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유 있는 반란 - 내가 백조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김미성 외 지음 / 북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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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엄마는 여성이기도 하다. 모든 여성이 엄마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여성이 딸이 될 수는 있다. 딸이 되는 건 내 선택이 아니겠지만 엄마가 되는 건 좀 다르다. 엄마도 내 선택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될 때도 있지만 결이 다소 다르다. 엄마가 된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만 인간으로 볼 때 다른 점도 있다. 나라는 한 개인의 자아정체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건 뭐가 더 좋은지 여부와는 상관없다. 한국만의 특수성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 듯하다.

시스템을 통해 엄마가 되어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 그 정도 단계는 가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한 개인보다는 엄마의 삶을 택하는 경우가 꽤 많다. 다행히도 갈수록 달라지고 있긴 하다. 달라진다고 엄마라는 또 다른 정체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한 번 엄마가 되면 평생 엄마다. 엄마도 의미있는 삶이지만 자녀가 어릴 때는 힘든 건 사실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그동안 갖고 있던게 사라지면서 경단녀가 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나 아주 묘하게도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인데 다른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엄마 스스로 자책하며 이게 맞나라는 죄책감도 갖는다. 아직 어린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는 것도 딱히 문제는 없다고 들었다. 1살이 안 되어 어린이 집을 가도 정서 등의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살다 어느 날 내가 엄마라는 거 말고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된다. <엄마들의 이유있는 반란>은 그런 책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엄마들.

엄마라는 이름이 아닌. 이를테면 어느 순간부터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 누구누구 엄마라고 불린다. 이걸 당연하게 여기고 별 생각없이 살아간다.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당황하기도 한다. 나도 지금까지 내 경력을 살려 일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누구의 엄마라는 정체성만 갖는다. 한국 사회에서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누군가는 좀 더 집안 일을 해야 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집안일을 치중하며 내가 뒷전이 된다.

꼭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얼마든지 자기 계발이나 다양하게 자신의 또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책은 총 10명의 작가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4번에 걸쳐서 한다.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쓴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아무래도 10명이나 참여한 책이라면 아주 짧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끝낼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목적이 여러가지겠지만 너무 짧은 건 인터넷 등에서 읽으면 되니까. 이번에 읽게 된 건 책의 작가 중 한 명인 김형희씨가 내게 보내주겠다고 해서다.

예전에는 이런 책은 대부분 10명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했던 걸로 안다. 최근 유행이 변한 것인지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각 꼭지마다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보니 좋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3~4페이지 정도에 걸쳐 나온다. 사연을 읽으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서 본격적으로 뭔가 읽으려 하니 끝난다.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사람에게 적응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 이야기가 나오니 누가 누군지 알기 힘들다.

그나마 내게 책을 준 분은 쫓아가며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도 그렇지 않았을까. 자신에게 관심있는 사람의 이야기 위주로 말이다. 그 외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참여하니 반대로 임팩트있게 한 명씩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솔직히 개인 편차가 있다보니 몇 몇 분의 이야기는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첫 장인 '나를 위한 삶이 모두를 위한 길이었다'에 다 나왔다. 가장 중요하고 할 말을 했던 장으로 보인다.

책 표지 뒤에 있는 '가족을 위한 희생은 이제 그만,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이 부분은 내가 쓴 <천천히가도 괜찮아>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당신만을 생각하세요. 당신이라도 행복하도록 말이죠. 당신을 희생하지 마세요.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지 마세요. 자신을 위해 희생하세요. 당신이 먼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합니다. 당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 썼다. 맞다. 이 책을 쓴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길 응원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각자가 다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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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열린책들 세계문학 77
이디스 워튼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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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에 순수가 들어갔다. 순수는 아무 것도 섞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다는 뜻도 갖고 있다. 그만큼 <순수의 시대>가 제목이라 궁금했다. 뭐가 그렇게 순수할까라는 의문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거의 마지막이 되었을 때 깨달았다. 정말로 순수하구나. 지금 관점에서 보니 순수한 것인지, 당시 관점에서도 순수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제목이 <순수의 시대>니 당시가 그랬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소설은 실제로 2명이 핵심이다. 뉴랜드 아처와 엘렌 올렌스카다. 나는 2명을 위주로 소설을 읽었는데 3명을 중요하게 본다. 뉴랜드 아처의 아내인 메이 웰랜드까지 3명이다. 이것도 똑같이 소설의 끝에 가서야 2명이 아닌 3명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볼 쌔 작가인 이디스 워튼이 얼마나 구조를 잘 짰는지 감탄하게 된다. 배경은 19세기 후반 뉴욕이다. 뉴욕에서도 상류 사회 출신 인물들이다. 뭔가 예의를 차리고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여전히 유럽의 영향이 컸기에 백작 등도 있지만 뉴욕만의 개방적인 문화도 있다. 유럽에서 어떤 가문이었는지가 여전히 뉴욕에서 영향을 미쳤다. 상류 사회가 다른 점은 문화 생활이다. 극장에서 다양한 공연이 이뤄진다. 이들은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인물들이다. 이런 곳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누군가 파티를 열었을 때 참가하는 것도 예의다. 파티를 개최하기 위해 사람들을 초청하는데 거절한다면 큰 결례다. 누군가를 왕따시키기 위해서 거절한다.

소설 속에 그런 사례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파티에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으려 한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상류 사회에서도 탑급인 존재다. 이마저도 유럽에서 넘어 온 사람이 역할을 한다. 오히려 파티에 자주 참여하지 않으면서 존재감을 더욱 높게 한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파티에 참여 의사를 밝히자마자 모든 사람이 동참한다. 이런 식으로 소설에는 19세기 후반의 뉴욕 상류 사회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보여준다. 실용적이지 못하고 허례의식이 크다.

이런 배경에서 뉴랜드 아처는 메이에게 청혼으로 약혼을 발표한다. 모든 사람이 축하하는데 뉴랜드는 오히려 주춤한다. 자신이 메이와 결혼하고 살아간다는 점에 대해 물 흐르듯이 가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엘렌 올렌스카 문제가 대두된다. 엘렌은 이혼을 하려 한다. 이 당시에 이혼한다는 건 분명히 쉬운 선택은 아니다. 더구나 엘렌은 백작 부인이다. 남편은 뉴욕이 아닌 유럽에 살고 있다. 생각보다 이미 이 당시에 이혼에 대한 생각이 닫혀있지는 않다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이혼에 대해 찬성하지 않지만 배척하지도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가문을 중시하려는 문화로 볼 때 엘렌의 이혼은 탐탐치 않은 일이다. 될 수 있으면 이혼을 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 변호사인 뉴랜드가 엘렌을 찾아가기로 한다. 여기서 다소 놀랐다. 뉴랜드와 엘렌의 어떤 접점을 그다지 발견하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둘은 만나자 마자 서로에게 첫 눈에 반한 것일까. 이해할 수 없지만 뉴랜드의 태도가 막판에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즉시 뉴랜드는 엘렌에게 직접적인 고백은 아니지만 함께 하자는 말을 한다. 엘렌도 그 말에 흔들리는 듯하지만 남자인 뉴랜드와 달리 엘렌은 좀 더 신중하다. 뉴랜드는 좀 더 급진적이고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실행하려 한다. 아마도 자신이 가진 모든 걸 포기하고 새롭게 출발했어야 한다. 이미 이혼을 결심했던 엘렌 입장에서는 오히려 찬성할 일이기도 했다. 엘렌은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가문과 여러 평판까지 전부 고려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런 전개와 함께 1부가 끝난다. 조금이라도 둘의 관계가 연결될 것이라는 눈치를 챘으면 모르겠다. 그런 느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둘이 연결되니 놀랐다. 그것도 뉴랜드는 이제 막 약혼을 발표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둘이 대화할 때도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았다. 다소 차분하게 서로 할 말을 하고 헤어진다. 뉴랜드 마음속에는 엘렌이 차지하고 있지만 딱히 행동하는 건 없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뉴랜드 입장에서 바라보고 설명을 한다.

엘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독자가 알지 못한다. 엘렌이 하는 말을 통해 뉴랜드와 똑같이 유추해 낼 뿐이다. 둘이 서로 사랑했을까라는 생각마저도 솔직히 든다. 뉴랜드가 엘렌을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그마저도 조심했다. 자신이 엘렌을 좋아한다는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노력한다. 심지어 지레짐작으로 누가 알까봐 스스로 조심한다. 엘렌을 몇 번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 때마다 뉴랜드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그다지 직접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엘렌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대부분 차분하게 대처한다. 뉴랜드를 엘렌이 좋아하는 건 같지만 그게 사랑까지 일까라는 생각은 든다. 엘렌의 선택은 분명히 사랑하는 사람같지는 않았다. 사랑이 무서운 건 이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우선이기에 자신의 상황이나 그 외 모든 걸 전부 뒤로 돌려버린다. 이성적인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사랑은 무조건 감정적이다. 뉴랜드도 언제나 항상 젠틀하고 순수하다. 엘렌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까지였다.

그 이상의 행동을 한 적도 없고, 스킨십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책 제목인 순수의 시대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둘은 서로 현 상황에서 도망가자는 암묵적인 의견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이 부분마저도 엘렌이 동의했는지, 뉴랜드의 감정적인 착각은 아니었을까하는 의문은 든다. 여기까지 둘 만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메이는 다소 한 발 떨어진 존재로 보였다. 거의 대부분 뉴랜드 관점이기 때문이었다. 메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메이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했는지 깨닫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엘렌의 결정에 대해 뉴랜드는 절망하고 좌절한다. 메이 입을 통해 엘렌의 결정을 들을 때 더욱 그렇다. 여전히 엘렌에 대해 마음을 접지 못했지만 메이의 한 마디에 그는 책임을 택한다. 책임져야 할 일을 택한 후 아주 평범하게 산다. 소설은 연애 소설일 수 있다. 당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감정이냐, 이성이냐에 어떤 식으로 결정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용기가 없던 걸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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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 / 문학사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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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남자는 평생 아이라고 한다. 성인이 된다고 철없는 행동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나마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달라지는 듯하다. 달라지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남자끼리 모여있으면 똑같다. 과연 이사람들이 다 큰 성인일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만큼 남자는 아마 노인이 되어도 마음 내부에는 철부지가 살고 있지 않을까한다. 그걸 다들 숨기고 점잖은 척 살아가고 있다. 겉모습과 달리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농후한 게 바로 남자다.

그런 남자의 속마음을 아주 솔직하게 안다면 어떨까. 아마도 깜짝놀라지 않을까. 속마음뿐만 아니라 하는 행동 자체도 그렇다면 어떨까. 좋게 본다면 아주 투명하다.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다 보여주니 말이다. 그런 남자를 만나고 싶다면 <하이 피델리티>를 읽어보면 된다. 바로 롭이 그런 친구다. 롭은 덜 자란 성인이라고 해도 된다. 딱 하나의 재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앨범 판매하는 레코드샵을 운영할 정도니 말이다.

유유상종이라고 레코드샵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들도 대책은 없다. 분명히 사장과 종업원 입장이지만 이들의 관계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종업원이 사장을 사장으로 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친구라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랄까지 할 정도다. 롭도 직원을 쓸 생각을 하지도 못했는데 어쩌다보니 월급을 주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앨범에 대한 지식은 롭에 못지 않다. 레코드 샵이 잘 나가면 아무 문제가 없다. 갈수록 매출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려준 월급을 내릴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롭의 속마음과 달리 자신이 너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니 똑같은 놈들이다. 레코드 샵의 앨범 구성도 사장 의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마음들지 않으면 앨범마저도 없애버린다. 이런 사람들과 아무런 불편함없이 살아가고 있으니 유유상종이다. 롭은 최근 연인인 롭과 헤어진 상태다. 오래도록 사귄 사이라 그런지 자기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롭이 자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탑 5를 뽑아 평가를 내린다.

로라와 헤어진 롭은 다시 한 번 자신 인생의 애인 탑 5를 뽑는다. 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샘질을 하며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나 따져본다. 여기서부터 롭이 얼마나 철부지 없는 친구인지 드러난다. 사춘기 소년에겐 너무 당연한 근원적인 질문이다. 그건 바로 애인을 만나 스킨십을 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섹스까지 한다면 너무 황활하다. 단순히 이 목적만이 롭에게는 중요했다. 자신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지 여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들 모두의 특징은 자신이 채였다는 점이다. 오래도록 사귄 것도 아니다. 아주 짧게 며칠만 사귄 여자도 있다. 그들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남녀간의 이별은 오래도록 기억하는 건 맞겠지만 이 부분도 참 찌질하다. 이렇게 세세하게 기억한다고? 거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기억하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전부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이용당한 적도 있다. 일부러 자신과 사귀면서 다른 남자에게 가기위한 징검다리정도로. 그렇게 볼 때 롭이 모를 뿐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매력없는 남자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위한 용도로 쓸 리는 없을테니까. 그 중에서도 자신에게 너무 과분했던 애인은 지금도 기억한다.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따져보기로 한다. 대단한 것이 연락한다. 연락처를 모르니 부모에게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한다.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했을 때 물러나긴 해도. 평범한 성격은 결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롭은 그런 쓸데없는 생각과 행동을 한 후에 로라의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아주 잠시동안만.

로라가 자신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자신도 열려있다. 우연히 미국 여자를 만나 하룻밤까지 지낸다. 아주 개방적이고 매력적인 여자라 롭은 오늘 이후로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직감한다.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롭의 찌질함은 사실 약과였다. 로라와 다시 연락한 후부터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 찐이다. 로라가 남은 짐 때문에 연락을 했다. 여전히 로라를 잊지 못하는 롭은 계속 말을 이어가고 로라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로라가 머물고 있는 곳이 바로 윗집 남자 집이었다.

롭은 그 남자가 밤일을 엄청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초조해진다. 로라에게 묻고 싶다. 로라에게 잤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유치한 롭이 참을리가 없다. 결국에는 로라에게 묻는다. 이런 내용이 전개될 때 읽으면서 감정이입을 하면 안 된다. 나도 함께 찌질해질 수 있다. 솔직히 이해는 된다. 솔직히 너무 궁금하다. 내가 사귀었던 애인이 다른 남자와 잤는지 나보다 좋았는지. 이런 건 대부분 사람이 묻지 않겠지만 솔직히 궁금한 건 사실일테다.

소설에서는 가감없이 전부 다 오픈한다. 롭이 이토록 찌질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성인 남자라도 이토록 찌질할 수 있구나. 이것보다는 모든 남자는 다 그렇다는 걸 여자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내가 이렇게 설명을 해도 여자는 이해 못하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소설을 읽으면 로라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찌질하게 굴어도 로라는 다 이해한다. 그게 바로 롭이라는 남자라는 걸. 이런 로라를 롭이 잃는다면 그건 바보 멍청이나 다름 없을 정도다.

소설은 이렇게 찌질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책이기도 하다. 수많은 음반과 노래가 소개된다. 여기서도 상황에 맞는 노래나 앨범 탑5를 꼽는다. 어떤 일이 생겨도 이렇게 탑5를 뽑는 습관은 재미있을 듯하다.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롭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자의 원초적인 모습이 아닐까한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이성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모습. 남자끼리 있을 때는 서로가 숨기지 않고 보여주는 그 모습 말이다. 그걸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롭이 대단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남자는 인기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진짜 남자들의 속마음을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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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CEO 필독서 100 필독서 시리즈 9
야마자키 료헤이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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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명한 CEO는 대부분 미국 기업 CEO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미국에 있는 기업이 제일 잘 나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 있어서도 전 세계에서 압도적이다. 이와 연관되어 시가총액은 넘사벽이다. 애플 같은 경우 한국의 GDP보다 높다. 한국이 나름 세계에서 알아주는 국가인데도 미국의 일개 기업보다 낮다. 심지어 한국은 전 세계에서 10위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의 규모다. 그런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의 대부분은 빅테크를 위주로 한 기업이다.

단순히 기업이 매출을 많이 올렸다는 점만으로 미국 기업이 대단하다고 하는 게 아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든다. 없으면 먹고 살 수 없는 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없으면 힘든 물건들이다.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물건이다. 그런 기업들의 CEO는 대부분 책을 많이 읽는다. 책을 많이 읽는게 훌륭한 기업 CEO의 필수 조건은 분명히 아니다. 그럼에도 독서를 하지 않고 성공한 CEO는 거의 없다. 그만큼 독서는 개인의 성공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미국에서 현재 잘 나가는 CEO 중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이들을 선정해서 어떤 책을 읽는지 알려주는 책이 <세계 3대 CEO 필독서 100>이다. 모두 독서와 관련되어 일가견이 있다. 일반인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필요한 책만 읽은 것도 아니다. 이미 어릴 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지식을 넓혔다.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 현재의 기업을 일으켰다.

3명을 선정해서 그들이 추천하는 책 중에 100권을 선정해서 알려준다. 세명은 전부 어마어마한 자산가다. 그들이 보유한 자산의 대부분이 보유 주식의 평가이익이다. 각자 조단위 부자니 우리가 볼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을 기업 가치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며 주가가 오르면 시가총액이 오르면서 해낸 결과다. 이들이 성공한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책은 분명하다. 어떤 책을 읽어 이렇게 대단한 CEO가 되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일론 머스크는 상당히 괴짜고 기행으로 유명하다. 어릴 때부터 워낙 책을 많이 읽어 하루종일 집에서 독서만 한 날도 꽤 많다고 한다. 현재 테슬라로 유명하지만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스페이스 - X가 그의 오랜 숙원이다. 그가 이런 비전을 가진 건 어릴 때부터 읽었던 책이 바탕이 되었다. 현실적인 감가이 뛰어나 읽지 않았을 것 같은 판타지 소설이나 우주 과학소설도 많이 읽었다. 그런 소설을 통해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 무엇보다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아마존은 처음에는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다. 오프라인이 없는 온라인으로 어떤 책이든 전부 배달한다는 점이 고객의 환호를 얻었다. 그 후에 아마존은 꾸준히 판매범위를 넓혀 모든 걸 다파는 온라인 업체로 변신했다. 특히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려주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정작 가장 이득이 되는 건 웹하드같은거다. 제프 베이조스도 SF소설을 즐겨읽었다. 최근 영화로도 나온 <듄>같은 경우 SF라도 읽는게 쉽지 않은데 똑같이 우주선을 만들고 있다.

끝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워낙 독서로 유명하다. 생각주간이라는 걸 1년에 한 번씩 갖는다. 그 시간에는 모든 걸 차단하고 오로지 독서만 한다고 한다. 그런 후에 매년마다 5권 정도의 책을 추천한다. 책의 범위도 다양해서 단순히 IT만은 아니다. 지금은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의 CEO보다는 한 발 물러서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빌게이츠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특히나 가장 다양한 책을 읽는다는 점에서 독서관련으로도 일반 대중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다.

책은 저자가 CEO를 선정해서 관련 책을 좀 모았다. 나름 의미있는 책으로 서로 묶었다. 그 과정이 꽤 힘들지 않았을까한다. 몇 몇 책은 다소 억지라는 느낌도 들긴 하지만 충분히 이해되었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CEO와 연관성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CEO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을 위해 만난 건 아니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지난 시간 만났다. 그런 점에서 책을 읽을 때 좀 더 저자가 소개하는 CEO들에게 애정을 갖는 듯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렇게 두껍게 소개할 필요까지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양한 책을 소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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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마인드셋 - 세계 최고 대가들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순간
루이스 하우즈 지음, 정지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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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풋볼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일주일에 겨우 1번 받아 열리지 않지만 인기는 놀랍니다. 해마다 결승전이 열리면 광고효과만  해도 놀라울 정도다. 선수가 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워낙 몸과 몸이 부딪치는 경기라서 부상도 많이 당한다. 보호장비를 입어도 부상은 피하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선수로 뛰다 은퇴한 후 다른 분야로 진출한 경우가 많다. 또한 선수나 코치와 관련된 동기부여나 자기계발 이야기가 많다.

어느 선수가 있었다. 열심히 선수 생활을 하며 노력한 끝에 앞 길이 빛나 보였다. 그랬던 선수가 23살이 되었을 때 누나 집에서 쇼파에 누워 시간만 보내게 되었다. 오래도록 그런 생활을 이어가자 누나도 참지 못하고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계속 있으려면 생활비를 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생긴건 안타깝게도 부상때문이었다. 시합 도중에 손목 부상을 당했다. 가볍지 않아 수술을 해야 했고 골반에 있는 뼈를 손목에 이식해야 하는 꽤 큰 수술이라 회복 불능이라고 할까.

6개월을 깁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수 생활은 끝이라고 할 정도로 정상적인 몸을 만드는데도 1년이 걸린다고 했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던 사람일수록 이럴 때 더욱 타격이 크다. 심신이 지쳐 삶의 의지가 없으니 누나 집 쇼파에서 시간만 때우고 있었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누나의 통보에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나갔다. 여기서 아마도 부랑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랬다면 이 책인 <그레이트 마인드셋>이 나오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인 루이스 하우즈는 달랐다.

정신을 차린 것인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멘토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물어봤다. 스스로 멘토라 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장점이었다. 또한 연락할 수 있었던 용기도 있었고. 멘토의 답은 어떻게 보면 아주 뻔하고 지극히 당연한 답변이었다. 일을 해야 하니 링크드인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얻으라는 충고였다. 이런 충고가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뻔하지만 몰랐던 사람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대체적으로 어떤 분야든 성공해 본 사람은 다른 분야로 넘어가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건 바로 자신이 최서을 다해 성공한 느낌과 감정을 알고 있어서다. 몸으로 직접 체험한 루틴도 안다. 지겹고 힘들지만 그 여정을 해낸다면 성공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게 루이즈는 링크드 인을 통해 성공한다. 링크드 인을 쓰는 사람이 있지만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었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성공한다. 남을 도와주려 노력하다보니 큰 성공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는 팟빵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팟빵도 전세계에서 100위 내에 가끔 들 정도다. 시작한 이유도 사람들이 다 자신 내부에 위대함이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한다. 알려주기 위한 방법으로 '위대함 학교'를 통해 사람들을 돕는다. 뭔가를 계획하고 차곡차곡 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생각을 실천했다. 남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하나씩 하다가 현재의 위치가 된 듯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스위트 스폿'이다. 누구나 각자 잘하는 일이나, 관심 있는 일이 있다. 거기서 출발한다. 내가 위대해지는 건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남이 내게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위대함을 찾고 발견해야 한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책에서는 이런 그레이트 마인드 셋을 위해서는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행동이다. 이 세가지라 잘 조화를 이뤄야한 위대해질 수 있다.

생각은 언제나 모든 것의 시작이다. 할 수 있는지 여부 자체도 생각에서 출발한다. 생각만 한다고 달라 질 것은 없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다. 행동한 사람만이 실패도 할 수 있다. 행동했을 때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여기서 감정도 중요하다. 내가 무엇인가를 하려 할 때 사람들은 내게 무엇이라 말한다. 그럴 때 감정이 흔들린다. 감정이 영향을 받는다. 즐겁고 신나는 감정이 아닌 경우가 많다. 내게 주는 시선에 내 감정이 다운된다면 생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처럼 여러가지 요소가 결합했을 때 한 발 나아갈 수 있다. 책에는 여타 자기계발 책처럼 저자 자신의 사례를 들려준다. 유명한 사람의 사례와 덜 알려졌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의지를 다져주는 사례도 함께 곁들인다. 어떤 식으로 해야 위대해 질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도 알려준다. 다만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미국적인 것이 꽤 있다. 한국과는 스케일이 다른 것도 있고. 그럼에도 그 본질은 똑같다. 내 안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자기를 발견해달라고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위수가 넘사벽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위대함은 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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