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5만권... 책이 학대당하고 있다]

선일보, 2015년 5월 28일자 (링크) 

 

 

 

발터 뫼르스의 소설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보면 훼손된 책을 수습해서 원상회복시키는 책 병원이 나온다. 종종 도서관에서 지저분하게 훼손된 책을 보면 책 병원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을 긋거나 낙서를 하고 찢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말이다. 그런데 다음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책을 제멋대로 훼손하는 사례는 줄어들지 않는다. 책이 약간 찢어진 것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가끔 책을 읽다가 의도치 않게 종이가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형색색의 밑줄을 긋고, 표시하는 것은 책을 읽는 다음 사람을 불쾌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린 책을 자신의 책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함부로 대한다. 책을 반납받을 때 사서가 책을 점검하지만, 그 많은 책을 낱장 한 장 한 장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책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보다 더 최악의 도서관 이용자가 있다. 장기 연체자다. 책을 빌려 간 뒤 제때 되돌려 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그 책을 읽고 싶은 다른 이용자나 사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사서는 장기 연체자와 다투느라 제일 고생한다. 연체자에게 전화를 걸면 사과하기는커녕 도리어 짜증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고등학생 때 학교도서관 사서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한번은 연체된 책을 돌려받으려고 한 학년 교실 전체를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책을 반납하지 않은 친구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 책을 돌려주는 것이 예의인데 내가 자꾸 반납하라고 독촉을 하면 화를 낸다. 어떤 친구는 이제 와서 빌린 책을 잃어버렸다고 자백한다. 그런데 도서관 책을 잃어버린 행위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도서관 책을 분실한 학생에게 대출자격을 정지하는 학교의 제재가 너무 가벼웠다. 해당 학생의 부모님에게 분실 사실을 알리고, 보상 차원으로 분실한 책과 똑같은 새 책을 구입해야 한다. 이런 제재를 가하면 ‘도서관 책의 소중함’을 모르는 부모들은 반발할 것이다. “그까짓 책 한 권 잃어버렸다고 보상을 해야 하나요? 만원도 안 되는 책 정도면 학교가 마련할 수 있잖아요.”

 

제발 이런 식으로 나오는 부모가 없기를 바란다.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는 책을 분실할 경우, 분실한 자가 금액으로 보상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이라고 해서 보상 규정 적용에 예외가 될 수 없다. 학창 시절, 사회 수업 시간에 학교가 사회화의 중요한 기관이라고 배웠음을 상기하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사회화를 제대로 체득해야 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정해진 기간에 반납하는 행위는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올바른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과정 일부다. 아이가 이런 간단한 행위를 가볍게 여기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공공도서관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사서의 독촉 전화에 “아몰랑~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대답하면서 무시한다. 돈으로 보상할 마음도 눈곱만큼 없다.

 

우리는 책과 그 책을 보려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로 책 한 권 살려고 지갑을 열기가 어려운데 앞으로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나도 책 살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그렇지만 도서관 책은 공공재다. 책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게 될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는 도서관 이용하는 데 있어서 지켜야 할 예의다. 그리고 사서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연체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를 적용하고 싶어도 도서관 이용자가 줄어들게 될까 봐 경고나 대출 자격 정지 정도만 부과하고 수준으로 그친다. 대부분 사서를 그저 책상에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책 대출 반납을 맡는 단순 업무를 하는 일명 ‘꿀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서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도서관 책 회수율을 높이려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장기 연체자의 똥고집을 풀려고 전화 수화기를 몇 시간째 붙잡는다. 여기에 신경 쓰다 보니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 차질을 빚는다. 도서관 자료실을 신축·보수 공사를 하거나 새 책장이 들어오는 날이면 수십만 권 이상의 책을 다 빼고 꽂는 일도 사서가 담당한다. 이러한 수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은 사서를 무시한다. 사서는 도서관을 지키는 문지기이자 관리자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신성한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를 할 일 없는 사람인마냥 천대한다. 

 

책을 안 산다고 해서, 또는 책 읽을 시간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우리나라는 독서율이 낮은 꼴찌 국가로 불명예를 얻는다. 그런데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지고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독서 문화가 발달한 성숙한 교양 시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 책을 제 책인 것처럼 함부로 다루고 잃어버리면 나 몰라라 하는 몰상식한 태도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독서율 높은 나라가 될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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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뫼 2015-05-28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이 뉴스 읽으며 공감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 중 상한 책들이 꽤 있더라고요.

cyrus 2015-05-29 15:5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나온 지 1년도 채 안 된 책 같은 경우는 상태가 너무 안 좋으면 보존서고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요.

안녕반짝 2015-05-28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교다닐때부터 20대 초반까지 정말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봤어요. 책 살 돈도 없었고 그때는 그게 당연했으니까요. 그러다 제 책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봤어요. 첫째는 책 한권에 추억이 쌓이기 시작했고 둘째는 빌려보는 책이 너무 더러워서요. 어느날 책을 읽다 발견한 코의 이물질 같은 걸 보고 기겁하고 용돈을 쪼개서 사서보게 됐어요. 좀 극단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서 보고 깨끗이 읽고 소장하지 않을 책은 타인에게 주는 게 전 현재 좋더라고요.

cyrus 2015-05-29 15:5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책 읽다가 이물질이 묻어 있는 부분을 발견하면 기겁합니다... ㅎㅎㅎ 제가 비위는 강해도 그런 것을 한 번 보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짜증납니다. 그래서 저는 책으로 라면 냄비 받침도 하지 않고, 벌레를 잡을 때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입니다.

Jeanne_Hebuterne 2015-05-29 0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레 절판된 책 사진을 찍어서 자기 블로그에 올린 사람을 봤어요. 그런데 그 책에는 ** 도서관 이라고 도서관 도장이 찍혀져 있지 뭡니까. 사진과 함께한 설명에는, 그 책이 너무 갖고싶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한 다음 분실했다고 말하고 책값을 물어준 다음 자기가 소장했다는데 저는 과연 그가 정말 애서가가 맞는 것일까, 마음 깊이 의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공공재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cyrus 2015-05-29 15:56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 가면 책등에 도서관 청구기호 스티커가 붙어 있는 책을 발견합니다. 도서관에 있어야 할 책이 어쩌다가 헌책방에 오게 된 것인지 그 사연을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도서관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이 그냥 헌책방에 팔아넘길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군요. 이런 사람은 애서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파트라슈 2015-05-29 0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민폐갑 또 있습니다. 수업교재 안사고 도서관에서 혼자만 보려고 다른 서가에 숨겨놓는 얌체들이 상당히 많아요. 전산에는 항상 대출가능이라고 뜨는데 서가에는 없죠.
또 도서관에서 책정리를 잘못해서 책이 엉뚱한 곳에 꽂혀있는 경우인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대출가능으로 전산에 뜨지만 찾을 수 없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있어도 없는 책이 되는 황당한 경우입니다.

cyrus 2015-05-29 15:59   좋아요 0 | URL
제가 대학생 때 친구가 그런 얌체를 한 사실을 알았을 때 명치를 떼려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남이 밑줄 긋고 썼던 책으로 공부하기가 불편해서 수업교재를 직접 구입했습니다. 알라딘 적립금 덕분에 수업교재 구입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5-29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을 사서 읽는 이유, 그리고 빌려주지 않는 이유가 잘 정리되어 있네요.ㅎㅎ 정말 민폐가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역사가 길다, 과거는 찬란했다, 유교덕목 어쩌고 하는데, 근대적인 시민의식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러면 또 한바탕 욕 먹는 소리겠지만요.ㅎ 도사관 책에 낙서를 하거나 공부랍시고 밑줄긋는 사람들은 손목을 잘라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가입니다. 그러고보니 일부러 책을 다른 자리에 두거나 빌려가서 오래 갖고 있는 넘들이 있다는 모 로스쿨이 생각나네요.ㅎㅎ

cyrus 2015-05-29 16:11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 도서관 책으로 공부했던 친구들 중에 성적 잘 받았던 경우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수업교재 가격이 너무 비싼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도서관 책을 제 것처럼 쓰는 행위는 이기적이에요. 게스트님이 로스쿨 이야기를 하시니까 갑자기 책을 빌려 놓고 반납하지 않은 대학교수님이 생각이 났어요. 교수는 학부생보다 대학 도서관 대출 기간이 많으니까 책 한 번 빌려서 반납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거의 6개월 동안 기다려야 해요. 솔직히 저는 교수나 대학원생의 대출 기간이 너무 많은 것이 불만이었어요. ^^

해피북 2015-05-2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 알라딘 회원 중고 사이트에서 제가 찾는 책이 상으로 등록되었길래 책 상태 확인 하려고 보니 `도서관 낙인찍힘`이란 글이 씌여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ㅠㅠ

cyrus 2015-05-29 16:13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이 알라딘 중고에 팔았을 겁니다. 이런 사람 정말 최악입니다.

marine 2015-05-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공감합니다.
장기연체자들, 본인이 책 훔쳤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책에 밑줄 긋고 형광펜으로 칠하고 자기 감상문까지 써 놓은 사람도 봤습니다.
도판 많이 들어가는 책은 몇 장씩 찢어진 책도 많습니다.
이렇게 함부로 대할 바에는 차라리 회원제로 돈내고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할 정도입니다.

cyrus 2015-05-29 16:16   좋아요 0 | URL
도서관 책을 함부로 사용하니까 대학도서관 측에서 일반인 도서관 출입이나 대출을 제한하려는 규정을 만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학도서관의 규정이 쪼잔 하다고 불만을 늘어놓죠. ^^;;

아무개 2015-05-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쌍욕을 하면서
연필로 밑줄 그어진 부분은 지우개로 싹 지우고
접힌 부분도 일일이 펴내고 그럴때 있어요.
ㅠ..ㅠ

cyrus 2015-05-29 16:18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 책에 심하게 접힌 부분이 있으면 원래대로 펴놓습니다. 도서관 책도 마치 제 책 같거든요. 그래서 늘 깨끗하게 보려고 합니다.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아무개님 같은 분들이 고생합니다. ㅠㅠ

2015-05-29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9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Juni 2015-06-0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리고 중고서잠에 팔아버린 사람이 있다니 정말 쇼킹합니다. 그런데 제책중에도 중고서점에서 산책인데 도서관 낙인이 찍혀있군요 ㅠㅠ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모음사, 1992)라는 제목의 단편 추리소설 모음집을 알라딘 온라인 중고에서 샀다. 책 상태가 이라서 주문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을 했다.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는 출간 연도가 꽤 오래된 절판본이지만, 나름 희귀 가치가 있다. 헌책방이나 온라인 중고 책 사이트에서 구하기 힘든 책인 데다가 물만두님이 생전에 이 책의 서평을 남겼다. 사실 물만두님의 서평을 통해서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를 알게 되었다. (책 제목을 줄여서 존 딕슨 카라고 하겠다)

 

 

 

 

 

 

 

 

     

다행히 책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약간 낡은 느낌이 나지만, 종이가 많이 변색되지 않았다. 책이 심하게 갈라진 곳도 없었다. 알라딘 온라인 중고나 중고매장에서 주문한 책 뒤쪽 아래에는 바코드 스티커가 붙어있다. 가끔 바코드 스티커가 서너 장 겹쳐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주인 없는 책이 여러 중고매장을 전전하면서 생긴 흔적이다. 존 딕슨 카에 붙여진 스티커는 네 장이었다. 겹쳐 붙은 스티커는 한 번 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과거가 무척 궁금해서 한 겹 한 겹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스티커를 떼어냈다. ‘강남점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맨 위에 붙어 있는 걸로 봐서는 내가 주문하기 전에는 존 딕슨 카가 알라딘 강남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점스티커를 제거하자 뜻밖의 정보가 적힌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지금까지 알라딘 온오프라인 중고서적을 주문하면서 ‘LA에 판매되었던 책을 만난 것은 존 딕슨 카가 처음이다. 알라딘 LA점은 20137월에 열린 중고서점이다. ‘LA스티커 밑에 나머지 두 장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이 두 장의 스티커가 딱 달라붙은 바람에 더 이상 매입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아무튼 존 딕슨 카가 잠깐 미국 알라딘 중고서점에 있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고 가격은 6달러. 우리나라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6600원이 나온다.

 

책이 유통되는 과정을 잘 알지 못해서 스티커에 있는 정보만으로도 이 책의 외로운 방랑을 알 길이 없다. 그냥 내 나름대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갖은 호기심과 상상력이 일어난다. 이 책의 전 주인은 누구였을까? 어쩌다가 이 책이 미국 LA에 있다가 비행기를 타고 서울 강남으로 오게 되었을까? 존 딕슨 카는 미국과 서울 한 번 찍고 나서야 드디어 안식처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이 책은 더 이상 쫓겨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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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5-2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독자를 거친 유물같은 책이군요...

cyrus 2015-05-28 21:13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의 몇 번째 독자일까요? 제 생각에는 책 주인을 많이 만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붉은돼지 2015-05-2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신기하군요 ^^
아마도 존 딕슨카의 인생유전이 드라마 한편이 되고도 남을 듯 ㅋㅋㅋ

cyrus 2015-05-28 21:14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을 사게 되면 소름이 돋습니다. ㅎㅎㅎ

해피북 2015-05-2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세계를 여행한 책을 만나셨네요 ㅎ 정말 드라마틱해요! 어떤 분들을 거쳐 왔을지... ㅋㅂㅋ,,

cyrus 2015-05-28 21:16   좋아요 0 | URL
알라딘 중고에 등록되는 수많은 책중에 이런 특이한 사연을 지닌 책이 몇 권이나 있을런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나와같다면 2015-05-2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ㅠㅠ 물만두님.. 오방떡님.. 전 아직도
고 조수진님 책 가깝게 두고있어요ㅠㅠ

cyrus 2015-05-28 21:17   좋아요 0 | URL
지금 이 세상에 없는 분들이 남긴 소중한 글을 읽을 때면 숙연해집니다.

표맥(漂麥) 2015-05-27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이력을 알 수 있다는 거. 그것도 물 건너 갔다가 온 책이라는거...
이거 소설의 테마가 될 수 있겠습니다.^^

cyrus 2015-05-28 21:18   좋아요 0 | URL
소설가를 꿈꾸는 분이 표맥님의 댓글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

stella.K 2015-05-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넌 가끔 제목을 잘 붙이는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그게 궁금했어.
이미 중고서점에서 산 책을 또 중고 서점에 갔다 팔아도 되는 건가 하는...?
그렇게 되면 가격이 확 떨어지는가 보다.
그런데 넌 대구에서 샀을 것 아니니?
그 책이 강남에서 너 있는 쪽으로 내려갔다는 말인가?
그 책 운명 한 번 기구하군.ㅋㅋ

cyrus 2015-05-28 21:20   좋아요 0 | URL
알라딘 바코드 스티커를 떼고나서 팔아도 이 책이 중고서점에 있던 책인지 잘 몰라요. 《존 딕슨 카》는 온라인으로 주문한거예요. 한 달 전에 대구점에서 책을 샀는데 강남점 스티커가 붙어 있었어요. ^^

에이바 2015-06-08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딕슨 카가 긴 여행을 마치고 제 자리를 찾았네요.^^

cyrus 2015-06-08 21:11   좋아요 0 | URL
네, 이제는 서재 밖으로 떠도는 일은 없을 겁니다. ^^
 

 

 

 

 

 

 

 

 

 

 

 

 

 

 

 

 

 

 

 

제임스 조이스는 소설을 발표하기 전에 서평을 쓴 적이 있다. 한 번은 ‘아카데미’라는 잡지의 편집장 루이스 하인드로부터 서평 청탁을 받았다. 하인드는 조이스에게 서평 도서 한 권을 주었고, 칭찬 일색의 서평을 기대했다. 그러나 하인드의 예상과는 달리 조이스는 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 내용의 서평을 작성했다. 조이스가 악평을 내놓자 하인드는 불평했다. 이런 식의 서평을 쓰면 앞으로도 잡지에 서평을 게재할 수 없다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글쓰기로 밥벌이하는 조이스를 궁지에 몰아넣는 협박이었다. 그렇지만 조이스는 편집장의 협박 앞에서 기가 눌릴 사람이 아니다. 편집장에게 자신이 악평을 쓴 이유를 알려줬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책 속에 발견한 미적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가 건네준 책에는 미적 가치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이 없어서 쓰레기통에 쳐 넣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조이스는 평생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진정한 ‘개썅마이웨이’였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에 대한 기준이 확고했다.

 

사실 조이스가 생각하는 서평 작성의 기준은 애매모호하다. 왜냐하면, 조이스가 생각하는 ‘미적 가치’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미적 가치’라는 단어 안에는 조이스 스스로 부여한 주관적인 가치가 내포되어 있어서 하인드처럼 조이스의 악평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조이스는 서평을 쓸 줄 아는 사람인 건 분명하다. 그는 서평을 읽는 독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또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 독자가 서평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지식은 문장에 난삽하게 버무려 놓은 서평가의 지식이 아니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책 속의 메시지야말로 진짜 책 속에 있는 지식이다. 서평은 독자 앞에 열려 있는 문이다. 독자가 이 문을 여는 순간, 책의 텍스트에 도달한다. 즉,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서평이란 독자가 이 책을 읽게 싶게끔 초대하는 친절한 문이 되어야 한다. 현학적 수사를 남발하면서 얄팍한 지식을 뽐내려는 서평은 독자가 열 수 없는 문이다. 독자가 아무리 열심히 힘(서평 내용을 이해하려는 생각)을 줘도 지식으로 완전 무장한 문장의 자물쇠를 손쉽게 풀지 못한다. 독자는 서평가의 현학적 탐구열과 지적 수준이 묻어난 서평을 긍정적으로 동의할 수도 있다. 한 편의 멋진 서평이라고 칭찬한다. 그렇지만 정작 서평에서 얻어야 할 진짜 지식은 발견하지 못한다. 그냥 잘 쓴 서평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평이 단순한 요약에 가까운 북 다이제스트와 동등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줄거리만 요약한 서평은 책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을 꼽자면, 독자가 북 다이제스트 같은 서평을 읽게 되면 서평 도서를 읽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책의 미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서평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하늘에 있는 조이스가 어떻게 마음에 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책의 미적 가치란 독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냄새’ 나는 진솔한 내용이다. 독일의 소설가 마르틴 발저는 책이 독자의 인생에 자극을 주지 못한다면 단지 종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독자는 책 속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인생의 체취를 맡고, 아픔과 불안을 느낀다. 발저는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책의 철자가 만들어 내는 고유한 색깔이라고 비유한다. 과장되지 않되 진솔한 인생의 감동을 고이 간직하는 책이 훌륭하며, 그 책의 장점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서평 또한 훌륭하다. 독자는 책의 장점을 직접 느끼려면 그 책을 읽어봐야 한다. 그러면 독자도 책의 미적 가치를 공감할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쓴 서평이나 책에 관한 잡문은 책의 미적 가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고, 현학적 자기도취에 빠진 딜레당트의 한계가 드러나 있다. 부족한 내용의 서평을 좋아하는 사람은 봤지만, 부족한 내용의 서평을 제대로 꼬집은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 후자는 서평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다. 서평가가 만든 문을 열고 책 속의 세계를 확인한다. 서평에 소개되는 미적 가치에 공감하여 그 책을 직접 읽어봤을 것이고, 더 나아가 책에 대한 서평가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다.

 

 

 

 

 

그러니 독자들이여, 서평가가 만든 문을 여시오. 여보세요, 지금 제 글에 ‘좋아요’를 누르신 분! 오늘 하루를 그냥 좋은 서평에 ‘좋아요’만 누르지 말고 서평도서를 읽어보시오. 책의 미적 가치를 느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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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5-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냄새가 나는 글.... 가장 쓰기 어려운 글 입니다.

cyrus 2015-05-16 21: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장 쓰기 어렵고, 만나기 쉽지 않은 글이죠.

수이 2015-05-16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글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지만 인간의 한계가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특히 북플을 시작하면서 말이죠 ㅋㅋ 푹 찔리고 돌아갑니다~~

cyrus 2015-05-16 21:5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ㅎㅎㅎ

fledgling 2015-05-1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이스 전집 사주세요! ^^

cyrus 2015-05-16 21:56   좋아요 0 | URL
너무 비싸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5-05-1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래 `좋아요`만 누르려다가 댓글 남겨요~ㅅ.
전 서평도서 종종 읽는데, 제겐 북플도 죽음이지만 이곳 알라디너들도 그렇고, 서평도서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완전 지름신이걸랑요~^^
책으로 탑쌓기 대회 같은거 개최하면 전 분명 수상권 안에 들 자신 있습니다~!

cyrus 2015-05-16 21:58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좋은 서평을 만나면 그 서평도서를 안 읽어요. 그래도 제가 읽었던 책의 서평을 만나면 꼼꼼하게 읽습니다. 저는 알라딘 대구점 구매왕 이벤트를 하면 수상권 안에 들 자신이 있습니다. ^^

stella.K 2015-05-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지막 말이 참...!
요즘 서평집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
그런데 그 책은 읽지 않으면서 서평책만 읽는 오류에 빠질까 봐
그것도 경계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긴 하더라구.
그런데 또 그런 서평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데 도움은 되더라구.

니가 너의 서평글에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니? 나는 어쩌라구...ㅠ
나는 점점 서평을 못 쓰나 봐.
좋아요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최근엔 당선작이 돼 본적이 없고
이젠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구.
어떤 땐 그놈의 좋아요가 은근 적극적으로 비교의식을 부추기고 있잖아.
늪이고 양날의 칼이란 생각이 든다.ㅠ

cyrus 2015-05-16 22:10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읽은 서평집이 로쟈님 책뿐이에요, 최근에 나온 <정희진처럼 읽기>나 <집 나간 책>은 안 읽어봤어요. 북플에 접속하면 이웃들이 쓴 서평 수십 편 이상은 읽으니까 서평집 읽을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여기 알라딘에서도 서평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좋아요’ 수, 댓글 달린 수, 블로그 조회수가 적다고해서 블로거가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글에 ‘좋아요’ 수가 많은 것은 제가 다른 이웃 블로그에 남긴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서 그래요. 저는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눌러주는 이웃의 글에도 ‘좋아요’를 눌러줘요. 일종의 호혜성 이타주의적 관계예요. 거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15-05-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너무 좋은대요~~*^^* 좋은 서평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구요~ 저도 cyrus님 의견에 적극 공감해요.
좋은 서평이란 결국 그 책을 읽게끔, 사게끔 이끌어 줘야한다고 말이지요.
저같은 경우는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읽는 경우도 많지만, 서평을 쓴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도 `사람 냄새`를 중요시하는 사람인가봐요~~~ㅋㅎ

cyrus 2015-05-16 22:14   좋아요 0 | URL
책에 대한 서평가의 생각이나 느낌이 진솔하게 나타나면 책을 읽어보고 싶어져요. 단발머리님의 말씀처럼 서평가의 생각이 궁금하게 되고, 만약에 책을 읽어서 서평에 언급했던 서평가의 생각에 공감하면 책을 잘 읽었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러면 좋은 책을 소개해준 서평가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 줄거리만 있는 서평은 영혼 없는 글 같습니다.

에이바 2015-05-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저도 서평이라고 쓰곤 있지만 어떤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어떤 책은 느낌만, 어떤 책은 줄거리부터 구구절절 샅샅이 훑어가며 늘어놓게 되는데요. 정보제공이란 목적에 어긋나잖아요. 너무 길게 쓰면... 아무래도 애정의 차이인 듯 해요. 생각해보면 제가 쓰는 글은 다른 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제 즐거움을 위한 거라 그런가봐요.

cyrus 2015-05-21 20:57   좋아요 0 | URL
줄거리만 쓰는 서평은 장단점이 뚜렷해요. 책의 핵심 내용을 원하는 독자가 읽으면 좋지만, 단점이 출판사 서평에 소개된 줄거리 위주로 썼다면 독자서평을 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불특정 다수 독자에게 좋은 책을 알리고 싶은데 이 두 가지 장점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게 쉽지 않습니다. ^^
 

 

 

 

 

 

 

알뜰한 주부는 장 보는 습관부터 다르다. 생활 속에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아낀다. 똑똑한 장보기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쉬운 방법은 ‘장바구니 목록’을 활용하는 것. 꼭 필요한 물품만 목록에 작성하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초특가 기획 판매’라는 유혹이 곳곳에 널려 있다. 아무리 쇼핑목록을 작성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눈길도 주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하더라도 커다랗게 적힌 ‘할인 판매’라는 글자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게 주부의 마음이다. 생활비 지출을 줄이려면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습관을 갖고, 목록에 있는 물건들만 사야겠다는 약속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결국, 내 마음 속에 있는 ‘지름신’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미국 의학저널에서는 장바구니 목록 작성이 건강과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먹거리를 사기 전에 미리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면 더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사람과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시장에서 즉석 구매를 하는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체중을 분석한 결과, 즉석 구매를 한 사람의 체중이 목록을 작성한 쪽보다 2kg 이상 많았다. 이 실험만 가지고 장바구니 목록 작성과 체중의 상관성을 명확히 규정을 내리기 어렵지만,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충동적으로 구매할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애서가가 책을 사기 전에 장바구니 목록을 만든다면 지름신과의 싸움에 승리할 수 있을까? 나는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충동구매의 유혹을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만 있다면 지름신을 쫓아낼 수 있지만, 유혹의 손아귀에 빠져나오지 못하면 목록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인터넷 서점을 애용하는 독자의 장바구니(또는 보관함)에는 사야 할 책이 꽉꽉 차 있다. 주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고르긴 하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담는 책들이 있다. 이런 경험은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가입한 지니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고 자신의 회원 계정에 있는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다음에 다른 책들도 둘러보고 역시나 마음에 드는 책을 몇 권씩 고른다. 너무나도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으면 저장된 책이 수십 권 이상 족히 넘어간다. 지니는 장바구니에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달콤한 설렘과 고민을 동시에 느낀다. 이 많은 책을 다 사고 싶은데 이 중에서 무얼 사야 할까? 한참 동안 생각하던 지니는 한 달 전에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은 책은 사지 않고, 몇 분 전에 ‘자스민 공주’라는 닉네임이 운영하는 알라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모 작가의 신작 도서를 구매했다. 지니가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것은 구매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니는 구매의사가 있었던 책을 구매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포함되지 않은 책을 구매한다. 이런 구매 성향을 반복할수록 장바구니에 저장한 책은 점점 많아질 뿐, 정작 사지 못한다.

 

책 사는 비용 지출을 절감하기 위해 정말 원하는 책만 장바구니에 저장하는 애서가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찜을 한 책보다는 유명 서평가나 블로거가 추천하는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알라딘에 반값 할인이 허용되었던 시절에는 장바구니는 무용지물이었다. 나는 신간보다는 구간도서(판 끊어진 책도 포함)를 사는 편인 데다가 충동구매를 할 때도 있어서 장바구니 기능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북플의 ‘읽고 싶은 책’ 기능은 알라딘 보관함에 연동되었는데 현재 87권의 책이 저장되어 있다. 북플을 처음 시작했을 땐 ‘읽고 싶은 책’ 기능을 이용했지만, 요즘은 쓰지 않는다. 북플에서 만난 이웃들 덕분에 읽어볼 만한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읽고 싶은 책’에 저장했지만 부끄럽게도 구매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그렇지만 읽고 싶거나 사고 싶은 책들을 엑셀에 써넣는다. 관심 있는 책들을 나름대로 분류하고 목록으로 만든다. 엑셀로 만든 목록은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오프라인 서점이나 헌책방에 책을 살 때 참고한다.

 

 

 

 

 

 

 

 

 

 

 

 

 

 

 

 

 

 

알라딘의 장바구니, 보관함, 마이리스트 그리고 북플의 ‘읽고 싶은 책’ 기능은 책과 관련된 ‘목록’ 그 자체다. 지금도 누군가는 장바구니에 읽고 싶은 책을 보관하며 어떤 이는 ‘마이리스트’를 만들어 관심 있는 책을 따로 정리하고 있다. 북플에 이제 막 가입한 사람은 ‘읽고 싶은 책’을 몇십 권씩 골라서 체크할 것이다. 우리가 목록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 속에는 인간의 소유 욕망이 꿈틀대고 있다. 고대인들은 우주처럼 한계가 없는 대상을 마주쳤을 때 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대상의 속성을 무한히 나열했다. 반면 우리는 한계 없는 소유 욕망을 마주쳤을 때 간접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사물을 끊임없이 나열하고 있다. 목록의 무한성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난장판처럼 흩어진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욕망은 목록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듯이 책을 소유하고 싶은 애서가 혹은 장서가는 목록 작업으로 소유 욕망을 해소한다. 점점 양이 많아지는 목록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애서가는 혼돈에 이르고 만다. 목록에 포함된 이 많은 책 중에 무엇을 사야 하나. 움베르토 에코는 목록의 무한성을 즐거운 혼돈으로 받아들이고 즐기자고 말한다. 애서가는 책을 장바구니나 보관함에 저장하면서 즐겁고도 괴로운 고민에 빠진다. 장바구니에 하루에 몇 권씩 늘어나는 책들을 보면서 언제 살 수 있을지 한숨 쉬며 걱정한다. 여기서 무언가를 더 읽으려는 욕구가 솟아난다. 독서 욕구는 애서가의 본능이며 책에 대한 사랑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오늘도 책의 유혹에 벗어나지 못하는 애서가 동지들이여, 즐거운 혼돈을 즐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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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5-1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입에 파산 직전입니다. ㅠㅠ 요즘 대부분 중고 책 나오길 기다리며 추가 구매 억제 중 입니다.

cyrus 2015-05-12 20:49   좋아요 0 | URL
저는 신간도서를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매주 알라딘에 접속하면 읽고 싶은 신간이 한 두 권씩 발견하는데 샀으면 아마도 책값이 10만 원을 넘었을 겁니다. ^^;;

붉은돼지 2015-05-11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같아서는 책장에 무슨 부적이라도 하나 붙여야할것 같아요 ㅠㅠ

cyrus 2015-05-12 20:51   좋아요 0 | URL
지름보살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5-1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글 좋네요. 지름신이 강한 이유가 있었군요. 지름신 강림하고 나면 항상 후회`를... 10권 사면 7권은 사지 말아야 할 그냥 그런 책을 요즘 계속 구매하게 되네요.... 확률이 무척 떨어졌습니다. 고민 중입니다. 확률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겠어요.

cyrus 2015-05-12 20:53   좋아요 0 | URL
사지 말아야 할 책을 사고 나면 그 중에 몇 권은 안 읽거나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에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제 경험입니다. ^^;;

개암나무 2015-05-1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도 여러 기능이 있네요. 눈팅용으로만 써서 아직은 뭐가 뭔지..

cyrus 2015-05-12 20:56   좋아요 0 | URL
저도 북플은 눈팅용이라서 북플로 글이나 사진을 올린 적이 한번도 없어요. ㅎㅎㅎ

에이바 2015-05-1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보관함보며 배부르다고 착각(?)을 유도합니다. 잘 되진 않는 것 같지만요;; 반값 세일 때는 괴롭지만 행복했는데요... 요즘은 북플 때문에 보관함 터질 지경입니다. ㅠㅠ 따로 목록을 만드는 건 좋은 생각이에요. 팁 고맙습니다.

cyrus 2015-05-12 21:0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장바구니나 보관함은 로그인하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어서 사지 않은 책들을 보면 신경이 쓰여요. 목록은 책을 살 때만 확인합니다. 이렇다보니 신간도서보다는 이미 사놓고도 읽지 않은 책에 더 관심 가게 되더라고요. 에이바님에게 제 방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만병통치약 2015-05-1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장바구니에 책 500권 가격으로 천 만원 어치 있습니다. ㅋㅋㅋㅋ

cyrus 2015-05-12 21:04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 안에 있는 책 500권 중에 몇 권은 절판되거나 품절되었을 겁니다. ㅎㅎㅎ

돌궐 2015-05-11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레나에 투입할 검투사들의 신체와 나이, 치아 상태들을 점검하기 위하여 인력시장(도서관)에 먼저 신청해서 간을 봅니다. 그래도 쓸만하다 싶으면 그제서야 사지요. 아 물론 가끔 스파르타쿠스급이 뜨면 바로 사긴 합니다.

cyrus 2015-05-12 21:07   좋아요 0 | URL
스파르타급! ㅎㅎㅎ 비유가 아주 좋습니다. 이런 책은 표지만 봐도 고릅니다.

수이 2015-05-1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기기 쉽지 않아 ㅋㅋ

cyrus 2015-05-12 21:08   좋아요 0 | URL
요즘 신간도서를 즐겨 읽으시던데 배부른 소리를 하십니다.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05-1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손꾸락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숙제를 해야해서요~ ㅎ
장바구니는 담아만 두는걸로~~~

cyrus 2015-05-12 21:12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 기능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물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사고 싶은데 망설이거나 미루면 장바구니에 담으면 그만이잖아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5-12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을 늘 줄이고 줄여봐도, 금방 채워집니다. 다른 취미를 끊고 책에만 올인해도 모자랄 지경이네요.

cyrus 2015-05-12 21:14   좋아요 0 | URL
저는 신간도서는 구입하지 않지만, 헌책방이나 중고서점에 있는 구간도서를 구입하고 있어서 여전히 책 욕심을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

럭키언니 2015-05-1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배송중...

cyrus 2015-05-12 21:15   좋아요 0 | URL
`배송중`이라는 단어만 보면 책이 얼른 집에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
 

 

 

 

 

 

 

 

 

 

 

 

 

 

 

 

 

 

 

장샤오위안《고양이의 서재》(유유, 2015)을 읽다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지면서 공감되는 일화가 눈에 띄어서 여기에 소개해본다. 장샤오위안은 과학사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면서도 성(性)을 연구한 적이 있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평을 꾸준히 작성할 만큼 책을 모으고 읽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의 ‘책벌레’다. 그의 유별난 책 사랑은 외국에 여행을 가서도 이어진다. 장샤오위안은 독일을 여행하다가 베를린에 있는 에로티크 박물관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나온 소장품 목록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박물관에 책이 없어서 구하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난 후, 장샤오위안은 어느 여성과 함께 포르투갈 리스본 거리를 걷다가 작은 서점을 발견했다. 참새는 떡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는 법. 서점 내부를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발길을 향하는 순간, 서점 진열대에 자신이 예전에 사고 싶었던 베를린 에로티크 박물관 도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당장 이 책을 샀다. 운이 좋게 레어템을 획득했다. 그런데 서점의 여성 직원은 영어로 ‘Erotic’이라는 문자가 크게 박힌 책을 고른 장샤오위안에게 묘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책을 구매한 사실을 동행한 여자에게 들키고 말았다. 서점의 여성 직원은 섹슈얼한 내용이 있는 책을 고르는 손님을 이상하게 생각했고, 동행한 여자는 서점 직원들이 자신과 장샤오위안을 불륜 관계로 보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 반면 장샤오위안은 여성 직원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의치 않았다. 원하던 책을 손에 넣었으니 그저 즐거웠다.  

 

나도 장샤오위안처럼 성을 주제로 한 책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모은 책들은 대부분 성을 문화나 역사적 관점으로 정리한 내용이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유명 작가가 쓴 성애소설이다. 이런 책들은 남성 독자들의 관심을 많이 끌 법한데 실제로는 잘 팔리지 않는 듯하다. 서점에 구할 수 없고, 대부분 절판의 운명을 맞는다. 이런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사지 못한 채 그저 책 앞에서 입맛만 다신다. 장샤오위안처럼 물불을 두려워 않는 용기와 어떤 시선(특히 서점 여성 직원)에도 주눅이 들지 않는 당당함이 있어야 제목에 ‘sex’가 들어간 책을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서점에서 이런 책을 여성 직원 앞에 내보이면 오해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에서 남성 직원도 그렇게 생각한다. 일을 하느라 여념이 없어도 평범한 손님들이 고르지 않는 책을 사는 손님의 속내가 무척 궁금할 것이다. 성 관련 책을 고르는 손님은 소수에 불과하다.

 

 

 

 

 

 

 

작년에 알라딘 대구점에서 토머스 라커의 《섹스의 역사》(황금가지, 2000)를 샀다. 이 책은 정말 특별하다. 국내에 섹스와 문화와의 이해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판이 일찍 끊겼다. 2000년에 나온 책이라서 재출간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가 이 책을 특별하게 여기는 또 다른 이유가 출판사가 ‘황금가지’라는 점이다. 황금가지 출판사는 민음사의 장르문학 전문 자회사이다. 1996년에 ‘황금가지’ 출판사가 정식으로 출범했으니 《섹스의 역사》는 출판사가 들어선 지 4년째로 접어든 초창기에 나온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섹스의 역사》가 출간되기 전에 이미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성과 사랑의 역사》(1996)라는 제목의 책을 낸 적이 있었다. 알라딘에 검색하면 프랑스 아날학파 역사가 필립 아리에스가 책의 저자로 나오는데 필립 아리에스의 단독 저작물이 아니다. 성 과학과 각종 성 담론에 관한 프랑스 학자들의 저작물을 발췌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 미셸 푸코의 글(제목은 ‘순결의 투쟁’)도 수록되어 있는데 《성의 역사》(나남출판, 2004)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어쨌든 《섹스의 역사》를 운 좋게 발견해서 기분은 좋았으나 사는 것이 문제였다. 이 책을 고른 손님을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벌써 내 심장에 진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알라딘 매장 직원들은 대체로 나이가 젊다. 나도 그들과 같은 세대라는 점에서 직원들이 《섹스의 역사》를 고른 자기 또래 손님을 이상하게 볼 것이다. 《섹스의 역사》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기에 직원과의 민망함을 줄이려고 남성 직원에게 책값을 지불했다. 책 바코드를 찍고 책값을 직원의 손에 건네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만약에 이 책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 오랫동안 망설였다면 장샤오위안 같은 손님이 샀을 것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좋은 책(?)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경험은 약과였다. 몇 달이 지나고 알라딘 대구점에서 윌리엄 A. 유잉의 《몸》(까치글방, 1996)을 사면서 또다시 민망한 시간이 찾아왔다. 《몸》은 성 관련 책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를 찍은 예술 사진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을 발견했을 당시에 《몸》은 비닐 덮개 안에 보관된 채 책장에 꽂혀 있었다. 이 책이 19세 미만 청소년이 봐서는 안 되는 건 줄 알고, 보호 차원에서 비닐 덮개를 씌운 것일까? 비닐 덮개가 뜯겨져 있지 않아서 책 보존 상태가 아주 훌륭했다. 이 책도 시중에 구하기 힘들어서 온라인 중고가가 꽤 높게 책정되어 있다. 이때 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책 표지가 신경이 쓰인다. 책 앞표지는 벌거벗은 여성의 복부가, 뒤표지는 역시 벌거벗은 상태인 여성의 등 부분이다. 지금 생각해도 책 앞표지를 보면 볼수록 민망하다. 딱 봐도 벌거벗은 여성의 복부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가슴 아랫부분이 살짝 드러나 있고, 책 중간에 있는 배꼽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 제목을 넣지 않은 디자인 방식이 오히려 자극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페티시즘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책 표지가 난감하다. 역대 우리나라 출판물 사상 가장 특이한 책표지다. 《몸》도 《섹스의 역사》를 샀을 때처럼 책 계산을 남자 직원에게 맡겼다. 다행히도 《섹스의 역사》와 《몸》은 각각 다른 남성 직원이 계산했다. 만약에 동일 직원에게 계산을 맡겼다면 이런 책을 고른 독자의 취향을 의심했을 것이다. 이제는 민망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아서 웬만하면 성 관련 책은 온라인 중고책 판매 사이트에서 주문한다. 장샤오위안처럼 직원의 눈치에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함을 키워야겠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성 관련 책을 서점에서 사는 일이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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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gling 2015-05-07 2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성인 만화책이나 포르노 잡지 사는 것 보다는 교양있어 보이고 덜 민망할 것 같은데요! 저도 성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오르가즘의 기능>, <에로티즘> 을 사두고 부모님이 이 책을 눈치채지 않기를 빌기도 했지요. 하지만 성을 알고보니 별게 아니더군요. 잘 모를수록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요. 현재는 당당히 서재에 꽂아 놓고 성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얘기하는 편입니다. 미성년자든 성인이든 친구든 성이야기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개방적인 자세로 올바르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자 속옷이나 성인용품 사는 것보단 덜 민망한 것 같아요! 😊 그냥 막 지르시길! 용기를!

cyrus 2015-05-07 21:01   좋아요 0 | URL
<오르가즘의 기능>, <에로티즘>은 제가 사고 싶은 책이에요. 저도 사람들 눈에 보이는 책장에 보관하고 싶은데 지금은 저만 아는 비밀 공간에 보관하고 있어요. 가끔 여동생이 책장에 책을 고를 때가 있어서 이런 책을 보면 오해를 할 수 있거든요. <가슴 이야기>라는 책을 보고 제 동생이 저를 음흉한 사람으로 보더군요... ^^;;

AgalmA 2015-05-0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시경>을 중고서점에서 사려는데, 주인장이 그거 어려워서 사도 안 읽으실 걸요, 하며 얕잡아보는 말투로 말하더군요. 음, 책 사러 갈 때 똑똑해보이는 복장을 해야하나 난감;

달걀부인 2015-05-07 22:10   좋아요 0 | URL
풀테안경과 가죽서류가방, 혹은 아주 어려운 철학책을 한권 손에 든채 시작하심이...^^

AgalmA 2015-05-08 02:26   좋아요 0 | URL
달걀부인님, 제가 뿔테를 선호하는 데도 안 먹혔어요ㅎ 제 관상이 유재석 과는 아닌데, 제 노력보다 아마 상대가 저를 그리 본다면 어떤 노력도 무용할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cyrus 2015-05-08 18:27   좋아요 0 | URL
주인장의 말이 얄미운데요. ㅎㅎㅎ

fledgling 2015-05-0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그렇군요! 저도 여동생이 있긴한데 제 책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하네요! 여동생에게 성교육과 성상담 해주시면 오해가 풀리실듯! ^^ 저랑은 분위기나 성격이 달라서 거부하시려나요~

cyrus 2015-05-08 18:28   좋아요 0 | URL
동생과 따로 살고 있어서 성에 대해서 얘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달걀부인 2015-05-07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교 1학년때 독일에서 나온 성 관련책을 샀더렜어요. 독일에서 성교육교과서로 쓰인다는 띠지가 붙어있었죠. 안에는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성기가 발기하는 사진이 여러 컷으로 실려있는데..(원서에는요) 한국판에선 검열에 걸려 삭제되었다고 쓰여있었어요. 그 후 그 책 자체의 내용이 정말 교과서정도의 책이란 걸 알고 처분했는데... 왜 그 시절의 천진난만했던 제가 그런책들에 관심이 생겼던 걸까 새삼 궁금해지네요.

cyrus 2015-05-08 18:31   좋아요 0 | URL
유럽의 성교육은 솔직해서 좋아요. 제대로 알아야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형성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

stella.K 2015-05-0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가 어리긴 뭐가.ㅎㅎ
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알라딘 여직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냥 책 계산해 드린다 그렇게 생각하지. 소심하긴...ㅋ

하긴 편의점 알바가 남자면 생리대 사는 게 좀 그랬던 시절이 나도 있긴 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생필품이고 어떤 남편은 아내 심부름으로 사가기도 한다더군.
오히려 계산하는 쪽에서 실실 얼굴 쪼개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그러면 갠 진짜 어리거나 알바로서의 직업 의식이 없는 거지.
너 같이 생각하면 산부인과는 여자만 해야 할 거야. 그런데 안 그러잖아.
난 오히려 남자나 여자나 섹스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누가 아니 여직원 중 오히려 너를 의식있게 볼지.
그렇다고 일부러 여직원한테 살 필요는 없구.ㅋ
다음엔 자연스럽고 편하게 사라구.^^

cyrus 2015-05-08 18:36   좋아요 0 | URL
자주 가는 헌책방에서는 야한 책을 살 수 있어요. 책방 주인도 저의 독서 취향을 잘 아실거고, 헌책방에 성인잡지나 야설도 판매하거든요. 소심한 멘탈을 버려야겠어요. ^^

카스피 2015-05-08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성과 관련된 도서나 성애소설들은 아무래도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쉽게 손에 집을수 없는 책이죠.게다가 19금이니 뭐니해서 서점에서도 쉽게 팔리지 않으니 쉽게 절판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책을 수집할때,SF나 추리소설등을 많이 헌책방에서 찾았는데 흔히 말하는 마이너부류중에서도 더 마이너가 바로 성애소설이더군요.헌책방에서도 거의 찾을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cyrus님이 성애소설을 수집하셨다고 하니 어떤 책이 있는지 무척 궁금해지네요.수집 목록좀 공개해 주세요^^

cyrus 2015-05-10 13:12   좋아요 0 | URL
예전에 한 번 수집한 책에 관한 글을 알라딘 블로그에 남긴 적이 있는데, 아직 안 읽은 책도 있어서 다 읽고 나면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