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제목에 대한 주석 : 일본 애니메이션 '도쿄 구울'을 패러디했음

 

 

 

 

 

 

 

 

 

 

 

 

 

 

 

 

 

 

 

《러브크래프트 전집 4》는 전집 중 유일한 공동 번역본이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1, 2, 3, 5, 6권은 정진영(필명 정탄) 씨가 단독으로 번역했고, 정진영 씨와 함께 전집 4권을 번역한 분은 러브크래프트 관련 웹사이트인 ‘위어드 테일스(Weird Tales)’ 공동 운영자인 류지선 씨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출간의 서막을 알린 1권은 2009년에 첫 선을 보였다. 이미 5년 전에 정진영 씨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한 편 번역한 적이 있다. 그 작품이 바로 『사냥개(The Hound)』다. 이 작품은 《세계 호러 걸작선》(책세상)에 수록되었고, 정진영 씨의 번역이 있는 《러브크래프트 전집 4》에 수록되었다.

 

그런데 두 권의 책에 있는 『사냥개』를 같이 읽어보면, 문체가 확연히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원문 1

By what malign fatality were we lured to that terrible Holland churchyard? I think it was the dark rumor and legendry, the tales of one buried for five centuries, who had himself been a ghoul in his time and had stolen a potent thing from a mighty sepulchre.

 

* 《러브크래프트 전집 4》 282쪽

대체 어떤 사특한 운명이 우리를 그 소름끼치는 네덜란드 교회 묘지로 꾀어냈을까? 그 시작은 음산하게 떠돌던 풍문과 전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평생을 도굴꾼으로 살면서 한 거대한 분묘에서 중요한 물건을 훔쳐냈다는, 5세기경에 매장된 어느 인물에 대한 이야기였다.

 

* 《세계 호러 걸작선》 228쪽

그 무슨 사악한 숙명이었기에, 우리는 그 오싹한 폴란드의 교회 묘지로 이끌렸던가? 그것은 오백 년 전 그 자신이 구울로서 권력자의 무덤에서 중요한 물건을 훔쳤다는 어느 인물의 이야기와 관련된 음산한 풍문이며 전설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 원문 2

I remember how we delved in the ghoul's grave with our spades, and how we thrilled at the picture of ourselves, the grave, the pale watching moon, the horrible shadows, the grotesque trees, the titanic bats, the antique church, the dancing death-fires, the sickening odors, the gently moaning night-wind, and the strange, half-heard directionless baying of whose objective existence we could scarcely be sure.

 

* 《러브크래프트 전집 4》 283쪽

삽으로 그 도굴꾼의 묘지를 팠던 모습과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우리가 얼마나 전율적인 흥분을 느꼈는지 나는 기억한다. 그 무덤, 창백한 목격자인 달, 으스스한 그림자, 괴상망측한 나무들, 거대한 박쥐 떼, 고색창연한 교회당, 춤추는 도깨비불, 그 병적인 악취, 길게 울음 울던 밤바람, 그리고 어디선가에서 들려오곤 있으나 존재한다고 객관적으로 확신할 수도 없었던 음산한 개 짖는 소리.

 

* 《세계 호러 걸작선》 229쪽

우리가 어떻게 그 구울의 무덤을 삽으로 파들어 갔는지, 우리 자신과 무덤의 형체에, 창백히 지켜보는 달과 섬뜩한 그림자들에, 괴괴한 나무와 거대한 박쥐 떼에, 낡은 교회와 춤추는 도깨비불에, 메스꺼운 악취와 나지막이 탄식하는 밤바람에, 그리고 어딘지 모를 곳에서 들려오는 기이하고 아득한 정체불명의 짖음에 우리가 얼마나 전율했는지, 나는 기억한다.

 

 

 

‘Holland’는 네덜란드의 미국식 표기다. 《세계 호러 걸작선》를 번역한 정진영 씨는 ‘폴란드’로 잘못 썼다. 구울(ghoul)은 묘지를 파내어 시체를 먹는 괴물이다. 《러브크래프트 전집 4》의 『사냥개』를 정진영 씨가 번역한 건지, 아니면 류지선 씨가 번역했는지 알 수 없다. 누가 했든 간에 ‘ghoul’은 정식 명칭이기 때문에 ‘도굴꾼’으로 번역한 것은 오역이다.

 

 

 

 

 

 

 

 

 

 

 

 

 

 

 

 

 

 

 

고딕 소설에 관심 많고, 오래전부터 러브크래프트 전집 번역 작업에 착수한 정진영 씨가 구울을 모를 리가 없다. 특히 구울은 『사냥개』 이외에도 러브크래프트의 다른 작품에서도 언급되는데, 『픽맨의 모델』에서는 비중 있게 등장한다. 『픽맨의 모델』은 《러브크래프트 전집 1》에 수록되었으며 물론 이 책의 역자는 정진영 씨다. 그는 러브크래프트 전집보다 먼저 나온 《세계 호러 걸작선》에서 ‘구울’이라고 썼다. 자신이 이미 번역한 적이 있는 작품을 새로운 문체로 재번역한다고 해도 기억력이 좋지 않는 이상 ‘구울’을 ‘도굴꾼’으로 쓰지 않는다. 그래서 《러브크래프트 전집 4》의 『사냥개』를 번역한 사람은 류지선 씨일 가능성이 높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1-15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15 22:02   좋아요 0 | URL
네. 리뷰 작성 부담 갖지 마시고 천천히 읽으셔도 됩니다. ^^

yureka01 2017-01-15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 게임에 보면 구울,, 몹으로 나오죠..

cyrus 2017-01-15 22:0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 게임을 하면서 구울을 처음 알았어요. ^^

transient-guest 2017-01-2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놈의 번역문제는 정말 짜증나네요 편집간계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을텐데 말이죠

cyrus 2017-01-20 15:32   좋아요 0 | URL
번역가들도 가끔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제일 나쁜 건 독자나 다른 번역가들이 오역을 지적했는데도 이를 수정하지 않는 뻔뻔한 출판사들의 태도입니다.

hskim890 2021-02-0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1판 1쇄 3권 읽는데198쪽 윗문단에서 가스트의 얼굴은 코와 입 따위가 없음에도라고 나옵니다. 근데 가스트 이미지로 볼라고 위키 보니까 입이 나올 부분이 forehead고 따위는 important particular더군요. 이걸 그냥 따위라고 번역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1, 2권도 검색해보니까 아닌 부분도 몇번 봤고요.

hskim890 2021-02-0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아식 건축이라고 자주 나오는데 검색하니까 그루지야하곤 무관하게 영국왕 조지 양식인데 왜 조지아로 되는지도 모르겠고 Arcturus를 아루크투루스라고 할 때는 일본어판 중역본인가 의심도 들었고요. 첫판 나올때 사서 이제야 읽을 엄두를 내서 보는 데 도대체 얼마나 왜곡이 있을지 생각하니 진짜 짜증납니다.

hskim890 2021-02-0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hose face is so curiously human despite the absence of a nose, a forehead, and other important particulars

hskim890 2021-02-0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크래프트 원전을 전집으로 읽는 이유 중 하나가 그 안의 크리처에 대한 묘사를 읽고자 하는 것도 있는데 최소한 그 부분만은 신경써서 번역해 주었으면 합니다. 위에 한 문장만 보더라도 번역자가 원문을 얼마나 뭉개서 번역했을까 싶어 불안하네요.

cyrus 2021-02-12 12:01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야 확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오역이 많군요. 필로소픽 출판사에서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이 쓴 러브크래프트 평전이 나온다고 해요. 그래서 오랜만에 러브르래프트 전집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hskim890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순탄치 않은 독서가 될 것 같아요. ^^;;
 

 

 

 

1953년부터 1994년까지 전국 영화관에 가면 무료로 보는 ‘그것’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대한늬우스’이다. 유신 시절 영화관에 가면 누구나 애국가를 들었다. 본 영화가 시작되기 전, 삼천리금수강산의 영상이 펼쳐지면서 애국가가 울리면 관객들은 암흑 속에서 일어나 차렷 자세로 경의를 표했다. 그리곤 울며 겨자 먹기로 보아야 했던 영상이 ‘대한늬우스’였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세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중략)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 내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동명 시집 37쪽)

 

 

황지우는 이 시를 통해 군사문화의 외면적 강압을 비판했다. 시에서 언급된 ‘이 세상’은 많은 문제를 내포한 사회였다. ‘대한늬우스’는 노골적인 국정 홍보물이었다. 정부의 시각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중립성이나 객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정권유지를 위한 홍보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다 1994년 12월 31일 2040호를 끝으로 폐지됐다. 강압과 침해의 의미로 남게 된 추억이 2009년에 한 번 부활한 적이 있었다. 문체부가 제작한 ‘대한늬우스-4대강 살리기 편’이였다. 비록 상영기간이 한 달에 불과했지만, 1970년대의 시계로 거꾸로 돌린 문체부의 행보는 유신 시대에 있을 법한 일이다. 영화를 보는 것은 문화를 향유하는 행위다. 개인의 일상에까지 권력에 의한 획일적인 강요가 침투해 있다면 문화는 척박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내가 쓴 시를 두 번 다시 보기 싫다. 혐오감이 난다."

 

황 시인은 자신의 처녀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의 출간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이 시집의 ‘자서(自序)’ 첫머리에 시를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썼다. 사실 그의 시집을 읽으면 인간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억압과 부패, 그리고 비(非) 윤리가 가득했던 시절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새들조차 세상을 뜨고 싶을’ 정도로 숨 막혔던 그때 그 시절의 아픔을 느껴본 시인과 독자들은 이 시집을 다시 들춰보기가 껄끄러울 것이다. 그런데 유신 시대가 종언을 고한 지금은 그때보다 더 미개해지고, 더 야만적이다. 지금의 세상이 황 시인의 시보다 더 혐오감이 난다.

 

행정자치부가 올해부터 새로운 국민의례 방식을 제정했다고 한다. 공식 행사에서 순국선열,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을 하도록 권고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은 국가가 지정한 묵념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그뿐만 아니라 5.18 민주 항쟁 희생자, 제주 4.3 희생자들도 묵념 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참고 기사 : [정부, 국민의례 때 ‘세월호, 5·18 묵념 금지’ 못 박아] 한겨레, 2017년 1월 5일 자) 국가가 국론 분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묵념과 추도를 통제하는 상황. 우리가 탄핵 결과 그리고 최순실, 정유라에 주목하고 있을 동안에 정부는 조용히 역사의 시곗바늘을 유신 시대로 돌리고 있다.

 

나는 유신 시대와 유사한 상황으로 되돌리려는 정부의 행보에 거부한다. 국민의 취향과 마음조차 통제하고, 하다 하다 이제 희생자를 애도할 자유마저 빼앗으려고 한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도 한참 돌았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이 없다는 교황의 말처럼 인간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행위에도 중립이 없다. 자유라는 단어의 의미가 민망해지는 요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집을 두 번 다시 보기 싫더라도 84쪽은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거기에 묵념할 자유가 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아온탕아 2017-01-05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유효한 시 맞네요. ^^

cyrus 2017-01-05 18:09   좋아요 0 | URL
오늘 한겨레 기사를 보고, 오랜만에 황지우 시집을 들춰봤습니다. ^^

yureka01 2017-01-0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영화 한 편 보는데도 애국가가 흘러 나왔던 기억납니다.
독재적일수록 애국심은 강요되고.
민주적일수록 애국심이 우러나죠.

cyrus 2017-01-05 18:12   좋아요 0 | URL
제가 극장을 처음으로 갔던 해가 2001년입니다. 대한 늬우스가 나오던 극장 내부의 풍경이 어떤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암울했던 역사를 보게 되니까 그때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신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대한늬우스를 좋은 추억으로 생각할 겁니다.

나와같다면 2017-01-0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권은 세월호 희생자. 5.18민주 항쟁 희생자. 제주 4.3 희생자들에 대해 추도할 염치가 없습니다

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방아타령을 불렀던 MB정권의 천박함을 기억합니다

cyrus 2017-01-05 18:15   좋아요 0 | URL
정부는 순국선열들을 진심으로 애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국민들에게 애도할 자유를 제한할 자격이 없습니다.

캐모마일 2017-01-0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이 요근래 읽은 글 중에 제일 인상에 남네요.

cyrus 2017-01-05 18:17   좋아요 0 | URL
황지우 시집의 84쪽에 보면 묵념을 할 수 있습니다. 시 제목이 ‘묵념, 5분 27초‘입니다. 광주 항쟁 희생자들을 추모한 무언시입니다.

북프리쿠키 2017-01-0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사짓는 땅이 지력을 다했으면 갈아엎어야 되는데 잡초만 뽑아대니 아무리 좋은 종자를 심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네요.
이제부터 시작인데 이 위기감도 곧 사그라들겠죠~
이나라 현대사는
˝유야무야˝ 이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7-01-05 18:18   좋아요 1 | URL
조봉암이 대선 후보에 나섰을 때 선거 구호가 ‘갈아 엎자‘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조봉암만큼은 아니더라도 국민들 속 시원하게 해주는 대선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

보슬비 2017-01-05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묵념에서 뭉클했어요.. 국가는 대한국민 국민에게 큰 트라우마를 주었어요. 더 큰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다‘는것을 제대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7-01-05 21:13   좋아요 0 | URL
암울한 상황을 직시하고, 여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촛불 집회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하면 트라우마가 조금씩 치유될거로 믿습니다!
 

 

 

송인서적 부도가 올해 출판 산업에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1998년, IMF 외환 위기로 인해 나라 전체가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도 출판 산업이 크게 휘청거렸다. 서적도매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자 출판사들이 큰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결국 베스트셀러를 내놓으면서 승승장구하던 출판사들이 경제적 대위기의 여파를 이기지 못해 하나둘씩 사라졌다. 그때나 지금과 상황이 유사하다. 98년 당시에 IMF라는 이름이 우리 삶에 너무나도 크고 버거웠던 이름이었기 때문에 서적도매업계의 부도 소식이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17년 지금은 어떤가. 최순실이라는 이름도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상황에 정유라, 심지어 그녀가 입었다던 패딩까지 대중의 관심거리가 되는 바람에 송인서적 부도 소식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98년에 총체적 위기를 맞은 출판 산업을 살리기 위해 김대중 정부는 5백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5백억 원 중에 문화관광부(현 문체부) 이름으로 마련된 문예진흥기금은 2백억 원이었다. 나머지 3백억 원은 재경부(현 기획재정부)와 관계은행 간 협의를 통해서 마련되었다. (관련 기사 : [정부지원 5백억 원 어떻게 운용될까] 연합뉴스, 1998년 3월 17일)

 

송인서적 부도 소식을 접한 문체부의 공식 입장이 어이없고, 황당하다. 문체부 측은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98년에 김대중 정부가 출판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한 공적 자금은 국가적 차원의 긴급 지원이라고 말하면서 정부가 따로 자금 지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송인서적 부도에 “공적자금 투입하자” 목소리…정부 “전례없다” 난색] 동아일보, 2017년 1월 4일)

 

98년 공적 자금 지원 사례가 있었는데도 현 정부는 자금 지원을 한 적 없다고 뻔뻔하게 주장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논리인가. 문체부와 기획재정부는 ‘정부’라는 이름으로 소속된 통치 기구다. 문체부 스스로 자신들이 정부 소속의 관료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문체부가 정유라와 그녀의 애마 뒤치다꺼리하고,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문화계 인사들을 미워하는 반 관료기관이라는 것을. 문체부의 변명은 심각한 문제에 한 발 내빼려는 태도다. 안 그래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문체부가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른 마당에 벌써 레임덕(lame-duck) 조짐을 보인다.

 

어떤 이들은 출판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십 년 전에도 출판계 위기 운운했을 때 들은 것 같다. 이러한 대안은 현실성과 동떨어진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책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도서정가제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출판업계와 독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불편함을 지켜보기만하고, 말로만 대책을 세우겠다고 반복하는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실망스럽다.

 

98년 정부의 출판계 공적 자금 지원이 결정되었을 때 서울출판인포럼 총무는 별도로 공공도서관 도서 구입예산 1억 원을 마련해주기를 원했다. 만약에 문체부가 출판계 공적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 공공도서관 도서 구입예산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공공도서관에 투입되는 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편성되는 것에 부정적이다. 오히려 출판 산업 부흥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도서정가제 이후로 종이책 구매층 독자들이 줄어들었는데, 이들은 신간도서를 사는 대신에 도서관에 빌려 본다. 나는 이미 종이책 구매층에서 완전히 이탈되었다. 부끄럽게도 도서정가제가 정식 시행된 지 2년 동안 신간도서 구매 횟수가 중고매장에서 도서 구매 횟수보다 적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고매장에서 책을 구매한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렇게 책을 소비하는 독자가 생각보다 많아지면, 이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있어도 책을 사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작년부터 공공도서관 1곳에서 책을 10권 대출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거주 지역에 있는 모든 공공도서관을 통합 대출회원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20권의 책을 대출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이 날 도서관은 책 20권을 빌릴 수 있는 ‘두 배로 데이’를 정했다. 책을 많이 빌릴 수 있다는 건 애서가에게는 크나큰 축복이다. 그런데 이 달콤한 정책에 너무 맛 들여서 도서관만 찾게 되면, 서점을 방문한 일이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댓글(28) 먼댓글(1) 좋아요(5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어떤 방법
    from 공음미문 2017-01-06 01:55 
    저는 평균 매달 십만원 정도 책을 구입합니다. 개인이 책을 사는 것이 출판시장에 가장 도움이 되겠지만 물리적(공간)으로도 현실적(비용)으로도 부담이 크죠.cyrus 님 글과 많은 알라디너 댓글을 보며, 공공도서관의 책 구입 문제점에 공감했습니다. 베스트셀러의 다량 구입, 작은 출판사의 책 구입 부족현상 등. 그렇다면 우리가 작지만 흐름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다른 도서관은 모르겠는데 제가 사는 지역 도서관에서는 한달에 1인 3권으로 희망도서 신청을 받
 
 
yureka01 2017-01-0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통계를 보니 평균적으로 한달에 약 10만원 정도 도서구입비에 지출했더군요...아무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도서 구입 비용이 줄어들거 같습니다...사진 책이 거의 출간 안되고 있으니...사고 싶어도 사진 관련 책이 안나옵니다..하기야 책 나와도 팔리지 않으니 누가 출간할 생각이나 하겠습니까요..

cyrus 2017-01-04 15:47   좋아요 1 | URL
직접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중고매장에 책을 구매할 때 썼던 비용이 신간도서를 구매한 비용보다 많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중고매장에 절판본을 사는 게 좋지만, 출판업계 전체를 생각하면 좋은 게 아니죠.

레삭매냐 2017-01-04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금 읽은 송인서적 부도 건에 관한 이택광 교수님의 글을
읽어 보니 공공도서관을 비롯해서 작은 도서관 등에 책을
공급하는 것도 출판사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보니 어느 출판사 사장님과의 자리에서 전국에 있는
도서관에서 2,000부만 받아 준다고 한다면 어떤 책을 찍고
싶다는 말씀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런 공공소비도 좋지만, 개인이 사는 것만 못하겠죠.
앞으로는 다품종 책보다 팔릴 만한 책들만 만나게 되는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중고서점을 애용하지만, 출판생태계를 위해서라도
새책을 사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cyrus 2017-01-05 11:39   좋아요 0 | URL
저는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려면 작은도서관이 많이 확충되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사는 대구만 해도 작은도서관 수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세워놓고 유지 및 관리비 그리고 구입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홀하게 운영할까봐 염려스럽습니다.

북깨비 2017-01-04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월 평균 책 구매 금액 15만원 찍었어요. 그 중에 중고매장에서 구입한게 한 30프로쯤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월 평균 10만원은 적어도 새 책을 사는데 소비한 것인데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 생각해요. 개개인이 이 정도를 써도 출판사는 계속 망하는군요. 출판업계를 생각하면 새책이 팔려야 하고, 친환경 하려면 ebook이나 헌책이 더 잘 팔려야 할 것 같고..

cyrus 2017-01-05 11:4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한 달에 쓰는 도서 구입비 10만 원이면 적지 않은 돈이죠. 출판사들은 북깨비님처럼 지속적으로 책을 사는 독자들의 존재를 잊으면 안 됩니다.

잠자냥 2017-01-04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중고서점에서 책 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알라딘은 계속 이용하긴 하는데,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이나 동네 책방 찾는 일도 줄었고요. 온라인 서점만 살찌우는 도서정가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암튼 이 뉴스 전 충격이었는데 ㅠㅠ 모든 게 최순실블랙홀에 빠진 느낌입니다.

cyrus 2017-01-05 11:45   좋아요 0 | URL
정말 심각한 문제가 동네서점의 쇠퇴입니다. 아무리 온라인 서점, 교보문고에 책을 많이 사도 출판시장이 살아나는데 큰 효과를 주지 못해요. 개선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결국 출판업도 최순실 블랙홀을 피하지 못하는군요.. ㅠㅠ

박람강기 2017-01-04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읽고 말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재독,삼독이상 할 책들만 골라서 되도록이면 중고로 구입하려고 합니다.
전에는 그저 새책의 물성이 좋아서 새책으로 구입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책 자체에 대한 열정이 식었나 봅니다. 다른 지출을 줄이고 새책위주로 구입하려고 더 노력해야 겠습니다.

cyrus 2017-01-05 11:46   좋아요 0 | URL
요즘 출판시장에 관련된 안 좋은 소식을 접해서 그런지 책을 사려는 열정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도서관 책을 많이 보게 됐어요. 저 역시 올해에 새 책을 많이 사야겠습니다.

캐모마일 2017-01-04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도서정가제는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네요.
결국 독자가 책을 찾지 않으면 책시장이 무너질 텐데요...

그리고 책유통시장에 문외해서 이번 사태로 송인서적을 처음 들었는데,
전국 2위의 도매유통기업이 이렇게 부도가 나서 쓰러지게 된 것도 문제고,
국가는 도서시장에 관심도 없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됩니다..ㅜ.ㅜ

cyrus 2017-01-05 11:49   좋아요 1 | URL
저는 올해 대선에 나설 후보가 도서정가제에 대해서 한 마디 언급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라의 지도자라면 문화적 손실이 우려되는 이 문제를 외면해서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재는재로 2017-01-04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해가갈수록책구매가부담스럽네요 사는책은사지만 예전같으면살책도 이제는망설이게되는데요 더이상책이선물로부담되지않는가격으로 선물할수있는 제품이아니게되었네요

cyrus 2017-01-05 11:5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더라도 책을 많이 사면 나름 풍족하게 사는 것처럼 느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더군요. ^^;;

:Dora 2017-01-04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값이ㅜ싸다는데 책 사는 이가 없는 건 뭔가 문제있단 뜻...인데 출판계나 서점은 또 어렵다고 난리고

cyrus 2017-01-05 11:51   좋아요 0 | URL
진퇴양난입니다. 그동안 정부가 이 문제를 오랫동안 방치했습니다.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ㅠㅠ

자강 2017-01-04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값때문에 중고를 사긴했지만 이제 중고책은 안사려고합니다. 중고책을 사고팜은 출판사나 저자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요

cyrus 2017-01-05 11:53   좋아요 1 | URL
자강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중고매장을 애용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을 접하면서 올해는 중고매장에서 책 사는 횟수를 줄이려고 합니다.

돌아온탕아 2017-01-0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가 엉망이네요 여러가지로. 걱정입니다. 나중에 책 읽고 싶어도 살 수 있는 책이 얼마 없으면 어떻게 하지요.

cyrus 2017-01-05 11:55   좋아요 0 | URL
2017년이 된 지 고작 5일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암울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

AgalmA 2017-01-05 17: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알라딘굿즈 같이 기념품이다 사은품이다 해서 온라인서점들이 구매를 촉진시키려 하지만 그것도 한두 해죠. 늘 신간 이벤트 상품을 끼워 넣어야 하잖아요.책만큼 쌓여가는 컵, 노트 이젠 그리 달갑지 않아요^^; 매번 5만원 이상의 금액 채워 사기도 힘들고, 따박따박 매달 책값 투자할만큼 여유있는 사람 많이 없을 겁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열성과 관심이 큰 부분 차지한다고 봐요.
최근 알라딘이 직배송 중고도서 포함해서 5만원 이상 구매에도 알라딘 굿즈 받도록 바꾼 거 보고 신간 판매 가지고는 어려운가 싶더군요.
수요가 줄어드니 출판시장은 엉망이죠. 이젠 5~6년도 안 되어서 절판되기 일쑤고 책 살짝 바꿔서 개정판 내서 사람 혼동주고ㅎ;;
송인서적 부도도 도서정가제 영향 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적자금이 마땅히 투입되어야죠. 먹거리도 허리띠 졸라매는데 하물며 책이야....도서정가제에 대한 실효 보고를 국회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통계가 과연 믿을 만 한가도 의심스럽지만.

cyrus 2017-01-05 11:59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반값할인 제도, 알사탕(적립금) 제도가 있었을 땐, 책 사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반값할인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출판인들이 있었지만, 책을 사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독자들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혜택이었어요. 이게 사라지니까 알라딘 굿즈가 독자들을 유혹했습니다. 저는 알라딘 굿즈가 남발하는 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

해피북 2017-01-05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답답했던 마음이었는데 올려주신 글 읽고 속시원했어요ㅎ 부도소식 접하고네이버 책 사이트에 들어가 혹시 소식 올라왔나 검색해도 없고요 네이버 메인 뉴스에도 없어서 놀랐습니다. 아무리 책이 소외되는 분야라고해도 그렇지 단 한줄 보도되지 않은 이 현실이 참 슬프더라고요. 검색을 해야지만 기사가 보이고요. 이럴때 지도자의 빛이 발하는 법인데 위가 시끄러우니 나라가 어려운것도 사람들이 힘든것도 보이지 않는가봅니다. ㅜㅜ 말만 바꾸기 좋아하는 윗사람들 덕에 2017년도 우울한 해가 될까 걱정이네요

cyrus 2017-01-05 12:03   좋아요 0 | URL
정치인들이 도서정가제나 출판업계의 현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들 홍보용 책을 펴낼 때만 출판사들을 찾습니다. 현재 출판사들이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아는 정치인들이 많이 없을 겁니다.

감은빛 2017-01-05 16: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도서관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책을 구비하고, 찾기 쉬운 곳에 배치하고,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취향에 맞는 책을 권하는 등의 일이 중요하죠.
하지만 현실은 베스트셀러만 여러권 구매하고,
의미있는 좋은 책들은 정작 존재도 모르는 사서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도서관에 책을 제공하는 도매상에서
책목록을 넣고 얼마나 가격을 다운해 줄 것인지 협의합니다.
그러면 도매상은 출판사에 몇몇 책을 도서관 구매 목록에 넣을테니,
공급률을 조금만 낮춰달라고 요청하죠.

최근 몇 년 사이 회원 신청도서를 도서관에서 구비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들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것도 유명한 책, 베스트셀러 위주로 가는 경향이 많아서
전적으로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소식입니다.

어쨌거나 말씀하신대로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정말 올해 큰 일이 터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cyrus 2017-01-06 16:4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제가 작년에 대구 공공도서관 몇 군데를 이용하면서 느낀 게 인지도가 낮은 중소출판사의 책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독자들이 그 책들을 희망도서로 신청하지 않으면 도서관에서 독자들을 만날 기회도 없습니다.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1-06 14: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정가제 이후로 도서구입비, 신간구입비가 모두 줄었습니다. 도서관과 중고책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소심함 저의 복수이자 합리적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출판시장 위축으로 돌아오네요.

TV, 영화, 특히 스마트폰, 웹툰과 책이 경쟁하다보니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가 아닌가도 싶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정부에서 정책적으로도 장려했으면 좋겠습니다. 현 정부는 대중들이 책을 읽고 똑똑해지는 것은 전혀 원하지 않겠지만요. 새로운 정부, 민중을 위한 정부가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7-01-06 16:42   좋아요 1 | URL
TV, 스마트폰, 인터넷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게 심해져서 출판 산업이 심각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번 심각한 현상에 대해 독자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2016년 마지막 날 오전에 책장을 정리했습니다. 책들을 옮기고 다시 꽂는 일은 힘들지가 않습니다. <미운 우리 새끼>의 김건모가 혼자서 소주 냉장고 안에 소주병을 넣을 때 보람을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책을 빼고 꽂는 일은 저 혼자 합니다. 어머니의 도움은 받지 않습니다. 저만의 책을 보관하는 기준이 있어서 혼자가 아닌 두 명 이상 같이 정리하면 복잡해져요. 물론 저 혼자 책 정리하면 여러 사람이 정리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대로 책을 보관해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책장 한 칸에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책을 잔뜩 꽂으면 책장 받침이 책 무게를 견디지 못합니다. 책장 받침이 부러지지 않았지만, 책의 무게 때문에 책장 받침이 조금 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답답한 느낌이 드는 책장을 보기 싫어서 무게가 나가는 책들은 따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사놓고선 한 번도 안 읽은 책들이 있어서 종이상자에 보관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종이상자에 보관한다고 해도 책이 든 종이상자를 놓을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읽을 수 있도록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에 책을 수직 일렬로 쌓았습니다.

 

 

 

 

 

책상을 재배치해서 책상 밑에 책을 보관했습니다.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의자가 놓이는 공간이 있고, 앉아서 책상을 쓸 수 있습니다. 책상 밑에 책탑 4개가 있습니다. 안 읽는 책은 책상 밑 구석에, 언젠가 읽게 될 가능성이 있는 책은 빼내기 쉽도록 보이는 위치에 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책등이 가려져 있어서 책 제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원하는 책 한 권을 찾으려면 책들을 빼고, 다시 쌓아야 합니다.

 

 

 

 

 

 

 

작은 책장 옆에 빈 곳이 생겨서 여기에도 책탑 하나 만들었습니다. 책장과 벽에 기대는 형태로 책을 쌓아 올리니까 안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강도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책탑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전에 책 정리를 끝내고 나서 오후에는 헌책방에 방문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또 사려고 했던 거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헌책방 방문은 무산되었습니다. 책 살 돈은 연말 저녁에 식사하는 데 썼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식사비가 아니라 술값이었습니다. 그렇게 2016년 마지막 날은 책으로 시작해서 술로 마무리했습니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17-01-02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책 사러 갔다가 그만 두고 1/3 가량
읽다가 왔답니다.

이 책을 내가 과연 사서 읽으면 소장하게 될까
심각하게 고민한다면 그렇지 않고 그냥 한 번
읽고 말게 될 책이라면 과연 사야 싶어지더라구요...

무조건 책 사서 읽는 게 장땡이 아니더라는.
안 읽은 책들은 다른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거나
아니면 기증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말이 그렇지 막상 정리에 들어가면 선뜻 쉽지
않더군요. 해피 뉴 이얼, 싸이러스님.

cyrus 2017-01-02 15:38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 책 사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어요. 작년에 헌책방에 있는 절판본을 많이 구입했어요. 다시 팔 수도, 버릴 수 없어요. 그래서 이 책들을 어떻게 보관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 헌책방에 안 가길 잘한 것 같습니다. ^^;;

2017-01-02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2 15:43   좋아요 1 | URL
방송에서 김건모가 애주가 캐릭터로 출연합니다. 저도 술은 좋아하지만, 업소용 소주 냉장고를 살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ㅎㅎㅎ

저는 나이가 들면, 작은 도서관이라도 좋으니 모아둔 책들을 기증하고 싶어요. 출간연도가 오래 돼서 그렇지 묻히기 아까운 책들이 몇 권 있어요. 이런 책들을 후세의 애서가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

2017-01-02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2 15:44   좋아요 1 | URL
지난 주 토요일은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정리의 날이었습니다. ㅎㅎㅎ


stella.K 2017-01-0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보람있게 잘 보냈군.
어떤 땐 책 사는 게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
아무리 좋은 책이 눈 앞에 아른거려도 말야.
그런 날은 대체로 집에 와서 후회를 하지.ㅋ

cyrus 2017-01-02 19:54   좋아요 0 | URL
네. 그 순간이 행복하면서도 괴로운 시간입니다. ^^

마녀고양이 2017-01-0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라마 시리즈닷... ^^
제가 가진 책 중에 애지중지하는 시리즈랍니다. 그런데
사이러스님도 가지고 있다니, 너무 반갑네요.

그런데 책등이 안 보이는 책들은 어쩐다지요? 에공.

cyrus 2017-01-02 19:57   좋아요 0 | URL
라마 1~6권은 헌책방에서 구했고, 7권은 알라딘 중고에서 구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구할 줄은 몰랐습니다. ^^

책 찾느라 이러저리 옮기다보면 전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17-01-0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미 알고 있었지만... cyrus님 책부자시군요. ㅎㅎㅎㅎ 마지막 날에 책 정리라니 진정 애서가이십니다. ^^

cyrus 2017-01-02 19:58   좋아요 0 | URL
주말에 외출할 일 없으면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책을 너무 많이 사서 돈 부자가 되는 일이 글렀습니다. ^^;;

잠자냥 2017-01-02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시작 술로 마무리.... 아주 바람직합니다! 전 술로 마무리...해서 밤을 새우고 낮부터 책으로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cyrus 2017-01-02 20:00   좋아요 0 | URL
저는 새벽 1시 넘어서 집에 도착했어요. 어제는 하루종일 집에서 TV만 보면서 지냈습니다. ^^;;

나비종 2017-01-02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대상이 같은 사람들은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게 되는군요.^^ 사진의 장면들이 낯설지 않다는ㅎㅎ

cyrus 2017-01-02 20:01   좋아요 0 | URL
책을 정리하면 정말 시간이 잘 가요. 귀중한 주말 오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습니다.. ㅎㅎㅎ

해피북 2017-01-02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책장 정리를 했어요.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과 구석에 있어서 잘 랐던 책들을 발견하기도 했고 책들을 놓을 공간이 없어서 쇼핑백에 정리해넣는 작업을 하면서 책들이 문고본으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답니다. 많아서 힘들고 정리는 귀찮지만 집에 책이 있다게 참 좋은거 같아요^~^

cyrus 2017-01-03 16:05   좋아요 0 | URL
저는 양장본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게 너무 많으면 책장 받침대가 버티지 못해요. 그리고 옮길 때 조금 무거워요. 저 역시 판형이 작은 문고본을 좋아해요. 옛날에 나온 문고본도 좋은 게 많아요. ^^

alummii 2017-01-02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로 시작해서 술로 마무리한 저보다 낫군요ㅎㅎ 저는 엊그제 정유년 시작을 한신포차에서 했네요..ㅋㅋ올해 시작도 술로했으니 마무리는 꼭 독서로 하겠습니다..제 꿈이 사실 북카페 아닌 북술집 차리는 겁니다..칵테일 한잔하면서 책보고 바텐더와 대화나누고..멋지지않나요? 바텐더 뽑기는 힘들것같군요..(뇌섹남 또는 뇌섹녀로)

cyrus 2017-01-03 16:06   좋아요 1 | URL
책이든 술이든 하루를 재미있게 즐겼다면 좋은 겁니다. alummii님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면 알라딘 회원 DC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달걀부인 2017-01-03 0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사진에 제목들을 읽느라고 고개를 90도쯤 꺽고 사진을 봤네요. 핸드폰을 돌리면 될것을 하고..후회중이에요. 2017년에는 뉴스가 독서를 방해하지 않는 한해이길 바래봅니다. ^^

cyrus 2017-01-03 16:07   좋아요 1 | URL
역시 애서가는 다른 애서가가 가진 책들이 뭐 있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정말 올해는 병신년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transient-guest 2017-01-03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데서 나온 아저씨 얼굴이 김건모였군요.ㅎㅎ 책을 정리하는 건 힘들지만 재미있는 일이죠.ㅎ 저도 제 책정리는 저만 합니다.

cyrus 2017-01-03 16:09   좋아요 1 | URL
저처럼 책 정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동지애가 느껴집니다. 저는 남의 서재 정리하러 도와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예전에 친구 이삿짐 옮길 때 저는 책 정리를 맡았습니다. ^^

2017-01-03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7-01-0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cyrus님 책상밑에 있는 책을 보니 꼭 제 책상을 보는것 같아요.방안에 책 둘데가 없어 책을 쌓아놓고 있는데 잘못하다간 책에 깔려 고독사 할것 같은 위협을 느낍니다ㅜ.ㅜ cyrus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cyrus 2017-01-04 14:4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카스피님. 잘 지내셨죠? 역시 책을 보관하는 최후의 장소가 책상 밑 공간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북깨비 2017-01-0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씩 책을 정리해서 내다 파는데 헌책방에 책 팔러 갔다가 판 것보다 더 많이 사오는게 늘 문제에요. ㅠㅠ

cyrus 2017-01-04 14:4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알라딘 중고매장에 책을 팔아서 생긴 돈은 헌책방 책 구매비로 사용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7-01-04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책탑들을 보면서 꼼꼼한 님의 성격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라고 쓰고 말아야 하는데,
제 책탑이 생각나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거 있죠.
저는 정성들여 쌓는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알라딘에서 배송되는 순서대로의 책탑이 집안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죠.
저는 저런 책탑을 만나면 그날은 꼭 책으로 테트리스 하는 꿈을 꾼답니다~^^

cyrus 2017-01-04 15:49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책탑 제일 위에 있는 다섯 권의 책 때문인지 살짝 기울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지켜보는 게 불안해서 다섯 권의 책을 다른 데로 옮겼어요. ^^;;

AgalmA 2017-01-05 06:11   좋아요 0 | URL
책 무너지는 소리는 정말 마음 아프죠... 그러게, 잘 좀 세웠어야지 마음 속으로 제게 혼찌검;; 팔려고 내놨다가 취소하길 반복하는 이 생활도 이젠 지쳐요ㅜㅜ
올해는 안 읽은 책읽기 운동을 새해계획으로 잡아야 할 듯!
 

 

 

 

 

 

 

 

지난주 금요일에 ‘서재의 달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올해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된 회원은 100명이었습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선정된 서재의 달인 회원 수 중 두 번째로 많은 기록입니다. 작년 서재의 달인 선정 회원 수가 가장 많은 기록인데요, 150명이었습니다.

 

올해 서재의 달인 회원 100명 중에 제가 아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서재의 달인 발표 이후 몇 몇 분들이 서로 축하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정말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넘어가기가 찝찝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된 회원이 한해 가장 열심히 활동한 회원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서재의 달인 발표 이후부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서재의 달인 또는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지 못해도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한 분들이 있었으니까요.

 

현재 서재의 달인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5년 12월 1일 ~ 2016년 11월 30일까지의 활동 내역

 

*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100자평, 친구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 ‘좋아요’ 받은 횟수, ‘좋아요’ 한 횟수

 

 

내년 2017년 서재의 달인이 되려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서재에 글을 써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 글이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 또는 다른 회원의 글을 ‘좋아요’를 누르기 위해서 ‘친구’ 회원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니까 예전 알라딘 서재 버전으로 표현하자면, ‘즐겨 찾는 서재’가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 공간에서 친교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서재의 달인 선정에 불리합니다. 북플 ‘친구’, ‘즐겨 찾는 서재’ 수를 늘리려면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북플 런칭 이후로 제 서재를 방문하는 분들이 확 늘어났습니다. 2010년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기 시작할 때는 저와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 년 동안 서재 활동을 했는데도 ‘즐겨 찾은 서재’의 수는 30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나름 친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는데도 말이죠. 북플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즐겨 찾은 서재’ 수가 50개, 100개에 도달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좋아요’ 받은 수가 적지만, 일 년 동안 글을 50편 이상 쓴 회원 역시 열심히 서재 활동을 한 것입니다. 저는 글쓰기야말로 서재 활동의 근면성을 보여주는 일차적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 년 동안 작성된 글의 수가 적은데도, 친구 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 ‘좋아요’ 받은 횟수가 많다는 이유로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는 것은 부당합니다. 결국 친교 활동 위주의 회원이 서재의 달인 선정에 유리해집니다.

 

2009년부터 2014년 서재의 달인 선정기준을 보게 되면, 친교 활동을 많이 하는 회원이 서재의 달인에 선정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북플이 나오기 전에는 ‘즐겨찾기 당한 수’, ‘다른 글을 추천한 수’, ‘추천된 수’였고, 북플 런칭 이후로는 ‘팔로워 수’, ‘다른 글을 좋아요 한 수’, ‘좋아요 받은 수’로 명칭이 달라졌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일 년 동안 글을 100편 이상 써서 서재지수를 높여도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지 못합니다. 알라딘 측의 선정 기준에 맞춰 서재의 달인이 되려면 소심한 성격을 극복해서라도 다른 회원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러면 서재를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회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글에 ‘좋아요’ 받는 수도 늘어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작년부터 세 가지 조건을 언급한 선정 기준 항목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 점에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알라딘이 글을 열심히 작성하는 회원들에게도 서재의 달인 혜택을 줄 거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서재의 달인 명단을 확인하면서 알라딘을 향한 제 믿음이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로라^^’님은 올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되었습니다. 저와 친하게 지낸 분입니다. 작년에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올해 2월 1일에 작성된 글을 마지막으로 서재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로라님이 올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된 것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로라님과 친하게 지낸 분들에게는 불쾌한 기분이 들 수 있는 발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라님이 서재의 달인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한 제 설명을 확인하고 난 후에 반박하셔도 좋습니다. 잘못된 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로라님이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짜는 2016년 2월 1일입니다.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2월 1일까지 오로라님이 작성한 글의 수는 총 45편입니다. 고작 두 달 동안 활동한 내역만 가지고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되는 것은 일 년 동안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모두 선정되지 못한 회원들을 배려하지 못한 결정입니다.

 

 

* 가을남자 159편 (2016 북플 마니아)

* 그리움마다 75편

* 나비종 92편

* 남희돌이 125편

* 모시빛 231편

* 사랑지기 85편

* 초코머핀 80편

* 표맥(漂麥) 75편

* 해피북 112편 (6월까지 활동, 2016 북플 마니아)

* 희선 93편

* pek0501 52편

* samadhi(眞我) 44편

 

* 오로라^^ 45편 (서재의 달인 2016 & 2016 북플 마니아)

 

 

나비종님, 남희돌이님, 초코머핀님, 표맥님, 해피북님, pek님은 저와 ‘친구’로 알고 지내는 분들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저와 ‘친구’ 관계가 아닌 회원입니다. 저는 이 열두 명의 회원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지 못해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다행히 가을남자님과 해피북님은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었지만, 두 분이 서재의 달인에 선정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열두 명의 회원이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1월 30일까지 작성한 글의 수는 그리 적은 편은 아닙니다. 남희돌이님, 모시빛님은 100편 이상의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서재의 달인과 북플 마니아 모두 선정되지 못한 걸까요? ‘팔로워 수’, ‘다른 글을 좋아요 한 수’, ‘좋아요 받은 수’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지 못해서? 이 문제의 조건이 사라졌는데도 여전히 서재의 달인 선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선정 과정이 불공평합니다.

 

내년 서재의 달인 선정을 목표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제 글을 ‘친구 요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제대로 보지 않고, ‘좋아요’만 누르는 것을 싫어합니다.

 

 


댓글(50) 먼댓글(0) 좋아요(5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후즈음 2016-12-27 18: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래 너무 바빠서 요즘 글도 못 쓰고 책도 못 읽고 있지만, 사이러스님 글은 완독하고 좋아요 눌렀음다! ~^^

cyrus 2016-12-27 18:05   좋아요 2 | URL
요즘 연말이라서 바쁘시죠? 저도 오늘 오랜만에 글을 써봤습니다. ㅎㅎㅎ

제 글을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서니데이 2016-12-27 18: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015년은 전년도에 비해 2배 이상 서재의 달인을 많이 선정했네요. 매년마다 알라딘의 선정기준이 조금씩 변경되고 있는 것 같은데, 선정되신 분들에게는 기쁜 소식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께는 아쉬움이 될 수 있어서, 축하인사 드리면서도 그 점이 마음이 쓰였어요. 알라딘 내부의 기준에 따라 선정되겠지만, 과정을 잘 알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cyrus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6-12-27 19:54   좋아요 3 | URL
서재의 달인 명단에 제가 아는 분들이 많이 보여서 저 또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재의 달인 선정이 너무 친교 활동 위주로 가는 것 같아서 기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제 입장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찝찝한 기분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

감은빛 2016-12-27 1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서재의 달인‘ 선정이 되기 위해 서재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니,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아요. (이달의 당선작도 마찬가지구요.)
시루스님 글을 읽고 나니, 선정기준이 이상하긴 하네요.
언제나 선정 기준에 대한 말들이 많을 수 밖에 없겠지만,
알라딘 입장에서는 그걸 다 공개할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준이어야 할텐데요.

시루스님, 2016년 남은 날들 잘 보내시고, 활기찬 새해 맞으세요!

cyrus 2016-12-27 19:58   좋아요 2 | URL
오로라님이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될 정도면 감은빛님도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어야 합니다.

감은빛님도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겨울호랑이 2016-12-27 19: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의 선정 기준을 잘 몰랐는데, cyrus님 덕분에 알게 되네요^^: 항상 북플과 알라딘 서재 기능에 대해 문제제기를 통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6-12-27 20:00   좋아요 4 | URL
내년에도 저와 모든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재는재로 2016-12-27 1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서재의달인이라는거 기준이저렇군요 저도알라딘에초기에는 서재활동보다는 책구매하고읽고나서는 그냥개인적으로책리뷰를했는데요 좋아요같은거귀찮아서 댓글도별로 남기지않고 내가구매할책 구매전리뷰나읽는정도였는데 그럴때는 서재의달인 안되었고한2년정도이용하다 조금씩 좋은분들알게되어 좋아요나댓글남겼는데 그러다 서재의달인이되었고 올해도되었는데요 솔직히기준은잘모르겠어요눈에보이는수치같은게없으니 그래도 글을읽고보니 이건이니다싶네요 친목도좋지만서재의달인같은경우는 좋은활동많이하신분이받는게 맞는것같아요 좋은문제제기감사합니다 시루스님 즐거운 연말되세요

cyrus 2016-12-27 20:06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저도 예전에 다른 회원의 서재에 댓글 남기는 일을 귀찮게 생각했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제 서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니까 제가 자만심에 빠진 겁니다.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주는 것을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 제 생각과 감정을 댓글로 솔직하게 드러내려고 합니다. 댓글 작성이 서재의 달인 선정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댓글 수도 서재의 달인 기준에 포함된다면 저는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입니다.

제 생각을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는재로님도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무 2016-12-27 2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로 보니 수가 확 늘었다는 게 보이네요. cyrus님 말씀처럼 좋아요가 너무 큰 기준으로 작용하면 문제가 많아지겠단 느낌도 듭니다. 좀더 적극적인 반응도 해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에도 좋은 글과 날선 문제제기 부탁드립니다 ㅎㅎ 감기 조심하시구요^^

cyrus 2016-12-28 12:18   좋아요 1 | URL
도배글, 텍스트 없는 사진 게시물이 아니라면 일 년 동안 리뷰와 페이퍼를 합쳐서 50~100편 이상 작성한 회원은 서재의 달인 혜택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뷰만 쓰는 회원은 활동을 안 하는 유령회원으로 볼 수 없으니까요.

아무님은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축하드리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장소] 2016-12-27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편이나 리뷰했나..확 궁금해졌어요. 전 이번엔 안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책구매가 눈에 보이게 떨어진 것도 있고 .. 그래서.. 그래도 되고나니 기쁘긴하더라고요 . 근데 , 저 댓글로 달인된거 같은데 미안해서 ..어쩌죠?ㅎㅎㅎ

cyrus 2016-12-28 12:19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은 올해 하반기부터 글을 많이 쓰셨던 것 같습니다. 책 구매와 댓글 작성은 서재의 달인 선정에 관련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장소님은 일 년 동안 게시물을 많이 작성하셨고, 친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셨으니 서재의 달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

[그장소] 2016-12-28 14:3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위로와 격려의 말씀 감사해요. 사실 하반기에만 글 작성이 활발했던건 아니지만 ..전 계속 썼는데 올리지 않았던 것 뿐 이거든요. 암튼 어떤 분위기가 너무 힘들어 잠시 쉬긴했던거 같아요. 좋은 얘기들 감사합니다~^^

심성 2016-12-27 20: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북플(서재)의 목적은 독서의 기록. 동류의 사람들과의 공감.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올해 73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서평을 적게 썼지만 ˝서재의 달인˝이 되기 위한 목적으로 북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정된 달인분들도 축하드리고 충분히 열심히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달인으로 선정된 사람이 진정으로 좋은 독서를 하고 좋은 리뷰를 하였는가에 대한 의문점은 저도 있습니다. 블로그의 달인이 되고 싶었다면 블로그를 팔로워를 많이 가지고 싶었다면 sns 를 하면 될 일입니다. 다만 북플(서재)라는 특수한 커뮤니티에서 목적인 독서에서 벗어나 남의 시선에 휘둘려 서재포인트를 위하여 독서와 크게 상관없는 활동이 있는건 아닌가 하는 의문도...저는 내년에도 독서를 하고 부족한 서평을 쓰겠지만 주객이 전도되어 독서를 위한 서재활동이 아니라 서재활동을 위하여 글을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 다짐해봅니다.

cyrus 2016-12-28 12:25   좋아요 1 | URL
심성님, 정말 좋은 말씀하셨습니다. ‘서재의 달인’은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한 분들을 위한 공로상과 같습니다. ‘서재의 달인’이 ‘파워블로거’와 동등한 의미로 보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인식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제 자신이 질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 있는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할 때가 있습니다. 심성님 말씀처럼 저는 몇 년 동안 서재 활동을 위해서 글을 썼습니다. 저도 반성해야겠습니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보물선 2016-12-27 2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충성!!^^

cyrus 2016-12-28 12:26   좋아요 2 | URL
충성충성충성! 보물선님,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쉐기쉐기몽쉐기 2016-12-27 2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문제제기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ㅅㅇㅅ

cyrus 2016-12-28 12:2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는 분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정 회원을 불리하게 만드는 문제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됩니다. 공론화해서 같이 고민해야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실 2016-12-27 2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호 좋아요가 그리 중요한 요인이군요.
전 ‘심플하게 살자‘를 주문처럼 생각하니, 언제부터인가 공짜 다이어리, 컵이 부담스럽더라구요^^ (합리화~~)

cyrus 2016-12-28 12:30   좋아요 2 | URL
저는 올해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달력, 컵, 굿즈 등을 중복으로 받습니다. 상품을 다른 분께 양도하고 싶습니다. 이게 가능한지 서재지기님께 건의해보려고 합니다. ^^

쭈니 2016-12-27 2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는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저한테는 뭐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세계인지라.
기준이 이렇다는것도 첨 알게됐네요

˝달인˝ 사실 이거 대단한건데
너무 남발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영역별로 나눠서 예를들면 리뷰의 달인, 좋아요 달인, 댓글의 달인, 친구의 달인등 선정하는것도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책 한권 읽고 감상문쓰려면
몇번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데
이렇게 쓰기가 서툰저는 달인하고는 먼 얘기가 됩니다.
많이 읽지도 못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여러모로 더 좋은방향으로
가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cyrus 2016-12-28 12:37   좋아요 1 | URL
작년에 어느 회원이 서재의 달인 선정 인원수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친교활동을 하지 않아도 글을 많이 작성한 회원들은 서재의 달인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에 서재의 달인 150명을 뽑힌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쭈니님의 생각처럼 영역별로 회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지만, ‘좋아요 달인’, ‘댓글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 일부 회원들이 좋아요 누르는 일과 댓글을 많이 다는 일에 치중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혜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서재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선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편법이 생깁니다. 다른 회원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좋아요’만 누르는 회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북프리쿠키 2016-12-27 2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점들을
늘 이렇게 공론의 장으로 가져다주시는 싸이러스님의 힘있는 글에 박수를 보냅니다!!

cyrus 2016-12-28 12:38   좋아요 1 | URL
글을 쓰기 시작하면 두려운 마음이 생기지만, 이렇게 문제를 제기해야 다른 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AgalmA 2016-12-28 00: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이 늘면 늘수록 리뷰글은 많아지고 책장사도 잘 될테니 서재의 달인이 더 줄지는 않을 겁니다. 서재의 달인이 된 사람들의 더 적극적인 소비와 활동도 도움이 될 테고. 알라딘은 북플 홍보차 작년에 크게 모험을 한 번 해본 것이고 손익계산도 나왔겠죠. 이번엔 북플마니아 선물 얘기가 없잖아요ㅎ? 그건 그렇고 서재의 달인을 올해 100명으로 줄인 건 오히려 의외입니다. 왜 줄였을까 그게 궁금하더라는..

오로라님 좋아하고 돌아오시길 기다리는 심정이긴 하지만 저도 오로라님이 서재의 달인이 되신 건 문제가 있다 싶었습니다. 글 작성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서재의 달인이 되신 건 그동안 누적된 팔로워 수, 좋아요 주고 받은 수가 그만큼 점수로 작용했다는 건데, 너무 기계적이지 않나요. 꾸준히 글을 쓰며 서재를 이용한 회원에게 더 기회가 가도록 해야죠.
저는 이 경우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좋은 글 쓰시면서 상당한 팔로워를 모을 수 있었던 오로라님이 다시 돌아오시라는 차원에서 알라딘이 그리 처리한 거 아닌가 말이죠. 제 억측이고 외람된 표현인지 모르지만...친목 도모로 서재를 활발히 돌아가게 하는 역할도 못하고 책 장사에 그리 도움이 안되는 회원보다 파워블로거 한 명이 더 절실하다 뭐 그런 계산. cyrus님의 의도는 잘못되었다는 걸 적시하는 것이지만, 서재의 달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이제 팔로워, 좋아요 주고 받는 것에 대해 무신경할 수 없을 겁니다. 활발하게 서재에 글을 써도 교류에 신경 안쓰면 배제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니까요. 오랫동안 리뷰어 생활해 본 사람은 이미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견제하는 신경전, 리뷰 배틀... 이런 게 정말 긍정적인 걸까요? 온라인 서점에서 제가 늘 느끼는 스트레스입니다. 이걸 못 견디는 사람들은 계속 빠져나가고 이 빈 자리를 또 누가 채우죠. 자본 논리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소신껏 책읽는 맘 모두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cyrus 2016-12-28 12:46   좋아요 3 | URL
아마도 작년 서재의 달인 선정 인원이 많다는 문제 여론 때문에 알라딘 측이 이를 반영하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Agalma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예전에 유레카님도 Agalma님과 비슷한 얘기를 하신 적이 있었어요. 결국 서재 활동과 알라딘의 자본 논리와의 연관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Agalma님뿐만 아니라 이를 감지한 분들이 더 계실 텐데, 이를 공론화하지 않았을 뿐이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분들은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게 되고, 서재 활동을 안 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북플 런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친교 활동 중심으로 돌아가는 북플 시스템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좀 적응됐다 싶으면 또 불편한 감정이 느껴져요. 그럴 땐 며칠 동안 북플 접속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조금 마음이 편해져요. ^^;;

소신껏 책 읽는 마음, 저도 그런 마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AgalmA 2016-12-31 07:17   좋아요 0 | URL
정정합니다. 올해도 북플마니아에게 선물 증정이 있네요. 음.....북플마니아 기준도 서재 마니아 기준처럼 좀 걸리는 게 있어...이래저래 경쟁이 될....
마음이 편치 않네요.

지금행복하자 2016-12-28 0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스템에 별 신경안 쓰고 있었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해요~ 사이러스님 덕분에 서재의 달인과 북플매니아가 따로 있는 것도 알았어요~ 날마다 저는 새로워요~~
응원합니다.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 절대 거두지 마세요~


cyrus 2016-12-28 12:47   좋아요 1 | URL
제 생각을 이해해주신 것도 좋지만, 이건 아니다 싶으면 문제점을 확실하게 짚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블랑코 2016-12-28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 달인이나 북플 마니아를 목표로 활동한 게 아니어서(존재도 몰랐습니다) 됐다는 얘기 듣고 기쁘긴 했지만 의아한 점도 있었어요. 전 딱 6개월 됐거든요. 그나마 기준이 11월까지면 5달 활동한 거라 기준 채우는 사람이 적어서 턱걸이로 됐나 보다 생각합니다.

언급하신 달인이 안 된 분 중에서 제가 언제나 책 살 때 리뷰를 참고하는 이웃분이 계신데요. 사실 말이 이웃이지 그냥 제가 팔로우하는 분에 가깝습니다. 소통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얼마나 글을 많이 쓰셨는지는 몰랐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리뷰가 올라왔었기에 달인으로 선정되지 않으신 걸 보고 막연하게 교류 점수 비중이 많이 들어가나보다 했습니다.

전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지금까지 해온 패턴대로 하려고요. 제가 북플을 시작한 건 남들이 무슨 책 읽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독서 기록은 북플 아니어도 하고 있으므로 순전히 남의 책장 보고 따라 읽고, 리뷰와 별점 보고 책 구입에 도움을 받을 목적이었습니다. 읽고픈 책은 많지만 다 읽을 수 없고 돈이란 자원도 한정적이므로 최대한 재미있는 책을 사야 하니까요. 제가 리뷰를 남기는 이유도 동일하고요. 저도 독서가 아닌 서재 활동을 위한 글은 쓰지 않을 겁니다. 블로그를 따로 하고 있는 이유도 그렇고요. 사실 몰랐던 때가 더 좋았습니다. 이런저런 타이틀 주고 자꾸 순위를 매기니까 신경쓰이네요.

cyrus 2016-12-28 12:5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블랑코님, 저도 북플을 처음 접했을 때 친교 활동 중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처음 서재 활동을 시작했던 그 때 그 시절처럼 글만 쓰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보기에 블랑코님은 서재의 달인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일 년 동안 글을 많이 쓰셨습니다. ^^

yureka01 2016-12-28 0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마 어느 블로그 싸이트 건 간에,,,교류나 정보, 소통이 뜸해지면 블로그 활성화가 시들해지고,,영업에 지장이 생기고...ㅎㅎㅎ 그러니 좋아요..댓글수..이런 점수가 높은 이유일 겁니다. 특히 블로그는 컨텐츠 거든요..알라딘도 리뷰..페이퍼 ..이거 다 컨텐츠이고 사람은 모으게 되는 역할입니다...사람이 모일수록 회사 영업력은 올라가고... 그냥 쉽게 생각하세요..영업에 기여를 많은 사람들이라는 점....좋아요 하나 댓글하나가 다..그런 기여했다는 뜻이죠...그렇게 보면 쉽게 이해되죠..사진블로그에서 한 5년 우수 블로그 해보니 내린 결론입니다..사진 잘 찍어서 주는 타이틀이 아니듯이..알라딘도 ..리뷰글 잘쓴다고 주는것도 아니더란 말이죠..ㅎㅎㅎ

cyrus 2016-12-28 12:55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서재의 달인’은 서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회원에게 주는 공로상입니다. 이제 이 공로상 하나 받으면 내년에도 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고, 열심히 서재 활동을 하게 되죠. 제가 몇 년 동안 이렇게 서재 활동을 했습니다. 심성님, 블랑코님, Agalma님처럼 서재 활동에 중점을 둔 독서와 글쓰기에 치중하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6-12-28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서재의 달인과 북플 매니아가 따로 있는가봐요? ^^
알라딘 서재의 일이라면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관심을 갖고 덤비던 시절이 있었는데, 제 일이 너무 바빠지다보니 확실히 관심에서 떠나가게 되네요. 그러나 사이러스님이 이런 글들 올려주시는 것, 저는 참 좋아요.

사이러스님, 새해에 우리 잘 지내봐요~

cyrus 2016-12-28 12:58   좋아요 1 | URL
서재 활동은 롤러코스터와 같습니다. 고공 상승하듯이 열심히 활동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 열정이 점점 떨어져서 서재 활동이 뜸해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6년 동안 서재 활동을 하면서 주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좋은 분들이 떠나간 자리에 새로운 분들을 들어오게 되니까 제가 여기를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마고님 같이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분이 있으니까요. 내년에도 잘 지내봐요. ^^

잠자냥 2016-12-28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요. 저는 서재의 달인도 해마다 100명이나 뽑아주는 줄 알았어요. ㅎ 그리고 뜻밖에도 제가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어서 좀 놀랐습니다. 저도 서재나 북플을 친교활동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서 친구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다행히 기준을 넘겼나보군요. cyrus 님 말처럼 서재나 북플은 친교활동보다는 정성들여 쓴 글, 리뷰, 도서관련 글로 성실하게 운영한 분들이 서재의 달인으로 꼽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cyrus 2016-12-28 13:00   좋아요 1 | URL
저는 잠자냥의 서재를 알게 된 이후부터 잠자냥님의 글을 읽어봤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꼼꼼하게 읽지는 않았지만, 저는 잠자냥님이 꾸준하게 글을 올리는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서재의 달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잠자냥님 같은 분이 서재의 달인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

푸른희망 2016-12-28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님의 글은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 내 관심밖의 책이나 주제에 대해 한번 관심을두는 기회를 줍니다 깊어지진 않아도 조금ㅈ은 확장되는 기쁨을 주지요
제게 서재는 개인제 생활과 독서의 은둔적 기록으로 시작했다가 다른 님들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사교성을 키우는 공간이랍니다^^
그 공간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되는글이네요
참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cyrus 2016-12-28 18:50   좋아요 0 | URL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희망님은 기록을 꾸준히 남기는 분입니다. 이런 분들의 서재를 방문하면 저도 열심히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

보물선 2016-12-2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엔 둘다 되서 의외였는데, 올해는 둘다 안되서 또 의외네요. 그래도 꼭 본 책에만 올리고, 억지로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봅니다. 내년엔 책 사는것을 줄이는게 목표예요 . 그래도 꾸준히 읽는걸로! 북플하는걸로!!

cyrus 2016-12-29 11:16   좋아요 1 | URL
저도 읽는 시간에 좀 더 많이 투자해야겠어요. 제대로 읽지 못한 책을 박스에 보관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알라딘 서재에 소개하고 싶은 책이 엄청 많아요. ^^;;

레삭매냐 2016-12-2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쓰신 글을 정독해 보니
리뷰 뿐만 아니라 소통 및 인맥관리도 잘 해야 하는가
봅니다. 어렵네요.

cyrus 2016-12-29 17:45   좋아요 0 | URL
알라딘 환경 시스템에 맞춰서 서재 활동을 하게 되면,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글 쓰고 싶은 마음도 안 생겨요. 북플처럼 친목 분위기가 강한 온라인 공간에서 오래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transient-guest 2016-12-30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데, 금년부터는 집계형식도 많이 바뀌었고 북플이랑 합치는 부분이 매끄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저도 기본적으로 다른 무엇보다 글을 올리는데 더 많은 점수가 가야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책에 관한 글인지 그냥 페이퍼인지 정도를 나누고, 나머지 - 좋아요 - 같은 건 부수적인 거라고 봅니다만...

cyrus 2016-12-30 16:14   좋아요 0 | URL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분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글을 안 보고 ‘좋아요’를 누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좋아요’를 누른다고 해서 그 글을 읽었다고는 볼 수 없어요. 좋든 싫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나비종 2017-01-02 0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나비종님이 좋아라 합니다ㅋㅋ^^;
님의 글을 읽고 2016년 동안 작성한 제 글을 세어보았습니다. 시가 48편, 끼적인 글이 15편, 리뷰가 33편이더군요.
‘서재의 달인‘은 책에 대한 글이 주가 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 사실 제 글은 책과는 상관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 더 많거든요. 1년에 고작 33편 리뷰 쓰고 달인으로 선정되는 건 좀 웃기는 거라, 제 경우에는 선정이 안된 게 맞는 것 같습니다ㅎ
다만, 한 편의 시에도 한 땀 한 땀 창작의 고뇌는 있었기 마련이므로,
저의 시 한 편을 접하신 그 누군가가 극히 짧은 책을 읽은 듯 어떤 느낌을 받으신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글을 읽고 좋아라 한 이유는, 누군가는 내 글을 관심있게 읽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제 느낌에 대한 다른 영혼의 공감이 궁금했을 때 자주 댓글을 달아주셔서 기뻤습니다~^^

cyrus 2017-01-02 13:51   좋아요 0 | URL
나비종님이 작년에 쓰신 글의 수가 적어서 서재의 달인 선정 조건에 부합되지 않지만, 시를 쓴다고 해서 서재의 달인에 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리뷰를 쓰지 않고, 자유로운 주제의 글을 써서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