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cafe.naver.com/openbooks21/993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나는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가겠다.                  - 움베르토 에코 -

 

 

 



1. 나는 십자가를 짊어 가지고 가겠다.                  

   - 예수 그리스도 -
 


   Re: 저는 예수님의 얼굴이 찍힌 수의를 들고 가겠어요.    

  - 베로니카 - 

 


2. 나는 코란과 칼을 가지고 가겠다.                      

   - 마호메트-

  

 
3. 나는 지구를 들어올릴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고 가겠다.          

   - 아르키메데스 -  

 
 


4. 나는 세에라자드를 데리고 가겠다. 그녀의 입에 흘러나오는 이야기만    

   들어도 무인도에 사는데 지루하지 않을거야.          
                                                   

   - <천일야화> 샤리아 왕 -  

  

  


 

 

 

 


5. 나는 불로초를 가지고 가겠다. 내가 무인도에서 죽게 되면  

   나의 화려한 무덤을 만들어 줄 병사들이 없잖아.               

  - 진시황제 -                                                           
 

 

6. 나는 죽을 때까지 실컷 마실 수 있는 을 가지고 가겠다.  

    딸꾹!  아~~ 취한다.                  

    - 이태백 - 

 

7. 나는 나의 영원한 천사 베아트리체만 있으면 지옥 같은  

   무인도도 천국이오.
                             
    - 단테 알리기에리 -   

  

 
 

 

 

 

 

 


8. 나는 내가 지금까지 그린 수많은 스케치들을 가지고 가겠소.  

    빌 게이츠란 녀석이 나의 연구물 일부를 사놓고는  

    자기 것이라고 우기다니. 빌어먹을 놈!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9. 나는 지구가 종말할 때 심을 사과나무 묘목을 가지고 가겠다. 

 
   - 스피노자 -

 


10. 아니! 이미 예전에 무인도에 사느라고 고생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곳에 또 가라고! 

                                                  
     - 로빈슨 크루소 -  

      



 

  

 

 

 



11. 나는 내가 고생해서 번 을 가지고 가겠다.
     무인도에 가면 나에게 돈 달라는 놈들이 없겠지.             

    - 스크루지 -  

      

 

 
 

 

 

  

 
     

 

 

 

 

  Re: 나는 룰렛 머신을 가지고 가겠소.                   

        스크루지 선생, 만약에 무인도에서 함께 가면  

        나와 룰렛 게임 한 판 어떻소? 

        내가 쓴 소설 <쁘로하르친 씨>의 주인공처럼  

        평생 돈을 그렇게 모으면서 인색한 삶을 살다 죽으면 허무하다오.  

        구두쇠의 말로를 이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는데...   


        네끄라소프와 벨린스키 씨는 이 작품이 형편없다고 하네요. 
  

         - 도스또예프스끼 -
 

 

 12. 나는 담배 파이프만 있으면 충분하다네, 왓슨.
      하지만 런던 베이커 가의 짙은 안개는 몸에 무척 해롭다네. 

                                                   
      - 셜록 홈스 -  

    

 


  

 

13. 나는 잘려나간 내 한 쪽 귀를 가지고 가겠소.           

      지금도 내 귀를 잘랐는게 후회를 하오.  

      그 땐 고갱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그만...

                                                  
       - 반 고흐 -  
 

      
 


 
 

 

 

 

  

 

14. 나는 장미 한 송이를 가지고 가겠다. 앗! 따거!                

    - 릴케 - 


     Re: 나는 사랑하는 장미꽃을 데리고 갈거에요. 

          다음부터는 그녀를 혼자서 남기고 떠나지 않을래요.

           - 어린왕자 -  


     Re: 나는 나의 애마 전투기를 타고 가겠다.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할걸.

          - 생 텍쥐페리 - 

 

    

 

 

 

 

 

 

15. 나는 산지기 멜라스를 데리고 가겠어요.                           

    - 채털리 부인 - 



 

 

 

 

 

 



16. 나는 바그너의 음악이 담긴 레코드를 들고 가겠다.
     그의 음악에는 우리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과 위대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 히틀러 -  

 



 

 

  

 

 

 

17. 나는 무인도에 가서도 무조건 대한민국의 독립이 되길 바라오.  

     - 백범 김구 - 
  

  



 

 

 

 

 

 

18. 나는 캠벨 수프 통조림을 가지고 가겠다.            - 앤디 워홀 -
    

     Re: 나는 시금치 통조림을 가지고 가겠다.           - 뽀빠이 - 

  

    

 


  

 

 

 

 

19. 나는 마이크를 가지고 가겠다.                          - MC 유 -
 

      Re: 야야야!! 예전에 무인도 특집했잖아~~~!! 우씨!     

                                                                          - 하찮은 형 -                     
      Re: 나는 무리수를 가지고 가겠다.                      - 길 - 

 

 
 

 

 

 

 

 

 


20. 나는 평생 무소유이다.                             - 법정 스님 -  

 


 

 

 

 

 

 
21. 나는 내 고양이 코코 샤넬을 데리고 가겠다.        - 낸시 랭 - 

 

 

 

 

 

 

  



22. 우리는 피자를 가지고 가겠다.                           - 닌자거북이 4총사 - 

 

23. 나는 나와 함께 맨션에 살고 있는 수많은 플레이보이 모델들을  

     데리고 가겠다.                             

                                                                        - 휴 헤프너 -  

 

24. 나는 무인도에 가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내 IQ가 430인데, 필요한 거 거기서 직접 만들어 구하면 돼.
     내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무인도에 잘 살 수 있어.
     그리고 예전에 총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UN본부 이전에 대해서 말인데,
     무인도에 옮겨 세워도 괜찮을 거 같은데...                

                                                                        - 헛경영 - 
  



25. 동무들,  나는 핵무기를 가지고 가겠습네다.         

     - 김정일 & 김정은 부자 - 

 

 
26. 나는 재무제표를 가지고 가겠다.                       - 워렌 버핏 - 

 

 
 

 

 

 

 

 

27. 나는 열린책들 도서목록 2010년판을 가지고 가겠다. 

  

                                                            - cyr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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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알라딘 서재를 들고 가겠다.
cyrus님과 댓글 놀이를 하려고...^^

cyrus 2010-10-24 16:27   좋아요 0 | URL
ㅎㅎ 이번 댓글은 재미있네요^^
다른 북 카페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냉무하답니다^^;;
역시 나무꾼님.. 유머 센스가 돋보이십니다.

비로그인 2010-10-24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얘기도 인상적이지만 ..

맨 마지막 27번과 28번의 양철님 댓글이 제일 재밌네요 ~^^

아 참! 소개사진은 마그리트의 그림일까요..?

cyrus 2010-10-24 21:33   좋아요 0 | URL
사실 이 글,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 카페에 올린 글이라서,,
재미로 열린책들 도서목록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 마그리트의 그림 맞습니다.
그의 그림 제목들이 좀 철학적이고 낯설어저 이 그림 제목은
모르겠지만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10-25 01:17   좋아요 0 | URL
이 그림은 교장이고,비슷한 느낌으로 데칼코마니 라는 게 있죠~
전 중절모 위의 조각달 때문에 이 그림이 더 맘에 들어요~^^

비로그인 2010-10-25 10:27   좋아요 0 | URL
옷 그렇군요.
역시 양철님이십니다.

그의 그림마다 이 사람 참 많이 등장하는데 제목은 다 제각각. 어제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마그리트 400> 에 이 그림은 없고 비슷한 사람만 있더라고요.

흠 그나저나 제목이 <교장>이라..ㅎ 좀 재밌는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0-10-25 10:58   좋아요 0 | URL
아! 교장,, 이제야 생각이 납니다^^
나무꾼님, 그림 제목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신사 위의 달이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얼핏 보면 고민하는 신사를 표현하려는 물음표 같기도 하면서도,
이제 막 생각이 떠오르는 느낌표 같은,,
참 보면 보수록 끌리는 마그리트의 그림입니다.

바람결님 말씀대로 책마다 제목이 달라서 혼동하기 쉽죠.
저도 <마그리트 400> 읽었는데 화보은 많아서 좋은데
설명이 없어서 아쉽웠습니다.^^;;

반딧불이 2010-10-25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충전이 필요없는 워드프로세서와 킨들을 갖고 갈래요.

cyrus 2010-10-25 11:00   좋아요 0 | URL
ㅎㅎ 어떤 분은 mp3를 챙기겠다고 하시는데,,
반딧불이님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무인도의 특성을
잘 알고 계시네요^^ 워드프로세서와 킨들만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거 같습니다.

꽃도둑 2010-10-2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끌어모은 꽃이나 가져갈까...흠 무인도에 죄다 꽃으로 뒤덮어버린다면?...ㅋㅋ
날이면 날마다 향기에 취해 홍야 홍야~ 낮이나 밤이나 비몽사몽
황홀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cyrus 2010-10-25 19:16   좋아요 0 | URL
꽃도둑님, 반갑습니다^^
역시 별망답게 무인도에 가서도 꽃을 사랑하시네요ㅎㅎ
이쁜 꽃들이 있으면 무인도도 참 아름다운 곳이 될겁니다^^

쉽싸리 2010-10-26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로빈슨 크루소 처럼 해 볼랍니다.
철저한 자급자족, 얼마나 견딜지는,,,,

cyrus 2010-10-26 23:53   좋아요 0 | URL
역시 농업에 종사하시는 쉽싸리님만의 댓글이군요^^
쉽싸리님은 어느 정도 자급자족 생활을 할 수 있을거 같은데요,
 

 

History #1
1886년 1월 1일, 1934년

19세기 말부터 등장한 제국주의는 유럽 열강들로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으로의 영역 확장을 하도록 부추겼다. 유럽 열강들은 자신들이 지배한 나라들을 식민지로 만들어 자신들의 발전과 이익에 도모하였다. 당시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대영 제국은 인도의 이웃나라 버마(미얀마의 옛 명칭)까지 호시탐탐하였다. 대영 제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대륙 진출을 꾀하기 위해서는 버마 지배가 필수적인 책략이었다. 60여 년 간의 버마와의 세 차례 전쟁 끝에 1886년 1월 1일 버마는 대영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1948년에 독립할 때까지 버마는 62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버마가 영국의 지배를 받은 지 48년이 지난 1934년에 조지 오웰은 영국 제국주의의 허상을 폭로한 소설『버마 시절』을 완성하였다. 

 

 


History #2
1910년 8월 29일, 9월 9일 

올해가 경술국치(한일병합 조약) 100주년이 된다. 지난 달, 8월 29일이 대한제국의 국권을 일본에게 빼앗겨버린 망국의 날이다. 당시 일본의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합작하여 황제의 옥새를 날인하여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병합조약을 반포하였다. 이로써 조선왕조는 27대 519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매천 황현 (1855~1910)
 

일본의 속국이나 다름없는 반 쪼가리 대한제국이 되어버린 지 10여 일이 지난 1910년 9월 9일. 구례군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선비가 아편을 탄 술을 먹고 자결을 하였다. 숨을 거둔 그의 책상머리 맡에는 유서와 4수로 구성된 한시 <절명시>만 남겨져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매천 황현. 그는 자결하기 전, 한일병합 조약 소식을 접하자마자 크게 통분했던 노 선비였다.

  

100년이 지난 뒤, 전국 곳곳에서는 굴욕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한일병합 조약의 무효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2010년 9월 10일에는 매천 순국 100주년 추모식이 열렸다. 그러나 5개월 전,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기념 자료집 발간, 추모 음악회, 안 의사 유해 발굴 추진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 것과 비교하면 매천의 추모식은 그가 태어난 곳인 전남 광양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제국주의의 그늘에 가려진 대한제국 시절  


조지 오웰의『버마시절』에 등장하는 주인공 플로리는 태생이 영국인이면서도 조국의 버마 지배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러나 조국을 비판하기에는 주위의 시선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커져 버릴 대로 커져버린 제국주의는 플로리 한 사람이 반발하기에는 너무나 큰 이념의 장벽이다. 반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두 버마 원주민인 의사 베라스와미와 치안 판사 우 포 킨은 플로리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베라스와미는 오히려 영국의 버마 지배를 옹호하고 있으며 영국이 지배하지 않는 버마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 포 킨은 영국의 힘을 빌려 권력을 잡아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제국주의에 길들어져 부패한 인물의 상징이다. 두 버마 사람들을 통해서 영국의 제국주의의 그늘 안에 가려져 버린 버마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소설 속 1920년대 버마 시절은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던 대한제국의 모습과 비슷하다. 베라스와미와 우 포 킨의 행보는 대한제국에서 기세를 부리고 있었던 친일파들과 비슷하다.  

 

 

 당신은 사업하러 이곳에 오셨다고 말했지요? 당연합니다. 버마인들이 스스로  

 무역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기계와 배를 만들고 철도와 도로를 건설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당신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지요. 만일 영국 사람들이 

 이곳에 없다면 버마 정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우리는 즉시 정글을
 일본에 팔아먹을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정글을 송두리째 오려낼 것이니  

 황폐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죠. 대신 당신들의 손에 맡기면 정글은 실제적으로  

 좋아지죠. 그리고 당신네 사업가들은 우리 국토의 자원을 개발하고, 관리들은  

 우리를 문명화시켜 당신들 수준까지 끌어올리죠. 이것은 자기희생의 빛나는  

 기록입니다. 
  

  -『버마시절』조지 오웰, 열린책들, p 55 -


1880년대부터 서양 근대 문물의 무분별한 수용은 일본이 야금야금 대한제국을 지배하려고 하던 20세기 초에 친일 사상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개화사상을 통해서 찾으려고 했던 개화파들 중 일부는 대한제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게 된다. 당시 일본은 대한제국보다 먼저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영국과 러시아 등의 유럽 열강과 맞먹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1920년대에 들어와서 일본은 대한제국 내의 항일 운동을 뿌리 뽑기 위해서 겉으로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완화하고 행동을 자유롭게 해준다는 문화 통치를 실시함으로써 친일파들을 양성하였다. 아시아 대륙을 지배하기 위해서 대동아 공영권을 내세우고 있었던 제국주의 국가였다.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일본의 위력을 목도한 지식인들은 항일 민족 운동을 버리고 친일 운동으로 돌아서게 된다. 친일파 지식인들은 국민들에게 국권마저 빼앗겨버린 현실의 형편없는 나라를 차라리 일본의 대동아 공영권 건설에 동참하도록 호소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내세운 대동아 공영권은 단지 대한제국의 주요 자원과 노동력을 수탈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며 이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독립 운동을 철저히 탄압하였다. 그리고 대한제국이 35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는 동안 친일 정치인과 경영인들은 일본이라는 든든한 빽을 둔 덕분에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웠다.

반면 나라가 일본의 지배에 넘어갔음에도 끝까지 항일 운동을 고수한 애국지사들도 있었다. 노골적인 일제의 침략을 지켜봐야만 했던 노 선비 매천 선생은 망국의 치욕을 당해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였다.  

 

 

 

 

 

 

 

 

 

 

 

 

 

 

 

 

 

 

 

 

  

 

 

 

    새와 짐승들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날 생각하니.

   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 어렵기도 하구나.

   - 황현 <절명시> 제3수 전문 - 
 


매천 선생은 책을 덮고 난 뒤, ‘글 아는 사람’의 처신이 진정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자결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붓’만으로는 일제와의 대결에 너무도 무력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제국주의의 허상에 대해 통분하면서도 그것을 타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자살을 선택하고 마는 플로리처럼 매천 선생도 처세의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말았다.   
 

  

 

 

  제국주의 시대 앞에서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역사적 수난기에 대처하는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때로는 직접 역사를 이끄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저항적 태도를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외세와 타협하여 민족을 저버리는 경우도 있다. 매천 황현과『버마시절』의 주인공 플로리. 이들이 자랐던 시대와 배경은 확연히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체제 앞에서 항거하였으나 결국에는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최후를 선택한다. 죽음이 단지 문제의 해결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이 어리석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은 제국주의 시대에 살면서도 자신 스스로 시대의 분위기를 동조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류를 편승하기보다는 스스로 시대와의 타협을 거부하는 주변인을 자처한 것이다. 시대의 주변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하는데에는 항상 고충이 따르게 마련이다. 매천과 플로리는 잘못된 역사 앞에서 취해야 할 도리에 대해서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이를 통해 세계의 ‘양심’을 지키려 한 이들의 정신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매천과 플로리처럼 잘못된 역사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올바른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고매한 정신의 선구자들을 기억하는 것만이 시대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통한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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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3 0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3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용지물이 된 전자 발찌  

요즘 세상이 날이 갈수록 뒤숭숭하다. 글 시작부터 이런 내용을 꺼내기에는 그렇지만 며칠 전, 어느 여대생이 성폭행당한 뒤에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전국의 모든 여성들이 아직까지도 성 범죄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음을 또 한 번 상키시켜준 사건이 되고 말았다. 최근의 사건 이전부터 한 건씩 나오는 여성 및 유아 성 범죄 사건들이 발생하자 성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더욱 더 강화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성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전자 발찌(또는 팔찌)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위치 추적기가 달린 전자 발찌를 도입함으로써 성 범죄자의 위치 추적을 파악하여 이들의 행동을 주시한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성 범죄자의 전자 발찌 도입에 대해서 찬반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 인륜적 범죄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찬성론자들이 있지만, 반대로 개인의 인권보호와 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반대론자들도 있다. 찬반 논쟁 끝에 결국에는 전자 발찌 착용 제도는 도입되게 되었으며 형법상 성 범죄자들뿐만 아니라 미 수범자들도 발찌를 착용하는 대상자에 포함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전자 발찌의 용도를 무색케만든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성 범죄자 전과자가 자신의 발목에 착용한 전자 발찌를 끓고 잠적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전자 발찌를 착용한 성 범죄 전과자들이 또 다시 성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 사이에서는 전자 발찌의 목적과 실효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유토피아>에서 본 범죄자에 대한 형법 처리 문제

성 범죄자 사건이 어김없이 일어나게 되면 전자 팔찌 착용 논란 이외에도 항상 같이 불거지는 것이 성 범죄와 같은 반 인륜적 범죄자들에 대한 사형 제도이다. 사형 제도 문제 역시 전자 팔찌 문제의 찬반 입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강력한 처벌 vs 인권, 생명권 보호' 로 입장이 충돌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자 발찌 제도 찬성론자들은 범죄자들의 인권 및 생명권 보장 차원으로 사형제 대신에 전자 팔찌 착용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성 범죄자들에 대한 최고 법형은 정립되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찬성론자들의 생각은 영국의 정치가 토머스 모어(Thoams More)의 명저 <유토피아>에서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강력 범죄자에 대한 형법에 대한 논의는 토머스 모어가 활동하던 16세기 영국에서도 사회적 쟁점이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작품 속에는 이상국가 유토피아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 학자 라파엘 논센소와 이 책의 저자인 토머스 모어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영국과 유토피아를 비교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 논쟁적인 대화를 나누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파엘 논센소는 모어에게 범죄자에 대한 영국의 가혹한 처벌에 대해서 먼저 의문을 제기한다. 여기에서는 절도범들이 언급되는데, 절도범죄자들에게도 교수형을 내리는 점은 사회적으로 부당한 형법이라고 말한다. 요즘 말로 말하자면 라파엘은 사형제 폐지를 옹호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는 이에 대한 새로운 방안으로 톨스토리아라는 또 다른 이상국가의 제도를 소개하면서 범죄자들을 처형하는 대신에 강제 노역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나라를 위한 강제 노역을 함으로써 공공 근로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라파엘이 주장하는 톨스토리아 형벌 제도

라파엘이 주장하는 강제 노역 형벌에 대한 내용 중에서는 지금의 전자 팔찌 착용과 유사한 제도가 소개되어 있다.  

  죄수들은 모두 다 아무도 입지 않은 특별한 색깔의 옷을 입습니다. 그들은 얼굴 면도는 사실상 하지 않지만 머리카락은 양쪽 귀 바로 위까지 짧께 깎습니다. 그리고 양쪽 귀 중 한쪽 일부분을 잘라냅니다. 
  
 (중략)

  각자의 노예에게는 그가 어느 지역 소속인지를 표시해 주는 배지가 주어집니다. 그가 그 배지를 달지 않거나, 지정 거주 지역을 벗어나거나, 다른 지역 출신 노예에게 말을 걸거나 해도 역시 사형 죄로 다스려집니다. 탈주에 대해 말한다면, 그런 일은 계획만 해도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과 똑같이 간주됩니다. 

  -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 류경희 역, p 80~81 -      

그리고 라파엘은 톨스토리아의 형벌 제도가 죄수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으며 범죄의 과오를 벗어나 선량한 시민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제도라고 말하고 있다.   

고대 중국의 순자 선생은 성악설을 주장하여 인간의 선천적인 악은 수양이나 교육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고칠 수 있다고는 말하지만, 과연 범죄자들이 이런 죄의 대가를 받는다해도 못된 성격을 쉽게 버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라파엘은 한 술 더 떠 톨스토리아 형법 제도에 적응된 전과자들은 여행객 안내인(!)으로 고용해도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무기를 소지 할 수도 없으며 전과자들의 모습이 일반 사람들 속에서 눈에 띄기 때문에 도망간다거나 재범을 저지를 우려가 없다고도 말한다. '난센소'라는 성을 가진 인물답게 언변 역시 난센스적이다.  

  

 전자 발찌 제도에 대한 나의 생각

소설 속 이상국가의 형벌제도와 지금의 팔찌 제도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지만, 두 제도가 범죄자의 생명권을 보장하는 대신에 평생 '범죄자'라는 낙인을 달고 살아야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유토피아> 속에서는 톨스토리아 형벌 제도의 폐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이 글이 발표된 지 400여 년이 된 지금, <유토피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그 폐해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대방의 팔이나 발목에 전자 팔찌나 발찌가 채워져 있다면, 우리는 그가 성 범죄자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성 범죄자'라고 인식하고 또는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범죄자가 팔찌를 채운다고 해서 그가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인간의 행위 자체가 범죄가 되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경우에도 사회집단 속에서 '범죄자'로 규정된다면 제2의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사회학적 용어로 '낙인 효과' 라고 말한다. 팔찌를 찬 상태에서도 또 다시 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낙인 효과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팔찌나 발찌를 착용한 전과자들 중에서 자신의 죄를 스스로 반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자 팔찌, 발찌 제도는 성 범죄자들의 개과천선을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또 반 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막는 수단일 뿐이다. 발찌를 착용한 성 범죄자들이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언론에서는 '전자 발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 전자 발찌가 성 범죄자 형벌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난센스이며 시기상조이다. 이제 이 제도가 합법적으로 시행한 지 2년 째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제2의 범죄가 등장하는 것은 '낙인 효과'에 의해서 생기게 되는 필연적인 행위이다. 단지, 전자 발찌를 구성하고 있는 금속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전자 발찌 제도를 폐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으로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의견을 딱히 제시할 수 는 없지만, 먼저 사람의 힘으로 전자 팔찌와 발찌가 손상되지 않게 강력한 금속으로 교체를 해야될 것이다. 그리고 착용자들에 대한 신상정보와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는 사법기관 간의 공조와 통합적 관리 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의 제도에 대해서 조금만 보완만 된다면 어느 정도 강력 범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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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문 http://cafe.naver.com/axolotlroadkill/88 

 

오늘 아침에 동물들이 나오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접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비록 아홀로틀과 헤게만의 소설과는 전~~~~ 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지만,
카페에 새로운 글 한 편 나오는 것도 희귀한 일이 되어서 일종의 '무(無)글 방지 차원'으로  
한 번 올려봅니다.

무엇보다도 배수아 님이 댓글에서 적으신 코끼리 이야기도 생각나고 해서
이 카페에 가입한지 처음으로 코끼리에 대한 짤막한 일화와 단상을 올려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냥 아홀로틀 포럼에 넣기로 했습니다.  ) 
 

인도의 어느 지역에서 코끼리 7마리가 한꺼번에 화물열차에 치여 죽은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코끼리라는 동물이 비록 커다란 덩치이기도 하지만,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열차에 부딪히게 되면 힘 센 코끼리도 죽음을 면치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마리도 아닌, 7마리가 열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비극적인 사고의 발단에는 2마리의 아기 코끼리들이 있었습니다. 무리 지으면서 이동 생활을 하는 코끼리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철도 가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마리의 아기 코끼리가 그만 철로에 발이 끼고 만 것입니다. 아직 아기였기에, 그리고 어른 코끼리보다 힘이 약했기에, 아기 코끼리들은 철로에 낀 발을 쉽게 뺄 수가 없었으며, 하염없이 애타게 어미 코끼리를 향해서 울부짖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어미 코끼리와 그 밖에 다른 어른 코끼리들이 자신의 긴 코로 아기 코끼리의 발을 빼내려고 하였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긴 코를 가지고서는 아기 코끼리의 발을 빼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덩치가 워낙 크기에 여러 명의 코끼리들이 모이면 두 마리의 아기 코끼리의 발을 빼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지지도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 멀리서 열차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열차에서 흘러나오는 불빛과 오고 있는 소리를 감지한 코끼리들은 자신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는 힘껏 아기 코끼리를 구출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열차는 철도 가의 상황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재빠르게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몇 몇 코끼리들은 아기 코끼리의 발을 빼게 하고, 나머지 코끼리들은 그들 주위를 둘러쌌습니다.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열차를 막기 위해서죠. 무엇보다도 자신들보다 연약한 아기 코끼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결국, 열차는 철도 가 위에 서 있는 코끼리들과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방송에서는 그 코끼리 집단이 몇 마리인지, 그리고 아기 코끼리는 생존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몇 마리는 살아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중에서 7마리가 열차의 강한 힘을 이기지 못해 죽고 말았습니다. 아기 코끼리들을 구하려다가 그만 기차에 로드킬(Roadkill) 당한 것이죠. 하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단지 아기 코끼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코끼리 집단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로드킬을 선택하였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죽은 코끼리들을 옮기기 위해서 참여한 사람들은 이런 코끼리 집단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잠시, 사람들은 살아남은 코끼리들의 행동에 대한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살아남은 몇 마리의 코끼리들이 죽은 동료 코끼리들이 있는 철도 가를 떠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죽은 동료 코끼리의 시체 주위에 모여 자신의 코로 그들을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그에게 애도를 표하듯이, 코끼리들도 죽은 동료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사고 현장을 떠나지 못한 채, 시체 옆을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 단상

로드킬이라면 일반적으로 우발적인 사고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이제 막 어미 곁을 떠나 독립한 새끼 짐승들이라면 길거리에서 죽음을 맞기가 십상이고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동물들이 주위의 위험한 환경을 감지 못해서 사고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로드킬의 원인을 단순히 주위의 환경을 감지 못한 동물로 책임을 돌리는 점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들이 도로 한가운데에서 쉽게 죽는 이유는 운전자들의 운행 속도에도 원인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외국에서는 로드킬이 잦은 도로변에 운전자가 로드킬 위험 도로임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을 세우며 이 도로에서만은 운전자들이 감속 운전으로 전환하라는 일종의 경고성 표지판도 세우기도 합니다. 낮은 속도에 달리는 차에 동물들이 부딪히더라도 큰 부상은 입게 되지만, 죽음만큼은 면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로에는 그런 표지판을 쉽게 찾을 수가 없으며(우연히 도로를 지나가다가 로드킬 위험 도로라고 알리는 표지판 한 개 본 적이 있습니다.)  동물들의 도로 진입을 막기 위해서 많은 돈을 들여가며 울타리에만 설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울타리를 설치하면 나름 효과는 있겠지만, 이 방안 역시 로드킬의 발생 원인을 동물들에게 있다는 인간 중심주의적 입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로 주변에 울타리를 친다고 해서 모든 동물들이 울타리를 안 넘어올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요.

무엇보다도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사고 인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인도의 코끼리 집단 이야기처럼 동물들도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으며 동물들도 인간처럼 동료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적인 로드킬을 선택하게 만드는 동료애의 감정을 느낄 줄 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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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 #1  

요컨대 아침볕을 받는 곳은 저녁 그늘이 먼저 들고, 일찍 피는 꽃은 빨리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람은 이리저리 옮겨 붙어 한시도 멈추는 법이 없다. 이 세상에 뜻을 둔 사람은 한때의 좌절로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언제나 한 마리 가을 매가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눈은 건곤을 작게 보고, 손바닥은 우주를 가볍게 보아야만 한다.

                                                                     - p 36, 학유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 -        

 

 ...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하늘을 박차고 오를 수 있는  

     한 마리의 매의 기상이 있어야 한다 ...
     男子漢胸中, 常有一副秋隼騰霄之氣 
  

 언제나 봐도 참 멋진 말이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가 없다.
 다산의 글이 대부분 자신보다 어린 자식이나 젊은 제자들에게 전하는 형식이 많다.
 그래서 요즘도 그의 글을 읽어도 전혀 오래되어 보이지 않다. 수백 년이 지나도 다산의 글에는
 스승으로서 제자와 아버지로서 자식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다.  

 정말 다산과 같은 정신적인 멘토 한 분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scrap #2 

오직 이른바 ‘나’라는 것은 그 성질이 달아나기를 잘하고, 들고 나는 것이 일정치가 않다. 비록 가까이에 꼭 붙어 있어서 마치 서로 등지지 못할 것 같지만, 잠깐만 살피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록(利祿)으로 꼬이면 가버리고, 위협과 재앙으로 으르면 가버린다. (중략) 한번 가기만 하면 돌아올 줄 모르고, 붙들어도 끌고 올 수가 없다. 그래서 천하에 잃기 쉬운 것에 ‘나’만 한 것이 없다. 마땅히 꽁꽁 묶고 잡아매고 문 잠그고 자물쇠로 채워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  p 42, 수오재기(守吾齋記) -    


 세상에서 변하기 쉬운 것은?
 .
 .

 .   


 만약에 누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대답은, , ,      

 바로 ‘자기 자신’ 이라고 할 것이다.
 화려한 부귀가 눈앞에 있으면 1초에 생각할 겨를이 없이  

 혈육의 정과 우정을 쉽게 집어치울 수 있는 속물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이러 저리 당을 옮기는 정치인들,
 잠깐의 향락이 주는 달콤함에 도취하여 단물이 쏙 빠지면 다른 향락을 찾는 젊은 세대들 

 (물론 나 자신도 포함된다).
 이들은 변해가는 세상과 현실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들이 세상의 변화에 쉽게 휘둘러서 수동적으로 산다는 것을 모르고 있으며
 끝내 ‘자기 자신’도 변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산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삶의 방식도 좋지만,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거나 유혹당하지 않도록 ‘나’라는 본질적 자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scrap #3

예로부터 성현은 모두 ‘개과(改過)’ 즉 허물 고치는 것을 귀하게 여겼다. (중략) 왜 그랬을까? 대개 사람의 정리란 빈번이 허물이 있는 곳에 대해 부끄러움이 변해 분노가 된다. 처음엔 아로새겨 꾸미려 들다가 마침내는 어그러져 과격하게 되고 만다. 허물을 고치는 것이 허물이 없는 것보다 어려운 까닭이다. 우리는 허물이 있는 사람이다. 마땅히 급하게 힘쓸 것은 오직 ‘개과’ 두 글자뿐이다. 세상을 우습게 보고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기능을 뽐내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영예를 탐하고 이익을 사모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뜻이 같으면 한 패가 되고 다르면 공격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잡서를 즐겨 읽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요, 새로운 견해 내기에 힘쓰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이 같은 병통들은 이루 다 꼽을 수가 없다. 한 가지 마땅한 약제가 있으니, 오직 ‘개(改)’란 한 글자일 뿐이다.

                                                                                   - p 60, 도산사숙록(陶山私淑錄) - 
 

 

 예전에 동물 프로그램에서 좀 문제가 있는 애완견들의 성격을 바로 잡아주는
 ‘개’과천선(멍멍 짖는 동물의 개 + 잘못을 고쳐 올바르게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개과천선의 합성어)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주인에게 받은 애정이 부족하여 이상 행동을 보이는 강아지부터 시작해서
 주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버릇을 가진 강아지까지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애완견들이 등장하여 애견 전문 훈련 소장님이 개들의 못된 습관들을 고쳐주는  

 일종의 동물 치료를 해주는 나에게는 기억이 남는 코너였다.
 그 많고 많은 문제견 중에서는 자신이 주인인 마냥 진짜 주인 사람한테 으르렁 짖어대면서  

 물려고 하는 하룻강아지 주인 무서운 줄 모르는 녀석도 있다.
 그러나 주인도 고치지 못했던 애완견의 악습관들은 소장님의 특별한 처방과 훈련으로
 쉽게 해결된다. 그리고 애완견들이 자신이 드디어 ‘개’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예전의 못된 성격은 온데간데없다.
 개들은 제대로 훈련만 잘 해주면 못된 습성들을 쉽게 버리던데...
 일부 몇 몇 인간들은 자신이 못된 허물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거나
 혹은 허물을 벗으려는 ‘개과’하려는 노력도 하지도 않으니...
 옛날부터 허물이 있는 부족한 사람에게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불렀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scrap #4 


사람은 늘 스스로를 가볍게 보고 자신을 업신여긴다. 그런 까닭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헐뜯거나 기리고, 닥치는 대로 비난하고 칭찬한다. 그 사람의 영욕과 이해가 이처럼 서로 아득한 줄은 생각지 못한다. 허락해서는 안 되는데 허락하는 것은 잘못이 오히려 내게 있지만, 배척해서는 안 될 때 배척하는 것은 해로움이 장차 남에게 미친다. 그러나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물며 은혜와 원한은 흔히 한 마디 말 때문에 생기고, 화와 복은 한 글자로 인해 야기된다.

                                                                                                   - p 64, 도산사숙록 -  

   

요즘 출판사 인터넷 카페나 알라딘 서재에서 멋진 글을 읽게 되면 항상 감사의 댓글을 남긴다.
댓글 남기는 일이 습관이 되다보니 읽었던 글이 잘 쓰든 못 쓰든 그 글에 대해서  

무조건 댓글을 남기려고 한다. 나 자신도 그렇게 좋은 글 솜씨도 아니길래  

잘 썼다 못 썼다라고 비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며

상대방의 글을 읽게 되면 항상 좋은 점을 보게면서 글에서 인상이 깊었던 점 등을 언급하다보니  

대부분 댓글의 내용이 칭찬과 감사 인사가 많다.
그런데 가끔 댓글 남기는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생각할 때가 많다.
상대방의 글이 좋아서 남긴 것뿐인데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괜히 상대방이 나의 댓글에 부담스러워할까 댓글 하나하나 남기는데 노심초사한다.
한 번은 어느 분의 서재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겼는데
본의 아니게 글 작성자의 닉네임을 잘못 적은 것이었다.
다행히도 글 작성자께서 작은 실수로 넘어가주셔서 망정이지,
자신의 이름을 잘못 부른 일은 글 작성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일 수 있다.
이 일을 계기로 평소에 댓글을 남겼을 때도 너무 감정에 사로잡혀 작은 일에도  

가볍게 봤던 점에 대해서 반성을 할 수 있었다.  

말을 할 때도 잘 헤아리면서 말을 해야 되는 것처럼
댓글 작성에도 신중을 가해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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