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는 분(알라딘 또는 북플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신입회원), 또는 현재 저와 북플 ‘친구’인 이웃 블로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북플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제 블로그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북플로 저를 ‘친구신청’ 하는 분들, 저의 부족한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페이스북에서 익명의 상대방이 저에게 먼저 ‘친구’ 요청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락합니다. 일면도 없는 사람에게 먼저 친분을 표시하는 건 정말 용기 있는 일입니다. 저는 페이스북, 북플 계정을 만들면서 상대방에게 ‘친구’ 요청한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이미 만난 분들을 SNS에서 만나면 제가 반가워서 먼저 ‘친구’ 하자고 달려듭니다.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직접 ‘친구’ 요청하는 건 간단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어려워합니다.
상대방의 ‘친구’ 요청을 수락하기 전에 그 사람의 취향과 관심사를 먼저 파악합니다. 상대방이 평소 SNS에 올렸던 글과 사진을 확인합니다. 북플 같은 경우에는 ‘읽고 싶은 책’, ‘읽은 책’ 목록이나 서평을 확인합니다. 독서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죠. 북플 친구로 맺은 이웃들의 관심사는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도 있고, 클래식을 즐겨 듣는 분도 있고, 어린이 동화책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 독서 취향과 완전히 다르더라도 친구 요청을 수락합니다. 평소에 제가 잘 몰랐던 분야의 책을 알 수 있으니까요.
북플에 처음 가입하신 분은 저를 ‘친구신청’ 하기 전에 제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확인해주세요. 블로그에 있는 글이 너무 많아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파악하기 힘드실 거예요. 사실 저도 몰라요. 그냥 책 자체를 좋아해요.
제 블로그의 특징을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1. 일상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가끔 일기 형식으로 글을 쓸 때가 많지만, 대부분 책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웬만하면 일상과 관련된 글은 안 쓰려고 합니다. 사진도 올리지 않습니다. 제 블로그가 인스타그램처럼 되는 걸 싫어합니다. 제 블로그는 재미없어요. 책 이야기뿐이에요. 짧고 재미있는 글, 사진 위주의 글에 익숙한 분은 저를 ‘친구신청’ 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2. 신간도서에 관한 글이 많지 않아요. 저는 로자님처럼 책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로자님처럼 신간도서를 소개하는 글은 적지 않습니다. 신간도서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저도 새 책 엄청나게 좋아해요. 알라딘에 로자님 이외에도 신간도서를 소개하는 블로거가 많습니다. 저를 이런 유형의 블로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착각한 겁니다. 저는 ‘안 읽은 책’, ‘읽어보고 싶은 책’에 관한 글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무조건 ‘읽은 책’에 관한 글을 씁니다. 신간도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싶은 분은 저를 ‘친구신청’ 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3. 앞서 언급했지만, 저는 아무 책이나 다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도 독서 편식이 심합니다. ‘경제’, ‘에세이’, ‘한국소설’ 같은 분야의 책을 잘 읽지 않습니다. 들뢰즈나 지젝 같은 철학자의 이름만 들어도 저는 벌써 겁이 납니다. 책을 펴 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렇듯 수준 높은 책 또한 안 읽습니다. 편식 독서, 잡식성 독서가 심해서 제대로 읽은 책이 많지 않습니다. 제 블로그는 ‘속 빈 강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대단한 놈으로 생각하고 ‘친구신청’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4. 제 글은 길어요.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인 겁니다. 글 한 편 쓰면 A4 2장을 채웁니다. 좀 더 많이 쓰면 A4 3장이 됩니다. A4 1장 채우는 분량의 글을 쓸 때가 있지만, 드뭅니다. 내용이 긴 글을 스마트폰으로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져요. 시력 보호가 우선입니다. 스마트폰으로 긴 글을 5분 이상 읽을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저를 ‘친구신청’ 하지 마세요. 후회합니다.
가끔 제게 먼저 ‘친구신청’ 한 분들이 갑자기 ‘친구’ 관계를 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글에 실망해서 ‘친구’ 관계를 끊었을 겁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저를 ‘친구신청’하기 전에 제가 어떤 글을 썼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살펴봐 주세요.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저를 ‘친구신청’ 하지 마세요. 저와 ‘친구’ 관계인 이웃분들도 1번부터 4번까지의 소개문을 읽고, 자신의 취향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친구’ 관계를 끊으셔도 됩니다. 억지로 제 글을 읽는다거나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의 논지가 어긋나면 비판해도 좋습니다. 저는 근거 있는 비판과 지적을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그런 댓글을 단 한 번도 삭제한 적도 없고, 상대방의 비판 의견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 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알고 보면 허점이 많습니다.
사실 제 주변에 책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독서모임 아니면 책 이야기 할 때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책 한 권으로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지루한 잡문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도 남겨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