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아브람 노엄 촘스키.미셸 푸코 지음, 이종인 옮김 / 시대의창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한 권이 국내의 서점가를 강타하였다. ' 정의 ' 라는 단어를 필두로 하는 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담은 인문사회과학 도서들이 줄줄이 출간되었다. 그 영향을 힘입어 현존하는 시대의 진보적인 지성 노엄 촘스키와 68세대 철학자로 상징되는 미셸 푸코가 만나 인간의 본성, 정의, 정치 등에 대해서 열띤 대담을 정리한 책이 나오게 되었다.  

노엄 촘스키, 미셸 푸코.  서로가 지향하고 걷고 있는 학문의 길은 다르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두 지성인의 만남은 지적 독자들에게는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928년 출생인데 우리나라 나이로는 83세이다) 현재도 활발히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때 최고의 지성인으로 몇 년 전에 그의 저작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와 서점가를 주릅 잡았던 촘스키였는데 , , , 

상전벽해(桑田碧海) 라는 말이 떠올리는 순간이다.  

이 책, , ,  생각보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거 같다.  국내에 자리잡은 마이클 샌델 신드롬이 강력한 것도 있었지만 대다수 독자들에게는 ' 미셸 푸코 ' 의  전체적인 사상 체계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선뜻 이 책을 고르기가 어렵게 만드는 선입견으로 비췄을 것이다.  사실, 나도 미셸 푸코의 그 유명한 저작들 <광기의 역사><감시와 처벌> 과 같은 책들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고, 푸코의 사상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잡혀있지도 않은 백지 상태라서 처음에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두 지성인의 대담은 베트남 내전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극심했던 1971년에 이루어진, 오래된 대담이기도 하다. (만약에 촘스키 신드롬이 불었던 시기에 이 책이 일찍 소개되었다면 반응이 어떠했을까?) 무려 30년이 지난 것이다.  30년이 지난 두 지성인의 대화가 책으로 나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뜬금없기도 하다.  

스타버스트(Starbust)라는 천문학적 용어가 있다. 2개의 은하가 충돌하면 가스가 압축 생성되어 새로운 별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일컫는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폰스 엘더르스의 말처럼 인문학의 산맥을 반대 방향으로 오른 지성인의 만남이라고 표현하였다.  서로 다른 루트로 인문학 산맥을 등정하고 있는 촘스키와 푸코가 산맥 정상에서 만나 이루는 지적 충돌의 논쟁은 대담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들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지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다.   

첫 대담 주제인 ' 인간의 본성 ' 에서부터 촘스키와 푸코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운다. 

촘스키는 어린아이의 언어 습득 능력을 들어 '인간의 본성' 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반면 푸코는 그건 역사적, 사회적 제약을 받는 인식론적 지표일 뿐 과학적 개념이 아니라고 말한다.  ' 본성 ' 에 대한 대화의 출발점이 시작하자마자 다른 만큼 정치, 권력, 진리에 대한 그들의 견해도 서로 다르다.    

그리고 ' 정의 ' 에 대해서는 촘스키는 인간성의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야말로 ' 정의 ' 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대중이 이룩하려는 사회 혁명은 바로 정의를 달성하려는 것이고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실현하려는 것이며, 혁명이 단지 어떤 집단에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푸코는 정의라는 개념은 특정 정치경제 권력의 지배 수단으로서 혹은 그러한 권력에 대항하는 무기로서, 여러 다른 유형의 사회에서 발명, 유통된 개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 대중들을 위한 지성인의 대담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촘스키와 푸코의 사상 체계의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다간 낭패 볼 수 있다.  다행히도, 나 같은 무지한 독자들을 위해서 이들이 말하고 강조하고 있는 주요 특정 내용을 책 중간중간에 말머리로 표시되어 있다.  말머리 편집 덕분에 이들이 나눈 대화들을 간략히 정리할 수 있었다. (비록 인용한거나 다름 없지만)    

 

사족으로 부족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번 신간평가단 도서중에서 읽기 어려웠던 책인거 같다.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이 글 한 편 쓰기 위해서 이 책의 1장은 틈만 나면 여러번 읽었다. 김득신은 <사기열전>의 '백이편' 을 수만번 읽고나서야 그마나 내용을 이해했다던데 , , ,    

김득신 정도의 득도까지는 안 되었지만, 이 책을 통해 촘스키와 푸코라는 지성의 양대 산맥에서 헤맨 것은 보다 나은 성숙을 위한 정신의 성장통이라고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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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1-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촘스키나 푸코는 어렵긴 어렵죠?
그래도 이 책은 좀 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ㅠ

cyrus 2011-01-23 20:14   좋아요 0 | URL
촘스키나 푸코의 사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저에게는
읽는데 좀 어려웠어요. 그렇다고, 제 리뷰만으로
벌써부터 기 죽지 마세요^^;;

마녀고양이 2011-01-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책 어렵지 않아요 하고 물어보려니까...
페이퍼 맨 뒤에 써놓으셨네요. 크크.

저는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의 글을 보면,
천재란 이런 것이야 하고 생각하게 되염. 너어어어무 어려워서,,, 흐흐.

cyrus 2011-01-24 14:28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책 억지로 완독하고 난 뒤에도 할 말 없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ㅠ_ㅠ

비의딸 2011-01-2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정말 힘든 책이었어요. 서평을 올리기도 벅차서 저한테만 힘든 책인것 같아 많이 고민했어요. 득도... 무엇을 위해 득도까지 해야 하는 회의까지 들지 뭡니까.. ^^;

cyrus 2011-01-24 14:2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두요. 그나마 정치에 대한 논쟁은 그나마 이해하고
공감이 갔었는데 처음에 본성에 대한 논쟁은 확 와닿지 않더라구요^^;;

꽃도둑 2011-01-2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기가 어려운 건 비단 사이러스님 만이 아닌가보네요...저조하게 달린 리뷰만 봐도 그렇고... 비의 딸님은 득도까지 생각하는 걸로 봐서는....ㅎㅎㅎ
아마도 지금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ㅋㅋ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 다들 완주하는 일만 남았네요.
다들 힘내자구요~~

cyrus 2011-01-24 14:30   좋아요 0 | URL
지난 달 <왜 도덕인가?>의 안 좋은 추억(?)이 떠올려서 급히 읽고
후다닥 썼어요..^^;;

아이리시스 2011-01-2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읽으셨잖아요, 그죠? 흡;
저야말로 촘스키는 손도 못대고 푸코는 사놓고 3년째 묵히는 중이고,ㅋㅋ

cyrus 2011-01-25 19:20   좋아요 0 | URL
저 그래서 마음 먹고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구입하고
정독하려고 했는데,, 방대한 분량에다 이에 맞먹는 가격 때문에
좌절했어요 ^^;;
 
불안증폭사회 - 벼랑 끝에 선 한국인의 새로운 희망 찾기
김태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 , , 중략 , , ,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 이 상 <오감도> 시제 1호 중에서 -  

 

 

  

  살얼음 위에 서 있는 대한민국   

세상에는 불안과 공포는 항상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상황에 따라 막연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만약에 당신이 얇게 얼린 살얼음 위를 걷는다고 상상해봐라.  

살얼음 위에 발을 밟는 순간, 얼음덩어리가 깨지면서 당신은 물 속에 빠지게 된다.  

당신이 예전에 살얼음 위에 걷다가 물에 빠졌다거나 혹은 살얼음 위에 한 번도 걷지 않았더라도 살얼음 위에 걷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사자성어 중에서 ' 여리박빙 ' (如履薄氷) 이라는 말이 있다. 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살얼음을 밟게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깨지고 만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가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서민들은 자고 나면 터지는 비윤리적인 범죄 사건에 불안해하고 나날이 오르는 물가에 시달린다. 경제성장률은 호전되고 있으며 상승될거라고 매스컴에서는 장밋빛 희망을 선전하고 있지만, 가계 살림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업과 취업난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한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으며 전국을 덮쳐버린 구제역은 또 한 번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 발전, 성장 ' 을 이룩하겠다는 MB의 신년 포부는 좋다. 하지만, ' 발전 ' 에 눈이 먼 나머지 내부 사회에서 절망의 목소리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인지를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절망의 짐들을 떠안게 된 대한민국은 사회가 언제 무너져내릴지도 모르는, 살얼음 위를 그렇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G20 정상회담 이후에 좋아진 대한민국 이미지에다가 최근 소말리아 해적 소탕 이후로 또 한 번 ' 대한민국 ' 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로부터 강력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기세등등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 대한민국 ' 사람들의 마음은 그리 행복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불안장애에 이르는 병  

우리나라는 높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 행복감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세계 국가별로 행복지수를 산출하는 통계에서는 우리나라는 상위권에 유지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부족한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들은 행복지수에 상위권에 랭크되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행복은 경제성장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유독 국가별 통계에서 자랑스럽게 1위를 하는 것은 바로 ' 자살률 ' 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자살 충동을 부르게 하는 개인적인 심리 문제 혹은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사람들은 ' 불안' 이라는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

불안이란 자기에게 닥칠 위험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미래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고 있어 자기에게 해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감정을 뜻한다. 즉, 우리 앞에 보이지 않거나 맞닥뜨리지 않은 위험 요소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게 되면 ' 불안장애 ' 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불안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불안해 하거나 정도 이상으로 지나치게 불안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대중들의 현재 심리는 ' 불안 ' 이라고 말하기보다는 ' 불안장애 ' 정도에 이르는 아주 위험한 수준이다.  

일년에 한 번씩 치르는 수능시험날이 되면 꼭 수험생 한 명은 자살하게 된다. 기대한만큼 원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절망에 빠지다가 건물 옥상으로 향하고 만다.  앞으로의 생활고를 견디기 힘든 나머지 자신이 낳은 핏덩어리인 자식을 매정하게 버린다거나 혹은 죽음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구제역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게 되자, 대중들 사이에서는 일명 ' 구제역 괴담 ' 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보이지 않는 대상으로 인해 지나치게 불안해거나 극단적으로 과대망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심각한 증상은 자기 파멸을 향하는 지름길이다.  

  

 

  ' 사회 ' 가 만들어낸 만성적 불안

김태형의 <불안증폭사회>에는 우리나라 대중들의 불안 증세를 ' 만성적 ' 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특유의 불안 증세는 최근에서 비롯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 대중들의 심리에 큰 변화가 있었다. 사회로부터 냉혹하게 내팽겨쳐버렸다는 정신적 상처를 얻게 되었고, 그 상처로 인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흉터가 생기게 되었다.  그 흉터로 인해서 사람들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병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국가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정부가 부르짖었던 ' 신자유주의 ' 사회구조 체제는 불안에 떨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에 또 다른 괴물로 등장하였다.   좀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조금이라도 뒤쳐지게 되면 사회에서 낙오된다.  오직, 경쟁 끝에 살아남은 승자만이 최고다.  전장터 같은 사회 속에서 대중들은 ' 신자유주의 ' 괴물을 무서워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 신자유주의 ' 괴물이 양산한  이기심,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 등은 대중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 괴롭히고 있다.  

   

 

  김태형 씨, 당신은 ' 심리학 전문가 ' 이지, ' 정치 전문가 ' 조국이 아니에요.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커다란 원인은 바로 ' 사회 ' 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다수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률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개인의 불행한 문제탓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병리적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을 정신적인 병에 걸리게 만드는 원인을 단지 개인적인 문제로 돌리는 사회적 인식의 틀을 타파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시도이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만성적 불안을 고칠 수 있는 방안을 협소한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정신 질환을 고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 구조에 자리잡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영역들을 축소하고, 사회안전망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세력들이 조직 내부의 건전한 공동체화를 토대로 건설하느냐에 따라 대중적 지지 확보 여부가 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안 증폭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열쇠가 진보의 손에만 쥐어져 있단 말인가?  

책의 저자는 분명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면서도 심리학 박사가 되기 전에는 1980년대 사회운동에 몰두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사회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저자의 진보적인 관점 덕분에 한국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악했다는 점이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이 되었지만, 해결 방안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이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는 진보만이 해결해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있어 진보와 보수, 두 정치권이 보여준 대응과 자세는 부족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입장의 이분법을 떠나서 대립보다는 화합적인 자세를 가지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거 없이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해서 의혹과 대립으로 난무하는 정치권 세력이 만들어낸 사회적 불신을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안증폭의 병의 근원을 뿌리뽑는 일이다.   무조건 불안의 원인을 ' 사회 ' 라는 개념으로 추상적으로 접근하여 정의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개선하려는 의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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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2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똑 불감증을 앓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 이렇군요, 이 사람 심리학자라고 해서 불안을 어떻게 버무려 낼지 궁금했었는데 말이죠~^^

cyrus 2011-01-22 21:44   좋아요 0 | URL
불안에 대해서 심리학적 접근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저자의 사회비판적인 관점이 많았어요.
그리고 불안의 원인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주장에 대해서 반박하기도 합니다.

아이리시스 2011-01-2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상의 시는 하나도 틀린 게 없네요.
이 책 궁금했는데, <오감도> 보니까 관심 뚝!
무섭고 절망적이고 그렇지만 내가 그런 게 아니라 세상이 그런거니까요, 아하하.
심각한 책과 리뷰 앞에 저는 너무 발랄~

cyrus 2011-01-23 20:18   좋아요 0 | URL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하는 것은 불안의 원인은 사회라는 것인데,,
사회문제를 다룬 책들처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이 언급되어 있어요.
하지만, 이미 소개된 내용들이 언급되어 있어서 소리만 요란했던 책인거 같아요. 결국 중요한 사실은 이상의 시처럼 인간에게 불안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인거 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1-2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보수 입장의 글,
또는 진정한 보수에 대한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이러스님, 제게 추천하실 책 없으세요?

cyrus 2011-01-24 14:34   좋아요 0 | URL
아까 방금 마고님 댓글에 책 추천하셨길래 감사의 인사를 드렸는데,,
저도 그렇게 좋은 책을 구별하는 안목이 부족해서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가 없어서,, 괜히 미안해지네요..

보수의 입장에 대한 관련된 책이라면,,
앨버트 O. 허시먼의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보수에 대해서 진지하게 분석하고 논한 책이라서 우석훈, 장하준도
추천한 책이에요.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는데 분량도
그렇게 많지 않더라구요.
 
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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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330] 몰타의 매

 

 

" 톰, 내가 볼 때 샘 스페이드는 자기 집안 문제는 자기가 조용히 해결할 사람일세 . " 

 - 대실 해밋 <몰타의 매> p 30 -  

 

 

  매서운 한파 때 읽어서는 안 될 책   

요즘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전날의 한파보다 추위가 한 풀 꺾었다고 했지만 해가 물러나는 밤은 한파 못지 않게 춥다.   최근의 한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꽁꽁 얼게 만들었다. 물, 수도, 식물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잠시나마 풀린다던데 전국적으로 눈이 또 온단다.  그리고, 또 한 번 한파가 찾아 온다는데, 오스카 와일드가 쓴 단편소설 속에 있는 표현처럼 차디찬 ' 얼음 왕의 키스 ' 를 받게 되었다.   얼음 왕의 심술은 따뜻해야할 집도 피할 수는 없었다. 세탁기가 잠깐 맛이 간 것 이외에는 생활하는데 지장을 줄만한 동파 피해는 입지 않았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바깥보다 춥지 않지만 충분히 마음을 시리게 만드는 한기의 여운이 감돈다.   

그런 차디찬 분위기의 텅 빈 방 한가운데서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를 읽어 보게 되면 오히려 더 추워지고 싸늘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과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날카롭고 차가운 얼음 송곳니와 같은 샘 스페이드의 짧고 절제된 대사들은 ' 금발의 악마 ' 라기 보다는 금발의 ' 아이스 맨 (Ice man) ' 을 연상케 한다.  거기에다가 스페이드가 활동하고 있는 소설 속 배경 역시 더 싸늘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1920년대의 미국 사회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불어닥친 경제 공황의 한파 때문에 싸늘했던 것도 있었지만  ' 금주령 시대의 산물 ' 이라는 별칭답게 대중이 원하던 시대의 영웅은 경제 공황을 타파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대통령이 아니라, 밀주업자로 악명 높았던 ' 스카페이스 ' 알 카포네였다.  대중들이 열광했던 영웅은 아이러니하게도 암흑가의 제왕이었다.   

이런 시대 속에 과연 인간들 사이에서는 따뜻한 정(情)이란게 존재하고 있었을까? 정이라는 것이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싸늘했던 시기가 바로 알 카포네 그리고 샘 스페이드가 살았던 1920년대 미국이었다.  

  

 

  불신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샘의 여자들      

이 소설에는 ' 범인이 누구인가? ' 이라는 초점이 중요하지 않다. ' 금발의 아이스 맨' 샘 스페이드가 맞닥뜨리게 되는 크고 작은 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독자는 샘 스페이드의 진면목과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성격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하드보일드 장르답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는 온감어린 ' 정 ' 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으며 특히, 상대방에 대한  ' 믿음 ' 역시 보이지 않는다.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의뢰인 브리지도 오쇼네시는 자신 스스로도 인정하는 가식과 허위로 가득 찬 ' 나쁜 여자 ' 다.  하지만, 그녀가 ' 나쁜 여자 ' 가 되고 싶어서 나쁜 여자가 된 것이 아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포에서 비롯된 불신으로 가득 찬 나머지 자기 자신마저도 믿지 않게 되는, 어떻게 보면 ' 정' 이 없는 1920년대 사회가 낳은 불쌍한 여자이기도 하다. 

" 나는 나쁜 여자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빠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스페이드 씨, 나를 좀 봐요. 내가 완전히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걸 알죠?  

 (중략)  그러면 나를 좀 믿어 주세요. 아, 나는 너무 외롭고 두려워요. 당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 , ,   

나는 당신을 믿어요.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어요.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할께요. 무서워요. 스페이드 씨. 당신을 믿는 게 두려워요. " 

 - 대실 해밋, <몰타의 매> p 49 -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기 전까지) 그녀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샘 스페이드뿐이었다.  하지만, 오쇼네시는 자기 자신을 불안과 불신의 벼랑으로 몰아세우는 극단적인 상황을 고집한다.  자신과 함께 새 조각상을 훔치는데 공모한 동료마저 믿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결국,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러 그녀의 비관적인 불신이 만들어낸 비수는 그녀의 심장을 제대로 꽂히게 된다.  오쇼네시가 자신의 동료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낸 샘은 매정하게 그녀를 차버린다. 결국, 그녀는 살인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오쇼네시는 믿는 샘 스페이드에게 제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  

오쇼네시 다음으로 비운의 인물은 죽은 샘의 동료의 아내인 아이바이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두 여인의 공통점은 샘 스페이드를 향한 연분을 품고 있다)  그녀는 엄밀히 말하면 불륜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남편의 동료인 탐정 샘 스페이드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녀 역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침없이 샘의 차가운 입술에 뜨거운 키스를 퍼부어도 아이바는 자신의 남편을 죽인 사람이 샘이라고 의심을 한다. 아이바의 등장은 소설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그녀의 의심은 샘의 사건해결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샘 스페이드 씨, 이게 최선입니까? 

' 몰타의 매 ' 라는 값비싼 조각상을 둘러싼 샘 스페이드와 브리지도 오쇼네시 그리고 카이로, 이 세사람 간의 얽힌 관계 속에서 맞물리게 되는 길고 긴 만남의 과정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샘 스페이드의 동료를 죽인 사람이 누구이며, 몰타의 매 조각상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결말 따위가 중요치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결국, 이 소설에서 부각되는 것은 소설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샘 스페이드뿐이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 오쇼네시, 카이로 그리고 샘의 동료까지, 모든 인물들은 비극적인 결말은 ' 불신' 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에 의해서 희생되거나 상처를 입었다.  샘 스페이드는 그런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운 좋게도 살아남았다.  이 소설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무미조건한 샘 스페이드의 성격답게 결말 역시 무미건조하게 끝나버린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드보일드 소설이라서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아서 아쉬운 것이 아니다. 소설의 결말이 읽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대감을 저버려서 작가에 대한 원망함이 살짝 담긴 아쉬움도 아니다.    

내가 느꼈던 그 아쉬움이란, 바로 샘 스페이드 역시 불신 시대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1920년대가 만들어낸 ' 어둡고 차가운 영웅' 이라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서 오쇼네시를 두고 냉정하게 뒤돌아서버린 그의 태도였다.   

" 내가 당신을 믿어야 하나요?  

  (중략)  

나를 만난 이후 거짓 없는 시간을 30분 이상 보낸 적이 없는 당신을?  아닙니다. 믿을 수 있다고 믿지 않을 겁니다. 왜 믿어야 합니까? "  

 - p 277 - 

고질적인 불신으로 인해서 오쇼네시는 ' 인과응보 ' 의 결과를 맞게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무엇보다도 살인을 범했다는 점에서 오쇼네시는 분명히 죄에 대한 처벌을 마땅히 받아야한다.  

하지만, 동료를 죽인 살인죄에 대한 처벌이라는 명목 아래 그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오쇼네시의 여심을 자극하고 이용을 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썩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의 뒷통수를 치고 만다. 샘 스페이드는 애초부터 오쇼네시를 끝까지 믿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법의 심판자인마냥 범죄자를 응징하는 샘의 태도 역시 못마땅하고 차마 눈 뜨고 보기에는 거북스러웠다.  아무리 그가 악의 무리를 소탕하는 탐정이라고 해도 그의 삶에는 ' 정의 ' 와는 거리가 멀다. 죽은 동료 몰래 동료의 아내와 은밀히 연분의 정을 나누웠으며 사건 해결 과정 중에서 오쇼네시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건 해결하는데 별 도움도 안 되는 비용인데도 말이다.   

샘 스페이드, 그도 불신과 허위로 치장하고 다닌 인물이었다.

대실 해밋는 이 소설 한 편 덕분에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샘 스페이드는 하드보일드 탐정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독자들은 이 ' 까도남 ' 탐정의 이야기에 열광을 하였다.  암흑가의 제왕 알 카포네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1920년대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독자들의 샘 스페이드 신드롬은 당연한 사회적 흐름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와 실제로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 그를 만나게 된다면 한 번 묻고 싶다.    

 

 , , , , ,

 

 

  

 

" 샘 스페이드 씨, 죽은 동료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애초부터 불쌍한 여인 오쇼네시마저 믿지 않았던 당신을 내가 믿어야 하나요?   그리고, 당신과 같이 어두운 사회 때문에 불신과 가식으로 치장해야만 했던 오쇼네시를 그렇게 냉담하게 내쳐버려야 했습니까?    

이게 최선입니까?   정말, 당신이라는 사람은 잔인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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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1-2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지고 싸늘해지는 문학이라니, 나도 킵해놔야지!^^

[그러면 나를 좀 믿어 주세요. 아, 나는 너무 외롭고 두려워요. 당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여기 꽂혔거든요. 좋아요, 이거.

cyrus 2011-01-21 23:20   좋아요 0 | URL
이 소설 읽으면서 오쇼네시가 제일 불쌍했어요. 비록 자신의 마음 속에서
비롯된 기우 때문에 죄의 대가를 받았지만,, 유일하게 기대려고 했던
샘 스페이드에게 제대로 버림 받은 결말이 인상 깊으면서 씁쓸했었습니다.

stella.K 2011-01-2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확실히 추운 날 저런 책 읽으면 진짜 더 추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같은 걸
제가 못 읽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ㅎㅎ
더구나 하드보일드는 더더욱.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을 봤는데 그림은 좋은데 영 땡기지를 않아 결국 보다 자고
다시 안 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하드보일드잖아요.
전에 바람구두님이 극찬을 했었는데 도무지 제가 이쪽 취향이 아니라.ㅠㅠ
근데 시루스님 리뷰가 점점 분석적이 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하드보일이라면 하드보일이랄까?ㅎ
아무튼 좋습니다.^^

cyrus 2011-01-22 14:04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이 언급하신 두 소설,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괜히 읽다가 더 추워질거 같네요^^ 저도 카우보이 비밥 재미있게 봤어요, 그 땐 만화 속 주인공 스파이크가 멋있었는데,,^^;;

노이에자이트 2011-0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팜므 파탈만 있냐...옴므 파탈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죠.저는 아주 오래전 영화로도 봤습니다.험프리 보가트가 옴므 파탈의 진수를 보여주지요.

cyrus 2011-01-22 17: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영화 보고 싶어요. 소설보다 영화가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양철나무꾼 2011-01-22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밋 해실의 ‘몰타의 매’ 비껴갈 수 없죠.
'까도남'정도론 부족하죠, ‘차도남’도 약해요.
추워요, 냉랭하고...근데, 좀 멋진건도 사실이예요. 철퍼덕~

cyrus 2011-01-22 21: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위의 노자님 말씀대로 샘 스페이드는 옴므파탈의 대명사인거 같아요 ^^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책이 있다. 

-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p 22 -  

 

 

 

  전작주의자의 꿈   

    

<전작주의자의 꿈> / 조희봉 / 함께읽는책 

 

8년 전에 책을 사랑하고 헌책들을 수집해오면서 살았던 평범한 남자가 책 한 권을 냈었다. 그 남자가 쓴 책은 한때 언론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저자는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다.  책 제목도 낯설고 생소하다.   

 ' 전작주의자의 꿈 '  

전작주의자. 책의 저자인 조희봉이 직접 만들어낸 새로운 용어이다. 쉽게 말하자면 한 작가가 쓴 모든 책들을 읽고, 모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특정 작가의 글에 푹 빠져버린 일종의 홀릭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독특한 독서 스타일을 스스로 정립하려는 의도에서 사용했던 단어는 훗날, 책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자신들이 추구하고자하는 리드 라이프 스타일(Read life style)로 자리잡게 되었다.    

조희봉의 전작주의적 활동은 보는 이들에게는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는 헌책방에 전전해가면서 故 이윤기, 안정효가 쓴 소설이나 이제는 절판이 되어 시중에 구할 수 없는 번역본까지 구하면서 읽어야하는 습관이 있다.  자신이 직접 번역했는지 이윤기 본인마저도 모르고 있었던 책들까지 구할 정도로 그는 진정한 '이윤기홀릭 ' 이다. 이윤기의 글에 대한 그의 전작주의는 훗날, 이윤기마저도 감탄해할 정도로 두 사람 간의 우정이 싹틔울수 있었다.

조희봉과 자신이 스스로 전작주의자를 자처한 독서가들에게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란 전국 곳곳의 헌책방을 순례를 하며 작가가 쓴 모든 책을 섭렵함으로써 그들의 작품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는 장대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전작주의자들의 꿈인 것이다. 

 

 

  2003년에는 전작주의자, 2011년에는 책 사냥꾼  

2010년, 유명 일간지가 주최하는 장편문학상에서 두 작가의 작품이 공동수상하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  고은규의 <트렁커>오수완의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공동수상이라는 보기 드문 결과로 인해서 매스컴과 독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지만, 특히 오수완의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같은 경우에는 이전 한국문학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은규는 단편소설로 이미 문단에 등단한 적이 있는 작가 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수완의 경우에는 이번에 수상된 작품은 처녀작이며 그는 한의사로 활동 중인 아마추어였다. 

재미있게도, 2003년에는 조희봉의 전작주의자, 8년 뒤에는 오수완의 책 사냥꾼은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조희봉과 오수완은 글쟁이가 되기 전에 처음에는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두 작가가 쓴 책들 역시 인간의 ' 책탐 ' 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전작주의자와 책 사냥꾼의 책탐은 서로 같으면서도 다르다. 책 사냥꾼은 말 그대로 시중에 구할 수 없는 작가의 책을 구하는 자들을 일컫고 있지만,  이들은 한 작가의 책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저자, 책 내용에 상관없이 구하기 힘든 희귀본을 대상으로 수집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책 사냥꾼에게는 독서란 불필요한 활동에 불과하며 오직, 희귀본 자체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책 사냥꾼들의 특징   

일반적으로 사냥꾼은 자신이 포획한 사냥감들을 통해서 자신의 사냥 실력을 과시하려는 일종의 자만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보다 약하고 도망다니는 동물들을 잡음으로써 얻게 되는 살육의 쾌감 때문에 왕과 귀족들은 사냥을 고귀한 취미 생활로 여겼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떳떳하게 과시함으로써 자연적으로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때 귀족들만이 할 수 있는 오락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책 사냥꾼도 어떻게 보면 동물을 잡는 사냥꾼의 특징이란 별 다를게 없다. 

책 사냥꾼들에게 자신이 잡아야 하는 사냥감은 바로 책이다. 하지만, 으레 사냥꾼에게는 좀처럼 잡기 힘든 거대한 야생 동물을 잡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듯이 책 사냥꾼들에게는 아무리 유명한 저자가 쓴 책이라도 내용이 평범하면 자신의 사냥감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직,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는 독특한 내용이거나 고서 수집가들도 구하지 못하는 희귀본이야말로 진장한 사냥감인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책 사냥꾼은 단순히 희귀본을 좋아해서 모으는 일반 고서 수집가와는 다르게 묘사되고 있다.  

책 사냥꾼은 쫓겨 다니는 인생을 선택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밤에 걷고 낮에 머물며 눈길이 머무는 곳을 피해 다닌다. 책 사냥꾼은 다른 책 사냥꾼을 믿지 않는다. 자신을 밀고한 책 사냥꾼을 미리 밀고하는 건 책 사냥꾼의 숨겨진 전통이다.  (중략)    

그래서 책 사냥꾼은 다른 책 사냥꾼의 책을 훔치거나 빼앗는데 거리낌이 없다. 

 

책 사냥꾼들의 세계는 책 한 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훔치고 빼앗는 약육강식이다. 서로에게는 적이며 적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스파이처럼 잡입과 감시, 미행하는 것은 물론이며 서로를 속이면서까지 구하고자 하는 사냥감을 어떻게든 손에 얻으려고 한다.    

 

 

  종이책이 사라진 책 사냥꾼들의 시대  

그러나, 이들이 부정적인 수단을 통해서 책을 얻고자하는 이유가 단지,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회는 종말을 맞게 된 종이책의 암울한 미래를 연상시키게 된다.  종이책의 종말론이 떠돌고 있는 사회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끝없는 탐욕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것이다.  

소설 속의 사회에는 이미 종이책이라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 많던 출판사들은 서로 통폐합되어 사라지고, 여기저기 곳곳에는 종이책들이 불태워진다. 그리고 대중들에게는 책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으며 책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쓸모없는 종이덩어리로 전락하고 만다. 책을 읽는 대중들을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북 시티는 사람의 숨소리를 찾아볼 수 없는 유령상가로 되고 만다. 

전자북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사라지고 있는 이 어둡고 암울한 세상이 책 사냥꾼이라는 어두운 괴물 그리고 책을 사냥하는 괴물들이 모인 책 사냥꾼들의 비밀집단인 미도당이 나온 것이다.  이들에게 책은 읽기 위한 지식의 양식이 아니다. 단지, 희귀한 수집품이다.  이들은 구하기 힘든 수집품을 소유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고객들과 은밀히 거래하기도 한다. 결국, 책 사냥꾼이라는 존재는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책을 읽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 지식 ' 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 자본 ' 을 거래하는 사람들이다. 책 사냥꾼들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책의 가치는 밑바닥으로 팽개쳐버리고 말았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라는 가상의 책에서도 언급되듯이 소석 속 세상은 그야말로 ' 책의 지옥 ' 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책의 지옥은 반복된다

많은 책이 많은 이유로 없어졌다. 황제는 책을 붙태웠고 교황은 책에 족쇄를 채웠다. 많은 장군과 정치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책을 만드는 손목을 자르고, 묶었다. 어떤 책은 불태워졌고 어떤 책은 분쇄됐고 어떤 책은 살해당했다. 그리고 어떤 책들은 사라졌다. (중략) 

한 사회는 그 사회에서 사라지는 사람들만큼의 지옥을 갖게 된다 , , ,  

그 사회는 그렇게 사라지는 수만큼의 지옥을 새로 갖게 된다. 

 -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p 213 -

 

이 소설 속 시대는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고 있는 기묘한 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책 속에 간간이 등장하는 책들은 모두, 다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책이다.   세상의 모든 책들에 대한 기록이 담겨져 있다는 전설 속의 고서 <세계의 책>이나 책 사냥꾼들이 찾으려고 하던 <베니의 모험>, 그리고 과거의 책 사냥꾼들의 행적을 그린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까지, 독자들로하여금 진짜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을법한 착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의 환상을 단숨에 깨뜨리고 만다.   

내가 찾는 그런 책은 이제 세상은 없어.  

  - p 206 - 

작가가 그려낸 책 사냥꾼들의 세상 즉 책의 지옥은 비록 소설 속 허구로 등장하고 있지만, 종이책들이 대량으로 불 태워져 말살되는 장면은 기존 사회로부터 배척당해야 했던 책들의 잔혹사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유학서들을 불 태웠고, 라블레가 쓴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은 작가가 활동하던 프랑스 사회를 풍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서로 지정되었다.  이 책 이외에도 역사 속에서 절대로 읽어서는 안 될 금서가 되어야했던 책들이 많았으며 심지어 책을 쓴 작가들의 생사를 결정 짓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전자북의 등장으로 인해서 종이책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종말론적 입장이 대두되고 있다. 벌써부터 미래학자들 사이에서는 ' 종이책은 죽었다 ' 고 사망 선고를 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이미 종이책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자북의 강세 속에서도 종이책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을지, 아니면 정말 소설 속 사회처럼 이제는 종이책을 구할 수 없으며 곳곳에 책이 불태워지는 책의 지옥이 재현하게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책의 지옥이 오게 된다면 종이책만 멸명하는 것이 아니다.  책을 통해서 지식을 얻고자하는 올바른 ' 책탐 ' 을 가진 이들도 멸망하고 만다. 그런 세상은 정말 말 그래도 '지옥'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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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1-1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산더 페히만의 <사람진 책들의 도서관>과 비슷하군요. 안그래도 요새 사람들이 책을 점점 안 읽고 지하철도 까페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풍경도 스마트폰, 탭 검색하는 사람들만 눈에 띄더라구요. 대형서점도 힘들어 보이구요. 종이책이 사라지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외국은 이 정도는 아니라는데. 이제 책을 사고 읽는 행위 자체가 점점 희귀한 모습으로 바뀌어 갈까 걱정되요. 참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cyrus 2011-01-16 23:08   좋아요 0 | URL
이 소설 뒤에 작가가 소설을 쓰면 참고, 인용한 책들의 제목이
수록되어 있는데 블랑카님이 소개하신 그 책도 있습니다.
방금 검색을 해봤는데 재미있을거 같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거핀 2011-01-1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 책이 언젠가 사라질까요? 사람의 취향이라는 관점으로만 보자면 완전히 사라지지야 않겠지요. MP3의 시대인 지금도 LP판을 꾸준히 모으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요. LP의 아날로그한 음질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종이책의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우리에게 종이라는 것이 무한정 남아있는 자원은 아니니까요. 종이는 언젠가는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그 때쯤 되면, 종이책은 정말로 엄청난 보물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솔직히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대형서점에 가득쌓인 책들을 보면서, 이 중에 진정으로 가치있는 책들은 몇 권이나 될까. 대부분은 낭비이고, 과잉이 아닐까..하구요. 오만한 말이지요.^^;)

cyrus 2011-01-16 23:13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종이책이 완전히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입장이고
종말론을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맥거핀님의 말씀대로 가치 없는 책들이 과잉되는 마당에
그것들이 단지 보물이라는 가치만으로 고가로 거래될 수 있다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책 속에 등장하는 책 사냥꾼들이
찾고자하는 책들은 그렇게 읽을만한 가치가 없는 책들이기도 하거든요.

아이리시스 2011-01-17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사냥꾼..> 읽어야하는 입장인데,
시루스님 리뷰 가끔 잘 훔쳐보고 있습니다.^^

종이책 사랑은 저도 마찬가지고, 책의 가치는 제가 논하기엔 너무 깊고도 어려운 문제.
그래서 책을 즐기며 읽되, 책탐은 버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별 다섯개라.. 기다려지네요.^^

cyrus 2011-01-17 11:1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아이리시스님 ^^
저는 이 책 괜찮은데 읽는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엇갈릴거 같아요.
사건 전개는 재미있었는데 이에 비해 결말이 약간,,,^^;;
그래도 우리나라에도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소설인거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1-17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희봉이 아니고 조희봉인데 말이죠~^^

조희봉, 이 냥반 이제는 강원도 어디 우체국에서 일을 한다죠.
책도 옛날처럼 많이 읽지않고,
책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배우려 한다지요.

전,며칠 전 눈 많이 오던 날, 지하철 탔다가 깜짝 놀랐지 뭐예요.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 들여다 보고 앉아 있는 사람이 훨씬 많지 뭐예요~^^

cyrus 2011-01-17 11:21   좋아요 0 | URL
죄송해요. 또 오타 실수를 했네요. ^^;;
저도 서울에 갔다가 오는데도 기차 안에서 책 읽는 사람이
한 두 명뿐이었어요. 대부분 스마트폰, 돈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은
갤럭시탭을 쓰기도 하구요..^^;;

마녀고양이 2011-01-1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암울해요.... ㅠㅠ
어제 안 그래도 뉴스에서 종이의 소비가 10% 이상 줄었다는 소식과 함께
종이책을 대체할 전자북 이야기가 나왔어요.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렇게 쉽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몇년 전에 TV를 2012년부터 모두 디지털 방송 TV로
바꾼다고 했었지만 불가능한 꿈이거든요. 그리고 핸펀도 010- 으로 다 바꿔야 한다지만
저는 아직도 011-을 유지하는 중이구요. 책은..... 더더.....

지금은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 정보 귀한 줄 다들 모르는 시대죠. ^^

cyrus 2011-01-17 13: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제 아날로그 TV를 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변화하는 건 분명 좋은 건 사실이지만,
이전의 것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쉽기도 하네요.

잘잘라 2011-01-1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책이 있다.

밤하늘에 별이 아무리 많아도, 구름 낀 날에는 별을 볼 수 없고
밤하늘에 별이 아무리 많아도, 더 밝게 빛나는 별은 꼭 있는 법이고
밤하늘에 별이 아무리 많아도, 맨눈엔 보이지 않는 별이 대부분이고

흐린 날에도 별은 빛나고 있다는 걸 알고(믿고)
큰 별이든 작은 별이든 빛나는 게 별이고(반짝반짝)
누가 보거나 말거나 빛나는 임무를 다해야 별이고!

cyrus 2011-01-17 19:43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도 댓글을 찜하는 기능이 없나요?
댓글이 멋있어요 ^^

꽃도둑 2011-01-1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인해 벌어지는 일들이 참으로 많네요. 책도둑, 전작주의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종이책 그리고 책사냥꾼들..
책 사냥꾼들에게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책은 뭘까요?,,갑자기 궁금해지는데요?.. (만약에 그런 일이 실재로 일어난다면,,)

cyrus 2011-01-17 19:4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시중에 구할 수 없는 절판본 같은게 고가에 거래되겠죠.
제가 알기로는 사드의 <소돔 120일>이 알라딘 중고가격이
최고가로 판매되고 있던걸로 알고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헌책방
같은 경우에는 10만원으로 팔고 있구요,,^^;;

herenow 2011-01-1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언급하더니 그새 읽으셨군요. ^ ^
'책'의 본질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종이뭉치? 지식? 소유? 경험? 발현? 표상?

신비주의에 '아카식 레코드'라는 게 있잖아요. 예전에는 그게 두루마리 형태였다는데
전자책 시대에는 터치 스크린에 홀로그램 방식으로 나타날런지... ㅎㅎ;

cyrus 2011-01-18 01:23   좋아요 0 | URL
지난주에 이 책을 언급한 곳이 제가 자주 들리는 출판사 카페뿐인데,,
어,,, 어떻게 아셨죠,,,? ^^;;

herenow 2011-01-18 13:05   좋아요 0 | URL
그동안 당신을 쭉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밤길 조심하시길...


- 책 사냥꾼.


제 <중고책 탐구생활> 댓글에서도 이 책 언급하셨잖아요.
편의점 왔다갔다 할 때 '밤길' 조심하세요. 미끄러질라.. ㅋㅋ;

cyrus 2011-01-18 17:19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몰랐어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제가 일하는 편의점 주위에 안그래도 언 길 투성이라서
조심하고 있었는데,, 히얼나우님은 '초' 능력자 같은데요 ㅎㅎ
님도 언 길 조심하세요 ^^
 
미다스의 노예들 바벨의 도서관 9
잭 런던 지음, 김훈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끝나지 않은 잔인한 게임 

 

작년 연말 무렵에 <쏘우 3D>가 개봉되었다. 직쏘가 제시한 끔찍한 살육 게임이 또 한 번 시작된 것이다. 영화 전작과 2편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지만, 그 다음 시리즈들은 보지 않았다. 아니, 보지 않았다기보다는 일부러 안 봤다.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 나올수록 선혈이 낭자한 장면들만 많아질뿐 전작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살인 장면들이 난무하는 영상을 계속 본다는 것도 고역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일곱번째 쏘우 시리즈가 3D라니 , , ,  안 그래도 잔인하고 충격적인 살육 장면들이 더 실감나게 그려질 것이다. 식후경으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봐서는 정말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쏘우 3D>가 국내에 개봉된지 얼마 안 되, 우리나라에도 정말 영화 속 직쏘의 게임과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 캣쏘우(Catsaw) ' 라는 네티즌이 아기고양이를 처참히 난자한 잔인한 사진과 영화 <쏘우>를 모방한 문제의 글을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림으로써 많은 네티즌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캣쏘우가 올린 사진 속 새끼고양이는 턱이 잘려나가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  캣쏘우는 고양이를 소홀히 대하는 자들을 위한 일종의 경고임을 암시하면서 죽어가는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욕설과 모독감을 주지 않으면서 설득만 시키면 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영화 <쏘우>의 직쏘처럼 네티즌들에게 새끼고양이의 목숨을 걸고 살인 게임을 제안한 것이다.   

유명 공포영화를 패러디한것치고는 너무 잔인하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에게 잔인한 행위를 한 것도 문제지만 단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의 목숨을 내걸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도가 지나친 엄연한 동물학대이다.  현재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 상에서는 캣쏘우는 게임을 빙자한 5번째 범행을 예고하였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캣쏘우로 의심되는 용의자들을 압축하였지만 지금도 캣쏘우의 정체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다.  경찰이 지목하는 용의자 후보 중에는 동물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네티즌도 포함되어 있다.   

영화 속 직쏘 게임은 이제 끝났지만, 캣쏘우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건이 미궁으로 가면 갈수록 캣쏘우는 어둠의 활개를 치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충격과 분노 속에서 끝나지 않은 잔인한 게임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죄가 없는 또 다른 네티즌들을 향한 근거 없는 의혹과 마녀사냥도 생겨나고 있다.   

   

 

  세기말의 직쏘, 마이더스의 노예들 (M. of. M.) 

재미있게도, 잭 런던의 단편소설 <마이더스의 노예들>에서도 영화 속 직쏘의 살인 게임과 유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황야의 이리><강철 군화>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작가이지만 이 단편소설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작품이다. 

80, 90년대 운동권 시기 때 잭 런던의 <강철 군화>가 많이 읽혔던 독서의 유행에서 알 수 있듯이 잭 런던은 19세기 말에 불어왔던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였다. 이 소설에도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이 물씬 풍기고 있다. 이 단편소설에서는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부르주아의 자본주의 사회에 혐오하는 사회단체로 빙자한 비밀집단이 등장하는데 자신들 스스로 '마이더스의 노예들 ( M. of. M .) ' 이라고 부르고 있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기업을 운영하는 부르주아들에게 접근하여 돈을 달라고 협박을 하는데 만약에 기간 내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한다.  
  

우리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임금 노예들이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거대한 기업연합체들(거기서 선생은 선생의 지분을 갖고 있지요)은 그들의 세계에서 우리가 마땅히 차지해야 할 자리, 곧 우리의 지식인들이 우리가 차지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자리에 올라서는 걸 가로막고 있습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자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천민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느 천민들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가장 뛰어난 뇌를 갖고 있고, 또 어리석은 도덕관념이나 사회적 윤리관 따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중략)  

이제 우리는 이 세상의 자본가 계급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자본가 계급은 싸우기를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중략) 

선생이 우리의 요구 조건을 수락하고 제 시간 내에 적절한 행동을 하신다면 그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 잭 런던 <마이더스의 노예들>, p 113~115 -

부르주아의 자본에 착취당하는 ' 임금 노예' 로 자처하는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얼핏 사회주의 사상상을 지향하는 사회단체를 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기존 사회체제를 부정한다는 점에서는 아나키즘(anarchism)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지향하고자하는 사상을 널리 전파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분명 잘못되었다.  자신의 표적인 귀족과 친분이 있으면서도 아무런 죄가 없는 선량한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하기 때문이다.  살해하고 난 뒤도 희생자들에 대한 일말의 동정심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 일 없다듯이 계속 협박 편지를 보낸다. 연쇄살인을 자행하는 악의 무리처럼 귀족들을 대상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살해 협박을 하는 이들의 어두운 본성은 결말에 이를수록 치밀하면서도 무시무시하기만 하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표적이 된 귀족은 결국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는데 이들의 손아귀에 한 번 들어가는 이상 절대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직쏘와 캣쏘우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는 이상 이들이 만든 살인 게임이 이어지듯이 이 소설 역시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채 끝이 나고 만다. 
 

  

 

  M. of. M.의 살인 게임

하지만, 잔인한 범죄들을 보게 되면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단순히 돈을 노리는 악의 집단도 아니며 부르주아와 기존 사회체제를 부정하는 새롭게 떠오르는 새로운 개혁사상을 지향하는 집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저지른 첫번째 희생자는 귀족과 전혀 관련 없는 이름 모를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범죄 수법은 선량한 시민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는 범죄 집단의 수법과 비슷하다.  

10월 1일 전까지 광고를 통해서 알려주시는 게 좋을 겁니다. 만일 그렇지 하지 않을 때는 우리가 진지한 자세로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바로 그 날짜에 이스트 39번가에서 한 사람을 죽일 겁니다. 노동자인 사람을.  선생도 모르고 우리도 모르는 사람을,  

 - p 114 - 

 
어떻게 보면 직쏘와 캣쏘우의 협박문을 보는 느낌을 준다. 아무런 죄도 없고, 자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시민과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살인 게임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잘못한 사회적 선택이 빚어낸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힘에는 힘으로 맞섭니다. 선생은 선생의 임금 노예들을 짓밟음으로써 살아남았습니다.  오로지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을 겁니다. 우리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믿습니다.  선생의 지시를 받은 전투 지휘관들은 수십 차례에 걸친 격렬한 파업 사태의 과정에서 선생의 피고용인들을 개처럼 쏘아 죽였습니다. 그런 수단에 의지해서 선생은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결과에 불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선생과 마찬가지로 자연법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일어납니다. 

현재와 같은 사회 환경 아래 선생과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살아남게 될까?

 - p 130 -

 

마이더스의 노예들이 진정 말하고 싶었고, 지향하고자 했던 것은 어쩌면 다윈의 진화론일지도 모르겠다. 약한 자들은 멸종하게 되고, 오직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사상에 열렬히 신봉하고 있으면 자신이 믿고 있는 사상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살인 게임을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마지막에 마이더스의 노예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문은 세기말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을 겨냥한 질문인 셈이다.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선사해줌으로써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어디선가 또 다른 표적을 찾아서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마이더스의 노예들보다 더 무서운 것 

이 소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적인 비밀집단의 활동이라는 무시무시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기말에 유행하던 고딕소설에서 볼 수 있는 긴장감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 지지했던 사회주의와 다위니즘을 강력하게 옹호하려는 의도도 보이지 않는다.   

잭 런던은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단순히 세기말이 낳은 무시무시한 비밀집단을 고발하려고 쓴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마이더스의 노예의 존재감에서 비롯되어 대중들을 자극하고 있는 불안과 공포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의 계속된 협박편지와 연쇄 살인에 표적 대상인 귀족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는 시민의 입장으로 대변되는 화자의 묘사는 무서운 연쇄사건 때문에 민심이 혼란해진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 노약자 심지어 경찰관까지 마이더스의 노예들에게 희생되자, 사회는 더욱 더 혼란에 빠지게 된다.  

평화를 지키는 이들이 이렇게 대로에서 무자비한 총탄의 희생자들이 되는 걸 보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불안한 사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p 119 - 

공포와 혼란 속에서도 경찰은 마이더스의 노예들을 소탕하기 위해서 수 천 명의 범죄자들을 감시하였고 조사를 벌였지만, 이들에 대한 작은 단서조차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불안이 감도는 사회에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마저도 실종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의심을 받고 마녀사냥에 희생되는 것이다. 결국, 잭 런던은 이 소설을 통해서 세상을 혹세무민하는 세력과 사상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대중들의 불안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한 것이다.    

직쏘, 캣쏘우 그리고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즐거운 게임인마냥 자신들의 행위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만든 게임 앞에서 감당하지 못한채 ' Game Over ' 가 되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대중들을 즐겁게 보고 있을 것이다.    

잭 런던의 소설이 쓰여진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M. of. M.의 유령은 그렇게 떠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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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13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 15일날 모임 어떻게 오냐? 오게되면 전철역에서 만나서

같이 가자고 ㅋ

cyrus 2011-01-13 13:50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무궁화호 타고 가야겠어요. 아마도 10시 출발하는 무궁화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면 오후 1시 40분쯤될거 같아요. 만날 수 있으면
점심 같이 먹고 출판사로 가요.

다이조부 2011-01-1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낮에 방문할데가 있어서

점심은 힘들겠다. ㅋ 역에서 만나자고 친구 ^^

그리고~ 난 너처럼 20대가 아니잖아 ㅎㅎㅎ

미팅은 고딩 이나 잘 봐줘야 대학생이나 하는거지 ㅋㅋ 내 나이 되면

이제 슬슬 선 보라고 압박이다 캬캬캬

cyrus 2011-01-13 21:01   좋아요 0 | URL
ㅎㅎ 성공하시길 바라요 ^^

2011-01-13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3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1-1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 유명한 그 책이군여~
한번 볼까 싶다가도...고딕 소설은 좀~~~
님의 리뷰를 보니 '혹~' 호기심은 생기네요~^^

cyrus 2011-01-13 21:05   좋아요 0 | URL
보르헤스가 선정한 단편소설들을 수록한 문학전집이에요.
어떻게 보면 세계의 단편소설 전집이라고 보면 될거 같아요.
현재 10권까지 나왔는데 총 29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인지도가 낮아서 도서관에서 이 전집 한권 구하는데도
어렵네요^^;;

다이조부 2011-01-15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네의 닉네임 의 동명의 영화가 올해 개봉하나봐! ^^


조금 있다 얼굴 보겟네 ㅋㅋㅋㅋ

기차 타고 올라오느라고 피곤하겠네 ㅎㅎ

cyrus 2011-01-15 09:17   좋아요 0 | URL
정말요!! ^^;; 나오면 꼭 봐야겠네요ㅎㅎ
저 이제 출발하려구요. 나중에 연락할께요.

starover 2011-01-2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런던의 소설이라서 더 관심이 갑니다.

cyrus 2011-01-20 23:38   좋아요 0 | URL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들도 좋답니다.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세계 문학가들의 단편소설들을
만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