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합본 에디션
윤동주 외 64명 지음, 클로드 모네 외 그림 / 저녁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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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든 순간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두께에 그만 책을 놓칠뻔 했습니다.

책이 무거워 놓쳤어도 상관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책의 부피가 장난이 아닌데 무려 1,088페이지나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책은 사계절이 있습니다.

책에는 1년 열 두달이 있습니다.

이전에 달력으로 이 책으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합본 에디션으로 받은 책이었습니다.

책의 두께에 질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진 않습니다.

이걸 일반 책처럼 읽는 건 분명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려 64명의 시를 포함한 글이 있습니다.

여기에 11명의 화가가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소장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하루에 한 장씩 읽어나가도 전혀 부족함이 없죠.

매 페이지마다 시가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어떤 부분은 2페이지에 걸쳐 그림이 있으니 그걸 봐도 좋아요.

이런 책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선물이 될 듯합니다.

책은 읽으려고 소장하는거죠.

이 책은 꼭 읽으려고 구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그저 장식품으로 소장해도 될 정도로 좀 예쁩니다.

당연히 책이란 읽어야 그 가치가 빛이 납니다.

읽지 않는 책은 쓸모가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소장하며 음미하며 읽어나가면 됩니다.

매일 읽을 필요도 없이 생각날 때마다 말이죠.

아주 짧게 몇 편의 시만 한 번 읽어볼까요?

울적

윤동주

처음 피워본 담배맛은

아침까지 목 안에서 간질간질 타.

어젯밤에 하도 울적하기에

가만히 한 대 피워 보았더니.

해후

박용철

그는 병난 시계같이 휘둥그래지며 멈칫 섰다

둘이서 본 눈

올해에도 그렇게

내렸을까

마쓰오 바쇼.

다들 한 번 읽어보세요.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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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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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묶음인 책 제목이 <이토록 평범한 미래>다. 여러 편의 단편 중에 첫번째로 수록된 글의 제목이기도 하다. 분명히 소설이라는 걸 알면서 읽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나도 모르게 혼동스러웠다. 가장 큰 이유는 내용 전개가 제 3자 화법이 아닌 나라서였다. 더구나 뭔가 착각하게 나라는 사람이 어딘지 작가의 배경과 비슷하다는 착각을 했다. 처음에 읽으면서 소설이라는 점을 까먹고 읽었다. 일다보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에세이라고 착각하고 읽었다.


그러다 에세이가 아닌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것은 없다.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가 어떤 말을 하든 나는 진실을 알 수 없다. 에세이로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하든, 소설로 창작된 내용을 말하든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소설가라는 직업은 이야기꾼이다. 그가 하는 말이 진짜 사실인지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가 쓴 글을 읽고 재미있고 색다르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 아닐까.


첫번째 에피소드는 뭔가 신비하면서도 허무하다. 나이 들어서는 몰라도 젊을 때는 괜히 염색적이고 신비로운 것에 관심이 간다. 젊음은 마음 것 발산할 수 있지만 거꾸로 볼 때 반대에게 강렬히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주인공은 여자 친구랑 삼촌을 만난다. 둘은 사귀는 건 아니고 썸을 타고 있던 것이 아닐까한다. 어른이 볼 때 어떤 관계인지 한 눈에 알아봤는지 삼촌은 둘이 사귄다고 생각한다. 둘은 여러 이야기를 많이 나눈 듯한데 엄청난 말을 한다.


여자 친구가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에 주인공은 얼핏 생각을 했을 뿐 직접적으로 함께 할 생각이 있던 건 아닌 듯하다. 그 친구는 엄마가 소설가였다. 유신 시절에 소설을 썼는데 판매금지당한다. 책이 나오자마자 판매금지를 당해서 전부 수거되었다. 그러니 책을 구할 수 없었다. 엄마도 책을 갖고 있지 못하니 읽고 싶어도 읽을 방법이 없었다. 삼촌이 출판사 관련된 일을 해서 혹시나 알까하고 찾아왔던 것이었는데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


주인공은 시간이 지나 소설가가 되었다. 이런 표현때문에 결국에는 내가 속아넘어갔다. 또는 진짜인지도 모르겠다. 진짜일리는 없다고 본다. 본디 소설가란 자신의 모든 걸 글로 쓰는 직업이다. 자신에게 벌어진 온갖 것이 전부 소재가 된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표현이 있다. 어지간한 소설가는 대부분 자전적 소설을 하기 마련이다. 첫 데뷔작에서 쓰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경험한 것만큼 더 확실하고 생생한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가끔 그래서 놀라며 읽게 된다.


분명히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데 너무 날 것 그대로 쓸 때가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 가족들도 읽을텐데 괜찮나하고 말이다. 그만큼 솔직히 썼다는 생각도 들고,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는 그런 생각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결국에는 아내가 된다. 아무리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아마도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밝히지는 못했으리라 본다. 자신의 일도 아니고 말이다.


더구나 자살을 계획했다는 걸 밝힌다. 지금의 자신 아내와 젊었을 때 서로 사귀면서 함께 동반자살을 계획했었다. 진짜로 그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차마 그걸 소설로 밝힐 것 같지는 않다. 혹시나 진짜라면 김연수 소설가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소설로 와서 주인공은 당시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지금으로 치면 '도를 아십니까?'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외국 사람이다.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예언을 듣게 된다고 해야 할까.


뭔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될 듯했지만 내가 읽은 건 단편이었다. 더이상 이야기를 끌고 가진 않는다. 거기까지 보여준다. 둘이 결혼해서 살고 있다고 하니 젊을 때 추억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엄마의 소설은 끝내 찾아나고 한다. 내가 내용 위주로 쓰긴 했지만 그보다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제목처럼 미래는 생각보다 평범하다. 거청한 미래를 다들 꿈꾸지만, 또는 비참한 미래를. 시간이 지나 미래가 현재가 되면 알게된다. 그냥 평범한 오늘이 된다는 걸.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나 단편은 흐름이 끝어져서.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라 호흡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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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록 - 내 인생을 바꾸는 작은 기적
안예진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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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새롭게 인생을 시작했다는 분이 많다. 독서는 누군가를 그렇게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들어준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고백을 하고 책까지 펴 낸다.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또는 꾸준히 하지만 속도가 너무 더뎌서 생각보다 변화가 늦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독서의 기록> 작가는 대단하다. 대략 3년이 안 되는 기간동안 무려 8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리뷰를 올렸다고 한다. 거의 인간의 경지가 아닌 듯하다.

책을 읽어보니 일주일에 5권 정도를 읽고 리뷰 쓰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평일 기준으로 하면 매일같이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책 리뷰를 올렸으니 너무 자연스럽게 네이버에서 독서 분야 인플루언서까지 되었다고 한다. 하루 일 방문자도 2000 명도는 못해되 되는 듯하다. 거기에 도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이 직접 수익화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도서 관련되어 에드포스트도 있지만 원고 등도 받아 매월까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300만 원도 한 달이 있나보다.

그렇게 볼 때는 나보다 나은 듯하다. 나도 나름 블로그로 수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300만 원을 낸 적은 없다. 대신에 나는에드포스트 이외에 다른 건 한 적이 전혀 없다. 책을 받아도 아작까지 원고료를 받고 리뷰를 쓴 적이 없다. 그 외에도 돈을 받고 원고를 써서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없다. 상당히 짧은 시간에 이렇게 수익화까지 해 냈으니 대단하다. 그런 과정을 책에 자세히 소개한 듯했다. 자신이 어떻게 독서를 하게 되었고 체계적으로 수익화까지 했는지 말이다.

더구나 작가는 내가 운영한 52주 독서에도 참가했다고 알려왔다. 내 책을 읽고 책으로 인생이 변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메일을 보내줘서 나름 뿌듯했다. 정작 책에는 내 책이 전혀 소개되지 않아 살짝 의기소침해지긴 했어도. 대기업 사원으로 열심히 일을 했는데 풀리는 것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나름 열심히해서 잘 나갔지만 아이가 나온 후에도 출장을 갔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나는 그렇게까지 하지 못하겠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하며 스스로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를 느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할 때 독서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름 절박한 시점에서 선택한 듯하다. 책을 읽었을 때 남편과 사이도 안 좋았다고 한다. 아이가 있는데도 남편은 자기 할 일만 하고 방에 들어가서 자기 시간을 즐겼다. 아이를 돌봐달라고 해도 다소 무성의해서 싸우기도 하고. 책을 읽는 자신에게도 무엇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시간 때문에 이혼까지 생각하고 심리 상담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이혼까지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은 남편이 이해해주고 자신이 독서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하도록 도와줬다. 주말에 독서에만 전념하도록 자신이 아이를 돌봤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해서 처음에는 힘들었고 실패한 적도 있었다. 다시 마음을 먹고 독서했을 때 집중했고 독서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다. 어서 빨리 독서하고 싶어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그토록 짧은 시간에 엄청난 책을 읽은 듯하다.

사람마다 각자 독서 방법과 루틴은 다르다. 읽어보니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는다고 한다. 어려운 책을 읽으면 안 읽히기도 하고 다른 책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럴 때는 몇 주에 걸쳐 읽겠다고 생각하고 2~3권 정도를 동시에 읽는다. 덕분에 좀 더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책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읽은 책을 전부 리뷰를 썼다고 하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이렇게 책리뷰를 많이 하면 저절로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올리고 성과가 나온다.

전략적으로 본인이 독서에 전념해서 인스타나 네이버 인플루언서도 이웃 숫자가 나보다 많다. 인스타 등의 숫자를 보고 순간 부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나는 워낙 잡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 외에도 책에는 자신이 인플루언서가 된 과정도 소개하고 글쓰기에 대한 팁도 알려준다. 현재 블로그와 글쓰기외 자기계발 분야 강의도 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잡 체인지를 해서 살아간다. 제주도에서 현재는 지내고 있는 것까지 보면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 독서였다. 이렇게 독서로 인생이 변한 사람을 보면 일단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독서로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산증인이니 말이다. 사실 독서로 이렇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그 보다는 내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한다. 내면이 변해야 외적으로 보여진다. 변화된 모습은 내면이 찼을 때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800권을 넘게 읽었으니 말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독서의 위기도 오겠지만 멋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경쟁자가 나왔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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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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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는 1800년대 후반에 미국을 살아가는 흑인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토니 모리슨이 쓴 소설이다. 흑인이라는 정체성과 미국에서 벌어지는 흑백 갈등에 대해 한국에 살고 있는 나는 크게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미국을 가 본적도 없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를 알기는 더욱 힘들다. 과거에 흑인은 노예였다. 하나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점은 꼭 흑인이 아니라도 한국에서도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명확한 구분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 누가 노예였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 다 비슷하게 생겼으니 알 길이 없다. 심지어 양반 가문이라고 해도 이걸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반면에 흑인은 너무 명확하다. 과거에 흑인은 무조건 노예였다. 노예가 아닌 흑인은 있을 수 없었다. 좋은 주인을 만나 노예지만 인간적으로 대할 수는 있을지언정. 흑인을 미국에 데리고 온 목적 자체가 노동을 시키기 위해서다. 백인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건 분명히 아니다. 좀 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할까.




흑인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는 증명이 된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모든 흑인은 무조건 노예다. 노예는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하나의 물건이다. 언제든지 필요에 의해 사고 팔 수 있다. 더구나 가격이 그렇게 높다고 할 수도 없다. 인간은 죽어서 쓸모가 하나도 없다. 돼니나 소는 죽은 후에 쓸모가 아주 많다. 그러니 흑인은 살아있을 때 가치는 인정받지만 죽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젊을수록 쓸모가 있고, 나이를 먹을수록 필요가 없어진다.


젊은 흑인 남자는 그런 면에서 쓸모가 아주 많다. 백인은 흑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짐승으로 봤다. 분명히 자신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존재인데도 인간으로 보질 않았다. 철저하게 쓸모에 따라 이용했을뿐이다. 심지어 흑인 여성은 아이의 젖을 주는 역할로 기능을 했다. 자신의 아이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었다. 일을 해야 했기에 다른 아이에게도 젖을 먹어야했다. 추가로 단순한 모성이 아닌 잉태의 기능이 중요했다. 많은 아이를 낳으면 전부 주인에게 도움이 된다.




혈기왕성한 남성에게 성욕을 풀어주는 역할까지 해야한다. 이렇게 인간성보다는 기능적으로 존재했다. 남성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오로지 일해야 하는 기능만 중요하다. 노예를 데리고 있는 주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흑인을 팔아버린다. 그 돈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그럴 때 철저하게 노예의 상태가 중요하다. 얼마나 젊은지 여부는 일하는데 있어 핵심 중 핵심이다. 말을 듣지 않아 흑인을 죽이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심장이 뛰는 일도 아니었다.


백인이 흑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죽이는 건 너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양심의 가책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그렇게 볼 때 기르는 가축보다 못하게 여긴다고 해야할까. 이런 정서를 여전히 미국에서 갖고 있는 백인도 있다. 이걸 단순히 흑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색인종으로 확대해서 품고 있다. 이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을뿐. 드러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후폭풍이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어보면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있을 때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지 알게 된다.


너무 끔찍하고 살고 싶지 않을 듯하다. 본인이 그렇게 태어났고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기에는 인간이라는 점이다. 인간이기에 생각할 줄 안다. 지신의 처지에 대해 자살을 생각할 정도다. 아니 생각을 넘어 실행하는 사람도 있다. 죽는 게 살아있는 것보다 편하기 때문이다. 이를 무엇이라 하기에는 생존하는 의미가 너무 다르다. 제목인 빌러비드는 사람 이름이다. 세서는 흑인 여성이다.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며 계속 살아간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함께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기도 했다. 또한 빌러비드 같은 경우에는 알 수 없는 존재다. 흑인으로 태어나는 건 축복일 수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흑인인 경우에는 결코 유쾌하지 않다. 어떤 삶이 펼쳐질지 눈에 선하다. 주인에게 도망치던 세서는 그런 이유로 자신의 여자 아이가 죽게 내버렸다. 또는 죽였다. 가슴에 묻었다는 표현이 아니다. 그 후에 덴버를 낳고 스위트홈에서 살아간다. 그곳은 자유를 찾아 도망간 남편의 엄마의 집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죽은듯이 살아가고 있었다.


폴디가 그 집에 찾아와 함께 3명이 살아간다. 어느날 어느 흑인 여자가 찾아왔다. 그는 빌러비드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덴버는 자신의 언니라는 걸 알게 되고 세서도 알게 되면서 서로 간장감이 흐른다. 이렇게 볼 때 소설은 판타지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죽은 딸이 시간이 지나 생존했을 때의 나이로 왔다는 사실. 빌러비드의 존재를 서로 알아본다. 소설은 그러면서 세서의 숨겨진 진실과 흑인이 어떤 식으로 살아갔는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더 놀라운 건 이 내용은 마거릿 가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아이들을 노예로 만들지 않기 위해 죽였다는 사실이다. 소설 뒷 부분에 흑인으로 살지만 노동에 따라 돈을 받는다. 받은 돈으로 물건을 사고 거스름 돈도 받는다. 이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폴 디의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 당연한 건데 이게 가능하다는 점에 폴 디가 느낀 감정이 내겐 오히려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 소설에 나온 모든 내용이 전혀 와닿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최소한 눈에 보이는 차별은 없어졌다. 이런 소설을 볼 때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의 반목은 쉬운 건 아닌 듯하다.




인간다움을 박탈당한 삶은 어떨까. 일을 해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주인이라도 결국에는 흑인으로 대할 뿐이다. 인간보다 못한 취급을 안 할 뿐이지 노예로 대할 뿐이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을 때 착한 주인이라고 다를 건 없다. 결국에 흑인 노예는 노예일 뿐이다. 인간이 아닌 특정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겨우 100년이 살짝 지났을 뿐이다. 한국에서도 100년 전에는 똑같았다. 소설을 읽으면 읽기 어려워 안 읽히기도 하지만 답답해서도 안 읽힌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지금 이곳에서 태어나 다행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말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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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 조금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하여
김모니카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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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라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한 눈에 들어왔어요. 아스퍼거는 얼마전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많이 알려졌죠. 그전까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드라마라를 봐도 다소 어눌하거나 생활이 일반인에 비해 살짝 다르긴 해도 별 무리없이 함께 살아가는 걸 알 수 있죠. 이 책을 보면 더욱 알 수 있어요.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이라는 표현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죠. 뭐든지 다소 극단적인 게 기억에 남잖아요. 보통 전철에서 시종일관 중얼거리면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어요. 딱 봐도 가까이가면 안 되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죠.그러다보니 아스퍼거남편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죠. 더욱 놀라운 것은 아스퍼거 남편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여러 조건을 두루두루 갖췄다고 할 수 있는거죠.

작가가 호주에 유학을 갔다 만났다고 하네요. 생활력이 강하고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더라고요. 호주에 유학을 갔지만 여유가 있는 건 아니라 알바를 해야 했어요. 대단하게도 전단지를 만들어 호주에 있는 상가를 돌아다니며 뿌렸다고 합니다.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말이죠. 먹고 살아야 하니 연락이 온 곳에 가서 돈 안 받아도 되니 일주일하겠다고 했다네요. 다행히도 커피 등의 주문하는 영어가 반복이고 제한적이라 적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남자가 매일같이 와서 같은 주문을 했다고 하네요. 에프터 비슷한 걸 했는데 무시했다고 합니다. 매장 주인도 잘 했다고 하고요. 배달하던 사람인데 그 이후 일체 연락이 없었습니다. 작가가 오히려 2달 정도 후에 물어봤다고 하네요. 그렇게 둘은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알고보니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거죠. 어쩌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라 그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읽어보면 의외로 직진남입니다.

보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고민 등이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래 보인다는거죠.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공감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해요. 상대방이 아프거나 힘들 때 보통 괜찮냐고 묻거나 감정입을 하는게 일반 사람이죠. 그렇지 않고 관망하거나 차분히 바라봅니다. 호들갑을 떨지는 않아도 괜찮냐는 물음이라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죠. 그럴 때 상대방이 야스퍼거라는 걸 모른다면 너무 하다고 생각하겠죠. 문제는 그걸 알아도 서운한 건 똑같다는 거죠.

사람의 감정이 그렇잖아요. 그런 사람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실 쉽게 적응이 안 될겁니다. 책을 읽어보면 몰랐는데 어느 정도 훈련으로 일반인과 비슷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우리도 많은 것들을 후천적으로 습득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는 눈치것 행동하면서 부모의 반응을 살피죠. 부모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거죠. 그런 습득이 일반인에 비해 다소 늦을 뿐이지 큰 차이는 없는 듯도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책을 읽어보면 내가 아스퍼거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것이 아닌 무지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무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흔히 볼 수 있지 않았으니까요. 가끔 저도 오후에 특수 학교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는 걸 동네에서 봅니다. 우리 주변에 꽤 있는데 어쩌면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책을 읽으면 꽤 많은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물론 녹록치 않다는 것도 역시나 읽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함께 살아가는 작가도 대단해보이더라고요. 거기에 아이가 내는 소리도 좋아하지 않아 처음에는 낳지 않으려 했다네요. 의외로 조카를 좋아하는 걸 보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더라고요. 거기에 아이들도 다문화 가족이니 그에 따른 두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샘 해밍턴이 예능 프로에 아이들과 나왔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의 인식 전환에 한 몫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는 느린 듯하지만 그렇게 발전하나 봅니다.

책은 분명히 에세이인데도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워낙 둘 사이에 있던 내용을 소설처럼 구성하고 쓴 덕분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재미있게 읽히더라고요. 끝에는 아스퍼거 남편에 대한 설명서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점이 나와요. 작가가 블로그 등에 관련 내용을 쓰니 비슷한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책은 에세이인데도 몰랐던 정보와 읽는 재미를 줘요. 끝으로 제가 주최했던 책쓰기 강의에 참여했던 분이라 더욱 감정이입해서 읽었네요. 함께 컨셉잡고 제가 첨삭도 하고 그랬거든요.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스퍼거 편견을 가졌던 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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