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일하는 회사에서는 직원에게 독서지원금을 준다. 예전에 한 번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을 써서 밝힌 적이 있다. 독서지원금은 2만 원. 무조건 2만 원 이내 가격의 책을 사야 한다. 2만 원으로 책 두 권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책을 사고 나면 독후감을 써서 회사 인트라넷에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독후감을 대신 써줬다. 독후감을 잘 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제 동생이 카톡으로 회사의 독서지원금 제도가 변경된 사실을 알려줬다. 독서지원금 액수는 변경되지 않았지만, 고를 수 있는 책의 분야가 확 줄어들었다. 이번 달부터 요리 관련 책만 사야 한다. 웃긴 건 회사가 직원의 독후감 제출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생이 요리책 독후감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말했다. 나는 ‘줌마체’로 쓰겠다고 대답했다.

 

 

줌마체는 전업주부들이 블로그, 육아 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말투를 의미한다. 줌마체의 가장 큰 특징은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주는 표현을 많이 쓴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줌마체로 변경하면 이렇게 된다.

 

 

 

이번 달에도 울남푠이 회사에서 주는 독서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무조건 2만 원 이내 가격의 책을 살 수 있답니당~ 그래서 2만 원으로 책 두 권을 살 수 없어요ㅠ 흑흑 ㅠㅠ 아유~ 저는 왜 이리 책 욕심이 많은걸까용??? *^^* 책을 다 읽었으면 리뷰를 써야 해요. 제가 리뷰를 대신 써준답니다. 리뷰 잘 쓴 직원에게 뽀나스 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

 

 

에공~ 깜빡할뻔 했네요. 또 하나 중요한 사실!!! 이제부터 요리책만 살 수 있대요. 리뷰를 써야겠지만 마음에 드는 요리책을 살 수 있어서 넘 좋아요. 호호호 *^^* 요리책에 나온 음식 만들어서 울남푠이랑 딸램에게 제 실력 함보여줘야겠네요. 잇님들~ 제가 사는 요리책이 뭔지 기대해주세용~ *^^* 열씨미 읽고 리뷰랑 음식 인증샷 올릴께용~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용~~~!! 구럼 20000 총총~~ ^^

 

 

※ 울남푠 : 우리 남편

뽀나스 : 보너스

딸램 : 딸내미

함보여줘야겠네요 : 한 번 보여줘야겠어요

잇님들 : 이웃님들

 

 

어떤 이들은 줌마체가 오글거려서 싫다고는 하지만, 나는 줌마체를 좋아한다. 나도 모르게 줌마체를 따라서 읽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가끔 너무 과할 정도로 오글거리는 표현이 있지만, 딱딱한 문체보다 읽기가 편하다. 그런데 시험 삼아 줌마체로 글을 써보니까 은근히 어렵다. 줄임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역시 나는 ‘아저씨’였다. 그나저나 요리책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난감하다. 사진까지 첨부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알라디너 잇님들은 요리책 리뷰를 어떻게 쓰는지 참고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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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19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2만원가지고 요리책은 좀 약한데요.ㅎㅎㅎ요리책은 두껍고 사진이 많이들어가서 30000원되야.ㅋ 그런데 서평제출이라 아고.ㅎㅎㅎㅎ

cyrus 2016-05-19 18:19   좋아요 0 | URL
사진집을 읽으라고 하면 정성을 담아서 쓸 것입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16-05-19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줌마체가 글씨체를 먼저 떠올렸는데 그런 의미였군요.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모르는 단어도 있었어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cyrus님 좋은하루되세요.

cyrus 2016-05-19 18:21   좋아요 1 | URL
주부들만 사용하면서 공유하는 줄임말이 엄청 많아요. ‘~체’로 시작하는 양식이 꽤 많습니다. 서니데이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잇님들 가내 평화가... ㅋㅋㅋㅋㅋ

cyrus 2016-05-19 18:22   좋아요 0 | URL
줌마체에서만 사용하는 재미있는 줄임말이 많습니다. 진짜 ‘잇님’은 대박입니다. 어떻게 ‘이웃’을 줄일 생각을 했을까요? ㅎㅎㅎ

stella.K 2016-05-19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사면 되는데...
근데 왜 요리책만 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짱나겠다.
근데 줌마체 웃기긴 하다.ㅋㅋ

cyrus 2016-05-19 18:24   좋아요 0 | URL
살 수 있는 조건이 엄청 까다로워요. 신간인데도 못 사는 책이 있어요. 그리고 중고책으로 살 수가 없어요. 독서지원금이 회사 내 서점에 주문해야 써야 되거든요. 진짜 짜증납니다. 차라리 이런 제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수이 2016-05-1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 난 싫던데;;;; 나도 모르게 줌마체 썼던 적 있나 뒤돌아보게 되네;;;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카페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면 줌마체를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ㅎㅎㅎ

boooo 2016-05-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는걸요-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singri 2016-05-1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줌만데 줌마체 못쓰고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아유~ 안 써도 됩니다. ㅎㅎㅎ

보물선 2016-05-1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귀여우셔라~

cyrus 2016-05-19 21:14   좋아요 1 | URL
예상하지 못한 반응인데요. ㅎㅎㅎ

찔레꽃 2016-05-1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 마음에 온기가 있어야 나올 것 같아요. 왠지 쉬울 듯 하면서도 쉽지 않을 듯...

cyrus 2016-05-20 16:27   좋아요 0 | URL
줌마체를 잘 쓰려면 친근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

감은빛 2016-05-20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가 뭔가 했더니 인터넷에서 자주 접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투로군요.

어제도 누군가랑 얘기하다가 인터넷 상에서 읽는 글의 상당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더니,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라구요.

잇님들은 이 글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단어군요.

cyrus 2016-05-21 17:06   좋아요 0 | URL
젊은 사람들이 주부들의 줄임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러다가 특정 세대만 사용하는 줄임말이 계속 생길 것 같습니다.
 

 

 

 

인터넷 속어 중에 ‘세호야, 또 속냐!’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속아서 당한 일을 또 다시 당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줄여서 ‘세또속’이라고도 한다. ‘세또속’의 유래에 관한 설명은 ‘나무위키’ 링크로 대체한다. (링크: '세호야 또 속냐' 나무위키 항목)

 

 

 

 

 

 

 

 

 

이와 관련된 바리에이션이 많다. ‘구라야, 또 속냐!’, ‘중일아, 또 속냐!’ 등이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책의 날’ 질문 이벤트 관련 글을 작성하면서 독서 습관을 한 번 되돌아봤다. 읽다가 포기한 책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때까지 한 번이라도 다 읽으면 된다. 다시 읽을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그렇지만 그 기회를 놓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읽고 싶은 책에 눈길을 주면 끝까지 다 읽어내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특히 2권 이상 책일 경우, 완독 실패 확률이 높다. 작년에 완독 성공률이 낮은 독서 습관을 자조적으로 비유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때 ‘2권 계왕권’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시리즈로 된 책 2권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하는 저질 집중력을 의미한다.

 

‘2권 계왕권’의 전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기로 결심한다. 이 소설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2) 일단 시작은 좋다. 1권을 열심히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3) 1권 150~200쪽까지 읽었다. 여기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책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슬슬 잠이 온다. 잠시 책을 덮고, 스마트폰으로 알라딘 어플에 들어간다. 신간도서나 온라인 중고샵, 알라딘 서점에 있는 책들을 확인한다. 사고 싶은 책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4) 《장미의 이름》 1권을 계속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책을 읽고 있다.

 

(5) 다른 책으로부터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장미의 이름》 1권을 다 읽었다. 소설의 절반이 남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6) 그리고 다른 책을 읽는다. 《장미의 이름》 2권에 거들떠보지 않는다. 아예 포기한다. 완독 도전은 다음으로 기약한다.

 

(7)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난 뒤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기로 결심한다.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무한 루프가 반복되는 패턴을 잦아지면, 완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다른 책에 관심을 주지 않고, 시리즈 책 완독에 집중하면 길어야 일주일 내에 다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무한 루프를 빠져나오지 못하면, 몇 달 혹은 일 년이 지나서야 완독이 달성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장미의 이름》한 번 완독하는 데 걸린 시간이 6년이나 걸렸다. 《장미의 이름》을 2008년에 교보문고에서 샀다. 군 입대 한 달 전에 책을 샀는데, 여기서부터 6년 동안 이어지게 될 무한 루프가 시작되었다. 1권 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훈련소에 들어갔다. 전역할 때까지 《장미의 이름》을 다시 펼쳐보지 않았다. 전역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봤지만, 역시나 2권을 펼치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 과정만 수차례나 반복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무한 루프에 걸리기 쉽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다 읽지 못한 채 반납한다. 시간이 지나서 같은 책을 또 빌린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완독에 실패한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다. 생각나면 또 책을 빌려서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중간에 읽어야 할 쪽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쪽수를 알아도 읽었던 부분의 내용이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귀찮지만, 처음부터 읽을 수밖에 없다. 이래서 한 번 읽은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하는 법이다.

 

주말에 《아라비안나이트》를 1권부터 다시 읽었다. 작년에 읽다가 만 책이다. 시간이 많다고 해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완독하지 못한 책에 오래 매달리면, 읽고 싶은 책을 읽을 기회가 없다. 그래서 책을 읽어도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나 자신의 안일한 성격 탓에 다 읽지 못한 책에 매번 집착한다. 어리석은 나에게 이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

 

‘사이러스야, 또 읽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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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6 20:33   좋아요 0 | URL
님이 읽은 책은 제가 읽어볼 생각도 안한 것들입니다. 《돈의 철학》 그 책 엄청 두껍잖아요. ㅎㅎㅎ

표맥(漂麥) 2016-05-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가 싶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꼭 제 모습 같아서 혼자 킥킥~ 거립니다.
1권만 읽고 다 읽은 양 하는 책, 그러다가 1권부터 다시 읽어야 할 책 더러 있습니다.^^

cyrus 2016-05-16 20:34   좋아요 0 | URL
중간부터 읽으면 되는데, 그러면 다 읽은 것 같지 않더라고요. ^^

syo 2016-05-16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자란 제 친구놈은 나탈리 앤지어의 `원더풀 사이언스`를 도서관에서 빌리고 못 읽고 반납, 분개하여 다시 빌리고 또 못 읽고 반납, 다시 분개하여......를 5번 반복했으나 처절하게 패배했습니다. 시리즈물도 아니고 천 단위 책도 아닌데 말이죠.

그 친구를 지금은 `오패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cyrus 2016-05-16 20:36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다섯 번 빌렸으나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아요. 《원더풀 사이언스》 책이 궁금해서 방금 확인해봤습니다. 400쪽 넘네요. 사실 저도 400쪽 이상 책을 끝까지 읽는 게 힘들 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찔레꽃 2016-05-1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 ^

cyrus 2016-05-17 12:54   좋아요 0 | URL
책 읽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이 있을 거예요. ^^

그리고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며칠 전에 찔레꽃님이 언급하신 `그 책`이 그것인 줄 몰랐습니다. ^^;;

찔레꽃 2016-05-17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잉, 서운해라. ^ ^

아, 지난 번 님께서 페이퍼 작성하신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를 읽고 냉큼 책을 샀는데, 딱 제 취향입니다.


cyrus 2016-05-17 15:36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셔서 다행입니다. ^^

블랑코 2016-07-0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질 집중력, 제 얘기네요. 그래서 요즘 아는 분들과 함께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간 정해놓고 읽고, 다 읽으면 스포 포함해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안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혼자 읽었다면 벌써 나가떨어졌을 책들 완독해서 기뻐요. ^^
 

 

 

Q0. ‘책의 날’ 질문 이벤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제야 ‘책의 날’ 질문 이벤트에 응모하는 거죠? 뒷북치는 건가요?

 

 

 

네, 제가 뒷북(book)을 잘 쳐요. 유행에 둔감해요. 유행이 지나가서 사람들 반응이 잠잠할 때 뒤늦게 따라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그래요. 남들이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몇 개월 혹은 일 년 지난 뒤에 읽어요.

 

 

Q1. 말장난 그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책 한 권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다 좋습니다. 책 단 한 권도 없는 장소에 혼자 있으면 지루하고 허전해요. 조용한 밤에 소파에 앉아 책을 읽을 때가 좋아요. 그러면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잠이 스르르 옵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분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싶어요. 책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유익한 최고의 수면제입니다. 아, 그리고 변비로 고통받는 분이라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보세요. 일단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골라보세요. 그러면 장 속에 그토록 원하던 신호가 와요. 책이 많은 곳에 가면 화장실 생각이 나요. 저는 변비에 걸리지 않았지만, 배변 기간이 불규칙합니다. 뱃속이 찝찝하고 그럴 때 도서관에 가서 책 구경을 하거나 책을 읽어요. 신기하게도 뱃속에서 신호가 옵니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이 많아져야 합니다. 변비 환자들을 위한 치유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Q2. 조금 지저분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제대로 된 독서 이야기 좀 합시다.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제 별명이 ‘책성애자’입니다. 새 책이든 헌책이든 종이책이 제 손으로 들어오면, 냄새를 맡는 특이한 습관이 있어요. 새 책에 나는 냄새와 헌책에 나는 냄새. 확실히 달라요. 냄새의 느낌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힘들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헌책 냄새 한번 맡아보셨어요? 어렸을 때 시골집에 가면 맡을 수 있었던 오래된 이불 냄새 기억하십니까? 그거랑 조금 비슷해요. 눅눅한 습기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헌책방에 자주 가게 되니까 헌책 냄새가 좋아졌어요. 헌책방 내부로 들어가면 헌책 가게 사장님보다 헌책 냄새가 먼저 저를 반깁니다. 마음이 편해져요. 헌책 냄새 없는 헌책방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책 읽을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전자책은 종이책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전자책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우리나라 전자책이 읽을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잘 찾아보면 우리나라에 덜 알려진 외국 작가의 작품이나 장르문학 작품을 번역한 전자책이 있어요. 예전부터 ‘페가나북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페가나북스는 1인 전자책 전문 출판사입니다. 러브크래프트와 함께 환상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로드 던세이니의 작품을 번역했어요. 아무도 관심 없는 작가의 작품을 혼자서 번역 출간한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이런 출판사와 직원이 있기에 함부로 전자책을 ‘읽어볼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요.

 

 

책 읽으면서 메모하는 것을 싫어해요. 책을 대할 때는 결벽증 환자가 됩니다. 깨끗해야 합니다. 책을 접는 것도 안 좋아해요. 한 번은 동생이 제가 산 책을 읽다가 한 번 종이를 접은 적이 있어요. 저는 동생에게 그렇게 읽지 말라고 핀잔을 줬어요. 그렇지만 헌책은 예외입니다. 종이에 낙서가 남아 있고, 물에 젖은 흔적이 있어도 가지고 싶은 책이라면 삽니다.

 

 

 

 

Q3. 말씀하시는 자세가 진지한데요. 마음에 듭니다. 혹시 지금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저는 3번 질문이 마음에 안 들어요. 침대 없는 사람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잖아요. 저는 침대가 없어요. 맨바닥에 이불을 깔고 잡니다. 자기 전에 배 깔고 책을 읽어요. 이미 말했듯이 책은 종이로 만든 수면제입니다. 잠이 안 오면 일부러 재미없고, 어려운 내용의 책을 읽습니다. 지난주에는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읽었습니다. 그 책은 좋은 수면제였습니다.

 

 

 

 

Q4. 애서가라면 늘 괴로워하는 고민이 있어요. 그 고민이 바로 바로 장서 관리 문제입니다.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맞아요. 처음에 책을 살 때 하늘 위로 날아갈 정도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다가 집에 돌아와서 샀던 책을 책장에 꽂으려고 하면 갑자기 우울해져요. 책이 너무 많아서 보관할 자리가 없거든요. 책을 분야별로 구분해서 배열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요. 보관 공간을 확충하는 일이 시급하니까요. 책 욕심이 많아서 책을 가져야 기분이 좋아져요. 알라딘 서점에 책을 팔아서 받은 돈으로 다른 책을 삽니다. 이러면 책을 줄이지 못합니다. 최근에 30권 정도의 책을 종이 상자에 담아 다른 방에 옮겼습니다. 책장에 빈자리가 생겼는데, 그것만 보면 다른 책을 사서 채워 넣고 싶어요. 책에 대한 탐닉이 무서워요.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세계명화백선》이요.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 100점을 모아놓은 도록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명화 도록과 비교하면 선명도가 떨어지는 편이에요. 그래도 전 이 책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이 책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줬어요. 여기서 밝히기가 부끄럽지만, 사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으면 마네의 <올랭피아>만 봤어요. 비록 그림 속 여인이지만, 올랭피아의 육체가 아름다웠어요. 그때는 올랭피아가 엄청난 그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당연히 마네가 누군지도 몰랐죠. 올랭피아는 소년의 마음을 홀리는 야한 여자였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서양미술사에 ‘입덕’하게 된 계기가 《세계명화백선》이었어요.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서양미술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여자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진짜 충격적이었어요. 아시죠? 올랭피아가 매춘부라는 사실요. 그리고 훌륭한 그림을 그저 야릇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으로 봤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그림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되니까 올랭피아가 야한 그림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이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놀랄 만한 책' 몇 권 가지고 있습죠.

 

 

 

 

 

JTBC 보도 담당 사장 겸 ‘뉴스룸’ 진행자인 손석희 씨도 오래 전에 책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이 바로 《풀종다리의 노래》입니다. 2014년에 제가 운 좋아서 JTBC 사옥 내부를 구경하고, 손석희 씨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특별한 날을 위해서 한 달 전에 《풀종다리의 노래》를 샀습니다. 절판본이라서 가격이 비쌌어요. 그래도 이 희귀 도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저는 이 책을 가지고 JTBC에 갔습니다. 손석희 씨의 친필 사인을 받으려고요. 손석희 씨는 자신의 책을 본 소감으로 구하기 힘든 책을 가진 사람을 십 년 만에 봤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음으로 소개할 ‘놀랄 만한 책’은 오늘 처음 공개합니다. 《세계고전삽화백과》라는 책입니다. 자연, 기술,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도안 삽화가 실려 있습니다. 1851년 독일에 출간된 그림 백과사전에 수록된 삽화를 옮긴 겁니다. 즉, 19세기 판 《세계만물 그림사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19세기 당시 지구상에 알려진 모든 지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죠. 책에 있는 그림들을 보면 눈이 즐거워요. 세밀한 표현에 감탄하게 됩니다. 책에 있는 그림들을 조금만 공개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상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Q7. 정말 놀라운 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홍윤 님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분이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분은 ‘물만두’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요. 추리소설을 많이 읽고, 천 편이 넘는 서평을 남겼습니다. 제가 너무 늦게 알라딘 서재를 알게 돼서 홍윤 님과 댓글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습니다. 홍윤님의 서평집을 읽어봤어요. 그녀는 혼자서 광활한 추리문학의 세계를 자유롭게 거닐면서 수많은 탐정과 범인들을 만났습니다. 홍윤 님은 그 만남의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서평으로 기록했습니다. 홍윤 님의 서평집은 저 같은 추리문학의 세계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한 한 권의 지도입니다. 저는 홍윤 님의 발자국을 믿고 서평의 지도를 보면서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헌책방에 가면 홍윤 님의 서평집을 참고합니다. 헌책방에 홍윤 님이 읽었던 절판된 추리소설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녀처럼 문장으로 된 발자국을 많이 남기고 싶습니다. 홍윤 님이 생전에 읽지 못한 추리소설은 많습니다. 만약 홍윤 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제가 헌책방에서 찾아낸 추리소설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리고 추리소설 읽기의 재미를 알려준 홍윤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굳이 꼭 한 권만 골라야 됩니까? 저는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잘 때까지 끊임없이 책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고 나면 새 책이 나옵니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습니다. 이럴 때 정말 괴롭습니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이것도 많은데요. 중간에 읽다가 만 책도 언젠가 다시 읽게 됩니다. 그래서 끝까지 다 읽지 않은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끝내지 못한 책’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죽을 때까지 완독하지 못한 책이 있으면, 그 책이야말로 진짜 ‘끝내지 못한 책’입니다.

 

 

 

 

Q10. 음, 갑자기 대답이 점점 짧아지는데요. 이제 끝나갑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그런데요, 정말 무인도에 가면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왠지 무인도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책 읽을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무인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가정에 따라 세 권의 책을 가져가겠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우울과 몽상》, 최인자 씨가 번역한 마틴 가드너 주석의 《앨리스》, 그리고 앵거슨 디턴의 《위대한 탈출》 구판입니다. 세 권 모두 오역과 발췌 번역으로 논란이 있었던 책입니다. 무인도에 살아남으려면 몸의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세 권의 책은 불쏘시개로 쓰기에 좋습니다. 아니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해도 됩니다. 옛날에 방영된 추억의 일본 만화 <빨강머리 앤>에 보면 앤이 추위를 이겨내려고 책의 종이를 찢어서 뭉친 뒤에 몸 안에 넣더군요. 실제로 몸 안에 종이나 낙엽 뭉치를 넣으면 체온이 올라갑니다. 절대로 읽으면 안 되는 엉터리 책도 가끔 쓰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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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의 날이벤트포스팅 글 최고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질문과 대답의 각색이 대단하네요...ㅋ

cyrus 2016-05-14 19:08   좋아요 0 | URL
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분량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비의딸 2016-05-1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풀종다리의 노래는 저도 있어요. 으쓱~!!
물론 중고로 샀구요.

cyrus 2016-05-14 19:10   좋아요 0 | URL
동지를 만난 기분입니다. 저는 희귀 도서를 가지고 있는 분을 보면 반갑게 느껴져요. ^^

stella.K 2016-05-1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난 네가 이거 한 줄 알았는데 안 했단 말이냐? 와, 진짜 손석희 씨 책은 특종이다.ㅋ 너도 침대가 없구나. 왠지 동지 같다. 배 깔고 읽는 건 좋지만 팔이 금방 아프지 않냐?ㅋㅋ

cyrus 2016-05-14 19: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팔이 저려서 불편한 점이 있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어요. ^^

syo 2016-05-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질문과 대답에 관하여 사뭇 진지하게 궁서체로 뭐 하나 여쭤봅니다.

참여정부시절이었습니다.

대학 도서관은 처음이었는데, 시립도서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스펙터클이 참 사람 왜소하게 만들더라구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며칠째 지지부진 답보상태이던 장과 변 사이의 소통구조가 일시에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후로도 희한하게 서가를 기웃거리노라면 꼭 어느 시점부터는 괄약근이 열일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왜일까를 한참을 고민하던 어느 날, 별일 없는 제 인생에 손꼽을만한,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역시 의미없이 서가를 방황하며 읽지도 않을 책 괜히 뺐다 꽂았다 하며 시간을 때우는 중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알살 혁명의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폭발 상태는 아니었던지라, `아 도대체 책과 똥 사이의 상관관계는 뭐란 말인가,`라고 생각하며 눈 앞에 있는 아무 책이나 꺼내서 펼쳤는데, 세상에 바로 그 책에, 거기다 바로 그 페이지에, 도서관이나 서점 같이 책이 대량으로 진열되어 있는 곳에 가면 장활동이 활발해지는 이유가 설명되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기적같은 만남이! 저는 그 어마어마한 우연이 전해주는 감동에 소스라치게 전율하면서 그야말로 소스라치게 쾌변했다는 소스라치게 더러운 이야기가.....

여하튼 그 사건 이후로 저는 이게 저만 겪는 일이 아니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맞닥뜨린 인간의 온몸이 떨리듯이 책 더미를 맞닥뜨린 인간의 대장이 떨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그렇다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몇달 전, 우연히 친구 둘과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제 이야기를 들은 그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이 자기네들은 그런 경험이 없다며, 그건 너의 대장이 coward라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삼십 평생 남한테 피해 한 번 안주고 살아온 제 선량한 대장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책 앞의 똥 현상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 관련해서 언급해놓은 책도 있다, 내가 봤다, 고 진술하였는데, 이 베니스의 사악한 고리대금업자 같은 친구놈이 책의 제호를 대 보라며 따지고 들자, 10년도 더 전의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흐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운 대로 네이버를 통해 저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증언을 증거로 제시하려 하였지만, 도대체 뭐라고 검색해야 할지 그저 앞이 캄캄한 겁니다. 차마 이 자리에서는 언급하기 힘든 부끄럽고도 유치하고도 적나라한 문장을 입력하여 검색을 시도해보았으나 비극적이게도 만족할만한 결실을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시체뜯는 하이에나 같은 친구놈들의 시선을 등 뒤로 한 채, 저는 점차 위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갔습니다.......

그러다, cyrus님의 이 글을 만났습니다. cyrus님의 독서력과 식견을 믿고 염치 불구 도움을 요청합니다. 혹시 참여정부시절 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그 이름 모를 책의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아니면, 책 앞의 똥 현상의 과학적 근거를 증명할 만한 논문이나 문헌에 대한 정보라도.......

도와주세요.
저 적그리스도의 졸개 같은 친구놈들로부터 제 대장의 잃어버린 명예를 복권해주세요.....

cyrus 2016-05-14 19:14   좋아요 0 | URL
저도 모르는 책 너무 많습니다. 죄송하지만, syo님이 찾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도서관과 배변 욕구의 관련성은 옛날에 스펀지라는 방송을 보면서 알았어요. 이를 증명하는 학술논문은 보지 못했습니다.

시이소오 2016-05-13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이야말로 애서가십니다 ^____^

cyrus 2016-05-14 19:16   좋아요 0 | URL
구입한 책을 바로 읽지 않는 나쁜 버릇이 있어요. 안 읽으면서 사들이는 건 병입니다. ㅎㅎㅎ

:Dora 2016-05-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ㅋㅋㅋㅋㅋ사진은 어디서 어떻게 뽑으시는 검뉘까 ??아놔 ㅋㅋㅋ

cyrus 2016-05-14 19:17   좋아요 1 | URL
그냥 검색하면 웃긴 사진들이 나옵니다. 글로 웃기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재미있는 사진으로 글을 보는 분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

:Dora 2016-05-14 19:20   좋아요 0 | URL
덕분에 많이 웃네요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보물선 2016-05-1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뚝뚝 묻어납니다!

cyrus 2016-05-14 19:18   좋아요 0 | URL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문제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문십답 가운데 가장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애서가 인정..

cyrus 2016-05-14 19:19   좋아요 0 | URL
곰발님의 글이 더 재미있었어요. 곰발님이라면 질의응답식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실 것 같습니다. ^^

nomadology 2016-05-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께. 그런 분들이 한 20%된다는 글이 있네요.

http://dvdprime.donga.com/g5/bbs/board.php?bo_table=comm&wr_id=6163530

다행히 저는 그 20%에 해당하지 않나봅니다.

cyrus 2016-05-16 16:12   좋아요 0 | URL
진짜 예민한 사람은 화장실 출입이 많다고 하더군요. 책이 많은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장도 편해지는 것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6-05-1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이야, 뒷북!

아유, 이 페이퍼 정말 잼나네요. 그리고
사이러스님 진짜 책 많이 읽으시네.... 애서가 완전 인정. 멋져요~

근데 진짜루 손석희 님의 사인 받았어요, 그 책을 가지고 가서?
진짜, 완전히, 제대로, 확실히, 그대는 멋집니다.

cyrus 2016-05-16 16:14   좋아요 0 | URL
읽다가 중도에 포기한 책이 많아요. 생각해보니까 다 읽지 못한 책이 다 읽은 책의 수보다 많을 거예요.

2014년에 손석희 님의 사인 인증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

http://blog.aladin.co.kr/haesung/6818267
 

 

 

 

 

 

 

 

 

 

 

 

 

 

 

 

 

하루도 빠짐없이 사과나무를 찾아가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나뭇잎을 주워 모으고, 떨어진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면서 숲 속의 왕자가 되어 놀았다. 때론 맛있는 사과도 따 먹고, 혼자 놀다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사과나무에게 물건을 사고 싶은 소원을 말했다. 나무는 자신의 사과를 팔아서 그것을 사라고 하였다.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돌아왔고 나무는 언제나 그랬듯 소년을 기쁘게 맞이한다. 소년은 나뭇가지를 베어서 자신의 집을 짓는다. 그 후 소년은 나무줄기를 베어서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가 버렸다. 나무는 소년의 행복만을 기원했다. 한때 자신을 버리고 이용했던 소년이 늙고 병든 몸으로 돌아왔다. 나무는 열매와 가지 줄기를 모두 내주고 마침내 몸체가 잘려나간 밑동까지 쉼터로 내준다. 셸 실버스타인의 그림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보면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나무는 정말 행복했을까?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선한 의지를 깎아내리려는 건 아니다. 인간에게 아낌없이 자신을 나누어 주고 여전히 행복하기만 한 나무의 모습이 딱해 보인다. 이 책을 아이나 어른들에게 권하는 게 권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인지. 안구에 습기가 차오른다.

 

모든 것을 남을 위해 주는 삶은 좋다. 하지만 무조건 주는 행위가 항상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려고 타인의 희생을 이용하거나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심리 조종자’다. 심리 조종자란 타인의 허점을 파악하고 관계의 주도권을 쥔 다음 조종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람을 만날 경우, 우리는 흔히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진다. ‘착한 사람 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심리 조종자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내면의 욕구를 억누른다.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고 강박적으로 믿고 있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의지나 감정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상대방 욕구에 자신을 맞추려다 보니 무조건적으로 희생한다. 소년 한 사람을 위해서 아낌없이 퍼주다가 흔들린 나무처럼 말이다. 이렇게까지 하고도 정작 원하던 대가들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은 숭고한 희생의 사랑으로 포장된다. 착한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 끙끙 앓는다. 마음이 멍들고, 그 감정의 불순물은 마음 밑바닥에 모래알갱이처럼 응어리진다.

 

소년의 입장이 되어 보자. 그가 그동안 살면서 받았던 나무의 도움을 잊지 않았으면 나무의 존재를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을 줘야 한다. 이것은 자신을 지켜준 나무의 은혜에 대한 보답이다. 우리는 소년처럼 무엇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나무처럼 남을 위해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직 안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빛나게 만드는 훌륭한 일만 하려 하지 남의 존재를 부각하는 궂은일은 피하려고 한다.

 

 

 

 

 

 

 

 

 

 

 

 

 

 

 

 

 

만약 신영복 선생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었으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사랑을 칭송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생은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 한 그루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진심으로 나무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준 나무가 행복할 방법을 알려준다.

 

 

 

 

겨울은 별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모든 잎사귀를 떨구고 삭풍 속에 있는 나목처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계절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계절입니다. 그리고 내년 봄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겨울밤 나목 밑에 서서 나목의 가지 끝에 잎 대신 별을 달아 봅니다. (《처음처럼》 111쪽)

 

 

 

나무는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어디에 심어졌든 묵묵히 자라 봄이면 싹을 틔워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낸다. 나무는 햇빛을 피하는 그늘도 되고, 성글지만 비를 피하는 우산도 된다. 아이들 놀이터도 되고 그네를 매는 기둥도 된다. 베어져서는 집을 짓는 재료나 땔감으로도 쓰인다.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마음, 바로 그게 나무의 마음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무의 헌신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우리에게 선의를 베풀면서 늙어버린 겨울 나목을 외면한다. 이처럼 희생하던 사람은 더 큰 희생을 요구받고 항상 손해를 보게 된다.

 

신영복 선생은 벌거벗은 나목을 위해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달아줬다. 아름답고 포근한 별빛을 달아주면 나목은 외롭고 서운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자기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준 나무를 위한 최상의 배려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진짜 사랑이다. 겨울은 별만 생각하는 계절이 아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를 위해 희생한 나무를 생각하는 계절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나무 같은 존재’가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남의 요구에 맞춰 사는 수동적인 개인에 불과하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무를 위해서 무언가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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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5-12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새로운 시각이네요.심리조종자라니!!

cyrus 2016-05-12 18:38   좋아요 2 | URL
인터넷에서 본건데, ‘심리 조종자’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었어요. ^^

페크pek0501 2016-05-1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면서 모녀관계에 대해 생각했어요.
딸들이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으레 외할머니에게 육아를 맡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선배 중에는 손주를 키워 주는 일을 맡아서 사람들이 만나는 모임에도 못 나오고
집에 갇혀 사는 분이 있는데, 그것이 좋은 삶인지 모르겠어요.

딸이 긴 세월 자신을 키워 주신 어머니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그렇게 하기엔 답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출산을 장려하는 나라가 육아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현실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고(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힘든 현실...)

저도 자식에게 아낌 없이 사랑을 주기만 하는 나무가 되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cyrus 2016-05-13 16:45   좋아요 0 | URL
저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부모와 자녀 관계를 생각해봤어요. 자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걸 희생하는 부모가 많아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살면 좋은데, 페크님 말씀처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죠.
 
알라딘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

 

 

오늘 야무님이 작성한 글을 읽으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에 제가 알라딘 서재지수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의 메일을 서재지기님에게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회원닉네임이 공개되는 내용이라서 서재지기 게시판에 불만사항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저도 처음에 알라딘 서재/북플 활동이 많지 않은 분이 서재지수가 높게 나오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매일 두 편 이상의 글을 열심히 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마이리뷰’, ‘마이페이퍼’를 많이 작성하면 서재지수가 많이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서재지수 목록을 확인해보니까 그게 아니었습니다.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를 합산한 글의 수가 100편 안 되는 회원이 1,000편 이상 글을 남긴 회원의 서재지수보다 높았습니다.

 

저는 모 회원의 서재지수와 비교하면서까지 불합리한 서재지수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올해 3월 13일에 서재지기님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서재지기님과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공개합니다. 원래 메일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부조리한 상황이 진행되어도 꾹 참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을 알리고 싶었고, 여전히 개선될 상황이 보이지 않아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를 쥐어봅니다.

 

 

 

* 3월 13일에 보낸 메일

 

 

 

 

 

 

 

* 3월 14일 서재지기님의 첫 번째 답변

 

 

 

 

 

 

 

* 3월 14일 서재지기님의 답변에 대한 재답변

 

 

 

 

 

 

* 3월 15일 서재지기님의 두 번째 답변

 

 

 

 

 

* 3월 15일 서재지기님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답변

 

 

 

모든 메일 내용에 의도적인 편집이 없음을 알립니다. 원본 그대로 캡처한 것입니다. 서재지기님의 답변 메일 내용을 읽어보면 서재지수 집계 방식과 그 문제점을 알 수 있습니다.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다는 활동을 하면 서재지수에 반영됩니다. 모 회원이 ‘좋아요’를 1,000회 이상 눌렀습니다. 하루에 ‘좋아요’ 누른 횟수가 많다 보니 서재지수가 급상승한 것이었습니다. 알라딘 측은 이런 특정 활동의 한계치를 고려하지 못했다면서 서재지수 반영의 문제점을 인정했습니다.

 

 

회원 닉네임과 서재지기님의 실명은 가렸습니다. 제가 메일에 언급한 회원은 심은유님이 아님을 밝힙니다. 모 회원과 심은유님을 악의적으로 비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알라딘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알리고 싶어서 쓴 겁니다. 모 회원과 심은유님은 잘못한 점이 없습니다. 모 회원과 심은유님도 서재지수가 반영되는 방식을 몰랐습니다.

 

 

 

 

 

알라딘 측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서재지기님은 ‘토크토크관리’ 님의 서재가 ‘서재의 달인’ 목록에 있으면 안 되는 알라딘 운영진 계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버그가 풀려서 서재지수가 높게 나왔다고 해명했습니다. 바로 처리한다고 했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 ‘토크토크관리’님의 서재지수는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3월 달에 메일을 보냈을 때, 토크토크관리님의 서재지수는 245,602점이었습니다. 그동안 9천 점이나 향상되었네요. 서재지기님이 약속한 말씀과 달리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은데, 안 고쳐진 걸로 봐서는 버그의 일종인가 봅니다.

 

평범한 친교 활동이 수치화되고, ‘서재의 달인’의 기준이 되는 알라딘 시스템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서재지기님에게 메일을 보낸 이후로 저는 그동안 다른 회원의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 다는 일을 한동안 주저했습니다. 알라딘 메커니즘에 맞춰서 서재 활동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도 북플에서만 볼 수 있는 ‘읽고 싶어 합니다’, ‘책을 읽었습니다’ 기능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웬만하면 100자평이나 알라딘 책 소개를 복사해서 올린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습니다. 저와 야무님의 의견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미 앞서 언급했지만, 서재지수가 이상하게 나온 것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평소처럼 친분 있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댓글로 대화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의견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잘못된 점이 있으면 솔직한 의견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급진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으나 서재지수 제도를 폐지하거나, 아니면 서재지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의 서재지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스템의 문제점을 바로 잡을 수만 있다면, 불편함을 받아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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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강기 2016-05-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서재본연의 기능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yrus 2016-05-11 11:15   좋아요 0 | URL
다른 회원 간의 친분 활동이 없어도 조용히 묵묵하게 책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작성한 글의 양이 많음에도 서재지수가 낮습니다. 서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활동하는데도 주목을 많이 못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책한엄마 2016-05-10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네요.ㅠㅠ
그래도 사일러스님처럼 애정있는 분이 있으니 알라딘이 한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cyrus 2016-05-11 11:18   좋아요 1 | URL
애정이라기보다는 쓸데없는 관심입니다. 알라딘 측은 이런 반응에 귀 담아 듣는 척은 하지, 크게 관심이 없을 겁니다. ^^

2016-05-10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1 11:25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북플에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 대부분은 서재지수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반응입니다. 이 정도면 서재지수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 하루에 100자평, 책 인용문(밑줄긋기), 그림만 열 개 이상 올리면, ‘주간 서재의 달인’ 상위권에 순식간에 올라갑니다. 하루에 글 한 편 쓰는 회원보다 서재지수가 높게 나오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간혹 최근에 글을 올린 적이 없는 유령 회원도 ‘주간 서재의 달인’ 목록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집계 방식이 이상합니다. 이럴 거면 신뢰성이 떨어지는 서재지수 제도를 폐지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6-05-11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11 11:42   좋아요 0 | URL
저도 잘 모르겠어요. 회원의 모든 활동 내역을 수치화한 건데,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ㅎㅎㅎ

님께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지적해주셨어요. 알라딘 직원 계정이 회원의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님이 생각하는 대로 그런 상황이 (이미 이루어졌거나) 혹은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이아기하면 음모론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저도 더 이상 말을 못하겠어요. 여러 가지 추측만 무성할 뿐입니다. 아무튼 알라딘 측이 ‘관리상 필요해서 만든’ 서재를 만들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5-11 0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북플도 없애버렸고, 다른 활동은 잘 안합니다. 그저 제 글 올리고 가끔씩 친한 분들 서재를 돌면서 글을 보고 댓글을 남기는 정도에요. 사실 서재지수는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매우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는 소지가 보이지 않네요.. 제가 3월부터인가 갑작스럽게 서재에 방문객 숫가가 줄었어요. 하루 100에서 10-20? 계속 그렇게 이어지고 있는데, 뭐 제 글이 재미없거나 다른 저로인한 것이라면 문제가 아니겠지만, 북플이나 다른 어떤 서재시스템이 이상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이상하거든요..-_-: 아무래도 서재지수를 늘이기 위한 ˝이상한˝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제 글이나 서재가 묻혀지는 것 같네요..-_-: 잘은 모르지만요.

cyrus 2016-05-11 11:48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으로 북플을 접속하는 경로가 많아지니까, 컴퓨터로 ‘알라딘 서재’를 접속하는 경로가 줄어들었을 겁니다. 제 블로그 또한 방문자수가 갑자기 줄어들기도 합니다. 서재지수 제도에 관심 없는 회원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서재지수를 올리려고 하루에 글을 도배하는 회원은 없는 것 같아요. 모르는 게 약이라고, 아무런 의미 없는 서재지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평소대로 친분 있는 회원의 글을 읽고, 간단하게 댓글을 남기면서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마립간 2016-05-1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많아 위 글을 꼼꼼히 다 읽지 못했지만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

어느 분이 주간 서재의 달인 순위에 올라 서재에 방문하니, 글이 없더군요. (어쩌면 1편 정도 있었을지도.) 태그 등 다른 활동으로 서재 지수가 높았던 모양인데, 좀 허무했습니다.

cyrus 2016-05-11 11:52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군요. 저도 그 점이 이상했습니다. 문제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더 밝히고 싶은데, 회원 닉네임까지 공개해야 돼서 꾹 참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제 이 글을 작성하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서재지수 문제점에 무관한 회원분들이 오해하고, 서재 활동이 위축될 수 있으니까요.

잠자냥 2016-05-11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서재지수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거였군요. 저처럼 서재지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그리고 친교 활동을 위해 알라딘 서재나 북플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 서재 지수가 좋을 리가 없군요. ㅎㅎ 재미난 정보였습니다.

cyrus 2016-05-11 20:07   좋아요 0 | URL
그냥 알라딘에 이런 시스템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ㅎㅎㅎ

표맥(漂麥) 2016-05-1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이거 뭐에 쓰는거지? 어디에 붙어 있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서재지수를 찾아 <나의 서재>로 들어갔다가 다시 이 글을 읽습니다.
별로 찾아오는 분도 없고 하니 신경 써본 적 없는 지수...
그래도 이 참에 제 지수가 얼마인지 알았습니다. : 20697점^^

지속적으로 알라딘에 글 올리는 분이 지수를 많이 받는게 가장 옳은 일 같은데...
컨텐츠를 양산해 주는 사람을 홀대하면(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면...)
그게 바로 잘못된 정책인거지요.
애정없으면 이런 지적도 못할 터... 알라딘이 잘 받아들여 개선한다면 그게 알라딘의 복이겠지요.

cyrus님 좋은 일 하신겁니다.^^

cyrus 2016-05-12 17:15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의미가 불분명한 점수가 있다는 것만 알아두셔도 좋습니다. 숫자에 너무 신경 쓰면 피곤해요. ㅎㅎㅎ 저 같은 사람이 계속 따지면, 알라딘이 싫어할거예요.

yamoo 2016-05-1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저보다 훨씬 이전에 이 문제를 제기하셨군요!
제가 또 문제를 공론화 시킨거 같아 좀 거시기 합니다만....이런 문제는 꼭 공론화시켜 볼 가치는 있는 거 같습니다.

사이러스 님의 문제제기에 십분 동감하며, 자세한 이전의 첨부글 잘봤습니다! 사이러스 님 쵝오!!

cyrus 2016-05-12 17:18   좋아요 0 | URL
2014년에 야무님이 서재지수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죠. 그때 서재지수가 하양 조정되던 날이었어요. 전 그때까지만 해도 서재지수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친구 관계를 맺지 않은 회원의 서재를 찾으려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서재지수를 보게 되었어요. 하나하나 살펴보니까 미심쩍은 부분이 한 개씩 보이더라고요. 그제야 야무님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야무님이 2014년에 먼저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으면, 저는 그냥 못 본 척 넘어갔을 겁니다. ^^

감은빛 2016-10-2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서재 지수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알았네요.
한번도 신경쓰지 않았던 숫자인데,
이 댓글 쓰고 나서 저는 몇 점인지 한번 봐야겠어요.

이 서재 지수에 의해 주간 서재의 달인 순위가 매겨지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없는 숫자라면 몰라도, 이걸로 순위까지 매겨지는데, 운영을 그렇게 하다니!
좀 어이가 없네요.

꼼꼼하신 시루스님 덕분에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cyrus 2016-10-29 16:29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은 저보다 서재 활동을 오래 하셨으니 폐지된 알라딘 서비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십년 전에 매주 ‘주간 서재의 달인’ 30위 안에 드는 회원에게 적립금 5,000원을 주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서비스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순위 안에 들어서려고 주말 하루에 리뷰나 페이퍼를 도배질로 올리는 회원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때 알라딘이라는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고.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른 알라디너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적립금 혜택은 사라졌어도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루에 리뷰, 페이퍼를 열 개 이상 올리면 서재지수 상위권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오늘 ‘주간 서재의 달인’ 명단을 살펴보세요. 1번이 ‘물감’님이라는 회원의 서재인데, 어제 리뷰를 스무 편 이상 올렸습니다. 이건 솔직히 아니잖습니까? ㅎㅎㅎ

서재 글을 한 편도 올리지 않고, 다른 서재 글에 ‘좋아요’를 많이 누르기만 해도 서재지수 상위권에 오르는 서재도 봤습니다. 웃긴 게 북플이 이런 회원들을 ‘서재 활동을 많이 하는 회원’으로 소개합니다. 글 한 편도 안 썼는데도 말이죠.

감은빛 2016-10-29 20:13   좋아요 1 | URL
제가 알라딘에 가입한 건 2004년 초였던 같아요.
그 전에 사귀던 사람이 알라딘에 글을 쓰기만해도 적립금을 준다고,
당신은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열심히 쓰는 사람이니,
글 써서 그 걸로 적립금을 받아 책을 사면 좋겠다고 했죠.
그 얘길 들었던 건 아마 한 두 해 전이었던 것 같아요.
2003년 초에 이미 그 사람과 헤어졌으니까요.

잘 기억나진 않지만, 당시엔 5편 이상 글을 쓰면 얼마의 적립금을 준 것 같아요.

하지만 전 그리 열심히 글을 쓰진 않았어요.
알라딘 서재도 몇 년간 계속 방치해두었죠.

말씀하신 서비스도 저는 몰라요.
그 때 저는 알라딘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쨌거나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라면,
글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더 유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서재 지수는 역시 보잘것 없네요.
글도 많이 쓰지 않았고, 좋아요(예전엔 추천이었죠.)도 많이 누르지 않았고,
댓글도 그리 많이 달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그냥 원할 때 글을 쓰고, 좋아하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교류하고 싶은 사람들과 댓글을 나눠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수 따위 많아도, 적어도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알라딘은 이 시스템을 보다 더 상식적인 방식으로 바꾸면 좋겠네요.

cyrus 2016-10-29 20:59   좋아요 0 | URL
서재지수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집계 방식이 완벽하지 않고, 서재지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냥 없는 취급하려고요. 이웃 간에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면서 즐겁게 지내는 순간들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