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 송수권 ‘산문(山門)에 기대어’ -

 

 

 

지금으로부터 십이 년 전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0교시가 있었다. 1교시 시작 전에 자습했다. 나는 그 시간에 문학 문제집을 펴서 읽었다. 공부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예습을 빙자한 시간 흘러 보내기에 가까웠다. 문학 문제집에 있는 현대 시나 한시를 읽었다. 그러니까 미리 문제를 풀지 않고 문제집 지문만 들여다본 것이다. 밑줄 치기와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만난 시가 참 좋았다. 문학 소년의 가슴을 살짝궁 두드리게 한 시가 여럿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송수권 시인의 ‘산문에 기대어’였다. 산 위에 날아가는 기러기 때를 죽은 누이의 눈썹으로 치환하는 시적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문학을 접하는 학생들은 탁월한 시적 표현이 주는 찰나의 감동을 받지 못하고 ‘눈썹’의 의미를 암기한다. 왜 기러기 때가 누이의 눈썹으로 변하는지 알지 못한다. 시를 읽어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선생님이 시의 의미를 칠판에 적어줘야 제대로 이해한다. 그리고 칠판에 적힌 내용을 공책에 따라 적으면서 머릿속에 주입한다. 시를 느끼면서 읽는 것과 시를 억지로 해석하면서 보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말이 너무 길어졌다. 학창 시절 내가 좋아했던 시를 만든 시인이 어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비록 시인의 시집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산문에 기대어’ 이 시 한 편은 내 가슴속에 감동의 무늬로 남아 있다. 시인은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누이를 만났으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yamoo 2016-04-0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수권 시인의 시는 제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시인이 타계했다는 소식은 뉴스에서 들었습니다. 송 시인이 쓴 몊 편의 시는 알고 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달걀부인 2016-04-05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에서 보고 알았습니다. 수능 일세대라. 스능언어영역 풀면서 공부했었던 시네요. 저역시 시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6-04-06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6-04-06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돌아가셨군요.ㅠ 오래전 시인이 우리동네 평생교육원에 강의하러 오셔서 뵈었는데...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는 내면 가장 깊숙한 곳, 간신히 감추고 있던 인간의 근원적인 절망을 꺼내 독자의 마음을 잔인하게 할퀸다. 영혜는 끔찍한 꿈에 짓눌린 채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시뻘건 고깃덩어리들이 매달린 건물 안에서 헤매기도 하며, 누군가를 죽이는 장면의 꿈을 반복한다. 끔찍한 꿈의 파편들은 영혜의 평범한 일상을 산산 조각낸다. 영혜는 고기 먹는 것을 거부한다. 그녀의 기이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영혜의 아버지가 강제로 그녀의 입에 고기를 넣어보지만, 영혜의 감정을 더 예민하게 만들고 말았다. 3부 『나무 불꽃』에서 영혜는 식사를 거부한 채 스스로 나무가 되기로 한다.

 

영혜는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물은 개가 잔인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영혜의 눈동자에는 거품 섞인 피를 토하며 자신을 쳐다보던 개의 두 눈이 아른거린다. 영혜 가족은 죽은 개로 음식을 만들어 잔치를 벌인다. 여기에서 사육제(Carnival)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친다. 축제의 기쁨에 흥분한 사람들은 사냥한 짐승의 생살을 찢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었다. 이러한 체험은 평범한 인간에게 짜릿한 일탈의 기쁨을 준다. 이 축제를 거부하는 사람은 반인간적 행위로 간주하여 살해당한다. 영혜는 축제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축제의 기쁨보다는 무자비한 폭력과 죽음의 공포가 그녀의 예민한 감정을 지배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영혜의 내면에 자리한 숱한 강박감이 되었고, 격렬한 꿈의 이미지로 변환되었다. 한마디로 일상을 거부하고 식물의 세계를 향하려는 영혜의 왜곡된 감정은 죽음, 폭력, 인간 존재의 회의 등 그를 짓누른 극단의 강박관념들이 엉킨 영상이라 할 수 있다.

 

영혜가 나무가 되고 싶은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다. 영혜는 벌거벗은 자신의 몸을 햇살에 맡긴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고통을 초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베란다 난간 너머로 번쩍이는 황금빛 젖가슴을 내밀고, 주황빛 꽃잎이 분분히 박힌 가랑이를 활짝 벌렸다. 흡사 햇빛이나 바람과 교접하려는 것 같았다. 지금 베란다로 달려가, 그녀가 기대서 있는 난간을 뛰어넘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삼층 아래로 떨어져 머리를 박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이 깨끗할 것이다. (《채식주의자》 2부『몽고반점』 147쪽 임의 편집)

 

 

그녀는 자기 자신을 흥분시켜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기 위해서 ‘벌거벗은 식물’이 된다. 식물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자기(自起) 왜곡은 ‘명랑한 절망감’이다.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은 자신의 그림이 ‘명랑한 절망감’ 자체를 표출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베이컨은 영혜보다 더 충격적인 자기 왜곡을 시도했다. 그의 얼굴은 피범벅에 뒤죽박죽 엉켜있거나 구멍이 나 있고, 피부는 녹아 흘러내리는 듯 대부분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다. 몸은 기관들을 없애고 마치 고깃덩어리들을 여럿 붙여놓은 것처럼 끔찍하다. 아마도 영혜가 꿈속에서 본 고깃덩어리들은 베이컨의 그림과 흡사한 면이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  「'책형'을 위한 세 가지 습작」 (1962년)

 

 

 

베이컨은 살아있다는 것을 정육점의 고기와 같이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도살장을 그린 그림에 감동하였다고 한다. 베이컨은 끊임없이 동물의 세계를 갈망했다. 그리고 붓을 쥐어 자신을 도살함으로써 정육점의 고기가 되고자 했다. 사실 베이컨도 영혜처럼 정신적 상처에 예민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으로 겪은 공포, 개와 말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천식을 달고 살았다. 어머니의 옷을 몰래 입다가 아버지에게 발각되어 크게 혼난 적도 있었다. 또한, 베이컨은 프랑크 모베르와의 대담에서 하녀가 만든 돼지머리 고기 파이가 끔찍했다고 밝혔다. 베이컨 역시 영혜와 마찬가지로 관습을 벗어난 행동을 일삼아 가족과 단절되었고, 아버지를 싫어했다.

 

 

 

 

 

고기를 들고 있는 프란시스 베이컨

 

 

 

베이컨에게 고기는 자신의 살덩어리, 즉 분신과도 같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신체를 모두 ‘벌거벗은 고기’로 만들어버린다. 베이컨은 자신의 그림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교묘하게 말을 돌린다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듯이 태연스럽게 말한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베이컨이 정육점 고기가 되고 싶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영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나무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묻는 말에 침묵한다. 이 두 사람의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기가 되던 나무가 되든 간에 결국 인간은 다양한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영혜의 ‘나무’와 베이컨의 ‘고기’는 인간 자체가 아닌,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살아있는 거대한 고통의 실재다. 그것은 폭력에 기인한 두려움일 수 있고,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가 되기도 한다. ‘벌거벗은 나무’와 ‘벌거벗은 고기’는 생명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면서도 동시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이율배반적 속성을 상징한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표맥(漂麥) 2016-04-04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강렬한 이미지가 팍! 박힙니다... 한강 작품 채식주의자는 안읽었는데 웬지 낯설지가 않군요...

cyrus 2016-04-05 11:28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영혜와 그녀에게 고기를 강요하는 아버지의 관계를 보면서 화가 베이컨이 생각났습니다.

[그장소] 2016-04-0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로도 있던데 소설과 같은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어요.
국내영화인데 한번 보세요~^^

cyrus 2016-04-05 11:30   좋아요 1 | URL
영화로 나왔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고, 아직 못봤습니다. ^^

alummii 2016-04-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ill, I am a meat person forever~

cyrus 2016-04-05 11:31   좋아요 0 | URL
고기를 좋아하시는군요. ^^

맥거핀 2016-04-04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번 추천을 누르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라고 댓글을 쓰려고 했는데, 방금 보니 두번 추천(좋아요)이 되었군요.^^ 로그인안한 상태에서 추천하고, 댓글 쓰려고 하면서 다시 추천해보니 또 되는군요. 알라딘 원래 이랬나요?..아무튼 베이컨의 그림에 대해 배우고 갑니다.

cyrus 2016-04-05 11:55   좋아요 2 | URL
`좋아요` 기능에 문제점이 있어요.

회원이 비회원(로그인 안 한) 상태에서 자신의 글을 `좋아요`를 누를 수 있어요. `좋아요`  수를 많이 늘리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연말 서재 결산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북플에서 `좋아요` 누른 상태와 알라딘 서재(컴퓨터에서 로그인)에서 누른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북플은 `좋아요`를 누른 회원의 친구 닉네임이 공개됩니다. 제가 북플에 접속한 상태에서 맥거핀님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면, 북플에 제가 `좋아요`를 누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알라딘 서재 계정으로 들어와서 `공감`을 누르면 `좋아요` 수에 반영되지만, `좋아요` 누른 회원의 닉네임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북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알라딘 서재 글을 읽다가 맥거핀님의 글에 `공감`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북플의 `좋아요`에는 제 닉네임이 나오지 않아요. 이렇게 되면 `좋아요` 기능이 생소한 회원은 북플에 접속해서 또 `좋아요` 한 번 더 누릅니다. 그래야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사실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한 사람이 한 편의 글에 `좋아요`를 두 번 누르는 상황이죠.

이 부분은 알라딘이 개선해야 할 점입니다. 글을 제대로 보지 않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문제가 있는 글에 `좋아요`를 많이 받는 현상이 비일비재할 겁니다. 제가 쓴 글 중에는 누구나 다 한번쯤 생각한 것이고, 별 특별한 내용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수준 혹은 제가 봐도 수준 미달로 느껴지는 글에 `좋아요` 수가 많은 것을 보면 의아스럽습니다.

`좋아요`보다는 좋은 점은 칭찬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바로 잡아주는 의견의 댓글이 더 좋습니다.

맥거핀 2016-04-06 00:40   좋아요 0 | URL
아..이렇게 자세한 답글을..^^ 북플에서 좋아요 누르는 것하고 서재에서 누르는 것이 다르군요. 근데 예전에, 그러니까 북플이 막 생겼을 때는 서재에서 눌러도 `좋아요`가 보였던 것 같고, `좋아요` 숫자를 눌러보면 누가 눌렀는지 보였던 것 같은데 얼마전부터 서재에서는 안보이더군요. 현재로는 뭔가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군요..

뭐 사실 서재라는 게 좋아요 숫자를 어떻게든 늘리려면 늘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이디를 여러개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궁리해보면 여러 방법이 있겠죠. 악용하려면 악용할 수 있겠다, 그 말입니다. 뭐 이 작은 알라딘 동네에서 인기글 되어봤자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그래서 인기글로 많이 선정되면 뭐하겠나요. 갑자기 영화 <폭스캐처>의 한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2016-04-05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4-05 11:59   좋아요 2 | URL
감수성이 많은 사람이라면 변형에 대한 상상을 할 수가 있는 거죠. 님의 말씀은 뻘글이 아닙니다. 저는 가식 없이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적은 댓글도 환영합니다. ^^

나비종 2016-04-05 0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향이 대조적인 이야기네요.
`벌거벗은 나무`에서는 육식을 하며 다른 동물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절망감이, 자신과 나무를 동일시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보이고,
`벌거벗은 고기`에서는 오히려 그런 동물을 향해 가까이 접근하여 동물인 자기 자신조차 죽이고자하는 절망감이, 자신을 고기와 동일시하면서 느끼는 해방감이 보여집니다.
접근 방식이 전혀 대조적이지만, `명랑한 절망감`이란 말에서 공통된 연결고리가 느껴지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어려운 삶과 죽음의 길을 끊임없이 걸어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글입니다.

cyrus 2016-04-05 12:02   좋아요 2 | URL
제가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쓴 생각을 나비종님은 열 몇 줄만에 간결하게 정리했네요. 제 글보다 나비종님의 댓글을 읽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

나비종 2016-04-05 21:29   좋아요 0 | URL
의도하신 방향이 맞나 살짝 자신이 없었는데, 다행입니다. 쓰신 글을 몇 번이나 읽어보았거든요. 책을 읽었더라면 더 잘 공감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하며^^;
cyrus님의 글은 제게 늘 생각할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좋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4-05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이렇게 공감각적으로도 읽힐 수가 있군요~^^
베이컨과의 콜라보라니...멋지군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꾸벅~(__)

cyrus 2016-04-05 18:32   좋아요 1 | URL
영혜가 꾸는 꿈 장면에 피 흘리는 생고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베이컨의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참 신기했어요. 영혜는 나무가 되고 싶어 하고, 베이컨은 반대로 영혜가 싫어하는 고기가 되고 싶어 했어요.

서니데이 2016-04-05 1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비로그인 2016-04-06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활동을 하지 않아 그런지 북플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들어왔는데 `좋아요`로 보이네요. 채식주의자는 프랑스 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하여 읽어보자고 샀는데 그저 미루고만 있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6-05-10 20:41   좋아요 0 | URL
엘리자베쓰님, 답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에서야 확인했습니다.

알라딘 계정, 북플 계정으로 글을 읽으면 `좋아요`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 글을 목록형으로 설정하면, `좋아요`가 `공감`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알라딘을 접속해보면 좀 이상한(?) 점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
 

 

 

 

 

 

 

 

 

 

 

 

 

 

 

 

 

 

 

 

- 작품명 1 : 사기술

 

 

 

* Since the world began there have been two Jeremys. The one wrote a Jeremiad about usury, and was called Jeremy Bentham. He has been much admired by Mr. John Neal, and was a great man in a small way. The other gave name to the most important of the Exact Sciences, and was entitled Jeremy Diddler. He was a great man in a great way — I may say, indeed, in the very greatest of ways.

 

➡ 태초에 제러미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고리대금을 옹호하는 글을 썼고, 제러미 벤담이라 불렸다. 제러미 벤담은 어떤 면에서는 대단했던 존 닐 씨로부터 상당한 존경을 받았다. 또 다른 제러미는 가장 중요한 정밀과학 분야에 사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여러모로 훌륭한 사람이었다. 사실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야겠다. (코너스톤 9쪽)

 

 

작품 시작 부분. 《우몽》에 첫 문단이 누락되었다.

 

 

 

* A lady of ton has dropped, some where in the street, a diamond ring of very unusual value. For its recovery, she offers some forty or fifty dollars reward — giving, in her advertisement, a very minute description of the gem and of its settings, and declaring that, upon its restoration at No.

 

➡ 돈 많은 여인이 길거리 어디에선가 상당한 값비싼 다이아몬드 반지를 떨어뜨렸다. 여인은 광고에 반지를 찾은 대가로 50~60달러를 보상하겠다고 하고, 반지의 생김새를 보석이 박힌 모양까지 세세하게 설명한 다음, 어디어디 거리 어디어디 번지로 반지를 가져다주면 그 자리에서 보상하고, 어떤 질문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코너스톤 20쪽)

 

➡ 돈 많은 부인이 거리 어디에선가 대단히 값비싼 다이아몬드 반지를 잃어버린다. 반지를 찾기 위해 그녀는 4, 50달러를 보상금으로 내건다. (《우울과 몽상》 217쪽)

 

 

* because they happen to have paid forty or fifty dollars for a fac-simile of her diamond ring.

 

➡ 두 사람이 모조품 다이아몬드 반지에 4달러 50센트를 주었기 때문이다. (코너스톤 21쪽)

 

➡ 왜냐하면 그들이 4, 50달러를 지불한 반지는 그녀의 다이아몬드와 거의 비슷한 모조품이기 때문이다. (《우울과 몽상》 218쪽)

 

 

바른번역의 사소한 오역.

 

 

 

* an observation which so profoundly impresses his landlady’s fancy, that she makes a pencil memorandum of it forthwith, in her great family Bible, on the broad margin of the Proverbs of Solomon.

➡ 이 의견은 집주인 여자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주어, 커다란 《성경》을 펼쳐 솔로몬이 지은 <잠언>에 있는 널찍한 여백에 메모를 남기게 된다. (22쪽)

 

➡ 이 생각은 안주인의 상상력을 깊이 자극하여, 그녀는 곧장 이 말을 가족 성경의 아가서의 넓은 여백에다 연필로 적어 둔다. (《우울과 몽상》 219쪽)

 

 

잠언(Proverbs of Solomon)은 구약성서에 있는 교훈집. 아가(雅歌, Song of Songs / Song of Solomon)는 남녀 간의 사랑의 시를 모은 시가서. 《우몽》 역자는 잠언을 아가로 착각했다.

 

 

 

 

 

- 작품명 2 : 비즈니스맨

 

 

* systematical Will o’ the Wisp

➡ ‘조직적인 도깨비불’ (코너스톤 27쪽) /

체계적인 정리가(正理家) 윌’ (《우울과 몽상》370쪽)

 

 

윌 오 더 위스프(Will o’the Wisp)는 도깨비불의 일종. 예전 윌이라고 하는 아주 못된 악한이 미움을 받아 죽임을 당했는데, 사후에 성 베드로를 속이고 다시 태어나 제2의 인생을 살게끔 되었다. 그러나 그는 새 인생을 살면서도 나쁜 짓을 반복해 결국 천국에도 지옥에도 가지 못하고, 그 혼은 현세를 떠돌게끔 되었다. 이것을 악마가 동정하여 지옥의 업화(業火)에서 약간의 불꽃을 나누어주었다. (출처 : 《환상동물사전》 구사노 다쿠미 저, 동녘)

 

 

 

* "Jan. 1. — New Year’s Day. Met Snap in the street, groggy. Mem — he’ll do. Met Gruff shortly afterwards, blind drunk. Mem — he’ll answer too. Entered both gentlemen in my Ledger, and opened a running account with each."

 

➡ 1월 1일. 새해 첫날. 거리에서 스냅을 마주침.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음. 기억할 것 - 스냅을 만날 것. 그 후에 고주망태가 된 그러프를 만남. 기억할 것 - 그러프도 만날 것. 장부에 두 사람을 올리고, 각각 거래 관계를 개시함. (코너스톤 33쪽)

 

➡ 1월 1일. 신년 거리에서 고주망태의 스냅을 만남. 몹시 비틀거림. 잠시 후 그의 주먹에 얻어터짐. (《우울과 몽상》 375쪽

 

 

거리에서 만나는 상황을 《우몽》 역자는 원문과 완전히 다른 의미로 번역했다.

 

 

 

* “Feb. 15. — Compromised the case of Mr. Snap. Amount entered in Journal — fifty cents — which see.

Feb. 16. — Cast by that villain, Gruff, who made me a present of five dollars. Costs of suit, four dollars and twenty-five cents. Nett profit — see Journal — seventy-five cents.”

➡ 2월 15일. 스냅과 합의함. 장부상 기입된 총액은 50센트.

2월 16일. 무뢰배 그러프가 던져준 덕분에 5달러를 범. 양복값 4달러 25센트 지출. 순익 75센트. 

 

(코너스톤 34쪽)

 

 

 

《우몽》에서는 이 구절이 누락되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4-0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 님.. 집요하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6-04-02 22:33   좋아요 1 | URL
야구에 `현미경 야구`가 있으면 제 글은 현미경 서평입니다 ㅋㅋㅋ

오늘 야구 연장전 봤습니까? ^^

yureka01 2016-04-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돋보기 들이 대셨군요..ㅎㅎㅎ

cyrus 2016-04-03 07:45   좋아요 1 | URL
두 권의 책을 번갈아서 읽느라 힘들었습니다. ^^;;

서니데이 2016-04-0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 편안한 일요일 저녁 되세요.^^

cyrus 2016-04-04 18:0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4-0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작업... 두 권의 비교...

응원하겠습니다. ^^

cyrus 2016-04-04 18:09   좋아요 0 | URL
어렵다기 보다는 귀찮습니다. 5권만 남았네요. ^^;;

eL 2016-04-04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이 쩌억 .. (ㅇㅁㅇ)b

cyrus 2016-04-04 18:10   좋아요 0 | URL
제가 잘못 적은 것도 있을 겁니다. 번역 경력이 있는 분이 번역 비교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
 

 

 

- 작품명 3 : 안경

 

* One night last winter, I entered a box at the P—— Theatre, in company with a friend, Mr. Talbot.

 

지난 겨울 어느 날 밤, 친구 탤벗과 함께 P극장 특별석에 입장했다. (코너스톤 73쪽)

지난 여름 어느 날 밤, 나는 내 친구 탈보트와 동행하여 P극장 관람석에 들어갔다. (《우몽》 330쪽)

 

 

‘winter’를 여름으로 번역한 《우몽》 역자.

 

 


* For two hours my companion, who was a musical fanatico, gave his undivided attention to the stage.

 

뮤지컬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내 친구는 두 시간 내내 무대에 집중했다. (코너스톤 73쪽)

 

➡ 두 시간 동안, 음악의 광신도인 내 친구는 무대 위로 집중하고 있었다. (《우몽》 330쪽)

 

 

fanático’는 ‘광신도’, ‘애호가’를 뜻하는 스페인어. 바른번역은 ‘musical fanatico’를 ‘뮤지컬을 너무나도 사랑하는’으로 번역했다. 뮤지컬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음악과 춤이 펼쳐지는 연극이므로 뮤지컬 코미디(Musical Comedy)의 약칭이다. 뮤지컬 코미디는 19세기 중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의 형태와 가까운 뮤지컬이 완성된 시기는 20세기 이후부터다. 원문의 의미와 가깝게 번역한다면 ‘음악 광신도’가 적합하다.

 

 

 

* This morrow at last came; that is to say, a day finally dawned upon a long and weary night of impatience; and then the hours until “one,” were snail-paced, dreary and innumerable. But even Stamboul, it is said, shall have an end, and there came an end to this long delay. The clock struck. As the last echo ceased, I stepped into B——’s and inquired for Talbot.

 

➡ 이윽고 다음 날이 되었다. 길고 지겹고 초조했던 밤이 지나가고 날이 밝아왔다. 1시까지 시간은 달팽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지루하고 수없이 길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스탐불(이스탄불의 옛 시가지-옮긴이)에도 끝이 있으며, 이 오랜 기다림도 끝이 났다. 시계가 울렸다.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의 마지막 울림이 잦아들자 나는 친구의 집을 찾았다. (코너스톤 82쪽)

 

➡ 마침내 그 내일이 왔다. 길고 지루한 조바심의 밤이 지나고 마침내 동이 터왔다. 1시까지의 시간은 달팽이 걸음처럼 지루했다. 그러나 이 오랜 기다림에 끝이 왔다. 시계가 울렸다. 그 마지막 메아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나는 탈보트의 집에 도착했다. (《우몽》 336쪽)

 

 

《우몽》에 스탐불이 언급되는 구절이 빠졌다. 아마도 《우몽》 역자는 문장 하나하나 옮기는 것이 귀찮았거나 스탐불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의도적으로 빼버린 듯하다.

 

 

 

* I wrote him again, entreating him to forward one forthwith. My letter was returned by that footman, with the following endorsement in pencil. The scoundrel had joined his master in the country:

Left S—— yesterday, for parts unknown — did not say where — or when be back — so thought best to return letter, knowing your handwriting, and as how you is always, more or less, in a hurry.  

 

                           — Yours, sincerely,
                                 STUBBS.

 

After this, it is needless to say, that I devoted to the infernal deities both master and valet; — but there was little use in anger, and no consolation at all in complaint.

 


➡ 탤벗에게 다시 편지를 쓰며 당장 소개장을 보내달라고 간청했다. 탤벗의 하인이 편지를 돌려보냈는데, 봉투 겉면에 이런 글이 연필로 쓰여 있었다. 이 악당은 교외에서 주인을 만났다.

 

주인님은 어제 S를 떠나셨습니다. 어디로 가셨는지는 모릅니다. 어디로 가시고 언제 돌아오시는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심프슨 씨의 필체를 알고 언제나 대체로 서두르시는 편인 걸 알기에 되돌려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습니다.     — 스터브스 올림

 

이 편지를 돌려받은 후 나는 말할 나위 없이 주인과 하인 모두를 지옥의 신에게 바쳐버리고 싶었다. 화를 내도 소용이 없었고 불평한들 어떠한 위로도 되지 못했다.

 

(코너스톤 87~88쪽)


 

➡ 나는 즉시 소개장을 보내 달라는 편지를 다시 썼다. 그러나 내 편지는 겉봉에 다음과 같이 적힌 글과 함께 되돌아왔다. S에 있던 다른 친구가 보낸 것이었다.

 

탈보트는 어제 S를 떠나서 잘 모르는 곳으로 향했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언제 돌아갈지도 모르겠네. 네 필적을 아니까 편지를 돌려보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지금은 길게 얘기 못할 정도로 바쁘네.   — 진실한 친구, 스터브.

 

이 편지를 읽고 나는 탈보트와 스터브를 지옥에 처넣고 싶었다. 하지만 화를 내도 소용이 없었고 불평해도 위안이 되지 않았다. (《우몽》 340쪽)

 


※ footman : 하인
※ scoundrel : 악당
※ Yours sincerely : 올림 (격식을 차리는 편지를 맺는말로 이름을 서명하기 전에 씀)

 

 

심프슨은 탈보트의 하인(footman) 스터브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우몽》은 스터브를 탈보트의 친구로 번역했다. 또 ‘The scoundrel had joined his master in the country’를 누락했다.

 

 

 


 * Her utterance of the romance in Otello — the tone with which she gave the words “Sul mio sasso,” in the Capuletti — is ringing in my memory yet. Her lower tones were absolutely miraculous. Her voice embraced three complete octaves, extending from the contralto D to the D upper soprano, and, though sufficiently powerful to have filled the San Carlos, executed, with the minutest precision, every difficulty of vocal composition — ascending and descending scales, cadences, or fiorituri. In the finale of the Somnambula, she brought about a most remarkable effect at the words.

 

➡ <오텔로> 속 로맨스를 부르는 랄랑드 부인의 표현력, <카풀레티카의 몬테키카> 속의 '조약돌 위에서'라는 단어를 말할 때의 음색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 속에서 가득 울려 퍼진다. <몽유병의 여인> 마지막 부분에서는 가사에 놀랄 만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코너스톤 93쪽)

 

➡ 오델로에 나오는 로맨스를 부를 때의 그 표현, 카퓰레티의 '술미오 사소'를 발음할 때의 음정, 이런 것들은 아직 내 기억 속에서 울린다. 소남불라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는 가사에 너무나 특별한 느낌을 부여했다. (《우몽》 344쪽)

 

 

※ I Capuleti e i Montecchi : 빈첸초 벨리니가 작곡한 오페라, "카풀레티과 몬태키"
※ Sul mio sasso : '내 조약돌 위에서'
※ Somnambula : 빈첸초 벨리니가 작곡한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빈첸초 벨리니가 작곡한 <I Capuleti e i Montecchi>는 베로나의 카풀레티 가문과 몬테키 가문 사이의 불화를 배경으로 꽃핀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영어식으로는 로미오(캐퓰렛 가문)와 줄리엣(몬테규 가문)이다. 바른번역은 <I Capuleti e i Montecchi>를 잘못 번역했다.


 

 

* It had been determined for us by Talbot, that, as we were to be up all night, we should make our first stop at C——, a village about twenty miles from the city, and there get an early breakfast and some repose, before proceeding upon our route.

 

➡ 탤벗은 우리를 위해 계획을 짜주었는데, 밤새 마차를 타고 달려서 시내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C마을에 정차한 후, 이른 아침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여정을 계속하기로 되어 있었다. (코너스톤 98쪽)

 

➡ 탈보트의 계획에 의하면 우리는 밤새 달려, 이곳에서 32킬로미터쯤 떨어진 C마을에서 첫 정차를 하고, 길을 계속 가기 전에 거기서 이른 아침을 먹고 휴식을 취하기로 되어 있었다. (《우몽》 347쪽)

 

 

※ 20 miles : 32km / 18.7 miles : 30km

 

 

 

 

- 작품명 4 : 싱검 밥 명인의 문학 인생

(《우몽》 : 싱검 밥 귀하의 문학 인생)

 

 

* "The first thing to do is to get rid of the old bore.”
“Boar?” said I inquiringly — “pig, eh? — aper? (as we say in Latin) — who? — where?”
“Your father,” said he.
“Precisely,” I replied, — “pig.”

 

➡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지겨운 늙은이를 없애는 것이라네."
"늙은이요? 그 고집쟁이 제퍼요? 누구 말씀이십니까?"
"자네 아버지 말일세."
" 예, 그렇고말고요. 고집쟁이지요." (코너스톤 172쪽)

 

➡ "우선 해야 할 일은 '귀찮은 사람'을 없애는 것이네."
"귀찮은 사람이라니요? 돼지요? 어디에 있는 누구 말입니까?" 나는 의아해서 물었다.
"자네 아버지 말이네." 그는 말했다.
"맞습니다. 돼지이지요." 나는 대답했다. (《우몽》 274쪽)

 

 

※ aper : (라틴어) 멧돼지


바른번역은 도대체 어느 원문을 참고했기에 ‘aper’를 ‘고집쟁이 제퍼’라고 옮겼을까?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 I agree with Buffon — with Hogarth — it is but diligence after all.

 

➡ 나는 뷔퐁과 호가스에 말에 동의한다. 그것은 바로 근면뿐이다. (코너스톤 176쪽)
➡ 나는 버폰의 말과 호가드의 말에 동의한다. 그것은 결국 근면함인 것이다. (《우몽》 277쪽)

 

 

 

※ Buffon : 뷔퐁 (1707~1788, 프랑스의 박물학자)
※ Hogarth : 윌리엄 호가스 (1697~1794, 영국의 화가)

 

 


* I caught it from Fatquack — whizz! — fizz! — and I am giving you a specimen of it now.

 

➡ 나는 팻쿽의 쌩! 쉬익!에서 그 답을 얻었고, 지금 그 본보기를 보인다. (코너스톤 176쪽)
➡ 쉿! 나는 지금 당신들에게 그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우몽》 277쪽)

 

 

 

※ quack : 엉터리, 꽥꽥(오리 울음소리)
※ whizz : 쌩 하고 지나가다, 귀재
※ fizz : (음료가 거품을 일며) '쉬익'하는 소리

 

 

 

 

- 작품명 5 : 블랙우드식 기사 작성법

 

 

* P.R.E.T.T.Y.B.L.U.E.B.A.T.C.H.

 

➡ 머리글자만 합쳐 읽으면 '굉장히 우울한 모임'이라는 뜻 (코너스톤 역주 180쪽)
'푸르고 예쁜 책 묶음' (《우몽》 역주 288쪽)

 

 

 

 


- 작품명 6 : 멜론타 타우타
(《우몽》 : 열기구 종달새 호에 탑승하여 2848년 4월 1일)

 

 

* TO THE EDITORS OF THE LADY’S BOOK: —

 

I have the honor of sending you, for your magazine, an article which I hope you will be able to comprehend rather more distinctly than I do myself. It is a translation, by my friend, Martin Van Buren Mavis, (sometimes called the “Toughkeepsie Seer,”) of an odd-looking MS. which I found, about a year ago, tightly corked up in a jug floating in the Mare Tenebrarum — a sea well described by the Nubian geographer, but seldom visited now-a-days, except by the transcendentalists and divers for crotchets.

 

Truly yours,  
EDGAR A. POE.

 


➡ (코너스톤 243쪽)

 

 <레이디스 북>의 편집자께

 

귀사의 잡지에 이 글을 전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 글을 저보다 더 명확하게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기사는 제 친구 마틴 밴 뷰랜 메이비스(미국의 군인 겸 정치가. 미국 제7대 대통령으로 잭슨 민주주의를 정립한 앤드류 잭슨을 언론에서 부르던 이름 - 옮긴이)가 (포킵시의 선각자라고 부르던 사람도 있었지요) 옮긴 번역본이며, 1년여 전 쯤, 마레 테네브라룸(어둠의 바다 - 옮긴이)를 떠다니던, 코르크 마개가 꼭 닫힌 물병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누비아의 지리학자가 잘 그려내긴 했지만, 요즘에는 초월주의자나 괴상한 잠수부 말고는 찾는 이가 거의 없는 곳입니다.

 

                                                                에드거 A. 포 배상

 

 

 

※ Martin Van Buren : 미국 제8대 대통령
※ Toughkeepsie : 토킵

 


포가 편집자에게 보내는 문장이 《우몽》에서는 삭제되었다. 바른번역은 마틴 밴 뷰런을 앤드류 잭슨의 동일 인물로 잘못 소개했다. ‘마레 테네브라룸를’에서 ‘를’을 ‘을’로 고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연히 발견한 북플 스탬프. 내가 받은 것이 아니다. 모 북플 회원의 글을 읽다가 발견했다. 어제 처음 알았다. 하루에 10편 이상의 서평을 써야지 받을 수 있는 스탬프다. 스탬프 오른쪽 위에 ‘2가 추가되어 있다. 기존의 참 잘했어요스탬프를 받으려면 하루에 3편 이상 서평을 쓰고, 5권 이상의 책을 북플 책장(‘읽었어요’)에 추가하면 된다.

 

하루 만에 서평 3편 이상 쓰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100자평을 제외하고 말이다. A1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작성하는 데 최소 평균 50분에서 한 시간은 걸린다. 이보다 더 빨리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대충 쓰면 30분 안에 다 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띄어쓰기, 맞춤법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퇴고를 반드시 거치는 성격이라서 글 쓰는 데 뜸 들이는 시간이 좀 많다. 알라딘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에 서평을 하루 세 편 작성해서 올린 적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글 한 편 작성하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소모했다. 나머지 글 두 편 작성한 시간까지 합하면 네 시간이 넘는다. 무더운 여름날에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네 시간 이상 앉아있는 일은 고역이다. 특별 상품이 걸린 이벤트가 아닌 이상 하루에 세 편 이상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

 

알라딘은 북플 회원의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려고 참 잘했어요 X2’ 스탬프를 만들었을 것이다. 북플로 접속하면 하루에 서평 10편 이상 작성하고 올리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100자평 또는 공백을 포함한 500자 이상의 글을 쓰면 된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한다면 참 잘했어요 X2’ 스탬프는 불량 서평만 늘어나는 실패한 마케팅의 결과물이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불량 서평의 정의를 먼저 밝히겠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유형 1) 아직 나오지도 않은 출간 예정작의 100자평. 책이 빨리 나오기를 고대한다거나 엄청나게 기대가 된다는 식의 내용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적립금이 걸린 이벤트 응모를 위해서 작성되는 기대 평이다.

 

유형 2)이 책 좋았어요.”, “읽고 싶어요.” 등 무미건조하게 한 줄의 글을 무한 복사해서 작성하는 행태. 독자로서는 이렇게 쓰면 제일 편하다. 하지만 똑같은 문장을 붙여놓은 100자평이 많아지면, 다른 독자들이 출판사 직원들(유령회원)의 소행으로 의심할 수 있다.

 

유형 3) 책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서평. 가끔 이런 유형의 서평을 만날 때가 있다.

    

 

남이 쓴 글들을 가지고 안 좋은 쪽으로 분류한 내 주장에 언짢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동의하지 않으면 좋아요를 안 누르면 된다. 예전에도 100자평의 용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구매자 Thanks to 적립금을 받으려고 영혼 없는 100자평을 남발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공들여 쓴 서평은 구매자 Thanks to 적립금을 받기가 불리했다. 한 권의 책을 검색하면 먼저 보이는 것이 100자평이고, 그다음이 마이리뷰. 모든 100자평과 마이리뷰에 있는 글들을 하나씩 다 읽으면서 구매자 Thanks to 적립금을 주는 회원이 아니면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100자평이 구매자 Thanks to 적립금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하루에 글을 많이 쓰게 하도록 한다면 도배 글을 올리는 회원이 등장한다. 2010년에 모 회원이 하루에 100개 이상 글을 도배하는 회원의 행태를 서재지기에게 알린 적이 있었다. 이 글과 관련 댓글이 지금도 서재지기 게시판에 남아 있다. 이게 얼마나 심각했으면 파란여우윤미화 님도 도배 글을 올리는 회원을 지탄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미화 님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 그때 당시 서재지기는 도배 글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불편해도 참고 지켜보라는 식으로 답변을 남겼다. 그리고 특정인의 도배 글 현상을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지금은 그 검토가 어느 정도 진척 상태를 보였는지 궁금하다. 내가 알기로는 한꺼번에 글 세 편 이상 올리면, '좋아요' 한 개 받고 '화제의 서재글'에 뜰 수 있는 글은 최대 세 편이다.

  

여기 회원들이 감정 표현을 잘 안 해서 그렇지 하루에 특정인이 작성한 수십 개 이상의 글을 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만일 도배 글이 화제의 서재 글에 뜨면 정성 들여 쓴 다른 회원의 글이 허무하게 묻히고 만다. 그러면 다른 글을 보지 못한다. 북플의 나의 뉴스피드100자평을 연달아서 다섯 개 이상 올리는 회원이 있어서 바로 친구 관계를 끊었다. 그리고 그런 회원이 친구 요청을 하면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상대방의 글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자신을 위해서 도배 글을 올리는 건 이기적이다.

 

참 잘했어요 X2’ 스탬프를 받기 위해서 하루에 서평 10편 이상 쓰고 싶은 회원이 있다면 되도록 성의 있게 쓰길 바란다. 아니면 한꺼번에 글을 올리지 말고, 시간을 분배해서 올려도 좋다. 예를 들면 아침 10시에 서평 두 편, 정오에 또 서평 두 편, 그리고 오후 2~4시 사이에 서평 두 편, 저녁 8시에 서평 두 편, 자정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서평 두 편 올린다. 그러면 상대방 회원은 그 사람이 하루 동안 올린 10편의 글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도배 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참 잘했어요 X2’ 스탬프가 좋은 방향으로 활성화되려면 100자평, 기대 평을 제외해야 한다. 분명 무심결에 도배 글을 올리는 회원이 생기면, 또 다른 회원이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서재지기는 이렇게 답변하겠지. ‘도배 글을 올리는 특정 회원을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습니다.’ 이 말, 어디서 봤더라?

 

 

 

+ 1주 혹은 2주 동안 A4 1장 반~2장 분량의 서평 10편을 다 쓰고 나면 한 번 날 잡아 시간을 잘게 쪼개서 글을 올릴 생각이다. 나는 떳떳하게 스탬프를 받겠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lummii 2016-03-3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적립금 없어졓나요?

cyrus 2016-03-31 18:30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 시행일부터 구매자 땡스투 적립금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제가 `구매자`를 빠뜨렸군요. 나중에 수정하겠습니다. ^^;;

2016-03-31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4-01 14:11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다른 인터넷 서점보다 사업을 아주 영리하게 해요. 그런데 블로거 회원 혜택이 많은 곳은 예스24입니다.

저도 스탬프 욕심이 많아요. 특히 상품이 걸린 거라면 저도 어떻게든 시도했을 겁니다.

제가 하루에 북플로 읽는 이웃 회원의 글의 수가 대략 10편에서 15편까지 사이로 추산합니다. 100자평을 제외한 수입니다. 제가 관심이 있는 책이나 흥미 있는 주제의 글은 꼼꼼하게 읽고요, 제가 어려워하는 분야의 도서 서평이나 관심 없는 글은 그냥 넘어갑니다.

syo 2016-03-31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을 보며 항상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남들은 책 읽고 책 이야기만 하기도 벅찬데 cyrus 님은 서평 자체나 제도의 개선점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어디선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열정적인 젊은이의 향기가.....@_@

cyrus 2016-04-01 14:17   좋아요 0 | URL
제가 알라딘에 가입하기 전에 알라딘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분들이 많았다고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이분들이 뭉쳐서 알라딘 불매 운동 여론까지 형성했고, 알라딘에 회의를 느껴서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저는 지금 허공에 혼자서 주먹을 휘두르는 꼴이죠.

서니데이 2016-03-31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스탬프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추가되는 모양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6-04-01 14:19   좋아요 1 | URL
새로운 스탬프를 만들었으면 공개하면 좋은데, 이런 공지가 없다는 점이 의아합니다. ^^;;

아말 2016-03-3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스탬프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대단하시네요.
어쨌든 기승전 결론은 나도 저 스탬프 갖고싶다는..

cyrus 2016-04-01 14:20   좋아요 0 | URL
저도요. 여기 알라딘/북플에 가입한 이상 알라딘의 요술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3-3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실한 사이러스 님 후후..

cyrus 2016-04-01 14:21   좋아요 0 | URL
이러다가 알라딘, 알라딘 회원들에게 미운털 박힐 것 같습니다.

eL 2016-03-31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늘 북플스탬프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그런거였군요..! 저는 요즘엔 마이리뷰와 100자평 용도를 스스로 정했어요. 마이리뷰는 말그대로 감상문, 100자평은 글요약 연습 용 :)

cyrus 2016-04-01 14:22   좋아요 0 | URL
자신만의 기준을 잡고 글을 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저는 그냥 닥치는 대로 씁니다. ^^

표맥(漂麥) 2016-03-3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은 알라딘의 복덩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당장은 미운...^^

cyrus 2016-04-01 14:23   좋아요 0 | URL
올해 저는 알라딘의 미운 새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ㅎㅎㅎ

2016-04-01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0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1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4-0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문득 cyrus님이 단점이라고 생각하시는 점들이 알라딘에서 의도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알라딘입장에서는 다다익선을 바라지 않을까여? 각종 책들에 100자평이나 마이리뷰가 많으면 구매자들이 서평의 내용이 아닌 서평의 갯수를 보고 책을 판단하고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cyrus 2016-04-01 15:01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북플은 질보다 양을 많이 추구하게끔 만드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글 한 편을 집중해서 읽지 못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라디오님의 말씀대로 서평의 개수를 보고 책의 가치를 판단할 겁니다. 사실 일반 독자 서평을 정독하는 독자가 많지 않죠.

고양이라디오 2016-04-01 18:23   좋아요 1 | URL
제 말씀을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네요. 맛집처럼 책도 리뷰나 100자평이 많고 평점이 높으면 좀 더 신뢰가 가는 것 같아요. 일일이 다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요ㅠㅋ

singri 2016-04-0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탬프가 있는건 알았지만 곱배기가 있는지는 몰랐네요 .ㅋㅋ 사이러스님의 꼼꼼한 지적덕분에 아 이런게 있었구나 합니다. 애들땜에 책읽는것도 제대로 못해서 ~저같은 경우는 스탬프를 굳이 딸려고 애쓴다면 몇달치꺼 모아서 한번에 올려야겠네요. 읽기하다보면 자연히 받게되는 스탬프라면 모를까 저거딸려고 막 일부러 늦춰한꺼번에 올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cyrus 2016-04-01 19:51   좋아요 1 | URL
상품이 걸린 스탬프 이벤트가 열렸으면 저도 포함해서 하루에 서평 열편씩 올리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제발 이런 이벤트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알라딘 서재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져요.

singri 2016-04-01 20:13   좋아요 0 | URL
상품때문에 읽을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늘거나 책사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뭐 알라딘은 곱하기3도 할꺼같은데요 ㅋㅋ어쨌든 그저 그런걸 받은사람들이 대단해보입니다.

서니데이 2016-04-0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세요.^^

cyrus 2016-04-01 19:5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