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처음으로 병상 일기 비슷한 글을 적어 봅니다. 많은 분이 질병 증상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새벽 오른쪽 무릎이 아주 아팠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통증이었습니다. 무릎을 쿡쿡 찌르는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일어나서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오른쪽 무릎에 힘을 주면 통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필이면 그 날에 예비군 훈련이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예비군 훈련장 입소 시간이 늦어지면 불참으로 처리되고, 심하면 법적 처벌까지 받습니다. 불이익받기 싫어서 아픔을 참으면서 훈련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른쪽 무릎이 붉게 부어올랐고, 다른 부위보다 열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통증을 줄이려고 파스를 붙였습니다. 걷는 건 문제 없었지만,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아팠습니다. 버스 입구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는 것도 힘겨웠습니다. 무릎 한쪽이 아프니까 전체적인 몸 상태도 영 아니었습니다. 최악이었습니다. 아파도 모든 훈련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다행히 훈련을 잘 받아서 조기 퇴소를 했습니다. 그래도 무릎 통증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삶은 돼지고기를 안주 삼아 시원한 캔 맥주를 마셨습니다. 예비군 훈련 끝나고 날 때 먹는 술과 고기는 그야말로 최고의 맛이죠. 자기 전에 파스를 또 붙였습니다. 다음 날에는 통증이 사라질 거로 생각했죠. 잠을 자면서 몸을 뒤척이면 무릎이 조금 아팠습니다.
어제 아침에도 무릎 상태가 변함이 없었습니다. 부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통증이 여전했습니다. 온종일 집에서만 쉬고 싶었습니다. 되도록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오른쪽 무릎 통증의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사실 이번 통증은 처음이 아닙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도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부어올라 아팠던 적이 있었고요, 2012년에는 장시간 동안 걷는 바람에 또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있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매년 한 번씩 오른쪽 무릎만 아팠습니다. 그때는 파스를 붙이고 이틀 지나면 자연적으로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사라져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이번에도 파스만 붙였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부기와 통증이 오래 갔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데도 부기가 빠지지 않았고, 통증이 남아 있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한 것 같아서 일찍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무릎 통증 때문에 처음으로 병원에 갔습니다. 이번 기회에 매년 한 번 저를 괴롭히는 무릎 통증의 원인을 알고 싶었습니다. 관절염과 류머티즘 진료로 유명한 전문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가 무릎 상태를 살펴보더니, 통풍 아니면 류머티즘 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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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전부터 통풍과 류머티즘이 무서운 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병 모두 뼈와 근육에 생기는 병입니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움직이는 데 제한이 생깁니다. 더 놀라운 건, 한창 젊은 제가 노년층에 많이 생기는 병이 걸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20대에도 통풍 환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고열량 음식, 특히 육식을 섭취하고, 과음이 잦으면 몸속에 있는 요산 농도가 높아져서 염증을 유발합니다. 이것이 바로 통풍의 초기 증상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엑스레이 촬영, MRI 촬영까지 해봤습니다. 검사 결과, 통풍이었습니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없었으나, 무릎 쪽에 물이 차 있었습니다. 그 물이 통풍의 원인입니다. 물속에는 몸 밖으로 배출하지 못한 요산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주사기로 무릎에 있는 물을 뺐습니다. 현재 붓기가 아직 남아 있지만, 통증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의사는 제가 이틀 동안 통증을 참아가면서 고기를 먹고,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인 통풍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서 병원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더군요. 통풍은 갑자기 찾아오는 무시무시한 병입니다. 처음에는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집니다. 아직은 증상이 없는 단계입니다. 그러다가 통증이 찾아옵니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입니다. 제가 지금 겪고 있는 거죠. 드디어 몸이 저한테 신호를 보낸 거죠. 사이러스야, 네 몸에 있는 요산을 얼른 배출시켜라!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통풍일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하시고 병원에 가보시길 권합니다. 모두 다 제가 겪어본 증상입니다.
* 밤중에 발등, 손목, 무릎, 손가락 같은 관절 부위에 갑자기 통증이 생깁니다.
*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에 부어오르고, 만져보면 뜨겁습니다. 부은 부위에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따끔한 아픔이 느껴집니다.
* 통증은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러나 심하면 몇 주 동안 지속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통풍으로 이어집니다. 통증 횟수가 잦아집니다. 간혹 관절염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할 경우, 류머티즘 증상과 유사하게 관절 부위가 뻣뻣하게 굳어집니다. 움직일 때마다 통증에 시달립니다. 요산이 우리 몸에 많이 있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부릅니다. 고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뇌경색, 요로 결석. 이름만 들어도 무섭습니다. 갑자기 생긴 통증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건강의 적신호라고 생각하십시오. 신호를 무시하다간 더 심한 병에 걸려 고생할 수 있습니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먼저 요산 수치를 줄이거나 조절해야 합니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콩팥에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요산을 줄이거나 몸 밖으로 배출되게 하는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소변으로 요산을 배출해야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 횟수가 많은데도 요산 수치가 높게 나오면 콩팥 기능을 의심해야 합니다.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되기 위해서 요산 형태로 변환합니다. 그런데 요산이 배출되지 않으면 통풍 등의 질병을 일으킵니다. 퓨린이 들어간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육류와 술은 통풍 환자에게 좋지 않은 음식입니다. 고등어,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 이롭지만,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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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은 치맥을 선호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야식이죠. 이제 건강을 위해서 치느님과 맥주를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슬프네요. 요산 수치를 적당하게 유지된다면 소량의 맥주를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적당하게’라는 의미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나는 적당한 양이라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그게 많은 양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일단 통풍 증상이 있으면 맥주를 마시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통증은 쉽게 낫지 않습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나이라면 되도록 절주합시다.
요산이 적게 들어있는 음식으로는 쌀, 보리, 채소, 과일, 콩, 해조류, 감자, 고구마, 달걀, (저지방) 우유 등이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상체가 비대해지면, 통풍이 발생하기 쉬운 관절 부위에 부담을 줍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치느님을 영접했던 동생과 친구들에게 저의 병명을 카톡으로 알렸습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믿고 부르는 술동무가 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통풍이 중풍과 비슷한 병으로 알더군요. 이 녀석들은 통풍이 뭔지 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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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제가 젊은 나이에 무릎이 안 좋다는 사실에 놀려댔지만, 저는 진지하게 답변을 보냈습니다. 아직 젊다고 자신만만하다가는 한 방(?)에 훅 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요.
어머니에게 통풍 사실을 알리자 한심한 표정으로 아들을 쳐다봤습니다. 어머니는 평소에 건강 정보에 관심이 많아서 치맥을 좋아하는 제게 통풍을 조심하라고 당부했거든요. 어머니도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아들도 무릎이 안 좋은 게 마음이 걸렸나 봅니다. 점심 반찬으로 계란 프라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탈지분유를 물에 타서 병에 가득 담았습니다. 어머니의 진심을 생각해서라도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무릎 관리를 잘해야겠습니다. 무릎 한쪽 안 좋아져서 걷기마저 불편해지면 헌책방에서 책 고르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