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 뾰족하게 독해하기 위하여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유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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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2.5점    ★★☆    B-

 

 

 

 

이 글을 보려는 분들에게 한 가지 여쭤보고 싶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화책을 봤어만화책을 읽었어중에 가장 많이 들어본 말 또는 해본 말은 무엇이었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대뜸 질문해서 죄송하다.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이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책을 읽는 것책을 보는 것은 동일한 행위다. 우리는 두 눈()으로 시각적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책을 읽는 행위책을 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분명 어떤 사람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이 있을 텐데 내가 못 봤거나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만화책을 보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만화의 정의는 다양하다. 그러므로 만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순하게 만화를 정의하자면 한 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그림과 글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권경민, 만화학개론참조). 우리는 그림을 눈으로 본다.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 즉 회화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읽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그런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림에 문자 한 개도 없는데 어째서 그것을 읽을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따지는 걸 좋아하는 나로선 그림을 읽는행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을 반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설치미술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사진과 문자 텍스트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그녀의 작품 속에 문구가 항상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바라 크루거의 미술 작품을 보고 있다고 표현해야 하나, 아니면 읽었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림 속에 있는 문자는 관람객들이 그림을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가 된다. 그러므로 그림을 읽다라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 각설하고 만화책에 그림이 글보다 제일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화책을 읽다라는 말이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뭐든지 읽으면 재미있다는 우치다 다쓰루(內田樹)라면 만화책을 읽다라는 표현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우치다 선생은 책뿐만 아니라 만화책도 읽는다. 그는 만화책의 대사, 전시회의 그림, 광고에 적힌 문구 등을 읽는 것도 독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치다 선생이 주장하는 독서의 의미를 단순히 눈으로 훑어보는 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우치다 선생이 말한 독서의 정의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책이든 만화책이든 분야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뭐든지 온몸으로 읽으면서 강렬한 신체적 쾌감을 느꼈다면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강렬한 신체적 쾌감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얻는 정신적 만족감 또는 우월감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라고 반응하는 감정들이 생겼다면 신체적 쾌감을 느낀 것이다.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은 뭐라고 분류하기 어려운 책이다. 우치다 선생은 오랫동안 책, 독서 행위, 무예(武藝), 일본의 현실 등 다양한 주제의 잡문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책 제목만 보고 다독가의 책 읽는 방법론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 것. 이 책은 제목만 교양 에세이집인 블로그 글 모음집이다. 그래도 잡문이라고 해서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 책에 수록된 두 편의 글, <현실 각성><배우는 힘>은 지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자만에 빠지거나 배움을 게을리 하는 독자들을 일깨우는 뾰족한 바늘과 같은 글이다. 나머지 글은 일본 저자의 책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아마도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할 것이다. 책을 보다가 흥미 없는 글이 나오면 과감히 건너뛰시라.

 

귀찮더라도 어떤 책을 읽을 땐 뾰족하게 독해(본 책의 부제)해야 한다. 저자도 완벽할 수 없는 사람이다. 저자가 책을 쓰다 보면 상식에 벗어난 주장을 할 수 있고,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본 책에 수록된 <토크빌 선생과 잡담>뾰족하게 독해’해야 할 내용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글이다.

 

일단 먼저 <토크빌 선생과 잡담>에 대한 칭찬부터 하자면, 글의 전개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우치다 선생은 이 글에서 자신이 미국을 분석한 책(제목은 저잣거리의 미국론’)을 쓰게 된 목적을 밝힌다. 그는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미국론을 쓰기 위해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미국의 민주주의를 참고했다. 우치다 선생은 토크빌이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가정을 해서 그를 독자로 상정한 미국론을 썼다고 한다. 글 중반부에 우치다 선생과 토크빌의 가상 대화(우치다는 토크빌과의 잡담을 망상이라고 표현했다)가 나온다. 두 사람은 국익을 위해 지배 야욕을 드러낸 미국의 추악한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다음에 나올 문장은 두 사람의 가상 대화의 일부다.

 

 

 결국 일본열도를 원자폭탄(이라는 굉장한 병기를 미국인이 발명했지요) 두 방으로 초토화하고 그 후에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고 인도차이나반도를 불바다로‥…. (249)

 

 

인용문의 발언자는 우치다 선생이다. 토크빌은 20세기에 미국이 한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우치다 선생은 19458월에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두 번이나 투하한 일과 미국이 참전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발명했다는 우치다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우치다 선생이 현대 문명을 잘 모르는 토크빌을 위해서 쉽게 설명했다고 해도,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하면 곤란하다. 어차피 토크빌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우치다 선생의 설명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망상이나 다름없는 가상 대화를 지켜보고 있을 독자들을 생각하면, 우치다 선생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

 

원자폭탄이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을 진행하여 핵무기를 개발했다.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연구 시설 중에는 영국, 캐나나 대학들이 포함되었으며 전 세계 과학자들이 미국이 주도한 극비 무기 개발 계획에 합류했다.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학자 중에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Niels Bohr)가 있었다. 역시 맨해튼 계획에 합류한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이탈리아 출신)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헝가리 출신)은 미국으로 귀화한 학자들이다.

 

우치다는 본 책 서문(13)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채로 다루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사건을 입체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편파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원자폭탄의 개발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미국인이 원자폭탄을 만들었다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정치적 및 외교적 이해관계와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속사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원자폭탄 만들기2(마이클 로즈, 사이언스북스, 2003)을 참조하시라.

 

 

그 다음 문장(251)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치다: 그러고 보면 맥아더 원수도 필리핀에서 철수할 때에 “I Shall return”이라고 했으니까요.

 

토크빌: “잠깐만 그 사람은 누구야?”

 

우치다: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고 일본이 전쟁에서 진 후에 최고사령관으로 온 사람입니다.

 

토크빌: ‥… 식민지 총독 같은 사람이구먼.”

 

우치다: 그렇지요.

 

 

1940년대 일본은 대동아 공영권을 내세워 동아시아 국가들의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했다. 토크빌의 고국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하면서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차이나반도의 동부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다. 토크빌은 제국주의를 옹호한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생각하면 맥아더(Douglas MacArthur)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두 사람의 말에 맞장구치고 싶지 않다. 19세기 미국의 식민 정책과 대외적으로 패권적인 지배를 행사한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실상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누가 누굴 보고 미국을 욕하고 있는가.

 

우치다가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맥아더를 식민지 총독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그의 입장은 일본의 과거사를 은근슬쩍 회피하고 부정하는 뉘앙스를 드러낸다(물론 내가 지적한 문제의 내용만 가지고 그를 극우라고 판단할 수 없다). 일본의 극우는 미국의 침략 행위를 비판하는 동시에 일본을 식민지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전쟁 피해국의 위치에 놓으면서 과거사를 왜곡한다. 그렇게 되면 전범국가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며 이에 대한 국제적 지탄을 면피할 수 있다.

 

우치다 선생은 <독자와 책 구입자>라는 글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이 옳다면 나는 반론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377쪽 참조). 우치다 선생은 자신의 글을 뾰족하게 독해한 내 의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일본어를 쓸 줄 모르며, 우치다 선생은 한국어를 모른다.

 

 

    

 

 

 

Mini 미주알 고주알

 

 

* <비인정한 세 남자> 124

 

  아무리 시적이라 해도 땅 위를 뛰어다니고 돈 계산을 잊어버릴 틈이 없다. 셸리가 종달새 소리를 듣고 탄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나스메 소세키(夏目漱石)풀베개머리말에 있는 문장이다. 셸리(Percy Bysshe Shelley)는 영국의 시인이며 종달새에게 또는 종달새에 부쳐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시 To a Skylark를 썼다.

 

 

 

 

* <에크리튀르> 467

 

  미셸 푸코는 2천 명의 독자를 상정해서 언어와 사물[]을 썼음을 확실히 밝혔다.

 

 

[] 언어와 사물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말과 사물(민음사, 2012)이다. 본 책 484쪽에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을 출판할 때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를 프랑스 국내에서 최대 2천 명으로 보았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언어와 사물말과 사물은 같은 책이다. 말과 사물의 원서명은 ‘Les mots et les choses’이다. ‘mot’는 말, 단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언어를 뜻하는 프랑스어는 ‘langue(랑그). 랑그는 파롤(Parole)과 함께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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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12-04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치다란 사람이 맥아더 장군을 식민지 총독으로 말한것은 과거사를 회피하기 위한 발언일수도 있지만-물론 이것이 맞겠지요-제가 알기로는 실제 맥아더 장군의 부친이 과거 필리핀 임 미국 식민지 시절에 주둔한 사령관인지 총독인지로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것 같습니다.

cyrus 2020-12-04 10:58   좋아요 0 | URL
우치다가 맥아더를 “전쟁 전에는 필리핀의 임금 같은 존재”였다고 언급했는데 이 문장만 보고 몇몇 독자는 맥아더가 필리핀 육군 원수였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밀리터리 덕후가 아닌 독자들은 맥아더가 한 일을 모르고 지나쳤을 거예요. 제가 가상 대화의 전개에 초점을 맞춰서 읽다보니 맥아더에 대해서 알아보지 못했어요. 맥아더의 아버지가 필리핀의 군정 총독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

페크pek0501 2020-12-0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이 저자의 책을 두 권 가지고 있어요. 생각난 김에 찾아봐야겠네요.

앞으로 cyrus 님의 왕성한 서재 활동을 기대합니다.
 

 

 

미주(尾註)알 고주(考註)

 

EP. 1

 

 

미주알 고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미주알: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

고주알: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의미 없는 단어

 

 

미주(尾註): 논문 따위의 글을 쓸 때, 본문의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하거나 풀이한 글을 본문이나 책이 끝나는 뒷부분에 따로 달아놓은 것

 

고주(考註): 깊이 연구하여 해석하거나 풀이함 또는 풀이한 주석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

 

 

 

 

침묵의 봄(Silent Spring)1962년에 나온 책이다. 2022년은 침묵의 봄출간 60주년이다. 아직 오지 않은 그해에 독자들은 어떤 작가의 책, 어떤 분야의 책을 선호할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그래도 나는 독자와 전문가들이 침묵의 봄에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올해 읽은 것을 포함하면 나는 침묵의 봄을 네 번 읽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교내 과학도서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읽은 책이 침묵의 봄이었다. 나는 침묵의 봄환경 운동을 촉발한 고전이면서도 대중적인 과학책이라고 보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 침묵의 봄》을 두 번 읽었고(한 번은 자발적인 독서였다. 그다음은 알라딘 과학도서 리뷰 대회에 응모하려고 읽었다), 최근에 독서 모임 필독서로 선정돼서 다시 책을 펼쳤다.

 

이제 사람들은 침묵의 봄을 안 읽어도 이 책의 핵심 내용이 뭔지 다 안다. 침묵의 봄무분별한 화학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된 생태계의 실태를 고발한 책이다. 어떤 사람들은 침묵의 봄에 이런 반응을 드러낼 것이다. “화학 살충제의 유해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나요?” “카슨이 침묵의 봄을 쓰지 않았으면 지금쯤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지 않았을 거예요.” 이러한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침묵의 봄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이 사람들은 침묵의 봄을 안 읽었을 것이다. 아니면 한 번 읽은 적이 있는데 침묵의 봄이 왜 중요한 책인지 인식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의 독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처음엔 다 그렇다.

 

침묵의 봄살면서 한 번 정도 읽어야 할 책이 아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생태계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를 심각하게 여긴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그럴 때 자주 거론되는 책이 바로 침묵의 봄이다. 이 책은 1962년부터 현재까지 대중에게 생태학적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카슨의 업적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아프리카인을 죽인 살인자로 여긴다. DDT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의 개체 수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아프리카인이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에 걸려 사망했다. 지금도 말라리아와 티푸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 인도, 스리랑카, 중국 일부 지역은 DDT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DDT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모기들이 늘어나고 있다. DDT에 저항성을 가진 모기는 이미 1950년대에도 확인됐다. 모기는 계속 진화를 거듭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DDT가 언제까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중요한 사실은, 카슨은 살충제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침묵의 봄을 안 읽었거나 침묵의 봄이 어떤 책인지 대충 아는 사람들은 카슨을 화학 물질 자체를 혐오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녀를 향한 부정적인 평가 중 상당수는 침묵의 봄을 오독하거나 왜곡하고 있다. 침묵의 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면 카슨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고, 제대로 사용하자라고 강조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학 살충제의 전면적인 금지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은, 독성이 있고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잠재성을 가진 살충제를 그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이 독성물질을 다루도록 허락했다. 그들에게 어떤 동의를 구하거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말이다. (37, 밑줄은 필자가 문장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 것)

 

 

본의 아니게 침묵의 봄서평과 비슷한 글을 쓰고 말았다(서평 형식은 아니지만, 이번에 쓴 글을 포함하면 세 번째로 쓴 침묵의 봄서평이다). 사실 이 글을 쓴 진짜 목적은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두 달 동안 읽었으니 꽤 오래 읽었다) 내가 기록한 주석(註釋)들을 모아 공개하는 것이다. 이 글이 이제 막 침묵의 봄을 읽으려는 독자와 침묵의 봄을 읽어본 적이 있는 독자들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침묵의 봄 제사(題詞)

 

나는 인간이라는 종()에 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나도 교묘하게 행동한다.

인간은 자연을 투쟁의 대상이자 굴복시켜야 할 상대로 인식한다.

인간이 이 지구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하는 대신

지구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

 

- 엘윈 브룩스 화이트(Elwyn Brooks White)[]

    

 

    

 

 

 

 

 

 

 

 

 

 

 

 

* [절판]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에코리브르, 2014)

    

평점: 4점   ★★★★   A-

 

 

     

[] 살충제 문제에 관한 신문기사를 일상적으로 스크랩하고 최근 이슈를 꾸준히 파악해온 카슨은 이미 살충제에 관한 자료를 수북하게 확보해놓은 상태였다. 카슨은 독성 화학물질의 사용 확대에 따른 문제를 파헤칠 누군가가 롱아일랜드 소송에 대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법정은 해안이 아닌 만큼, 자신이 직접 그곳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대신 그 일을 맡아줄 적임자다 싶은 사람을 접촉했다. 바로 <뉴요커>의 편집자 E. B. 화이트였다. 카슨은 화이트에게 롱아일랜드 소송에 대해 들려주며 <뉴요커>가 그 문제를 좀 다뤄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카슨은 몇 년에 걸쳐 화학 살충제가 인간의 행복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확신했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화이트에게 이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 및 보고서를 수십 편보내주겠다고 제의했다. 화이트는 즉시 카슨에게 답장을 띄웠다. 그리고 살충제 문제는 다른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요한 관심사이자 걱정거리라고 맞장구쳤다. 화이트는 살충제 사용과 관련된 논의에서 늘 어떤 특정 집단이나 이해 관계자들만 고려할 뿐 결코 지구 자체를고려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화학 살충제의 유해성 문제와 관련된 재판 보도 건을 떠맡기는 너무 바빴다. 그래서 대신 카슨의 편지를 <뉴요커>의 윌리엄 숀에게 다시 보내 그 일을 맡을 만한 누군가를 찾아볼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화이트가 진짜 염두에 둔 것은 카슨 자신이 직접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이트는 당장 <뉴요커>에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숀이라면 그녀의 제안을 귀담아 들을 거라 확신했다.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370~372쪽 본문 발췌)

    

 

 

 

 

감사의 글, 7

 

  1958, 뭇 생명이 사라져버린 작은 세계에 관한 아픈 경험을 담은 허킨스(Olga Owens Huckins)[]의 편지를 읽고, 나는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오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주의를 환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써야겠다는 절실함을 느꼈다.

 

    

 

 

 

 

 

 

 

 

 

 

 

 

 

* [품절]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시인의 마음으로 자연의 경이를 증언한 과학자(샨티, 2004)

 

 

평점: 4.5점   ★★★★☆   A

    

 

 

[] 롱 섬 소송 건은 많은 사람들이, 특히 1957년 봄과 여름에 자신의 소유지에 살포를 당한 경험이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뉴욕 주, 뉴잉글랜드 지방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농무부와 몇몇 주 기관들은 매미나방, 천막벌레나방 유충, 모기의 습격을 퇴치하기 위해 연료유에 DDT를 섞어 그 일대를 살포했었다. 뉴햄프셔 주 힐스보로에 사는 유기 원예가이자 자연주의자인 베아트리체 트럼 헌터 역시 그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이 박멸 조치에 유난히 비분강개하고 있었다. 헌터의 성난 편지는 또 한 사람, 뉴잉글랜드 인으로 올가 오웬스 허킨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허킨스는 작가이자 연사요 전 보스턴 포스트의 문학 담당 편집자였다. 그녀와 남편은 매사추세츠 주 덕스베리의 자신들 집 부근에서 거대한 새 보호 구역을 운영하고 있었다. 허킨스가 보스턴 포스트우리를 둘러싼 바다에 대해 근사한 서평을 실어줘 카슨이 감사 편지를 보냈던 1951년 이래 둘은 이따금씩 소식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덕스베리에 있는 허킨스의 땅 역시 뉴햄프셔의 헌터 여사 땅처럼 1957년 여름 모기 박멸을 이유로 여러 차례 살충제 세례를 당했다. 그 일로 많은 새가 죽고 새들의 보금자리, 연못, 목욕통이 오염되었다. 공중 살포는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아마도 위헌적인 행위일 것이라고 생각한 허킨스는 헌터의 보스턴 해럴드편지 사본을 카슨에게 보냈다.

헌터의 편지는 각계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런 의견들 역시 보스턴 해럴드에 실렸다. 그 첫 번째는 매사추세츠 주 와밴에 사는 R. C. 코드맨의 것이었다. 주의 살포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신원을 밝힌 그는 주의 조치를 지지했고 야생 동식물에 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코드맨은 헌터의 주장을 깎아내리면서 중독반대위원회 회원들을 이성을 잃었다고 몰아붙였다.

  이 일로 더욱 발끈한 허킨스는 보스턴 해럴드에 신랄한 반박 편지를 써 보냈다. 그리고 카슨에게는 이 편지의 사본과 함께 자기 새들이 입은 피해 사례를 적어 보내주었다. 허킨스의 편지는 카슨의 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허킨스에 따르면 참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즉각적 장기적으로 야생 동식물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공중에서 독을 살포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카슨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은 주장이었다.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493~495쪽 본문 발췌)

 

    

 

 

 

서문, 14

 

  레이첼 카슨은 자연학습운동[]에 적극적인 동조자이던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자연과 친하게 지냈다.

 

 

[] 마리아 카슨은 여성들만 있는 집안에서 자라났다. 어머니는 자기 의견이 확실하고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두 딸은 이런 어머니의 기질을 물려받았다. 어머니는 밀어주긴 하되 결코 간섭은 하지 않는 남편의 후원을 등에 업고 정력적으로 자녀 교육과 사회생활을 해나갔다. 마리아는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녀는 여가 시간은 자기 자신과 아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써야 한다고 믿었고 또 그렇게 했다. 그녀가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는 자연사였다. 당시에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은 비단 그녀만이 아니었다. 식물 연구, 조류 관찰, 자연 공부는 1900년을 전후해 아마추어 자연주의자들, 특히 교육 받은 중산층 여성 사이에서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분야였다. 여성지, 문학잡지, 아동 서적에서는 새 이야기를 빈번하게 다뤘다. 새의 습성을 알아가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 보호에 정서적으로 공감하게 된 젊은 독자들에게 새에 관한 지식 쌓기가 각별한 관심사가 되었다. 유능한 여성 작가들은 살아있는 생명체, 특히 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비범한 책과 논문을 잇달아 발견했다. 이런 경향은 1875년에 시작되어 제1차 세계대전 뒤까지 이어졌다. (린다 리어, 레이첼 카슨 평전, 32~33쪽 본문 발췌)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0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원이 되는 태양 빛에도 해로운 방사능이 존재한다.[]

 

 

[] 항공 승무원 1096명의 방사선 피폭량이 원자력 발전소 종사자 평균의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방사선 관련 직군 중 월등히 높은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종사자의 평균 피폭량은 0.43mSv(시버트). 일반적으로 100mSv 내에서는 방사선 피폭에 의한 유의미한 기능부전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지만 장기간 꾸준한 노출에 따른 암 발생율의 증가 등은 보고되고 있다. 승무원 중 방사선 피폭량이 가장 많은 운항 승무원의 5(2015~2019)피폭량은 25.44mSv, 객실 승무원의 피폭량은 22.02mSv에 달한다. 이는 항공편이 방사선이 급증하는 태양 폭발(태양 폭풍: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여 100억 톤의 방사능 물질[우주 방사선, 우주선]과 자기장이 방출되는 현상, 이로 인해 지구의 모든 전자기기는 고장이 나며 심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경보 발령 시에도 고위도에서 고고도 운항을 한 까닭으로 해석된다. 태양 폭발 경보 때 고고도 비행은 방사선 피폭 위험성을 높인다. 이때 고고도 운항을 한 항공기는 북극 항로가 아닌 우회 항로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고도를 낮추지 않았는데 우회 항로는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이지 못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항공기 승무원, 원전 종사자 10배 넘는 방사능 노출되지만 대책 없다] 여성신문, 2020. 9. 23, 발췌 요약)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2

 

  스프레이, 분말, 에어로졸 형태의 이런 화학제품들은 농장 정원 가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해충은 물론 익충까지 모든 곤충을 무차별적으로 죽였고 노래하는 새와 시냇물에서 펄떡거리며 뛰놀던 물고기까지 침묵시켰다. 모든 생물을 위험으로 몰고 가지 않는 적절한 양의 화학물질만이 살포된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화학물질은 살충제(insecticides)가 아닌 살생제(biocides)라고 해야 할 것이다.

 

 

[] DDT의 용도는 무궁무진했다. 분말 형태로도, 여러 가지 액상 스프레이 형태로도, 분무기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1945년부터 주부들은 백화점에서 DDT를 분무기 형태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 분무기는 나중에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밝혀진 프레온을 추진제로 사용했다. (윌리엄 사우더, 레이첼 카슨, 21~22)

 

    

 

 

 

2장 참아야 하는 의무, 32

 

  다윈이 제창한 적자생존론(survival of the fittest)[]을 증명하듯, 곤충은 살충제에 내성을 지닌 놀라운 종으로 진화해갔다. 그러다 보니 이런 곤충에 사용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살충제가 나오고 그다음엔 이보다 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가 등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다윈이 아니라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 다윈은 종의 기원개정 5판에 이 용어를 처음 언급했다.

 

 

 

 

3장 죽음의 비술, 40

 

  합성 화학 살충제 산업의 급작스러운 부상과 놀랄 만한 확장이 문제의 원인이다. 이 산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다. 화학전에 사용할 약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몇 종류의 물질은 곤충에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발견은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할 약제를 시험하는 데 곤충류가 자주 사용된[] 때문이었다.

 

 

[] 어색한 표현이므로 사용되었기라고 써야 한다.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나서야 오자를 발견했다.

 

    

 

 

3장 죽음의 비술, 57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마법사 메데이아(Medea, Medeia)는 남편 이아손(Iason)의 애정을 가로 챈 연적의 등장에 분노를 느낀 나머지, 이 새 신부에게 마법의 약물이 묻은 웨딩드레스를 선물한다. 이 옷을 입은 신부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 이런 간접 살인은 오늘날의 침투성 살충제와 흡사하다. 이 물질은 식물이나 동물체에 흡수되면 메데이아의 옷처럼 강한 독성을 발휘한다.[] 즉 독이 들어 있는 수액이나 혈액을 곤충이 빨아먹음으로써 박멸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게르하르트 핑크 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예경, 2012)

    

평점: 3점   ★★★   B

 

 

 

[] 이아손과 아르고호 영웅들을 도와 황금 양털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으나 배은망덕한 이아손이 자신을 버리자 잔인하게 복수했다. 이아손의 아내가 된 메데이아는 그의 아버지를 젊어지게 했고, 펠리아스의 왕위를 빼앗은 후 그 딸들에게 그들의 아버지도 젊게 해주겠다고 속여 펠리아스를 죽이도록 만든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과 함께 코린토스로 망명해 두 아들을 낳고 한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소름 끼치는 메데이아에게 싫증이 난 이아손은 새로운 짝을 찾기 시작했고, 코린토스의 왕인 크레온의 딸 글라우케를 새로운 신부로 맞이하기로 결심해 그녀와 약혼한다. 크레온은 콜키스 출신 여자는 그리스인과 정식으로 결혼할 권리가 없다는 관례를 들어 메데이아를 이아손에게서 떼어놓은 다음 아예 나라에서 추방시키려 하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던 메데이아는 결국 버림받은 아내가 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았고, 젊은 신부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로 보냈다. 그러나 신부가 이 옷을 걸치는 순간 옷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글라우케와 딸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그녀의 아버지는 불에 타 죽고 말았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큰 괴로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을 칼로 찔러 죽이고는 용이 끄는 마차를 타고 아테네로 날아갔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는 그녀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아내로 삼아 아들도 하나 두게 된다. (게르하르트 핑크, Who: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예경, 102~103쪽 발췌 요약)

 

 

카슨은 피부에 스며드는 살충제의 유해성을 독이 묻은 옷에 비유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에 묘사된 옷의 독극물은 발화성 물질이다. 그리고 남편 이아손의 애정을 가로 챈 연적의 등장이라는 표현도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에 나온 내용과 다르다. 카슨이 말한 연적은 글라우케를 가리키는데, 이아손은 코린토스의 왕을 차지하기 위해 글라우케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끝에 약혼에 성공했다.

 

 

 

 

9장 죽음의 강, 165

 

  삼림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물고기를 살리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포자기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대안들을 좀 더 폭넓게 활용해야 하며 지식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새로운 대안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가문비나무벌레[]의 억제에서는 기생충을 활용하는 방법이 살충제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런 자연 방제를 최대한 사용할 필요가 있다.

 

 

[] 생물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생물지식정보시스템에 가문비나무벌레라는 이름을 가진 곤충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 이름에 가문비나무가 들어간 곤충은 총 6종이다. 가문비나무좀(학명: Polygraphus subopacus), 가문비애나무좀(학명: Cryphalus piceae), 가문비가는나무좀(학명: Crypturgus pusillus), 북방가문비애나무좀(학명: Pityophthorus jucundus), 가문비나무잎말이진딧물(학명: Mindarus abietinus), 가문비뿌리나무좀(학명: Dryocoetes autographus)이다. 여섯 종 모두 산림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다.

 

가문비나무벌레로 번역된 원문은 ‘spruce budworm’이다. 이것은 사과잎말이나방(학명: Choristoneura longicellana)의 일종인 ‘eastern spruce budworm(학명: Choristoneura fumiferana)이다. 우리말 이름이 없어서 번역하기 쉽지 않다. 구글에 ‘Choristoneura fumiferana’을 검색하면 가문비나무잎말이나방이라는 이름도 같이 나오는데, 학계가 정식으로 지정한 이름은 아니다. 그래서 역자는 가문비나무벌레라고 번역했다(‘spruce’는 가문비나무를 뜻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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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2 16:54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글만 안 썼지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지냈어요. ^^

stella.K 2020-12-0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몇달 안 보이더니 이제 또 막 쏟아내는구나.
진정한 독서가다운 면모가 돋보이는군.
사람들은 말하지. 코로나 펜데믹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파괴해 온 인간에 대한 자연의 심판이다.
인간과 자연이 분리하기 위한 거라는 시각도 있고.
그러면서 레이첼 카슨의 책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기도 하고.
읽긴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선뜻 손이 안 가기도 해.ㅠ

cyrus 2020-12-03 13:29   좋아요 0 | URL
또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ㅎㅎㅎ

<레이첼 카슨 평전>에 <침묵의 봄>의 집필 과정이 나와요. 책이 만드는 과정과 카슨의 삶을 알고난 후에 <침묵의 봄>을 읽으면 지루하고 어렵지 않을 거예요. ^^

syo 2020-12-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입니까....
....숭배해도 될까요??

cyrus 2020-12-03 23:00   좋아요 0 | URL
논문이라기보다는 ‘노트’라고 보시면 돼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쓰는 노트요. ^^

옛날에 경전에 주석을 다는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요즘 제가 주석가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주석을 다는 독자‘ 콘셉트로 글을 써보려고 해요.

막시무스 2020-12-0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봄을 한창 읽고 있는데, 시루스님이 이 글에서 써주신 침묵의 봄 제사가 살충제의 위험성보다 레이첼 카슨이 이 책에 담고자 했던 궁극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ㅎ

cyrus 2020-12-07 13:22   좋아요 1 | URL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샬롯의 거미줄>을 쓴 작가에요. 이 분도 생태주의에 관심이 많았어요. 비약한 상상이지만, 만약에 카슨이 화학 살충제 조사를 제안한 것을 화이트가 받아들였다면, <침묵의 봄>의 내용과 저자 이름이 달라졌을 거예요. ^^
 
피보나치의 토끼
애덤 하트데이비스 지음, 임송이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평점

 

2점    ★★    C

 

 

 

 

과학 혁명(scientific revolution)은 이과 계열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끼는 용어이지만, 그들은 수학 혁명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수학 혁명은 국어사전에 등록된 단어가 아니며 학계에서 정식으로 사용하는 용어도 아니다. 피보나치의 토끼(Fibonacci’s Rabbits)의 부제는 수학 혁명을 일으킨 50가지 발견이다. 이 책은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획기적인 수학자들의 업적을 알려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수학 교과서를 공부하면서 만난 공식과 기호들이 나온다. 이 녀석들이(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공식과 기호를 가리켜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수학을 싫어하지 않는다) 독자의 눈앞에 들이대면서 문제를 어서 풀라고 요구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라. 수학 문제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으므로 수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라도 이 책을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의 저자는 시대별로 (수포자를 괴롭힌) 수학 공식과 기호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그는 과거의 수학적 발견이 없었다면, 그 다음에 나온 수학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어째서 책 제목을 피보나치의 토끼라고 정했을까? 피타고라스(Pythagoras), 유클리드(Euclid), 뉴턴(Newton), 오일러(Euler), 가우스(Gauss)와 같은 쟁쟁한 수학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책 제목의 일부가 된 피보나치는 누구일까? 피보나치는 1202년에 산술에 관한 책을 썼다. 이 책의 인지도는 수학책 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하학 원론수학의 정석보다 매우 낮다. 하지만 산술에 관한 책덕분에 우리는 매우 쉽고 간편한 숫자를 쓸 수 있게 되었다. 피보나치는 이 책을 통해 인도에서 전해져 온 아랍의 숫자 체계를 유럽에 소개했다. 그가 아랍의 숫자 체계를 배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헷갈리기 쉬운 로마식 숫자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산술에 관한 책에서 가장 유명한 내용이 피보나치의 토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문제. ‘피보나치의 토끼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 농장에서 갓 태어난 한 쌍의 새끼 토끼가 사육되기 시작했다고 하자. 한 쌍의 토끼는 생후 1개월 뒤 번식하며 한 달 후에 다시 한 쌍의 토끼가 태어난다. 그렇다면 태어난 토끼가 죽지 않고 계속 산다면 일 년 동안 태어난 토끼는 몇 쌍이 될까. 피보나치는 한 쌍의 토끼가 계속 새끼를 낳을 경우 몇 마리로 불어나는지 알아보다가 수열을 발견했다. 수열은 피보나치 이후에 등장한 수학자들을 흥분시킨 수학적 패턴이었다. 수열을 연구하는 데 푹 빠진 수학자들은 자연과 우주가 수열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피보나치의 토끼수학사를 50개의 파일(file)로 압축한 책이다. 소제목을 먼저 확인한 뒤에 관심 있는 파일 몇 개 골라서 읽어도 된다. 과거의 수학적 발견을 먼저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수학 개념과 공식이 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과거의 수학적 발견에 대한 내용이 몇 쪽에 있는지 알려준다. 하지만 책에 이런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이 너무 많다. 글자 크기가 작은 게 흠이다. 글자 크기가 작으면 오자나 오류를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 글자가 작아도 다 보인다.

 

다음에 나올 내용은 저자 또는 역자가 고쳐야 할 문장과 신중하게 읽을 필요가 있는 문장들이다. 내용이 많아서 관심 없는 독자는 안 봐도 된다. 그 대신 이 책은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고, 문과 계열에 속한 독자들에게 추천할 수 없다는 점만 알아두시라.

 

    

 

 

* 12

  드물게 뼈 화석에서 초기 형태의 수학적 증거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런 뼈에는 초기 인류가 남긴 V 모양 새겨져 있다.

 

 

‘이’ 하나가 빠졌다.

     

    

 

* 29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Zenon)은 유명한 몇 가지 역설에서 무한이라는 개념을 다루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역설은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다.

 

 

제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는 총 다섯 명이다. 역설을 고안한 제논은 현재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지역인 엘레아(Elea) 출신이라서 엘레아의 제논(Zeno of Elea)이라고 부른다. 꼼꼼한 저자나 역자는 어느 출신의 제논이라고 쓴다.

    

 

 

 

 

본 책 31쪽에 코크 눈송이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나 역주가 없다. ‘코크 눈송이라고 해서 하얀 코카인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광고에서 북극곰이 즐겨 마시는 코카콜라도 코크 눈송이와 관련이 없다. ‘코크 눈송이의 코크는 코카인의 속어(coke)와 코카콜라의 별칭(Coke)이 아닌 사람 이름이다. 코크의 정체는 스웨덴의 수학자 헬게 폰 코흐(Helge von Koch)이다. 많이 알려진 명칭은 코흐 눈송이또는 코흐 곡선이다. 코흐 눈송이는 고전적인 프랙털(fractal, 자기유사성) 모형이다. 프랙털에 대한 설명은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정재승, 동아시아, 2020, 개정증보 2)를 참조.

 

    

 

* 41

  아르키메데스가 남긴 엄청난 일화 중 하나는, 자신이 개발한 독창적인 도르래 장치를 이용해서 한 손으로 작은 손잡이를 밀어 4000톤이나 나가는 배 시라쿠사(Syrakusa)를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시라쿠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있는 도시로,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태어난 곳이다. 아르키메데스가 활동했던 당시 시라쿠사는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였다. 커다란 배를 움직였다는 도르래에 관한 일화는 오랜 세월동안 전승하는 과정 중에 윤색될 가능성이 있다. 아르키메데스 도르래의 실제 모습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아르키메데스 도르래의 용도는 추측에 가깝다. 도르래는 시라쿠사를 노린 로마 군함들을 침몰시키는 데 사용한 무기(거대한 갈고리)의 부속품이었을 수도 있다(참조: 유식의 즐거움 8: 유쾌한 과학사, 아셔 셧클리프, 휘닉스드림, 2006). 저자의 설명을 보면서 생긴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시라쿠사라는 이름의 배가 실제로 존재했을까? 원서를 확인해보지 않았으나 시라쿠사는 배 이름이 아니라 시라쿠사 군인들이 전시에 사용한 배 아니면 무역선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 59

  피보나치 수열은 예술과 건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보나치 수열에 등장하는 숫자가 황금 비율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피보나치 수열에서 아무 숫자나 뽑아서 그 앞 숫자로 나누면, ‘황금 비율1.168과 비슷하다. [중략]

  황금 비율은 심미적인 만족감을 준다고 여겨졌고,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까지 널리 사용했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부터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이용했다.

 

 

황금비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는 고대인의 비술또는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는 비율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통설을 반박한 견해들이 있다. 앵무조개 껍데기는 황금비가 적용된 자연물로 유명한데,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EBS 다큐프라임> ‘황금 비율의 비밀편 참조)

    

 

 

* 63

  존 네이피어(John Napier)1550년 스코틀랜드의 머치스톤 성에서 태어났다. 현재 그곳은 에딘버그 네이피어 대학교 머치스톤 캠퍼스의 일부다.

 

 

에딘버그의 정확한 표기는 에든버러(Edinburgh).

 

    

 

* 80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호이헨스     

    

 

과거에 사용된 표기명은 호이겐스호이헨스. 현재 외래어표기법에 맞춰 하위헌스(Huygens)라고 써야 한다.

    

 

 

* 89

  베르누이의 원리, 혹은 베르누이의 방정식은 1730년경 스위스의 수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가 발견했으며, 현재까지 유체의 흐름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통찰력을 보인 방정식 중 하나다. [중략]

  처음 이 원리를 발견했을 때 베르누이는 갓 30세가 되었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황제 예카테리나 1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다니엘 베르누이는 1700년에 태어났다. 그가 서른 살이 된 해는 1730년인데, 이 시기에 예카테리나 1(Ekaterina I)는 살아 있지 않았다. 예카테리나 1세는 1727년에 사망했다. 물론 예카테리나 1세의 짧은 재위 기간(1725~1727)에 베르누이는 그녀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베르누이는 1725년부터 차르(tsar)의 지원을 받으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 아카데미 수학 교수로 일했다. 이 과학 아카데미는 예카테리나 1세의 남편이자 전임 차르였던 표트르 대제(Peter I)가 세웠다. 1730년에 왕위에 오른 차르는 두 명이다. 예카테리나 1세의 뒤를 이은 표트르 2(Peter II, 1727~1730. 1)안나 이바노브나(Anna Ivanovna, 1730. 1~1740).

 

    

 

* 91

1737 유체역학(Hydrodynamics)

 

 

다니엘 베르누이가 쓴 책인데, 정확한 출판 연도는 1738이다.

 

 

 

* 94

  1772년 라그랑주는 L4L5라는 점을 더 발견했고, 이 점은 태양과 지구를 잇는 축과 각도를 이루어 삼각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두 점은 아주 안정적이어서 그리스 소행성과 트로이안 소행성을 포함한 우주의 먼지나 소행성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리스 소행성’, ‘트로이 소행성이라는 명칭이 무엇인지 설명한 내용이 없다(과학 비전공 독자들을 위해 세심하게 알려주지 않는 저자와 역자의 무성의한 번역은 이 책의 장점을 깎아내리고 있다). 세부 설명이 없으면 독자들은 그리스트로이를 소행성의 이름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리스트로이소행성군()의 이름이다. 서로 비슷한 궤도를 도는 소행성들이 모여 있는 것을 소행성군(asteroid group)이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는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그리스와 트로이(Troy). 라그랑주 점(태양과 지구 또는 지구와 달 같은 두 천체의 중력이 더 작은 천체에 작용하는 원심력과 정확히 균형을 이루는 한 지점, 총 다섯 개의 라그랑주 점이 발견되었다. 본 책 93쪽 참조) L4L5에 있는 소행성군을 목성 트로이(소행성)이라 한다. L4에 있는 소행성들은 목성 트로이군 그리스 측(camp)’, L5에 있는 소행성들은 목성 트로이군 트로이 측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 측에 있는 소행성들의 이름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그리스 군인들의 이름이다. 당연히 트로이 측의 소행성들은 트로이 군인들의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예외가 있는데, 트로이 총사령관의 이름을 딴 소행성 ‘624 헥토르L4 그리스 측 소행성군에 있다. 이에 맞춰 L5 트로이 측 소행성군에 소행성 ‘617 파트로클로스가 있다. 파트로클로스(Patroklos)아킬레우스(Achilleus)의 절친한 친구이며, 헥토르(Hektor)의 창에 찔려 전사한다.

 

 

  

 

* 104쪽 일러스트

 

 

 

 

 

프랑스의 수학자 마리 소피 제르맹(Marie-Sophie Germain)에 대한 내용 옆에 있는 일러스트다. 이 일러스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중심의 학문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제르맹의 삶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러스트에 나온 남자 두 명은 수학자가 아니다. 일러스트 왼쪽 두 번째 인물은 미국의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맨 오른쪽에 있는 인물도 미국 대통령인데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이다. 나머지 세 명은 누군지 모르겠다. 다섯 명의 남자들 사이에 살짝 보이는 여성(붉은색 화살표로 가리켜져 있다)은 제르맹이 아니라 러시아의 수학자 소피야 코발렙스카야(Sofia Vasilyevna Kovalevskaya).

 

인터넷 검색창에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소피야 코발렙스카야를 입력하면 이 세 사람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나온다. 많은 사진들 중에 이 책의 일러스트로 사용된 것이 있다.

 

    

 

* 118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마우리츠라고 써야 한다. ‘모리츠로 표기되는 이름 또는 성의 철자는 ‘Moritz’.

 

    

 

 

* 130

아일랜드 수학자 조지 불(George Boole)

 

 

조지 불은 영국 잉글랜드 링컨셔 주 링컨에서 태어났다. 그의 국적은 영국이지만, 수학자로서 두각을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아일랜드에 있는 퀸스 칼리지(Queen’s College)의 수학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 135쪽 일러스트

 

 

    

 

독일의 수학자 에미 뇌터(Emmy Noether) 뒤에 있는 남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앞에 내가 언급한 104쪽 일러스트를 다시 살펴보시라. 좌우로 반전이 된 사진을 사용했다. 왜 자꾸 수학자가 아닌 사람을 일러스트로 사용하는 것일까?

 

    

 

* 162, 163

MC 에셔

 

 

‘MC’는 래퍼 앞에 붙는 명사(: MC 스나이퍼, MC 메타). 네덜란드의 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의 이름 약칭은 ‘M. C. 에셔로 쓴다. 점 두 개를 찍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이 쓴 두 권의 책, 파블로프의 개슈뢰딩거의 고양이친구라고 소개했다(책 앞날개 참조). 두 권의 책도 피보나치의 토끼와 같은 출판사가 펴냈다. 이 두 친구들의 상태가 좋은지 확인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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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일 금요일 오후 8~930

 

 

 

 

11월 마지막 모임은 비대면 방식(Zoom 화상 채팅)으로 진행했습니다. 비대면 모임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총 네 명이 화상 채팅에 참석했고, 저를 포함한 두 명은 각자의 집이 아닌 카페 스몰토크에서 줌을 이용했어요. 독서 범위는 첫 번째 모임(1113)과 마찬가지로 침묵의 봄1~8이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은 침묵의 봄을 이 시점에서 읽어야 할 이유를 알아보고,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의 발전에 이바지한 침묵의 봄의 영향력을 살펴본 프롤로그(prologue)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본문에 관해서 좀 더 논의하고 싶어서 침묵의 봄1~8장을 다시 읽기로 했어요.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

  

평점: 4점   ★★★★   A-

  

 

 

대부분 사람은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을 환경보호주의자 또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환경보호주의자’, ‘작가라는 흔한 수식어는 카슨의 진가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침묵의 봄을 제목으로만 들어본 사람들은 카슨이 과학자(해양생물학자)라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카슨은 대중에게 과학을 쉽게 설명하고,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침묵의 봄이전에 나온 바다 3부작(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둘러싼 바다, 바다의 가장자리)은 해양생물학자 카슨의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씨는 카슨을 위대한 메신저(messenger)라고 했습니다. 그녀를 과학적 글쓰기의 전범(典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 번째 모임 당시에 카슨의 능력에 어울릴만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카슨은 위대한 과학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였습니다.

 

대화를 자유롭게 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대화 주제가 나옵니다. 이때 우리는 잠시 책을 제쳐둡니다. 책 얘기도 좋지만,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이슈(issue)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면서 논의하는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두 번째 모임 진행 중에 나온 대화 주제는 모임 멤버들의 관심사이자 항상 고민거리를 주는 환경 문제와 비건(vegan)이었습니다.

 

최근에 우리는 쓰고 버려진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닷페이스> “플라스틱, 이젠 진짜 답이 없습니다. 재활용도 안 된대요.” 을 참조하세요). 씨는 불편한 진실을 알았을 때 환경을 위해 실천했던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친환경적 삶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수많은 개인이 지구와 환경을 위해서 작은 실천을 지속한다면, 친환경적 사회로 전환이 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운동은 꼭 거창하게 진행되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는 목적으로 타인에게 좋은 사회가 되려면 우리처럼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타인을 바꾸려고 하는 것(타인이 사회운동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제일 먼저 를 바꾸는(내가 먼저 사회운동을 실천하는 것) 게 제일 중요하죠. 예를 들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동물권(animal rights) 보장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실천 방식이 있겠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 소비를 줄이고, 덜 섭취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소비 습관과 식습관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다급하지 않게 조금씩 실천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개인적인 실천이 꾸준히 유지되려면, 본인 스스로 안고 있는 마음의 짐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 여성환경연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프로젝트P, 2019)

 

평점: 3점   ★★★   B

 

 

 

 

호 씨는 지나친 죄책감과 양심이 사회운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운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안고 있는 마음의 짐속에 죄책감과 양심이 들어 있어요.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오늘 또 먹고 말았네.”,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하긴 했는데, 찝찝하네.” 살다 보면 죄책감과 양심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깨끗하게 걸러내지 못한 감정들이 마음의 짐속을 채웁니다. 커져 버린 마음의 짐에서 생긴 무게감이 느껴지면 실천하려는 의지가 점점 사라지게 되고, 사회운동을 실천하는 속도는 더디게 됩니다. 예전에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독서 모임을 진행했을 때도 나온 말인데, 개인에게 의미 있는 사회운동을 할 땐 할 수 있을 만큼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못하고 부족하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말자고 서로에게 당부했습니다.

 

침묵의 봄두 번째 모임은 침묵의 봄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봤습니다. 비록 비대면 모임이었지만, 추운 날씨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열띤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이 열기가 내년에도 쭉 이어지길 바랍니다. 12월 모임 일정은 인스타그램에 공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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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0-12-0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런 멋진 독서모임이라니~시루스 박사님 넘 올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거죠~~

cyrus 2020-12-01 18:34   좋아요 0 | URL
북프리쿠키님은 지금도 독서 모임에 참석하고 계세요?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는 건 이른 것 같아요.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먹고 마시는 독서 모임을 했는데, 올해는 못 해서 아쉬워요.

레삭매냐 2020-12-0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 백

cyrus 2020-12-01 18:35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꾸준한 독서와 리뷰 쓰기는 여전하십니다. ^^

stella.K 2020-12-0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일세.
비대면 화상 채팅 그거 생각 보다 쉽지 않던데...

cyrus 2020-12-01 18:36   좋아요 0 | URL
처음에 해보면 어려워요. 저는 지금도 줌 화상 채팅 여는 방법도 몰라요. 다른 사람이 가르쳐줘야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ㅎㅎㅎㅎ

수이 2020-12-01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cyrus 2020-12-02 09:0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책만 읽으면서 지냈는데 벌써 다섯 달이 훌쩍 지났어요... ㅎㅎㅎ

서니데이 2020-12-01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나요.^^

cyrus 2020-12-02 09:09   좋아요 1 | URL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 - 자유롭고 유쾌한 삶을 위한 17가지 과학적 태도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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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우리는 모두 한때 과학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열광하고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공룡이다. 어린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이유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공룡에 푹 빠진 어린 시절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과학 공부를 재미있게 하던 시기였다. 발음하기 어려운 공룡 이름을 줄줄 외워서 부모에게 알려주고 싶은 소박한 배움의 동기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어른이 되면 공룡에 대한 호기심만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즐거움도 사라져버린다. 공룡 박사가 되는 꿈을 가졌던 아이는 학교에서 치른 과학 시험의 초라한 성적표에 실망하고, 그때부터 과학 공부를 포기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연현상과 사물을 관찰하는 경험과 과학실험을 하지 못한 채 시험 문제의 정답이 돼버린 과학 이론들을 달달 외운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보다 나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공부하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한 번 몸에 잘못 밴 습관으로 인해 공부에 대한 흥미와 성취도가 떨어진다. 과학을 기피하게 만드는 잘못된 공부 습관은 과학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만든다. 암기 위주로 과학 공부를 해왔거나 주입식 과학 수업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라는 편견을 가진다. 이들은 호기심이 많았고, 과학을 좋아했던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은 그저 과학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우리 안에 숨어 있는 과학자를 끄집어내는 안내서라는 소개 문구가 있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과학자는 과학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과학적 태도는 총 17가지다. 실패, 비판적 사고, 질문, 관찰, 모험심, 현실적인 목표, 측정, 개방성, 수정, 겸손, 공감, 검증, 책임, 공생, 다양성, 행동, 협력. 과학적 태도는 과학을 공부해서 습득되는 마음가짐이 아니다. 과학을 공부하기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과학자는 실패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다. 너무 쉽게 결과가 나오는 연구 분야를 선호하는 과학자는 그 분야와 관련된 지식에 의심하거나 질문할 기회가 줄어든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연구 분야에 평생 연구해온 사람이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의문을 품는다. 조금이라도 지식에 어긋난 실험 결과가 나오면 가설이 자신만의 답이 될 때까지 철저히 검증한다. ‘자신만의 답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새로운 지식이 된다. 과학자들의 꾸준한 호기심과 의심은 새로운 과학 지식을 탄생하는 씨앗이다. 그것이 새로운 지식의 나무가 되어 무럭무럭 자라면 과거에 녹음이 우거지던 지식의 나무는 시든다. 저자는 과학을 정답 없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은 시험 문제의 정답이 된 과학을 공부한다. 사실 그러한 교육 방식은 제대로 된 공부의 정의에 어울리지 않는다. 진짜 공부는 일시적인 답이 된 지식에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아주 기본적인 과학적 태도인 호기심, 질문, 비판적 사고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 저자는 과학 지식을 습득하는 일보다 제일 중요한 것이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해주는 과학적 태도라고 강조한다.

 

과학이 가르쳐준 것들을 읽으면 과학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풀 수 있다. 과학을 모르고 살면 행복하지 않다. 과학을 외면하는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힘들게 한다. 과학적 사실에 맞지 않는 허위 정보를 믿고 산 사람이 행복한 적이 있던가. 그 사람의 잘못된 믿음은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적 태도를 가지면서 자랐다. 과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과학과 친숙해질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교육 환경이 달라지고, 과학을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진다. 모든 과학 교사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일부 교사들은 우리에게 과학적 태도가 과학 지식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지 알려주지 않았다. 이런 교사에게 과학을 배우는 아이들의 호기심은 죽는다. 과학적 태도를 죽이지 않으려면 토머스(Thomas)처럼 학교를 그만두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호기심 많은 토머스를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로 단정한다. 모든 것에 대해 호기심이 넘치고 질문이 많은 토머스는 별난 아이가 아니다. 우리는 토머스처럼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행복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잊어버렸다. 우리나라의 토머스들이 과학적 태도를 중시하는 교육을 받았으면 그들 중에 누군가는 에디슨(Edison)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Trivia

 

* 7악장은 수족관입니다. 생상은 수족관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물고기는 소리도 내지 못하는데요. 하모니카가 등장해서 환상적인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산호초 속을 쏜살같이 달리는 물고기가 그려지지요. 다시 8악장부터는 노새, 뻐꾸기, 큰 새를 연주합니다. (공감, 155~156)

    

 

생상(Saint-Saëns)의 관현악곡 동물의 사육제에 대해서 소개한 내용 일부이다. 동물의 사육제는 인간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표현한 총 14곡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 7악장(7번째 곡)의 제목은 수족관이다. 이 곡을 연주할 때 사용하는 악기는 (입으로 부는) 하모니카가 아니라 글라스 하모니카(glass harmonica).

 

 

 

 

 

글라스 하모니카는 물이 들어 있는 통에 크기가 다른 둥근 유리컵들이 가로로 놓인 형태로 되어 있다. 페달을 밟으면 통이 회전하는데, 젖은 손으로 유리컵을 문질러 소리를 낸다. 이 악기를 발명한 사람은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다. 하모니카는 관악기, 글라스 하모니카는 체명악기에 속한다.동물의 사육제8악장 제목을 귀가 긴 인물또는 귀가 긴 노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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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0-07-0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 썼던 글인지 기억이 가물한데 콘트라베이스 악기 이름, 대중들이 잘못알고 있다고 지적한 글 최근 읽었어요. 글라스 하모니카도 전혀 다른 생김새네요. 덕분에 처음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0-07-1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없는 문제가 우리의 사고력을 발달시키죠. 계속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예를 들면 답이 정해져 있는 단답형 문제는 바로 답만 말하면 되니까 기껏해야
암기력 발달 정도죠.
어느 대학원에서는 오픈북 시험을 친다고 합니다. 책을 보고 답을 쓰라는 시험인데 그만큼 암기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라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20-08-1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과 수학을 그렇게 차례로 포기한 경험이 있다 보니 말씀하신 잘못된 배움의 습관이 마음에 닿는 것 같습니다. 흥미를 일으킬 수 있는 과학교육, 이치를 가르쳐서 하나씩 깨우침의 즐거움을 주는 수학교육은 암기와 성적위주의 교육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일찍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한국이 대학-석-박사과정으로 가면서 성과가 떨어지는 건 결국 기초가 탄탄하지 못하고 깊은 배움이 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학은 나이가 들면서 교양으로 갖추려고 책을 읽고 노력하지만 수학은 여전히 대학교 1학년 이후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0-08-20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1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aralove99 2020-09-14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블로그는 안하시나용?!?!

2020-11-24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9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1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