나오는 개그의 대사나 한 장면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의 상황과 비슷하다. 따라서 체혼테 시대의 작품 중에서 대표작 몇 편을 꼽기가 어렵다. 사실 초기 작품들은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주 번역되지 않았다. 우리가 아는 체호프의 대표작은 중기 및 후기 작품에 속한다.

    

 

 

    

 

 

 

 

 

 

 

 

 

 

 

* [품절] 안톤 체호프 개와 인간의 대화: 안톤 체호프 선집 1(범우사, 2005)

* [품절] 안톤 체호프 《콘트라베이스와 로맨스: 안톤 체호프 선집 2(범우사, 2005)  

    

 

오래전에 범우사는 단편과 중편, 그리고 희곡을 수록한 다섯 권짜리 안톤 체호프 선집을 펴냈는데, 모두 절판되었다. 첫 번째 선집(개와 인간의 대화)과 두 번째 선집(콘트라베이스와 로맨스)에 체혼테 시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개와 인간의 대화1885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아주 짧은 분량이지만, 술에 취한 관리가 자신을 향해 짖어대는 개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 안톤 체호프 처음 소개되는 체호프 단편소설(인디북, 2011)

* 안톤 체호프 체호프 유머 단편집(지만지, 2013)

 

    

 

개와 인간의 대화》는 절판되었지, 2010년대에 들어서 다행히 체호프의 초기작만 따로 모아 번역한 처음 소개되는 체호프 단편소설(인디북)체호프 유머 단편집(지만지)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체호프 단편 선집들은 중기 및 후기에 나온 작품 위주로 구성되었다. 이런 책에 수록된 초기작은 고작 한두 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처음 소개되는 체호프 단편소설체호프 유머 단편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편 선집이며 체호프의 작품 세계에 들어서는 첫 번째 관문 역할을 하는 책들이다. 체호프 유머 단편집에 있는 이웃 학자에게 보내는 편지1880잠자리라는 주간지에 발표된 체호프의 공식적인 첫 작품이다. 처음 소개되는 체호프 단편소설에 있는 아버지라는 작품은 이웃 학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해에 발표된 체호프, 아니 체혼테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잠자리에 실렸다.

 

, 지금까지 체혼테의 작품과 체호프의 작품을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프로토타입과 진캐(진짜 캐릭터)가 쓴 작품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1880년에서 1885년 사이에 나온 작품은 체혼테가 쓴 것이다. 체혼테 시대의 연도만 기억하면 된다. 체호프 단편 선집을 읽을 때 작품 끝부분에 있는 작품 발표 연도를 꼭 확인하시라(발표 연도를 밝히지 않은 번역본도 있다). 그러면 이 작품이 체혼테가 쓴 것인지, 체호프가 쓴 것인지 알 수 있다.

 

 

    

 

 

Trivia

    

 

 

 

 

 

 

 

 

 

 

 

 

 

 

 

*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민음사, 2002)

*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문예출판사, 2006)

    

 

 

독서 모임 우주지감-나를 관통하는 책읽기의 이번 달 선정 도서민음사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체호프 단편선이다. 민음사 판의 관리의 죽음, 거울과 문예 판의 복수자는 체혼테 시대의 작품들이다. 그런데 독서 모임을 위해 두 권의 책만 읽는 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책 모두 중기 및 후기 작품들 위주로 수록되었지만, 체호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TMI(Too Much Information)인데, 모임 날짜가 130, 이번 달 마지막 목요일이다. 모임 전날인 129일은 체호프가 태어난 날이고(어떤 번역본에는 117일로 되어 있는데 이 날짜는 율리우스 달력에 가까운 러시아 구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은 그레고리 달력이다), 체호프 탄생 16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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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1-27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니까 알겠던데. 체호프라는 거.
그런데 1년에 단편 100편을 썼다니 대단하군.
글치 않아도 그의 책이 있긴한데...ㅠ

얄라알라 2020-01-27 21:11   좋아요 1 | URL
저도 지금 우와 신기해, 하며 읽다가 댓글에 ˝1년 단편 100편이라고요? ˝쓰려고 했는데 stella.K님께 찌찌뽕해야겠어요.

로쟈님께서 이 글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cyrus 2020-01-28 20:09   좋아요 0 | URL
To. stella.K // 저는 체호프 단편 선집 두 권 가지고 있어요. 역시 단편은 분량이 짧아서 좋아요. 금방 읽을 수 있으니까요. ^^

To. 얄라알라북사랑 // 언젠가는 제 글을 보시겠죠? ^^

Angela 2020-01-31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본 순간! 제 최애 작가라는걸 알았죠 ㅎ

cyrus 2020-02-01 17:45   좋아요 0 | URL
수염 있는 체호프의 모습이 있는 사진은 워낙 유명하죠. ^^
 
신 무서운 그림 - 명화 속 숨겨진 어둠을 읽다 무서운 그림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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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색깔 있는 텍스트(text)라면 그것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작품이 어느 시대에 그려졌고, 화가가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알아보는 일은 그림을 보는 감상자에게 의미가 없다. 물론 작품과 관련된 지식은 그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림을 읽기 위한 열쇠가 단 한 개만 있는 게 아니다. 미술관의 큐레이터(curator)는 그림을 어려워하는 감상자에 다가가 그림의 열쇠가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러나 미술 지식을 공부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해설 방식에 동조하지 말고 자신만의 느낌과 감각으로 그림을 읽으면 된다. 그러면 큐레이터가 미처 알지 못한 그림의 열쇠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그림 읽기라면 그것이 오독과 편견에 물들어 있어도 괜찮다. 오히려 오독과 편견 없이는 그림을 보는 행위 자체가 있을 수 없다. 그림을 보려는 감상자를 방해하는 것은 감상자의 편견이 아니라 상식이 돼버린 그림의 해설이다.

 

신 무서운 그림 명화 속에 숨어 있는 으스스한 진실을 들려준 무서운 그림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전문적인 미술 해설서가 아니다. 저자가 그림을 들여다보면서 그림 저편에 숨어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머리와 마음으로 읽어내는 미술 에세이다. 머리로 그림을 읽는 일은 작품에 담긴 의도, 작가의 삶, 시대 배경을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으로 그림을 읽는 일은 감상자의 속내 깊은 시선을 그림에 투영하는 것이다. 저자가 그림 속에 발견한 무서운 이야기가 진실이 아닐지라도 그것을 틀렸다고 비난할 수 없다. 미술 전문가도 편견으로 그림을 볼 수 있으며 언제든지 오독할 수도 있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 책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 책에 고쳐야 할 내용과 새로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책에 대한 나만의 주석)을 언급하겠다.

 

다음 인용문은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가 학창 시절에 겪은 교통사고에 대한 상황을 설명한 내용이다.

 

 

 인생을 바꿀 만큼 큰 사고를 겪었다. 열여덟 살 때였다. 젊은 연인들이 탄 버스가 노면 전차와 충돌해 찌부러졌던 것이다. 뒷날 그녀는 이렇게 썼다. “기묘한 충격이었다. 둔하고 완만한.” 하지만 그때 부러진 버스의 손잡이 기둥은 의자에서 내팽개쳐진 프라다의 몸을 황소를 찌르는 투우사의 검처럼꿰뚫어, 그녀의 옷은 마치 파도에라도 휩쓸린 것처럼 벗겨졌다. 목격했던 연인은 이렇게 썼다. “프리다는 알몸이었다. (‥…)아마도 도장공이었던 것 같은데 (‥…) 한 승객이 갖고 있던 금가루가 든 자루가 찢어지면서 프리다의 피투성이 몸에 금가루가 흩뿌려졌다.”

  금가루에 덮여 번쩍이는 나체의 이미지는 얼마나 강렬한가!

 

(110)

 

 

칼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프리다에 칼로가 타고 있던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장면이 슬로모션 기법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영화에서도 크게 다친 칼로의 모습이 나오는데, 상의가 약간 위로 올라갔을 뿐 칼로는 알몸 상태가 아니었다. 연인의 목격담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조금 과장되었거나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면서 일어난 진동의 힘이 토네이도에 맞먹는 정도가 아닌 이상 옷이 완전히 벗겨지진 않는다.

 

 

 나치즘이라는 괴물이 유럽을 덮쳤다. 히틀러가 프랑스를 침공한 것이다. 샤갈은 옷만 겨우 챙겨서 아슬아슬하게 뉴욕으로 도망쳤다. 그의 나이 쉰네 살 때였다. [중략]

 종전 후 몇 년이 지나 파리로 돌아간 샤갈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661)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은 러시아 유대인 출신의 화가이다. 그는 1910년에 프랑스에 갔다가 러시아로 돌아왔고, 1922년에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 화가 활동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37년에 인민전선[]은 샤갈에게 프랑스 국적을 부여했다. 따라서 종전 후에 프랑스로 돌아온 그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다.

 

 

 단테의 유려한 운문 묘사는 누구나 짐작하듯 연옥과 천국보다 지옥 편이 압도적으로 생생하고 풍성하다. 덕분에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978~1827), 귀스타브 도레(Gustave Doré, 1832~1883),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 같은 후세 화가까지 모두 지옥 편을 그렸고, 입구의 지옥문(“이 문을 지나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은 오귀스트 로댕의 청동 작품으로 결실을 맺었다. (우에노의 일본 국립 서양 미술관 앞에 전시되어 친숙하다.)

 

 

(767)

 

 

내가 읽은 책은 초판 1쇄다. 책에 들라크루아가 태어난 연도가 잘못 표기되어 있다. ‘1978’ ‘1798’의 오자다. 이 문장에 내 주석을 덧붙이자면, 사실 우리나라에도 로댕의 지옥문진품이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지옥문은 프랑스 로댕미술관 앞에 있는 작품을 포함해서 모두 7점이다. 그중 한 점은 한국에 있는데 1999년에 개관한 플라토 미술관(구 로댕 갤러리)에 상설 전시되었다. 그러나 미술관이 2016년에 폐관되면서 현재 해당 작품은 호암미술관으로 이전되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라파엘 전파는 아카데미에 반대하며 라파엘로 이전의 초기 르네상스 예술을 이상으로 삼았다.

 

(13130)

 

 

라파엘 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19세기 중엽 영국에서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중세 예술과 초기 르네상스 예술을 이상으로 삼았다.

 

 

 이 그림이 주는 충격은 강렬한 건지도 모른다. 일견 단순한 구도 속에 헤로인의 얼굴이 자리 잡고 있다.

 

(19182)

 

 

여주인공을 뜻하는 ‘heroine’헤로인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헤로인히로인둘 다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약을 뜻하는 헤로인(heroin)과 혼동하기 쉽다. 국립국어원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반영해 2016년 외래어 심의회를 통해 ‘heroine’히로인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1930년대 후반 파시즘과 전쟁의 위기에 처하여 결성된 반파시즘 세력의 연합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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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1-2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그림이 새로운 버전으로 나왔나 보네요.

서구의 옛날 동화나 그림들이 가진 상징들은
살벌하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헤로인은 대박이네요 :>

cyrus 2020-01-27 19:43   좋아요 0 | URL
처음 보는 그림 몇 점 있어서 읽어볼 만했어요. ^^

moonnight 2020-01-2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전에 읽은 책인 줄 알았더니 새롭게 나왔나보네요@_@; 꼼꼼한 주석 감사합니다^^ 제가 읽었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거에요 분명 ㅎㅎ;;;;;

cyrus 2020-01-27 19:4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TMI를 지나치게 많이 말하는 성격이라 주석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