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쓴 괴물들 - 호러와 사변소설을 개척한 여성들
리사 크뢰거.멜라니 R. 앤더슨 지음, 안현주 옮김 / 구픽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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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쓴 괴물들》의 등장은 장르문학을 하대하는 주류 문단과 남성 작가 중심 문학사에 대한 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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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상의 적이다.  (샤를 보들레르)






보들레르(Baudelaire)와 함께하는 여름보다 터무니없는 일이 또 있을까? 악의 꽃을 아는 많은 이들이 그런 생각을 할 게 분명하다.” 2014년에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제목의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프랑스의 문학평론가 앙투안 콩파뇽(Antoine Compagnon)은 보들레르가 방송에서 다루기 위험한 주제라고 밝혔다.

















* 앙투안 콩파뇽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뮤진트리, 2020)

 

* 미셸 우엘벡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필로소픽, 2021)




콩파뇽은 보들레르를 세상을 신랄하게 바라본 잔인한 검객이며 불면의 선동가라고 평가한다. 민주주의와 진보, 여성을 증오한 보들레르는 그의 시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독자들마저도 불쾌하게 만든다보들레르는 자신의 시대를 좋아하지 않은 비관론자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원죄를 가진 채 태어나며 도덕과 진보주의(progressivism)는 인간의 악을 감춘다


보들레르의 비관주의는 미국의 작가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염세주의와 흡사하다. 러브크래프트 역시 인간을 악한 존재라고 생각했고, 세상을 증오했다공포 소설을 쓴 러브크래프트야말로 여름과 함께하기에 좋은 작가다하지만 러브크래프트도 보들레르 못지않게 독자들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문제의 인물이다. 보들레르가 반유대주의자라면 러브크래프트는 히틀러(Hitler)를 지지한 인종차별주의자다.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러브크래트프 전집 1(황금가지, 2009)


* [리커버]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문학과지성사, 2021)

 

*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문학과지성사, 2003)

 



다독가로 알려진 러브크래프트는 과연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을 읽었을까? 만약 그가 보들레르의 글을 읽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추측하건데 러브크래프트는 보들레르를 읽었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허버트 웨스트-리애니메이터에 나온 화자는 시체를 되살리는 실험에 집착한 의사 허버트 웨스트(Herbert West)를 이렇게 묘사한다.



 나는 점점 웨스트의 실험보다 그라는 인간 자체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수명을 연장시키고자 하는 젊은 과학자의 열망이 병적이고 끔찍한 호기심과 납골당의 비밀로 변질되면서 나의 공포는 시작되었다. 웨스트의 관심은 더욱 혐오스럽고 극악한 형태로 바뀌었고, 성격 또한 점점 괴팍해졌다. 점자 그는 보통 사람이라면 공포와 역겨움 속에서 정신을 잃을 만한 상황을 흡족하게 바라보곤 했다. 그는 냉혹한 지성으로 육체를 실험하는 괴팍한 보들레르이자 묘지를 헤매는 나른한 엘라가발루스였다


(허버트 웨스트-리애니메이터중에서, 89)



악의 꽃에 수록된 시체는 육신이 부패하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시다보들레르가 묘사한, 파리와 구더기 떼가 모여 있는 시체는 피어나는 꽃이 된다. 시인은 시체가 부패되면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이 분출하는 과정으로 본다. 살아 있는 시체는 불멸의 존재다보들레르의 유고집 벌거벗은 내 마음(원제는 내면 일기’)에 불멸에 대한 문장이 있다.
















* [품절] 샤를 보들레르 벌거벗은 내 마음(문학과지성사, 2001)



 마치 인격체와도 같이 모든 관념은 그 자체로서 불멸의 삶을 부여받는다.

 모든 창조된 형태는, 비록 그것이 인간에 의한 것일지라도, 불멸이다. 왜냐하면 형태는 물질로부터 독립적이고, 또한 형태를 구성하는 것은 분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내 마음중에서, 161)



시체에 불멸의 삶을 부여한 보들레르의 발상은 불멸에 병적으로 열망한 허버트 웨스트의 모습과 연결 지을 수 있다냉혹한 지성’, ‘괴팍한이라는 표현은 보들레르에 어울리는 수식어다보들레르는 냉혹한 시선으로 19세기 파리뿐만 아니라 동시대 인간, 종교, 도덕 등을 해부한 작가다. 자신이 한 말대로 보들레르는 세상의 적이었다


보들레르와 러브크래프트. 이 두 사람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괴팍하고, 매우 복잡한 성격의 문인이다. 콩파뇽은 마음 가는 대로보들레르에 접근했다. 러브크래프트도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 나는 이 두 사람과 함께 여름을 보내려고 한다. 올해는 보들레르가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보들레르와 같은 해에 태어난 도스토옙스키(Dostoevskii)와 플로베르(Flaubert)도 내 여름 독서를 위한 주제로 삼고 싶다. 하지만 과연 이 두 문호만큼이나 누가 보들레르를 기억해줄까. 까다로운 시인을 잘 아는 위선적인 독자[주1]인 내가 하는 수밖에.

 




[주1] 악의 꽃독자에게 마지막 구절 참조.






미주(尾註)알 고주(考註)

 

 

*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157


 파스칼(Pascal)은 이 생각을 자신의 책 수상록[주2]에 이렇게 고쳐 적었다.

 

 

[주2] 수상록은 몽테뉴(Montaigne)가 쓴 책의 제목이다. 원서 본문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파스칼이 쓴 수상록의 정체는 유고집 팡세(Pensées)일 것이. ‘팡세생각들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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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독자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어떻게 내가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나는 나를 기록한다나를 위해서.


(니체, 유고(1887년 가을-1888년 3), 138쪽)





미국의 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H. P. Lovecraft)는 성격을 규정하기 힘든 사람이다. 러브크래프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분석한 프랑스의 소설가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도 러브크래프트를 이해할 수 없으며, 그가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다.

















* 미셸 우엘벡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필로소픽, 2021)




러브크래프트는 세상이 역겹다고 느낀 염세주의자다. 그에게 세상은 지옥이나 다름없는 악의 세계이며 이런 구역질 나는 곳에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러브크래프트의 염세주의는 점점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인종차별주의로 확대된다. 그는 유대인을 포함한 타민족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유색인종에 대한 러브크래프트의 두려움과 혐오는 그가 쓴 작품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에 등장한 유색인종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는 러브크래프트가 상당히 까다롭고,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와 편지를 주고받은 작가들은 그를 친절한 신사로 기억한다. 러브크래프트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은둔자였지만, 동료 작가나 후배 작가들이 보낸 편지를 진지하게 읽었다. 그는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후배 작가들이 쓴 소설 초고를 꼼꼼하게 다듬어주었고, 후배 작가들을 독려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후배 작가들의 재능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러브크래프트였지만, 정작 본인은 재능이 부족하고, 상업적으로 실패한 작가로 인식했다. 낙담한 러브크래프트는 대중에게 인정받는 소설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계속 글을 썼다.


내가 보기에 러브크래프트는 쇼펜하우어(Schopenhauer)와 니체(Nietzsche)의 인생관이 반쯤 섞인 사람이다. 혼혈 자체를 거부했던 러브크래프트의 극단적 순혈주의를 생각하면 반쯤 섞인 사람이라는 내 표현을 엄청 싫어할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어떤 변화를 겪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세창출판사, 2019)


* 프리드리히 니체 유고(1887년 가을-18883(책세상, 2000)




라이프치히에서 대학 생활을 한 니체는 헌책방에서 우연히 쇼펜하우어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견했다. 이 책을 만나면서부터 니체는 쇼펜하우어를 지지했지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에 공감하지 않았다니체의 표현에 따르면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는 비참과 낙담의 철학에 가깝다(이 사람을 보라). 쇼펜하우어가 보는 삶은 한마디로 말하면 고뇌’다. 고통스러운 세상 속에 살아가기 위한 삶의 의지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은 결국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불쾌감으로 전환된다니체는 비참과 낙담의 철학’인 허무주의에 맞섰.



 자기 자신을 다시 바로 세우려는 본능은 내게 비참과 낙담의 철학을 금지시켰다.


(《이 사람을 보라, 36쪽)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려는 본능은 고뇌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힘이다. 이 힘은 언제 올지 모르는 불행한 상황에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해주며, 견딜 수 있게 해준다삶의 고통을 조금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자기 극복의 힘을 강조한 니체의 철학은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해준다.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쓸데없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염세주의에 쉽게 끌려가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 니체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철학자가 되었다. 그에게 철학은 불시에 기습하는 염세주의에 맞서기 위한 무기였다. 그는 철학을 무기로 삼아 글을 썼다어떠한 고난과 고통 속에서 의연하게 사는 방식을 깨달은 니체는 자신의 글을 이해하지 못한 세상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신경 쓰지도 않았다.


지독한 염세주의자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이 위대한 소설가가 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러브크래프트는 니체처럼 대중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은 채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글을 썼던 것일까? 그가 니체의 사상에 심취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와 자주 편지를 주고받은 미국의 작곡가 앨프리드 갈핀(Alfred Galpin)은 그에게 니체의 사상을 소개한 사람이다니체를 소개한 갈핀의 편지가 지독한 염세주의자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 있다니체는 살기 위해서 철학을 했다면, 러브크래프트는 살기 위해서 소설을 썼다. 러브크래프트가 소설이나 동료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순간 염세주의자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삶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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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8 0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 중 바르지 못한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부지런한 사람요. 갑질하면서 부지런한 사람 생각하면 완전 짜증남. 인종차별주의자가 동료나 후배들에게 친절하고 세심하다면 그의 인종차별주의가 더 퍼지는건 아닐까 뭐 그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

cyrus 2021-08-18 21:30   좋아요 0 | URL
친구의 결점을 알고도 못 본 척하면 문제가 있죠. 친구가 친절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점을 덮을 수 없어요. 저라도 그런 거 못 봅니다. 친구가 문제 있으면 주의를 줍니다.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어요.
 
우리에 관하여 -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
피터 카타파노.로즈마리 갈런드-톰슨 지음, 공마리아.김준수.이미란 옮김 / 해리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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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도쿄올림픽 폐막식 중계를 맡은 모 방송국 아나운서의 마무리 발언이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아나운서가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은 장애인과 대비되는 단어로, 장애 경험이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장애 경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장애인이 된 사람이 있고,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다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그러므로 장애는 장애인들에게만 해당하는 특정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삶을 잘 모른다. 장애인을 불운한 사람일거수일투족 누군가로부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야하는 사람또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상과 거리가 먼 사람들로 치부한다이러한 편견들은 장애인을 살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로 바라보게 만든다비장애인은 정상인의 동의어가 아니다.


아나운서의 발언이 대중이 생소하게 여겼던 비장애인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를 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모른다. 패럴림픽 경기를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메달을 딴 선수들을 장애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영웅’으로 칭송한다면 이런 부분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장애인 영웅 만들기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생산한다능력과 성공을 중시하는 사회는 열심히 노력한 끝에 자신의 한계(장애)를 극복한 장애인들에게 환호를 보내지만, 그러지 못한 장애인은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존재가 된다. 비장애인은 신체적 · 정신적 손상이 있는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오히려 장애를 극복하라고 주문하는데 이것은 장애인에게 이중 억압이 된다.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하여 말하지 말라(Nothing about us without us).” 이 말은 장애인 인권 운동을 상징하는 구호다. 비장애인은 장애를 겪으면서 살아가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모르면서 마치 그들을 잘 안다는 식으로 말해왔다비장애인이 패럴림픽 개최 기간에만 자주 거론된 특별한 단어가 되지 않으려면 비장애인은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우리에 관하여는 다양한 빛깔의 스펙트럼처럼 이루어진 장애인들의 삶과 감정들을 보여주는 프리즘과 같은 책이다


책 제목의 우리는 앞서 언급한 구호에서 따온 것이다이 책은 뉴욕 타임스오피니언 시리즈 장애(disability)”에 실린 60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자, 시인, 예술가 등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이 책의 서문은 한낮의 우울》(민음사, 2021)의 저자 앤드루 솔로몬(Andrew Solomon)이 썼다. ‘들어가며를 쓴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Rosemarie Garland Thomson)은 장애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두 사람 모두 오피니언 집필진에 포함되었다. 이 책에 신경과 전문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의 글도 있다. 제목은 오청(Mishearing)”이다. 이 글은 그의 책 의식의 강(알마, 2018)에도 실려 있다.[주]


글쓴이들은 장애와 관련된 경험담과 장애에 대한 느낀 점을 진솔하게 들려준다그들은 비장애인 중심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지만, 장애를 치료해야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필연적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비장애인은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장애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 일상 가까이에 있는 장애와 장애인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안대이자 색안경이다.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은 장애를 누구나 마주하게 될 과업이라고 말한다. 이 과업은 내가 겪을 수 있고, 내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가 겪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잘살려면 장애 경험을 풍요로운 삶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 관하여는 낯설고 두려워해서 잘 보이지 않던 장애와 장애인을 또렷하게 보이도록 해준다.





[] 책 말미에 글쓴이들을 간략하게 소개한 부록이 있다. 부록색스의 글이 더 타임스에 처음 발표되었다고 적혀 있다(435쪽). 글의 출처는 ‘더 타임스가 아니라 뉴욕 타임스. 더 타임스는 영국의 일간지 런던 타임스(The Times of London)’의 약칭이다. 색스의 글은 뉴욕 타임스 201565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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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6 14: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하여 말하지 마라˝ 이말 정말 인상적이네요. 장애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없이 대하려는 노력은 중요한거 같아요~!!

cyrus 2021-08-17 21:37   좋아요 2 | URL
장애인을 대하는 것을 어렵게 느껴지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어려워요. 어렸을 때 장애인 옆에만 있으면 두려워서 일부러 눈을 못 마주치고, 대화를 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는 행동이었어요.

얄라알라 2021-08-18 17:41   좋아요 0 | URL
저도요^^ cyrus님 글 읽으면서 그 구호를 복사했는데, 새파랑님께서 말씀 해주셨네요.

인식의 전환 수준으로 놀랐어요. 그 구호를 cyrus님 페이퍼에서 읽으며.

˝Nothing about us without us!˝

aisms 2021-08-17 09: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편집자예요. 먼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보도자료를 이렇게 썼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 만큼 책의 핵심을 잘 짚어 주셔서 놀랍습니다. 물론 저는 아무리 궁리했어도 이렇게 쓰지 못했을 겁니다. 궁리한다고 해서 글이 써지는 건 아닐 테니까요.
올리버 색스 관련하여 변명하자면 원서에 이렇게 써 있었어요. ˝first published by the Times in 2015.˝ 지금 생각해 보니, 앞에 올리버 색스가 뉴욕 타임스에 자주 글을 기고하는 기고가라는 말이 나오는데, 중복을 피하기 위해 the Times라고 썼나 보군요.... 배우고 갑니다.

cyrus 2021-08-17 21:41   좋아요 3 | URL
안녕하세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방금 확인해봤는데 미국인들도 뉴욕 타임스를 줄여서 ‘더 타임스’라고 부르는군요. 저 역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

2021-08-1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8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9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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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국어사전에 표기된 괴물의 뜻은 두 가지다. 하나는 괴상하게 생긴 물체, 또 하나는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괴물과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는 괴짜. 우리는 별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괴짜라 부른다. 반면 비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괴물이라 부른다. 특히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야구 선수들에게 자주 붙는 별명이 괴물이다. 겉모습은 평범한데 내면에 추악한 괴물이 숨어 있는 인간이 있다. 이런 괴물 같은 인간은 사이코패스에 가깝다이렇듯 괴물은 다의어.


알베르토 망겔(Alberto Manguel)끝내주는 괴물들괴물이 다의어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애서가답게 문학작품에 나온 괴물들을 문학 친구라고 소개한다. , 분명히 말해두는데 이 책에 나오는 괴물들은 네시(Nessie)나 설인(Yeti) 같은 미지의 생명체(Cryptid)라든가 전설이나 민담에 나오는 요괴와 전혀 관련이 없다그러므로 미스터리나 요괴에 관심 있는 독자는 다른 책을 알아보시길끝내주는 괴물들을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저자의 문학 친구들인 괴물, 괴짜, 기인, 별종들에 대한 감상문 모음집이다


저자의 문학 친구 중에 빨간 모자가 있다. 빨간 모자가 끝내주는 괴물이라니. 책의 목차를 본 독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필자가 앞에서 언급한 것, 즉 괴물이 다의어라는 사실을 기억해두시라. 저자가 보는 빨간 모자는 괴짜에 가깝다. 그녀는 고분고분 어머니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빨간 모자는 어머니가 시킨 심부름을 하기 위해 할머니 집으로 가는 도중에 도토리를 줍는다든지 훨훨 나는 나비를 따라가는 등 딴 짓을 한다. 저자는 빨간 모자의 신조가 시민 불복종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색다른 견해를 덧붙인다. 자유와 불복종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진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가 빨간 모자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그러고 보니 홀든 역시 괴짜에 가까운 인물 아닌가.


저자는 왜 괴물을 문학 친구라고 생각할까. 저자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문학작품 속에 보여준 다중, 다변의 정체성은 매력이다. 이 문학 친구들은 틀에 박힌 독자들의 해석을 거부한다. 틀에 박힌 독자들은 괴짜와 별종을 만나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저 사람 왜 저래? 미친 거 아냐?’ 괴짜와 별종을 기피하는 그들은 허구의 괴물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것이다하지만 괴물을 친구처럼 여긴다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괴물은 타인을 증오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 이러한 괴물의 복합적인 감정은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우리가 타인을 만나면 행복하다가 때론 질투하는 것처럼 괴물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한다. 이런 괴물들의 매력을 이해한다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가진 괴물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그동안 편협하게 사용되어 온 괴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 대 괴물이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해체한다.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괴물이라면 그들을 괴물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인간과 괴물을 구분하려는 이분법에 벗어나지 못한 인류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만의 기준과 잣대로 타자를 마음대로 괴물로 분류하고 차별하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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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04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이 3개라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B 이네요~♡ㅎㅎㅎ(재미있게 읽은 1인)

cyrus 2021-08-04 22:30   좋아요 3 | URL
개인적으로 망겔의 책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기대한 만큼 별로였어요. 저자가 다독가라서 글 한 편에 작가와 문학 작품들을 많이 언급해요. 그런데 제가 처음 보는 작가와 문학 작품들이 많아서 글에 몰입하는 데 힘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재미가 없었어요. 역자가 작가와 문학 작품에 대한 주석을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학 작품을 더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8-04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작가가 책에 쓴 내용에 집중해서 그가 언급한 인물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일는데 cyrus님은 괴물이라는 단어에도 깊이 생각하셨네요. 저는 책을 많이 읽어 온 작가가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들에 감탄하며 읽고 있어요^^

바람돌이 2021-08-05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cyrus님 역시 다른 분들이 읽은 글을 보면 작품들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네요. 인간 대 괴물의 이분법을 해체한다는 데서 맞아 그런면도 있었어라고 무릎을 탁 칩니다. ^^

레삭매냐 2021-08-05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강호의 책쟁이다우신
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의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넘실거리니 어찌
좋다고 말하지 않을 것인가.

stella.K 2021-08-05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 보다 평점은 그리 높지 않네.
나는 저자의 책을 아직 읽은 것이 없어서 명성만 생각하면
꽤 괜찮은 책일 것 같은데...ㅋ

새파랑 2021-09-10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9-10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이 책 대기중입니다~^^

mini74 2021-09-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1-09-1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9-1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